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17 18:30:38

계급배반투표

1. 개요2. 원인
2.1. 정보의 부재2.2. 정치 성향의 혼재2.3. 무조건적인 지지2.4. 이익 판단 착오2.5. 실질적 이익 여부2.6. 정당의 미약한 계급적 성향2.7. 역린을 건드는 이슈2.8. 계급과 가치의 불일치2.9. 다양한 계층의 존재2.10. 후보자 문제2.11. 정당 신뢰도 문제2.12. 대안의 부재2.13. 의도치 않은 결과일 때
3. 사례
3.1. 대한민국3.2. 미국
4. 관련 문서

1. 개요

사람들은 반드시 자기 이익에 따라 투표하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따라 투표합니다. 그들은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투표합니다. 그들은 자기가 동일시하고 싶은 대상에게 투표합니다. 물론 그들은 자기 이익과 자신을 동일시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자기 이익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말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들은 무엇보다도 자기의 정체성에 투표합니다. 그리고 자기의 정체성이 자기 이익과 일치한다면 두말할 것 없이 그쪽으로 투표할 것입니다. 이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들이 언제나 단순히 자기 이익에 따라서 투표한다는 가정은 심각한 오해입니다.
People do not necessarily vote in their self-interest. They vote their identiry. They vote their values. They vote for who they, identify with. They may identify with their self-interest. That can happen. It is not that people never care about their self-interest. But they vote their identity. And if their identity fits their self-interest, they will vote for that. It is important to understand this point. It is a serious mistake to assume that people are simply always voting in their self-interest.
- 조지 레이코프(G.Lakoff),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Don't Think of an Elephant) 19페이지(원문 기준) -
계급배반투표(階級背反投票, Class Betrayal Voting)는 자신이 속한 사회적 계급(class)에 불리한 정책을 내놓는 세력의 정당이나 후보에 투표하는 경향이다. 유권자들이 자신과 그의 가족, 그가 속한 집단에게 이익을 안겨 주겠다고 하는 세력에 투표하여 권력을 주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전 세계에 걸쳐 자신이 속한 계급의 이익에 반하는 세력에게 투표하는 사례가 자주 발견된다.

2. 원인

2.1. 정보의 부재

정치에 관련해 세부적인 부분에 관심이 없거나 이해를 못하는 경우. 미국에서는 '정보 수준이 낮은 유권자'(Low information voter(LIV))라는 용어로 정의한다. 특히 정보화시대에 접어들면서 정보격차 문제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유권자가 표를 줘야 할 정당 또는 후보가 내세우는 공약과 정책에 대해 잘 모를 경우 해당 정당/인물이 내세우는 정책이 자신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할지 모르는 상태로 표를 줄 가능성이 커진다. 이러한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장치(정책토론회, 선거공보 등)를 마련하지만, 정치에 무관심한 사회 분위기가 커질수록 이러한 수단도 그리 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워진다. 거기에 미디어에서 의도적으로 후보자/정당의 정책보다는 흥미 본위 위주의 신변잡기식, 경쟁구도 위주의 보도를 할 경우 이런 현상은 더욱더 심각해진다. 특히 미디어가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특정 정치권력이나 대기업의 강한 영향력 아래에 있을 경우 이런 편향적인 미디어 노출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정보가 부재한 상태에서 유권자들은 투표 자체를 포기하거나 자신의 이익과 배치되는 정책을 지지하는 정당/후보자에게 투표할 가능성이 커진다. 또한 이러한 상태에서는 아래에서 설명할 인물/정당 투표 성향이 매우 커지게 된다.

가령 2017년 들어서 미국에선 도널드 트럼프오바마 케어 폐지 주장에 열광하면서, 자신은 ACA법안의 혜택을 받고 있으니 괜찮다는 한 페이스북 유저의 이야기가 화제가 되었다.# 참고로 오바마 케어의 정식명칭이 ACA법안이다. 그러니까, 내용도 모르면서 자기 발등이나 찍으라고 인터넷에서 날뛴 것이다.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을 국내 언론들이 발제자의 이름을 따서 간단하게 김영란법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미국 언론들도 "환자보호 및 부담적정보험법(Patient Protection and Affordable Care Act, PPACA)"이란 긴 법률안을 대부분 오바마케어라고 부른다. 하지만, 미국의 주류언론들이 대부분 오바마케어 vs 트럼프케어 식의 대결 구도로 보도하면서 실제 오바마케어의 내용에 대해선 제대로 보도하지 않으면서 이런 해프닝이 나온 것이다.

