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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병] 초병2. 장삐쭈 단편선 - 만우절3. 장삐쭈 단편선 X 알바천국4. [오늘의 안기욱] 3화 - 투자계획서5. 같이 일할사람 구함 캐빨 必6. 장삐쭈 단편선 - 약속27. [오늘의 안기욱] 백선균 X 티어실 원스8. 장삐쭈 애니메이터 최종합격자 윤성원님 실무과제9. [신병] 불침번10. [오늘의 안기욱] 5화 - 인셉션11. [장삐쭈 단편선] 조별과제212. [장삐쭈 단편선] - 실화13. [신병] - 분대결산14. [장삐쭈 단편선] 점심15. [장삐쭈 단편선] 3주년16. [장삐쭈 단편선] 플레이스테이션17. [오늘의 안기욱] 계산18. [신병] 말년19. 장삐쭈 단편선 - 삥20. 장삐쭈 단편선 - 주인공21. 장삐쭈 단편선 - 아이디어 회의 2
1. [신병] 초병
1.1. 초병 - 上
(한밤중에 김상훈과 박민석이 초소 근무를 서고 있다.)
김상훈 : 아~이씨, 우리가 왜 초병을 서야 되는 건데~
박민석 : 어.. 서면 안 되는 겁니까?
김상훈 : 3중대 훈련 나가서 우리가 짬 당한 거 아니야~
박민석 : 아 그런 겁니까?
김상훈 : 중대장이 짬찌니까 그러지 씨. 야 됐고, 초병 알려줄테니까 잘 들어라.
박민석 : 아, 예!
김상훈 : 동방.
박민석 : 자, 잘 못 들었습니다?
김상훈 : 동방.
박민석 : 시, 신기?
김상훈 : 암구호 이 새꺄 암구호~!
박민석 : 아, 암구호가 뭡니까?
김상훈 : 야 이 새꺄, 내가 나올 때 암구호 외워 오라고 했지?
박민석 : 죄, 죄송합니다!
김상훈 : 동방 뭐야?
박민석 : 예, 예의지ㄱ...
김상훈 : 송편 새꺄 송편! 하~ 이 새끼 진짜.
박민석 : 죄, 죄송합니다!
김상훈 : 아무튼 그럴 리가 없겠지만 거수자가 만약에 나타나면 '정지정지정지. 손 들어, 움직이면 쏜다, 동방.'하고 대답 못하면 단발로 놓고 갈겨버려. 알았어?
박민석 : 예 알겠습니다!
김상훈 : (초소 안의 장비들을 가리키며) 그리고 이건 수기! 이건 통신장비, 이건 실탄 통!
박민석 : 어, 그럼 지금 총에 껴있는 건 뭡니까?
김상훈 : 당연히 공포탄이지 새꺄!
박민석 : 알겠습니다!
김상훈 : 이건 야투경.
박민석 : 야투경이 뭡니까?
김상훈 : 뭘 거 같애?
박민석 : (얼굴을 붉히며) 야, 야한 투시...
김상훈 : 야간투시경 새꺄! 씨, 뭔 생각하는 거야 변태 새끼가.
박민석 :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김상훈 : 그걸로 어두운 거 보면 잘 보여.
박민석 : 진짭니까?
김상훈 : 그럼 내가 구라치겠냐?
박민석 :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김상훈 : 아~ 씨바 존나 춥네. 몇 시냐?
박민석 : 지금... 3시 35분[1]입니다.
김상훈 : 하아~ 씨 이제 5분 지났네 씨. 야.
박민석 : 이병 박...
김상훈 : 야 시간 빨리 가게 무서운 이야기 아는 거 없냐?
박민석 : 다음 주에 아버지 면회 오십니다.
김상훈 : (기겁하면서) 아우 씨바 무서워 씨! 하지 마!
박민석 : 알겠습니다.
김상훈 : 야 내가 존나 무서운 얘기 해줄까?
박민석 : (살짝 겁에 질린 채)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김상훈 : 원래 여기 초소가 1중대...
(갑자기 초소 문이 세게 닫힌다. 김상훈이 놀라서 욕지거리를 하고 박민석이 몸을 배배 꼰 채 외마디 비명을 지른다.)
박민석 : 뭐... 뭡니까?
김상훈 : 아 씨... 바람 때문에 문 닫혔어 씨.
박민석 : 진짜 바람 때문이겠지 말입니다?
김상훈 : 그럼 바람이지 쫄보 새꺄!
박민석 : 죄송합니다!
김상훈 : (문 밖으로 나오며) 아이 씨~ 존나 무섭네 씨... (밖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고) 어? 저거 뭐야?
박민석 : 아 장난 치지 마십시오~
김상훈 : 야 박민석 야투경, 야투경.(초소 계단을 내려가며) 아 아니다, 야. 잠깐 여기서 봐!
박민석 : 아 김상훈 일병님 어디 가십니까~? 김상훈 일병님~!
(초소에는 박민석 혼자만이 남아있다.)
박민석 : (벌벌 떨며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흐... 흑... 나를 ~ 이길 자~ 그 무엇인가~ (뒤에서 무언가 소리가 들리자 소스라치게 놀라며) 어어어! 김상훈 일병님!? (뒤를 돌아보았지만 아무도 없자 다시 앞을 보며) 자동차보다 빠르고~ 기차보다... 으어어어! (다시 소리가 들리자 야투경을 들고 바깥을 본다.) 김상훈 일병님, 흐흐흑 김상훈 일병님... 어디가셨습니 어 김상훈 일병님!
(풀숲 사이로 누군가가 서있는게 보이자 박민석이 놀라서 야투경을 거둔다. 다시 야투경으로 찾아보지만 이미 시야에서 사라졌다.)
박민석 : 어... 어 김상훈 일병님! 어어... 어디, 어디 가셨지? 김상훈 일병님! 김상훈 일병님 으아아!
(박민석이 초소 안을 보자 사수석에 김상훈이 벌써 들어와 좌경계 총 자세를 하고 서 있다.)
박민석 : 김상훈 일병님, 어디 갔다 오셨습니까..!
??? : (반응이 없다.)
박민석 : (울먹거리며) 아 또 왜 그러십니까 재미없습니다. 진짜!
??? : (여전히 반응이 없다.)
박민석 : 아 진짜 계속 그러시면 아빠한테 이를 겁니다...
??? : (계속 반응이 없다.)
박민석 : (눈물을 글썽거리면서) 흐흐흑 진짜 재미없다고... 그만하라구요...
??? : (미동조차 않는다.)
박민석 : (아예 흐느끼며) 제가 잘못했습니다, 김상훈 일병님... 앞으로 진짜 잘하겠습니다... 제발 말 좀 해 주시면 안 됩니까... 제발...
(반응이 없던 김상훈 일병이 갑자기 가지고 있던 열쇠로 실탄통의 자물쇠 중 하나를 푼다.)
박민석 : (기겁하면서) 타, 탄통을 왜 여시는 겁니까? 김상훈 일병님 지, 진짜 무섭습니다...
(김상훈 일병이 남은 자물쇠도 풀려 하지만 풀리지 않는다.)
박민석 : (목에 걸려있는 열쇠가 비춰지며) 그... 그걸로는 안 열리지 않습니까...
(그 말을 듣자 갑자기 김상훈 일병이 무표정한 얼굴로 박민석을 바라보는데 눈에서 빛이 나고 자세가 상당히 기괴하여 공포심을 배가시킨다.)
박민석 : (공포에 떨며 총을 겨누고) 으어어 정지정지정지! 움직이면 쏜다!! 동방!!
??? :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박민석을 바라본다.)
박민석 : 흐흐흑.. 동방!!
??? : (여전히 아무 반응 없이 박민석을 바라보고 있다.)
박민석 : 흐흐흐흑... 흑... 동방!!!!!
(발포 소리와 함께 정적이 흐른다.)
김상훈 : 아~이씨, 우리가 왜 초병을 서야 되는 건데~
박민석 : 어.. 서면 안 되는 겁니까?
김상훈 : 3중대 훈련 나가서 우리가 짬 당한 거 아니야~
박민석 : 아 그런 겁니까?
김상훈 : 중대장이 짬찌니까 그러지 씨. 야 됐고, 초병 알려줄테니까 잘 들어라.
박민석 : 아, 예!
김상훈 : 동방.
박민석 : 자, 잘 못 들었습니다?
김상훈 : 동방.
박민석 : 시, 신기?
김상훈 : 암구호 이 새꺄 암구호~!
박민석 : 아, 암구호가 뭡니까?
김상훈 : 야 이 새꺄, 내가 나올 때 암구호 외워 오라고 했지?
박민석 : 죄, 죄송합니다!
김상훈 : 동방 뭐야?
박민석 : 예, 예의지ㄱ...
김상훈 : 송편 새꺄 송편! 하~ 이 새끼 진짜.
박민석 : 죄, 죄송합니다!
김상훈 : 아무튼 그럴 리가 없겠지만 거수자가 만약에 나타나면 '정지정지정지. 손 들어, 움직이면 쏜다, 동방.'하고 대답 못하면 단발로 놓고 갈겨버려. 알았어?
박민석 : 예 알겠습니다!
김상훈 : (초소 안의 장비들을 가리키며) 그리고 이건 수기! 이건 통신장비, 이건 실탄 통!
박민석 : 어, 그럼 지금 총에 껴있는 건 뭡니까?
김상훈 : 당연히 공포탄이지 새꺄!
박민석 : 알겠습니다!
김상훈 : 이건 야투경.
박민석 : 야투경이 뭡니까?
김상훈 : 뭘 거 같애?
박민석 : (얼굴을 붉히며) 야, 야한 투시...
김상훈 : 야간투시경 새꺄! 씨, 뭔 생각하는 거야 변태 새끼가.
박민석 :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김상훈 : 그걸로 어두운 거 보면 잘 보여.
박민석 : 진짭니까?
김상훈 : 그럼 내가 구라치겠냐?
박민석 :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김상훈 : 아~ 씨바 존나 춥네. 몇 시냐?
박민석 : 지금... 3시 35분[1]입니다.
김상훈 : 하아~ 씨 이제 5분 지났네 씨. 야.
박민석 : 이병 박...
김상훈 : 야 시간 빨리 가게 무서운 이야기 아는 거 없냐?
박민석 : 다음 주에 아버지 면회 오십니다.
김상훈 : (기겁하면서) 아우 씨바 무서워 씨! 하지 마!
박민석 : 알겠습니다.
김상훈 : 야 내가 존나 무서운 얘기 해줄까?
박민석 : (살짝 겁에 질린 채)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김상훈 : 원래 여기 초소가 1중대...
(갑자기 초소 문이 세게 닫힌다. 김상훈이 놀라서 욕지거리를 하고 박민석이 몸을 배배 꼰 채 외마디 비명을 지른다.)
박민석 : 뭐... 뭡니까?
김상훈 : 아 씨... 바람 때문에 문 닫혔어 씨.
박민석 : 진짜 바람 때문이겠지 말입니다?
김상훈 : 그럼 바람이지 쫄보 새꺄!
박민석 : 죄송합니다!
김상훈 : (문 밖으로 나오며) 아이 씨~ 존나 무섭네 씨... (밖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고) 어? 저거 뭐야?
박민석 : 아 장난 치지 마십시오~
김상훈 : 야 박민석 야투경, 야투경.(초소 계단을 내려가며) 아 아니다, 야. 잠깐 여기서 봐!
박민석 : 아 김상훈 일병님 어디 가십니까~? 김상훈 일병님~!
(초소에는 박민석 혼자만이 남아있다.)
박민석 : (벌벌 떨며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흐... 흑... 나를 ~ 이길 자~ 그 무엇인가~ (뒤에서 무언가 소리가 들리자 소스라치게 놀라며) 어어어! 김상훈 일병님!? (뒤를 돌아보았지만 아무도 없자 다시 앞을 보며) 자동차보다 빠르고~ 기차보다... 으어어어! (다시 소리가 들리자 야투경을 들고 바깥을 본다.) 김상훈 일병님, 흐흐흑 김상훈 일병님... 어디가셨습니 어 김상훈 일병님!
(풀숲 사이로 누군가가 서있는게 보이자 박민석이 놀라서 야투경을 거둔다. 다시 야투경으로 찾아보지만 이미 시야에서 사라졌다.)
박민석 : 어... 어 김상훈 일병님! 어어... 어디, 어디 가셨지? 김상훈 일병님! 김상훈 일병님 으아아!
(박민석이 초소 안을 보자 사수석에 김상훈이 벌써 들어와 좌경계 총 자세를 하고 서 있다.)
박민석 : 김상훈 일병님, 어디 갔다 오셨습니까..!
??? : (반응이 없다.)
박민석 : (울먹거리며) 아 또 왜 그러십니까 재미없습니다. 진짜!
??? : (여전히 반응이 없다.)
박민석 : 아 진짜 계속 그러시면 아빠한테 이를 겁니다...
??? : (계속 반응이 없다.)
박민석 : (눈물을 글썽거리면서) 흐흐흑 진짜 재미없다고... 그만하라구요...
??? : (미동조차 않는다.)
박민석 : (아예 흐느끼며) 제가 잘못했습니다, 김상훈 일병님... 앞으로 진짜 잘하겠습니다... 제발 말 좀 해 주시면 안 됩니까... 제발...
(반응이 없던 김상훈 일병이 갑자기 가지고 있던 열쇠로 실탄통의 자물쇠 중 하나를 푼다.)
박민석 : (기겁하면서) 타, 탄통을 왜 여시는 겁니까? 김상훈 일병님 지, 진짜 무섭습니다...
(김상훈 일병이 남은 자물쇠도 풀려 하지만 풀리지 않는다.)
박민석 : (목에 걸려있는 열쇠가 비춰지며) 그... 그걸로는 안 열리지 않습니까...
(그 말을 듣자 갑자기 김상훈 일병이 무표정한 얼굴로 박민석을 바라보는데 눈에서 빛이 나고 자세가 상당히 기괴하여 공포심을 배가시킨다.)
박민석 : (공포에 떨며 총을 겨누고) 으어어 정지정지정지! 움직이면 쏜다!! 동방!!
??? :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박민석을 바라본다.)
박민석 : 흐흐흑.. 동방!!
??? : (여전히 아무 반응 없이 박민석을 바라보고 있다.)
박민석 : 흐흐흐흑... 흑... 동방!!!!!
(발포 소리와 함께 정적이 흐른다.)
1.2. 초병 - 下
(행정반에서 행보관[2]과 박민석 이병이 면담을 하고 있다.)
행보관: (책상을 내리치며) 그게 말이 돼 이 새끼야?
박민석: 지...진짭니다. 김상훈 일병님이... 갑자기 탄통을...
행보관: 니 임마, 니 말 똑바로 해라잉! 니 여기서 말 한 마디만 잘못하면 바로 영창 가 이 새끼야!
박민석: 저, 저는 본 대로 솔직하게...
행보관: 김상훈이 불러와라!
최일구: 자, 잘 못 들었습니다?
행보관: 김상훈이 불러오라고!
최일구: 아, 알겠습니다!
최일구: (스피커) 훅훅, 행정반에서 전파합니다. 일병 김상훈, 일병 김상훈 행정반으로 와 주시기 바랍니다. 이상.
행보관: (담배를 피우며) 김상훈이.
김상훈: 일병! 김상훈...
행보관: 니 임마 행보관 믿제?
김상훈: 아, 예...
행보관: 내한테 솔직하게 말해봐라!
김상훈: 진술서에 쓴 그대로 입니다...
행보관: 아니 그게 말이 되냐고 이 새끼야! 박민석이는 지가 쐈다 하고, 잉? 니는 또 니가 쐈다 카면, 공포탄은 각각 한 발씩 비는디, 새끼야 그게 말이 돼? 이거 조용히 덮을라면 니가 말 잘 해야 된다 알제? 기냥 솔직하게 말해봐라! 거서 뭔 일 있었노?
김상훈: (고뇌하다) 민석이랑 근무 서고 있었는데, 5분 정도 지났을 때, 바람에 문이 닫혔습니다...
(김상훈과 박민석이 근무를 서던 날 밤으로 화면이 전환된다.)
박민석: 뭐... 뭡니까?
김상훈: 아 씨... 바람 때문에 문 닫혔어 씨.
박민석: 진짜 바람 때문이겠지 말입니다?
김상훈: 그럼 바람이지 씨, 쫄보 새꺄!
박민석: 죄송합니다!
김상훈: 야 빨리 문 열고 밖, 밖에 뭐 있나 확인해 봐.
박민석: 자, 잘 못 들었습니다?
김상훈: 아 확인해 보라고 이 새끼야~!
박민석: 아, 알겠습니다... (초소 문을 열고) 아 진짜 무섭다 이씨... 진짜... 어? 김상훈 일병님? 저기 뭐가 있지 말입니다?
김상훈: 너 진짜 뒤진다! 짬밥 얼마나 먹었다고 선임 가지고 장난을 치냐 이 새끼야!
박민석: 아아아, 아닙니다. 진짜 저기... (시점이 어두운 숲을 향해 클로즈업되며) 저기 풀숲에... 뭐가... 있습니다. 저, 저기...
김상훈: (야투경을 들고 밖을 바라보며 초조한 말투로) 뭐, 뭐, 뭐 이 새꺄? 풀숲에 뭐? 아무것도 없잖아 새꺄! 진짜 뒤질래!? 이 새끼가 진짜 짬밥 얼마나 먹었다고 씨...
(초소 문 밖을 보자 박민석이 사라져 있다.)
김상훈: 어, 박민석? 야 어디 갔어? 박민석! 바, 박민석!! 박민석!! 하 이 새끼 또 어디 갔어!! 말도 없이!!
(소리치는 김상훈의 등 뒤로 이중 자물쇠가 채워진 탄통이 클로즈업된다.)
김상훈: 야 박민석? 어디 갔어 이새끼야!! 진짜 빨리 나와 죽여버리기 전에!! 박민석!! 야 박민석!!
(갑자기 초소 문 밖으로 화면이 비춰지고 아까 사라졌던 박민석이 다시 서 있다.)
박민석: 김상훈 일병님.
김상훈: (소스라치게 놀라며) 으악 씨발!!
박민석: 으어어어 시발!! 왜 이렇게 놀라십니까??
김상훈: 어우 씨발 깜짝이야 씨! 어디 갔다 왔어 새꺄 말도 없이!
박민석: 어, 저기 뭐가 있는 것 같길래 확인해 보고 왔습니다.
김상훈: 뭐뭐뭐, 뭐였는데?
박민석: 꼭 사람같이 생긴 나뭇가지였지 말입니다 헤헤.
김상훈: (놀란 나머지 말까지 더듬거리며) 너, 너 임마 사수, 사수한테 말도 없이 부, 부사수 혼자 행동하면 너, 너 저... 어?
박민석: 죄, 죄송합니다!
김상훈: 빠, 빨리 들어 와! 니, 니 자리로 가 임마.
박민석: 네 알겠습니다!
김상훈: 하이씨 진짜...
(김상훈이 정신을 차리고 일어서자 박민석이 사수석으로 향한다.)
김상훈: 응? 어어? 박민석. 왜 니가 사수석으로 가 임마? 정신 안 차려?
(박민석이 말없이 사수석에 서서 김상훈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
김상훈: 얌마 박민석! 거기 사수...
박민석: 맞는데?
김상훈: 뭐, 뭐 임마?
박민석: 여기가 부사수석 맞지 말입니다.
김상훈: 뭔 개소리야 임마, 거기가 사수석이지. 짬찌 새끼가 뭘 안다고?
???: (눈동자의 초점이 사라진 채 누군가가 빙의된 듯한 목소리로) 4년 전에는 여기가 부사수석이었지 말입니다.
김상훈 : 어...?
???: (계속 김상훈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
김상훈: 흐... 흑... (공포에 질린 나머지 눈물까지 보인다.)
???: (여전히 김상훈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
김상훈: 흐윽.... (총을 겨누며) 너... 너 누구야...
??? : 접니다. 김상훈 일병님.
김상훈: 이름, 이름이 뭔데! (김상훈이 눈을 비벼도 눈물 때문에 시야가 계속 흐려진다.) 이름이 뭔데 씨... 흐흐흐흑... 으흐흐흑... 이름 뭐냐고 씨발 대답 못하면 쏜다!!! 흐흐흑.... (겁에 질려 목소리가 뭉게진다.) 한 발짝이라도 움직이면 쏜다... 이 씨발... 흐흐흑...
(김상훈이 다시 눈을 비비자 눈앞에는 쓰러져 있는 초병 A와 그 곁에서 자살하려는 초병 B가 보인다. 초병의 옆에 자물쇠가 풀린 탄통이 눈에 띈다. 주변은 고요하고 그저 무거운 심장 박동 소리만이 들린다.)
초병 B: (눈물을 흘리며 덜덜 떠는 손으로 K2 소총을 쥐고 총구를 턱에 댄 채 무언가 중얼거리고 있다.)
김상훈: 헉...... 으아아아아악!!!!!
(총성과 함께 화면이 암전되고, 막사 밖에서 행보관이 전화로 상황에 대해 의논하고 있다.)
행보관: 아니 그러니까 일단 상부에는 싹 다 보고를 하고...
간부[3][4]: 미쳤어!!!??
행보관: 아니 그러면은 뭐 어떻게...
간부: 이거 보고 들어가면 나도 진급 힘들어지고 군단장님도 욕 보실거다!! 그 저거 뭐야. 그, 그 노루같이 생긴 거 있잖아!?
행보관: 고라니요?
간부: 그래! 그 고라니! 고라니 보고 놀라서 쐈다고! 그렇게 보고 올려!
행보관: 4년 전처럼 말입니까?
간부: 4년 전에도 고라니였나?
행보관: 예.
간부: 그럼 이번에는 저, 멧돼지 멧돼지! 알았어?
행보관: 예 알겠습니다. (통화를 종료한다.) 왐~마 진짜 돌아불겠네! 진짜 뭐 공포탄이 애들 장난감도 아니고, 뭐 이래 쐈습니다~ 저래 쐈습니다 보고하면 뭐 끝인 줄 아나? 하여튼 간에 저기 저 윗대가리 새끼들은...
(행보관이 화면에서 사라지고, 뒤편의 초소가 클로즈업되며 음침한 박동 소리만이 흘러나온다. 그리고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블랙 아웃.)
행보관: (책상을 내리치며) 그게 말이 돼 이 새끼야?
박민석: 지...진짭니다. 김상훈 일병님이... 갑자기 탄통을...
행보관: 니 임마, 니 말 똑바로 해라잉! 니 여기서 말 한 마디만 잘못하면 바로 영창 가 이 새끼야!
박민석: 저, 저는 본 대로 솔직하게...
행보관: 김상훈이 불러와라!
최일구: 자, 잘 못 들었습니다?
행보관: 김상훈이 불러오라고!
최일구: 아, 알겠습니다!
최일구: (스피커) 훅훅, 행정반에서 전파합니다. 일병 김상훈, 일병 김상훈 행정반으로 와 주시기 바랍니다. 이상.
행보관: (담배를 피우며) 김상훈이.
김상훈: 일병! 김상훈...
행보관: 니 임마 행보관 믿제?
김상훈: 아, 예...
행보관: 내한테 솔직하게 말해봐라!
김상훈: 진술서에 쓴 그대로 입니다...
행보관: 아니 그게 말이 되냐고 이 새끼야! 박민석이는 지가 쐈다 하고, 잉? 니는 또 니가 쐈다 카면, 공포탄은 각각 한 발씩 비는디, 새끼야 그게 말이 돼? 이거 조용히 덮을라면 니가 말 잘 해야 된다 알제? 기냥 솔직하게 말해봐라! 거서 뭔 일 있었노?
김상훈: (고뇌하다) 민석이랑 근무 서고 있었는데, 5분 정도 지났을 때, 바람에 문이 닫혔습니다...
(김상훈과 박민석이 근무를 서던 날 밤으로 화면이 전환된다.)
박민석: 뭐... 뭡니까?
김상훈: 아 씨... 바람 때문에 문 닫혔어 씨.
박민석: 진짜 바람 때문이겠지 말입니다?
김상훈: 그럼 바람이지 씨, 쫄보 새꺄!
박민석: 죄송합니다!
김상훈: 야 빨리 문 열고 밖, 밖에 뭐 있나 확인해 봐.
박민석: 자, 잘 못 들었습니다?
김상훈: 아 확인해 보라고 이 새끼야~!
박민석: 아, 알겠습니다... (초소 문을 열고) 아 진짜 무섭다 이씨... 진짜... 어? 김상훈 일병님? 저기 뭐가 있지 말입니다?
김상훈: 너 진짜 뒤진다! 짬밥 얼마나 먹었다고 선임 가지고 장난을 치냐 이 새끼야!
박민석: 아아아, 아닙니다. 진짜 저기... (시점이 어두운 숲을 향해 클로즈업되며) 저기 풀숲에... 뭐가... 있습니다. 저, 저기...
김상훈: (야투경을 들고 밖을 바라보며 초조한 말투로) 뭐, 뭐, 뭐 이 새꺄? 풀숲에 뭐? 아무것도 없잖아 새꺄! 진짜 뒤질래!? 이 새끼가 진짜 짬밥 얼마나 먹었다고 씨...
(초소 문 밖을 보자 박민석이 사라져 있다.)
김상훈: 어, 박민석? 야 어디 갔어? 박민석! 바, 박민석!! 박민석!! 하 이 새끼 또 어디 갔어!! 말도 없이!!
(소리치는 김상훈의 등 뒤로 이중 자물쇠가 채워진 탄통이 클로즈업된다.)
김상훈: 야 박민석? 어디 갔어 이새끼야!! 진짜 빨리 나와 죽여버리기 전에!! 박민석!! 야 박민석!!
(갑자기 초소 문 밖으로 화면이 비춰지고 아까 사라졌던 박민석이 다시 서 있다.)
박민석: 김상훈 일병님.
김상훈: (소스라치게 놀라며) 으악 씨발!!
박민석: 으어어어 시발!! 왜 이렇게 놀라십니까??
김상훈: 어우 씨발 깜짝이야 씨! 어디 갔다 왔어 새꺄 말도 없이!
박민석: 어, 저기 뭐가 있는 것 같길래 확인해 보고 왔습니다.
김상훈: 뭐뭐뭐, 뭐였는데?
박민석: 꼭 사람같이 생긴 나뭇가지였지 말입니다 헤헤.
김상훈: (놀란 나머지 말까지 더듬거리며) 너, 너 임마 사수, 사수한테 말도 없이 부, 부사수 혼자 행동하면 너, 너 저... 어?
박민석: 죄, 죄송합니다!
김상훈: 빠, 빨리 들어 와! 니, 니 자리로 가 임마.
박민석: 네 알겠습니다!
김상훈: 하이씨 진짜...
(김상훈이 정신을 차리고 일어서자 박민석이 사수석으로 향한다.)
김상훈: 응? 어어? 박민석. 왜 니가 사수석으로 가 임마? 정신 안 차려?
(박민석이 말없이 사수석에 서서 김상훈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
김상훈: 얌마 박민석! 거기 사수...
박민석: 맞는데?
김상훈: 뭐, 뭐 임마?
박민석: 여기가 부사수석 맞지 말입니다.
김상훈: 뭔 개소리야 임마, 거기가 사수석이지. 짬찌 새끼가 뭘 안다고?
???: (눈동자의 초점이 사라진 채 누군가가 빙의된 듯한 목소리로) 4년 전에는 여기가 부사수석이었지 말입니다.
김상훈 : 어...?
???: (계속 김상훈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
김상훈: 흐... 흑... (공포에 질린 나머지 눈물까지 보인다.)
???: (여전히 김상훈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
김상훈: 흐윽.... (총을 겨누며) 너... 너 누구야...
??? : 접니다. 김상훈 일병님.
김상훈: 이름, 이름이 뭔데! (김상훈이 눈을 비벼도 눈물 때문에 시야가 계속 흐려진다.) 이름이 뭔데 씨... 흐흐흐흑... 으흐흐흑... 이름 뭐냐고 씨발 대답 못하면 쏜다!!! 흐흐흑.... (겁에 질려 목소리가 뭉게진다.) 한 발짝이라도 움직이면 쏜다... 이 씨발... 흐흐흑...
(김상훈이 다시 눈을 비비자 눈앞에는 쓰러져 있는 초병 A와 그 곁에서 자살하려는 초병 B가 보인다. 초병의 옆에 자물쇠가 풀린 탄통이 눈에 띈다. 주변은 고요하고 그저 무거운 심장 박동 소리만이 들린다.)
초병 B: (눈물을 흘리며 덜덜 떠는 손으로 K2 소총을 쥐고 총구를 턱에 댄 채 무언가 중얼거리고 있다.)
김상훈: 헉...... 으아아아아악!!!!!
(총성과 함께 화면이 암전되고, 막사 밖에서 행보관이 전화로 상황에 대해 의논하고 있다.)
행보관: 아니 그러니까 일단 상부에는 싹 다 보고를 하고...
간부[3][4]: 미쳤어!!!??
행보관: 아니 그러면은 뭐 어떻게...
간부: 이거 보고 들어가면 나도 진급 힘들어지고 군단장님도 욕 보실거다!! 그 저거 뭐야. 그, 그 노루같이 생긴 거 있잖아!?
행보관: 고라니요?
간부: 그래! 그 고라니! 고라니 보고 놀라서 쐈다고! 그렇게 보고 올려!
행보관: 4년 전처럼 말입니까?
간부: 4년 전에도 고라니였나?
행보관: 예.
간부: 그럼 이번에는 저, 멧돼지 멧돼지! 알았어?
행보관: 예 알겠습니다. (통화를 종료한다.) 왐~마 진짜 돌아불겠네! 진짜 뭐 공포탄이 애들 장난감도 아니고, 뭐 이래 쐈습니다~ 저래 쐈습니다 보고하면 뭐 끝인 줄 아나? 하여튼 간에 저기 저 윗대가리 새끼들은...
(행보관이 화면에서 사라지고, 뒤편의 초소가 클로즈업되며 음침한 박동 소리만이 흘러나온다. 그리고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블랙 아웃.)
2. 장삐쭈 단편선 - 만우절
(어느 치킨집에서 수혁과 경민이 치킨을 먹고 있다.)
수혁 : 야 손경민!
경민 : 왜?
수혁 : 무슨 고민 있어?
경민 : 어? 아냐. 먹자, 먹자.
수혁 : 어? 야.
경민 : 왜?
수혁 : 야 너 코딱지 삐져 나왔다.
경민 : 어 진짜로? 어디?
수혁 : 오늘 만우절인데~
경민 : 아이~
수혁 :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문가를 보며) 어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경민 : 어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문가에 아무도 없는 것을 알고 짜증스럽게) ...뭐야?
수혁 : 어유 또 속냐 경민아~ 크하하하
경민 : 그만해라.
수혁 : 야 정색하냐?
경민 : 아니 뭐 정색이야 새꺄~
수혁 : 아 알았어 새꺄 오늘 내가 1차 쏜다.
경민 : 엥? 진짜로? 네가 뭔 일로?
수혁 : 만우절이니까 내가 쏘지 쉐끼야~ 캬캬캬캬캬
경민 : (정신없이 웃는 수혁을 보며 부들거리다) 야!!!
수혁 : 으으으!
경민 : 그만해라, 나 오늘 기분 안 좋으니까.
수혁 : 알았어. 아 근데 뭐 화를 내고 지랄이야. 뭔 일 있어?
경민 : 아 됐어.
수혁 : 아 말해 봐 임마. 우리가 몇 년 친군데 말 못할 게 어딨어?
경민 : 진짜 말한다?
수혁 : 네가 언제 내 허락 맡고 말했냐?
경민 : 후회 안 하지?
수혁 : 무슨 후회?
경민 : 진짜 말한다?
수혁 : 아~ 이 새끼 뭐 진짜 뭐 잘못 먹었...
경민 : 나 너 좋아한다.
(정적이 흐르고, 수혁이 놀라서 들고 있던 치킨을 떨어뜨린다.)
경민 : 아 씨, 거 봐. 괜히 말했잖아.
수혁 : 뭐뭐뭐 뭔 개소리야 임마?
경민 : 나도 내 마음이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다.
수혁 : ‘아~ 이 새끼 연기 어설픈 거 보소ㅋㅋㅋㅋ 예상했다 이 새끼야~’ (당황한 척 하며) 너, 너 그게 무슨 말이야...?
경민 : (얼굴을 살짝 붉히며) 너 나 어떻게 생각하냐? 진짜 진지하게.
수혁 : 진짜 솔직하게?
경민 : 진짜 솔직하게.
수혁 : 나도 사실... 너 좋아한다.
경민 : 너 진짜 진심이야?
수혁 : ‘내가 니 머리 꼭대기에 있다 이 새끼야ㅋㅋ’ 응 진심이야. 내 표정 봐 봐 이게 장난같아 보여?
경민 : 그럼 우리 오늘부터 1일이다?
수혁 : 응 좋아~ ‘이 새끼 당황했죠? 빼도 박도 못하죠?ㅋㅋㅋ’ 먼저 말해줘서 고마워 경민아~
(경민과 수혁이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한 이후 장삐쭈가 무반주로 직접 부른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이 흘러나오면서 둘의 단란한 순간이 스쳐 지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경민과 수혁이 나란히 누워서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수혁 : 근데 경민아.
경민 : 왜?
수혁 : 우리 언제까지 해?
경민 : 뭘?
수혁 : 이 짓거리 말이야.
경민 : 무슨 짓거리?
수혁 : 진짜로 말 안 할 거야?
경민 : 아니 그러니까 뭘?
수혁 : ‘아오 이 새끼 진짜 독종이네 씨~’ 야 내가 졌으니까 이제...
경민 : (세혁에게 다가가 키스하려 한다.)
수혁 : ‘뭐, 뭐, 뭐야 이 새끼...? 이 새끼 지금 키스하려고 그러는 거지? 그치? 와~ 이 새끼 진짜 독한 새끼네 씨! 이 정도야 진짜로? 진짜로 한다고? 진짜로? 아 제발 만우절이라고 해 줘 제발, 제발 만우절이라고 해 줘 제발~!!!!!’
(경민의 입술이 수혁에게 닿기 전에 화면이 암전되고, 세월이 흐른 뒤 노인이 된 경민이 병상에 누워 있다. 수혁은 경민의 곁에서 간호를 하고 있다.)
경민 : (산소호흡기를 낀 채 힘없이) 수혁아...
수혁 : 경민아!
경민 : ...수혁아.
수혁 : 경민아! 경민아 정신 차려. 아직 안 돼!
경민 : (다 꺼져가는 목소리로 무어라 이야기한다.)
수혁 : 뭐라고? 안 들려 경민아!
경민 : (세혁이 귀를 가까이 대자) 고백할 게 있어.
수혁 : 뭐 고백? 뭐 고백할 게, 뭔데? 뭐야?
경민 : 만우절, 만우...
수혁 : 뭐, 만우? 마, 만우절 말하는 거야 지금? 만우절?
경민 : 만우절, 만우절...
수혁 : (울먹거리며) 만우절! 그래 만우절. 경민아 다 알아. 만우절이라서 나한테 고백한 거였잖아. 다 알고 있었어. 알면서도 그냥 어디까지 가나 보자 하고 속아준 거야. (경민의 바이탈사인 수치가 내려가는 것을 보며) 안 돼 경민아! 경민아, 경민아!!!
경민 : (벌떡 일어나며) 만우절~!!! 흐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 이 새끼 완전 속은 거 봐. 아주 그냥 눈물 질질 짜고 가관이다 이 새꺄 가관이야 아하하하하하! 너 속일라고 새꺄, 70년 동안 연기했다 이 새꺄. 아오~ 진짜 답답해서 뒤지는 줄 알았네! 아오~ 만우절이다! 만우절 새끼야~! 으하하하하하!
수혁 : (갑자기 쓰러진다.)
경민 : 야, 양수혁? 야 뭐야? 야 장난치지 마 이 새꺄! 양수혁, 양수혁. 정신 차려 이 새꺄! 간호사, 간호사! 여기 사람이...
(장면이 바뀌고 경민이 수혁의 무덤 앞에서 고개를 떨군 채 주저앉아 있다. 그 옆을 장삐쭈가 지키고 있다.)
장삐쭈 : 양수혁 씨가 남긴 유서, 읽도록 하겠습니다.
경민 : 마음대로 하시오...
장삐쭈 : 사랑하는 내 친구 경민아. 네가 이 편지를 볼 때 쯤... (수혁의 목소리로 바뀐다.)
수혁 : 네가 이 편지를 볼 때 쯤 난 세상에 없겠지. 사실 너 쓰러졌을 때 거짓말인 거 알았어. 매일매일 내가 너 혈압 체크하고 있었거든. 네가 어떻게 해야 정말 속 시원하게 만우절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정말 평생토록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이제서야 그 한을 푼 거 같아서 나는 너무 기쁘다. 너무 기쁜 나머지 이렇게 돼 버릴 것도 난 예상하고 있었지만, 너가 만족한다면 난 그걸로 됐어.
경민 : 잠깐.
장삐쭈 : 아직 안 끝났습니다.
경민 : 너지?
장삐쭈 : 그게 무슨...
경민 : 네가 양수혁이지 이 새끼야?
장삐쭈 : 말도 안 돼...
경민 : 뭐?
장삐쭈 : 살아 생전 양수혁 님께서는 마지막으로 당신이 저를 양수혁이라고 의심할 것까지 예상하셨습니다.
경민 : 그게 뭔 소리야?
장삐쭈 : 만약 저를 양수혁이라고 의심한다면, 이 쪽지를 전해달라고 하셨습니다.
경민 : 그, 그게 뭔데?
장삐쭈 : 직접 펴 보시죠.
경민 : (쪽지를 펴 본다.)
세혁 : 경민아, 뒤돌아 봐.
경민 : 이 친구야. 이제 와서 뒤돌아 본들 뭐가 달라지겠는가. 끝까지 야속한 사람일세... 야속한 사람이야.
(경민이 뒤돌아보지 않은 채 자리를 뜨는데, 뒤에 진짜로 수혁이 장난을 치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벙쪄 있던 수혁이 그대로 돌로 변한다.)
내레이션 : 친구가 떠난 그 자리에 남아 돌이 되어 버린 수혁. 이것이 바로 전라북도 신평마을에 있는 친구바위의 유래이다.
거짓
수혁 : 야 손경민!
경민 : 왜?
수혁 : 무슨 고민 있어?
경민 : 어? 아냐. 먹자, 먹자.
수혁 : 어? 야.
경민 : 왜?
수혁 : 야 너 코딱지 삐져 나왔다.
경민 : 어 진짜로? 어디?
수혁 : 오늘 만우절인데~
경민 : 아이~
수혁 :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문가를 보며) 어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경민 : 어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문가에 아무도 없는 것을 알고 짜증스럽게) ...뭐야?
수혁 : 어유 또 속냐 경민아~ 크하하하
경민 : 그만해라.
수혁 : 야 정색하냐?
경민 : 아니 뭐 정색이야 새꺄~
수혁 : 아 알았어 새꺄 오늘 내가 1차 쏜다.
경민 : 엥? 진짜로? 네가 뭔 일로?
수혁 : 만우절이니까 내가 쏘지 쉐끼야~ 캬캬캬캬캬
경민 : (정신없이 웃는 수혁을 보며 부들거리다) 야!!!
수혁 : 으으으!
