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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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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전례의 의미3. 전례와 대중 신심의 구별
3.1. 전례로 간주되는 행위3.2. 대중 신심
4. 전례는 누가 거행하는가?5. 전례는 언제 거행하는가?6. 전례는 어디서 거행하는가?7. 전례는 어떻게 거행하는가?
7.1. 언어7.2. 말씀7.3. 동작7.4. 노래7.5. 전례의 '어떻게'와 관련된 참고 문서
8. 전례는 왜 거행하는가?
8.1. 신비의 증언8.2. 성부, 성자, 성령을 통한 계명의 실천
9. 전례가 되기 위한 핵심 요건10. 다른 그리스도교에서의 비슷한 개념

1. 개요

가톨릭 교회의 전례(Liturgia)는 가톨릭 교회가 하느님에게 드리는 공적 예배이다.[1]
※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1066항부터 1690항에 걸쳐 전례란 무엇이며 누가 언제 어디서 전례를 어떻게 왜 하는지 가르친다. 아래 내용은 『가톨릭 교회 교리서』 1066~1690항의 요약지만, 가급적 원문(한국천주교주교회의 웹문서 또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전자책)을 읽기를 권한다. 또 가톨릭 교회 교리서 문서에는 가톨릭 교회가 공인한 여러 교리서들이 있으니, 이들도 함께 추천한다.

2. 전례의 의미

전례(典禮)라는 말은 본래 '공적인 일', '백성들의, 백성들을 위한 봉사'를 뜻한다. 그리스도교 전통에서는, 하느님의 백성이 “하느님의 일”에 참여함을 의미한다. 우리 구속주이시고 대사제이신 그리스도께서는 전례를 통해서, 당신 교회 안에서, 교회와 더불어, 교회를 통하여 우리의 속량을 위한 일을 계속하신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1069항. 원문 링크. 교회 문헌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신약 성경에서 '전례'(Leitourgia)라는 단어는 하느님에 대한 예배의 거행뿐 아니라 복음 선포와 사랑의 실천도 가리킨다. 이 모든 경우가 하느님과 인간에게 봉사함을 뜻한다.[2]

3. 전례와 대중 신심의 구별

3.1. 전례로 간주되는 행위

교회가 하느님께 드리는 공적 예배. 교회가 성경이나 성전(聖傳)에 의거해 공인한 의식으로, 미사와 성사 및 준성사, 성무일도(시간 전례), 성체행렬, 성체 강복 예절 등도 전례에 포함된다. (중략)
「전례」,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이 설명에서 전례 행위라고 명시한 예식들은 다음과 같다.또 위 설명에는 명시되지 않았지만, 주님 수난 성금요일의 주님 수난 예식도 전례이다.

