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26 16:47:29

열차 운행 도표

1. 개요2. 용어3. 일반적 의미4. 노하우5. 열차지연에 따른 문제6. 관련 문서

1. 개요

Time-Space Diagram
ダイヤグラム, 運行図表
파일:Tokaido Shinkansen diagram 2023.png
도카이도 신칸센의 1일 열차 운행 도표

열차운행도표(列車運行圖表)는 철도 기관사, 항공관제요원, 한국도로공사 직원 등 교통관련 현업 종사자가 사용하는 시간표의 일람. 철도, 도로, 항로 등 선(linear)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모든 집합적 이동, 즉 교통 흐름은 이 다이어로 계획하고 나타낼 수 있다. 철도의 경우 정시성을 유지하게 하는 가장 큰 중요한 체계이자 도구이다.

현재는 국토교통부에 의해 공식적으로 '열차 운행 도표' 라는 용어로 표준화되었다.

2. 용어

diagram. 영어로 다이어그램, 정확히는 시간-거리 다이어그램이라 하는 것을 일본인들이 '다이아(야)그라무'라고 발음하다가 아예 '다이야'로 줄여 말한 것이 한국에 전파되었다. 사전에서는 '철도운행표', 또는 '철도시각표' 등으로 정의하나 잘 쓰이지 않았고, '다이어', 혹은 '다이아'라는 명칭이 철도 현업 종사자들과 철도 동호인들에게 주로 쓰이고 있다.

영어[1]도 아니고 일본어도 아닌 국적 불명의 용어라는 비판이 있었는데, 2018년 8월 국토교통부에서 철도 분야 전문용어 표준화행정규칙이 제정됨으로써 '열차 운행 도표' 라는 용어로 표준화되었다. # 공식적으로는 이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의무사항으로 정해졌으나, 철도 동호인 등에서는 여전히 예전부터 익숙한 '다이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버스나 항공 등 철도 외의 교통수단에서도 곧잘 언급되는 단어이다.

사실 '열차 운행 도표'란 한자어도 일본에서 먼저 사용했다.#[2] 한국과 정반대로 일본에서는 음운 체계 특성상 '렛샤운코즈효'보단 '다이야'가 더 발음하기 쉬었기 때문에 후자가 더 널리 퍼진 것이다.

3. 일반적 의미

일반적인 의미에서 다이어는 표에 해당 열차의 도착과 출발시각을 기록한 것을 말한다. 즉 시간표이다.

인터넷에서 다운받을 수 있는 열차 시간표들에는, 열번이나 열차편성부터 길게는 구간별 운전취급요령까지 담겨 있으며, 어떤 다이어에는 역을 통과하는 통과시간까지 정해져 있다. 이는 급행 이상의 여러 등급의 운용이 잦은 일본의 철도 다이어에서 많이 보인다.

다이어에서 통과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는 경우 급행열차가 더 느리게 가는 역설이 일어난다. 예를 들어 A역을 출발하여 B역을 통과, C역에 도착하는 급행열차가 B역에 보통열차가 정차해 있을 때 B역을 통과해야 하는데, 만약 급행열차의 B역 통과 시간이 설정되어 있지 않다면, B역에서 보통열차가 먼저 출발하게 되어 급행열차가 더 느려지는 기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심하면 통과, 출발시간이 겹쳐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일련의 열차 시간들을 한데 모아서 그래프로 작도를 하게 되는데, 이것 역시 다이어라고 불린다. 즉, 교통공학에서는 다이어를 공간-시간 평면 상의 곡선으로 시각화하여 작도를 한다. 곡선의 기울기는 속력을 의미하고, 기울기가 일정한 곡선 즉 직선은 일정한 속력을 유지하는 열차를 의미한다. 정차중인 열차라면 시간축에 평행한 직선이 될 것이다.

공간-시간 평면에서 하나의 열차는 하나의 곡선을 가진다. 그리고 철도의 경우 열차의 시간표에 따라 각 지점에서의 열차의 도착 및 출발 시각을 점으로 나타내고 이를 연속적으로 이으면 하나의 선이 되는 것. 만약 열차가 두 대라면 선은 두 개가 되고, 열차가 n대라면 선 또한 n개가 된다. 그래서 해당 노선에 있는 모든 열차들의 출발 및 도착 시간을 확인할 수 있고, 어느 역에서 정확히 교행하고 신호대기해야 하는 것 까지도 알 수가 있다.

