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9-21 07:35:50

주님의 기도

파일:다른 뜻 아이콘.svg   이 문서는 가톨릭 교회의 전례와 신심 행사 중 바치는 주님의 기도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주기도문 등에 관한 상세 설명은 아래 문서를 참고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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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주님의 기도 본문: 한국어와 한국 수어3. 주님의 기도에 대한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
3.1. 성경에 기록된 주님의 기도3.2. 복음 전체의 요약3.3.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3.4. 일곱 가지 청원3.5. 마침 영광송
4. 전례 때의 사용
4.1. 영성체4.2. 미사
4.2.1. 라틴 말 노래를 익혀야 하는 이유4.2.2. 주님의 기도를 바치기 전까지4.2.3. 주님의 기도를 바칠 때
4.3. 주님 수난 성금요일 주님 수난 예식4.4. 시간 전례4.5. 공소 예식
5. 전례 밖 신심 행사 때의 사용
5.1. 묵주 기도5.2. 십자가의 길5.3. 『가톨릭 기도서』의 아침 기도5.4. 위령 기도
6. 주님의 기도 본문 왜곡 문제7. 여담

1. 개요


'주님의 기도'(Oratio Dominica 또는 Pater noster)는 가톨릭 교회의 전례와 전례 밖 신심 행사 때 사용하는 핵심 기도이다. 가톨릭 교회는 주님의 기도를 가리켜 '예수님께서 친히 가르쳐 주신 유일한 기도',[1] '복음 전체를 요약한 기도',[2] '가장 완전한 기도'[3] 등으로 표현한다.

2. 주님의 기도 본문: 한국어와 한국 수어

※ 라틴 말 주님의 기도는 이 문서의 라틴 말 노래를 익혀야 하는 이유 문단에 있다. 다른 언어 주님의 기도는 이 문서에 수록하지 않고 주기도문/원문 및 번역 문서로 갈음한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아멘.
『가톨릭 기도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천주교 서울대교구 박민서 베네딕토 신부가 알려 주는 한국 수어 주님의 기도

3. 주님의 기도에 대한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

※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2759항부터 2865항에 걸쳐 주님의 기도에 대해 가르친다. 그중 몇 가지 주제만 뽑고 이를 다시 요약하여 아래에 수록하지만, 가급적 원문(한국천주교주교회의 웹문서 또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전자책)을 읽기를 권한다. 또 가톨릭 교회 교리서 문서에는 가톨릭 교회가 공인한 여러 교리서들의 정보가 있으니, 이들도 함께 추천한다.

※ 『가톨릭 교회 교리서』를 비롯한 가톨릭 교회의 여러 문헌들에는 '우리'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그런데 이러한 문헌들은 기본적으로 독자가 가톨릭 교회 구성원임을 전제로 쓰여져 있으므로, 문헌에 나오는 '우리'에 가톨릭이 아니거나 그리스도교가 아닌 이들이 포함되는지 알기 어렵다. 그래서 아래 설명에는 부득이 '우리'라는 말을 그대로 사용할 수밖에 없음을 밝힌다.

3.1. 성경에 기록된 주님의 기도

예수님께서 어떤 곳에서 기도하고 계셨다. 그분께서 기도를 마치시자 제자들 가운데 어떤 사람이, "주님, 요한이 자기 제자들에게 가르쳐 준 것처럼, 저희에게도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루카 복음 11장 1절. 원문 링크. 성경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이 청원에 대한 응답으로 예수 그리스도는 제자들과 교회에 그리스도교의 기본이 되는 기도를 맡긴다.[4]
마태오 복음 6장 9-13절[5] 루카 복음 11장 2-4절[6]
1.#9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하늘에 계신 저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1.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2.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3.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도 용서하였듯이
    저희 잘못을 용서하시고
  4.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저희를 악에서 구하소서.'"
1.#2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기도할 때 이렇게 하여라.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
  1. 날마다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2. 저희에게 잘못한 모든 이를 저희도 용서하오니
    저희의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루카 복음은 (다섯 가지 청원으로 구성된) 짧은 기도문을 전해 주는 반면에, 마태오 복음은 (일곱 가지 청원으로 된) 좀 더 긴 기도문을 전해 준다. 가톨릭 교회의 전례 전통에는 마태오 복음의 기도문(마태 6,9-13)이 채택되어 사용되어 왔다.[7]

