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27 23:52:21

냉소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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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역사3. 원인4. 문제점 및 비판5. 관련 문서

1. 개요

冷笑主義 / Cynicism

냉소주의는 개인을 지배하는 거대 질서인 정부 체제, 사회 조직, 인간 관계, 국민성, 기타 정책 등을 비난 또는 자조하면서 그 현상을 비관적, 염세적,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사상이다. 흔히 경제 불황이 찾아오거나, 정치 안정성이 크게 저하되어 있거나, 구성원 간 갈등이 심해 분열되어 있는 사회에서 이런 냉소주의가 유행한다. 냉소주의의 대표적인 예시로는 이제 모르겠다, 될 대로 되어라, 이대로 망해버려라 등이 있다.

상황 혹은 문제점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인식하려는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지칭하는게 아니다. 냉소주의는 객관적인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비관적이며 문제에 대한 어떤 대안을 제시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비슷한 것으로는 염세주의가 있다.

2. 역사

냉소주의의 어원이 되는 시니시즘은 본래 제도와 조직으로 얽매인 복잡한 삶을 거부하고, 기존의 인간 사회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믿으며 이를 떠나 자연스러운 생활 양식을 추구하는 사상을 의미했다. 고대 그리스의 키니코스 학파가 주장한 사상(κυνισμός. 영어 cynicism의 어원)으로, 이는 한국어로 견유주의(犬儒主義) 학파라 번역된다. 말 그대로 개와 같이 살겠다는 뜻으로, 이들은 날고기를 먹고 길에서 자기도 했다. 동양의 도교 사상과도 어느정도 유사하다.

근대에 들어서는 이 단어의 뜻이 변하여, 현재의 냉소주의를 뜻하게 되었다.

3. 원인

기업 경영에 있어서 LG경영연구원에서는 냉소주의의 원인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

1) 반복적인 실패의 경험
2) 일시적 유행에 편승한 경영 활동
3) 경직된 소통 창구(커뮤니케이션 채널)
4) 불합리한 조직 문화
5) 리더십 부재

4. 문제점 및 비판

나는 고통인생이란 항상 서로 연관되어 있다고 봅니다. 그러한 고통이 잠시 사라질 때가 있다면 단지 깊은 에 빠져 있을 때뿐입니다. 오만’과 ‘냉소주의’는 깨어 있는 동안 현실의 고통을 잊게 해줄 뿐이지요.
루쉰
All I ask is one thing, and I'm asking this particularly of young people that watch: Please do not be cynical. I hate cynicism. For the record, it's my least favorite quality — it doesn't lead anywhere.
여러분께 단 한 가지만 부탁드리겠습니다. 특히나 젊은이들이 꼭 새겨들었으면 합니다. 냉소하지 마십시오. 저는 냉소주의를 경멸합니다. 저는 진심으로 불평불만이 삶에서 가장 쓸데 없는 기질이라 생각합니다.
코난 오브라이언
절대 절망에 빠지지 마십시오. 절대 냉소주의에 빠지지 마십시오. 후배 여러분들이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것을 피하지 마십시오. 현대 사회에서 모든 자본들은 사람들에게 바보가 되라고 강요합니다. 냉소주의는 사람의 기운을 빼앗아 갑니다. 절대 절망에 빠지지 마십시오. 희망을 가지고 사십시오. 전 여러분 세대에 많은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싸우지 않는다면 죽어서 지하에 있다가도 제가 싸우러 나올 것입니다. 그런 일이 없길 바랍니다. 저는 여러분, 또 이후의 세대가 잘 되는 것을 진심으로 바랍니다.
조세희[1]
To those who can hear me, I say - do not despair. The misery that is now upon us is but the passing of greed - the bitterness of men who fear the way of human progress. The hate of men will pass, and dictators die, and the power they took from the people will return to the people. And so long as men die, liberty will never perish.
지금 제 이야기를 듣는 이들에게 말합니다. 희망을 잃지 마십시오. 우리가 겪는 불행은 그저 탐욕의 스쳐감일 뿐입니다. 인류의 발전을 두려워하는 자들조소에서 비롯된 것일 뿐입니다. 언젠가 증오는 지나가고 독재자들은 사라질 것이며, 그들이 인류로부터 빼앗아 간 힘 또한 제자리를 찾을 것입니다. 인류가 목숨을 바쳐 싸우는 한 자유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찰리 채플린

