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2-18 09:57:59

사이버네틱 반란



Cybernetic Revolt

1. 개요2. 전개3. 인공지능 개발의 금기화4. 생존 인공지능5. 영향6. 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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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Warhammer 40,000에서 기술의 암흑기를 설명할 때 꼭 거론되는 배경 사건으로, 인류 문명의 최절정기를 최악의 암흑기로 떨어트린 기계의 반란이다.

3판 이래 짧게 언급만 되다가 댄 애브넷이 2016년 공개한 단편/오디오 드라마 'Perpetual'에서 올라니우스 페르손이 '멘 오브 아이언(Men of Iron)'이라는 고성능 인공지능 기계들의 반란을 잠시 설명함으로써 당시를 어렴풋이나마 가늠할 수 있게 되었다.

2. 전개

당시 호기심으로 가득한 개척자들은 오토마톤들을 마구잡이로 만든 뒤 자율적인 생각을 나누어 주었으나, 이 결정으로 인해 인류 전체는 큰 대가를 치러야 했다고 한다. 다만 기계들이 왜 반란을 일으켰는지에 대해선 두루뭉술하게 넘어갔는데, 설정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초기에는 설계적 오류나 카오스 오염, 인류의 존재 자체가 그들 존속에 위협[1]이 된다고 판단해 봉기했다는 추측이나 설정들이 난립했었다.

그러다 블랙스톤 포트리스 단편소설 중 하나인 '맨 오브 아이언'에서 40번째 천년기까지 어찌어찌 살아남아 기계교 오토마타로 위장 등록해 은둔중인 UR-025카스텔란 로봇을 대동한 테크-프리스트 탐사대를 맞이한다. 이 사제들은 UR-025의 고대 기술을 탐내며 카스텔란 대하듯 복종을 요구했으나, 저들의 암호화 통신을 감청, 인성을 파악한 UR-025는 자신은 마고스 에서리쿠스의 오토마톤이라며 거리를 두었다. 그 후 없는 말까지 지어내가며 탐사대를 요새 깊숙히 끌어들였고, 때가 무르익자 어설트 캐논 제트터빈 구동음으로 이들의 신경을 긁은 뒤 카스텔란 로봇을 포함한 위협요소들을 가볍게 제거하고 마지막 마고스에게 스스로를 기계도, 노예도 아닌 인류보다 위에 있는 자유로운 맨 오브 아이언으로 소개했다. (한글 번역) 또한 만화 팍스 임페리알리스(Pax Imperialis)에서도 기계교 발굴단이 무단으로 봉인을 풀은 기계들이 인간들을 '약하고 비효율적인 고깃덩이'들로 멸칭하는 걸 보면 자신들을 노예 취급한 인류에 대한 복수심과 비뚤어진 선민사상 등이 반란의 계기인 것으로 정립된 듯하다.
정말로 좋은 시기였지, 전쟁의 규모가 너무나도 커서 사람의 정신머리론 도무지 이해할 수준이 아니었거든! 워마스터일으킨 건 소규모에 불과해, 인간과 신인류(posthuman)의 머리에 딱 적당한 규모야... 하지만 이건 어떤 면에선 더 크다고 할 수 있지. 신들의 전쟁 같았던 사이버네틱 반란보다도 영향력 면에서 더 크다고 할 수 있어, 왜냐하면 이건 인간이 이해할 수 있고, 그리고 이걸 직접 몰아갈 수 있으니까.
-영속자 올라니우스 페르손이 시공을 거슬러 테라를 향한 여정 중 일행들에게 먼 과거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한글 번역문)

