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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021년 10월 집권한 기시다 후미오 현 내각총리대신이 추진하고 있는 경제 정책이다.이는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중시하는 소득주도 성장론에서 기초한 것으로 2021년 자유민주당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가 자신의 간판 정책으로 내세웠고, 해당 선거에서 당선되어 집권에 성공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2. 배경
일본 제국은 추축국의 일원으로 제2차 세계 대전을 일으켰다 1945년 패망하여 미국에게 점령되었다. 미국은 일본을 전쟁할 수 없는 농업 국가로 만들 계획이었으나, 1950년 한반도에서 6.25 전쟁이 터지며 상황은 180도 달라지게 된다. 한국에 군수 물자를 수출하며 경제 재건에 성공한 일본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초고속 성장을 시작했고, 1960~70년대를 거쳐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되었다. 미국과 서유럽은 이러한 일본의 성장을 견제하려는 목적으로 1985년 엔화 가치를 절상하는 플라자 합의를 일본과 체결한다.플라자 합의의 결과 1986년 일본 경제는 -0.5%라는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고, 일본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와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를 단행한다. 이에 일본의 주식과 부동산 등 금융 자산의 가치가 비정상적으로 폭등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1980년대 일본 거품경제다. 그러나 좋았던 시절도 잠시, 1990년대 초반 거품이 꺼져버리며 일본 경제는 기나긴 잃어버린 30년에 돌입하게 된다.
2000년대 초중반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신자유주의 개혁, 2010년대 아베 신조 총리의 아베노믹스 등 일본 경제를 살려내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고 나름 성과도 있었지만, 결국 근본적인 체질 개선은 실패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거품경제 붕괴 이후 30년간 일본의 국민소득은 거의 정체되어 있었고, 2020년대 초반엔 일본과 달리 꾸준히 성장을 지속해온 대한민국과 대만에게 따라잡힐 위기에 처했다.
2021년 10월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뒤를 이어 집권한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이러한 일본 경제의 실태에 주목하여, '임금 인상'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자본주의를 경제 정책의 모토로 내세웠다.
이런 시도는 아베노믹스에 대한 반성에 기초한 것이다. 2013년 아베노믹스 도입 이후 경제성장은 약간 회복됐지만 임금과 가계소득, 그리고 국내소비는 정체됐다. 아베노믹스 이후 9년 가운데 6년 동안 실질임금이 마이너스 성장해, 실질임금 수준은 아베노믹스 이전보다 낮아졌다. 일본 정부도 1991년에서 2019년까지 1인당 실질임금이 미국은 41%, 독일과 프랑스는 34% 상승했지만 일본은 고작 5% 상승에 그쳤다고 보고한다. 그 결과 임금인상과 소득분배 개선이 중요한 정치적 의제로 떠올랐고, 이러한 배경 속에서 나온 것이 기시다의 새로운 자본주의다.
기시다 총리는 '분배 없이는 성장도 없다'를 강조하며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이케다 하야토 전 총리를 꼽았는데, 이케다는 기시다가 회장을 맡고 있는 파벌 굉지회의 설립자이기도 하지만 재임 시절 소득배가정책을 주도한 인물이기도 하다.
3. 상세
3.1. 5개 분야 집중 투자
기시다 정권 '새로운 자본주의' 실행계획 발표(대외경제정책연구원, 2022)1. 인재 분야 투자
임금을 인상하는 기업에게 세액 공제율을 올려주어 기업의 자발적 임금 인상을 유도하고, 이로써 저조한 가계 소비를 진작한다. 또한 2022년 여름부터 기업의 남녀 임금격차 공개를 의무화하여 남녀 임금격차 축소를 시도한다. 일본의 금융 자산 2,000조 엔 중 절반 이상이 예금 또는 현금 상태로 보유중인데, 이를 투자로 이끌어내기 위해 소액 투자에는 비과세를 검토하고 개인형 확정거출연금제도를 개혁한다.
2. 과학기술 투자
지난 20년동안 일본의 과학기술 분야 연구 논문 수준은 세계 4위였으나 2018년에는 세계 10위로 추락한 상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국익에 직결되는 양자 기술, 인공지능, 바이오 기술 분야를 국가전략으로 지정하고, 수상관저에 과학기술 고문을 설치한다. 거기에 대학의 연구 지출은 같은 기간 중국이 23.4배, 대한민국이 4.7배, 미국이 2.6배 증가한 데 비해 일본은 겨우 0.9배가 추가로 증가했기 때문에, 세계적인 연구대학 조성을 위한 방침도 포함되었다.
3. 스타트업 투자
일명 '스타트업 육성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개인보증 없이도 창업을 가능케 해 창업의 부담을 대폭 낮추기로 했다. 목포는 5년 이내 스타트업 수를 10배로 늘리는 것.
