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27 22:05:02

제6차 이제르론 공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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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차 이제르론 공방전
Sixth Battle of Iserlohn · 第6次イゼルローン攻防戦
날짜
우주력 794년, 제국력 485년 표준력 12월 1일 ~ 12월 10일
장소
은하제국이제르론 회랑 알테나 성계 이제르론 요새
교전 당사자파일:Goldenbaum-Dynasty.png 은하제국 골덴바움 왕조 파일:Goldenbaum-Dynasty.png 파일:560px-Flag_of_the_Free_Planets_Alliance.svg.png 자유행성동맹 파일:560px-Flag_of_the_Free_Planets_Alliance.svg.png
지휘관 그레고르 폰 뮈켄베르거
헤르만 폰 뤼네부르크
라인하르트 폰 뮈젤
지크프리트 키르히아이스
프리츠 요제프 비텐펠트
오프레서
빌리바르트 요아힘 폰 메르카츠
슈타덴
오스카 폰 로이엔탈
볼프강 미터마이어
울리히 케슬러
라자르 로보스
윌렘 홀랜드
드와이트 그린힐
램지 워츠(Wartz)†
캐벗(Cavott)
양 웬리
발터 폰 쇤코프
더스티 아텐보로
알렉스 카젤느
앤드류 포크
말콤 와이드본
병력 은하제국군
함정 20,000척 이상, 장병 규모 불명
이제르론 요새
자유행성동맹군
함정 36,900척, 장병 규모 불명
피해 규모 장병 368,800명 전사
이제르론 요새 일부 파손
장병 754,900명 전사,(원작),
장병 2,054,900명 전사,(후지사키 류 코믹스),
결과
은하제국의 승리

1. 개요2. 배경3. 전초전4. 전투경과
4.1. Waltz dance on the Deadline4.2. 뤼네부르크의 죽음4.3. 여섯 번째 패배
5. 결과6. 후지사키 류 코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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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영웅전설 외전 <천억의 별, 천억의 빛>의 에피소드
반플리트 성역 회전 제6차 이제르론 공방전 (종결)
역대 이제르론 요새 공방전
제5차 이제르론 공방전 제6차 이제르론 공방전 제7차 이제르론 공방전

1. 개요

  • 등장 작품
    • 은하영웅전설 외전 4권 <천억의 별, 천억의 빛> 7장~8장
    • 은하영웅전설 외전 1기 <천억의 별, 천억의 빛>
    • 후지사키 류 코믹스 은하영웅전설 17화 ~ 29화
  • 시기 : 우주력 794년, 제국력 485년 표준력 12월 1일~12월 10일 17시 40분

은하영웅전설의 전투. 우주력 794년, 제국력 485년에 일어난 전투로써 반플리트 성역 회전 이후에 일어난 전투이다. 더불어 은하제국라인하르트 폰 뮈젤자유행성동맹양 웬리가 아주 비중 있는 지위에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 이상의 활약을 한 전투이기도 하다.

은하제국군 측은 총사령관 그레고르 폰 뮈켄베르거 원수를 중심으로 라인하르트 폰 뮈젤, 빌리바르트 요아힘 폰 메르카츠, 헤르만 폰 뤼네부르크, 볼프강 미터마이어, 오스카 폰 로이엔탈, 프리츠 요제프 비텐펠트 등의 인물이 참전했다.

자유행성동맹군 측은 총사령관 라자르 로보스 원수와 총참모장 드와이트 그린힐 대장을 중심으로, 앤드류 포크, 윌렘 홀랜드, 알렉스 카젤느, 양 웬리, 발터 폰 쇤코프 휘하의 로젠리터 연대더스티 아텐보로 등이 참전했다.

OVA에서는 제7함대 사령관 호우드 중장, 제8함대 사령관 애플턴 중장, 제9함대 사령관 알 살렘 중장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동맹군의 규모가 3개 함대, 3만 7천여 척이라는 걸 보면 그들의 제7, 8, 9함대가 동원됐다고 생각할 수 있다.

