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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복음서(福音書)는 예수의 삶과 행적, 말씀을 기록한 책들을 말한다. 이들 중 마태오의 복음서, 마르코의 복음서, 루가의 복음서, 요한의 복음서는 정경으로써 성경에 포함되어 신약성경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이루며, 그리스도교 신앙의 근간이 된다. 복음이라고 줄여서 표현하기도 하는데, 여기서는 복음이란 예수 그리스도가 가져온 좋은 소식 그 자체를, 이 것을 기록한 책은 복음서로 나누어 작성한다.복음서만을 따로 편집해 놓은 책을 복음집(라틴어 Evangeliarium)이라고도 한다. 가톨릭과 정교회의 전례서 중 하나[1]로서 사제나 부제가 미사와 성찬예배에서 말씀 전례에 4복음을 읽기 위한 책이다. 전례력에 맞추어 편집하고, 표지를 아름답게 장식하며 복사 또는 부제가 성당에 입당할 때 조금 높이 받쳐 들고 행진한다.
정식으로 성경으로 채택된 것 외에도 여러 많은 버전이 있다. 다만 대부분의 문서는 성경을 참고하여 쓴 2차 창작물이거나 후대에 위조된 물건 등 신빙성이 의심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비정경 복음서 중에서도, 정경화된 다른 복음서를 참조한 것이 아닌 원자료를 직접적으로 기초로 하하여 쓰여진 것일 가능성이 충분한 문서[2]들도 있다.
1.1. 주요 에피소드
- 성모 영보
- 예수의 동정녀에게서 탄생
- 동방박사의 경배
- 광야의 유혹
- 가나의 혼인잔치
- 돌아온 탕아
- 간음하다 잡힌 여인
- 최후의 만찬
-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
- 무화과 나무에 저주를 내리다
- 예수의 성전 정화
- 오병이어의 기적
- 예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과 승천 [3]
2. 복음서의 형성과정
초기 그리스도교 시기에는 예수에 관한 다수의 '구전 전승'이 존재했다. 사도행전에서는 복음서를 인용하지 않고, 사도들 자신의 체험이나 그 외 예수를 직접 보았던 사람들이 자신의 체험담을 이야기하는, 일종의 간증 행위를 하는 모습이 묘사된다.하지만 이러한 구전 전통을 체계적으로 엮어서 문서화할 필요성이 존재했던 것으로 보이며,[4] 교회 내부에서 구전되던 전승을 정리한 복음서가 나타나게 된다. 그러나 애초에 교회 공동체 자체가 비밀스럽고 특별히 구속력이 없는 집단이었기 때문에, 아무나 복음서를 쓸 수 있었다. 그래서 각종 복음서들이 난립하였으며, 일부는 허황되고 황당한 내용이거나, 초기 영지주의 세력의 입장을 대변하는 등 별의 별 내용들이 난립하게 된다. 또한 복음서로 정리되지는 않았다고 해도, 구전되던 교회 전승 역시 잔존하게 된다.
성경학과 문서비평학이 발달하면서 서기 130년을 전후하여 신약 정경(Canon)의 일부로 4복음서가 확립되었으며, 이때의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사도가 직접 기록하거나 사도와 직접 만난 사람이 기록한 문서.
2. 성령의 영감을 받아 쓰여진 문서.(축자영감설 참조)
3. 다른 성경 내용과 모순되는 사항이 없을 것.[5]
4. 믿음과 직제가 통합된 보편교회에서 사용할 것.
그런데, 4복음서의 경우 초대 교회에서는 사실 마태오나 루카 등 복음사가의 이름이 표기되지 않고 한 코덱스에 들어 있었다. 성서비평학계의 연구에 의하면, 나중에 생긴 전승에 따라 복음사가의 이름이 임의로 붙여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가톨릭 교회의 입장도 이와 같다.
개신교의 입장은 이와는 약간 다른데, 각 복음서별 설명을 참고 바람.
그 외에도, 복음사가로 제시된 이름들이 당시 그리스도인 사이에 널리 쓰이던 이름이라는 점에 비추어, 실제 사도나 사도의 제자와 관련 없는 '마태오', '루카', '마르코', '요한' 등의 이름을 가진 사람(…)이 정리했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라는 가설도 있다.
