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6 18:46:30

아이언맨(영화)/평가

파일:상위 문서 아이콘.svg   상위 문서: 아이언맨(영화)
1. 개요2. 평가
2.1. 호평
2.1.1. 원작 캐릭터의 훌륭한 재해석2.1.2. 충실한 성장 묘사2.1.3. 사실적 히어로 영화 시장의 개척2.1.4. 클리셰를 파괴하는 엔딩2.1.5.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탄생
2.2. 호불호
2.2.1. 급격한 캐릭터 변화2.2.2. 납득하기 힘든 악역의 행보
2.3. 혹평
2.3.1. 빈약한 액션
2.4. 재평가 및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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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아이언맨(영화) 평가를 정리한 문서.

2.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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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스코어 79 / 100 점수 8.6 / 10 상세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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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 A


2008년 여름 블럭버스터 1번 타자의 깔끔한 1루타
- 이동진 (★★★☆)

사실상 지금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있게 해준 작품이라고 평가받을 만큼 MCU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작품이다. 캡틴 아메리카 역의 크리스 에반스는 "다우니는 우리 모두를 여기까지 오게 해준 사람이다. 아이언맨이 이렇게 성공하지 못했더라면 이후의 일은 일어나지도 못했을 것이다. #" 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후 미국 의회 선정 영구보존영화로 등록되어 영화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영화로 인정되었다.

2.1. 호평

2.1.1. 원작 캐릭터의 훌륭한 재해석

지금과는 다르게 당시 마블 코믹스에서 아이언맨은 헐크스파이더맨은커녕 엑스맨이나 판타스틱4에 비해 인기가 다소 떨어지는 속칭 2군 히어로였다.

저조한 인지도의 아이언맨이 프랜차이즈의 첫 타자가 된 것에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표했었으나,[1] 개봉 후부터 지금까지 아이언맨이 MCU의 첫 작품이 된 것은 신의 한 수였다고 손꼽히고 있다.

또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연기한 토니 스타크는 원작의 토니와는 거리가 있었지만, 이 영화의 흥행으로 오히려 코믹스쪽에서 다우니의 외모를 흉내내는 지경에 이른다.

그리고 코믹스에서의 아이언맨의 위상도 몇 단계는 올려버렸다. 2008년 이전까지 1966년 5명의 슈퍼히어로를 묶어 발표된 애니메이션 시리즈 1개, 마블 어벤져스 애니메이션 게스트 출연을 제외하고는 단 하나의 단독작품도 나오지 않았던 아이언맨이었는데, 이 작품을 기점으로 단독 영화, 단독 애니메이션, 단독 게임 등 수많은 미디어믹스가 시작되게 된다. 마블에서 MCU 이전까지 영화가 2편 이상 나왔던 주력 캐릭터들인 스파이더맨, 헐크, 캡틴 아메리카, 엑스맨, 판타스틱 포였는데, 이 영화 이후 마블 간판급의 인기를 누리게 되었고[2] 배트맨을 따라잡을 정도의 미디어믹스 전개까지 가능하게 된, 캐릭터의 운명을 바꾸어놓은 인생작이라 할 수 있다.

2.1.2. 충실한 성장 묘사

이 영화의 진정한 묘미는 때려 부수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에 있다. 재수없는 이미지의 초일류 CEO 토니 스타크가 철이 든 다음, 직접 고군분투해가면서 슈트를 만드는 모습이 다른 히어로 영화에서의 '영웅이 되어가는 과정'과는 다른, 색다른 모습으로 찾아온다는 것이 이 영화의 큰 매력이다.

영화가 기존의 슈퍼 히어로물과 달리 '탄생 직후의 활약'을 그리는 게 아니라 '아이언맨이 탄생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것에 가깝기 때문에 토니 스타크는 개과천선하고 선행을 하려고는 하지만 이 작품에서 아직 그 선행이 본격적으로 나타나진 않는다. 처음부터 모든 능력을 얻고 난 다음을 그리는 영웅물과 달리 영화 중반까지 토니 스타크는 아이언맨 슈트를 시행착오를 격으며 개량하면서 자신을 완성시킨다. 덕분에 슈트를 만드는 장면이 액션 씬보다 비중있고 매력있게 그려졌다.

