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earfix]
1. 개요
▲ 제3보병여단 7중대원들의 혹한기 훈련 사진.
일반적으로 대한민국 육군에서 혹독하게 추운 시기인 12월 말에서 1월 말 사이에 주로 실시하는 훈련을 지칭하며 줄여서 '혹한기'라고도 한다. 육군에서만 하며 대한민국 해군의 지상군인 대한민국 해병대는 실시하지 않는다. 애초 육군은 해병대와 언뜻 같은 지상군으로 보여도 둘의 임무가 아예 다르다. 차라리 해병대는 해상생존을 위해 IBS나 전투수영, 내한훈련, 상륙훈련 등 해양훈련을 더 하는 편이 낫다.
2. 설명
2.1. 목적
겨울철에 야외 공방을 하면서 우선 동상에 걸리지 않고, 난방이 사실상 전무한 텐트를 쳐서라도 얼어죽지 않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혹한의 추위에서 야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상정하고 미리 대비하는 훈련이다. 혹한기에 벌어지는 전술 훈련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전투준비태세를 가동한다.
대한민국의 겨울은 기준으로 남부 일부를 제외한 거의 전 지역이 냉대 동계 건조 기후를 보여 매우 혹독하다. 예를 들어 위도가 약 61도인 핀란드 남부 지방 탐페레의 2월 평균기온은 -6.9℃로 대관령의 1월 평균기온 -7.7도 보다 높다. 동계 전투의 비중도 꽤 높다. 일례로 로버트 넬러 미국 해병대 사령관은 연교차가 30℃에서 60℃가 넘는 한반도를 두고 여기만큼 훈련하기 좋은곳이 없다며 칭송 아닌 칭송을 했다.[1] 특히 남한과 달리 시베리아가 가까운 북한의 경우 혹독한 추위로 악명높은데, 개중 장진호 전투는 너무 추운 나머지 총포가 제대로 나가지도 않았을 정도로 최악의 조건인 상황에서 천하의 미합중국 해병대조차도 지옥을 맛보았던 전투다. 이 장진호 전투는 6.25 전쟁이 한창일때 벌어졌던 미국 vs 중국의 전투로, 그 명성은 마치 독소전쟁의 모스크바 전투, 스탈린그라드 전투와 함께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3대 동계 전투 중 하나로 꼽힌다.
이렇다 보니 한국군도 미군, 러시아군, 중국군처럼 혹한기 훈련에 매우 신경을 쓰게 된 것이다. 주한미군 문서에 있지만 주한미군은 알래스카 주둔군에 준하는 방한 장비를 지급받는다. 물론 이는 남한이 목적이 아닌 북한으로 진격 시 산악전투 대비용에 가깝다. 정작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 등은 온대기후라 그렇게 춥지는 않다.[2] 조선인민군도 마찬가지여서 이쪽은 아예 대놓고 12월 1일부터 익년 4월 30일까지를 동계훈련기간으로 설정하고 있다. 게다가 12월 1일 즈음에 고기도 보급되어 인민군들은 1년에 4번 뿐인 고기 먹는 날이라며 좋아하기도 한다. 러시아군의 경우는 당연히 혹한기 적응훈련이 필수며 우랄 산맥을 끼고 북극이 인접한 시베리아 군구와 코카서스가 있는 남부군구에서 특히 중시한다.
2.2. 횟수
육군 병 복무기간이 26개월이던 시절에는 3번이나 받은 사람도 있다. 요즘도 재수가 없으면 혹한기 훈련이나 별 다를 게 없는 동계 전술 훈련과 혹한기 훈련을 연이어 경험할 수도 있다.보통 월-금요일의 4박 5일 코스가 대부분이나 단 하루를 하더라도 거의 꼭 실시한다. 물론 정말 특수한 국직부대나 기행부대는 예외다. 재수 없으면 자대 전입하고 바로 혹한기 가거나 훈련기간 중에 전입하는 경우도 있다.[3] 더 재수 없으면 혹한기 훈련 끝나고 정비 시작할 때, 대항군으로 한번 더 뛰라는 연락을 받는 경우도 있다. 복무기간이 현재보다 길던 시절엔 혹한기 3번. 심지어 전역 2주 전에 혹한기 훈련이 잡혀 유격 2번, 혹한기 2번을 달성한 경우도 있다.[4] 중대 파견 및 GOP 준비기간이 혹한기 훈련과 겹치면 한 번도 안 해본 채 전역할 수도 있다. 훈련보다는 경계 작전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이와는 반대로 전투훈련이 빈번한 메이커 기갑사단에 속해 있다면, 군생활 동안 4회 이상을 체험할 수도 있다.
대대/사단/여단급 혹한기훈련이 예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키 리졸브(3월 초순)와 호국 훈련(11월 경)같은 한미 합동 훈련이 끼게 되면, 준전시 수준의 훈련을 아직 눈 내리지 않은 초겨울 혹은 눈이 녹을랑말랑하는 늦겨울에 받게 된다. 또 전차 기동이나 공지합동훈련에 훈련대상 사단으로 참가하기도 하는데, 이런 기동훈련 역시 대부분 겨울에 배정되어 있으므로 사단장이 초임이거나 빡세게 부대를 굴린다면 1년에만 최소 3회의 혹한기 훈련을 받게 되는 경우도 있다.
과거 논산 육군훈련소의 12월 말 기수들은 2박 3일간의 각개전투, 숙영, 30km 행군 패키지를 1월말쯤에 하게 되었는데 자대에서 받는 혹한기보다도 군 경험이 아예 없다시피 하던 이때의 훈련이 더 견디기 힘든 혹한기 아닌 혹한기를 보내야 했다.
2.3. 유형
혹한기 훈련의 유형은 아래와 같이 부대에 따라 크게 3~4가지로 나뉜다.- 유형A: 영외를 막 돌아다니며 그 중 한 곳에다 열심히 텐트를 치고 하룻밤 자고 다음 날 철거하고 또 돌아다니거나 혹은 며칠동안 그곳에서 야외숙영. 대부분의 육군 야전부대가 이쪽이다.
- 유형B: 영내 연병장에 텐트를 치고 영내와 그 근방에서 주어진 과제를 수행한다. 대부분의 국직, 기행부대가 이쪽이며 직할/독립대대 이하 소규모 부대의 경우 비슷한 다른 부대 몇을 모아서 한 곳을 택해 그 부대 연병장에서 다같이 훈련하기도 한다. 이때 자기 주둔지가 걸린다면 각종 훈련물자를 적재하고 이동하는 데 드는 품이 사라지니 조금 더 나아진다. 훈련과 숙영은 야외에서 하니 눈사람 되는 것은 피할수 없겠지만 기본적으로 주둔지에서 하는 만큼 산 중턱이나 허허벌판에 비할 바는 아니며 생활관이 근처에 있어 화장실이나 의무실 등 최소한의 시설은 사용 가능하여 그나마 사람 몰골을 유지하며 훈련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다. 샤워실이나 식당, px는 통제되는게 보통이지만 통제간부 재량에 달린 만큼 훈련인원이 그리 많지 않다면 유동적으로 묵인하기도 한다. 규모가 어느 정도 있는 부대(예로 자체 훈련장을 보유한 동원사단 등)의 경우 막사에서 다소 떨어졌으나 부대 경계 안쪽에 위치한 야트막한 숲 비스무리한 곳에 자리를 잡고 진행하기도 한다.
- 유형C: 단지 시기가 혹한기일 뿐인 영내 전술훈련. 그것도 기지방호 수준이라 기지 내에서 돌아다니기만 한다. 이런 부대는 자체 보유 야전텐트가 아예 없는 것이 일반적이고, 평소에 쓰던 생활관 혹은 창고/실내체육관 등 실내 취침이 기본이다. 극소수의 특이한 국직, 기행부대가 이쪽이다. 해공군 인원들 중 혹한기를 받아 봤다는 국직부대 인원들은 B~C형을 받아본 것이다. 공군에서 이 시기에 ORI 등을 받는 것도 '혹한기 훈련'이라는 명칭을 안 쓸 뿐 사실상 이 유형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 유형D: 진짜로 시늉조차 안 하는 부대[5][6] 간혹 있다. 이런 곳은 당연히 유격도 없다.
본 문서에 묘사된 전형적인 혹한기 훈련의 행태는 대부분의 육군 야전부대 기준으로 서술되어 있음에 유의할 것. 유형A 기준으로 작성되었다고 보는 것이 편하다.
