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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리버스(Reverse)는 일본의 동인 문화에서 시작된 용어이다. 자신이 지지하는 (BL, 백합, NL(HL) 등을 통틀어) 커플링의 공수 위치가 뒤바뀐 것을 의미한다. 일본에서 사용하는 단어는 逆カプ 이다. 역커플링(逆カップリング)의 약자. 또한 리버스를 줄인 리바(リバ)라고도 쓴다.보통 리버스를 허용하는 사람은 리버시블, 허용하지 않는 사람은 논리버시블 혹은 좌우고정이라 부른다. 커플링 표기에서 이름이 왼쪽에 오는 공과 오른쪽에 오는 수의 포지션이 고정되었다 하여 좌우고정이라고 하는 것. 줄여서 그냥 고정이라고도 하며 고정러, 좀 더 과격하게는 고정충, 신리멸(신이여 리버스를 멸하소서)이란 표현도 쓰인다.
2. 양상
공수개념은 창작물 한정의 성적 판타지에 가까운 것으로, 의도적으로 캐릭터에게 역할을 설정해주는 개념이다.
공수의 정의는 육체적인 쪽과 정신적인 쪽으로 나눌 수 있다. 육체적인 쪽은 성관계의 삽입(탑)/피삽입(바텀)으로 정의하는 것이며, 정신적인 쪽은 상호관계에서 누가 더 능동/수동적인가를 비교하여 정의한다.
2010년 이후에는 대체로 육체적인 쪽으로 공수를 정의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따라서 성관계의 포지션에 따라서 공 = 탑 / 수 = 바텀이라고 보아도 문제가 없다. 정신적인 쪽으로 정의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어졌는데, 이것은 사람마다 캐릭터 해석이 다르기 때문에 자주 혼선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또한 낮져밤이 같은 갭 모에가 널리 전파되면서부터, "캐릭터 성격 측면에서 적극적/소극적이라고 해서 성관계 포지션까지 정해지지는 않는다"라는 식으로 캐릭터 해석이 보다 입체적인 양상을 띠게 된다. 무엇보다도 포지션으로 정하면 알기 쉽고 간편하기 때문에 점점 이쪽을 따르는 추세다. 성인 위주의 팬덤 및 실사화 작품(2.5D)의 팬덤일수록 이러한 방식으로 공수를 설정한다.
이렇게 되니 다시 근본적인 질문으로 되돌아가 "누가 탑이고 누가 바텀인가"를 따지게 되었고, 여기서 의견이 갈리는 사람들이 리버스가 되었다. 바로 위 문단에서도 서술했듯 리버시블 팬덤도 존재하며, 이렇게 캐릭터 해석의 성향 차이는 개개인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결국 캐릭터 해석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 다음부터는 창작물에 한정하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리버시블인 경우 AB와 BA 2차 창작물을 둘 다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이득이 아니냐는 말도 있지만, 소비와 연성까지는 만족스럽게 할 수 있어도 교류를 원한다면 애로사항이 꽃핀다.or 논리버시블인 사람들은 당연히 리버시블 덕친을 만들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에(가장 큰 이유는 트위터 특성상 맘박이 노출되어 강제로 리버시블이나 타커플을 볼 수 있다는 것) 리버시블이 고정 or 논리버인 사람들과 트친을 하기가 어렵다. 거기다 리버시블이 가능한 취향끼리도 서로 동축과 별측으로 구분을 하는데, AB 커플링과 BA 커플링이 서로 다른 세계관에 각자 존재한다면 별축이라고 불리고, AB 커플링이 작중에서 BA 커플링으로 바뀐 적이 있을 경우 동축 리버시블이라고 불린다. 참고로 별축 리버시블은 그나마 취향을 덜 타는 편이지만 동축 리버시블은 극단적으로 취향을 타기 때문에 자신이 동축 리버시블을 파는 경우 미리 고지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또 하나 유의할 것이 있는데, 대부분의 리버스 논쟁이 BL 기준으로 돌아가서 그렇지, 리버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계층이 BL러들 뿐일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대표적으로 백합은 공수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소리인데 백합 팬덤 중에서도 논리버시블이 충분히 있다. 링크.
백합 팬덤 내에서 BL 팬덤보다 공수 표기에 따른 커플링 표기 제약을 덜 따지고 부르기 편한 쪽으로 커플링 표기를 해도 용인하는 경향은 있으나, 막상 뜯어보면 그 안에서도 누가 공이고 누가 수인지 갑론을박이 오가고, 표기상으로 공수가 확연히 드러나지 않는 점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여캐니까 삽입관계를 따질 수 없으니 의미 없지 않냐고 물을 수 있는데, 자연히 그에 맞춰서 공수의 개념을 다르게 적용할 수 있다. 손가락이나 딜도 등의 삽입이나 행위에서 애무를 주는 측과 받는 측 등 성적인 기준 외에도, 관계의 주도권 등 BL에서 대체로 공수를 나누는 여러가지 이유들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남녀물은 기본적으로 남성과 여성의 성 역할 도식이 있어서 안 따질 것 같지만 펨돔, 페깅 등 여성상위 페티시 요소를 좋아하고 이를 여공남수라고 부르는 등 확실하게 공수 개념에 입각해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다.