경민 : 그만해라, 나 오늘 기분 안 좋으니까.
수혁 : 알았어. 아 근데 뭐 화를 내고 지랄이야. 뭔 일 있어?
경민 : 아 됐어.
수혁 : 아 말해 봐 임마. 우리가 몇 년 친군데 말 못할 게 어딨어?
경민 : 진짜 말한다?
수혁 : 네가 언제 내 허락 맡고 말했냐?
경민 : 후회 안 하지?
수혁 : 무슨 후회?
경민 : 진짜 말한다?
수혁 : 아~ 이 새끼 뭐 진짜 뭐 잘못 먹었...
경민 : 나 너 좋아한다.
(정적이 흐르고, 수혁이 놀라서 들고 있던 치킨을 떨어뜨린다.)
경민 : 아 씨, 거 봐. 괜히 말했잖아.
수혁 : 뭐뭐뭐 뭔 개소리야 임마?
경민 : 나도 내 마음이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다.
수혁 : ‘아~ 이 새끼 연기 어설픈 거 보소ㅋㅋㅋㅋ 예상했다 이 새끼야~’ (당황한 척 하며) 너, 너 그게 무슨 말이야...?
경민 : (얼굴을 살짝 붉히며) 너 나 어떻게 생각하냐? 진짜 진지하게.
수혁 : 진짜 솔직하게?
경민 : 진짜 솔직하게.
수혁 : 나도 사실... 너 좋아한다.
경민 : 너 진짜 진심이야?
수혁 : ‘내가 니 머리 꼭대기에 있다 이 새끼야ㅋㅋ’ 응 진심이야. 내 표정 봐 봐 이게 장난같아 보여?
경민 : 그럼 우리 오늘부터 1일이다?
수혁 : 응 좋아~ ‘이 새끼 당황했죠? 빼도 박도 못하죠?ㅋㅋㅋ’ 먼저 말해줘서 고마워 경민아~
(경민과 수혁이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한 이후 장삐쭈가 무반주로 직접 부른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이 흘러나오면서 둘의 단란한 순간이 스쳐 지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경민과 수혁이 나란히 누워서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수혁 : 근데 경민아.
경민 : 왜?
수혁 : 우리 언제까지 해?
경민 : 뭘?
수혁 : 이 짓거리 말이야.
경민 : 무슨 짓거리?
수혁 : 진짜로 말 안 할 거야?
경민 : 아니 그러니까 뭘?
수혁 : ‘아오 이 새끼 진짜 독종이네 씨~’ 야 내가 졌으니까 이제...
경민 : (세혁에게 다가가 키스하려 한다.)
수혁 : ‘뭐, 뭐, 뭐야 이 새끼...? 이 새끼 지금 키스하려고 그러는 거지? 그치? 와~ 이 새끼 진짜 독한 새끼네 씨! 이 정도야 진짜로? 진짜로 한다고? 진짜로? 아 제발 만우절이라고 해 줘 제발, 제발 만우절이라고 해 줘 제발~!!!!!’
(경민의 입술이 수혁에게 닿기 전에 화면이 암전되고, 세월이 흐른 뒤 노인이 된 경민이 병상에 누워 있다. 수혁은 경민의 곁에서 간호를 하고 있다.)
경민 : (산소호흡기를 낀 채 힘없이) 수혁아...
수혁 : 경민아!
경민 : ...수혁아.
수혁 : 경민아! 경민아 정신 차려. 아직 안 돼!
경민 : (다 꺼져가는 목소리로 무어라 이야기한다.)
수혁 : 뭐라고? 안 들려 경민아!
경민 : (세혁이 귀를 가까이 대자) 고백할 게 있어.
수혁 : 뭐 고백? 뭐 고백할 게, 뭔데? 뭐야?
경민 : 만우절, 만우...
수혁 : 뭐, 만우? 마, 만우절 말하는 거야 지금? 만우절?
경민 : 만우절, 만우절...
수혁 : (울먹거리며) 만우절! 그래 만우절. 경민아 다 알아. 만우절이라서 나한테 고백한 거였잖아. 다 알고 있었어. 알면서도 그냥 어디까지 가나 보자 하고 속아준 거야. (경민의 바이탈사인 수치가 내려가는 것을 보며) 안 돼 경민아! 경민아, 경민아!!!
경민 : (벌떡 일어나며) 만우절~!!! 흐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 이 새끼 완전 속은 거 봐. 아주 그냥 눈물 질질 짜고 가관이다 이 새꺄 가관이야 아하하하하하! 너 속일라고 새꺄, 70년 동안 연기했다 이 새꺄. 아오~ 진짜 답답해서 뒤지는 줄 알았네! 아오~ 만우절이다! 만우절 새끼야~! 으하하하하하!
수혁 : (갑자기 쓰러진다.)
경민 : 야, 양수혁? 야 뭐야? 야 장난치지 마 이 새꺄! 양수혁, 양수혁. 정신 차려 이 새꺄! 간호사, 간호사! 여기 사람이...
(장면이 바뀌고 경민이 수혁의 무덤 앞에서 고개를 떨군 채 주저앉아 있다. 그 옆을 장삐쭈가 지키고 있다.)
장삐쭈 : 양수혁 씨가 남긴 유서, 읽도록 하겠습니다.
경민 : 마음대로 하시오...
장삐쭈 : 사랑하는 내 친구 경민아. 네가 이 편지를 볼 때 쯤... (수혁의 목소리로 바뀐다.)
수혁 : 네가 이 편지를 볼 때 쯤 난 세상에 없겠지. 사실 너 쓰러졌을 때 거짓말인 거 알았어. 매일매일 내가 너 혈압 체크하고 있었거든. 네가 어떻게 해야 정말 속 시원하게 만우절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정말 평생토록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이제서야 그 한을 푼 거 같아서 나는 너무 기쁘다. 너무 기쁜 나머지 이렇게 돼 버릴 것도 난 예상하고 있었지만, 너가 만족한다면 난 그걸로 됐어.
경민 : 잠깐.
장삐쭈 : 아직 안 끝났습니다.
경민 : 너지?
장삐쭈 : 그게 무슨...
경민 : 네가 양수혁이지 이 새끼야?
장삐쭈 : 말도 안 돼...
경민 : 뭐?
장삐쭈 : 살아 생전 양수혁 님께서는 마지막으로 당신이 저를 양수혁이라고 의심할 것까지 예상하셨습니다.
경민 : 그게 뭔 소리야?
장삐쭈 : 만약 저를 양수혁이라고 의심한다면, 이 쪽지를 전해달라고 하셨습니다.
경민 : 그, 그게 뭔데?
장삐쭈 : 직접 펴 보시죠.
경민 : (쪽지를 펴 본다.)
세혁 : 경민아, 뒤돌아 봐.
경민 : 이 친구야. 이제 와서 뒤돌아 본들 뭐가 달라지겠는가. 끝까지 야속한 사람일세... 야속한 사람이야.
(경민이 뒤돌아보지 않은 채 자리를 뜨는데, 뒤에 진짜로 수혁이 장난을 치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벙쪄 있던 수혁이 그대로 돌로 변한다.)
내레이션 : 친구가 떠난 그 자리에 남아 돌이 되어 버린 수혁. 이것이 바로 전라북도 신평마을에 있는 친구바위의 유래이다.
거짓
3. 장삐쭈 단편선 X 알바천국
(한 편의점. 카운터의 편의점 사장이 정장 차림의 김종석과 고개를 숙이고 있는 훈이와 대치하고 있다.)
종석 : 그래서요?
편의점 사장 : 그래서는 무슨 그래서야?
종석 : 어떻게 세 달치 월급을 안 주실 수가 있죠? 이건 명백히 고의적인...
편의점 사장 : 근데 넌 뭐야 임마 아까부터!
종석 : 원고의 변호인입니다.
편의점 사장 : 여기가 무슨 재판정이야 임마!?
종석 : (『환생했는데 옆집누나의 브레지어가 되어있는 건에 대하여』를 보며) 최저임금법 제 6조.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
편의점 사장 : 아 모르겠고! 알바가 약속한 시간은 딱 해야지! 맨날 가게 문 닫아놓고 어디 가는 놈한테 무슨 돈을 줘!?
종석 : 원고 측에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편의점 사장 : 일하는 데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어디 있어!
훈이 : (종석에게 뭐라 속닥거린다.)
종석 : 피시방을 갔다고 합니다.
편의점 사장 : 거 봐! 가게 문 닫아놓고 피시방 가는 놈한테 무슨 월급이야!?
종석 : (역전재판 BGM) 이의 있습니다! 피고인은 전설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을 알고 있습니까?
편의점 사장 : 몰라!
종석 : 원고는 전설 오브 레전드 브론즈 티어입니다. 맞습니까?
훈이 : (고개를 끄덕인다.)
종석 : 그 날 원고는 피고인의 압박으로 인해서 실버 승급전 마지막 한타에서 뻘궁을 써서 패배했습니다. 맞습니까?
훈이 : (고개를 끄덕인다.)
종석 : 그 때 사장님이 전화로 뭐라고 하셨죠?
훈이 : 빨리 안 들어오면 짤라버리겠다고... 흐읍...
종석 : (훈이가 흘린 눈물을 작은 병에 담아 제출하며) 이 피해자의 눈물을 그 증거로 제출하겠습니다. 이상입니다.
(정적이 흐른다.)
편의점 사장 : 제정신이 아니구만.
종석 : 그럼 이제 밀린 월급 주시고 마무리하시죠.
편의점 사장 : 절대 안 돼! 그리고 저 놈 카운터에 손댄 적도 있어! 순 도둑놈이라고 도둑놈!
종석 : (다시 역전재판 BGM이 흐르며) 이의 있습니다!
편의점 사장 : 삿대질하지 마!
종석 : 원고. 그 날 어머니에게 무슨 일이 있었죠?
훈이 : 어머니가... 갑자기 쓰러지셔서... 흐읍...
편의점 사장 : (당황해서 식은땀을 흘리며) 뭐... 뭐, 뭐 그래서 뭐!?
종석 : 힘드시겠지만 그 날 어머니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습니까?
훈이 : 어머니가 갑자기 쓰러지셔서...!
종석 : 그래서, 어떻게 되셨죠?
훈이 : (종석의 귓가에 또 무어라 속삭인다.)
편의점 사장 : 뭐... 뭐라는데?
종석 : 일으켜 드렸답니다.
(다시 정적이 흐른다.)
편의점 사장 : 그럼 돈은 왜 훔친 거야 임마!!
종석 : (종석의 귀에다 대고 속삭인다.) 소소소 세세세세
종석 : ‘소소소 세세세세’라고 합니다. 이상입니다.
편의점 사장 : 그걸 임마 지금 말이라고 해!?
훈이 : 그럼 월급을 주시던가요!!!
편의점 사장 : 약속한 일은 딱 해야지 월급을 주지 이 새꺄!
훈이 : 월급을 주셔야 일을 하죠!!
종석 : 일단 둘 다 진정하시고...
편의점 사장 : 그리고 저 놈. 창고 정리를 한번도 안해서 창고 마대 걸레에서 버섯이 자랐어. 알어!?
종석 : (창고 냄새가 역했는지 코를 움켜쥐며 다시 역전재판 BGM과 함께) 이의 있습니다 재판장님!
편의점 사장 : 들을 필요도 없어, 또 개소리하겠지! 그리고 재판장이 아까부터 어딨어!?
종석 : (스마트폰으로 어떤 그래프를 보여주며) 피고인은 이 그래프가 뭔지 아십니까?
편의점 사장 : 뭐야 저건 또.
종석 : 원고가 채용된 이후 버섯 매출량을 기록해 놓은 그래프입니다.
편의점 사장 : 그게 뭐 어쨌다고!?
종석 : 원고는 그 버섯을 재배해서 오히려 가게 매출에 이익을 가져다주고 있었다는 말입니다!
(편의점 신선식품 칸에 직접 재배한 Nope Brand 산지직송 버섯이 진열되어 있다.)
편의점 사장 : 그걸 왜 팔어 이 미친 새꺄!!!!!
종석 : 이상입니다.
편의점 사장 : 저런 미친 놈한테 줄 돈 단 한 푼도 없으니까 그렇게 알어!
종석 : 훈이도 당신같은 사장 아래서 일할 생각 없다니까, 빨리 돈이나 주고 마무리하시죠!
편의점 사장 : 다음 사람 구해질 때까지 그만둘 생각 하지도 마!
훈이 : 아니 돈을 안 주시는데 일을 어떻게 하냐구요!?!?
편의점 사장 : 아 몰라. 손님 받아야 되니까 이제 둘 다 꺼져. 알바가 알바다워야지!
훈이 : 그렇게 말하니까 알바들이 다 그만두는 거라구요!
편의점 사장 : 뭐!? 일만 제대로 하면 내가 돈을 두 배로 주는 사람이야 임마!!!
종석 : 그럼 제가 하겠습니다.
편의점 사장 : (상상도 못하여) 엉!?
훈이 : (역시 상상조차 못하고) 어엉!?
종석 : 훈이한테 밀린 월급까지 저한테 두 배로 주신다면 정말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훈이 : 기, 김종석 뭔 소리야 임마!
종석 : 여기 근로계약서입니다. 미리 준비해왔습니다.
편의점 사장 : 아주 준비성이 철저한 친구구만!
종석 : 감사합니다.
편의점 사장 : 내일부터 당장 출근하게!
종석 : 감사합니다! 사장님! 알바 구할 땐 역시! 알바천국!
훈이 : 아무 상관도 없잖아!!!
종석 : 그래서요?
편의점 사장 : 그래서는 무슨 그래서야?
종석 : 어떻게 세 달치 월급을 안 주실 수가 있죠? 이건 명백히 고의적인...
편의점 사장 : 근데 넌 뭐야 임마 아까부터!
종석 : 원고의 변호인입니다.
편의점 사장 : 여기가 무슨 재판정이야 임마!?
종석 : (『환생했는데 옆집누나의 브레지어가 되어있는 건에 대하여』를 보며) 최저임금법 제 6조.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
편의점 사장 : 아 모르겠고! 알바가 약속한 시간은 딱 해야지! 맨날 가게 문 닫아놓고 어디 가는 놈한테 무슨 돈을 줘!?
종석 : 원고 측에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편의점 사장 : 일하는 데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어디 있어!
훈이 : (종석에게 뭐라 속닥거린다.)
종석 : 피시방을 갔다고 합니다.
편의점 사장 : 거 봐! 가게 문 닫아놓고 피시방 가는 놈한테 무슨 월급이야!?
종석 : (역전재판 BGM) 이의 있습니다! 피고인은 전설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을 알고 있습니까?
편의점 사장 : 몰라!
종석 : 원고는 전설 오브 레전드 브론즈 티어입니다. 맞습니까?
훈이 : (고개를 끄덕인다.)
종석 : 그 날 원고는 피고인의 압박으로 인해서 실버 승급전 마지막 한타에서 뻘궁을 써서 패배했습니다. 맞습니까?
훈이 : (고개를 끄덕인다.)
종석 : 그 때 사장님이 전화로 뭐라고 하셨죠?
훈이 : 빨리 안 들어오면 짤라버리겠다고... 흐읍...
종석 : (훈이가 흘린 눈물을 작은 병에 담아 제출하며) 이 피해자의 눈물을 그 증거로 제출하겠습니다. 이상입니다.
(정적이 흐른다.)
편의점 사장 : 제정신이 아니구만.
종석 : 그럼 이제 밀린 월급 주시고 마무리하시죠.
편의점 사장 : 절대 안 돼! 그리고 저 놈 카운터에 손댄 적도 있어! 순 도둑놈이라고 도둑놈!
종석 : (다시 역전재판 BGM이 흐르며) 이의 있습니다!
편의점 사장 : 삿대질하지 마!
종석 : 원고. 그 날 어머니에게 무슨 일이 있었죠?
훈이 : 어머니가... 갑자기 쓰러지셔서... 흐읍...
편의점 사장 : (당황해서 식은땀을 흘리며) 뭐... 뭐, 뭐 그래서 뭐!?
종석 : 힘드시겠지만 그 날 어머니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습니까?
훈이 : 어머니가 갑자기 쓰러지셔서...!
종석 : 그래서, 어떻게 되셨죠?
훈이 : (종석의 귓가에 또 무어라 속삭인다.)
편의점 사장 : 뭐... 뭐라는데?
종석 : 일으켜 드렸답니다.
(다시 정적이 흐른다.)
편의점 사장 : 그럼 돈은 왜 훔친 거야 임마!!
종석 : (종석의 귀에다 대고 속삭인다.) 소소소 세세세세
종석 : ‘소소소 세세세세’라고 합니다. 이상입니다.
편의점 사장 : 그걸 임마 지금 말이라고 해!?
훈이 : 그럼 월급을 주시던가요!!!
편의점 사장 : 약속한 일은 딱 해야지 월급을 주지 이 새꺄!
훈이 : 월급을 주셔야 일을 하죠!!
종석 : 일단 둘 다 진정하시고...
편의점 사장 : 그리고 저 놈. 창고 정리를 한번도 안해서 창고 마대 걸레에서 버섯이 자랐어. 알어!?
종석 : (창고 냄새가 역했는지 코를 움켜쥐며 다시 역전재판 BGM과 함께) 이의 있습니다 재판장님!
편의점 사장 : 들을 필요도 없어, 또 개소리하겠지! 그리고 재판장이 아까부터 어딨어!?
종석 : (스마트폰으로 어떤 그래프를 보여주며) 피고인은 이 그래프가 뭔지 아십니까?
편의점 사장 : 뭐야 저건 또.
종석 : 원고가 채용된 이후 버섯 매출량을 기록해 놓은 그래프입니다.
편의점 사장 : 그게 뭐 어쨌다고!?
종석 : 원고는 그 버섯을 재배해서 오히려 가게 매출에 이익을 가져다주고 있었다는 말입니다!
(편의점 신선식품 칸에 직접 재배한 Nope Brand 산지직송 버섯이 진열되어 있다.)
편의점 사장 : 그걸 왜 팔어 이 미친 새꺄!!!!!
종석 : 이상입니다.
편의점 사장 : 저런 미친 놈한테 줄 돈 단 한 푼도 없으니까 그렇게 알어!
종석 : 훈이도 당신같은 사장 아래서 일할 생각 없다니까, 빨리 돈이나 주고 마무리하시죠!
편의점 사장 : 다음 사람 구해질 때까지 그만둘 생각 하지도 마!
훈이 : 아니 돈을 안 주시는데 일을 어떻게 하냐구요!?!?
편의점 사장 : 아 몰라. 손님 받아야 되니까 이제 둘 다 꺼져. 알바가 알바다워야지!
훈이 : 그렇게 말하니까 알바들이 다 그만두는 거라구요!
편의점 사장 : 뭐!? 일만 제대로 하면 내가 돈을 두 배로 주는 사람이야 임마!!!
종석 : 그럼 제가 하겠습니다.
편의점 사장 : (상상도 못하여) 엉!?
훈이 : (역시 상상조차 못하고) 어엉!?
종석 : 훈이한테 밀린 월급까지 저한테 두 배로 주신다면 정말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훈이 : 기, 김종석 뭔 소리야 임마!
종석 : 여기 근로계약서입니다. 미리 준비해왔습니다.
편의점 사장 : 아주 준비성이 철저한 친구구만!
종석 : 감사합니다.
편의점 사장 : 내일부터 당장 출근하게!
종석 : 감사합니다! 사장님! 알바 구할 땐 역시! 알바천국!
훈이 : 아무 상관도 없잖아!!!
4. [오늘의 안기욱] 3화 - 투자계획서
(너희그룹 사옥.)
여상사 : 기욱 씨.
안기욱 : 아, 네!
여상사 : 이거 인사팀에서 보내준 자료인데, 4페이지 중간 쯤에 '지부'인지 '지주'인지 헷갈려서 그러는데 전화해서 좀 물어봐 주시겠어요? 내가 볼 땐 오타인거 같애.
안기욱 : 아, 네네! 알겠습니다! (전화기 번호를 누르며) 인사팀 내선번호가.. 이게 맞나?
인사팀 직원 : 네, 인사팀입니다.
안기욱 : 네, 저로 말씀드릴 거 같으면 영업팀에 안기욱이라고 합니다.
인사팀 직원 : 아, 네. 기욱씨, 무슨 일이세요?
안기욱 : 아, 그 저번에 보내주신 자료보다가 궁금한 게 있어서요.
인사팀 직원 : 어떤 자료요?
안기욱 : 아, 그게 성남시 투자계획서 4페이지..
인사팀 직원 : 아, 그거는 저희 담당이 아니라서 혹시 재무팀으로 전화해 보시겠어요?
안기욱 : 아, 네네. 그렇군요. 혹시 재무팀 번호 아시나요?
인사팀 직원 : 연결해 드려요?
안기욱 : 아, 네. 그럼 감사하죠.
(재무팀으로 연결되는 전화.)
재무팀 직원 : (인상을 찌푸리며) 예, 재무팀입니다.
안기욱 : 아, 예예. 거기 재무팀이죠?
재무팀 직원 : 예.[5]
안기욱 : 예, 저는 영업팀 안기욱이라고 하는데요.
재무팀 직원 : 예, 왜요?
안기욱 : (뭐가 이렇게 싸가지가 없어?)
재무팀 직원 : 그래서요?
안기욱 : 아, 그게 다름이 아니라 저번에 보내주신 성남시 투자계획서..
재무팀 직원 : 성남 우리 담당 아닌데?
안기욱 : 아, 그래요? 그럼 어디로 전화해야 될까요?
재무팀 직원 : 연결해 드려요?
안기욱 : 아, 네네! 부탁드릴...(전화가 끊기고 통화연결음이 나온다.) (아, XX 띠껍네, 씨.)
성남시청 직원 : 네, 성남시청입니다.
안기욱 : 서, 성남시청이요?
성남시청 직원 : 예예, 무슨 일이실까요?
안기욱 : 아.. 그게 지금 그.. 회사 업무 때문에..
성남시청 직원 : 회사 업무 보신다구요?
안기욱 : 아, 네네. 그런데 그..
성남시청 직원 : 회사 업무는 저희 쪽이 아니구요, 고용노동부로 연결해 드릴게요.
안기욱 : 아뇨아뇨! 그게 아니라 그..! 자, 잠시만요! 잠시만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고용노동부 직원 : (흐리멍텅한 눈으로 과자봉지에 손을 넣으며) 네, 고용노동부서 박철용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안기욱 : 아니 지금 간단한 거 여쭤보려고 전화 드렸는데..
고용노동부 직원 : 간단한 거 우리 쪽 아닌데~
안기욱 : 아뇨아뇨! 간단한 게 아니라 말을 끝까지 들어보세요!
고용노동부 직원 : 간단하면 저희 쪽 담당이 아니고요, 다산콜센터로 연결해 드릴게요~
안기욱 : 아, 여보세요! 여보세요! 아이, 말 좀 끝까지 들어보세요, 쫌..!
다산콜센터 직원 : 편안한 서울시 다산콜센터 육미혜라고 합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안기욱 : (좌절스러운 얼굴로) 아..
다산콜센터 직원 : 여보세요?
안기욱 : 아, 네. 너희그룹으로 연결해주세요.
다산콜센터 직원 : 너희그룹 말씀이십니까?
안기욱 : 네.
다산콜센터 직원 : 너희그룹 어느 부서로 연결해드리면 되겠습니까?
안기욱 : 인사과요, 인사과.
다산콜센터 직원 : 아 죄송합니다, 고객님! 너희그룹 인사과는 저희 담당이 아니라서요, 청룡각으로 연결해 드리겠습니다!
안기욱 : 뭐, 뭐.. 처, 청룡 뭐요? 처, 청.. 여보세요! 여보세요!
청룡각 직원 : 예~ 청룡각입니다!
안기욱 : 처, 청룡각이요?
청룡각 직원 : 예~ 뭐 드릴까요?
(사무실에 짜장면 4그릇이 도착한다.)
여상사 : 기욱씨, 이거 뭐예요?
안기욱 : 짜장면 아닐까요?
여상사 : 아니, 인사팀에 전화해서 단어 하나 물어보는게 그렇게 어려워요?
안기욱 : (손을 가로저으며)아뇨아뇨, 저도 쉬울 줄 알았는데..
여상사 : 시간 없으니까 빨리 좀 물어봐요, 짜장면은 좀 치우고!
배상사 : 냅둬! 내가 먹을라니까.
안기욱 : 아, 네.
안기욱 : (인사과로 전화를 걸며) (아이씨, 알려줄거면 제대로 알려주던가..)
인사팀 직원 : 네, 인사팀입니다.
안기욱 : 아, 여보세요. 아이, 재무팀도 자기 담당 아니라잖아요!
인사팀 직원 : 아, 그래요? 그럼 경지팀에 전화해 보시겠어요?
안기욱 : 겨..겨, 경 뭐요?
인사팀 직원 : 경영지원팀이요.
안기욱 : 아, 네. 시간 없으니까 연결해주세요.
경영지원팀 직원 : 네, 경지팀입니다.
안기욱 : 혹시 성남시 투자계획서라고 아세요?
경영지원팀 직원 : (뭔가를 손가락으로 돌돌 말며)예~ 저희가 만들었는데요?
안기욱 :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오! 오오오! 드디어...!!!)
경영지원팀 직원 : 여보세요?
안기욱 : 아, 네네! 반갑습니다! 진짜 반갑습니다!
경영지원팀 직원 : 예~ 그런데요?
안기욱 : 아, 그 4페이지 중간 쯤에 나오는 그 '지부'랑..
경영지원팀 직원 : 아, 그 4페이지는 저희 담당이 아니에요.
안기욱 : ....
경영지원팀 직원 : 여보세요? 여보세요, 그 담당 부서로 연결해 드릴게요~
(안기욱의 머릿속이 아득해진다.)
도로공사 직원 : 예, 도로공사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여보세요~
공정거래위원회 직원 : 예, 공정거래위원회입니다. 여보세요? 말씀 안하시면 끊습니다~
국가보훈처 근무병 : 통신보안 국가보훈처 상병 최일구[6]입니다. 통신보안~ 통신보안? 말씀 안하시면 끊습니다~
안기욱 아버지 : 어~ 기욱아, 애비한테 갑자기 무슨 일이냐?
보험사 직원 : 여보세요? 보험 하나 들으세요~
경찰 : 강남경찰서 강기태입니다. 장난전화 하지 마세요. 경고입니다.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가 한데 뒤섞이다가 어느 한 곳으로 전화가 연결된다.)
문재인[7] : 여보셰요. 여보셰요?
안기욱 : 아, 안녕하세요. 저는 영업팀 안기욱이라고 합니다..
문재인 : 아, 예. 안녕하쉽니까~?
안기욱 : 아, 죄송한데 누구.. 신가요..??
문재인 : (머리 위에 대통령 휘장이 박혀있다.)저를 모르면 간첩인데, 혹시 간첩이세요오? 농담입니다.
안기욱 : 아뇨, 제가 정신을 놓고 있어가지고요..
문재인 : 오오, 그.. 진짜 모르십니까?
안기욱 : 아, 네. 진짜.. 누구세요?
문재인 : 그, 진짜 간첩이셨네요. 간첩은 우리나라 담당이 아니라셔 북한으로 연결해 드리겠슙니다.
(송수화기 너머로 '우리 최고사령관'이라는 가사의 찬양가가 들린다.)
김정은[8] : 여보시오?
(안기욱의 얼굴이 사색이 된다.)
김정은 : 동무! 말을 하시라요! 동무! 대답을 하시라요! 여보시오! 동..
(안기욱의 이력서에 간첩이라고 쓰여진 도장이 커다랗게 찍힌다.)
여상사 : 기욱 씨.
안기욱 : 아, 네!
여상사 : 이거 인사팀에서 보내준 자료인데, 4페이지 중간 쯤에 '지부'인지 '지주'인지 헷갈려서 그러는데 전화해서 좀 물어봐 주시겠어요? 내가 볼 땐 오타인거 같애.
안기욱 : 아, 네네! 알겠습니다! (전화기 번호를 누르며) 인사팀 내선번호가.. 이게 맞나?
인사팀 직원 : 네, 인사팀입니다.
안기욱 : 네, 저로 말씀드릴 거 같으면 영업팀에 안기욱이라고 합니다.
인사팀 직원 : 아, 네. 기욱씨, 무슨 일이세요?
안기욱 : 아, 그 저번에 보내주신 자료보다가 궁금한 게 있어서요.
인사팀 직원 : 어떤 자료요?
안기욱 : 아, 그게 성남시 투자계획서 4페이지..
인사팀 직원 : 아, 그거는 저희 담당이 아니라서 혹시 재무팀으로 전화해 보시겠어요?
안기욱 : 아, 네네. 그렇군요. 혹시 재무팀 번호 아시나요?
인사팀 직원 : 연결해 드려요?
안기욱 : 아, 네. 그럼 감사하죠.
(재무팀으로 연결되는 전화.)
재무팀 직원 : (인상을 찌푸리며) 예, 재무팀입니다.
안기욱 : 아, 예예. 거기 재무팀이죠?
재무팀 직원 : 예.[5]
안기욱 : 예, 저는 영업팀 안기욱이라고 하는데요.
재무팀 직원 : 예, 왜요?
안기욱 : (뭐가 이렇게 싸가지가 없어?)
재무팀 직원 : 그래서요?
안기욱 : 아, 그게 다름이 아니라 저번에 보내주신 성남시 투자계획서..
재무팀 직원 : 성남 우리 담당 아닌데?
안기욱 : 아, 그래요? 그럼 어디로 전화해야 될까요?
재무팀 직원 : 연결해 드려요?
안기욱 : 아, 네네! 부탁드릴...(전화가 끊기고 통화연결음이 나온다.) (아, XX 띠껍네, 씨.)
성남시청 직원 : 네, 성남시청입니다.
안기욱 : 서, 성남시청이요?
성남시청 직원 : 예예, 무슨 일이실까요?
안기욱 : 아.. 그게 지금 그.. 회사 업무 때문에..
성남시청 직원 : 회사 업무 보신다구요?
안기욱 : 아, 네네. 그런데 그..
성남시청 직원 : 회사 업무는 저희 쪽이 아니구요, 고용노동부로 연결해 드릴게요.
안기욱 : 아뇨아뇨! 그게 아니라 그..! 자, 잠시만요! 잠시만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고용노동부 직원 : (흐리멍텅한 눈으로 과자봉지에 손을 넣으며) 네, 고용노동부서 박철용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안기욱 : 아니 지금 간단한 거 여쭤보려고 전화 드렸는데..
고용노동부 직원 : 간단한 거 우리 쪽 아닌데~
안기욱 : 아뇨아뇨! 간단한 게 아니라 말을 끝까지 들어보세요!
고용노동부 직원 : 간단하면 저희 쪽 담당이 아니고요, 다산콜센터로 연결해 드릴게요~
안기욱 : 아, 여보세요! 여보세요! 아이, 말 좀 끝까지 들어보세요, 쫌..!
다산콜센터 직원 : 편안한 서울시 다산콜센터 육미혜라고 합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안기욱 : (좌절스러운 얼굴로) 아..
다산콜센터 직원 : 여보세요?
안기욱 : 아, 네. 너희그룹으로 연결해주세요.
다산콜센터 직원 : 너희그룹 말씀이십니까?
안기욱 : 네.
다산콜센터 직원 : 너희그룹 어느 부서로 연결해드리면 되겠습니까?
안기욱 : 인사과요, 인사과.
다산콜센터 직원 : 아 죄송합니다, 고객님! 너희그룹 인사과는 저희 담당이 아니라서요, 청룡각으로 연결해 드리겠습니다!
안기욱 : 뭐, 뭐.. 처, 청룡 뭐요? 처, 청.. 여보세요! 여보세요!
청룡각 직원 : 예~ 청룡각입니다!
안기욱 : 처, 청룡각이요?
청룡각 직원 : 예~ 뭐 드릴까요?
(사무실에 짜장면 4그릇이 도착한다.)
여상사 : 기욱씨, 이거 뭐예요?
안기욱 : 짜장면 아닐까요?
여상사 : 아니, 인사팀에 전화해서 단어 하나 물어보는게 그렇게 어려워요?
안기욱 : (손을 가로저으며)아뇨아뇨, 저도 쉬울 줄 알았는데..
여상사 : 시간 없으니까 빨리 좀 물어봐요, 짜장면은 좀 치우고!
배상사 : 냅둬! 내가 먹을라니까.
안기욱 : 아, 네.
안기욱 : (인사과로 전화를 걸며) (아이씨, 알려줄거면 제대로 알려주던가..)
인사팀 직원 : 네, 인사팀입니다.
안기욱 : 아, 여보세요. 아이, 재무팀도 자기 담당 아니라잖아요!
인사팀 직원 : 아, 그래요? 그럼 경지팀에 전화해 보시겠어요?
안기욱 : 겨..겨, 경 뭐요?
인사팀 직원 : 경영지원팀이요.
안기욱 : 아, 네. 시간 없으니까 연결해주세요.
경영지원팀 직원 : 네, 경지팀입니다.
안기욱 : 혹시 성남시 투자계획서라고 아세요?
경영지원팀 직원 : (뭔가를 손가락으로 돌돌 말며)예~ 저희가 만들었는데요?
안기욱 :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오! 오오오! 드디어...!!!)
경영지원팀 직원 : 여보세요?
안기욱 : 아, 네네! 반갑습니다! 진짜 반갑습니다!
경영지원팀 직원 : 예~ 그런데요?
안기욱 : 아, 그 4페이지 중간 쯤에 나오는 그 '지부'랑..
경영지원팀 직원 : 아, 그 4페이지는 저희 담당이 아니에요.
안기욱 : ....
경영지원팀 직원 : 여보세요? 여보세요, 그 담당 부서로 연결해 드릴게요~
(안기욱의 머릿속이 아득해진다.)
도로공사 직원 : 예, 도로공사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여보세요~
공정거래위원회 직원 : 예, 공정거래위원회입니다. 여보세요? 말씀 안하시면 끊습니다~
국가보훈처 근무병 : 통신보안 국가보훈처 상병 최일구[6]입니다. 통신보안~ 통신보안? 말씀 안하시면 끊습니다~
안기욱 아버지 : 어~ 기욱아, 애비한테 갑자기 무슨 일이냐?
보험사 직원 : 여보세요? 보험 하나 들으세요~
경찰 : 강남경찰서 강기태입니다. 장난전화 하지 마세요. 경고입니다.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가 한데 뒤섞이다가 어느 한 곳으로 전화가 연결된다.)
문재인[7] : 여보셰요. 여보셰요?
안기욱 : 아, 안녕하세요. 저는 영업팀 안기욱이라고 합니다..
문재인 : 아, 예. 안녕하쉽니까~?
안기욱 : 아, 죄송한데 누구.. 신가요..??
문재인 : (머리 위에 대통령 휘장이 박혀있다.)저를 모르면 간첩인데, 혹시 간첩이세요오? 농담입니다.
안기욱 : 아뇨, 제가 정신을 놓고 있어가지고요..
문재인 : 오오, 그.. 진짜 모르십니까?
안기욱 : 아, 네. 진짜.. 누구세요?
문재인 : 그, 진짜 간첩이셨네요. 간첩은 우리나라 담당이 아니라셔 북한으로 연결해 드리겠슙니다.
(송수화기 너머로 '우리 최고사령관'이라는 가사의 찬양가가 들린다.)
김정은[8] : 여보시오?
(안기욱의 얼굴이 사색이 된다.)
김정은 : 동무! 말을 하시라요! 동무! 대답을 하시라요! 여보시오! 동..
(안기욱의 이력서에 간첩이라고 쓰여진 도장이 커다랗게 찍힌다.)
5. 같이 일할사람 구함 캐빨 必
(정화조[9]가 혼절한 채 누워있고 장삐쭈와 스튜디오 멤버들이 그를 지켜보고 있다.)
정화조 : 으으... 어어...
장삐쭈 : 화조야! 화조야, 정신이 좀 들어?
정화조 : (죽어가는 목소리로) 어떻게 된 거죠 삐쭈님?
장삐쭈 : 회의하다 갑자기 쌍욕을 하더니 쓰러져서 일주일 동안이나 의식 불명이었어.
정화조 : 그럼 이제 쉴 수 있는 건가요?
장삐쭈 : 여기서 회의 진행할 거야.
정화조 : 삐쭈님... 회의 좀 그만하고 싶어요!
장삐쭈 : 기절해 있는 동안 다음 단편선 소재 뭘로 할지 좀 생각해봤어?
정화조 : 아니 시발 기절해 있는데 그걸 어떻게 생각해요!
장삐쭈 : 그럼 우리 지금부터 같이 생각해볼까?
정화조 : 회의라는 단어만 들어도 사지가 마비되고 숨이 잘 안 쉬어진다구요!
멤버1 : 회의!
정화조 : 으악, 으어어어어억...
멤버1 : 진짜 신기하다...
장삐쭈 : 화조야 나도 한 번만 해 봐도 돼?
정화조 : 삐쭈님은 사람이 죽어가는ㄷ...
장삐쭈 : 회의!
정화조 : 악.. 재밌냐 이 시벌놈아...
멤버1 : 회의!
정화조 : (심한 경련 증세를 보이며) 으으으으윽...
멤버2 : 재밌겠다!
정화조 : 그만해 미친 새끼들아...
장삐쭈 : 이거 소재로 쓰면 존나 재밌겠다!
정화조 : 삐쭈님은 정말 컨텐츠 밖에 모르는 씨바새끼예요.
장삐쭈 : 마지막 가는 순간까지 정말 고생 많았다.
정화조 : 삐쭈님 저 이대로 죽는 건가요?
장삐쭈 : 마지막 가는 길, 우리가 최대한 편하게 보내줄게.
멤버1 : 회의회의회의회의...
장삐쭈 : 회의회의회의회의...
정화조 : (단말마의 고통으로 마지막 신음을 내뱉는다.)
장삐쭈 : 화조야! 죽으면 안 돼! 화조야, 정신 차려! 화조야!!!!!
장삐쭈 : ‘화조야, 널 절대 잊지 않을게...!’
스튜디오 식구 일동 : (정화조가 잠든 관 앞에서 거수경례를 하며) 회! 의!
(정화조의 관이 벨트를 타고 우주선 바깥의 우주공간으로 향한다.)
장삐쭈 : ‘오늘 저녁 뭐 먹지?’
멤버3 : 형아...! 으흐흑...
정화조 : 후후후후후후...
(자막)
새로운 구성작가를 구합니다.
진짜입니다.
댓글 링크 확인해주세요ㅗ
정화조 : 으으... 어어...
장삐쭈 : 화조야! 화조야, 정신이 좀 들어?
정화조 : (죽어가는 목소리로) 어떻게 된 거죠 삐쭈님?
장삐쭈 : 회의하다 갑자기 쌍욕을 하더니 쓰러져서 일주일 동안이나 의식 불명이었어.
정화조 : 그럼 이제 쉴 수 있는 건가요?
장삐쭈 : 여기서 회의 진행할 거야.
정화조 : 삐쭈님... 회의 좀 그만하고 싶어요!
장삐쭈 : 기절해 있는 동안 다음 단편선 소재 뭘로 할지 좀 생각해봤어?
정화조 : 아니 시발 기절해 있는데 그걸 어떻게 생각해요!
장삐쭈 : 그럼 우리 지금부터 같이 생각해볼까?