사회에 냉소주의가 지나칠 정도로 유행하게 될 경우 특정한 사안에 대한 해결 대신 푸념과 비난, 자조를 일삼으며 문제 해결 의욕을 완전히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 냉소주의의 문제 중 하나로 지적된다. 대표적인 예시가 자국 혐오 사상이라고 볼 수가 있다. 한국 사회의 어두운 면이나 부정적인 소식을 접해도 원인이 무엇인지, 자신이나마 뭐부터 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끝에는 어떤 벅찬 결실과 행복이 있을지 같은 기본적인 분석이 아니라 헬조선, 탈조선 등등을 운운하며 그 현상을 관망하고 비난하기만 하지 해결책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못한다. 혹여나 나라가 망할 때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 사람들이 "내 일도 아닌데 내가 알 바냐", "어차피 안 될 텐데 될대로 되라지 뭐" 식의 심리적 방어기제만을 만들며 해결책을 강구하지 않고 비웃으며 관망하는 것에 대해서도 "결국 상황은 나아지는 것 하나 없으며, 구성원들은 현학적 논의를 지속하며 파국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라는 비판이 따른다.

이런 냉소주의를 잘 보여준 말 중 하나가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이다. 개인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뉘앙스가 있다는 점에서 냉소주의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 말과 비슷한 유행어로 누가 칼들고 협박함?이라고 사회나 제도의 문제도 분명하게 하나의 원인이 된 문제임에도 전적으로 개인에게만 책임을 돌려 버린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는 발언도 존재한다. 국가나 사회의 오래된 적폐에 대한 해결 시도나 추진 움직임에 대해서도 "이제 와서 무슨 바람이래니? 지금까지 있는 대로 지들 멋대로 하고 살더니?"라는 비웃음 또한 냉소주의의 한 형태이다.

냉소주의의 가장 극단적인 사례로는 성악설을 곡해하는 미신, 일명 '악의 핏줄'[2]이다. '인간은 원래 악하기 때문에 교정도 불가능하다'는 의미이다. 이는 성악설[3] 이상으로 선인들의 존재와 노력 등을 싸그리 무시한 매우 극단적인 주장이며, 그들이 제시한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결국 "인류 혹은 인종 등의 멸망"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곧 '전쟁, 제노사이드(인종 증오 및 학살 범죄) 등 각종 인권 침탈 행위 혹은 그런 행위을 정당화하거나 옹호하는 비인도적인 행위'라는 매우 잔혹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냉소주의에 대한 이러한 문제점 지적조차도 냉소주의자들에게는 너나 잘하세요라는 한 마디로 일축되고 끝이다. 사회에서 어느 정도 지위가 있는, 지식인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나와서 저출산이나 부동산 문제 대책 같은 사회의 여러 문제점을 해결하자고, 아무리 지금이 힘들어도 내일을 보고 미래를 준비하자며 먼저 나 한 사람부터 인식을 바꾸자고 나서 봐야 "지들은 성공했으니 저런 배부른 소리도 할 수 있겠지. 우린 나라 걱정보다 지금 당장이 걱정인데?", "애 낳는 게 그렇게 행복하고 보람찬 일이면 니들부터 먼저 많이 낳아 보시든가"라고 코웃음부터 치고 본다. 그러니 이런 사람들의 냉소적인 반응을 깨기 위해서 이들을 어르고 달래서 지지를 끌어내야 하는 쪽에서는 더욱 실현 불가능한 장밋빛 이상, 대책없는 낙관들을 늘어놓게 되고, '혹시나 이번에는'이라고 혹했다가 그 이상이 처참하게 깨진 뒤에 더욱 분노해서 콩으로 메주를 쒀도 안 믿는 철저한 불신으로 고착화되는 사람이 늘어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강준만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냉소주의가 지배하는 사회에 만연하는 언어의 인플레이션"이라고 지적하며 "너 그렇게 살면 손해야", "세상이 이렇게 좋은데 왜 너만 그렇게 삐딱하게 보냐?" 라는 식으로 냉소를 '오만하게' 깨거나 부정적으로 배척하려 들지 말고 '겸허하게' 껴안으라고 주문했다. #

5. 관련 문서



[1] 2008년 11월 14일 교보생명빌딩에서 열렸던 기념문집 『침묵과 사랑』 헌정식 및 낭독회가 끝날 무렵에 잠시 한 마디 하겠다고 발언권을 얻어서 했던 말이다. # 이후 조세희는 2011년 7월에 인권연대 12주년 기념강연회에서도 "20대들은 절대 희망의 끈을 놓지 말아라. 냉소주의에 빠지면 헤어나지 못한다. 공동의 일, 공동의 숙제를 해낼 수가 없다. 냉소주의는 우리의 적이 제일 좋아하는 것이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출처[2] '악마의 씨', '악의 혈통' 등으로도 불린다.[3] 성악설은 차라리 "인간의 본성은 악하다. 그러므로 악한 본성을 예악을 통해 끊임없이 교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며 인간의 교화 가능성을 긍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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