2. 배경

이제르론 요새가 건설된 이래로 동맹군은 동맹령 원정에 나선 제국군을 격파하고 역습을 가해 이제르론 요새를 공격하여 탈취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었고,[1] 그 영향으로 대부분의 전투가 제국군이 공격을 시작하면 서서히 동맹 본토 쪽으로 전선이 밀려나다가, 동맹군의 반격이 시작되면 서서히 이제르론 요새 쪽으로 밀려나는 그야말로 "우리집에 왜 왔니? 왜 왔니? 왜 왔니?" 식으로 진행되고 있었다.탈환하러 왔단다 왔단다 왔단다 앞서 벌어진 전투인 반플리트 성역 회전 역시 이런 과정에 해당하는 전투였고 어떤 의미에서는 이제르론 공략전의 전초적 성격을 띄는 전투이기도 하였다.

어쨌든 동맹군 입장에서는 제국군의 거점이 되는 이제르론 요새가 가장 성가신 존재였고,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탈취해야 되는 전략적 주요 목표물이었다. 다만 문제가 있었다면 동맹군이 이제르론 요새 공략을 시작한 이래로 단 한 번도 이제르론 요새를 넘어본 적이 없다는 점이었다. 1차 ~ 4차 공략은 요새주포 토르 하머에 일방적으로 관광탄 전투였고, 그나마 5차 공략에서 잠시나마 병행추격으로 이제르론 요새를 함락 직전의 상황까지 몰고 갔으나 결국 궁지에 몰린 이제르론 요새 사령관이 그냥 너도 죽고 나도 죽자는 식으로 주포를 냅다 갈기는 바람에 역전패당했다. 하지만 5차 공략에서 이제르론 요새를 점령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보여주었기에 점령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동맹군에서도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지고 원정에 착수할 수 있었다.

한편 소장으로 승진한 라인하르트는 분함대를 지휘하는 전선지휘관이 되었는데 이제르론 요새를 보고 한탄하게 된다. 키르히아이스에게 이제르론 요새 때문에 제국도 동맹도 함께 군사적으로 정치적으로 선택지를 좁히고 있다고 말하게 된다. 키르히아이스는 이제르론 요새 주변에 해마다 작은 싸움이 반복되는 아무런 이득이 없는 싸움이 무한히 계속된다고 말한다. 라인하르트는 이러한 무한 연쇄를 끊으려면 극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하게 되는데 이제르론 요새를 필요없는 시스템으로 몰아내겠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1천척 정도의 함대를 움직일 수 있는 권한으로 실현될 수 없다는 것은 인식하고 있었다.

3. 전초전

우주력 794년, 제국력 483년, 은하제국군자유행성동맹군이 11~12월에 이제르론 요새를 향한 수년 만의 대공세에 나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우주함대 사령장관 그레고르 폰 뮈켄베르거 원수를 실전사령관으로 삼아 대규모 함대를 이제르론으로 파견하였다.

6월 15일, 제국군이 이제르론 요새를 향한 출병계획을 공표했다. 8월 20일 우주함대가 출발했고, 9월 26일 이제르론 요새에 진입하여 80여일 간 주둔하였다.

한편, 자유행성동맹군은 제5차 이제르론 공방전 이후 2년만에 이제르론 회랑 방면 대공세에 나섰다. 우주함대 사령장관 라자르 로보스 원수 지휘 하에 함정 3만 6900척이 원정함대로 편성되었으며, 신속한 행군과 치밀한 보급계획으로 제국군의 기선을 제압하여 10월 중반에는 회랑의 동맹 측 출입구를 압박하여 제국군의 전술적 전개를 봉쇄하였다.