3.2. 복음 전체의 요약

성경의 핵심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2762항
2763항
『가톨릭 교회 교리서』 2763항은 구약과 신약의 관계를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라는 말로 환기시킨다. 이는 성 토마스 아퀴나스의 성체 찬미가 중 하나인 Tantum ergo(지존하신 성체앞에)의 '묵은계약 완성하는 새계약을 이뤘네.'를 떠올리게 한다. 주님의 기도가 마태오 복음 5장부터 7절까지 걸쳐 있는 산상 설교의 한가운데에 있음을 언급하며, 왜 주님의 기도가 '기쁜 소식'인 복음을 넘어서서 성경의 핵심인지를 설명한다. 또 위의 두 언급은 모두 '청원'을 언급한다. 특히 성 토마스 데 아퀴노의 『신학 대전』은 주님의 기도를 통해 사람이 하느님에게 무엇을 청할 수 있고, 어떤 순서로 청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주님의 기도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2765항
2766항
주님의 기도를 가리켜 습관적으로 '주기도문'이라고 하는 한국 천주교 신자들은 이 내용을 꼭 읽어보자. 왜 한국 천주교가 이 기도를 '주님의 기도'라고 부르는지 알려준다. 예수 그리스도는 이 기도를 우리에게 가르쳐 주었으며, 이 기도를 '우리와 함께 하느님 아버지께 바치신다'.[8] 그리고 그 기도가 정말 기도가 되기 위해서 성령의 가르침이 필요하다. 즉 '주님이' 가르치고, '주님이' 함께 바치는 기도이기에 '주님의' 기도이다.

교회의 기도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2767항
주님의 기도는 교회의 모든 전례 기도의 중심이 되었다.[9] 미사와 시간 전례 중에 주님의 기도를 바치며, 미사 밖에서 영성체를 행할 때도 그 첫 순서로 주님의 기도를 바친다. 특히 세례성사, 견진성사, 성체성사가 속하는 입문 성사에 관하여 교회는 다음과 같이 가르친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2769항

가톨릭 교회의 '성체성사'이며 '성찬례'인 '미사'의 양대산맥은 모두가 알듯, 말씀 전례성찬 전례이다. 주님의 기도는 성찬 전례의 감사 기도가 끝나고 영성체 예식의 첫 순서로 바친다. 마치 두 순서의 한가운데에 있는 형태이며, 이는 앞 순서의 요약이요 이어지는 순서를 준비하기 위함이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2770항
2771항

3.3.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하느님의 자녀 되어 구세주의 분부대로 삼가 아뢰오니"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2777항
2778항
'삼가 아뢴다'는 말은 조심성의 표현이면서도, 사실은 대담성을 표현한 말이다.[10]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를 단순히 주종관계로만 본다면 인간이 신에게 '삼가 아뢴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 것이다.

"아버지"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2779항
2780항
2781항
주님의 기도에 성령이 명시적으로 언급되지 않기에 우리는 성령의 역할을 간과하기 쉽다. 그러나 성령은 이 기도를 바치는 사람으로 하여금 성부를 "아빠! 아버지!"(로마 8,15 그리고 갈라 4,6)라고 부를 수 있도록 한다.

"우리 아버지"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2786항
2787항
2788항
즉 '우리 아버지'는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 맺어진 '하느님과 백성'이라는 새로운 상호 소속의 관계를 의미하며, 그 관계는 그리스도를 통한 새롭고 영원한 계약으로 이루어진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성찬 전례의 성찬 제정과 축성문을 떠올릴 수 있으며, 또 Communio(친교)라는 의미의 영성체 예식을 떠올릴 수 있다.

한국어의 '우리'에는 단순한 친밀감을 표현하기 위한 용법이 있다. 그러다보니 '우리 아버지'에 담긴 의미의 무게를 잘 모르고 넘어가기 쉽다. 이러한 언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가톨릭 교회 교리서』 2790항은 "문법적으로, '우리'라는 낱말은 여러 사람에게 공동으로 관계되는 것을 가리킨다."라고 언급하며, 거기에 친교의 의미가 담겨 있다고 가르친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2790항
따라서 진실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우리 아버지'라는 표현은 개신교인들이나 하느님을 아버지로 모시는 다른 종교의 형제들, 나아가 하느님을 '우리 아버지'라고 고백할 줄 모르는 인류 가족 모두에 대한 사랑에까지 우리의 기도를 확장하는 셈이다.[11][12]

"하늘에 계신"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2794항
2796항
한국 천주교 신자들은 이 표현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한국 천주교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을 '천주' 또는 '하느님'이라고 부른다는 점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2794항이 말하듯, 하늘은 하느님의 위엄을 가리킨다. 동시에 하늘은 의로움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러한 '하늘'이라는 표현은 이미 여러 전례문과 기도문에 등장한다:
  • "하늘과 땅에 가득 찬 그 영광!": 「미사 통상문」 31항, 거룩하시도다.
  • "그리하여 이 제단에서 성자의 거룩한 몸과 피를 받아 모실 때마다 하늘의 온갖 은총과 복을 가득히 내려 주소서.": 「미사 통상문」 94항, 감사 기도 제1양식.
  • "하늘의 모후님, 기뻐하소서. 알렐루야.": 부활 삼종 기도.
  • "하늘아, 위에서 이슬을 내려라.": 대림 제4주일 입당송.