2.1.3. 사실적 히어로 영화 시장의 개척

공개직후 가히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다크 나이트》와 함께 '초사실적(super-realistic)'인 슈퍼 히어로의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받는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연기력에, 오락영화로서의 본분에 충실한 적당한 스토리, CG 기술의 도움을 받아서 당장 아이언맨 슈트를 입은 토니 스타크가 현실세계에서 돌아다녀도 전혀 이상할 것 같지 않은 설득력이 있었던 것이다.

영화의 성격상 현대 과학기술을 초월하는 말도 안 되는 기술들의 향연이 보이지만, 이 역시 굉장히 사실적으로 느껴져서 기존의 히어로물과는 다른 형태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기존의 영웅물과 달리 토니 스타크가 고뇌하거나 심각한 모습을 많이 보이지 않아 그게 오히려 신선하다는 평가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영화 중반부에서 토니 스타크가 아이언맨 슈트를 입는 장면 또한 백미. 특히 아이언맨 OST 타이틀곡 'Driving with the top down'을 배경으로 아이언맨 슈트를 입고 최초로 날아오르는 장면은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2.1.4. 클리셰를 파괴하는 엔딩

"Truth is... I am Iron Man.[3]"
"사실은... 제가 아이언맨입니다."

또 다른 명장면은 엔딩 씬. 주인공이 자신의 정체를 세상에 당당하게 드러내는 일명 "I am Iron Man" 씬은 "주인공은 정체를 숨기고 활동한다"는 슈퍼 히어로 장르의 클리셰를 전면적으로 부정함으로서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하였다. 이 대사는 기존 슈퍼 히어로 영화 그리고 원작이 되는 마블 코믹스와도 완전하게 다른 길을 가겠다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선언과도 같다.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처럼 전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슈퍼히어로 영화들에서 정체를 숨기는 건 클리셰 정도가 아니라 불문율에 가까웠다! 코믹스나 애니메이션도 대개 이러했고, 이따금씩 정체를 공개하는 히어로들조차 MCU의 아이언맨처럼 대놓고 연예인처럼 히어로 활동하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해당 장면은 단순히 MCU뿐만 아니라 슈퍼히어로 장르 역사에서도 큰 상징성을 지닌 장면이다.

저 대사 한 마디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탄생에 더해 핵심 개성을 만들어 냈다. 이후 20개가 넘는 영화들에게 크고작은 영향을 준 지각변동에 가까운 대사였던 셈이다.

이 대사는 아이언맨 3의 마지막에 다시 나와 아이언맨 실사영화 시리즈의 시작과 끝을 장식했고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클라이막스까지 장식하며 인피니티 사가의 시작과 끝까지 상징하는 대사가 됐다.

영화의 대미를 장식한 "제가 바로 아이언맨입니다." 라는 대사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즉흥적인 애드리브라는 이야기가 퍼져 있으나, 이는 전후관계가 잘못 알려진 사실로, 정체를 밝히는 것 자체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의견이 맞지만 즉흥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원래 기획 단계에서는 원작 코믹스처럼 아이언맨이 정체를 숨기고 활동하는 히어로라는 설정이었다. 하지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자신의 정체를 밝히는 것으로 마무리하자고 감독에게 건의했으며, 감독 역시 이 건의를 적극 수용함으로써 이 장면이 탄생하였다.[4]

2.1.5.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탄생

엔딩 크레딧 이후 닉 퓨리가 등장해 어벤져스 떡밥을 날리는 장면을 보고 충격받은 팬이 한둘이 아니었다. 아예 '세계가 뒤집혔다.'고 얘기할 정도. 실제로 《아이언맨》이 개봉된 이후, 유명 잡지에서 "아이언맨 마지막에 등장한 닉 퓨리는 누구인가?"를 다룬 기사가 나왔다. 마블 영화 시리즈의 최초의 작품이자 최고의 성공작 중 하나이기도 하여 작품이 차지하는 의미가 남다른데 MCU 세계관 자체가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진다. 실제로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도 비전이 직접 토니 스타크가 정체를 밝힌 이후 세상이 바뀌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영화 내에서도, 현실에서도 세계를 바꾼 한마디인 셈. 여러모로 마블 영화 시리즈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에 해당하는 작품.