정화조 : 회의라는 단어만 들어도 사지가 마비되고 숨이 잘 안 쉬어진다구요!
멤버1 : 회의!
정화조 : 으악, 으어어어어억...
멤버1 : 진짜 신기하다...
장삐쭈 : 화조야 나도 한 번만 해 봐도 돼?
정화조 : 삐쭈님은 사람이 죽어가는ㄷ...
장삐쭈 : 회의!
정화조 : 악.. 재밌냐 이 시벌놈아...
멤버1 : 회의!
정화조 : (심한 경련 증세를 보이며) 으으으으윽...
멤버2 : 재밌겠다!
정화조 : 그만해 미친 새끼들아...
장삐쭈 : 이거 소재로 쓰면 존나 재밌겠다!
정화조 : 삐쭈님은 정말 컨텐츠 밖에 모르는 씨바새끼예요.
장삐쭈 : 마지막 가는 순간까지 정말 고생 많았다.
정화조 : 삐쭈님 저 이대로 죽는 건가요?
장삐쭈 : 마지막 가는 길, 우리가 최대한 편하게 보내줄게.
멤버1 : 회의회의회의회의...
장삐쭈 : 회의회의회의회의...
정화조 : (단말마의 고통으로 마지막 신음을 내뱉는다.)
장삐쭈 : 화조야! 죽으면 안 돼! 화조야, 정신 차려! 화조야!!!!!
장삐쭈 : ‘화조야, 널 절대 잊지 않을게...!’
스튜디오 식구 일동 : (정화조가 잠든 관 앞에서 거수경례를 하며) 회! 의!
(정화조의 관이 벨트를 타고 우주선 바깥의 우주공간으로 향한다.)
장삐쭈 : ‘오늘 저녁 뭐 먹지?’
멤버3 : 형아...! 으흐흑...
정화조 : 후후후후후후...
(자막)
새로운 구성작가를 구합니다.
진짜입니다.
댓글 링크 확인해주세요ㅗ
6. 장삐쭈 단편선 - 약속2
(먼 미래의 어떤 봉안당. 중앙에 박선영이란 이름의 납골함이 보인다.[10])
안예지 : 이제 됐다...
장삐쭈 : 예? 벌써요?
안예지 : 만났으니까 이제 된 거야...
(장삐쭈가 예지를 비행 휠체어에 태우고 '네오 광주 폴리스'로 돌아간다.)
2019년 봄
안예지 : 224번 고객님, 주문하신 아이스 아메리카노 나왔습니다~
박선영 : 어? 너...
안예지 : 어? 선영 선배?
박선영 : 너 예지... 맞지?
안예지 : 헐, 선배 이 근처에서 일하세요?
박선영 : 어, 나 여기 앞에서 근무해~
안예지 : 대박 소름 돋아. 저 여기서 일한 지 한 달 정도 됐... (누군가가 '여기요'라며 예지를 부른다.) 아 네~ 언니, 언니. 핸드폰 좀 줘 봐요.
박선영 : 어어, 여기...
안예지 : 이거 제 번호거든요? 일 끝나고 전화드릴게요~
박선영 : 어어 그래 고생해~
(그날 밤 예지에게서 전화가 걸려온다.)
박선영 : (화장을 지운 채로 페디큐어를 바르며) 아 진짜 전화했네... 아 받지 말까? (핸드폰을 떨어뜨리며) 어머!
안예지 : 언니~~
박선영 : 예지야~~
안예지 : (얼굴에 팩을 한 채 누워서) 아 언니~~
박선영 : 야아아아아아아
안예지 : 니이이이이이이
박선영 : 아아아아
안예지 : 이이이이
박선영 : (페디큐어를 바르며 귀찮은 표정으로) 와 대박 대박. 일 끝났어?
안예지 : (팩을 한 채 무표정한 얼굴로) 네 언니~ 잘 지내셨어요~?
박선영 : 어 잘 지냈지~ 진~짜 너무 오랜만이다 진짜로~
안예지 : 언니~ 진짜 너무 보고 싶었어요오~
박선영 : 나도 보고 싶었어 예지야~ 작년에 졸업한 거야?
안예지 : 아 네~ 진짜 언니 졸업하고 학교 너무 재미없어가지고~
박선영 : 아 진짜~ 나도 다시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 진짜로~
안예지 : 언니~ 우리 진짜 언제 밥이나 같이 먹어요~
박선영 : 아 진짜, 진짜 그러자. 진짜 너무 보고 싶었다 예지야~
안예지 : 아 우리 말만 하지 말고 바로 약속 잡아요 언니~
박선영 : 아 그럴까? 너 언제 언제 시간 돼?
안예지 : 어... 저 수요일 금요일 쉬어요, 언니는요?
박선영 : 어... 나는 주말 밖에 시간 안 되는데. 카페라서 주말에 못 쉬는구나~
안예지 : 아, 말하면 주말에 쉴 수도 있어요!
박선영 : (당황하며) 아 진짜? 그래도 돼?
안예지 : 아 당연하죠~ 언니 만나는데~ 연차 쓰면 돼요!
박선영 : 연차? 나 만난다고 연차는 좀...
안예지 : 그쵸~ 좀 그렇죠?
박선영 : 그럼 수요일 저녁 어때?
안예지 : 아~ 저 수요일 저녁 시간부터 근무라서~ 그 날 힘들 것 같은데?
박선영 : 어? 너 수요일 쉰다며?
안예지 : 엇 제가 그랬어요? 어 헐~
박선영 : 그럼 수요일 말고 언제 쉬어?
안예지 : 어 생각해 보니까 금요일 밖에 안 쉬어요~ 진짜 빡세요 여기~
박선영 : 아 진짜~? 나도 금요일은 안 되는데~
안예지 : 언니 언니, 그럼 금요일 점심은 어때요? 저 그 날 오후 근무라...
박선영 : 헐 나 그 때 치과 예약 잡혀있어 가지고 안 될 것 같은데?
안예지 : 헐 언니 이빨 아파요?
박선영 : 어 나 임플란트 해 가지고~
안예지 : 헐~ 그거 진짜 아프다는데. 그럼 언니 다음주 수요일은 어때요? 저 그 날 쉬는데.
박선영 : 아~ 나 그 날 할아버지 제산데 어떡하지?
안예지 : 아~ 그럼 어쩔 수 없죠~
박선영 : 예지야. 그럼 다다음주 금요일은 어때? 나 그 날 스케줄 없는데.
안예지 : 다다음주 금요일이요? 헐~ 잠시만요~
박선영 : (불안에 떨면서) ‘제발, 제발. 제발 제발 제발...’
안예지 : 아 언니~ 어떡해요~
박선영 : 어 왜왜왜, 왜? 뭔 일 있어 뭔 일 있어?
안예지 : 아니 그게...
박선영 : 왜 그 날 뭔 일 있어?
안예지 : 아~ 저 그 날 건강검진이라서요~
박선영 : (다시 평온을 되찾고) 아 진짜? 너 어디 아파?
안예지 : 아뇨아뇨 그런 건 아닌데~ 주기적으로~
박선영 : 아~ 그럼 어쩔 수 없지~ 그럼 다음 달에 볼까 우리?
안예지 : 아 헐 언니, 다음 달 첫째 주 토요일 어떠세요? 저 그 날 쉴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박선영 : (또다시 당황하면서) 아 진짜 진짜? 잠깐만 확인해볼게~ ‘생각해 내, 생각해 내야 돼, 생각해 내, 생각해 내...’ 아, 어떡하지~? 그 날 할아버지 생신이신데~ 5월 4일 맞지?
안예지 : 아 네 맞아요~
박선영 : 아 진짜 어떡해~ 진짜 너무너무 보고 싶은데~
안예지 : 어 근데 언니 아까 할아버지 돌아가셨다고...
박선영 : 어 내가 그랬어?
안예지 : 아까 제사라고...
박선영 : 아~~~ 외할아버지~
안예지 : 아 언니 죄송해요 죄송해요~ 저 그런 줄도 모르고 진짜 나 눈물 나~
박선영 : 아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너 그럼 6월에는 뭐 해?
안예지 : 다다음 달이요?
박선영 : 어어, 나 6월에는 별로 일 없어가지고~
안예지 : 아 헐~ 언니 어떡하죠?
박선영 : 왜왜, 뭔 일 있어?
안예지 : 어, 저 6월부터 내년 3월까지 어학연수 가요~
박선영 : 아 진짜~? 그럼 귀국하고 볼까?
안예지 : 헐~ 저 아마 거기 계속 살 거 같애요~
박선영 : 아 진짜? 3월까지라며?
안예지 : 아 방금 엄마한테 카톡 받았는데~ 엄마가 시민권 획득했대요~
박선영 : 아 진짜~?↗ 축하해~~
안예지 : 고마워요 언니~ 언제 한 번 놀러와요~
박선영 : 아 진짜 진짜. 말로만 하지 말고 지금 바로 날 잡을까?
안예지 : 아 너무 좋아요 언니~ 언니 언니. 2020년 4월은 어떠세요?
박선영 : 2020년 4월? 아~ 나 그 때 아마 결혼할 거 같은데?
안예지 : 아 진짜요!? 언니 남친 있어요?
박선영 : 아니~ 아직은 없긴 한데~
안예지 : 헐~ 축하드려요 언니~!
박선영 : 고마워 예지야~ 예지야, 너 그럼 2032년 10월에는 뭐해?
안예지 : 2032년 10월이요? 아 헐~ 그 날 삼촌 사고 나실 것 같은데~
박선영 : 아~ 날짜 정해놓고 사고 나시는 스타일이시구나~
안예지 : 아 네~ 우리 삼촌 진짜 특이하죠? 아 진짜 우리 언제 만나요 언니~?
박선영 : 아 그니까 그니까~ 진짜 너무 보고 싶다 예지야~
안예지 : 우리 진짜 죽기 전에 꼭 한 번 만나요 언니 진짜로.
박선영 : 아 진짜 이러다가 누구 한 명 먼저 죽어서 묘지에서 만나겠어~
안예지 : 아 언니~~ 진짜 너무 웃겨요~
박선영 : 그치? 진짜 웃기지? 아 진짜 우리 꼭꼭 죽기 전에 보자 진짜 꼭~
안예지 : 네 언니~ 진짜 죽기 전에 꼭 봐요 진짜~
박선영 : 어 진짜로~ 우리 약속해 진짜~
안예지 : 아 네 언니~ 꼭꼭 먼저 죽기 없기~
안예지 : 이제 됐다...
장삐쭈 : 예? 벌써요?
안예지 : 만났으니까 이제 된 거야...
(장삐쭈가 예지를 비행 휠체어에 태우고 '네오 광주 폴리스'로 돌아간다.)
2019년 봄
안예지 : 224번 고객님, 주문하신 아이스 아메리카노 나왔습니다~
박선영 : 어? 너...
안예지 : 어? 선영 선배?
박선영 : 너 예지... 맞지?
안예지 : 헐, 선배 이 근처에서 일하세요?
박선영 : 어, 나 여기 앞에서 근무해~
안예지 : 대박 소름 돋아. 저 여기서 일한 지 한 달 정도 됐... (누군가가 '여기요'라며 예지를 부른다.) 아 네~ 언니, 언니. 핸드폰 좀 줘 봐요.
박선영 : 어어, 여기...
안예지 : 이거 제 번호거든요? 일 끝나고 전화드릴게요~
박선영 : 어어 그래 고생해~
(그날 밤 예지에게서 전화가 걸려온다.)
박선영 : (화장을 지운 채로 페디큐어를 바르며) 아 진짜 전화했네... 아 받지 말까? (핸드폰을 떨어뜨리며) 어머!
안예지 : 언니~~
박선영 : 예지야~~
안예지 : (얼굴에 팩을 한 채 누워서) 아 언니~~
박선영 : 야아아아아아아
안예지 : 니이이이이이이
박선영 : 아아아아
안예지 : 이이이이
박선영 : (페디큐어를 바르며 귀찮은 표정으로) 와 대박 대박. 일 끝났어?
안예지 : (팩을 한 채 무표정한 얼굴로) 네 언니~ 잘 지내셨어요~?
박선영 : 어 잘 지냈지~ 진~짜 너무 오랜만이다 진짜로~
안예지 : 언니~ 진짜 너무 보고 싶었어요오~
박선영 : 나도 보고 싶었어 예지야~ 작년에 졸업한 거야?
안예지 : 아 네~ 진짜 언니 졸업하고 학교 너무 재미없어가지고~
박선영 : 아 진짜~ 나도 다시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 진짜로~
안예지 : 언니~ 우리 진짜 언제 밥이나 같이 먹어요~
박선영 : 아 진짜, 진짜 그러자. 진짜 너무 보고 싶었다 예지야~
안예지 : 아 우리 말만 하지 말고 바로 약속 잡아요 언니~
박선영 : 아 그럴까? 너 언제 언제 시간 돼?
안예지 : 어... 저 수요일 금요일 쉬어요, 언니는요?
박선영 : 어... 나는 주말 밖에 시간 안 되는데. 카페라서 주말에 못 쉬는구나~
안예지 : 아, 말하면 주말에 쉴 수도 있어요!
박선영 : (당황하며) 아 진짜? 그래도 돼?
안예지 : 아 당연하죠~ 언니 만나는데~ 연차 쓰면 돼요!
박선영 : 연차? 나 만난다고 연차는 좀...
안예지 : 그쵸~ 좀 그렇죠?
박선영 : 그럼 수요일 저녁 어때?
안예지 : 아~ 저 수요일 저녁 시간부터 근무라서~ 그 날 힘들 것 같은데?
박선영 : 어? 너 수요일 쉰다며?
안예지 : 엇 제가 그랬어요? 어 헐~
박선영 : 그럼 수요일 말고 언제 쉬어?
안예지 : 어 생각해 보니까 금요일 밖에 안 쉬어요~ 진짜 빡세요 여기~
박선영 : 아 진짜~? 나도 금요일은 안 되는데~
안예지 : 언니 언니, 그럼 금요일 점심은 어때요? 저 그 날 오후 근무라...
박선영 : 헐 나 그 때 치과 예약 잡혀있어 가지고 안 될 것 같은데?
안예지 : 헐 언니 이빨 아파요?
박선영 : 어 나 임플란트 해 가지고~
안예지 : 헐~ 그거 진짜 아프다는데. 그럼 언니 다음주 수요일은 어때요? 저 그 날 쉬는데.
박선영 : 아~ 나 그 날 할아버지 제산데 어떡하지?
안예지 : 아~ 그럼 어쩔 수 없죠~
박선영 : 예지야. 그럼 다다음주 금요일은 어때? 나 그 날 스케줄 없는데.
안예지 : 다다음주 금요일이요? 헐~ 잠시만요~
박선영 : (불안에 떨면서) ‘제발, 제발. 제발 제발 제발...’
안예지 : 아 언니~ 어떡해요~
박선영 : 어 왜왜왜, 왜? 뭔 일 있어 뭔 일 있어?
안예지 : 아니 그게...
박선영 : 왜 그 날 뭔 일 있어?
안예지 : 아~ 저 그 날 건강검진이라서요~
박선영 : (다시 평온을 되찾고) 아 진짜? 너 어디 아파?
안예지 : 아뇨아뇨 그런 건 아닌데~ 주기적으로~
박선영 : 아~ 그럼 어쩔 수 없지~ 그럼 다음 달에 볼까 우리?
안예지 : 아 헐 언니, 다음 달 첫째 주 토요일 어떠세요? 저 그 날 쉴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박선영 : (또다시 당황하면서) 아 진짜 진짜? 잠깐만 확인해볼게~ ‘생각해 내, 생각해 내야 돼, 생각해 내, 생각해 내...’ 아, 어떡하지~? 그 날 할아버지 생신이신데~ 5월 4일 맞지?
안예지 : 아 네 맞아요~
박선영 : 아 진짜 어떡해~ 진짜 너무너무 보고 싶은데~
안예지 : 어 근데 언니 아까 할아버지 돌아가셨다고...
박선영 : 어 내가 그랬어?
안예지 : 아까 제사라고...
박선영 : 아~~~ 외할아버지~
안예지 : 아 언니 죄송해요 죄송해요~ 저 그런 줄도 모르고 진짜 나 눈물 나~
박선영 : 아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너 그럼 6월에는 뭐 해?
안예지 : 다다음 달이요?
박선영 : 어어, 나 6월에는 별로 일 없어가지고~
안예지 : 아 헐~ 언니 어떡하죠?
박선영 : 왜왜, 뭔 일 있어?
안예지 : 어, 저 6월부터 내년 3월까지 어학연수 가요~
박선영 : 아 진짜~? 그럼 귀국하고 볼까?
안예지 : 헐~ 저 아마 거기 계속 살 거 같애요~
박선영 : 아 진짜? 3월까지라며?
안예지 : 아 방금 엄마한테 카톡 받았는데~ 엄마가 시민권 획득했대요~
박선영 : 아 진짜~?↗ 축하해~~
안예지 : 고마워요 언니~ 언제 한 번 놀러와요~
박선영 : 아 진짜 진짜. 말로만 하지 말고 지금 바로 날 잡을까?
안예지 : 아 너무 좋아요 언니~ 언니 언니. 2020년 4월은 어떠세요?
박선영 : 2020년 4월? 아~ 나 그 때 아마 결혼할 거 같은데?
안예지 : 아 진짜요!? 언니 남친 있어요?
박선영 : 아니~ 아직은 없긴 한데~
안예지 : 헐~ 축하드려요 언니~!
박선영 : 고마워 예지야~ 예지야, 너 그럼 2032년 10월에는 뭐해?
안예지 : 2032년 10월이요? 아 헐~ 그 날 삼촌 사고 나실 것 같은데~
박선영 : 아~ 날짜 정해놓고 사고 나시는 스타일이시구나~
안예지 : 아 네~ 우리 삼촌 진짜 특이하죠? 아 진짜 우리 언제 만나요 언니~?
박선영 : 아 그니까 그니까~ 진짜 너무 보고 싶다 예지야~
안예지 : 우리 진짜 죽기 전에 꼭 한 번 만나요 언니 진짜로.
박선영 : 아 진짜 이러다가 누구 한 명 먼저 죽어서 묘지에서 만나겠어~
안예지 : 아 언니~~ 진짜 너무 웃겨요~
박선영 : 그치? 진짜 웃기지? 아 진짜 우리 꼭꼭 죽기 전에 보자 진짜 꼭~
안예지 : 네 언니~ 진짜 죽기 전에 꼭 봐요 진짜~
박선영 : 어 진짜로~ 우리 약속해 진짜~
안예지 : 아 네 언니~ 꼭꼭 먼저 죽기 없기~
7. [오늘의 안기욱] 백선균 X 티어실 원스
(너희그룹 사옥.)
내레이션 : 우리의 친구 안기욱에게 드디어 첫 후임자가 들어오고, 안기욱은 들뜬 마음으로 회사에 출근하게 되는데...
백선균 : 안녕하십니까, 저는 오늘부터 영업4팀에서 여러분들과 함께 일하게 된 백선균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영업4팀 일동이 박수를 치며 환영해준다. 여상사가 유난히 설렌 표정으로 백선균을 바라본다.)
여상사 : 어머~ 목소리 진짜 좋다. 배우하셔도 되겠어요~
백선균 : 하하, 감사합니다.
여상사 : 무슨 음식 좋아하세요?
백선균 : 봉골레 파스타 좋아합니다.
(백선균과 여상사가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배상사 : 이 친구가 저기 저, 미국에 있는 저... 대학교, 저 저기...
백선균 : 링웜[11]대학교입니다.
배상사 : 아무튼 저기 저 미국에서 유학도 하고 온 아주 유능한 친구니까 다들 잘 해주라고. 알았어?
영업4팀 일동 : 네!
배상사 : 특히 안기욱!
안기욱 : 네!
배상사 : 똑바로 가르쳐!
안기욱 : 아, 네 알겠습니다!
(영업4팀이 각자 자리에 앉아 있다. 배상사는 축구를 시청 중이고 턱상사는 어떤 동영상을 보고 있으며, 안기욱은 한컴타자연습을 켜놓고 있다.)
백선균 : 저기... 선배님!
안기욱 : 아 네, 선균 씨.
백선균 : 혹시 볼펜 있으신가요?
안기욱 : 아 네, 잠시만요. 쓰고 돌려주세요.
백선균 : 아 네 물론이죠.
안기욱 : ‘첫 출근에 무슨 볼펜을 안 가져와... 어?’
(신발을 벗고 볼펜으로 발가락 사이를 긁는 백선균. 백선균의 발에서 정체불명의 역한 가스가 피어나오고 있다.)
안기욱 : ‘어우 XX 저거 뭐야!’
백선균 : (역한 가스가 어른거리는 볼펜을 내밀며) 선배님 잘 썼습니다~
안기욱 : 아 선균 씨 그거 영원히 쓰세요. 저 볼펜 많아요. 하하하.
백선균 : 아 감사합니다 선배님~
안기욱 : ‘쟤 뭐야 무서워...’
여상사 : 저기 선균 씨!
백선균 : 부르셨어요?
여상사 : 이거 각각 네 장씩 복사해 주겠어요?
백선균 : 알겠습니다~
(복사를 하는 백선균 뒤로 안기욱이 서류 더미를 끙끙대며 나르고 있다. 그 때 안기욱이 맨발을 긁고 있는 백선균을 발견한다.)
안기욱 : ‘어? 저거 저거, 또 또!’
백선균 : (역한 가스가 어른거리는 보고서를 내밀며) 주임님 복사 끝났습니다~
여상사 : 오 선균 씨 고마워요~ 선균 씨는 일도 잘하네. 기욱 씨는 복사기 작동시키는 데만 일주일 걸렸는데.
안기욱 : 저거... 나한테만 보이는 건가?
턱상사 : 선균 씨!
백선균 : 네 대리님.
턱상사 : 여기 영어 문장 해석 좀 해 줄 수 있어요?
백선균 : 아 네, 네. 한 번 보겠습니다. (백선균이 마우스로 손을 옮기자 가스가 마우스 주변에 아른거린다.) 아 이거 말씀하시는구나~
턱상사 : 아~ 영어 되는 사람이 있으니까 진짜 편하네. 기욱 씨는 알파벳도 잘 모르거든요.[12]
백선균 : 또 헷갈리는 거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세요~
턱상사 : 아우 선균 씨 고마워요~
안기욱 : 저 대리님!
턱상사 : (퉁명스럽게) 왜요?
안기욱 : 그 마우스에 그...
턱상사 : 마우스가 왜?
안기욱 : 아, 아니예요...
턱상사 : 아 뭐야? 아까 부탁했던 거나 마무리해서 주세요.
안기욱 : 아, 네.
여상사 : (발바닥을 긁으며) 아이 씨 간지러... 아 씨 간지러 미치겠네. 진짜 갑자기 왜 이러지?
안기욱 : ‘어, 설마...’
(백선균 자리를 쳐다보는 안기욱. 무좀 관련 커뮤니티 사이트를 보는 백선균의 자리에 녹색 가스가 가득 차 있다.)
안기욱 : ‘저거 뭐야 도대체! (Googerl 검색창에 '백선균이 무어신가요?'를 치며) 아~ 씨. 괜히 내가 의심하는 건가...?’ (이윽고 검색 결과를 보고 경악하는 안기욱.)
턱상사 : (발바닥을 긁어대며) 아오 간지러 씨 미치겠네.
안기욱 : ‘대리님까지?’ 과장님 저 잠시 나갔다 오겠습니다!
배상사 : 5분 안에 들어 와! 저번처럼 또 퇴근할 때 오지 말고!
안기욱 : 아 네!
(여상사와 턱상사가 미친 듯이 발바닥을 긁어대고 있다.)
배상사 : 아 어제 잠을 잘못 잤나? 왜 이렇게 어깨가 결리지?
백선균 : 아~ 그럼 과장님 제가 마사지 잠깐 해 드릴까요?
배상사 : 응? 마사지도 할 줄 알아?
백선균 : 제가 미국에 있을 때 마사지 자격증을 딴 적이 있어서요.
배상사 : 오~ 그래? 역시 유능하구만. 누구랑은 아주 달라!
백선균 : 하하 아닙니다 과장님, 과찬이십니다.
(백선균이 무좀균이 묻은 손으로 배상사의 어깨를 만지려 한다.)
백선균 : 자~ 그럼 마사지 들어갑니다~ 목에 긴장 쭉~ 푸시고 편하게 계세요~
안기욱 : (문을 박차고 들어오며) 잠깐만요 과장님!!
배상사 : 아 깜짝이야 씨, 뭐야 너?
안기욱 : 과장님 저 녀석 더러우니까 빨리 떨어지세요!
배상사 : 뭔 소리야 임마? 또 미쳤어?
백선균 : 선배님 갑자기 무슨...
배상사 : 야 임마 더 잘해서 후배를 가르칠 생각을 해야지 질투나 하고 있어!
안기욱 : 지금 대리님, 주임님을 보세요!
여상사 : 아우 시원해, 아우 시원해...!
턱상사 : 아오 진짜 미치겠네, 아오오...!
배상사 : 뭐야!? 쟤... 쟤네 왜 저래?
안기욱 : 다 저 녀석 때문에 옮긴 거라고요!
배상사 : 너 그 말에 책임질 수 있어?
안기욱 : 저 녀석 무좀이라고요!
배상사 : 뭐, 뭐 무... 무좀?
백선균 : 선배님, 저는 무좀이 아니라 습진...
안기욱 : 습진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이 자식아! 무좀균의 정식 명칭은 백선균! 정말 공교롭게도 네 이름도 백선균이지! 그리고 방금 마케팅팀 친구한테 물어보고 왔는데, 마케팅팀 사람들한테 전부 무좀 옮겨서 여기로 쫓겨난 거라고요!
배상사 : 뭐... 뭐 그게 무슨 소리야?
백선균 : 아 신경 쓰지 마시고요, 과장님 마사지 시작하겠습니다. (다시 손을 어깨에 갖다댄다.)
안기욱 : 잠깐!!
(배경이 서부극풍 배경음과 함께 황량한 벌판으로 바뀌고, 안기욱과 백선균이 결투하듯이 서로 대치하고 있다. 안기욱이 주머니에서 티어실 원스 연고를 권총 뽑듯이 꺼낸 뒤 백선균을 향해 겨눈다. 안기욱의 연고에서 뿜어져 나온 푸른색 광선이 백선균의 발에 명중한다.)
백선균 : 뭐, 뭐야 이거, 뭐 어어어, 어어! 안 돼! 엇, 안 돼! 안 돼!!
(광선을 맞은 백선균이 온몸이 푸르게 변하며 빛과 함께 사라지고, 입고 있던 양복만이 자리에 널브러져 있다.)
안기욱 : 헉, 헉...
배상사 : (잠시 기절해 있다 깨어나서) 뭐, 뭐야? 뭐,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안기욱이 턱상사와 여상사의 발에 연고를 짜 주자 무좀이 씻은 듯이 낫는다.)
턱상사 & 여상사 : 어?
턱상사 : 이제... 안 간지러워!
여상사 : 이게 어떻게 된 거예요 기욱 씨?
안기욱 : 실리콘 필름막이 피부를 보호해서 한 번만 발라도 무좀 완화에 효과적인 티어실 원스 아니었으면 큰일날 뻔 했어요.
여상사 : 아니 그럼... 선균 씨는?
안기욱 : 아 선균 씨는... (조용히 코웃음을 치며) 우리 마음 속에... 영원히 살아 있을 거예요.
(증거물로 수집된 백선균의 소지품에 커다랗게 '구속'이란 도장이 찍힌다. 깨알같이 삼일제약과 뿌리는 무좀약 홍보도 곁들여져 있다.)
내레이션 : 우리의 친구 안기욱에게 드디어 첫 후임자가 들어오고, 안기욱은 들뜬 마음으로 회사에 출근하게 되는데...
백선균 : 안녕하십니까, 저는 오늘부터 영업4팀에서 여러분들과 함께 일하게 된 백선균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영업4팀 일동이 박수를 치며 환영해준다. 여상사가 유난히 설렌 표정으로 백선균을 바라본다.)
여상사 : 어머~ 목소리 진짜 좋다. 배우하셔도 되겠어요~
백선균 : 하하, 감사합니다.
여상사 : 무슨 음식 좋아하세요?
백선균 : 봉골레 파스타 좋아합니다.
(백선균과 여상사가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배상사 : 이 친구가 저기 저, 미국에 있는 저... 대학교, 저 저기...
백선균 : 링웜[11]대학교입니다.
배상사 : 아무튼 저기 저 미국에서 유학도 하고 온 아주 유능한 친구니까 다들 잘 해주라고. 알았어?
영업4팀 일동 : 네!
배상사 : 특히 안기욱!
안기욱 : 네!
배상사 : 똑바로 가르쳐!
안기욱 : 아, 네 알겠습니다!
(영업4팀이 각자 자리에 앉아 있다. 배상사는 축구를 시청 중이고 턱상사는 어떤 동영상을 보고 있으며, 안기욱은 한컴타자연습을 켜놓고 있다.)
백선균 : 저기... 선배님!
안기욱 : 아 네, 선균 씨.
백선균 : 혹시 볼펜 있으신가요?
안기욱 : 아 네, 잠시만요. 쓰고 돌려주세요.
백선균 : 아 네 물론이죠.
안기욱 : ‘첫 출근에 무슨 볼펜을 안 가져와... 어?’
(신발을 벗고 볼펜으로 발가락 사이를 긁는 백선균. 백선균의 발에서 정체불명의 역한 가스가 피어나오고 있다.)
안기욱 : ‘어우 XX 저거 뭐야!’
백선균 : (역한 가스가 어른거리는 볼펜을 내밀며) 선배님 잘 썼습니다~
안기욱 : 아 선균 씨 그거 영원히 쓰세요. 저 볼펜 많아요. 하하하.
백선균 : 아 감사합니다 선배님~
안기욱 : ‘쟤 뭐야 무서워...’
여상사 : 저기 선균 씨!
백선균 : 부르셨어요?
여상사 : 이거 각각 네 장씩 복사해 주겠어요?
백선균 : 알겠습니다~
(복사를 하는 백선균 뒤로 안기욱이 서류 더미를 끙끙대며 나르고 있다. 그 때 안기욱이 맨발을 긁고 있는 백선균을 발견한다.)
안기욱 : ‘어? 저거 저거, 또 또!’
백선균 : (역한 가스가 어른거리는 보고서를 내밀며) 주임님 복사 끝났습니다~
여상사 : 오 선균 씨 고마워요~ 선균 씨는 일도 잘하네. 기욱 씨는 복사기 작동시키는 데만 일주일 걸렸는데.
안기욱 : 저거... 나한테만 보이는 건가?
턱상사 : 선균 씨!
백선균 : 네 대리님.
턱상사 : 여기 영어 문장 해석 좀 해 줄 수 있어요?
백선균 : 아 네, 네. 한 번 보겠습니다. (백선균이 마우스로 손을 옮기자 가스가 마우스 주변에 아른거린다.) 아 이거 말씀하시는구나~
턱상사 : 아~ 영어 되는 사람이 있으니까 진짜 편하네. 기욱 씨는 알파벳도 잘 모르거든요.[12]
백선균 : 또 헷갈리는 거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세요~
턱상사 : 아우 선균 씨 고마워요~
안기욱 : 저 대리님!
턱상사 : (퉁명스럽게) 왜요?
안기욱 : 그 마우스에 그...
턱상사 : 마우스가 왜?
안기욱 : 아, 아니예요...
턱상사 : 아 뭐야? 아까 부탁했던 거나 마무리해서 주세요.
안기욱 : 아, 네.
여상사 : (발바닥을 긁으며) 아이 씨 간지러... 아 씨 간지러 미치겠네. 진짜 갑자기 왜 이러지?
안기욱 : ‘어, 설마...’
(백선균 자리를 쳐다보는 안기욱. 무좀 관련 커뮤니티 사이트를 보는 백선균의 자리에 녹색 가스가 가득 차 있다.)
안기욱 : ‘저거 뭐야 도대체! (Googerl 검색창에 '백선균이 무어신가요?'를 치며) 아~ 씨. 괜히 내가 의심하는 건가...?’ (이윽고 검색 결과를 보고 경악하는 안기욱.)
턱상사 : (발바닥을 긁어대며) 아오 간지러 씨 미치겠네.
안기욱 : ‘대리님까지?’ 과장님 저 잠시 나갔다 오겠습니다!
배상사 : 5분 안에 들어 와! 저번처럼 또 퇴근할 때 오지 말고!
안기욱 : 아 네!
(여상사와 턱상사가 미친 듯이 발바닥을 긁어대고 있다.)
배상사 : 아 어제 잠을 잘못 잤나? 왜 이렇게 어깨가 결리지?
백선균 : 아~ 그럼 과장님 제가 마사지 잠깐 해 드릴까요?
배상사 : 응? 마사지도 할 줄 알아?
백선균 : 제가 미국에 있을 때 마사지 자격증을 딴 적이 있어서요.
배상사 : 오~ 그래? 역시 유능하구만. 누구랑은 아주 달라!
백선균 : 하하 아닙니다 과장님, 과찬이십니다.
(백선균이 무좀균이 묻은 손으로 배상사의 어깨를 만지려 한다.)
백선균 : 자~ 그럼 마사지 들어갑니다~ 목에 긴장 쭉~ 푸시고 편하게 계세요~
안기욱 : (문을 박차고 들어오며) 잠깐만요 과장님!!
배상사 : 아 깜짝이야 씨, 뭐야 너?
안기욱 : 과장님 저 녀석 더러우니까 빨리 떨어지세요!
배상사 : 뭔 소리야 임마? 또 미쳤어?
백선균 : 선배님 갑자기 무슨...
배상사 : 야 임마 더 잘해서 후배를 가르칠 생각을 해야지 질투나 하고 있어!
안기욱 : 지금 대리님, 주임님을 보세요!
여상사 : 아우 시원해, 아우 시원해...!
턱상사 : 아오 진짜 미치겠네, 아오오...!
배상사 : 뭐야!? 쟤... 쟤네 왜 저래?
안기욱 : 다 저 녀석 때문에 옮긴 거라고요!
배상사 : 너 그 말에 책임질 수 있어?
안기욱 : 저 녀석 무좀이라고요!
배상사 : 뭐, 뭐 무... 무좀?
백선균 : 선배님, 저는 무좀이 아니라 습진...
안기욱 : 습진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이 자식아! 무좀균의 정식 명칭은 백선균! 정말 공교롭게도 네 이름도 백선균이지! 그리고 방금 마케팅팀 친구한테 물어보고 왔는데, 마케팅팀 사람들한테 전부 무좀 옮겨서 여기로 쫓겨난 거라고요!
배상사 : 뭐... 뭐 그게 무슨 소리야?
백선균 : 아 신경 쓰지 마시고요, 과장님 마사지 시작하겠습니다. (다시 손을 어깨에 갖다댄다.)
안기욱 : 잠깐!!
(배경이 서부극풍 배경음과 함께 황량한 벌판으로 바뀌고, 안기욱과 백선균이 결투하듯이 서로 대치하고 있다. 안기욱이 주머니에서 티어실 원스 연고를 권총 뽑듯이 꺼낸 뒤 백선균을 향해 겨눈다. 안기욱의 연고에서 뿜어져 나온 푸른색 광선이 백선균의 발에 명중한다.)
백선균 : 뭐, 뭐야 이거, 뭐 어어어, 어어! 안 돼! 엇, 안 돼! 안 돼!!
(광선을 맞은 백선균이 온몸이 푸르게 변하며 빛과 함께 사라지고, 입고 있던 양복만이 자리에 널브러져 있다.)
안기욱 : 헉, 헉...
배상사 : (잠시 기절해 있다 깨어나서) 뭐, 뭐야? 뭐,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안기욱이 턱상사와 여상사의 발에 연고를 짜 주자 무좀이 씻은 듯이 낫는다.)
턱상사 & 여상사 : 어?
턱상사 : 이제... 안 간지러워!
여상사 : 이게 어떻게 된 거예요 기욱 씨?
안기욱 : 실리콘 필름막이 피부를 보호해서 한 번만 발라도 무좀 완화에 효과적인 티어실 원스 아니었으면 큰일날 뻔 했어요.
여상사 : 아니 그럼... 선균 씨는?
안기욱 : 아 선균 씨는... (조용히 코웃음을 치며) 우리 마음 속에... 영원히 살아 있을 거예요.
(증거물로 수집된 백선균의 소지품에 커다랗게 '구속'이란 도장이 찍힌다. 깨알같이 삼일제약과 뿌리는 무좀약 홍보도 곁들여져 있다.)
8. 장삐쭈 애니메이터 최종합격자 윤성원님 실무과제
(신입 애니메이터 윤성원이 멍하니 앉아 있다.)
장삐쭈 : 야.
윤성원 : 네!?
장삐쭈 : 좀 괜찮은 소재 없어?
윤성원 : 괜찮은 소재......
장삐쭈 : 음... 이건 어때?
윤성원 : 어떤...
장삐쭈 : 내가 영화관에 가는 거야.
윤성원 : 영화관이요?
장삐쭈 : 왜 별로야?
윤성원 : 아아아, 아뇨, 아뇨. 그럼 관객은... 조, 조조영화로 할까요?
장삐쭈 : 아니 한 자리도 남김 없이 꽉~ 찬 영화관으로.
윤성원 : 아......
장삐쭈 : 표정이 왜 그래?
윤성원 : 아뇨 아뇨, 영화관 좋은 거 같애요. 하하하...
장삐쭈 : 아... 아니야. 콘서트장으로 할까?
윤성원 : 에, 예!?
장삐쭈 : 콘서트장에서 내가 실시간으로 더빙을 하는 거지. 관객은 한 3천 명?
윤성원 : 저, 저기 삐쭈님.
장삐쭈 : 어.
윤성원 : 3천 명은 좀...
장삐쭈 : 힘들어?
윤성원 : 어......
장삐쭈 : 힘들 것 같으면 말해, 괜찮아.
윤성원 : 아... 네. 조금......
장삐쭈 : 그럼 많이 힘들 것 같으면 말해. 언제든지.
윤성원 : 아... 네 감사합니다.
장삐쭈 : 누구 죽었어?
윤성원 : 네?
장삐쭈 : 누구 죽었냐고? 표정이 왜 그래?
윤성원 : 아... 그게 3천 명은 좀 많이 힘들 것 같아서...
장삐쭈 : 좆 만이?
윤성원 : 네?
장삐쭈 : 나한테 지금 좆만이라 그랬어?
윤성원 : 아, 아뇨 아뇨. 조금 많이 힘들 것 같다고요.
장삐쭈 : (윤성원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힘내.
윤성원 : 네?
장삐쭈 : 힘내라고.
윤성원 : 아, 네...
장삐쭈 : 괜찮으니까 진짜 힘들어서 죽을 것 같으면 말해. (장삐쭈가 윤성원의 어깨를 꽉 움켜쥔다.) 무리한 거 안 시키는 스타일인 거 알잖아, 유도리 있게. 내 스타일 알지?
윤성원 : 아 네, 알죠... 근데 3천 명은 하다가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진짜로...[13]
장삐쭈 : 그럼 죽으면 말해.
윤성원 : 네!?
장삐쭈 : 죽으면 말해, 그 땐 내가 진짜 어떻게든 빼줄 테니까.
윤성원 : 아... 네.....
(암전되면서 장면이 한밤중으로 전환되고 장삐쭈가 곯아떨어져 있다.)