3.4. 일곱 가지 청원

청원 전체의 구조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2804항
2805항
전례 밖 신심 행사 중에는 일반적으로 주님의 기도 앞 부분과 뒷 부분을 교우들간의 교송으로 바친다. 앞 부분은 비록 세 가지 청원으로 구성되지만, 실질적으로는 '우리'가 인간적으로 원하는 것보다는 '아버지의 이름, 나라, 뜻'을 추구하는 등 '아버지'가 중점적으로 언급된다. 그리고 뒤에 있는 나머지 네 가지 청원에 가서야 우리가 바라는 바가 보다 직접적으로 언급된다.

관점에 따라서는 미사 시작 예식 끝의 본기도나 시간 전례의 마침 기도가 주님의 기도와 비슷하게 구성된다고 볼 수 있다. 대개 이 기도들은 (1) '하느님', '주님',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처럼 하느님을 먼저 부르고, (2) 하느님의 업적을 기리고, (3) 우리의 청원을 아뢰고, (4) 이를 통하여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를 언급한다. 예를 들어 주님 부활 대축일 낮 미사의 본기도이자 시간 전례의 마침 기도를 이와 같은 형식으로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기도 본문[13] 분석
하느님, → 하느님을 부름
오늘 외아드님께서 죽음을 이기시고 영원한 생명의 문을 열어 주셨으니 → 하느님의 업적을 기림
저희가 주님의 부활 대축제를 지내며 성령의 힘으로 새로워지고 생명의 빛을 받아 → 우리의 청원을 아룀
부활하게 하소서. →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를 언급
미사 본기도 또는 시간 전례 아침/저녁 기도의 마침 기도 끝맺음은 성자 예수 그리스도가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심'을 언급하는데, 공교롭게도 미사 중에 주님의 기도 맺는 환호는 '주님께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있나이다.'이다.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2807항
성경 흐름을 대략적으로 요약하면 '하느님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거룩함을 선물로 주심' → '인간이 죄를 지어 하느님 이름을 욕되게 함' →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인간은 다시 거룩하게 됨'이라는 흐름이 된다. 그리고 여기서 현대 인류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묵상할 수 있다. '우리가 착하게 살면, 하느님의 이름이 찬미를 받으나, 우리가 악하게 살면, 하느님의 이름이 모욕을 당하는 것'[14]이다. 즉 '우리 하느님의 이름이 거룩하신 그만큼, 우리의 삶도 거룩해지도록 기도'[15]하고 그 삶을 살아야 함을 깨닫는다.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2816항
2818항
하느님 나라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의미한다. 우리는 늘 '복된 희망을 품고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16]며, 특히 그 재림이 앞당겨지기를 기원한다. '죽은 이들의 부활과 내세의 삶을 기다'[17]린다. 마찬가지로 그리스도는 하느님 나라, 하느님의 다스림이며, 이는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다스릴 것이기 때문이다.[18]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2822항
2823항
예수 그리스도는 세상에 오며 “하느님! ……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히브 10,7)라고 말하였고, “나는 언제나 아버지께서 마음에 드는 일을 한다.”(요한 8,29)라고 말했으며, 고뇌에 찬 기도를 바치던 중에도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루카 22,42)라고 청하였다. 이렇듯,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의 인간 의지를 통해서, 성부의 뜻이 완전히 그리고 한 번에 결정적으로 이루어졌다.[19]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양자가 된 존재들이다. 성부의 뜻, 곧 세상에 생명을 가져다주는 성부의 구원 계획을 성취하려고, 우리는 우리의 의지를 예수 그리스도의 의지와 결합시켜 줄 것을 성부에게 청한다.[20] 이미 예수 그리스도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마태 7,21)을 행함으로써 하늘 나라에 들어간다고 가르친 바 있다.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2828항
2831항
본격적으로 '저희'라는 말이 등장하는 부분의 첫 청원이다. 사람이 바라는 바를 보다 직접적으로 청하기에 언뜻 보기에는 앞부분보다는 기도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고 느낄 것이다. 그러나 직접적 청원이기에 그에 따른 의무도 진다. 곧, 위 2831항이 말하듯, 나에게 혹은 우리 가족에게 올 '일용할 양식'에 머물러 있는 관심을 세상의 가난한 이들에게도 쏟아야 한다. 이 구절을 바칠 때마다 그들에게도 일용할 양식이 함께 내리기 함께 바라야 한다는 뜻이다.