따라서 BL을 파지 않는다고 무조건 리버스에 관대할 거라고 단언할 수 없다.
3. 인식
BL 동인에서 가장 자주 쓰이는데, HL(NL)은 공수가 확실한 편이고 백합은 공수 관계가 상대적으로 희미하기 때문이다. 쓰이는 빈도를 비교해보자면 BL>>백합>>>넘사벽>>HL 정도 된다. 노말에서 남X여 커플링을 여X남으로 역전시켜서 남캐가 여캐에게 청년막을 털리는 역관광물 정도의 느낌인 듯.같은 캐릭터라고 해도 동인 A×B와 B×A는 상호 관계의 주도권을 누가 쥐고 있는지가 다르기 때문에, 캐해석의 차이로 인해 리버스를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보면 된다. 리버스에 관련된 화제는 물론이고 리버스 커플링이 눈앞에 보이기만 해도 싫어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대체로 리버스 관련 화제는 그 사람이 볼 수 있는 공간에서는 기왕이면 피하는 것이 불문율이다.
기본적으로 개인 성향에 따라 캐릭터의 관계를 해석하는 데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같은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리버스 팬덤끼리는 서로 터치하지 않는 것이 암묵의 룰이다. 이에 대해 민감하게 건드리는 경우 큰 사건으로 이어지는데, 정말 갈 때까지 가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해리 포터 시리즈나 반지의 제왕 급으로 범세계적인 장르의 경우에는, 영어로 소통할 수 있는 팬덤 인구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싸움의 규모가 크다.[2] 텀블러 등지에서 공수 논쟁으로 랜선배틀을 뜨는 광경도 심심찮다. 이런 곳에 멋모르고 2차 창작물을 올렸다가 리버스 팬덤측의 메시지 폭탄을 얻어맞기도 한다.
한편 리버스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런 동인은 리버스가 가능하다는 뜻을 담아 '리버시블'이라고 불리곤 한다. 리버시블 동인은 있는듯 없는듯 보이다가도 잘 안보이곤 하는데, 그 이유는 리버스를 경계하는 팬덤 안에서는 리버시블 성향을 드러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은 양쪽 다 덕질할 수 있어도 상대방이 리버스를 싫어하니까 그걸 감안해 드러내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리버스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는 탓에 동인과 교류할 때에는 상대방의 개인적 성향을 잘 탐색해야 서로 간에 불편하지 않다. 이런 문제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으레 서양 동인은 이렇다든가 동양 동인은 저렇다든가 하는 식으로 구분해서 이해하려는 경향이 강한데, 그렇게 딱잘라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사용하는 언어가 비슷하다는 것만으로 묶어버리기엔 너무나도 다양한 성향의 개인들이 뭉뚱그려지기 때문이다.
3.1. 남성향의 경우
남성 동인은 기본적으로 리버스를 잘 따지지 않으며, 남성향에서 커플링의 이름에 담긴 정보는 '이 두 캐릭터가 엮인다는 사실' >> 넘사벽 >> '공수관계' 정도의 비중을 가진다고 봐도 된다. 표기된 공수관계 순서가 실제 내용과 틀려도 절대적 대다수의 남덕들은 아무도 큰 신경을 안 쓰고 그러려니 한다. 같은 작가가 한 작품에 A×B와 B×A를 같이 묘사하는 경우도 일반적이다. 창작 성향 자체는 여성향의 리버시블과 동일하나, 이 경우엔 공수에 관대하다기 보다는, 애시당초 공수를 구분한다는 개념 자체가 희박한 것이라는 점에서 여성향의 리버시블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좀 극단적으로 비유하자면 여성향의 리버시블은 AxB와 BxA를 자유롭게 넘나드나 그린 작품에 따라 커플링 표기 자체는 꼼꼼히 신경쓰는 데에 반해, 남성향은 커플링 이름을 그냥 가게 앞에 붙여두는 만두찐빵과 찐빵만두의 차이 정도로 여긴다. 똑같이 만두랑 찐빵 둘다 나온다는 소린데 순서가 뭐 중요하냐는 것.물론 예외는 있어서 공수관계를 매우 철저하게 따지는 남덕도 없지는 않다. 특히 좋아하는 작품의 팬 커뮤니티가 여초일 경우, 공수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따지기 시작한다. 백합이라는 장르가 예전보다 발전하면서 남성 인구가 크게 들어온 이후로 리버스에 신경쓰는 남성 동인도 빈번하게 찾아볼 수 있다. 리버스에 신경쓰는 경우는 대부분 HL, GL, BL 등 어떤 커플링에서도 공수관계를 중요시하므로 언급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다만 여전히 여성향에 비해 그 비율이 매우 적은건 사실이다. 다만 이런 문제에 대해 아예 무지한 일반인들과 비교하면 커플링 이름이 공수를 표시하는데 쓰인다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고, 여성향에서는 이게 민감한 문제라는 인식 정도는 알고 있다. 단 워낙 서로간에 섞일 일이 드물다보니 그냥 딴 세상 얘기처럼 여길 뿐.
