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설명
加被불교식 한자 용어로 기도를 통해 부처나 보살이 중생에게 힘을 주는 일을 의미한다. 다른 종교에서도 가우(加祐), 가비(加備), 가호(加護) 등등 비슷한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들은 모두 산스크리트 Adhiṣṭhāna[1]의 번역어다. 우리나라 불교에서는 불보살의 가피로 도움받음을 두고 '가피를 입는다.'라고 표현한다. 티베트어로는 jinlap[2]이라고 한다.
불교에선 가피에 총 3가지가 있다고 설명한다. 현실에서 받는 현증가피(顯證加被), 꿈을 통해 이루어지는 예지몽을 받는 몽중가피((夢中加被), 현실에서도 꿈속에서도 징조가 없으나 생각만 하면 이루어지는 현전가피(現前加被)라는 것이다.
태국의 상좌부 불교에서도 '아띳딴(อธิษฐาน)'이라는 이름으로 밀교식 가피 개념의 영향을 받은 흔적이 존재한다. 다만 현대 태국어로 아띳딴은 기도에 대한 응답보다는 기도 그 자체를 뜻한다.
일본 진언종에서는 여름이 되면 '오이 가피(きゅうり加持)'라는 일종의 기도를 한다. 우선 불단 앞에 오이 한 상자를 차려놓고, 거기에 액운과 역병 등 온갖 부정을 '봉인한' 뒤 불상 앞에서 기도를 올린다. 의식이 끝나면 가피를 받은 오이를 마을 사람들이 나눠 먹는다. 구카이가 당나라에서 배워 온 유서 깊은 서민 신앙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