최근 수정 시각 : 2024-04-07 16:24:54

TR-808

<colbgcolor=#000><colcolor=#fff> Roland TR-808 Rhythm Composer
파일:롤랜드 TR-808.jpg
출시 1980년 ([age(1980-07-01)]주년)
제조사 Roland
판매가 1,195 달러[1]

1. 개요2. 역사
2.1. 개발, 그리고 대실패2.2. 의외의 장르에서 대성공
3. 808 베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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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1980년Roland에서 출시했던 대표적인 드럼머신이다[2].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하더라도 낯선 악기에 대한 진입장벽, 특유의 뿅뿅대는 이질적인 사운드에 거부감이 커 많이 팔리지 못하고 단종되었던 비운의 악기였다. 허나 이 뿅뿅거리는 808 특유의 사운드가 오히려 장점이 되어 단종 이후 뒤늦게 힙합, 일렉트로닉 등을 중심으로 엄청나게 사용되며 현재는 음악의 역사를 바꿔놓은 위대한 드럼머신으로 평가받는다. 음악 관련해서 808이 언급된다면 그냥 이것으로 보면 된다.[3]

2. 역사

2.1. 개발, 그리고 대실패

808은 의도가 실패했으나 그 음을 소비자들이 재해석 해 대성한 기기이다. 처음 롤랜드는 이 기기를 '밴드에서 드러머를 대체하기 위한 용도'로 개발을 시작하였다. 당시는 디지털 시대의 초창기 였던지라 샘플기술을 사용하기엔 메모리 기술의 한계로 단가가 너무 올라갔기에 아날로그 신디사이저 기술을 사용해 개발했는데,[4] 문제는 이 아날로그 신디사이저의 한계상 실제 드럼소리와는 억만광년 떨어진 이상한 소리가 나게 되었고, 실제같다며 홍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물은 뿅뿅거리는 해괴한 사운드였기 때문에 기존 타겟이었던 밴드들에게 엄청난 혹평을 받으며[5] 3년간 단 12000대를 생산하는데 그쳤다. 그마저도 더 이상 부품 수급이 안되니까 단종시켜버린 것. 그렇게 대부분의 808 재고는 악성 재고 취급 받으며 판매가의 1/10 수준의 가격으로 중고가가 폭락하며 중고매장으로 버려지게 되었다. 그런데...

2.2. 의외의 장르에서 대성공


그렇게 망하는 줄 알았던 808은 뜬금없이 전혀 의외의 장르에서 그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그 장본인은 다름아닌 포스트 디스코남부 힙합이었다. 디스코 폭파의 밤 이후 변화가 필요함을 느낀 당시 흑인 음악가들은 영국의 진보적인 뉴 웨이브, 거기서 파생된 신스팝의 요소들을 본받아 거창한 스트링 섹션을 과감히 없애고 드럼이나 베이스 또한 드럼머신신디사이저로 교체하는 시도를 하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808 사운드를 전면 배치한 마빈 게이Sexual Healing이 최초로 히트하며 가치가 재발견된 것이다. 이후 R&B에서도 포스트 디스코의 영향을 받아 어쿠스틱 악기의 사용을 크게 줄이고 드럼머신과 신디사이저를 적극 활용한 컨템퍼러리 R&B가 탄생하고 크게 히트를 치며[6] 이는 곧 808 사운드가 댄스 음악 전반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 발판이 되었다.

한편 비슷한 시기 힙합에서도 남부의 흑인 래퍼들 대다수는 금전적으로 부족한 편이었고 서부와 동부 힙합에 밀려 그 영향력이 지역 바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 때문에 중고가 100달러 수준의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색다른 사운드의 드럼머신을 찾던 젊은 뮤지션들에 의해 재활용되었다. 80년대 중순 남부 힙합의 뿌리라고 불리는 마이애미 베이스[7]를 필두로 이후 이 장르의 영향을 받아 태동한 크렁크[8], 또 크렁크의 영향을 받은 트랩이 각각 2000년대와 2010년대 대중음악 메인장르로 떠오르게 되면서 안쓰는 프로듀서가 없을 지경이 된다.

역설적으로 특유의 싸구려 장난감 같은 사운드는 강력한 사운드로 연주의 기반을 다져줘야 하는 밴드에 있어서는 단점이었지만, 댄스음악과 일렉트로닉 등 타 장르에 있어서는 드럼 소리를 유니크하게 만들어주는 장점으로 작용하였던 것. 이내 테크노일렉트로니카를 포함해 그 사용 범위가 넓어진 끝에 현재는 DAW의 기본 악기로 내장되어 있으며 2019년 DJ MAG지난 40년동안 가장 많이 사용된 드럼머신이라고 평할 정도로 대중음악 전반에 걸쳐 하나의 아이콘과 비슷한 존재로 자리잡게 되었다.

3. 808 베이스



808의 베이스드럼 소리 중 Long Kick 소스가 드럼보다는 마치 베이스 기타처럼 부우웅 거리는데 이 소리를 좀 더 길게 늘리고 음높이를 조정한 것이 808 베이스의 시초이다.[9] 트랩 장르를 필두로 대중화되었다.


[1] 저조한 수요로 인해 1983년에 단종되어서 공급량이 적다. 따라서 현재는 중고가가 4,000 달러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2] Roland사에서 최초로 발표한 드럼머신은 CR-78이라는 악기이며, 그보다 더 이전에 Rhythmicon이라는 1932년에 출시한 최초의 원시적 드럼머신도 있었다.[3] 팔백팔이 아니라 팔공팔(영어로는 Eight-O-Eight)이라 읽는다. 또다른 유명한 808로 Ibanez사의 일렉트릭기타 오버드라이브 이펙터인 TS808도 있긴 한데, 보통은 구분을 위해 TS를 붙이거나 풀네임인 Tube Screamer로 부른다. 이쪽은 반대로 TR-808의 제작사였던 롤랜드(BOSS)의 OD-1에 밀려 빠르게 단종되었다가 리이슈되었다.[4] 실제로 당시 샘플 기반 드럼머신들은 808보다 가격이 훨씬 비쌌다.[5] 도시전설에 의하면 개미핥기 행군하는 소리(...)라는 평을 들었다고.[6] 대표적으로 휘트니 휴스턴I Wanna Dance with Somebody (Who Loves Me)같은 곡들이 있다.[7] 다만 마이애미 베이스도 동부의 일렉트로펑크 영향을 크게 받았으며 808은 일렉트로펑크가 먼저 쓰기 시작했으나 크게 유행시키고 대중화시킨 건 마이애미 베이스라고 평가받는다.[8] 앞서 언급한 컨템퍼러리 R&B와 결합하여 탄생한 Crunk&B라는 장르도 있다.[9] 이러한 작업 방식은 릭 루빈이 대중화 시켰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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