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9-23 02:20:04

토가시 요시히로/인터뷰 및 대담



1. 개요2. 인터뷰
2.1. 헌터×헌터 0권2.2. 점프 50주년 SP 인터뷰
3. 대담

1. 개요

토가시 요시히로의 인터뷰와 대담을 모으고 있는 문서. 인터뷰/대담을 따로 분리하였고, 여러 개인 경우 공개된 날짜 순으로 배열하였다.

출간되거나 공개된 날짜 순서는 다음과 같다.

2. 인터뷰

2.1. 헌터×헌터 0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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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헌터 0권」은 크라피카 추억편이 실린 특전으로, 토가시의 1문 1답이 수록되어 있다. 극장판 「HUNTER×HUNTER 비색의 환영(팬텀 루즈)」의 개봉 당일 입장객에게 100만권 한정으로 배포되었다. 발매일은 2013년 1월 13일.

헌터×헌터 0권 (1문 1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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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악!! 토가시 요시히로 1문 1답

토가시 요시히로 선생님에게 이번 극장판과 영화 자체에 관한 질문을 직격! 직필로 대답을 받았다구!


Q1. 이번에 개재된 「크라피카 추억편」의 이름은 언제, 어떠한 계기로 태어난 건가요?

Answer

환영여단 편을 그렸을 무렵입니다. 권으로 치면 10권쯤이려나요. 아마 10년 정도 지났을까요. 10단위 정도 밖에 기억이 안 날 정도로 흐릿하네요. 기억이. 그 뒤 그 무렵부터 여러 가지로 힘들어져서 그다지 기억나지 않아요.

계기는... 글쎄요. 본격적으로 힘들어질 줄은 아직 몰랐을 때라서 곧 원고로 실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여단과 크라피카와의 인연을 서로의 측면에서 그려보자고. 곧 가능할 거라고. 뭐 그리고 바로 가능했던 거예요. 크라피카 쪽은. 그 후에 여러가지 일이 있어서 서랍에 넣어놨던 겁니다.[1]



Q2. 「HUNTER×HUTER」가 영화화 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기분이 어떠신가요?

Answer

이상한 느낌입니다. 완전히 닫힌 곳에 자신을 놓아두고 싶은 성격이지만, 어느새 굉장히 많은 분들이 관여를 해주시고 처음 완성되는 일에 참가하고 있어서.

「작품은 아이와 같다」 같은 말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처음으로 그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네요. 이렇게 진정되지 않는 느낌은 아이의 발표회를 보러갈 때와 매우 비슷하네요. 저의 경우, 제 만화는 아이가 아니라 저 자체이기 때문에 어떤 평가를 받든 아무렇지도 않지만, 영화와 TV애니메이션은 왠지 안절부절못하겠네요.



Q3. 환영여단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캐릭터와 그 이유를 알려주세요.

Answer

단장입니다. 조금 말이 빗나가지만, 전 입후보하는 녀석은 신용할 수 없거든요. 그래서 정치인들에게도 뿌리깊은 불신감이 있고, 입후보하는 성격을 가진 녀석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뭔가」가 결국 최악의 원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견딜 수 없는 거죠.

다시 말하면, 단장은 자신이 원해서 단장이 된게 아니에요.

그건 작품에서 설명할 생각이라 자세히는 말씀드릴 수 없지만, 「정해진 일이니까 열심히 하자」 라는 성격이거나 설정인 게 좋아요. 저한테는 없는 점이라서 제 의도와 다르게 결정되었다면 무시하고 반항하고 싫증내겠지만, 열심히 하는 사람은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Q4. 앞으로 크라피카는, 환영여단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Answer

전부 죽습니다.



Q5. 만화를 그리면서 영화에 영향을 받는 부분이 있나요?

Answer

가장 참고하고 있는 것은 자막이에요. 한정된 글자수로 얼마나 간결하고 효과적으로 그 상황에 맞는 말을 지어낼 것인가, 하는 과제는 저에게 있어서 구도와 데상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Q6. 어떠한 장르의 영화를 좋아하시나요?

Answer

장르라고 할까, 사람이 줄어들어가는 설정을 확실히 좋아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그 설정이 많이 있는 호러서스펜스물을 자주 봅니다.



Q7. 좋아하는 영화 베스트 3를 알려주세요.

Answer

1위 에이리언. 한정된 공간에서 사람이 한 명씩 줄어들어가는 설정으로 이것을 가장 좋아합니다.

2위 좀비. 좀비는 매우 우수한 창조적인 도구인데다, 「살아있는 시체」, 「감염」이라는 키워드가 사회
정세와도 연결되어서 순식간에 인기 캐릭터가 되고 코어팬을 유지했죠. 저도 그 중 한 명입니다. 인터넷의 보급으로 정보의 검색 속도가 빨라지는 것과 맞물려 좀비도 달리기 시작한 것은 시대의 신호로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일말의 쓸쓸함을 느낍니다.

3위. 3위부터는 점수가 전부 같아서 고를 수가 없네요. 아마 그날 그날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게 달라지고, 나중에 「아, 역시 이걸로 할 걸 그랬어」 라는 생각이 드는 게 싫어서 언급할 수 없어요. 위의 2개는 앞으로 변하지 않을 것 같아서 좋지만 3위는... 질문에는 질문으로 답하는데, 결정할 수 있어요? 다들 어떻게 생각해요? 고를 수 있어요? 앗 그래, 그럼 됐어요. 결정하죠. 3위는 전국자위대(치바 신이치 버전)로 하겠습니다.



토가시 요시히로 선생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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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점프 50주년 SP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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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소년 점프 창간 50주년 기념 특별기획 제 1탄으로 진행된 스페셜 인터뷰로, 「주간 소년 점프」 26호에 게재되었다. 발매일은 2018년 5월 28일.

소년 점프 50주년 SP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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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작가 SP 인터뷰!

3기전 특별기획 제 1탄!! 헌터의 삶을 그린 토가시 선생님!!


지금의 점프가 내가 있을 곳이라고 느껴진다

토가시 요시히로 선생님은 「늘 작가로서 어떻게 할까」를 내다보고 전략적으로 그려온 작가다. 「"좋은 이야기"에서 배틀로 넘어가겠다」고 처음부터 마음먹고 임한 『유유백서』는 90년대 점프를 이끈 대히트작이다. 다음으로 다룬 『레벨E』에서는 『유유백서』로 정착한 이미지를 부수고, 독자에게 자신의 「다른 면」을 제시하기 위해 스토리성 높은 SF를 전개했다.

그리고 1998년, 지금도 계속되는 『헌터×헌터』가 탄생하게 된다.

「부끄러운 말이지만, 점프에서 기왕 한다면 다음에는 "성공할만한" 작품을 그리려고 했습니다. 『유유백서』 연재 후반부터 설문조사를 자세히 봤거든요. 제 순위뿐만 아니라, 지금 이 사람이 이 이야기에서 1위, 이런 것까지 전부 봤어요. 그걸 분석한 표로 얻을 수 있는 건 스포츠물이냐 배틀물이냐 ─ 승패가 뚜렷한 거라는 걸 알게 돼서. 제가 그린다면 역시 다음에도 배틀이 좋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시동을 건 『헌터×헌터』는 왕도 배틀만화이자 독자의 깊은 읽기를 유도하는 토가시 선생님의 개성이 전면에 드러나는 작품이다. 주인공 역시 보기에는 귀엽지만 싸우는데 망설임이 없고, 끝 모를 「무서움」마저 느끼게 하는 독특한 캐릭터다.

「처음에는 곤을 "아들로 삼고 싶은 캐릭터 순위"에 들만한 "착한 아이"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연재 1회째부터…... 라고 할까, 설정 단계에서 『어? 아닌데』가 된 거죠. 양육하는 부모를 버리고 헌터라는 직업을 갖겠다고 선언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미 착한 아이와는 거리가 멀더라고요. 『이 녀석, 정말 위험한 녀석이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웃음). 하지만 아이를 버리고 헌터가 된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았으니까 뭐 이렇게 선언하겠지, 가 된 거예요. 저로서는 자연스러운 캐릭터였습니다.」

주인공을 「위험한 녀석」으로 한 것이 작품의 방향성에도 맞았다고 한다.

「위험한 녀석이 아니라 "제대로 된 녀석"을 주인공으로 해서 배틀을 그리려고 하면 싸우는 것에 갈등이 생깁니다. 그건 그거대로 그리면 재미있기도 한데, 이 작품은 배틀이 메인이 아닐까. 배틀을 읽고 싶다고 생각하는 독자를 내버려두면 안 되니까요. 곤 같은 녀석을 주인공으로 해서 갈등을 겪지 않아도 된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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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한 적에게 겁먹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부딪치는 곤. 그 직설적인 생각에 폭주하는 면도 있지만, 그것 또한 독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아직 즐겁게 그릴 수 있는 것이 남아있다.

「마음대로 하게 하고 있습니다.」

현재 연재에 임하는 자세는 엄격하면서도, 어딘가 즐겁기도 하다.

「지금 그리고 있는 시리즈는 옆에서 보면 되게 귀찮은 일을 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제 자신은 그리면서 너무 신나서 말이죠. 젊었을 때는 하고 싶은 일에 좀처럼 OK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드디어 좋아하는 것을 하게 되었습니다.」

젊었을 때 잘 그릴 수 없었던 것에 「복수하고 싶은」 것도 있다.

「러브코미디입니다(웃음). 다만 더 이상 그런 걸 그릴 나이도 아니고, 그림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편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작년에 원작을 하나 만들었는데, (『악천 워즈』 미즈노하치 작화) 다른 누군가가 그림을 그려서 작품이 더 나아진다면 저항할 이유가 없어요. 『레벨 E』 때도 사실은 좀 더 리얼한 그림으로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장르에 따라서는 원작도 진짜 만들어볼까, 라고 생각하고 있네요.」

토가시 선생님밖에 만들 수 없는 독특한 세계관이, 그것을 가장 잘 살리는 작가의 손에 의해 차례대로 세상에 나오는 날이 머지않았을지도 모른다.

「다만...... 그러려면 어쨌든 『헌터×헌터』를 그려야 되니까. 작품이 끝나는 게 먼저냐, 내가 죽는 게 먼저냐, 이런 느낌이 들 때도 있습니다만(웃음). 제대로 끝내고 싶은 마음은 있습니다. 단지 중간에 ─ 곤이 을 만난 시점에서 한번 끝냈다고도 할 수 있거든요. 독자 중에도 『거기서 끝이었나?』 라고 생각한 사람도 있을 것 같고, 그렇게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흐름적으로는 끊을 생각이 없었으니까, 아직 계속되고 있는 것을 봐 주셨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독자로서 점프를 읽다가 저 자신도 『이 작품은 여기서 끝나는 게 낫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그래도 계속하다 보면 화가 나기도 했죠. 독자로서의 그런 마음은 버리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 『헌터×헌터』는 독자로서의 제가 봐도 아직 더 읽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요. 작가로서의 제가 봐도 아직 재미있게 그릴 수 있는 부분, 그리고 싶은 부분이 남아있거든요. 그래서 『그걸 따라와주시는 분들께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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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대륙 편」은 그 어느 때보다 치밀한 심리전에 더해, 개개인의 능력이 높은 환영여단이 집결해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인터뷰+글 · 카도쿠라 시마)



토가시 선생님에게 있어서 「소년 점프」란?

“계속 여기에 있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 놀이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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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담

3.1. 토가시×무라타 유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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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실드21, 원펀맨의 작가 무라타 유스케와의 대담. 무라타 유스케가 그리는 만화 비법서인 「풋내기 만화 연구소 R」에 실렸다.[2] 발매일은 2011년 7월 13일.

토가시 요시히로×무라타 유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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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만화가 무라타 유스케 / 편집자 사이토 / 토가시 요시히로


무라타 : 네에!? 헌터×헌터의 토가시 선생님을 돌격 취재한다고요?!

설명하도록 하지!! 이 만화는 만화가로 전업을 노리고 있는 편집자 사이토가 한가해 보이는 만화가 무라타를 붙잡고

사이토 : 어떻게 해야 재미있는 만화를 그릴 수 있죠?

무라타 : 그런 건 재미있는 만화를 그리는 사람한테 물어보세요.

이런 시시껄렁한 농담을 해가며 만화에 대한 공부를 하는 기획이다.

무라타 : 그 토가시 선생님과 함께 식사를 할 수가 있다니... 사이토 씨! 지나친 직권남용 아니에요!?

사이토 : 무라타 씨, 당장이라도 뛰어갈 기세네요...

무라타 : 후후후, 그야 당연하죠. 토가시 선생님은 작가들 사이에서 「콘티[3]의 진리에 가장 가까운 남자」 라고 불릴 정도로 살아있는 전설이니까요... 벌써 묻고 싶은 것들이 가득... 아~ 긴장된다! (두근두근)

사이토 : 저기, 제 말 들립니까?

토가시 : 남말 할 처지는 아니네요.

무라타 : 뭐야!? 내 가면라이더 벨트에 무슨 불만이라도...

사이토 : 앗!? 토가시 선생님!!

토가시 : 하하하. 먼길 오시느라 고생 많았어요♪

사이토 : 시... 실례했습니다!!

토가시 : 하하하 괜찮아요. 너무 그럴 필요없어요.

난 토가시 선생님을 만나뵙게 된 후부터 선생님의 그 온화한 태도 깊은 곳에 얼핏 엿보이는 「백전연마의 승부사 아우라」에 압도되고 있었다. (무라타의 기억으로부터)



토가시 선생님을 돌격 취재!!

사이토 : (일단은 스태프 분의 노고를 치하하는 회식 자리니까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겠어요.)

무라타 : (자연스럽게 비싼 음식 주문을...)

토가시 : 아, 저는 일이 있으니 우롱차로.

무라타 : 저...

사이토 : 음~ 어시 분들과 함께 신인 작가 분도 이 회식을 같이 하고 있네요. 그래! 신인 작가라! 선생님은 신인 작가 시절 어떠셨나요?

무라타 : (사이토 씨, 나이스!!)

토가시 : ...? 아아... (진짜 이런 걸 하는 사람이 있긴 있구나) 예전부터 그림을 좋아해서 많이 그리긴 했어요.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건 꽤 늦은 시기였어요. 스무살 정도에 투고했던 만화가 편집자 님의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에요. 상은 못 받았지만...

사이토 : 오오! 역시 그때부터!

무라타 : 재능의 일부분이!

토가시 : 아뇨~ 내용은 전혀 모양새가 잡혀있지 않아서 정말 별로였는데, 편집자 님은 마지막 페이지 뒤에 쓴 코멘트가 재미있어서 전화를 했던 거예요. 「만화가를 꿈꾸고 있는 사람인데요, 그 꿈에 대한 엄하고 냉혹한 비평 부탁드리겠습니다.」 라고 적었거든요♪ 아하하하.'''

사이토 : (그렇군. 페이지의 뒷면에 재미있는 코멘트를...)

무라타 : (그게 아니라... 작품에도 그 코멘트를 뒷받침할 만한 열정이 있었다는 뜻이잖아요. 안 그랬으면 일부러 편집자 님이 전화할 이유가 없을 테니까요.)

토가시 : 저 같은 경우엔 다양한 만화가들을 모사했었어요. 제일 처음은 미즈시마 신지 선생님, 그분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사람들을...

사이토 : 미즈시마 선생님을 모사! 분명히 이노우에 타케히코 선생님도 그런 말씀을 하셨죠.

무라타 : 음~ 그 정도로 역동감 있는 그림은 지금도 상당히 드무니까요.

토가시 : 대강 다 했다 싶으면 누드 데생집 같은 걸 사서 그 모사도 했었죠. 전 미술계 대학이었으니 애초부터 그런 환경이기도 했어요.

사이토 : 역시 인체의 기본은 누드 데생인가?

토가시 : 그다지 학술적인 목적으로 한 건 아니지만요. 좋아서 한 거라.

무라타 : 저, 제 기준에서 토가시 선생님의 그림 중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건 표정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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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토 : 그렇죠! 굉장하죠.

무라타 : 묘사력도 묘사력이지만, 캐릭터가 이런 상황에 처했을 때의 심리를 100% 알지 못하면 그릴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전 그 부분이 너무 부족해서...

토가시 : 예? 무라타 군도 매주 그렸었잖아요.

무라타 : 아하하... 혹시 뭔가 노하우 같은 게 있으신가요?

토가시 : 음~ 저는 캐릭터의 마음만 확실히 느껴지면 표정 같은 건 「아, 지금 이 녀석은 그 만화의 그 표정을 하고 있어」 하고 확 떠올라요.

사이토 : 다른 만화의 캐릭터를 떠올리시는 건가요?

토가시 : 아하하♪ 역시나 전 만화를 좋아하니까요. 물론 주변 사람이나 자신의 표정을 떠올리는 경우도 많죠.

무라타 : 그러고 보니 모리타 마사노리 선생님은 거울을 보면서 그린다고 하셨어요.

토가시 : 중요한 건 캐릭터의 마음이 확 전달돼야 하는 거니까 방법은 뭐든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신인 작가 시절에 담당자 분에게 '별로다' 라는 말을 들었던 게 분했던 적도 있었고, 원고 그림이 콘티를 전혀 표현하지 못해서 분했던 적도 많았죠. 그 때문에 그림을 마구 수정하며 그렸던 것이 지금 생각하면 연습이 됐던 건가? 뭐랄까, 콘티를 짤 때 기분이 가장 좋잖아요?

무라타, 사이토 : 헤에~

어시, 신인 작가들 : (...빨리 건배하고 싶다.)

무라타, 사이토 : (결국 분위기 파악을 전혀 못하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토가시 선생님을 돌격 취재! ②

지금까지의 줄거리
업계에서는 「만화의 진리에 가장 가까운 남자」라고 불리고 있는 토가시 요시히로 선생님을 직격 취재!

토가시 : 하하하, 그런 거였군요. 편집자에서 만화가로 말이죠? 그래서 제 조언을 받고 싶어서 오셨다고.

무라타 : 죄... 죄송합니다...

사이토 : 알고 계셨나요?

토가시 : 대놓고 메모를 하고 계셔서.

무라타, 사이토 : 실례했습니다!! 이 자리는 어시 분들을 위한 회식 자리인데 정말 죄송합니다!