남성향 동인의 경우엔 A×B 태그로 검색해서 들어가 보면 반절은 B×A가 섞여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 원인은 대부분 남덕들은 그냥 A와 B의 조합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발음하기 쉽거나 어감이 좋은 쪽 태그로 몰려서 B×A를 그리는 사람들도 A×B 태그를 쓰기 때문이다.[3] 그 예시 중 하나로 2022년 4분기 작품인 봇치 더 록!의 보키타(ぼ喜多) 커플링이 이러한 남성향의 분위기를 매우 잘 보여준다. 이 커플링은 내향적인 성격의 캐릭터인 고토 히토리(봇치)보다는 외향적인 성격의 키타 이쿠요가 공 쪽으로 돌아 관계를 리드하는 키타x보 작품이 훨씬 많은 조합임에도 불구하고, 커플링 태그는 정 반대로 보키타가 압도적으로 많이 쓰인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4] 남성향에서는 커플링 명칭과 내용이 따로 놀다 못해 아예 정 반대로 노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는 대표적인 사례로써 볼 수 있다. 물론 백합은 BL에 비해 공수개념이 좀 희박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AxB를 검색하면 BxA가 더 많이 나온다는 여성향 동인 상식에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데 아무도 그걸로 싸우거나 신경쓰지조차 않을 정도로 공수관계나 리버스 문제와 같은 관점이 남성향에서는 거의 이도 안 박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덕 중에 리버스를 신경쓰는 사람들도 남성향 시장에서는 그냥 자기만 커플링 태그를 구분해 쓰는 정도의 소극적인 준수만 할 뿐이지 만약에 여성향 시장에서처럼 커플링 앞뒤표기 가지고 남들을 지적하거나 공수를 바꾼 창작자에게 시비를 거는 등의 행동을 했다가는 미친 사람 취급받기 딱 좋다. 남성향 작품에 진출한 여덕이라면 로마에 오면 로마 법을 따르라는 경구를 마음에 새기고 마음을 내려놓는 것이 좋다. 반대로 여성향의 이런 리버스 싸움에 지쳐서 남성향용 뒷계를 파거나 아예 속편한 남성향으로 전향해버리는 리버시블 성향 2차 창작자들도 적지 않다.
이성 커플링을 좋아하는 경우 리버스 논쟁과 유사하게 성적인 주도권이 선호하는 구도에서 벗어나는 것을 싫어하는 팬덤이 있으며, 이 경우에도 리버스 논쟁만큼은 과격하진 않아도 비슷한 배타성을 보이기도 한다. 예시로 여성향의 여공남수와 비슷하게 펨돔이나 오네쇼타와 같은 여캐가 주도권을 갖는 장르를 선호하는데 주도권이 뒤집히는, 혹은 하극상적인 묘사를 싫어하는 팬층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공수고정과 비슷한 역전 없음(逆転なし)이라는 용어도 있다. 또한 TS물이나 오토코노코물, 암컷타락물과 같이 남캐를 대상으로 한 성적 페티시를 다루는 경우에도 공수 고정과 유사한 양상을 보이는 때가 있다.
게이 대상의 남성향 장르인 장미물의 경우 여성향 BL과 남성 동성애를 다룬다는 공통점은 있으나 리버스를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팬층도 많은데 이는 남성의 육체미와 성행위 그 자체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단 체격 등 신체적 요소에 따른 대략적인 공수 선호는 존재한다.