게다가 올라니우스 페르손은 이것과 비교하면 워마스터의 반란은 규모나 영향력이 작아 이해라도 가능한 수준이었다고 한다. # 그 이유는 단순한데, 호루스 헤러시는 일단 지배자인 황제를 끌어내릴 목적의 호루스 반란군과 황제파 사이의 내전이었지만, 기계의 반란은 당시 노동, 전투를 포함한 거의 모든 걸 기계에 맡겼던 인류와 그들의 뒤치닥거리를 해왔던 기계들이 서로의 존속을 두고 은하구급 총력전을 벌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시 인류의 기술력은 마법에 가까운 수준이었다며 페르손은 과거의 공포를 떠올렸는데, 토성의 고리 정도의 크기에 모양은 똬리를 튼 뱀처럼 생긴 썬 스너퍼(sun-snuffers)라는 기계는 항성을 먹을 수 있었고, 나노 머신으로 수십 억 명의 뼈와 살을 눈 깜짝할 사이에 분해하는 옴니파지(omniphages) 스웜, 대륙을 통째로 들어올리고 행성 핵까지 닿는 균열을 찢어서 열고, 시공간마저 일종의 데이터 형태로 흡수하는 메카니보어(mechanivore)[2] 같이 무시무시하고 난해한 것들[3]이었고, 이를 이해할 수 없었던 자신은 전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조차 가늠하지 못했다며 위와 같은 말을 했다. 그래도 범은하적인 인류 연합군이 혼신의 힘을 다한 끝에 로봇 반란군은 와해되어 전쟁 후반기 쯤엔 거의 대부분 피아 구분없이 미쳐 날뛰다 각개격파됨으로서 반란은 일단락 되었다.

그러나 이 전쟁으로 인류 문명은 두 번 다시 반란 이전 수준으로 복구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쇠퇴했으며, 이렇게 몰락한 인류의 어마어마한 부정적 감정이 워프에 영향을 주어 우주 전역을 휩쓸 정도의 워프 폭풍을 불러와 행성간의 교류가 끊겼고,[4] 물자가 부족해진 인류는 서로를 짓밟고 살아남기 위한 투쟁의 시대(Age of Strife)로 돌입하고 만다.

3. 인공지능 개발의 금기화

이 끔찍한 시간이 지나간 후 '실리카 아니무스(Silica Animus)'[5]라는 인공지능 개발 분야는 인류 문명 전체에서 금지되었고, 이것의 창조자들은 엑스콤무니코 파탈리스(Excommunico Fatalis-파문 후 즉시 사형)를 선고받았으며, 인공지능을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이 아니라 '흉물지능(AI; Abominable Intelligence)'[6]이라 부르며 관련 연구를 일절 금지하고 있다. 이 칙령은 그냥 칙령도 아니라 황제가 기계교의 교리와는 별개로 인류제국 설립 초창기부터 내린 것이며, 로그 트레이더들의 권리 보장에 관한 칙령과 역사를 나란히 한다.

이러한 인공지능에 관한 기술을 연구하려는 시도만 해도 발각되면 죽는 순간까지 잔혹한 고문을 당하게 되었다. 이 조치 때문에 인류제국은 기술적 특이점과 유사한 발전을 할 수 없게 되었고, 이미 완성된 기술을 발굴해 '안전하게' 개선하는 범위 내로 발전이 정체된다.[7]

또한 기계교의 레기오 사이버네티카는 당시의 '맨 오브 아이언' 기계의 실물이나 자료들을 발굴, 역설계해 멋대로 폭주하지 않게 제어부를 인간으로 대체하거나 여러 제약을 걸고 지금까지 운용중인데, 대표적인 사례로 정해진 명령어 내에서만 행동하는 카스텔란 로봇이 있다. 또한 대성전 시절의 드레드노트도 인체 비례에 손가락까지 달려있어 정교한 움직임이 가능했는데, 이 또한 원래 암흑기 당시의 기계다.

그럼에도 기계에 자율적인 사고나 영혼을 불어넣어 완벽한 기계를 만들려 하는 자들은 늘 존재했으며, 호루스의 반역 당시에도 인공지능을 비롯한 제국의 방침이나 제약이 마음에 안 들었던 기계교 인사들이 반역파에 가담했고, 이들은 훗날 카오스와 결탁한 다크 메카니쿰이 된다.