3.2. 대중 신심

가톨릭 신자들이 익숙하게 바치는 십자가의 길이나 묵주 기도는 전례가 아닌 대중 신심에 속한다. 먼저 '대중 신심'의 범위를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1674항
이러한 신심 행위를 가리켜 위 1674항은 '성사 생활을 둘러싼 다양한 형태의 신심 행위'라고 말함으로써 그게 전례 행위는 아님을 드러낸다. 이는 아래의 1675항을 통해 보다 명시적으로 표현된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1675항
가령 어느 성당에서 시간을 내서 떼제 공동체의 기도 방식으로 기도 모임을 한다고 하면 이는 신심 행위일 뿐 전례 행위는 아니다. 이 말은 그 기도 모임이 권장되거나 권장되지 않는다는 가치 판단을 뜻하지 않는다. 그렇더라도 가톨릭 교회의 공적 예배 행위인 전례는 대중 신심보다 늘 우선되므로, 이러한 신심 행위는 전례를 중심에 두고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4. 전례는 누가 거행하는가?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1136항
전례 거행 주체의 알파와 오메가는 결국 대사제인 예수 그리스도이다. 그리고 여기에 참여하는 지체는 천상 교회와 지상 교회이다.[3] 먼저 천상 전례의 거행자는 다음과 같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1138항
이러한 신비가 잘 드러나는 요소 중 하나가 미사거룩하시도다이다. '거룩하시도다'를 노래하는 표면적인 주체는 미사에 참여한 '사람들'이지만, 실제로는 '거룩하시도다' 직전의 사제의 기도(감사송)에 드러나듯, 하늘의 모든 성인과 천사가 함께 노래한다. 비단 '거룩하시도다'나 이를 포함하는 미사뿐 아니라 가톨릭 교회의 모든 전례 거행은 예수 그리스도가 '천주의 성모와 사도들과 모든 성인과 이미 하늘 나라에 들어간 사람들의 무리와 더불어'[4] 거행한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1140항
한편 지상에서 성사 전례를 거행하는 이들은 그 전례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이다. 여기서 교회는 전례에 참여하는 '지체가 모두 같은 기능을 하고 있지 않'[5]으며 바로 위의 1140항의 언급처럼 '교회의 각 지체는 위계와 임무와 실제 참여의 차이에 따라 각기 다른 모양으로 관여한다.'라는 점을 분명히 강조한다. 곧 보편 사제직을 수행하는 이들과 성품성사를 받은 이들(직무 사제직을 수행하는 이들)이 맡은 직무가 다르다. 성사의 '주례'는 어디까지나 직무 사제직을 수행하는 이들에게 유보되어 있으며, 그러면서도 보편 사제직을 수행하는 이들이 전례 안에서 맡은 바를 다음과 같이 매우 중히 여긴다.
이러한 결실을 얻으려면 각 전례 회중의 본성과 환경을 고려하여 거행 전체를 알맞게 조정해야 한다. 그리하여 신자들의 믿음과 희망과 사랑에 불타 몸과 마음으로 의식적이고 능동적으로 완전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회는 이러한 참여를 바라고 있고, 거행의 본성 자체가 이를 요구하며, 그리스도교 백성은 세례의 힘으로 이렇게 참여할 권리와 의무를 지닌다.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18항. 전자책 링크. 전례문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전례 중 제일 중요한 미사의 주례는 늘 사제가 맡는다는 점만 흔히 기억한다. 그러나 교회는 다음과 같은 지시를 통해 합당한 미사를 이루기 위해서는 평신도 보편 사제직의 역할도 필요하다고 밝힌다.
정당하고 합리적인 이유가 아니면, 봉사자도 없고 적어도 몇 사람의 신자도 없는 미사는 거행하지 말아야 한다. (중략)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254항. 전자책 링크. 전례문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전례에 참여하는 이들이 전례 거행에 이렇게 수품 여부에 따라 다른 모양으로 관여한다는 점은 미사의 각 요소를 담당할 수 있는 사람을 세세하게 지정하는 『로마 미사 경본』의 여러 지시로부터도 알 수 있다. 가령 미사/말씀 전례 문서의 강론은 성직자에게 유보 문단의 언급처럼 평신도는 어떠한 경우에도 강론을 할 수 없다.[6] 이는 '거룩한 교역자들의 특별한 해설 능력이나 신학적 준비 때문이 아니라, 성품성사의 인호를 받아 그들에게만 유보된 임무 때문이다.'[7] 반대로 자비송 문서의 참회 예식 셋째 양식을 바칠 때 문단의 언급처럼 참회 예식의 어느 양식은 사제뿐 아니라 부제나 평신도 봉사자도 선창을 담당할 수 있다.

이는 미사 전례뿐 아니라 전례의 범주에 들어가는 주님 수난 성금요일 주님 수난 예식, 시간 전례, 여러 성사와 같은 다른 전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5. 전례는 언제 거행하는가?

파일:관련 문서 아이콘.svg   관련 문서: 전례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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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의 '언제'를 설명하기 위한 중요한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전례주년과 전례력, 요일, 시간.

가톨릭 교회의 전례주년대림 시기 - 성탄 시기 - 연중 시기 첫째 부분 - 사순 시기 - 파스카 성삼일 - 부활 시기 - 연중 시기 둘째 부분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각 전례 시기는 정해진 날 수 혹은 주간 수를 가진다. 이러한 전례주년 한 해의 첫머리에 있는 대림 시기가 11월 30일 주일이나 이날과 가장 가까운 주일의 제1 저녁 기도부터 시작하므로[8] 가톨릭 교회의 한 해의 전례주년은 그레고리력보다 약 한 달 정도 먼저 시작한다.