어시 : 아뇨, 저희는 괜찮아요.

토가시 : 그럼 진작에 취재라고 말해주셨으면 좋았을텐데, 이런 저라도 괜찮다면 얼마든지 취재에 응해드릴게요.

사이토 : 정말입니까!?

토가시 : 전 만화의 기법을 이론화하는 걸 좋아하니까요.

사이토 : 오오오, 역시 선생님이시군요.

무라타 : 앗. 그러고 보니. 토가시 선생님의 작업실 스태프 분들에게만 전해진다는 토가시류 비법서가 있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어요.

사이토 : 비법서!? 뭐.. 뭐랄까 소년만화틱한... (호기심을 자극시키네요.)

토가시 : (우와아, 그만해요.)

무라타 : 예전에 선생님께서 건강 악화로 입원하셨을 때, 연재를 하며 몸에 익힌 만화 그리기의 모든 기술들을 노트에 적어놓으셨다고 해요. 혹시나 자신이 이대로 은퇴하더라도 어시 분들이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도록...

사이토 : 우오오오! 선생님, 남자네요!!

토가시 : 아뇨, 그런 게 아니에요. 시간이 남아돌아서 한 것 뿐이에요!

사이토 : 그걸 부디 한번만...

무라타 : 별난 취미라고 생각하긴 했어요.

토가시 : 뭐, 그 당시 담당자 분도 의아한 얼굴로 쳐다보긴 했어요. 에헴. 그렇지만 그 모으는 과정이 재미있었어요. 희귀한 물건은 물론, 돈으로 교환하는 일도 가끔 있었죠. 그냥 주려는 분들도 계셨지만 '절대 안돼!' 라고 말하는 분들도 계셨거든요. 결국 그런 분들은 만난 순간 딱 알 수 있게 되어버렸어요.

사이토 : 우와~ 콜렉터의 세계군요.

무라타 : 말하고 보니 「헌터」는 기본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것들을 찾아다니는 직업이네요. 그럼 그때부터 다양한 콜렉터들과 취재를 하신 건가요?

토가시 : 아뇨, 전 그런 걸 잘 못해요.

사이토 : 네!?

토가시 : 기본적으로 거짓말을 좋아하죠. 그 거짓말에 얼마나 설득력을 불어넣을 수 있느냐를 중요시 여기는 편이에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 나름의 노하우라고 해야 하나... 놀이가 있어요.

사이토 : 어떤 것들이 있으신지!?

토가시 : 예를 들어 어딘가에서 주워들은 그쪽 세계의 전문용어나 은어 같은 것들. '작품에 써먹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면 가능한 한 제가 만든 단어와 섞어서 쓰곤 한답니다. 그렇게 설정을 만들어가다 보면 큰 거짓말이 섞여도 훨씬 더 그럴듯하게 보여지곤 하죠.

무라타 : (토가시 선생님은 정말...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너무 좋아서 어쩔 수가 없다는 느낌이야. 나? 그냥저냥 힘겹게 그리지. 헌터를 그릴 수 있는 정도가 되면 당연히 즐길 수 있겠지만.)

토가시 선생님은 승부사인 동시에 만화라는 길을 가는 탐구자이기도 했다. 게다가 그 탐구를 마음으로 즐기고 계신다. (헌터 그 자체야.....)

선생님은 만화 창작의 답을 하나씩 얻으실 때마다 자유를 얻고 계신 거라고 생각한다. 만화 창작의 가능성이라는 광대한 필드를 구석구석까지 즐기기 위한 자유를.

재미있게 즐기며 집중하는 방법을 누구보다도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야말로 천재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취재였다. (유스케의 기억으로부터)



토가시 요시히로 선생님을 돌격 취재!! ③

지금까지의 줄거리
콘티의 진리에 가장 가까운 남자라 불리는 「HUNTER X HUNTER」의 토가시 선생님을 직격 취재!!

사이토 : 선생님! 단도직입적으로 여쭤보겠습니다!

토가시 : 네, 뭐죠?

사이토 : 신인 작가 시절, 이건 해두는 편이 좋다! 라고 생각하시는 건 무엇인가요!?

무라타 : 당신... 신인 작가들에게 그걸 가르쳐줘야 하는 입장이잖아...

사이토 : 윽...

토가시 : 흐음, 그렇네요. 저는 첫 담당자 분에게 「재미없는 만화도 잔뜩 봐라」 라는 말을 들었었어요.

사이토 : 재미없는 만화!?

토가시 : 단편소설을 읽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라면 이렇게 할 것이다, 이렇게 하면 재미있어질 것이다' 같은 것들을 생각하며 메모하는 거예요. 그건 이 이후 더 이상 이야기에 몰입해서 즐기는 건 포기해야 한다는 각오가 없으면 안 되죠. 지금은 재미있는 영화를 봐도 그런 식으로밖에 볼 수 없다는 게 슬퍼요.

무라타 : 오오~~

사이토 : 선생님께선 이미 있는 스토리를 자신 나름대로 각색해보는 훈련을 추천하시는 거군요!

토가시 : 아뇨, 추천이라기보다 전 이런저런 것들을 분석하거나 분류하는 걸 엄청 좋아하니까요. 그런데 가끔씩 그 분류에 들어맞지 않는 것이 나오면 충격을 받기도 해요. 이 들어맞지 않는 녀석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말이죠.

사이토 : 아하하.

토가시 : 하지만 지금 말한 훈련도 어디까지나 제 경우의 이야기고, 결국 다른 사람에겐 맞지 않을지도 몰라요. 제 나름의 만화 창작 메뉴얼을 만들었을 때도 그걸 느꼈죠. 설명을 해줘도 뭔가 확 닿지 않는다고 말하는 어시 분도 있었으니까요.

무라타 : 하지만 어떤 선생님도 공통되는 만화 비결로써 「캐릭터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어요. 캐릭터 만들기에 관해서는 누구나 공통되는 이론 같은 게 있지 않나요?

토가시 : 아뇨, 그거야말로 각양각색이라고 생각해요. 가르쳐드릴 수 있는 건 캐릭터의 인품을 독자에게 잘 전달할 수 있는 요령뿐이에요. 캐릭터의 인품 자체는 대개 작가의 인품을 반영시킨 것이니까요. 그건 배운다고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아니죠.

사이토 : 으... 여... 역시 그런 거구나...

무라타 : 저... 그렇다면 예를 들어 선생님의 요령은 어떤 것이...

토가시 : 기본적으로 만담이에요. 만담을 엄청 좋아하거든요.

사이토 : 네!? 「헌터」는 엄청 진지하잖아요!?

토가시 : 기본적으로는 이런 식으로... 콘티를 짜기에 앞서, 캐릭터들의 대사를 주고받아보며 종이에 적어나가는 거예요. 그 안에서 캐릭터들이 자신다움을 유지하며 최선의 한수를 보케[4], 츳코미[5] 같은 느낌으로 점점 쌓아올려가죠. 그런 식으로 논리 전개를 시킨 뒤, 마지막엔 주인공이 그보다 훨씬 위에 있는 답을 내놓는 겁니다! 대충 이런 느낌이에요. 이렇게 하면 각 캐릭터의 개성이 돋보이게 되고, 주인공의 개성도 확립할 수 있어요. 「헌터」 초반부엔 특히나 그런 방법을 많이 썼었어요.

사이토 : 오오오오, 레오리오크라피카가 등장하는 화나, 「두근두근 이지선다 퀴즈」가 나온 화 말이군요. 화... 확실히 그렇게 구성되어 있어요...! 우와~~~ 「헌터」가 가진 재미의 비결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됐어!!

무라타 : ...하지만 상당한 고수가 아니라면 이 방법은 쓸 수 없겠네요... 바보끼리의 심리전 같은 건 보고 싶지 않을테니...

사이토 : 캐릭터의 인품은 작가의 인품인 건가!!ㅠ.ㅠ 같이 고등어나 먹죠! DHA 들어가 있다구요.ㅠ.ㅠ

무라타 : 옙. (우걱우걱)

토가시 : (그... 그렇게 걱정되는 건가...!?) 아, 저기... 논리 전개라고 딱딱하게 말하긴 했지만, 기본은 캐릭터들과 상담하는 느낌으로 하고 있어요.

사이토 : 상담...?

토가시 : 네. 예를 들어 캐릭터가 두 명이 있고, 한쪽은 「난 이쪽 가서 싸울 거야」, 다른 쪽은 「난 이쪽」 같이 다른 행동을 하는 전개를 한다고 가정해보죠. 작중에는 생략되어 있어도 그런 전개가 되기까지의 경위를 대사로 주고받게 한 뒤 종이에 써보는 거예요. '정말 그런 결론이 나오는가?'를 확인하기 위한 검증 작업 같은 거죠. 그 과정에서 「아, 이 녀석의 성격이라면 이쪽으로 가고 싶다고는 안 하겠구나」 라는 결론이 나온다면 그 전개는 빼버리는 겁니다.

사이토 : 오오오... 집념이군요.

토가시 : 집념이라기보다는 그런 걸 안하면 불안해요. 그 녀석이 확실히 살아있으며, 자신이 스스로 판단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이 안되면...

사이토 : 아뇨, 살아있고 자시고...

무라타 : 오히려 「헌터」에는 존경스러운 녀석들이 잔뜩 있는걸요.

토가시 : 그런 판단으로 아슬아슬한 사선을 넘는 게 짜릿하지 않나요? 전 그런 것에 도전하고 싶다고 항상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히어로 전대물 같은 거 있죠?

사이토 : 아, 네. 있어요 있어요 있어요.(끄덕 끄덕 끄덕) 어렸을 때 그걸 처음 봤을 때, 포즈를 취하는 주인공에게 공격을 전혀 안 하는 적이 이해가 안 갔어요. 도망도 안 치고. 아~~ 뭐랄까, 약속 같은...

토가시 : 적이 자신의 능력이나 약점을 중요한 순간에 나불나불 떠벌리는 것도 그렇죠. 어린애였지만 너무 불합리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가능하면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요. 모두가 필사적이라는 느낌을 소중히 하고 싶다고 해야하나...

사이토 : (으음~ 확실히 「헌터」의 캐릭터는 모두 현자같은 품격이 느껴져. 적이든 아군이든. 캐릭터의 인품이 작가의 인품이라...)



무라타, 사이토 : 정말 감사했습니다.

토가시 : 아니에요. 살펴 가세요.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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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토가시×후지마키 타다토시

파일:togashitalk1.jpg

쿠로코의 농구의 작가 후지마키 타다토시와의 대담. 「쿠로코의 농구 공식 팬북 CHARACTERS BIBLE」에 실렸다. 발매일은 2012년 7월 4일.

토가시 요시히로×후지마키 타다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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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북 출시 기념!

토가시 요시히로 × 후지마키 타다토시

기적의 대담!!

헌터×헌터』의 토가시 요시히로 선생님과 『쿠로코의 농구』의 후지마키 타다토시 선생님의 꿈의 대담!
두 선생님의 만화에 대한 신념,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 등 귀중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후지마키 선생님이 듣는 토가시 작품의 비결

후지마키 : 처음 뵙겠습니다. 오늘 잘 부탁드립니다.

토가시 : 아뇨, 아뇨. 저야말로.

─ 잘 부탁드립니다. 이번에는 후지마키 선생님이 토가시 선생님과 대담을 희망하셨다고...

후지마키 : 주간 소년 점프에서 토가시 선생님이 『유유백서』를 연재하고 계실 때부터 광팬입니다! 이번 기회에 토가시 선생님께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생각해 밑져야 본전으로 부탁했더니 흔쾌히 응해주셔서... 제가 보기엔 위인 같은 사람이라서 지금 눈앞에 계신 실감이 나지 않네요(웃음).

토가시 : 제 지금 담당 편집자 분이 『쿠로코의 농구』의 초대 담당이시죠.

후지마키 : 네. 제가 만화를 시작할 때 봐주시고 시작한 후에도 한참 동안 담당해주셨어요.

토가시 : 그런 인연도 있기 때문에 『쿠로코의 농구』는 매주 즐겁게 읽고 있습니다.

후지마키 : 감사합니다!

─ 후지마키 선생님께서 보시기에 토가시 선생님의 작품의 매력은 어디에?

후지마키 : 다시 한번 작품을 읽었는데, 대단한 점뿐이라서요. 예를 들면 『레벨E』의 1 페이지에서 야구부원을 소개하는 장면이라든가. 작은 컷인데 개개인의 개성을 한눈에 알 수 있고, 게다가 리얼리티가 있었어요. 그 분위기는 어떻게 내나요?

토가시 : 그건 제 자신의 경험이 크네요. 제가 사는 지역을 무대로 리얼한 형태로 만화를 그리고 싶었어요. 실제로 현지의 야구장에 간 사람이 있다면 만화에 등장했던 세탁기가 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런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만들었어요. 후지마키 선생님은 실제로 농구 취재하러 가시나요?

후지마키 : 실은 연재 2년째에 한번 NBA 취재로 미국에 간 적이 있어요. 연재 1주년의 보상으로(웃음). 그 밖에도 학교 농구부 등을 취재했는데, 최근에는 좀처럼 시간을 낼 수 없어서 유감이네요. 그리고 토가시 선생님의 개그도 좋아해요. 조금 전의 『레벨 E』 이야기라면, 아무리 봐도 인기가 없을 것 같은 야구부 주장을 좋아하는 미인 여자친구가 있다는 점이나(웃음).

토가시 : 개그는 제가 좋아하는 가키데카[6] 등의 영향이 강할지도요.

─ 후지마키 선생님도 토가시 선생님의 영향을 받고 있는 부분이 있나요?

후지마키 : 담당자와의 미팅에서 자주 토가시 선생님의 만화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작품이 영향을 받고 있는 것 같아요. 캐릭터의 흥정 같은 건 『유유백서』 느낌 같기도 하고요.

토가시 : 후지마키 선생님은 여러 작품을 읽고 계시겠지만, 그 장점을 흡수해서 자기 안에서 잘 소화시키고 계시죠. 자기 색깔로 하다보니 특정 작가의 색에 물들지 않는 점이 매력인 것 같네요.

후지마키 : 감사합니다!

토가시 : 주간 소년 점프에서 농구 만화는 아무래도 『슬램덩크』의 임팩트가 강하기 때문에 비교될 수 있어서 힘들죠. 하지만 『슬램덩크』는 좋아하시죠?

후지마키 : 네! 『슬램덩크』과 『헌터×헌터』는 대사를 외워서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읽고 있어요.

토가시 : 저도 『슬램덩크』는 정말 좋아해요. 일터에 올해 재미있었던 책을 순위표로 붙여놓고 있는데, 얼마 전 전권을 다시 읽은 『슬램덩크』가 압도적이어서 전당에 입성했죠(웃음). 특히 후반부터는 그림 수준이 엄청나게 올라가서...

─ 『쿠로코의 농구』도 중간에 작화력이 엄청 올라갔죠.

후지마키 : 그렇다기보다 처음이 너무 미숙해서... 연재 회의 때도 『그림 괜찮겠어?』하고 불안해하셨던 것 같아서요.

토가시 : 그런가요?

후지마키 : 이렇게 미숙해도 살아남았어! 라는 점이 제 유일한 자랑입니다(웃음). 토가시 선생님은 그림에서 조심하고 있는 부분이나 고집하는 부분 등이 있나요?

토가시 : 음, 딱히 없네요. 굳이 말하자면 『자신의 그림을 갖지 않는다는 점』이려나요. 그 당시에 그리고 있는 시리즈를 가장 살릴 수 있는 그림으로 그때그때 맞춰가고 있어요. 그래서 작품이 바뀌면 당연히 그림도 바뀌죠. 그 다음은 『결박』일까요. 『헌터×헌터』도 처음에는 쓰지 않으려고 했어요. 여러 가지로 힘들어지다 보니까 점차 톤도 쓰게 됐고요.

후지마키 : 어째서 『결박』을?

토가시 : 흔들리더라고요. 결박이 없으면. 그 주에 본 영화든 만화든 재미있다면 시도해보고 싶어져요. 그래서 브레이크를 밟는다는 의미도 있죠.

후지마키 : 제가 토가시 선생님이 그리는 캐릭터의 표정을 보고 깜짝 놀라는 것이 입꼬리거든요. 크라피카라든가 가끔 있는데, 입꼬리가 올라가 있는지 내려가 있는지 미묘한 위치에 있어서 웃는 것 같기도 하고 무표정해 보이기도 해요. 그거 의도적인 건가요?

토가시 : 아마 의도적일 거예요. 아르카익 스마일[7]이라고 하는데, 희로애락이 뒤섞인 미묘한 표정의 묘사 방법을 고집하고 있어요. 입꼬리는 그 표정을 그리기에 가장 쉬운 부위거든요.

후지마키 : 저도 표정에 신경쓰려고 하고 있어요. 기호에 따라 희로애락을 표현하지 않도록 똑같은 얼굴은 두 번 다시 그리지 않겠다는 정도의 마음으로 하고 있죠. 그런데 너무 의식하면 이상한 얼굴이 되거나 감정이 너무 많이 드러나서 어렵네요.



적 캐릭터 그리는 법

─ 토가시 선생님은 『쿠로코의 농구』를 보시고 어떠셨나요?

토가시 : 1화를 읽은 시점에서 『이건 재미있어!』라고 생각했어요. 캐릭터가 살아있고 구성력이 훌륭했어요. 무라사키바라라는 좋은 적도 등장했고, 빨리 다음을 읽고 싶네요. 본심을 말하자면, 쿠로코 쪽이 져줬으면 할 정도로 상대쪽을 편들면서 읽고 있습니다(웃음). 『쿠로코의 농구』에서 대단한 건, 큰 기술에 대해 복선을 깐 다음 상대를 웃도는 큰 기술로 주인공이 이긴다는 점. 안이한 정신론으로 치닫기 않기 때문에 독자로서 편애하는 팀이 져도 속이 시원합니다.

후지마키 :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기쁩니다.

토가시 : 게다가 주간 연재니까요. WC편이 끝난 후 어떻게 되는지도 너무 궁금하네요. 스토리는 미리 생각하고 계시나요?