만약 노선이 단선이 아닌 복선이라면? 그렇다면 공간-시간 평면을 하나 더 설정하여 다이어를 그리게 된다. 주의할 점은 절대 각 곡선은 교차되어서는 안 된다. 이는 충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하나의 지점에 두개의 선이 모여있으면 이는 두 열차가 같은 지점에 있다는 이야기이고, 상위 등급 열차를 보내주기 위해서 부본선에 대피하는 상황이 아닌 이상, 열차 간 충돌이 일어나야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

다이어 상에서 수많은 곡선을 최대한 빽빽하게 채워넣을수록 선로의 용량이 늘어난다. 그래서 철도 운영기관에서는 되도록 최대한 빽빽하게 다이어를 짜려고 노력하게 된다. 하지만 너무 빡빡하게 짜면 기관사가 정시에 열차를 운행할 수 없게 된다.[3] 철도의 강력한 장점인 정시성은 정확하면서도 현실성 있는 다이어에서 비롯된다.

중간에 분기하지 않는 노선의 다이어가 상당히 깨끗하게 나오는 편이며, 경부선이나 경인선은 전철에 화물열차에 여객열차에 임시열차까지 더해져서 큰 곡선을 볼 수 있다. 경의중앙선의 지하철 배차가 극악이라고 많이 까이지만, 한국철도공사와 많은 철도 동호인들이 설명한 것처럼 경의중앙선에는 지하철 뿐만 아니라 여러 여객열차와 화물열차가 빈번히 다니기 때문에 차를 더 쑤셔넣을 수 없어서 발생한 현상이다.

4. 노하우

수도권 전철 1호선 인천-소요산 시간표를 짠다고 예를 들어보자. 일단 의정부 이북 구간에서 같은 선로를 공유하는 화물, 군사, 그리고 경원선 일반 여객열차 등 1호선 승객들이 승차하지 않는 다른 열차들과 1호선 소요산 착발 전동차의 시간이 겹치지 않게 잘 분배해야 하고, 완행일 지라도 구로차량기지 회송을 위해서는 한번 평면교차하여 급행 선로를 밟아야 하고, 그러면 동인천-용산 급행 시간표도 영향을 받고, 급행선로를 공유하던 화물 및 군 수송열차도 영향을 받고, 영등포-광명 셔틀 또한 급행 선로를 사용하기 때문에 영향을 받고, 그 셔틀이 금천구청역과 광명역 사이에 경부선 본선과 KTX 전용선로를 밟기 때문에 전국의 무궁화호, ITX-새마을, KTX의 시간표가 모두 영향을 받고, 같은 선로를 쓰는 SRT 또한 영향을 받는다.

이렇게 전국 규모로 치밀하게 얽히고 설킨 시간표를 짜는 것은 바둑을 두는 것처럼 몇 수를 건너 계산해야 한다. 몇 수라는 건 다른 노선의 시간표를 고려하는 것도 포함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비상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시간표 분배이다. 1호선 신길역 쯤에서 정전사태든 뭐든 사고가 나서 20분 이상 구로행 종착열차가 지연운행이 되어 광명행 셔틀이 지연된다고 생각해보자. 그 때문에 예약한 KTX를 놓치고 환불 및 재구매하는 사람이 5명일까? 50명일까? 그 동안 광명셔틀에 양보하여 지연된 KTX는 1대일까? 2대일까? 이 답이 다이어 편성에 따라 바뀐다.

