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내용은 바나나 공화국(영화) 문서 참고하십시오.
1. 개요
Banana Republic주로 중남미에 위치한 농수산물이나 광물 등 채취산업 상품의 수출에만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경제를 가져 그러한 생산품을 독과점하는 대기업 등 국제 자본에 종속된 동시에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국가를 가리키는 경멸적인 표현이다.
하필이면 바나나인 이유는 바나나가 플랜테이션 농업의 대표적인 상징[1]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소설가 오 헨리가 1904년 단편 《양배추와 임금님》에서 온두라스를 모델로 한 가상의 국가인 Anchuria를 바나나 공화국이라고 빗댄 데서 유래한다. 사실 오 헨리가 해당 작품을 쓸 때 갑자기 떠오른 플렌테이션 작물이 바나나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카카오, 설탕, 커피도 만만찮은 열대 플렌테이션 작물이지만 설탕은 오 헨리 시대보다 훨씬 일찍 플렌테이션이 자리잡았고 요즘엔 선진국이나 중진국에서 키우는 사탕무가 양분하고 있다. 카카오와 커피는 제2차 세계 대전 이후에나 농장이 본격적으로 확장되었다.
2. 상세
이런 국가들은 대부분 채취산업 상품을 국제적으로 유통시키는 국제 자본 대기업한테 경제적으로 종속되는 경향이 강하며 1차 생산품들은 직접적으로 수출되므로 전체 국가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2] 오히려 다른 제조업 같은 산업 발달에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국가들은 대규모 플랜테이션 농업으로 외국 대기업에 휘둘리거나 지방 토호의 기반이 되기도 하고, 심지어 해당 작물에 관해서 이해 관계가 깊은 강대국(미국 등)이 정치적으로 개입해서 쿠데타를 지원하거나 더 심하면 직접 점령되어 강대국에 종속되어 버리는 경우도 있다. 하와이가 이렇게 미국 영토가 되었다. 이런 상황에 대해서 비판의식이 솟아오르기도 하지만 권위주의적인 정부로 인해서 개혁의 목소리 자체가 탄압받기도 하고 지방 토호들의 반발로 인해 무산되기도 하고, 기적적으로 저런 상황을 개혁하고자 하는 정부가 들어서도 여소야대, 쿠데타, 내전 등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그 외에는 기타 산업의 발달이 심하게 미비하고 자본 발전을 위한 기타 요소들이 심하게 부족해서 별 수 없이 그냥 농사만 짓는 체제를 유지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세네갈은 땅콩 농사를 그만두면 그 날로 나라 문 닫아야 한다. 국토 대부분이 땅콩 플랜테이션이고 주식인 쌀을 수입해서 먹고 있는데 국가 예산의 상당수가 이자 갚는데 나가고 또 빚을 내서 나라를 꾸리고 있으므로 잠시라도 이자 지불이 늦어지면 예산 집행이 정지되고 최소한의 식량조차 수입할 수 없게 되어 버린다. 굳이 사악한 선진국이 나서지 않아도 돈 빌려준 다국적 자본들(의 거래 담당자) 입장에서는 이러다가 떼이기라도 하면 엄청난 손해를 볼 테니까.
표현과 달리 글자 그대로 바나나 생산국만을 콕 집어 말하는 것은 아니며 지하자원이나 다른 플렌테이션 작물 수출에 의존하는 국가들 역시 포함해서 말한다. 후술하듯 호주도 자기들이 지하자원 수출이 대부분이라며 스스로를 바나나 공화국이 되고 있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천연 자원으로 바나나 공화국이 된 나라들은 특정 계층이나 카르텔, 국제자본이 자원 채굴을 독점하고 있으며 해당 자원과 관련된 산업 발전은 미비하고 자원에서 나오는 이익이 국가적으로 분배가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이유로 결국 특정 계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권위주의적인 정권이 들어서는게 일반적. 경제학적으로는 자원의 저주가 비슷한 개념이지만 바나나 공화국이라는 용어는 지하자원만이 아니라 플랜테이션 농업을 포함하거나 반대로 플렌테이션을 더 집중해서 부각하는 것이다.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낮은 경우도 많다. 농업기술이 발전하지 못했거나, 기껏 수확한 농산물이 인프라 미비에 의해 폐기되는 경우도 잦다.