후지마키 : 세세한 전개는 별로... 그래서 슈퍼플레이를 그린 후에는 항상 주인공들을 어떻게 이기게 할지 고민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미도리마가 코트 끝에서 3점 슛을 넣었을 때라든지. 그걸 그린 후 제 마음은 「해냈어!」 라는 만족감으로 가득했어요. 이건 다른 어떤 농구만화에서도 하지 않았을 거라고(웃음). 담당자는 「너무 많이 했어!」 라고 말했지만.

토가시 :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게 중요하죠.

후지마키 : 쓰러뜨리는 방법을 몰라서 담당자와 둘이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어요(웃음). 일단 물리법칙은 아슬아슬하게 무시하지 않는 범위에서 엉망진창인 플레이를 그려나가고 싶네요.

토가시 : 무라사키바라가 링을 부수고 농구를 빌어먹을 스포츠라고 했을 때는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전 「기적의 세대」가 최종적으로 전원 아군이 되어, 일본대표로서 전미대표와 시합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적이 일본인을 깔보는 굉장히 나쁜 녀석... 이라는 콘티를 스스로 마음대로 만들고 있죠(웃음).

후지마키 : 토가시 선생님이 그리는 적 캐릭터는 박력이 장난 아니에요. 적 캐릭터를 그릴 때는 어떤 부분을 조심하시나요?

토가시 : 예를 들면 『헌터×헌터』의 환영여단의 경우, 단장은 첫 등장을 한 화의 마지막 부분에 등장시켜 효과적인 대사를 말하게 했어요. 하지만 그릴 당시에는 뒷일을 깊게 생각하지 않아요. 다른 단원들도 '비주얼적으로 겹치지 않게 여자를 넣어둘까' 정도의 생각으로 처음에는 내보냈죠. 그런 다음 캐릭터끼리 제 뇌 속에서 잡담을 시키다가 '이거다!' 싶은 부분을 부풀려나가죠. 그런 콘티에 안 그릴 것 같은 부분이 요령이에요, 굳이 말하자면.

후지마키 : 처음부터 그런 스타일이었나요?

토가시 : 『유유백서』 때는 전혀 못했어요. 그 후에 의도적으로 이 방식을 시도해봤더니 반응이 좋았고, 그리면서 재밌더라고요. 그리고 적 캐릭터는 아예 깊게 안 그려도 되잖아요. 나중에 살을 붙여가는 게 저는 하기가 편해요. 주인공쪽은 처음에 제대로 캐릭터를 잡아놓고 모든걸 맞춰가야 하니까 어렵지만. 게다가 저, 적 캐릭터를 좋아해서 편애가 장난 아니에요(웃음).

─ 적 캐릭터는 그리는 게 즐겁나요?

토가시 : 극단적으로 말하면 나쁘지만, 적 캐릭터는 죽여버리면 안 나와도 되니까(웃음). 등장기간이 짧을수록 복장이나 세세한 부분까지 고집할 수 있고.

후지마키 : 주인공은 오랫동안 정이 들지 않으면 안되니까요.

토가시 : 『헌터×헌터』를 연재하는 데 있어서 제 목표 중 하나는 『되도록 오래 연재를 계속한다』는 거예요. 그걸 고려해서 주인공은 최대한 심플하게 하려고 의식했어요. 세세하게 설정해버리면 스토리를 생각할 때 족쇄가 되거든요. 그만큼 적 캐릭터에 공 들이지만. 어쨌든 보스가 떠들게 하고 주위는 일단 내버려둡니다. 그래서 대략적으로 능력이라든가 누구와 싸울 것인가를 결정하죠. 거기서 더 나아가 지금까지 아무도 그리지 않았던 능력으로 발전시키거나, 새롭게 쓰러트리는 방법을 생각해 나가죠.

후지마키 : 독자의 예상보다 반걸음 앞선다... 라는 느낌이네요.

토가시 : 거기서 더 나가면 독자만 따돌리게 되는 거니까요. 하지만 이미 나온 것으로 깔끔하게 정리하고 싶지는 않아요. 저는 이제 40살이 넘었지만 날뛰고 싶다는 의식은 버리고 싶지 않고(웃음). 그러니까 후지마키 선생님도 날뛰세요. 기대하고 있어요!

후지마키 : 글쎄요, 미도리마일 때 다 떨어져서요(웃음).



독자의 반응과 작가의 반응

토가시 : 설문조사의 수치에는 반영되기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엉뚱한 묘사를 좋아하고 지지해주는 독자도 확실히 존재하거든요. 후지마키 선생님은 자신의 설문조사 결과 같은 것을 듣기도 하나요?

후지마키 : 네. 그리고 콘티 단계에서 담당자나 어시스턴트한테서도 의견을 듣고 있어요. 하지만 자신있었는데 평판이 별로이거나, 고개를 갸웃거리며 만든 회차가 호평을 받거나 하는 일이 다반사에요. 토가시 선생님은 독자의 목소리 같은 것을 예측할 수 있나요?

토가시 : 후지마키 선생님 같은 경험을 쌓다 보면 어느 날 갑자기 알게 돼요. 저는 『이런 이야기라면 몇 표쯤 들어오겠다』 하는 고찰을 어쨌든 좋아해요. 저와 주변의 평가 사이에 차이가 생기는 원인은 객관적으로 작품을 볼 수 있는지의 여부에요. 반나절 정도 그린 걸 재워놨다가 다시 보면 평가가 확 달라지는 경우가 있거든요. 이걸 계속하다 보면 『나는 그렇지 않지만 다른 사람은 재미있을 거야』 라는 생각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후지마키 : 어려울 것 같네요...

토가시 :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이 방법을 추천하지 않아요. 후지마키 선생님은 주위 분들과 확실히 논의하고 계시고, 그 방식이 잘 맞겠죠. 예전에 제 초대 담장자 분이 제 스스로는 120점이라고 생각했던 원고를 55점이라고 말씀하셨던 적이 있어요. 그런데 이유를 들으니까 되게 납득이 가더라고요. 스스로 객관적으로 볼 수 있기까지 2~3일은 걸리니까 주간 연재라면 어렵겠죠. 단, 자기 수정 능력을 갖추면 작가로서의 수준은 확실히 올라갑니다.

후지마키 : 저도 초대 담당자 때는 콘티로 확실히 고쳤어요. 버린 원고도 다 있고요. 하지만 확실히 두 번째 콘티에서는 레벨이 올라갔어요. 싫어하는 작가도 있겠지만, 전 오히려 직설적으로 말해주는 게 고마워요(웃음).

토가시 : 버린 원고가 다 있나요?

후지마키 : 새로운 전개가 시작되는 지점이라든가 시합 전개 때문에. 예정된 방향으로 가면 재미있지 않을 것 같다는 이유였어요. 한번에 OK였던 콘티가 있거든요. 그때는 축배를 들었죠(웃음).

─ 토가시 선생님이 후지마키 선생님께 물어보고 싶은 게 있다면?

토가시 : 앞으로의 전개는 어디까지 결정하고 계시나요?

후지마키 : 승패는 결정했지만, 어떻게 결판을 낼 것인가 하는 세세한 건 전혀...

토가시 :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왠지 저와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이 비슷하구나, 라고 생각했거든요. 얼개는 바꾸지 않지만 거기에 이르기까지의 바리에이션을 몇 개나 준비해 놓고 안되는 것을 소거해 나간다는. 그 직감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어서요. 그리고 휴일이 며칠이나 있나요?

후지마키 : 주 1일 있을까 말까에요.

토가시 : 뭘 하고 지내시나요?

후지마키 : 거의 잡무로 끝나버리지만, 가끔 여유가 있으면 골프를 치기도 해요.

토가시 : 골프요! 후지마키 선생님이 그리는 골프만화도 읽어보고 싶네요!

후지마키 : 저도 언젠가 그려보고 싶네요!

─ 두 분이 만화를 그리는 데 있어서 신념이나 정책은 무엇인가요?

토가시 : 저 같은 경우는 배틀만화를 그리고 있는 것도 있지만, '언제든지 주인공을 죽여버리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어요.

후지마키 : 그거 신념인가요?

토가시 : '주인공이라고 안심할 수 없다' 라고 항상 생각하고 있어요. 주요 캐릭터지만 여기서 죽이고 싶으니까 죽인다는(웃음). 이것도 초대 담당자가 그러더라고요. 효과적이고 독자들이 납득할 수 있으면 된다고. 요점은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언제든지 지금의 안정감을 깨뜨릴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거죠. 후지마키 선생님은 어떠신가요?

후지마키 : 작화도 이야기도 전 주보다 조금이라도 레벨업해 나간다는 거예요. 뭔가 같은 걸 하면 진다는 느낌. 애초에 처음에 과제가 너무 많았으니까... 그리고 아무도 하지 않은 일을 한다는 거예요. 그게 나중에 제 목을 조르는 일도 있지만(웃음).



두 선생님에게 애니메이션화란

─ 『헌터×헌터』와 『쿠로코의 농구』는 모두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는데 어떻게 받아들이시나요?

토가시 : 『헌터×헌터』는 2번째 애니메이션화이기 때문에 조금 특수한 예입니다만(웃음). 예전에는 제 작품이 다른 사람의 손으로 재현된다는 게 부끄러웠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잘 참가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네요.

후지마키 : 『유유백서』 때는 관여하지 않았나요?

토가시 : 그때는 『없음』(웃음). 정말 노터치였어요. 당시에는 제 일로 벅찼다는 것이 큰 이유에요. 다만 쿠와바라 카즈마를 연기했던 치바 시게루 씨의 연기는 충격이었어요. 저보다도 쿠와바라라는 캐릭터를 이해해주셨거든요. 그래서 사실 애니메이션을 보고 저도 상승효과를 받는 게 최선이지만, 역시 제 작품의 애니메이션을 보면 『우와』 하게 됩니다.

─ 후지마키 선생님은 『쿠로코의 농구』가 첫 애니메이션화 작품이 됩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후지마키 : 토가시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부끄러움이 장난 아니네요. 제 앞에서 제 작품을 음독하시는 것 같아서, 냄새나는 대사 장면이라니...(웃음). 하지만 너무 멋지게 만들어 주셔서 그저 감사합니다!

─ 애니메이션에서 목소리를 듣고, 만화 내 캐릭터화나 방향성에 영향을 주나요?

토가시 : 그렇습니다. 목소리를 연기하는 사람은 원작을 파헤치고 나서 한층 더 나름대로 캐릭터를 생각해주시기 때문에, 조금 전에 말씀드린 치바 씨처럼 저보다 캐릭터를 깊이 이해해 주시죠. 『이런 해석도 있구나』 하는 놀라움도 있고요. 그게 저한테 플러스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굳이 목소리에서 벗어나보고 싶다고 생각할 때도 있네요.

후지마키 : 저는 아직 애니메이션이 이제 막 시작되었기 때문에 들떠서 보고 있을 뿐이에요. 하지만 지금 이야기를 들으니 어쩌면 나중에 영향을 받을지도 모르겠네요.

─ 성우 분과의 이야기는?

토가시 : 이번 『헌터×헌터』는 아니지만 『유유백서』 의 우라메시 유스케 역의 사사키 노조미 씨와 이야기한 적은 있어요. 목소리로만 표현하는 만큼 접근 방법이나 캐릭터를 포착하는 방법이 만화가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어 재미있었습니다.

후지마키 : 저는 아직 더빙 현장에도 가본 적이 없어서 한번 가보고 싶네요.

토가시 : 가면 더빙시킬걸요. 저 예전에 『헌터×헌터』에서 트릭 타워에서 떨어져 괴조에게 잡아먹히는 놈의 목소리를 더빙했으니까. 한방에 OK였지만(쓴웃음).

후지마키 : 그 말씀을 들으니까 좀...(쓴웃음)



전개를 예측할 수 있어도 더욱 재미있는 작품으로 만들려면

─ 후지마키 선생님께서 토가시 선생님께 물어보고 싶은 게 있나요?

후지마키 : 독자가 '어차피 이 팀 이기겠지' 하고 앞으로의 전개를 알면서도 더 재미있게 느낄 수 있는 이야기로 만들기 위한 팁 같은 게 있나요?

토가시 : 주인공이 이기면 뭔가가 잘못되는, 그렇게 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갈등을 일으키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려나요? 예를 들면, 상대에게 사귀는 사람이 있는데 주인공이 이기면 그 애인이 죽어버린다거나. 왜 죽는지는 묻지 마세요!(웃음)

후지마키 : 적이 그녀의 오빠... 라거나?

토가시 : 뭐, 죽는 건 극단적이지만요(웃음). 단지 사소한 거라도 주인공이 이기면 잃는 것이 있어서 애틋해진다... 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 독자용으로써.

후지마키 : 여성 독자는 특히 애틋함을 강하게 느껴줄 것 같네요.

토가시 : 그리고 제가 하고 싶은 건, 이기는 게 뻔하더라도 질 경우의 콘티도 굳이 만들어 놓는 것. 그게 더 재미있을 것 같으면 설령 편집자와 싸워서라도 지는 쪽을 선택한다거나, 설령 통하지 않더라도 콘티를 만들어 놓으면 본편이 더 살아요. 이중삼택으로 주인공이 고민하고 있는데 작가가 미리 결론을 내리고 있는 게 보이면 읽다가 식어버리죠. 그 다음은 편집자와 의견을 조율하고, 예정된 스토리지만 '어쩌면...' 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수단을 생각해요. 만화가의 솜씨를 보여줄 만한 곳이죠.

후지마키 : 주인공 사이드를 무슨 일이 있어도 이기게 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하거나, 적 사이드도 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하거나... 인가요?

토가시 : 쿠로코의 농구의 경우는 주인공 팀에 편을 들게 하는 것이 맞죠. 그러면 상대적으로 상대방을 나쁘게 만든다든가. 하지만 적 팀도 패배시키지 않는 방법도 만들 수는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물어보고 싶은데, WC편이 끝나면 최종회... 를 하실 생각이신가요?

후지마키 : 지금으로서는 반반이에요. '기적의 세대'가 모두 한 팀으로 싸우는 모습을 그리고 싶은 마음도 분명 있어요.

토가시 : '기적의 세대'가 한 팀으로 싸우기를 바라는 독자는 꽤 많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과거 회상 같은 데서 그 장면을 만들 수 있는데 굳이 그리지 않는다는 건 '나중에 전일본 대표가 된다는 복선일지도' 라고 상상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기적의 세대'가 나쁜 해외 대표와 싸우는 경기를 꼭 보고 싶네요!

후지마키 : 기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또한 토가시 선생님께 받은 조언도 참고하겠습니다!

─ 그럼 마지막으로, 토가시 선생님께서 후지마키 선생님께 하실 말씀이 있으신가요?

토가시 : 되도록 길게 읽고 싶으니 몸 건강하세요. 가능하다면 '기적의 세대'끼리의 싸움이 끝난 뒤, 그들이 뭉쳐서 막강한 적과 싸우는 이야기도 읽어보고 싶네요.

후지마키 : 감사합니다! 겉핥기로나마 정말 공부가 되었습니다. 아직 얘기하고 싶은 게 많으니 다음에 기회가 되면 잘 부탁드립니다!

토가시 : 저야말로요. 오늘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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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토가시×이시다 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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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구울의 작가 이시다 스이와의 대담. 히소카의 팬인 이시다 스이가 토가시의 허락을 받고 그린 히소카의 과거 만화[8] 콘티와 함께 「소년 점프+」 사이트에 공개되었다. 공개일은 2016년 6월 3일.

토가시 요시히로×이시다 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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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헌터」의 토가시 요시히로와, 「도쿄 구울」의 이시다 스이의 첫 대담이 「소년 점프+」로 실현! 게다가 이시다 스이가 그린 히소카의 스토리가 존재한다...!? 세기의 대담을 먼저 보시죠!


우선, 이번에 이시다 선생님이 토가시 선생님의 작업실에 방문하여 이야기하게 된 경위부터 간단히 말씀드릴게요.

토가시 : 네.

일찍이 「소년 점프+」의 전신인 「점프 LIVE」에서 이시다 선생님이 「도쿄 구울 JACK」을 연재해주신 적이 있고 무척 반응이 좋았기 때문에, 이번에 다시 이시다 선생님께 만화를 그려주십사 「소년 점프+」가 의뢰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이시다 선생님이 토가시 선생님 작품의 열렬한 팬이시고, 특히 히소카를 좋아한다는 얘기가 나와서, 만약 이시다 선생님이 히소카 이야기를 만화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편집부의 호기심·망상 같은 데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만약 그런 기획 제안이 있다면 토가시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실지를 작년에 담당 편집자를 통해 의견을 타진했습니다.
그 결과 토가시 선생님께서 문제 없고 기쁘다, 라는 반응을 해주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시다 선생님은 작품의 세계관을 존중하고 싶기 때문에, 토가시 선생님이 생각하고 있는 히소카의 과거나 설정 등이 있다면 그걸 여쭤본 후에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하셨는데, 그것에 대해서도 「이시다 씨가 생각하는 히소카를 자유롭게 그려 주세요」 라고 말씀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시다 선생님께서는 결과적으로 편집부의 호들갑에 장단 맞춰주신 모양새가 되어버렸지만, 토가시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해주셨기에... 그래서 연재하는 틈틈히 작업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이시다 선생님의 콘티가 완성되어 토가시 선생님의 작업실에 방문하게 된 것입니다.

이시다 : 이 이야기가 나오고 콘티를 보여드릴 때까지 많이 기다리시게 했어요.

토가시 : 아뇨, 연재를 하시니까 어쩔 수 없죠. 읽어봤는데 너무 좋았어요. 이렇게 페이지가 많은 만화일 줄은 몰랐어서 놀랐습니다.

이시다 : 히소카의 스토리를 그린다는 기획이 시작되고 나서 계속 이 콘티가 머리에 있었는데, 제 안에서 굉장히 장벽이 올라가버려서... 존경하는 토가시 선생님께 콘티를 보여드리는 거라 어설픈 건 절대 보여드리고 싶지 않았고, 나름대로의 「헌터×헌터」 세계관을 구축하고 싶다거나 여러가지 생각을 너무 많이 하다보니 잘 안 풀려서...(웃음). 꼬박 1년 정도는 그런 느낌으로 2보 나아가고 한걸음 물러나는 상황이었어요.

