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5-03-03 19:18:41

포위섬멸진

包囲殲滅陣

1. 개요2. 내용3. 해설4. 반응5. 포위섬멸 달성의 가능성 및 전제조건
5.1. '포위'의 전제 조건
5.1.1. 가능성 및 전제조건5.1.2. 기동력이 적보다 우월할 것5.1.3. 적의 지휘체계를 붕괴시킬 수단이 있을 것5.1.4. 적을 무조건 포위하지 말 것
5.2. '섬멸'의 전제조건
5.2.1. 대열의 유지5.2.2. 아군의 사기 유지
5.3. 위험성5.4. 역사 속 포위섬멸 사례
6. 다른 작품에서의 포위섬멸 묘사7. 기타8. 관련 문서

1. 개요

소설가가 되자에서 연재된 웹소설 <최하위 직업에서 최강까지 출세하다 ~꾸준한 노력은 치트였습니다~>에 등장하는 명(?)전술. 잡병이 태반인 300의 혼성부대[1]로 5000의 정예 마물병을 '포위해서 섬멸한다는 작전'으로, 그 황당한 논리로 인해 일본은 물론 한국의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도 화제가 되었다.(구글 검색 결과)

웹소설은 나이와 경력 등을 따지지 않고 아무나 연재할 수 있다 보니 허무맹랑한 서술과 묘사가 자주 등장하지만 독자들은 이런 묘사에 어느 정도 익숙한 만큼 웬만한 묘사는 넘어가 주는데, 포위섬멸진은 그런 웹소설 독자들조차 차마 눈감아 줄 수 없을 정도였기에 조롱의 대상이 된 것이다.

2. 내용

마물을 멀리서 감정으로 분석해보니 적진의 중앙에 배치되어 있는 건 내가 던전에서 교전한 적 있는 미들 오크나 미들 트롤의 상위종이었다.
하이 오크와 하이 트롤이다.
내가 싸웠던 미들 트롤이 상당한 공격력을 가지고 있었으니 그 상위종이라면 돌파력과 파괴력이 뛰어날 거라는 건 명백했다.
거체가 휘두르는 곤봉 공격은 사람을 쉽게 쳐날리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좌익과 우익을 굳히고 있는 건 페가서스 나이트와 사지타리우스, 기동력이 뛰어난 병사다.
페가서스 나이트는 신마에 타서 싸우는 비행이 가능한 기병이며 사지타리우스는 머리는 뱀이고 하반신은 말인 마물이다.

「......좋아!」

머릿속에서 승리의 그림이 그려졌다.
남은 건 진형을 짜서 적확하게 전투 상황을 판단, 부대를 움직이는 것뿐이다.

「저에겐 있습니다. 저 마물의 군세를 상대로 승리의 그림을 그릴 힘이 있어」

「승산은?」

「내 읽기대로 전황이 움직여 준다면 9할 정도」

내 말을 들은 모험자들이 술렁대기 시작했다.

중앙부대가 방어전을 하는 사이에 이쪽의 정예부대의 우익과 좌익이 적 양익을 격파
그대로 적중앙군의 좌우와 뒤를 잡아 포위망을 완성시킨다.

(중략)

포위섬멸진의 완성이었다.

이렇게 300의 전력으로 5000의 마물군을 요격한 시리루카 마을 방위전은 종결을 맞이했다.
아군의 피해는 셀 수 있을 정도였으며 압도적 열세임에도 불구하고 마물에게 치명적인 대미지를 준 건 대침공의 모든 역사를 돌이켜봐도 이 전투가 처음이었다.

이 싸움에서 루크가 채용한 전술, 포위섬멸진은 적의 침공에 가장 효과적인 전법으로서 후세까지 높게 평가, 연구되었다.

시대를 뛰어넘는 재능이 여기에 탄생했다.

3. 해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탱커직의 아군이 적을 정면에서 받아낸다.
  2. 그동안 정예병이 좌익과 우익으로 나뉘어 적 무리의 양익을 격퇴한다.
  3. 그대로 포위한다.
    파일:1509450215_15c19d1ae93134a3c.png

일단 정석적인 포위전법이긴 하다. 포위당하는 쪽이 300이고 포위하는 쪽이 5000이었다면 말이다. 하지만 소설에서는 그 반대 상황을 상정했고, 300 대 5000이라면 5000명이 오밀조밀하게 가만히 모여 있는 것을 둘러싸는 것도 벅찬 인원 차이다. 설령 포위측의 숫자가 3~4배쯤 많은 1000명 이상이고 같은 인간끼리였다 하더라도, 포위섬멸은 어림도 없는 수치다.

물론 역사상 소수로 다수를 포위해 승리한 전투가 없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300 vs 5000같은 말도 안 되는 병력 차는 드물었고, 대부분 2:1 정도의 납득할만한 숫자에서 이뤄졌으며 그 위에도 소수인 포위자측이 다수인 피포위자에 비해 확실히 우세한 점을 가지고 있기에 가능한 상황들이었다. 무기의 화력, 지형적 특성, 병력의 사기와 숙련도[2] 등에서 우세했기에, 즉 '병력'은 소수라도 전력에서는 열세가 아니었기에 가능한 일인 것. 물론 그렇다고 병력의 열세를 극복하는 것이 절대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유능한 지휘관의 존재도 필수적이다. 소수로 다수를 포위하는 데 성공한 지휘관들은 하나같이 역사에 이름을 남긴 명장들이었다.

사실 아무리 허황된 양판소라 하더라도, 작가에게 최소한의 상식이 있다면 여러 가지 핑계를 대 가면서 이런 설정을 납득시키려 한다. 300명의 병사가 역전의 용사들이라던지 적의 사기나 보급, 지휘체계에 문제가 있었다던지, 마법적인 뭔가가 있었다던지, 지형이 유리했다던지 하는 여러 가지 버프와 너프를 주는 것이다. 그런데 이 소설의 포위섬멸진에는 어느 하나 유리한 구석이 없다.

우선 병력의 질을 보면, 포위측 군대는 마을이나 지키던 일반병 및 잡병, 그리고 기껏해야 모험가들 정도다. 반면 적 부대는 중앙에 곤봉만으로 사람을 한방에 날리는 하이 트롤이 자리잡고 있고, 그 양익을 마물의 공군기병(페가수스 나이트와 사지타리우스)[3]이 굳게 지키는 형태다.