2.4. 참가인원
육군의 창끝 야전부대의 경우 대한민국 육군의 거의 모든 인원들이 참가한다. 장교, 부사관, 대한민국 군무원,[7] 전투병과 행정병은 물론 그 외에 상근예비역, 군사경찰까지도 모두 참가하게 된다. 군사경찰은 부대 외곽에서 훈련하기 때문에 훈련 중 방심 등을 이용하여 이탈 및 도망할 우려가 있는 병을 감독 관리하기 위해서 참가하는 것. 부대에 따라 의무병, 조리병, 복지병(PX병)까지 참가하기도 한다. 조리병의 경우 훈련 전날부터 가져갈 취사기구와 도구, 식재료들을 준비해야 하고 훈련 내내 상대적으로 따뜻한 텐트나 트레일러 안에서 조리를 한다지만 얼어붙은 식자재를 썰고, 얼어붙은 물로 쌀을 행구거나 도구들을 씻어야 하니 이 역시 고충이 심하다. 의무병은 혹한기 사고 등에 대비하여 구급약 및 상비약을 점검하고 수송해야 하는 등, 이쪽도 전날부터 매우 바쁜 케이스. 특히 훈련지가 산간이라는 점 때문에 약제 관리 및 점검은 필수다. 당연히 전투병 역시 예외가 없다. 혹한 속에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강추위 속에서 텐트치고 야영하는 것 때문에 훈련 전날부터 신경이 매우 예민해져 군장이나 소총 상태 확인은 물론, 체력 단련도 강화하기도 한다.상근예비역은 대대상근의 경우 보통 현역병들과 같이 참가하는 경우가 많지만 동대상근의 경우 혹한기 첫날에 검문소/편의대로 철야하다가 퇴근하는 경우가 많다.
2.5. 병과별 특징
군수사령부 예하부대, 국방부 근무지원단, 계룡대, 국군병원 등 일부 후방 기행부대에서는 부대특성상 해당 부대들의 혹한기 훈련이 일선 야전부대에 비해 비교적 편한 편이다. 실제로 모 사단의 통신대대 장병중 일부는 동초근무 2시간 서는 것 외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천막 안에서 누운 채로 보냈다고 한다. 이런 경우에 유격 vs 혹한기를 물으면 위의 예시와 달리 당연히 혹한기가 더 편하다고 한다. 훈련장 갈 때나 올 때 버스 타고 다니는 건 보너스. 심지어 영내에서 혹한기 하는 부대도 있다. 영내에서 혹한기 하면 몰래 온수틀고 샤워도 하고, 평소에 쓰던 막사에서 취침하는가 하면, 행정병들은 연병장에서 잠만 자고 출근하기도 한다.이렇게 하는 이유가 있는데 여기 한정으로 해군과 공군도 혹한기 훈련을 받기 때문이다. 원래 해군과 공군은 혹한기 훈련이 없다. 하지만 국방부 직할부대는 육군이 표준이므로 해당 부대 예하 장병들은 모두 육군식 커리큘럼을 적용받기 때문에 사실상 옷만 다른 거 입은 육군이나 다름없다. 그렇기 때문에 전방부대의 혹한기 훈련보다 강도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전방부대 식으로 했다간 해군과 공군의 반발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보병부대 등은 혹한기에도 어쩔 수 없이 행군을 한다. 육군 규정상 유격 훈련과 혹한기 훈련에서는 반드시 행군을 하도록 되어 있다. 극도로 추운 날씨가 아닌 이상은 실전에서 날씨가 춥다고 행군을 하지 않을 수는 없기 때문. 때문에 기계화 부대의 경우 혹한기 기동훈련을 한 뒤 나중에 혹한기 행군이라고 해서 날씨가 좀 풀린 날에(보통 2월) 행군을 실시한다. 혹한기 전 기간을 통틀어서 유일하게 이 순간만큼은 영하 20도에서도 전투복 한 벌만 입고 걸어도 온몸에서 땀이 흘러내리는 지옥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 더 힘든 건 행군 중 휴식을 취할 때. 온 몸에서 흘러내린 땀이 급격하게 식으면서 체온을 빼앗아가는데 진짜 미치도록 춥다.
이때를 기점으로 5분 안에 스키파카, 깔깔이, 깔바지 등을 모조리 갈아입고 어딘가에 우겨넣는 신기를 습득할 수 있다. 거기에 행군 코스가 눈 덮인 산으로 잡혀있다면 그 땐 그냥 미치는 거다. 발은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많으니 여분의 양말을 준비했다가 휴식 때마다 수시로 양말을 갈아신자. 수통에는 물을 가득 채우지 말고 적당히만 넣어 물이 출렁거리면서 얼지 않게 해두자. 가득 채우고 걷다가 마시려면 주둥이까지 물이 얼어서 마실 수가 없다. 가끔 물 없다고 눈 퍼먹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면 틀림없이 배탈이 나는 등 병에 걸리기 십상이다.
견인포를 운용하는 포병은 가신홈을 파기 위해 땅을 파야 하는데, 혹한기에는 얼어붙은 땅을 파야 하기 때문에 배로 고생한다. 맨땅에 곡괭이를 내려찍으면 보통은 곡괭이가 땅에 꽂히면서 땅이 들려야 땅이 파이는데 그냥 박히고 끝이다. 심한 경우에는 곡괭이가 박히기는 커녕 맨땅에 불꽃이 튀는 경우도 많다. 특히 눈이나 비가 온 후라면 얼음을 제거하고 땅을 파는 경우도 생기는데, 평소에 사용하던 곡괭이나 야삽은 파손되기 쉽기 때문에, 견인포병 부대에서는 겨울이 다가오면 얼은 땅이나 얼음을 깨는데 사용할 정과 같은 장비를 준비하는 게 필수가 된다. 그래서 포병의 혹한기 훈련준비는 일차가 곡괭이 자루 만들기, 2차가 정 깎기다. 견인포병들이 쓰는 오함마 중에는 동계용이 있다. 머리부분이 굉장히 두껍고 무거운데 자루의 두께도 장난이 아니다. 그래도 부러진다. 더 환장하는 것은 함마나 곡괭이가 나가는 것이야 어쩔 수 없지만 철주 머리가 나가는 것. 너무 추워서 얼어 버린 철주의 경우 부러지기 일쑤다. 곡괭이나 함마 부숴먹은 것의 몇 십배에 해당하는 욕을 처먹는다.
반면 자주포나 다연장로켓인 MLRS 같은 기계화 포병은 크게 어렵지 않게 훈련을 받을 수 있다. 부대 내에 차량[8]이 많아서 히터를 켤 수 있다. 추가로 다연장이나 자주포 내부에는 추위로 인한 배터리 저전압을 방지하기 위해서 온수히터가 설치된 것들이 많다. 일단 장비 안에만 잘 들어가 있으면 취침 시간을 제외하곤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편이다. 궤도차량 자체 엔진 열이 있는 것 정도는 덤이었다. 추가로 각종 장비에 적재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서 포대별로 핫팩을 1000개까지도 챙겨 갈 수 있다. 다만 장비가 철제이다 보니 히터가 제대로 작동하기까지의 시간 동안 장비 내부의 온도가 매우 낮은 것은 주의. 이런 탓에 자주포병 부대의 경우 오히려 보병과 비슷한 조건에 있는 행정병들이 고생하는 편이다. 하지만 보병보다 힘든 부분도 있는데 훈련도중 장소를 옮길 때 시속 수십 km 이상으로 이동하는 동안 머리를 내밀고 한겨울의 바람을 정면으로 맞아야 하는 포반장과 조종수, 선탑자는 그야말로 지옥을 맛보게 된다. 영하 20도 미만의 한겨울에 시속 50 km로 달리는 차 창문을 열고 머리를 내민 후 30분간 버틴다고 생각해보자.
공병 중에서도 특히 도하부대는 그 임무의 특성상 훈련을 항상 강가에서 하는데, 혹한기라고 예외는 없다.[9]
통신 같은 병과의 경우 통신 중계임무 같은 출동임무 덕분에 본대랑 떨어져서 노드통신소 같은 곳에 가서 훈련을 밭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고위 간부에 영향력이 거의 안 닿는 관계로[10] 아무런 제한없는 상황이 펼쳐지므로 상황이 된다면 간부의 성향에 따라서 광란의 캠핑이 벌어지기도 한다. 특히 전송병이나 위성병처럼 장비에 차량용 발전기가 포함된 장비의 운용병의 경우 그야말로 럭셔리한 혹한기 훈련을 받을 수 있다. 아침에는 전기포트로 라면 끓여먹고 점심에는 통신대기만 서고 저녁에는 전기장판 깔고 자기도 한다. 이 경우에도 간부 줄을 잘타야된다. 간부 잘못 걸리면 히터 빼곤 국물도 없다.
기갑부대의 경우, 전투준비태세에 탄약을 차체에 적재하는 과정이 추가된다. 지칠대로 지친 몸에다 단독군장을 두른 채로 30kg 이상 나가는 포탄을 좁은 포탑에 욱여넣는 과정에서 체력 소모가 심하다. 또한 국도나 지방도를 이용하는 궤도장비의 영외 기동훈련, 전술 훈련과 주포 및 기관총 사격이 훈련 코스에 추가되기도 한다.
1980년대-1990년대의 혹한기 훈련 때 운전병은 고생이었다. 1/4 톤 트럭(민간 버전이 아시아 록스타, 레토나)과 3/4톤 트럭 등 군용 무개차와 트럭의 방수천 포장(호로)를 벗기고 운행하도록 되어 있었기 때문. 과거 군용 차량의 히터는 성능이 미약해서, 안 그래도 추운데, 포장을 벗기고 타면 바람에 그대로 노출되어 운전병이건 선탑 지휘관이건, 뒤에 탄 일반 병사든 정말 추웠다. 상급 부대의 지휘검열 나올 염려 때문에 안 벗기고 탈 수도 없었다.