??? : 삐쭈님... 삐쭈님...
(유령이 된 윤성원이 장삐쭈의 눈앞에 나타난다.)
장삐쭈 : 뭐... 엇, 으어어! 뭐야!
윤성원 : 삐쭈님 저 죽었어요...
장삐쭈 : 어우 깜짝이야. 알았어, 알았어. 일단 가고, 환생하면 말해. 나 오늘 진짜 너무 피곤하니까. 알았지?
윤성원 : 아... 네......
(다시 화면이 암전되고 삐뚤빼뚤한 그림이 그려진 모니터가 나타난다.)
장삐쭈 : 아니지! 거기서 왼쪽으로 그려야지! 오른쪽으로 가면 안 되지~ 하... 너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겠다.
윤성원 : (코끼리로 환생해서 코에 펜을 쥔 채 울부짖고 있다.)
장삐쭈 : 알았어! 아는데, 조금만 더 하자. 진짜 조금만 더 하면 될 수 있을 것 같거든? 나 진짜로...
(코끼리가 된 윤성원의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다.)
장삐쭈 : 야.
윤성원 : 네!?
장삐쭈 : 좀 괜찮은 소재 없어?
윤성원 : 괜찮은 소재......
장삐쭈 : 음... 이건 어때?
윤성원 : 어떤...
장삐쭈 : 내가 영화관에 가는 거야.
윤성원 : 영화관이요?
장삐쭈 : 왜 별로야?
윤성원 : 아아아, 아뇨, 아뇨. 그럼 관객은... 조, 조조영화로 할까요?
장삐쭈 : 아니 한 자리도 남김 없이 꽉~ 찬 영화관으로.
윤성원 : 아......
장삐쭈 : 표정이 왜 그래?
윤성원 : 아뇨 아뇨, 영화관 좋은 거 같애요. 하하하...
장삐쭈 : 아... 아니야. 콘서트장으로 할까?
윤성원 : 에, 예!?
장삐쭈 : 콘서트장에서 내가 실시간으로 더빙을 하는 거지. 관객은 한 3천 명?
윤성원 : 저, 저기 삐쭈님.
장삐쭈 : 어.
윤성원 : 3천 명은 좀...
장삐쭈 : 힘들어?
윤성원 : 어......
장삐쭈 : 힘들 것 같으면 말해, 괜찮아.
윤성원 : 아... 네. 조금......
장삐쭈 : 그럼 많이 힘들 것 같으면 말해. 언제든지.
윤성원 : 아... 네 감사합니다.
장삐쭈 : 누구 죽었어?
윤성원 : 네?
장삐쭈 : 누구 죽었냐고? 표정이 왜 그래?
윤성원 : 아... 그게 3천 명은 좀 많이 힘들 것 같아서...
장삐쭈 : 좆 만이?
윤성원 : 네?
장삐쭈 : 나한테 지금 좆만이라 그랬어?
윤성원 : 아, 아뇨 아뇨. 조금 많이 힘들 것 같다고요.
장삐쭈 : (윤성원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힘내.
윤성원 : 네?
장삐쭈 : 힘내라고.
윤성원 : 아, 네...
장삐쭈 : 괜찮으니까 진짜 힘들어서 죽을 것 같으면 말해. (장삐쭈가 윤성원의 어깨를 꽉 움켜쥔다.) 무리한 거 안 시키는 스타일인 거 알잖아, 유도리 있게. 내 스타일 알지?
윤성원 : 아 네, 알죠... 근데 3천 명은 하다가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진짜로...[13]
장삐쭈 : 그럼 죽으면 말해.
윤성원 : 네!?
장삐쭈 : 죽으면 말해, 그 땐 내가 진짜 어떻게든 빼줄 테니까.
윤성원 : 아... 네.....
(암전되면서 장면이 한밤중으로 전환되고 장삐쭈가 곯아떨어져 있다.)
??? : 삐쭈님... 삐쭈님...
(유령이 된 윤성원이 장삐쭈의 눈앞에 나타난다.)
장삐쭈 : 뭐... 엇, 으어어! 뭐야!
윤성원 : 삐쭈님 저 죽었어요...
장삐쭈 : 어우 깜짝이야. 알았어, 알았어. 일단 가고, 환생하면 말해. 나 오늘 진짜 너무 피곤하니까. 알았지?
윤성원 : 아... 네......
(다시 화면이 암전되고 삐뚤빼뚤한 그림이 그려진 모니터가 나타난다.)
장삐쭈 : 아니지! 거기서 왼쪽으로 그려야지! 오른쪽으로 가면 안 되지~ 하... 너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겠다.
윤성원 : (코끼리로 환생해서 코에 펜을 쥔 채 울부짖고 있다.)
장삐쭈 : 알았어! 아는데, 조금만 더 하자. 진짜 조금만 더 하면 될 수 있을 것 같거든? 나 진짜로...
(코끼리가 된 윤성원의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다.)
9. [신병] 불침번
(김상훈과 박민석이 야간 불침번 근무를 서고 있다.)
박민석 : 김상훈 일병님.
김상훈 : 왜?
박민석 : 6생활관까지 온도 체크 끝났습니다.
김상훈 : 특이사항은?
박민석 : 어... 자리 하나가 비어있습니다.
김상훈 : 엥? 몇 생활관인데? 나가는 거 못 봤는데?
박민석 : 3생활관이었습니다.
김상훈 : 3생활관? 네 자리 아냐?
박민석 : 아...... 아~ 맞슴다. 하하~
김상훈 : 미친 새꺄! 뒤질래 씨~
박민석 : 죄, 죄, 죄송합니다!
김상훈 : 하~ 이 새끼는 진짜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는 게 없냐.
박민석 : 죄송합니다.
김상훈 : 너 임마 후임 들어오면 어쩔라 그래 새끼야?
박민석 : 저는 후임 들어오면 엄청 잘해줄 겁니다 헤헤.
김상훈 : 참나... 어떻게 잘해줄 건데?
박민석 : 어... 말도 착하게 하고, 절대 화도 안 내고, 때리지도 않고...
김상훈 : 시바 너 나 지금 저격하는 거지?
박민석 : 하하, 아닙니다.
김상훈 : 얌마 네가 지금 선임한테 장난 칠 짬밥이야?
박민석 : 하하,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김상훈 : 야 근데 너는 아빠가 군단장이나 되시는데 저... 일반... 저걸로 지원했냐? 솔직히 뺄 수도 있었잖아?
박민석 : 아~ 그게...
김상훈 : 왜, 아빠가 존나 무서워? 존나 안 가면 막 죽여버린대?
박민석 : 아닙니다. 아빠는 빼주신다고 했는데 제가 지원해서 온 겁니다.
김상훈 : 오오~ 이 새끼 남잔데~
박민석 : 하하하, 아닙니다~
김상훈 : 야 솔직히 말해 봐. 존나 후회하지?
박민석 : 네.
(정적)
김상훈 : 거기서 새꺄 후회 안 한다고 해야 멋있는 거지, 하~ 이 새끼~
박민석 : 김상훈 일병님은 후회 안 하십니까?
김상훈 : 하아~ 후회되지 이 새꺄~ 당연한 걸 묻냐.
박민석 : 김상훈 일병님은 밖에서 뭐 하셨습니까?
김상훈 : 나? 시바 네가 알아서 뭐 하게?
박민석 : 아, 그냥 궁금해서 말입니다.
김상훈 : 아~ 존나 많은 일이 있었...
박민석 : (근무표를 보며) 어? 이제 후번초 깨워야 될 시간 아닙니까?
김상훈 : 시간 좀 남았어 임마.
박민석 : 아 그렇습니까?
김상훈 : 입대하게 한 세 달 전이었나? 솔직히 나는...
박민석 : 어 안 되겠습니다. 깨워야 될 것 같습니다.
(박민석이 냅다 후번초가 자고 있는 생활관으로 가 버린다.)
김상훈 : 개새끼......
(박민석이 1생활관 앞에 도착한다.)
박민석 : 어 여기가... 1생활관 박형식 상병님 자리가... 여기구나! (자고 있는 박형식 곁으로 가서) 박형식 상병님, 일어날 시간입니다.
박형식 : (코 고는 소리 같은 알 수 없는 말로 대답한다.)
박민석 : 박형식 상병님, 근무 나가실 시간입니다.
박형식 : 아... 씨바 넌 누구냐...
박민석 : 어어어, 이병 박민석...
박형식 : 야, 뒤질래?
박민석 : 아, 아, 아, 아닙니다...
박형식 : 누가 내 케이크 먹으래... 응? 나 오늘 생일이란 말야... (다시 코를 곤다.)
박민석 : 아휴... 쫄았네 씨... (박형식에 귓가에 다가가서 침을 튀기며) 박형식 상병님, 근무 나가실 시간입니다. 일어나셔야 합니다.
박형식 : 아 씨바... 넌 누구야 진짜...
박민석 : 앗... 이병 박민석입니다...
박형식 : 그 라보떼 내 거야 이 미친 새끼야... (다시 코를 곤다.)
박민석 : 아이 씨 꿈에서 뭘 처먹는 거야... (박형식의 귓가에 다가가서 침을 튀기며) 박형식 상병님, 근무 시간입니다.
박형식 : 음... 어 알았어... 음...
박민석 : 일어나셔야 합니다.
박형식 : 음... 일어났어. 나가 봐.
박민석 : 진짜 일어나셨습니까?
박형식 : 아 씨바 일어났다고. 안 들려?
박민석 : 아, 네. 알겠습니다.
(박민석이 생활관에서 나가려다 뒤를 다시 돌아본다. 박형식이 앉은 채로 졸고 있다.)
박민석 : 아이 씨... 앉아서 자고 있네... (다시 박형식의 곁으로 가서) 박형식 상병님, 박형식 상병님 일어날 시간입니다.
박형식 : 응... 일어났다... 아 씨바 아까 일어났다고 안 했냐?
박민석 : 아 죄송합니다. 다시 주무시는 줄 알고...
박형식 : 알았으니까 꺼져.
박민석 : 아, 네!
(박민석이 생활관에서 나가려다 또 다시 뒤를 돌아본다. 이번에는 박형식이 관물대에 기대서 졸고 있다.)
박민석 : 아 씨... 또 서서 자고 있냐...
(다시 박형식한테 간다.)
박민석 : 박형ㅅ... 읍...!
(박형식이 손으로 박민석의 입을 틀어막는다.)
박민석 : 븍흥슥승븜늠...금, 금므스근읍느드..!!(박형식 상병님...그, 근무 시간입니다..!!)
박형식 : 일어났다고 했냐, 안 했냐?
박민석 : 즈, 즈, 즈승흡느드..!!(죄, 죄, 죄송합니다..!!)
박형식 : 씨발, 한 번만 더 오면 네 위로 내 밑으로 집합이다. 알았냐?
박민석 : 으예, 으예 을긋습느드..!!(예, 예 알겠습니다..!!)
(박민석이 황급히 생활관을 나갔다가 다시 안을 힐끔 바라본다.)
박민석 : 아잇 설마...
(박형식이 여전히 관물대에 기대서 졸고 있다.)
박민석 : 아~ 진짜 씨 돌겠네. 어떻게 깨우라는 거야... 아~ 김상훈 일병님한테 깨워달라고 할까... 아잇 그럼 또 그것도 못 깨우냐면서 존나 갈굴텐데...
(난감해하는 박민석의 눈 앞에 어느 새 근무복장으로 갈아입은 박형식이 서 있자 놀라서 뒤로 넘어진다.)
박민석 : 으악 깜짝이야! 아 이이이, 일어나셨습니까?
박형식 : 가자...
박민석 : 아니 어떻게 저렇게 빨리 갈아입었지?
(한편 김상훈이 이미 도착해 있는 후번초 사수와 부사수에게 전파사항을 인계한다.)
김상훈 : 특이사항은 없고, 8생활관 온도계가 고장나서 그냥 21도라고 쓰면 돼. 알았지?
후번초 부사수 : 네, 알겠습니다.
(박민석이 박형식을 데리고 김상훈에게 돌아온다.)
김상훈 : 어, 야 박민석. 어디 갔다 왔어 임마?
박민석 : 어, 저 박형식 상병님 깨우고 왔지 말입니다.
김상훈 : 엥? 뭔 소리야 임마? 박형식 상병님...(갑자기 뭔가를 깨달은 듯 식은땀을 흘리며 표정이 사색으로 변한다.)
박민석 : (마찬가지로 표정이 사색이 되며) 박형식 상병님... 다, 다, 다음 근무... 아, 아, 아닙니까?
(장면이 바뀌고 야간근무표가 클로즈업된다. 김상훈과 박민석의 후번 근무자 명단에 일병 박현식, 이병 최사무엘이 적혀 있다.[14] 다시 장면이 바뀌고 후번초 근무자 2명 중 안경을 쓴 사수 일병 박현식의 이름표가 클로즈업된다. 사태를 파악한 김상훈과 박민석이 사시나무 떨듯이 떨고 있고, 상병 박형식이 말없이 박민석의 어깨를 꽉 움켜쥔다.)
박민석 : 김상훈 일병님.
김상훈 : 왜?
박민석 : 6생활관까지 온도 체크 끝났습니다.
김상훈 : 특이사항은?
박민석 : 어... 자리 하나가 비어있습니다.
김상훈 : 엥? 몇 생활관인데? 나가는 거 못 봤는데?
박민석 : 3생활관이었습니다.
김상훈 : 3생활관? 네 자리 아냐?
박민석 : 아...... 아~ 맞슴다. 하하~
김상훈 : 미친 새꺄! 뒤질래 씨~
박민석 : 죄, 죄, 죄송합니다!
김상훈 : 하~ 이 새끼는 진짜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는 게 없냐.
박민석 : 죄송합니다.
김상훈 : 너 임마 후임 들어오면 어쩔라 그래 새끼야?
박민석 : 저는 후임 들어오면 엄청 잘해줄 겁니다 헤헤.
김상훈 : 참나... 어떻게 잘해줄 건데?
박민석 : 어... 말도 착하게 하고, 절대 화도 안 내고, 때리지도 않고...
김상훈 : 시바 너 나 지금 저격하는 거지?
박민석 : 하하, 아닙니다.
김상훈 : 얌마 네가 지금 선임한테 장난 칠 짬밥이야?
박민석 : 하하,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김상훈 : 야 근데 너는 아빠가 군단장이나 되시는데 저... 일반... 저걸로 지원했냐? 솔직히 뺄 수도 있었잖아?
박민석 : 아~ 그게...
김상훈 : 왜, 아빠가 존나 무서워? 존나 안 가면 막 죽여버린대?
박민석 : 아닙니다. 아빠는 빼주신다고 했는데 제가 지원해서 온 겁니다.
김상훈 : 오오~ 이 새끼 남잔데~
박민석 : 하하하, 아닙니다~
김상훈 : 야 솔직히 말해 봐. 존나 후회하지?
박민석 : 네.
(정적)
김상훈 : 거기서 새꺄 후회 안 한다고 해야 멋있는 거지, 하~ 이 새끼~
박민석 : 김상훈 일병님은 후회 안 하십니까?
김상훈 : 하아~ 후회되지 이 새꺄~ 당연한 걸 묻냐.
박민석 : 김상훈 일병님은 밖에서 뭐 하셨습니까?
김상훈 : 나? 시바 네가 알아서 뭐 하게?
박민석 : 아, 그냥 궁금해서 말입니다.
김상훈 : 아~ 존나 많은 일이 있었...
박민석 : (근무표를 보며) 어? 이제 후번초 깨워야 될 시간 아닙니까?
김상훈 : 시간 좀 남았어 임마.
박민석 : 아 그렇습니까?
김상훈 : 입대하게 한 세 달 전이었나? 솔직히 나는...
박민석 : 어 안 되겠습니다. 깨워야 될 것 같습니다.
(박민석이 냅다 후번초가 자고 있는 생활관으로 가 버린다.)
김상훈 : 개새끼......
(박민석이 1생활관 앞에 도착한다.)
박민석 : 어 여기가... 1생활관 박형식 상병님 자리가... 여기구나! (자고 있는 박형식 곁으로 가서) 박형식 상병님, 일어날 시간입니다.
박형식 : (코 고는 소리 같은 알 수 없는 말로 대답한다.)
박민석 : 박형식 상병님, 근무 나가실 시간입니다.
박형식 : 아... 씨바 넌 누구냐...
박민석 : 어어어, 이병 박민석...
박형식 : 야, 뒤질래?
박민석 : 아, 아, 아, 아닙니다...
박형식 : 누가 내 케이크 먹으래... 응? 나 오늘 생일이란 말야... (다시 코를 곤다.)
박민석 : 아휴... 쫄았네 씨... (박형식에 귓가에 다가가서 침을 튀기며) 박형식 상병님, 근무 나가실 시간입니다. 일어나셔야 합니다.
박형식 : 아 씨바... 넌 누구야 진짜...
박민석 : 앗... 이병 박민석입니다...
박형식 : 그 라보떼 내 거야 이 미친 새끼야... (다시 코를 곤다.)
박민석 : 아이 씨 꿈에서 뭘 처먹는 거야... (박형식의 귓가에 다가가서 침을 튀기며) 박형식 상병님, 근무 시간입니다.
박형식 : 음... 어 알았어... 음...
박민석 : 일어나셔야 합니다.
박형식 : 음... 일어났어. 나가 봐.
박민석 : 진짜 일어나셨습니까?
박형식 : 아 씨바 일어났다고. 안 들려?
박민석 : 아, 네. 알겠습니다.
(박민석이 생활관에서 나가려다 뒤를 다시 돌아본다. 박형식이 앉은 채로 졸고 있다.)
박민석 : 아이 씨... 앉아서 자고 있네... (다시 박형식의 곁으로 가서) 박형식 상병님, 박형식 상병님 일어날 시간입니다.
박형식 : 응... 일어났다... 아 씨바 아까 일어났다고 안 했냐?
박민석 : 아 죄송합니다. 다시 주무시는 줄 알고...
박형식 : 알았으니까 꺼져.
박민석 : 아, 네!
(박민석이 생활관에서 나가려다 또 다시 뒤를 돌아본다. 이번에는 박형식이 관물대에 기대서 졸고 있다.)
박민석 : 아 씨... 또 서서 자고 있냐...
(다시 박형식한테 간다.)
박민석 : 박형ㅅ... 읍...!
(박형식이 손으로 박민석의 입을 틀어막는다.)
박민석 : 븍흥슥승븜늠...금, 금므스근읍느드..!!(박형식 상병님...그, 근무 시간입니다..!!)
박형식 : 일어났다고 했냐, 안 했냐?
박민석 : 즈, 즈, 즈승흡느드..!!(죄, 죄, 죄송합니다..!!)
박형식 : 씨발, 한 번만 더 오면 네 위로 내 밑으로 집합이다. 알았냐?
박민석 : 으예, 으예 을긋습느드..!!(예, 예 알겠습니다..!!)
(박민석이 황급히 생활관을 나갔다가 다시 안을 힐끔 바라본다.)
박민석 : 아잇 설마...
(박형식이 여전히 관물대에 기대서 졸고 있다.)
박민석 : 아~ 진짜 씨 돌겠네. 어떻게 깨우라는 거야... 아~ 김상훈 일병님한테 깨워달라고 할까... 아잇 그럼 또 그것도 못 깨우냐면서 존나 갈굴텐데...
(난감해하는 박민석의 눈 앞에 어느 새 근무복장으로 갈아입은 박형식이 서 있자 놀라서 뒤로 넘어진다.)
박민석 : 으악 깜짝이야! 아 이이이, 일어나셨습니까?
박형식 : 가자...
박민석 : 아니 어떻게 저렇게 빨리 갈아입었지?
(한편 김상훈이 이미 도착해 있는 후번초 사수와 부사수에게 전파사항을 인계한다.)
김상훈 : 특이사항은 없고, 8생활관 온도계가 고장나서 그냥 21도라고 쓰면 돼. 알았지?
후번초 부사수 : 네, 알겠습니다.
(박민석이 박형식을 데리고 김상훈에게 돌아온다.)
김상훈 : 어, 야 박민석. 어디 갔다 왔어 임마?
박민석 : 어, 저 박형식 상병님 깨우고 왔지 말입니다.
김상훈 : 엥? 뭔 소리야 임마? 박형식 상병님...(갑자기 뭔가를 깨달은 듯 식은땀을 흘리며 표정이 사색으로 변한다.)
박민석 : (마찬가지로 표정이 사색이 되며) 박형식 상병님... 다, 다, 다음 근무... 아, 아, 아닙니까?
(장면이 바뀌고 야간근무표가 클로즈업된다. 김상훈과 박민석의 후번 근무자 명단에 일병 박현식, 이병 최사무엘이 적혀 있다.[14] 다시 장면이 바뀌고 후번초 근무자 2명 중 안경을 쓴 사수 일병 박현식의 이름표가 클로즈업된다. 사태를 파악한 김상훈과 박민석이 사시나무 떨듯이 떨고 있고, 상병 박형식이 말없이 박민석의 어깨를 꽉 움켜쥔다.)
10. [오늘의 안기욱] 5화 - 인셉션
(너희그룹 사옥.)
안기욱 : (책상에 엎드려 코를 골면서 입가에 침까지 흘려가며 잠을 자고 있다.)
턱상사 : 기욱 씨, 기욱 씨, 기욱 씨! 기욱 씨!
안기욱 : 아 네! 대리님.
턱상사 : 그만 좀 자요, 지금 몇 시야?
안기욱 : 아 네, 지금이... (시계가 3시 24분을 가리키고 있다.) 아 죄송합니다. 어제 잠을 너무 푹 자 가지고...
턱상사 : 푹 잤으면 컨디션이 좋아야지!
안기욱 : 아 그런가?
턱상사 : 아, 그나저나 축하해요.
안기욱 : 네? 뭐, 뭘요?
배상사 : 안기욱이![15]
안기욱 : 아 네!
배상사 : 너 보너스 나왔다.
안기욱 : 예!? 보, 보너스요?
배상사 : 저번에 회장님 방송할 때 별풍 쐈던 사람들 전부 보너스 주란 지침이다.
안기욱 : (놀라서 동공까지 흔들리며) 아 지, 진짜요? 어, 얼마 정도...
배상사 : 2천.
안기욱 : 예!?! 2, 2, 2천만원이요?
배상사 : 뭐 이렇게 많이 주는 거야~ 생각 없이.
안기욱 : 2... 2천원 아니죠?
배상사 : 2천만원 임마!
안기욱 : (감동한 나머지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자세로 눈물을 흘리며) 으흐흑!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회장님! 감사합니다 잘 쓰겠습니다 회장님!
(안기욱이 엎드려 자는 동안 위와 같은 꿈을 꾸면서 히죽대고 있다.)
안기욱 : 감사합니... 헉!
턱상사 : 아잇 깜짝이야!
안기욱 : 대리님! 저, 저 보너스 나왔죠?
턱상사 : 보너스? 무슨 보너스?
안기욱 : 아니 아까 과장님이 회장님 방송에 별풍 쏜 사람들 전부 다 보너스라고...
턱상사 : 뭔 또 개소리예요 또.
안기욱 : 아, 아, 아니예요. 꿈꿨나 봐요.
턱상사 : 가서 세수나 하고 와요.
안기욱 : 아 근데 저 대리님...
턱상사 : 또 왜?
안기욱 : 근데 바지를... 안 입고 계세요?
턱상사 : 오늘 노 팬츠 데이잖아요.
안기욱 : 노, 노, 노 팬츠 데이요? 그런 게 있어요?
턱상사 : 아니 그리고 기욱 씨는 바지만 안 입고 오면 되는데 팬티는 왜 안 입고 온 거예요!
안기욱 : 네!?
(팬티까지 벗은 안기욱의 아랫도리가 모자이크된 채 드러나 있다.)
안기욱 : 으아아아아아아악! (다시 꿈에서 깨어나 아랫도리를 감싼 채) 헉! 헉, 헉...
배상사 : 안기욱! 너 임마 또 잤어?
안기욱 : 아아, 아니요...
턱상사 : 손 위치는 또 왜 저래? 포경수술하는 꿈 꿨어요?
안기욱 : 아뇨아뇨, 저는 고래는 초등학교 때 이미 잡았습니다.
여상사 : 아니 누가 그런 거 알고 싶대요?
안기욱 : 아 죄송합니다! 오늘 팬티 안 입고 출근하는 날...
여상사 : 아 자꾸 불쾌하게 할 거예요? 그거 성희롱이예요!
안기욱 : 아아아, 아뇨아뇨. 그런 게 아니라...
여상사 : 여보세요? 거기 경찰서죠?
형사 : (곧바로 문을 열고서) 신고 받고 왔습니다.
안기욱 : 아니 신고한 지 1초 만에 온다고요?
형사 : (안기욱을 제압하며) 당신을 직장 내 성희롱, 탈모 혐의로 체포합니다. 당신은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가 없으며, 묵비권을 행사할 경우에는 당신을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하겠습니다.
안기욱 : (형사가 엉터리 미란다 원칙을 읊는 와중에) 아니 전 아무 잘못도 없다구요! 아악! 살려주세요 대리님,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대리님, 저 전 진짜!
(안기욱이 다시 꿈에서 깨어난다.)
안기욱 : 으악!
턱상사 : (덩달아 놀라서 알 수 없는 비명을 지른다.)
안기욱: 헉, 헉, 헉...
턱상사 : 기, 기욱 씨 몰골이 왜 그래요?
안기욱 : (초췌한 안색으로 턱상사를 바라보며) 아뇨 꿈을 여러 개 꿔 가지고...
턱상사 : 정, 정신 좀 차려요.
안기욱 : (자기 볼을 가리키며) 대리님 여기 한 번만 꼬집어 주세요.
턱상사 : 뭔 소리야 또?
안기욱 : 제발 한 번만 꼬집어 주세요.
턱상사 : 뭐 세게?
안기욱 : 진짜 세게.
턱상사 : 아프다고 뭐라 하지 마세요. (안기욱의 볼을 꼬집는다.)
(안기욱이 아픔을 느끼며 다시 꿈에서 깨어난다.)
안기욱 : 아아악!
배상사 : 안기욱! 너 임마 또 잤어?
안기욱 : 또... 꿈이었어!
배상사 : 가서 세수하고 와!
안기욱 : (슬쩍 썩소를 지으며) 풉. 어! 피곤해서 좀 잤다. 왜?
배상사 : 뭐! 너, 너 미쳤어!?
안기욱 : (배상사 말투를 따라하며) 뭐, 너 미쳤어? 어휴, 지겹다 지겨워. (자리에 앉아 가발을 벗어던지고 양 발을 책상 위에 걸쳐 올려놓는다.)
배상사 : 너, 너, 너 임마 뭐하는 거야 지금?
안기욱 : 아~ 시원하다!
턱상사 : 기욱 씨 진짜 미쳤어요!?
안기욱 : 예~ 미쳤어요. 근데 회사에서 야동 보면서 딸X이치는 대리님은 안 미치셨어요?
여상사 : 적당히 하세요!
안기욱 : (여상사의 말투를 따라하며) 적당히 하세요~ 아줌마, 너나 적당히 하세요~
여상사 : 아줌마...?
배상사 : (안기욱의 멱살을 잡고) 안기욱! 너 진짜 미쳤어 이 새끼야?
턱상사 : 기욱 씨가 지금 계속 꿈을 꾸더니 현실하고 지금 헷갈리는 것 같아요!
안기욱 : 어~ 치게? 어~ 쳐 봐! 씨게 한 번 쳐 봐! 야~ 나도 산재 한 번 받아보자!
배상사 : (주먹을 치켜올리며) 안기욱...! 미안하다.
(배상사의 주먹을 맞은 안기욱이 붕 뜨며 나가떨어진다.)
배상사 : 헉, 헉...
안기욱 : 하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 (미친 듯이 웃으며 책상 위로 올라간다.) 읏차!
배상사 : 안기욱! 너, 너, 너 뭐하는 거야 임마! 내려 와 임마 위험해!
안기욱 : 아~ 과장님 제가 오줌이 좀 마려워서요~
턱상사 : 아 기욱 씨! 아 왜 그래요 자꾸! 내려와요 좀 위험하니까!
배상사 : 지금 내려오면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해 줄테니까 내려 와 이 새끼야!
안기욱 : (바지를 내리며) 다들 우산 챙기셨습니까?
턱상사 : 아 기욱 씨 우리가 잘못했으니까 내려와요! 앞으로...
배상사 : 너 임마 계속 이러면 징계로는 안 끝나 임마 진짜...
안기욱 : 스프링클러다 이 새끼들아!
(영업4팀 직원들이 안기욱의 오줌 벼락을 맞고 패닉에 빠져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안기욱 : 하하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 (다시 장면이 꿈을 꾸는 안기욱으로 바뀐다.) 으히히히히....
(엎드려 자고 있는 안기욱이 오줌을 지리면서 바닥이 오줌으로 흥건해져 있다.)
안기욱 : (책상에 엎드려 코를 골면서 입가에 침까지 흘려가며 잠을 자고 있다.)
턱상사 : 기욱 씨, 기욱 씨, 기욱 씨! 기욱 씨!
안기욱 : 아 네! 대리님.
턱상사 : 그만 좀 자요, 지금 몇 시야?
안기욱 : 아 네, 지금이... (시계가 3시 24분을 가리키고 있다.) 아 죄송합니다. 어제 잠을 너무 푹 자 가지고...
턱상사 : 푹 잤으면 컨디션이 좋아야지!
안기욱 : 아 그런가?
턱상사 : 아, 그나저나 축하해요.
안기욱 : 네? 뭐, 뭘요?
배상사 : 안기욱이![15]
안기욱 : 아 네!
배상사 : 너 보너스 나왔다.
안기욱 : 예!? 보, 보너스요?
배상사 : 저번에 회장님 방송할 때 별풍 쐈던 사람들 전부 보너스 주란 지침이다.
안기욱 : (놀라서 동공까지 흔들리며) 아 지, 진짜요? 어, 얼마 정도...
배상사 : 2천.
안기욱 : 예!?! 2, 2, 2천만원이요?
배상사 : 뭐 이렇게 많이 주는 거야~ 생각 없이.
안기욱 : 2... 2천원 아니죠?
배상사 : 2천만원 임마!
안기욱 : (감동한 나머지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자세로 눈물을 흘리며) 으흐흑!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회장님! 감사합니다 잘 쓰겠습니다 회장님!
(안기욱이 엎드려 자는 동안 위와 같은 꿈을 꾸면서 히죽대고 있다.)
안기욱 : 감사합니... 헉!
턱상사 : 아잇 깜짝이야!
안기욱 : 대리님! 저, 저 보너스 나왔죠?
턱상사 : 보너스? 무슨 보너스?
안기욱 : 아니 아까 과장님이 회장님 방송에 별풍 쏜 사람들 전부 다 보너스라고...
턱상사 : 뭔 또 개소리예요 또.
안기욱 : 아, 아, 아니예요. 꿈꿨나 봐요.
턱상사 : 가서 세수나 하고 와요.
안기욱 : 아 근데 저 대리님...
턱상사 : 또 왜?
안기욱 : 근데 바지를... 안 입고 계세요?
턱상사 : 오늘 노 팬츠 데이잖아요.
안기욱 : 노, 노, 노 팬츠 데이요? 그런 게 있어요?
턱상사 : 아니 그리고 기욱 씨는 바지만 안 입고 오면 되는데 팬티는 왜 안 입고 온 거예요!
안기욱 : 네!?
(팬티까지 벗은 안기욱의 아랫도리가 모자이크된 채 드러나 있다.)
안기욱 : 으아아아아아아악! (다시 꿈에서 깨어나 아랫도리를 감싼 채) 헉! 헉, 헉...
배상사 : 안기욱! 너 임마 또 잤어?
안기욱 : 아아, 아니요...
턱상사 : 손 위치는 또 왜 저래? 포경수술하는 꿈 꿨어요?
안기욱 : 아뇨아뇨, 저는 고래는 초등학교 때 이미 잡았습니다.
여상사 : 아니 누가 그런 거 알고 싶대요?
안기욱 : 아 죄송합니다! 오늘 팬티 안 입고 출근하는 날...
여상사 : 아 자꾸 불쾌하게 할 거예요? 그거 성희롱이예요!
안기욱 : 아아아, 아뇨아뇨. 그런 게 아니라...
여상사 : 여보세요? 거기 경찰서죠?
형사 : (곧바로 문을 열고서) 신고 받고 왔습니다.
안기욱 : 아니 신고한 지 1초 만에 온다고요?
형사 : (안기욱을 제압하며) 당신을 직장 내 성희롱, 탈모 혐의로 체포합니다. 당신은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가 없으며, 묵비권을 행사할 경우에는 당신을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하겠습니다.
안기욱 : (형사가 엉터리 미란다 원칙을 읊는 와중에) 아니 전 아무 잘못도 없다구요! 아악! 살려주세요 대리님,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대리님, 저 전 진짜!
(안기욱이 다시 꿈에서 깨어난다.)
안기욱 : 으악!
턱상사 : (덩달아 놀라서 알 수 없는 비명을 지른다.)
안기욱: 헉, 헉, 헉...
턱상사 : 기, 기욱 씨 몰골이 왜 그래요?
안기욱 : (초췌한 안색으로 턱상사를 바라보며) 아뇨 꿈을 여러 개 꿔 가지고...
턱상사 : 정, 정신 좀 차려요.
안기욱 : (자기 볼을 가리키며) 대리님 여기 한 번만 꼬집어 주세요.
턱상사 : 뭔 소리야 또?
안기욱 : 제발 한 번만 꼬집어 주세요.
턱상사 : 뭐 세게?
안기욱 : 진짜 세게.
턱상사 : 아프다고 뭐라 하지 마세요. (안기욱의 볼을 꼬집는다.)
(안기욱이 아픔을 느끼며 다시 꿈에서 깨어난다.)
안기욱 : 아아악!
배상사 : 안기욱! 너 임마 또 잤어?
안기욱 : 또... 꿈이었어!
배상사 : 가서 세수하고 와!
안기욱 : (슬쩍 썩소를 지으며) 풉. 어! 피곤해서 좀 잤다. 왜?
배상사 : 뭐! 너, 너 미쳤어!?
안기욱 : (배상사 말투를 따라하며) 뭐, 너 미쳤어? 어휴, 지겹다 지겨워. (자리에 앉아 가발을 벗어던지고 양 발을 책상 위에 걸쳐 올려놓는다.)
배상사 : 너, 너, 너 임마 뭐하는 거야 지금?
안기욱 : 아~ 시원하다!
턱상사 : 기욱 씨 진짜 미쳤어요!?
안기욱 : 예~ 미쳤어요. 근데 회사에서 야동 보면서 딸X이치는 대리님은 안 미치셨어요?
여상사 : 적당히 하세요!
안기욱 : (여상사의 말투를 따라하며) 적당히 하세요~ 아줌마, 너나 적당히 하세요~
여상사 : 아줌마...?
배상사 : (안기욱의 멱살을 잡고) 안기욱! 너 진짜 미쳤어 이 새끼야?
턱상사 : 기욱 씨가 지금 계속 꿈을 꾸더니 현실하고 지금 헷갈리는 것 같아요!
안기욱 : 어~ 치게? 어~ 쳐 봐! 씨게 한 번 쳐 봐! 야~ 나도 산재 한 번 받아보자!
배상사 : (주먹을 치켜올리며) 안기욱...! 미안하다.
(배상사의 주먹을 맞은 안기욱이 붕 뜨며 나가떨어진다.)
배상사 : 헉, 헉...
안기욱 : 하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 (미친 듯이 웃으며 책상 위로 올라간다.) 읏차!
배상사 : 안기욱! 너, 너, 너 뭐하는 거야 임마! 내려 와 임마 위험해!
안기욱 : 아~ 과장님 제가 오줌이 좀 마려워서요~
턱상사 : 아 기욱 씨! 아 왜 그래요 자꾸! 내려와요 좀 위험하니까!
배상사 : 지금 내려오면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해 줄테니까 내려 와 이 새끼야!
안기욱 : (바지를 내리며) 다들 우산 챙기셨습니까?
턱상사 : 아 기욱 씨 우리가 잘못했으니까 내려와요! 앞으로...
배상사 : 너 임마 계속 이러면 징계로는 안 끝나 임마 진짜...
안기욱 : 스프링클러다 이 새끼들아!
(영업4팀 직원들이 안기욱의 오줌 벼락을 맞고 패닉에 빠져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안기욱 : 하하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 (다시 장면이 꿈을 꾸는 안기욱으로 바뀐다.) 으히히히히....
(엎드려 자고 있는 안기욱이 오줌을 지리면서 바닥이 오줌으로 흥건해져 있다.)
11. [장삐쭈 단편선] 조별과제2
(빈 강의실에서 조별과제 조원 임주호와 최효진이 나머지 조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서로 모르는 사이인 임주호는 뻣뻣이 앉아있고, 최효진은 앉아서 엎드린 채 핸드폰만 들여보고 있다. 이윽고 조원 한 명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최효진의 친구 : 안녕하살법!
(정적)
최효진 : 아 존나 병신 같아, 뭐야~?
임주호 : ‘저거 뭐하는 새끼야 저거?’
최효진의 친구 : 하하, 늦어서 죄송해요~
임주호 : 아, 괜찮...
최효진 : 야 그거 뭐라고? 안녕하살 뭐?
최효진의 친구 : 아~ 이거 몰라? 요즘 페북에서 유행하는 건데?
최효진 : 도대체 누가 유행시키는 거야? 존나 찐내 나.
임주호 : ‘아~ 인싸들 진짜 존나 패고 싶다.’
최효진의 친구 : (임주호를 바라보며) 안녕하살법 아시죠?
임주호 : 아, 저요?
최효진의 친구 : 아 모르세요? 인터넷 많이 하실 거 같은데.
임주호 : 아~ 네. 알아요.
최효진의 친구 : 봐봐, 안대잖아~
최효진 : 어디서 나온 건데?
최효진의 친구 : 몰라~ 나도 페북에서 봤는데?
임주호 : 카구야 님은 고백받고 싶어.
최효진 : 네? 뭐라고요? 뭐라고 하는데?
임주호 : 아, 아니예요...
최효진의 친구 : 아 뭔데요~ 궁금해요~ 말해 줘, 말해 줘~
임주호 : 그... 「카구야 님은 고백받고 싶어」...
최효진의 친구 : 아, 나머지 한 명은?
임주호 : ‘저 새끼 내 말 일부러 씹은 거 맞지?’
최효진 : 아까부터 전화했는데 안 받던데? 카톡도 씹고.
최효진의 친구 : 아~ 팀 운 좆망~
최효진 : 아~ 왜 조별과제 할 때마다 이딴 팀 걸리는 거야 진짜~
최효진의 친구 : 효진아.
최효진 : 왜?
최효진의 친구 : 아냐. 아무 것도 아냐.
최효진 : 뭐래.
최효진의 친구 : 최효진?
최효진 : 아 왜?
최효진의 친구 : 아니다, 됐다.
최효진 : 아 또 지랄이야 저거.
최효진의 친구 : 그치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효진짱이 날 봐 주지 않는 걸~
(정적)
임주호 : ‘미친 그거 그렇게 쓰는 거 아니라고!’
최효진의 친구 : (숨이 넘어갈 듯이 웃으며) ㅋㅋㅋㅋ개웃겨ㅋㅋㅋ
최효진 : 아~ 쳐 웃는 거 봐, 진짜 좆찐따 같애~
임주호 : ‘아~ 인싸 새끼들 진짜 어디서 어줍잖게 인터넷 밈 알아와가지고 써대는 거 진짜 죽여버리고 싶네.’
