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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령을 따랐을 뿐

명령에 따랐을 뿐에서 넘어옴
1. 개요2. 관련 법3. 실제 사례4. 대중매체에서5. 관련 대사
5.1. 창작물
6. 관련 문서

1. 개요

Superior Orders / Just Following Orders / Nuremberg Defense

군대 등의 집단에서 상부의 명령을 따라서 어쩔 수 없이 범죄 행위를 행하였다는 변호 혹은 변명으로, 뉘른베르크 국제군사재판을 따라 뉘른베르크 변호라고도 한다. 아돌프 아이히만 등 여러 나치 전범들이 한 말로 유명하다. 당연하지만 유대인을 포함한 나치 범죄 피해자들을 분노케하는 망언이다. 일개 이병부터 장군들까지 공통적으로 책임회피용으로 쓰였기 때문이다.[1]

비단 군대뿐만 아니라 사회나 학교, 직장, 가정 같은 일상에서도 직장 상사나 선배, 상급생, 부모, 손위형제, 친구 등의 명령으로 부정을 저질러 놓고는 할 말이 없으니까 회피용으로 이런 변명을 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보인다. 아예 시키지도 않거나 다른 사람의 명령을 자기가 확대해석해서 저질러놓고는 비겁하게 혼자만 빠져나가버릴 요량으로 타인에게 일방적으로 책임전가를 해 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물론 상대는 안 그랬다고 우기면 장땡이기에 처벌은 명령을 따른 당사자의 몫일 뿐이다.[2]

2. 관련 법

제15조(지휘관 등의 직무태만죄)
① 군대의 지휘관 또는 단체·기관의 상급자로서 직무를 게을리하거나 유기(遺棄)하여 실효적인 지휘와 통제하에 있는 부하가 집단살해죄등을 범하는 것을 방지하거나 제지하지 못한 사람은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② 과실로 제1항의 행위에 이른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③ 군대의 지휘관 또는 단체·기관의 상급자로서 집단살해죄등을 범한 실효적인 지휘와 통제하에 있는 부하 또는 하급자를 수사기관에 알리지 아니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전문개정 2011. 4. 12.]

국제 형법에서는 지휘관이 전시범죄에 대하여 억제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하지 않을 경우 처벌하는 조항을 별도로 마련하고 있다. 이는 지휘관이 휘하장병들에 지는 책임을 명시함으로써 그들이 상부에서 내려온 범죄 명령을 무조건적으로 따르지 않게끔 하기 위해서이다.

독일 연방군에서는 이러한 동조 효과를 막기 위해 민주국가의 시민으로써의 자아상을 올바르게 확립한 개별 군인의 양심에 따른 불복종을 인정한다. 이를 제복을 입은 시민 개념이라 한다.
§ 11 순종
(1) 군인은 상관에게 복종해야 한다. 그는 최선을 다해 명령을 완전하고 성실하며 신속하게 수행해야 한다.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명령이나 공식적인 목적을 위해 주어지지 않은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불복종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것이 이런 종류의 명령이라는 잘못된 가정은 군인이 오류를 피할 수 없고 그에게 알려진 상황을 고려할 때 법적 구제책으로 명령에 맞서 자신을 방어할 것으로 기대할 수 없는 경우에만 군인을 책임에서 해방시킨다.
(2) 범죄 행위가 발생할 경우 명령에 따르지 않을 수 있다. 부하가 어쨌든 명령을 따르는 경우, 그 결과로 범죄 행위가 저질러지고 있음을 알고 있거나 상황을 통해 명백한 경우에만 유죄이다.
(3) 명령을 구성하지 않는 공식 명령을 발부할 권한이 있는 자에 대해서는 연방공무원법 제62조 1 항 및 제 63 조가 그에 따라 적용된다.
§ 22 명령의 구속력, 오류
(1) 제19조부터 제21조까지의 경우, 명령이 구속력이 없는 경우, 특히 명령이 공식적인 목적을 위해 주어지지 않거나 인간 존엄성을 침해하는 경우 또는 명령에 따라 형사 범죄를 초래하는 경우 부하는 불법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부하가 명령이 구속력이 있다고 잘못 가정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
(2) 하급자가 명령을 수행하면 범죄가 발생할 것이라고 잘못 생각하여 명령을 따르지 않는 경우, 오류를 피할 수 없었다면 제19조부터 제21조까지의 규정에 따라 기소되지 않는다.
(3) 하급자가 다른 이유로 명령이 구속력이 없다고 잘못 생각하여 이를 따르지 않는 경우, 오류를 피할 수 없었고 알려진 상황에 따라 명령을 따른다면 그는 제19조에서 제21조에 따라 처벌되지 않는다. 그에게는 구속력이 없는 것으로 추정되는 명령에 맞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법적 구제책을 사용할 것으로 기대할 수 없다. 만약 그에게 이것이 예상된다면, 법원은 제19조부터 제21조까지에 따라 그를 처벌하지 않을 수 있다.