이후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영화가 계속 개봉되면서 본작이 점점 더 재평가를 받고 있다. 웬만하면 거의 수작이라고 평가받는 마블에서도 가장 명작이라며 "마블이 앞으로 넘을 고비는 아이언맨이다"라는 말까지 나오는 중.[5]

2.2. 호불호

2.2.1. 급격한 캐릭터 변화

몇몇 관갹들은 이기주의자 & 게으름뱅이 & 바람둥이었던 토니 스타크가 납치 사건을 통해 자기 무기가 테러리스트에게 이용되고 있는 것을 보고는 정신을 차려 무기 산업을 일절 중단하고 히어로 활동에 매진하는 과정이 지나친 급전개를 보인다.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아무리 진실을 알았다고 한들 막대한 이익을 취할 수 있는데도 사람이 사업을 그만두는 것은 잉센이 토니의 운명을 바꾼 것을 감안해도 토니가 너무 바뀌었다. 토니가 납치 사건에서 무슨 정신붕괴 수준의 충격을 받은 것도 아니고, 테러리스트들 몰래 탈출 계획을 꾸며서 성공시킬 정도로 침착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말이다.

다만 여기에 대해서는 반론이 있는데 토니 스타크는 자기 무기에 자기가 당하고 나서야 무기 사업의 해악을 인지하였으며[6] 인센과의 만남을 통해 지금까지의 인생이 '낭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 뿐 근본적인 부분은 변하지 않았다. 인격이 갑자기 변했다기 보다는 인생을 낭비하느라 잊고 있었던 주변인들에 대한 애정과 내면의 선함을 일깨웠다고 볼 수 있다. 1편에선 히어로로서의 구체적인 공적을 쌓는 부분을 지극히 줄이고 히어로로 개심한 이후에도 원래의 촐랑거리고 안하무인인 성격을 그대로 유지하는 이 영화 특유의 차별성은 영웅으로 급각성한 일반인의 스토리에서 오는 이런 간극을 줄이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토니가 그 정도의 정신붕괴는 경험하지 않았다는 것 역시 반론의 여지가 존재한다. 토니 스타크는 기본적으로 후속작 어벤져스에서 필 콜슨의 죽음에 대해 캡틴 아메리카와 비교해도 유별나게 충격을 받고[7] 웜홀 사태 이후 심각한 정신적 트라우마를 갖게 되었음에도 일관되게 겉으로는 의연하게 행동하고 티를 내지 않는다. 이후에도 울트론을 만드는 사고를 치는, '행동'으로 이어진다. 이는 캐릭터의 성격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테러리스트의 압박을 받으면서도 침착하게 계책을 짜내는 것은 동굴에서도 수트를 창조할 수 있는, 캐릭터의 '영웅적인 능력'을 띄워주기 위한 묘사로 볼 수 있다.

2.2.2. 납득하기 힘든 악역의 행보

아이언맨 빌런인 오베디아 스탠에 대한 평가는 좋지만 행보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팬들도 있다. 페퍼 포츠에게 계획을 들킨 이후부터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보인다. 페퍼가 자기 컴퓨터에서 모든 진실을 알아냈음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 페퍼가 필 콜슨과 접촉하고 스타크 인더스트리 건물을 빠져나갈 때까지 가만히 내버려뒀다가, 콜슨이 요원들을 데리고 체포하러 오자 그때서야 아이언 몽거를 착용하고 페퍼를 노린다. 오베디아 스탠의 목적은 스타크 인더스트리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므로, 페퍼가 콜슨과 접촉해서 모든 진실을 외부에 전달한 시점에서 스탠의 목적은 실패하였고 사업가로서의 인생은 완전히 끝장난 것이다. 스탠이 취해야 할 합리적인 행동은 페퍼가 스타크 인더스트리를 나서기 전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납치 혹은 살해해서 입을 막는 것이고, 그게 실패했으면 잡혀가기 전에 나 살려라 도망쳐야 마땅하다. 이제 와서 페퍼와 콜슨을 죽여본들, 콜슨이 이미 상부에 보고했을 테니까 자신의 악행은 만천하에 알려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 늦은 마당에 페퍼를 죽이겠다고 난리치는 것은 똑똑하고 멍청하고를 떠나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다.