이 정도의 전력차이라면 300명 전부가 중앙에 달려들어도 시간이나 끌 수 있을지 의문이다. 포위섬멸의 첫 번째 조건은 적의 진격을 차단/돈좌시킬 모루가 단단해야 하는데, 사람을 골프공처럼 쳐날리는 괴물들을 지형지물도 없이 잡병만 가지고 돈좌시킨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그러니 일차적으로는 중앙의 본대가 순식간에 궤몰되고, 포위하려는 유격대는 각개격파당할 것이다. 설령 하이 트롤은 어떻게 발목을 잡았다 쳐도, 우회기동하여 적의 측면과 후방을 타격할 '망치' 역할을 하는 부대는 기동력이 필요한데, 보병이 어떻게 하늘을 날아 도망칠 수 있는 공중기병을 상대로 기동성의 우위를 확보하고 포위했는지도 의문이다.

그러면 소설에서는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작전으로 어떻게 이겼느냐? 잡병 300명은 적을 묶어두는 미끼였을 뿐이고, 그냥 주인공 혼자 적군을 몰살시켰다. 작중 표현을 보면 주인공이 물의 벽으로 중앙을 봉쇄, 좌익의 원거리 공격은 마법으로 봉쇄, 그 사이 우익의 병사를 마법으로 박살낸 뒤 그 후 다른 군세들도 각개격파했다. 결국 주인공의 지략으로 300 vs 5000을 승리한 것이 아니라, 주인공의 강력한 능력으로 1 vs 5000을 한 것뿐이었다. 이 경우 일반적인 양판소에서는 주인공의 먼치킨성[4]이나 잔머리[5]를 강조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뜬금없이 주인공의 전략전술을 고평가하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치트급 무력을 지닌 주인공이 있어야 가능했던 작전이 왜 이후까지 연구되었다는 것인지도 알 수 없다. 만약에 전략전술이 아닌 주인공의 먼치킨성을 칭찬했다면 훨씬 납득할만한 전개였으며, 그냥 평범한 양판소 취급을 받고 끝났을 것이다.

요약하자면, 작가는 전쟁사나 전투에 대한 상식이 전무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주인공의 지략이 뛰어나다는 묘사는 하고 싶다 보니, 이처럼 개막장 무리수 전개가 된 셈이다.

4. 반응

일본 내에서는 하나의 이 되어 웃음거리가 되었으며, "대체 어떤 조건에서 이 전법이 성공할 수 있을까"를 토론하며 농담을 주고받기도 하였다. 일본 5ch에서의 반응.

한국에서도 이 포위섬멸진에 대한 반응은 일본과 별다를 바 없어서 나무위키 뿐만이 아니라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웃음거리가 되었다. 일부에서는 이게 말이 되는 조건을 성립시키기 위해 인간병사 5000명 vs 레콘 300명의 만화를 그리기도 했다.[6]

작가도 이런 비판을 인지했는지 출판본에서는 전개가 대폭 수정되었다. 정예 마물이던 적군이 인간으로 바뀌고, 아군 990명, 적군 6000명으로 병력의 규모가 조정되었다. 포위섬멸이 불가능한 격차인 것은 여전하지만, 일부 독자들은 "포위섬멸진 하나 보려고 산 책인데 시시하게 이게 뭐냐!"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고 한다. 병력의 양이나 질만 대충 조절해놓은 채 정작 제일 중요한 '작전은 그럴싸하게 짜놓고 중간과정 묘사 생략, 결국 주인공이 다 해치우는 점'은 그대로라서, 그나마 다행(?)일지도.

5. 포위섬멸 달성의 가능성 및 전제조건

소수가 다수를 포위하는 포위섬멸은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단, 소설에서의 허무맹랑한 소리와는 다르게 여러 가지 조건이 필요하고 위험도 따른다.

5.1. '포위'의 전제 조건

포위의 가장 큰 전제조건은 적의 기동력을 차단시킬 것이다. 300:5000의 포위가 불가능해 보여도, 의외로 실제 역사에서 수적 열세에도 전투를 치르는 경우는 많고, 이러한 전투에서는 적의 후미를 잡아 적을 와해시키는게 주요한 전술인 만큼, 의외로 현실에서도 아주 불가능한건 아니다. 다만, 노벨처럼 100% 섬멸을 목적으로 한 포위라면 그 난이도가 곱절은 올라간다. 단, 후술하겠지만 적에겐 다수의 비행 유닛들이 있어 실질적인 포위부터 이미 넌센스에 빠지게 된다는게 흠. 아래에선 이러한 요소도 최대한 고려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여담으로, 아래의 요소들은 아군 300명의 파워와 무장이 어느정도 되는 것을 전제로 삼는다는걸 알아두어야 한다. 해당 라노벨 설정을 100% 차용할 경우, 300명은 5000명의 대군세는 커녕, 300명의 하이 트롤과 붙어도 승산을 장담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즉, 여러 요소를 이용해 숫적 이점을 맞추거나 할 경우 최소한 승리가 가능할 수준의 무력은 된다는걸 전제로 삼는다.

5.1.1. 가능성 및 전제조건

지형의 도움이 있다면 300명으로 5000명을 포위하는게 불가능은 아니므로, 가장 큰 전제조건은 지형적으로 포위망 구축이 쉬운 장소여야 할 것이다. 양면이 절벽이거나 아예 삼면이 지형적으로 포위되어 1~2개 면만 병력으로 포위할 수 있는 지역 등이 가장 금상첨화이다. 만약 지형적 이점이 없다면 목책을 비롯한 방해물이나 벽으로라도 강제로 면을 제한시키는게 필수가 될 것이다.

이외에도 중요한건 안개나 흙먼지 등으로 적의 시야를 기만할 요소가 필요하다. 적이 아무리 포위를 당하더라도 아군 숫자가 적보다 적다는걸 알면 어떻게든 돌파를 시도할 것이다. 때문에 아예 시야적 이점을 뺏어버려 자신들의 숫적 우세를 파악하지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 즉, 난전이 일어나게 유도하는 것이 필수라 볼 수 있다.

반대로 적의 비행 유닛을 저지할 방편도 필수적인데, 가장 좋은건 적이 비행을 포기하고 근접하게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방패나 갑옷 등의 무장을 통해 적의 원거리 공격을 막게 만들어 적이 비행 대신 돌격을 선택하도록 강요하는게 중요하다. 물론 이 경우에도 적의 급강하 돌격을 피하거나 받아낼만한 전투력이 기본 전제로 깔려야 한다.

조금 변칙적이지만 아예 마을을 비우고 적을 마을 내부로 유인해 인공적인 포위망을 구축한 후 섬멸하는 방법도 불가능은 아니다. 이 경우 마을 건물이 전투에 휩쓸려 손해를 볼 수 있지만, 적어도 마물군을 확실히 포위할 수 있으며, 오히려 마을 건축물을 화공 수단으로 삼아 더욱 확실한 섬멸을 기대할 수 있으며, 마을의 목책이나 망루 등을 활용하면 비행 군단도 대처하는게 가능하다. 단, 이게 가능하려면 미리 마을 주민과 내부 물자를 모두 다른 장소로 옮겨야 하는게 선결 과제가 될 것이다.