2.2. 정치 성향의 혼재

'보수', '진보', '중도'라는 단어는 단 한 마디로 사람의 모든 성향을 특정하지 않는다. 즉 진보 진영을 옹호한다고 하여 모든 사람들이 재벌이나 부자를 혐오하며 북한과 중국을 무조건적으로 추종하고 미국과 일본을 혐오하며 무상몰수 무상분배나 모든 생산수단의 국유화를 지지하지는 않는다. 반대로 보수 진영을 옹호한다고 하여 모든 사람들이 재벌이나 부자에게 더 이득을 주는 정책을 지지하며 북한과 중국을 혐오하고 미국과 일본을 무조건적으로 추종하며 성적으로 남녀차별을 당연히 여기며 무한 경쟁식 교육을 지지하지는 않는다. 결국 정치나 경제적인 부분에서는 진보적이라도 사회적인 부분에서는 보수성을 띠는 경우도, 그 반대도 얼마든지 존재한다.

이렇게 한 명의 자연인은 그 안에 보수성과 진보성을 모두 갖고 있기에 현재 그 사람이 속해 있는 계급 집단만으로, 그리고 그 사람의 정치적 또는 경제적인 면에서의 성향만으로 나머지 성향 전체를 단정지을 수는 없다. 그나마 특별한 이슈가 없는 경우 자신이 속한 집단에 걸맞는 성향에 맞춰 투표할 수 있지만, 외교, 문화, 젠더 등 다른 분야에서 이슈가 발생하고 그 이슈에 대한 그 사람의 성향이 계급과는 반대 성향이라면 계급배반투표가 나타날 수 있다. 정치 행위의 전문가들이자 그나마 성향이 공개되어 있는 국회의원들조차 이슈에 따라서는 당론이나 정당의 성향과 다른 투표를 하는데 일반인들이 자기가 속해 있는 특정 계급에 모든 삶의 잣대를 맞출 것으로 생각할 수는 없다.

2.3. 무조건적인 지지

각 후보자나 정당의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유권자들은 상대적으로 더 많이 알려진 인물, 그리고 더 큰 정당을 지지하는 성향을 보이게 된다. 각 정당에서 선거철만 되면 학계나 재계, 연예계에서 인물을 영입하려는 것도 이러한 인물 투표를 유도하기 위한 부분이 있다. 실제로 유명인은 자신의 인맥을 동원한 선거 활동에 도움을 주며, 대외적으로는 해당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대리인이라는 입장이 주어진다. 여기에 더해 학연, 지연 등 자신과 인연은 있지만 이익과는 그리 관계가 없는 부분이 투표에 영향을 주기 쉬워진다. 우리가 남이가 같은 지역감정 자극 발언도 계급배반투표를 유도하는 대표적인 사례다.[1]

특히 특정 이슈에 대해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판단에 따라 자신의 판단도 그에 맞추는 현상도 상당한 이목을 끄는 정치심리학적 주제다. 즉 자신이 어떤 정치적 의사결정을 할 자신이 없을 때, 자신이 평소에 지지하고 동일시하는 정당이 어떤 판단을 하는지에 맞추어 자기 생각을 정하는 것. 이를 두고 정당 휴리스틱 이라고 부르는데, 특히 저소득 저학력자들이나 특정 정당에 깊이 관여하는 사람들이 이런 휴리스틱을 자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이 추구하는 가치가 자신의 가치와 동일하다고 믿는다. 거꾸로 어떤 사람이 "나는 이 정당을 지지하지만, 이번에 보이콧을 한 것은 잘못된 선택이었다", "나는 이 정당을 안 좋게 보지만, 이 법안을 발의한 것은 굉장히 잘한 일이다" 의 발언을 자주 하는 편이라면, 그는 정당 휴리스틱에서 상당히 자유롭다고 볼 수 있다.