스탠이 목격자만 없애버리고 증거 인멸을 시도하려고 했다는 의견이 있는데 그런 음모론 같은 거래가 가능할 지는 둘째 치고, 정말 그런 계획이 있었다면 작중에서 그렇다는 암시라도 넣어야 했다. 게다가 스탠의 후반 모습은 그런 치밀한 계획을 꾸미는 신중한 모습으로 보이지 않는다. 싸움은 대책 없이 요란한 데다가, 얼굴을 필사적으로 숨겨도 모자랄 마당에 굳이 토니를 비웃으려고 얼굴을 드러내기까지 한다. 당시까지만 해도 CCTV 같은 것이 사방에 깔려 있던 시대는 아니긴 하지만 만에 하나가 있는데 별 이유도 없이 드러낼 필요는 없다.[8]

애초에 행적이 말이 되는지 안 되는지는 둘째 치고 막판에 스탠의 언동 자체가 초중반과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갑자기 멍청해 보이는 것이 진짜 문제다. 친절한 조언자를 완벽히 연기하면서 토니를 속이면서 뒤로는 죽일 음모를 꾸미던 철두철미함으로 카리스마를 보이던 캐릭터였는데, 최종결전에서는 힘만 믿고 자만하다가 토니의 작전에 완벽하게 그것도 두 번이나 농락당해 허무하게 죽는다. 강한 힘에 취해서라든가 이제껏 숨겨왔던 본성을 드러내서 흥분했다든가 설명을 붙일 수는 있겠지만, 뭐라고 설명하든 멋있거나 무서워 보이는 매력적인 악당이라고는 못한다.

그리고 다른 건 몰라도 페퍼가 이미 외부와 접촉한 후에도 죽이려고 한 건 도저히 설명이 불가능한 멍청한 짓이다. 목격자 제거는 외부에 목격 정보를 알릴까봐 하는 건데, 이미 외부에 목격 정보를 알린 목격자를 죽여서 어쩌자는 건가? 여기서 페퍼를 죽여봤자 페퍼가 이미 실드 측에 남긴 증언은 그대로 남으며, 이 시점에 페퍼를 죽이는 짓은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꼴이라 증언에 신빙성만 더해주는 자가당착일 뿐이다. 정말 이 사태를 은폐할 능력이 있었다면 페퍼를 죽이는 것보다는 반대 알리바이를 조작해서 법정에서 정식으로 페퍼의 증언을 몰아붙여 가짜 목격자로 몰아붙이는 것이 훨씬 낫다.

여기에 대해서는 위 주장대로 오베디아가 페퍼를 막았어야 한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는 페퍼를 나가지 못하게 할 만한 명분이 부족하다. 페퍼는 단순한 비서 따위가 아니며[9] 말 그대로 토니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고 스타크 인터스트리에서도 오베디아보다야 밑이긴 하지만 대외적으로 토니를 대신할 정도로 명실상부한 중요인물이다. 그런 페퍼를 나가지도 못하게 잡는다? 그것도 쉴드 요원이 바로 옆에 함께 하고 있는데? 그것이야 말로 자폭이다.[10]

그리고 위 서술에는 이미 페퍼와 콜슨을 죽이는 것이 너무 늦은 마당에 증거인멸이 너무 늦었다라고 서술하고 있는데, 자세히 영화를 보면 오베디아가 페퍼에게 발각된 날, 토니를 죽이려 한 날, 토니와 싸우다가 죽은 날이 전부 같은 날이다. 애초에 쉴드에 콜슨이 상부에 정보를 다 전달했는지도 의문인 게 콜슨은 페퍼와 함께 건물을 나서자마자 오베디아의 음모를 막기 위해 아이언 몽거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거기서 오베디아에게 페퍼와 콜슨은 발각되었고 오베디아가 그들을 죽이려 한 것이다.

그렇기에 오베디아가 차분한 마음으로 마음을 정리하고 자신을 구출하기 위해 마음을 다스릴 만한 여유나 시간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제3자의 입장에서 "왜 이렇게 하지 못했지?" 라고 생각하는 건 당사자가 아닌 제3자의 입장이니까 그런거고, 오베디아가 저렇게 막나가는 행동을 보여주는 건 모든게 다 발각돼 인생이 종치게 될 입장에서는 오히려 당연한 거다. 초인이 아니고서야 자기가 죽게 생겼는데 제정신을 가지고 행동하는 게 오히려 더 말이 안된다.

