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9-02 16:50:47

VL 후무

제2차 세계 대전의 핀란드군 항공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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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L 후무(VL Humu)

1. 개요2. 제원3. 개발사4. 모방과 개량5. 실망스러운 성능

1. 개요

핀란드에서 개발된 전투기이다.

2. 제원

설계 : 핀란드 국영항공창(Valtion lentokonetehdas)
초도비행 : 1944년 8월 8일
승무원 : 1명
전장 / 전폭 / 전고 : 8.03 m / 10.67 m / 3.66 m
익면적 : 19.40 m²
중량 : 2,036~2,895 kg
동력 : 쉬베초프 ASh-62 공랭 9기통 엔진 (1,100 hp)
최대속도 : 480 km/h
상승고도 : 8,000 m
상승률 : 13.3 m/s
무장 : 12.7mm LKk/42 중기관총 2정 (각 260발)

3. 개발사

과거 적백내전의 혼란함을 틈타 독립을 선언한 핀란드와 오래전부터 해묵은 영토 분쟁을 하고 있던 소련나치 독일폴란드를 침공하면서 2차 대전을 일으키자 그 틈을 타서 재빨리 핀란드를 집어삼키려 했다. 빈약한 무장밖에 없었지만 북구의 대자연에 단련된 강인한 병사들을 지닌 핀란드군은 침략군인 소련군에게 완강하게 맞서며 엄청난 피해를 강요했고, 스탈린은 이 작은 나라를 무릎 꿇리느라 거의 16만명의 병사를 잃어야만 했다.

겨울전쟁에서 영토를 빼앗긴 원한을 잊지 않고 있던 핀란드는 그로부터 2년 뒤 독일과 동맹을 맺어 소련군을 자신들의 영토에서 몰아내려 분연히 일어섰다. 이렇게 일어난 계속전쟁에서 핀란드 공군의 활약 또한 전설적이었다. 온갖 잡다한 비행기를 끌어모은 이 작은 공군은 62대를 잃는 동안 무려 1,000대에 가까운 소련 공군기를 물리쳤다. 전쟁에서 선두에 서서 소련 공군기들을 학살한 것은 바로 미국이 원조해준 F2A 버팔로 전투기였다. 이 경험으로 인해 핀란드 공군 수뇌부는 변변찮은 성능을 가진 버팔로 전투기를 상당히 높이 평가하게 되었고, 이 기체를 국산화시켜 공군 전력의 뼈대로 삼으려는 계획을 세우게 된다.

4. 모방과 개량

핀란드어회오리바람을 의미하는 후무(Humu)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전투기는 1944년에 핀란드의 국영항공창(Valtion lentokonetehdas)에서 오직 1대만 완성된 시제 전투기였다. 후무는 함상전투기로 개발된 브루스터 버팔로의 기본 설계를 그대로 모방했지만, 문제는 재료였다. 공업력이 보잘 것 없었던 핀란드는 미국처럼 알루미늄을 다량으로 만들어낼 수 없었기 때문에 대체 재료를 써야만 대량 생산을 시도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동체와 날개 등 대부분을 목재를 써서 만들고, 프레임만 두랄루민 합금을 쓰도록 설계를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VL 기술진들은 전투기의 기체 구조에 관한 전반적인 역학 계산을 다시 해야만 했고, 이 경험은 이후 핀란드 엔지니어들의 귀중한 자산으로 되돌아왔다.

계속전쟁 전에 핀란드가 미국으로부터 도움받은 버팔로 전투기는 겨우 44대에 불과해 공군 조종사 중에서 최정예들만 탈 수 있었다. 역전의 조종사들 또한 국산 전투기 개발에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공장에서 설계를 재검토하는 작업은 토스티 베콜라(Torsti Verkkola : 1909~1977)와 마르티 바이뇨(Martti Vainio : 1909~1982)가 선배 엔지니어인 아르보 일리넨(Arvo Ylinen : 1902~1975)의 도움을 받아 이끌어나갔다. 핀란드 기술진들은 일선에서 소련 공군과 싸워본 실전 경험을 쌓은 조종사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버팔로의 주날개에 설치되었던 기관총을 기수로 옮겨 달았다. 핀란드 공군은 일단 이 국산 전투기를 90대 주문했지만,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했다.

5. 실망스러운 성능

HM-671 등록기호가 주어진 후무 전투기의 원형기는 1944년 8월 8일에 처녀 비행에 성공을 했고, 그 후로 성능과 평가를 위하여 합계 19시간 50분을 비행했다. 테스트를 통해 후무는 나무로 만들었던 탓에 계획값보다 250 kg이 더 무거워 원형인 버팔로에 비해 더 둔하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장착된 소련제 쉬베초프 ASh-62 엔진도 카탈로그 성능대로라면 출력이 950마력에 지나지 않는 미국제 R-1820G-5 엔진 보다 파워가 15% 이상 높아 무거워진 중량을 이겨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 성능은 현저히 떨어졌으며 특히 신뢰성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질이 낮았다. 그나마 후하게 평가된 점은 기관총의 기수 집중으로 인하여 사격 명중률이 조금 더 향상되었다는 것 정도였지만, 이것 또한 중량을 덜어내기 위해 2정만 싣게 되면 의미가 없었다.

후무가 안게 된 가장 큰 문제는 1944년 중순이면 소련 공군에서는 대전 중기까지 남아있던 LaGG-3Yak-1 같은 구형 전투기를 밀어내고 Yak-3La-7 같은 새롭고 무시무시한 성능을 보이는 신형 전투기들로 세대 교체가 된 시기였다는 점이다. 단적으로 잘라 말해, 이 시기에 전장을 누비는 다른 전투기들에 비해 핀란드가 낳은 첫 국산 단엽 전투기의 성능은 너무나도 뒤떨어져 있었던 것이다. 결국 생산 계획을 취소한 핀란드 군부는 다음 국산 전투기 VL 미르스키와 더욱 고성능의 VL 퓌외레뮈르스퀴로 계획을 이행하게 된다.

버팔로의 소모로 인한 전력 공백은 독일로부터 구입한 메서슈밋 Bf 109G-2와 G-6로 메꾸게 된 핀란드 공군은 원래 계획의 목표를 절반은 달성한 셈이었으나, 전투기 국산화의 꿈은 버리지 않았다.

만들어진 원형기 HM-671호기는 말끔하게 복원되어 현재는 티카코스키(Tikkakoski)에 있는 핀란드 중앙항공박물관(Suomen Ilmavoimamuseo)에 전시되어 일반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