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1-02 21:17:20

PC통신 유머게시판

1. 개요2. 성향
2.1. 출판화
3. PC통신별 유머게시판의 특징4. PC 통신에서 유행한 유머 시리즈5. PC통신에서 화제가 되었거나 주목할만한 꽁트/에세이/연재글들

1. 개요

1990년대 하이텔, 나우누리, 천리안등 PC통신 게시판의 유머게시판 혹은 거기서 나온 유머들을 지칭한다.

대한민국의 인터넷 유머 커뮤니티 역사중 초창기에 해당한다. 보통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 풍미했다.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대중들이 접할수 있는 유머 소스는 일종의 구전 유행, 혹은 이러한 구전 유행을 일부 받아들이거나 제시한 통속지및 이에 속하는 일부 성인남성지 정도가 전부였지만, 80년대 후반부터 이를 보다 한가지 문화현상으로 응집한 매개라는 의의가 있다.

2. 성향

보통 당시에 구전되던 유머를 수집해서 올리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를 더 발전시키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다가 나중에 해당 커뮤니티가 발달되면 유머가 아닌 꽁트, 에세이를 써서 올리는 게시자들도 있었다. 하이텔 SERIAL이나 나우누리 SF게시판[1]같은 소설연재게시판등과 마찬가지로 PC통신에서 동호회 단위가 아닌 누구나 올수 있는 공설게시판 단위로 개설된 것이기 때문이다.[2] 수용자폭은 넓었으나 그중에서도 PC통신 동호회[3] 내부의 자유게시판 같은 곳처럼 게시판내에서 괄호 치면서 닉을 따로 붙여가면서 고정적인 게시활동을 하던 이들이 있었으며, 그들의 연재물중 몇몇은 유명해지기도 하였다.

이처럼 PC통신 유머게시판은 1990년대 한국 텍스트 유머의 산실에 가까웠으나, 1999년을 기점으로 PC통신 자체가 쇠퇴기를 걷기 시작하고 고속 인터넷의 보급으로 인해 텍스트 유머보다는 한장의 합성사진같은 이미지를 통한 유머가 굳혀지기 시작하며[4], 이는 디시인사이드에서 짤방문화로 굳혀지기에 이른다. 200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 기존 한국 전뇌상 유머의 근간을 이루던 텍스트 유머의 위치를 이러한 짤방이 완전히 대체하기에 이른다. 그래서인지 요즘 90년대생 이후가 주류인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런 유머 올리다가는 무릎탁이나 띠용 소리를 듣기 쉽다 그리고 2010년대부터 지역드립은 물론 고인드립이나 패드립 등을 위주로 한 블랙 코미디가 유행하기 시작하고, 인터넷 이용층의 절대 다수가 정치극단주의MZ세대가 되면서 이러한 유머는 사실상 사멸했다. 당장 아무 유머 게시판나 다 가봐도 유머가 아닌 글들[5]이나 블랙 코미디적인 글들이 더 많다.

2.1. 출판화

파일:화장실에서 보는 책.jpg
당시 대표적인 PC통신 유머 모음서적이었던 <화장실에서 보는 책>(1992~1998?, 도서출판 그린비) 시리즈의 표지.[6][7]

아무튼 보통 1990년대에 "XXX 시리즈" "XXX유머모음집"이라고 돌아다닌 서적들의 80% 이상은 이러한 PC통신가의 유머를 전재 수집한 서적들에 가깝다.[8] 당시로서는 모든 사람들이 PC통신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PC통신을 접할 수 없었던 사람들은 이러한 서적으로라도 당시의 유머들을 알수 있게 해주는 효과가 있었다. 물론 이러한 책들로 유머를 접한이들이 나중에 이런 유머들의 원산지가 PC통신이라는것을 아는 케이스도 종종 있었다.

보통 특정한 카테고리의 유머만 책으로 편집하는게 보통이었지만, <화장실에서 보는 책>처럼 아예 컴필레이션 앨범 수준으로 성인유머, 정치유머, 전연령 유머 다 가리지 않고 다양한 종류를 선별한 유머집도 있었다.