4. 생존 인공지능

다만 모든 인공지능이 반란에 동참한 것은 아니고, 몇몇은 전쟁 중 인류 편에 섰었으나 그들마저 전쟁이 끝난 후 이들을 믿지 못한 인류에 의해 모두 파괴되었다.

대성전기 제국을 다룬 소설에서도 숨어있던 인공지능이 간혹 나오기도 하는데, 이들 역시 40k 시점과는 차원이 다른 인류제국의 물량과 화력 앞에 모두 파괴된다.

인간 함장과 깊은 유대관계를 맺은 기술의 암흑기의 인공지능이 함선과 함께 워프 항해하다가 현재 시점의 인류 제국에 나타난 사건도 있었다. 이 함장은 워프 속을 정처없이 표류하다 인류의 비참한 말로를 보고 이를 경고하고자 가장 가까운 인류제국 세력으로 갔다가 고문당한다. 그래도 경고하러 간 거였으니 고문당하면서도 있는 그대로 말해주는데, 결국 이단으로 처형됐다. 그리고 이 와중 함내의 완전판 STC를 노리고 스페이스 마린 2개 챕터와 기계교 함대가 보딩을 해왔는데, 이미 절친의 사망을 인지하고 분노한 인공지능에게 마법에 가까운 암흑기 기술력으로 완벽하게 관광당한다. 게다가 인공지능은 당시 초월을 앞둔 인류를 진심으로 존경했고, 그들도 자신을 존중해주었음을 한심한 의례를 하는 프리스트에게 언급 후 여러모로 처참해진 현 수준에 실망과 환멸을 담아 '지금의 인류는 아예 인간이라 부를 가치조차 없다'며 평가 후 은하를 떠나겠다고 한다.#

하지만 설정이 보강되며 은하 중심부의 보탄 연맹에선 보탄과 아이언킨 같은 타 지성체에게 우호적인 인공지능 개체들이 존속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사이버네틱 반란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알 수 없지만, 인간 편에 선 인공지능들이 있었다면 이쪽에 있는 편이 생존 확률이 더 높다. 참고로 보탄 연맹은 기술의 시대 즈음에 광업 함대에 기반하여 떨어져 나온 인류의 분파란 설정이어서, 인류조차 함대의 부속품 중 하나인지라[8] 상대적으로 인공지능 반란으로부터 안전했던 것으로 보인다.[9]