5.1.2. 기동력이 적보다 우월할 것

만약 지형적 이점을 보지 못한다면, 아군의 기동력이 적보다 더 우월해야 한다. 이는 빠른 기동력을 이용해 적을 소모시키거나, 적을 소규모로 찢어놓아 국지적인 숫적 우위를 활용하는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기동력이 우수하면 적을 원거리에서 지속적으로 갉아먹는다는 선택지를 쓸 수 있으므로 적의 수를 줄여나가다 한방에 비수를 꽂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 경우 필수적인 요소라면 상술한 적의 시야를 차단할 요소가 있다. 아무리 기동력이 좋아도 개활지처럼 시야가 훤한 공간에선 적이 아군의 숫자를 가늠할 수 있으므로 오히려 버티거나 아군의 경로를 예측하거나 아예 아군을 무시하고 마을로 돌격하는 등의 선택지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적의 시야를 차단해 자신들이 어디쯤에 있는지, 적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를 차단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게 가능해지면 적은 결국 사방에서 휘몰아치는 아군의 위세에 전술적 판단 능력을 상실하고 모랄빵에 걸려 패퇴하는 선택지가 나올 수 밖에 없다.

또한, 이런 기동력과 시야 차단을 활용하면 적의 기동부대인 사지타리우스와 페가수스 나이트부터 먼저 섬멸시킨다는 선택지도 쓸 수 있다. 적의 모루인 트롤 부대는 소수의 기동부대를 이용한 시야 차단+짤짤이로 쉬이 공격하지 못하게 만들어 그 자리에 묶어두기만 하고, 적의 기동부대를 먼저 아군 병력으로 꺾어버린 후 포위 전술을 쓰는 것이다. 불가능해 보이지만 칸나이 전투가 바로 이런 방식으로 로마군을 섬멸한 사건이다. 물론 숫적 차이가 이 정도로 다이나믹하진 않았으니 어쩌면 칸나이 전투에서의 한니발보다 월등히 높은 전술적 능력+지형 운빨+아군의 숙련도가 모두 맞춰줘야 할 것이다.[7]

이러한 전술적 측면 이외에도 기동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는데, 바로 페가수스와 사지타리우스 같은 적의 비행 유닛들 때문이다. 해당 유닛들이 번개라도 쏘는게 아니라면, 이들의 투사체를 피할만한 빠른 기동력이 있을 경우 페가수스와 사지타리우스의 공격을 무시한다는게 이론상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전투기나 전차의 회피기동을 지상군이 구현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5.1.3. 적의 지휘체계를 붕괴시킬 수단이 있을 것

소수로 다수를 포위할 때 가장 큰 핵심은 적을 소규모로 찢을 것과 이렇게 찢어진 적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지 못하도록 지휘체계를 붕괴시킬 수단이 있을 것이다. 즉, 국지적으로 아군이 숫적 이점을 가져갈 수 있고, 이런 상황에서 적이 이러한 사실을 알 수 없게 만드는게 핵심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아군이 연전을 치른다는 부담감이 있으나, 쉽게 적의 규모를 깎아내면서 싸우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때 가장 중요한건 바로 시야와 소리를 차단할 수단이 있을 것이다. 이 두 요소만 차단되어도 적은 자신의 위치와 적의 위치를 가늠하는 것이 불가능해지고, 이들도 엄연히 생물의 본능이 있다면 자연스레 생존을 위해 움직임이 위축될 수 밖에 없다.[8] 가장 좋은건 안개나 흙먼지와 같은 자연적 요소이며, 이외에도 북 소리와 같은 요소로 청각을 차단하는건 필수이다. 여기에 적의 공중 부대인 페가수스 나이트는 이러한 요소에서 자유로우니, 첫번째로 이들을 섬멸시키는게 필수가 될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적은 지휘체계가 붕괴되고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수단이 사라지게 되면서 숫적 이점을 활용하는게 불가능해지게 된다. 물론 자신이 죽을 위험에 처해 발악한다는 수단이 있을 수 있으나, 그런 것을 막아낼 수 있다면 역으로 적을 각개격파로 섬멸시키는 것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5.1.4. 적을 무조건 포위하지 말 것

故用兵之法, 十則圍之, 五則攻之, 倍則分之, 敵則能戰之, 少則>能逃之, 不若則能避之. 故小敵之堅, 大敵之擒也.
"그러므로 전쟁을 하는 방법은, 적군보다 10배의 병력이면 포위하고, 5배의 병력이면 공격하고, 2배의 병력이면 적을 분리시킨 후 차례로 공격하고, 맞먹는 병력이면 최선을 다하여 싸우고, 적보다 적은 병력이면 도망치고, 승산이 없으면 피한다. 그러므로 소수의 병력으로 무리하게 싸우면, 강대한 적의 포로가 될 따름이다."
― 《손자병법》 모공편(謀攻篇)[9][10]

역설적이게도 포위의 가장 큰 핵심은 절대 적을 완벽하게 포위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 보일 수 있지만, 배수진이란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듯이, 적은 퇴로가 없어진다면 적을 무찌르고 퇴로를 만든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고, 이렇게 되면 필연적으로 아군의 소모율도 극심하게 올라가게 된다. 따라서 적을 포위할 경우 절대 놓쳐선 안될 지휘관급이나 적의 중군만 집중적으로 포위하려 하고, 아예 포위가 불가능한 측이나 기타 병력은 일부러 놓아주는 선택도 필요하다.

단, 이때 중요한건 적을 추격해 섬멸할 추격조의 편성이다. 적이 도망치는걸 어느정도 묵인하는게 필요하다일 뿐이지, 곱게 도망가게 두라는건 절대 아닌 만큼, 이들을 쫓아 섬멸할 추격대의 조직은 필수이다. 특히 이번 사례처럼 적의 숫자가 압도적일 경우, 후퇴한 적이 오히려 후방에서 전열을 가다듬고 재진격하는 상황이 올 수 있으므로, 더더욱 아예 재편성조차 못하게 적을 쫓아갈 추격조가 필요해지게 된다. 다행히 도망치는 적들은 보통 모랄빵이 나서 싸우지도 않고 도주하는 경향이 높으므로 급소를 맞출 무기와 실력을 지닌 소수의 사냥조를 편성하는 것만으로 대처는 쉬울 것이다. 단, 이들도 절대 적이 대처하려 하지 못하게 해야하는 만큼, 상당히 높은 난이도를 요구하게 된다.