오베디아의 입장에서는 당장 눈앞의 쉴드와 페퍼만 제거한다면[11] 콜슨이 정보를 전달하지 못했다면 대충 얼버무려 보안상의 사고였다고 둘러댈 수 있었을 것이고[12] 정보를 전달했다면 기업을 살리려는 자신을 토니와 페퍼가 질투해 증거를 조작했다라고 오히려 뒤집어씌울 수 있을테니 차라리 그길을 선택한 것일 수도 있다.[13]

결론적으로 오베디아의 행동은 자신의 행동이 발각되자 가능한 빠른 시간내에 그것을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하다가 벌어진 일들에 가깝다.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토니를 암살하려고 했을 때와는 달리 단 하루도 안된 시간 내에 그것을 수습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베디아가 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 생각한다는 것을 기대하는건 영화를 보는 제3자의 입장에서나 가능한 것이며 오베디아 입장에서는 당연한 행동이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는 것과 관련해서는 마지막 장면에서 배우들의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일이기에 벌어진 영화적 허용 및 서술 자체로 CCTV도 없는 시대에 단둘이만 대화하고 있을 상황이기에 가면을 열었다고 해도 무방하다.[14] 이런 영화적 허용을 이걸 무슨 현실 대입까지 해가면서 이해가 불가능하다고 한다면 많은 영화의 부분이 말이 안된다로 끝나게 될 것이다. 거기다가 얼굴을 드러내기 바로 이전 장면에 아이언맨이 아이언 몽거의 등 뒤로 올라타 머리 부분의 회로를 끊어서 시각센서와 조준 장치가 먹통이 되어버리는 장면이 있어서 시야 확보를 위해 슈트를 개방해 얼굴을 보였다고 해석하면 개연성에도 문제 없다. 실제로도 얼굴을 드러낸 이후 개틀링을 토니에게 사격하지만 조준장치의 오류로 주변 지형만 박살내고 토니는 맞추지도 못한다.

2.3. 혹평

2.3.1. 빈약한 액션

상술한 이유로 인해 액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액션 씬은 Mk.1 슈트를 입고 뒤뚱거리며 텐 링즈의 아지트를 탈출하는 장면, 굴미라에서 텐 링즈 조직원들을 쓸고 탈출하다가 F-22의 공격을 받고 회피하는 장면, 하이라이트 씬인 아이언 몽거와의 육탄전 이 세 개 뿐이다.

그나마 가장 하이라이트여야 할 아이언 몽거와의 싸움에서는 정작 아이언맨 자체의 기능이 거의 활용되지 않는다. 모든 면에서 아이언 몽거에게 밀리는 아이언맨의 공격은 전혀 듣지 않고, 유일하게 통용된 것은 빙결 방지 능력을 이용해 아이언 몽거를 고공으로 유인하여 얼어붙게 만든 것뿐인 데다가 그나마도 별 효용을 보지 못했다. 결국 아이언 몽거를 해치운 것은 아이언맨의 힘이 아니라 아크 리액터의 폭발이었다. 아이언맨 슈트를 만드는 과정만으로 영화의 절반을 때워놓고는 정작 결전에서는 슈트의 기능을 하나도 안 보여준다.

물론 개연성이 없는 내용은 아니다. 사용하고 있던 아크 리액터를 오베디아가 강탈해가는 바람에 여러가지 단점으로 인해 폐기하고 페퍼에게 기념으로 준 아크 리액터를 대신 장착한 뒤라 에너지가 부족했다. 그러니 기능을 잘 사용할 수 없을 수밖에 없었다. 더불어 아이언맨 1 시점에서 토니 스타크는 격투에는 별 다른 특기가 없는 군수업체 CEO일 뿐이다. 비록 두뇌가 뛰어나 첨단기술로 이루어진 슈트를 착용했다고 해도, 각종 무장을 격투 중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는가는 또 다른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유가 뭐든 간에, 아이언맨이 수많은 무기로 무장하고 있는 것이 컨셉임을 긴 시간에 걸쳐 묘사해 놓고는 정작 막판에는 그 컨셉을 백지로 만들어버렸을 뿐더러 그렇다고 달리 더 괜찮은 대체 액션을 내놓지도 못한 채로 용두사미가 되어버린 것은 부정하기 힘들다. 중반 테러리스트 제압 신의 퀄리티는 훌륭하지만, 기승전결 구도에 따라 막판에는 더 화려한 액션을 보여주기 바라는 것이 관객들의 자연스런 기대인데 그걸 충족시키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토니 스타크가 히어로 아이언맨으로 거듭나는 과정'은 잘 묘사했을 지언정, '슈퍼 히어로 아이언맨의 위엄' 자체는 제대로 부각되지 못했다. 아무리 아이언맨의 성장에 초점을 둔 스토리라 할지라도 명색이 슈퍼히어로 영화인데 이렇게나 액션이 부족한 건 아쉬운 부분이다.

