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5-03-01 19:07:40

게피온(북유럽 신화)

북유럽 신화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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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과 경작, 처녀의 여신
게피온
Gefjon, Gefion, Gefjun
파일:Gefion_pflügt_mit_ihren_Stieren_Seeland_by_Karl_Ehrenberg.jpg
《황소들과 함께 셸란 섬을 쟁기질하는 게피온》
Karl Ehrenberg 作, 1882년

1. 개요2. 특징3. 전승4.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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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Gefjon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애시르 신족 여신.

2. 특징

이름은 명확한 어원이나 의미가 밝혀지지 않았으나, 이명인 게프윤(Gefjun)으로 해석할 경우 번영과 행복을 주는 자(she who gives (prosperity or happiness))정도의 뜻을 담고 있을 것이라 추정된다.

땅과 연관이 깊은 다산, 농업을 주관하는 지모신 계열의 여신으로 이 밖에도 주관하는 분야가 넓어 예언을 통한 지식과 지혜 또한 담당하며, 처녀죽은 이들을 거두어 자신의 시녀로 삼는 일종의 사신이기도 하다.

게피온 또한 시녀들과 똑같은 숫처녀라고도 하나 인지도가 높은 전승에서는 거인이나 인간 남자와 정을 통해 자식까지 봤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는 비처녀, 혹은 유부녀 여신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처녀신이 자기자신의 처녀성을 유지하는 신이 많음을 감안하면 꽤 특이한 케이스.

3. 전승

신 에다 〈길피의 속임수〉에서는 인간 왕 길피(Gylfi)에게서 영토를 얻어낸 일화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길피는 스비툐드(Sviþjoð)라 불리는 땅의 왕으로, 강글레리(Gangleri)라는 이름의 나그네로 변장하여 세상을 돌아다니길 즐기곤 했다. 어느 날 길피는 이름 모를 낯선 여인에게서 즐거움[1]을 얻고 그 보상으로 무얼 주면 좋을지를 물어보았다. 그러자 여인은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을 바란다고 답했고, 길피 왕은 흔쾌히 '하루 동안 소 네 마리로 경작할 수 있는 크기의 땅' 을 허용해주었다.

그러자 여인은 왕의 곁을 떠나 요툰헤임으로 향하고 거인[2]과의 사이에서 낳은 네 아들들을 힘세고 강한 황소[3]로 바꾼 후 쟁기를 갖고 스비툐드에 돌아왔다. 약속한대로 여인은 풀이 무성한 땅을 갈아엎기 시작하고, 하루가 다 끝나갈 즈음에는 쟁기를 땅이 절단날 정도로 깊숙이 박아 뿌리를 들어내 버렸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여인은 황소들더러 뿌리뽑은 땅을 서쪽 바다로 끌게 시켰고, 경작지는 그만하면 됐다는 말이 나오기 전까지 스비툐드에서 멀어지다 하나의 섬이 되고 말았다. 이 섬은 오늘날 셸란이라 불리고 있으며, 원래 셸란이 붙어있었던 자리의 땅에는 물이 들어차 멜라렌호 또는 베네른호라는 호수가 자리잡게 되었다.

입이 떡 벌어질 만큼 놀라운 광경을 본 길피 왕은 그제서야 그녀가 여신 게피온임을 알게 되었다는 말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4]

〈잉글링 일족의 사가〉에서는 오딘섬의 오덴세에서 게피온을 만나 북쪽 너머의 땅을 찾으라고 조언했다는 언급이 나온다. 나머지 내용은 〈길피의 속임수〉와 동일하나, 그 후 오딘의 아들이자 덴마크의 왕 스쿌드(Skjöldr)[5]와 혼인하여 라이레 지방에 살게 되었다는 내용이 추가되었다.

로카센나〉에서는 로키의 운명을 내다보고 동정하나[6] 그런 시선이 무안하게 어린 남자아이에게 장신구를 받고 몸을 팔았다는 식으로 모욕을 당한 바 있다.

볼시 이야기〉에서는 잘라낸 후 양파허브와 함께 아마포에 싸는 등의 처리를 가해 보관해둔 음경을 가을 저녁마다 게피온과 거인 여성들에게 제물로 바치는 가족들과 노예들에 관한 구절이 등장한다.

4. 기타

파일:Gefion_Fountain_-_DSC07187.jpg
《게피온 분수대》
Anders Bundgaard 作, 1908년

코펜하겐에는 셸란 섬의 일화를 재현한 게피온 분수대가 설치되어 있다.

하도 역할이 다양해서인지, 그리스 로마 신화의 여신들과 동일시될 때는 디아나, 베스타, 아프로디테, 아테나 등 여러 여신들에 견주어졌다. 같은 북유럽 신화 내에서는 프레이야, 프리그와 동일시되거나 비슷한 위상의 신으로 여겨졌고, 심지어는 〈베오울프〉에 등장하는 그렌델의 어미가 게피온의 영향을 받아 탄생한 괴물이라는 설도 등장하고 있다.

금발의 여신 시프가 농경신의 속성 중에서도 잘 익은 밀밭으로 비유되는 가을의 풍요를 상징하는 여신으로 해석될 경우, 게피온은 땅을 갈고 씨를 뿌리기 시작하는 봄의 여신으로 대구를 이루기도 한다.

[1] 일반적으로 하룻밤을 같이 보냈다고 해석된다. 아동용 학습만화에서는 유쾌하게 삶에 대한 조언을 해줬다는 식으로 순화되는 편.[2] 딱히 이름은 언급되지 않는다. 정부나 애인 정도였을 듯.[3] 라그나르 로드브로크의 궁중 스칼드 브라기 보다손의 시에는 이마에 이 두 개씩 떠 있고 발이 빠른 신비한 황소들로 묘사되었다. 여기서 말하는 달이 초승달처럼 생긴 뿔이라는 해석도 있다.[4]만화로 보는 북유럽 신화〉에서는 땅을 줘봤자 얼마나 가져가겠냐며 방심하다 스케일이 미쳐 돌아가는(...) 위치이동을 당해 경악하는 길피의 모습이 조명되었다. 그래도 땅덩이를 떼간 신이 풍요의 여신이니만큼 잘 가꿀 것이라 믿고 맡기는 해피 엔딩으로 끝난다.[5]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를 플레이해본 유저라면 익숙한 이름일텐데, 같은 모티브에서 따온 인물이기 때문.[6] 번역에 따라 '로키는 원래 신들을 미워하고 조롱하는 걸로 악명높지 않았냐' 며 언짢게 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