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01 10:13:38

뇌격기

(Torpedo Bomber)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TBF_dropping_torpedo_NAN2-2-44.jpg
어뢰를 투하하는 미국 그루먼사의 TBF(M) 어벤저[1]

1. 개요2. 개발과 영광3. 장점4. 단점5. 개량과 대체, 그리고 쇠퇴6. 이모저모7. 뇌격기 목록8. 게임에서의 뇌격기

1. 개요

폭격기의 일종. 어뢰로 적국 선박을 공격하는 것이 주요 임무인 군용 항공기이다. 공군이 운용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해군의 직속 항공대가 있는 경우에는 해군 항공대에서 주로 운용한다. 참고로 뇌격기라고 해서 어뢰만 탑재하는 것은 아니었고, 적국 함선이나 지상 목표물을 상대로 항공폭탄을 탑재하고 폭격할 때도 있었다[2]..

현대에 존재하는, 비록 어뢰를 탑재하고 다니며 투하해 뇌격도 하지만, 대수상함 공격이 존재 목적이 아닌 대잠초계기들은 뇌격기로 분류하지 않는다.

2. 개발과 영광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잠수함이나 수상함을 통해 어뢰를 발사하는 것보다 좋은 대함공격 수단이 마땅치 않았던 때, 하늘에서 어뢰를 투하하면 의외로 쓸모있겠다란 아이디어가 제기되었고, 이에 따라 항공기용 어뢰를 장착하여 공격할 수 있는 항공기가 개발되었다. 그리고 영국이 뇌격기를 통해 독일 제국 해군군함 2척을 격침시키면서 화려하게 데뷔하였다. 그래서 뇌격기는 곧 항공대를 운용하는 국가 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일반적으로 뇌격기는 육상에서는 중(中)폭격기 등 다른 폭격기항공폭탄 대신 항공어뢰를 탑재하고 육상 비행장에서 이륙하는 방식을 많이 사용했는데, 이는 어뢰 자체가 중량물이라 1발만 탑재해도 어지간한 대형폭탄 수준의 무게를 자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상함대에서 초창기에 뇌격기를 운용할 때는 수상기 버전으로 제작을 하여 군함에 적재하고 다니는 형태로 운용이 되었지만, 영국이나 미국, 일본과 같이 항공모함을 개발하여 운용하던 국가에서는 아예 항공모함의 함재기로 개발하기도 하였다. 이 경우 항공기에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하는 수상이착수용 플로트를 제거할 수 있으므로, 생존성이 향상되는 효과도 있었다. 그리고 줄어든 무게만큼 항공어뢰의 장약량도 늘릴 수 있으므로 이래저래 1석 2조였다. 하지만 위 세 나라는 유독 바다와 관련이 많은 특수한 경우였으며, 대개의 유럽 국가는 북해발트해, 유럽 근처의 대서양, 지중해를 벗어날 일이 없었으므로 그냥 지상에서 출격하는 뇌격기를 운용했다.

뇌격기는 급강하폭격기와 함께 위력적인 함상 공격수단이었다. 일단 대공포 자체도 제2차 세계 대전 중반기부터 근접신관을 채택하였던 미국의 경우를 제외하면 명중률이 그렇게까지 썩 좋지는 않았고, 어뢰가 명중하면 확실하게 선체에 물구멍을 뚫기 때문에 불타오르는 적 함선이 화재를 진압하고 본국으로 살아돌아가서 수리를 받은 다음 다시 전장에 투입되는 것을 막고 현장에서 격침시키거나 장기간 수리에 돌입하도록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하게도 이건 적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인지라 뇌격기가 뜨면 적의 요격기가 벌떼처럼 몰려와서 달라붙게 된다. 그리고 어뢰를 쏴도 제대로 명중하면 다행인데, 군함들이 절묘한 기동술을 펼쳐서 회피하는 경우도 있었다. 덕분에 실제 항공어뢰를 통한 성과에 비해 뇌격기의 피해가 더 큰 상황이 벌어지곤 하였다.