이러한 기본 의미를 확장하여 공업화되었다고 해도 특정 산업 또는 국가, 기업의 부품 생산에 특화, 종속된 경우 역시 바나나 공화국으로 취급할 수도 있지만 이론적이고 개념적인 논리일 뿐 현실적으로는 딱히 사례가 없다. 특히 종속이론에서 유사한 논지를 전개했지만 한국을 비롯한 몇몇 신흥공업국이 선진국으로 성장한 사실에 의해 논파되었다. 일단 공업화에 성공하면 아무리 특화되어 있다고 해도 공장과 공업노동자로 교육된 노동력을 다른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경제적으로 이러한 상황인 중남미의 국가들의 현실을 빗대서 독재자 및 독재자의 개인 수하들에 의해서 지배되며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국가들을 동시에 지칭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바나나' 라는 표현으로 중남미 국가들이 플렌테이션 의존적인 현실을 가리킨다면 '공화국'이라는 표현으로 중남미 국가들의 겉만 공화국이고 실제로는 독재자와 그 주변 개인들에 의해 지배되는 정치적 불안정성을 가리키는 것이다. 실제로 영단어 Banana에는 '말도 안되는 소리나 행동'이라는 뜻이 있다.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는 세계적인 바나나 생산국이긴 하지만 1차 생산물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는 아니기 때문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
3. 해당되는 국가
- 아프리카의 농업 특산물 수출국 대부분. 특히 세네갈은 과거에는 수수나 조 같은 곡물을 재배했으나 프랑스의 식민지가 후에는 땅콩을 재배해 수출하고 동남아에서 쌀을 수입해오는 기형적인 농업 국가가 되고 말았다. 다른 많은 아프리카 국가가 그렇듯이 빚더미에 깔린 신세여서 산업구조를 개편할 여력이 없다. 여담으로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바나나보다는 주식으로 먹는 플랜틴 생산이 압도적이다. 이것은 오세아니아도 동일하다.
- 과테말라: 유나이티드 프루트 컴퍼니가 이권을 지키려고 아예 쿠데타를 사주했다.
- 니카라과
- 온두라스
- 엘살바도르
- 코트디부아르
- 에콰도르: 바나나를 세계적으로 많이 수출하고 바나나 생산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기 때문에 바나나 공화국 소리를 듣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석유를 수출해서 버는 돈이 훨씬 더 많다. 바나나 수출로 벌어들인 돈이 연 20억에서 30억 달러대인데 석유 수출로 벌어들이는 돈이 저유가로 반토막이 났지만 1년에 100억 달러는 넘는다. 물론 채취산업에만 의존하는 경제라는 점에서 바나나 공화국이 맞다.[3]
3.1. 과거 바나나 공화국이었던 국가들
- 쿠바: 사실 경제 구조의 취약점으로 치면 바나나 공화국과 별 차이는 없으나 쿠바 혁명 이후 미국의 경제 제재로 인해 수출을 못 하게 되어서(...) 다른 바나나 공화국에 해당되는 국가들과 다른 길을 걷게 되었다.
소련의 커피 공화국소련 붕괴 이후에는 농산물 수출이 어려워지고 자급자족 유기농이 보편화되며 커피와 같은 수출용 플랜테이션 작물 재배가 크게 감소하였다. - 필리핀: 델몬트와 Dole, 치카타로 대표되는 열대과일 플랜테이션 규모는 여전히 최상위 수준이지만 현대 필리핀의 주력 수출업종은 전자제품이며 과일 쪽의 비중은 5% 이하로 떨어졌다. 이쪽은 농업 관리에 실패해 농업 자체가 나락으로 떨어진 영향도 있다.
- 하와이 왕국: 미국이 릴리우오칼라니를 폐위시키고 합병해 멸망했다.