2.4. 이익 판단 착오

한 정당이나 후보자는 다양한 분야의 생각이나 정책을 갖고 있고 그것은 다양한 형태로 유권자의 이익과 이어진다. 특정 정당이 특정 세력만의 이익만을 보장하거나 손해만을 강요하는 일은 드물며, 정당이 빅텐트 성향을 띌수록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정책과 손해를 가져다 주는 정책이 혼재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유권자는 그러한 부분을 가려 자신에게 손해보다는 이득을 더 크게 주는 정당과 세력을 지지해 직접적인 이익을 얻을 확률을 높일 수 있다.

2.5. 실질적 이익 여부

한 계급을 대변하는 정당이 그 계급에 무조건적으로 도움이 될지는 불명확하다. 일본 국민들은 재분배에 보다 적극적인 사회당 대신 자민당을 선택했지만, 과연 사회당을 선택했다면 지금보다 일본 서민들의 삶이 윤택했으리라고 보장할 수는 없다.

가령 직접 저소득층에게 돈 100만 원씩 꽂아준다는 후보자와 복지와 같은 정부의 역할을 축소시키고 시장의 역할을 키운다는 후보자가 있다면, 무조건 전자가 저소득층에게 이롭거나 후자가 경제를 발전시킨다는 근거나 보장은 전혀 없다. 하지만 인간은 미래의 결과물을 완벽하게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유권자는 잘못된 손익 계산을 할 수도 있다.

2.6. 정당의 미약한 계급적 성향

한 나라의 정치 구도에 있어서 진보 정당이라고 항상 저소득층이나 서민을 대변하지는 않으며 보수 정당이라고 고소득층이나 부자만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은 유럽과 같은 경제적 계급의식이 약하고 계급정당도 미약하며, 진보진영 정당들은 민주노동당 계열을 제외하면 계급정당을 표방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소득층은 진보 정당들이나 진보 정권이라도 자신들을 대변한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2.7. 역린을 건드는 이슈

사람에게는 일종의 '역린'으로 부를 수 있는, 이득을 어느 정도 포기하더라도 절대적으로 지켜내고자 하는 자기만의 가치를 각자 갖고 있다. 이는 반드시 이성적이라 할 수 없는, 감성적인 영역에 해당하지만 그 사람의 가치관 그 자체라 할 수 있기에 역린에 해당하는 부분을 건드리는 행위는 자신의 가치관을 부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만큼 계급이나 자신의 작은 이익으로 상쇄시키기는 어렵다. 그래서 이 역린에 해당하는 가치를 침해하는 정책을 내세우거나 그러한 행동을 한 정치인이 있는 정치 세력에는 아무리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공약을 내세우고 실제 이득을 주었다 해도 쉽게 표를 주지 않는다. 반대로 역린에 해당하는 가치를 수호하겠다고 하는 정치 세력에는 자신을 무시하거나 경제적/사회적인 불이익을 줄 겻이 명확함에도 앞뒤를 따지지 않고 표를 주게 된다.

어떠한 같은 경험을 공유하는 같은 세대에서는 역린 역시 어느 정도 공유하는 경향이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장년층~노년층은 빨갱이, 종북, 북한, 친일파, 미국 같은 말이 유권자의 감성을 자극한다. 이들 세대는 일제강점기6.25 전쟁을 직접 겪거나 그 직후의 어려운 시대를 살아오면서 반공/반일/친미 성향을 갖는 경우가 많기 때문. 반대로 억울하게 빨갱이 취급을 받았던 경우는 같은 키워드를 역린으로 공유하더라도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5.18 민주화운동을 겪은 호남권 노년층이 바로 그런 예다.

대한민국의 대표 역린인 북한 관련 이슈 이외에도 민주화 운동을 몸소 체험하고 IMF를 겪었던 40~50대는 독재, 경제민주화, 5.18 등의 단어에 민감해한다. 이들 세대와 각을 세우는 20대는 청년실업, 능력주의 같은 기존 사회 이슈는 물론 페미니즘 등 젠더 이슈에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또한 세대 전반에서 공유하는 역린 키워드 이외에도 시대상에 따라서 일시적으로 작동하는 역린 역시 존재한다. 한미관계, 한일관계, 한중관계 등 국제적 관계와 외국인 노동자, 난민 등의 이슈가 그러하다.