행정병들은 혹한기 훈련을 갈 때 근무표를 20장 들고 간다. 원래는 FM 근무 5장, 불침번 5장으로 총 10장 들고 가지만, 수정이 필요할 때를 대비해서 10장의 여유분을 더 들고 가는 듯. 또 작전병과 통신병의 경우에는 지휘관 옆에서 같이 훈련을 진행하기 때문에 일반 병사급 방한 준비+지휘관 방한 준비+작전 숙지 훈련으로 헬게이트가 오픈된다. 아스테이지로 지도 꾸미고 상황판 만들고 통신병 직책이라서 간부급 모의훈련에도 빠짐없이 참가하는 한편, 지휘관 방한대책을 준비하고 자기 짐도 챙겨야 하기 때문에 정신없는 혹한기 훈련을 즐길 수 있다. 부대에 따라 작전병이 실훈련 실시 중에 열외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차피 작전병도 훈련 준비에는 모두 동참해야 하고 훈련장에 직접 가야 하기 때문에 작전병 역시 마찬가지다.
정훈병은 사단마다 취급이 다르지만, 전투에 대한 사후평가와 홍보영상 제작에 필요한 소스를 뽑아야 하기 때문에 총 대신 캠코더를 들고 훈련장 이곳저곳을 누비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평소에 훈련에 참가할 일이 없으므로 체력을 관리하지 않았다면, 혹한기 훈련을 체력 향상의 장으로 활용하자.
참고로 혹한기 훈련을 피하고 싶으면 육군 중에서도 특수한 보직[11]이나 공군[12] 혹은 해군을 가면 된다. 전투수영을 유격, 혹한기와 비교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 훈련은 강도에서 유격이나 혹한기에 전혀 비할바가 못 된다. 해군이 힘든 건 함정 생활 그 자체다. 그리고 카투사가 되어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동두천의 1HBCT 예하 부대에 떨어진다면 모든 희망을 버려라. 그렇다고 다른 부대들이 다 괜찮은 것은 아니라서, 일단 미군 전투부대에 배치됐다면 그냥 자기의 운이 좋기만을 바라자. 이들은 알래스카 주둔 미국군과 동일한 장비를 지급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군은 모듈에 따라 언제든 재배치가 용이하게 구성되어 국군처럼 대책없이 쫄딱 고생하지는 않는다. 되려 훈련 시 이동 PX 트레일러로 즉석으로 맥도날드를 만들어내기도 하는 친구들이 미군이다.
유격 훈련 문서에도 있는 내용이지만, 유격조차 안 할 정도로 괴상한 부대라면 자연히 혹한기도 안 할 확률이 높다. 이런 부대들은 대부분 임무가 워낙 특수하고 인원의 대체가 불가능해서 훈련 따위를 할 시간이 없는 경우들이다. 대부분 국방부 직할부대다. JSA 경비대대의 경우에도 유격 및 혹한기를 하지 않는다. 그 외에 의무경찰이나 의무소방 등 전환복무에 선발되는 방법이 있었는데 지금은 군 복무 단축으로 전환복무는 사라졌다. 대신에 같은 지상군인 대한민국 해병대는 혹한기가 없다. 상륙기동이 목적이지 육군처럼 산악 깊숙히 농성전/방어전을 하진 않기 때문이다. 해병대는 바다에서 싸우는 그 특성상 해양훈련을 더 하는게 낫다. 물론 밥 먹고 하는 해병대의 일반 부대훈련이 1년에 딱 한번 하는 육군의 혹한기 훈련에 비해 훨씬 강도가 높으며[13] 육군보다 병영문화나 여건이 열악한 것이 사실이라 행여나 혹한기를 피하려고 해병대 갈 거면 다시 생각해보는 게 낫다. 편한 군복무는 이 세상에 없다.
또한 정말 운이 좋아야 하는 경우지만 자대 배치될 때 막 혹한기를 끝낸 최전방 부대로 배치되면서 그 때의 혹한기를 제끼고 그 뒤 얼마 안되어 1년간 GOP근무를 하러 올라가게 되면 당연히 훈련은 면제니 그 해의 겨울 혹한기도 제끼게 되고, 1년 채우고 내려온 뒤에는 몇 개월 내에 제대하게 되니 혹한기 시즌이 오기 전에 제대해버리면서 아예 군생활 동안 혹한기 훈련 자체를 하지않게 되는 경우도 '간혹' 있다. 하지만 GOP는 최전방 중의 최전방이고, 더군다나 산꼭대기 지형이 대부분인지라 겨울내내 하루종일 말뚝근무 서면서 얼어죽을 듯한 지옥을 매일 맛봐야 한다.[14] 게다가 산지 지형의 특성상 바람도 미친듯이 불어 체감 온도는 더더욱 낮고. GOP에서는 한겨울에 체감온도 영하 30도쯤은 아주 우습게 찍고, 영하 40도도 심심치 않게 찍어주는 위엄을 보인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어떻게 보면 차라리 혹한기 훈련 며칠 받고 싹 잊어버릴 수 있는 일반 부대가 더 나을 수도 있다. 눈이라도 오면 그 넓은 GOP 산지의 섹터를 다 치우는 것도 장난이 아니다.
사단 보충중대에 배정받는다면 훈련을 하는 것도 아니고 안하는 것도 아니고 어정쩡하게 받을 공산이 크다. 부대 인원 총합이 10명쯤 되는 핵가족인지라 부대 굴리는 데 필수적인 인원 빼놓고 나면 훈련 받을 인원 자체가 별로 안나온다. 더군다나 보충병이 훈련기간이라고 안들어오는 것도 아니라서 유관업무도 계속 해야하고. 보통 영내에서 훈련을 받게 되는데, 이 때 말년병장이라면 4박5일 당직 말뚝근무라는 기괴한 경험을 하게 될 수도 있다.
KATUSA는 웬만하면 피할 수 있지만 혹시 동두천 전투병이나 탱고 전투병이 된다면 망했어요. 물론 전술했듯 미군 특성상 재배치가 용이한 모듈이라 꼭 그렇진 않다. 전방인 Area 1, 수도권을 낀 Area 2가 좀 북한 동향에 민감할 뿐이다.
혹한기 훈련의 중요성을 교육하는 자리에 잘 나오는 예로는 일본 아오모리의 핫코다 산 참사가 유명하다. 1902년 1월에 러일전쟁 대비를 위해 아오모리(靑森)의 일본 육군 보병 제 5연대가 눈속에서 행군 훈련을 하다가 기록적인 한파 및 눈보라와 만나, 210명 중 199명이 동사한 사고가 있었던 산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대한민국 국군에서는 혹한기 훈련 전에 실시하는 교육 중에 사고사례로 잘 등장하는 곳이다. 일본 열도는 북동쪽으로 올라가는 형국이기 때문에 아오모리만 하더라도 평양보다 위도가 더 높다. 물론 바다의 영향으로 아오모리의 겨울 기온은 서울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핫코다 산은 1,500m가 넘는 고산인데다가, 하필 당시의 기록적인 한파로 예년보다 10도 이상 온도가 낮았고, 해당 부대의 동계 장비는 형편없는 수준이었다. 추정하기로 당시 핫코다 산의 기온은 못해도 영하 20도는 되었을 거라고 한다.
위로는 장교부터 아래로는 병사에 이르기까지 동계 행군을 너무 우습게 보고 가벼운 장비를 꾸렸다가 목숨으로 그 대가를 치렀다. 그나마 행군 초반에 날씨 돌아가는 꼴을 보고 훈련 중단을 요청한 사람도 있었지만, 이를 무시했다가 나중에는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경험 부족, 인식 부족, 장비 부족. 세 가지를 골고루 갖춘 탓에 거의 모든 부대원이 동사했다. #팔갑전산 조난사건 링크에서 당시 조난 사건의 과정을 상세하게 알 수 있다. 그런데 같은 시기에 일본군 31연대는 5연대와 달리 혹한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피해 없이 전원 생환함으로서 5연대와 대비되는 결과가 나왔다. 지휘관의 한랭지 인식과 병사들의 대응이 효과적이었기 때문에 나타난 차이.
국내에서는 특전사가 민주지산에서 천리행군을 하다가 4월에 폭설이 내리는 이상기후로 인해 고립되어 6명이 저체온증으로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는데, 바로 제5공수특전여단 동사사고이다. 이 사건 역시 재연 영상물로 제작되어 혹한기 사전교육 자료로 자주 활용된다. 제목은 '아! 민주지산' 유튜브 링크 충청북도 영동군 상촌면 물한리 가래점[15]에 위령비가 있다. 이때 영동소방서 119구조대 대원들과 충청북도경찰청 전경들이 어떻게든 특전사 장병들 전원을 구조하려 애를 썼으나 기상이 나빠 소방청[16]이 구조헬기도 띄우지 못해 결국 상부에서 철수 명령을 내려 눈물을 머금고 철수해야 했다.
