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는 사람을 가리키는 단어이다. 즉, 한량과 유사한 의미이다. 다만 후술할 조직폭력배를 가리키는 용법 때문에 근래에는 본래 의미로는 쓰이지 않는다. 앞에 '백수'를 붙여서 백수건달이라고 하면 이쪽 뜻으로 통하지만, 이 단어도 잘 안 쓰인다.한자로는 주로 乾達이라고 적는데, 아래 유래가 맞다면 취음이라고 할 수 있다.
한 혜옴 혜니ᄂᆞᆫ도 차망되고 건ᄃᆞᆯ 둔사니만 ᄃᆞ리고 잇거니 아니 고로오냐.
순천김씨언간 <69:9>
16세기 순천김씨언간에 처음으로 보인다고 한다. #순천김씨언간 <69:9>
2. 어원
통설에 따르면 건달이라는 이름은 힌두교와 불교에서 말하는 상상적 존재인 간다르바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간다르바는 음악을 사랑하며 향기를 먹고 사는 자유로운 존재로 인도판 요정에 가까운 존재였지만 이 이름이 한국 등으로 넘어오면서 '일은 안 하고 빈둥댄다'라고 해서 부정적인 의미로 변질되었다. 예술가를 천시하던 관습 때문에 신들의 악사인 간다르바를 음차한 건달바가 광대와 악사를 비하하는 말이 되었고[1] 이것이 변형되어 놀고 먹는 사람을 건달로 칭하게 되었다는 설이다.그 외의 의견으로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선 건들건들의 건들이나 거덜에서 온 단어로 보고 있다. 한말글연구회 정재도 회장 역시 건둥건둥, 건들건들, 선달 등의 단어와 유래를 같이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3. 조직폭력배를 가리키는 말
조직폭력배를 흔히 건달이라고 부른다.조폭들은 건달이라는 호칭을 썩 나쁘지 않게 생각하는 모양이다. 적어도 '깡패'보다는 좋게 생각한다고 한다. 건달(乾達)이라는 단어를 이루는 한자의 뜻도 나쁘지 않고, 위 간다르바 유래가 사실이라면 신에서 따온 명칭이니 사회 밑바닥의 조폭들로서는 이보다 더 영광(?)일 수 없다. 우스갯소리로 향과 음악을 즐기며 음료와 약품을 제공하는 역할의 신이라고는 할 수 있겠다.
여기서 더 높이면 협객이 된다. 다만 협객은 조폭 입장에서도 너무 좀 과하게 느껴지고, 깡패는 좀 부정적으로 느끼기에 건달이나 깍두기 정도로 많이 부른다.
"건달? 너 그 말이 무슨 뜻인진 알아? 하늘 건(乾), 이를 달(達). 즉, 다시 말해서, 하늘에 통달했다는 뜻이야. 간다르바라고, 세상의 좋은 향기만 맡으면서 공중에 떠다닌다는 신 이름이기도 해. 그런데! 하는 짓거리마다 썩은 냄새만 풍기는 니새끼들이 무슨 놈의 건달은 건달이야. 깡패새끼들이지."
물론 어떻게 부르나 깡패는 깡패이기에 영화 넘버 3에서 마동팔 검사(최민식 분)가 자신을 깡패가 아닌 건달이라고 불러 달라고 깝죽대는 깡패 서태주(한석규 분)에게 위와 같이 일갈하기도 했다.#음절 앞뒤를 바꾸어 '달건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었다. 일례로 영화 타짜에서 초반 악역 곽철용이 자신이 달건이 생활을 했다고 운운한다. 배달부를 딸배라고 뒤집어 부르는 것과 뉘앙스가 비슷하다.
3.1. 다른 표현
조선 시대에는 건달 외에도 무뢰배, 왈짜, 불한당 등으로도 불렀다.1990년대까지는 이와 같은 의미로 쓰인 속어 '어깨'가 있었다. 대략 깡패 다음 등급 정도로, 깍두기와 비슷한 의미(외모 비하)인데 좀 더 나은 어감으로 쳐 주던 단어. 건달들이 덩치가 크니 어깨가 넓다는 의미와, 건달들이 어깨에 힘주고 다닌다는 의미가 둘 다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생긴 속어이다.
깍두기라는 말도 있다. 1990년대부터 조폭영화에서 폭력배 비하단어로 깍두기가 꽤 많이 쓰였던 영향으로 '깍두기'가 더 많이 유행되면서 어깨를 밀어냈다. 깍두기는 좀 더 희화화하는 이미지가 강한 편인데, 조폭들끼리도 쓰긴 쓴다고 한다. 2010년대에는 깍두기라는 말도 잘 안 쓰고 주먹, 형님 식으로 부른다고 한다. 건달이라는 표현도 여전히 쓰이고 있다.
4. 여담
- 디아블로 3의 추종자 중 한명인 린던의 칭호 The Scoundrel은 한국어판에서 '건달'로 번역됐다.
-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에서 최익현(최민식 분)은 반쯤 건달이라고 '반달'이라는 호칭으로 불린다. 위에서 같은 배우가 넘버 3에서는 형사로 나와서 "니들이 건달은 무슨 건달이냐"라고 일갈했던 것과 비교하면[2] 나름 좀 배우 개그이다.
- 비슷하게 조폭들이 선호하는 (좀 더 높여부르는 식의) 표현으로는 미국 마피아 조직원들이 스스로를 '현명한 사내(Wise Guy)'라고 한다거나, 일본 야쿠자 조직원들이 스스로 '극도(極道 ごくどう)' 혹은 '임협(任侠 にんきょう)'이라고 하는 예를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