3.2. 일반인의 경우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의 모든 내용은 어디까지나 창작물 한정, 오덕계에서만 통하는 이야기라는 점이다. 리버스 논쟁은 어디까지나 동인계에서만 의미를 가지는 취향대립이다. 위에 서술된 것은 오덕이 아닌 사람에게는 설명하기 힘들 뿐더러, 엄밀히 말하자면 오덕 중에서도 리버스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다.넓게 보면 리버스 논쟁은 결국 작품과 캐릭터 해석에 대한 입장 차이로 벌어지는 싸움이므로, 작품이나 캐릭터를 가지고 덕질할 일이 없는 사람에게는 무의미할 수밖에 없다. 어떤 작품의 동인 설정이 A가 맞다 B가 맞다를 두고 논쟁하는 것도 그 작품을 아는 사람들끼리나 가능하지, 작품을 모르는 사람한테는 외계어로 보일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현실에서는 리버스라는 개념을 아는 사람 자체가 드물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누군가가 공 포지션이고 누군가가 수 포지션이고 하는 개념은 매우 낯설 것이다.[5] 어쩌면 동성애 관계에서의 탑/바텀 구도를 이용해서 설명하는 게 한 가지 방법일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창작물 안에서 등장하는 공수개념과는 다르다.
리버스 문제는 덕후들이 각자 고집하는 판타지의 장르적 코드 및 성적 코드들이 따로따로 존재하며, 이들이 서로 충돌할때 리버스 문제가 야기된다고 보는 편이 맞다.
인방과 유튜버 문화가 확대되면서 종종 일반인들이 BL 작품을 방송 소재로 건드렸다가 리버스 문제에 무지한 태도를 보여서[6] 오타쿠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기도 하는데, 보통 점잖게 지적하고 알려주기보다는 미친듯한 공격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서 이런 행동은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오타쿠들 중에서도 곱지 않게 보는 경우가 많다. 여성향 오타쿠들 사이에서야 이런 리버스 문제를 등한시하는건 대부분 반대 커플링 지지자들에 대한 의도적인 도발이거나 상대를 무시하는 행위인 경우가 많아서 화를 내는게 정당할 수도 있지만, 일반인은 정말로 몰라서 그런건데 똑같이 공격성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의견.
2021년초에 일어난 알페스 논란에 일부 커뮤니티에서 리버스의 정의를 모르고 리버스를 알페스보다 나쁜거라고 하거나, "리버스, 오메가버스, 윗버스, 아래버스가 뭐임??", 리버스 이거 암호같다는 등등의 반응이 있었다. 물론 리버스는 그냥 동인계 사람들 사이에서만 통하는 예의이고 알페스는 불법적이고 타인에게 실제 피해를 주는 행위이므로 비교가 되지 않으며 질 나쁜 농담이다.
4. 원인 추측
가설이지만, BL물을 향유하는 층이 주로 (딱히 동성애자도 아닌) 여성들이기 때문에 리버스의 의미가 크다고 추측해볼 수 있다. 여성들은 BL물을 보면서 이성애적 만족을 느끼려는 경향이 강해보인다. 일종의 대리만족을 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만족과 정확히 반대 입장에 있는 리버스에 대해 공격적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특히 서양권에서는 리버스를 별로 싫어하지 않는 반면 동양권에서만 리버스를 유달리 싫어하는 경향이 엄청 강한 것으로 보여지는데, 어쩌면 동양에 자리잡은 가부장적 사회 분위기의 부작용으로 인해 지배성과 피지배성의 문제가 전반적으로 무의식적으로 강하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일 것으로 추측된다.[7]즉 공과 수라는 개념에서 현실 연애관계의 능동/수동적인 모습을 비춰보는 것으로 생각되며, 따라서 공수관계를 일종의 '애정역학'으로 여기므로, 자신의 입장과 반대되는 리버스를 싫어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여기에는 반론도 있다. 서양권 역시 리버스를 싫어하는 이들이 상당하다. 슬래쉬 픽션 계열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미국에서는 리버스에 대한 극단적인 반대 세력이 존재하며, 거대 팬덤인 해리 포터 시리즈나 반지의 제왕 같은 경우에는 크고 작은 랜선배틀이 수 차례 있었다. 따라서 가부장제 국가에서만 유달리 리버스를 싫어한다는 주장은 근거없는 추측에 불과하다. 애초에 가부장제의 부작용으로 인해 지배성-피지배성 문제가 생겼다고 보는 것도 부자연스럽다. 또한 양성애자거나 애당초 이입하지 않는 BL 향유자들이 리버스를 따지는 경우도 설명하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이 힘들다. 차라리 원시적 마초이즘이나, 교제 관계를 리드하고자 하는 정복욕에 기반해 설명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수 있다. 혹은 창작물 속의 캐릭터 역할에 이입하는 독자의 감정 상태와 결부시켜 생각해볼 수도 있다.