다이어를 작성하는 직원들은 그냥 철도 회사 직원이 아니라 국가 안보 및 전략적 차원에서 중요한 인재인지라 철도 회사에서 받는 대우도 파격적이다. 특히 수학이나 공학 전공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서 재교육 및 계승 작업에 드는 노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철도망 자체가 국가의 전략자산인데 이게 망가질 수도 있는 일이라서 국가 안보를 직접 건드린다는 표현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군사수송 시간을 여객수송 사이에 슬쩍슬쩍 집어넣는 것 말고도 도시의 전반적인 이미지를 결정하는 것이 바로 다이어그램인데, 가령 지하철 배차가 5~7분인 도시와 20~30분인 도시에서 시민들의 활동성이 다르며, 또한 지하철 막차가 12시인 도시, 2시인 도시, 혹은 첫차가 4시인 도시, 6시인 도시는 빨아들이는 전기의 양과 요금이 달라지거니와 새벽에 버스와 택시에서 벌어들이는 경제적인 규모, 새벽까지 여는 고깃집 등 식당의 영업 패턴, 노래방 술집 등 밤문화, 그리고 전반적인 심야 치안 수준까지 모두 달라지게 된다.

사실 여러 노선에 걸쳐 아름답고 복잡한 체계를 만드는 것에는 상당한 노하우가 필요하다. 특히 컴퓨터가 널리 보급된 21세기에도 다이어만큼은 사람이 직접 작도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단선노선에 통근열차 굴리는 수준이라면 컴퓨터의 힘을 빌릴 수 있게 되지만, 경부선같은 크고 복잡한 다이어는 컴퓨터로 작도하기도 버거울 정도.

도시 인구의 규모와 흐름은 시민들의 출생, 사망, 국내 이사, 직장인들의 취직, 이직, 실직, 대학생들의 입학, 자취, 졸업 등으로 그때그때 조금씩 바뀌기 때문에 한국철도공사에서는 1년마다 다이어를 새로이 짜며, 이 다이어를 짜는 사람이 단 2명이다.[4] 고참의 사수가 여객철도를, 부사수가 화물철도와 임시열차를 작도하고 있다고 한다. 다이어는 1인 작성이 원칙인데, 이는 여러명이서 한 개 노선에 대해 작도를 하다 보면 각자의 의견차로 꼬이게 될 수 있기 때문. 컴퓨터는 보조도구로 쓰고 직접 손으로 자 대가면서 작도하고 있다고. 다음 레일플러스 철도 동호회에 화물열차 담당자가 관련 글을 직접 올려서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관련 링크

두 개 이상의 기관에서 관리하는 노선이 걸쳐있는 직통운전 열차는 가장 비중이 높은 쪽에서 일괄적으로 짠다. 예를 들면 수도권 전철 1호선한국철도공사 단독, 수도권 전철 3호선수도권 전철 4호선, 수도권 전철 7호선, 수도권 전철 8호선서울교통공사 단독, 서울 지하철 9호선서울시메트로9호선 단독이다. 단, 안산선 화물열차나 기타 회송열차 및 임시관광열차는 서울교통공사가 짜준 다이어 사이사이에 끼워넣는 형태로 한국철도공사가 따로 짠다.

현재까지 다이어를 짜는 컴퓨터 알고리즘을 구현하기가 힘든 것은, 너무 많은 경우의 수에 대해 수많은 제약을 점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과 기계학습 등 컴퓨터과학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인해 머지 않아 다이어 짜는 일에 도전하는 인공지능이 구현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일본에서는 이 다이어를 짜는 사람을 '스지야'(スジ屋)라고 부른다. 다이어에 그려지는 선을 뜻하는 筋(스지)에 직업을 나타내는 접미사 屋(야)가 붙은 것이다.

철도계의 다이어와 비교될 만한 것으로 스포츠계에서도 경기 일정 짜는 것이 철도 다이어 짜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라 한다. 이를테면 KBO 리그 같은 경우, 5월 5일, 즉 어린이날은 무조건 서울종합운동장 야구장에서 두산 베어스LG 트윈스가 붙도록 해야 하고, 이동일에 따른 거리 계산 등등 이런 것들을 모조리 사람이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부산광역시가 연고지인 롯데 자이언츠가 서울에서 경기하고 그 다음에 홈경기를 하고, 그 직후에 또 서울에서 경기를 한다는 등, 이런 케이스를 최소화해야 한다. 물론 프로야구 일정표는 코레일 다이어보다는 상대적으로 쉽지만, 고정 일자에 해야 되는 등의 돌발변수가 많아서 프로야구 일정 짜는 것도 결국은 유능한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버스 운행에서는 철도와 같이 통과시간까지 일일이 신경쓰는 복잡한 다이어는 없고, 대체로 기종점 출발 시각이나 주요 경유지 출발 시각, 종착 예상 시각 정도만 정해 둔다. 이것을 실제 운행 차량과 연결해 놓은 것을 배차표라고 하는데, 대다수의 회사에서 배차표는 영업비밀로 취급하고 있다.[5] 정거장마다 출발 시각이 정해진 시외버스 등에서 여러 정거장의 경유 시각은 배차표에서만 한눈에 확인할 수 있고 승객용 시각표에는 특정 정거장 기준 출발 시각만 표시해놓는 경우가 많아, 승객용 시각표에서도 정차하는 모든 정거장의 경유 시각을 자세히 알려주는 철도 시각표에 비해 편의성이 떨어진다.[6][例]