3. 장점

뇌격기가 일종의 트랜드가 된 이유는 아래와 같다.
  • 빠른 공격
    어뢰란 물건은 강력한 위력을 가지지만, 반대급부로 속도가 수상함보다 약간 빠른 정도에 불과하며, 항속거리도 짧은 편이다. 게다가 과거의 어뢰는 직진만 하는 무유도 어뢰가 대부분을 차지했으므로 적을 명중시키는 난이도가 더 높았다.
그리고 어뢰를 운용하는 플랫폼인 수상함과 잠수함의 경우에는 속도 자체는 어뢰보다 더 느리기 때문에 목표가 발견되었을 때 해당 해역 근처에 있어야만 목표에 접근해서 어뢰를 날릴 수 있다. 그나마 수상함은 수상속력이 어느 정도 되기 때문에 목표를 추적하기라도 하지, 잠수함은 2차대전 때까지는 수상주행속도도 수상함보다 상대적으로 느린 데다가 부상해서 항진하면 그냥 표적에 불과하므로 적의 공격이 예상되는 지역이라면 잠항해야 하기 때문에 속도가 엄청나게 더 느려져 목표가 발견되었을 때 바로 근처에 있지 않으면 대응이 어려워진다.
그러나 뇌격기는 항공기의 속도로 어뢰를 탑재하고 목표로 날아가기 때문에 일단 목표가 뇌격기의 항속거리 안에 들어오기만 하면 빨리 출격해서 목표를 따라잡은 후에 어뢰를 날릴 수 있다.
  • 강력한 타격
    21세기인 현재도 마찬가지이지만 당시 수상함들, 특히 순양함급 이하의 군함은 어뢰 한 방에 골로 갈 정도로 어뢰에 취약하며, 전함 같은 중장갑을 갖춘 함선도 어뢰가 명중하는 흘수선이나 그 밑의 방어는 위의 방어보다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대미지를 잘 입는다. 그리고 사소한 손상이 나더라도 함선의 속도를 많이 떨어뜨리게 되므로 다음 공습에 대처하기 어렵게 된다.[3]
  • 상대적으로 확실한 마무리
    공격방식의 특성상 선체 측면에 물구멍을 뚫어놓거나, 선체 하부의 용골을 손상시키고 심하면 부숴버리기 때문에 함선을 침몰시킬 가능성이 높아진다. 급강하폭격과 비교해 보면, 폭격의 경우 함선의 탄약고를 유폭시키는 등의 사태로 인해 함선이 굉침하지 않는 한 전투능력을 상실해도 선체 자체는 무사해서 어떻게든 항구로 돌아가 수리된 후 다시 부활하는 일이 종종 있다. 하지만 어뢰 공격은 선체에 구멍을 내고 침수를 유발하기 때문에 항구로 운반하는 작업(예인이라거나 자력 귀환 등)이 급강하폭격을 맞았을 때보다 어려워진다.
  • 전용 항공기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적음
    급강하폭격이나 융단폭격은 해당 공격을 수행할 급강하폭격기나 중(重)폭격기를 장만해야 효율적인 공격이 가능하며, 제대로 된 타격을 적에게 주려면 이런 방식의 전용기를 많이 갖출 필요가 있다. 특히 급강하폭격은 급강하 시 기체가 버텨야 한다는 조건이 들어가서 전용기나 그에 준한 기체를 써야 한다. 그나마 융단폭격은 중(中)폭격기 등 다른 기종을 충당해도 가능하지만, 동원할 기체의 숫자를 전용기를 쓸 경우보다 크게 늘려야 하는 데다가 항속거리나 탑재량의 제한을 심하게 받기 때문에 비효율적인 공격을 하게 된다.
그러나, 항공뇌격을 하는 항공기의 조건은 이렇게까지 빡빡하지는 않아서 항공모함에서 출격하는 등의 경우가 아니라면 육상에서는 기존 중(中)폭격기나 경(輕)폭격기를 어뢰 탑재가 되도록 살짝 고치면 되고, 해상용으로는 전함 등에 정찰용으로 탑재한 수상기를 어느 정도 개조하면 일단 뇌격을 수행할 수 있다. 물론 정식 뇌격기보다는 비효율적이지만...

4. 단점

하지만 뇌격기에는 아래와 같은 단점이 존재했다. 그래서 항공어뢰를 개량하고 뇌격기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연구가 진행된 것이다.
  • 요격당하기 딱 좋은 공격방식
    뇌격기의 가장 치명적인 단점으로 항공어뢰를 투하할 때의 조건이 상당히 까다롭다는 점이다. 일단 수면 가까이 비행을 해야 했으며, 투하 시 비행속도까지 제한이 있었다. 이런 점을 감안하지 않고 어뢰를 마구 투하하면 어뢰가 수면과 격돌하면서 유폭해버리거나, 충격으로 자이로스코프 등 어뢰의 항주를 담당하는 장치가 고장나서 어뢰가 그냥 바다 속으로 가라앉거나 제멋대로 움직이면서 목표에 명중하지 않는다.