본격적으로 전투를 벌이기 직전 10월~11월 동안 양군은 50~3000척 규모의 분함대를 동원하여 동맹측 출입구에 위치한 공역을 차지하기 위해 쟁탈전을 벌였다. 이 전초전에서 라인하르트는 3,000척에 살짝 못 미치는 휘하 함대를 이끌고 출격하여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라인하르트는 소규모 함대를 이끌고 여러 전술을 시험하였으며 이와 맞붙은 동맹군 지휘관, 참모들은 "귀족의 난봉꾼치곤 제법 한다"라는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11월 6일에 라인하르트는 램지 워츠 소장이 지휘하는 2,500척의 동맹군 분함대와 맞붙어 기함 샤마쉬를 격침하여 램지 워츠 사령관과 함께 동맹군에서 수재라 칭찬을 마지 않던 참모장 말콤 와이드본 대령까지 전사시키고 함대를 사실상 전멸시키는 수훈을 세웠다.[2] 이어서 14일에 캐벗 소장이 지휘하는 고속기동집단까지 궤멸당하자 그제서야 동맹군이 라인하르트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이 사태는 로보스 원수의 귀에까지 들어왔고 대책을 강구하라는 명에 결국 참모장 그린힐 대장은 강제로 월급 도둑질이나 하고 있던 양 웬리에게 모든 정보를 넘겨주고 작전안 수립을 지시하였다. 그리고 양은 꼬박 하루가 걸려 작전안을 수립하였으며 아예 특정 시점에서는 병력을 어떻게 운용하고 배치해야 되는가에 대한 정보까지 일일이 그린 자료를 그린힐 대장에게 제출하였다. 그리고 그린힐 대장은 이 작전안을 채택하였다. 이 과정에서 이 작전을 양은 이 작전을 자신이 제안한 작전이 아닌 그린힐 대장의 작전안으로 알려달라고 부탁했고, 당시 호감도가 안 떨어진 그린힐 대장은 그 제안을 승낙했다. 당시 양 웬리는 일선부대에서 이미지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의 작전안이 그리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다.[3]

동맹군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을 때 라인하르트는 점점 신이 났다. 11월 19일에는 자신의 머리 속에 있는 함대운동과 진형전개의 이론을 모두 시험해볼 참이었다. 심지어는 동맹군의 포위에 아슬아슬하게 잡힐 듯 해주었다가 잡으러 온 적을 후퇴하면서 좌우로 역진해 후방으로부터의 포화로 격멸시킨다는 극히 실행하기 어려운 작전을 시도했다.

하지만 양은 라인하르트가 모든 전술패턴을 시험 중인 것을 간파했다. 그 결과 라인하르트가 시도해볼 만한 남은 전술이 바로 상술한 '측면 역진, 뒷면 전개'였던 것도 알아맞췄다. 거기에다가 한술 더 떠서 라인하르트가 출격할 곳의 분포를 분석해 거기에 대응해 대병력의 배치[4]마저 보여줬다.

동맹군의 후방을 노리던 라인하르트의 분함대의 상하와 후방에 동맹군의 새로운 전력이 쇄도해 왔다. 동맹군이 양의 작전안대로 공세를 펼친 결과였다. 라인하르트는 동맹군의 이중포위망에 갇혀 망할 뻔했으나 다행히 동맹군에서 병력 증파를 주저하는 바람에 포위망이 충분히 두텁지 않았고 간신히 포위망의 일각을 톨파해 탈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3할 이상에 달하는 피해를 입어 전초전 기간 동안 가장 많은 손실을 입었다. 양의 작전 이전의 피해는 고작 30척 뿐이었다. 라인하르트는 이때 동맹군에도 대단한 놈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 과정에서 대령 계급으로 전함 함장을 맡고 있던 비텐펠트가 탁월한 지휘능력을 선보이면서 라인하르트의 눈에 들게 되었다. 동맹군은 이때 라인하르트를 잡았어야 됐다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약삭빠른 적장의 코를 납작하게 해줬으니 그걸로 됐다"면서 만족을 표하고 본래의 목적인 이제르론 공략에 역량을 좀 더 기울이려고 했다. 양은 이것마저도 예정된 행동이 아닐까라며 난색을 표했다. 결국 제국군의 기본전략이자 최종목적은 동맹군의 본대를 이제르론 요새 앞에 데려다 두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라인하르트는 뮈켄베르거 원수의 소환명령에 응해 이제르론 요새로 후퇴한 뒤, 함대를 정비한 후 11월 27일 다시 출격하여 지정된 공역을 순회하며 동맹군을 기다렸다.

