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6:54:02

사문회(은하영웅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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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전 6~10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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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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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영웅전설의 에피소드
회랑의 조우전 사문회 제8차 이제르론 공방전

1. 개요2. 사문회란?3. 배경
3.1. 불편한 동거3.2. 페잔의 모략
4. 전반전
4.1. 하이네센으로4.2. 연금4.3. 사문회
5. 후반전
5.1. 프레데리카 그린힐의 노력5.2. 제8차 이제르론 공방전5.3. 다시 이제르론으로
6. 기타7. 후지사키 류 코믹스

1. 개요

The Inquiry/査問会
  • 등장 작품
    • 은하영웅전설 <자복편> 5~6장
    • 은하영웅전설 OVA 32화
    • 후지사키 류 코믹스 은하영웅전설 146화 ~ 152화
    • 은하영웅전설 Die Neue These 32화 『사문회』 ~ 33화 『무기 없는 전쟁』
  • 시기 : 우주력 798년, 제국력 489년 표준력 4월

은하영웅전설에 등장하는 제도이자 사건. 자유행성동맹군의 제도로 군인들을 문책하는 제도이지만 이제르론 요새 사령관이자 주둔함대 사령관인 양 웬리 대장이 사문회에 출석한 사건을 일컫기도 한다.

2. 사문회란?

사문회는 자유행성동맹군의 제도로, 잘못을 저지른 군인들을 문책하는 제도이다. 이렇게 보면 군법회의와 유사하지만, 군법회의와 달리 법적 근거가 없다. 군법회의를 열기 위해선 정식 고발이 필요하고 피고인은 변호인을 3명까지 선임할 수 있으며 공식 기록을 남겨야 하지만 사문회는 법적 근거가 없으므로 정식 고발도, 공식 기록도, 변호인도 필요 없이 위정자들이 자의적으로 피고인을 압박하고 위협할 수 있다. 그 특성 덕분에 사문회는 동맹 정치인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군인들을 압박하는 데 사용되었으며, 그 타겟 중 하나가 양 웬리 였다.

3. 배경

3.1. 불편한 동거

우주력 797년 발발한 구국군사회의 쿠데타양 웬리 대장의 활약으로 구국군사회의가 와해되면서 끝났다. 쿠데타군에 쫓겨 지구교 지하 교회로 숨은 욥 트뤼니히트 의장은 권력을 회복했으며 양 웬리욥 트뤼니히트는 조국의 민주주의를 수호한 영웅으로 국민들의 칭송을 받았다.

하지만 양 웬리와 욥 트뤼니히트는 태생적으로 동거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오래 전부터 트뤼니히트의 진실을 잘 알고 있는 양은 루돌프 폰 골덴바움보다 못한 삼류 정치가라고 멸시했고, 욥 트뤼니히트도 양을 신임하지 못했다. 트뤼니히트파 정치가들은 자신들처럼 양 웬리도 권력을 탐하는 소인배라고 착각한 나머지 그가 민중의 인기를 기반으로 정권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그래서 정치가들은 도리아 성역 회전 개전 연설 등 양 웬리에게 약점이 될 만한 사안들을 계속 캐고 있었다.

그러나 트뤼니히트는 은하제국의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이라는 강대한 적을 앞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함부로 양을 숙청하지 못했다. 만약 숙청했다가는 라인하르트는 얼씨구나 하고 바로 침공할 것이고, 암릿처 회전과 쿠데타를 겪으며 크게 약화된 동맹군은 전투 한 번에 무너질 것이 자명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트뤼니히트는 직접 양에게 손대지 않고, 대신 민간 정부에 주어진 군 인사권과 쿠데타로 인해 군부의 발언력이 약화된 틈을 타서 대규모 인사 교체를 단행하였다. 트뤼니히트에게 충성하는 정치군인들이 군 수뇌부를 장악했으며 비 트뤼니히트파인 통합작전본부장 쿠브르슬리 대장과 우주함대 사령장관 알렉산드르 뷰코크 대장은 부하들의 사보타주와 소극적 불복종에 시달리며 고립당했다.