    그리고 진주만 공습처럼 항구에서 함선을 공격하는 등의 경우에는 얕은 수심 때문에 통상적인 방법으로 어뢰를 투하하면 어뢰가 해저 바닥과 충돌해 박혀버리므로 실패한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군 해군은 어뢰에 지느러미 형상의 핀(Fin)을 달아 입수 시 너무 깊히 잠수하는 걸 방지하고 투하각과 투하속도, 투하고도를 매우 보수적으로 빡빡하게 잡아서 어뢰투하요원들에게 빡센 훈련을 시키는 등 고생을 많이 했다.

    설상가상으로 이러한 모든 조건은 공교롭게도 함선에서 발사하는 대공포가 요격하기에 아주 완벽한 조건인데, 어뢰란 물건이 수상함보다 조금 더 빠른 정도의 속력이었기에 뇌격을 시도하기 위해선 목표 함선이 항주 중인 방향으로 여유롭게 리드를 잡고 예측샷을 날려야 해서 뇌격기가 자함으로 진입하는 진입각은 항상 거기서 거기였다. 거기다 어뢰 투하 시 지켜야하는 적정고도 또한 맞춰야 하기에 진입고도도 항상 똑같은 건 덤. 기체 밑에 원기둥을 단 편대가 선수를 향해 비스듬이 접근해올 만한 곳에 대공포를 미리 돌려놓고 접근해올 때 쏘아대면 편대가 통으로 격추되기 십상이었다. 어뢰를 투하하기 직전에는 회피를 할 경우 투하된 어뢰가 영 엉뚱한 방향으로 가버리기 때문에 적 함선과 일직선으로 만나는 코스를 유지해야 하므로 대공포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이걸 피하자고 진입각을 뒤틀어 비스듬히 접근해 투하하자니 어뢰가 함체에 충돌하는 각이 완만해지게 되고 이러면 어뢰의 격침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방뢰벌지에 맞고 불발되어 튕겨나가거나[4] 방뢰망에 휘감겨버리는 문제가 있었다. 거기다 상대가 항공 엄호를 받아 적 요격기가 몰려오면 그저 낙동강 오리알 신세.

    상술된 뇌격기의 공격과정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 1. 각개뇌격이라면 개별 조종사가, 편대뇌격이라면 편대장(선도기)이 공격할 적함을 식별 및 결정한다.
    • 2. 목표 적함의 연돌에서 뿜어져나오는 연기를 보고 대상의 항주속도와 방향을 파악한다.
    • 3. 탑재하고 있는 어뢰의 항주속도는 이미 알고 있으니 투하부터 충돌까지의 시간을 고려해 목표 적함이 기동 중인 방향으로 크게 리드를 잡고 진입한다.(이때 뇌격기 파일럿은 전방 대각선 방향으로 목표 적함의 옆구리를 보게 된다.)
    • 4. 회피기동 없이 대각선 방향에서 쏘아대는 대공포에 최대한 안 맞으며 투하 고도와 투하속도를 맞춘다.
    • 5. 투하한 후 쓰로틀을 최대로 밀며 이탈한다.


    대충 봐도 투하 후 살아나가는 건 둘째치고 투하까지 대공포에 안 맞기를 기도해야 할 판인데, 성공적으로 투하까지 한다 해도 이게 맞느냐는 또 별개의 문제였다. 적함도 바보가 아니라서 뇌격기가 접근하면 격렬히 회피기동을 시전하는 데다가 기동성 좋은 함정과 경험 많은 함장의 경우 아예 뇌격기가 진입하는 방향으로 선수를 돌려버려 피격 확률을 더 떨어트렸기 때문.

    그래서 뇌격이라는 행동 자체는 기체를 잘 가리지 않지만, 제대로 적에게 어뢰를 명중시키는 일은 난이도가 크게 높아지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전용 항공기인 뇌격기를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뇌격기의 생존률은 극악이었다. 작전에 따라서는 생존률이 카미카제와 맞먹는 경우도 있었다니 말 다한 셈.[5]