4. 전투경과

4.1. Waltz dance on the Dead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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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 하머의 사정거리에서 요새의 시선을 뺏은 뒤 별동대를 동원하여 요새를 공격
12월 1일, 자유행성동맹군은 이제르론 요새의 토르 하머 유효사거리 바깥 6.4광초 위치에 병력을 전개하였다. 5만 척이나 동원했던 제5차 이제르론 공방전에 비하면 규모가 적은 3만 7천척 남짓의 병력이었지만 제국군을 심리적으로 압박하기에는 충분한 병력이었다. 제국군도 함정 2만 척을 출격시켜 동맹군에 맞섰고, 언제든지 동맹군을 섬멸할 수 있도록 토르 하머의 에너지를 충전했다.

동맹군은 이번 전투에서 오랜 경험으로 습득한 함대운동, 소위 Waltz dance on the Deadline,D선상의 왈츠 댄스,을 구사하였다. 이 전술은 토르 하머의 사정거리(D선)를 정확하게 측정하고 그 선 안팎을 드나들면서 제국군의 돌출을 유도하는 전술이었다. 전투가 시작되자 동맹군은 라자르 로보스 원수와 드와이트 그린힐 대장의 지휘 아래 D선 근처에서 돌아다니며 제국군의 신경을 긁어댔다. 그러자 제국군도 D선 근처까지 함대를 진군시켜 동맹군과 포화를 나누었다.

하지만 라인하르트는 동맹군의 속셈을 꿰뚫고 있었으며, 이에 대응할 방안까지 마련해둔 뒤였다. 그는 휘하 함대의 출격허가를 요청하기 위해 키르히아이스를 시켜 뮈켄베르거 원수에게 연락했다.
<nopad> 파일:제6차이제르론별동대.png 파일:별동대요격라인하르트.png
별동대의 미사일 공격을 받는 이제르론 요새 별동대를 요격하는 라인하르트의 함대
두 함대가 포화를 주고받은 지 두 시간이 넘을 무렵, 갑자기 토르 하머 사각에서 미사일정들이 나타나 요새 표면을 향해 다탄두 미사일 폭격을 시작했다. 요새에서도 요격용 광자탄을 발사해 미사일을 요격했지만 폭발은 요새 표면을 휩쓸고 포탑과 총좌를 날려버렸다. 곳곳에서 나타난 미사일정 부대는 요새의 한 표면에 화력을 집중하여 그대로 장갑을 뚫어버리려고 했다.[5]

하지만 함정 2,200척을 이끌고 출격한 라인하르트가 요새로 육박하는 미사일정 부대에 측면공격을 시도했다. 방어력이 약한 미사일정 부대는 라인하르트의 맹공을 버티지 못하고 토르 하머의 사거리 내로 후퇴했다. 미사일정 부대가 아닌 방어력을 높은 함대를 별동대로 활용하자니 요새를 뚫을 수 없고, 미사일정 부대와 다른 부대를 함께 운용하자니 별동대로서의 은밀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동맹군의 딜레마를 제국군 내에서 오직 라인하르트만이 간파해버린 것이다. 3만 척에 달하는 동맹함대는 토르 하머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최대한 길게 방추진형을 짠 채로 라인하르트에게 맞설 수밖에 없었고, 라인하르트는 포위당할 위험을 걱정하지 않고 집중포화와 유연한 진퇴로 동맹군을 저지했다.
파일:라인하르트반격.png
그런데 22시 10분, 라인하르트가 무훈을 독점하는 걸 참지 못한 제국군 각 부대들이 길게 늘어진 동맹군 함대를 향해 진격했다. 뮈켄베르거 원수도 부하들에게 동맹군의 함렬을 분단하여 각개격파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러나 동맹군도 아군이 위기에 처한 걸 방관할 생각이 없었고, 그린힐 대장은 양 웬리 대령의 진언을 받아들여 모든 예비대를 투입하여 토르 하머 사거리 안에서 난전을 벌였다. 라인하르트가 우려했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된 것이다.