지금같으면 인터넷에 올린 글들을 무단으로 퍼서 상업화했다는 이의가 들어와도 할말이 없지만 당시에 PC통신이란 아는사람만 아는 문화였으며 무단펌에 대한 인식도 지금의 일부처럼 예민하지가 않았었기 때문에[9] 이런 책이 돌아다녀도 PC통신가에서는 별 다른 이야기가 없었던 것이다.

3. PC통신별 유머게시판의 특징

보통 유머게시판으로 갈수 있는 명령어는 3대통신사 공히 go humor를 쳐서 들어갈수 있는 것이었다. 다만 정식 게시판 명칭은 조금 다른 측면이 있다.
  • 하이텔
    공식 명칭은 우스개. 여기서 유명한 인물로는 김유식이 있다. 지금이야 디시인사이드 사장으로 유명하지만 PC통신 당시에는 각종 에세이나 꽁트들을 올려서 유명했다.
  • 천리안
    여기도 공식 명칭은 우스개다.
  • 나우누리
    여기서 유명한 유저로는 김현식(aka PC Tools)[10]견우74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김호식씨가 있다. 나우누리 유머란에 연재한 엽기적인 그녀가 대히트를 쳐서 영화화 된 것은 유명한 사실. 나우누리 말기(그러니까 별나우 시절)에는 유머 게시판 유저들이 당시 태동한 인터넷 유머 세대인 디씨인사이드와 호각세를 이루기도 하였다. 간혹 티격대격대기도 하지만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았었다.(?)
    당시 유머게시판의 글들을 아카이브한것으로 보이는 다음 카페가 있는데 지금도 DB가 남아있는것으로 보인다. #
(당시 게시판 분위기를 아시는 분이 있다면 좀 더 교정부탁드립니다)

4. PC 통신에서 유행한 유머 시리즈

본문은 <유머시리즈, 단순히 즐기기만 할 것인가?> (2002) 논문을 다소 참고하였음을 밝힌다.
시대별 변천사로 해서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나무위키에 문서가 개설된 몇몇 유머는 문서만 링크하였다.

4.1. 1980년대

  • 참새 시리즈
    당시 히트 유머시리즈중 하나며 90년대 초반까지도 맥이 이어지며, 일부 유머들은 최불암 시리즈 및 대발이 시리즈에 편입되어서 소개되기도 하였다.
  • 식인종 시리즈
    이쪽도 당시 히트 유머 시리즈에 포함되었다.

4.2. 1990년대

4.2.1. 1991년~1994년까지

괄호 안의 연도는 유행하기 시작한 추정년도다.
  • 람보 시리즈 (1991)
  • 알쏭달쏭 시리즈 (1991)
  • 코끼리 시리즈 (1992)
  • 영구맹구 시리즈 (1992?)
    최불암 시리즈 살짝 전? 혹은 약간 이후에 유행한 유머다. 최불암 시리즈가 유행하자 이내 묻힌감이 없지 않지만 당시 이들이 출연하던 코미디 TV쇼의 탄탄한 기반에 힘입어 1.5 군급 인기를 자랑하던 카테고리였다. 포인트는 시대를 앞선 맹구의 러시아식 유머 말 순서 바꾸는 개그.(...)
  • 최불암 시리즈(1992)
    90년대 초 유머 시리즈의 전설은 아니고 레전드급. 상세는 문서 참조.
  • 김영삼 시리즈 (1993)
    이전에도 정치풍자 유머들은 있어왔으나 본격적인 정치인 이름이 '~ 시리즈'에 붙는 유머로서는 최초다. 초기에는 김영삼의 폭발적인 인기에 편승된 경향이 강해왔으나,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되, 정권 말기가 갈수록 풍자 성격이 점차 강해지게 된다. YS는 못말려가 대표적인 유머집이다.
  • 대발이 시리즈 (1993)
    사랑이 뭐길래라는 드라마가 공전의 히트를 치자 이 드라마에 나오는 대발이를 비롯한 각종 주연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유머다. 몇몇 유머는 최불암 시리즈에서 이름만 바꾸기도 한 중복유머가 있었다.
  • 전두환・노태우 시리즈 (1994?)
    이전에도 전두환 풍자 유머는 단편적으로 있어왔으나, 정치인 유머의 응집화와 함께 하나의 카테고리를 형성하게된 유머 시리즈다. 상세는 문서 참조. 또한 이 유머 시리즈는 마침 문민정부때 '역사바로세우기'로써 이 둘의 비리와 정책상의 문제점이 재조명되었을때 제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 덩달이 시리즈 (1994)
    최불암 시리즈의 바톤을 이은 1994년 유머 카테고리의 1군. 최불암처럼 출판물화된 숫자도 꽤 많다. 이 유머의 핵심은 바로 언어유희로서, 유머 제목이 사실상 유머 내용의 주제어에 가깝다. 덩달이 시리즈의 언어유희는 보통 이런식이며 상당수는 유머 자체가 덩달이에게 할당된 작문숙제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애초 시리즈가 성립된게 덩달이라는 등장인물이 나와서 그렇게 된것이 아니라, 이 시리즈의 시초격인 일단의 PC통신 유머 게시물이 <짧은 글짓기>[11]였기 때문이다. 덩달이 시리즈 신드롬을 다룬 당시 중앙일보 기사. 일부 샘플은 이곳 참조