'MCU의 첫 영화'라는 점을 고려하면 나중을 위한 큰 그림이란 의견이 있는데, 애초에 MCU 영화들은 거대한 프랜차이즈의 하나인 동시에 하나의 독립적인 영화로 만들어졌다. 그러므로 엄연히 한 편의 단독 영화로서의 완성도 면에서도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 애당초 MCU의 책임자 케빈 파이기는 항상 전체 세계관보다는 개별 영화의 완성도를 중시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후속작을 위해 개별 영화의 완성도를 낮추어도 된다는 옹호는 도리어 MCU의 기본 자세와 어긋난다.

2.4. 재평가 및 종합

출시 당시엔 마지막의 'I am Iron man'으로 히어로 영화의 불문율이던 '정체를 숨기는 히어로'로써의 정체성을 타파한 것을 제외하면 그다지 큰 평가를 받지는 않았다. 이는 하필 2달 뒤에 역대 최고의 히어로 영화라는 천사를 받았던 다크 나이트가 개봉했기 때문이 가장 크다. 실제로 다크 나이트는 개봉 이후 10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역대 최고의 히어로 영화라는 찬사를 계속해서 받고 있을 정도이니[15] 당시에 불러일으킨 센세이션은 훨씬 더 컸다.

그럼에도 아이언맨 1편은 시간이 지날수록 꾸준히 재평가되고 있으며, 현재도 "마블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아이언맨 1편이다."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올 정도로 현재 아이언맨 1편의 위상은 매우 드높은데, 이는 아이언맨 1편 자체의 상징성도 크지만 영화 자체의 완성도도 상당히 높기 때문이기도 하다.

보통 히어로물은 히어로의 성장을 초반에 다루고 중반 이후부턴 본격적인 활약상을 담으나, 아이언맨은 거의 최초로 한 편 전체가 주인공의 성장에만 오롯이 집중하고 있다. 작중에서 아이언맨은 끝없이 실수를 반복하면서도 더 완벽한 히어로로써 성장하고 있으며, 마지막에는 자기 자신의 안위보다 타인을 더욱 걱정하는, 어엿한 히어로로써 각성하고 끝내 마지막 불문율이던 정체를 감추는 히어로라는 클리셰마저 타파하였다. 비록 이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작품들이 더욱 완벽한 환경에서 더욱 화려한 연출과 빵빵한 배우진으로 더 크게 흥행하고 성장하였으나, 그 기반에는 기존의 히어로물 공식을 죄다 때려부수고 MCU라는 자신들만의 히어로 영화 공식을 새롭게 만들어낸 아이언맨이라는 존재가 있던 셈이다.

그 결과 마블 시리즈 영화들 중에선 블랙 팬서 다음으로 높은 로튼 토마토 점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블랙 팬서도 사실상 영화의 완성도적인 측면보단 '흑인 문화 및 흑인 히어로를 정면에 보였다'는 정치적 올바름에 가까운 시선이 더 컸음을 고려하면, 순수하게 '슈퍼히어로 영화'로써는 아직까지도 아이언맨 1편 이상의 완성도를 지닌 영화를 뽑아내지 못했다는 소리가 되기도 한다. 그만큼 아이언맨 1편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넘어 히어로 영화에 남긴 족적이 큰 작품이라 볼 수 있는 셈이다.