3.2. 페잔의 모략

자유행성동맹은하제국의 군사 균형을 유지하여 이익을 챙기고, 나아가 허약해진 양국을 무너뜨려 우주를 재패하려고 했던 페잔 자치령 란데스헤르 아드리안 루빈스키립슈타트 전역과 대규모 개혁으로 은하제국이 강성해지고 자유행성동맹이 전쟁과 내전으로 몰락하자 계획을 전면 수정하여 은하제국에 협력하여 우주를 통일하도록 한 뒤, 자신들은 신 제국 하에서 모든 경제적 권익을 인정받고 제국의 힘을 빌려 배후에서 조종하는 지구교를 처단하려고 했다. 물론 지구에서 감시하러 온 데그스비 주교에게는 라인하르트가 우주를 통일하면 그를 암살하여 그가 이루어놓은 모든 것들을 갈취한다고 속였다.

새로운 계획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변수를 제거할 필요가 있었다. 특히 양 웬리가 페잔의 의도를 눈치채고 행동한다면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었다. 따라서 루빈스키는 양 웬리가 돌발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조금씩 입지를 줄여갔다. 갈수록 입지가 줄어들면 언젠가 양 웬리는 자국 권력자들에게 숙청당하거나, 아니면 권력자들을 숙청하고 스스로 권좌에 오르는 두 가지 길 밖에 남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루빈스키의 비서관 루퍼트 케셀링크는 동맹 판무관 헨슬로와 접촉하여 페잔이 산 동맹의 국채 중 5천억 디나르의 상환기간이 지났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동맹은 단번에 채무를 상환할 능력이 없었고 헨슬로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곤란하다는 뜻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그러자 헨슬로는 인심 쓰듯 상환을 요구하지 않고 의제를 동맹의 정치체제로 돌렸다. 케셀링크는 페잔은 동맹이 안정된 민주국가로 남기를 바라지만, 양 웬리 같은 우수한 군인이 정부의 명령을 듣지 않고 쿠데타를 일으켜 동맹 정부를 전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 근거로 하이네센 공방전에서 양 웬리아르테미스의 목걸이를 남겨두지 않고 모조리 격파한 것을 들었다. 이미 페잔에 조련되어 있던 헨슬로는 케셀링크의 참소에 넘어가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트뤼니히트 정권은 양을 적당히 '길들이기' 위한 모략을 꾸몄다.

자유행성동맹 법률상 현역 군인을 심판하기 위해서는 법률에 의거한 정식 군법회의를 개최하고 피의자에게 변호사 선임권을 보장하며 재판에 앞서 공정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없는 죄를 만들어 군법회의를 열자니 국가의 영웅이나 다름 없는 양 웬리 대장을 과도하게 자극하다 되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어 동맹헌장에도, 동맹군 기본법에도 없는 '사문회'란 것을 이용해서 양 웬리 대장을 적당한 명분을 잡아 손을 좀 보는 것을 목적으로 수도 하이네센으로 호출하게 된다.

4. 전반전

4.1. 하이네센으로

우주력 798년 3월 9일, 동맹정부에서 하이네센으로 출두해서 사문회에 참석하라는 명령이 내려오자 양 웬리는 부관 프레데리카 그린힐 대위에게 사문회에 대해 물어보았으나 그린힐 대위는 동맹헌장에도 동맹군 기본법에도 규정이 없으므로 법적 근거가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국방위원장의 명령이므로 양 웬리는 '허영과 배덕의 도시'로 돌아가야 했다. 양은 알렉스 카젤느 소장에게 요새 사령관 대리를 맡기고 경호원으로 요새방어 지휘관 발터 폰 쇤코프 소장이 추천한 루이 마솅고 준위와 부관 프레데리카 그린힐 대위와 함께 순양함 레다 II호를 타고 하이네센으로 향했다.

이제르론에서 하이네센까지 걸리는 3~4주의 여정 동안 양은 저술활동에 열중하였지만 그다지 진전을 보이지 못했고 결국 독서, 3차원 체스, 낮잠으로 3주를 허비하였다.

3주 후 레다 II호가 바라트 성계에 도착하면서 하이네센의 민간방송을 수신할 수 있게 되자 레다 II호의 승무원들을 방송을 보기 위해 오락실로 모여들었다. 양의 개인실에는 사소한 특권으로 전용 입체 TV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양은 이걸로 트뤼니히트 일파 정치인 에이런 두멕의 연설이나 드라마 <떠돌이 왕자>나 뉴스를 보았다.

얼마 뒤, 레다 II호는 하이네센의 군용 우주항에 조용히 착륙했다.