리버시블에 대한 거부감이 큰 사람들 중에는 자신의 최애캐를 수로 미는 사람들이 꽤 있는데, 일반적으로 수는 공의 사랑을 '받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무한한 사랑을 받는 것이 좋기 때문에 수로 미는 것. 때문에 자신의 최애캐를 총수로 미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내가 좋아하고 사랑받는 캐릭터가 중심이고, 그런 캐릭터에게 다른 캐릭터들이 사랑을 주는 식으로 커플링을 좋아하게 되는 것. 따라서 수에 비해 공에 대한 관심은 떨어지거나 극적인 로맨스 전개에 걸맞게 자극적이거나 극단적인 캐릭터성으로 묘사하는 일도 빈번하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자신이 지지하는 공수 뿐만 아니라 리버스 커플링에서도 일어나지 않을 리가 없다. 사람 사는 데면 심리는 다 비슷하니까. 그 리버스 커플링 속에서는 자신이 좋아하고 사랑받아야만 한다 여긴 캐릭터가 타인의 사랑 셔틀, 즉 공셔틀이 되고 덜 사랑스러워지거나 심하면 범죄자까지 될까봐 경계하게 되고, 그렇기에 자신의 최애캐가 공이 되어 누군가를 까는 걸 보고 혐오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여성향 팬덤은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에 대한 불호나 비판에 배타적인 경향이 크다 보니, 이 특성이 총수 팬덤과 맞물리면 최애캐가 조금이라도 사랑스럽지 않게 취급받는 것을 조금도 용납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있다. 캐릭터의 종류에 따라서는, 심하면 커플링 공수 문제가 아니라 단순히 자신의 최애캐가 별로 취향이 아닌 사람의 존재나, 미형 악역의 미화 문제나 이 녀석도 사실은 좋은 녀석이었어에 대한 비판처럼 전개에 대해 나오는 상식적인 반응조차도 최애캐의 사랑스러움에 흠집을 낸다고 받아들여 분노하는 총수 팬덤이 상당히 많다.
이와 관련해 커플링에 관심이 없거나 그 캐릭터의 팬이 아닌 사람에게까지도 공격적으로 대응해서 논란을 일으키기도 할 정도로 최애캐가 사랑받아 마땅한 역할에 있는 것은 그들에게 중요하다. 결국 자신이 제일 관심이 쏟는 존재인 최애캐는 내 눈에 제일 사랑스러우니 남 눈에도 제일 사랑스러워야 한다는 사고가 기본으로, 공이 되는 것 역시 자신의 최애캐보다 더 편애받는 남의 최애캐를 닦아주는 입장이 되면서 사랑스러움이 깎이고 취급이 나빠졌다 느끼게 되는 것이다.
5. 주의할 점
리버시블이 아니라면 비엘러들은 대부분 리버스를 굉장히 불편해한다. 그만큼 리버스는 터부시된다.대체로 여덕들에게서 공수와 리버스 문제가 첨예한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교류할 때 조심하는 것이 좋다. 웃지 못할 이야기로 Free!의 하루X마코를 덕질하는 여덕이 있었는데 남덕지인이 아이돌 마스터의 마코X하루 얘기를 했다가 친삭을 당했다는 에피소드가 있다.
리버스에 대한 거부감은 자신이 생각하던 캐릭터들 사이의 관계가 틀어지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다. 그 관계가 아주 반대로 역전되어 버렸으니 거부감이 가장 강할 수밖에 없다. 나의 아스카는 그러지 않아라는 말이 '자신이 생각하는 캐릭터의 성격이 달라진 것'에 대한 거부감이라면, 리버스에 대한 거부감은 '자신이 생각하는 커플의 관계성이 달라진 것'에 대한 거부감이라 할 수 있다.
리버스는 일반적으로는 정말 예민한 화제이기 때문에 상대방의 취향을 잘 파악해두고 이야기를 꺼내야한다. 서브컬처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에게는 정말 쓸데없어 보이는 행동이지만, 리버스는 그 취향인 사람에게 매우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웬만하면 상대의 취향을 먼저 파악해두는 것이 좋고, 꺼리는 것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상식적으로 바람직한 태도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리버스 개념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어쩌다가 관련 화제를 꺼낼 때도 있다. 이런 경우 지나치게 과한 적개심을 드러내는 것은 서로의 관계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갑자기 불편한 질문을 당한 사람 입장에서는 불쾌할 수 있고, 예전에 데였던 기억들이 떠오르겠지만[8] 상대방이 순수한 의도로 질문하고 있다면 한번쯤 감정을 자제하며 잘 알려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사실 이런 문제는 '진짜 모르는 질문'과 '비아냥거림'을 구분하기 힘들기 때문에 언제나 뜨거운 감자일 수밖에 없고, 질문하는 사람과 답변하는 사람 모두 신중해야 할 것이다.
리버스 문제로 너무 데이는 바람에 적개심을 외부로 발산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경우의 한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공개적으로 적개심을 드러내면서 다른 아이돌을 좋아한다거나 다른 웹툰을 좋아한다거나 하는 이유로 적개심을 드러내는 것처럼 바람직하지 못한 행위로 외부에 비춰지게 된다.