5. 열차지연에 따른 문제

물론 이런 정시성을 자랑하는 다이어 또한 어디까지나 열차에 이상이 없고 정상적으로 운행되는 상황을 전제로 하는 것. 그러나 여러가지 사정에 의하여 선행열차가 지연을 먹으면 당연히 후속열차도 지연을 먹는다는 것이다. 한국철도공사는 대부분의 선구에서 한번 지연되어도 워낙에 다이어가 널널한데다가 전기동차의 도입과 전동차의 파워풀한 가감속 성능 덕에 예전에 비하면 그 회복 속도가 매우 빠르다. 그러나 열차운행 시격이 몇분 정도인 경우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 땐 한번 지연되면 파급효과가 엄청나다. 앞차가 2분만 지연되어도 뒷뒷차는 역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터널 내에서 "우리 열차는 신호관계로 잠시 정차하겠습니다"가 되는 것이다. 당장 지하철이 1~2분 지연먹은 것도 여기서 비롯되는 점이다.

다이어를 빽빽하게 짜서 후속열차와의 운행간격이 수 분 정도로 좁혀지고 운영기관이 정시운행을 하라고 쪼기 시작하면 철도기관사는 심리적으로 불안해져서 사고 가능성이 높아진다. 결국 JR 후쿠치야마선 탈선사고같은 대형 사고가 터지는 것.[8]

6. 관련 문서




[1] 영어로는 주로 Train graph라고 한다. 다만 이것도 전문용어스러운 단어로, 일상적으로는 그냥 Time table이나 Schedule으로 말한다.[2] 코토방크, 번역기 필요[3] 문제는 저렇게 짜놓고 기관사한테 쪼는 경우가 있다는 것.[4] 2022년 기준 한국철도공사 전체 직원 수는 3만 명이 넘는데, 이중에서 딱 2명이니 얼마나 귀하신 몸인지 알 수 있다.[5] 버스(특히 시내버스)는 철도와 달리 여러 노선이 공유하는 구간이 상당히 많다. 따라서 상세 배차를 모두 공개하면 경쟁사 노선이 승객을 뺏어갈 위험성이 크다. 지금은 준공영제가 보편화되어 보기 힘들지만 과거 민영제 시절에는 실제로 승객 나눠먹기 문제로 회사 간 싸움이 벌어지는 일도 있었다.[6] 물론 출발/종착 시각과 일반(평일) 시간 배차 간격/첨두시간 배차 간격/주말 배차 간격을 안다면 배차표는 쉽다. 애초에 기사님한테 배차간격을 물어보면 친절하게 가르쳐 주신다.[例] 부산광역시 시내버스 51번을 예로 들어 보자. 첫차가 4:50, 막차가 22:00, 일반 배차 간격: 8분, 첨두시간: 6분, 휴일: 7분이므로 평일 기준 4:50 4:58 5:06... 이런 식으로 내려가면 된다. 플러스로 각 정류장의 배차표를 구하려면 단 하나의 도착 시간만 있으면 구할 수 있다.(5:06이라는 출발 시각이 있으면 앞으로 4:58 4:50 이렇게 올라가면 되고 뒤로는 방금 말한 대로 내려가면 된다.)[8] 그리고 지금도 게이한신 지역은 여전히 장난이 아니라서, JR 서일본225계의 최고속도를 130km까지 만들고 운행하고 신쾌속이라는 등급까지 만들었을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