이 구절은 영적으로 굶주리는 이들의 청원이기도 하다. 사순 제1주일(가나다해 공통)에 우리는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마태 4,4)라는 복음 환호송을 노래하고, 그에 따른 복음을 듣고, 그 내용의 영성체송을 노래한다. 우리가 이 구절을 노래할 때, 물질로서의 양식뿐 아니라 영적 양식인 복음도 함께 청한다. 복음을 청한다는 것은 복음을 전하는 책무도 함께 지는 것이다.

이 구절은 성체성사(미사)와도 연결된다. '오늘'과 '일용할'이 주는 의미를 가톨릭 교회는 다음과 같이 가르친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2836항
2837항
즉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라는 이 구절에서 우리는 날마다 먹을 양식을 청한다. 이 양식은 그리스도인에게는 무엇보다 성찬의 빵을 뜻한다.[21] 주님 수난 성금요일성토요일을 제외한 모든 날에 성체성사(미사)가 있음을 기억해보자. 그리고 이 구절에서 '오늘' '일용할 양식'을 달라고 청원함을 함께 떠올려보자. 그 '일용할 양식'이 그리스도의 몸을 직접적으로 가리킴[22]을 깨닫게 될 것이다.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2838항
이 청원을 바칠 때마다 이 청원에 있는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를 정말로 실천하는지 생각해보자. 이미 예수 그리스도는 "네가 제단에 예물을 바치려고 하다가, 거기에서 형제가 너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 그런 다음에 돌아와서 예물을 바쳐라."(마태 5,23-24)라고 하였다. 예물을 바치는 행위는 제사를 의미하며 이는 하느님을 향한 것이다. 하느님을 향한 제사가 합당히 거행되기 위한 첫 조건조차도 '화해'를 언급하였다. 하물며 비천한 인간의 죄의 용서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화해와 용서의 중요성을 교회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2840항
2843항
어쩌면 인간 개인뿐 아니라 교회도 화해와 용서라는 키워드에 대해 가책을 느낄 것이다. 과연 역사상 교회가 다른 존재와 갈등이 없던 적이 얼마나 있었는지, 교회는 그들을 용서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그러기에 현대의 가톨릭 교회는 지금도 다른 종교와 끊임없이 대화함으로써 이 청원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에는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에 대한 설명이 먼저 나오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가 뒤에 나오다. 이는 이 부분의 라틴 말이 "dimitte nobis debita nostra, sicut et nos dimittimus debitoribus nostris", 곧,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이며, 『가톨릭 교회 교리서』도 라틴 말로 먼저 쓰여졌기 때문이다.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2846항
2847항
유혹에 동의한 유명한 인물은 인류의 첫 인간인 아담과 하와이다. 그들은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을 먹으면 사람도 눈이 열려 하느님처럼 된다는 뱀의 유혹에 넘어가 결국 죄를 저지른다. 유혹에 동의하지 않고 마침내 유혹을 물리친 유명한 인물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악마로부터 세 가지 유혹을 받는다(마태 4,1-11). 그 유혹은 매우 교활하며 언뜻 듣기에 그럴 듯하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는 그 유혹의 허점을 간파하고 유혹을 물리친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2846항이 말하듯, 하느님은 우리를 악에서 구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스스로 유혹에 동의하지 않고 유혹을 물리치기 위한 우리의 노력도 필요하다. 그 노력이란, 『가톨릭 교회 교리서』 2847항이 말하듯, 유혹을 분별하고 성령을 통하여 유혹을 물리치는 과정에서의 시련을 이겨냄을 말한다.

"악에서 구하소서."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2850항
2851항
일부 가톨릭 신자들은 '사탄이나 악마를 언급하기만 해도 그들이 우리에게 다가온다.'라고 하며 악의 세력에 대한 언급 자체를 꺼린다. 그러나 그 논리대로라면 우리는 주님 만찬 성목요일 저녁 미사 중에 복음(요한 13,1-15)을 봉독하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 복음의 2절에 악마의 존재를 언급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잘못된 믿음은 악을 경계하기 위한 노력조차 게을리 하게 만든다. 심지어 일부 신자들은 악을 추상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악마의 존재 자체를 부정한다. 그러나 이는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에 위배된다.

