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6 22:06:17

어휘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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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자가 진단3. 중요성4. 사회 이슈5. 한자 교육과의 관련성6. 향상 방법7. 여담8. 참고 문서

1. 개요

어휘력()이란 어휘를 풍부하게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이다.

2. 자가 진단

아래 표는 중·고등학교 교과서 전반에 사용되는 어휘들 중 다소 수준이 있는 것들을 추려낸 것으로, 자가 진단을 해볼 수 있다. 만점에 가까울수록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에 서술되어 있는 (거의 대부분의) 설명을 읽는 데 무리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저촉하다
피상적
견지하다
통찰
간극
초석
종속적
대관절
미덥다
집적
고착
결부하다
절충하다
부연하다
가변성
경위
후천적
항구적
맹점
교섭하다
하한
퇴화하다
타율성
다층적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제시한 교과 도구어 일부 (자료).

3. 중요성

어휘력 부재는 학업 성취도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데 있어서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어휘력은 인지언어학과 관련이 깊은데, 정보를 처리하고 사고와 문제해결 과정의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한다. 즉, 활용할 수 있는 언어가 적다면, 폭넓게 사고할 수 없게 된다는 뜻.

4. 사회 이슈

중고등학생 대상 수업인데도 '물이 차오르다'라는 뜻을 몰라서, '물을 어떻게 발로 차올려요?'라고 질문한다거나, '조짐이 보인다'는 말에 '욕 아닌가요?'라고 반문하는 등 기초적인 국어 실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학생들이 사생대회 뜻을 몰라서 '죽기 살기 대회인가요?'라고 묻는 황당한 일도 있다고 말했다.
수업중 꺼낸 단어에 "욕 아닌가요?"…중고교 교사들 황당 (2024. 6. 19.)
MBC 뉴스 투데이 [와글와글 플러스] "우천시에 있는 지역인가요?" 학부모의 질문
20대도 심각한 맞춤법…"적금 '혜지' 해달라는 손님 널렸어요" [이슈+]
"심심한 사과?" "가결이 뭔가요?"
그 외에 0명, 금일, 사흘에서도 마찬가지의 논쟁이 불붙기도 한다.

한때 트위터에서 어느 업체가 사과문을 업로드하며 '심심한 사과의 뜻을 표한다' 라는 표현을 사용하자 '무료하다', '따분하다', '지루하다'는 의미로 해석한 사람들이 집단으로 몰려가 공격을 하는 사건이 있었다.[1] 대체로 이러한 이슈는 누군가의 부끄러운 실수가 있었다는 식으로 마무리될 수도 있지만, 날이 갈수록 보기 힘든 경우가 더 많아지고 있다.

어휘라는 것은 문식성(문해력)과 달리 '지식'의 영역이기 때문에 알기 전까지 모를 수도 있는 것이다. 혹자도 특정 단어나 개념을 알기 전까지는 그것을 몰랐을 것이다. 모르는 쪽에서는 이제라도 찾아보면 될 문제이고, 이미 알았던 사람들은 좋게 말하고 끝낼 수도 있는 문제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무식하다'라는 표현으로 상대편을 공격하는 빈정거림으로 인해, 반대편에서는 그 무지함을 정당화하는 수동공격성 여론도 만만치 않게 형성되고 있다. 여초 커뮤니티에서는 대부분 ‘○○ 모르면 무식한 거야?’라는 식의 글에서 이런 전개를 상당수 찾아볼 수 있다. 한편 남초 커뮤니티처럼 재미나 단순성의 가치만 지나치게 추구하는 곳에서는 양상이 조금 다르다. 대부분 “내가 이해하지 못하게 말을 한 너의 잘못이다” 내지는 이러한 (어려운 한자어) 말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라는 식으로 책임의 뿌리를 옮기는 듯한 집단 여론이 형성되곤 한다. 허나 자신이 그 뜻을 모른다는 사실 자체를 받아들이긴 커녕, 넘겨짚은 의미를 가지고 본인의 지식이 충분하다고 착각해 그 뜻을 알아보려는 노력 자체를 하지 않는 건 물론이요, 자기가 틀렸을 가능성은 고려조차도 않고 글을 올리고 또 이 점을 지적해도 자신이 맞다고 고집을 피우거나, 왜 어려운 단어를 쓰냐고 하는 등 이들은 모두 명백하게 반지성주의의 한 형태이다. 이젠 아예 내가 모르는 단어 쓰지 마라 → 역사적으로 보존할 가치가 있냐 로 더더욱 악화되었다. 이렇게 무지와 적반하장식 뻔뻔함이 차오를 수록 사회 전체 구성원들의 어휘력 향상은 기대하기 더더욱 어려워진다.