    뇌격기에만 해당되는 말은 아니지만 상기한 치명적 단점으로 인해 뇌격기 파일럿들에 의해 날아다니는 관이라는 자조적인 조소를 듣기도 했으며 뇌격기는 전투기에 비해 압도적, 급폭기에 비해 상대적인 탑승 기피 기종이었다.
  • 높은 사망률
    위의 단점에 이어서 탑승자(파일럿+기총수)에게 치명적인 단점. 어뢰는 매우 불안정하기 때문에 투하하기 위해서는 수면을 스치듯 가까이 비행해야 했다. 보통 해수면 15m 정도가 이상적인 적정 투하고도였고 최대라도 30m 정도를 넘기면 투하 자체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때는 사출좌석이 없어서 이 고도에서는 탈출해도 낙하산이 펴질 만한 여유조차 없다. 어차피 물인데 뛰어내리면 그만이지 싶겠지만 의외로 수면의 표면장력은 쇳덩어리를 공중에 뜨게 할 정도의 벡터를 가지고 있는 상태의 인체 정도는 걸레짝을 만들어놓는다. 당장 죽지 않을 뿐, 수십미터를 인간 물수제비가 되어 통통거리면서 튕겨져나가며 팔다리가 부러지는 걸로 끝나면 다행이고 최악의 경우 의식을 잃는데, 해수면에 빠진 상태에서 의식을 잃는다는 것은 매우 높은 확률로 익사를 뜻한다. 애초에 적의 사격을 받고 피해를 입어 기수가 기울어지면 몇 초도 안되어 그대로 바다에 헤딩하기 때문에 탈출할 시간적 여유도 없다.[6] 따라서 전투기나 급강하 폭격기는 피탄당해 추락해도 낙하산으로 탈출해 살 수 있었지만[7], 뇌격기 탑승자들은 그냥 죽음... 그나마 유일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은 고도를 조금씩 줄여 기체가 수면에 안착하듯 내려앉아 캐노피를 열고 탈출하는 방법뿐이지만 당연히 피해가 클 경우 불가능했다. 여기에 더해 뇌격을 하기 위해서는 속도를 거의 실속 직전까지 낮춰야 하는데 피탄당해 속도가 떨어지면 그대로 실속한다. 물록 이 고도에서 실속이 발생하면 속도를 올릴 방법도 없이 순식간에 바다로 추락.[8] 미드웨이 해전에서 41기의 TBD 데버스테이터 중 38기가 손실되었는데 그중 15기 전부 격추당한 제8뇌격기대대는 탑승자 29명이 전사하고 생존자는 오직 조지 게이 소위 한 명뿐이라는 것은 얼마나 뇌격기 탑승자의 사망률이 높은지 보여주는 좋은 예시다.
  • 항공어뢰를 사용
    일반 어뢰는 매우 강력하지만, 그걸 그대로 항공어뢰로 쓰면 앞서 언급했듯이 수면과의 격돌로 터지거나 제멋대로 움직여서 절대로 목표에 명중하지 못한다. 게다가 항공기 출력 및 항속거리의 문제도 있어서 항공모함에서 쓰는 뇌격기 같은 경우에는 일반 어뢰 같은 중량물을 탑재하는 일 자체가 무리인 경우도 있고, 탑재하더라도 속도 및 항속거리가 크게 줄어들어서 실전용으로는 영 아닌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인해 뇌격기는 항공어뢰를 사용한다. 그리고 항공어뢰는 어뢰의 중량 자체에 제한이 가해지는 데다가, 어뢰가 수면과 충돌하는 충격을 완화시키는 장치를 부착해야 하는 등의 문제가 있어서 작약량이 일반 어뢰보다 적다. 그래서 일반 어뢰라면 한 방에 격침인 표적도 2-3발을 맞춰야 침몰시키는 경우가 많으며, 전함처럼 대어뢰방어대책이 강력하게 수립된 물건인 경우에는 명중했는데 1발로는 전혀 타격을 입지 않는 경우가 있다.
  • 하나의 목표물에 여러 대의 뇌격기를 투입
    항공어뢰의 상대적인 위력 감소로 인해 뇌격기가 어뢰로 뇌격을 가할 때는 목표물에 여러 발의 어뢰를 투하할 필요성이 있으며, 목표가 회피할 가능성을 생각한다면 어뢰를 더 많이 투입해야 한다. 이 때문에 뇌격기 표준 전술은 좌우에서 동시에[9], 그리고 회피할 방향을 감안하여 어뢰를 투하한다.