4.2. 연금

비밀리에 진행되는 사문회 특성상 모든 작업은 비밀리에 진행되었다. 양 웬리가 하이네센에 있다는 사실은 자유행성동맹군 통합작전본부장 쿠브르슬리 대장과 우주함대 사령장관 알렉산드르 뷰코크 대장도 모르는 국가기밀로 간주되었고, 양은 레다 II호에 내리자 마자 네그로폰테 국방위원장이 보낸 사람들과 함께 바로 어딘가로 이송되었으며 레다 II호의 승무원들은 레다 II호에 억류되어야 했다.

하이네센의 어떤 군 시설에 도착한 랜드카에서 내린 양은 최고평의회 의장 욥 트뤼니히트의 경호실장을 맡고 있는 베이 준장을 만났다. 베이 준장은 당번병을 소개해 주었는데, 그 당번병은 위압감으로 양을 압박하고 도주를 방지하는 데 치중했다는 것을 양은 알 수 있었다. 숙사는 1개 분대 정도의 병사들이 총을 들고 경비하고 있었으며, 유리는 6cm 두께의 특수 경질 유리로 되어 있었다. 그리고 도청기와 감시카메라도 숨겨져 있었다. 양은 이걸 보고 사실상 연금이라고 생각했지만 최고평의회가 자신을 해치지는 못할 거라고 자신을 타이르며 최고평의회가 양을 해칠 시나리오를 면밀히 탐구했다.
  • 동맹에 양보다 더 충성스럽고 뛰어난 능력을 가진 명장이 나타날 때 → 현재 동맹에는 충성심은 몰라도 능력상으로는 양을 능가하는 자가 없다. 제국과의 전쟁이 지속되는 중에서 양을 제거하는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다.
  • 동맹과 은하제국 사이에서 영구 평화가 성립되고 양이 그 평화를 저해할 요인으로 판단될 때. → 평화가 성립되면 양은 퇴역해서 연금 생활을 누리면 그만이지만, 권력자들이 오해 또는 곡해하여 양을 해할 가능성이 있다.
  • 양이 동맹을 배반하리라고 판단할 때 → 양 본인은 전혀 제국으로 귀순할 생각이 없지만, 권력자들이 이걸 명분삼아 양을 해할 가능성이 있다.
  • 최고평의회 자체가 동맹을 배신하고 제국에 붙을 때

마지막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을 때쯤 베이 준장이 TV 전화로 연락하여 1시간 뒤 사문회가 시작될 것이니 준비하라고 통보했다.

4.3. 사문회

베이 준장의 연락을 받고 사문회장으로 출두한 양 웬리 앞에는 9명의 사문위원이 사문관석에 앉아 있었다. 사문위원들은 네그로폰테 국방위원장, 엔리케 마르티노 보르헤스 데 아란테스 에 올리베이라 국립 중앙자치대학 학장, 후방근무본부장 록웰 대장, 황 루이 전 최고평의회 인적자원위원장등 7명의 트뤼니히트파 정치인과 1명의 군인, 1명의 비 트뤼니히트파 정치인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사문위원들은 두 시간 가량 양의 과거 행적을 확인한 뒤, 본격적으로 사문을 시작하였다.[1] 먼저 사문위원장 네그로폰테는 양이 작년 구국군사회의 쿠데타 때 하이네센의 방어위성 아르테미스의 목걸이를 모두 부숴버린 걸 따지기 시작했다. 이 물음에 양은 아르테미스의 목걸이를 파괴하지 않으면 나머지 위성으로부터 공격을 받아 아군 장병들이 죽어나갈 것이라고 반박했다. 네그로폰테는 지연전을 펼쳐 반란군의 항전의지를 깎아내는 법도 있지 않냐고 반론했지만 양은 그랬다가 쿠데타군이 정부요인을 인질로 잡아 협상을 할 가능성과 립슈타트 전역을 정리한 라인하르트가 여세를 몰아 동맹을 침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반박했다. 양의 반론에 사문위원들은 서로 속삭이면서도 재반론하지 못했고,[2] 지루한 사문회에 황 루이는 딴전을 피우며 하품을 했다.