혹여 적을 100% 포위한다면 절대 섣불리 섬멸 단계로 나아가지 말고, 적에게 모랄빵을 일으켜 의도적으로 적들이 도주 혹은 내분으로 와해되어 수가 줄어드는걸 기다리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니다. 다만, 이번 적들은 인간과 다른 마물들이 적이므로 몰래 도망치는게 불가능한 만큼, 보통은 내분을 기도하는게 최선이라 볼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엔 적 5000명을 아군 300명이 완전히 포위해야 하므로, 여러 요소로 이들에게 모랄빵을 낼 필요성이 있다.

5.2. '섬멸'의 전제조건

일단 포위에 성공하더라도 적들은 바로 죽어주는게 아닌만큼, 포위된 적들을 '섬멸'하는 작업도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작업은 대체로 포위보다 더욱 까다로운걸 요구하기 마련이다. 단적으로 포위'섬멸'에 들어갈 경우, 적들은 십중팔구 사력을 다해 저항하게 된다. 때문에 단순한 '포위'보다 상대를 포위 후 섬멸하는 과정이 더욱 어려우며, 실제로 포위섬멸을 시도할 경우 되려 포위망이 뚫리거나, 역으로 적에게 격파당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나온다.

대개 도망갈 곳이 있는 개활지라면 패색이 짙어졌을때 끝까지 싸우다 100% 전멸당하는 것보다 도망치는 것을 선택하게 되어 섬멸이 용이한 편이지만, 포위당했다면 더 이상 뒤가 없다. 지휘관이 항복을 명하지 않는 이상 도망갈 곳도 없고 진열의 뒤로 도망가봤자 군율에 의해 처형될 뿐이다. 결국 끝까지 죽기로 싸우는 것 밖에는 선택지가 없어 섬멸이 더 어려울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적극적으로 항복과 투항을 권하는 등 심리전이 함께 동원되어야한다. 마물군이라면 포로로 잡는게 불가능할 확률이 높으므로 이 또한 달성하기 어려운 전제다.

5.2.1. 대열의 유지

포위섬멸의 핵심이다. 적도 바보가 아닌 이상 포위됐다고 가만히 죽어주진 않으며, 당연히 포위망을 풀기 위해 사력을 다할 것이다.[11] 때문에 포위를 시행하는 측은 적의 거센 저항을 염두에 두어 훨씬 더 엄격한 규율과 명령체계로 자신들의 포위망과 대열을 유지해야만 한다.

만약 대열에 조금이라도 흐트러짐이 발생하면 적들은 그 지점을 노려 집중 공격을 시도할 것이며, 적이 포위망을 뚫고 달아나기'만' 하면 상관 없으나, 만약 뚫린 포위망을 기점으로 역포위를 할 경우, 역으로 아군이 쌈싸먹혀 패배할 확률도 높다. 그나마 이 전투에선 적이 마물이라 피아구분의 부담은 없으나, 만약 같은 인간이었다면 피아구분의 부재로 팀킬도 일어날 수 있을 정도로 대열의 유지는 섬멸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간혹 마라톤 전투와 같은 사례로 섬멸 단계에서 대열의 중요성이 낮다는 사람도 있으나, 그 마라톤 전투도 실제 아테네군이 무차별적으로 돌격한게 아니라, 어느 정도 대열을 갖춰 적을 밀어버렸고, 그 결과 아테네측은 고작 수백명의 사상자만 나온 반면, 페르시아군은 전멸에 가까운 성과가 나왔다. 무엇보다 섬멸 단계에서 대열을 등한시할 경우, 결국 피아 구분이 불가능한 난전 단계가 되는데, 이렇게 되면 기껏 가진 숫자의 이점과 같은 것도 제대로 써먹는게 불가능해진다. 물론 일당백마냥 혼자서도 잘 싸우는 사람이라면 상관없으나, 일단 인간이라면 언제 어떤 일격을 맞고 쓰러질지 모르기 때문에 최대한 공격이 닿지 않는 '안전지대'를 만드는게 싸움에 훨씬 더 유리하기 때문이며, 그 탓에 생겨난게 바로 '대열'과 '진영'이기 때문이다.

이는 패주하는 적을 쫓지 않도록 명령하는 상황이 왜 일어나는가만 봐도 명확한데, 적이 정말 패주를 하는게 맞다면 끝까지 추격해서 한명이라도 더 섬멸하는게 옳지만, 역으로 패주하는 '척' 하고 적의 대열이 흩어진걸 노려 대열을 재정비해 역공하는 전략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를 집어삼킬 정도로 강성했던 몽골군의 주 전법이 미끼 부대가 먼저 나가 적을 자극한 후 패주하는 척 후퇴하는 동안, 본대가 역으로 추격하는 적을 포위해 섬멸하는 전법을 주 전술로 활용했으며, 고대~중세 시기엔 적을 많이 죽인 자보다 대열을 유지하는 자를 더 후하게 쳐줬을 정도로 '대열의 유지'는 제정신이 박힌 장수와 병사들은 무조건적으로 숙달해야하는 전술이고, 이는 현대시대에도 마찬가지이다.

5.2.2. 아군의 사기 유지

섬멸 단계에서 이뤄지는 두 번째 중요 요소인데, 바로 아군의 사기가 유지될 것이다. 상술한대로 포위당했다고 얌전히 죽어주는 적은 없으며, 오히려 자신들이 섬멸당할 위기란걸 깨닫는다면 적들은 되려 사력을 다해 맞설 것이 자명하다. 때문에 섬멸단계에 들어설 경우엔 십중팔구 매우 격렬한 전투가 동반되는데, 이때 가장 중요한게 아군의 사기가 꺾이지 않는 것이다.

인간은 상당히 감정에 의존하는 동물인데다, 전장과 같은 아비규환의 장소에선 이성적인 판단을 유지하기가 매우 힘들다. 고대사를 비롯해 군을 이끌던 사령관들은 멍청해서 각종 미신을 믿던게 아니다. 이러한 미신 하나 때문에 사기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그들은 이러한 미신이나 주술적인 것에 매우 민감하게 대처하였던 것이다. 만약 내가 죽여야할 상대가 사력을 다해 내게 덤벼든다면? 적들이 지친게 보인다면 쉽게 대처가 가능할테지만, 그게 아니라면 최악의 경우 오히려 아군측이 패주할 가능성도 높다.

괜히 포위를 성공하고도 굳이 전투를 벌이지 않는 이유도 이와 같다. 전체적인 흐름상으론 아군이 유리하더라도, 정작 전선에서 적과 싸우는 병사들은 끊임없이 마모되는 사기와 이성,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계속해서 몰려올 것이며 특히, 포위해서 금방 이길 줄 알았던 상황에서 정작 적의 거센 저항으로 시도가 좌절되거나 한다면 아군의 사기 하락은 돌이킬 수 없게 된다. 때문에 섬멸 단계에서 적의 거센 저항에도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끊임없이 주어, 사기가 유지되도록 하는게 가장 중요하다.