또 가톨릭 교회에는 전례력이 있다. 성인들의 대축일/축일/기념일처럼 날짜가 고정된 전례일이 전례력에 기록된다. 전례주년과 전례력, 그리고 요일을 토대로 전례일의 등급과 순위 표에 따라 그날 어느 전례일을 지낼지 결정한다.

가톨릭 교회가 한 해의 흐름 안에서 전례일을 지내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1168항

전례주년을 구성하는 각 전례 시기는 다시 주일과 평일로 구성된다. 미사의 고유 기도문과 고유 독서, 그리고 시간 전례 때 바치는 통상 기도와 고유 기도는 주일과 평일에 따라 배분된다. 그래서 가톨릭 교회에서는 전례력에 특별히 명시된 날(대축일/축일/기념일)이 아니라면, 어느 시기의 몇 주간 무슨 요일인지(가령 '연중 제3주간 수요일', 또는 '부활 제5주간 금요일' 등)로 각각의 전례일을 부른다. 그중 중요한 요일은 당연히 '주일'이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1166항

마지막으로 '시간'을 살펴보자. 앞서 언급한 하나의 전례일은 몇 시부터 몇 시까지일까? 이 문제는 "토요일 몇 시 미사부터 주일 미사로 인정되나요?"라는 질문을 던지는 한국 천주교 신자들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교회는 다음과 같이 답한다.
전례일은 자정부터 다음 날 자정까지이다. 그러나 주일과 대축일의 거행은 이미 그 전날 저녁에 시작한다.
「전례주년과 전례력에 관한 일반 규범」 3항. 전자책 링크. 전례문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주일과 의무 축일 전날 오후 4시부터 주일과 의무 축일의 미사를 집전할 수 있다.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 74조 1항. 전자책 링크. 교회 문헌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이렇게 정해진 '하루'를 교회는 '성찬의 희생 제사와 성무일도로 성화한다.' 그리고 그 하루 안에서 교회 구성원들은 그 시간에 해당하는 기도를 바친다. 신심 깊은 신자들이 아침 기도와 저녁 기도를 (시간 전례이든 『매일미사』나 『가톨릭 기도서』의 기도이든) 바치거나 정해진 시간에 삼종 기도를 바치는 것이 모두 그 노력의 일환이다. 이러한 모든 행위들은 곧 시간의 성화 행위이며, 이것의 근원이 되는 전례가 바로 시간 전례, 곧 '성무일도'이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1174항

이렇듯 각각의 전례는 어느 시기, 어느 날, 어느 시간에 바쳐야 하는지 정해져 있다. 주일 미사를 놓친 적이 있는 이들은 '오늘 미사와 같은 내용의 미사를 주중에 한 번 더 봉헌할 방법은 없을까?' 하고 한 번쯤 생각해봤을 것이다. 그러나 가톨릭 교회가 전례의 '언제'를 제정한 이유는 '오늘'과 '현재'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가르치기 때문이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1165항
600항

6. 전례는 어디서 거행하는가?

거룩한 장소란 하느님 경배나 신자들의 매장을 위하여 전례서가 이 목적으로 규정한 봉헌이나 축복으로 지정된 장소다.
『교회법』 1205조. 원문 링크. 교회 문헌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교회법』은 '거룩한 장소'로 성당, 경당과 사설 예배실, 순례지, 제대, 묘지를 지정한다. 그리고 성당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성당의 하위 개념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성찬례를 거행하기 위하여 하느님 백성은 원칙적으로 성당에 모인다. 그러나 성당이 없거나 작을 경우에는 이토록 큰 신비를 품위 있게 거행하는 데 알맞은 곳에 모일 수 있다. (중략)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288항. 전자책 링크. 전례문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비록 가톨릭 교회가 "영과 진리 안에서"(요한 4,24) 드리는 신약의 예배는 어느 한 특정 장소에만 매이지 않는다[9]고 말하지만, 전례를 거행하는 가장 기본적인 장소는 성당이다. 가톨릭 교회가 성당에 부여하는 의미는 남다르다. 전례일의 등급과 순위 표에서 '그 성당의 봉헌일과 봉헌 주년'에 관한 전례일은 대축일 등급을 부여받으며, '그 교구의 주교좌성당 봉헌 주년'에 관한 전례일도 축일 등급을 부여받는다. 이렇게 성당의 봉헌일과 봉헌 주년에 명시적으로 대축일/축일 등급을 지정하는 이유는 그곳이 '하느님의 집'이요, '그리스도를 드러내는 곳'이기 때문이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1180항
1181항