그리고 이 때 형성된 복음서뿐만 아니라 신약 성경의 많은 문서가 서로 모순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6] 즉, 이는 초기교회가 중앙집권적인 단일적인 조직이 아니라 지중해의 여러 개별적인 공동체였기 때문이다[7]. 이러한 견해에서, 마태오 복음서는 사도 마태오가 설립한 교회에서, 루카 복음서는 루카가 설립한 교회에서 자료를 모아 형성했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이러한 이유로 초기 교회의 마르치온파 분파에서는 루카 복음서와 바울로의 서간문 일부만을 성경으로 인정하였으며, 그 외에도 구약을 제외한 복음서 일부만 성경으로 사용하는 분파 등 다양한 경향이 있었다. 심지어는 성 유스티누스의 제자 타티아누스는 ‘디아테사론(Diatessaron)’ 운동으로 4 복음서를 하나로 통합하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고 이는 많은 호응을 받았지만 많은 측면에서 이단쪽으로 기울어 단죄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크게 '마르코 우선 가설', '마태오 우선 가설', '예루살렘 학파 가설', '마르키온의 복음서 우선 가설', 'Q+/파피아스 가설' 등으로 나뉜다.
2.1. 이에 대한 가설들
설명하기에 앞서 여기선 요한 복음서를 제외한 나머지 3개의 복음서에 관한 가설들에 관해서 말하고자 한다.요한의 복음서를 제외한 나머지 3개 복음서는 내용의 대부분이 겹치며 같은 전승을 공유하고 있어 '공관 복음서(Synoptic Gospels)'로 불린다. 특히 마태오, 마르코, 루가 3개의 복음서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삼중전승(Triple tradition)의 경우 마르코 복음서의 2/3 이상, 마태오나 루가 복음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예수의 세례, 열두 제자의 부름받음, 최후의 만찬, 십자가 처형 및 부활 등 여러 중요한 내용을 포함한다. 삼중전승의 다른 중요한 특징은 세 개의 복음서에서 그 순서 및 구성이 일관적으로 보존되어 있다는 것이다. 마르코를 제외하고 마태오와 루가 복음서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이중전승(Double tradition) 또한 삼중전승의 절반에 달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주로 예수의 어록 및 설교를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반면, 마르코 복음서에서만 나오거나 마르코-마태오, 또는 마르코-루가에서만 나오는 내용은 훨씬 적은 편이다. 이 때문에 여러 성서학자들이 공관복음서 중에서도 마르코 복음서가 복음서의 발달 과정에서 특수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고 믿는 일이 많다.
요한 복음서가 빠진 이유는, 요한 복음서는 세 복음서와는 다른 전승을 토대로 형성되었다는 것이 정설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요한 복음서는 나머지 세 복음서와는 문체나 사상면에서 많은 차이점이 있다. 보통 서기 90년~100년 사이에 가장 늦게 작성된 복음서로 알려져 있다.
1838년 신학자 크리스티안 빌케(Christian Wilke)의 연구로 인해 마르코 복음서가 가장 먼저 쓰여졌고, 그 이후에 마태오 복음서와 루카 복음서가 마르코 복음서를 참조해서 쓰여지고, 마지막으론 요한 복음서가 쓰여졌다는 가설이 현재는 정설처럼 나돌고 있다. 현대 대다수의 신학자들 또한 이 설을 바탕으로 여러가지 가설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따르자면 마태오 복음서나 루카 복음서는 마르코 복음서의 영향을 받은 것이어야 하는데, 일부 문장의 경우 반대로 마르코 복음서가 나머지 두 복음서의 영향을 받았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그렇기에 크리스티안 빌케의 설을 부정하고 하단의 마태오 복음서 우선설을 주장하는 자들도 있다.
2.1.1. 구전설/단편설
예수 승천 후 시간이 흘러 떠돌던 각종 구전들, 혹은 이미 존재했던 단편들을 한곳에 모아 집필했다는 가설. 아래 설명하고 있는 문서설은 이 단편설에 기초하고 있다.현대 복음서 가설들 중 가장 오래되고 기본적인 것이지만 이것도 나름의 특징이 있는데, 각 복음서가 개개인의 재편집인 관계로 그들의 입장에 맞추어져서 쓰였다는 견해가 있다.