이 기도에서 가톨릭 교회는 온 세상과 인류가 악으로부터 벗어나기를 기도한다. 교회는 평화의 귀중한 선물과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는 꿋꿋한 인내의 은총을 간청한다.[23] 미사주님 수난 성금요일 주님 수난 예식 중 주님의 기도를 바친 후 사제가 바치는 다음의 기도[24]에 이것이 잘 드러난다.
주님,
저희를 모든 악에서 구하시고
한평생 평화롭게 하소서.
주님의 자비로 저희를 언제나 죄에서 구원하시고
모든 시련에서 보호하시어
복된 희망을 품고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게 하소서.

3.5. 마침 영광송

주의할 것은 여기서 말하는 '마침 영광송'은 감사 기도를 끝맺는 마침 영광송("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과 다르다는 것이다. 주님의 기도에 덧붙여지는 마침 영광송에 대한 『가톨릭 교회 교리서』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2760항
2855항

4. 전례 때의 사용

주님의 기도는 교회의 모든 전례 기도의 중심이 되었다
『간추린 가톨릭 교회 교리서(한국천주교주교회의)』 316면.

4.1. 영성체

파일:상세 내용 아이콘.svg   가톨릭 교회에서는 미사 중에 혹은 미사 밖에서 규정에 따라 영성체를 합니다\. 영성체의 공통 순서와 그 첫 순서로 주님의 기도를 바치는 의미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영성체 문서
번 문단을
영성체를 이루는 공통 순서 부분을
참고하십시오.

4.2. 미사

4.2.1. 라틴 말 노래를 익혀야 하는 이유

날이 갈수록 여러 나라의 신자들이 함께 모이는 기회가 많아지므로 적어도 「미사 통상문」의 몇 부분, 특히 신경과 주님의 기도는 신자들이 쉬운 곡조의 라틴 말 노래로 함께 부를 줄 알면 매우 좋다.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41항. 전자책 링크. 전례문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라틴 말 한국어
Pater noster, qui es in cælis:
sanctificétur nomen tuum;
advéniat regnum tuum;
fiat volúntas tua, sicut in cælo, et in terra.

Panem nostrum cotidiánum da nobis hódie;
et dimítte nobis débita nostra,
sicut et nos dimíttimus debitóribus nostris;
et ne nos indúcas in tentatiónem;
sed líbera nos a malo.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 아래의 왼쪽 표기 대신 오른쪽 표기를 사용할 때도 있다.
cælis → cœlis
cotidiánum → quotidiánum
라틴 말 노래를 익히라고 권장하며 제시하는 대표적 예가 바로 주님의 기도이다. 라틴 말로는 Oratio Dominica보다도 'Pater noster'라고 더 많이 일컬어진다. 위의 가사로 만들어진 노래가 여럿 있을 것이고, 『Graduale Romanum』에도 총 세 가지의 그레고리오 성가 주님의 기도가 실려 있다. 그중 아래 노래가 가장 잘 알려져 있다. 틈날 때마다 익히면 아래 2014년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 동료 순교자 시복식 때처럼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4.2.2. 주님의 기도를 바치기 전까지

미사 중 성찬 전례의 감사 기도로 어떤 양식을 사용하든 감사 기도 중에 성령 청원 기도(Epiclesis)를 바친다. 가톨릭 교회는 봉헌된 예물이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되게 해 달라고 하느님의 능력을 청하며 기원한다.[25]

사제가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 영원히 받으소서."라고 마침 영광송을 바치면, 모든 이가 "아멘."이라고 응답함으로써 감사 기도를 마친다. (한국 교구들에서) 보통 미사 중 신자들은 이 순서까지 무릎을 꿇는다. 이어서 영성체 예식이 시작되고, 무릎 꿇고 있던 신자들은 일어서며, 영성체 예식의 첫 순서로 주님의 기도를 바친다.

이렇듯 감사 기도를 마친 직후이자 영성체 예식의 첫 순서로 바치는 주님의 기도는 성령 청원 기도(Epiclesis)에 담겨 있는 청원과 전구를 요약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영성체로 미리 맛보게 될 천국 잔칫집의 문을 두드린다.[26]

4.2.3. 주님의 기도를 바칠 때

주님의 기도에서 날마다 먹을 양식을 청한다. 이 양식은 그리스도인에게는 무엇보다 성찬의 빵을 뜻한다. 또 이 기도는 죄를 깨끗이 씻어 달라고 간청한다. 그리하여 실제로 거룩한 사람이 거룩한 것을 받게 한다.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81항. 전자책 링크. 전례문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하느님의 자녀 되어, 구세주의 분부대로 삼가 아뢰오니

사제는 팔을 벌리고 교우들과 함께 기도한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사제는 팔을 벌린 채 혼자서 계속하여 기도한다.

주님,
저희를 모든 악에서 구하시고
한평생 평화롭게 하소서.
주님의 자비로 저희를 언제나 죄에서 구원하시고
모든 시련에서 보호하시어
복된 희망을 품고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게 하소서.