최효진의 친구 : (다시 임주호를 보며) 아 혹시 이름이...
임주호 : 아, 네 저요?
최효진의 친구 : 아~ 네 아직 통성명도 안 한 거 같아서...
임주호 : 아 네, 저는 임주...
최효진의 친구 : 임주 씨 그치만 드립 아시죠?
임주호 : ‘임주가 아니라 임주호라고 임주호 새꺄!’
최효진의 친구 : 임주 씨?
임주호 : 아 네 알아요.
최효진의 친구 : 봐봐 안대잖아~ 너는 인싸 용어 좀 배워라 좀~
최효진 : 그건 또 어디서 줏어 들어가지고, 아오~ 진짜 질린다 진짜.
최효진의 친구 : 너도 페북 좀 해. 페북에서 다 나오는 거야~
임주호 : (가만히 앉아서 부들부들 떨며) ‘시바 페북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어우~’
최효진의 친구 : 아~ 연락 올 때까지 트위치나 봐야겠다~
최효진 : 트위치? 그건 또 뭔데?
임주호 : ‘아~ 제발 트위치는 건들지 마!’
최효진의 친구 : 아 어제 페북에서 알게 된 건데 존나 재밌어.
최효진 : 아~ BJ들 나오는 거 그거야?
최효진의 친구 : 어어~ 맞아 맞아 BJ.
임주호 : ‘BJ가 아니라 스트리머야 무식한 새끼들아!’
최효진 : 막 별풍 같은 거 쏘고?
최효진의 친구 : 어, 비슷한 건데 별풍은 아니고. 아~ 뭐였더라 기억이 안 나네 이름이?
임주호 : 도네이션.
최효진의 친구 : 아~ 맞다 도레이션. 헐, 임주 씨도 트위치 봐요?
임주호 : 아... 네, 가끔...
최효진의 친구 : 진짜요? 와~ 역시 인싸시네~ 누구 봐요?
임주호 : 아... 요즘 트위치 더러워져서 잘 안 봐요.
최효진의 친구 : 아 진짜요? 전 우왕국인가 그 사람 보는데.
임주호 : 우왁굳이요?
최효진의 친구 : 아~ 네네. '우왕굿'.
임주호 : '굳'이예요. 디귿 받침.
최효진의 친구 : '우왇국'이요?
임주호 : 아뇨, 마지막에 디귿...
최효진의 친구 : 아 '우왇둗'이요?
임주호 : 아뇨아뇨, 거기가 디귿이 아니고...
최효진의 친구 : '두돧둗'이요?
임주호 : ‘나가 뒤져, 그냥 나가 뒤져! 멍청한 새끼야! 진짜...’
최효진 : 야 찐내 나니까 저기 가서 이야기 해~
최효진의 친구 : 야 인싸 님들 대화하시는데 어디 아싸가 쓰읍~
최효진 : (중지를 펴 보이며) 어휴~ 지랄을 하세요 지랄을~
최효진의 친구 : 헐 그럼 이번 조별과제 '인터넷 용어의 이해' 자료조사 임주 씨가 해 주시면 되겠다!
임주호 : 엇, 네?
최효진 : 헐 대박~ 딱인데?
임주호 : 아뇨, 저 PPT하려고 그랬는데...
최효진의 친구 : 아 진짜요? 아 그럼 둘 다 하시면 되잖아요?
최효진 : 헐~ 대박. 님 천재? 그럼 발표는?
최효진의 친구 : 발표는 이 몸이 해야지~
임주호 : ‘자료조사, PPT 다 시켜놓고 지가 주인공 될라고? 시발 누굴 호구로 보나...’ 그냥 하는 김에 제가 다 할게요.
최효진 : (임주호는 쳐다보지도 않고) 오케이~ 끝! 야, 술 마시러 가자!
최효진의 친구 : 와~ 나 술 땡기는 거 어케 알았노 씨X년아~
최효진 : 아 적당히 해~
최효진의 친구 : 야 지현이도 온대?
최효진 : 네가 전화해 봐.
(강의실에 임주호 혼자만 남아 있다.)
임주호 : 아~ 하마터면 인싸 새끼들한테 당할 뻔 했네 씨~
최효진의 친구 : 안녕하살법!
(정적)
최효진 : 아 존나 병신 같아, 뭐야~?
임주호 : ‘저거 뭐하는 새끼야 저거?’
최효진의 친구 : 하하, 늦어서 죄송해요~
임주호 : 아, 괜찮...
최효진 : 야 그거 뭐라고? 안녕하살 뭐?
최효진의 친구 : 아~ 이거 몰라? 요즘 페북에서 유행하는 건데?
최효진 : 도대체 누가 유행시키는 거야? 존나 찐내 나.
임주호 : ‘아~ 인싸들 진짜 존나 패고 싶다.’
최효진의 친구 : (임주호를 바라보며) 안녕하살법 아시죠?
임주호 : 아, 저요?
최효진의 친구 : 아 모르세요? 인터넷 많이 하실 거 같은데.
임주호 : 아~ 네. 알아요.
최효진의 친구 : 봐봐, 안대잖아~
최효진 : 어디서 나온 건데?
최효진의 친구 : 몰라~ 나도 페북에서 봤는데?
임주호 : 카구야 님은 고백받고 싶어.
최효진 : 네? 뭐라고요? 뭐라고 하는데?
임주호 : 아, 아니예요...
최효진의 친구 : 아 뭔데요~ 궁금해요~ 말해 줘, 말해 줘~
임주호 : 그... 「카구야 님은 고백받고 싶어」...
최효진의 친구 : 아, 나머지 한 명은?
임주호 : ‘저 새끼 내 말 일부러 씹은 거 맞지?’
최효진 : 아까부터 전화했는데 안 받던데? 카톡도 씹고.
최효진의 친구 : 아~ 팀 운 좆망~
최효진 : 아~ 왜 조별과제 할 때마다 이딴 팀 걸리는 거야 진짜~
최효진의 친구 : 효진아.
최효진 : 왜?
최효진의 친구 : 아냐. 아무 것도 아냐.
최효진 : 뭐래.
최효진의 친구 : 최효진?
최효진 : 아 왜?
최효진의 친구 : 아니다, 됐다.
최효진 : 아 또 지랄이야 저거.
최효진의 친구 : 그치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효진짱이 날 봐 주지 않는 걸~
(정적)
임주호 : ‘미친 그거 그렇게 쓰는 거 아니라고!’
최효진의 친구 : (숨이 넘어갈 듯이 웃으며) ㅋㅋㅋㅋ개웃겨ㅋㅋㅋ
최효진 : 아~ 쳐 웃는 거 봐, 진짜 좆찐따 같애~
임주호 : ‘아~ 인싸 새끼들 진짜 어디서 어줍잖게 인터넷 밈 알아와가지고 써대는 거 진짜 죽여버리고 싶네.’
최효진의 친구 : (다시 임주호를 보며) 아 혹시 이름이...
임주호 : 아, 네 저요?
최효진의 친구 : 아~ 네 아직 통성명도 안 한 거 같아서...
임주호 : 아 네, 저는 임주...
최효진의 친구 : 임주 씨 그치만 드립 아시죠?
임주호 : ‘임주가 아니라 임주호라고 임주호 새꺄!’
최효진의 친구 : 임주 씨?
임주호 : 아 네 알아요.
최효진의 친구 : 봐봐 안대잖아~ 너는 인싸 용어 좀 배워라 좀~
최효진 : 그건 또 어디서 줏어 들어가지고, 아오~ 진짜 질린다 진짜.
최효진의 친구 : 너도 페북 좀 해. 페북에서 다 나오는 거야~
임주호 : (가만히 앉아서 부들부들 떨며) ‘시바 페북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어우~’
최효진의 친구 : 아~ 연락 올 때까지 트위치나 봐야겠다~
최효진 : 트위치? 그건 또 뭔데?
임주호 : ‘아~ 제발 트위치는 건들지 마!’
최효진의 친구 : 아 어제 페북에서 알게 된 건데 존나 재밌어.
최효진 : 아~ BJ들 나오는 거 그거야?
최효진의 친구 : 어어~ 맞아 맞아 BJ.
임주호 : ‘BJ가 아니라 스트리머야 무식한 새끼들아!’
최효진 : 막 별풍 같은 거 쏘고?
최효진의 친구 : 어, 비슷한 건데 별풍은 아니고. 아~ 뭐였더라 기억이 안 나네 이름이?
임주호 : 도네이션.
최효진의 친구 : 아~ 맞다 도레이션. 헐, 임주 씨도 트위치 봐요?
임주호 : 아... 네, 가끔...
최효진의 친구 : 진짜요? 와~ 역시 인싸시네~ 누구 봐요?
임주호 : 아... 요즘 트위치 더러워져서 잘 안 봐요.
최효진의 친구 : 아 진짜요? 전 우왕국인가 그 사람 보는데.
임주호 : 우왁굳이요?
최효진의 친구 : 아~ 네네. '우왕굿'.
임주호 : '굳'이예요. 디귿 받침.
최효진의 친구 : '우왇국'이요?
임주호 : 아뇨, 마지막에 디귿...
최효진의 친구 : 아 '우왇둗'이요?
임주호 : 아뇨아뇨, 거기가 디귿이 아니고...
최효진의 친구 : '두돧둗'이요?
임주호 : ‘나가 뒤져, 그냥 나가 뒤져! 멍청한 새끼야! 진짜...’
최효진 : 야 찐내 나니까 저기 가서 이야기 해~
최효진의 친구 : 야 인싸 님들 대화하시는데 어디 아싸가 쓰읍~
최효진 : (중지를 펴 보이며) 어휴~ 지랄을 하세요 지랄을~
최효진의 친구 : 헐 그럼 이번 조별과제 '인터넷 용어의 이해' 자료조사 임주 씨가 해 주시면 되겠다!
임주호 : 엇, 네?
최효진 : 헐 대박~ 딱인데?
임주호 : 아뇨, 저 PPT하려고 그랬는데...
최효진의 친구 : 아 진짜요? 아 그럼 둘 다 하시면 되잖아요?
최효진 : 헐~ 대박. 님 천재? 그럼 발표는?
최효진의 친구 : 발표는 이 몸이 해야지~
임주호 : ‘자료조사, PPT 다 시켜놓고 지가 주인공 될라고? 시발 누굴 호구로 보나...’ 그냥 하는 김에 제가 다 할게요.
최효진 : (임주호는 쳐다보지도 않고) 오케이~ 끝! 야, 술 마시러 가자!
최효진의 친구 : 와~ 나 술 땡기는 거 어케 알았노 씨X년아~
최효진 : 아 적당히 해~
최효진의 친구 : 야 지현이도 온대?
최효진 : 네가 전화해 봐.
(강의실에 임주호 혼자만 남아 있다.)
임주호 : 아~ 하마터면 인싸 새끼들한테 당할 뻔 했네 씨~
12. [장삐쭈 단편선] - 실화
(자막)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페이커쨩 다이스키
(어느 순댓국집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줄 가운데에 장삐쭈와 그 뒤에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학생과 여학생이 보인다.)
장삐쭈 : 아~ TV 한 번 나왔다고 줄이 생겼네. 참...[16]
남학생 : (핸드폰으로 장삐쭈 영상을 보며) 크하하 개웃겨~
장삐쭈 : 응?
남학생 : 아~ 미친 장삐쭈 진짜. 아니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지?
장삐쭈 : ‘〈시비〉?’
남학생 : 진짜 개웃기다~
여학생 : 뭔데?
남학생 : 아 장삐쭈라고 있는데, 개웃겨 진짜 아~
여학생 : (핸드폰을 계속 만지면서) 장삐... 뭐?
남학생 : 장삐쭈 몰라? 유튜브에서 더빙하는 애!
장삐쭈 : ‘음?’
여학생 : 모르는데? 나 이사배 밖에 안 봐. 아, 제이플라도 본다.
남학생 : 아~ 어떻게 장삐쭈를 모르냐~
여학생 : 듣보 아냐?
남학생 : 듣보긴 한데 몇 개는 존나 웃겨 봐봐.
(남학생이 여학생에게 〈장삐쭈 단편선 - 시비〉를 보여준다.)
여학생 : ......
장삐쭈 : (남학생과 여학생을 곁눈질하고 있다.)
여학생 : 노잼인데?
장삐쭈 : (살짝 발끈한다.)
남학생 : 아니 뽀삐 존나 웃기지 않아?ㅋㅋㅋ
여학생 : (다시 폰을 만지며) 진짜 진지하게 안 웃겨.
남학생 : 진짜? 난 존나 웃긴데.
여학생 : 진짜 이거 보고 웃는 사람 있어?
남학생 : 얘 구독자 159만 명이야~
여학생 : 159명 아니고?
장삐쭈 : (불쾌한 표정으로 뒤를 흘겨본다.)
남학생 : 아냐~ 진짜라니까? 야 잠깐만, 잠깐만. 이거 봐봐. 이거 진짜 존나 웃겨.
장삐쭈 : (계속 뒤를 신경 쓰고 있다.)
여학생 : 아 됐어 안 봐, 너나 봐.
남학생 : (〈신병 - 전입〉을 보여주며) 이거 군대 편이거든? 이거 존나 웃겨 봐봐.
장삐쭈 : ‘여자한테 군대 편을 보여주냐 이 씨...’
남학생 : 크하하하하하 개웃겨 진짜~
여학생 : 안 웃긴데.
남학생 : 안 웃겨?
여학생 : 남자들은 딱 좋아하겠네.
남학생 : 아니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것도 있어~
여학생 : 됐어. 안 볼래. 기분만 나빠.
남학생 : 장삐쭈는 원래 그런 맛에 보는 거야~
여학생 : 사람 기분 나쁘게 하는 게 무슨 컨텐츠야?
장삐쭈 : (다시 발끈하며 뒤를 돌아본다.)
남학생 : 야 그럼 이거 한 번 봐봐, 이거 최근에 나온 건데 여자들끼리 약속 잡는 거거든?
장삐쭈 : (입술까지 씰룩거리며 계속 언짢은 표정으로 뒤를 보고 있다.)
여학생 : 아 안 본다고. 치워!
남학생 : 야 이것만 한 번 봐봐. 이거 진짜 웃겨~
여학생 : 아 너나 평생 봐. 개씹노잼.
장삐쭈 : (충격)
남학생 : 아~ 난 웃긴데.
여학생 : 그렇게 웃기면 너나 평생 보라고~ 왜 강요를 해?
남학생 : 알았어~
(장삐쭈가 서둘러 폰을 꺼내서 〈장삐쭈 단편선 - 약속2〉를 재생한다.)
남학생 : 응? 어 야, 앞사람도 장삐쭈 본다. 야 내가 보여줄려고 했던 게 저거였어, 저거 진짜 웃겨 봐봐.
(장삐쭈가 영상을 보는 척하면서 슬그머니 뒤를 보고 있다. 뒤에서 두 사람의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장삐쭈 : (피식 웃으며) 아 거 봐~ 여자들도 재밌게 본다니까~ 왜 군대 편 같은 걸 보여줘 가지고 여자를... 군대 안 갔다왔으니까 당연히 안 웃기지... (뒤에서 둘이 꽁냥대는 대화를 듣고) 응?
여학생 : 안지 마~
남학생 : 아 가만 있어 봐~
여학생 : 아 덥다고~
남학생 : (여학생을 뒤에서 안고서) 아 여자친군데 내 맘대로 못 안냐?
여학생 : 아 사람들 많잖아~
남학생 : 야 여기 살 진짜 부드럽다~
여학생 : 야 간지러 하지 마~
남학생 : 와~ 뱃살 봐라 진짜~
여학생 : 진짜 뒤진다~
남학생 : 이제 장삐쭈 안 볼게, 됐지?
여학생 : 진짜 개노잼이야~
남학생 : 알았어~ 다시 생각해보니까 존나 노잼이야, 안 볼게 평생.
여학생 : 절대 보지 마?
(장삐쭈가 멍하니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다.)
순댓국집 할머니 : 안 들어오고 뭐혀?
(장삐쭈 앞에 있던 사람들은 이미 식당에 들어가서 없고, 장삐쭈 뒤에는 추가 대기 손님들로 기다랗게 장사진이 펼쳐져 있다. 뒤의 손님들이 장삐쭈에게 불평을 쏟아내고 있다.)
장삐쭈 : 하... 시발... 이게 나라냐...
(어느 순댓국집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줄 가운데에 장삐쭈와 그 뒤에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학생과 여학생이 보인다.)
장삐쭈 : 아~ TV 한 번 나왔다고 줄이 생겼네. 참...[16]
남학생 : (핸드폰으로 장삐쭈 영상을 보며) 크하하 개웃겨~
장삐쭈 : 응?
남학생 : 아~ 미친 장삐쭈 진짜. 아니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지?
장삐쭈 : ‘〈시비〉?’
남학생 : 진짜 개웃기다~
여학생 : 뭔데?
남학생 : 아 장삐쭈라고 있는데, 개웃겨 진짜 아~
여학생 : (핸드폰을 계속 만지면서) 장삐... 뭐?
남학생 : 장삐쭈 몰라? 유튜브에서 더빙하는 애!
장삐쭈 : ‘음?’
여학생 : 모르는데? 나 이사배 밖에 안 봐. 아, 제이플라도 본다.
남학생 : 아~ 어떻게 장삐쭈를 모르냐~
여학생 : 듣보 아냐?
남학생 : 듣보긴 한데 몇 개는 존나 웃겨 봐봐.
(남학생이 여학생에게 〈장삐쭈 단편선 - 시비〉를 보여준다.)
여학생 : ......
장삐쭈 : (남학생과 여학생을 곁눈질하고 있다.)
여학생 : 노잼인데?
장삐쭈 : (살짝 발끈한다.)
남학생 : 아니 뽀삐 존나 웃기지 않아?ㅋㅋㅋ
여학생 : (다시 폰을 만지며) 진짜 진지하게 안 웃겨.
남학생 : 진짜? 난 존나 웃긴데.
여학생 : 진짜 이거 보고 웃는 사람 있어?
남학생 : 얘 구독자 159만 명이야~
여학생 : 159명 아니고?
장삐쭈 : (불쾌한 표정으로 뒤를 흘겨본다.)
남학생 : 아냐~ 진짜라니까? 야 잠깐만, 잠깐만. 이거 봐봐. 이거 진짜 존나 웃겨.
장삐쭈 : (계속 뒤를 신경 쓰고 있다.)
여학생 : 아 됐어 안 봐, 너나 봐.
남학생 : (〈신병 - 전입〉을 보여주며) 이거 군대 편이거든? 이거 존나 웃겨 봐봐.
장삐쭈 : ‘여자한테 군대 편을 보여주냐 이 씨...’
남학생 : 크하하하하하 개웃겨 진짜~
여학생 : 안 웃긴데.
남학생 : 안 웃겨?
여학생 : 남자들은 딱 좋아하겠네.
남학생 : 아니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것도 있어~
여학생 : 됐어. 안 볼래. 기분만 나빠.
남학생 : 장삐쭈는 원래 그런 맛에 보는 거야~
여학생 : 사람 기분 나쁘게 하는 게 무슨 컨텐츠야?
장삐쭈 : (다시 발끈하며 뒤를 돌아본다.)
남학생 : 야 그럼 이거 한 번 봐봐, 이거 최근에 나온 건데 여자들끼리 약속 잡는 거거든?
장삐쭈 : (입술까지 씰룩거리며 계속 언짢은 표정으로 뒤를 보고 있다.)
여학생 : 아 안 본다고. 치워!
남학생 : 야 이것만 한 번 봐봐. 이거 진짜 웃겨~
여학생 : 아 너나 평생 봐. 개씹노잼.
장삐쭈 : (충격)
남학생 : 아~ 난 웃긴데.
여학생 : 그렇게 웃기면 너나 평생 보라고~ 왜 강요를 해?
남학생 : 알았어~
(장삐쭈가 서둘러 폰을 꺼내서 〈장삐쭈 단편선 - 약속2〉를 재생한다.)
남학생 : 응? 어 야, 앞사람도 장삐쭈 본다. 야 내가 보여줄려고 했던 게 저거였어, 저거 진짜 웃겨 봐봐.
(장삐쭈가 영상을 보는 척하면서 슬그머니 뒤를 보고 있다. 뒤에서 두 사람의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장삐쭈 : (피식 웃으며) 아 거 봐~ 여자들도 재밌게 본다니까~ 왜 군대 편 같은 걸 보여줘 가지고 여자를... 군대 안 갔다왔으니까 당연히 안 웃기지... (뒤에서 둘이 꽁냥대는 대화를 듣고) 응?
여학생 : 안지 마~
남학생 : 아 가만 있어 봐~
여학생 : 아 덥다고~
남학생 : (여학생을 뒤에서 안고서) 아 여자친군데 내 맘대로 못 안냐?
여학생 : 아 사람들 많잖아~
남학생 : 야 여기 살 진짜 부드럽다~
여학생 : 야 간지러 하지 마~
남학생 : 와~ 뱃살 봐라 진짜~
여학생 : 진짜 뒤진다~
남학생 : 이제 장삐쭈 안 볼게, 됐지?
여학생 : 진짜 개노잼이야~
남학생 : 알았어~ 다시 생각해보니까 존나 노잼이야, 안 볼게 평생.
여학생 : 절대 보지 마?
(장삐쭈가 멍하니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다.)
순댓국집 할머니 : 안 들어오고 뭐혀?
(장삐쭈 앞에 있던 사람들은 이미 식당에 들어가서 없고, 장삐쭈 뒤에는 추가 대기 손님들로 기다랗게 장사진이 펼쳐져 있다. 뒤의 손님들이 장삐쭈에게 불평을 쏟아내고 있다.)
장삐쭈 : 하... 시발... 이게 나라냐...
13. [신병] - 분대결산
(도입부에 "신병" 로고와 함께 군가 <전선을 간다>가 흘러나온다. 일과가 끝난 뒤 최일구가 생활관에서 분대원들을 모아 결산을 하고 있다.)
최일구 : 어... 그래서, 다 끝났어?
김상훈 : 아 예, 행보관님하고 마무리했습니다.
최일구 : (일지 내용을 적으며) 오케이... 일병 김상훈, 행보관님과 빨래 건조대 보수 작업... 다음?
임다혜 : (험상궂은 인상에 걸걸한 목소리로) 이병 임.다.혜.
최일구 : 아 저 새끼는 적응이 안 되네, 야!
임다혜 : 이병 임.다.혜.
최일구 : 넌 임마 생긴 건 모아이 석상같이 생겨가지고 뭔 이름이 임다혜야 새꺄?
임다혜 : 죄송합니다.
최일구 : 아니 갈구는 게 아니라 진짜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데 왜 도대체 임다혜야, 어? 임다'형'도 있고, 임다'훈'도 있고 어?
임다혜 : 어... 부모님이 초음파 검사를 했는데 딸이라서 지었답니다.
최일구 : 근데 왜 아들이 나왔는데?
임다혜 : 죄송합니다.
최일구 : 내일까지 알아 와.
임다혜 : 예 알겠습니다.
최일구 : 오늘 뭐 했어?
임다혜 : 어... 박민석 이병이랑 같이 생활관 모포 털고 일광건조시킨 다음에 심진우 병장님 턱끈 끊어졌대서 새 걸로 받아왔습니다.
최일구 : 아니 내일 모레 나갈 양반 턱끈은 왜 새 걸로 갈아 줘 임마?
심진우 : (깔깔이를 입은 채 누워서 TV를 보며) 아직 24일 남았다...
최일구 : 아 조용히 좀 하십시오 분대결산 중이니까!
심진우 : ……
최일구 : 그리고 또, 끝이야?
임다혜 : 박민석 이병 군가 조금 가르쳐 줬습니다.
최일구 : 진짜로?
임다혜 : 예 그렇습니다.
최일구 : 너 만약에 이명박한테 군가 물어봤는데 한 번이라도 틀리면 존나 처맞는 거야, 알았어?
임다혜 : ...예 알겠습니다.
최일구 : 야 이명박.
박민석 : 이병! 박!민!석!
최일구 : <멸공의 횃불>.
박민석 : <멸공의 횃불>... 아, 아 뭐였지?
최일구 : 임다혜 엎드려 뻗쳐.
임다혜 : 엎드려 뻗쳐!
최일구 : 똑바로 가르친 거 맞아?
임다혜 : 죄송합니다.
최일구 : 뭐가 죄송한데?
임다혜 : 군가를 똑바로 못 가르쳤습니다.
최일구 : <멸공의 횃불>을 모른다는 게 말이 돼?
임다혜 :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최일구 : 한 번 더 기회 준다, 알았지?
임다혜 : 예 알겠습니다.
최일구 : 바로.
임다혜 : 바로.
최일구 : 군가 시작. 하나둘셋넷...
박민석 : 아↘~름다운...
최일구 : 임다혜 엎드려 뻗쳐.
임다혜 : 엎드려 뻗쳐!
최일구 : 음정 시발 저게 맞아?
임다혜 : 아닙니다.
최일구 : 아니 어떻게 가르쳤길래 저따구냐?
임다혜 : 죄송합니다.
최일구 : 너 다음 달에 일병이지?
임다혜 : 그렇습니다.
최일구 : 후임도 똑바로 못 가르치는데 어떻게 일병 달라 그래?
임다혜 : 죄송합니다.
최일구 : 야 니가 한 번 불러 봐, 시작.
임다혜 : 아↘~름다운...
최일구 : 김상훈 엎드려 뻗쳐.
김상훈 : 엎드려 뻗쳐!
최일구 : 아니 시발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김상훈 : 아닙니다!
최일구 : 아니 군가를 시발 지들 꼴리는 대로 편곡을 해 버리네?
김상훈 : 죄송합니다!
최일구 : 아니 시발 니들이 무슨 모짜렐라야?
(정적)
김상훈 : (엎드린 채로) 저... 최일구 상병님...
최일구 : 왜?
김상훈 : 모차르트...
최일구 : 그게 시발 지금 중요해?
김상훈 :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심진우 : 푸흡! 모짜렐라래 시발ㅋㅋ
박민석 : 풉!
최일구 : 야 웃기냐?
박민석 : 아 아닙니다!
최일구 : 너 한 번 더 물어봤는데 모르면 네 선임 둘 다 뒤진다. 알았어?
박민석 : 예 알겠습니다!
최일구 : 아... 뭘로 할까? 김상훈.
김상훈 : 일병! 김!상!훈!
최일구 : 군가 하나 말해 봐.
김상훈 : 어... <팔도 사나이> 어떻습니까?
최일구 : 아 좋다. <팔도 사나이>, 시작!
박민석 : 아, 아... 보람→찬! 하→루 일을! 끝마~치고서...
(정적)
임다혜 : (중력으로 얼굴이 밑으로 쏠려있다.)
김상훈 : (표정을 찡그리며) ‘아이 씨...’
박민석 : 두~ 다리 쭉 펴면... 고~향의 안방...
(정적)
최일구 : 아...
박민석 : 어어어 얼싸가 좋다 최 일병!
최일구 : 얼싸가 좋다? 미쳤냐?
박민석 : ...박 일병!!
심진우 : 푸흡..!!!
박민석 : (얼굴이 사색으로 변하며) ...김 일병! 신~나는 어깨춤... 우리는 한 가족, 팔도 사나이...
(정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일구의 표정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최일구 : 하... 됐다. 바로.
김상훈, 임다혜 : 바로!
최일구 : 아니 시발 이등병이 군가를 모르면 어쩌자는 거야 임마? 얼싸가 좋다가 뭐야 이 새끼야, 군가를 무슨 게이물로 만들고 있어?
김상훈 : 죄송합니다, 제가 직접 가르치겠습니다.
최일구 : 아이~씨 개판이네 진짜. 내일 다시 물어볼라니까 제대로 가르쳐라. 알았어?
김상훈, 임다혜 : 예!
(그날 밤, 자정이 가까운 시간 모두가 잠든 가운데 박민석이 혼자 잠들지 못하고 뜬눈으로 초조해 하고 있다.)
박민석 : ...임다혜 이병님?
임다혜 : ......
박민석 : 임다혜 이병님 주무십니까?
임다혜 : ...왜?
박민석 : 아 안 주무십니까...
임다혜 : ......
박민석 : 아, 아까는 죄송했습니다. 분명 군가 다 외웠는데 너무 긴장을 해 가지고...
임다혜 : ......
박민석 : 내일은 진짜 완벽하게 외워 가지고...
임다혜 : 그럴 수도 있지.
박민석 : 자, 잘 못 들었습니다?
임다혜 :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이 어딨냐.
박민석 : (임다혜의 말에 감격해서 울컥하며) 흑, 흑... 진짜 잘 하겠습니다. 흑... 제가 군가도 다 외우고 흑, 군번도 다 외우고, 흑... 주특기도 열심히 외워서... 임다혜 이병님하고... 흑 김상훈 일병님 이제 안 혼나게... 흑...
김상훈 : (팔로 눈을 가리며) 조용히 하고 자라...
(최일구가 야간 당직을 나가고 자리에 없는 생활관에 박민석이 소리 죽여 흐느끼고 소리가 들리고 끝이난다.)
최일구 : 어... 그래서, 다 끝났어?
김상훈 : 아 예, 행보관님하고 마무리했습니다.
최일구 : (일지 내용을 적으며) 오케이... 일병 김상훈, 행보관님과 빨래 건조대 보수 작업... 다음?
임다혜 : (험상궂은 인상에 걸걸한 목소리로) 이병 임.다.혜.
최일구 : 아 저 새끼는 적응이 안 되네, 야!
임다혜 : 이병 임.다.혜.
최일구 : 넌 임마 생긴 건 모아이 석상같이 생겨가지고 뭔 이름이 임다혜야 새꺄?
임다혜 : 죄송합니다.
최일구 : 아니 갈구는 게 아니라 진짜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데 왜 도대체 임다혜야, 어? 임다'형'도 있고, 임다'훈'도 있고 어?
임다혜 : 어... 부모님이 초음파 검사를 했는데 딸이라서 지었답니다.
최일구 : 근데 왜 아들이 나왔는데?
임다혜 : 죄송합니다.
최일구 : 내일까지 알아 와.
임다혜 : 예 알겠습니다.
최일구 : 오늘 뭐 했어?
임다혜 : 어... 박민석 이병이랑 같이 생활관 모포 털고 일광건조시킨 다음에 심진우 병장님 턱끈 끊어졌대서 새 걸로 받아왔습니다.
최일구 : 아니 내일 모레 나갈 양반 턱끈은 왜 새 걸로 갈아 줘 임마?
심진우 : (깔깔이를 입은 채 누워서 TV를 보며) 아직 24일 남았다...
최일구 : 아 조용히 좀 하십시오 분대결산 중이니까!
심진우 : ……
최일구 : 그리고 또, 끝이야?
임다혜 : 박민석 이병 군가 조금 가르쳐 줬습니다.
최일구 : 진짜로?
임다혜 : 예 그렇습니다.
최일구 : 너 만약에 이명박한테 군가 물어봤는데 한 번이라도 틀리면 존나 처맞는 거야, 알았어?
임다혜 : ...예 알겠습니다.
최일구 : 야 이명박.
박민석 : 이병! 박!민!석!
최일구 : <멸공의 횃불>.
박민석 : <멸공의 횃불>... 아, 아 뭐였지?
최일구 : 임다혜 엎드려 뻗쳐.
임다혜 : 엎드려 뻗쳐!
최일구 : 똑바로 가르친 거 맞아?
임다혜 : 죄송합니다.
최일구 : 뭐가 죄송한데?
임다혜 : 군가를 똑바로 못 가르쳤습니다.
최일구 : <멸공의 횃불>을 모른다는 게 말이 돼?
임다혜 :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최일구 : 한 번 더 기회 준다, 알았지?
임다혜 : 예 알겠습니다.
최일구 : 바로.
임다혜 : 바로.
최일구 : 군가 시작. 하나둘셋넷...
박민석 : 아↘~름다운...
최일구 : 임다혜 엎드려 뻗쳐.
임다혜 : 엎드려 뻗쳐!
최일구 : 음정 시발 저게 맞아?
임다혜 : 아닙니다.
최일구 : 아니 어떻게 가르쳤길래 저따구냐?
임다혜 : 죄송합니다.
최일구 : 너 다음 달에 일병이지?
임다혜 : 그렇습니다.
최일구 : 후임도 똑바로 못 가르치는데 어떻게 일병 달라 그래?
임다혜 : 죄송합니다.
최일구 : 야 니가 한 번 불러 봐, 시작.
임다혜 : 아↘~름다운...
최일구 : 김상훈 엎드려 뻗쳐.
김상훈 : 엎드려 뻗쳐!
최일구 : 아니 시발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김상훈 : 아닙니다!
최일구 : 아니 군가를 시발 지들 꼴리는 대로 편곡을 해 버리네?
김상훈 : 죄송합니다!
최일구 : 아니 시발 니들이 무슨 모짜렐라야?
(정적)
김상훈 : (엎드린 채로) 저... 최일구 상병님...
최일구 : 왜?
김상훈 : 모차르트...
최일구 : 그게 시발 지금 중요해?
김상훈 :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심진우 : 푸흡! 모짜렐라래 시발ㅋㅋ
박민석 : 풉!
최일구 : 야 웃기냐?
박민석 : 아 아닙니다!
최일구 : 너 한 번 더 물어봤는데 모르면 네 선임 둘 다 뒤진다. 알았어?
박민석 : 예 알겠습니다!
최일구 : 아... 뭘로 할까? 김상훈.
김상훈 : 일병! 김!상!훈!
최일구 : 군가 하나 말해 봐.
김상훈 : 어... <팔도 사나이> 어떻습니까?
최일구 : 아 좋다. <팔도 사나이>, 시작!
박민석 : 아, 아... 보람→찬! 하→루 일을! 끝마~치고서...
(정적)
임다혜 : (중력으로 얼굴이 밑으로 쏠려있다.)
김상훈 : (표정을 찡그리며) ‘아이 씨...’
박민석 : 두~ 다리 쭉 펴면... 고~향의 안방...
(정적)
최일구 : 아...
박민석 : 어어어 얼싸가 좋다 최 일병!
최일구 : 얼싸가 좋다? 미쳤냐?
박민석 : ...박 일병!!
심진우 : 푸흡..!!!
박민석 : (얼굴이 사색으로 변하며) ...김 일병! 신~나는 어깨춤... 우리는 한 가족, 팔도 사나이...
(정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일구의 표정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최일구 : 하... 됐다. 바로.
김상훈, 임다혜 : 바로!
최일구 : 아니 시발 이등병이 군가를 모르면 어쩌자는 거야 임마? 얼싸가 좋다가 뭐야 이 새끼야, 군가를 무슨 게이물로 만들고 있어?
김상훈 : 죄송합니다, 제가 직접 가르치겠습니다.
최일구 : 아이~씨 개판이네 진짜. 내일 다시 물어볼라니까 제대로 가르쳐라. 알았어?
김상훈, 임다혜 : 예!
(그날 밤, 자정이 가까운 시간 모두가 잠든 가운데 박민석이 혼자 잠들지 못하고 뜬눈으로 초조해 하고 있다.)
박민석 : ...임다혜 이병님?
임다혜 : ......
박민석 : 임다혜 이병님 주무십니까?
임다혜 : ...왜?
박민석 : 아 안 주무십니까...
임다혜 : ......
박민석 : 아, 아까는 죄송했습니다. 분명 군가 다 외웠는데 너무 긴장을 해 가지고...
임다혜 : ......
박민석 : 내일은 진짜 완벽하게 외워 가지고...
임다혜 : 그럴 수도 있지.
박민석 : 자, 잘 못 들었습니다?
임다혜 :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이 어딨냐.
박민석 : (임다혜의 말에 감격해서 울컥하며) 흑, 흑... 진짜 잘 하겠습니다. 흑... 제가 군가도 다 외우고 흑, 군번도 다 외우고, 흑... 주특기도 열심히 외워서... 임다혜 이병님하고... 흑 김상훈 일병님 이제 안 혼나게... 흑...
김상훈 : (팔로 눈을 가리며) 조용히 하고 자라...
(최일구가 야간 당직을 나가고 자리에 없는 생활관에 박민석이 소리 죽여 흐느끼고 소리가 들리고 끝이난다.)
14. [장삐쭈 단편선] 점심
(최일춘과 이지성, 김정운이 거리를 거닐고 있다. 이지성의 양옆에 있는 최일춘과 김정운은 핸드폰을 계속 들여다보며 걷고 있다. 한편 오른쪽 구석에 <시비> 편에 나왔던 건달 2명도 보인다.)
이지성 : 야, 뭐 먹을래?
최일춘 : 아무 거나.
김정운 : 아무 거나 먹자. 나 별로 배 안 고파.
이지성 : 그럼 돈까스 콜?
김정운 : 돈까 어제 먹었음.
최일춘 : 스윙스 별로 안 땡겨. 딴 거.
이지성 : 아 그래? 그럼 고기?
김정운 : 삼겹?
이지성 : 뭐 삼겹이든 목살이든.
김정운 : 삼겹은 어제 먹었는데.
이지성 : 그럼 목살?
김정운 : 목살도 먹음.
이지성 : 아 씨!
최일춘 : 고기는 저녁에 술이랑 먹어야지.
이지성 : 아 그럴까? 그럼 뭐 있냐?
최일춘 : 아 그냥 아무 거나 먹어, 뭐 이런 걸로 고민을 해.
김정운 : 아~ 배고파. 빨리 아무 데나 들어가자.
이지성 : 그럼 무난하게 국밥 콜?
김정운 : 국밥 어제 먹었어?
이지성 : 어제 도대체 몇 끼를 처먹은 거야 돼지 새끼가?
최일춘 : 국밥 질려.
이지성 : 아니 그럼 씨발 뭐 먹자고?
최일춘 : 아 이 새끼는 왜 화를 내냐?
김정운 : 저 새끼 저러는 거 한두 번이냐?
이지성 : (눈까지 벌겋게 변하며 욱하기 일보 직전이다.)
최일춘 : 아~ 저 새끼. 아~ 양 존나 많고 싼 거 없냐?
김정운 : 양 존나 많고 싼 거라...
최일춘, 김정운 : 어!
(장면이 바뀌고, 이지성 일행이 김밥천국 테이블에 앉아 있다. 왼쪽에 <약속2> 편의 박선영, 안예지가 보이고 이지성의 일행 뒤편에 <욕>, <카카오톡> 편에 출연했던 경태[17]와 진수도 보인다.)
이지성 : 결국 생각해 낸다는 게 김밥천국이냐?
최일춘 : 그래서 뭐 안 먹는다고?
김정운 : (메뉴판을 보면서) 아 뭐 먹지?
최일춘 : (바지춤에 손을 넣은 채로 일어서며) 야 나 화장실 갔다올라니까 아무거나 시켜 놔.
이지성 : 야 메뉴 말하고 가 새끼야, (최일춘이 화장실로 들어가자 다급하게) 야 메, 메뉴... 야, 야, 야!! 아, 진짜 니들 때문에 암 걸려서 뒤질 것 같다.
김정운 : 야 너 뭐 먹을 거냐?
이지성 : 아... 나 제육볶음.
김정운 : 제육볶음 어제 먹었는데.
