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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 등장 작품
- 은하영웅전설 10권 <낙일편> 9장
- 은하영웅전설 OVA 109화
- 시기 : 우주력 801년, 신제국력 3년 표준력 6월 13일 20시 40분 ~ 6월 16일
2. 배경
우주력 801년 5월 말에서 6월 초 까지 벌어진 시바 성역 회전은 로엔그람 왕조와 이제르론 공화정부의 화친으로 막을 내리게 되었다. 6월 10일, 은하제국군과 이제르론 혁명군은 회담을 위해 하이네센에 도착했으며, 카이저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을 비롯한 제국 수뇌부들과 율리안 민츠를 비롯한 혁명군 수뇌부가 하이네센에 집결하기 되었다.한편, 페잔 점령 작전 이후 2년 넘게 지하에서 반제국 음모를 꾸미던 아드리안 루빈스키는 라그풀 교도소 폭동사건 직후 체포되어 하이네센 시내 잉글우드 거리의 병원에 수감되어 헌병대의 감시를 받게 되었다. 체포 당시 뇌종양이 악화되어 시한부 판정이 내려졌는데, 카이저 라인하르트가 하이네센에 왔다는 소식을 듣고 식사를 거부했다. 그걸 들은 올리비에 포플랭은 그 놈은 남의 밥을 훔쳐먹고서라도 살아갈 놈이라며 이해하지 못했다.
3. 전개
3.1. 루빈스키의 죽음, 사건의 시작
우주력 801년 6월 13일 20시 40분, 아드리안 루빈스키는 향년 47세를 일기로 사망하며 그 파란 많은 일생을 마쳤다. 그는 스스로 생명유지장치를 뽑아 목숨을 끊었으며, 담당 간호사가 뒤늦게 그를 발견했을 때 이미 혼수상태에 빠진 뒤였다.루빈스키가 죽자 군관료들은 당장 루빈스키에 대한 자료와 기록을 정리하려 했다. 그러나 그 순간, 하이네센 시가지에 지진이 일어났다. 지질국의 분석에 따르면 이 지진은 자연적인 지진이 아닌, 무언가의 폭발로 일어난 인공 지진이었다. 이 사실은 즉히 제국군 수뇌부에 보고되었으며, 제국군은 지진을 재해가 아닌 대규모 파괴행동으로 간주하고 오스카 폰 로이엔탈이 확립한 매뉴얼에 따라 대처했다.
그러나 테러는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었다. 가장 먼저 최고평의회 빌딩이 붕괴하고, 뒤따라 지면이 꺼지고 수십 동의 건물이 무너졌으며 제국군은 위험 때문에 접근조차 하지 못했다. 그리고 시가지 곳곳에 화재가 발생했는데, 하필 황제가 기거하는 국립미술관 영빈관은 화재 발생 구역 한복판에 있었다.
화재는 국립미술관에 있는 임시 총본영까지 들이닥쳤다. 급히 프리츠 요제프 비텐펠트 상급대장이 황제를 구출하기 위해 달려왔으나, 라인하르트는 군복을 입은 채 시종 에밀 폰 젤레를 곁에 두고 안락의자에 앉아 있었다. 비텐펠트는 즉시 퇴거해야 한다고 요청했지만 라인하르트는 피난민처럼 도망치기 싫다며 하이네센에서 죽어야 한다면 여기서 죽겠다고 거부했다. 그러나 비텐펠트는 "무슨 말씀을 하십니까! 페잔에서 황후 폐하와 황자 전하께서 폐하의 귀환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무사히 모셔 가는 것이 신하된 책무입니다. 실례하겠습니다!"라고 외치며 부하들에게 황제를 의자와 함께 옮길 것을 지시했다. 부하들이 황제를 옮기는 사이 오이겐 소장이 랜드카를 마련해 탈출 준비를 끝냈다. 그 덕에 라인하르트는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러나 비텐펠트는 예술에는 관심이 없었기에, 하이네센 국립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던 수많은 예술품들이 화재에 소실되었다. 장군으로서도 유능하지만, 예술가로서도 다재다능하여 상도 많이 받고 이름을 날린 예술가 제독 에르네스트 메크링거 상급대장은 이런 예술품들이 잿더미가 된 것에 안타까워했다. 나중에 메크링거는 당시 비텐펠트의 공적을 인정하면서도, 예술품이 소실된 것에 대해 다음과 같은 기록을 남겼다.
『카이저의 목숨이 무사했던 것은 비텐펠트의 공로이지만, 그가 예술, 특히 미술조형에 전혀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모든 일이 신속하게 처리된 것이었다. 만약 예술품 소실을 우려했더라면 만사가 지체되어 심각한 결과를 초래했을 것이다. 실로 행운이라고 해야 하리라.......』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10권 <낙일편>, 김완, 이타카(2011), p.296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10권 <낙일편>, 김완, 이타카(2011), p.296
3.2. 사태의 진화
황제가 피난한 이후에도 화재는 계속되었다. 불길은 사흘 연속으로 타올랐으며, 진화되었을 때쯤엔 시가지의 30%가 소실되었고 사망자 및 실종자는 5,000명을 넘었으며 피해자는 그 500배에 이르렀다. 피해자 다수가 하이네센에 대해 모르는 제국군 장병이었으니 제국군에게도 엄청난 피해였다.[1]거기에다 불길이 한때 중앙우주항까지 밀려들어와 우주함대 사령장관 볼프강 미터마이어 원수는 한때 하이네센에 착륙한 함정들을 상공으로 대피시켜야 하나 고민했을 정도였다.