    그리고 대다수의 뇌격기는 어뢰를 1발만 탑재 가능하기 때문에 한 개의 목표에 집중하는 뇌격기의 숫자가 더 많아진다. 그래서 단발 위력으로는 급강하폭격을 능가하지만, 이 공격을 맞추기 위해 급강하폭격기보다 많은 숫자가 필요해진다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그러나 전함과 같이 떡장을 두른 군함의 경우 급강하 폭격기로는 제한적인 피해만을 입힐 수 있기에 뇌격기를 쓸 수밖에 없다는 게 문제.
  • 호위가 반드시 필요
    급강하 폭격기가 큰 폭탄을 탑재하기 때문에 둔중해지는 것 이상으로 뇌격기는 어뢰 탑재 시 매우 둔중해진다. 거기에 앞서 언급했듯이 공격방식도 딱 요격당하기 좋다. 그 때문에 뇌격기 출격 시에는 적국의 요격기를 상대할 전투기의 호위를 반드시 받아야 했고, 적 함선의 대공포화를 기총 소사나 로켓 공격 등으로 견제하거나 침묵시킬 급강하 폭격기, 전폭기들과도 함께 공격 패키지를 이루는 것이 권장되었다. 이들이 적을 방해하는 사이에 어뢰를 투하하고 냅다 튀는 것이 최고의 전술이었다. 이렇게 함에도 불구하고 요격받아서 격추당하는 뇌격기의 숫자가 많았다.

5. 개량과 대체, 그리고 쇠퇴

2차대전 말기로 갈수록 항공어뢰에 대한 연구가 계속 진행되어 보다 높은 고도에서, 보다 고속으로 비행하며 투하를 할 수 있게 개량되었다.
그 덕분에 뇌격기의 생존성은 크게 향상되었다. 다만, 전투기가 대형화되고 엔진이 고출력화 되면서 어지간한 전투기도 1톤에 육박하는 폭탄을 탑재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전투기를 조금 개조해서 뇌격기의 임무를 대체할 수 있게 되었다.[10] 그리고 전쟁중에 개발된 로켓들로 인해서 경순양함 이하의 함선들은 전투기로도 공격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그래도 중순양함 이상이나 전함, 항공모함의 경우에는 여전히 큰 화력이 필요하므로 뇌격기가 투입되었다. 실제로 제2차 세계 대전시기에 어뢰에 의해서 용골이 파손된 항공모함 같은 대형함은 거의 격침 내지는 1년 이상 수리에 들어갈 정도니 필요할 수 밖에 없다.

뇌격기는 2차대전 종전 후에도 한동안 운용이 되었으나, 정확하게는 항공기에 의한 뇌격이 전술로서 남아 있었을 뿐이며, 항공기술의 발전에 따라 전용 뇌격기는 사라지고 그 임무를 A-1 스카이레이더처럼 대형화되고 무장탑재량이 늘어난 공격기들이 이어받게 되었다. 또한 지근거리까지 접근해야 하는 어뢰와는 달리, 장거리에서 안전하게 함선 공격이 가능한 새로운 체계인 대함 미사일이 1960년대부터 등장하였고, 수백km 밖에서도 적기를 격추하는 각종 대공 미사일, 근접으로는 CIWS 같은 해상 방공 수단이 늘어나게 되면서 대수상함 공격 전술로서의 뇌격도 사라지고 만다.[11]

무엇보다 대함미사일의 발전과 항공모함의 발달로 대형함들인 전함, 중순양함 등이 대거 퇴역하면서 위험한 뇌격을 할 이유가 사라진 것도 한 몫 했다.

다만 뇌격기가 사라진 후에도 항공기 투발형 어뢰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닌데, 대잠초계기대잠헬기의 경우 잠수함을 잡기 위해서 경어뢰를 달고 다닌다. 물론 운용 목적도 그 편제도 대전기의 뇌격기와는 완전히 달라서, 적의 맹렬한 대공포화를 뚫고 용감하게 돌진하는 뇌격기와는 다르게 적 잠수함 위치에 낙하산 달린 어뢰나 폭뢰를 얌전하게 떨구고 가는 역할이다.

파일:external/img.bemil.chosun.com/Su-32FN_torpedo.jpg
현대 제트전투기 중에서는 드물게 Su-34 같은 전폭기도 어뢰를 장착해 뇌격기처럼 쓸 수 있는데 사실 대잠초계기 보조 역할이 더 크다.[12]