사제는 손을 모은다.

교우들은 아래의 환호로 기도를 끝맺는다.

주님께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있나이다.
성찬 전례 중 영성체 예식의 첫 순서로 주님의 기도를 바친다. 이때는 "아멘" 없이 뒤이어 사제의 "주님, 저희를 모든 악에서 ......"가 이어지고, 신자들의 환호 "주님께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있나이다."로 기도를 끝맺는다.

위 지시문에서 '교우들은 아래의 환호로 기도를 끝맺는다.'에 주목하자. 사제의 권고 - 주님의 기도 본문 - 이어지는 사제의 기도 - '주님께 나라와...'가 미사 전례로서의 '주님의 기도'라는 큰 순서를 구성한다는 뜻이다. 이 순서가 끝난 후 사제의 "주 예수 그리스도님, ......"으로 시작하는 평화 예식으로 돌입한다.

4.3. 주님 수난 성금요일 주님 수난 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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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시간 전례

(중략) 모든 전례 전승에서 주님의 기도는, 성무일도의 주요 시간경의 기본 요소가 된다. (중략)
『가톨릭 교회 교리서』 2768항. 원문 링크. 교회 문헌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아침 기도와 저녁 기도 중 청원 기도를 바친 후 주님의 기도를 바친다. 이어서 마침 기도(미사로 치면 본기도)와 강복과 파견으로 시간 전례를 끝마친다. 이때도 미사 전례와 마찬가지로 주님의 기도 끝에 '아멘'을 붙이지 않는다. 사제의 "주님, 저희를 모든 악에서 ......"와 신자들의 환호 "주님께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있나이다."가 시간 전례 때는 모두 없다는 것이 미사와의 차이점이다.

4.5. 공소 예식

주례자가 교우들을 초대하는 방식과 주님의 기도를 바치는 방법은 미사와 같다. 단지 "주님, 저희를 모든 악에서 ......"와 신자들의 환호 "주님께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있나이다."가 공소 예식 때는 없고, 대신 '아멘.'으로 기도를 끝마친다.

5. 전례 밖 신심 행사 때의 사용

○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 아멘.
「아침 기도」의 시작 부분에 있는 주님의 기도, 『가톨릭 기도서』,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주님의 기도 전반부와 후반부를 기도에 참여하는 이들이 주고 받는 형식으로 바친다.

5.1. 묵주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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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십자가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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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가톨릭 기도서』의 아침 기도

『가톨릭 기도서』에 수록된 아침 기도의 첫 순서로 성호경을 그은 뒤 바로 시작하는 것이 주님의 기도이다.

5.4. 위령 기도

한국 천주교 안에서 바치는 위령 기도는 긴 양식과 짧은 양식 두 가지가 있다. 두 위령 기도의 순서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위령 기도 두 양식 모두 후반에 주님의 기도가 있다.
위령 기도 1 위령 기도 2 (짧은 위령 기도)
성호경, 인사
시작 기도
욥 19,1.23-27ㄴ 또는 로마 6,8-9 또는 요한 5,24-29
시편 63(62)
시편 130(129)
시편 51(50)
(성인 호칭 기도)
일반 문상객의 기도 또는 자녀의 기도 또는 친구의 기도
찬미가
주님의 기도
마침 기도
성호경
시작 기도
시편 130(129)
시편 51(50)
기도
주님의 기도
성모송
주님, 아무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에게 비추소서.

아무와 세상을 떠난 모든 이가
하느님의 자비로 평화의 안식을 얻게 하소서.
아멘.