6. 관련 용어
6.1. 리버시블
사람에 따라 리버스를 크게 신경쓰지 않거나, 좋아하는 캐릭터가 둘이 붙어 있기만 하면 상관없다거나, 더 나아가 리버스를 즐기는 동인들도 있다. 동양권 동인이든 서양권 동인이든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리버시블(reversible)'이라는 단어가 있다면 그 동인은 리버스도 다룬다는 뜻이다.리버시블 성향이 명시되어 있지 않는 경우도 존재한다. 리버시블은 AB동인과도 BA동인과도 모두 교류할 수 있을것 같지만 사실은 어느 쪽과도 교류하기가 쉽지 않다. AB 동인 쪽에서는 "이 사람은 BA도 판다. 이해할 수 없다." 라면서 거리를 두고, BA동인 쪽에서도 마찬가지로 생각할 때가 많다. 그래서 리버시블인 사람들은 리버시블끼리만 교류를 하거나, 혹은 리버시블 성향을 기재하지 않고 계정을 두 개 만드는 경우가 많다.
보통 리버시블인 커플링을 표현하고 싶을 때는 ABA 혹은 BAB라고 표기한다. 여담으로 일본에선 '곰'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며, 영어권에서는 리버시블을 switch, verse라고도 표현한다.
6.2. 타컾, 상대고정
한편, 리버스와 비슷하게 타커플도 있다. BL 동인들 사이에서는 총수가 흥하여 '수' 캐릭터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다른 커플링(=타커플, 타컾)이 취향 밖이라는 것을 의미할 때 쓰이곤 한다. 즉 AxD 를 좋아하는 동인이 타커플을 보지 못한다고 하면 BxD나 AxC 등 둘 중 하나가 다른 캐릭터와 엮이는 경우가 취향 밖이라는 것을 뜻한다.타커플에 대한 배척은 네토라레에 대한 배척과 비슷한 심리이며, 특히 공수 논쟁이 상대적으로 적으며 히로인 쟁탈전과 같이 공식 매체에서 러브라인 경쟁이 묘사될 가능성이 높은 남X여 커플링에서 더더욱 민감한 문제가 된다. 이렇게 타커플을 좋아하지 않는 경우에는 상대고정이라는 말을 쓰는데, 말 그대로 커플링에서 서로 엮이는 캐릭터 구성이 고정되었다는 소리다.
이 역시도 좌우고정과 마찬가지로 줄여서 고정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보니 혼란이 생길 때가 있다. 예를 들어 나는 좌우고정이란 의미로 단어를 썼는데 상대는 커플링 상대가 고정이고 공수는 리버시블인 경우라든가, 상대고정이란 의미로 썼는데 상대는 총수 포지션 고정이라 그 캐릭터가 수이기만 하면 타커플을 다 허용하는 등. 되도록이면 좌우고정, 상대고정이라고 무엇이 고정인지 확실하게 쓰는 것이 이런 혼란을 막을 수 있다.
커플링 동인이 워낙 수 중심으로 돌아가는 경향이 크다보니 간혹 수 캐릭터는 여러 공 캐릭터와 엮여도 되지만 공 캐릭터는 수랑만 엮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상대고정이라 부르는 사람들이 있는데, 상대고정은 커플링으로 엮인 캐릭터 둘 다 서로와만 엮이는 걸 보고 싶어하는 성향을 지칭하는 표현이다. AB, CB는 되는데 AD, CF는 안 되는 등 공에게만 엮이는 상대가 고정된다면 유형에 따라 총수(B른), 다공일수 등 다른 표현으로 부르는 것이 맞다. 특히 쌍방 상대고정이거나 공 캐릭터 중심으로 커플링 동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수 중심 팬덤에서 이런 경향에 대고 상대고정이란 표현을 쓰는 것을 바람기 단속이라고까지 부를 정도로 싫어하는 경우가 가끔 있으니 주의.
6.3. 동축 리버스
보통 리버스라는 개념은 성적 장면에서 포지션의 철저한 구분을 두고 성립하고, 리버시블이라고 해도 AB도 보고 BA도 본다, 혹은 AB와 BA를 둘 다 창작하거나, 성적 묘사가 없을 시에만 딱히 공수 구분을 두지 않는다는 등 성적 묘사 자체는 일방향인 것으로 많이 받아들이나, 한 작품 안에서 포지션이 왔다갔다하는 작품들도 있다.19금 표현이 포함되어 있는 작품에서 AB커플링을 그리다가 B→A로 삽입하는 H씬이 나오는 경우 이런 류의 창작물을 일본에서는 같은 시간축 안에서 포지션 스위칭이 이루어진다고 동축리버스라고 부른다. 이와 반대로 리버시블이더라도 한 작품 안에서 포지션이 뒤집히지 않으면 별축리버스라고 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하면 커플링을 표기할 때의 AB는 상호 관계의 능동성/수동성과 포지션이 어느정도 같이 가는 게 일반적인데, 엄밀히 따지면 성관계 시의 삽입/피삽입 포지션은 관계성의 주도권과 차이를 보일 수 있고 그렇기에 역전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반응이 다른데, 긍정하고 넘어가는 사람도 있고 낚였다고 분노하는 사람도 있다.