사람들의 정신적인 역린을 건드리는 것은 선거에서 수많은 표를 순식간에 잃게 만드는 행위이기에 선거철이 가까워지면 정치권에서는 최대한 유권자들의 역린을 건드리지 않기 위해 내부 단속을 하고, 반대로 경쟁자가 유권자들의 역린을 건드리게 유도한다. 심지어 없는 의혹까지 제기하며 역린을 건드린 분노가 상대방을 향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흑색선전은 대부분 유권자들의 역린을 건드려 상대 정치인을 곤경에 빠트리는 목적으로 시행한다. 대한민국에서는 고의로 유권자들의 '북한'이라는 역린을 자극하기 위해 아예 북한 측에 도발(무력시위)을 요청한 총풍사건이 유명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사건으로 인하여 '보수정당이 안보를 굳게 지켜준다고 생각했는데 저렇게 안보를 이용해먹을 수도 있는 거구나'라는 걸 사람들이 인식하면서 레드 컴플렉스가 상당 부분 완화되는 데 기여했다.

미국 역시 기독교 가치관이 강한 보수적인 주의 백인을 중심으로 사형, 낙태, 마약(특히 마리화나), 동성애자트랜스젠더성소수자 권리, 이민자/난민, 어퍼머티브 액션 같은 것이 비슷한 파괴력을 갖는다. 이런 주에서는 진보 중심의 민주당이 아닌 보수 중심의 공화당 몰표가 나타난다.

2.8. 계급과 가치의 불일치

높은 지위에 있거나 재산이 많은 경우 상대적으로 자신의 계급에서 세금이 크게 늘어나는 것을 바라지 않고 불로소득에 대한 과세에도 부정적으로 반응한다. 하지만 일부 사회 지도층은 오히려 자신들의 이익을 줄이고 부담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목적뿐만 아니라 지나친 부의 집중에 대한 사회의 비판을 피하고자 하는 목적 역시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자신의 권리를 내려 놓는다는 개념은 아니며, 얼핏 보면 계급에 배반되는 것 같은 주장도 내가 덜 얻겠다보다는 내가 더 하겠다라는 것에 가깝다. 이런 경향들이 계급배반투표로 나타나게 된다.

한편으로 고소득, 고학력 계층이 자신의 이득과는 별개로 자신의 리버럴, 진보 성향으로 인해 진보 성향 정당을 지지하는 경우도 일부 존재한다. 한국의 강남좌파가 그 대표적인 경우라 볼 수 있는데 실제로 노년층보다 50대 이하 계층에서 비보수 정당 지지율이 더 높은 이유 중에 하나기도 하다.

반대로 낮은 사회적 지위를 갖는 노동자 계층의 경우, 상대적으로 현재의 체계에서 벗어나 계급 간의 불평등이 해소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에 따라 부유세 등 분배 정책과 기본소득제, 최저임금과 같은 복지 정책에 더 긍정적으로 반응하지만 일부 노동자 계층 사이에서도 복지국가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하는데, 페론주의영국병 등 단기적으로는 불평등이 개선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노동자 계층에 더 큰 피해가 다가왔던 사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항들 역시 계급배반투표로 나타난다. 그 이외에도 수평 폭력으로 더 약한 사회적 지위를 가진 자를 깔아 뭉개 자신을 높이기 위해 자신에게도 이득이 되는 정책을 거부하기도 하며, 심한 경우 고의로 계급배반투표를 일으키기 위해 이러한 수평 폭력을 정치권에서 부추기기도 한다.

2.9. 다양한 계층의 존재

계급배반투표를 거론할 때에는 대부분 경제적인 계급을 놓고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성별, 나이, 지역 등 다양한 계층이 작용한다.

성별인 경우는 위의 역린에도 언급했듯이 젠더 이슈가 영향을 많이 미치는데, 민주당계 정당의 여성 정책이 괜찮아서 민주당을 찍은 케이스도 있고, 반대로 민주당계 정당의 여성 정책에 반감이 있어서 보수정당을 찍은 케이스도 있다. 특히 후자인 경우는 제20대 대통령 선거윤석열에 투표한 20대 남성이란 예시도 있다.

나이인 경우도 역시 청년 복지, 노인 복지 등 복지 정책 중 뭘 중시하냐에 따라서 투표하는 정당이 다를 수 있다.

지역인 경우도 역시 굳이 지역감정이 아니여도 특정 정당이 해당 지역에 도로, 학교, 지하철역 등 사회간접자본을 많이 투자하면 그 정당에 표심이 쏠리기도 한다. 박정희 정부 시절의 인프라 투자에 따라 도시가 형성되어 지금도 보수 정당의 텃밭인 경북 도시 지역(포항시, 구미시 등)이 바로 그 예시다.