4.2. 뤼네부르크의 죽음

이때 로젠리터들의 기행도 돋보였다. 로젠리터 연대원들은 연대를 배신하고 제국으로 역망명한데다가, 칼 폰 데어 데켄 중위와 전임 연대장 오토 프랑크 폰 반샤페 대령까지 전사시켰으며, 게다가 반플리트 성역 회전에서 쇤코프의 연인이던 발레리 린 피츠시먼즈 중위까지 죽게 만드는 등 쇤코프를 위시한 연대 중심인물들에게 원한을 잔뜩 쌓은 뤼네부르크에게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었고 그를 전선으로 끌어내기 위해 그야말로 기행을 저지르고 있었다. 그 기행이란 강습상륙함을 몰고 다니다가 비상식적인 돌격으로 눈에 보이는 제국군의 함선이란 함선에는 다 돌입해 백병전을 반복하여 안에 탄 제국군들을 처리하고 함을 탈취할 때마다 다음 통신망에다 대고 뤼네베르크를 도발하며 숨지 말고 나서라고 놀려댔다.

동맹군 지휘부에서는 쓸데없는 짓은 하지 말라고 한소리 했으나 쇤코프는 "전임 연대장하고 나하고 사적으로 싸우니깐 간섭하지 마쇼"란 발언으로 무시했고, 카스퍼 린츠 소령은 "공무란 핑계로 무고한 사람 죽일 정도로 타락하지 않았으니 신경 끄시죠?"라 화답했다(…). 거기에 라이너 블룸하르트 대위가 핸드 캐논의 노리쇠를 후퇴전진하자 꾸짖던 사람은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로젠리터가 전장을 돌아다니며 뤼네부르크를 부르고 다니자 제국군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었다. 12월 5일 제국군 총사령관 그레고르 폰 뮈켄베르거 원수는 장갑척탄병총감 오프레서 상급대장이 동석한 회의실에서 헤르만 폰 뤼네부르크 소장을 호출했다. 이 자리에서 뮈켄베르거는 고작 일개 소장의 신병에 관여할 수 없으며 뤼네부르크의 불명예는 뤼네부르크가 해결하라고 냉담하게 말했다. 자신이 버림받았다는 것을 깨달은 뤼네부르크는 조용히 경례한 채 퇴실했다.

12월 5일 14시 전장을 돌아다니던 로젠리터의 양륙함을 향해 제국군 양륙함이 돌진했다. 동맹군 양륙함은 급히 회피기동했지만 제국군 양륙함은 그대로 동맹군 양륙함을 들이박았다. 그리고 그 안에서 뤼네부르크가 지휘하는 제국군이 동맹군 양륙함으로 쏟아져 나왔다. 뤼네부르크가 나서자 쇤코프가 나서 일기토를 벌였다. 두 사람은 탄소 크리스탈 토마호크를 휘둘러 몇 차례 합을 주고받았으나 토마호크를 거세게 휘두를 때마다 많은 체력을 소모했고, 먼저 틈을 보인 뤼네부르크가 쇤코프의 참격에 의해 오른팔이 잘리면서 패배했다.

죽어가는 뤼네부르크는 쇤코프의 기량이 위에 있었던 게 아니라 내 기량이 쇠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쇤코프는 선선히 인정했다. 뤼네부르크는 마지막으로 아내 엘리자베트 폰 뤼네부르크에게 이제 너를 놓아줄 테니 좋을 대로 살아가라고 유언을 남기고 사망했다. 뤼네부르크가 죽자 쇤코프는 그래도 용감하고 유능했던 옛 지휘관에 경의를 표하는 의미로 경례할 것을 지시했다. 뤼네부르크의 부고가 알려지자 제국군 총사령관은 24시간 내에 뤼네부르크의 2계급 특진을 공표했다.

뤼네부르크의 사망 이후 이제르론 요새에 머물고 있었던 울리히 케슬러라인하르트 폰 뮈젤지크프리트 키르히아이스에게 뤼네부르크가 왜 죽어야 했는지에 대한 진상을 알려주었다. 엘리자베트 폰 뤼네부르크의 오빠이자 제국 경찰총국 차장 에리히 폰 하르텐베르크가 포르겐 백작가와 공모하여 칼 마티아스 폰 포르겐을 죽게 했다는 사실을 리하르트 폰 그림멜스하우젠이 까발렸고, 그 결과 엘리자베트가 오빠 에리히를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졌던 것. 결국 진상을 전혀 모르고 죽었다는 점에서 뤼네부르크는 그나마 행복하게 죽었다고 할 수 있다.[6]