가장 먼저 복음서를 쓴 저자인 마르코는 갈릴래아 사람이었는데, 갈릴래아는 가나안 지역에서 가장 가난한 지방인 동시에 사람이 살기 힘든 지방이었다. 그는 후에 갈릴래아에서 교회를 세우게 되는데, 갈릴래아의 사람들에게 아주 쉽고 간결하게 예수의 행적을 알리기 위해 마르코 복음서를 편찬하였다.
마태오 복음서의 저자인 마태오는 원래는 유태인이었지만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인물이다. 마태오는 개종한 유태인들을 위해 자신의 복음서를 편찬하였다. 유대교와 그리스도교 사이에서 갈등하던 유태인들을 위해 구약 예언에 따른 예수의 신화적 업적을 강조한 게 특징이다.
마지막으로 루카 복음서의 저자인 루카는 흔히 의사 출신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그가 사도 바울로의 동료였다는 점을 미루어보면 그 또한 바울로와 함께 동문수학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으며 랍비였을 수도 있다. 그는 교육받은 자답게 루카 복음서는 세련된 어휘를 구사하고 있으며, 다소 율법적인 면도 부각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4복음서 중 마태오 복음서와 루카 복음서가 실제 마태오와 루카가 쓴 것이 아닌 것으로 보기도 하지만, 이 두 사람은 실제 사도와 만난 사람이나 그 제자이며, 그들에 의하여 각종 기록이 남았고, 그에 따라 작성한 서적으로 보기도 한다. 물론 이 어록의 작성에는 복음사가로 알려진 두 인물 외에 많은 사람의 증언이 있었으리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2.1.2. 문서설
최근의 성서비평학 연구 경향에 따르면, 복음 중 겹치는 내용이 가장 많으며 가장 짧은 마르코 복음서가 가장 먼저 작성되었고, 이후 마태오 복음서과 루카 복음서가 "Q문서(예수 어록)", "M자료", "L자료" 등을 참조하여 작성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학계 주류설인 두 자료설(두 문서설, Two-source hypothesis)은 마태오 복음서와 루가 복음서가 각자 독립적으로 마르코 복음서와 Q문서를 참고했다고 주장한다. 마르코 복음서는 세 공관복음서에서 모두 나타나는 삼중전승의 근원이 되었고, Q문서는 마르코에서는 나타나지 않지만 마태오와 루가에서는 나타나는 이중전승의 근원이 되었다. 한편, 두 자료설에 따르면 마태오와 루가는 서로의 복음서를 직접적으로 참고하지 않고 Q문서만을 참고했다. 마태오와 루가는 다른 복음서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독자적인 부분을 상당 부분 포함하는데, 이들이 사용한 독자적인 자료를 각각 M자료와 L자료로 칭한다. M자료와 L자료를 포함하여 확장된 두 자료설을 네 자료설(Four-document hypothesis)이라고 한다.현대 학계에서는 마태오 복음서와 루카 복음서에서 Q문서의 내용을 뽑아내 복구하려는 시도도 있다.
"Q 자료"가 실재로 문서의 형태로 정리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적어도 사도시대까지 교회 공동체에서 전해졌으나 복음서에서는 누락된 전승도 실제로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추측할 수는 있는데, 예를 들어서 사도행전 20장 35절에는 "나는 여러분도 이렇게 수고하여 약한 사람들을 도와주고, 또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 하신 주 예수의 말씀을 명심하도록 언제나 본을 보여왔습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이 발언은 복음서에는 기록이 없다. 또한 초창기 몇몇 교부들이 남긴 문서에는 복음서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예수의 발언'이 남아 있다. 이런 목록을 '아그라파(Agrapha)'라 부른다.
예수의 어록으로 이루어져 있는 토마스 복음서가 문서 형태로 발견되면서 Q 자료가 실제로 문서의 형태로 존재했을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단, 토마스 복음서는 많은 부분들이 공관복음서의 영향을 받는 등 전반적으로 공관복음서 이후 시대의 문서로 여겨지기 때문에 토마스 복음서가 Q문서 자체라는 설은 학계에서 확실하게 부정된다.