토가시 : 「헌터×헌터」는 어느 정도는 어떤 세계관에도 적용할 수 있는 설정이기 때문에 자유롭게 설정을 만들어주셔도 전혀 상관없지만요. 본 원고 이야기인데, 이거 초안이나 참고 그림 정도가 아니라 제대로 그린 콘티네요.

이시다 : 네, 평소에는 여기까지 그리지 않지만요.

이번에는 히소카 이야기인데요, 이시다 선생님은 「헌터×헌터」 캐릭터 중에서는 히소카를 가장 좋아하시나요?

이시다 : 그렇죠, 중학생 때 만화 모사를 처음 한 것이 히소카였어요. 천공격투장에서 배틀한 뒤 목욕 후에 히소카가 머리를 내리고 있는 장면. 그게 너무 멋있어서 그려야겠다고 생각해서(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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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헌터』 제7권에서)

토가시 : 올백 캐릭터가 머리를 내리는 건 확실히 저도 좋아해요. 그 연출은 「쇼난폭주족」 주인공의 영향으로 평소에는 리젠트 머리인데, 그 머리를 내릴 때 주인공이 너무 멋있어서 무조건 저도 만화로 만들려고 했죠. 「유유백서」의 유스케도 그렇습니다.

「헌터×헌터」의 클로로도 그런 장면이 있죠.

토가시 : 저는 「도쿄 구울」 캐릭터 중에서는 쥬조를 좋아해요. 저도 히소카를 좋아하지만 덮어쓰고 있다고 할까, 조금 머리가 이상한 느낌으로 자신을 다치게 하고 기뻐하는 그런 부분을. 「헌터×헌터」 본편에서도 좋은 느낌으로 상처받고 있습니다(웃음).

이시다 : 기대되네요(웃음). 이번 콘티를 그리기 시작하고 나서 한번 그린 것이 마음에 안 들거나, 때로는 그리고 바로 안 되겠다고 생각하다 보니 뭐가 재미있는지 모르겠더라고요. 너무 심각하게 보고 있었어요. 담당자에게도 「이러다 만화를 그릴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고 전했어요. 그랬더니 「토가시 선생님의 재능을 접하고 이시다 씨가 그런 말을 하게 되다니 기쁘다.」 이런 말씀을 하시는 거 있죠. 「이렇게 괴로워하고 있는데 무슨 말을 하시는 걸까」 해서(웃음). 담당자는 저를 평가해 주신 거라 생각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아군이 없는 기분이 들었어요.

담당자 나름의 사랑이겠죠, 아마(웃음).

토가시 : 확실히 「뭐가 재미있는지 모르는 상태」라는 건 만화가로서 제일 무서운 상태죠.

이시다 : 맞아요. 계속 안개 속 같은 느낌이었어요. 토가시 선생님이 만드신 이야기를 2차 창작 같은 형태로 만드는 것 자체가 만화가로서 해로운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까지 했어요.

콘티를 생각하고 있을 때는 「헌터×헌터」를 엄청 읽으셨잖아요.

이시다 : 그랬어요. 히소카가 등장하는 모든 페이지에 포스트잇을 붙이거나, 히소카 대사 중에 나오는 트럼프 마크에 법칙성이 없는지도 따져보고.

토가시 : 그건 감으로 하고 있어요(웃음).

이시다 : 특별히 정해진 건 없나요?

토가시 : 거의 없어요. 다만 하트는 히소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사용하는 것 같은 느낌은 있다고 생각해요. 클로버와 다이아는 어떻게 구분해서 쓰고 있는지 제 안에서도 정해진 게 전혀 없네요.

이시다 : 제 분석에 따르면 「다이아」는 이야기가 진지할 때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느꼈어요. 「클로버」는 히소카가 조금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쓰고 있는 것 같은 인상이 있어요.

토가시 : 제 감에 따라 하다보면 어쩌면 그런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이시다 : 히소카는 수수께끼가 많은 캐릭터라서 그걸 그리는 게 너무 어렵고. 그런 부분도 힌트를 요구했어요.

토가시 : 그 변덕스러운 상태를 어느 정도 표현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제 안에서 「이렇게 움직이자」고 생각하는 것만큼 움직여주지 않기도 해요. 그것보다 과감하게 놔두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편이 마음대로 움직여주더라고요. 지금 본편에서의 콘티도 그런 식으로 주위 환경이나 배틀 설정만 주고 히소카의 움직임 자체는 캐릭터가 움직이는 대로 맡기다 보니 마지막에는 잘 날뛰어주더군요.

이시다 : 그렇군요, 이제 상상만으로도 히소카가 날뛰는 모습이 보이네요(웃음).

토가시 : 그런데 브레이크 좀 걸어버렸어요.

이시다 : 아, 그래요?

토가시 : 그는 더 가고 싶어했는데 제 안에서 브레이크를 걸어버린 부분이 있어서. 그건 조금 아쉽네요.

토가시 선생님은 만화를 그리다가 캐릭터를 컨트롤 할 수 없을 때가 있나요?

토가시 : 캐릭터를 컨트롤 할 수 없을 때 만화는 재미있어지죠. 만화 그릴 때는 처음에 대략적인 스토리를 생각하고 시작하거든요. 그런데 막상 캐릭터를 그리다 보면 그 스토리 라인과는 전혀 다른 대사를 하게 되고, 그 대사가 「이게 맞아!」 라고 생각되면 처음에 생각했던 스토리는 버릴 수밖에 없어요. 그래도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가 더 재미있어요, 역시.

토가시 선생님은 이시다 선생님의 이번 콘티를 읽고 나서 어떤 인상을 받으셨나요?

토가시 : 마지막에 히소카가 「얄팍한 거짓말(깜짝 텍스처)」로 손수건을 변화시켜 범인의 얼굴을 가리는데, 이런 능력의 사용법은 사실 앞으로의 본편에서 저도 써먹을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좋은 느낌으로 넨 능력을 쓰고 있구나」 라고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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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다 스이가 그린 콘티에서 발췌)

다른 사람이 생각하고 있는데 발상이 겹치는 건 재미있어요.
그리고 이시다 씨가 그린 범인, 느낌이 좋아요. 이 캐릭터도 그렇지만 이시다 씨가 그리는 인물은 모두 분위기가 좋아요. 지금까지 이시다 씨가 읽어 온 만화나 좋아하는 그림, 그런 것들이 배어있다고 생각하는데, 우락부락한 아저씨를 포함해 캐릭터의 얼굴이 빛나고 있어요. 이건 노력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배틀 씬 콘티도 속도감이 있어서 멋졌어요.

이시다 : 감사합니다.

토가시 : 처음에 히소카가 쓰러져 있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이유를 그리지 않은 건 의도하신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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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다 스이가 그린 콘티에서 발췌)

이시다 : 네. 굳이 첫 장면은 이야기의 배경을 그리지 않았어요.

토가시 : 그거 되게 독자들이 생각하게 만들거든요.

이시다 : 폐기한 콘티에는 히소카가 부잣집 아이였다거나, 반대로 가난했다거나, 자란 환경을 다룬 그림도 있었는데 그게 너무 위화감이 있어서요. 히소카는 과거를 말하지 않는 캐릭터라서 그런 냄새를 풍기게 되면 순간 히소카가 아니게 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토가시 : 그렇군요. 과거를 파헤치기가 어려워요. 어떤 이야기를 준비하든 독자의 상상을 초월하지 않는달까. 오히려 확실해지는 것보다 여백이 있는 게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이시다 씨의 만화 첫 장면도 「왜 히소카가 쓰러져 있을까」 라고 생각하게 만든 것이 재미있어요. 이렇게 히소카를 그려주시다니 정말 기쁘네요.

이시다 : 토가시 선생님 안에서는 히소카의 과거 이미지가 있나요?

토가시 : 없어요. 그래서 되도록이면 생각을 안 하려고 했던 거예요. 하지만 이번 이시다 씨의 만화보다 조금 더 앞선 히소카에 대해서는 언젠가는 이야기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다만 어디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지는 어려운 부분이네요.

이시다 : 그거 되게 관심이 많아요.

토가시 : 저 자신의 정신연령이 아마 중2~고2 정도에서 멈춰있을 거예요(웃음). 히소카에 대해서도 그 정도 나이의 이야기는 그려보고 싶네요. 과거 이야기를 그 이상 다루게 되면 가정환경이나 어떤 부모였는가 하는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에 너무 설명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시다 : 제 마음대로의 이미지이긴 한데... 왠지 히소카는 아버지가 있는 이미지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버지한테서 받은 영향이 없을 것 같달까.

토가시 : 제가 지금까지 그려온 만화는 주인공을 포함해 모두 한부모이거나 여러 가정환경을 가진 캐릭터가 많아요. 저 자신은 아직 부모님도 건재하시고 평범한 가정환경이었지만(웃음). 만화를 그려보니 그런 가정환경이 되네요. 특히 주인공이나 길게 그려갈 이런 캐릭터들은 다 그런 느낌이에요. 뭐, 애초에 만화 속에서 부모님 같은 건 방해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이시다 : 확실히 저도 작품적으로 부모의 존재가 방해될 때가 있는데, 예를 들면 「스타워즈」에서는 처음에 양육자가 살해된다거나, 「건담」에서도 처음에 부모와 사별하고 이야기가 시작된다거나, 사실 작품을 만드는 데 있어서 「부모는 없는 것이 좋다」 같은 이론이 있는 게 아닐까 하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토가시 : 그렇네요. 기본적으로 만화에서 부모라는 건 주인공이 하는 일을 반대하는 입장의 인간이니까요. 예를 들면 「헌터×헌터」의 주인공 은 현실세계에서는 초등학생 고학년 정도에요. 만약 그에게 제대로 된 부모가 있다면 자신의 아이가 위험한 여행을 떠나게 할 리가 없을 테니까, 정말 부모란 방해되는 거구나 하고(웃음). 그렇다면 처음부터 없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더니 결국 "부모를 찾는다"는 것이 목적이 되고, "부모를 끔찍한 놈으로 만든다" 라는 컨셉이 완성되는 거죠.

이시다 : 과연...!

토가시 : 그런데 이번에 이시다 씨의 만화를 읽어보니, 그 첫 장면에 이어지는 형태로 히소카의 과거를 만화로 만들어 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웃음).

이시다 : ...!

그건... 대단하네요.

토가시 : 읽어보고 그 첫 장면으로 연결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만약 이시다 씨 안에서 첫 장면의 히소카가 쓰러져 있는 장면 바로 앞이 백지랄까, 제가 자유롭게 해도 괜찮다는 느낌이라면 그려보고 싶다고. 그리고 만화에 나온 서커스 무리도 만져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이시다 : 이 콘티를 만드는 것 자체가 고민이었기 때문에, 선생님께서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영광입니다. 너무 기뻐요.

토가시 : 별로 기대하지 마세요(웃음). 언젠가 할 수 있으면 보여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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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토가시×키시모토 마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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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토, 보루토의 작가 키시모토 마사시와의 스페셜 대담. 「점프 GIGA 2016 vol.2」에 게재되었다. 발매일은 2016년 8월 20일.

토가시 요시히로×키시모토 마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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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자의 비결
대답합니다 스페셜
점프가 자랑하는 2대 작가의 격렬한 토크가 마침내 실현됐다고! 테마는 정확히 「창작」!
창작업에 종사하는 사람, 지망하는 사람. 모두의 마음을 흔드는 「금언」이 바로 여기 있다!!
「창작」에 관련된 독자의 질문에 두 명의 대작가가 격렬하게 응답!!

6월 중순. 「점프 GIGA」 공식 트위터상에서 「창작」에 관련된 질문을 널리 모집한 결과, 그 수는 자그마치 500통!
거기서 두 작가가 추첨한 질문을 안주 삼아 3시간 반 동안 GIGA 토크를 전개했다. 공전의 히트작을 낳은 거인들. 그 높은 곳에서 보는 「창작」의 진수란 과연─.


토가시 : 둘이서 대담하는 건 두 번째인가요?

키시모토 : 그러게요, 긴장되네요...

─ 나루토 팬북 「개의 서」 이후군요. 오늘 잘 부탁드립니다. 그럼... 케이타 씨의 질문입니다. 「키시모토 선생님도 토가시 선생님도 캐릭터가 너무 매력적인데, 캐릭터를 만들 때 정하는 룰이 있나요?」

키시모토 : 큰일이다.

─ 갑자기 위험한 질문인가요(웃음). 진지한 질문이네요. 만들기 전에 먼저 정하거나, 반대로 절대로 정하지 않는 게 있나요?

키시모토 : '하지 않는다'는 이제 습관적으로 안해서. 의식이 없어요.

─ 캐릭터에 관한 질문은 많네요. '이름을 어떻게 정하고 있는가' 라든지.

토가시 : 이름은 심하게 말하면, 그때 보던 TV에서 결정하기도 합니다.

키시모토 : 그런 느낌이에요. 저도 그 형용사를 이름에 쓸 때가 있어요.

─ 아, 있었나요.

키시모토 : 「다루이(피곤해)」라든가, 「오모이(무겁다)」라든가, 「카루이(가볍다)」라든가. 독자한테서 '의욕 있는 거 맞아요?' 라는 소리 들었습니다.

─ 야단 맞았다(웃음)!

키시모토 : 일단 진지하게 생각해서 그런 이름을 지은 것도 있지만요...

토가시 : 저는 토리야마 선생님을 좋아하니까. 그런 것도 좋은 느낌으로. 부루마트랭크스 같은 거 보고 '그거 괜찮다!' 라고 생각했어요.

키시모토 : 점프의 DNA가 있죠.

─ 캐릭터의 비주얼은 어떻습니까?

키시모토 : 항상 그런 건 아니지만 B5용지에 아주 적당한 러프를 그려요. 한번 이미지를 굳혀놓지 않으면 왠지 애착이 안 생겨서.

─ 그 비주얼의 발상은 어디에서?

키시모토 : 만들고 싶은 인물상의, 대부분의 이미지로 그려요. 말하는 방식이나 성격이나... '앞으로 꼭 넣어야지!' 라는 식으로 꼭 넣는 건 없어요.

토가시 :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 때는 어느 쪽인가 하면 설정이 우선. 하지만 낙서를 그리면서 성격이 구축되는 경우도 있어요.

키시모토 : 그렇군요. 전 여유가 있을 때와 없을 때 캐릭터의 방법이 달라져요... 연재중에 궁지에 몰렸을 때는 얼른 진행해야 해서, 그림을 그리면서 그때마다 정하고 캐릭터를 나중에 알게 되는 느낌.

─ 뛰면서 생각한다는 말이군요.

토가시 : 주의하는 걸 말하자면, 캐릭터의 설정을 생각할 때 「성격」을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은데. 그렇게 하면 나중에 캐릭터를 움직일 수 없게 되는 경우가 꽤 있어서, 성격을 「밝다」거나 「어둡다」 같은 느낌으로 막연하게 설정하지 않도록 해요.

─ 무슨 말인가요...?

토가시 : 「커뮤니케이션」은 자신 안에서 만들어지는 거예요. 예를 들어 '예민하고 화를 잘 낸다'라고 정하면 '그럼 언제?' 라고 자문해도 정답이 없거든요. 하지만 '어떤 말을 들으면 폭발한다'고 구체적인 예를 먼저 정하면 훨씬 움직이기 쉽죠.

키시모토 : 제 캐릭터에 그대로 그런 타입이 있었어요. 「뚱땡이」 라고 불리면 폭발하는 쵸지라는 캐릭터가.

토가시 : 미완성인 캐릭터라도 되도록 구체적인 상황을 넣어보고, 그 중에서 어떤 행동을 할까? 라는 시뮬레이션을 가급적 하지 않으면 나중에 막힐 때가 많으니까요...

─ 토가시 선생님의 그런 사고는 습관적으로 존재하나요?

토가시 : 그렇죠. 그리고 연재하면서 훨씬 나중의 이야기인데, 예를 들면 애니메이션화가 됐을 때. 다른 사람이 작품을 움직일 때 그런 설정이 있으면 지침이 되기 좋거든요.

─ 다른 사람이 움직여도 괜찮다는 건가요.

토가시 : 그렇습니다. ...다만 기본적으로 저는 만든 것을 점점 망가뜨리고 싶어요. 그러니까 캐릭터의 성격에 어긋나는 시츄에이션에 두고, 녀석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좀 보고 싶어져요.

키시모토 : 양면성이 있는 캐릭터가 의외의 매력이 있죠.

토가시 : 캐릭터를 극한 상태에 두고, 보통은 취하지 않는 행동을 일으키도록 몰아넣는 짓 같은 건 바로 하고 싶어집니다.

키시모토 : 내면적으로 말하면 저는 약점을 잘 정해요. 안되는 부분이 있는 게 인간미가 있다고 할까... 완벽한 사람은 안 좋아하거든요, 저 자신이. 데키스기 군보다 노비타가 좋아요. 그 점이 성장의 재미라고 생각해요.

─ 키시모토 선생님은 성격과 인술, 어디에서 캐릭터를 생각하시나요?

키시모토 : 뭐, 대충 느낌인데... 이 녀석이라면 이렇게 하는 인술을 사용할 거라는. 능력과 캐릭터가 연결되어 있으면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예를 들어 갖고 있는 능력이 그 녀석의 성장과 관계되어야 한달까, 크라피카도 그렇잖아요?

─ 아, 그렇죠. 사슬이라는 능력.

키시모토 : 그것도 캐릭터의 성장 과정과 성격이 능력과 연결되어 있죠.

토가시 : 능력은 캐릭터에 의한 부분이 커요. 극단적으로 말하면 보스급 캐릭터가 갖는 능력, 그리고 1회만에 지는 떨거지가 갖는 능력, 우선 이 두 종류가 있어요. 주인공 이하의 주요 캐릭터라면 그 사이가 되겠죠. 능력을 밸런스 있게 정하는 방식은 역시 직감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것 같은데... 쉽게 말하면 주요 캐릭터가 갖는 것은 「불」, 「흙」이라든가, 소위 「오행」이라든가, 뭔가 큰 요소라는 느낌. 그 외에도 분류하면서 '그럼 이 녀석은 빨강으로 하자' 라고 정하고 불로 하거나. 우선 대략적인 것을 어느 정도 만들어요. 나중에 써먹더라도 어느 정도 아이디어를 쌓아놓지 않으면 아깝고, 아이디어가 시들어요.