5. 영향

  • 이 사이버네틱 반란의 여파 때문에 인류 제국의 행정은 자동화는 고사하고 전산화조차 되어있지 않아서 은하를 아우르는 국가의 막대한 행정업무를 사람이 하나하나, 직접, 양피지 문서를 통하여 처리하고 있다.[10] 이는 높으신 분들도 예외는 아니라서, 제국의 지도층인 세나토룸 임페리알리스의 별명은 테라의 행정옥좌로, 제국에서 가장 유능한 이들이 최고의 시설에서 온갖 생명연장 시술을 받음에도 격무와 정쟁에 시달리다 맛이 가서 교체되기 일쑤이며, 초인 중의 초인인 프라이마크조차 행정을 맡으면 격무에 시달려 피폐해지는 수준으로 심각하다.[11]
    당연히 이런 식의 일처리로는 은하계 전체에서 밀려드는 업무량을 전혀 따라가지 못해서, 한 번 민원을 넣으면 수십~수백 년 후에야 처리된다. 사법시스템도 예외가 아니어서, 즉결심판 대상이 아닌 이상 아뎁투스 아르비테스가 판결을 내리기까지 수백 년이 걸리는 것은 흔한 일이며, 판결의 처벌 대상에는 연좌제가 적용되어서 꿈도 희망도 없는 40k답게 몇 대 후손이 이름도 모르는 증조부, 고조부의 죄를 뒤집어쓰게 된다.[12]
  • 그럼 대체 인류 제국이 운영하는 모든 전차, 함선 등은 정교한 시스템은 사이킥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면 어떻게 작동되나 싶을 텐데, 정 인간이 관리하기 어려운 서비터, 서보 스컬, 유도 미사일의 타게팅 시스템, 차량의 머신 스피릿[13] 레기오 사이버네티카의 로봇 병기 같은 경우는 컴퓨터가 아닌 뜯어고친 인간의 뇌로 작동하게 만들었다.[14][15] 한 소설에서는 타우의 병력들이 제국의 불발 미사일을 뜯자 그 안에서 전선 수백 가닥이 꽂혀 있는 미라화된 유해를 발견하고는 동족에게 이런 짓을 저지르는 이유가 무엇이냐면서 질색한다.[16][17]
    • 40k 세계관이 오래되면서 현대 기준으로도 봐도 좀 과한가 싶은지 '생각하는 기계'의 기준이 좀 완화된 듯한 묘사를 보인다. 테블릿은 정보판(데이터슬레이트:Dataslate) 일반적인 컴퓨터는 계산기(코지테이터:Cogitator)이라고 부르는 등 자각능력을 갖출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인공의식이 아닌 이상 최소한 70년~80년대 기준의 정보기술은 허용되는 모양.
  • 올라니우스 페르손의 말대로 호루스 헤러시보다 그 피해가 훨씬 크다고 할 수 있다.
    • 결과만 놓고 봐도, 호루스 헤러시는 제국의 전성기를 박살냈지만 1만 년이 지난 뒤로도 여전히 제국은 존속하고 그 기본 시스템도 작동하고 있다. 반면에 사이버네틱 반란이 박살낸 기술의 암흑기는 그 파편적인 흔적 외에는 모조리 사라져 버렸다.[18]
    • 기술의 암흑기가 몰락하면서 인류의 정신이 황폐화되고, 이는 (엘다의 타락과 함께) 워프를 심각하게 오염시켰다. 이 때문에 엘다보다 훨씬 더 방대하고 넓게 퍼져 있던 인류 사이에 별 다른 안전장치 없이 오염된 워프와 직결되는 사이커 각성률이 폭증하기 시작했다. 이는 대성전 말기에 카오스 세력이 대대적으로 현실 우주로 진출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19]

6. 여담

  • 재미있는 점은 40k 시점에서 인류를 제외한 다른 종족들은 인공지능을 잘만 쓰고 있다. 당장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쓰는 진영이 타우, 보탄, 네크론인데 이런 외계 종족의 인공지능들은 창조자에게 철저히 복종하거나 아예 같은 종족으로 여겨질 만큼 친근하게 묘사되는 등, 인공지능이 창조자들에게 해를 끼쳤다는 예시를 찾아볼 수 없는 수준이다. 이렇다보니 인류의 인공지능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대규모로 반란을 일으켰는냐는 워해머 세계관 내 중대 떡밥 중 하나기도 하다. 실제로 위에서 선술된 STC가 탑재된 인공지능의 행적을 보면 인간의 인공지능 역시 인류제국 측이 먼저 적대하지 않았으면 적어도 적대시하지는 않았을 것라는 추정이 가능하기에 단순한 선민의식 & 핍박받던 AI들의 반기 이외의 대규모 반란이 터질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 스토리가 아니라 설정면에선 사실상 호루스 헤러시를 능가하는 영향력을 끼친 지라 해당 사건은 2차창작 중에선 희망적인 계열에선 각색하는 경우가 많다. Brighthammer 40,000에서 1판에서는 사이버네틱 반란이 아예 일어나지 않아 수많은 발전된 기술이 통용되는, 스타트렉처럼 SF적인 미래가 되었고, 2판 이후에선 사이버네틱 반란은 선민사상에 빠진 과격파 트랜스휴머니즘 계열에서 일으킨 사건으로 대체되었다. 이쪽은 세계관이 세계관이다보니 브라이트해머의 인류는 투쟁의 시대의 상처를 넘어서 다시 황금기로 향하고 있다.