이지성 : 내가 먹을 거라고 내가, 븅신아!
김정운 : 아 여기는 메뉴가 너무 많아~
이지성 : 아, 그냥 라면 처먹어!
김정운 : 어 라면 좋다!
이지성 : 그럼 시킨다? 저기요!
식당 아주머니 : (돌아보지도 않고 계속 앉아서 TV를 보며) 예~
이지성 : 여기 제육볶음 하나랑 순두부찌개 하나랑 라면 하나 주세요.
김정운 : 아 잠깐만! 아 라면은 별론데...
이지성 : 아 그럼 뭐? 빨리 말해 새끼야!
김정운 : 야 이따 주문한다고 하면 안 돼?
이지성 : 아... 이따 주문할게요, 죄송해요~
식당 아주머니 : (TV 채널을 바꾸면서) 예~
최일춘 : 어, 야 시켰냐?
이지성 : (부들부들 떨면서) 아니.
최일춘 : 아직도 안 시키고 뭐하고 있어? 아~ 개답답하네.
김정운 : 어... 야 나 그냥 돈까스 먹을래.
이지성 : 어제 먹었대매?
김정운 : 오늘은 안 먹었잖아.
최일춘 : 나는 김밥 한 줄 시켜. 아까 커피 먹어서 배 좀 찼어.
이지성 : 그럼 주문한다. 저기요 사장님?
김정운 : 어 잠깐만!
이지성 : 그냥 처먹어 돼지 새끼야! 저기요!
식당 아주머니 : 예.
이지성 : 여기 김밥 한 줄이랑 제육볶음이랑 돈까스 하나 주세요.
김정운 : 치즈로.
이지성 : 치즈로요!
김정운 : 고구마치즈로.
이지성 : 고구마치즈로요!
김정운 : 고구마피자치즈로.
이지성 : 고구마피자치ㅈ... 닥치고 그냥 먹어 씨!
식당 아주머니 : 예~
(돈까스와 제육볶음, 김밥이 테이블에 올라온다.)
종업원 :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이지성 : 너 다음부터는 밥 먹고 나와라.
김정운 : (입가에 밥풀이 묻은 채 돈까스를 집어들고) 나 밥 먹고 나왔는데?
최일춘 : 지성아 제육볶음 맛있냐?
이지성 : 지랄하지 마라.
최일춘 : 와~ 존나 빈정 상하게 말하네?
이지성 : 니 꺼 처먹어, 이 새끼야.
최일춘 : 와~ 이지성 싸가지 존나 없네, 진짜로.
김정운 : (입가에 밥풀이 잔뜩 묻은 채 제육볶음을 집어들면서) 야 니가 김밥 시켰으면 김밥만 먹어야지 임마.
이지성 : 야, 너 그거 뭐냐?
김정운 : 뭐?
이지성 : 젓가락에 그거 뭐냐고?
김정운 : 제육볶음인데?
이지성 : 야 누가 처먹으랬냐?
최일춘 : 와~ 정운이는 주고 나는 안 주네? 와~ 이지성 진짜...
김정운 : 와~ 진짜 속 좁은 새끼. (제육볶음을 입에 넣고) 야 내 것도 먹어 임마. 샐러드 남았어.
(돈까스는 이미 사라져 있고 샐러드만 약간 남아 있다.)
최일춘 : 야, 나도 먹는다.
김정운 : 아 먹을 거 가지고 지랄이야.
최일춘 : 아 존나 맛있네?
(최일춘과 김정운이 앞다투어 이지성의 제육볶음에 손을 대면서 옥신각신하고 있다. 불안한 배경음과 함께 무언가 일이 터질 것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고, 이를 꽉 다문 이지성의 입가가 클로즈업된다.)
(장면이 김밥천국 밖으로 바뀌고, 김밥천국 안에서 두 발의 총성이 들린다. 김밥천국에 있던 종업원과 손님들이 혼비백산해서 밖으로 달아난다. 이윽고 나타난 이지성의 머그샷에 '무죄'라는 커다란 도장이 찍힌다.)
이지성 : 야, 뭐 먹을래?
최일춘 : 아무 거나.
김정운 : 아무 거나 먹자. 나 별로 배 안 고파.
이지성 : 그럼 돈까스 콜?
김정운 : 돈까 어제 먹었음.
최일춘 : 스윙스 별로 안 땡겨. 딴 거.
이지성 : 아 그래? 그럼 고기?
김정운 : 삼겹?
이지성 : 뭐 삼겹이든 목살이든.
김정운 : 삼겹은 어제 먹었는데.
이지성 : 그럼 목살?
김정운 : 목살도 먹음.
이지성 : 아 씨!
최일춘 : 고기는 저녁에 술이랑 먹어야지.
이지성 : 아 그럴까? 그럼 뭐 있냐?
최일춘 : 아 그냥 아무 거나 먹어, 뭐 이런 걸로 고민을 해.
김정운 : 아~ 배고파. 빨리 아무 데나 들어가자.
이지성 : 그럼 무난하게 국밥 콜?
김정운 : 국밥 어제 먹었어?
이지성 : 어제 도대체 몇 끼를 처먹은 거야 돼지 새끼가?
최일춘 : 국밥 질려.
이지성 : 아니 그럼 씨발 뭐 먹자고?
최일춘 : 아 이 새끼는 왜 화를 내냐?
김정운 : 저 새끼 저러는 거 한두 번이냐?
이지성 : (눈까지 벌겋게 변하며 욱하기 일보 직전이다.)
최일춘 : 아~ 저 새끼. 아~ 양 존나 많고 싼 거 없냐?
김정운 : 양 존나 많고 싼 거라...
최일춘, 김정운 : 어!
(장면이 바뀌고, 이지성 일행이 김밥천국 테이블에 앉아 있다. 왼쪽에 <약속2> 편의 박선영, 안예지가 보이고 이지성의 일행 뒤편에 <욕>, <카카오톡> 편에 출연했던 경태[17]와 진수도 보인다.)
이지성 : 결국 생각해 낸다는 게 김밥천국이냐?
최일춘 : 그래서 뭐 안 먹는다고?
김정운 : (메뉴판을 보면서) 아 뭐 먹지?
최일춘 : (바지춤에 손을 넣은 채로 일어서며) 야 나 화장실 갔다올라니까 아무거나 시켜 놔.
이지성 : 야 메뉴 말하고 가 새끼야, (최일춘이 화장실로 들어가자 다급하게) 야 메, 메뉴... 야, 야, 야!! 아, 진짜 니들 때문에 암 걸려서 뒤질 것 같다.
김정운 : 야 너 뭐 먹을 거냐?
이지성 : 아... 나 제육볶음.
김정운 : 제육볶음 어제 먹었는데.
이지성 : 내가 먹을 거라고 내가, 븅신아!
김정운 : 아 여기는 메뉴가 너무 많아~
이지성 : 아, 그냥 라면 처먹어!
김정운 : 어 라면 좋다!
이지성 : 그럼 시킨다? 저기요!
식당 아주머니 : (돌아보지도 않고 계속 앉아서 TV를 보며) 예~
이지성 : 여기 제육볶음 하나랑 순두부찌개 하나랑 라면 하나 주세요.
김정운 : 아 잠깐만! 아 라면은 별론데...
이지성 : 아 그럼 뭐? 빨리 말해 새끼야!
김정운 : 야 이따 주문한다고 하면 안 돼?
이지성 : 아... 이따 주문할게요, 죄송해요~
식당 아주머니 : (TV 채널을 바꾸면서) 예~
최일춘 : 어, 야 시켰냐?
이지성 : (부들부들 떨면서) 아니.
최일춘 : 아직도 안 시키고 뭐하고 있어? 아~ 개답답하네.
김정운 : 어... 야 나 그냥 돈까스 먹을래.
이지성 : 어제 먹었대매?
김정운 : 오늘은 안 먹었잖아.
최일춘 : 나는 김밥 한 줄 시켜. 아까 커피 먹어서 배 좀 찼어.
이지성 : 그럼 주문한다. 저기요 사장님?
김정운 : 어 잠깐만!
이지성 : 그냥 처먹어 돼지 새끼야! 저기요!
식당 아주머니 : 예.
이지성 : 여기 김밥 한 줄이랑 제육볶음이랑 돈까스 하나 주세요.
김정운 : 치즈로.
이지성 : 치즈로요!
김정운 : 고구마치즈로.
이지성 : 고구마치즈로요!
김정운 : 고구마피자치즈로.
이지성 : 고구마피자치ㅈ... 닥치고 그냥 먹어 씨!
식당 아주머니 : 예~
(돈까스와 제육볶음, 김밥이 테이블에 올라온다.)
종업원 :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이지성 : 너 다음부터는 밥 먹고 나와라.
김정운 : (입가에 밥풀이 묻은 채 돈까스를 집어들고) 나 밥 먹고 나왔는데?
최일춘 : 지성아 제육볶음 맛있냐?
이지성 : 지랄하지 마라.
최일춘 : 와~ 존나 빈정 상하게 말하네?
이지성 : 니 꺼 처먹어, 이 새끼야.
최일춘 : 와~ 이지성 싸가지 존나 없네, 진짜로.
김정운 : (입가에 밥풀이 잔뜩 묻은 채 제육볶음을 집어들면서) 야 니가 김밥 시켰으면 김밥만 먹어야지 임마.
이지성 : 야, 너 그거 뭐냐?
김정운 : 뭐?
이지성 : 젓가락에 그거 뭐냐고?
김정운 : 제육볶음인데?
이지성 : 야 누가 처먹으랬냐?
최일춘 : 와~ 정운이는 주고 나는 안 주네? 와~ 이지성 진짜...
김정운 : 와~ 진짜 속 좁은 새끼. (제육볶음을 입에 넣고) 야 내 것도 먹어 임마. 샐러드 남았어.
(돈까스는 이미 사라져 있고 샐러드만 약간 남아 있다.)
최일춘 : 야, 나도 먹는다.
김정운 : 아 먹을 거 가지고 지랄이야.
최일춘 : 아 존나 맛있네?
(최일춘과 김정운이 앞다투어 이지성의 제육볶음에 손을 대면서 옥신각신하고 있다. 불안한 배경음과 함께 무언가 일이 터질 것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고, 이를 꽉 다문 이지성의 입가가 클로즈업된다.)
(장면이 김밥천국 밖으로 바뀌고, 김밥천국 안에서 두 발의 총성이 들린다. 김밥천국에 있던 종업원과 손님들이 혼비백산해서 밖으로 달아난다. 이윽고 나타난 이지성의 머그샷에 '무죄'라는 커다란 도장이 찍힌다.)
15. [장삐쭈 단편선] 3주년
(장삐쭈가 방에서 곤히 잠들어 있다.)
윤성원 : (문을 벌컥 열고) 삐쭈님! 삐쭈님!
장삐쭈 : 아... 왜, 왜?
윤성원 : 아직도 주무시고 계시면 어떡해요!
장삐쭈 : 왜, 왜, 뭔 일인데?
윤성원 : 아, 오늘 그 날이잖아요! 채널 3주년이요!
장삐쭈 : 아 벌써?
윤성원 : 빨리 밖에 나와보세요. 아니 지금 문 밖에 선물들이... 어?
(윤성원이 문을 열려고 하지만 바깥에 있는 박스 때문에 문이 더 열리지 않는다. 바깥 복도에는 박스 뿐만 아니라 온갖 잡동사니들이 가득 쌓여 있다.)
장삐쭈 : 왜? 문 고장났어?
윤성원 : 으아아아아아!
(장삐쭈와 윤성원이 박스 하나를 뜯어서 안을 들여다본다.)
장삐쭈 : 음? 이거... 뭐냐? 이거 뭐야 이거? 비늘인가?
윤성원 : 편지가 있는데요?
장삐쭈 : 어 한 번 읽어 봐.
편지1 : (저희 거북이가 허물을 벗어서 너무 기뻐 이걸 삐쭈님께 보냅니다.)
윤성원 : '저희 거북이가 허물을 벗어서 너무 기뻐 이걸 삐쭈님께 보냅니다'...라는데요?
장삐쭈 : 다음.
윤성원 : 아, 네. 여기요. 에? 그거 반지 아닌가요?
장삐쭈 : 음?
편지2 : (여친과 헤어져서 보냅니다 여친 생기면 선물해주세요)
내레이션 : 여친과 헤어져서 보냅니다. 흐윽...
장삐쭈 : 아니 그냥 버리지 왜 나한테 줘?
윤성원 : 하하 그러게요... (다음 박스를 열며) 이건 다 쓴 칫솔...
장삐쭈 : 버려.
윤성원 : 네! (다음 박스를 열며) 발톱 같은데 이것도 버ㄹ...
장삐쭈 : 버려.
윤성원 : 아 네! (다음 박스를 열자 브래지어가 보인다.) 어, 이것도 버릴까요?
장삐쭈 : 아니.
윤성원 : 네!? (다음 박스에는 '절대 열지 마시오'라고 라고 적힌 종이가 붙어 있다.) 어 삐쭈님, 이건 어떡하죠? 열어볼까요?
장삐쭈 : 버려.
윤성원 : 아... 버린다고요?
장삐쭈 : 절대로 열지 말라잖아.
윤성원 : 그, 그렇네요.
장삐쭈 : 좀 선물다운 거 없어?
윤성원 : (리본 달린 선물상자를 들고 와서) 어, 이건 좀 선물 같긴 한데... 어?
장삐쭈 : (상자 안에 있는 정체불명의 꼬불꼬불한 털을 집어들고) 뭐야 이건? 쓰읍... 이건... 아무리 봐도...
윤성원 : 편지... 읽어볼까요?
장삐쭈 : 어 읽어 봐.
편지3 : (그거 맞아요^^)
윤성원 : '그거 맞아요'... 라고 써 있는데요?
장삐쭈 : (털을 냅다 집어던지며) 아 씨바!
윤성원 : 하하하, 하하하... 뭐 하나 제대로 된 게 없네요, 하하...
장삐쭈 : 아니 더 봐야 돼?
윤성원 : 어 그래도 구독자들이 보내준 건데...
장삐쭈 : 알았어, 다음.
윤성원 : (사람 키만한 박스 앞에서) 와~ 삐쭈님. 이건 진짜 큰데요?
장삐쭈 : 오호, 미니 냉장고 아냐?
윤성원 : 와~ 그럼 좋겠네요. 진짜. (박스를 뜯어보며) 안 그래도 우리... 으악!
(박스 안에서 닌자 모습을 한 괴한이 튀어나온다.)
장삐쭈 : (뒤로 자빠지며) 어우 씨발 뭐야!
괴한 : 하이~얍!
(괴한이 공중으로 도약하며 쿠나이를 던진다. 쿠나이가 뒤로 자빠져 있는 장삐쭈의 아랫도리 바로 앞 바닥에 꽂힌다.)
장삐쭈 : 으아아아아악!
괴한 : 이야아압!
(괴한이 공중에서 장삐쭈를 향해 칼을 내리친다. 다급해진 장삐쭈가 바로 옆에 있는 오나홀로 괴한의 칼을 막는다. 오나홀에 금이 가고 괴한과 장삐쭈가 힘싸움을 벌인다.)
괴한 : 이이이잇...
장삐쭈 : 으으으으... 성원아... 성원아, 도와 줘 성원아!
(윤성원이 프라이팬으로 괴한의 뒤통수를 가격하자 괴한이 기절해서 장삐쭈 위로 쓰러진다.)
윤성원 : 헉, 헉, 헉... 삐쭈님 괜찮으세요?
장삐쭈 : (괴한에게 깔린 채) ......
윤성원 : 안 괜찮으시네요? (괴한의 곁에 떨어져 있는 두루마리를 보고) 어 여기... 편지가 있는데요? 읽어볼까요?
편지4 : (삐쭈님, 요즘 많이 힘드시죠... 삐쭈님께 영원한 안식을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푹 쉬세요... 삼.고.빔)
내레이션 : 삐쭈님, 요즘 많이 힘드시죠... 삐쭈님께 영원한 안식을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푹 쉬세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윤성원 : ...라는데요?
장삐쭈 : ......
윤성원 : 어 삐쭈님 괜찮으세요? 치, 치워드릴까요?
장삐쭈 : 성원아...
윤성원 : 아 네!
장삐쭈 : 영상 하나 만들자.
윤성원 : 여, 영상이요? 어떤...
장삐쭈 : 받아 적어라.
윤성원 : 아, 네, 네!
장삐쭈 : 채널 3주년을 맞아...
윤성원 : 채널 3주년을 맞아...
장삐쭈 : 장삐쭈를 감동시키는 선물을 보내주신 분에게...
윤성원 : 장삐쭈를 감동시키ㄴ... 선물 가격은 어느 정도로 할까요?
장삐쭈 : 만 원.
윤성원 : 만 원.
장삐쭈 : 더 큰 선물을 드립니다.
윤성원 : 더 큰 선물... 선물은 어떤...?
(장삐쭈가 곰곰이 생각에 잠겨 있다. 이윽고 빨려들어가는 듯한 배경음과 함께 화면이 블랙아웃되며 다음과 같은 자막이 뜬다.)
1등 : 장삐쭈와 고오급 레스토랑에서 식사 (1명)
2등 : 장삐쭈와 강변북로 오픈카 드라이브 (1명)
3등 : 플레이스테이션 pro (5명)
윤성원 : (문을 벌컥 열고) 삐쭈님! 삐쭈님!
장삐쭈 : 아... 왜, 왜?
윤성원 : 아직도 주무시고 계시면 어떡해요!
장삐쭈 : 왜, 왜, 뭔 일인데?
윤성원 : 아, 오늘 그 날이잖아요! 채널 3주년이요!
장삐쭈 : 아 벌써?
윤성원 : 빨리 밖에 나와보세요. 아니 지금 문 밖에 선물들이... 어?
(윤성원이 문을 열려고 하지만 바깥에 있는 박스 때문에 문이 더 열리지 않는다. 바깥 복도에는 박스 뿐만 아니라 온갖 잡동사니들이 가득 쌓여 있다.)
장삐쭈 : 왜? 문 고장났어?
윤성원 : 으아아아아아!
(장삐쭈와 윤성원이 박스 하나를 뜯어서 안을 들여다본다.)
장삐쭈 : 음? 이거... 뭐냐? 이거 뭐야 이거? 비늘인가?
윤성원 : 편지가 있는데요?
장삐쭈 : 어 한 번 읽어 봐.
편지1 : (저희 거북이가 허물을 벗어서 너무 기뻐 이걸 삐쭈님께 보냅니다.)
윤성원 : '저희 거북이가 허물을 벗어서 너무 기뻐 이걸 삐쭈님께 보냅니다'...라는데요?
장삐쭈 : 다음.
윤성원 : 아, 네. 여기요. 에? 그거 반지 아닌가요?
장삐쭈 : 음?
편지2 : (여친과 헤어져서 보냅니다 여친 생기면 선물해주세요)
내레이션 : 여친과 헤어져서 보냅니다. 흐윽...
장삐쭈 : 아니 그냥 버리지 왜 나한테 줘?
윤성원 : 하하 그러게요... (다음 박스를 열며) 이건 다 쓴 칫솔...
장삐쭈 : 버려.
윤성원 : 네! (다음 박스를 열며) 발톱 같은데 이것도 버ㄹ...
장삐쭈 : 버려.
윤성원 : 아 네! (다음 박스를 열자 브래지어가 보인다.) 어, 이것도 버릴까요?
장삐쭈 : 아니.
윤성원 : 네!? (다음 박스에는 '절대 열지 마시오'라고 라고 적힌 종이가 붙어 있다.) 어 삐쭈님, 이건 어떡하죠? 열어볼까요?
장삐쭈 : 버려.
윤성원 : 아... 버린다고요?
장삐쭈 : 절대로 열지 말라잖아.
윤성원 : 그, 그렇네요.
장삐쭈 : 좀 선물다운 거 없어?
윤성원 : (리본 달린 선물상자를 들고 와서) 어, 이건 좀 선물 같긴 한데... 어?
장삐쭈 : (상자 안에 있는 정체불명의 꼬불꼬불한 털을 집어들고) 뭐야 이건? 쓰읍... 이건... 아무리 봐도...
윤성원 : 편지... 읽어볼까요?
장삐쭈 : 어 읽어 봐.
편지3 : (그거 맞아요^^)
윤성원 : '그거 맞아요'... 라고 써 있는데요?
장삐쭈 : (털을 냅다 집어던지며) 아 씨바!
윤성원 : 하하하, 하하하... 뭐 하나 제대로 된 게 없네요, 하하...
장삐쭈 : 아니 더 봐야 돼?
윤성원 : 어 그래도 구독자들이 보내준 건데...
장삐쭈 : 알았어, 다음.
윤성원 : (사람 키만한 박스 앞에서) 와~ 삐쭈님. 이건 진짜 큰데요?
장삐쭈 : 오호, 미니 냉장고 아냐?
윤성원 : 와~ 그럼 좋겠네요. 진짜. (박스를 뜯어보며) 안 그래도 우리... 으악!
(박스 안에서 닌자 모습을 한 괴한이 튀어나온다.)
장삐쭈 : (뒤로 자빠지며) 어우 씨발 뭐야!
괴한 : 하이~얍!
(괴한이 공중으로 도약하며 쿠나이를 던진다. 쿠나이가 뒤로 자빠져 있는 장삐쭈의 아랫도리 바로 앞 바닥에 꽂힌다.)
장삐쭈 : 으아아아아악!
괴한 : 이야아압!
(괴한이 공중에서 장삐쭈를 향해 칼을 내리친다. 다급해진 장삐쭈가 바로 옆에 있는 오나홀로 괴한의 칼을 막는다. 오나홀에 금이 가고 괴한과 장삐쭈가 힘싸움을 벌인다.)
괴한 : 이이이잇...
장삐쭈 : 으으으으... 성원아... 성원아, 도와 줘 성원아!
(윤성원이 프라이팬으로 괴한의 뒤통수를 가격하자 괴한이 기절해서 장삐쭈 위로 쓰러진다.)
윤성원 : 헉, 헉, 헉... 삐쭈님 괜찮으세요?
장삐쭈 : (괴한에게 깔린 채) ......
윤성원 : 안 괜찮으시네요? (괴한의 곁에 떨어져 있는 두루마리를 보고) 어 여기... 편지가 있는데요? 읽어볼까요?
편지4 : (삐쭈님, 요즘 많이 힘드시죠... 삐쭈님께 영원한 안식을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푹 쉬세요... 삼.고.빔)
내레이션 : 삐쭈님, 요즘 많이 힘드시죠... 삐쭈님께 영원한 안식을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푹 쉬세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윤성원 : ...라는데요?
장삐쭈 : ......
윤성원 : 어 삐쭈님 괜찮으세요? 치, 치워드릴까요?
장삐쭈 : 성원아...
윤성원 : 아 네!
장삐쭈 : 영상 하나 만들자.
윤성원 : 여, 영상이요? 어떤...
장삐쭈 : 받아 적어라.
윤성원 : 아, 네, 네!
장삐쭈 : 채널 3주년을 맞아...
윤성원 : 채널 3주년을 맞아...
장삐쭈 : 장삐쭈를 감동시키는 선물을 보내주신 분에게...
윤성원 : 장삐쭈를 감동시키ㄴ... 선물 가격은 어느 정도로 할까요?
장삐쭈 : 만 원.
윤성원 : 만 원.
장삐쭈 : 더 큰 선물을 드립니다.
윤성원 : 더 큰 선물... 선물은 어떤...?
(장삐쭈가 곰곰이 생각에 잠겨 있다. 이윽고 빨려들어가는 듯한 배경음과 함께 화면이 블랙아웃되며 다음과 같은 자막이 뜬다.)
1등 : 장삐쭈와 고오급 레스토랑에서 식사 (1명)
2등 : 장삐쭈와 강변북로 오픈카 드라이브 (1명)
3등 : 플레이스테이션 pro (5명)
16. [장삐쭈 단편선] 플레이스테이션
기사 : 와이파이가 갑자기 안 터지신다고요?
남편 : 아~ 네네. 어젯밤부터 갑자기 안 터지더라고요.
아내 : 와이파이 공유기가 좀 오래되긴 했는데...
기사 : 예~ 제가 한 번 봐 볼게요~
남편 : 아~ 예예.
기사 : 아... 이거 공유기가 구형이라서 수명이 거의 다 된 것 같은데요?
아내 : 아 그래요? 그럼 새 걸로 바꿔야겠네요?
기사 : 그렇...죠? 아무래도 새 걸로 교체를 하시는 게 좋으시죠?
남편 : 어... 그러면 새 걸로... 여보?
아내 : 그래요, 그럼 새 걸로 교체해 주세요.
기사 : 예~ 알겠습니다~
(잠시 후)
기사 : 예~ 설치 다 끝났습니다~
아내 : 아 네 고생하셨어요~ 그 출장비나 설치비 같은 게...
기사 : 아~ 없습니다, 허허. 이거는 서비스 차원이기 때문에~
아내 : 아~
기사 : 예~ 그럼 저는 들어가 보겠습니다~
아내 : 네 감사해요~
남편 : 어유 요즘 세상이 참 좋아졌어~ 옛날에는 뭐 출장비니 설치비니 해 가지고...
아내 : 잠깐만요.
(남편과 기사가 순간 흠칫한다.)
기사 : 아 예예~ 뭐 궁금하신 점이라도?
아내 : 이거 공유기가 원래 이렇게 커요?
(공유기가 있던 자리에 플레이스테이션 콘솔이 놓여져 있다. 남편과 기사의 안색이 굳어진다.)
기사 : 아유~ 요즘 뭐 4G다 5G다 해 가지고, 속도 따라가려면은 보통 공유기로는 안 돼요~
남편 : 그래 여보~ 그 슈퍼컴퓨터도 엄청 크대잖아~ 이건 큰 것도 아냐~
아내 : 음 그래? 꼭 게임기 같은데?
(남편과 기사가 정곡을 찔리자 동요하기 시작한다.)
남편 : 아니 무슨 게임기는 게임기야 여보, 저거 딱 봐도 공유기같이 생겼구만 어?
기사 : 아유~ 사모님 농담도 잘 하십니다! 예~ 그럼 저는 이만 들어가 보겠...
아들 : (현관문을 벌컥 열고) 다녀왔습니다~
(남편과 기사가 예기치 못한 상황에 맞닥뜨리자 당황한 기색을 보인다.)
아내 : 어~ 왔어? 밥은?
아들 : 우와~ 아빠! 플스 샀어?
아내 : 플스?
남편 : 어~ 플스, 플스! 어~ 플스 샀지~ 어어!
기사 : 아~ 예예! 플스죠! 저게 모델명이 플스예요, 플래시 스피드!(Plash Speed) 빛처럼 빠른 공유기 뭐 이런... 아유~ 아드님이 똑똑하시네요~
아내 : 니가 공유기 모델명을 어떻게 알아?
(남편과 기사가 뒤돌아서 아들을 살벌하게 노려본다.)
아들 : 아~ 아아, 아아~ 그거 학교에서 배웠지~
아내 : 학교에서 공유기 이름을 가르쳐?
아들 : 아~ 그거 기가 시간에 다 배우는 거야, 기가 와이파이 그런 거 다...
(정적)
아내 : 뭐야? 다들 왜 그렇게 당황해?
남편 : 어유~ 여보 뭔 와이파이 공유기 가지고 뭘 그래~ 얼른 들어가서 쉬어! 드라마 곧 시작하실 시간이잖아.
기사 : 예~ 사모님 그럼 저도 들어가 보겠습니다~
아들 : 어 엄마~ 내가 알아서 밥 차려먹을게...
아내 : (전화를 걸면서) 어 오빠, 나 지금 여기 와이파이 공유기 바꿨거든?
(남편과 아들, 기사가 또다시 크게 당황한다.)
아내 : 어, 근데 크기가 되게 크거든? 이름이 플스래.
처남 : 플스? 뭐 플레이스테이션 말하는 거야?
아내 : 어? 플레이스테...
남편 : (황급이 아내의 핸드폰을 가로채며) 아 예 형님~ 잘 지내시죠?
아내 : 뭐야?
처남 : 어 박 서방~ 오랜만이야! 잘 지내지?
남편 : 아 잘 지내죠~ 아 저 형님, 저 이번에 공유기 바꿨어요. 저 플스라고...
(약간의 정적)
처남 : ...아, 아아~ 그거 알지, 그거 알지! 플스? 어어 그거 뭐야 그...
남편 : 플래시 스피드.
처남 : 어 그래 그거 플래시 스퍼트!
남편 : 예에 그게 요즘, 요즘 이게, 이게 유행이잖아요~
처남 : 그치그치 그, 그 요즘 유행이지 어~
아내 : (다시 핸드폰을 뺏고) 솔직히 말해, 이거 뭐야?
처남 : 어~ 혜선아. 나 지금 운전 중이라서 한 달 뒤에 다시 전화할게 미안해!
아내 : 여보세요, 여보세요! 너 차 없잖아!!
(통화 종료)
아내 : 솔직히 말해... 이거 뭐야?
(남편은 부들부들 떨고 있고 기사는 말없이 헛기침만 하고 있으며, 아들은 휘파람을 불며 딴청을 피우고 있다.)
아내 : 3초 준다... 3, 2, 1!
아들의 친구 : 야 박현석! 가방만 놓고 나온다며!
아들 : 아 가방 놓고 나올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아들의 친구 : 우와~! 플스다! (친구가 깨방정을 떨자 현관문에 있던 아들과 기사가 기겁한다.) 그냥 플스도 아니고 플스 프로네! 오오 진짜 부럽다! 이거 VR이랑 4K도 지원되는 거잖아요 그쵸? (기사와 아들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겁에 질린 채 현관에 멀뚱히 서 있다.) 우와~ 4K로 게임하면 무슨 느낌일까? 우와~ 진짜 핵 때문에 져서 빡칠 일도 없고 진짜 현질유도만 오지게 하는 양산용 게임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그 콘솔 감성 아시죠? (남편은 이미 체념한 듯 시선을 아래로 떨구고 있으며 아내는 분노가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다.) 아~ 나도 패드로 손맛 느끼면서 게임하고 싶다! 아줌마 아줌마! 저도 가끔 와서 이거 해도 되죠?
(정적)
아내 :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심호흡을 하며) 흐으읍... 흐읍... ㅇ
PlayStation™
남편 : 아~ 네네. 어젯밤부터 갑자기 안 터지더라고요.
아내 : 와이파이 공유기가 좀 오래되긴 했는데...
기사 : 예~ 제가 한 번 봐 볼게요~
남편 : 아~ 예예.
기사 : 아... 이거 공유기가 구형이라서 수명이 거의 다 된 것 같은데요?
아내 : 아 그래요? 그럼 새 걸로 바꿔야겠네요?
기사 : 그렇...죠? 아무래도 새 걸로 교체를 하시는 게 좋으시죠?
남편 : 어... 그러면 새 걸로... 여보?
아내 : 그래요, 그럼 새 걸로 교체해 주세요.
기사 : 예~ 알겠습니다~
(잠시 후)
기사 : 예~ 설치 다 끝났습니다~
아내 : 아 네 고생하셨어요~ 그 출장비나 설치비 같은 게...
기사 : 아~ 없습니다, 허허. 이거는 서비스 차원이기 때문에~
아내 : 아~
기사 : 예~ 그럼 저는 들어가 보겠습니다~
아내 : 네 감사해요~
남편 : 어유 요즘 세상이 참 좋아졌어~ 옛날에는 뭐 출장비니 설치비니 해 가지고...
아내 : 잠깐만요.
(남편과 기사가 순간 흠칫한다.)
기사 : 아 예예~ 뭐 궁금하신 점이라도?
아내 : 이거 공유기가 원래 이렇게 커요?
(공유기가 있던 자리에 플레이스테이션 콘솔이 놓여져 있다. 남편과 기사의 안색이 굳어진다.)
기사 : 아유~ 요즘 뭐 4G다 5G다 해 가지고, 속도 따라가려면은 보통 공유기로는 안 돼요~
남편 : 그래 여보~ 그 슈퍼컴퓨터도 엄청 크대잖아~ 이건 큰 것도 아냐~
아내 : 음 그래? 꼭 게임기 같은데?
(남편과 기사가 정곡을 찔리자 동요하기 시작한다.)
남편 : 아니 무슨 게임기는 게임기야 여보, 저거 딱 봐도 공유기같이 생겼구만 어?
기사 : 아유~ 사모님 농담도 잘 하십니다! 예~ 그럼 저는 이만 들어가 보겠...
아들 : (현관문을 벌컥 열고) 다녀왔습니다~
(남편과 기사가 예기치 못한 상황에 맞닥뜨리자 당황한 기색을 보인다.)
아내 : 어~ 왔어? 밥은?
아들 : 우와~ 아빠! 플스 샀어?
아내 : 플스?
남편 : 어~ 플스, 플스! 어~ 플스 샀지~ 어어!
기사 : 아~ 예예! 플스죠! 저게 모델명이 플스예요, 플래시 스피드!(Plash Speed) 빛처럼 빠른 공유기 뭐 이런... 아유~ 아드님이 똑똑하시네요~
아내 : 니가 공유기 모델명을 어떻게 알아?
(남편과 기사가 뒤돌아서 아들을 살벌하게 노려본다.)
아들 : 아~ 아아, 아아~ 그거 학교에서 배웠지~
아내 : 학교에서 공유기 이름을 가르쳐?
아들 : 아~ 그거 기가 시간에 다 배우는 거야, 기가 와이파이 그런 거 다...
(정적)
아내 : 뭐야? 다들 왜 그렇게 당황해?
남편 : 어유~ 여보 뭔 와이파이 공유기 가지고 뭘 그래~ 얼른 들어가서 쉬어! 드라마 곧 시작하실 시간이잖아.
기사 : 예~ 사모님 그럼 저도 들어가 보겠습니다~
아들 : 어 엄마~ 내가 알아서 밥 차려먹을게...
아내 : (전화를 걸면서) 어 오빠, 나 지금 여기 와이파이 공유기 바꿨거든?
(남편과 아들, 기사가 또다시 크게 당황한다.)
아내 : 어, 근데 크기가 되게 크거든? 이름이 플스래.
처남 : 플스? 뭐 플레이스테이션 말하는 거야?
아내 : 어? 플레이스테...
남편 : (황급이 아내의 핸드폰을 가로채며) 아 예 형님~ 잘 지내시죠?
아내 : 뭐야?
처남 : 어 박 서방~ 오랜만이야! 잘 지내지?
남편 : 아 잘 지내죠~ 아 저 형님, 저 이번에 공유기 바꿨어요. 저 플스라고...
(약간의 정적)
처남 : ...아, 아아~ 그거 알지, 그거 알지! 플스? 어어 그거 뭐야 그...
남편 : 플래시 스피드.
처남 : 어 그래 그거 플래시 스퍼트!
남편 : 예에 그게 요즘, 요즘 이게, 이게 유행이잖아요~
처남 : 그치그치 그, 그 요즘 유행이지 어~
아내 : (다시 핸드폰을 뺏고) 솔직히 말해, 이거 뭐야?
처남 : 어~ 혜선아. 나 지금 운전 중이라서 한 달 뒤에 다시 전화할게 미안해!
아내 : 여보세요, 여보세요! 너 차 없잖아!!
(통화 종료)
아내 : 솔직히 말해... 이거 뭐야?
(남편은 부들부들 떨고 있고 기사는 말없이 헛기침만 하고 있으며, 아들은 휘파람을 불며 딴청을 피우고 있다.)
아내 : 3초 준다... 3, 2, 1!
아들의 친구 : 야 박현석! 가방만 놓고 나온다며!
아들 : 아 가방 놓고 나올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아들의 친구 : 우와~! 플스다! (친구가 깨방정을 떨자 현관문에 있던 아들과 기사가 기겁한다.) 그냥 플스도 아니고 플스 프로네! 오오 진짜 부럽다! 이거 VR이랑 4K도 지원되는 거잖아요 그쵸? (기사와 아들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겁에 질린 채 현관에 멀뚱히 서 있다.) 우와~ 4K로 게임하면 무슨 느낌일까? 우와~ 진짜 핵 때문에 져서 빡칠 일도 없고 진짜 현질유도만 오지게 하는 양산용 게임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그 콘솔 감성 아시죠? (남편은 이미 체념한 듯 시선을 아래로 떨구고 있으며 아내는 분노가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다.) 아~ 나도 패드로 손맛 느끼면서 게임하고 싶다! 아줌마 아줌마! 저도 가끔 와서 이거 해도 되죠?
(정적)
아내 :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심호흡을 하며) 흐으읍... 흐읍... ㅇ
PlayStation™
17. [오늘의 안기욱] 계산
(한 삼겹살집.)
친구 : 캬캬캬캬캬캬~
안기욱 : 아 웃지 마 새꺄!
친구 :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
안기욱 : 뭘 어떻게 해. 오줌 싼 것 같다고 하고 화장실 갔다 왔지.
친구 : 아니 그냥 물 엎질렀다고 하고 가면 될 거 아냐~
안기욱 : 어! 그런 방법이 있었네?
친구 : 아니 나이를 어디로 처먹었으면 바지에 오줌을 지리냐 새꺄, 아~ 존나 웃기네 진짜 하하하하하~
알바 : 저기...
안기욱 : 아, 네!
알바 : 저희 마감 시간이 두 시라서요.
안기욱 : 아, 네네. 알겠습니다.
친구 : 야, 나 화장실 좀 갔다 온다.
안기욱 : 어, 갔다 와. ‘저 새끼 또 계산할 때 되니까 화장실 가는 거 보소. 뻔하다 뻔해 이 새끼야.’ 어 야. 나도 같이 가, 나도 아까부터 마려웠어.
친구 : 너는 그냥 바지에 싸 임마.
안기욱 : 닥쳐 씨!
(안기욱과 친구가 나란히 서서 바지를 훌렁 내리고 소변을 보고 있다. 친구가 입고 있는 팬티가 눈에 띈다.)
친구 : 야.
안기욱 : 왜?
친구 : 너 되게 오래 싼다?
안기욱 : 나 원래 오래 싸.
친구 : 야 소리도 안 나는데 다 싼 거 아냐?
안기욱 : 털고 있는데?
친구 : 그럼 나 먼저 간다?
안기욱 : 어~ 먼저 나가 있어. ‘이번엔 안 당한다 새꺄. 어디서 똑같은 수법으로...’ 응?
친구 : (헛구역질을 하며 세면대에서 양치를 하고 있다.)
안기욱 : 여기서 양치를 왜 해 임마!
친구 : 어 야 나 입이 좀 텁텁해서 양치 좀 하고 갈라니까 먼저 나가 있어~
안기욱 : 칫솔은 어디서 났어?
친구 : 쓰레기통에 있던데?
안기욱 : ‘와 독한 새끼. 이렇게까지 해야겠냐?’ (가발을 벗고서) 아~ 가발 오래 쓰고 있었더니 머리 완전히 떡졌네~
친구 : ‘이 새끼!’
안기욱 : 어 야 나 머리 좀 감고 갈라니까 양치 끝내고 먼저 나가 있어~
친구 : ‘안기욱, 많이 컸다?’
안기욱 : '크크크크, 이 새끼 머리 감을 줄은 몰랐죠? 당황했죠? 아무 것도 못하죠?’
친구 : 야 안기욱 물 빨리 써! 추워!
안기욱 : 어? 너 아직도 안 나갔어?
(친구가 발가벗고서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고 있다.)
