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시내 위를 비행중인 메이콘함. |
[clearfix]
1. 개요
Akron-class Airborne Aircraft Carrier미군, 정확히 말하자면 미 해군이 전간기에 운용했던 비행선이자 공중항공모함. 세계에서 유이하게 제작된 비행선 형태의 공중항공모함이었다.[1]
2. 개발
격납고 밖으로 나와 있는 1번함 아크론함. |
3. 특징
일단 크기부터가 컸다. 아크론급은 크기부터가 전장 139m, 전폭(동체의 지름)이 40m나 되었고, 이는 나치 독일의 힌덴부르크급 비행선 Lz129 힌덴부르크와 Lz130 그라프 체펠린[2]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큰 크기였다.[3]아크론급의 또다른 특징으로는 불안정하고 불이 잘 붙는 수소 대신 굉장히 안전한 기체인 헬륨을 채워 넣었다는 것인데, 이는 미국이 세계 1위의 헬륨 생산국이었기에 가능한 짓이었다.[4]
하지만 이 많은 특징 중에서도 아크론급을 가장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바로 항공기 분리 및 회수, 일명 공중항공모함으로서의 기능이었다. 아크론급은 전용 항공기 F9C 스패로호크 4기를 수납하고 있다가 비행중에 후크를 통해 내려보내서 이함시키고, 회수할때는 비행선의 속도와 비행기의 속도를 일치시킨 상태에서 후크를 걸어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운용했는데 이것도 당시 프롭기의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았기에 가능했던거고 그나마도 착함은 고난이도의 작업이었다.
그래도 아예 쓸모가 없던 건 아니라, 완성 후에는 공중항모의 기술발전을 위한 각종 실험에 사용되었고, 행사장에도 많이 불려다녔다.
4. 최후
그러나 제작 이후 여러 번에 걸친 사고와 결정적으로 경식 비행선 자체의 특유의 안정성 문제[5] 때문에 1번함 아크론은 취역 2년만인 1933년에 결국 뉴저지 주에서 전기 사고로 추락하고 말았다. 자매함이자 2번함인 USS 메이콘 역시 1935년에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강한 폭풍우에 휩쓸려서 그대로 용궁행 급행열차를 탔고, 1980년대에 들어서야 잔해가 발견되었다. 참고로 아크론은 승조원 76명 중 73명이 순직하는 대참사를 낳았는데,[6] 메이콘은 사망자가 두 명만 나오며 비교적 작은 사고로 끝났다. 이후 아크론의 잔해는 고철로 처분되었지만 메이콘은 바닷속에 가라앉은 탓에 아직도 잔해가 남아 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기낭 부분은 죄다 부식되어 없어진 관계로 현재 남은 부분은 철골 뼈대와 탑재된 항공기들의 잔해가 전부다.어쨌든 이렇게 미 해군이 거창하게 만든 아크론급은 정작 실전에서는 쓰이지도 못하고 최후를 맞이하였다. 사실 실전에 쓰였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건 없었겠지만.[7][8]
[1] 다른 하나는 영국의 R33급 공중항공모함이다.[2] 이쪽은 전장이 무려 245m, 전폭이 41m에 달한다.[3] 아크론급은 수소 비행선까지 같이 집계한다면 세계 2위의 크기였고, 헬륨 비행선만 집계한다면 역사상 가장 큰 비행선이었다.[4] 비슷하게 나치 독일 역시 자국의 초대형 비행선 힌덴부르크와 그라프 체펠린에 위험한 수소 대신 헬륨을 채워 넣으라고 했지만, 미국이 안슐루스를 문제삼아서 수출을 거부하는 바람에 눈물을 머금고 수소를 채워넣어야 했다. 그리고 얼마 뒤...[5] 그 당시 경식 비행선에는 주로 수소를 충전하고 다녔으므로 여차하면 폭발 위험이 있었다. 물론 전술했듯이 아크론급은 헬륨을 사용했으므로 그 문제는 없었지만, 비행선은 덩치는 큰데 난기류에 취약했고, 이로 인해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여 결국 퇴역 원인이 되었다.[6] 힌덴부르크 참사보다 더 많은 사망자를 냈다! 사실 힌덴부르크 참사는 사건 사망자 수로 따지면 굉장히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에 엄청난 충격을 안겼는데, 이는 당시 세계 최대의 비행선으로 부르던 힌덴부르크가 폭발했다는 점과 사건 현장에 기자들이 집결해 있어서 폭발 장면이 생생히 사진과 영상으로 전해진 탓이 크다.[7] 사실 2차대전 당시 비행선은 정찰이나 방공기구 용도가 아니면 아예 쓰이지 않았고 대부분 힌덴부르크급 비행선 처럼 전략물자로 징발당해 해체되었다. 비행선은 약한 내구도와 느린 속도로 이미 1차대전에서도 슬슬 한계를 노출하고 있었는데 그때에 비해 항공기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2차대전에서는 공중전에서 아무런 활동도 하지 못했다.[8] 다만 미군은 2차 대전 당시 초계용 비행선에 폭뢰나 중기관총 등을 달아서 자국과 캐나다 해안으로 접근하던 유보트 몇 척을 격침시키기도 했다. 유보트들의 방공무장이 워낙 빈약하였고 비행선의 긴 항속거리를 이용였던 셈. 다만 역으로 유보트에게 털리는 경우도 있었다. 만약 아크론급 공중항공모함이 그 때까지 살아남았더라면 이런 식으로 해안 초계를 하면서 쓰였을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