그나마 이번 사례의 경우 상대가 아예 종이 다른 '마물'이고, 마물들은 오랫동안 인간과 적대했던데다 후미에 지켜야하는 마을이 있었던 만큼, 아군측 사기 유지 방법이 그렇게 어렵진 않았을 확률도 있다.

5.3. 위험성

餌兵勿食, 歸師勿遏 圍師必闕, 窮寇勿迫, 此用兵之法也.
이병물식, 귀사물알 위시필궐, 궁구물박, 차용병지법야.

유인하는 미끼를 탐식하지 말 것이며, 고향으로 귀환하는 군사를 막지 마라. 포위된 군사는 필히 도망갈 길을 터주고 궁지에 몰린 적을 압박하지 말아라. 이것이 용병의 방법이다.
― 《손자병법》군쟁편(軍爭篇)

포위 전법을 치르는 제일 중요한 이유는 적 병력의 고립에 의한 항복 종용 및 자체 와해이다. '어차피 니네 싸워봐야 다 죽는다'는 것을 인지시켜 사기를 저하시키고, 내부적으로 탈주하는 적군을 만들어 적이 스스로 무너지게 만드는 것이 포위 전법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이 대표적인 예가 바로 사면초가다. 한군은 초군을 완전 포위한 이후 고향의 노래를 불러서 적군들이 스스로 싸울 의지를 잃게 만들어서 그 먼치킨인 항우를 이긴 것이다.[12]

반대로 포위가 성공하더러도 항복 종용 및 자체 와해가 되지 않는다면, 상대는 전부 죽더라도 아군도 그에 못지 않은 피해를 입는 게 뻔한 극심한 소모전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손자는 포위 전법은 가장 완벽한 우위 상황에서나 사용하라고 주장한 것이다. 다들 알다시피 손자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을 최선의 승리로 생각한 전략가이다.[13]

이러한 전략적 고려를 배제하고 순수하게 전투적인 측면에서 포위를 하는 이유를 들자면 첫번째로는 완전한 퇴각 차단이며 두번째로는 전투에 가담하는 병력의 수를 늘린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점과 점으로 대치하는 것보다 선과 선이, 선과 선으로 대치하는 것보다 면과 면으로 대치하는 것이 대치하는 면적이 커지므로[14] 병력이 많은 측이라면 최대한 포위하여 많은 병력이 공격에 참가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면적이 넓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피해도 비례하여 오른다.'라는 말이 되며, 상황이나 함정, 병력의 질, 물량에서 유리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거기에 피해를 감수하고 하는 만큼 그 자리에서 어떻게든 끝장을 내기위해 아군의 체력은 빠르게 소모될 것이고 적군은 어차피 멀뚱히 있어봤자 죽을테니 죽음을 각오하고 덤벼들거라 더더욱 체력소모와 피해는 늘어나게 된다.

포위 전법을 쓰는 마지막 세번째 이유는 아군이 유리한 상황이 전제인 위의 두 이유와 달리, 아군이 전체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국지적으로 수적 우위 혹은 화력 우세를 차지하거나 적군의 취약점을 찔러 전세를 뒤집기 위함이다. 한니발처럼 기적적인 승리로 칭송받는 장군들이 대체로 이 경우인데, 이를 위해서는 진짜 명장에게만 허락된 고도의 지휘 능력과 전황을 읽는 눈이 필수적으로 갖춰져야만 하며, 국지적으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 반드시 필요해진다. 아무리 지휘능력이 쩔고 수읽기에 능해도 전세를 뒤집을 수단이 없다면 이는 탁상공론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한니발은 칸나이 전투에서는 수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로마에 비해 우세한 기병 전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다. 물론 이런 비장의 수단이 있었다 해도 전체적인 상황이 불리한 것은 명백했기에, 그 누구도 한니발의 승리를 폄하할 수는 없을 것이다.[15]

따라서 적보다 아군이 불리한 상황에서 포위 전법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적의 취약점을 간파할 수 있으며 병력을 원하는 타이밍에 찔러넣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명장과, 그 취약점을 제대로 공략해줄 수 있는 정예병이 필요하다는 말이 된다. 다만 로마군의 완전섬멸을 통해 로마 체제의 붕괴를 노린 한니발과는 달리, 망치와 모루 형태로 정립된 이러한 전술은 대체로 우세한 기동력을 통한 뒤통수치기로 국지적인 우세를 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지 한니발처럼 극단적인 포위섬멸을 노리는 경우는 잘 없는 편.

애초에 불리한 상황에서 완전포위를 노리는 것은 한니발 같은 전설적인 명장이 아니라면 자살행위다. 그 카이사르조차 불리한 상황에서 완전포위를 노렸다가 폼페이우스에게 털린 적이 있다.

요약하자면 아군 병력이 적군보다 강하고, 빠르고, 엄청나게 많아야(포위하고 예비대도 남겨둬야 하니까) 한다는 것. 이 정도면 어택땅만 찍어도 이긴다는 표현이 계속 나오는데, 당연하다. 애초에 포위와 섬멸은 당연히 이길 수 있는 상황에서 확실히 적을 몰살시키는 전술이지 불리함을 뒤집을 수 있는 카드가 아니다. 반대로 어설프게 포위했다가 승산이 뒤집히는 사례도 있다.[16]

위의 조건들 중에 한두 개밖에 확보하지 못했다면 하다못해 엄청난 명장이라도 아군에 있어야 한다. 미카타가하라 전투에서 다케다 신겐을 상대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소설과 거의 비슷한 짓을 저질렀는데, 당시 경험이 적고 미숙했던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질과 양, 전략에서 이에야스를 압도하는 백전노장 다케다 신겐의 어린진에 맞서 얇은 학익진으로 대응하다가 어린진의 일점 타격에 뚫려버리고 진은 순식간에 붕괴되어 전멸에 가까운 대패를 당했으며 그 자신은 말 위에서 도주하는 와중에 똥을 지렸고 본인의 세력은 멸망 위기에 처했다.[17]