  • 여튼 이 때문인지 이 방송은 PC통신가 유머치고는 지상파로 진출, 당시 개그맨이었던 홍기훈이 배역인 덩달이가 여기에서 따온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그가 등장한 코너는 실제로 일본식 오와라이 만자이 스타일의 코너였다는 이야기도 있다. 심지어 DJ DOC은 덩달이 시리즈를 소재로 노래까지 불렀다.
  • 엄마 나 ○○○ 맞아? (1994)
    난 누구인가 일종의 자아성찰적? 측면이 있는 유머 시리즈다.
  • 파트라슈 시리즈 (1994)
    당시 플랜더스의 개 1992년판 애니메이션이 제작되었고 국내에서도 방영된 탓인지 이에 따른 유머 시리즈다. 유머 자체는 언어유희의 형식을 따르는 경우가 많다.[12]
  • 티코 시리즈 (1992~1994?)
    원본은 동독(...)의 트라반트 시리즈.

4.2.2. 1995년~1998년까지

  • 간큰남자 시리즈(1995)
    간큰남자라며 남자들의 꼴불견(?)을 희화화한 유머 시리즈.
  • 삐삐 시리즈 (1995)
    무선호출기가 일세를 풍미하던 당시의 시대상이 반영되어있는듯 하다.
  • 만득이 시리즈 (1996)
    나름대로 호러성을 접목시킨 시리즈. 덩달이 시리즈로부터 1군급 유머 시리즈의 바톤을 이어받았다.
  • 빠떼루 시리즈 (1996?)
    당시 정통레슬링 해설자였던 김영준의 유행어 빠떼루 줘야함다를 필두로 유행했던 시리즈다. 슴다체를 유행시킨것은 덤. 이쪽계열 유머에서는 최초로 스포츠인의 이름이 시리즈 명으로 붙었으며 스포츠 유머 시리즈의 시조격이기도 하였다. 다만 만득이게 조금 밀려서 실질적으로는 1.5군급 인지도를 자랑했다.
  • 펩시맨 시리즈 (1997)
    당시 일본 펩시에서 만든 펩시맨 마스코트가 인기를 끌고 한국에서도 수입되어서 반향을 불러일으키자 이에 만들어진 유머 시리즈.
  • 김현철 시리즈 (1997)
    김영삼 말기 대통령 아들 비리사건 때문에...
  • 사오정 시리즈 (1997)
    날아라 슈퍼보드의 사오정이 말귀를 못알아먹는것에서 유래했다. 유머 포인트는 사오정이 이러한 말귀를 못알아먹어서 각종 몬데그린 현상이 남발되는것이다. 그러면서도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건지 <사오정 면접보러 가다>같은 살짝 서글픈 에피소드도 있었다. 1997년에 시작된 1군급 유머 시리즈라서 그랬는지, 당시(1998년) 젠티라는 2군급 인지도 가수가 <Hello, Mr. 사오정>을 타이틀 곡으로 한 가요를 발표하기도 하였다.
  • 스타크래프트 시리즈(1998)
    출시되자마자 엄청난 열풍을 불러일으킨것 답게 당시 PC통신은 한국 스타크래프트 여론의 최전선이기도 하였으며 대부분의 게임 여론들이 스타크래프트 따라가는것에 따라 유머에서도 스타크래프트의 네타를 활용한 유머 시리즈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그것도 오리지널 시절부터 말이다.
  • 박찬호 시리즈(1998)
    당시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IMF 시절 그나마 국민에게 즐거움을 주었을때 인기인으로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유행하기 시작한 유머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같은 시기 이슈가 된 박세리도 당시 유머에 조연으로 자주 등장한듯 하다. (<사오정과 박세리>라든가)
  • 김대중 시리즈 (1998)
    이쪽 계열 유머중 사실상 후대에 위치한 정치인 텍스트 유머 시리즈. 유행하기 시작한 때는 아직 집권 초기였기 때문에, 초기 김영삼 시리즈와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갔었다. 김대중 집권기 말기에 텍스트유머의 패권이 인터넷이나 이미지로 넘어갔기 때문에, 'PC통신가 정치 유머 시리즈'로서 확인가능한 김대중 시리즈의 양상은 이정도 뿐이다.