4.3. 여섯 번째 패배

교착상태가 계속되던 12월 6일, 동맹군은 마침내 과반수 이상의 병력을 재편하여 협공태세를 갖추기 시작했다. 이는 그린힐 대장이 양을 혹사시킨 결과물이었고, 더불어 재편된 부대는 요새의 오른쪽 측면에 화력을 집중시켜 제국군을 토르 하머 정면으로 몰아넣는 성과를 올렸다. 그 다음 왼쪽에서 파상공격을 가하여 제국군에게 막대한 타격을 입혔다. 더불어 그린힐 대장의 지시에 따라 전선 확대를 시도하였고, 윌렘 홀랜드 소장의 분함대는 유연하고 기동성 높은 함대운동을 통해 제국군을 간헐적으로 공격하여 상대방을 교란시킨 다음 화력을 집중하여 엄청난 전과를 올렸다. 하지만 동맹군의 공세는 미터마이어와 로이엔탈 준장이 지휘하는 160척의 포함과 미사일 함정을 보유한 소수병력의 교묘한 기동에 휘말렸고, 이로 인해 동맹군의 진군이 둔화됐으며 소기의 성과를 올린 미터마이어와 로이엔탈 부대는 잽싸게 요새로 철수하였다.

한편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라인하르트는 동맹군이 더 이상 이제르론 요새 부근에서 전투를 지속할 수 없으니 퇴로를 차단하거나 차단하는 척만 해도 아군이 승리를 할 것이라 주장하며 왜 명령을 내리지 않느냐면서 뮈켄베르거에게 하극상상신서를 제출하였고 슈타덴을 통해 이를 전달받은 뮈켄베르거는 "이 건방진 애송이 새퀴가!"란 반응을 보이며 격노하였다. 하지만 라인하르트의 의견이 옳다고는 판단했기 때문에 "우리는 관여 안 할 테니 너님이 알아서 하셈. 지원도 해달라면 해주겠음 물론 책임은 너님이 지는 거고."란 의미가 담긴 답신을 보냈다. 라인하르트는 뮈켄베르거의 의도를 파악했고 병력도 2,000여 척 남짓이라서 자칫 무리일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하겠다고 고집을 부린 끝에 결국 뮈켄베르거의 암묵적인 동의를 받아냈다.

한편 동맹군은 12월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의 공세가 실패하여 사기와 전투 의지가 떨어진 시점이었고, 어느 누가 봐도 계속 전투를 벌이는 것을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12월 9일 22시의 시점에서 양군의 전사자는 이미 30만명대에 달하고 있었다. 결국 남은 방법은 더 피해를 입기 전에 퇴각하는 것이었고 그린힐 대장 역시 철군을 거론하였다. 당초 양이 제안한 작전은 조금 더 일찍 철수하는 것이었는데 쓸데없이 고집 부리다가 어쩌다보니 상황이 꼬여서 더 머무르게 된 상황이었다. 어쨌든 로보스 원수는 주변 참모들이 양을 백안시하는 것을 보고 그다지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었기에 양의 제안이란 점에서 잠시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 무렵 라인하르트가 지휘하는 소부대가 퇴로를 차단하려는 듯한 행동을 보였고, 동맹군 오퍼레이터가 이를 과장하여 보고하자 결국 총사령관 로보스 원수가 철군을 마음먹게 되었다.[7] 하지만 현재 교전 중인 상태에서 무사히 요새주포 사거리 밖으로 벗어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2천여 척에 달하는 라인하르트 함대가 동맹군의 밀도가 엺은 곳으로 돌진하자 동맹군 지휘관은 전술적 승리에 눈이 멀어 일제히 쫓았다. 동맹군의 1차 일제포격이 라인하르트 함대가 취한 사선진에서 뿜어져 나온 집중포화에 분쇄당하고, 2차 포격마저 실패로 돌아가자 동맹군은 분노하여 라인하르트 함대를 족치는 데 온 신경을 집중했다. 양은 라인하르트가 퇴로를 막는 척 가장하고 동맹군 주력을 제국군 주력과 분리시키려는 의도임을 간파하였고, 혼전상태를 유지하면서 적과 아군을 분리하여 철수해야 된다고 두 차례나 진언했다. 문제가 있었다면 로보스 원수가 자기 나름대로의 계획에 따라 양의 제안을 묵살하였고 그 결과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동맹군이 쫓아오자 라인하르트는 적이 함정에 빠졌다며 크게 기뻐하더니 장병들을 향해 나의 지시에 절대복종하라고 요구했다. 별다른 길이 없었던 라인하르트 함대 35만 장병들은 따를 수밖에 없었고, 프리츠 요제프 비텐펠트 대령도 얼굴이 반반하니 머리도 그만큼 받쳐주기를 기도하자고 중얼거리면서 지시에 복종했다. 장병들은 라인하르트의 지시를 한 치도 오차 없이 수행했고, 라인하르트는 만족했다.