5. 한자 교육과의 관련성


한국어 어휘의 절반 정도가 한자어이므로[2] 한자 교육을 중시해야 한다는 의제가 2020년대 들어서 심심치 않게 떠오르고 있다. 자세한 건 한자 교육 찬반 논쟁 참고. 상용한자 1,800자 정도(공인자격급수 3급)를 알면 현재 쓰이는 한자어 대부분을 이해할 수 있을 뿐더러 동아시아 언어를 학습할 때 비교적 그 관문을 쉽게 뚫을 수 있다.[3]

한편, 한자의 형태까지 가르치는 것을 두고 ‘단순히 새로운 기호 체계를 익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반론도 있다. 이러한 반론의 문제점을 일부 수용하여, 저학년에 한하여 각 음가가 가지고 있는 뜻(뉘앙스)이라도 최소한으로 추론할 수 있게 도와주는 방향으로 절충해볼 수 있다. 2020년대에 대두되고 있는 이슈 대부분은 어근 유추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기 때문이다.[4] 한자가 부담 요소라면, 융통성 있게 한글로 음가를 제시하고 대표적인 뜻들을 설명한 뒤 예시 단어[5]를 나열해놓은 별도의 교과서를 신설 및 구성하는 방식이다. 즉 지시하는 주 표기를 한글로 하고, 부 표기를 한자로 하는 방식이다. 이는 시각적으로 한글 표기에 주력하게 하고, 한자 표기를 작게 강조하여 학습 부담을 낮추는 데 목적이 있다. 그밖에 혼동할 만한 ‘동음이의’에서는 대조군인 한자 표기를 좀 더 강조하는 측면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문해력과 어휘력 모두 국어과가 담당하는 것은 맞지만, 한계가 있다는 점을 참작하여 한문과와 함께 2022 개정 교육과정(2025 적용)에서 '융합 선택 과목'이라는 과목군에 <언어생활과 한자>[6]라는 과목을 개설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가수준 교육과정까지 이 과목을 개설했다는 점은 학생들의 어휘력 저하에 문제가 있다고 본 것이다.

6. 향상 방법

결정적으로 모르는 표현이 나왔을 때 즉시 사전을 찾아보는 습관이 중요하다. 그러나 그 귀찮음의 간극을 극복하는 것부터가 상당한 벽이기에 좀처럼 쉽지 않다. 이럴 때는 하나의 글을 두고 목적을 다르게 취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예컨대, 첫 번째 읽기에서는 어휘력 향상용 독서, 두 번째에서는 문해력 향상용 독서에 목적을 두어 독서 활동을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소재 하나를 두고 두 가지 행동 영역으로 이원화하는 것이다.