2.1.3. 마태오 복음서 우선설
전통적인 신학자들은 마태오 복음서가 가장 먼저 쓰여진 것으로 인식하며, 현대 성서 비평계에서도 이러한 주장을 지지하는 주장이 소수설로서 존재한다. 특히 복음사가들에 대한 전승이 옳다고 주장하는 경우 공관복음서의 저자들 중 마태오가 유일한 사도로 가장 정확한 1차 사료를 가져야 하기 때문에 마태오 우선설을 함께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가설은 그리스바흐 가설로, 마태오-루카-마르코 순서로 쓰여졌다는 것인데, 가장 먼저 마태오 복음서가 쓰여지고, 그 다음에 루카 복음서가 쓰여졌으며, 마르코 복음서는 이후 두 복음서를 축약한 축약본으로 보는 것이다. 실제 마태오 복음서와 루카 복음서에 중복된 내용을 중심으로 마르코 복음서가 쓰여졌기 때문이다.[8] 이 가설에는 전승이나 기록이 남아있지 않은 "예수 어록(Q문서)"의 존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 외 어거스틴(아우구스티누스) 가설이라 하여 마태오-마르코-루카 순서로 쓰여졌다는 가설이 있는데, 이는 마르코 복음서가 마태오 복음서의 축약본이며, 루카 복음서는 이후 마태오 복음서와 추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이라는 설이다. 교부들의 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정설이었으며 성서의 배치 순서도 이 가설을 따른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현대 주류 성서비평학계에서 마르코 복음서 우선설의 입지는 확고하다. 진지하게 검토할 소수설 지위도 마르코 복음서 우선설을 인정하되 Q문서의 존재를 부정하는 파러 가설이 차지하고 있으며 마르코 복음서 우선설을 부정하는 가설들은 완전한 비주류, 썩은 떡밥 취급을 당하고 있다.
3. 복음서 목록
3.1. 정경 복음
전승을 공유하는 마태오 복음서, 마르코 복음서, 루카 복음서를 아울러 공관복음서(Synoptic gospel)라고 부른다. 여기에 요한 복음서를 합친 4권을 가리켜 4복음서라고 한다.앞이 가톨릭식, 뒤가 개신교식 명칭이다.
신약성경의 복음서 | ||||
이름 | 마태오 복음서 (마태복음) | 마르코 복음서 (마가복음) | 루카 복음서 (누가복음) | 요한 복음서 (요한복음) |
상징 | 사람 | 사자 | 황소 | 독수리 |
그리스도관 | 하늘나라의 왕 | 고통 받는 인간 | 고아와 과부의 편 | 인류의 구원자 |
예상 독자층 | 유대계 기독교인들 | 이방 기독교인들 | 사회적 약자들 | 복음을 접하게 될 모든 사람들 |
저자의 직업과 서술상의 특징 | 대금업자(세리) 돈에 관련된 서술이 구체적임 구약의 인용이 적극적임 | 외국어 통역가 언어, 환율, 전문용어 등을 배려함 예수의 인간적 면모를 부각함 | 의사 대상에 대한 묘사가 자세함 인용이 문학적이고 잘 교육받은 문체 | 사도 예수란 누구인가에 대한 서술에 치중 외적인 측면보다 내적인 의미를 주로 강조 |
3.2. 위경 복음
일부 위경 복음의 간단한 내용은 위경 항목을 참조. 목록 중 인물명이 붙어있는 복음서의 경우 실제 그 인물과는 상관이 없이 후대에 임의로 붙인 것이다. 복음서 목록 (영어 위키백과)도 참고.- 완벽하게 보존된 복음서
- 유년 복음서
- 의사 마태오 복음서(19세기 위조품으로 추정, 성모 마리아의 성스러운 탄생 포함)
- 토마스의 유년 복음서 (도마 유아 복음)
- 야고보의 유년 복음서 (야고보 원복음)
- 아랍인들의 유년 복음서
- 예수의 어린시절에 대한 시리아인들의 복음서
- 원문 일부만 전해 내려오는 복음서
- 구원자의 복음서 (베를린의 무명 복음서)
- 에거톤 파피루스 2
- 마니 복음서
- 이브 복음서
- 12인 복음서
- 옥시링쿠스 복음서
- 파이움 단편
- 구원자의 대화
- 재구성된 복음서: 전해진다는 기록만 있거나, 추측만 있는 복음서를 현대에 재구성한 혹은 재구성중인 가상의 복음서
- 전해지지 않는 복음서
4. '복음'? '복음서'?