6. 주님의 기도 본문 왜곡 문제

「미사 통상문」에 포함되는 전례문들은 노래로 할 경우에도 결코 변경되어서는 안 된다(교황청 경신성사성 훈령 「전례 쇄신」(Liturgicae Instaurationes), 3항). 다만, 음악적 특성상 불가피하게 같은 낱말을 반복한다거나 조사 등을 적절하게 넣고 빼는 것은 최소한으로 용인될 수 있다.
「한국 천주교 성음악 지침」 19항.
이 문제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이른바 '에레스뚜 주님의 기도'라고 불리는 노래이다. 이 노래를 전례 중 사용할 수 없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주님의 기도 본문이 왜곡되다. 이 문서의 주님의 기도에 대한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 문단의 언급처럼, 주님의 기도는 (1) 일곱 가지 청원으로 구성되며 (2) 각 구절과 단어 하나하나가 가톨릭 교회의 핵심 교리와 연결된다. 그런데 에레스뚜 주님의 기도는 가톨릭 교회의 주님의 기도 본문을 심하게 변형한 것을 가사로 삼는다. 이거 하나만으로도 「한국 천주교 성음악 지침」 19항에 걸리므로 에레스뚜 주님의 기도를 전례 안에서 사용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이미 충분하다. 에레스뚜 주님의 기도에 누락된 기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에레스뚜 주님의 기도 판본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의 '거룩히': 이 단어는 가톨릭 교회가 바치는 주님의 기도의 기원이 되는 마태오 복음 6장과 루카 복음 11장에도 모두 등장한다. 그런데 정작 에레스뚜 주님의 기도에는 빠져 있다.
    •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에레스뚜 주님의 기도 많은 판본은 이 구절 전체가 없다. 주님의 기도에서는 그리스도의 재림을 통한 하느님 나라의 궁극적 도래를 주요하게 다룬다.[27] 이 점을 생각한다면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를 통째로 제외한 노래는 전례 중에 사용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의 '오늘': 이 말은 하느님의 말씀과 그분 아들의 몸에 관계된 것인 만큼, 이 오늘'은 우리의 현세적 오늘뿐 아니라 하느님의 '오늘'인 것이다.[28]
    •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이 구절은 거의 모든 판본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주님의 기도에서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는 홀로 존재하지 않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와 함께 있다. 이는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라는 부분에 따라, 먼저 우리가 이 요구 사항을 충족하지 않는 한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라는 우리의 청원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는 가르침이 내포된 것이다.[29] 즉 우리의 청원은 미래를 향하나, 우리의 응답이 그 청원에 앞서야 함[30]을 의미하므로,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는 결코 누락되지 않아야 한다.
  • 그 변형된 본문마저 판본에 따라 다르다. 영성체의 첫 순서로 주님의 기도를 바친다는 점을 떠올려보자. 영성체는 우리와 그리스도의 일치를 증진시켜 주며,[31] 그 첫 순서인 주님의 기도는 "'우리' 아버지"라는 표현으로써 모든 이들의 일치를 확인하고 기원한다. 그런데 에레스뚜 주님의 기도는 Eres Tú 문서에도 정리된 것처럼 성당이나 공동체마다 노랫말이 조금씩 다르다. 그리스도인들의 일치를 이루는 것도 시급한 마당에 정작 같은 곡조 안의 노랫말이 한국 천주교 안에서조차 통일되지 않는다면 그건 일치를 해치는 것이다.
  • 공인되지 않은 창작 가사가 추가되다. 노래 후반의 '영광이며 사랑이신 우리 주님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는 전례서에는 없는 창작 가사이다.
    • 영광송과 비교: 이 창작 가사는 전체적으로는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으로 바치는 '영광송'과 매우 유사하지만, 완전히 동일하지 않다. 그마저도 전례(미사, 시간 전례 등 모두 포함) 중에 주님의 기도에 바로 이어 이 '영광송'을 바치는 경우는 없다.
    • 미사 중에 바치는 환호와 비교: 미사 중에는 주님의 기도를 바치고 잠시 후 "주님께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있나이다."를 바친다. 과연 에레스뚜 주님의 기도에 나오는 창작 가사가 그 환호를 대신할 수 있을까? 먼저 미사 중의 주님의 기도와 환호가 진행되는 순서를 살펴보자. 주님의 기도 본문을 바치고 사제의 기도 "주님, 저희를 모든 악에서 구하시고 ……"를 바친 다음에서야 신자들이 "주님께 나라와 ……"라고 응답한다. 에레스뚜 주님의 기도 후반에 "주님께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있나이다."가 정확히 삽입되더라도 이 노래는 「미사 통상문」에 제시된 형식을 따르지 않으므로 미사 전례 안에서 부를 수 없는 이유는 충분하다. 심지어 현존하는 창작 가사는 "주님께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있나이다."와는 상당히 다르다.
  • 그밖의 이유: 곡의 태생 자체가 교회 바깥의 세속 음악이다. 따라서 작곡 목적이 거룩한 전례와 방향을 달리한다.

에레스뚜 주님의 기도 외에 한국 천주교 성직자/수도자/평신도가 작곡한 '주님의 기도'라는 제목의 곡 중에도 「미사 통상문」에 제시된 기도를 그대로 담지 않고 변형한 노래들이 있다. 이들도 「한국 천주교 성음악 지침」 19항에 의해 미사 전례 안에서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성직자와 수도자와 성가 봉사자들은 주님의 기도 본문을 잘 보존한 노래를 선별하여 사용해야 한다.