3. 실제 사례

사실상 거의 모든 전쟁범죄학살이나 특정 부정에 관한 재판이나 책임 추궁에 필연적으로 나오는 변명이다.
  • 15세기 부르고뉴 전쟁에서 민간인 학살을 저지른 페터 폰 하겐바흐라는 부르고뉴 기사가 신성 로마 제국전범 재판에서 용담공 샤를의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고 항변했지만 "용담공이 시켰다는 근거가 없고, 기사라면 당연히 막았어야 한다"는 이유로 유죄를 선고, 결국 처형당한 사례가 있다. 최초의 국제 전범재판이라고 한다.
  • 오노다 히로오 - 전쟁이 끝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주어진 명령을 따르며 무려 1974년까지 홀로 싸워 왔으며 이 과정에서 무고한 민간인들도 살해했다.
  • 장칭 - 재판에서 "나는 마오쩌둥의 개였다. 그가 물라고 하면 나는 물었다."라고 변명했다.
  • 윤석열 정부 비상계엄의 핵심 수뇌부인 육군참모총장 박안수는 위헌적 포고령에 이상함을 알았지만 명령에 따랐고 몰랐다고 변명하고 곽종근은 육군특수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인터뷰시 잘못됨을 알았지만 최대한 소극적으로 따르는 선에서 끝내는 등 명령 따랐다는 한계에 벗어나지 못했다.

4. 대중매체에서

악당이 이 말을 하면서(위에서 시키는 대로 했다) 목숨을 구걸할 경우 매우 높은 확률로 사망 플래그가 된다. 다만 등장인물이 그렇게까지 악인이 아니라면 진심으로 반성하거나 고뇌하다가 각성하는 경우도 있다.

혹은 반대로 부하들은 내가 시키는 대로 한 죄밖에 없다며 아래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이 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 어차피 자기는 죽음이나 중형을 피할 수 없으니 부하들이라도 어떻게든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의인인 경우도 있고, 악당이 마지막에 자신의 죄를 참회하거나 혹은 그래도 부하들은 나름대로 아꼈다는 마지막 인간성을 드러낼 때 쓰이기도 한다.
  • 글래디에이터(영화) - 근위대장인 퀸투스는 군인으로써 명령을 따를 뿐이라며 막시무스를 배신하고 콤모두스 황제에게 충성하지만 계속되는 황제의 악행에 스스로에게 의문을 품고 결국에는 마지막 결투에서 막시무스를 도와준다.
  • 드래곤볼 Z - 자봉베지터의 주먹에 배가 뚫리는 치명상을 입자 프리저의 명령에만 따랐을 뿐이라며 같이 힘을 합쳐 프리저를 죽이자고 구차하게 목숨을 구걸하고 애원하지만 베지터는 쿨하게 무시해 버리고 그 상태로 자봉의 기공포를 쏴 끔살시켜 버린다. 정작 사이어인을 몰살하자고 적극적으로 건의한 게 자봉이었다.
  • 북두의 권 - 종종 켄시로에게 악당들이 이런 말을 하며 빌어도 이미 죽어있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 스타워즈 시리즈 - 오더 66. 이를 대표하는 말은 "훌륭한 군인들은 명령을 따른다."(Good Soldiers Follow Orders.) 다만 이는 조금 특수한 경우로, 집행자인 클론 트루퍼들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만들어졌을 때 머리에 심어진 생체 칩에 의해 강제적으로 집행되었으므로 렉스처럼 저항하려고 애를 써도 생체 칩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은 이상은 무조건적으로 오더 66를 집행할 수 밖에 없었다.[3]
  • 어 퓨 굿 맨
  • 얼음과 불의 노래 - 킹스가드 메린 트란트보로스 블라운트는 국왕 조프리 바라테온의 명령에 항변도 없이 산사 스타크를 수시로 폭행했는데 제이미 라니스터가 이에 대해서 추궁하자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고 했다.
  •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 미군과 소련군 함대가 힘을 합쳐 섬의 돌연변이들을 몰살시키려고 하자 에릭 렌셔가 미사일을 반사하는데 찰스 자비에가 "저들은 그저 명령에 따를 뿐인 무고한 사람들"이라고 항변하지만 에릭은 하필이면 홀로코스트 생존자였고 "나는 그런 '그저 명령을 따를 뿐인 무고한 사람들'에 의해 모든 것을 잃어왔다"며 뜻을 굽히지 않는데 그 전에도 영화 초반부에 에릭이 아르헨티나에서 옛 나치 장교들을 추적해 죽이고 다닐 때 한 장교가 "(유대인들을 죽인 건) 난 명령에 따랐을 뿐이다."라고 변명했었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 해리 포터 시리즈 - 죽음을 먹는 자들 일부는 체포되었을때 임페리우스 저주에 걸려 시키는 대로 했다고 변명해 풀려났다.[4]
  • Warhammer 40,000 호루스 헤러시 - 아르겔 탈이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는 건 겁쟁이나 하는 변명이라고 하며 도 이에 동감한다.
  • 태극천자문: 바르그 - 처음에는 디가의 명령이라면 세계수를 불태우는 것도 따랐으나 마지막엔 마음을 고쳐먹고 디가에게 맞선다.