안기욱 : 미친 새꺄 옷 입어! 누구 들어오면 어쩔라고 이 새끼!
친구 : 어우 야 나 몸이 너무 끈적거려가지고 샤워하고 나갈라니까 머리 감고 먼저 나가 있어라~
안기욱 : ‘저저저, 저거 사람 새끼 맞어?’ (친구가 열심히 비누로 몸을 닦고 있는 중에 갑자기) 야, 비누 좀 줘 봐.
친구 : 비누? 왜?
안기욱 : 아까 김치찌개 국물 튀어가지고 이것 좀 빨고 갈라고.
(안기욱이 상의를 몽땅 벗고 빨래판까지 준비한 뒤 앉아서 친구를 기다리고 있다.)
친구 : ‘오냐~ 한 번 끝까지 가 보자!’ (체모가 잔뜩 묻은 비누를 주면서) 어, 여기.
안기욱 : 어 고마워. 아~ 잘 안 지워지네. 야 오래 걸릴 것 같으니까 먼저 가라.
친구 : (때밀이 타올을 건네며) 야 이거.
안기욱 : 어?
친구 : 야 나 등 좀 밀어 줘.
안기욱 : ‘적당히, 적당히 좀 해 이 새끼야!’ (친구 등을 밀어주며) 어 야 아프면 말해. 때 다 밀면 나갈 거지?
친구 : 어 그냥 하는 김에 하는 거야.
안기욱 : 다 됐다! 나 빨래 마저 하고 나갈테니까 나가 있어.
친구 : 어 그래 고맙다!
(어느새 화장실에 의문의 중년 남성이 들어와 있다.)
출장 이발사 : 저 안기욱 씨, 계신가요?
안기욱 : (이발 준비까지 다 마친 상태에서) 아 네, 아저씨! 여기예요!
출장 이발사 : 음... (바리캉을 들면서) 자를 게 별로 없는데?
친구 : ‘여기서 출장 이발을 부른다고!?’
안기욱 : ‘이게 클라스 차이야 이 새꺄!’
수강생 : 아니 아저씨 팔 좀 움직이지 마세요.
안기욱 : 어?
(친구가 누드 상태로 포즈를 취하고 있고, 미술학원 수강생들이 드로잉을 하고 있다.)
친구 : 어 야 나 이거 알바 끝나고 바로 나갈테니까 먼저 나가 있어라.
안기욱 : ‘이 X새꺄 술값이 그렇게 아깝냐!’
친구 : ‘히히히히히~’
(안기욱과 친구가 부른 출장 서비스 업자들이 차례대로 화장실에 들어가서 볼일을 본다. 중간에 마지 심슨과 안기욱 직장 상사, 초사이어인도 보인다.)
알바 : (거칠게 노크하면서) 아이~씨 저기요! 저희 마감 시간이에요, 나오세요! 저기요, 문 열어도 되죠? 문 열어요? 진짜 열어요? (문을 열자 화장실 안에서 냉기가 흘러나온다.) 어? 뭐야?
(화장실 안에 안기욱과 친구가 안치된 냉동캡슐 2대가 보인다.)
알바 : 꺄아아아아아아악!!
(안기욱의 캡슐 아래에 '60년 뒤에 열어주세요'라는 내용이 적힌 쪽지가 붙어 있다. 한편 옆에 있는 친구의 캡슐에는 '이 새끼보다 1시간 뒤에 열어주세요' 쪽지가 붙어 있다.)
친구 : 캬캬캬캬캬캬~
안기욱 : 아 웃지 마 새꺄!
친구 :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
안기욱 : 뭘 어떻게 해. 오줌 싼 것 같다고 하고 화장실 갔다 왔지.
친구 : 아니 그냥 물 엎질렀다고 하고 가면 될 거 아냐~
안기욱 : 어! 그런 방법이 있었네?
친구 : 아니 나이를 어디로 처먹었으면 바지에 오줌을 지리냐 새꺄, 아~ 존나 웃기네 진짜 하하하하하~
알바 : 저기...
안기욱 : 아, 네!
알바 : 저희 마감 시간이 두 시라서요.
안기욱 : 아, 네네. 알겠습니다.
친구 : 야, 나 화장실 좀 갔다 온다.
안기욱 : 어, 갔다 와. ‘저 새끼 또 계산할 때 되니까 화장실 가는 거 보소. 뻔하다 뻔해 이 새끼야.’ 어 야. 나도 같이 가, 나도 아까부터 마려웠어.
친구 : 너는 그냥 바지에 싸 임마.
안기욱 : 닥쳐 씨!
(안기욱과 친구가 나란히 서서 바지를 훌렁 내리고 소변을 보고 있다. 친구가 입고 있는 팬티가 눈에 띈다.)
친구 : 야.
안기욱 : 왜?
친구 : 너 되게 오래 싼다?
안기욱 : 나 원래 오래 싸.
친구 : 야 소리도 안 나는데 다 싼 거 아냐?
안기욱 : 털고 있는데?
친구 : 그럼 나 먼저 간다?
안기욱 : 어~ 먼저 나가 있어. ‘이번엔 안 당한다 새꺄. 어디서 똑같은 수법으로...’ 응?
친구 : (헛구역질을 하며 세면대에서 양치를 하고 있다.)
안기욱 : 여기서 양치를 왜 해 임마!
친구 : 어 야 나 입이 좀 텁텁해서 양치 좀 하고 갈라니까 먼저 나가 있어~
안기욱 : 칫솔은 어디서 났어?
친구 : 쓰레기통에 있던데?
안기욱 : ‘와 독한 새끼. 이렇게까지 해야겠냐?’ (가발을 벗고서) 아~ 가발 오래 쓰고 있었더니 머리 완전히 떡졌네~
친구 : ‘이 새끼!’
안기욱 : 어 야 나 머리 좀 감고 갈라니까 양치 끝내고 먼저 나가 있어~
친구 : ‘안기욱, 많이 컸다?’
안기욱 : '크크크크, 이 새끼 머리 감을 줄은 몰랐죠? 당황했죠? 아무 것도 못하죠?’
친구 : 야 안기욱 물 빨리 써! 추워!
안기욱 : 어? 너 아직도 안 나갔어?
(친구가 발가벗고서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고 있다.)
안기욱 : 미친 새꺄 옷 입어! 누구 들어오면 어쩔라고 이 새끼!
친구 : 어우 야 나 몸이 너무 끈적거려가지고 샤워하고 나갈라니까 머리 감고 먼저 나가 있어라~
안기욱 : ‘저저저, 저거 사람 새끼 맞어?’ (친구가 열심히 비누로 몸을 닦고 있는 중에 갑자기) 야, 비누 좀 줘 봐.
친구 : 비누? 왜?
안기욱 : 아까 김치찌개 국물 튀어가지고 이것 좀 빨고 갈라고.
(안기욱이 상의를 몽땅 벗고 빨래판까지 준비한 뒤 앉아서 친구를 기다리고 있다.)
친구 : ‘오냐~ 한 번 끝까지 가 보자!’ (체모가 잔뜩 묻은 비누를 주면서) 어, 여기.
안기욱 : 어 고마워. 아~ 잘 안 지워지네. 야 오래 걸릴 것 같으니까 먼저 가라.
친구 : (때밀이 타올을 건네며) 야 이거.
안기욱 : 어?
친구 : 야 나 등 좀 밀어 줘.
안기욱 : ‘적당히, 적당히 좀 해 이 새끼야!’ (친구 등을 밀어주며) 어 야 아프면 말해. 때 다 밀면 나갈 거지?
친구 : 어 그냥 하는 김에 하는 거야.
안기욱 : 다 됐다! 나 빨래 마저 하고 나갈테니까 나가 있어.
친구 : 어 그래 고맙다!
(어느새 화장실에 의문의 중년 남성이 들어와 있다.)
출장 이발사 : 저 안기욱 씨, 계신가요?
안기욱 : (이발 준비까지 다 마친 상태에서) 아 네, 아저씨! 여기예요!
출장 이발사 : 음... (바리캉을 들면서) 자를 게 별로 없는데?
친구 : ‘여기서 출장 이발을 부른다고!?’
안기욱 : ‘이게 클라스 차이야 이 새꺄!’
수강생 : 아니 아저씨 팔 좀 움직이지 마세요.
안기욱 : 어?
(친구가 누드 상태로 포즈를 취하고 있고, 미술학원 수강생들이 드로잉을 하고 있다.)
친구 : 어 야 나 이거 알바 끝나고 바로 나갈테니까 먼저 나가 있어라.
안기욱 : ‘이 X새꺄 술값이 그렇게 아깝냐!’
친구 : ‘히히히히히~’
(안기욱과 친구가 부른 출장 서비스 업자들이 차례대로 화장실에 들어가서 볼일을 본다. 중간에 마지 심슨과 안기욱 직장 상사, 초사이어인도 보인다.)
알바 : (거칠게 노크하면서) 아이~씨 저기요! 저희 마감 시간이에요, 나오세요! 저기요, 문 열어도 되죠? 문 열어요? 진짜 열어요? (문을 열자 화장실 안에서 냉기가 흘러나온다.) 어? 뭐야?
(화장실 안에 안기욱과 친구가 안치된 냉동캡슐 2대가 보인다.)
알바 : 꺄아아아아아아악!!
(안기욱의 캡슐 아래에 '60년 뒤에 열어주세요'라는 내용이 적힌 쪽지가 붙어 있다. 한편 옆에 있는 친구의 캡슐에는 '이 새끼보다 1시간 뒤에 열어주세요' 쪽지가 붙어 있다.)
18. [신병] 말년
(어느 날 17시 30분. 일과가 끝난 후, 아무도 없는 생활관에 박민석이 들어온다.)
박민석 : (바깥을 보면서) 예 고생하셨습니다! 예 쉬십시오. 어? 내가 제일 먼저 끝났네. ...아 배고파. 밥 먹으려면 30분이나 남았는데, 어?
(박민석이 TV 거치대 위에 놓여있는 트윅스를 발견한다.)
박민석 : 트윅스다! 어? 반 개 밖에 없네... 아니지, 반 개나 남았잖아! 헤헤헤.
(박민석이 트윅스를 낼름 먹어치운다.)
박민석 : (세상 둘도 없는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아... 개꿀맛~ 아, 먹으니까 더 배고프네. 이따 PX 가서.
(그 때 심진우 병장이 생활관으로 들어온다.)
박민석 : 어, 심진우 병장님 오셨습니까?
심진우 : 어~ 어, 뭐야?
박민석 : 무슨 일 있으십니까?
심진우 : TV 앞에 있던 트윅스 어디 갔어?
박민석 : 어... 어......
심진우 : 네가 먹었냐?
박민석 : 아... 아닙니다. 못 봤습니다.
심진우 : 아이 씨, 그거 저녁으로 먹을라고 놔둔 건데 어떤 새끼가 치운 거야~
박민석 : 어... 그렇습니까?
심진우 : 너 오기 전에 누구 있었어?
박민석 : 어... 어어......
심진우 : 아이씨, 행정반 갔다 온다.
박민석 : 네 다녀오십시오. (심진우가 나가고 난 뒤) 어, 어떡하지? 어떡하지? 어떡하지? 어어...
심진우 : (방송) 훅훅, 야 3생활관 TV 앞에 트윅스 반 쪽 먹은 새끼 행정반으로 튀어와라. 10초 준다. 아니 5초 준다.
박민석 : 엇, 어어... 어, 어떡하지? 어떡하지? (김상훈이 생활관으로 부리나케 들어온다.) 으어어!
김상훈 : 야 뭐야, 트윅스 어디 갔어? 네가 먹었어?
박민석 : 아아아 아닙니다!
김상훈 : 하아 씨, 어떤 새끼가 병장 걸 처먹냐?
박민석 : 아... 그러게나 말입니다.
김상훈 : 야 나 사지방 찾아보고 올라니까 찾으면 바로 행정반으로 가.
박민석 : 예 알겠습니다. (김상훈이 자리를 비운다.) 으으으으...! 아... 봉지 어떡하지? 어디다가 버리지?
심진우 : (방송) 훅, 야 일병. 행정반으로 다 집합.
박민석 : ‘아... 좆됐다 진짜......’
최일구 : 야!
박민석 : (놀라서 손에 들고 있던 봉지를 냅다 입에 쑤셔넣는다.)
최일구 : 야 뭐 해, 트윅스 안 찾어?
박민석 : (트윅스 봉지를 꿀꺽 삼킨다.)
최일구 : 야 뭐하냐고 임마?
박민석 : 아, 아닙니다. 찾고 있었습니다.
최일구 : 아~ 저 양반 열받으면 존나 귀찮은데.
박민석 : 음... 아...
최일구 : 아 씨, 얼마나 개념을 말아처먹었으면 주인도 없는 트윅스를 처먹고 지랄이야. 씨바 그것도 처먹던 거를, 반 쪽 짜리를, 그지 새끼도 아니고? (박민석이 공포에 사로잡혀 벌벌 떨고 있다.) 잡히면 선임이든 후임이든 모가지를 반쪽으로 꺾어서 씹어먹어벌라. 아~ 씨발 존나 열받네 진짜, 그치?
박민석 : ...아 네, 네. 반쪽으로... 네...
최일구 : 야!
박민석 : 이명박!
최일구 : 뭔 땀을 그렇게 흘려 임마?
박민석 : 아 죄송합니다, 안 흘리겠습니다!
최일구 : (카드를 내밀며) 야 빨리 PX 뛰어가서 트윅스 하나 사 와.
박민석 : 아... 아아! 알겠습니다! 우와, 진짜 최일구 상병님 천재십니다!
최일구 : 아 빨리 사, 더 귀찮아지기 전에.
박민석 : 다녀오겠습니다!
(잠시 후, 박민석과 임다혜가 생활관에 앉아 있고 심진우가 생활관 문을 열고 들어온다.)
심진우 : 야 찾았다고?
박민석 : 아 예, 그 TV 아래 틈새에 떨어져 있었습니다.
심진우 : (박민석이 들고 있던 트윅스 초코바를 유심히 보며) 음... 음?
최일구 : 이제 됐지 말입니다? 애들 밥 먹으러 가야 되니까...
심진우 : 이거 아냐.
최일구 : 아 뭐가 아닙니까, 똑같은 트윅슨데!
심진우 : 초콜렛 주름이 달라!
최일구 : 아 초콜렛 주름... 심진우 병장님, 심진우 병장님! 초콜렛 주름 같은 소리하고 있네, 씨.
심진우 : (방송) 훅훅, 상병 행정반으로 집합.
최일구 : (깊은 빡침을 한 표정으로) 아... 갔다 온다. 야, 모아이.
임다혜 : 이병 임.다.혜.
최일구 : 나 갔다 올 때까지 무조건 찾아놔라. 알았어?
임다혜 : 예 알았습니다.
(최일구가 행정반으로 이동한다. 이윽고 김상훈이 들어온다.)
김상훈 : (온몸에 수풀을 달고서 녹초가 된 상태로) 헉, 헉... 야 트윅스 찾았어? 헉...
박민석 : 아, 아아아 아직 못 찾았습니다.
김상훈 : (표정을 잔뜩 찡그리며) 하~ 씨...
(김상훈이 다시 밖으로 나간다.)
박민석 : 임, 임다혜 이병님...
임다혜 : 왜?
박민석 : 그... 트윅스...
임다혜 : 알어.
박민석 : 아, 알고 계셨습니까...
임다혜 : 말하지 마.
박민석 : 이... 임다혜 이병님...
최일구 : (생활관 멀리서부터) 왜 그러십니까 진짜, 내일 모레 전역하시는 양반이 힘들게 작업하고 온 애들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심진우 : (생활관으로 들어오며) 아무리 생각해 봐도 범인은 니들 중에 있어.
박민석 : (심진우의 눈을 마주치지 못한다.)
심진우 : 지금 자수해라. 마지막 기회...
임다혜 : 쟤가 먹었습니다.
박민석 : ‘어어어, 엇! (비장한 배경음과 함께) 임다혜 이병님. 또 저 때문에... 누명까지 쓰시고... 진짜 제가 죽일 놈입니다. 흑흑... 임다혜 이병님 죄송합니다. 흑, 진짜 죄송합니다... 흑. 제가 조금만 용기 있었으면 흑, 이런 일은 안 벌어졌을텐데... 흑, 임다혜 이병님. 진짜 죄송합니ㄷ...’
임다혜 : 쟤가 먹었습니다.
박민석 : 어?
임다혜 : (박민석을 가리키며) 쟤가 먹었습니다.
(심진우와 최일구가 박민석을 빤히 바라본다.)
박민석 : 엇, 어어, 어어어...
박민석 : (바깥을 보면서) 예 고생하셨습니다! 예 쉬십시오. 어? 내가 제일 먼저 끝났네. ...아 배고파. 밥 먹으려면 30분이나 남았는데, 어?
(박민석이 TV 거치대 위에 놓여있는 트윅스를 발견한다.)
박민석 : 트윅스다! 어? 반 개 밖에 없네... 아니지, 반 개나 남았잖아! 헤헤헤.
(박민석이 트윅스를 낼름 먹어치운다.)
박민석 : (세상 둘도 없는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아... 개꿀맛~ 아, 먹으니까 더 배고프네. 이따 PX 가서.
(그 때 심진우 병장이 생활관으로 들어온다.)
박민석 : 어, 심진우 병장님 오셨습니까?
심진우 : 어~ 어, 뭐야?
박민석 : 무슨 일 있으십니까?
심진우 : TV 앞에 있던 트윅스 어디 갔어?
박민석 : 어... 어......
심진우 : 네가 먹었냐?
박민석 : 아... 아닙니다. 못 봤습니다.
심진우 : 아이 씨, 그거 저녁으로 먹을라고 놔둔 건데 어떤 새끼가 치운 거야~
박민석 : 어... 그렇습니까?
심진우 : 너 오기 전에 누구 있었어?
박민석 : 어... 어어......
심진우 : 아이씨, 행정반 갔다 온다.
박민석 : 네 다녀오십시오. (심진우가 나가고 난 뒤) 어, 어떡하지? 어떡하지? 어떡하지? 어어...
심진우 : (방송) 훅훅, 야 3생활관 TV 앞에 트윅스 반 쪽 먹은 새끼 행정반으로 튀어와라. 10초 준다. 아니 5초 준다.
박민석 : 엇, 어어... 어, 어떡하지? 어떡하지? (김상훈이 생활관으로 부리나케 들어온다.) 으어어!
김상훈 : 야 뭐야, 트윅스 어디 갔어? 네가 먹었어?
박민석 : 아아아 아닙니다!
김상훈 : 하아 씨, 어떤 새끼가 병장 걸 처먹냐?
박민석 : 아... 그러게나 말입니다.
김상훈 : 야 나 사지방 찾아보고 올라니까 찾으면 바로 행정반으로 가.
박민석 : 예 알겠습니다. (김상훈이 자리를 비운다.) 으으으으...! 아... 봉지 어떡하지? 어디다가 버리지?
심진우 : (방송) 훅, 야 일병. 행정반으로 다 집합.
박민석 : ‘아... 좆됐다 진짜......’
최일구 : 야!
박민석 : (놀라서 손에 들고 있던 봉지를 냅다 입에 쑤셔넣는다.)
최일구 : 야 뭐 해, 트윅스 안 찾어?
박민석 : (트윅스 봉지를 꿀꺽 삼킨다.)
최일구 : 야 뭐하냐고 임마?
박민석 : 아, 아닙니다. 찾고 있었습니다.
최일구 : 아~ 저 양반 열받으면 존나 귀찮은데.
박민석 : 음... 아...
최일구 : 아 씨, 얼마나 개념을 말아처먹었으면 주인도 없는 트윅스를 처먹고 지랄이야. 씨바 그것도 처먹던 거를, 반 쪽 짜리를, 그지 새끼도 아니고? (박민석이 공포에 사로잡혀 벌벌 떨고 있다.) 잡히면 선임이든 후임이든 모가지를 반쪽으로 꺾어서 씹어먹어벌라. 아~ 씨발 존나 열받네 진짜, 그치?
박민석 : ...아 네, 네. 반쪽으로... 네...
최일구 : 야!
박민석 : 이명박!
최일구 : 뭔 땀을 그렇게 흘려 임마?
박민석 : 아 죄송합니다, 안 흘리겠습니다!
최일구 : (카드를 내밀며) 야 빨리 PX 뛰어가서 트윅스 하나 사 와.
박민석 : 아... 아아! 알겠습니다! 우와, 진짜 최일구 상병님 천재십니다!
최일구 : 아 빨리 사, 더 귀찮아지기 전에.
박민석 : 다녀오겠습니다!
(잠시 후, 박민석과 임다혜가 생활관에 앉아 있고 심진우가 생활관 문을 열고 들어온다.)
심진우 : 야 찾았다고?
박민석 : 아 예, 그 TV 아래 틈새에 떨어져 있었습니다.
심진우 : (박민석이 들고 있던 트윅스 초코바를 유심히 보며) 음... 음?
최일구 : 이제 됐지 말입니다? 애들 밥 먹으러 가야 되니까...
심진우 : 이거 아냐.
최일구 : 아 뭐가 아닙니까, 똑같은 트윅슨데!
심진우 : 초콜렛 주름이 달라!
최일구 : 아 초콜렛 주름... 심진우 병장님, 심진우 병장님! 초콜렛 주름 같은 소리하고 있네, 씨.
심진우 : (방송) 훅훅, 상병 행정반으로 집합.
최일구 : (깊은 빡침을 한 표정으로) 아... 갔다 온다. 야, 모아이.
임다혜 : 이병 임.다.혜.
최일구 : 나 갔다 올 때까지 무조건 찾아놔라. 알았어?
임다혜 : 예 알았습니다.
(최일구가 행정반으로 이동한다. 이윽고 김상훈이 들어온다.)
김상훈 : (온몸에 수풀을 달고서 녹초가 된 상태로) 헉, 헉... 야 트윅스 찾았어? 헉...
박민석 : 아, 아아아 아직 못 찾았습니다.
김상훈 : (표정을 잔뜩 찡그리며) 하~ 씨...
(김상훈이 다시 밖으로 나간다.)
박민석 : 임, 임다혜 이병님...
임다혜 : 왜?
박민석 : 그... 트윅스...
임다혜 : 알어.
박민석 : 아, 알고 계셨습니까...
임다혜 : 말하지 마.
박민석 : 이... 임다혜 이병님...
최일구 : (생활관 멀리서부터) 왜 그러십니까 진짜, 내일 모레 전역하시는 양반이 힘들게 작업하고 온 애들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심진우 : (생활관으로 들어오며) 아무리 생각해 봐도 범인은 니들 중에 있어.
박민석 : (심진우의 눈을 마주치지 못한다.)
심진우 : 지금 자수해라. 마지막 기회...
임다혜 : 쟤가 먹었습니다.
박민석 : ‘어어어, 엇! (비장한 배경음과 함께) 임다혜 이병님. 또 저 때문에... 누명까지 쓰시고... 진짜 제가 죽일 놈입니다. 흑흑... 임다혜 이병님 죄송합니다. 흑, 진짜 죄송합니다... 흑. 제가 조금만 용기 있었으면 흑, 이런 일은 안 벌어졌을텐데... 흑, 임다혜 이병님. 진짜 죄송합니ㄷ...’
임다혜 : 쟤가 먹었습니다.
박민석 : 어?
임다혜 : (박민석을 가리키며) 쟤가 먹었습니다.
(심진우와 최일구가 박민석을 빤히 바라본다.)
박민석 : 엇, 어어, 어어어...
19. 장삐쭈 단편선 - 삥
(최선규라는 교복입은 학생이 단어장을 보면서 걸어간다. 골목길에 노란 머리를 한 양아치와 빡빡머리 양아치가 담배를 피우고 있다.)
노란 머리 : 어? 야!
선규 : 네?
노란 머리 : (손짓을 하며) 일로 와봐!
선규 : ...저요?
노란 머리 : 어, 너요!
(선규가 양아치들에게 힘없이 걸어간다.)
선규 : (겁에 질리며) 왜.. 왜요..?
노란 머리 : 왜요?
빡빡머리 : 왜 불렀을까?
노란 머리 : 같이 공부하자고 불렀을까?
(양아치 둘이 웃는다.)
선규 : 저 돈 없어요..
노란 머리 : 야, 우리가 지나가던 범생이 삥이나 뜯는 그런 사람들로 보여?
선규 : ..네..
빡빡머리 : (당황하며) 예리한데?
노란 머리 :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될까?
선규 : 저 학원 가야 돼요...
빡빡머리 : (웃으며) 학원, 씨X. 학원 가야 된대.
노란 머리 : (목소리를 따라하며) 저 학원 가야 돼요.. 하하하하! (무게를 잡으며) 씨X, 지금 장난하는거 같냐?
선규 : 으으!
노란 머리 : 단도직업적으로 물어본다.
빡빡머리 : 얼마 있냐?
선규 : 어.. 없어요..
노란 머리 : 하! 지겹다, 지겨워. 그냥 처음부터 있다고 하고 주면 안 되는겨?
빡빡머리 : 그러니까 말이여. 왜 굳이 구라를 까서 처맞는 걸까?
노란 머리 : (빡빡머리에게) 니가 할래, 내가 할까?
빡빡머리 : 이번엔 니가 해라.
노란 머리 : (담배 한 모금 빨고) 스읍, 하... (무게를 잡으며) 뒤져서 나오면 10원에 한 대다..
선규 : (두 손을 흔들며) 지.. 진짜 없어요!
노란 머리 : (빡빡머리에게) 야, 뒤져!
(빡빡머리가 선규의 몸을 뒤진다.)
선규 : 안 돼요! 싫어요! 도와 주세요! [18]
노란 머리 : 흐흐흐! 귀엽네.
빡빡머리 : (선규의 주머니에서 구찌지갑을 꺼내며) 야, 찾았다!
노란 머리 : 오, 구찌!
빡빡머리 : 야, 이 새끼 금수저인데!
노란 머리 : 아, 오늘 일진 좋네!
선규 : (빡빡머리에게서 지갑을 뺏으려고 애를 쓰며) 주세요! 돌려 주세요!
노란 머리 : (몸을 일으키며} 자, 그럼 10원에 한 대니까 몇 대를 맞아야 될까?
빡빡머리 : 따라란~ 따라란~ 딴딴~ 쿵짝짝~ 꿍짝짝.. (지갑을 열어보니 미국 달러 지폐 여러 장이 있다.) 어?
노란 머리 : 야, 왜?
빡빡머리 : (당황하며) 이거 뭐냐?
노란 머리 : 아, 뭔데? 줘 봐. (달러 여러 장을 손에 쥐고) 이 씨, 뭐야? 아, 잠깐만. 이거 미국 돈 아니야?
선규 : (울면서) 저 한국온 지 얼마 안 돼서 한국 돈 없단 말이에요...
빡빡머리 : 야, 1달러에 천 원 아니야?
노란 머리 : 무식한 새꺄, 1,200원이지. 상식이야 임마, 상식!
선규 : (눈물을 닦으며) 지금 1,183원이에요..
빡빡머리 : 어.. 처, 1,183원?
노란 머리 : (당황하며) 아 씨X, 이거 계산을 어떻게 해야 되냐? 10원당 한 대니까..
빡빡머리 : (손으로 셈을 하며) 어.. 1달러당...
노란 머리 : 118대 아니야?
빡빡머리 : 그럼 3원은?
노란 머리 : (머리를 긁으며) 아, 미치겠네 진짜 이 씨..
빡빡머리 : 야, 그냥 반올림해서 1달러당 120대 때리면 되잖아.
노란 머리 : 아이, 그럼 우리가 씨X 존X 나쁜 섀끼 같잖아.
빡빡머리 : 아니, 그럼 반내림해서 115대씩 때리면 되지.
노란 머리 : 오, 이 새끼 천재인데?
빡빡머리 : 오케이, 그럼 1달러당 115대에다가 총 몇 달러냐?
노란 머리 : (담배를 입에 물고 지폐를 세며) 잠깐만. 하나, 둘, 석삼, 너구리, 오징어, 육개장..
선규 : (울면서) 제발 돌려주세요..
노란 머리 : 43딸라.
빡빡머리 : 115 곱하기 43 해봐.
노란 머리 : 나한테 한 말이냐?
빡빡머리 : 너 말고 새꺄, 너.
선규 : 어.. 4,945요.
노란 머리 : (고개를 위로 향하며) 아.. 4,945대를 언제 때리고 자빠졌냐...
빡빡머리 : (팔을 풀면서) 야, 빨리 시작하자. 때리다가 해 저물겠다.
선규 : 저, 저기..
빡빡머리 : 뭐? 유언할라고?
선규 : (샤넬지갑을 건네며) 이거요.
빡빡머리 : 뭔데, 이건 또?
선규 : 동전지갑이요..
빡빡머리 : (동전지갑을 열면서) 뭐, 뭐... 동전지갑?
선규 : 센트예요. 미국 동전.
노란 머리 : (머리를 긁으며) 하, 씨X. 이건 또 언제 계산하고 자빠졌냐...
빡빡머리 : 야, 1센트에 얼마야. 너 알어?
노란 머리 : 야, 슈X. 그걸 어떻게 알어. 존X 한국인인데.
빡빡머리 : (선규에게) 야, 1센트에 얼마야?
선규 : (손으로 계산을 하며) 100센트에 1달러니까.. 11.83원 정도에요...
노란 머리 : 아..! 소수점까지 지X났다, 진짜..
빡빡머리 : 총 67개네.
노란 머리 : 그럼 몇 대냐?
빡빡머리 : 11.83 곱하기 67이니까...
선규 : 792.61이요.
노란 머리 : (놀라며) 이 새끼 존X 똑똑한데?
빡빡머리 : 그러면 뒤에 다 떼고 70대만 더 맞자, 오케이?
노란 머리 : 그러면 총 몇 대야?
빡빡머리 : 어, 아까 몇 대였냐?
노란 머리 : 4천...
선규 : 4,945대요.
빡빡머리 : 거기다가 70 더해봐.
노란 머리 : (머리를 긁으며) 아, 대가리 터지겠다 진짜, 이 씨!
빡빡머리 : 아씨.. 수학 공부 좀 해놓을 걸 그랬어.
노란 머리 : (하늘 위로 담배 연기를 뿜으며) 하.. 공부하기 싫어서 삥뜯는데 삥뜯을라믄 공부를 해야 되네..
빡빡머리 : 아씨! 공부 그 까짓거 하면 되지! (선규에게) 야!
선규 : 네?
빡빡머리 : 너 우리 수학 좀 가르쳐라! [19]
선규 : 제, 제가요..?
노란 머리 : 뭔 소리야, 임마! 씨X, 너 자존심도 없어?
빡빡머리 : 자존심?! 난 공부해서 전 세계 사람들한테 삥뜯을 거야! 넌 어떡할래!
노란 머리 : (고개를 숙여 손으로 두 눈을 누르면서) 이 새끼.. (결심한 듯 고개를 들어 주먹을 쥐며) 그래! 한번 해보자! 성별, 인종, 국적 상관없이 삥뜯어 보는 거야!
빡빡머리 : (눈물을 흘리며) 이런 평등한 새끼..
(셋이서 손을 모은다.)
노란 머리 : 하나 둘 셋 하면 화이팅하는 거야, 알았어?
일동 : 수학! 수학! 화이팅!!
(시간이 지나고 탁자 위에 달러 지폐와 센트 동전 여러 개가 놓여 있다.)
노란 머리 : (주판으로 계산하며) 4딸라 8센트, 지금 환율이 1달러에 1,159원이니까 4딸라에 463대에다가 8센트는 반올림해서 88대니까[20] 463대 쁘라스 88대하면은.. 551대에다가 VIP 할인, 통신사 할인, 해피포인트 적립까지 해서, 500대만 때려.
빡빡머리 : 오케이, 500대. 고객님 여기로 오시고요.
(마른 체형의 남성 한 명이 겁에 질린 채로 빡빡머리에게 간다.) 자, 금방 끝납니다. (남성을 때리며) 한 대, 두 대, 세 대! (남성이 쓰러진다) 어어, 똑바로 서. (남성의 머리채를 잡으며[21]) 아직 497대 남았어요, 고객님. (남성을 다시 일으키며) 네 대, 다섯 대, 여섯 대, 일곱 대, 여덟 대, 아홉 대, 열 대, 열한 대, 열두 대, 열세 대, 열네 대, 열다섯 대, 열여섯 대, 열일곱 대, 열여덟 대, 열 아홉, 스물!
노란 머리 : 다음 고객님[22] 오세요. 아, 당연히 카드도 되고요. 현금영수증까지 다 반영되니까 걱정하지 마시고 카드 주시고 저기 가셔가지고 100대만 맞으시면 됩니다. 아셨죠? 자, 다음 손님 빨리 오세요...
노란 머리 : 어? 야!
선규 : 네?
노란 머리 : (손짓을 하며) 일로 와봐!
선규 : ...저요?
노란 머리 : 어, 너요!
(선규가 양아치들에게 힘없이 걸어간다.)
선규 : (겁에 질리며) 왜.. 왜요..?
노란 머리 : 왜요?
빡빡머리 : 왜 불렀을까?
노란 머리 : 같이 공부하자고 불렀을까?
(양아치 둘이 웃는다.)
선규 : 저 돈 없어요..
노란 머리 : 야, 우리가 지나가던 범생이 삥이나 뜯는 그런 사람들로 보여?
선규 : ..네..
빡빡머리 : (당황하며) 예리한데?
노란 머리 :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될까?
선규 : 저 학원 가야 돼요...
빡빡머리 : (웃으며) 학원, 씨X. 학원 가야 된대.
노란 머리 : (목소리를 따라하며) 저 학원 가야 돼요.. 하하하하! (무게를 잡으며) 씨X, 지금 장난하는거 같냐?
선규 : 으으!
노란 머리 : 단도직업적으로 물어본다.
빡빡머리 : 얼마 있냐?
선규 : 어.. 없어요..
노란 머리 : 하! 지겹다, 지겨워. 그냥 처음부터 있다고 하고 주면 안 되는겨?
빡빡머리 : 그러니까 말이여. 왜 굳이 구라를 까서 처맞는 걸까?
노란 머리 : (빡빡머리에게) 니가 할래, 내가 할까?
빡빡머리 : 이번엔 니가 해라.
노란 머리 : (담배 한 모금 빨고) 스읍, 하... (무게를 잡으며) 뒤져서 나오면 10원에 한 대다..
선규 : (두 손을 흔들며) 지.. 진짜 없어요!
노란 머리 : (빡빡머리에게) 야, 뒤져!
(빡빡머리가 선규의 몸을 뒤진다.)
선규 : 안 돼요! 싫어요! 도와 주세요! [18]
노란 머리 : 흐흐흐! 귀엽네.
빡빡머리 : (선규의 주머니에서 구찌지갑을 꺼내며) 야, 찾았다!
노란 머리 : 오, 구찌!
빡빡머리 : 야, 이 새끼 금수저인데!
노란 머리 : 아, 오늘 일진 좋네!
선규 : (빡빡머리에게서 지갑을 뺏으려고 애를 쓰며) 주세요! 돌려 주세요!
노란 머리 : (몸을 일으키며} 자, 그럼 10원에 한 대니까 몇 대를 맞아야 될까?
빡빡머리 : 따라란~ 따라란~ 딴딴~ 쿵짝짝~ 꿍짝짝.. (지갑을 열어보니 미국 달러 지폐 여러 장이 있다.) 어?
노란 머리 : 야, 왜?
빡빡머리 : (당황하며) 이거 뭐냐?
노란 머리 : 아, 뭔데? 줘 봐. (달러 여러 장을 손에 쥐고) 이 씨, 뭐야? 아, 잠깐만. 이거 미국 돈 아니야?
선규 : (울면서) 저 한국온 지 얼마 안 돼서 한국 돈 없단 말이에요...
빡빡머리 : 야, 1달러에 천 원 아니야?
노란 머리 : 무식한 새꺄, 1,200원이지. 상식이야 임마, 상식!
선규 : (눈물을 닦으며) 지금 1,183원이에요..
빡빡머리 : 어.. 처, 1,183원?
노란 머리 : (당황하며) 아 씨X, 이거 계산을 어떻게 해야 되냐? 10원당 한 대니까..
빡빡머리 : (손으로 셈을 하며) 어.. 1달러당...
노란 머리 : 118대 아니야?
빡빡머리 : 그럼 3원은?
노란 머리 : (머리를 긁으며) 아, 미치겠네 진짜 이 씨..
빡빡머리 : 야, 그냥 반올림해서 1달러당 120대 때리면 되잖아.
노란 머리 : 아이, 그럼 우리가 씨X 존X 나쁜 섀끼 같잖아.
빡빡머리 : 아니, 그럼 반내림해서 115대씩 때리면 되지.
노란 머리 : 오, 이 새끼 천재인데?
빡빡머리 : 오케이, 그럼 1달러당 115대에다가 총 몇 달러냐?
노란 머리 : (담배를 입에 물고 지폐를 세며) 잠깐만. 하나, 둘, 석삼, 너구리, 오징어, 육개장..
선규 : (울면서) 제발 돌려주세요..
노란 머리 : 43딸라.
빡빡머리 : 115 곱하기 43 해봐.
노란 머리 : 나한테 한 말이냐?
빡빡머리 : 너 말고 새꺄, 너.
선규 : 어.. 4,945요.
노란 머리 : (고개를 위로 향하며) 아.. 4,945대를 언제 때리고 자빠졌냐...
빡빡머리 : (팔을 풀면서) 야, 빨리 시작하자. 때리다가 해 저물겠다.
선규 : 저, 저기..
빡빡머리 : 뭐? 유언할라고?
선규 : (샤넬지갑을 건네며) 이거요.
빡빡머리 : 뭔데, 이건 또?
선규 : 동전지갑이요..
빡빡머리 : (동전지갑을 열면서) 뭐, 뭐... 동전지갑?
선규 : 센트예요. 미국 동전.
노란 머리 : (머리를 긁으며) 하, 씨X. 이건 또 언제 계산하고 자빠졌냐...
빡빡머리 : 야, 1센트에 얼마야. 너 알어?
노란 머리 : 야, 슈X. 그걸 어떻게 알어. 존X 한국인인데.
빡빡머리 : (선규에게) 야, 1센트에 얼마야?
선규 : (손으로 계산을 하며) 100센트에 1달러니까.. 11.83원 정도에요...
노란 머리 : 아..! 소수점까지 지X났다, 진짜..
빡빡머리 : 총 67개네.
노란 머리 : 그럼 몇 대냐?
빡빡머리 : 11.83 곱하기 67이니까...
선규 : 792.61이요.
노란 머리 : (놀라며) 이 새끼 존X 똑똑한데?
빡빡머리 : 그러면 뒤에 다 떼고 70대만 더 맞자, 오케이?
노란 머리 : 그러면 총 몇 대야?
빡빡머리 : 어, 아까 몇 대였냐?
노란 머리 : 4천...
선규 : 4,945대요.
빡빡머리 : 거기다가 70 더해봐.
노란 머리 : (머리를 긁으며) 아, 대가리 터지겠다 진짜, 이 씨!
빡빡머리 : 아씨.. 수학 공부 좀 해놓을 걸 그랬어.
노란 머리 : (하늘 위로 담배 연기를 뿜으며) 하.. 공부하기 싫어서 삥뜯는데 삥뜯을라믄 공부를 해야 되네..