군무상서 파울 폰 오베르슈타인 원수는 도시를 뒤덮은 불길에도 평소처럼 냉철함을 유지하며 군무성 관련 서류를 질서정연하게 반출하고, 헌병대를 움직여 거동수상자들을 검거하게 하였다. 그리고 그 중에는 루빈스키의 정부 도미니크 생피에르 여사가 있었는데, 그녀의 증언을 통해 이 사건의 전모가 밝혀졌다.
루빈스키는 오래 전 최고평의회 빌딩 지하에 극저주파 폭탄을 파묻어 두었으며, 자신의 두뇌에는 뇌파가 끊기면 작동되는 폭탄의 제어장치를 심어두었다. 그리고 그의 뇌파가 끊어진 순간, 폭탄이 폭발했던 것이었다. 루빈스키의 시신도 불길에 휘말려 병원과 함께 불타 사라졌다. 이미 병으로 가망이 없던 그는 카이저 라인하르트를 저승길로 같이 데려갈 셈이었는지 모르지만.
도미니크는 이 사건을 "이런 형태로 은하제국에 대한 도전이 끝나다니, 아드리안 루빈스키에게는 아주 실망스러운 일이었겠죠. 하지만 난 동정하지 않아요. 동정을 받는다고 좋아할 사람도 아니었으니까요."라고 평했다. 그녀는 두 달 뒤 기소유예 처분을 받고 풀려났고 그렇게 세상에서 사라졌다.
4. 사태 이후
불길이 진정되고 4일 뒤인 6월 20일, 카이저 라인하르트와 율리안 민츠의 역사적인 회담이 열렸다. 율리안은 이 회담에서 헌법 제정과 의회 개설을 통한 입헌군주제를 주장했고, 라인하르트는 자신 다음으로 은하제국을 이끌 지도자 카이저린 힐데가르트 폰 로엔그람과 상의하길 바란다며 율리안에게 페잔으로 가는 길에 동행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렇게 우주력 801년 6월 27일, 카이저 라인하르트와 율리안 민츠 일행은 제도 페잔으로 돌아갔다.한편 하이네센은 폴커 악셀 폰 부로 대장이 남아 치안을 맡게 되었으며, 아드리안 루빈스키 사후 지하조직의 역량이 저하되어 혼란에 빠진 하이네센의 치안도 7월에 들어서는 완전히 회복되었다. 그리고 이 사태에 휘말려 부상당해서 입원한 사람 중에 한 명이 신분증위조로 체포되었는데 그 사람의 이름은 놀랍게도 전 은하제국 정통정부의 제독, 레오폴트 슈마허 대령이었다. 그의 입에서 에르빈 요제프 2세가 죽지 않고 행방불명되었다는 사실, 지구교 최후의 세력이 페잔에 잠입했다는 사실이 연이어 밝혀졌고, 이후 역사는 모든 이야기의 종착인 벨제데 임시 황궁 습격사건으로 이어진다.
5. OVA에서 수정된 묘사들
루빈스키의 최후를 다르게 묘사했다. OVA의 작중에서 루빈스키는 스스로 링거를 뽑고 자살했다. 또한 숨이 끊어졌을 때 루빈스키가 미소지으며 죽는데, 카이저를 길동무삼으니 기분이 좋아져 만족해하면서 죽은 것처럼 묘사했다.[2]또한 하이네센 국립미술관의 화재를 메크링거의 나레이션을 배경으로 미술관에 있던 그림과 조각들이 불길로 사라지는 묘사로 이러한 효과를 더 돋보이게 했다.[3]
[1] 이 피해에 대해서 간략히 비교하자면 레바논에서 일어난 베이루트 항구 폭발 사고는 사망자 220명, 부상자 7500명, 이재민 30만명을 낳은 대형 참사였고 이 참사로 인해 레바논의 경제가 망해버릴 정도로 대재앙이었다. 그래도 이건 일시적인 폭발이지 이 사건은 하이네센폴리스 시가지의 30%를 날려버리고 피해자가 250만명이나 되는 사건이니 하이네센의 경제가 대번에 망해버려도 이상할게 없는 일이다.[2] 어떻게 보면 처음부터 카이저를 길동무로 데려가겠다고 의도한 듯이 처리한 것으로 볼 수 있다.[3] OVA에선 문벌귀족 연합군을 완전히 이기자마자, 그들이 소유했던 온갖 예술품을 철저하게 관리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도 메크링거였기에 그로선 이때 엄청나게 사라진 예술품들이 평생을 아쉬워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