4.2.3. 1999년 이후 PC통신 황혼기

  • 조폭 시리즈 (1999)
    당시 한국 영화 씬에서 조폭 코미디영화가 유행하는 것에 맞춰서 나온 유머 시리즈였다. 이상하게도 이 시리즈는 나중에 가면 삼행시세로드립하고 자주 엮이기도 하였다(...) 보통 아그들아 ~로 삼행시 지어봐라 이런식으로?
  • 삼행시 (1999)
  • 허준 시리즈 (1999)
    전광렬 주연의 허준 드라마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자 이에 부흥해서 유행하게 된 유머 시리즈였다.

5. PC통신에서 화제가 되었거나 주목할만한 꽁트/에세이/연재글들

간혹 입재담이 뛰어난 이들은 상술했듯 별도의 게시판닉을 달면서 양질의 연재글과 꽁트를 올렸다. 연재글 중 히트를 친 것이 바로 엽기적인 그녀 시리즈이다.


[1] 지금으로 치면 네이버웹소설카카오페이지에 상응.[2] 지금으로 비유하면 포털사이트의 공공게시판과 비슷한 무게감이라고 보면 된다.[3] 지금으로 치면 포털사이트 카페.[4] 이 과도기에 위치하던 것이 딴지일보가 초창기 및 리즈시절때 사람을 웃겨주는 방식이었다.(정치유머에 가깝다는 측면이 강하지만) 일단 타이틀 화면에 각종 합성사진을 배치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텍스트 유머의 형태를 다소 띠고 있는 기사가 메인 컨텐츠며(아예 대놓고 소재가 이쪽 출처인 경우도 있었다) 기사 중간중간에도 이러한 합성사진을 배치하고 있다.[5] 심지어는 재미있기는 커녕 슬프거나 화나는 글도 유머 게시판에 올라오는 상황이다.[6] 문제는 책의 제목이 시사하듯, 화장실 유머는 물론이고 제법 수위있는 성인유머의 비중이 상당하기 때문에, 구독시 주의하자.[7] 한편, 2019년 같은 이름의 책이 나왔는데, 리부트같아보이지만, 이런 책의 특성상 저자들도 다를수 있고, 결정적으로 편집자들이 별개인 것으로 보아 정신적 후속작이라고 볼 여지도 있다.[8] 따라서 저자명이 없고 편집자명이나 편집부 명의만 책의 저작권자로 명시되고 있다.[9] 단 MBC의 단편드라마 모음인 테마게임에서 PC통신의 한 연재글을 도용하다시피한 시나리오의 단편을 방영한것으로 PC통신상에서 말이 좀 있기도 하였다. 상세는 테마게임 혹은 각 하위문서 참조.[10] 하이텔 출신인데 나우누리에서 활동했다고도 한다(?). 아마 2곳을 넘나들었을듯.[11] 제목 : 덩달아 - 선생님이 학생에게「덩달아」를 넣어 짧은 글을 짓도록했다.학생은 대답했다.『덩달이할머니가 덩달이를 불렀다.덩달아!』[12] 가령 등장인물들과 파트라슈가 화투(...)를 치는데 게임이 안풀리자 파토났슈라고 하든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