빡빡머리 : 아씨! 공부 그 까짓거 하면 되지! (선규에게) 야!
선규 : 네?
빡빡머리 : 너 우리 수학 좀 가르쳐라! [19]
선규 : 제, 제가요..?
노란 머리 : 뭔 소리야, 임마! 씨X, 너 자존심도 없어?
빡빡머리 : 자존심?! 난 공부해서 전 세계 사람들한테 삥뜯을 거야! 넌 어떡할래!
노란 머리 : (고개를 숙여 손으로 두 눈을 누르면서) 이 새끼.. (결심한 듯 고개를 들어 주먹을 쥐며) 그래! 한번 해보자! 성별, 인종, 국적 상관없이 삥뜯어 보는 거야!
빡빡머리 : (눈물을 흘리며) 이런 평등한 새끼..
(셋이서 손을 모은다.)
노란 머리 : 하나 둘 셋 하면 화이팅하는 거야, 알았어?
일동 : 수학! 수학! 화이팅!!
(시간이 지나고 탁자 위에 달러 지폐와 센트 동전 여러 개가 놓여 있다.)
노란 머리 : (주판으로 계산하며) 4딸라 8센트, 지금 환율이 1달러에 1,159원이니까 4딸라에 463대에다가 8센트는 반올림해서 88대니까[20] 463대 쁘라스 88대하면은.. 551대에다가 VIP 할인, 통신사 할인, 해피포인트 적립까지 해서, 500대만 때려.
빡빡머리 : 오케이, 500대. 고객님 여기로 오시고요.
(마른 체형의 남성 한 명이 겁에 질린 채로 빡빡머리에게 간다.) 자, 금방 끝납니다. (남성을 때리며) 한 대, 두 대, 세 대! (남성이 쓰러진다) 어어, 똑바로 서. (남성의 머리채를 잡으며[21]) 아직 497대 남았어요, 고객님. (남성을 다시 일으키며) 네 대, 다섯 대, 여섯 대, 일곱 대, 여덟 대, 아홉 대, 열 대, 열한 대, 열두 대, 열세 대, 열네 대, 열다섯 대, 열여섯 대, 열일곱 대, 열여덟 대, 열 아홉, 스물!
노란 머리 : 다음 고객님[22] 오세요. 아, 당연히 카드도 되고요. 현금영수증까지 다 반영되니까 걱정하지 마시고 카드 주시고 저기 가셔가지고 100대만 맞으시면 됩니다. 아셨죠? 자, 다음 손님 빨리 오세요...
20. 장삐쭈 단편선 - 주인공
악당 대장 : 죽여!
(부하들이 일제히 주인공을 향해 총을 쏜다. 하지만 주인공은 열심히 몸을 날리며 총알을 피한다.)
악당 대장 : (부하의 총을 빼앗으며) 왜 이렇게 못 맞춰! 줘봐!
(악당 대장도 함께 총을 쏘아대지만 주인공은 계속 몸을 날리며 총알을 피한다.)
악당 대장 : 으... 그거 줘봐!
부하 1 : (대장에게 바주카포를 건네며) 아, 예! 여기 있슴다!
(악당 대장이 주인공에게 바주카포를 쏜다.)
부하 1 : 해치웠나?
악당 대장 : (부하 1의 머리를 손으로 때리며) 야이 새꺄! 그 말하면 다시 살아나는거 몰라?! 총 줘봐!
부하 2 : 아, 예!
(악당 대장이 총을 들고 다시 주인공에게 총을 쏜다. 하지만 방금 전 쏜 바주카포의 연기때문에 주인공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악당 대장 : (부하 2에게 총을 주면서) 가서 확인해봐!
부하 2 : 으, 대장님! 이거 사망 플래그 아닙니까?
(부하 2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대장이 부하 2에게 권총을 쏜다.)
부하 1 : (놀라며) 으읏!
악당 대장 : (부하 1에게) 확인해.
부하 1 : 예, 예! (총을 들고 연기가 자욱한 주인공 쪽으로 다가가며) 느, 느.. 나와라 이 녀석아..! 모..모.. 모습을.. (연기 속으로 끌려가며) 뜨와앗! 와아아악!! 아아아악!!
(연기가 걷히지만 주인공과 부하 1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악당 대장 :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어디야! 어디 갔어!
부하 3 : (한 쪽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대장님! 저기!
악당 대장 : 으응?!
(주인공이 비상구를 향해 달려간다.)
부하 3 : 저, 저, 저, 저기 있습니다! 비상구로 탈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악당 대장 : 하하하하! (품 속에서 버튼을 꺼내며) 그렇게는 안 되지!
(악당 대장이 버튼을 누르자 비상구의 셔터가 닫힌다.)
주인공 : 으앗! 어어!
악당 대장 : 하하하하하하! 넌 이제 포위됐다, 이 새꺄!
주인공 : 살려줘!
악당 대장 : 사격 개시!
(부하들이 일제히 주인공을 향해 총을 쏜다.)
악당 대장 :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으하하하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 하... 하.....
(주인공에게는 총알 한 방도 맞지 않고 주위에만 총알 구멍이 가득하다.)
주인공 : 어? 안 맞았네?
부하 3 : 대장님! 안 맞슴다!
악당 대장 : (부하 3의 총을 뺏으며) 멍청한 새끼! 안 맞기는!
(악당 대장이 직접 주인공에게 일자로 총을 난사하지만 주인공 쪽에서만 총알 자국이 주인공 머리 쪽에 생긴다.)
악당 대장 : 뭐씨, 이거, 이거 뭐야!
부하 3 : 주인공이라서 안 맞는거 아임까?
악당 대장 : 뭐?!
주인공 : 아, 그런 거야?
악당 대장 : 저격총! 저격총 줘!
부하 4 : 예, 여기 있슴다!
악당 대장 : (직접 저격총으로 주인공의 머리를 조준하며) 주인공 같은 소리 하네, 씨! 죽어!
(주인공의 머리를 향해 쐈지만 주인공 머리 옆에 맞는 총.)
악당 대장 : 어, 뭐야! 분명 대가리에 조준했는데!
부하 3 : 대장님! 크레모아를 터뜨려 볼까요?!
악당 대장 : 설치해!
(부하 3이 주인공에게 달려가 발 밑에 크레모아를 설치한다.)
악당 대장 : 격발!
부하 3 : 격발!
(크레모아가 주인공 발 밑에서 폭발한다.)
부하 3 : 해치웠..
악당 대장 : '해치웠나' 하지마!
부하 3 : 아, 네! 대장님! 그럼 반대로 '살아 있나'하면 죽지 않을까요?
악당 대장 : 오오! 일리 있어! (주인공에게) 살아 있나? 당연히 살아 있겠지! 주인공이 이런 걸로 죽을 리가 없잖아, 그지? 암, 그렇고 말고!
(연기가 서서히 걷히고 주인공의 실루엣이 보인다.)
악당 대장 : 역시! 역시 살아 있었구만!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오이오이, 오니쨩! 믿고 있었다고!
(연기가 다 걷히고 정말로 멀쩡히 서서 코를 후비고 있는 주인공.)
부하 3 : 진짜 살아 있는데요?
악당 대장 : 으으...!
부하 3 : 저, 대장님! 조심하십쇼!
(주인공에게 걸어서 다가가는 악당 대장.)
주인공 : (코를 파면서) 뭐, 왜?
(권총을 꺼내 주인공 가슴에 권총 한 발을 쏘는 악당 대장.)
주인공 : 으읏!
부하 3 : 으잇! 쓰, 쓰.. 쓰러졌다!
악당 대장 : 흐흐흐흐! 지가 아무리 주인공이어봤자 바로 앞에서 날아오는 총알은 피할 요량이 없나보군! 으하하하하!
부하 3 : 대단하십니다, 대장님!
악당 대장 : (뒤로 돌며) 철수!
주인공 : (힘겹게 일어나며) 으흐.. 으....
악당 대장 : 응?
(주인공의 몸에서 총알 자국이 난 금화 한 닢과 찌그러진 탄두 하나가 떨어진다.)
부하 3 : 대장님! 스.. 살아 있슴다!
주인공 : (떨어진 금화를 주우며) 이.. 이건..?
유리카 : 이거.. 꼭 몸 속에 지니고 있어줘..
주인공 : 뜨흐.. 유리카..!
부하 3 : 대장님! 어떡할까요?! 어웃!
(악당 대장이 흐느끼고 있는 주인공에게 다시 다가가 또 한 발을 쏜다.)
주인공 : 어? 으읏!
악당 대장 : (다시 뒤로 돌며) 철수!
부하 3 : 대단하십니다, 대장님!
주인공 : (다시 몸을 일으키며) 으.. 으어..
악당 대장 : 응?
(이번에는 주인공의 품 안에서 찌그러진 군번줄과 탄두 한 발이 나온다.)
원석 : 이거, 내 군번줄이야. 다시 돌아왔을 때 꼭 돌려줘야 돼!
주인공 : (군번줄을 손에 꼭 쥐며) 원석아..! 으흐흑...
(악당 대장이 다시 돌아와 또 한 발 쏜다. 쓰러지는 주인공을 뒤로 한 채 다시 뒤로 돈다.)
악당 대장 : 철수!
(하지만 다시 또 일어나는 주인공.)
악당 대장 : 응?!
(이번에는 주인공에 품 안에서 탄두가 박힌 지우개 하나가 떨어진다.)
동생 : 형아! 이거 내가 제일 아끼는 지우개야! 형 가..
악당 대장 : 그만해!!!!!!!!!
부하 3 : 대장님! 명령을 내려주십쇼!
악당 대장 : 이제 도저히 못 참아! 당장...!
(주인공이 눈물을 흘리며 악당 대장에게 총을 쏜다.)
악당 대장 : (자신의 배에서 흐르는 피를 보며) 으으으.. 왜.. 나는... 한 방에....
(악당 대장이 쓰러진다.)
부하들 : (도망치며) 으아아아아아아!!
악당 대장 : (왼손은 상처 부위를 누르고, 오른손으로는 반으로 잘린 사진 한 장을 꺼내며) 으으... 결국... (사진에는 남자 아이 한 명이 있다.) 못 찾고 죽는구나... 내 동생...
(주인공이 악당 대장의 사진을 집어 자신의 반쪽짜리 사진과 맞춰본다.)
주인공 : (놀라며) 설마! (두 사진 조각이 서로 딱 들어맞는다.) 겨, 경목이 형?
악당 대장 : (흐느끼며) 으흐.. 설마..! 바.. 바.. 박경철?
주인공 : (악당 대장에게 다가가며) 형! 형! 나 알아보겠어?!
악당 대장 : 으으..! 그 날 실험실로 끌려간 이후로 아무 기억도 안 나..!
주인공 : (눈물을 흘리며) 그랬구나! 흐.. 그렇게 된 거였구나! 흐흑.. 아쉽다.
(미련없이 자리를 뜨는 주인공.)
악당 대장 : 으으으.. 이거... 대본 쓴 새끼 누구냐...
(부하들이 일제히 주인공을 향해 총을 쏜다. 하지만 주인공은 열심히 몸을 날리며 총알을 피한다.)
악당 대장 : (부하의 총을 빼앗으며) 왜 이렇게 못 맞춰! 줘봐!
(악당 대장도 함께 총을 쏘아대지만 주인공은 계속 몸을 날리며 총알을 피한다.)
악당 대장 : 으... 그거 줘봐!
부하 1 : (대장에게 바주카포를 건네며) 아, 예! 여기 있슴다!
(악당 대장이 주인공에게 바주카포를 쏜다.)
부하 1 : 해치웠나?
악당 대장 : (부하 1의 머리를 손으로 때리며) 야이 새꺄! 그 말하면 다시 살아나는거 몰라?! 총 줘봐!
부하 2 : 아, 예!
(악당 대장이 총을 들고 다시 주인공에게 총을 쏜다. 하지만 방금 전 쏜 바주카포의 연기때문에 주인공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악당 대장 : (부하 2에게 총을 주면서) 가서 확인해봐!
부하 2 : 으, 대장님! 이거 사망 플래그 아닙니까?
(부하 2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대장이 부하 2에게 권총을 쏜다.)
부하 1 : (놀라며) 으읏!
악당 대장 : (부하 1에게) 확인해.
부하 1 : 예, 예! (총을 들고 연기가 자욱한 주인공 쪽으로 다가가며) 느, 느.. 나와라 이 녀석아..! 모..모.. 모습을.. (연기 속으로 끌려가며) 뜨와앗! 와아아악!! 아아아악!!
(연기가 걷히지만 주인공과 부하 1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악당 대장 :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어디야! 어디 갔어!
부하 3 : (한 쪽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대장님! 저기!
악당 대장 : 으응?!
(주인공이 비상구를 향해 달려간다.)
부하 3 : 저, 저, 저, 저기 있습니다! 비상구로 탈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악당 대장 : 하하하하! (품 속에서 버튼을 꺼내며) 그렇게는 안 되지!
(악당 대장이 버튼을 누르자 비상구의 셔터가 닫힌다.)
주인공 : 으앗! 어어!
악당 대장 : 하하하하하하! 넌 이제 포위됐다, 이 새꺄!
주인공 : 살려줘!
악당 대장 : 사격 개시!
(부하들이 일제히 주인공을 향해 총을 쏜다.)
악당 대장 :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으하하하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 하... 하.....
(주인공에게는 총알 한 방도 맞지 않고 주위에만 총알 구멍이 가득하다.)
주인공 : 어? 안 맞았네?
부하 3 : 대장님! 안 맞슴다!
악당 대장 : (부하 3의 총을 뺏으며) 멍청한 새끼! 안 맞기는!
(악당 대장이 직접 주인공에게 일자로 총을 난사하지만 주인공 쪽에서만 총알 자국이 주인공 머리 쪽에 생긴다.)
악당 대장 : 뭐씨, 이거, 이거 뭐야!
부하 3 : 주인공이라서 안 맞는거 아임까?
악당 대장 : 뭐?!
주인공 : 아, 그런 거야?
악당 대장 : 저격총! 저격총 줘!
부하 4 : 예, 여기 있슴다!
악당 대장 : (직접 저격총으로 주인공의 머리를 조준하며) 주인공 같은 소리 하네, 씨! 죽어!
(주인공의 머리를 향해 쐈지만 주인공 머리 옆에 맞는 총.)
악당 대장 : 어, 뭐야! 분명 대가리에 조준했는데!
부하 3 : 대장님! 크레모아를 터뜨려 볼까요?!
악당 대장 : 설치해!
(부하 3이 주인공에게 달려가 발 밑에 크레모아를 설치한다.)
악당 대장 : 격발!
부하 3 : 격발!
(크레모아가 주인공 발 밑에서 폭발한다.)
부하 3 : 해치웠..
악당 대장 : '해치웠나' 하지마!
부하 3 : 아, 네! 대장님! 그럼 반대로 '살아 있나'하면 죽지 않을까요?
악당 대장 : 오오! 일리 있어! (주인공에게) 살아 있나? 당연히 살아 있겠지! 주인공이 이런 걸로 죽을 리가 없잖아, 그지? 암, 그렇고 말고!
(연기가 서서히 걷히고 주인공의 실루엣이 보인다.)
악당 대장 : 역시! 역시 살아 있었구만!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오이오이, 오니쨩! 믿고 있었다고!
(연기가 다 걷히고 정말로 멀쩡히 서서 코를 후비고 있는 주인공.)
부하 3 : 진짜 살아 있는데요?
악당 대장 : 으으...!
부하 3 : 저, 대장님! 조심하십쇼!
(주인공에게 걸어서 다가가는 악당 대장.)
주인공 : (코를 파면서) 뭐, 왜?
(권총을 꺼내 주인공 가슴에 권총 한 발을 쏘는 악당 대장.)
주인공 : 으읏!
부하 3 : 으잇! 쓰, 쓰.. 쓰러졌다!
악당 대장 : 흐흐흐흐! 지가 아무리 주인공이어봤자 바로 앞에서 날아오는 총알은 피할 요량이 없나보군! 으하하하하!
부하 3 : 대단하십니다, 대장님!
악당 대장 : (뒤로 돌며) 철수!
주인공 : (힘겹게 일어나며) 으흐.. 으....
악당 대장 : 응?
(주인공의 몸에서 총알 자국이 난 금화 한 닢과 찌그러진 탄두 하나가 떨어진다.)
부하 3 : 대장님! 스.. 살아 있슴다!
주인공 : (떨어진 금화를 주우며) 이.. 이건..?
유리카 : 이거.. 꼭 몸 속에 지니고 있어줘..
주인공 : 뜨흐.. 유리카..!
부하 3 : 대장님! 어떡할까요?! 어웃!
(악당 대장이 흐느끼고 있는 주인공에게 다시 다가가 또 한 발을 쏜다.)
주인공 : 어? 으읏!
악당 대장 : (다시 뒤로 돌며) 철수!
부하 3 : 대단하십니다, 대장님!
주인공 : (다시 몸을 일으키며) 으.. 으어..
악당 대장 : 응?
(이번에는 주인공의 품 안에서 찌그러진 군번줄과 탄두 한 발이 나온다.)
원석 : 이거, 내 군번줄이야. 다시 돌아왔을 때 꼭 돌려줘야 돼!
주인공 : (군번줄을 손에 꼭 쥐며) 원석아..! 으흐흑...
(악당 대장이 다시 돌아와 또 한 발 쏜다. 쓰러지는 주인공을 뒤로 한 채 다시 뒤로 돈다.)
악당 대장 : 철수!
(하지만 다시 또 일어나는 주인공.)
악당 대장 : 응?!
(이번에는 주인공에 품 안에서 탄두가 박힌 지우개 하나가 떨어진다.)
동생 : 형아! 이거 내가 제일 아끼는 지우개야! 형 가..
악당 대장 : 그만해!!!!!!!!!
부하 3 : 대장님! 명령을 내려주십쇼!
악당 대장 : 이제 도저히 못 참아! 당장...!
(주인공이 눈물을 흘리며 악당 대장에게 총을 쏜다.)
악당 대장 : (자신의 배에서 흐르는 피를 보며) 으으으.. 왜.. 나는... 한 방에....
(악당 대장이 쓰러진다.)
부하들 : (도망치며) 으아아아아아아!!
악당 대장 : (왼손은 상처 부위를 누르고, 오른손으로는 반으로 잘린 사진 한 장을 꺼내며) 으으... 결국... (사진에는 남자 아이 한 명이 있다.) 못 찾고 죽는구나... 내 동생...
(주인공이 악당 대장의 사진을 집어 자신의 반쪽짜리 사진과 맞춰본다.)
주인공 : (놀라며) 설마! (두 사진 조각이 서로 딱 들어맞는다.) 겨, 경목이 형?
악당 대장 : (흐느끼며) 으흐.. 설마..! 바.. 바.. 박경철?
주인공 : (악당 대장에게 다가가며) 형! 형! 나 알아보겠어?!
악당 대장 : 으으..! 그 날 실험실로 끌려간 이후로 아무 기억도 안 나..!
주인공 : (눈물을 흘리며) 그랬구나! 흐.. 그렇게 된 거였구나! 흐흑.. 아쉽다.
(미련없이 자리를 뜨는 주인공.)
악당 대장 : 으으으.. 이거... 대본 쓴 새끼 누구냐...
21. 장삐쭈 단편선 - 아이디어 회의 2
(평화로운(?) 분위기의 회의실.)
장삐쭈: 자, 다들 이제 집중하자.
허혜원: 좀만 더 쉬죠.
장삐쭈: 세 시간 동안 쉬었는데 부족해?
포포: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그래요, 다들 이제 핸드폰 집어넣고 집중합시다.
윤성원: 아, 네. 저는 좋습니다.
장삐쭈: 류천아.
(안류천이 엎드려 자고 있다.)
윤성원: 류천님, 류천님, 일어나세요!
장삐쭈: 냅둬. 그냥 진행하자. 이번에 광고가 하나 들어왔어.
포포: 아 정말요? 어디에서요?
장삐쭈: '다나와'라는 사이튼데 아는 사람?
(일동, 침묵)
윤성원: (손을 들며)저... 저, 아는 것 같습니다.
(포포, 성원을 노려본다.)
포포: 저기요, 성원님.
윤성원: 아, 네.
포포: 저희가 진짜 몰라서 손 안 들었을까요?
윤성원: 아...
포포: 제발 눈치 좀 있어 보세요. 누누히 말씀드리지만 저 때는 삐쭈님이 무슨 말 하면...
장삐쭈: 됐어. 그만해.
포포: 잠시만요, 삐쭈님. 저 평소에 안 이러는 거 아시잖아요.
장삐쭈: 평소에도 맨날 그러잖아. 성원이 좀 그만 괴롭혀.
포포: 성원님, 제 말 듣고 있어요?
윤성원: 아, 네.
포포: 서운해도 어쩔 수 없어요. 제가 공과 사 구분하라고 몇 번을...
장삐쭈: 아 그만 좀 하라고. 회의 좀 진행하게.
윤성원: 삐쭈님, 가만히 좀 계세요. 저 혼나고 있는 거 안 보여요?
장삐쭈: ...
윤성원: 계속 혼내 주세요, 준영님.
허혜원: 회의 안 할 거면 저 퇴근해도 되죠?
장삐쭈: 아니, 지금 두시 반이야.
허혜원: 맨날 회의하자고 불러놓고 뻘소리만 해대고 뭐하자는 거예요, 지금?
장삐쭈: 뻘소리는 네가 제일 심해!
안류천: 아줌마! 여기 막걸리 한 병 더 주세요!
장삐쭈: 어, 류천아. 일어났어?
(안류천: 뭐라 문자를 보낸다.)
장삐쭈: 류천아? 내 말 안 들려?
(장삐쭈에게 문자가 온다.)
안류천: (문자)마 닥쳐라 개쉐이야!
장삐쭈: ...
허혜원: 그래서 회의 주제가 뭐죠?
장삐쭈: 어... 이번에 광고가 하나 들어왔는데...
허혜원: 안 물어봤어요.
장삐쭈: 어, 니가 물어본 거야.
허혜원: 그래서요?
장삐쭈: 어, 그래서...
허혜원: 그런데요?
장삐쭈: 뭐가 그런데야.
허혜원: 됐어요. 회의나 진행하세요.
장삐쭈: 어, 아무튼 이번에 '다나와'라는 사이트에서...
허혜원: 아까부터 자꾸 뭐가 나온다 그래요?
장삐쭈: 아니, 사이트 이름이 다나와야.
정영준: (문을 열고) 어, 삐쭈야, 회의중이니?
장삐쭈: 아, 팀장님.
정영준: 아, 회의중에 방해해서 미안한데 한 마디만 하고 가도 될까? 중요한 거라서.
장삐쭈: 아, 네네. 하세요.
(정영준, 문을 닫고 나간다.)
허혜원: 이제 퇴근해도 되죠?
장삐쭈: 안 돼.
허혜원: 그럼 캠핑 갈까요?
포포: 아, 캠핑 좋아요!
윤성원: 아, 저도 캠핑 좋습니다.
안류천: 캠핑 좋지!
장삐쭈: 아니, 제발 단 1분이라도 집중해주면 안 되냐? 광고는 만들어야 될 거 아냐.
허혜원: 캠핑 장소부터 정해요.
장삐쭈: 아니, 얘들아.
포포: 캠핑하면 가평이죠!
윤성원: 강원도 어떠세요?
안류천: 오목교역 DPG 좋은 PC방!
정영준: (문을 열고) 어, 삐쭈야. 혹시 회의 중이었니?
장삐쭈: 아뇨.
정영준: 어, 회의 방해해서 미안한데 캠핑 장소 내가 진짜 좋은 곳 알고 있거든? 알려줄까?
포포: 어, 알려주세요, 팀장님!
(정영준, 문을 닫고 나간다.)
허혜원: 이제 캠핑에 필요한 물건들 살까요?
포포: 어, 좋아요. 쇼핑!
윤성원: 여행가기 전에 장보는 게 제일 재밌잖아요.
포포: 성원님, 재밌어요?
윤성원: 아뇨.
장삐쭈: 혜원아, 그래도 할 거면 다나와에서 검색해 줄래?
허혜원: 싫어요. 네이버에서 할 건데요?
장삐쭈: 제발 영상 하나만 뽑자.
허혜원: 그래서요?
장삐쭈: 월급 받기 싫어?
허혜원: 참나... 알겠어요.
(허혜원, 다나와 사이트에 들어간다.)
허혜원: 필요한 거 뭐 있죠?
안류천: 캠핑카!
(허혜원, 캠핑카를 찾는다.)
허혜원: 아니 무슨 사이트라는 게 광고도 없어요?
장삐쭈: 없으면 좋은 거잖아.
허혜원: 어쩌라고요.
장삐쭈: ...
허혜원: 그리고요?
장삐쭈: 어, 그리고 뭐든 제일 최저가로 찾아준대.
허혜원: 그래요? 그럼 최대한 비싼 걸 사야겠네.
장삐쭈: 아니, 최저가 비교해 주는 덴데 왜 제일 비싼 걸 골라?
허혜원: (오지게 비싼 캠핑카를 고르며) 돈도 잘 버는 양반이 쪼잔하게 왜 그래요.
장삐쭈: 캠핑 가는 데 6천 7백만원짜리 캠핑카를 산다고?!
허혜원: 그럼 걸어가요?
장삐쭈: 아니, 뭐 꼭 안 사더라도 렌트할 수도 있고...
허혜원: 또 뭐 필요하죠?
포포: 피규어요!
장삐쭈: 아니, 캠핑가는 데 뭔 피규어야!
포포: 돈도 잘 버시는 분이 쪼잔하게 왜 그러세요.
허혜원: (아연맨 마크 42 피규어[23]를 고르며) 이거 사면 되죠? 또 뭐 필요하세요?
윤성원: 저는 노트북이 고장나서 노트북 필요합니다.
허혜원: 사양은요?
윤성원: 어, 되도록이면 CPU i9에 화면 크기는 17.3인치, 메모리는 32기가면 적당할 것 같고요, 그래픽 카드는 RTX2080에 무게는 들고 다니기 적당하게 4킬로 정도면 적당할 것 같습니다.
(노트북 카탈로그가 화면에 나타난다.)
장삐쭈: 529만원?!
허혜원: 와, 할인 엄청 많이 받겠다.
윤성원: 하하, 저는 좋습니다.
정영준: (문을 열고) 어, 삐쭈야, 쇼핑하고 있니?
허혜원: 팀장님은 필요한 거 없으세요?
정영준: 어, 나는 골프채.
허혜원: (높은 가격순을 누르며)골프채... 1억 7천만원짜리 있는데 이거면 괜찮으세요?
정영준: 어, 충분하다. 고마워. (문을 닫는다.)
허혜원: 오케이, 그럼 결제할게요.
장삐쭈: 어, 야야, 야, 잠깐만!
허혜원: 삐쭈님, 인증번호 하나 갔을 거예요. 불러주세요.
(장삐쭈의 핸드폰에 인증번호가 간다.)
장삐쭈: ...50623...
허혜원: 오케이, 캠핑 준비 끝!
포포, 윤성원, 안류천: 와!
(일동, 회의실에서 나가고 장삐쭈만 홀로 남겨져 있다.)
(장삐쭈의 휴대폰에 전화가 온다.)
장삐쭈: 여보세요?
광고주: 아, 네. 삐쭈님, 다나와예요!
장삐쭈: 아, 네. 안녕하세요! 안 그래도 전화드리려고 했는데...
광고주: 광고는 어떻게... 잘 되가고 있으세요?
장삐쭈: 아, 네네! 지금 열심히 짜고 있습니다!
광고주: 그... 마지막에 다나와살법 그거 꼭 넣어주셔야 해요. 중요한 거라서.
장삐쭈: 다나와살법이요... 근데 그거 이미 유행이 너무 지나가지고...
광고주: 네, 꼭 좀 부탁드릴게요!
장삐쭈: 아, 네...
(전화가 끊긴다. 장삐쭈는 골머리를 앓다가...)
장삐쭈: 다나와살법!
(다나와 로고가 나온다.)
장삐쭈: 자, 다들 이제 집중하자.
허혜원: 좀만 더 쉬죠.
장삐쭈: 세 시간 동안 쉬었는데 부족해?
포포: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그래요, 다들 이제 핸드폰 집어넣고 집중합시다.
윤성원: 아, 네. 저는 좋습니다.
장삐쭈: 류천아.
(안류천이 엎드려 자고 있다.)
윤성원: 류천님, 류천님, 일어나세요!
장삐쭈: 냅둬. 그냥 진행하자. 이번에 광고가 하나 들어왔어.
포포: 아 정말요? 어디에서요?
장삐쭈: '다나와'라는 사이튼데 아는 사람?
(일동, 침묵)
윤성원: (손을 들며)저... 저, 아는 것 같습니다.
(포포, 성원을 노려본다.)
포포: 저기요, 성원님.
윤성원: 아, 네.
포포: 저희가 진짜 몰라서 손 안 들었을까요?
윤성원: 아...
포포: 제발 눈치 좀 있어 보세요. 누누히 말씀드리지만 저 때는 삐쭈님이 무슨 말 하면...
장삐쭈: 됐어. 그만해.
포포: 잠시만요, 삐쭈님. 저 평소에 안 이러는 거 아시잖아요.
장삐쭈: 평소에도 맨날 그러잖아. 성원이 좀 그만 괴롭혀.
포포: 성원님, 제 말 듣고 있어요?
윤성원: 아, 네.
포포: 서운해도 어쩔 수 없어요. 제가 공과 사 구분하라고 몇 번을...
장삐쭈: 아 그만 좀 하라고. 회의 좀 진행하게.
윤성원: 삐쭈님, 가만히 좀 계세요. 저 혼나고 있는 거 안 보여요?
장삐쭈: ...
윤성원: 계속 혼내 주세요, 준영님.
허혜원: 회의 안 할 거면 저 퇴근해도 되죠?
장삐쭈: 아니, 지금 두시 반이야.
허혜원: 맨날 회의하자고 불러놓고 뻘소리만 해대고 뭐하자는 거예요, 지금?
장삐쭈: 뻘소리는 네가 제일 심해!
안류천: 아줌마! 여기 막걸리 한 병 더 주세요!
장삐쭈: 어, 류천아. 일어났어?
(안류천: 뭐라 문자를 보낸다.)
장삐쭈: 류천아? 내 말 안 들려?
(장삐쭈에게 문자가 온다.)
안류천: (문자)마 닥쳐라 개쉐이야!
장삐쭈: ...
허혜원: 그래서 회의 주제가 뭐죠?
장삐쭈: 어... 이번에 광고가 하나 들어왔는데...
허혜원: 안 물어봤어요.
장삐쭈: 어, 니가 물어본 거야.
허혜원: 그래서요?
장삐쭈: 어, 그래서...
허혜원: 그런데요?
장삐쭈: 뭐가 그런데야.
허혜원: 됐어요. 회의나 진행하세요.
장삐쭈: 어, 아무튼 이번에 '다나와'라는 사이트에서...
허혜원: 아까부터 자꾸 뭐가 나온다 그래요?
장삐쭈: 아니, 사이트 이름이 다나와야.
정영준: (문을 열고) 어, 삐쭈야, 회의중이니?
장삐쭈: 아, 팀장님.
정영준: 아, 회의중에 방해해서 미안한데 한 마디만 하고 가도 될까? 중요한 거라서.
장삐쭈: 아, 네네. 하세요.
(정영준, 문을 닫고 나간다.)
허혜원: 이제 퇴근해도 되죠?
장삐쭈: 안 돼.
허혜원: 그럼 캠핑 갈까요?
포포: 아, 캠핑 좋아요!
윤성원: 아, 저도 캠핑 좋습니다.
안류천: 캠핑 좋지!
장삐쭈: 아니, 제발 단 1분이라도 집중해주면 안 되냐? 광고는 만들어야 될 거 아냐.
허혜원: 캠핑 장소부터 정해요.
장삐쭈: 아니, 얘들아.
포포: 캠핑하면 가평이죠!
윤성원: 강원도 어떠세요?
안류천: 오목교역 DPG 좋은 PC방!
정영준: (문을 열고) 어, 삐쭈야. 혹시 회의 중이었니?
장삐쭈: 아뇨.
정영준: 어, 회의 방해해서 미안한데 캠핑 장소 내가 진짜 좋은 곳 알고 있거든? 알려줄까?
포포: 어, 알려주세요, 팀장님!
(정영준, 문을 닫고 나간다.)
허혜원: 이제 캠핑에 필요한 물건들 살까요?
포포: 어, 좋아요. 쇼핑!
윤성원: 여행가기 전에 장보는 게 제일 재밌잖아요.
포포: 성원님, 재밌어요?
윤성원: 아뇨.
장삐쭈: 혜원아, 그래도 할 거면 다나와에서 검색해 줄래?
허혜원: 싫어요. 네이버에서 할 건데요?
장삐쭈: 제발 영상 하나만 뽑자.
허혜원: 그래서요?
장삐쭈: 월급 받기 싫어?
허혜원: 참나... 알겠어요.
(허혜원, 다나와 사이트에 들어간다.)
허혜원: 필요한 거 뭐 있죠?
안류천: 캠핑카!
(허혜원, 캠핑카를 찾는다.)
허혜원: 아니 무슨 사이트라는 게 광고도 없어요?
장삐쭈: 없으면 좋은 거잖아.
허혜원: 어쩌라고요.
장삐쭈: ...
허혜원: 그리고요?
장삐쭈: 어, 그리고 뭐든 제일 최저가로 찾아준대.
허혜원: 그래요? 그럼 최대한 비싼 걸 사야겠네.
장삐쭈: 아니, 최저가 비교해 주는 덴데 왜 제일 비싼 걸 골라?
허혜원: (오지게 비싼 캠핑카를 고르며) 돈도 잘 버는 양반이 쪼잔하게 왜 그래요.
장삐쭈: 캠핑 가는 데 6천 7백만원짜리 캠핑카를 산다고?!
허혜원: 그럼 걸어가요?
장삐쭈: 아니, 뭐 꼭 안 사더라도 렌트할 수도 있고...
허혜원: 또 뭐 필요하죠?
포포: 피규어요!
장삐쭈: 아니, 캠핑가는 데 뭔 피규어야!
포포: 돈도 잘 버시는 분이 쪼잔하게 왜 그러세요.
허혜원: (아연맨 마크 42 피규어[23]를 고르며) 이거 사면 되죠? 또 뭐 필요하세요?
윤성원: 저는 노트북이 고장나서 노트북 필요합니다.
허혜원: 사양은요?
윤성원: 어, 되도록이면 CPU i9에 화면 크기는 17.3인치, 메모리는 32기가면 적당할 것 같고요, 그래픽 카드는 RTX2080에 무게는 들고 다니기 적당하게 4킬로 정도면 적당할 것 같습니다.
(노트북 카탈로그가 화면에 나타난다.)
장삐쭈: 529만원?!
허혜원: 와, 할인 엄청 많이 받겠다.
윤성원: 하하, 저는 좋습니다.
정영준: (문을 열고) 어, 삐쭈야, 쇼핑하고 있니?
허혜원: 팀장님은 필요한 거 없으세요?
정영준: 어, 나는 골프채.
허혜원: (높은 가격순을 누르며)골프채... 1억 7천만원짜리 있는데 이거면 괜찮으세요?
정영준: 어, 충분하다. 고마워. (문을 닫는다.)
허혜원: 오케이, 그럼 결제할게요.
장삐쭈: 어, 야야, 야, 잠깐만!
허혜원: 삐쭈님, 인증번호 하나 갔을 거예요. 불러주세요.
(장삐쭈의 핸드폰에 인증번호가 간다.)
장삐쭈: ...50623...
허혜원: 오케이, 캠핑 준비 끝!
포포, 윤성원, 안류천: 와!
(일동, 회의실에서 나가고 장삐쭈만 홀로 남겨져 있다.)
(장삐쭈의 휴대폰에 전화가 온다.)
장삐쭈: 여보세요?
광고주: 아, 네. 삐쭈님, 다나와예요!
장삐쭈: 아, 네. 안녕하세요! 안 그래도 전화드리려고 했는데...
광고주: 광고는 어떻게... 잘 되가고 있으세요?
장삐쭈: 아, 네네! 지금 열심히 짜고 있습니다!
광고주: 그... 마지막에 다나와살법 그거 꼭 넣어주셔야 해요. 중요한 거라서.
장삐쭈: 다나와살법이요... 근데 그거 이미 유행이 너무 지나가지고...
광고주: 네, 꼭 좀 부탁드릴게요!
장삐쭈: 아, 네...
(전화가 끊긴다. 장삐쭈는 골머리를 앓다가...)
장삐쭈: 다나와살법!
(다나와 로고가 나온다.)
[1] 보통 육군에서는 '공삼시 삼십오 분'으로 읽으나 본 더빙에서는 '세시 삼심오 분'으로 읽었다.[2] 행정보급관은 지휘관이 아니기 때문에 어깨에 녹색 견장을 차지 않는데, 본 영상에서는 행보관이 녹색 견장을 차고 있다. 설정 오류인듯.[3] 뒤의 대화 내용에도 나와 있듯이, 4년 전에도 행보관과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고 있었다는 정황으로 미루어볼 때 임기가 48개월인 중대장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김상훈이 전편에서 중대장 짬이 낮다고 언급했는데, 무슨 까닭으로 행보관에게 대놓고 고압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는지는 불분명하다.[4] 다만 목소리를 들어보면 박민석의 삼촌인 여단장일 확률도 있다. 일개 중대 행보관이 지휘계통 무시하고 여단장과 전화로 독대하는 패기[5] 에에 가까운 발음이다.[6] 장삐쭈 단편선 '신병'에서 출연한 인물이다.[7] 성대모사로 유명한 개그맨 안윤상이 찬조출연을 했다.[8] 문재인과 마찬가지로 개그맨 안윤상이 역할을 맡았다.[9] 장삐쭈 스튜디오의 스토리 구성작가이다.[10] 박선영의 납골함 옆에는 해당 영상을 만든 애니메이터 포포의 납골함이 있는데 위패에 살려주세요(殺勵主世尿)라고 적혀 있다(...)[11] 무좀의 이명인 백선의 영칭이 ringworm이다.[12] 턱상사의 책상 주변에는 휴지 뭉치가 흩어져 있고, 칸막이에는 '아직 안 막힌 사이트'라고 적혀 있는 포스트잇이 붙어 있다.[13] 윤성원의 책상 위에 놓여있는 서류 귀퉁이에 '살려주세요'라고 적혀 있다.[14] 여담으로 이 명단을 잘보면 나중에 나오는 임다혜의 이름이 있다.[15] 안기욱의 옆자리에 있었던 백선균이 사라진 뒤 자리에 하얀 국화 꽃다발이 놓여 있다.[16] 장삐쭈 앞에 본 영상 애니메이터인 윤성원이 보인다.[17] 손에 텐가를 들고있다[18] 하지만 묘하게 야릇한 표정을 짓는다.....[19] 이 말과 함께 직접 부른 박상민의 너에게로 가는 길이 흘러나온다.[20] 계산오류가 있다. 1센트인 11.59원을 소수점 첫째 자리에서 반올림하면 12원이므로, 동전으로만 맞는 횟수를 따지면 8×12해서 총 96대이다.니가 더 악마다.. 존X 나쁜 섀끼될까봐 뺀 거지[21] 남성이 두 손을 빌며 애원한다.[22] 장삐쭈다.[23] 참고로 가격이 무려 238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