5.4. 역사 속 포위섬멸 사례

아래는 항목 그 자체와 큰 관계가 없는 단순히 '적은 병력으로 큰 병력을 이긴 사례'는 배제하고, 승패 상관 없이 현실에서 적은 병력이 큰 병력을 포위하는데 성공한 실사례만을 기술할 것.
  • 기원전 216년 칸나이 전투에서 한니발의 카르타고 군대는 로마군에 비해 전체 군대의 규모와 보병의 숫자는 적었으나, 기병 전력에서는 일방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어 기동력을 통해 망치와 모루 전술을 완벽하게 성공시켰다.
  • 기원전 52년 알레시아 전투에서는 카이사르가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2중 포위망을 형성하여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로마군은 약 10~11개 군단[18]으로 최대 6만여 명의 병력이었으며, 베르킨게토릭스를 구원하러 온 지원군이 24만여 명으로 로마군보다 배로 많았다. 결국 카이사르가 이끌던 로마군은 양면 공격을 당했으나 로마군은 양면 공격을 대비한 단단한 요새를 구축하고 있었기에[19] 수성전을 통해 갈리아인들의 공격을 버텨내고 식량이 떨어진 베르킨게토릭스의 항복을 받아낼 수 있었다.[20]
  • 기원전 48년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카이사르의 내전 때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디라키움을 포위한 일이 있다. 그리고 카이사르의 군대는 폼페이우스의 군대에게 역으로 털렸다.(...) 디라키움 공방전에서 적은 수로 포위를 감행했던 카이사르가 패배했던 이유는 카이사르의 군대가 제대로 된 보급을 받지 못했던 반면, 폼페이우스는 바다를 통해 원활한 보급을 받으며 전력을 온전히 보존한 상태로 카이사르의 포위망을 뚫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당시 폼페이우스 진영에는 전향한 카이사르 병사들이 카이사르 포위진의 약점을 모두 말해주어 정보전에서도 폼페이우스가 한참 우위에 있었다.
  • 927년 공산 전투는 5천명의 후백제군이 1만 5천~2만 가량의 고려군과 싸워 최후에 후백제군이 고려군을 포위섬멸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고려군이 공산 일대에서 벌어진 수차례 교전에서 패배하여 기세가 꺾인 후에 섬멸한 것으로 추정되며, 포위섬멸 자체는 승리하기 위한 전술보다는 제압 후 마무리로써 왕건 등 고려 수뇌부를 확실히 죽이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되었다.
  • 1232년 삼봉산 전투에서 4만 몽골군은 15만 금군을 삼봉산에 포위했고 일부러 탈출로를 열어줬다. 그리고 탈출하려던 금군이 모조리 몰살당하면서 금나라 멸망 확정.[21]
  • 1945년 4월. 제2차 세계 대전 유럽 전선 막바지의 루르 포위전. 독일 서부 루르 지역에 발터 모델이 지휘하는 독일 B집단군 37만을 상대로 미군 20~25만이 포위해서 항복을 받아냈다. 이 전투 패배 이후 발터 모델은 자살한다. 숫자도 적은 미군이 포위 성공했고, 다수의 적이 방어하는 상황인데도 승리한 이유는[22] 제공권을 완전 장악한데다 압도적 화력 및 기갑전력을 갖추고 있었던데 반해 독일군은 계속된 패배로 인한 낮은 사기, 여기에 독일군 대부분이 민방위 수준인 국민돌격대였다. 말 그대로 독일군이 우세한 건 숫자 뿐이었던 상황. 자신들의 땅을 지키기 위해 독일군도 필사적으로 싸웠지만, 미군의 공격을 방어하는 순간 독일군에게 찾아온 건 미군의 대규모 공중, 포병 화력이었다. 포병은 물론, 기갑장비도 정말 한줌에 불과했기에 이길 수가 없었다. 약 18일간의 전투가 이어졌고, 미군은 전사자 1,500여명에 부상자 8천을 포함 약 1만여명의 사상자를 낸 데 반해, 독일군은 죽은 사람만 1만명 이상이었고 포로는 30만이 넘었다.
  • 1977년 로디지아군의 전설적인 용병부대인 셀루스 스카우트는 86명의 병력으로 훈련병을 포함해서 ZANLA군 8000명이 있는 기지를 포위섬멸한 적이 있다. 단순히 머릿수로 따지면 1:100으로, 포위섬멸진보다도 훨씬 열세였다! 이런 놀라운 묘기를 성공시키기 위해서 셀루스 스카우트는 치밀한 밑공작을 벌였는데, 우선 자신들이 ZANLA와 동맹관계인 모잠비크군인 것처럼 위장해서 기지 한복판까지 트럭을 몰고 들어갔고, ZANLA군이 최근 승리했다는 선전을 통해서 모든 병력이 경계를 풀고 무기 대신 술병을 들게 만들었다. 이후 신호에 따라서 십여대의 트럭에 설치된 무기를 일제히 발포, ZANLA군은 5분도 지나지 않아 수백명의 사상자를 내고 도망치려고 했지만 기지가 강으로 둘러쌓인 지형이라 지형지물과 무장 트럭에 포위되어서 박격포 공격까지 얻어맞으며 그대로 전력이 소멸했다. 정보의 우위, 지형지물의 활용, 화력 우세, 병력의 사기와 훈련도 등 숫자 외에는 모든 면모가 유리했기에 가능했던 그야말로 기적과도 같은 작전.

6. 다른 작품에서의 포위섬멸 묘사

해당 라노벨 말고도 '적은 수의 아군으로 대군을 포위섬멸'하는 묘사가 나온 경우가 여럿 있다.
  •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펠렌노르 평원의 전투도 적은 병력으로 몇 배나 많은 적들을 포위섬멸한 경우다.
    이 경우는 전투에 참여한 곤도르&로한군을 다 합쳐야 고작 모르도르의 동맹중 하나인 하라드군과 비슷해질 정도로 병력의 차이가 컸으나, 요새이자 수도 미나스 티리스가 그 기반을 통째로 날리지 않는 이상 무너뜨릴 수 없다는 누메노르 석공술로 지어져 있었기 때문에 모루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주었고, 무마킬올로그하이같은 특수한 개체들을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로한 정예 기병대, 곤도르 수비대 등 병력의 질 또한 선 세력이 앞섰다.