[1] 아래쪽에도 써놨지만, 나중에 밝혀지기로는 아이언맨이 첫 스타트를 끊게 된 이유는 싱거우리만큼 심플하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장난감 선호도 조사에서 아이언맨이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사실 싱겁다고 하기에도 뭐한게 영화를 통한 굿즈 판매 수익은 엄청나다. 2013년 스파이더맨 관련 상품 판매 금액이 13억 달러라고 할 정도 였으니까. 물론 스파이더맨의 경우 마블 히어로중 최상위 인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동일선상에 놓을 수는 없지만 어쨌든 장난감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했다는게 무시할 수 없는 이유인건 사실이다.[2] 스파이더맨과 헐크, 엑스맨이 마블이 어려운 시절에 판권이 다른 곳으로 팔려갔던 것은 역으로 이 세 시리즈가 과거부터 어마어마한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 당시 다른 영화사들은 아이언맨, 토르 등 지금의 MCU의 주력 캐릭터들은 영화 제작을 해도 수입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탐내지 않았다.[3] 이 대사는 추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인피니티 사가의 대미를 장식하는 대사가 된다.[4] 아이언맨부터 시작해서 어벤져스: 엔드게임까지 이어진 토니 스타크의 행적을 봤을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이 건의는 토니 스타크와 아이언맨의 운명, 더 나아가 인피니티 사가 전체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뿐만 아니라 마블코믹스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대놓고 초월해 버림으로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게 막강한 독립성을 부여한 신의 한 수가 되었다.[5] 이와 유사하게 수작 평가를 받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영화로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가 있다.[6] 거기에 기자회견에서 '나는 우리 군인들을 지키기 위해 최신형 무기를 개발했는데 우리 젊은이들이 나의 무기에 죽어가는걸 지켜보았다' 라고 말한 걸 보면 군인들이 자신이 개발한 무기에 죽은 죄책감도 있는 듯 하다.[7] 스티브는 전쟁을 겪은 군인이고 오랫동안 실전을 겪으며 오랜 친구의 죽음도 받아들였다. 매우 큰 충격을 받은 토니에게 "전우의 죽음에 익숙하지 않나?"는 질문을 꺼냈는데, 토니는 민간인이며 전쟁을 겪은 세대도 아니기에 주변 사람이 죽는 것에 익숙하지 않고 "죽은 목숨이 살아남은 것에는 이유가 있다"는 평생의 마음의 짐도 지니고 있다. 그렇기에 "난 군인이 아니야!"라고 반박하는 모습을 보인다.[8] 이 때문에 스탠은 막판에 와서 그냥 1인자를 빼앗긴 증오로 토니에게 복수하려던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긴 하지만, 당시 스탠의 태도는 복수귀하고는 거리가 먼 여유작작한 태도였기에 설득력이 부족하다.[9] 설령 단순한 비서라도 모시는 사람이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CEO 토니 스타크라면 단순한 비서도 단순한 비서가 아니게 된다.[10] 애시당초 필 콜슨이 스타크 인더스트리에 온 것부터가 토니가 텐 링즈에 잡힌 것이 내부자의 배신 때문이 아닌가 조사하러 온 것이다. 그리고 그런 콜슨과 우연히 만나게 된 포츠는 엄청나게 운이 좋은 것이고 반대로 스탠은 엄청나게 운이 안 좋았던 것. 만약 그 상황에서 스탠이 나섰다면 포츠에 의해 자신이 텐 링즈와 내통하는 관계였다는 것이 그 자리에서 들통났을 테고 상황은 더 안 좋아졌을 것이 분명하다.[11] 이 시점에 오베디아는 토니는 제대로 처리하지도 않고 나갔다. 급한 마음도 있었겠지만 토니가 죽었을 거라 여겼을 지도 모른다. 만약 로디의 도움이 없었고, 토니가 백업 아크 리액터를 구하지 못했다면 사실상 죽었을 것이다.[12] 실제 오베디아의 죽음을 토니는 그렇게 처리했다.[13]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변호사 군단은 막강하다. 쉴드가 망하고 왜 마리아 힐이 스타크 인터스트리에 취직했는지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14] 사실 빌런이 죽기전에 허세를 부리다가 예상치 못한 한방에 당하는 건 전형적인 헐리우드의 클리세이다.[15] 단편이 아닌 시리즈로 보자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시리즈 중 페이즈 1인 인피니티 사가 시리즈가 있긴 하지만, 단편만으로 평가하자면 다크 나이트의 아성을 넘는 영화는 없다는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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