성당에 있는 여러 장소에도 의미가 있으며, 전례의 각 부분은 정해진 장소에서 거행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가령 미사시작 예식은 주례석에서, 말씀 전례는 독서대에서, 성찬 전례는 제대에서 진행된다. 또 성체는 감실에 보관되어야 한다.

7. 전례는 어떻게 거행하는가?

전례에 참여한 이들의 말, 동작, 노래, 그리고 여러 전례용 도구는 가톨릭 교회의 전례를 이루는 여러 중요한 요소이다. 이들을 전례 안에서 어떻게 활용할지가 그 전례를 위한 공적 예식서에 명확히 규정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공적 예배 행위인 전례는 교회의 보편성을 드러낸다.

이러한 모든 '어떻게'는 곧 표징과 상징으로서 전례의 각 요소에 깊은 의미를 부여한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1145항

7.1. 언어

전례를 구성하는 요소로서 말, 곧 언어는 매우 중요하다. 가령 오늘날에는 모국어로 전례를 거행하지만,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진행되던 1960년대까지만 해도 전례는 라틴 말로 거행되었다. 가톨릭 교회가 그때까지도 라틴 말을 고수했던 여러 이유 중 하나를 다음에서 엿볼 수 있다.
(중략) 실제로 많은 이들이 성찬 제사를 거행할 때에 모국어를 사용하도록 허가해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공의회는 이러한 요청에 대하여 교회의 전통 가르침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 그 시대 상황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여겼다. 전통에 충실한 가르침에 따르면, 무엇보다도 성찬 제사는 바로 그리스도의 행위이기 때문에 신자들의 참여 방법에 따라 그 고유한 효과가 달라지지 않는다. (중략)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11항. 전자책 링크. 전례문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신자들의 참여 방법에 따라 그 고유한 효과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곧 '신자들이 사용하는 언어가 (알아듣기 힘든) 라틴 말이라고 그 고유한 효과가 달라지지 않는다'고 간주한다면, 전례문 각각의 요소가 표징으로서 작용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마치 한국인이 다른 나라 성당 전례에 그 나라 말로 참여한다고 성사의 효과가 달라지지 않는 이치이다. 이를 바탕으로 보면, 옛날 가톨릭 교회는 라틴 말 전례문이 담는 표징과 상징이 모국어를 사용함으로써 불완전해질 위험을 우려했다고 볼 수 있다. 한 예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후에 사용된 한국어나 영어 미사 통상문의 '또한 사제와 함께.'('And also with you.')가 2010년대에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And with your spirit.)로 바뀐 것을 보면 그 우려가 반은 맞은 셈이다. 왜 '반은 맞다.'라고 표현하느냐 하면, 결국 교회의 자정작용을 통해 이를 바로잡았기 때문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전례 안에서의 모국어 사용을 허가한 배경은 근본적으로는 위와 동일하다. 아래의 36항 (2)가 모국어 사용에 관한 참으로 자비로워보이는 길을 열어 두었지만, (3)에서는 모국어 사용과 방법에 대해 결정하고 사도좌의 승인 또는 추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전례의 표징과 상징이 모국어로 제대로 표현되는지를 관할 지역 교회의 권위, 동일 언어를 사용하는 인접 지역 주교들, 그리고 사도좌라는 몇 단계를 거쳐서 검토해야 한다는 뜻이다.
1) 라틴어의 사용이, 특수법은 유지되지만, 라틴 예법에서 보존되어야 한다.