그렇다면 주님의 기도를 온전히 보존하지 않는 노래들을 전례 밖 신심 행사 때 사용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금지 규정은 없다. 다만 이러한 노래들을 전례 중에는 사용할 수 없음을 늘 기억하면 좋다. 또 전례 밖이라고 할지라도 주님의 기도 본문을 변형한 노래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노래가 주님의 기도 본문을 그대로 담지 않는다면, 노래하는 이들은 잘못된 기도를 외울 위험이 있으며, 주님의 기도에 담긴 가톨릭 교회의 심오한 교리를 깨달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설명은 다른 기도를 가사로 삼는 노래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7. 여담

  • 한국 천주교에서의 쓰임을 보면, 재미있게도 전례 때는 모든 이가 다 함께 바치지만, 전례 밖에서는 전반부와 후반부를 서로 주고 받는 형식(이른바 '계응')으로 바친다.
  • 매우 중요한 기도이기에 첫영성체 교리나 예비 신자 교리 때 성호경과 더불어 제일 먼저 가르치는 기도이다.
  • 1990년대 중반 「미사 통상문」 개정 전까지 사용했던 기도문의 제목과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른 기도에 비해 변동 폭이 상대적으로 적었기에 미사곡 개작 작업이 상대적으로 수월했고 교우들도 새로 바뀐 기도문과 노래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주의 기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그 나라임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우리가 용서하듯이
우리 죄를 용서하시고,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말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그러나 뒤이어 바치는 기도는 변경 전과 후가 많이 다르다. 이로 말미암아 『가톨릭 성가』 389번의 앞부분 곡조는 예전과 완전히 달라져서 현재의 "주님께"가 된다. 이 기도를 사용한 다른 노래들은 대체로 '영원히'를 반복하는 식으로 대응했다.
우리 주 천주께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세세에 있나이다.
  • 지금은 미사에서 사제와 신자들이 함께 주님의 기도를 바치지만, 트리엔트 미사 중에는 사제 혼자서 주님의 기도를 독송하고 마지막 부분인 악에서 구하소서(sed libera nos a Malo)만 신자들이 바친다.
  • 한국 천주교 신자들 중 『가톨릭 성가』 387번에 수록된 주님의 기도를 모르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교구나 수도회의 대부분의 공동체에서 의무 축일 교중 미사 중에 이 곡을 부르기 때문이다. 작곡자는 수원교구 이종철 신부(베난시오, 1980년 수품)이다. 그리고 이종철 신부는 그 곡 외에도 제법 많은 한국 천주교 신자들이 기억할 주님의 기도를 한 곡 더 작곡한 바 있다:



[1] 『가톨릭 교회 교리서』 2765항과 『간추린 가톨릭 교회 교리서(한국천주교주교회의)』 316면.[2] 『가톨릭 교회 교리서』 2761항과 2774항.[3] 『가톨릭 교회 교리서』 2763항과 2774항.[4] 『가톨릭 교회 교리서』 2759항. 원문 링크. 교회 문헌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5] 원문 링크. 성경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6] 원문 링크. 성경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7] 『가톨릭 교회 교리서』 2759항. 원문 링크. 교회 문헌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8] 『간추린 가톨릭 교회 교리서(한국천주교주교회의)』 316면.[9] 『간추린 가톨릭 교회 교리서(한국천주교주교회의)』 316면.[10] 『간추린 가톨릭 교회 교리서(한국천주교주교회의)』 316면.[11] 『가톨릭 교회 교리서』 2792-2793항.[12] 『간추린 가톨릭 교회 교리서(한국천주교주교회의)』 317면.[13] 『로마 미사 경본』 361면, 주님 부활 대축일 낮 미사 72항. 전자책 링크. 전례문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14] 『설교집』 성 베드로 크리솔로고, 『가톨릭 교회 교리서』 2814항.[15] 『설교집』 성 베드로 크리솔로고, 『가톨릭 교회 교리서』 2814항.[16] 『로마 미사 경본』 634면, 「미사 통상문」 125항.[17] 『로마 미사 경본』 550면, 「미사 통상문」 18항,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18] 『주님의 기도 해설』, 성 치프리아노.[19] 『가톨릭 교회 교리서』 2824항.[20] 『가톨릭 교회 교리서』 2825항.[21]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81항.[22] 『가톨릭 교회 교리서』 2837항.[23] 『가톨릭 교회 교리서』 2854항.[24] 「미사 통상문」 125항. 전례문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25] 『한국 천주교 예비 신자 교리서』(한국천주교주교회의), 「미사 통상문」.[26] 『가톨릭 교회 교리서』 2770항.[27] 『가톨릭 교회 교리서』 2818항.[28] 『가톨릭 교회 교리서』 2836항.[29] 『가톨릭 교회 교리서』 2838항.[30] 『가톨릭 교회 교리서』 2838항.[31] 『가톨릭 교회 교리서』 1391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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