6. 이모저모

2차대전 당시 미국의 항모 항공대의 뇌격기들은 대함 공격에 뇌격보다 폭탄을 이용한 폭격을 많이 했었다고 한다.
여기엔 항공어뢰에 대한 불신이 한 몫 단단히 했다. 당시 미 해군 항공대가 사용한 Mk.14 항공어뢰는 사용 조건이 까다로웠던 반면 신뢰성이 극히 낮아서[13] 어떤 베테랑 조종사 曰 "여지껏 31발의 어뢰를 투하했지만 정상작동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고 할 정도였다. 미드웨이 해전에서 항모 항공대 뇌격기 부대가 극소수의 잔존기만 남기고 전멸당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면서 Mk.14 항공어뢰는 신뢰를 잃었고, 이후 지속적인 개량에도 불구하고 뇌격기 조종사들의 신뢰를 얻는 데엔 실패하다가 1944년 6월 필리핀해 해전에서 제대로 된 전과를 거두면서 겨우 신뢰를 회복하였다. 상세는 어뢰 스캔들 문서를 참고하자.

그리고 뇌격기와 항공어뢰는 6.25 전쟁 당시에도 활약한 적이 있다. 당연히 북한 해군에게 쓴 건 아니고 화천군 파로호 댐 수문을 어뢰로 공격한 사례가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철교 폭격이 어려워서 아예 강에다가 뇌격기가 어뢰를 투하해서 교각을 명중시켜 다리를 파괴하는 식으로 처리했다는 미확인 정보도 있다.

7. 뇌격기 목록

8. 게임에서의 뇌격기

8.1. 네이비필드

SD엔터넷의 온라인 게임 네이비필드에서는 시스템상 어뢰공격의 데미지를 반감할수 있는 측갑 0.2인치 바르기[15]가 대중화되고 방뢰떡장을 바르는 플레이어들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모자라서, 함선 복부에 때려 박지 않으면 또 데미지가 줄어든다. 그렇기에 급강하폭격기에 비해 메리트가 떨어지지만, 손맛이 좋다며 역으로 뇌격에 올인하는 유저도 종종 보인다.

공격기로써 장점은 대공포 회피 컨트롤이 용이하고 가끔 재수없게 폭탄이 이상한데로 튀거나 마법갑판/허리돌리기로 회피가 가능한 폭탄과 달리 어뢰는 화망만 제대로 치면 명중을 보장할 수 있다는 점. 수상함에서 쏘는 것에 비해 어뢰 속도도 빠른 편. 환경빨도 많이 받는 편인데 시야가 엄청나게 좁아 바로 아래만 보이는 급폭과 달리 단독 색적 가능한 시야정도는 나오기 때문에 정찰기가 적어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사용하기 용이하며, 어뢰정이 시작부터 어뢰를 도배하는 메타가 자주 보이는 한국섭에서는 이미 대형함의 방뢰가 많이 까진 상태기 때문에 구조방어 + 수리빨로 버틸수도 있는 폭탄에 비해 결정타를 날리기 쉽다. 잠수함 등장 패치 이후로는 어뢰로 잠항 중인 잠수함을 타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많은 뇌격기 vs 쉬운 공격의 급폭기로 확실히 갈리게 되었다. 단점이라면 결국 대공기총을 피하면서 공격에 들어가야하므로 파일럿의 폭격 스탯을 버리고 수리/보수/기관 등의 보조 스탯을 챙길 수 있는 급폭에 비해 폭격 스탯을 좀 더 신경써줘야 한다는 것.

네필에서 뇌격기가 주의해야할것은 요격하러 나온 적 전투기와 저고도 기총 방공망. 대공포가 시스템상 저공요격에는 불리하고 오히려 고공에서 운용되는 급폭기나 전투기,정찰기등에 더 효과적이며, 저고도로 내려오면 대공 기총의 명중률이 급 상승하기때문이다. 그래서 뇌격기로 대공기총이 강력한 미국 군함에대한 뇌격은 권장되지 않으며 네필 7개 진영 중 소련, 미국, 영국, 이탈리아가 쓸만하다고 평가되는데 일장일단이 있다. 소련의 경우 안전거리가 매우 짧아 운용이 쉬운 장점이 있지만 대미지가 전 진영 중 가장 구려 정규항모의 올뇌 편대가 적함 하나 잡기도 힘들다. 반면에 영국은 대미지는 전 국가 중 가장 강력하여 최종뢰의 경우 발당 1만을 넘나들 정도지만 느려터진 항진 속도와 안전거리로 운용이 힘들며 미국은 대미지가 약간 너프되고 단점의 숨통이 좀 트인 정도이다. 소련은 위에서 열거된 단점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공방에서 소련 4차~최종항모 유저들은 준수한 소급폭을 많이 쓰지 소뇌는 생각보다 잘 안 쓴다.