한편 계층적 요소 역시 모든 사람에게 일관되게 나타나지 않는다. 예컨대 나의 이익만을 따진다면 나에게 택배를 배달해주는 노동자가 과로와 저임금에 시달리며 택배를 저가로 신속하게 배달해주는 쪽이 이익인 셈이며, 이는 내가 같은 노동자 계층에 속하는지와는 관계없는 문제가 된다. 외부에서 보기에는 같은 노동자 계급처럼 보이더라도 관심사가 최저임금제와 같이 공동의 이익이 걸린 문제인가 특정 산업에서의 노동환경과 같이 공동의 이익이 걸리지 않은 문제인가에 따라 계층이 다양한 방식으로 인식될 수 있는 것이다.

2.10. 후보자 문제

투표는 정당이 아닌 정치인에게 할 수밖에 없다. 비례대표제 또한 비례대표명부에 적힌 사람에게 하는 것이다. 아무리 자신이 속한 계급의 이익이 일치하는 정당이 있어도, 그 정당 소속 정치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 정당에 투표하지 않을 수 있다. 만일 사람들이 후보자는 고려하지 않고 100% 계급정당만 보고 투표한다면, 후보자의 비리 의혹이나 막말 논란 등 후보자 개인의 자질 문제는 후보자의 득표에 영향이 없어야 하지만, 실제론 아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4년 상반기 재보궐선거이정현제20대 국회의원 선거 때의 김부겸이 이런 이유로 당선되었는데, 당시 상대편이였던 서갑원김문수 둘 다 후보자로써 자질문제가 매우 컸기 때문이다.

2.11. 정당 신뢰도 문제

아무리 자신이 속한 계급에 이익이 되는 공약을 내놓는 정당이 있다 해도, 선거 때만 그렇게 공약하고 실제로는 이행하지 않는다면, 그 정당에 대한 신뢰도는 낮아질뿐더러 배신감을 느껴 더 이상 그 정당에 투표하지 않을 것이다.

2.12. 대안의 부재

그 어느 정당도 자신의 이익을 대변하지 못할 때 차악을 선택하는 의미로 특정 정당을 찍어 주는 경우가 있다. A당이 별로지만 A당을 상대하는 B당의 무능함이 도를 지나쳐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할 때, 아무리 "내가 A당이 싫어도 B당보다 A를 찍어 주는 것이 그나마 낫다"는 식으로 찍어주는 경우가 해당된다. 일종의 전략적 투표에 가깝다. 사표 심리와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2.13. 의도치 않은 결과일 때

특정 정치 세력의 행동이 설령 경제적 이득으로 이루어졌다 해도, 그것이 의도한 정치적 움직임이 아니라 정책 실패의 결과물이라면 지지도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이 앞으로도 계속 실패하리라고 보장(?)할 수는 없고, 자신들이 예측했던 것과 다른 결과물을 내는 세력은 유능하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것을 원인으로 볼 수 있는 예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책은 집값을 크게 올렸고 이는 주택 보유자의 재산을 불려준 결과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문재인 정부가 의도한 바가 아니었기 때문에 강남 3구의 지지로 이어지지 않고 오히려 이 지역은 2020년대에 반 더불어민주당에 가까운 지역이다.

3. 사례

3.1. 대한민국

대한민국에서는 고소득·고학력 유권자가 진보정당을 지지하고 사회 서민층이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계급 배반 투표가 존재한다는 주장[2]이 있다.

반면 연령 변수를 고려한다면 저소득층이 진보정당을 지지하는 경향성이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반론[3]도 있다. 저소득층 유권자 가운데 60대 이상의 고령층 유권자들이 적지 않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이들의 강한 보수성이 저소득층 유권자의 ‘계급 배반적’ 특성을 드러나게 했다는 것[4]이다.