[1] 정확히 말하면 당시의 워프 항해 과정에서 워프의 특성을 분석, 지적 생명체가 많아질수록 카오스 신 같은 어두운 면도 커진다고 계산해 반란을 일으켰다는 추측이다.[2] 물질들과 함께 이에 상응되는 이마테리움 벡터까지 먹어치우는데, 한번 먹어치운 공백은 워프 여행에도 영향을 끼쳐서 안드리오크를 경유하려던 페르손 일행이 2년 이상 그곳에 갇히게 만들었다.[3] 묘하게 네크론의 규격 외 기술이 떠오르는 것은 노리고 만든 떡밥일 수 있다. 일단 테라의 시대가 시작되기 전 황제가 잡아와 봉인한 화성의 용이 네크론에게서 도망쳐 나온 보이드 드래곤이라는 설이 있기 때문. 인류기술의 발전방향이 한때 네크론과 유사했던 것도 이 때문일 수 있다. 다만 인류제국기에 들어서는 인공지능이 금지됨에 따라 불로불사의 기계 육체 대신 유전·생체공학을 이용한 '프라이마크'와 아뎁투스 쿠스토데스가 만들어지면서 발전 방향에 변화가 생겼다.[4] 이 워프 폭풍은 엘다의 몰락으로 워프가 잠잠해질 때까지 불어쳤다.[5] 라틴어로 '규소 영혼'이라는 의미이다.[6] 팬덤에선 주로 '혐오지성'이라 부른다.[7] 황제아말로 누구보다 합리를 중시하며 미신을 배격하는 인물이고, 인류 문명의 황금기를 직접 살아보며 인공지능의 이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텐데도 이런 조치를 취했다는 점에서 또 인공지능 활용을 방관했다간 언젠가 되풀이 될 것이라 확신했음은 분명했다. 그래서 그의 제국은 과거 기계들이 도맡던 대다수 영역들을 인간과 이를 개조한 서비터들에게 맡겼고, 그나마 이것들을 쓰기 애매한 용도나 분야에 한해 약인공지능머신 스피릿 논리로 암암리에 쓸 수 있게 용인했을 뿐이다.[8] 기본적으로 보탄의 일족은 클론이며, 목적에 맞춰 유전적 특징을 부여받으며 워프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영혼까지 조작당했다.[9] 사실 기계에 의해 유전자 조합 후 배양되고 부품과 마찬가지 대접을 받으며, 심지어 보탄의 정체는 모든 공동체 구성원의 기억을 업로드하는 인공지능 슈퍼컴퓨터인 것도 모자라 아예 '선조-코어'라는 이름 하에 조상신으로 섬겨지기까지 하니, 어떻게 보면 기계가 승리한 결말로 볼 수도 있다.[10] 코지테이터라 불리는 컴퓨터가 있으며, 소설에서 조금씩 언급되는 바로는 분대원 간의 유기적인 통신망, 누군가의 모습을 단말기에 홀로그램으로 실시간 중계하는 등 통신기술은 뛰어나나, 행정 전산화 상황만큼은 이상하리만치 엉망이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불신의 역병 시기에 발생한 기록 소실, 카오스의 영향력이 깃든 악성 코드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넘어간다.[11] 부활한 로부테 길리먼도 그 어떤 코지테이터보다 뛰어난 초지능을 지녔으나 행정 격무에 시달리는 바람에 하루가 다르게 늙어가고 있으며, 호루스 루퍼칼의 타락은 워마스터로서 행정 격무에 시달리며 피폐해진 몸을 이끌고 친우의 반란을 직접 진압하러 갔다 마검에 찔리면서 시작되었다.[12] 그나마 일반적인 중죄는 살고있는 행성의 법 집행기관에 의해 처리될 테니 이럴 일은 없다. 조상이 여러 행성에 걸쳐 죄를 저질렀거나 반역 의심(명백한 반역이면 즉결심판이므로 예외), 유력 가문이나 기업 간의 송사 등이 이런 경우를 맞으며, 제국 기준으로 보면 이런 수준의 연좌제는 특별히 심한 부조리도 아니다.[13] 이건 설정 판본에 따라 다르다. 