네그로폰테는 화제를 돌려 양이 구국군사회의 쿠데타도리아 성역 회전 직전 장병들에게 한 연설 중에서 '국가의 존망 따위 개인의 자유와 권리에 비하면 가치가 없다'라고 한 부분을 문제삼았다. 네그로폰테는 대장 계급에 대도시에 필적하는 대군을 지휘하는 양이 국가를 경시하고 책무를 멸시하며 장병의 사기를 해치는 발언을 했다고 질타했으나, 양은 주체적인 의지가 모여 국가가 되는 것이니 누가 주인지는 명확하다고 반론했다. 네그로폰테는 인간에게 국가는 필수적인 가치라고 반박했으나 양은 인간은 국가 없이도 살 수 있지만 국가는 인간 없이 살 수 없다고 재반박했다. 그러자 네그로폰테는 양에게 과격 무정부주의자라고 의혹을 제기했지만 양은 나는 무정부주의자가 아니라 채식주의자라고 비아냥거렸다.

사문회의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황 루이가 휴식을 제안했고 사문위원들은 그 제안을 받아들여 90분간 휴식한 후 사문을 재개했다. 이번에는 양 웬리가 구국군사회의의 수괴였던 드와이트 그린힐의 딸 프레데리카 그린힐을 여전히 자신의 부관으로 쓰고 있다는 점이 문제시되었다. 그러나 양은 '쓸데없는 오해'라는 정체불명의 무언가에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겠으며, 부관 인사는 군 사령관의 의사에 달려 있다는 법 조문을 근거로 오히려 사문위원들을 사령관의 의도를 저해하고 군에 손실을 미치려는 의도로 해석해도 되겠냐고 위협했다. 양의 반격에 사문위원들은 기세를 제압당했고 네그로폰테는 말을 잇지 못했다.

말문이 막힌 네그로폰테가 무언의 구원 요청을 보내자 대타로 올리베이라가 나섰다. 올리베이라는 양을 다독였으나 양은 모범답안이 있으면 보여달라고 비꼬았다. 그 말에 네그로폰테는 노성을 질렀다.

양과 사문위원들의 대립으로 사문회는 파국으로 끝났으며, 양은 다시 숙사로 돌아갔다. 베이 준장의 허가가 없으면 외출은 불가능했고, 식사는 숙사에서 제공했다. 이런 대접에 양은 드물게 화를 내며 베레모를 바닥에 집어던졌고, 아예 군인을 그만둘 작정으로 예편원을 썼다.

5. 후반전

5.1. 프레데리카 그린힐의 노력

한편 프레데리카 그린힐은 3시간 동안 14곳에 전화를 걸어 베이 준장이 있는 곳을 알아냈다. 마솅고 준위와 함께 베이 준장을 찾아간 그린힐 대위는 양의 위치를 물었으나 베이는 국가기밀이므로 위치는 말할 수 없고, 면회도 허가할 수 없다고 답했다. 결국 양 웬리의 위치를 알아내지 못한 그린힐은 알렉산드르 뷰코크 대장의 협조를 요청했다. 뷰코크의 협조로 레다 II호에 억류되어 있던 승무원들이 풀려났으며, 그린힐은 도청과 감시를 피해 뷰코크의 집에 머물렀다. 그 외에도 뷰코크의 지인인 조안 레벨로 전 최고평의회 재정위원장 역시 그녀를 도와주었고, 마침내 사문위원 황 루이로부터 사문회장의 위치가 동맹군 후방근무본부 부지 내에 위치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정작 위치를 알아도 사문회장 내로 들어갈 수 없었다. 무려 동맹군 제복군인 2인자인 알렉산드르 뷰코크 대장이 직접 가도 국가기밀을 이유로 출입과 면회가 거부당했으며, 미행이 붙었고, 겨우 발견한 증인은 2번째 만남 때 무엇이 두려워서인지 증언을 거부했다. 베이 준장은 그린힐이 매스컴에 폭로하겠다고 협박해도 끄떡도 하지 않았다. 거기에다 신문에는 양 웬리와 프레데리카 그린힐의 관계에 대한 악의적인 기사까지 나왔다.

이렇게 절망적인 순간, 한 줄기 구원의 빛이 비췄으니 바로 제국군이 이제르론 요새를 공격했다는 사실이었다.외침이 도움이 되다니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이냐...

5.2. 제8차 이제르론 공방전

양이 사문회에 불려나가 하이네센을 떠났을 때, 은하제국은 과학기술총감 안톤 힐머 폰 샤프트 기술대장이 입안한 계획, 즉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를 이동가능하게 개조하고 이제르론 회랑으로 워프시켜 이제르론 요새와 대결한다는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워프 실험이 성공적으로 끝나자 은하제국군칼 구스타프 켐프 대장을 사령관으로, 나이트하르트 뮐러 대장을 부사령관으로 임명하여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와 함정 1만 6천 척, 장병 2백만 명을 이끌고 우주력 798년 표준력 4월 10일 이제르론 요새를 침공했다. 사령관 대리 알렉스 카젤느 소장은 정부에게 제국군이 이동식 거대 요새를 이끌고 침공했으니 속히 지원해달라고 통신을 보냈다.