2) 그러나 미사 또는 성사 집전 또는 전례의 다른 부분에서 드물지 않게 모국어의 사용이 백성에게 크게 유익할 수 있으므로, 더 많은 여지가 거기에 부여될 수 있다. 주로 독서, 권고, 어떤 기도문과 노래에서, 이 일에 관하여 다음 장들에서 낱낱이 세워지는 규범에 따라 그러할 수 있다.

3) 이러한 규범을 준수하며, 관할 지역 교회 권위는 제22항 2)의 규정에 따라, 또한 사정이 요구한다면, 동일 언어를 사용하는 인접 지역 주교들과 협의를 가져, 모국어의 사용과 방법에 대하여 결정하고, 사도좌의 승인 또는 추인을 받아야 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거룩한 전례에 관한 헌장 - 거룩한 공의회」 36항. 원문 열람. 교회 문헌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가령 한국 천주교는 1967년부터 한국어로 미사를 거행하였다. 그러나 지금의 『로마 미사 경본』과 같은 완전한 미사 경본이 나오기까지는 숱한 우여곡절이 있었다. 여기에는 라틴 말 본문이 담는 표징과 상징이 한국어로 충실히 표현되는지를 검토하고 적절한 한국어를 찾는 과정이 포함된다. 한국어판 『미사 독서』에 사용되는 『전례 시편』을 가다듬는 작업도 그것의 일환이다. 모국어의 아름다움과 고유의 운율을 도모하면서도 전례적인 표징과 상징을 제대로 담아야 하는 작업은 누가 봐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왜 교회가 언어적 표징과 상징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왜 그 오랜 세월 동안 모국어 사용을 허가하지 않았는지를 여기서 알 수 있으며, 20세기를 거치면서 사도좌가 지역 교회에 보내는 신뢰가 그만큼 높아짐도 부수적으로 알 수 있다.

7.2. 말씀

단순히 어느 언어를 쓰느냐를 넘어서서 '하느님의 말씀'이라는 요소는 전례 거행을 위해 결코 빼놓을 수 없다. '전례 행위는 하느님의 말씀이 표현하는 것을 드러낸다.'[10] 가장 중요한 전례인 미사는 이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첫째, 미사 통상문 중에 성경에 근원을 두는 기도문이 매우 많다. 둘째, 미사의 말씀 전례 중에 봉독되는 독서는 주일 3년 주기, 연중 시기 평일 2년 주기로 섬세하게 짜여져 있다. 셋째, 행렬을 위한 입당송이나 영성체송 본문은 절대 다수가 성경에서 왔다. 시간 전례는 이것이 더 극명하게 드러난다. 몇 가지 요소를 제외하면 하나의 시간 전례의 대부분은 말씀으로 도배되어 있다.

특히 가톨릭 교회의 전례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말씀 전례를 중요히 여긴다. 가령 보통 때의 미사뿐 아니라 성찬 전례가 없는 주님 수난 성금요일 주님 수난 예식에도 말씀 전례는 있으며, 주님 부활 대축일 파스카 성야와 성령 강림 대축일 긴 전야 미사는 각각 아홉 개(구약 일곱 개, 서간 한 개, 복음 한 개)와 여섯 개(구약 네 개, 서간 한 개, 복음 한 개)의 말씀을 듣는 말씀 전례가 있다. 이렇듯 교회는 말씀 전례를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1154항

7.3. 동작

미사나 시간 전례 등 가톨릭 교회의 여러 전례는 미사에 참여한 이들에게 정해진 순서에 따라 일어서고, 앉고, 무릎 꿇는 등의 동작을 요구한다. 이러한 동작들도 모두 전례적인 표징과 상징으로 작용한다. 일어서는 동작은 기도하는 자세이자 존경을 표하는 의미를 담는다. 앉는 동작은 말씀을 듣고 묵상하는 자세이다. 무릎을 꿇는 동작은 예수 그리스도에게 마치는 최고의 흠숭 자세이다. 이러한 동작을 (설령 그 미사가 천주교 신자 아닌 이들이 많이 오는 혼인 미사라고 할지라도) 편의에 따라 함부로 생략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이들 동작이 지니는 표징과 상징이 전례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1155항