논리버시블에게는 당연히 기피대상 1순위이며 리버시블들 사이에서도 호불호를 타서, 공수 중심의 한국이나 일본 커플링 동인계에서는 올릴 때 주의문구는 기본이며 이걸로 동인지를 내거나 웹 유료 발행을 할 생각은 보통은 어지간한 배짱이 필요한 게 아니라는 인식이 일반적.
반면 영어권 2차 창작계에서는 좀 더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시간축이 기준이기 때문에 시리즈 작품에서 전편에선 AB, 후편에선 BA였다거나, 묘사는 AB만 있는 팬픽에서 어제는 내가 바텀이었는데 오늘은 탑을 하게 됐다는 식으로 포지션의 유동성을 간접 언급하기도 한다.
작품 안에서 관계묘사와 심리묘사를 충실하게 그려내서 감상자를 납득시킬 수 있다면 별 문제가 되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취향에 눈뜨게 해줬다는 평을 듣기도 하나, 그렇지 못할 때에는 AB인줄 알고 보던 감상자가 크게 놀라기도 한다. 심하다면 집어던지는 경우도 있다(…). 역으로 그 충실한 심리묘사가 포지션에 캐릭터성을 고정시키지 않고 자연스럽고 색다른 느낌을 준다면서 좋아하는 매니아층도 있다.
단 공수를 딱딱 나누는 게 일반적이고 리버스 간 상호배타성도 큰 한국이나 일본 동인 환경에서는 상호배타적인 요소를 한데 섞어버린 만큼 거부감을 느끼는 게 당연하므로, 주로 교류하는 사람들이 리버시블이더라도 반드시 동축리버스에 대한 주의사항을 잘 보이게 쓰자.
여기에서 한술 더 떠서 탑과 바텀이 아니라 쌍방이 피삽입측으로 구성되는 구도도 있다. 이 역시도 삽입과 피삽입으로 규정되는 공수의 틀을 깨며 양쪽이 피삽입측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자연히 한 공간에서 포지션의 유동성을 전제하는 동축리버스와 연관된 개념이다. 예시로 한 명이 다른 한 명에게 삽입하면서 자신도 바이브레이터를 삽입당하거나, 쌍방이 서로에게 딜도를 박는 묘사 등이 있다.
일본과 한국에서는 이런 바텀 2명 구도를 지칭하는 용어 관련으로 BL 팬덤과 백합 팬덤 간 약간의 논란이 있었다. 먼저 일본에서는 이를 남성기를 사용하지 않고 여성처럼 삽입만 당하는 역할이 둘이라며 호모백합, 백합BL 등으로 불렀으며 이 키워드로 바텀 2명이서의 성행위를 다룬 BL 앤솔로지도 나왔으나 겹치지 않는 장르의 범주를 해친다는 이유로 BL과 백합 팬덤 양쪽에서 욕을 얻어먹은 적이 있다. 한국에서도 백합같은 BL 등의 표현이 간혹 쓰이는데, 골수 백합러들은 여캐도 안 나오고 두 여성간의 성애마저 아닌 것을 단순히 둘 다 삽입을 당한단 이유로 백합 이름을 붙인다며 이 표현을 싫어하는 경향이 크므로 유의할 것.
7. 사례
이러한 리버스물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건 하나는 슬램덩크의 오오테(유명 동인 작가)의 사건을 들 수 있다. AxB를 지지하던 그 작가는 후에 BxA로 갈아탔다. 이는 당시 그쪽 동인계에 큰 파장을 일으켜 '설마 리버스로 갈 줄은 몰랐다.', '큰 충격이었다.'라는 등의 파문이 일었다. 개중에는 '지금도 용서하지 못하겠다.'라는 AxB 지지파가 있기도 할 정도. 이를테면, 코미케 둘째날의 부스는 장르별/커플링별로 분화되는데 AxB와 BxA는 다른 커플링으로 분류되기도 한다.이 정도면 동인녀들 사이에서 리버스가 얼마나 주요한 문제인지 감이 올 것이다. 여자 덕후는 X의 앞뒤에 따라 살인사건이 일어난다는 농담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살인까지는 아니더라도 리버스 때문에 머리채 붙잡고 싸우고 욕하는 일은 동인계의 역사와 함께 했다.
이 분야의 원조는 다름아닌 그리스 로마 신화의 아킬레우스와 파트로클로스. 실제로 철학자들 간 리버스 논쟁까지 일어났었다.