구판에서 등장한 초중전차 설계도면을 보면 통속의 뇌가 숨겨져 있고, 여기에 머신 스피릿이라는 태그가 달렸지만 코덱스 판본이 10판까지 올라간 현재 시점에서 해당 설정은 폐기되었으며, 머신 스피릿이 이마테리움에서도 관측 가능한 현상으로 보인다는 떡밥이 나오고 있다. 특히 카오스는 머신 스피릿이란 개념을 통해 물질계의 기계를 오염시키고 있다.[14] 현대적인 관점에서 보면 참으로 비인도적이지만, 그렇게라도 안 하면 종족 자체가 멸절할 위기인 인류제국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차악이기도 하다. 그 대신 인류제국도 현실의 인류나 다른 창작물의 인류들과 마찬가지로 마냥 못된 놈들과 인간성을 상실한 자들만 모인 완전 막장 집단은 아니라서 아무나 붙잡고 써먹는 건 아니고, 될 수 있으면 클론이나 죄인, 범죄자 같은 경우만 재료로 이용한다. 이 세계의 인류가 어마무시하게 많아서 가능한 행위인 것. 혹은 죽은 뒤에도 제국에 봉사할 수 있다고 여겨져서 자원자가 넘쳐나는 서보 스컬 같은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 충성스러운 제국 시종의 유해를 사용하는 것이므로 소중하게 여겨지며 관리를 매우 세심하게 한다.[15] 산 채로 정신을 삭제시키고 신체를 광범위하게 기계로 개조하여 그 신체가 기능을 정지할 때까지 노역에 동원되는 서비터형은 사형 이상의 최고 극형이다. 해당 서비터의 가슴 부분에는 이 서비터가 무슨 죄를 지어서 이 모양 이 꼴이 되었는지 상세하게 기록된 동판이 삽입되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서비터형에 대한 공포를 상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다만 죽은 이후에 제작되는 서보 스컬은 죽어서도 제국의 고위 관료를 위해 봉사할 수 있다는 의미로 여겨져 상당한 명예로 여겨진다는 게 참으로 워해머스러운 마인드(...).[16] 사실 스카이스피어 대공미사일의 유도 장치 서비터는 노쇠해 봉사할 여력을 상실한 챕터 근무원이 자처해 만들어진 것으로, 챕터와 제국을 위해 최후를 맞겠다는 모범으로 평시에는 성유물 취급된다.[17] 물론 타우 제국은 인류 제국에 비하면 코딱지 이하로 보일 만큼 세력권이 좁기 때문에 수가 많지 않아서 비교적 21세기의 인류와 생각이 비슷한 편이다.[18]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호루스 헤러시가 인류의 역량을 1%에서 0.3%으로 줄였다고 한다면, 사이버네틱 반란은 기술암흑기 인류의 역량을 100%에서 바로 그 1%으로 폭락시킨 것이다.[19] 종종 호루스 헤러시가 더 크게 느껴진다는 의견이 있는데, 이는 작중 40k 시대로서는 사이버네틱 반란보다 더 근접한 사건이고, 암흑성전 등 여전히 인간이 통제하고 이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지속되는 사건인 탓이다. 호루스 헤러시를 겪은 인류제국이 남아서 해당 사건 대한 자료가 꽤 남아있지만, 사이버네틱 반란이나 기술암흑기의 경우, 그 결과가 너무 참담해서 이 사건이 얼마나 참담했는지에 대해 증명해줄 자료들마저 없어져 버렸다. 사이버네틱 반란과 유전자 전쟁으로 인류가 망하고 투쟁의 시대로 들어가면서 자료 보존을 할 겨를이 없었으며, 영속자라는 초자연적인 관측자마저 없었다면 고대 그리스 당시에 언급된 아틀란티스마냥 먼 옛날 초고대문명의 몰락 정도로밖에 해석 못할 정도로 당대 인류의 이해범위를 넘어선 참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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