─ 단숨에 쏟아부어야 하니까요.

토가시 : 능력의 룰 내에서 헛점이 생기지 않도록 생각하는 게 또 어렵고. 저, 점점 인터넷에서 고찰당하고 있으니까요...

─ 방심할 수 없죠(웃음).

토가시 : 고찰을 즐기는 팬이 있다는 것도 이해하고, 가끔 고찰도 '신경 안 써, 안 볼 거야!' 라는 마인드로 이야기를 추진하기도 하지만. 내 이야기는 정말 앞뒤가 안 맞나? 라는 공포와 싸우면서 만들겠다는 그런 상태네요. 능력 배틀은 시대적으로 많이 어려워지고 있어요. 앞으로 하는 사람들은 더 어려움을 느끼겠죠.

키시모토 : 그거 예전에 토가시 선생님과 대담했을 때 깨달은 게 있어요. 택시로 이동하는 동안 마구 질문했거든요, 노하우를 알려달라고. 지금 이렇게 질문하는 사람들처럼, 모처럼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질문했는데.

─ 어떤 답이...?

키시모토 : '기본적으로 그게... 감'이라고 하셔서.

─ 에에에엑(웃음)!

키시모토 : 아니, 물론 넘치도록 계산하고 있어요. 계산이란 차원을 넘어버리기 전에 「감」이라는 거예요. '재미있어지는 기분은 들지만 확증은 없는... 것 같은 이야기를 생각해냈을 때 어떻게 하나요?' 라고 묻자 「감」이라는 대답이. 결국 거기서부터 정답을 맞추는 것이 토가시 선생님의 재능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죠...

토가시 : 지금 하고 있는 시리즈, 더 이상은 위험해 위험해, 하면서 초조하게 캐릭터를 늘리고 있어요. 이것도 감입니다(웃음).

─ 「감」에 의지한다는 건가요...?

토가시 : 물론 어느 정도 「감」 이전에 제 안에 매뉴얼이라고 할까... 이야기 만들기의 이론이 있는데요. 그 안에서 거두어서 그린다는 게 아무래도... 음, 잘 못해서. 제가 만든 매뉴얼에 의지하든 의지하지 않든, 결말이 보이지 않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네요.

─ 자신의 룰마저 부수고 싶다는 거네요.

키시모토 : 선생님 그런 경향이 있군요. 자학적인 면이. 거기까지 가면 위험할지도 모르지만 실시하겠어, 라는.

토가시 : 그래서 이번 시리즈는 심플하게, '인원을 엄청나게 늘리면 어떻게 될까' 라는 걸 어쨌든 극단적으로 해봤어요.

키시모토 : 작화가 힘드실텐데...

토가시 : '이야기에서 엄청난 인원을 등장시킨' 사람은 오다 선생님도 그렇고 지금까지 있어요. 그걸 의식하면서도 굳이 시도하고, 망하지 않으면 재미있는. 그럼 그 「감」을 만든 토대가 뭐냐는 말이 되는데요. 결국은 만화든 소설이든 「독서량」이 중요하다는 얘깁니다. 명작도 졸작도 많이 읽었기 때문에 기출된 아이디어를 편곡한다거나, 반대로 의욕도 생겨서 선택지를 늘린다거나. 스토리뿐 아니라 캐릭터 설정도 그렇다고 봅니다.

키시모토 : 그러니까 그게 일반적인 「감」이 아니라 지금까지 축적한 데이터가 머릿속에 있는 거죠.

토가시 : 어떤 프로가 되기 위한 연습시간은 대체로 1만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잖아요. 탁구의 후쿠하라 아이 선수는 메달을 노리려면 3만 시간이 필요하다, 라는 얘기도 했고. 하지만 만화를 계속 읽어온 사람은 사실 진작에 그 시간을 넘어버린 거예요. 전문가라도 손색없는 독서량이에요. 저도 그 정도 읽고 작가로서 분석도 일단 할 생각으로. 그런 독서 경험을 기초로 한 뒤의 「감」이라는 거죠.

─ 「감」의 의미가 일반적이지 않네요...

키시모토 : 결국 데이터죠(웃음).

토가시 : 하지만 만화를 안 읽지만 그림 좀 그려봤다는 사람이 새로운 것을 그리는 재능에는 당해낼 수 없겠죠.

키시모토 : 맞아요!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은 이론에 반하는 방향으로 가죠. 대체로 실패하는데, 그래도 어쩌면 거기에 새로움의 돌파구가 있을지도 몰라요.

토가시 : 그래서 그런 감성으로 그리는 사람을 위한 조언은 안 되겠지만, 역시 좋아서 읽는 거라면 '계속 읽고 분석력을 비축함으로써 감을 믿어라' 라고 말하고 싶네요. 좋아하지 않는 작품도 다 읽을 시간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의미에서는 만화잡지가 정말 좋다고 생각해요. 관심없는 작품도 읽으면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독자에게 통하는 것, 통하지 않는 것. 이런 것들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 키시모토 선생님은 만화나 영화를 얼마나 많이 흡수하시나요?

키시모토 : 숫자는 전혀요. 같은 것을 여러번 읽습니다.

편집 : 최근에 생각했는데 「가득한 이론」이라고 하잖아요? 아웃풋을 위해 많은 엔터테인먼트를 접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 편집자는 거기에 해당된다고 생각하는데, 작가는 같은 작품을 여러번 보는게 피와 살이 된다는 인상이 있어요.

키시모토 : 아, 그런 거 있죠.

─ 이건 뼈가 되었다는 작품은?

키시모토 : 「AKIRA」 입니다... 그리고 「공각기동대」, 「유주얼 서스펙트」, 「포레스트 검프」, 「리틀 미스 선샤인」... 대충 그런 느낌의 작품을 여러번 보고 있어요.

─ 토가시 선생님도 있나요?

토가시 : 아, 있어요. 일단 좋아하는 건 「에이리언」이지만, 사실 그것보다 자주 보는 건 존 카펜터 감독의 「패러다임」이라는 영화가 있는데요.

─ 네.

토가시 : 보면 저급한 부분에서 웃음이 나올 정도의 영화인데, 저는 그 여배우를 좋아해요. 그리고 지금까지 본 것 중에서는 「28일 후」도 좋아해요. 사람이 줄어드는 거.

─ 사람이 줄어드는 계열을 좋아하시네요.

편집 : 전에 「이거 사람이 줄어드는 거다!」 라고 기뻐하면서 「LOST」를 봤는데, 사람이 늘어나서 놀랐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웃음).

토가시 : 무인도에 비행기가 추락하고 그들이 생존하는 이야기가 「LOST」 라는 제목이면 무조건 줄어들 거라고 생각되잖아요!



─ 그럼 다음으로 Sandman 씨의 질문입니다. 「두 선생님께 여쭙습니다. 작화와 스토리 짜기 중 어느 쪽을 좋아하시나요?」

두 사람 : 아~...

─ 토가시 선생님의 예전 만화 코멘트에서 '만화가가 되고 싶은 거면 그림을 그릴 틈 따위 없다' 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

토가시 : 쓴소리였죠(웃음). 왜냐하면 그림은 연재하면 능숙해지거든요. 강제로 잘 그려지는 일도 있으니까요, 매주. 아니, 애초에 그림을 좋아해서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키시모토 선생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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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의 능력을 훔치는 능력... 클로로의 캐릭터성에 밀접하고, 보스급에 걸맞은 강력한 스킬이다.

키시모토 : 저도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소년이었어요... 그림 그리기가 좋아서 그림을 그릴 줄 아니까 뭔가가 된다면 「만화가겠구나」 했죠. 그러고 나서 스토리 공부를 했기 때문에 저도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만화가가 된 타입이에요.

토가시 : 키시모토 선생님의 그림은 정말 대단하다고 항상 생각해요. 주간 연재 등 제한된 시간 내에서 능숙하게 거기까지 구도를 생각해서 그릴 수 있다는 게.

키시모토 : 사실 렌즈같은 거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건데요. 그런데도 망원이나 와이드나 피사계 심도나 그런 것도 어느 정도 신경 써서 그리고 싶다는 집착이 있어요. 하지만 독자는 거기까지 느끼지 못하죠. 주간 연재 만화가로서는 정말 헛된 노력이에요.(쓴웃음) 게다가 저보다 더 잘 그리는 분도 있으니까요. 말하자면 오토모 카츠히로 씨 같은.

─ 오오, 또 「AKIRA」.

키시모토 : 그리고 제 생각이지만, 만화가는 어떤 의미에서는 애니메이터에게 이길 수 없어요.

─ 어떤 부분에서요?

키시모토 : 일단 애초에 그림 그리는 물량이 달라요. 또 렌즈를 제대로 반영해서 화각을 잡거나. 천재 애니메이터가 하는 일은 그야말로 괴물같거든요.

토가시 : 엄청나죠. 또 한 장에 쏟아붓는 열량이 다르니 쨉이 안되죠. 쉽게 하는 느낌이 신경 써서 그림 그리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의 고수라고나 할까.

키시모토 : 만화는 그렇게까지 양에 집착할 필요는 없고, 뭐 직업적으로도 조금 다르지만... 그래도 곤 사토시 감독의 그림은 미쳤어요! 애니메이터 중에서도 대단한 사람은 원근법이 몇 mm 어긋나도 한 눈에 알아채거든요. 저도 어느 정도 그림을 공부했다고 생각하지만 차원이 달라요.

─ 특수 기능이군요...

키시모토 : 뭐 그런 느낌으로, 저는 그림을 좋아하지만... 15년 연재에 지쳐서 지금은 그림을 전혀 그리고 싶지 않아요(웃음).


─ 구카이 씨의 질문입니다. 「판타지 작품의 세계관에 리얼리티를 갖도록 부여하고 있는 거나 신경쓰고 있는 게 있나요?」

키시모토 : 글쎄요...

─ 예를 들어 키시모토 선생님의 경우는 「나루토」 1화에서 배경에 전봇대를 그리지 않았나요? 그 작품의 세계관이 현실과 연결된 인상은 있어요.

키시모토 : 뭐 현실세계에 있는 요소를 조금씩 작품 세계에 적용시키고 싶다고 하는 방법을 취했죠.

─ 어떻게 하면 되나요?

키시모토 : 그래서 어디까지나 하나의 예지만, 실제 세계에서 이어지는 다른 세계로 가는 방법으로 하면 이야기에 현실성을 부여하기 쉽지 않을까요. 해리포터에서도 역을 이용하잖아요?

─ 과연 이해하기 쉬운 대비네요.

키시모토 : 다만 아예 판타지라면 그게 안 되죠. 그래서 어떻게 하냐고 묻는다면, 판타지 세계의 캐릭터가 현실 세계의 인간과 같은 문제를 안고 있으면 좋습니다.

나루토라면 부모가 없다거나, 친구가 없다거나...

키시모토 : 독자는 '나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라고 생각하면서 읽어준다고 생각해요. 흔히 있는 실패는, 그 세계 속에서만 일어나는 문제만 갖게 하는 것. 이렇게 하면 공감할 수 없거든요. 저쪽 세계의 문제 따위 독자들 입장에서는 흥미 없으니까요.

─ 확실히 '마왕이 강해서 고민'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이 납치되고 가족이 살해당했다' 같이 친근하게 일어나고,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조명하는 게 단숨에 친근감이 들기 쉽죠.

키시모토 : 리얼리티라고 할까, 세계에 들어가기 위한 포인트는 「공감」이에요, 정말.

토가시 : 응응.

키시모토 : '한번 캐릭터에 감정이입하기만 하면 비현실적인 문제가 되더라도 리얼리티를 느끼면서 읽는다'는 거예요. 그래서 갑자기 비현실적인 세계관에서 비현실적인 테마나 문제를 끌고 오면 이제 뭐가 뭔지 모르게 되죠.

─ 1 페이지에서 세계관을 전부 설명하고 싶네요. 남은 인류는 4개의 조직으로 나뉘어 새로운 에너지 자원을 다툰다...」 같은.

토가시 : 아, 저 그거 좋아요(웃음).

─ 에에엑(웃음)!!

토가시 : 첫 페이지의 네모칸 안에 세계관을 설명하는 문장으로 채워져 있는 것. 그거 제가 좋아하는 놈이에요.

키시모토 : 하지만 저도 완결 때는 그렇습니다.

토가시 : 그래서 다음 장이 양면으로 꽉 찬 놈이요. 아~, 제가 최고로 좋아하는 놈(웃음).

키시모토 : 그걸로 저는 편집자에게 주의받은 적도 있어요.

토가시 : 똑같네 똑같네! 저도 주의받았거든요!!

키시모토 : 만화상 수상자가 「여기가 별로야」 라면서(웃음).

토가시 : '이야기 시작부터 글자가 많아서 스트레스를 느끼는 독자도 있다' 라거나... 아니, 저는 좋아합니다(웃음).

─ 딜레마(웃음).

토가시 : 저는 「유유백서」 때는 현실 세계를 토대로 그 안에서 판타지 세계 같은 걸 그렸기 때문에 수월했어요. 현실 세계를 토대로 하면 자신과 같은 세대의 독자들이 다가가기 쉽거든요.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센스이의 파트너 이츠키가 말한 「밤의 히트 스튜디오에 토가와 준이 나온다」. 이건 제가 현실에서 체험한 녀석이라 저와 같은 감각으로 TV를 보던 사람은 「아!」 할 부분. 자신의 체험이나 경험을 본질로써 더하는 것만으로도 스토리와 독자의 거리가 훨씬 가까워질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 저도 토가시 선생님의 작품에 「다운타운」이나 「모모테츠」의 화제가 나와서 멋대로 친근감을 느꼈어요. 과연...

토가시 : 그래서 현실 세계를 바탕으로 한 작품은 이미 다 했으니 다음은 다른 패턴으로... 라는 생각으로 「헌터」를 시작했지만요.

키시모토 : 「헌터」는 처음에 이 낚시를 하죠? 그 점에서 우선 현실 세계와 공통점이 있네요. 그리고 곤의 아버지와 부자간 문제도 있고... 또 세세한 부분인데 포스트가 있다거나.

토가시 : 바로 그건데, 결국 말이죠. 무리수가 아니란 거예요. 판타지 세계를 만들더라도 자기가 살아온 몇 살쯤의 세계를 토대로 할까, 라는 느낌으로 어딘가 현실과 연결시킵니다.

─ 완전 오리지널은 아니고...

토가시 : 「헌터」를 시작했을 때는 사실 저의 초등~중학교 시절을 바탕으로 그렸었는데, 연재를 계속하다가 지금의 제 자신과 연결되어 있는 걸 넣는다거나, 다음에는 스마트폰을 넣는다거나. 그래서 이제 기본적으로는 무리하지 않는 느낌이에요. 정통 판타지를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조언이 되기엔 좀 애매할지도 모르지만.

─ 정통이라고 하면 중세 유럽풍의 세계에서 검과 마법이 난무하는 느낌인 거죠?

토가시 : 위험한 건 「그런 판타지 세계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 같은 세계를 만화로 표현하려는 거예요. 게임 감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이 판타지 만화에 리얼리티를 넣는 건 어렵죠. 그것만은 감각을 따르는 게 좋아요.

─ 왜죠?

토가시 : 재미의 근간이 각각 달라요. 게임과 만화를 혼동한 채로 사람이 만화를 그리면 공감을 얻더라도 실패합니다... 저도 게임을 좋아해서 게임을 바탕으로 한 만화를 그리고 싶다는 마음은 알겠지만...

키시모토 : 게임이라는 건 자신의 분신을 움직이고 실제 체험하기로 즐기지만, 만화는 자신과는 다른 캐릭터가 움직이는걸 보고 즐기는 거니까 오락물로써 다른 거죠... 게임을 좋아할 정도의 감각은 주관이 너무 강하다고 할까. '이 게임 재밌으니까 만화로 하면 재밌겠다'... 라는 식으로. 애초에 접근법이 완전히 다르다는 말이에요. 만화는 작가가 결과를 결정하는 가운데 독자들에게 감정이입을 받아야만 하는 콘텐츠거든요...

토가시 : 참여와 공감은 다르죠.

키시모토 : 게임이라면 리셋도 가능하고, 장비도 육성도 파티도 자기 마음대로 가능해서 유저 각자의 행동 선택을 포함하는 말 그대로 플레이 그 자체. 하지만 만화의 경우에는 자신이 아닌 타인의 드라마. 그래서 독자들이 스트레스 없이 감정이입할 수 있도록 인물상을 전달할 궁리를 해야만 해요. 판타지의 복잡한 세계관이 캐릭터를 가로막고 이해를 방해하는 건 좋지 않죠.

편집 : 그러고 보니 신인 작가의 작품에서 게임이라고나 할까. 「게임 속 세계에 들어가버렸다!」 같은 거 정말 재미없는 게 많아요.

─ 「흔히 있는 판타지」의 틀에 박혀버렸으니까요...

편집 : 조언하자니 어려워서. 이런 시리즈는 재미없다는 인상은 있었지만 구체적인 이유를 이제 알았네요.

토가시 : 제가 게임할 때는 시스템이 재미있을지의 여부가 포인트이고, 즐기는 방식이 달라요.

키시모토 : 게임은 게임 디자인으로 재미있게 설계되어 있으니까요.

토가시 : 그 시스템의 재미를 만화에도 적용시키면 좋겠지만, 만화에서는 어떤 인간관계가 나오는지의 재미가 우선 필요해요. 그걸 없애고 게임 같은 시스템을 만화에 넣어도, 시스템에 참여할 수 없으니 그 아이디어는 의미가 없어요. 결국 나오는 인물에 공감할 수 있느냐가 만화의 관건인 거죠.

키시모토 : 여러가지 엔터테인먼트를 많이 접하면 좋은 것 같아요. 그러면 사람을 즐겁게 하는 뿌리를 알아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이 질문 자체는 뭐랄까... 심하다고 말하면 실례지만...

토가시 : 아, 혼나고 있어, 구카이 씨(웃음).

키시모토 : 아뇨, 아뇨(웃음).

토가시 : 캐릭터가 살아있고 읽으면 '재미있을 것 같다!' 라고 생각된다면 세계는 상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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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리오츳코미. 이것도 토가시 선생님이 일상에서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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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싸움은 드라마의 묘미 중 하나. 등장 캐릭터가 인간미 넘치는 것이 중요하다.