4. 일각에서 바나나 공화국이라고 비판받는 국가
실제로는 바나나 공화국이 아니지만 일부 경향으로 인해서 바나나 공화국이라는 표현으로 비판을 받은 적이 있는 나라들이다. 이들 국가는 바나나 공화국과 동떨어진 구조[4]지만 이 때문에 강도높은 비판을 할 때 바나나 공화국이라고 칭하는 것이다.- 러시아: 석유와 천연가스 등 자원 수출이 크게 차지하는 경제력, 권위주의적 정부 등 때문에 바나나 공화국이랑 별 다른 차이는 없다고 실제 영미권 포럼에서 우슷게 소리로 그렇게 까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이와 동떨어져 있다. 가령 러시아는 지하자원들을 그냥 원석이랑 원유로 수출하는 다른 자원국가와 달리 기술력과 공업력을 바탕으로 공장에서 정제하거나 제련 등 가공해 판매하며, 이 때문에 원유가 많이 나도 공장이 부족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정제유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하거나 항공용 티타늄이나 원자력 발전소 연료봉 등 가공된 광물을 미국에서 러시아로부터 대량으로 수입하고 있다. 이처럼 1차산업 기반 경제가 아니라 2차산업 기반 경제라 기술력과 공업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국제 자본이나 다른 강대국에게 휘둘릴 일이 없어서 바나나 공화국으로 보지 않는다.
다만 의외로 물가와 관련하여 말 그대로 바나나 공화국이라는 비아냥이 나오긴 했다. 한국의 국민과의 대화와 유사한 러시아의 TV 프로그램에서 푸틴이 받은 질문 중 "왜 우리나라는 바나나가 사과보다 2배 비싸죠? 뭡니까, 이게. 바나나 공화국입니까?"라는 돌직구가 있었다. 러시아에서는 사과 재배가 가능하여 자급할 수 있고 바나나는 열대과일이라는 특성상 100% 수입이라는 점 때문에 대두되는 일이다. 실제로 러시아의 식량자급률은 많은 부분이 200%이거나 낮아도 자급자족이 가능한 범위인 100% 에 가까운 수치를 보이지만 과일 분야는 열대 과일이 많아서인지 50%를 기록하고 있다.#
- 호주
사실 광물, 농산물 등 1차 산업물이 주요 수출사업이기 때문에 바나나 공화국이라는 표현을 들은 바 있다. 1986년에 당시 재무장관이었던 폴 키팅은 호주의 경제구조나 규모가 바나나 공화국이 되어간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나마 다른 바나나 공화국보다 나은 점은 일단 호주는 이렇게 바나나 공화국 노릇을 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준수한 경제력을 갖춘 데다[5] 중남미와 달리 민주 정부를 갖춘 점, 어느 정도 기술력이 있다는 점 등 국가적 내실이 매우 탄탄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1차 산업을 토대로 3차 산업이 발달해있어 여러 서비스 업이나 기타 산업들로도 돈을 벌고있다.
- 뉴질랜드
뉴질랜드는 호주보다 더하다. 농산물과 낙농제품이 주요 수출산업으로, 선진국 중 유일한 농업 중심 국가이다. 그러다 보니 선진국 가운데 농업보조금이 없는 유일한 국가이다. 국가의 기둥이 되는 주력 사업인데 거기에 보조금을 주는 모양새가 이상하기 때문이다.[6] 그리고 뉴질랜드 역시 위의 호주와 러시아와 비슷한 사례로 1차산업만 발달한 바나나공화국과 달리 관광업이나 영화사업등 3차 산업도 발달해있다.