위에 열거한 것은 신자들의 행위이다. 전례를 구성하는 요소로서의 동작의 범위는 훨씬 넓다. 예를 들어 미사에 필요한 동작에 관한 지침은 다음과 같다.
동작에는 다음과 같은 행위와 행렬도 들어간다. 사제가 부제와 봉사자들과 함께 제대로 나아감, 부제가 복음 선포 전에 『복음집』이나 복음서를 독서대로 모셔 감, 신자들이 예물을 가져옴, 영성체하러 나아감 같은 것들이다. 이러한 행위와 행렬은 각각의 규범에 따라, 알맞은 노래를 부르는 동안 우아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44항. 전자책 링크. 전례문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안타깝게도 21세기 들어서면서 한국 천주교 신자들 사이에는 이른바 '빨리빨리 해치우는 미사'가 미덕이 되어가고 있다. 많은 성당에서는 연중 시기 주일 미사 중 위에 열거한 행위와 행렬의 반 정도만 행한다. 사제의 사목적 판단 하에 전례 안에서 행하도록 규정된 동작을 변형하는 사례들도 많다. 이는 미사를 구성하는 상징과 표징으로서의 동작을 온전히 봉헌하지 못하는 셈이다.

7.4. 노래

전례가 하느님께 드리는 공적 예배이므로, 찬양을 담은 노래가 빠질 수 없다. 이미 바오로 사도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시편과 찬미가와 영가로 서로 화답하고, 마음으로 주님께 노래하며 그분을 찬양하십시오.
에페소서 5장 19절. 원문 링크. 성경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느님께 시편과 찬미가와 영가를 불러 드리십시오.
콜로새서 3장 16절. 원문 링크. 성경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서양 음악사에 등장하는 유명 작곡가들의 작품들 중에는 성경이나 전례의 샘에서 가사를 취한 곡이 매우 많다. 그중 상당수는 오늘날에도 전례 중에 활용된다.

7.5. 전례의 '어떻게'와 관련된 참고 문서

여기 열거된 문서는 모두 미사에 관한 것들이지만, 미사가 아닌 다른 전례의 '어떻게'에 대해 고찰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 미사 전례에 임하는 이들이 갖춰야 할 합당한 자세 전반적인 내용: 미사/자세 문서

8. 전례는 왜 거행하는가?

8.1. 신비의 증언

교회는 전례에서 바로 그리스도의 파스카 신비를 거행하고 선포한다. 이는 신자들이 세상에서 이 신비로 살아가고 이 신비를 증언하게 하려는 것이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1068항. 원문 링크. 교회 문헌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위 문장이 말하는 바는 미사의 순서와도 같다. 성찬례이자 성체성사인 미사는 그리스도의 파스카를 기념한다.[11] 그 미사의 마침 예식 말미에 부제 또는 사제가 선포하는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12]는 위 1068항의 언급처럼 '신자들이 세상에서 이 신비로 살아가고 이 신비를 증언하게 하려는' 독려이다.

'신비의 증언'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는 신약성경에 그 답이 있다.
하느님께서 보내신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요한이었다.
그는 증언하러 왔다. 빛을 증언하여 자기를 통해 모든 사람이 믿게 하려는 것이었다.
요한 1,6-7. 원문 링크. 성경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이 언급은 비단 요한 세례자에 국한되지 않는다.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도 신비의 증언이라는 과제가 주어진다. 여기서 말하는 '신비'가 무엇인지는 다음의 1066항과 1067항이 구체적으로 알려 준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1066항
1067항

8.2. 성부, 성자, 성령을 통한 계명의 실천

앞 문단 마지막 1067항의 '인간을 구원하고 하느님께 완전한 영광을 드리는 이 일'은 각각 십계명의 후반부와 전반부의 의의와도 닿아 있다. 달리 말하면, 전례를 거행하는 이유는 십계명의 실천이며, 십계명을 실천하기 위한 가이드가 곧 전례 거행이다. 십계명을 꼭 전례를 통해서만 실천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례는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공경하라는 계명을 실천하기 위한 효과적인 루트를 제공한다.