복음서의 특정 부분을 지칭할 때 'OO 복음' 대신 '서'를 붙여서 'OO 복음서'라고 써야 한다고 아는 이들이 많다. 특히 한국 천주교 신자들 사이에 이런 인식이 은근히 퍼져 있으며, 심지어 'OO 복음'이라고만 쓰면 개신교식 용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간혹 있다. 물론 네 복음서의 제목이 『공동번역 성서』는 'OO의 복음서'이고,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 2005년판 『성경』은 'OO 복음서'이며, 개신교의 『개역 성경』은 'OO복음'이므로 위와 같은 인식이 마냥 근거 없는 논리는 아니다.이 문단에서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발행한 공식 문헌(특히 『가톨릭 교회 교리서』)에서 '복음'과 '복음서'를 각각 언제 사용하는지 열거한다. 먼저 한 가지 짚자면, 한국천주교주교회의와 같은 주요 기관에서 "'복음'과 '복음서' 중 이럴 때는 어느 용어를 사용해야 합니다."라고 명확히 이야기한 적은 없다. 그러므로 이 문단을 통해 "이런 용어는 쓸 수 있음."이라는 암시는 줄 수 있어도 "이런 용어는 사용할 수 없음."이라는 메시지는 자제하고자 한다. 또 이 문단은 어디까지나 한국어 단어인 '복음'과 '복음서'만 다룬다.
4.1. '복음' 사용 사례
네 복음서와 직접 관련된 좁은 의미의 '복음' 사용 사례만 여기에 수록한다.- "마태오가/마르코가/루카가/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미사 통상문」 15항.
- '향을 쓸 때에는 부제나 사제가 이때 분향하고 복음을 선포한다.': 「미사 통상문」 15항.
- '저녁 미사에서는 루카 복음 24,13-35(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 저녁때가 되어 갑니다.)를 봉독할 수 있다.': 『미사 독서 I』 785면, 주님 부활 대축일 낮 미사.
- '복음은 나해 것을 봉독한다.': 『미사 독서 I』 175면,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 '교회는 요한 복음의 표현("말씀이 사람이 되셨다.", 요한 1,14)에 따라, 하느님의 아들이 우리의 구원을 완성하시고자 인간 본성을 취하신 일을 '강생'(降生)이라고 부른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461항.
- '마리아의 동정 잉태에 대하여 마르코 복음이나 신약 성경 서간들이 침묵을 지키기 때문에 때로는 당황스럽기도 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498항.
- '그러므로 예수님의 많은 행동과 말씀은 일반 하느님 백성에게보다는, 요한 복음이 흔히 '유다인들'이라고 부르는 예루살렘의 종교 지도자들에게 더욱 “반대를 받는 표징”이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575항.
- '예수님께서는 마르코 복음 12장 34절에 나오는 율법 학자의 경우처럼, 그들 가운데 몇 사람을 칭찬하시고, 여러 번 바리사이들의 집에서 식사를 하신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575항.
- '이러한 마리아 공경은 천주의 성모님께 바쳐진 전례 축일들과 “복음 전체의 요약”인 묵주 기도와 같은 마리아께 드리는 기도에 나타난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971항.
- '그러므로 치릴로 성인은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 주는 내 몸이다.'라는 루카 복음 22장 19절의 말씀을 해설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1381항.
- '마태오 성인의 복음에서 읽게 되는, 우리 주님께서 설파하신 산상 설교를 경건한 마음과 통찰력으로 묵상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틀림없이 그리스도인 생활의 '대헌장'을 거기에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1381항.