이때 양은 여전히 사문회에 시달리고 있었다. 네그로폰테 등 사문관들은 다른 업무도 있고 해서 사문회는 하루이틀 쉬다가 열리고 있었는데, 별다른 결론 없이 열리는 사문회에 양은 사문회의 목적이 무언가 결론을 내는 게 아니라 사문행위 그 자체라고 생각했다. 양은 언제든지 예편원을 낼 수 있었지만 막 작성했을 때는 다음 날 사문회가 열리지 않아서 제출하지 못했고, 이런 나날이 지속되자 양은 아예 좀 더 극적인 장면에서 예편원을 제출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사문회가 열리지 않는 날은 양을 더 고통스럽게 했다. 베이의 허락이 없이는 외출이 불가능해서 양은 하루종일 숙사에 머물렀는데, 숙사 안에는 TV도 책도 없었다. 양은 책이라도 들여보내 달라고 요구했지만 거부당했고, 글을 쓰고 싶다고 예편원을 쓰기 위해 종이를 다 써버려서 글도 쓸 수 없었다. 지루한 나날이 이어지자 양은 사문위원들을 하나하나 고문하는(...) 상상까지 했지만 이마저도 곧 지루해졌다. 식사는 나름 맛있었지만 항상 같은 메뉴만 나왔을 뿐만 아니라 식후 마실 음료로 양이 혐오하는 커피를 내놓아서 식사의 즐거움도 누릴 수 없었다. 그러다가 양에게 있어 결전과도 같은 날이 찾아왔다.

어느 날, 올리베이라는 양 웬리에게 전쟁의 존재의의를 강연하겠답시고 전쟁예찬론을 떠들었다. 그러자 심기가 불편해진 양은 "전쟁으로 혈육이나 친지를 잃어본 적 없는 자에게는 지극히 매력적이다", "남에게 이래라저래라 하기 전에 스스로 전장에 나가 싸워봐라, 이제르론에 자리 많으니까 이사라도 오든지"라고 비꼬면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다. 거기에다 입만 산 사문관들을 향해 기생충이라고 공격했고, 분노한 네그로폰테는 사문이 연장될 거라면서 양 웬리의 발언권을 박탈해버렸다. 그러자 양은 "보고 있기 짜증나고 듣기도 괴롭다"며 때가 왔음을 느끼고 예편원을 제출하려고 했는데 그 순간 제국군의 침공 소식이 사문위원들에게 전해졌다. 경악한 네그로폰테는 사문위원들을 별실에 집합시키고 향후 대책에 대해 논의했다.