성부는 전례의 원천이며 목적이다[13]
주님이 복을 베푸시어
우리 땅이 열매를 내리라.
시편 85(84),13. 원문 링크. 성경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하느님이 인간에게 복을 내려 주시는 것을 '강복'이라고 한다.[14] 미사나 시간 전례는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는 여기 있는 모든 이에게 강복하소서."라는 강복으로 끝난다. 여기서 (1) 복을 내려달라는 내용과 (2) 그 내용의 기도가 전례의 마지막 순서에 있음에 주목해보자. 먼저 복을 내린다는 의미는, 아래 1078항의 언급처럼, 사람이 복을 받기도 하지만 사람도 하느님에게 흠숭과 봉헌을 드린다는 뜻이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1078항
전례는 성부로부터 복을 받고, 그러한 성부 하느님에게 찬미를 드리는 행위이므로 성부는 전례의 원천이며 목적이다.

둘째, 이러한 강복이 전례가 끝나고 모두 성당을 빠져 나오기 직전에 베풀어진다. 이는 전례의 효과가 성당에서 그치지 않고 성당 밖에 나가서도 지속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앞 문단에서도 언급한 '신비의 증언'과 연결되며, 결국 전례는 '당신의 성령을 이 제물과 교회 자신과 신자들과 온 세상에 보내 주시도록 간청'[15]하는 것이다.

성사적인 그리스도의 행위[16]
주님, 저희 봉사자들과 주님의 거룩한 백성은
성자 우리 주 그리스도의 복된 수난과
죽음을 이기신 부활과 영광스러운 승천을 기념하나이다.
「미사 통상문」 92항, 감사 기도 제1양식. 원문 열람. 전례문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이 문서의 전례는 누가 거행하는가?에서 전례 거행 주체의 알파와 오메가는 결국 대사제인 예수 그리스도라고 언급하였다. 이를 '전례의 왜'와 관련하여 생각해보자.

미사 중 감사 기도의 성체 거양과 "신앙의 신비여!"를 한 후 나오는 모든 감사 기도는 위의 감사 기도 제1양식과 비슷하게 미사를 통해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과 승천을 기념함을 언급한다. 이는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루카 22,19)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명령에 따른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단 한 번 이러한 행적을 보였지만 교회는 이 기념제를 계속 거행한다. 이는 하느님의 영원성과도 관련이 있으며, 이에 관한 보다 자세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1085항

그 기념제의 특징은 바로 인간이 감지할 수 있는 표징, 곧 성사적이라는 점이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1084항

예수 그리스도가 인류에게 맡긴 기념제는 사도들과 그 후계자들을 통하여(사도계승) 계속 전해 내려온다. 미사 문서의 성체성사 거행의 과정: 모든 세기에 걸쳐 거행되어 온 미사 문단에는 2세기 때부터의 개략적인 성찬례 거행 과정에 관한 순교자 유스티노 성인의 증언과 그에 관한 분석이 있다. 그 내용에서 보듯 성찬례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변화되어 왔다고는 하지만 (1) 모든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이고, (2) 말씀을 묵상하며, (3) 감사 기도를 올리고, (4) 성체 성혈을 영하는 성찬례의 기본 골격은 2000년 동안 유지되어 왔다. 결국 성사적인 전례는 예수 그리스도의 명령에 따라 예수 그리스도를 인간이 기념하기 위해 거행한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더 언급해야 한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현존이다. 미사 문서의 성체와 성혈: 말씀과 성령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그리스도의 현존 문단에서 소개하듯 그리스도는 '성체가 축성되는 순간부터, 성체의 형상이 존속하는 동안 계속 그 안에 현존'[17]한다. 뿐만 아니라 전례의 다른 때에도 현존하며, 이는 지난 2000년 동안 언제나 그리고 특별히 전례 안에 현존하였음을 뜻한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1088항

그리고 지상 전례는 천상 전례를 미리 맛보는 것이니 이에 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1089항

그리하여 『가톨릭 교회 교리서』 1084~1090항에 걸친 내용의 소제목들을 그대로 연결하면 다음의 문장이 완성된다.
영광스럽게 되신 그리스도께서는 사도 교회 때부터 지상의 전례에 현존하시는데, 지상 전례는 천상 전례에 참여하는 것이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성령과 교회
간절히 청하오니
저희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어
성령으로 모두 한 몸을 이루게 하소서.
「미사 통상문」 105항, 감사 기도 제2양식. 원문 열람. 전례문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성령' 하면 떠올리는 키워드가 바로 '일치' 또는 '친교'이다. 그래서 미사를 시작할 때 사제가 선택할 수 있는 인사 중 하나가 '성령의 친교'(1코린 13,13)을 언급한다.