4. GX 투자(그린 트렌스포메이션)
안전하고 저렴한 에너지를 확보함과 동시에 탈탄소 시대에 대응하고자 2022년 GX 투자를 위한 10년 로드맵을 수립하여 민관 150조 엔 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5. DX 투자(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
디지털 경쟁력 평가에서 대한민국은 63개국 중 12위, 중국은 15위에 올랐으나 일본은 28위에 그쳤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권형 디지털 사회, 디지털 전원도시 국가 등을 실현하기 위한 투자와 환경 정비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미 전임 총리인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드러난 일본의 디지털 후진성을 개혁하기 위해 디지털청을 설립한 바 있다.
3.2. 부(富)의 회춘과 부의 이전
"한국도 머지않아 닥칠 미래"…日 '부의 회춘' 비책 뭐길래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고령 자산가의 자산을 젊은 중산층으로 이전시켜 소비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현재 2000조 엔이 넘는 일본의 가계 금융자산 가운데 60% 정도를 고령자들이 보유하고 있다. 한국 내에선 '대부분의 일본인은 가난하지 않나?'라는 인식이 퍼져 있지만, 세계에서 뉴욕 다음으로 백만장자가 많은 도시가 도쿄일 만큼 일본은 부자가 많은 나라다. 대기업 관리자급이나 고령층 같은 경우에는 한국보다 경제 수준이 확실히 더 높은 편이다.[1] 그럼에도 일본은 고령자들이 자산의 상당부분을 쥐고 있는 탓에 내수와 증시 부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고령자들은 젊은 세대와 달리 소비할 곳이 많지 않고, 투자 리스크를 감수할 필요가 없어 좀처럼 주식시장에 진입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 그 원인이다.
이들 고령층의 부를 아래로 흘러내리게 만들겠다는 게 기시다 내각의 정책이다. 기꺼이 리스크를 떠안으려는 젊은 세대는 투자할 자금이 없지만 돈이 남아도는 고령층은 적극적인 투자를 하지 않고, 한창 육아 때문에 돈이 많이 필요한 젊은 세대는 돈이 없으나 정작 돈 많은 고령층은 소비할 곳이 없는 이 괴리를 해소하고자 일본 정부는 '생전 증여 제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일본은 부모가 자식에게 생전에 재산을 물려줄 경우 매년 1100만 엔까지 증여세가 면제된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증여세를 전무 면제받으면 부익부 빈익빈 해소라는 증여·상속세의 취지가 훼손되기에 부모의 사망일 전 3년 이내에 증여받은 재산은 사망 이후 상속받은 재산과 더해 상속세의 대상이 된다. 일본 정부는 이 기간을 3년에서 7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2027년부터 연장하기 시작하여 2031년에 최종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당초 10년으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되었으나 자산가들의 반발을 의식해서인지 기간이 다소 줄었다. 이 정책에 따르면, 앞으로 고령 자산가들은 증여세와 상속세를 한번에 얻어맞고 싶지 않으면 적어도 죽기 7년 전에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줘야 해야 한다. 그러나 자신의 죽을 날을 미리 아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러니 고령 자산가들은 그보다 훨씬 일찌감치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기 시작할 것이고, 이런 식으로 젊은 육아세대에게 부의 이전을 일으키겠다는 의도이다.
60대 이상 부모가 주택 구입 등의 이유로 부채가 많은 40대 이하 자녀에게 손주 교육비로는 최대 1500만 엔, 육아 비용은 1000만 엔까지 비과세로 증여할 수 있는 특례 제도도 연장하기로 결정되었다. 원래 2023년 3월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3년 더 운영할 방침이며 앞으로 영구적인 제도로 고정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젊은 육아세대에게 정부가 돈을 꽂아주겠다는 정책도 나왔다. 2022년 12월, 일본 정부는 30~40대 육아세대의 소득을 2030년까지 44% 늘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2030년까지 일본의 여성 정규직 비율을 북유럽 국가 수준으로 높이고, 육아수당과 보육 서비스를 지금보다 2배로 늘리면 실현할 수 있다는 게 일본 정부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향후 육아수당 등 어린이 관련 예산을 2배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3.3. 노동자와 노동조합에 대한 우호적 태도
기시다 후미오는 노동조합에 대해서 매우 우호적인 태도를 견지해왔다. 기시다는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은 춘계투쟁(일본의 노동운동 진영에서 매년 펼치는 임금인상을 위한 투쟁)의 성과에 달려 있다"다며 노동운동을 옹호하고 장려하였다.#[2]4. 관련 문서
- 일본/경제
- 잃어버린 10년/일본
- 아베노믹스
- 소득주도 성장론
- 가부장적 보수주의 - 국내에서는 온정적 보수주의로 의역하는 경향이 있다. 권위주의적 의미의 가부장제를 지지한다는 의미라기보단, 안정과 분배를 통한 보수주의를 지지하는 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