하지만 황 루이가 언급했든 유일한 대책은 사문회를 중단하고 양 웬리를 이제르론으로 보내 제국군을 격퇴하라고 지시, 아니 부탁하는 수 밖에 없었다. 자신들의 위세와 권위는 동맹이란 조직이 굳건할 때만 유지될 수 있고, 제국군의 칼날이 목에 들이대진 지금은 자신들이 화약고 옆에서 불장난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깨달은 것이다. 네그로폰테는 그럼 조령모개나[3] 다름없다고 반대했지만 황 루이는 그럼 제국군이 하이네센에 들이닥칠 때까지 사문할 거냐고 반박했다. 하지만 네그로폰테는 트뤼니히트의 의향을 물어야 한다고 주저했고, 결국 트뤼니히트의 의중을 물은 뒤에야 조금 전까지 자신들이 멸시하던 양 웬리에게 이제르론으로 돌아가 제국군을 물리쳐 줄 것을 명령하기로 결정했다.
"제독, 긴급사태가 발생했네. 이제르론 요새가 제국군의 전면공격을 받고 있네. 적은 심지어 요새에 추진장치를 달아 대군을 통째로 옮겼다고 하는군. 속히 원군을 보내야 하네."
10초 정도 침묵한 후, 사뭇 부드러운 표정과 목소리로 양이 확인했다.
"......그래서, 저더러 가라는 말씀이십니까?"
"당연한 것 아닌가. 귀관은 이제르론 요새와 주둔함대의 사령관일세. 적의 침략을 저지할 의무와 책임이 있을 텐데."
"하지만 딱하게도 멀리 전선을 떠나 사문을 받고 있는 몸인 데다, 태도가 불량하다고 모가지가 달아날 상황입니다. 대체 사문회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사문회는 중지하겠네. 양 제독, 국방위원장으로서, 귀관의 상관으로서 명령한다. 즉시 이제르론으로 향해 방어와 반격을 지휘하라. 알겠나?"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3권 <자복편>, 김완, 이타카(2011), p. 220[4]
다행히 양 웬리는 이제르론에 있는 친구와 부하들을 위해 국방위원장의 명령을 수행하겠다고 대답했고, 그제서야 사문위원들은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아참, 한 가지 중요한 걸 잊어버렸군요. 굳이 제국군이 침공할 시기를 골라 소관을 이제르론에서 불러낸 건에 관해서는 언젠가 책임 있는 설명을 해 주시리라 기대하겠습니다. 물론 이제르론이 함락되지 않고 넘어간 다음의 이야기지만요. 그럼 실례."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3권 <자복편>, 김완, 이타카(2011), p.222 ~ 223
양 웬리는 사문회장을 나가면서 사문위원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양이 나간 뒤 사문위원들은 그에게 험담을 퍼부었지만 그나마, 이 자리에서 양에게 중립적으로 대한 황 루이는 그들에게 '우리들이 뭐 잘났냐? 양 제독이 하는 말이 틀릴거 없다. 그는 우리에게 은인인데 그를 함부로 대했다'라는 투로 일침을 가했다. 그리고, 황 루이는 무단으로 최전선에 중요한 양 제독을 소환하여 이따위 쇼나 벌인 것을 누군가 책임을 져야한다고 하자 사문위원들은 모두 네그로폰테를 쳐다보았고, 네그로폰테는 말없이 진땀을 흘렸다.

양 웬리는 나가면서 프레데리카 그린힐 대위와 알렉산드로 뷰코크 대장을 만났다. 그리고 레스토랑 '화이트 스테그'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이 식사 자리에서 조안 레벨로 전 재정위원장은 국민들이 정치에 신뢰를 잃어가는 지금 국민영웅인 양 웬리가 언젠가 변심하여 독재자가 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표했다. 결국 레벨로는 식사를 같이 하지 않고 떠났고, 후일 이는 또 다른 비극의 불씨가 되고 만다.

양 웬리가 식사를 끝내고 나가자 네그로폰테가 트뤼니히트의 비위를 맞춘다고 양 웬리에게 국가의 명예를 들먹이며 사문회가 열린 사실을 발설해달라지 말라고 부탁했다. 네그로폰테의 뻔뻔함에 할 말을 잃은 양 웬리는 "그럼 사문회가 알려지면 국가기관의 명예를 저하시킬 만한 것임을 인정하는 겁니까?"라는 투로 반격했고 네그로폰테는 당황하면서도 공인의 의무 운운하며 자신의 행위를 변명했다. 그 모습에 양은 모처럼 맛있게 먹은 요리가 위에서 썩어버릴 것만 같은 불쾌감을 느끼면서도 사문회 따위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면서 외부로 발설하지는 않았다.

5.3. 다시 이제르론으로

양 웬리는 제국군을 물리치기 위해 다시 이제르론으로 돌아갔다. 원래 양은 파에타 중장의 제1함대를 요구했지만 국방위원회는 수도방어가 허술해진다는 이유로 거부하고 통합작전본부는 군 중앙에 소속되지 않은 독립함대를 긁어모은 5500척의 함선을 지원군으로 편성했다. 양 웬리는 이 병력으로 이제르론의 주둔함대와 협력하여 제국군을 섬멸하고 가이에스부르크를 소멸시킴으로서 '불패의 마술사'로서의 명성을 전 우주에 떨쳤다.

사문회가 해산한 뒤에 국방위원장 네그로폰테는 사임하고 후임으로 같은 트뤼니히트 일파인 월터 아일랜즈가 국방위원장에 임명되었다. 아일랜즈는 네그로폰테의 깔끔한 진퇴를 칭송하고 그의 정책을 이어받을 것을 표명했으며, 네그로폰테는 사임 후 국영 수소에너지 공사의 총재가 되었다.

한편 판무관 헨슬로루퍼트 케셀링크를 만나 양 제독을 부른 시기에 제국군이 공교롭게 침공한 것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지만 케셀링크의 언변에 넘어가 제대로 따지지도 못했다.