북한군 입장에서는 최전방의 혹한기 훈련이 후방보다 편할 것이다. 남한과는 반대로 전방이 남쪽이고 후방은 다름 아닌 개마고원이다. 탈북한 북한군 장교의 말로는 최전방이 제일 따뜻하다. 중강군, 삼수군, 혜산시, 온성군 등 개마고원이나 중국/러시아 국경 지대에 위치한 소위 말하는 후방의 기후를 찾아보면 답이 나온다. 여기는 1월 평균기온이 -19.5℃에서 -13.0℃를 오가고 최저기온이 -40℃까지도 내려가는 혹한이 계속되는 막장지대다. 대한민국에서 한파로 악명 높은 철원(-5.5℃)과 대관령(-7.7℃)도 비교가 안된다. [17] 생각보다 선호도가 높다고 한다. 개마고원과 강원도 산간지대의 겨울 기온 차이는 강원도 산간지대와 제주도 서귀포의 겨울기온 차이만큼이나 크다.
남북통일이 된다면 더 고달퍼질 훈련이 될 전망이라는 일각의 주장이 있다. 다른 훈련, 작업과 달리 혹한기와 유격은 일부러 힘들게 시키는 훈련인지라 훈련 수당이 늘지는 몰라도 훈련강도가 낮아질 리는 없다며 장진에서 하는 혹한기다.라고 극단적인 밀덕 등이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불가능한데 아래에 그 이유가 있다.
남북통일 후 현 징병제는 더이상 유지가 불가능해서[18] 모병제 군대가 되어 훈련강도는 빡세도 모듈에 따라 재배치가 용이한 미군식으로 운용되며 당연하지만 월급도 많고 각종 수당이 붙으며 장기복무도 보장되어 동기부여는 현재 징병제 체제와는 비교가 불가능할 것이다.[19] 어차피 국경에야 대한민국 법무부 출입국관리본부 소속 국경경비대, 중국 인민무장경찰부대, 러시아 FSB 소속 국경경찰/해양경찰이 배치되어 현역 군인도 없을 것이다.[20]
결국 구 북한지역에 주둔하는 부대에 배치되는게 아닌 바엔 혹한기를 개마고원까지 가서 하진 않을 것이며 그나마 일반 알보병이 아닌 산악작전을 전개하는 산악사단이나 공중강습부대 등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전략기동부대 및 육군특수전사령부, 해군 특수전전단등 특수부대 및 경찰특공대, 중-러 국경지역을 담당하는 법무부 소속 국경경찰 정도만 여기서 훈련할 것이라 그때 일반인 대부분은 군에 입대해도 해당 없을 가능성이 높다.[21] 70년 넘게 분단된 체계에 익숙한 한국인들의 착각과 달리 다른 나라 군대는 모듈별로 재배치가 용이하게 된 미군과 똑같이 운용되어 합리적이고 효율적이다.
3. 생존기
겨울 텐트와 고급 침낭, 난방기구 등을 갖춘 동계 캠핑이라면 겨울 야영이 큰 문제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여긴 군대다. A텐트의 단열 능력은 비참하기 짝이 없고, 군용 침낭은 솜이불만도 못한 수준이었으나 A형 텐트가 최신식으로 보급된 최전방은 예전 A형텐트보다는 그나마 낫다. 2007년에 어떤 군수과계원이 군용침낭의 보온성에 대해 군수사 인트라넷에 직접 문의했을 때 군수사에서 답변하길 한국의 군수품은 북한에서의 작전을 상정하고 만들어졌기 때문에 개마고원에서도 버틸 수 있도록 이론상으로는 영하 50도에서도 끄떡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사실 텐트가 보온은 안 되는 주제에 결로는 심해서 침낭이 촉촉해지는 탓도 있다.그리고 난방기구의 혜택은 없다. 전시에 불을 피우면 불빛과 연기로 적에게 쉽게 발각되므로 훈련 중에 불은 절대 못 피운다. 불/난로가 있는 곳은 본부, 전투화 건조실, 의무대, 지휘관 텐트
혹서기와 달리 혹한기는 밖에서 생활하는 것 자체가 생존 투쟁이기 때문에, 단순히 텐트 쳐놓고 잠만 자는 것도 엄청난 고통이다. 평소에는 신경도 쓰지 않던 침낭 안의 얇은 침낭 내피 한 벌이 간절해질 정도. 혹한기 전 부대에서 괜히 침낭내피를 넣으라고 하는 게 아니다. 북쪽의 전방 부대로 갈수록 추위의 고통은 배가 되며, 혹한기 훈련을 받아본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죽음이라는 게 어떤 것인지 체감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나마 짬이 올라갈수록 혹한기를 넘기는 요령같은게 생겨서, 전투복 안에 사제 내복과 활동복까지 껴입는다. 사실 규정에는 활동복은 입지 못하게 되어있지만 영하 30도의 날씨에 밖으로 나가야 하므로 어지간한 전방 지휘관들은 자기들이 사정을 더 잘 아니까 그냥 몸소 깔바지까지 차려입고 껴입으라 권장한다. 물론 그러다가 벗을 타이밍을 못 맞춰서 안에 활동복을 입은채로 기동이라도 했다간 진짜 죽음을 맛볼 것이므로 뛰거나 행군 전 말해서 빼든가 적당히 갖춰입어야 한다. 어차피 훈련하느라 이리저리 움직이다 보면 땀은 난다. 핫팩 주머니를 옷 안에 챙겨넣고 이리저리 옮겨두는 방식으로 추위를 버티기도 한다.
혹한기 훈련 날짜가 다가오면 PX의 핫패드가 동이 난다. PX에서도 혹한기 훈련 일정이 잡히면 그때쯤 재고를 최대한 많이 갖춰놓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데, 그래도 동이 난다. 이는 워낙 춥고 취침 중 동상 방지를 위해 침낭에 3~6개씩 깔기 때문으로, PX병에 따르면 병사 1인당 50개를 기준으로 해서 물량을 들여놓는다고 한다. 물론 가을부터 사전에 미리미리 비축해 놓든가, 여의치 않으면 집이나 친구들에게 부탁해서라도 10~15개 이상의 구비해서 훈련에 나간다면 그나마 좀 낫다. 모 부대에서는 이것도 모자라서 개인이 아예 핫팩을 낱개가 아닌 박스로 챙겨간 적이 있을 정도. 당사자 왈, 병사 1명이 혹한기 준비하는데 드는 비용이 대부분 핫팩으로 소모된 것 같다고 한다. 각 부대마다 큰 훈련시에는 훈련용 소모품비가 사업비로 책정되는데, 텐트비닐+밥비닐값 빼면 모조리 핫팩 값에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 그래도 모자라서 따로 사지만. 참고로 훈련비는 생각보다 넉넉히 책정된다. 다만 추위가 상상을 초월할 뿐이다.
그나마 강원도 지역은 겨울에 원래 추웠던 관계로, 겨울에 착용하는 방한 장구류가 꽤나 충실한 편이다. 실제로 보급 규정의 가짓수를 세어보면 병사 1인당 동절기에 지급받는 방한장구류의 수가 수십가지가 되며, 실제로 다 입어보면 내복부터 동계용 양말과 장갑, 전투복, 깔깔이, 야전상의, 안면 마스크, 스키 파카, 스키 파카 바지 등등... 다 입어보면 거의 북극곰 한 마리가 탄생할 만큼 두툼해지는 정도다. 그런가 하면 겨울용으로 제작된 동계화와 동계화 내피까지 지급해줄 정도다. 상대적으로 덜 추운 후방은 이 정도까지의 보급은 나오지 않는 관계로, 후방에서 근무한 사람들은 들어본 적조차 없는 물품들마저 있을 정도다. 그런데 이렇게 껴입어도 춥고, 재수가 없으면 동상에 걸린다. 그리고 후방도 꽤 춥다. 대표적인 후방부대인 53사단 예를 봐도 따뜻한 남쪽지방이라고는 하나 역시 산 속은 산 속이라 영하 15도는 우스울 정도, 밤새 자면서 내뿜었던 입김이 텐트 천을 적셔서 얼어붙은 것을 볼 수 있다. 강원도의 최전방은 영 좋지 않은 위치에서 훈련하는 경우, 중대 당 수포발생 동창환자만도 분대 단위로 발생한다. 그래서 강원도에는 계절이 여름과 겨울밖에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물론 4계절도 있다. 더운 여름. X나게 더운 여름. 추운 겨울. X빠지게 추운 겨울. 과연 강원도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혹한이다. 그 덕에 일단 물기 있는 모든 것은 얼어붙는다고 봐야 한다. 실제로 안면 마스크의 김이 얼어붙어 서리가 열리고 콧속에 얼음이 맺히거나 격하게 움직이는 경우에는 방탄모 안에서 고드름이 맺혀 두피를 찌를 때도 있다. 당연히 국과 같은 뜨거운 음식도 순식간에 식어버리고, 조금만 지체하면 국에 살얼음이 끼는 것을 볼 수 있을 정도다. 살얼음은 거짓말이 아니다. 이곳의 온도는 영하 4~5℃쯤 되는데... 여기에서 조차도 얼음이 언다. 하물며 이것 보다도 더 낮은 영하 15℃ 이하의 인생 개막장급 온도에서는 얼음 보듯 뻔한 일이다.