8. 여담
공수에서도 보듯 동아시아권에서 공을 왼쪽, 수를 오른쪽 식으로 공수 순서에 맞춰서 커플링 표기를 하는 반면, 서양권에서는 대체로 공수관계에 상관없이 A/B로 표기한다. 예시로 유명 팬픽 사이트인 Archive of Our Own 같은 경우 슬래시 표기에선 커플링에 조합된 캐릭터 이름은 공수 표기를 반영해 순서를 입력했든 안 했든 한 태그로 통합된다. 이마저도 아예 A/B 형식을 따르지 않고 합성어나 공수와 상관없는 별 기상천외한 이름으로 부르는 팬덤도 있다. 그 캐릭터들의 상징물이나 밈과 관련된 문구를 쓰기도 하고, 근친물이면 (성씨나 키워드)+cest라고 부르는 등.포켓몬스터나 유희왕 시리즈의 영어권 팬덤처럼 아예 독자적인 커플링명 체계를 정립한 팬덤도 있다. 대신에 팬픽 사이트의 태그 기능이나 시놉시스 작성란 등에서 Top A, Bottom B 식으로 추가로 포지션을 표기한다. 따라서 이름의 순서 표기로 커플링의 공수를 구분하는 데 익숙하다면 서양권의 2차 창작을 볼 때 태그나 설명란을 잘 읽어보자.
여덕의 리버스 싸움이 남덕의 비처녀 논쟁과 비슷하다고 보는 비유도 있다. 여덕과 남덕 둘다 왜 저런거로 싸우지? 라며 서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통한다.
[1] 사진의 1-10위, 3-11위, 4-6위, 15-16위를 리버스의 예로 들 수 있다.[2] 팬덤 인구가 작은 곳에서는 좁은 팬덤 사이에서 언제 또 만날지 모르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조용히 넘어가지만 팬덤 인구가 큰 곳에서는 상대방을 언제 또 만날지 걱정할 일이 없기 때문에 대놓고 터뜨리는 것도 있다.[3] 둘 다 어감이 좋고 발음하기 불편하지 않은 경우에는 먼저 더 많이 쓰여서 대세가 된 태그가 쓰이거나, 그렇지 못하고 둘다 자주 쓰이면 그냥 두 태그가 모두 난립하게 된다. 두 태그가 모두 사용되는 경우에는 한 태그만 쓰이는 경우보다 그나마 내용에 따라 태그를 바꿔써 주기도 한다. 물론 여성향처럼 칼같이 지켜지진 않으며, 틀려도 아무도 신경 안 쓴다.[4] 픽시브 사전에는 키타보는 사전에 등록도 되어 있지 않고 그나마 키타보 태그를 입력한 사람들은 인지도 문제로 보키타 태그도 같이 넣는다. 물론 내용상으로도 보x키타인 작품도 적지 않지만 키타x보가 훨씬 많음에도, 픽시브 태그 기준으로 보키타는 4천건이 넘게 쓰이는데 비해 키타보는 고작 50개 가량이라는 엄청난 불균형을 보여준다. 당장 보키타의 픽시브 사전에 들어가면 대문에 걸려있는 그림부터가 내용은 키타x보이다.(…) 트위터에서도 별 다를바 없이 보키타로 검색하면 키타x보가 주로 나온다.[5]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실제로는 사회에서 남성과 여성이 연애할때 요구되는 각각의 입장이 어느 정도 존재하기 때문에(물론 커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그렇게 이해못할 개념까진 아닐 수도 있다. 관심이 있다면 꾸준한 설명과 몇몇 창작물 사례를 통해 일반인에게 이해시켜줄 수도 있을 것이다. 서브컬쳐 이야기를 들어줄 정도로 관심이 있다면 말이다. 그거 이미 일반인이 아닐지도 몰라[6] BxA책을 보고 "아 이게 AxB야?" 라고 말하는 식.[7] 지배성이라는 것은 무슨 복종시키고 마초적으로 군림하고 그런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나는 의지가 되고 나를 지켜 줄 수 있는 연상의 이성이 좋다", "연애관계의 진척의 계기, 고백, 데이트의 리드 등은 남자가 해 주는 것이 좋다", "너무 기가 센 여자는 싫다"같은 것도 사회학적인 지배성과 피지배성의 문제를 보여주는 말이다.[8] 서브컬처에 대한 존중이 없는 사람들이 서브컬쳐 문화를 비하하며 불쾌한 뉘앙스로 말하는 것은 많은 오덕들에게 불편함을 심어주곤 한다. 특히나 불손한 느낌으로 아무 여덕에게나 대뜸 들이대면서 "여덕은 다 부녀자 아닌가요?" 하고 묻는 사람의 경우, 누구라도 짜증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