이때 라인하르트가 우려한 것은 총사령부가 자신들을 버리는 사태였다. 만약 정말 라인하르트 함대를 미끼로 쓰고 동맹군이 라인하르트를 박살낸 뒤 그대로 철수하도록 내버려두는 것도 제국군이 택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였던 것이다. 그러나 빌리바르트 요아힘 폰 메르카츠 대장이 지휘하는 제국군 함대는 라인하르트를 버리지 않고 동맹군의 후방을 타격했다. 메르카츠는 거리를 두며 포격했고, 제국군의 교묘한 함대운용으로 전황은 추격전으로 변했다.

그린힐 대장은 양 웬리와 자신의 의견을 담아 로보스 원수에게 적 부대를 쫓아가는 것은 상관없지만 토르 하머의 먹이가 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 혼전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동맹군은 라인하르트 함대에 끌려가고 있었고, 그린힐은 문득 지난번 놓쳤던 적과 이번에 마주친 적이 동일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 생각에 전율한 그린힐은 양 웬리의 조언을 구하고자 양을 찾았으나 그때 양은 두 다리를 콘솔 위에 놓고 잠을 자고 있었다. 그린힐은 신사라서 노성을 지르지는 않았지만 양에 대해 크게 실망했다.

3만 척에 달하는 동맹군은 2천 척에 불과한 라인하르트 함대를 박살내고자 추격했다. 그 순간 이제르론 요새토르 하머를 발사하려 하고 있었고, 라인하르트는 당장 부하들에게 전속력으로 회랑 천정에 달라붙으라고 지시했다. 동맹군도 포화를 피하기 위해 회랑 가장자리로 산개했고 곧바로 토르 하머가 발사되어 수천 척에 달하는 함정들을 격침시켰다. 뒤이어 두 번째 포격이 우주공간을 가로질러 동맹군을 섬멸함으로서 제국군이 승리했고, 이제르론 요새난공불락임을 과시했다.

동맹군은 12월 10일 17시 40분을 기해 전면 퇴각했다. 이로서 제6차 이제르론 공방전이 막을 내렸다.

5. 결과

중간 과정이야 어찌됐든 결과적으로 동맹군의 공략은 실패했다. 동맹군의 전사자는 75만 4900명으로 36만 8800명에 달하는 제국군 전사자의 두 배에 이르렀고, 이제르론 요새 함락이라는 전략 목표도 이루지 못했다. 결국 동맹군은 토르 하머가 발사되기 전까지는 호각으로 싸웠다는 자기만족만 얻고 본국으로 후퇴했다.

제국군 사령관 뮈켄베르거 원수는 전사자가 고작 40만 명 이하라고 이듬해 초에 동맹령을 침공할 계획을 세웠다. 그 계획대로 이듬해 2월 뮈켄베르거 원수가 지휘하는 제국군이 티아마트 성역을 침공하여 제3차 티아마트 회전이 발발했다.