게다가 훈련 중 적당한 평지에 텐트를 치기도 하지만, 30~40도의 산비탈 일부를 삽으로 평평하게 만든 뒤 텐트를 치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바람이 몰아치는 위치에 주둔지를 조성했을 경우 냉기와 바람이 시너지를 내기도 한다. 그래도 텐트를 치고 안에 들어가면 바람의 영향을 덜 받아 체감 온도가 상대적으로 덜 떨어지는데다 어찌되었든 온기가 텐트 내에 어느정도 머무르기 때문에 안 치는 것보다야 낫다. 문제는 군용 A나 D형 텐트 재질이 보온성과는 거리가 멀기에 비닐을 추가로 가져가 판초와 함께 밖에 덮은 뒤 돌과 나일론 끈으로 고정해야 그나마 보온 효과가 난다. 여기에서 온도는 어지간한 것들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헬조선 같다.[22][23] 일본의 주택들이 아무리 겨울에 춥다고 해도 이쪽으로는 명함도 내밀지 못하며, 눈으로 만든 이글루도 실내 온도는 0℃ 정도 된다. 심지어 스웨덴에 있는 아이스 호텔 조차도 객실 온도는 영하 5도 ~ 영하 8도 수준으로 혹한기에 비하면 약과다. 반면에 여기에서는 텐트 밖이 영하 24도였을 때 텐트 안의 온도가 영하 16도였다는 증언도 있다. 이럴 때 바람이 세차게 불면 체감 온도는 영하 40~50도를 밑도는 것이 다반사. 석유난로를 구비한 지휘텐트 역시 영하 16도인가 하면 주둔지 막사 내무반에서조차 영하 13도인 사례도 있다. 실내온도가 영하 13℃ 정도 나오는 사례. 생수병은 살얼음을 넘어서 아예 꽁꽁 얼었고. 충격적이게도 빨래에 고드름이 달려있다.[24] 심지어 자고 일어나면 침낭 근처에 입김으로 날린 수증기가 한데 얼어붙은 걸 볼 수도 있다. 한편, 자대가 극한의 환경에 놓여있는 경우[25] 혹한기 훈련을 위해 부대보다 낮은 고도의 훈련장으로 내려가면 도리어 날씨가 따뜻해지는 기현상을 체험하게 된다. 텐트에서 자는 건 여전히 춥지만. 너무 추운 탓에 훈련 잠시 중지하고 대피하라는 명령이 내려와 텐트 대신 인근의 다른 군부대 막사[26]나 창고, 미리 알아봐둔 폐가에서 잘 수도 있다.[27]
그리고 이 훈련을 처음 체험하는 사람은 훈련 첫날 취침시간이 되면 정신이 아득해지는 경험을 맛볼 수 있다. 도저히 잠이 올 것 같지 않은 낮은 온도에 여기에서 잠들면 그냥 죽는것 아닌가 하는 공포가 밀려오기 때문이다. 또한 침낭 안에서 가장 춥고 취약한 부분이 발 쪽이므로 발치에 핫팩을 놓아두고 10여분 정도 있으면 그래도 잠들만 해진다. 또한 춥다고 핫팩을 피부에 접촉한 채 잤다간 저온화상에 걸릴 수 있으며, 이는 옷을 두 겹 이상[28] 껴입고 자면 피할 수 있다. 혹은 평소에 잘 입지 않고 관물대에 짱박아둔 옷들로 핫팩을 감싸서 침낭안에 넣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여간 이 때문에 저온화상을 입으면 훈련 중 사고사례에 실리는 건 물론, 멍청이라고 놀림받기도 한다. 또한 침낭을 머리 끝까지 빈틈없이 올리고 자야 하는데, 처음에는 조금 답답하지만 침낭의 지퍼가 조금이라도 열려있다면 바늘구멍으로 황소바람 들어온다는 말을 절실히 실감하게 되고 도저히 잠이 들 수가 없을 정도로 춥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게다가 행여나 있을지 모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주둔지마다 경계근무 및 불침번을 1~2명씩 세워 곳곳의 텐트들을 점검하게 하기도 하는데, 여기에 지정되었을 경우 근무를 위해 침낭을 열었을 때, 밖의 냉기가 기어들어오는 그 느낌은 그야말로 안 당해본 사람은 모른다. 가히 사신(死神)이 내쉬는 숨결에 직격당하는 느낌. 텐트 위에 허옇게 낀 서리까지 보면 내가 냉장고에서 잔 건지 텐트에서 잔 건지 구분이 안 된다.
또한 용변을 볼 때 수증기와 함께 실시간으로 얼어붙어가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며, 영하 30도 가량의 맹추위라면 소변을 볼 경우 타다다다닥 거리는 얼음까지 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철원에 주둔하는 부대는 시베리아보다 더한 추위 일기예보 짤방까지 있다. 덕분에 혹한기이든 아니든 겨울에는 헬게이트에 빠진다.
이 짤방은 2010년 1월 6일의 기록이다. 비공식적인 기록이고, 기상청 정식 기록은 영하 26.8도. 이 당시 훈련뛰었던 부대들은 산채로 동태가 되는 체험을 직접 겪었었다고. 체감온도는 거의 영하 50도 안팎이었다!
또한 지휘관이 '실전과 같은 훈련'이라고 안전을 경외시하면 이렇게 텐트를 치지 않고 그대로 노숙하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건 혹한기 훈련의 목적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동이다. 혹한기 훈련의 목적은 혹한상황에서 병사들의 생존력을 높이고 군대의 전투력을 보전하기 위한 훈련이다. 물론 한겨울에 노숙해가며 치른 전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당시에도 노숙시키면 장병 상당수가 동상을 입거나 동사한다는 상식은 있어 난전 중이 아니라면 되도록이면 근무자들을 제외한 이들은 텐트나 건물 안에서 따뜻하게 있도록 배려했다. 그런데 저 행동은 병력들을 혹한 속에 방치하는, 혹한기 훈련의 목적 자체를 망각한 행동이다. 만약 텐트를 칠 수 없다면 차라리 비트[29] 를 파 그 안에 들어가도록 해야 하지, 저런 헛짓거리는 화생방 훈련하겠다고 진짜 살상용 독가스를 푸는 행동이나 다름없다. 또 극한 상황에서 임시로 숙면을 취할 거점마저 마련하지 못했다면 취해야 할 행동은 무식하게 발 밑 언 바닥에 침낭 펴고 드러눕는게 아니라 체온을 유지할 모든 조치를 취하며 어떻게든 의식을 유지하는 것이다. 물론 생각있는 대대장들은 저러지 않는다. 일반 야전부대에서 훈련중 사망사고가 나면 그 후폭풍은 대대장 관등성명이 뉴스와 군 사건사고 사례집에 실려 두고두고 유명해질 수 있다. 실제로 특전사는 스타가 동계사고로 가끔씩 보직해임 되기도 한다.
기타 사항으로 훈련장비와 옷을 겹겹이 껴입고 돌아다니다 용변을 보면 하늘이 노래지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방한장갑 벗고, 속장갑 벗고, 소총 거치하고, 탄띠 풀고, 스키파카 바지 내리고, 전투복 내리고, 활동복 바지 내리고, 내복 내리고, 팬티 내리고, 따뜻한 곳에서 해도 30초 가까이 걸리는데 손가락까지 꽁꽁 얼어붙어 맘대로 움직여지지 않으니 복장해제하는게 추워서 죽기보다 싫고 귀찮지만 적당히 신호가 왔을때 참지 말고 그때그때 보는게 좋다. 극단적인 경우는 참다참다 나가서 볼일보려는데 옷이 내려가지 않아 군복에 싸버리는 통에 얼어붙어 동상에 걸린 사례도 있다. 물론 이런 일이 생기면 옆사람도 고역이지만 당사자는 전역할 때까지 오줌싸개 내지는 X싸개란 불명예스런 별명이 따라다닐 것이다. 그리고 혹한기에 재수없게 설사가 나려는 경우엔 반드시 의무대에 가서 지사제를 얻던지 뭔가 조치를 빨리 취해라. 특히 혹한기엔 음식을 조심해야 하는데 강추위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차갑거나 설익은 걸 함부로 먹으면 폭풍설사가 터질 수 있다. 실제 장진호 전투 때 설익은 칠면조 고기를 먹고 집단배탈이 난 사례처럼 여기 예시한 각종 불상사들이 발생할 수 있다. #사례1 차가운 식사, 사례2(댓글) 덜익힌 장조림캔, #사례3 혹한기 아침밥 주의
혹한기 훈련을 갈때 추위를 잊으려고 고열량의 초콜릿바 등 간식을 바리바리 싸들고 가기도 하는데, 덕분에 혹한기에서 돌아오면 급격히 살이 찌는 경우도 많다. 아울러 이런 초코바 자체가 설탕 덩어리니만큼 먹고 나서 10~30분 뒤 양치질을 하는 게 좋다. 장점으로는 소화가 안 되고 설사가 날 염려가 있어 많은 음식을 먹기 힘들 경우 큰 도움이 된다. 실제 장진호 전투 당시 미 해병대원들은 박격포탄 대신 전달된 투시 롤과 건조된 전투식량들로 간간히 버티면서 전투와 퇴각을 할 수 있었다.