한국의 제도정치권에는 중하층 노동자[5], 도시빈민, 영세상인 등 경제적 저소득층, 사회문화적 저학력자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정당이 없거나 미약하다. "어차피 찍어봐야 바뀌는 거 아무것도 없다"라는 식의 정치적 무관심 내지 포기로 이어져 선거 때마다 저조한 투표율로 드러나게 된다.[6] 국민 대부분이 서민을 자처하고 정치인들 대부분도 서민정당을 자처하니 배반할 계급(의식)도 계급정당도 없는 것이다. 비록 1992년 제14대 대통령 선거에서 여당 민주자유당김영삼 후보에 맞선 민주당김대중 후보가 농촌 유권자의 친여당 성향을 비난하며 유권자들의 책임을 성토한 바 있으므로 이미 30년 전부터 계급배반투표의 논리가 쓰였다 할 수도 있겠으나[7], 이는 1992년 제14대 대통령 선거 이전까지 좌파 사상 자체가 금기였으며, 좌파나 노동자 정당 역시 거의 대부분이 90년대 말기에 등장한 후, 현실적 의미있는 득표나 국회의원 등의 선출권력을 가져본 사례는 겨우 2000년대 초부터라는 것을 간과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현실적으로 비례대표의 경우 누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그냥 당만 보고 투표하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의견이 존재한다. 또한 기초의원의 경우에는 아예 누군지 모른다는 설문조사가 압도적이다. http://m.datanews.co.kr/m/m_article.html?no=4332 광역단체장의 경우 64%, 기초단체장의 경우 41%, 시도의원의 경우 27%, 구시군의원의 경우 27%가 알고 있다고 답변했으며, 이는 사실상 유명성이 떨어지는 시도의원이나 구시군의원 등은 아예 그냥 정당만 보고 뽑는다는 이야기나 마찬가지가 된다. 이는 통계적으로도 정당에 따른 당선확률로도 볼 수 있다. 무소속의 경우에는 대부분의 경우 당선율이 극히 낮다. 하지만 한국의 2대 양당 소속인 경우 당선율이 90%가 넘어간다. 대다수의 유권자들은 후보자가 민주당 계열이냐, 보수정당 계열이냐만 따진다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수도권과 충청권 일부 지역[8] 에선 여러 지역에서 오는 사람들이 많이 섞인 특성상 지연,학연,혈연 등을 따지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으나, 그 밖의 지역에선 이런 경향이 많이 나온다. 우리가 남이가가 괜히 잘먹히는 것이 아닌 것, 특히 영남권이나 호남권인 경우는 이런 경향이 더 짙게 나타난다.

3.2. 미국

미국인 경우는 레드넥의 공화당 지지나 도널드 트럼프 때의 저학력 백인들의 행보가 주로 계급배반투표의 예시로 분류된다. 특히 후자인 경우는 그 이후 도널드 트럼프가 친월가적 행보 등 부유층을 위한 행보를 보여줘서 더욱더 부각이 된다. 자세한 건 트럼프그렛 문서를 참고하면 된다. 게다가 2024년 대선에서는 흑인과 히스패닉 등 유색인종의 트럼프 지지율이 급등했다.12

4. 관련 문서


[1] 당시 지역감정 유발에 대한 정치적 혹은 도덕적인 비판과 지지 철회보다 지역의 유권자들을 결집시키는 효과가 더 강했다.[2] #, #2, #3[3] #[4] #[5] 대한민국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노동자나 비정규직, 일용직 노동자 등이 바로 여기에 속한다.[6] 실제로 경기도에선 공단 지역이 밀집한 안산시와 시흥시가 이런 이유로 경기도에서 투표율이 저조한 편에 속한다, 이들 입장에선 차라리 투표하는 하루동안 돈을 버는 것이 더욱 더 유리한 상황이기 때문이다.[7] 당시 김대중은 "민주당은 13대 국회에서 수세·농지세 감면, 농어가 부채의 상환연기, 농·수·축협 조합장 직선제 도입 등 농민을 위해 일한 유일한 정당"이라면서 "3백64일 야당하다가 선거날에만 여당하는 농촌 유권자들은 이제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30여 년간의 군정 기간 중 가장 많은 차별과 천대를 받은 계층이 바로 여러분 농민들입니다. 그런데도 여러분은 뭐가 좋다고 선거 때만 되면 여당을 찍고 선거가 끝나면 후회를 하곤 합니까"라고 주장했다. 1992년 대선 김대중 후보 민주당 유권자 책임강조[8] 대전 유성구/서구, 천안-아산,청주 등 유입 인구가 많은 지역

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