키시모토 : 토가시 선생님과 같은 말을 한 것 같은 기억이 있네요(웃음).

토가시 : 스스로 세계를 만든다는 게 즐겁다는 건 알 수 있죠.

키시모토 : 저도 학생 때라면 같은 질문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알겠습니다. 화를 내기는커녕 구카이 씨에게 많이 공감하고 있어요. 질문에는 판타지라고 썼는데, 본질적으로는 공감하기 어려운 걸 하고 있는 건 아닌지...

─ 「공감하기 어려운 세계관」?

키시모토 : 예를 들어 스포츠.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야구라면 공감할 수 있는 사람도 많다고 생각해요.

─ 야구는 확실히.

키시모토 : 하지만 비인기 스포츠를 소재로 한 경우는 애초에 룰을 잘 모르기 때문에 보고 있어도 잘 모르잖아요. 저기, 경기자에게는 정말 죄송하지만 룰 증인으로 소환되기 일쑤일 걸요... 카바디라든가.

토가시 : 모르는 사람이 보면 카바디는 판타지죠.

키시모토 : 그렇죠, 아마추어는 몰라요. 그래서 공감할 수도 없고요. 그럼 어떻게 하면 카바디의 세계에 들어갈 수 있느냐 하면, 경기자의 인물상, 즉 캐릭터에 클로즈업된 이야기를 씁니다. 그 녀석이 왜 카바디를 하고 있는지 동기를 알게 되면, 그게 드라마가 되어 독자도 흥미가 생기면서 점차 카바디 룰도 기억하려고 하거든요.

토가시 : 드라마가 있으면 모든 경기를 사전지식 제로에서부터 감상한다는 건 참 멋져요. 룰을 몰라도 좋아하게 된다는. 그게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키시모토 : 그래서 첫 번째가 경기자, 캐릭터. 두 번째로는 경기, 룰. 여기까지 이해하면 룰을 모르는 스포츠도 리얼리티를 느끼며 볼 수 있지 않나 싶네요.

─ 분명 스포츠 만화도 우선 인물에 흥미를 가진 다음 그 경기의 룰을 기억하게 되죠...

키시모토 : 「다운타운의 매우 좋은 느낌」이라는 콩트에서 잘 모르는 스포츠를 하는 내용이 있는데, 그런 게 사실은 참고가 된다고나 할까요. 연예인들이 재미있으니까 거기에 흥미를 느껴서 계속 보고 있는 거죠. 그러니까 판타지 작품도 마찬가지에요. 독자가 숙지해도 매력적인 인물이 없는 세계는, 다른 사람이 보면 '뭐야 그거?' 라고 하겠죠. 이유를 모르는 걸로 보일 거예요.

─ 그럼 다음 질문 갑니다. 후- 씨의 질문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잘 그렸나요?」

토가시 : 스스로는 전혀 잘 그린다고 생각 안하는데, 잘 그린다고 생각했던 순간이 있어요. 제가 그린 그림을 두고 '전람회에 출품해 봐' 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그때 '내 그림 잘 그린 거구나' 라고 생각했죠.

키시모토 : 응, 저도 그런 느낌이에요.

─ 키시모토 선생님도요?

키시모토 : 초등학생 때였나? 방학 숙제 때문에 그린 포스터가 전시회 같은 것에 출품되었어요. 가작이라는 상이 있어서 입선이 가장 낫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받은 건 문부과학상 따위처럼 입선보다 약간 위의 놈이었죠. 전 굉장히 소극적이었고 남들 앞에 나서는 건 싫었는데, 가장 좋은 놈을 해먹어서 대표로 상장을 받으러 가는 짓을 했었어요. 그 무렵부터에요.

토가시 : 노트에 그린 낙서를 뒤에서 보던 동급생 친구가 '대단해!' 라고 말을 하면, '나 잘 그리나?' 라고 생각하게 되잖아요. 결국 사람의 평가에요. 스스로는 잘한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렇게 다른 사람이 말해주면 '혹시 나 잘하는 편인가?' 라고 생각했다는 그런 말이에요.

키시모토 : 초등학교 1학년 때 금붕어를 그렸었는데. 금붕어의 꼬리가 둥실둥실 움직이니까 그런 걸 저는 보통으로 생각해서 그렸는데, 여자애가 그걸 보고 잘 그린다고 하니까 '아, 그렇구나' 라고 생각했던 건 지금도 기억나요.

토가시 : 그 레벨은 굉장하네요! 미야자키 하야오와 동급인 수준.

─ 초등학교 때부터 입체감을 인식하고 있었네요.

키시모토 : 그건 잘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에게 들었을 때 말이죠. 다른 사람 얘기라면 보루토 그려주신 이케모토 선생님. 그는 어렸을 때 돗쿠리맨 씰을 갖고 싶었는데 못 사고, 직접 돗쿠리맨 씰을 그려서 갖고 갔더니 친구들이 사갔다고 해요. 그때 '자신의 그림은 가치가 있을지도...' 라고 생각하기 시작하신 것 같아요(웃음).

토가시 : 아아! 이케모토 미키오 선생님! 그분은 전 스태프 분인가요?

키시모토 : 네, 스태프 분이에요.

토가시 : 정말인가요, 그 분은 진짜.

키시모토 : 그렇죠. 그 분은 진짜.

─ 꽤 오래 하신 분이시죠? 1권의 스태프 소개에도 이름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고 있어요.

키시모토 : 네, 15년을 계속 하셨죠.

─ 이어서 칸 씨의 질문입니다.

토가시 : 문제없어요.

─ 사랑이 이기는 녀석이 없는 편입니다(웃음)(아재개그임). 에, 「키시모토 선생님은 차기작, 토가시 선생님은 「헌터」 이외에 구상한 작품이 있나요?」

토가시 : 음... 어느 정도로 말을 하면 좋을지 모르겠는데. 저 엉망진창이니까요, 그리고 싶은 거. 그래도 이 정도로 텀을 두고 「헌터」 그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서.

키시모토 : 전 차기작 있어요. 하고 싶고, 또 움직이고 있어요. 취재도 다녀왔어요.

─ 두 분. 아까부터 조금 굉장한 일을...

키시모토 : 아무 말도 못하지만요.

토가시 : 그렇죠, 그러니까. 말할 수 없다구요!

키시모토 : 게다가 저, 담당 편집자 분에게는 비밀로 되어 있어서, 여기에서 처음 얘기하는... 정보가 새는 건 싫으니까. 지금은 이미 새어나가고 있네요. 초대 담당 편집인 야하기 씨에게만은 조금 얘기하지만요.

─ 연내에 발표할 수 있나요?

키시모토 : 아, 그렇네요, 그런 정도는.

─ 오오~

키시모토 : 하지만 어떨까요(웃음). 아직 미정입니다.

토가시 : 저는 말해본다면 카드 배틀을 그리고 싶네요. 타카하시 카즈키 선생님이 「유희왕」 했지 않습니까? 그래서 타이밍이 어렵지만 꽤 지났으니까 '이제 하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좀 있어요.

키시모토 : 「헌터」의 그리드 아일랜드 편도 카드가 나오는 놈 아주 재밌었어요.

토가시 : 그렇게 한번 써먹었으니까, 실은 좀 카드 배틀이라는 건 제 안에 있긴 한데...

키시모토 : 그거 대단했죠. 빈틈없이 룰을 정해서 주간 연재 중에 그걸 만드는 거, 괴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신선했어요.

토가시 : 매우 즐거웠어요, 그거.

─ 4 페이지를 전부 할애해서 카드 설명을 적으셨죠, 토가시 선생님. 완전 최곱니다.

토가시 : 그건 그렇다고 해도, 제가 카드의 내용을 고안한 걸 알리고 싶지 않고... 프로 헌터가 그 내용을 1시간 내에 기억하는 대단한 점이라고나 할까, 직업으로서의 어려움을 전하고 싶었거든요. 전 말이죠, 암기가 어쨌든 제일 싫어요!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암기하는 사람은 멋져- 그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 이 녀석들은 그걸 할 수 있다는 연출.

토가시 :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 설명하고 싶은 카드가 원래 10장 정도는 있었는데, 어쨌든 100장 정도를 보여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어서 생각해 냈어요.

─ 그 카드는 써서 모은 건가요?

토가시 : 그 시리즈를 전개하는데 넣을 수밖에 없겠구나, 라는 걸 깨달았을 때는 이미 시작한 느낌이었어요. 하지만 그건 작업적으로는 재미있었기 때문에 별로 시간이 걸린 느낌은 안 들었어요. 역시 알맹이는 1그램 정도가 아닐까나...

키시모토 : 와~ 그 정도군요.

─ 수가 읽히는 두려움은 없었나요?

토가시 : 그건 말이죠, 고찰하는 독자가 스토리나 시스템의 모순을 발견하는 공포라는 거, 그건 항상 있어요. 그래도 스토리에 필요한 카드는 이미 생각했던 거고, 그 중에 모순이 일어나면... 그건 이미 어쩔 수 없죠!

─ 그대로 끝까지 잘 되는 게...

토가시 : 자신이 얼마나 좋은 아이디어를 내놓고 재미있는 걸 몽땅 쏟아붓는가는, 반대로 말하면 그것밖에 없으니까요. 재미없다고 생각하면서 하는 작업은 고문일 수밖에 없어요. 예를 들어 이번 점프에서 전개 중인 스토리로 말하자면, 하나의 커다란 배 안에서 살인을 하면 어떻게 될까? 라는 아이디어를 얼마나 제 안에서 재미있게 몽땅 쏟아부을 수 있을까 하는 거죠. 이번에는 모티베이션이 높은 채로 얼마나 사람을 줄여나갈까 하는 것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어요. 그 그리드 아일랜드 때는 어느 정도 정해진 룰 안에서 착지 지점까지 깨끗이 결정했으니까 그리자, 그렇게 생각하고 했었어요.

키시모토 : 그리드 아일랜드 편의 마지막도 기분 좋았어요.

토가시 : 그때 제가 가장 존경을 했던 게 「카이지」의 후쿠모토 노부유키 선생님이에요. 이제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빈틈없이 결정되어 있을 거라는 걸 독자로서 눈치 채면서도 끝까지 재밌게 읽었죠. 그게 하고 싶어, 하고 싶어서 견딜 수 없어. 그래서 시간 제약도 있지만, 일단 끝까지 빈틈없이 생각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가 느껴졌던 시리즈였습니다.

편집 : 키시모토 선생님, 그 결말을 좋아한다고 어딘가에서 쓰지 않았나요.

토가시 : 그 시리즈에서 결말을 정하지 않고 그렸던 건 피구시합뿐이었어요. 그것만은 그 주, 그 주마다 생각했던 느낌. 그 외에는 일단 어느 정도는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 결말을 정하지 않은 건 히소카가 있다는 게 원인 중 하나였을까요?

토가시 : 그 점은 확실하진 않지만... 그 녀석 협력하는 주제에 무슨 짓을 할지 모르잖아요. 그래서 아군에 추가해서 재미있게 그렸다는 것은 확실해요.

키시모토 : 이야~ 재밌었어요!

─ 이 녀석 무슨 짓을 할까? 라는 흥미는 완전 있었네요.

토가시 : 그런 의미에서 히소카의 껌과 고무는 결말을 생각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어떻게든지 갈 수 있다는 그런 신뢰감은 있어요.

─ 껌이 이렇게나 범용성 높을 줄은 생각하지 못했네요.

키시모토 : 그것도 역시 축적한 데이터가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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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그리드 아일랜드 편의 일부분. 참가자에게 전달된 프린트로 총 4페이지다. 한 페이지에 10장, 카드의 효과가 꽉꽉...

토가시 : 최근 스토리에서 일단 히소카가 한 번은 진 모양새가 되고, 그리고 살아나는데요. 이런 방식으로 하면 이야기가 정리되겠지? 라는 발상이 고무와 껌 덕분에 나오기 쉽더라고요. 자신의 이론에 어떻게 설득력을 가미할 것인가가 중요한 거죠.

키시모토 : 토가시 선생님이 그리는 능력의 사용법은 설득력 있으니까.

토가시 : 자신 속에서 능력에 대한 츳코미를 좀 주고, 그걸 다 극복하기 위해 어느 정도로 대처해야 할까 라는 걸 고민하는 게 능력 대결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

키시모토 : 그건 있다고 생각합니다.

편집 : 「죠죠」의 아라키 선생님 얘기지만. 시간을 멈추는 적을 어떻게 이기냐고 생각했는데, 시간을 멈춘다는 논리로 해결. 그런 단순한 건 아닌데 기세로 설득시키고 강행하는 점도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토가시 : 주간 연재를 하면서도 그 정도 퀄리티의 그림이라는 얘기니까 '그래, 그렇구나!' 하고 감동할 수밖에 없죠.

키시모토 : 여러가지 새롭게 한다고 할까, 좌우 양면을 그렇게 연속해서 생각하지는 않아요. 게다가 제 1부에 계보도가 있어서 설득력이 이미 나왔고. 그거 보통은 못할 짓이에요.

편집 : 저, 아라키 선생님과 단편작품을 몇 번 만들었는데, 협의할 때 정말 꼼꼼해요. 여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이렇게 되고, 이렇게라는 점까지 세세하게 짚어요.

토가시 : 협의해 가면서 결정할 수 있다는 것. 그것도 아주 대단하네요.

키시모토 : 아라키 선생님은 처음부터 정하시나요?

편집 : 그냥 이렇게 되고 싶은데, 라는 목표가 있어서. 그럼 거기에 넣기 위해서 어떻게 할까, 같은 느낌으로 이야기를 해나가죠. 어느 정도 아이디어가 쌓이면 아라키 선생님이 '좋아, 이거라면 콘티 짜볼까' 라는 식으로. 1개월 후에 보내기로 했다면 정말 그 날 그 시간에 콘티가 도착한다는 느낌이에요.

토가시 : 콘티에 걸리는 시간을 정해놓는 건 대단하네요... 예전에 만화상 심사회 때 6시간 정도 콘티를 짤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런 거겠죠... 생각은 했었지만...

키시모토 : 빨리 나올 때도 있고, 너무 오래 걸릴 때도 있으니까요.

토가시 : 머릿속에서 결정되고 난 다음은 내뱉을 뿐... 이라는 상황도 있는데 말이죠.

편집 : 요즘 듣고 충격적이었던 건 아카츠카 후지오 선생님의 에피소드에요.

─ 헉, 어떤 점에서...?

편집 : 데즈카 아카즈카상 시상식에서 친족이 연설을 하셨는데요. 아카즈카 선생님은 아이디어 회의를 스태프와 진행하셨는데, 3시간 정도 얘기하셨었나. 그래서 그 후에 콘티를 그리신 모양인데, 20분만에 콘티가 완성됐다고.

토가시 : 헉!?

키시모토 : 몇 페이지였나요!?

편집 : 당시에는 13이나 15라고 생각했는데...

토가시 : 네? 그거 논스톱이죠?

─ 리듬이 중요한데, 논스톱.

토가시 : 리듬이 중요하니까, 그려도!!

키시모토 : 아 그런데, 개그는 템포인 걸까요.

편집 : 저도 그렇게까지 빠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해서. 주변도 웅성거렸어요.

키시모토 : 신이 너무 많아서 이젠 모르겠네요.

편집 : 이시노모리 쇼타로 선생님만 해도 확실히 최고 산출량이 600페이지라고 했던가... 잠깐, 어!? 그분들을 기준으로 주간잡지라는 시스템이 형성되었을지도... 그래도 토가시 선생님도 선거편 30화는 2주만에 콘티를 그리셨다고 들은 적이...

토가시 : 아아, 그때 뿐이에요. 그래서 건초염에 걸렸었는데, 손이 따라오지 못해서 앞까지 생각만 해놓고 나머지는 묘사만 했죠.

키시모토 : 십이지의 캐릭터 디자인 아주 복잡하더라고요.

토가시 : 그건 처음에 옷의 디자인을 정하고, 캐릭터 하나하나를 루스리프[9]에 그리고, 그걸 끝내면 어시스턴트 씨에게 맡겼던 거예요. 저 그 전까지는 그림의 모양 같은 것도 다 직접 그려서 이 정도로 힘들진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사실 옷의 디자인은 별로 정하지 않았어요. 그때그때의 감각으로 하고, 떠올리는 게 힘들었어요. 그럴 거라면 처음부터 캐릭터 표를 만들어놓고 복장을 결정하는게 좋았을지도.

─ 많은 분들이 하는 수법이라고 생각했어요...

토가시 : 오래 했는데 처음 깨달았어요(웃음). 어쨌든 처음으로 건초염에 걸렸는데, 이 그림을 그릴 때 악화되면 큰일날 거서 같아서 옷의 디자인도 다른 사람에게 맡기게 되었죠.

─ 뜻밖의 성공이네요.

토가시 : 그래도 그때 왜 옷의 설정을 복잡하게 그리려고 했을까 생각해 보면, 「헌터」의 선거 편은 득표수를 쓰는 칸이 꽤 있더라고요. 그런데 누가 몇 표를 얻었는지는 글자만 보여주면 되잖아요. 그림이 없는 칸이 많겠다! 그게 기뻐서.

─ 기뻤군요(웃음).

토가시 : 그러면 다른 부분에 힘줘야겠다 싶어서.

- 하지만 30화를 2주만에 하는 건 정말 대단하네요. 키시모토 선생님은 협의를 한 콘티로 완성할 때까지 최고 속도는 어느 정도였나요?

키시모토 : 2일 걸려요, 최고 속도라도. 저는 말이죠, 초대 편집인 야하기 씨의 영향인지도 모르는데 콘티를 그린 뒤에도 협의를 꼭 해야 되거든요. 예전에 저만의 이미지로 그릴 때 야하기 씨의 이미지와 다른 것 같으면 콘티에 OK 해주지 않아서.



토가시 : 야하기 씨 말인데요, 스스로도 그릴 수 있는 분이시죠?

키시모토 : 맞아요! 그리고 씬마다 비전이 이미 이미지로 나오셨어요. 그래서 그렇게 이미지를 조율하는 게 보통으로 되는 거죠.