취사 쪽은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한데, 좋은 점은 식사 준비로 생기는 열기와 이를 머금은 수중기를 끼고 일하다 보니 그나마 덜 춥지만, 나쁜 점은 그에 비례해서 물을 많이 접하는지라 최악의 경우 고무장갑 하나 덜렁 끼고 얼음 낀 물로 취사도구를 닦는 지옥을 경험할 수도 있다.
4. 잘못 알려진 이야기
CP를 제외한 모든 텐트에서 일체의 난방기구를 쓰지 않는다. 어차피 거기서 근무서는 사람이 한 명은 있기 마련인데다, 훈련 특성상 몸이 살짝 가는 병들이 생기기 마련이라 그런 병들도 난방기구 근처에서 간부들이 직접 관리하며 재워준다. 당연하지만 의무대도 훈련에 참가하기 때문에 훈련기간 중에는 그런 거 하나하나 챙길 여력이 안 된다. 당연히 모닥불도 절대로 피우지 못하게 하는데[30] 물론 군 생활을 미화하다 못해 판타지물의 영역에 들어간 만화(군 홍보물 포함)나 소설에서는 혹한기 훈련 중 밤에 모닥불 피워놓고 기타 치고 놀거나,[31] 후임이 모닥불 안에 넣어두어 뜨거워진 돌을 선임들 따뜻하게 자라고 침낭 밑에 깔아주는 장면[32]도 이따금 나온다. 심지어 이현세의 홍보 만화에서는 행군 도중 고의로 이탈해서 (엄연한 탈영이다) 민가에서 누룽지와 숭늉을 얻어오는 장면이 아무렇지 않게 등장한다. 그밖에도 텐트 안에서 전투화를 닦기도 하는데,[33] 전투화를 닦아본 사람은 알겠지만 솔질을 하면 구두약과 흙먼지가 뒤엉켜 주변에 비산한다. 게다가 이것들은 나중에 안에서 머물거나 자는 사람들이 흡입하게 된다.하여간 위와 같은 일들은 지금에는 벌어지지 않는다. 다만 진짜 위험할 정도로 기온이 저하[34]되면 훈련을 취소하거나 난방기구 작동 및 평가관의 용인 하에 모닥불을 피울 수는 있다. 혹은 연대급 or 여단급 PX나 사제로 파는 일회용 버너[35]를 이용해서 불을 피우지 않고 야전 조리 등을 하거나 텐트 밑에 깔 수도 있다. 그리고 원래 CP도 난방기구를 들이지 않는 것이 정석이라고 하지만 이것은 지휘관의 재량에 달린 사항이라 가끔 "북한 공군이나 특수부대가 열영상 장비를 쓰면 어쩔거냐" 는 논리로 CP는 물론이고 자기 텐트까지 진짜로 난방기구를 끄는 지휘관이 일부 있으나, 이를 빼면 대부분 준수하지 않는다. 지휘관도 사람이다. 반대로 자기 텐트만 난방기구를 여러 대 틀어놓고 따뜻하게 자는 악질 지휘관들도 있다.
저 하얀 가루는 당연히 코카인이 아니라 눈이다. 언론에서 군 혹한기 훈련을 취재할 때는 높은 확률로 위 짤방처럼 눈밭에서 알몸으로 뒹구는 장병들의 모습이 나온다. 사전에 계획해서 연출한 것이고 상투적인 장면이지만 '눈과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힘찬 장병들의 모습'을 표현하는데엔 제격이라서 그렇다.
5. 도움말과 주의사항
- 도움말
A, D형 텐트 설치시* 땅을 깊게 파라가뜩이나 힘든 삽질에 땅까지 얼어 대충 풀만 걷어내고 텐트를 치는 경우도 많지만, 가능하다면 최대한 깊게 파는 것이 좋다. 바람도 덜 들며, 이론상이지만 약 3m 정도로 파면 무려 영상 15도 정도를 유지할 수 있다. 이렇게까지 하긴 힘들고, 30~40cm만 파도 확연히 차이가 난다.하지만 교본과 실제는 다른 것이, 혹한기 훈련시에는 땅이 꽁꽁 얼어 포크레인으로도 땅을 파는 것이 불가능하다. 곡괭이를 힘껏 내리쳐도 가볍게 튕겨져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보통 최대한 낙엽이 깔린 곳을 찾아 눈과 함께 겉을 약간 걷어내면 적어도 눈 위에 텐트를 치는 일은 피할 수 있다.
- 바닥재를 깔아라
주위의 풀과 낙엽 등을 긁어모아 텐트 밑에 최대한 두텁게 깔아주고 비닐, 보온재(여력이 없다면 돗자리)를 깔면 좋다. 땅에서 올라오는 습기를 막아줄 뿐더러, 푹신함과 보온은 덤이다.
- 바람구멍을 막아라
텐트를 칠때 흙이나 돌 등으로 최대한 우풍을 막고, 그래도 한기가 많이 들어온다 싶은 곳은 개인 소지품으로 막아주면 된다.
- 젖은 땅에 텐트를 설치시 말뚝에 무거운 돌을 올려 고정하자
기상 문제로 땅이 젖어 진흙이 된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경우 말뚝이 쉽게 빠지는 문제가 있다. 이때 말뚝에 무거운 물건을 올려두면 그나마 덜 빠진다.
장구류
- 양말을 많이 챙겨가자 - 혹한기 훈련에서 최대 난관은 동상으로 특히 발은 말단부위라 동상 걸리기 쉬운 부위다. 때문에 양말을 자주 갈아 신어 발이 땀에 젖는것을 막자. 단, 초도보급시 받은 동계용 양말을 가져가는 것은 추천되지 않는데 성분표를 보면 모(울)이 함유되어 있어 통기성과 흡수성이 일반 면양말보다 현저히 떨어진다. 행군과 훈련으로 인해 발에 땀이 차도 양말이 흡수해 주지 못하고 안쪽에서 습기가 빠져나오지 못해 젖게 된다면 그대로 얼어버린다. 훈련이 아닌 평소에 동계용 양말을 미리 신고 하루 일과를 지내본 뒤 자신에게 맞는지 확인한 뒤에 사용하자.
- 일반 마스크보다는 방한마스크를 - 마스크 방한대가 잠깐 쓰기는 편하지만 나중에는 입김 때문에 젖어버리고 오히려 더 춥다. 때문에 입이 뚫린 보급 방한마스크나 사제를 쓰는 것이 더 낫다.
- 초콜릿, 에너지바, 양갱 등 고당분 음식을 챙겨가자 - 추운 날씨 때문에 열량이 많이 소모되는 문제도 있고 가끔 배식이 잘못되어 차가운 음식을 받는 경우도 많다. 무리해서 찬 음식을 먹었다가는 복통과 설사로 배로 고생할 가능성이 높으니 밥을 대신할 고당분 음식을 챙겨가자
- 주의사항
일단 동상이나 동창[36]에 걸리지 말자. 잠잘 때 까넣는 핫팩, 보급나온 끓는 물, 전투화 건조실의 난로 등에 의한 화상을 입지 않는다면 절반은 성공이다. 동상만큼 흔한 게 핫팩에 의한 저온 화상이니 주의하자. 일단은 다치지 않는게 중요하다.