고도 상승/하강 키를 누르며 우클릭으로 공격 명령을 내리면 빠르게 공격 가능한 고도로 하강한 후 어뢰 투하 뒤 급상승하여 원래 고도로 돌아오는 테크닉이 있다. 게임 어디서도 알려주지 않는 기술이지만(버그라는 말도 있다) 유저들 사이에서는 중고도 뇌격이라고 불리며 알음알음 전수되는 기술. 중간고도에서 어뢰가 그냥 투하되는 버그와는 별개의 기술이다.

8.2. 월드 오브 워쉽

항공모함이 운영하는 함재기중 하나이면서 실질적인 항모의 공격 수단이다. 유저가 조종해 적의 진행방향과 속도를 계산하여 예상지점에 조준 정도에 따라 부채꼴에서 직사각형 모양으로 변화하며 투하한다. 적이 급격하게 방향을 틀거나 속력을 줄이면 빗나갈 확률이 높다. 따라서 숙련된 항모유저들은 십자뇌격이나 기만기동을 통해 회피기동을 무력화한다. 어뢰가 투하되면 일정거리를 전진하다가 수면위로 떠오르는데 이 안전거리내에서 함선이 맞는다면 데미지를 주지 못한다.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것이 관건.[16]

어뢰에 맞으면 일단 큰 데미지[17]에 배가 침수되는 효과[18]를 가져온다. 운이 좋다면 스크류등을 고장낼수도 있고 유폭으로 한방에 날려버릴수도 있다. 저티어 전함의 경우 일 항모 기준으로 세발 이상 맞추면 빈사 상태로 만들 수 있을 정도.

현재 일본 뇌격기의 성능이 압도적이라고 할만큼 좋다. 모든 함재기가 10km 피탐을 가진 가운데에 유일하게 일본 뇌격기만 피탐거리가 짧아 은신세팅을 하면 기습뇌격도 가능하다. 또한, 어뢰의 안전거리가 짧고 뇌격기의 선회력도 좋다. 다만, 일본 함재기 특유의 낮은 내구력은 어쩔 수 없기에 빠르게 투하하고 빠져야한다.[19]

8.3. 배틀스테이션 시리즈

미군의 경우 1편 미드웨이에서는 TBD 데바스테이터도 나오지만 2편 퍼시픽의 경우 TBF(M) 어벤저가 시작부터 끝까지 책임진다. 기본적으로 일본 뇌격기들에 비해 튼튼하며 조금 더 가까이 가서 어뢰를 투하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대공화망 속으로 뛰어들어도 멀쩡하다는 소리는 아니므로 적당한 거리에서 투하하고 빠지는 것이 좋다. 1편 미드웨이에서는 자동 재장전이 안되고 항모로 귀환해서 재출격해야 하는 문제 때문에 어뢰를 투하하고 그대로 적함에 들이받아 고의로 전멸시키기도 했지만 2편 퍼시픽에서는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스스로 재장전하므로 적당히 빼주는 편이 효과적이다. 그 외에 퍼시픽에서는 TBM 버전 어벤저가 따로 언락이 되는데 어뢰 대신 대함 로켓을 장비하고 있다. 훨씬 먼 거리에서 강력한 공격이 가능하다.

일본의 경우 B5NB6N 텐잔이 등장하며 기묘하게도 B5N이 후속기인 텐잔보다 더 튼튼하다.[20]