- '루카 복음은 그리스도의 공생활에서 성령의 작용과 기도의 의미를 강조한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2600항.
- '영성의 교부들은 마태오 복음 7장 7절을 풀이하면서, 기도 중에 하느님 말씀으로 함양된 마음가짐을 이렇게 요약한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2654항.
- '루카 복음은 (다섯 가지 청원으로 구성된) 짧은 기도문을 전해 주는 반면에, 마태오 복음은 (일곱 가지 청원으로 된) 좀 더 긴 기도문을 전해 준다. 교회의 전례 전통에는 마태오 복음의 기도문(마태 6,9-13)이 채택되어 사용되어 왔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2759항.
- '후에 4복음서에서 발췌해 낸 다른 인용 귀절들이 '최후의 복음'으로서 요한복음 1:1-14을 대체하게 되었다.': 『가톨릭 대사전』의 '복음'.
4.2. '복음서' 사용 사례
- 『성경』의 네 복음서 제목, 곧, '마태오 복음서', '마르코 복음서', '루카 복음서', '요한 복음서'.
- '복음서는 “우리의 구원자, 사람이 되신 말씀의 삶과 가르침에 관한 으뜸가는 증언이기 때문에” 모든 성경의 핵심이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125항.
- '복음서의 형성 과정을 세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126항.
- '네 복음서는 교회 안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전례에서 복음서들이 존중되고, 모든 시대의 성인들이 복음서에 비할 데 없는 매력을 느껴 왔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127항.
- '기도 중에 내가 머무는 곳은 무엇보다도 복음서입니다. 나는 거기에서 내 불쌍한 영혼에 필요한 모든 것을 얻습니다. 복음서에서 나는 늘 새로운 빛과 감추어진 의미와 신비의 의미를 발견합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127항.
- '네 복음서는 성경의 중심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 중심이시기 때문이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139항.
- '복음서는 두 번의 장엄한 순간, 곧 그리스도의 세례 때와 변모 때에 그분을 당신의 “사랑하는 아들”이라고 하시는 성부의 목소리를 기록하고 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444항.
- '복음서에서는 사람들이 예수님께 말씀드릴 때 매우 자주 그분을 '주님'이라고 부르고 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448항.
- '복음서에서 마리아는 “예수님의 어머니”(요한 2,1; 19,25)로 불린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495항.
- '복음서는 사람들이 예수님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는 많은 것들을 기록하고 있지 않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514항.
- '복음서는 최초로 신앙을 가진 사람들 가운데서, 다른 사람들과 그 신앙을 나누기를 원하였던 사람들이 기록한 것이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515항.
- '주님께서 복음서 안에서 친히 말씀하십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796항.
- '세 권의 공관 복음서와 바오로 사도는 우리에게 성체성사의 제정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1338항.
- '말씀 전례는 '예언자들의 문헌'인 구약 성경과, '사도들의 비망록', 곧 서간문들과 복음서들을 포함한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1349항.
- '병자의 거룩한 도유는 진실되고 엄밀한 의미에서 우리 주 그리스도께서 신약의 성사로 세우신 것이라고 마르코 복음서에 암시되고 있으며 ……': 『가톨릭 교회 교리서』 1511항.
- '그리스도의 길은 “생명으로 이끌게”(마태 7,14) 하고, 그 반대의 길은 “멸망으로 이끌게”(마태 7,13) 한다. 복음서에 있는 두 길에 대한 비유는 교회의 교리 교육에서 늘 강조되고 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1696항.
- '이는 마르코의 복음서 첫 귀절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복음의 시작'에 사용된 '복음'의 의미이며 '기쁜 소식'이 어떻게 예수 그리스도와 관련이 있는가를 보여 주고 있다.': 『가톨릭 대사전』의 '복음'.