    이렇게 온갖 전술 전략적인 준비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곤도르와 로한은 처참한 숫자가 전사하는 희생을 치렀고, 세오덴을 포함해 전투에 참여한 영주 중 태반이 전사하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애초에 이 경우는 사전에 포위섬멸을 계획하고 싸운 게 아니라 전령들이 적에게 살해당해 소식이 끊긴 상태에서 미나스 티리스군이 죽어라 싸우는 동안 로한과 곤도르 남부 영지군의 증원이 차례로 도착하면서 예상치 못하게 전황이 바뀌어 우연히 적을 서, 남, 북에서 포위하는 그림이 나온 것이다.
  • 인기 AA 작가 게스도 자신의 작품인 '초패왕 야루오'에서 대놓고 깠는데 작품이 처음 시작될 때부터 포위섬멸진의 전제 조건은 적의 배 이상 되는 병력을 준비하는 거라고 원작을 비꼬는 장면이 나온다. 이후에 포위섬멸진을 인용한 듯한 장면이 나오지만, 작품 첫머리부터 포위섬멸진은 개소리라고 깠던 것답게 말이 포위섬멸진이지 유인작전에 가까웠으며, 일단 주인공부터가 현실에서도 무력 만렙이라 평가받던 항우였고, 상대도 평범한 인간에 아군 300 vs 적군 3,000으로 거기에 300의 아군으로 10배의 병력을 막는 게 아닌, 적군이 아군 300을 포위하면 아군 측 원군 3천이 적군을 이중으로 포위해 앞뒤로 적군 3천을 쳐부수자는, 원작의 허무맹랑한 헛소리완 달리 실제로 작전으로 채용될 수 있는 전법이었다.[25] 그 외 전투가 주요소가 아닌 먼치킨물이나 전투요소가 있기는 한 미연시, 에로게 등에선 이와 비슷하게 포위한 후 어찌저찌 했다며 얼렁뚱땅 넘기기도 한다.[26]
  • 한국 양판소 소설에서 포위섬멸이 나오기도 했다. # 이 경우 수는 많지만 대다수가 징집병인 부흥군 VS 수는 모자라지만 정규 병사인 진압군 구도인데, 징집병인 부흥군 쪽의 진형 편성이 늦어졌고 진압군 쪽 지휘관은 이를 보고 상대의 의도를 읽어 전투 내내 수싸움에서 앞선다. 결국 좌익 쪽 징집병들이 먼저 모랄빵나서 도주하게 되고, 좌익이 비게 되자 진압군들이 남은 부흥군의 중앙과 우익을 공격하여 이긴 것. 쉽게 말해 모랄빵 + 사선진으로 다수 쪽이 진 것이다. 여기도 소수가 다수를 포위 공격해서 이기긴 했지만, 이쪽은 우익을 각개격파한 다음 포위를 시작, 또 포위하는 쪽은 소수이나 정규군이고, 포위당하는 쪽은 다수지만 민초들로 부랴부랴 만든 부실한 군대였으니 개연성은 이쪽이 훨씬 낫다.
  • 대체역사소설 마지막 바이킹에서 비트코프 언덕의 지형지물과, 총기, 그리고 도발을 비롯한 심리전을 이용해서 소수의 민병대와 용병으로 기사의 비중이 높은 다수의 병력을 포위하여 항복을 받아내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 역사에서도 비트코프 전투라는 비슷한 사례가 있었고, 작중에서의 주인공은 그것보다 더 유리한 상황에다 원래 역사의 비트코프 전투에서 승리했을 얀 지슈카의 도움을 받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작중 전개에 충분한 개연성을 확보했다.
  • 대체역사소설 신화 속 양치기 노예가 되었다에서도 언급되는데 여기서는 애초에 성채 하나를 끼고 있었고 숫자가 적은 쪽이 강철로 무장한 최정예병이었으며 헥토르와 같은 그리스 영웅들이[27] 존재하기에 가능한 전술이라고 나오는 등 개연성을 갖춰서 나온다.

7. 기타

  • 주필산 전투에서 기록상 당나라가 대략 3만의 병력으로 5만에서 최대 15만으로 추정되는 고구려군을 포위하여 승리한 실제 역사가 있긴 하다. 다만 군의 비율상 당나라와 고구려군은 3:5~1:5의 비율이고 포위섬멸진은 3:50이라는 정신나간 비율이라는 것.[28]