6. 기타

그러나, 사문회 자체는 시기도 시기였고 운용자가 어리석었기 때문에 역효과가 나타났을 뿐, 법 규정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높이 샀기 때문에 그 이후에도 자유행성동맹이 멸망할 때까지 권력자들이 종종 사용했다. 그 예로 바라트 화약에 의거해서 레사비크 성계에서 함선을 해체하던 마스카니소장이 빌리바르트 요아힘 폰 메르카츠가 이끄는 움직이는 서우드 숲에 의해 함선과 병력을 강탈당하자 진상을 조사하기 위해 사문회가 열린 적이 있고, 헤르만 폰 뤼네부르크가 제국으로 역망명한 후 로젠리터 연대원들에게도 사상 검증을 목적으로 사문회가 열린 적이 있다.

미치하라 카츠미 코믹스판에서는 3권 내용 자체가 삭제됨에 따라 나오지 않았다.

7. 후지사키 류 코믹스

립슈타트 전역에서 키르히아이스가 죽으면서 라인하르트와 키르히아이스가 싸우도록 유도한 페잔, 더 나아가 지구교의 계획은 실패했다. 그러자 아드리안 루빈스키이제르론 요새를 파괴하여 두 나라가 더 격렬하게 싸우도록 유도하고, 지친 두 나라를 경제력과 종교로 지배할 생각이었다. 루빈스키는 계획 실행을 위해 니콜라스 볼텍을 통해 안톤 힐머 폰 샤프트 기술대장에게 요새 워프 기술을 넘기고, 동맹에는 루퍼트 케셀링크를 보내 양을 요새에서 잠시 떼어놓는다.

비밀리에 동맹을 방문한 페잔 특사 케셀링크는 국방위원장 마르코 네그로폰테에게 양 웬리아르테미스의 목걸이를 완파한 것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며 수도로 불려 해명을 들어보라고 조언했다. 트뤼니히트 정권은 그 조언을 받아들여 사문회를 개최, 양 웬리 대장을 수도 하이네센으로 호출한다.

루이 마솅고 준위, 프레데리카 그린힐 대위와 함께 레다 II호를 타고 하이네센으로 온 양은 도착하자마자 국방위원회에서 보낸 사람에게 납치에 가깝게 사문회장으로 이동했다. 베이 소장의 안내를 받고 사문회에 도착한 양은 즉시 네그로폰테 국방위원장, 올리베이라 학장 등 사문관들에게 사관학교 시절 미흡했던 성적 때문에 비웃음을 받고 각종 의혹제기에 시달려야 했다. 거기에다 사문회가 끝나도 사실상 연금에 가까운 처우에 분노한 양은 사표를 작성한다.

한편 양 웬리와 헤어진 프레데리카는 하이네센의 어느 카페에서 동맹 정부 컴퓨터를 해킹해서[5] 양 웬리가 있는 사문회장의 위치를 알아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입구에는 무장병들이 지키고 있었고, 베이 소장은 프레데리카의 요구를 거부하며 이유조차 설명하지 않고 내쫓았다.

최고평의회 빌딩에서 네그로폰테에게 사문회 결과를 보고받은 욥 트뤼니히트는 "양 웬리를 없애는 게 어떨까?"라고 말해 네그로폰테를 놀라게 했다. 네그로폰테가 땀을 뻘뻘 흘릴 정도로 긴장하자 트뤼니히트는 그저 '가능성'을 제시했을 뿐이라고 얼버무리면서 양 웬리가 사라지면 좋겠다는 등 은근히 네그로폰테가 양을 모살하라고 언질을 준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사문회와 아무런 관련이 없고, 오늘 네그로폰테와 사문회에 말한 것도 없다면서 확실하게 선을 긋는다.

쫓겨난 프레데리카는 마솅고에게 멀리서 사문회장을 감시하라고 지시한 뒤 자신은 우주함대 사령장관 알렉산드르 뷰코크 대장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한다. 뷰코크는 자신과 친한 정치가 조안 레벨로 평의회 의원과 황 루이 의원에게 연락을 넣어 협조를 요청하고, 두 사람은 흔쾌히 승낙한다. 그리고 여전히 사문회에 시달리던 양 웬리는 한껏 사문위원들을 조롱하고, 거기에 넘어간 사문위원들이 격분하자 사표를 꺼내들지만 제국군이 침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표를 제출하지는 못했다.[6] 당황한 사문위원들은 사문회를 일단 중지하고, 프레데리카는 사태를 1초라도 빨리 마무리짓기 위해 트뤼니히트와 담판을 벌이려고 한다.