─ 키시모토 선생님은 연재 도중에 글자 콘티로 바꾸셨다고 들었는데, 글자를 쓸 때 이미 그림의 이미지도 완성하는 건가요?

키시모토 : 글쎄요, 대충 머리에 있어요. 그림 이미지는 있어서 그걸 잊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 편집자 분은 읽느라 고생하시는 것 같네요.

편집 : 확실히 힘든 것 같아요. 하지만 납득이 가는 작품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니까, 콘티에 시간을 지울 수도 없고...



─ 그럼 다음으로 레이 씨의 질문입니다. 「데생력이라는 건 어디에서 배우나요? 데생력은 구체적으로 어떤 걸까요? 가르쳐주세요!」

토가시 : 그럼 우선 레벨 1부터 말하자면, 만화속에 있는 사람이 뭘 하고 있는가. 그걸 알기만 하면 되겠죠.

─ 근육이라든가 골격이라든가, 그런 거 그리기 전의 얘기네요.

토가시 : 표정으로 말하면 울고 있는지, 웃고 있는지, 화내고 있는지를 명확히 하고 있느냐는 거예요. 그리고 카메라에 잡히는 그림으로 말하자면, 발현된 인물이 무심코 움츠리고 있는지, 힘없이 서 있는지, 쉬고 있는지. 이제부터 뭘 하는지가 독자에게 제대로 전달되고 있다면 데생력으로는 충분하다고 저는 생각해요.

키시모토 : 토가시 선생님이 그리는 그림에서, 상황을 설명하는 미들컷과 긴장감 있는 업컷을 좌우 양면 페이지로 한꺼번에 보여주는 게 있는데요. 독자에게 「전한다」 라는 관점에서 보더라도 엄청나죠. 그런 컷 분할 센스를 포함해서 데생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만화는 1 페이지가 한 장의 그림이 되니까 그런 부분을 전부 의식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그래서 저의 경우는 데생력을 어디서 배울 것인가에 대한 대답은, 만화가가 되려면 만화를 배워야 한다는 대답으로 돌려드리고 싶네요.

─ 정보를 어떻게 전달해야 하느냐는 의미를 담은 데생이라는 거군요.

토가시 : 만 가지의 표현을 포착하지 못하는 사람은 사실적으로 그리는 것만을 데생력이라고 착각하기 쉽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그건 전혀 신경쓰지 않아도 돼요. 어딘가 원근법이 이상하다거나, 관절이 어색하다거나 이런 건 신경쓰지 않고, 지금 캐릭터가 하고 있는 게 잘 전달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게 되도록 쉬운 형태로 제대로 독자에게 전달되고 있는지가 그야말로 데생의 본질인 화면 구성력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 게 좋아요.

키시모토 : 그렇죠, 구성력이죠. 그러니까 데생, 데생 그런 거에 연연하지 마세요.

─ 전하고 싶은 정보를 그림이라는 기호로 어떻게 잘 표현하는가가 관건인 것 같네요.

토가시 : 애초에 미술 수업에서 그런 데생력으로 말할 것 같으면 저, 시골 야마가타 시립 학교의 한 반에서도 2번째였어요. 저보다 엄청 잘하는 애가 계속 같은 반에 있었고, 그 애한테 다가가고 싶어서 그림을 그릴 정도였으니까요.

키시모토 : 그림을 보여준다는 건 「유유백서」 초기부터도 충분히 전해졌어요.

토가시 : 잘못을 자각하고 있었으니까 아주 잘 그리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그리기도 했었죠.

키시모토 : 토가시 선생님의 데생력은 사람의 움직임을 그릴 때 인체를 정확하게 그리는 점이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밸런스가 잘 잡혀있는 곤에 빗대어 봤을 때, 그림이나 밸런스 있게 땅바닥에 선 캐릭터의 미들 그림 같은 건 기본 데생력이 없다고는 볼 수 없는 거라고... 완전히 생각돼요.

토가시 : 아뇨, 하지만... 이건 또 성격의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그림을 그리는 나를 다른 곳에서 보는 또다른 나」가 있어서. '더 잘 그려야 된다'거나 '이러면 안 돼' 라고 시시콜콜하게 지적해 오거든요.

키시모토 : 아 알아요! 그거 아주 잘 알죠!! 또다른 내가 안 된다고 튀어나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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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시모토 선생님이 그린 좌우 양면의 상황설명 컷. 카메라는 9대, 모두 다른 관점이다. 이것도 또다른 내가 안 된다고 하는 것에 응한걸까...

토가시 : 별 수 없으니까 지우개를 써요. 그래서 만약 제가 자기 본위적으로 그림을 그렸다면 '이제 이걸로 충분해'가 돼요. 하지만 제 뒤에서 '아, 지금 이 그림 안 돼' 라고 말해요... 그 녀석은 자신을 객관적이라고 생각해요. 단, 저의 그 녀석은 아이라서 스트레스에 취약해요. 키시모토 씨의 뒤에서 보는 그 녀석은 객관적인 어른이겠죠.

키시모토 : 아뇨 아뇨 아뇨, 어쩔 수 없지, 라고 하면서 끊어버릴 때도 있어요.

토가시 : 그래도 포기할 때까지의 레벨이 높으니까. 카메라 워크 같은 거 멋지던데요.

키시모토 : '이제 좀 봐줘!' 라고 하면서 계속 밀고 나갈 때도 있어요(웃음).

─ 그 스탠드(분신)는 처음부터 나왔나요?

토가시 : 학생 때였나? 그때부터 뒤에 있어서 계속 시끄럽다고 생각했죠.

키시모토 : 제 안에서 용서할 수 있고 없고를 판단하는 놈을 주변은 모르니까, '왜 지워요?' 라는 말을 어시스턴트에게 듣기도 했죠.

토가시 : 이제 정말 울면서 지우는 거죠.

─ 그 스탠드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진짜 승부라는 건가요?

토가시 : 아, 그건 말이죠. 사람마다 다르거든요. 그래서 반대로 말하면 그런 거 전혀 상관 안하고 그냥 막 나가는 편이 재미있는 사람도 있어요. 전부 스스로! 라고 말할 수 있는. 타입을 판별하기 어려워요, 강하게 열중하는 그런 사람은.

─ 데생력의 주제로 돌아가면 그림에 관한 질문은 꽤 있네요.

키시모토 : 저는 미술계 학교에 갔는데, 모사부터 시작해서 석고 데생과 인물 데생을 계속 하고. 뭐 토리야마 선생님의 그림을 어릴 때부터 좋아하기도 했지만, 좋은 데포르메를 찾으면 그게 좋은 그림일까, 라고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데포르메를 좋아하기도 하는데요. 의외로 디테일을 제대로 인식하는 사람이 데생력 있지 않나요.

편집 : 신인의 작품을 읽는데, 예를 들어 검을 내려치는 그림인데도 「가벼운 그림」이 있어요. 그런 부분을 신경 쓰나요?

키시모토 : 의식해요, 무게감이 느껴지는 액션 같은 거. 책도 마찬가지로 인체적으로 정확한 움직임을 묘사한 건 리얼리티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헌터」의 폭탄마전을 상당히 좋아하는데요. 공중에서 곤이 걷어차는 부분이 있는데, 그런 그림이에요. 몸의 움직임이 현실적으로 옳다고 할까.

토가시 : 가능한 것을 그림으로 재현하는 걸 좋아하느냐, 혹은 독자에게 그 가감이 전달되는 그림을 좋아하느냐에 따라 갈릴 것 같은데, 실제로 박력이 전달되는지의 여부 같은 건 상관없어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 전문적으로 격투기 하는 사람이 '그런 거 불가능해' 라고 말해도 상관없어요. 그림으로 그렸을 때 타격감 있는 것처럼 보이는지, 상대에게 데미지를 주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지가 중요하다는 것. 결국 「데생력」은 누구에게 평가되느냐에 따라 정의가 다르지 않나요?

키시모토 : 아아... 데생도 의미가 넓으니까요. 만화 속의 데생같은 건 일반적인 의미와 달라서 좀 어려울지도... 저 역시 토가시 선생님이나 토리야마 선생님의 그림을 좋아하는 게, 부감의 감각이 뛰어나거든요. 그런 걸 그리는 사람은 데생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거죠. 캐릭터를 완벽한 덩어리로 보고 있는 거예요. 얼굴이면 얼굴, 손이면 손 같이 부분 부분으로 파악하지 않죠. 몸 전체적으로 밸런스를 보고 덩어리로 그리는 사람이 데생력 있는 사람이구나, 라는 걸 많이 느껴요. 그렇게 하면 위화감 없이 데생력 있어 보이죠.

─ 그 힘을 어떻게 하면 얻을 수 있을까요...

키시모토 : 게임을 하든, 격투 게임이나... 저 「철권」이나 「버추어 파이터」 좋아해요. 그런 거에서 몸의 액션의 움직임을 봤을 때 몸이 풀어지더라고요. 그런 것에 접근하면 좋지 않을지, 토가시 선생님도 그런 감각으로 그린다는 기분이 들었는데...

토가시 : 그렇군요. 그래서 이 질문 「데생력은 어디에서 배우나요? 데생력이란 건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 건가요?」에 대답한다면 말이죠. 보통 인간이 보통으로 움직인다는 의미의 「리얼함」을 구현하고 싶다면, 사진을 트레이스해서 여러가지 움직임을 추적하고, 우선은 자신 안에서 그게 피와 살이 될 때까지 연습합시다. 그게 아닌 이른바 데포르메적인 그림으로 승부하고 싶다면, 역시 그런 식의 극단적인 그림을 모사하세요. 어차피 결국 모방에서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되겠죠. 그런 짓을 하기 싫다고 말씀하시면 안 되겠지만...(웃음). 공부나 연습같은 거, 그건 이미 화가도 하는 거니까. 우선 모사부터.

키시모토 : 그 두 종류는 작품의 톤에 따라 맞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확인도 필요하겠죠. 액션을 묘사하는 방법에 있어서 일단 큰 차이가 생기는 것 같기도 하고요.

─ 액션이 바뀌나요?

키시모토 : 예를 들어 모리타 마사노리 선생님의 액션은 현실적이죠. 화려하게 공중을 날고 있기는 하지만 리얼리티가 있는 그림이니까 그야말로 박력있다고 생각해요. 이게 「드래곤볼」이라고 하면 얘기가 달라져요. 토리야마 선생님의 그림은 데포르메니까요. 전혀 방향이 다르니까 어느 쪽이 좋다는 문제가 아니라, 자기가 그리고 싶은 작품이 어느 쪽이냐에 따라서 방향을 바꿔가면 좋지 않을까요.

─ 자신이 요구하는 방향성에 따른 방법이라.

키시모토 : 그 다음 어느 방향을 추구하든 마찬가지지만, 제 개인적인 취향인지도 모르지만 작가 입장에서 보면 미들 작화를 제대로 묘사하는 사람이 별로 없거든요. 제대로 그리는 사람은 정말 토리야마 선생님과 토가시 선생님 정도에요. 그리는데 엄청난 시간이 걸리는데, 도망가지 않고 꼭 그리더라고요 두 분은... 젊은 사람들이 그건 의식했으면 좋겠네요.

토가시 : 미들 작화를 제대로 그릴 때는 제 자신이 강해진다고 생각해요. 이것만 못하는데 미들 작화를 열심히 그리고 있는 저. 안 그려도 된다면 정말 한 컷도 넣고 싶지 않아요. 그 정도로 힘들어서.

키시모토 : 끌리는 그림이 있으니까 「헌터」는 읽다보면 알기 쉽거든요.

토가시 : 얼굴 위주로 계속 업하는게 편하겠지만. 또 하나의 자신도 있고...

키시모토 : 거짓말 못하는 그림이죠. 상황이 한눈에 들어와서.

토가시 : 그거 플러스, 반에서 고수의 입장에서 보면 들킬 거라는 얘기가 되니까요. 그래서 속임수도 쓰지 못하고 윽! 하게 되는데, 그래도 넣지 않으면 소용 없으니까.

─ 그건 그렇지만, 신인 작가는 별로 의식하지 않는 부분이잖아요.

키시모토 : 그렇습니다. 저는 항상 토가시 선생님의 작화를 보고 우와~ 도망치지 않겠어~ 라고 하면서, 저도 역시 미들 작화 그려야만 해! 라고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항상.

토가시 : 그래서 아무 생각없이 넓게 말하면, 자신이 싫다고 생각하는 것부터가 도망치는 거예요.

키시모토 : 그러면 역시 그림도 필사적으로 잘 그려지죠.

─ 이 레벨의 두 분이 이렇게 겸손하다니, 보통 작가는 어떻게 맞서면 좋을까요...

편집 : 아는 작가 중에 일반적으로 그림을 잘 그린다고 생각하고 있는 분도 '자신이 그림을 잘 그린다' 라고 생각하지 않더라고요.

─ 그리기 때문에 벽을 느꼈을까요.

편집 : 저 사람은 당해낼 수 없다는 걸 아니까 나는 글렀다는 느낌이 드는 거죠. 재미있는 얘기지만, 하수인 사람일수록 자신있어 합니다. '엥? 나랑 오바타 씨가 뭐가 달라?' 이러면서.

─ 그것도 상당히...

토가시 : 앗, 그래도 그건 주관적인 타입이니까 브레이크 걸릴 가능성이 있거든요. 그런 사람에게 브레이크 걸면 오히려 역효과일 수도 있으니까.

─ 그렇게 해도 어쩔 수 없지~ 라고 생각하는 분도 안에 있는데...

토가시 : 거기의 균형을 알고 능숙하게 조종할 수 있는 편집자가 붙지 않으면 안되겠네요. 힘들다고 생각해요.

─ 사람의 조합도 나오네요.

토가시 : 어느 쪽도 틀리지 않아요. 모두 정답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 그래서 어느 쪽을 취하느냐가 문제죠.

키시모토 : 작품에 따라 저는 그게 톤, 색상이라고도 생각해요.

편집 : 소녀만화에서 요구되는 데생은 또 다르죠. 극단적으로 말하면.

토가시 : 소녀만화에서 '남자 손을 좋아해' 라고 말하면서 이상할 정도로 집착하고, 요염한 손을 막 잘 그리는 사람도 있을 정도니까요.

키시모토 : 저도 손 패티쉬! 좋아해요, 힘줄 같은 거.



─ 슬슬 막바지네요. 그럼, 하세 씨의 질문부터.

토가시 : 아, 히로시 씨!

하세 히로시가 아니에요(웃음). 「만화가가 돼서 가장 좋았던 건 무엇인가요?」 라는 질문입니다.

토가시 : 저요, 하기 싫은 일을 피한 결과 지금의 직업을 갖게 되었어요. 하기 싫은 일을 안 하고 그냥 사니까 정말 다행이죠!

─ 하기 싫은 일이라는 건?

토가시 : 우선 일하기 전에는, 제 안에서 일이란 다른 사람한테 명령받아서 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정말 싫었어요. 아무튼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직업을 갖고 싶었죠. 그래서 젊었을 때는 학교에 다녔으니까 학교 이외의 것을 모르잖아요? 그럼 언제까지나 학교에 있고 싶어서 학교와 관련된 직업을 갖고 싶다는 점에서 교사가 되고 싶었다는게 우선 하나 있고. 그 외의 꿈으로는 프로 야구선수나 만화가가 있었어요. 좀 더 크면 구성작가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있기는 했지만.

키시모토 : 구성작가도 멋진 직업이죠! 사람이 뭐가 재미있다고 생각하는지 알아야만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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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코로한테 써있는 「잠마이」. 이것도 토가시 선생님의 끼. 예능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감이 오는 구절 중 하나다.

토가시 : 저는 TV를 좋아하니까 기획을 생각하는 것도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그쯤에서 이른바 동경하는 직업에 대한 건 은근히 포기하지는 않았거든요. 그런 와중에 대학생 때 교육 실습에 갔었는데, 사람들 앞에 나선다는게 정말 싫은 거였더라고요. 학생들이 이쪽을 보고 있고, 게다가 이 학생에 대해서 내가 한 말이 그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고, 학생들에게 고민상담을 해주고, 수업을 내가 잘못 가르치면 그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생생하게 느끼고. 무서워져서 못하게 됐어요. 그래서 되도록이면 타인과 관계없이 자신의 일만 하는 직업이라고 했을 때, 사실은 꿈으로만 가졌던 「만화가」라는 직업이 저랑 가장 잘 맞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 순간 제 안에서 구체적인 느낌이 들어서. 그 외에는 다른 생각이 안 날 지점까지 갔죠.

─ 대학생 때 결심한 거군요.

토가시 : 대학교 2학년인가 3학년 때에요. 사실은 동생이 먼저 만화가가 되고 그것에 이끌린 것도 있는 것 같은데, 그런 타이밍적인 의미에서도 잘 맞아요. 그래서 되고 싶어서 나아간 건 아니지만 '왜 나는 처음부터 이걸 목표로 하지 않았던 거지?' 라는 불가사의한 느낌이 든 거죠.

─ 그쯤되면 이미 천직 같은 느낌이 들었었겠네요.

토가시 : 제 안에서는 만화가가 되고 싶다고 한동안 생각하면서도, 그런 게 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애초에 독자니까 평생 만화를 읽고 싶다는 느낌이 강했죠. 그래서 그때부터 그리게 된 건 여러 경험을 거친 뒤에 다른 꿈이 안 된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만화가가 돼서 가장 좋았던 건, 가장 되고 싶었던 것이 되었다는 것. 그 이상의 것은 없네요.

키시모토 : 저도 야구를 하고 교사를 목표로 했던 건 토가시 선생님과 비슷한 인생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중학교 때 야구하고, 대학 교원 면허를 따려고 생각했을 때도 있었지만, 한 번이라도 지각하면 안 되는 학과에서 지각해버렸어요. 그래서 교사의 길이 막혀버렸죠. 그래서 미술관에서 그림과 밀접하게 활동하는 일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해서 학예원 자격증은 있었거든요. 아무튼 그림은 좋아하니까. 하지만 그 무렵에 이미 만화가가 되어야겠다는 의지가 굳혀지더군요.

─ 만화가의 꿈은 예전부터 가지셨나요?

키시모토 : 어릴 때부터 마음 속에서도 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반쯤 있었어요. 역시 만화가 따위 될 수 없다는 말 가족이나 친구들한테서도 듣고, 제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주변 사람의 이해도 얻을 수 있는 교원이나 학예원에 한번은 뜻이 있었지만.