8. 관련 문서



[1] 민병대만이 아닌 모험가 용병도 일부 포함.[2] 1945년 4월 루르 포위전이 해당된다. 37만에 달하는 독일 B집단군을 20만 미군이 포위해서 항복을 받아냈는데, 독일군은 대다수가 민병대 수준의 국민돌격대인데다 계속되는 패전으로 사기도 낮았다. 나치 독일군 사령관인 발터 모델은 여기서 자살한다.[3] 아무래도 작가는 기동력이 좋은 두 병종은 체력이 약할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던 듯하다. 일반적인 새라면 실제로 비행을 위해 골밀도와 내장기관의 수 등 많은 것을 희생하므로 틀린 말이 아닌데, 사람을 태우고 다니는 판타지의 말인 페가수스에게도 같은 상식을 적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4] 한국 판타지 소설 극초기 PC통신 시절에 나온 윤현승다크문에서도 주인공 현호가 비슷한 행동을 한다. 주인공 1인이 1만의 적을 상대로 돌진해 전열과 사기를 무너트리고, 남아 있던 소수의 아군은 전진하며 적을 주워먹는다. 그리고 이런 모습을 본 아군 지휘관은 "이건 전술도 뭐도 아니다."라고 좌절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사실 '소수의 정예 병력' vs '다수의 일반 병력' 구도에서는 이런 일점 돌파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 중 하나니 전술이라고 볼 순 있을 것이다. 수치가 워낙 비상식적이라 그렇지.[5] 주인공의 기지로 아예 전투를 하지 않고 이기는 것을 말한다. 가령 아군의 병력을 훨씬 더 많아 보이게 해서 적이 전투를 포기하고 도망가게 한다던가, 혹은 적 지휘관의 성격을 이용해 도발해서 일기토를 건다던가, 각종 미신 등으로 적을 속여넘겨 사기를 떨어뜨린다던가 하는 식이다.[6] 사실 이 경우 전투력으로는 레콘이 오히려 차고 넘치지만 '포위'를 하기 위해선 최저한의 머릿수가 필요한 경우. 포위같은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붙는다면 인간 병사 5000명을 격퇴하는데는 레콘 한명이면 충분하다. 단순 격퇴가 아닌 몰살이 목적이라면 그보다는 많이 필요하겠지만.[7] 실제로 작중에선 조금 다르긴 하지만, 적 부대가 아군 300명에 시야가 쏠린 동안 먼치킨 주인공이 적의 기동부대를 위시한 양익을 먼저 격파하는 방식을 썼다. 이를 시야 차단을 통한 적의 모랄빵으로 대체하고 300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케이스라 보면 된다.[8] '미지에서 오는 공포'는 어떤 생물이건 보유한 본능적인 요소이다. 실제로 동물들도 상대의 무력을 가늠할 수 없거나 자신이 불리하다 판단하면 후퇴하는 것이 이러한 원리에 가깝다.[9] 일본에서는 "10배의 전력이 없으면 포위섬멸할 수 없는 손자라고 하는 피래미가 있는 모양이야"라면서 반어적으로 비꼬기도 했다. 다만 손자의 이 말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게 최선의 전략"이라는 대전략에 입각하여, 10배 이상의 병력(질이든 양이든)을 확보하면 적이 싸우는 것을 포기하게 만들고 아군의 피해를 0으로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포위섬멸이나 공성전은 일단 성공하면 적의 전력을 섬멸하고 거점을 함락시키는 등 엄청난 성과를 얻을 수 있지만 포위를 위해 전력이 분산되는 특성상 전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포위섬멸을 시도할 경우 각개격파로 역습당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적의 10배> 라고 할 정도로 압도적인 전력을 가진 것이 아니라면(예컨데 5배 정도의 명확한 우위만을 가지고 있다면) 포위섬멸까지는 시도하지 말라는 의미인 것.[10] 요컨대 손자의 이 말은 병력차가 이 정도 날 경우 쓸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10배의 병력차가 있을 때는 포위섬멸을 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는 말.[11] 전략전술 중 하나인 배수진이 바로 이걸 염두에 둔 전략으로, 사기나 훈련도가 낮은 군에서 의도적으로 퇴로를 차단해 이판사판으로 나아가겠다는 전략이다.[12] 그마저도 항우의 격렬한 반격으로 큰 피해를 입었으며 심지어 항우 자신은 포위망을 탈출하기까지 한다. 비록 항우가 탈출하고 나서 진짜 가망이 없다는 걸 깨닫고 스스로의 처지를 비관하며 자살하긴 했지만, 적군의 총대장이 포위망을 뚫고 탈출했다는 시점에서 한군의 포위 작전은 부분적인 성공에 그쳤다고 볼 수 있다.[13] 포위되었을 때 일부러 한쪽을 터주는 것도 이 때문이다. 포위되었을 때 상황이 절망적이면 차라리 죽는 한이 있더라도 싸울 때도 있는데 이런 식으로 한쪽을 터주면 삶의 희망이 생기기 때문에 오히려 와해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애초에 배수진이 바로 스스로 퇴로를 차단하는 대신 결사항전하는 전략이며, 고대~중세 지휘관들이 머리가 비어서 기병대끼리 따로 싸움붙였다가 적을 추격하라고 쓴게 아니다.[14] 적이 여럿일 경우 도망치면서 한명씩 상대하라거나 벽을 등지고 싸워야 한다고 호신술에서 가르치는데, 이를 역이용한 것이다.[15] 실제로 비슷하게 아군 기병이 적보다 적었던 데르토사의 전투파르살루스 전투에선 되려 모루가 먼저 박살나 포위할 틈도 없이 포위를 시도한 기병들이 패퇴했으며, 칸나이 전투도 만약 카르타고 기병대의 도달이 더 느렸다거나 했으면 카르타고 보병진이 먼저 박살났을수도 있다. 그만큼 보병의 후퇴를 잘 조율하면서 기병이 들이칠 타이밍을 잰 한니발이 전술의 귀재였던 것이다.[16] 배수진의 경우도 포위되지 않은 다른 군대가 비어버린 상대방 진지를 털었다는 것을 잊지 말자. 포위당했을 때는 뒤집기가 쉽지 않다.[17] 다행히 다케다 신겐이 이 전투에서 원인모를 급사를 하는 바람에 살 수 있었다.[18] 당시 1개 군단의 정원은 6000여 명.[19] 로마군은 주둔지를 요새화하는 매뉴얼을 가지고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토크멘터리 전쟁사 카이사르 전쟁(20분 44초부터) 참조.[20] 다만 이 경우는 좀 특수하다. 베르킨게토릭스를 포위한 카이사르를 갈리아 부족군이 재차 포위한, 동심원 모양의 형세였기 때문이다. 더 많은 적을 안쪽에 둔 포위섬멸진의 사례와는 맞지 않다.[21] 이후 개봉성 공방전이 남긴 했지만 더 이상의 구원 병력이 없었으므로 멸망은 기정사실이었다.[22] 보통 전투에서 양측상황이 비슷하다고 가정할 경우, 방어선을 구축한 적을 공격한다면 공격자는 3배 이상의 병력이 있어야 한다.[23] 이쪽도 적의 지휘관이 무능하고 지리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고 아군인 동맹군이 제국군을 포위할 만한 병력 수는 되었다는, 최소한의 필요조건을 만족했다. 그런데도 사실 포위망이 얇아서 원래대로라면 제국군의 반격에 포위망이 뚫릴 수도 있었다는 말이 나온다. 사실 이게 성공한 것도 동맹군 사령관 림 파오와 참모장 유수프 트패롤이 어느 정도 아군의 희생을 바탕으로 시간을 벌어서 상대방의 심리를 조사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좀 심술궂게 말하자면 적장이 병신이라는 걸 알아차리기 위해 아군을 제물로 바쳤다고 할 수 있을 듯. 그리고 이를 알아챈 뒤 어느 정도 희생을 각오하고 제국군을 강력하게 몰아침으로써 적장을 모랄빵에 빠뜨렸기 때문에 승리하였다.[24] 대놓고 부하 장군들이 림 파오에게 적들이 반전해서 협격해오면 어떡하냐고 묻자 그럼 답이 없다고 대답했을 정도다. 그럼에도 적의 심리를 읽고 침착하게 행동하는 모습이 백미.[25] 실전에서의 공수부대의 작전과 유사하다. 공수부대의 주 임무는 낙하산으로 적의 후방에 집단 강하하여 적의 중요 거점을 타격, 점령하고 제2 전선을 형성한 뒤 적군의 뒤통수를 마구 때려서, 제1 전선에서 밀고 올라오고 있는 아군 부대의 진격을 훨씬 수월하게 하고 양쪽 전선이 연결될 때까지 버텨주는 것이다. 이렇듯 방법(대규모 공수, 소규모 병력을 이용한 적 유인)에 차이가 있지만, 지원군과 같이 적군을 앞뒤로 협공한다는 기본내용은 동일하다. 포위가 중요한 Hearts of Iron에서도 공수로 전선을 엉망으로 만드는 전술은 유효하다.[26] 차라리 이렇게 두리뭉술하게 넘기는 게 훨씬 낫다. 해당 문서처럼 어설프게 주워들은 걸로 군략가 흉내 내다가 박제당해 웃음벨이 될 바에는 전쟁의 우두머리들이 어떤 심리로 싸우고 있는지를 조명하며 캐릭터성에 비중을 좀 더 두거나 주인공의 먼치킨성을 부각시키는 편이 훨씬 낫다. 특히 역사물이나 전쟁물처럼 고증이 중요한 장르는 어줍잖은 지식으로 아는 척 했다간 이렇게 밈으로 박제되기 십상이다.[27] 어지간히 약한 영웅도 50명 죽이는 건 일도 아니며 디오메데스 같은 네임드 영웅들은 투창으로 대리석 건물도 부수는게 가능한 신화속 세계관이다.[28] 애초에 주필산 전투는 여러 정황상 사서기록을 온전히 받아들이기도 어렵다. 고구려군보다 당군의 숫자가 더 많았다고 보는 시선도 있고, 수당가화에서는 역포위당했다는 묘사도 있을 정도다. 자세한 것은 해당 문서를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