문학 영역은 어휘력을 제고한다. 문학 교육의 목표 및 대학수학능력시험 평가 개괄에 풍부한 어휘가 적시되어 있다.[7] 비문학(독서)에서 나오는 표현은 어떠한 사실이나 현상을 객관적으로 설명할 때 사용되는 어휘에 중점을 둔 반면에, 문학은 (그보다 더 외연에 있는) ‘풍부한 표현’이라는 가치에 부합하며 때로는 오히려 더 일상 표현에 밀접한 경우도 흔하다. 예컨대 한자성어속담, 사투리 등이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외에도 고전에서 특출나게 자주 나오는 어휘도 포함될 수 있다. 간혹 여기서 다루는 표현들이 비주류적이라고 하는 의견이 있으나, 고연령층 혹은 나이 드신 교수들, 정치인들 간의 토론, 정치·경제 관련 매체에서는 오히려 접하지 못하는 수준을 넘어 흔히 사용된다. 이처럼 비문학(독서)만으로는 어휘력을 제고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어느 정도 수준이 있는 문학 작품이나 소설을 읽을 것을 권장한다.[8]

아니면 아예 작정하고 어휘집을 찾을 수도 있다. 문해력 이슈로 인해 2022년부터 각종 어휘 관련 교재가 별도로 개발되고 있다. 이는 중고학습 코너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 외 공무원 시험 등을 위해 국어 어휘를 모아 책으로 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책을 읽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7. 여담

  • 영어에서도 실력 차이가 어휘력에서 판가름난다고 봐도 무방하며, 이른바 '시소러스'(thesaurus)가 가장 중요한 준비물로 취급받고 있다. 특히 비슷한 의미인데 형태만 다른 단어들이 지문에 많이 나오고, 듣기 평가 역시 지문에서 나오는 관용구들의 함축 의미가 무엇인지 알고 있어야 하므로 영어에서 어휘력은 곧 청해·독해력으로 직결되는 문제이다.
    • 다만, 영어를 기준으로 하면 대체로 필수 어휘 1,000 단어 정도를 안다면 적어도 현지에 가서 생존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
    • 그러나 약 3,000~4,000개 정도의 기본 어휘를 알면 책, 신문을 읽거나 방송 청취가 가능하며, 5,000~6,000개 정도의 어휘를 알면 어지간하면 프리 토킹 및 원서 해독도 가능하다. 그리고 강의를 하거나 논문을 쓸 수 있을 정도에 이르려면 10,000~20,000개 정도를 알아 둘 필요가 있다.
    • 물론 영어 기준으로 이렇다는 것이지, 다른 외국어는 사정이 다른데, 특히 고유어가 있음에도 일상에서 외래어 사용 빈도가 높은 언어(한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독일어, 튀르키예어 등)나 표준어가 없다시피 한 언어(세르보크로아트어 등)나 표준어가 있지만 방언의 사용 빈도가 높은 언어(아랍어 등)라면 더 많은 수의 어휘가 필요할 수 있다.

8. 참고 문서



[1] 정리글 정지우 작가의 분석글 기사 뉴스[2] 70%가 한자어라는 말이 흔히 떠돌지만, 실제로는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 기준으로도 55.6%이며(#), 그 표준국어대사전도 한국에서 쓰지도 않는 한자어를 일본 사전에서 베껴 집어넣은게 많다고 비판받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한자어 비중은 55%보다도 더 적은 비율이라 봐야한다.[3] 1급(3,500자) 정도를 안다면 사서삼경삼국지연의 등 중국 고소설 원문도 독해 가능하다.[4] 비슷한 예시로, 사설 영어 교육 매체에서 강조되는 영단어의 어근, 접사(접두사, 접미사) 학습 등이 있다.[5] 초·중·고 전 과목 교과서에 등장하는 '학습도구어'를 활용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6] 다만, 공통과목이 아닌 '융합선택과목'에 개설됐는데, 선택 과목 영역 중 가장 입지가 약한 영역이다. 하지만 학교 교육과정에 따라 몇학년에 개설하는지는 차이가 있으므로 적극적인 개설이 중요하다.[7] 대한민국 교육부에서 배포한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국어 교과 원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제작 배포한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이렇게 준비하세요> 자료집.[8] 논어에 의하면, 이미 일찍이 공자는 제자들더러 를 배우라고 하면서 그 이유 중 하나로 '동식물의 이름을 많이 알게 된다'(多識於鳥獸草木之名)를 꼽았는데, 문학작품을 읽으면 어휘력이 는다는 취지로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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