혹한기 훈련에서 가장 짜증나는 순간은 얼어붙은 전투화를 다시 신으려고 할 때. 특히 야간경계 시에는 초소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으므로 전투화가 다시 얼어붙어 발가락을 뽑아버리고 싶을 정도로 괴롭다. 동계화가 지급되어 있다면 그나마 나을텐데, 이 경우도 발이 시린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부대 행정보급관이 짬이 좀 있고 센스가 있는 경우는 전투화 건조대를 만들어서 지휘부나 조리반 텐트의 난로 옆에 놔두거나 하기도 한다. 개인이 할 수 있는 대책으로는 잠잘 때 전투화의 흙을 털고 신문지나 비닐봉지 등에 싸서 침낭 안에 넣고 같이 자는 방법이 있다. 냄새 안 나게 잘 싸는 것도 센스. 전방 부대는 부대 차원에서 미리 병사들에게 비닐봉투를 지급하기도 한다. 하나는 침낭이 젖지 말라고 속싸개 용, 다른 하나는 전투화 싸개용. (침낭싸개를 뒤집어까서 전투화를 넣고 그걸 품고 잤다, 그 침낭싸개가 없을 때는 비닐봉지를 이용한다)
전투화에 신문지를 넣은 상태로 침낭 밖에 두고 자는 것도 괜찮다고 하지만, 웬만하면 비닐봉지 하나 준비해서 전투화를 봉지 안에 넣고 침낭 안에 넣어둔 뒤 같이 자는 것이 좋다. 밖에 놔두었던 전투화와 침낭 안에서 온기를 머금은 전투화는 온도 차이가 다르다. 만일 전투화를 바깥에 두고 잤다면 다음날 아침, 군화가 아닌 얼음 신발을 신는 기분을 경험할 수 있다. 아침점호 집합의 난이도를 높이는 가장 큰 요인이며, 추운 날씨라 군화와 발이 잘 덥혀지지도 않아 정말 고통스럽다. 전투화에 핫팩 하나씩 넣고, 전투화를 비닐로 봉해서 침낭에 넣는 경우도 보이는데 핫팩의 구조 원리상 흔들고 주물러서 마찰을 가해야하는 탓에 잘 안 통한다. 그리고 잘 마른 뽀송뽀송한 양말을 여러 벌 준비해두고 자주 갈으면 좋다. 손발에 땀이 많이 차는 체질이면 더더욱 그렇다. 이 사소한 차이가 정말 엄청난 결과를 가져온다. 만약 구할 자신이 있다면 장갑 내피나 양말 등을 고어텍스 재질로 구하는 것도 좋은데, 설령 발에 습기가 차거나 수분이 침입하더라도 외부와 통풍이 되어서 금세 마른다. 양말은 두겹으로 두껍게 신는 것이 좋다는 의견과, 양말이 겹쳐지면 그 두께만큼 발을 짓눌러 혈액 순환을 방해하여 동상에 걸리기 좋으니 한겹으로 참으라는 의견이 나뉜다. 각자 자기에게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쪽을 선택하자. 양말 외피를 사서 신는 방법도 괜찮다. 고산지역 등에서는 말린 고추 등의 자극적인 것을 손발에다 문지르거나 바르는 요법을 사용하며 실제로 다니구치 지로의 K(케이)만화에도 등장한다. 주인공이 동상에 걸린 구조요청자의 손발에 매운 고추를 문질러 혈액순환을 돕는다.
눈이 지나치게 많이 내리면 훈련을 중단하기 때문에 이 때만큼은 병사들도 폭설을 환영한다. 하지만 이럴 경우에는 높은 확률로 제설작전에 동원된다. 다만 이것도 폭설이 확실하게 와야 좋다. 어정쩡하게 오면 높은 확률로 눈이 녹아 진흙탕이 되기 일쑤이므로 눈을 치우자마자 바로 진흙탕에서 훈련을 받아야 한다.[37] 특히 일명 '똥포'라 불리는 견인포병들이 고생이다.
가장 짜증나는 경우는 텐트를 칠 때 눈이 오고, 그 후에 쌓여있다가 날씨가 풀려서 녹아 흐르는 것이다. 사방이 진창투성이가 되고 각종 물자에는 진흙이 덕지덕지 묻는다. 게다가 수분에 부드러워지면서 땅에 박은 말뚝이 뽑혀나와 텐트가 무너지기 시작한다. 이건 어찌할 방법조차 없는 일이라 제일 짜증난다. 그나마 한가지 대비책이 있다면, 말뚝을 깊숙히 박고 그 위에 큼지막한 돌덩어리 같은 것을 올리는 방법이 있다.
사실 눈이 녹을 정도면 '혹한기치고는 별로 춥지 않은 날씨'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짜증이야 나겠지만 춥지만 않다면야 까짓 텐트, 다시 치면 될 일. 오히려 혹한기 날씨치고는 편하다. 오히려 땅이 얼어붙어 있을 때 말뚝박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상황. 당장 불꽃놀이가 보고 싶다면 오함마를 들고 얼어붙은 땅에 쇠말뚝 박기를 해보자.
6. vs 유격훈련
육군 출신에게 '혹한기 vs 유격'은 무엇이 더 혹독한가 하는 vs놀이였으나, 유격 훈련의 난이도가 떨어진 현재는 혹한기 훈련 쪽이 더 힘들다는 의견이 많은 편. 일단 유격은 훈련자의 역량에 따라 그나마 감당이 가능한 사람(교관, 조교)과의 싸움이라면, 혹한기는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자연과의 싸움인데, 유격은 아무리 강도가 높아도 어느정도 빡세게 구르면 최소한의 휴식이라도 보장되지만, 혹한기는 살아남는 것 자체가 훈련이기에 식사, 휴식 등 그냥 모든 것이, 정말로 쉴 틈 없이 괴롭다. 확실히 유격이 더 힘들었다는 사람은 날씨가 그나마 덜 추울때 혹한기 훈련을 했을 확률이 높다. 아니면, 원래 혹한기가 4박 5일인데, 눈이 너무 많이와서 하루 2일 취소되어 빨리 끝내는 경우도 있다. 단 이때는 정말 추운 날이었으므로 더 조심해야할 것이다.유격 훈련과 함께 육군의 양대 필수 훈련이기는 하나 부대 특성이나 보직에 따라 둘 다 하는 곳도 둘 다 안 하는 곳도 즐비하다. 전역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두 훈련 모두 완전 메뉴얼대로[38] 실시한 사람들은 의외로 드물다. 사실 육군도 기갑이나 포병, 공병 등은 임무가 다르다. 기갑여단은 그 시간에 조종수의 기동훈련을 더 한다.
7. 여담
- 혹서기 훈련도 있기는 하지만 유격 훈련보다는 인지도가 떨어지고 게다가 날씨가 더우면 장병들이 일사병&열사병 등에 걸려서 쓰러져 제대로 된 훈련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잘 실시하지 않는다.
- 21세기에는 계급과 짬을 막론하고 피하고 싶은 이벤트지만 부조리가 심했던 1990년대까지만 해도 병장들 한정으로 혹한기 훈련은 캠핑이나 다름없었다고 한다. 당시에는 부조리가 워낙 심해 핫팩이나 사제 깔깔이 등의 방한도구는 상병 이상의 전유물이었고, 혹한기 훈련은 계급을 막론하고 동등하게 유격조교에게 굴려지며 날짜별로 정해진 훈련 코스가 있는 유격 훈련과 달리 대부분의 시간을 밖에서 텐트치고 추위를 버티는데 목적이 있는 만큼 텐트 등의 잡일은 후임들에게 떠넘기고 담배피우거나 농땡이를 피울 수 있는 병장들에겐 힘들 것이 거의 없었다.
- 해병대는 전시에 부대 혹은 함정에서 상륙 준비 혹은 대기, 교전시에는 방어와 생존이 목적이 아닌 바다로부터 최인접의 적지 탈환, 점령 등이 최우선 과제이므로 추운 산악지역에서의 생존과 전투력 보존이 목적인 혹한기 훈련을 실시하지 않지만, 특수작전에 특화되어 있는 육군특수전사령부와 해병대 수색대는 설원 위 전투 기동 및 수행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전술전기 강화 훈련, 팀 단위 설상산악침투 훈련, 은거지 구축, 매복, 정찰 감시, 목표 타격 등을 위주로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 등지에서 20여일간 설한지 극복 훈련을 한다. 진짜로 혹한기도 철책도 싫다면 지원제인 해병대에 입대해도 된다.
그냥 해공군 가자하지만 연평도나 백령도로 대표되는 서북도서로 배치된다면 겨울에 혹한기 못지 않은 환경에서 북한군과 대치하며 경계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39]
- 해군과 공군은 기지를 지키며 함정과 항공기를 출항/출격 시키거나 지대공 미사일을 쏘고 레이더로 감시하면 되니 자대 배치 받으면 국직부대[40] 아닌 이상 유격훈련도 할 이유가 없고 혹한기 훈련도 먼나라 이야기며 행군조차 할 일도 없다. 그래서 혹한기 훈련이 하기 싫으면 해군[41]과 공군에 지원하면 된다.[42]
- 혹한기 훈련이라고 해서 기상시간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혹한기 마지막 날 기상하자마자 부대 복귀를 위해 텐트를 정리하게 하는 경우가 있는데, 겨울이라 일출이 늦기 때문에 매우 어두운데다가 랜턴 때문에 거슬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마냥 랜턴을 키기도 어려우므로 상당히 고생하게 된다.