성령의 친교를 통해 생겨난 존재가 바로 '교회'이며, 그 속성은 신앙 고백에 다음과 같이 정리되어 있다.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 오는 교회를 믿나이다.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
여기 나오는 네 가지 속성에 대한 지극히 간단한 설명은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 문서의 성령과 가톨릭 교회 문단에 요약되어 있지만, 사실 깊이 들어가면 끝이 없다. 대신 성령이 교회를 통해 무엇을 보이고자 하는지, 그리고 교회가 왜 전례를 거행하는지를 공동체적 속성을 통해 간략하게 요약해보자.

전례가 사람들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든다면 이는 대개 각각의 전례에 있는 절차와 형식 때문이다. 앞에서도 언급되었듯 전례 거행에는 때와 장소와 방법이 있으며, 세부적인 내용이 교회법이나 전례서에 규정되어 있다. 전례 중에 성경을 듣고, 여러 기도를 바친다. 언뜻 복잡해보이는 이러한 장치들은 교회의 구성원들에게 자연스러운 교리 교육으로 작용하며, 구성원들이 구원 경륜에 대한 '영적' 이해에 눈뜨도록[18] 돕는다. 또 전례는 교회의 구성원들이 그리스도를 기억하고 그리스도의 행적을 기념하도록 만든다. 무엇보다도 전례 안에 그리스도가 현존한다.

가톨릭 교회는 바로 위에 설명한 하나하나의 속성의 바탕에 성령의 활동이 있다고 다음과 같이 가르친다. 달리 말하면 전례를 거행하는 이유 중 하나는 "성령을 받아라."(요한 20,22)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명령을 실행하기 위해서이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원문 열람
1112항

9. 전례가 되기 위한 핵심 요건

앞서 전례에 관하여 언급한 여러 이야기를 토대로 전례의 구성 요건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전례는 공적 예배 행위이다.
  • 전례는 교회의 보편성을 드러낸다.
  • 전례는 성품을 받은 자와 받지 않은 자들에게 각기 다른 모습으로 관여하여 거행하는 것이다.

10. 다른 그리스도교에서의 비슷한 개념

'예전(禮典)' 또는 '성례전(聖禮典)' 등이 '전례'와 비슷한 개념이다. 아래 열거된 항목들은 모두 '예전'의 하위 개념이다.
[1] 「전례」, 한국천주교주교회의.[2] 『가톨릭 교회 교리서』 1070항. 원문 링크. 교회 문헌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3] 『가톨릭 교회 교리서 요약편』 233항.[4] 『가톨릭 교회 교리서』 1187항. 원문 링크. 교회 문헌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5] 『가톨릭 교회 교리서』 1142항. 원문 링크. 교회 문헌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6]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66항.[7] 『평신도의 사제 교역 협력 문제에 관한 훈령』, 교황청 성직자성 외 8개 부서의 공동 문서 (1997), 제3절 강론. 전자책 링크. 교회 문헌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8] 「전례주년과 전례력에 관한 일반 규범」 40항.[9] 『가톨릭 교회 교리서』 1179항. 원문 링크. 교회 문헌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10] 『가톨릭 교회 교리서』 1153항. 원문 링크. 교회 문헌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11] 『가톨릭 교회 교리서』 1362항.[12] 「미사 통상문」 144항.[13] 『가톨릭 교회 교리서』 1077항 앞의 제목.[14] 『천주교 용어집』, 한국천주교주교회의.[15] 『가톨릭 교회 교리서』 1083항.[16] 『가톨릭 교회 교리서』 1111항 참조.[17] 『가톨릭 교회 교리서』 1377항.[18] 『가톨릭 교회 교리서』 1095항.[19] 대한성공회 성공회 기도서(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