발에 불이 떨어진 네그로폰테는 살찐 몸을 이끌고 최고평의회 빌딩으로 달려간다. 하지만 베이 소장은 네그로폰테와 만나고 싶지 않다는 트뤼니히트의 뜻을 전하고, 트뤼니히트 의장은 적이 오는데 사령관을 수도로 부른 책임을 물어 네그로폰테의 사표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충격에 빠진 네그로폰테는 트뤼니히트가 "양을 없애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말한 걸 떠올리며 트뤼니히트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베이 소장에게 '그들'을 빌리겠다고 의장에게 전해 달라는 말을 남긴 뒤 어디론가 뛰어갔다.

뷰코크와 프레데리카는 트뤼니히트를 압박하기 위해 의장에 반대하고 양 웬리를 구하는 데 찬동한 병사들을 잔뜩 모아[7] 최고평의회 빌딩을 향해 행진한다. 베이 소장은 당장 해산하라고 요구하지만 레벨로와 황 루이는 프레데리카는 우리의 손님이라며 베이를 무시하고 프레데리카와 함께 최고평의회 빌딩에 있는 의장 집무실로 향한다.

레벨로와 황 루이를 두고 트뤼니히트와 독대한 프레데리카는 양 웬리의 능력을 설명하며 양이 없으면 동맹은 멸망한다고 주장했다. 트뤼니히트는 프레데리카가 옛 정적 드와이트 그린힐의 딸이라는 점을 들어 그의 딸이 한 말을 들을 것 같냐고 반문하다가 입장을 바꿔 나는 사문회와 무관하지만 책임자에게 말을 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양 제독의 목숨을 노리는 자가 움직이고 있으니 이미 늦었을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말을 남긴다.

프레데리카가 독대할 무렵 양은 점심 식사가 온 줄 알고 방문을 열었다가 우국기사단에게 살해당할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마솅고가 숙소에 침입하여 강제로 창문을 깬 뒤에 우국기사단 단원들의 곤봉 세례를 몸으로 막고 우월한 피지컬로 모두 두들겨팬다. 마솅고의 도움으로 양은 무사히 숙소를 탈출하여 프데레리카 일행에 합류하는 데 성공하지만 마솅고는 부상이 심해 구급차를 불러야 했다. 양이 탈출할 무렵 네그로폰테가 또 달려와 양 뒤에 바짝 절을 하며 사문회는 중단되었고 더 이상 사문회에 관해 정부의 이미지를 실추할 수 있는 발언을 하지 말아달라고 빌었다. 그러는 네그로폰테를 한번 흘겨본 뒤 무시하고 떠난 양 웬리는 프레데리카와 재회, 같이 이제르론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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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와중에 양 웬리는 속으로 독설을 제조했다. 예를 들어 네그로폰테가 귀관은 동맹의 최연소 대장이자 전선 지휘관이니 선망의 대상이라고 하자 속으로 그 따위 지위가 좋다면야 거저 주겠다고 생각한다.(표정도 약간 일그러졌다.)[2] 다름아닌 사문위원 자신들이야말로 쿠데타 세력에게 인질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들이었다.[3] 朝令暮改. 아침에 내린 명령을 저녁에 고친다는 뜻으로, 일관성 없이 갈팡질팡함을 의미한다.[4] 말은 단호하게 내뱉었지만, 지금까지 자신이 사문회에서 내뱉었던 여러 모욕적 언사들 때문에 혹 양 웬리 대장이 명령을 거부할까 겁을 먹고 손을 덜덜 떨고 있었다. 양 웬리가 이제르론으로 복귀하겠다고 하자 사문의원들 사이에서 안도의 한숨이 터져나오기까지 했다. 그야말로 광대놀음.[5] 본인 曰 사관학교 시절에는 양 웬리의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군 컴퓨터도 해킹한 적이 있다고 한다(...).[6] 사표를 꺼내는 순간 네그로폰테가 전화를 받는데, 그걸 보고 허탈해진 양이 사표를 놓치자 로봇 청소기가 달려와 사표를 세절해버렸다(...).[7] 그것도 참여 희망자가 너무 많아서 극히 일부만 선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