8. 관련 사건사고
- 태백 혹한기 훈련 이병 사망사건: 2023년 1월 12일 오전 6시 54분께 강원 태백의 한 육군 부대에서 혹한기 훈련을 받던 이등병 병사가 사망한 사고.#
- 영월 혹한기 훈련 이등병 무장탈영 사건
- 제5공수특전여단 동사사고
- 핫코다산 참사: 1902년에 발생한 일본군 사고
[1] 겨울철 강원도 산지에서 훈련을 할 때마다 비전투 손실(동상, 차량/장비의 동파 or 고장 등)이 크든 작든 일어난다.[2] 대신 동두천에 있는 캠프 케이시는 춥다. 한국 근무를 오래 해 추위에 적응했거나 알래스카나 미국 북동부처럼 동장군을 좀 겪는 동네 출신인 미군들도 있어서 미군이라고 다 추위에 약하지는 않다.[3] 대략 10월 말~12월 초 군번[4] 대부분의 사, 여단들이 1월 중순~2월 말 쯤에 실시하는데, 대부분의 1월 전역자들의 경우 휴가가 많이 없지 않은이상 혹한기 1번이 끝인데다 혹한기 훈련 기간 중에 전역할 수도 있으며, 1월 말~2월 전역자들은 부대일정 및 자신의 휴가일수에 따라 1번이 될수도 있고 2번이 될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는 말년에 혹한기를 뛰는 것. 아무리 떨어지는 낙엽이나 몸관리에 필수인 말년이 혹한기를 뛰는 경우 상당히 거지같은 경우를 보게 된다. 이런 말년들의 불만 때문인지 지휘관 측에서도 혹한기 자체를 빡세게 시키지 않는 편.[5] 대북 경계 등 평시에도 중요한 임무 및 작전을 수행하는 부대다.[6] 훈련소도 대부분 안한다고 한다. 육군훈련소 전역자의 말에 따르면 조교는 물론 최근에는 직할대 기간병들도 훈련을 아예 안한다고 한다.[7] 단 행정직 군무원들은 공공기관에서 당직을 서거나 보급&군수&병참 등 비전투병과 업무를 맡아야 되기 때문에 직접 훈련에 참가하지 못한다. 현장근무를 많이 하는 전투병과 업무의 비행정직 군무원들이 죄다 직접 훈련을 참가한다.[8] 탄약 운반이나 각종 장비 정비 등을 위해 보병보다 편제된 차량이 많다.[9] 그나마 부교차량으로 교절이랑 단정을 운반하는 운전병은 강가에서 진/회수만 하고 돌아오니 약간 편하긴 하다. 교량결착병, BEB운용병만 죽어나갈뿐[10] 높아봤자 소대장 정도인데 보통 통신소 파견훈련의 경우 소대장이 직접 가는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보통은 중사나 하사급의 간부가 같이 간다.[11] 특성상 인원이 빠질 경우 공백이 발생하는 부대. TOD 운용병이라든지[12] 방공포병은 혹한기를 한다는 소문이 있는데 오래된 전설일 뿐, 혹한기 훈련이나 행군 같은 거 안한다.[13] 전투전사 프로그램 같은 경우 짬 어지간히 먹은 상사급 부사관도 지칠 정도로 빡세다.[14] GOP는 야간 근무가 주요 임무인데 낮에는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아 잠을 못잘때도 많다. 그럼 그날 야간근무는 정말 지옥을 경험한다.[15] 물한계곡 상류[16] 당시 행정자치부 소방국[17] 철원은 평균기온을 측정하는 곳이 산 아래 따뜻한 지역이다. 부대와 GOP가 위치한 산간 지방에서는 대관령보다 평균기온이 낮고, 개마고원까진 아니더라도 북한령 강원도나 평안북도 정도의 추위는 맛볼 수 있다.[18] 저출산 등으로 현재 국방개혁 2030에 의해 군비축소를 진행중이며 특수전력 및 기계화전력 간부화 등을 통해 징모 혼합제로 가는 중이다. 이미 수색/특공은 병이 씨가 마르고 하사 이상이고 전차대대도 병은 탄약수 하나뿐이고 다 하사, 중사다.[19] 징병대상자가 없다면 직업병(職業兵) 제도를 신설해서 직업으로 병사를 채운 뒤 부사관 임관을 직업병 들 중 적합자들만 직통으로 임관하는게 합당하다.[20] 어느 나라나 전시가 아니면 국경은 경찰이 경비한다. 북한조차 러시아나 중국 국경에는 내위부대라는 일종의 내무군이 들어간다. 얘네는 현역 조선인민군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출입국관리본부가 사실상 국경경찰 역할을 하여 국경경찰은 이쪽에 갈 것이 유력하다.[21] 미군의 경우도 알래스카 산악지대나 로키 산맥 등에서 훈련하는 부류는 네이비씰 등 특전부대들 위주이며 러시아군도 전천후 기동부대인 공수군 정도만 코카서스나 우랄 산맥 등에서 혹한기 훈련을 전개한다.[22] 실내온도 0℃ 언저리면 몰라도 실내온도 영하 10℃ 이하는 전세계적으로 봐도 극히 드문 사례이기 때문에 헬조선으로 분류하기에 충분하다.[23] 게다가 옷 두껍게 입고 이불 두껍게 깔고 덮는 방한용품 만으로 (바닥 보일러, 전기장판 등에 에너지 투입 X) 버틸 수 있는 실내온도는 현실적으로 0℃ 언저리가 한계다. 현실적으로 옷과 이불의 두께를 무한히 증가 시킬 수는 없기 때문이다.[24] 해당 동영상의 23분 20초 즈음부터 24분 30초 까지 보자.[25] 대표적인 예가 강원도 양구군 모 사단의 모 대대. 해발 1,050m에 주둔지가 있다. 여름에 덥지 않아서 좋다. 대대급인데 격오지 수당이 나온다. 단 GOP는 너무 덥다. 양구나 인제는 워낙 격해도가 높아서 여름엔 35도까지 올라간다.[26] 이 경우 해당 부대의 협조를 얻어 안 쓰는 곳을 쓰지만 이따금 주둔지를 서로 바꿔가며 훈련하는 경우 상대 대항군 막사를 쓰기도 한다.[27] 이따금 귀신이 나올 것 같은 무서운 곳이 걸리기도 하는데, 그래도 벽이 텐트보다 두텁기에 창가나 문가 등만 제대로 막아주면 훨씬 따뜻하다.[28] 내복, 전투복, 활동복.[29] 야전용 임시 땅굴 거처[30] 화재의 위험도 있거니와, 상식적으로 춥다고 모닥불을 피우다간 적군(과 평가관)에게 자기 위치를 티내는 꼴이 되니까[31] 실제로 악기를 전장에 들고 다닌 병사가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이들 소련군은 집 떠나서 베를린이 함락될 때까지 휴가도 없이 몇 년 동안 그냥 전장에서 살았던 사례다. 대한민국 국군에서는 기타는 커녕 우쿨렐레 사이즈도 버겁다. 그냥 99.99%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병이 훈련 중에 악기 들고 다니는 꼴을 간부가 곱게 구경만 할 리도 없고. 하모니카나 오카리나처럼 부피가 작은 악기라면 휴대 가능하겠지만, 악기를 연주할 기회 자체가 드물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혹한기뿐만 아니라 어떤 훈련이든 지쳐서 악기 갖고 놀 생각도 안 든다. 기껏해야 휴식 시간에 근처의 간부가 슬쩍 음악을 틀어놓는 노트북이나 핸드폰이나 MP3 정도가 고작이었다.[32] 불에 달군 돌을 침낭에 놓아두는 것은 화재와 화상을 일으키는 아주 위험한 행동이다. 게다가 인권 개념이 상승한 지금 시점에 보면 선임을 병영부조리로 영창에 보내버리겠다는 결의로도 해석할 수 있다. 게다가 지금의 개념있는 지휘관들도 명시적 강요에 의한 병영부조리 뿐만 아니라, "병영부조리에 해당할만한 행동을 후임병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 역시도 매우 경계하니 따라하지 말자.[33] 다만 실제 훈련에서는 어지간한 멋쟁이가 아닌 한 이런 것까지 할 여력이 없겠지만, 다만 장성급 장교가 왔다고 전투화를 닦도록 시킬 수는 있다.[34] 상급부대에서 전파한 훈련 취소조건에 기온이 포함되어 있다. 다만 이걸로 훈련이 취소되려면 실전이어도 퇴각해야 할 정도로 훈련장이 추워야 할 것. 영하 30도 이하에서도 혹한기 훈련은 계속 된다.[35] 즉각취식용 전투식량과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36] 동상과 비슷하나 약간 낮은 온도에서 걸린다.[37] 독소전 당시 라스푸티차로 고생한 독일군의 마음을 체험해 볼 수 있다.[38] 4박 5일+행군[39] 바닷가 특성 상 체감온도가 영하 30도 가량으로 떨어질 만큼 무척 춥고 바닷바람 마저 무척 강하여 혹한기 훈련 못지 않은 환경에서 열악한 섬 시설과 함께 근무해야 한다. 심지어 여긴 실전이 벌어지는 최전선이다![40] 그러나 아래에 언급될 유형 중 A수준으로 빡세게하는 경우는 드물고 보통은 B나 C수준이다.[41] 다만 해군은 갑판병 등 일부 보직이 배를 탈 경우 견시당직을 보는데, 겨울에 기동하는 군함 밖에서 바닷바람 맞으며 서있는 당직이라 혹한기 못지 않게 괴롭다. 또한 해군이라 하더라도 특전, 잠수 등의 특수전 직별로 복무한다면 겨울 차디찬 바다에 입수하거나, 한겨울에도 알통구보를 하는 등 말 그대로 혹한기 훈련을 똑같이 집행한다.[42] 공군의 경우 예전에는 방공포 특기가 동계대훈련이라는 이름으로 혹한기 훈련을 실시하기도 하였으며, 특성상 육군부대에 파견을 가야하는 ASOC/TACP 요원들의 경우 육군의 혹한기 훈련에 같이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비행단 등 일선 부대의 경우 이 시기에 기지방호, ORE, ORI 등을 받게 되면 혹한기 훈련이라는 이름을 쓰지 않을 뿐이지 사실상 혹한기 훈련이나 다름없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