토가시 : 교원 말인데요, 뭐라도 좋으니까 50미터 수영 못하면 안되는 걸까요. 저 맥주병이라서. 애초에 안 되더라고요. 제가 헤엄치게 된 거 30 지나고부터니까.

키시모토 : 피아노도 해야 되죠.

토가시 : 아~ 뭔가 초등학생 같네요.

키시모토 : 많이 힘들더라고요. 그런 이유로 만화가가 된 게 가장 좋았다고 생각하니까, 만화가 돼서 좋은 점은 별로 없을까나... 아아, 그냥 저는 이렇게 동경하는 선생님들을 만난다는 걸로 기뻐요! 토가시 선생님과 대담하거나, 데즈카상 심사위원이 되거나, 토리야마 선생님과 이노우에 다케히코 선생님과 만난다는 건 역시 행복해요. 끝내줍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토가시 : 그런가요! 전 반대에요. 반대로 만화가를 함으로써 XX 선생님을 만날 기회가 많아지잖아요?

키시모토 : 그렇죠.

토가시 : 그럴 때 만나서 실패할까봐 싫어요. 그래서 이제 정말. 정말 됐어요... 기회가 생기는 게 너무 무섭고.

키시모토 : 이미지 그대로 있어달라는 심리도 있을지 모르겠네요...

토가시 : 입을 잘못 놀려서, 그때 그런 말을 안하면 천만다행이라...

키시모토 : 그래도 전 오늘은 즐거워요. 동경했던 토가시 선생님과 이렇게 만화 얘기를 하는게 정말 굉장하네요. 선생님한테도 좋은 추억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린 나이에 「아주 성질 나쁜 큐피드」를 읽었을 때 에로 느낌의 그림을 잘 그리는 작가가 나왔구나, 라고 생각했던 걸 기억하고 있어요. 그림에 너무 집착하고 있었고, 소재도 능숙함도 된다는 걸 깨달아서 점점 빠져들었어요. 물론 「유유백서」의 유스케도 레이건에도 빠져버렸어요. 그러니까 역시 히에이의 임팩트는 굉장해요. 사스케도 상당히 영향을 받았고, 당초에는 히에이를 이미지화해서 그릴 정도였으니까요.

토가시 : 그건 「쿠라마를 동료로 한다」는 설정으로 진행하고, 담당이 '이 녀석은 아니야?' 라고 히에이를 지적해서. '아아, 이 녀석도 있었나' 정도의 견적으로 있었거든요.

키시모토 : 전 이제 완전히 히에이라고 생각돼서. 처음에는 적의 이미지지만 그래서 더 좋은.

토가시 : 하지만 초기부터 히에이를 동료로 넣겠다고 생각했다면 그런 눈으로 그리진 않았을 거예요. 아무래도 그거 지뢰 아닌가요?

─ 지뢰라니(웃음).

토가시 : 연재하면서 정말, 돌아가신 다카하시 씨가 최초의 담당 편집자가 아니었다면 이 자리에 없었을 거예요. 여러가지 배웠으니까요.

편집 : 그리는 당사자가 적으로 생각했으니 독자도 깜짝 놀랐을지도요. 갭이 발생했다고 할까.

토가시 : 새로운 가능성도 있다고 깨달았을 때, 룰에서 벗어나서 그리면 강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그런 생각도 있구나' 라고 스스로 소화할 수 있으면 자기 혼자서도 판단할 수 있는 작가가 됩니다.

키시모토 : 체험하는게 중요한지도 모르겠네요. 처음에는 모르거든요.

토가시 : 그런 의미에서는 정말 제 3자의 의견이 아주 중요해요. 냉정한 제 3자가.



─ 이어서 「자신이 믿는 길에 불안감을 느낄 때, 읽거나 보는 바이블이 있나요?」 라는 지몬 씨의 질문.

토가시 : 텐션이 떨어졌을 때 꼭 읽는 것이 미카모토 레이 선생님의 「좀비호환사 레이코」 라는 만화. 아라키 히로히코 선생님의 만화를 정말 좋아하는 분이에요. 어쩌면 어시스턴트를 한 명 고용하고 있거나, 아니면 큰일일 때만 넣지 않나 싶을 정도로 기본적으로 자기 혼자 그림 그리는 작가라고 제 마음대로 생각하고 있는데. 다만 점프에 실리는 만화와 견주어도 아무 손색없는 포텐을 가진 채로 끝까지 유지되고 있어요. 제 기분이 심하게 바닥을 칠 때, 또는 잘 안 풀릴 때 다시 읽으면 '감사합니다, 힘내겠습니다' 하면서 괜찮아져요. 11권이라는 권수도 마침 적당해서! 하룻밤만에 읽을 수 있을 만큼의 양이에요. 그래서 밤 10시 정도부터 읽기 시작하면 새벽 4시 정도에 다 읽어요. '내일 힘내야지' 하면서 3시간 정도 자고, 아침 7시에 일어날 수 있어요.

─ 호러 잡지 작가님이군요. 아, 실사화된 「피투성이 전기톱 스케반」인가. 다른 작품명도 굉장하네요, 「거유 드래곤」[10]이라든지...

토가시 : 그 분은 계속 일관적이에요. 나오는 캐릭터는 모두 거유고.

─ 키시모토 선생님은 「AKIRA」인가요?

키시모토 : 그건 기분이 구려지지 않아도 읽으니까. 일 스위치를 넣을 때는 대개 영화, 게임 트레일러 등을 봐요. 「DmC Devil May Cry」 라는 「데빌 메이 크라이」의 새로운 시리즈. 영국 회사가 만들었어요. 그 영상은 몇 번이나 봐요.

─ 왜 그걸?

키시모토 : 센스가 굉장히 좋아서, '어떻게 이렇게 센스가 좋은 걸까' 하고요. 예전 주인공 이미지와는 전혀 달라서 기존 팬들은 불만이 있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그 트레일러를 보고 일을 시작하는 건 기본이라는 흐름으로 아직도 보거든요. 아마 완결되기 2년쯤 전부터 개발 중인 트레일러니까.

토가시 : 일상이 되어버린 건가. 대단하네요.



─ 에... 음, 神키시모토神 만세 씨의 「캐릭터가 내는 기술이나 능력 등은 어떻게 태어나나요? 발상의 원형이 되는 게 있으면 꼭 알려주세요」 라는 질문입니다.

키시모토 : 능력이라고 하면 역시 「헌터」죠.

편집 : 아니 그래도, 키미마로의 척추로 싸우는 기믹은 굉장한 발상이라고 생각했는데... 검이 되는 그림을 보는 재미도 있고.

키시모토 : 그거, 여성팬들 다 떨어져나갔어요(웃음).

─ 두 분 다 그림의 재미와 능력, 두 마리 토끼를 잡았죠. 그 점이 정말로 굉장해요.

키시모토 : 저는 그래도 키미마로가 척추를 뺀 둔갑술은 후지와라 씨의 소재에서 따온 거예요.

─ 에에에엑! 그런가요!? 몸에서 척추를 빼면 설 수 없어요!?

키시모토 : 네. 코미디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냥 좋아해서 TV에서 보고.

토가시 : 연예인들의 발상력이란 굉장하지요.

─ 토가시 선생님도 코미디에 흥미 있나요?

토가시 : 네, 진짜 그 사람들은 모두 신이니까요. 다운타운 프로그램이 제 안에서는 일상속에 들어와 있어서. 책상에 앉아야 하지만 정말 앉고 싶지 않을 때 의자에 앉게 하는 건 다운타운 프로그램. 보이는 위치에 모니터가 있어서 「오늘은... XX. 오늘은... XX!」 라는 식으로. "몇 번째 보는 거야?" 라고 주위 사람들이 말해도 저는 볼 때마다 웃어요.

─ 「어제 녹화한 「다운타운 나우」 같은 게 아니라요?

토가시 : 그건 그렇죠. 그건 별개고, 최근에 나온 것도 보는데 거기에는 들어가지 않아요.

키시모토 : 제 세대에서도 다운타운은 역시 굉장하니까요. XX쨩은 대단해요.

─ 옛날 콩트를 봐도 빛이 바래지 않죠.

키시모토 : 그리고 「카마이타치」라든가.

─ 코미디 전문가가 아니라면서요!?

키시모토 : 그렇긴 한데, 홈룸의 내용을 몇 번이나 봤어요 저. 일하는 중에 정기적으로. 어제도 몇 번 보고 웃었어요. 역할에 몰입해서 연기를 잘하는 사람은 열심히 보니까, 연예인은 참 대단한 것 같아요.

─ 꽤 의외인 부분이 있네요...

키시모토 : 그런데 정말 저 그렇게 전문가는 아니에요. 대학 시절에 한번 「코미디 덩크슛」을 본 정도랄까.... 크림시츄는 좋아했네. 샌드위치맨도. XX 형제나, 나카가와가나... 음, 좋아하지만요.

토가시 : 바나나맨 조례의 내용이 너무 좋아서... 저, 기본적으로 말을 잘 못하거든요. 사람과 대면해서 말하는 게 나이 50이 돼서야 가능해졌을 정도. 정말 젊었을 때는 못했는데, 말로써 계속 뭔가를 받아치는 말이 무기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진짜 대단해요.

키시모토 : 대학 시절에 한번 콩트에서 이런 일을 했었는데 결국 잘 되지 않았어요. 코미디는 어려워서 연예인은 정말 존경하고 있어요. 감동시키는 건 할 수 있어도 웃기는 건 너무 어려워서. 그리고 캐릭터. 받아치는 거나 말하는 타이밍 같은 거 만화랑 통하는 점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만화에서도 이 정도 템포로 받아치거나, 리듬감으로 웃기고 재미있게 하는 면이 있어서요.

토가시 : 대사를 1컷 속에 넣을까, 말구름 속에 넣을까. 아니면 다음 컷에 넣을까 라는 것도 만화에는 있으니까요.

편집 : 연예인은 순식간에 결과가 나타나는 거잖아요. 감동을 받으면 순식간에 드러나는데, 실수해도 순식간에 드러나고.

─ 신인 작가는 템포를 익히기 위해 그런 코미디든 영화든 보고 훈련하는 하는 편이 좋을까요?

토가시 : 이것도 타입에 따라 다르겠지만, 여러 작품을 「한 번 봤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이제 나 다른 거 봐야지' 하는데 그건 틀렸어요... 몇 번이나 보고, 그때마다 발견할 수 있을 만큼 좋아하는 게 좋아요. 줄거리만 쫓고 그 결말을 보는 걸로 끝이 아니에요. 어쨌든 너무 좋아해서 몇 번이나 봐도 저는 아직 그 작품을 암기하지 못하니까요. 그래서 암기한 뒤에 그 표현을 자신의 피와 살로 삼아서 자신의 작품에 활용하라는 얘기인 거예요. '한번 봤으니까 그 작품은 이제 됐어' 라고 말하는 사람은 그 이야기를 전혀 모르는 거예요. 아무리 본인은 좋아서 봤다고 하더라도 작품에 활용되고 있는지의 여부는 별개의 문제에요.

키시모토 : 몇 번씩 보면 처음에 눈치채지 못한 것을 점점 깨닫기도 하죠.

토가시 : 처음 봐도 대충 줄거리를 알 수 있잖아요. 그걸 알고 나서 다른 점을 다시 보는 거예요. 그 사람의 성격에 따라서도 달라지지만, 저는 좋아하는 작품은 몇 번이든 보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 토가시 선생님이 반복해서 보는 건 그 감각을 익히고 싶은 건지, 공부 때문인 건지.

토가시 : 어렵네요. 타이밍도 있죠. 아주 본론만 얘기하면, 나이를 거듭할수록 시간이 소중해질 거예요. 볼만한 가치가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영화를 볼 시간이 있느냐는 의미로. 그것에 도박을 겁니다. 일단 앞표지 뒷표지를 보고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그 생각이 정말 맞을지 알 수 없는 작품에 걸어볼까, 아니면 한번 보고 엄청 재미있다고 생각한 작품을 또 보고 재미를 느끼는 쪽에 걸어볼까. 저는 또 보고 재미를 느끼는 쪽을 선택하는 게 많아요. 설정은 무척 재미있는데 왜 이렇게 허접하지?! 라는 여운에 젖을 여유가 없어요. '내 시간 돌려내!'가 되죠. 20대라면 시간은 넘치겠지만 50대라는 얘기는... 참, 키시모토 선생님 몇 살이시죠?

키시모토 : 저 지금 41이요.

토가시 : 이럴수가. 오늘 이 대담에 올 때까지 편집 씨랑 키시모토 선생님 얘기를 했는데, 아라키 선생님 다음을 잇는 건 키시모토 선생님이라고 하면서 20대 후반에서 30대 정도이지 않을까 했어요.

─ 인터넷에서 보는 연령대별로 정렬되는 이미지네요.

토가시 : 만화계의 XX 같은. 관계없지만 저, 「수요일의 다운타운」 만든 녀석 굉장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사람들 장난 아니에요. 뭐 그런 느낌이에요. 뭔가 그런 느낌. 결론적으로 말하면, 스스로 평가를 한 걸 다시 한번 보는 게 좋은 거라는 결론.



─ 그럼 마지막 질문입니다. 유우 씨의 질문부터. 「만화를 그리기 위한 지식은 어떻게 흡수하셨나요? 어떻게 아이디어를 생각하나요?」

토가시 : 저는 만화를 좋아하니까, 어쨌든 읽고 있어요. 이 질문하신 분은 뭘 하고 싶으신지는 모르지만, 역시 「읽는다」 또는 「본다」는 거예요. 좋아하는 장르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좋아한다면, 죽을 만큼 생각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젊을수록 시간을 투자하세요.

키시모토 : 역시 축적되는 거죠.

토가시 : 경험을 어떻게 쌓을까 하는 이야기에요. '그림을 그릴 틈 따위 없다' 같은 발언도 했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그림을 산더미만큼 그려서 축적하는 방법도 당연히 있을 거고.

키시모토 : 그리고 아이디어에 대해 말하면, 과거의 사람이 축적한 형태를 참고하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세인트 세이야」는 별자리나 옛날 사람들을 모티브로 해서 규칙적으로 사용하던 것을 기술과 능력에 결부시킨 거거든요. 궁수자리라면 활을 쏘거나, 황소자리라면 뿔이 있어서 돌진하는 등의 발상이 나오죠. 저의 경우 일본식이라서 불교나 불상도 좋아했고, 그런 것과 관련된 성 같은 것도 좋아했고, 그런 관련성 등을 바탕으로 작품 세계를 만들어갔죠.

─ 전설의 3닌자의 「가위바위보」도 그렇네요. 개구리, 뱀, 민달팽이를 세계관에 적용시키면 어떻게 될까 하는 결과가 그거에서 나왔다니.

토가시 : 그런 의미에서 현대는 굉장히 편해졌어요. 간단하게 숫자를 갖고 얘기하자면, 옛날에는 사전을 펼쳐서 숫자의 페이지를 보고, 3에 얽힌 것을 찾고, 이런 작업이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이 있으니까 얼마든지 검색할 수 있죠. 그래서 예를 들어 별자리를 찾아봐도 우리가 모르는 걸 간단하게 찾을 수 있거든요. 그 중에서 지금까지 사용되지 않은 아이디어를 찾고, 사용된 적이 없는 녀석을 찾으니까. 편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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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아라를 몰아붙였다. 뼈를 조종하는 혈모한계. 설마 그 개그에서 태어난 인술이었을 줄은...

키시모토 : 그렇게 발견한 아이디어로 발상. 연상 게임 같은 느낌으로 생각하면 어느 정도의 묶음이나 규칙이 보여요. 거기에 써 있는 대규모 데이터를 바탕으로 능력을 생각하면 좋지 않을까요.

토가시 : 그리고 조합하세요. 예를 들어 불을 사용하는 능력으로 생각할 때, 불 + 무언가에 의해서 오리지널이 생겨나요. 그걸 사용하는 캐릭터의 성격과 비주얼에 따라서도 달라지거든요. 그래서 불 자체를 사용한다고 '불의 능력? 그거 본 적 있어!' 라고 비판될 수 없어요. 그 정도로, 일단 큰 잠재력을 가진 설정을 어떻게 취급하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죠.

키시모토 : 저의 경우는 닌자라서, 일본식이라는 점에서 일본의 옛 신화나 일본 서기나 그런 게 좋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발상이나 기술의 감각을 받았어요. 그런 걸 바탕으로 해도 되겠죠.

토가시 : 키시모토 선생님의 출신은 오카야마?

키시모토 : 글쎄요, 서쪽 방면이에요.

토가시 : 좋겠다~! 저요, 야마가타인데 계속 서쪽을 동경해서... 관서 사람이 되고 싶어요.

─ 죄송합니다(웃음). 시간이 다 됐습니다... 토가시 선생님, 키시모토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기획·구성/잘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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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참고로 토가시는 소년 점프 권말 코멘트에서 「크라피카 추억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지금은 녹음기의 A면 B면에 비유해도 감이 안 오려나요? 실은 이 단편 B면도 있습니다만...』 (※원문은 『今はレコーダのA面B面に例えてもピンとこないですかね。実はこの読切B面もあるのですが···』)[2] 원본은 만화지만 본 문서에는 텍스트만 추출해 작성했다.[3] 만화의 설계도가 되는 원고를 작업하기 전의 초고. 즉, 스토리를 만드는 작업 그 자체를 가르키는 말.[4] 만담에서 바보같은 역할을 맡는 사람.[5] 만담에서 보케에게 딴죽을 거는 사람.[6] 주간 소년 챔피언에서 연재됐던 개그 만화이다. 작가는 야마가미 타츠히코. '사형' 등의 개그로 한 시대를 풍미하며 대박을 터뜨렸다.[7] 그리스 아르카익 시대의 조각상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표정. 특히 입술 양끝이 위로 향하여 미소짓는 듯한 표정을 짓는 입가의 특징을 말한다.[8] 정사로 취급되지는 않는다.[9] 종이를 마음대로 갈아 끼우거나 보충할 수 있는 장치.[10] 일본 AV계의 전설로, 아오이 소라가 등장하는 초저예산 B급 쌈마이 호러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