4.3. 분석
앞 두 문단에 열거한 '복음'/'복음서' 사용 사례들을 종합해보면 대략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한국 천주교 공식 문헌들은 메시지 자체를 가리킬 때는 '복음'을, 그 메시지를 품는 마당의 의미로는 '복음서'를 사용한다. 가령 복음서에 있는 특정 구절을 가리킬 때는 '마태오 복음 OO장 OO절', '요한 복음 OO장 OO절'이라고 기재하고, 이러한 메시지들이 있는 상위 개념의 공간은 '복음서'라는 말로 지칭한다.4.4. 유사 사례
한국 천주교에서 신약 성경 상당수는 『성경』에서 쓰는 제목과 다른 문헌(e.g., 『미사 독서』, 『가톨릭 교회 교리서』 등을 비롯한 공식 문헌, 또는 다른 학술 문헌.)에서 쓰는 표현이 다르다. 『성경』에서의 서간 제목은 모두 'OO에게 보낸 (첫째/둘째) 서간'이지만, 『미사 독서』(또는 『매일미사』)에는 '사도 바오로의 OO서/OO 1서/OO 2서의 말씀입니다.'로 되어 있고, 미사 말씀 전례 중의 독서자도 그렇게 읽는다. 굳이 『미사 독서』로 한정짓지 않더라도 '코린토 1서'라는 말과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서간'이라는 말 중 전자의 표현을 『성경』이 채택하는 후자의 제목보다 압도적으로 많이 접할 것이다. 가령 『가톨릭 교회 교리서』 2667항에는 '이 기도문은 필리피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 2,6-11의 그리스도 찬미가에 ……'라고 되어있지 않고, '이 기도문은 필리피서 2,6-11의 그리스도 찬미가에 ……'라고 적혀 있다.다른 서간들도 마찬가지이다. 『성경』의 서간 제목은 '야고보 서간/유다 서간' 또는 '베드로의 첫째/둘째 서간', '요한의 첫째/둘째 서간'이지만, 그 외 여러 문헌은 이렇게 긴 이름을 굳이 쓰지 않고, '야고보서', '유다서', 베드로 1서/2서', '요한 1서/2서' 등을 사용한다. 가령 미사 독서자가 보는 『미사 독서』에는 각각 '야고보서/유다서의 말씀입니다.' 또는 '베드로/요한 1서/2서의 말씀입니다.'로 적혀 있다.
성경 밖의 유사 사례로는 교회법이 있다. 이 있다. 한국어판 정식 명칭은 『교회법전』이다. 그러나 교회법의 개별 내용을 가리킬 때 일일이 '전'을 붙여서 '교회법전 몇 항'이라고 지시하지 않는다. 당장 그 『교회법전』에 있는 127조 ①항조차도 '……그 단체나 집단이 교회법전 제166조의 규범에 따라 소집되어야 한다.'라고 되어있지 않고, '전'을 빼고 '……그 단체나 집단이 교회법 제166조의 규범에 따라 소집되어야 한다.'라고 적혀 있다.
[1] 정교회에서는 이를 '복음경'이라고 부른다. 개념적으로는 천주교의 복음집과 큰 차이는 없다.[2] 예컨대 토마스 복음서[3] 복음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넘어 사실상 기독교 교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예수의 동정녀 탄생과 부활이다.[4] 특히 1세대 사도들이 모두 죽거나 순교함으로써[5] 일종의 교차검증이라고 볼 수 있다.[6] 이 공관복음의 상반성 문제는 유대교에선 매우 유용한 기독교 극딜 도구로 취급받는다. 복음서간의 모순을 명쾌하게 풀어내는 것, 즉 공관복음의 무결성 증명이 가능하다면 유대교가 기독교에게 거는 클레임이 한방에 죽어버릴 정도로 중요한 문제다.[7] 다만, 이때도 서로서로 사이 좋은 콩가루 집안은 아니라 사도들의 으뜸이었던 성 베드로의 후계자가 있던 로마교회가 중심이긴 했다. 그것을 잘 보여주는게 교황 성 클레멘스 1세의 코린토서나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주교의 일곱편지[8] 마르코 복음서의 형성 시기를 기원후 90년 정도로 본다.[9] "토마스의 유년 복음서"와는 다른 문서이다. 김용옥에 의해 "도마복음 한글역주" 1-3권으로 번역되었다.[10] 본문 중에 '나는 오실 예언자(무함마드)의 길을 준비하라고 온 유대에서 외치는 소리다' 라는 구절이 있다. 이는 명백히 요한 복음서의 내용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