5. 관련 대사

"그들은 수백만의 남성, 여성 그리고 아이들에게 안겨준 불행과 고통에 상당한 책임이 있습니다. 그들은 명예로운 직업인 군인의 명예를 실추시켰습니다. 군사적인 지침 이외에도 히틀러와 나치 동료들의 호전적인 야심은 탁상공론이고 무익했습니다. 이들 중 많은 사람이 명령에 복종하겠다는 군인의 맹세를 조롱했습니다. 자신들의 방어에 적합할 때는 복종해야 했다고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히틀러의 잔혹한 범죄에 직면했을 때는 불복종했다고 말합니다. 진실은 그들이 이 모든 범죄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거나, 침묵하고 묵인했다는 것입니다."
- 뉘른베르크 재판 당시 연합국 재판관이었던 제1대 오크시 남작 제프리 로렌스(Geoffrey Lawrence, 1st Baron Oaksey) 경이 독일군 피고인들에 대해 남긴 평가. 팀 리플리의 《독일 국방군: 제2차 세계대전 독일군의 신화와 진실》 472p에서 발췌.

5.1. 창작물

누구와 어떤 게임을 하든 간에, 영혼만큼은 자신의 것임을 명심하게.
신 앞에서는 변명할 수 없어. 누가 시켜서 했다, 당시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그런 건 안 통하니까.
― 영화 《킹덤 오브 헤븐》에서 보두앵 4세가 주인공인 발리안과 면회하고 같이 체스를 하면서 한 충고
찰스: 저 배 안엔 1,000명이 넘는 죄없는 무고한 사람들이 타고 있어. 그들은 그저 명령을 따랐을 뿐이야.
에릭: 난 그런 '그저 명령을 따르는 자'들에 의해 모든 걸 잃어왔어. 다신 그렇게 되지 않아.
― 영화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에서

피카드 선장: "'난 단지 명령을 따랐을 뿐 입니다.'라는 주장은 우리 역사에서 많은 비극을 정당화하는데 사용되었네. 스타플릿은 상황을 분석하지 않고 맹목적으로 명령을 따르는 장교를 원하지 않네."
―《스타트렉 TNG》에서 피카드 선장이 작전이 끝난 후 부하인 데이터 소령이 명령 불복종으로 징계를 요청하자 한 말.

6. 관련 문서


[1] 그래서 현대 독일군에는 민간인 학살 같은 부당한 명령은 어겨도 된다는 조항을 군법에 박았다.[2] 이런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선 누구나 알듯이 지시를 서면으로든 파일로든 녹취로든 증명해야 한다. 아래 예시에 나오는 전쟁 사례들은 대다수가 서면으로 입증이 됐기 때문.[3] 하지만 처절한 노력으로 아주 잠깐의 시간을 얻은 렉스는 생체 칩에 대한 결정적 힌트를 아소카에게 전해줄 수 있었다.[4] 임페리우스 저주는 타인의 언행을 시전자의 뜻에 따라 멋대로 조종하는 저주이다. 이 때문에 종범들이 임페리우스 저주에 걸렸다며 심신상실을 주장해 풀려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