[1] 기종명에 (M)이 붙어 있는데, 저건 제너럴모터스에서 라이센스 생산했다는 뜻이다. F4U의 파생형 중에도 FG로 시작하는 게 있는데, 이 G는 타이어 제조사인 굿이어.[2] 문서 상단의 tbf(m)도 로켓 달고 비행장 때리고 다니곤 했다[3] 함선이 어뢰에 맞으면 구멍과 구멍 주위의 파손이 물의 저항을 증가시켜 함선의 속도를 떨어뜨린다. 실제로 무사시 격침 당시, 무사시가 항공어뢰에 맞자 무사시가 도저히 속도를 못 냈다는 생존 승조원의 증언이 있다.[4] 충돌각이 완만한 어뢰가 불발되어 튕겨져나가는 장면은 영화 그레이하운드에서 묘사된 바 있다.[5] 예를 들어서 미드웨이 해전에서 일본군 함대를 공격했던 제8뇌격기대대는 15대 전부 격추당했고, 제6뇌격기대대는 14대 중 9대가 격추됐으며 귀환 중에 1대가 해상에 불시착, 1대는 손상이 너무 심해 폐기하면서 생존한 기체는 3대, 제3뇌격기대대는 12대 중 10대가 격추되고 살아남은 2대도 돌아가다 연료부족으로 해상에 불시착했다. 물론 미드웨이 해전에서 활약한 뇌격기들은 전투기의 엄호를 거의 받지 못한 상황이었다는 점과 대부분이 신형 TBF(M) 어벤저가 아니라 이미 퇴물에 가까웠던 TBD 데버스테이터였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6] 앞서 말했듯, 이 시대에는 사출좌석이란 게 없다. 공중에서 탈출하는 유일한 방법은 불타는 항공기가 완전히 통제를 잃기 전에 낙하산을 메고 캐노피를 열고 뛰어내리는 것이었다.[7] 이 모습은 해상전투게임인 '월드오브워쉽'에도 어느정도 반영되었는데, 공격기, 급강하폭격기, 폭격기 등이 피해를 입어 추락하면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조종수를 볼 수 있지만, 뇌격기는 추락하여도 조종사가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모습을 볼 수 없다.(...)[8] 충분한 고도가 있다면 실속이 발생해도, 숙련된 파일럿의 경우 당황하지 않고 기수를 낮추고 속도를 올려 양력을 얻어 실속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물론 뇌격 동작에 들어간 뇌격기가 이 방법을 쓰면 1초 정도 빨리 세상을 떠나겠지만.[9] 다만 이 경우 표적함은 양현으로 분산된 대공화력을 온전히 투사할 수 있게 되고, 무사시의 경우 뇌격에 의한 침수가 양현에 고르게 발생하여 침몰이 지연된 결과 야마토 상대시 미군은 한쪽 현에 집중시키게 된다. 어디까지나 표준 전술이 저렇다는 말[10] 이는 급강하 폭격기도 마찬가지.[11] 다만 일반 항공 폭탄으로 공격하는 전술은 아직 남아있다. 물론 이런 일반 항공 폭탄으로 공격하는 건 이미 무력화된 함선을 확실하게 격침시키는 확인사살 용도로 사용되는 거지 무턱대고 시퍼렇게 살아있는 함선 근처로 돌진하는게 아니다. 또한 이 때 쓰는 폭탄은 단순히 떨어지기만 하는 폭탄이 아니라 활강유도식 폭탄이다.[12] 보통 대잠초계기는 느리더라도 체공시간이 긴 항공기 기종들이 담당하나, P-8이나 S-3처럼 제트엔진 기체도 많다. 호출했을 때 작전구역까지 오는 시간이 매우 단축되기 때문이다.[13] 미 해군 병기국이 개발 단계에서 "아 뭐 이러면 어찌저찌 되겠지" 하면서 건성으로 만들어서다.[14] 어뢰가 장착 가능하도록 개량된 폭격기이다. 즉 기본 베이스가 폭격기이다. 그덕에 뇌격기와 폭격기를 겸한다.[15] 장갑이 0.2인치만 있다면 관통에 대한 방어가 1이 되어 데미지가 50%로 감소한다. 이상하게 방뢰를 덕지덕지 쳐바르는 것보다 효율이 높다.[16] 뇌격을 피하는 방법이란 이러하다: 1. 뇌격기 쪽으로 선수를 돌려버린다.(회피기동 중 하나인 헤드온. 어뢰에 맞을 면적이 크게 줄어든다.) 2. 방뢰가 나쁘지 않다면 그냥 몸으로 맞는다.(방뢰 벌지 때문에 데미지가 깎여버린다. 특히 일전함. 10티어 야마토 기준으로 55%를 깎는다. 물론 그런 거 없는 선수나 선미에 맞으면 데미지가 그대로 들어온다. 그래서 몸으로 맞으란 것.)[17] 일본은 초기(4티어) 6500에서 후기(5~티어) 8500,미국은 초기(4~5티어) 5300에서 후기(6티어 업그레이드 기종 기준) 9200[18] 침수는 무조건이 아니라 일정 확률을 따른다.[19] 고증이다. 실제로 제로센의 별명은 라이터였다.[20] 이는 전쟁 말기에 한정해 맞는 말.당시 자원이 부족하고 기술력까지 나락으로 떨어지는 일본으로서는 하다못해 구형기보다도 신형기의 내구도가 더 떨어지는 일이 심심찮게 일어났다. 때문에 일본의 에이스 파일럿들은 신형기종보다 구형기종을 선호하며 같은 구형기종 중에서는 최신생산분을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