-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도널드 트럼프 집권기 말에 바나나 공화국이란 표현이 미국 정계에서 자주 쓰였다.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부정선거 음모론에 관해서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가 '바나나 공화국에서나 볼 일'이라고 비판한 적 있다.# 2021년 미국 국회의사당 점거 폭동이 일어나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바나나 공화국에서 선거를 논쟁하는 방식"이라고 개탄했으며 친트럼프 인사였던 마이크 갤러거 하원의원도 "우리는 지금 바나나 공화국에서 볼법한 쓰레기 같은 일을 목격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경제적인 이유로 바나나 공화국 타령을 한 호주랑 반대로 독선적인 측근 위주의 정치와 지지자들을 선동하여 음모론을 퍼트리는 등 트럼프의 문제를 바나나 공화국의 독재정에 빗댄 것이다. 다만 바나나 공화국에 빗대어 비판한 것이지 미국의 국력이나 재력, 국제적 위상, 기술력을 생각하면 바나나 공화국인 것은 아니다. 특히 산업구조도 1차 산업을 통해 버는 돈도 막대하지만 2차 산업과 3차 산업 모두 크게 발달하여 위의 3 나라들은 자원 기반 산업이 모두 망하면 부자나라 반열을 유지하기 힘들지만 미국은 그정도 수준으로는 떨어지지 않을 만큼이라 바나나 공화국 경제와 동떨어져있다.
5. 관련 문서
- 경제학
- 라틴아메리카
- 바나나
- 비교우위론
- 종속 이론
- 규모의 경제
- 트로피코 시리즈: 바나나 공화국 하면 생각나는 클리셰를 전부 담은 의도적인 블랙 코미디성이 짙은 게임 작품이다.
- 백년의 고독
블룬스 TD 5/타워: 인게임에서 타워 건설에 소모되는 자원용 재화를 추가로 생산하는 타워인 '바나나 농장'의 업그레이드 버전 명칭으로 등장한다. 당작은 정치나 경제학과는 무관한 타워 디펜스 장르의 비디오 게임이고 어디까지나 주인공을 위시한 캐릭터가 원숭이인지라 '원숭이는 바나나를 좋아한다'는 속설을 기반으로 단순히 용어를 차용한 것이지만 본 용어는 분명한 멸칭이기 때문에 논란을 피하고자 후속작인 블룬스 TD 6부터는 해당 명칭의 업그레이드 항목이 삭제되었다.
[1] 바나나는 무르고, 벌레가 꼬이고, 쉽게 변질되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짧아 장거리 유통에 적합한 과일이 절대로 아니다. 그래서 바나나의 품종은 엄청나게 다양하지만 대부분의 바나나 품종이 산지에서 소비되는 형태이다. 이런 바나나가 전세계로 퍼질 수 있었던 것은 독점 생산은 물론이고 최소한 국가단위의 유통까지 장악해서 독점 판매하는 거대기업들 때문이다.[2] 반대로 전반적인 국가 산업을 발전시키는 대표적인 산업은 자동차 제조업이다. 자동차 제조를 위한 기타 제조업의 발전을 동원하고 자동차 이용을 위한 도로 정비를 통해 교통도 발전하며 석유 화학 공업 발전 등도 병행된다. 그래서 선진국, 경제대국들은 보통 유명한 자동차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3] 2024년에는 구소련제 무기를 미국에 보내고 미국에게 신형 무기를 받기로 했는데 구소련제 무기의 종착지가 우크라이나라서 분노한 러시아가 바나나 금수조치를 하자 꼬리를 내리고 취소하기도 했다.#[4] 하술하듯 겉보기와 다르게 산업 구조도 동떨어져있다. 때문에 아래의 나라들에서 1차산업 수출품이 갑작이 없어져도 국민들이 굶어 죽지는 않는다. 부자나라에서 입에 풀칠하는 나라로 바뀔 뿐이지...[5] 현대 산업의 근간이 되는 자원인 석유, 천연가스, 석탄, 철광석, 구리를 모두 생산하고 있으며 그 생산량 모두 전 세계 최상위권에 속한다. 특히 석탄의 생산량은 세계 1위이고, 천연가스 역시 아직 개발이 더디다 뿐이지 본격적으로 생산을 시작한다면 세계 2위의 생산량을 달성할 수 있을 만큼 그 매장량이 어마어마하다고 추정된다. 다만 호주의 부동산 쪽은 중국 자본이 크게 한 자리 하고 있으며 대중 무역의존도가 상당히 높다는 것이 약점이긴 하다.[6] 실제로는 농업보조금이 있었지만 농민들의 방만경영을 불러오는 부작용이 생겨 폐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