양 웬리 대령은 몇몇 전술안을 제출하고 공을 세워서 준장으로 승진했다. 그러나 전투 막바지에 할 일이 없다고 여겨 태만하게 행동했다. 원작에서는 대놓고 잠을 잤고, OVA판에서는 책상 위에 두 다리를 올려놓고 느긋하게 있었다. 어느 쪽이건 간에 전투 중에 그런 행동을 발각당할 경우 질책은 기본이요, 영창에 갇히기 딱 알맞은 행동이었다. 결국 그린힐 대장에게 걸리는 바람에 공을 인정받아 승진은 됐으나 총사령부에서 전출당하여 제2함대 차석참모로 좌천되는 질책성 인사가 이루어졌다.

이 전투에서의 특징이라면, 제국군 측에서는 나름대로 전투경력 좀 있다는 노장들은 별다른 활약도 못한 반면 20대 ~ 30대 초반에 해당하는 신예들의 활약이 돋보였다는 것인데, 이중 이름값을 한 고참급은 메르카츠 대장 밖에 없었다. 이 전투에서 활약한 라인하르트 폰 뮈젤, 지크프리트 키르히아이스, 오스카 폰 로이엔탈, 볼프강 미터마이어, 칼 구스타프 켐프, 프리츠 요제프 비텐펠트, 울리히 케슬러는 훗날 '라인하르트 원수부'에 모여 골덴바움 왕조를 무너뜨리고 로엔그람 왕조를 건국하게 된다.

한편 양 웬리, 알렉스 카젤느, 더스티 아텐보로, 올리비에 포플랭, 이반 코네프 등 동맹군 신예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이들 역시 훗날 '양 웬리 함대'에 집결하여 민주주의의 불꽃을 후세에 남기게 된다. 이런 점에서, 제6차 이제르론 공방전은 동맹이나 제국 모두 훗날 활약할 새로운 얼굴들이 그 가능성을 드러낸 전투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전투에서 나름 성과를 거둔 윌렘 홀랜드 소장은 공적을 인정받아 중장에 서임되어 제11함대 사령관이 되었다. 그러나 자신의 능력을 지나치게 과신하여 자만에 빠진 홀랜드는 제3차 티아마트 회전에서 오만불손하고 독단적인 자세를 유지했다가 진짜 천재에게 당하고 만다.

6. 후지사키 류 코믹스

우주력 794년, 동맹의회는 만장일치로 이제르론 요새 출병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우주함대 사령장관 라자르 로보스 원수를 총사령관으로 삼아 함정 36,900척에 달하는 대규모 우주함대가 이제르론 회랑에 포진했다. 회랑 출구에 접근한 동맹군은 제국군의 방해전파와 강행정찰정이 발견한 제국군을 보고 적이 회랑 입구에 매복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우선 이들을 격파하고 배후 연락선을 확보하여 회랑에 진입하기로 결정했다. 로보스 원수는 워츠 소장과 캐봇 소장을 보내 제국군을 격파하라고 지시했고, 특히 말콤 와이드본 대령에게는 큰 기대를 보였다.

며칠 뒤, 각각 3천 척에 달하는 워츠 함대와 캐봇 함대는 제국군과 교전했다. 그런데 3천 척을 헤아리는 제국군 함대가 캐봇 함대의 후미를 파고들어 동맹군 우측 배후로 돌아갔다. 그린힐은 급히 우익에 원군을 보내라고 지시했는데 그 순간 제국군 함대가 포격을 시작했다. 기습 포격에 동맹군은 총기함 '아이아스'가 피탄당해 경미한 피해를 입었지만 곧바로 반격했고 제국군은 후퇴했다. 이 부대는 라인하르트 폰 뮈젤 소장이 지휘하는 소함대였다.

라인하르트는 이 전투에서 자신의 전술 아이디어를 시험하고 전공을 세워 승진하기 위해 하루가 멀다 하고 출전해서 동맹군과 교전했다. 20여 차례의 교전을 벌인 라인하르트는 여느 때처럼 출격했다가 캐봇 소장이 지휘하는 고속기동함대 3천 척과 조우했다. 라인하르트가 보낸 미끼 함대 50척을 쫓아가던 캐봇 소장은 적 본대가 횡대를 취하는 것을 보고 창과 방패 중 누가 더 강한지 보자며 종대를 짜서 돌격했다. 그러나 라인하르트는 캐봇 함대의 돌진을 정면에서 받는 중앙부대를 후퇴시키면서 양익을 전진시켜 캐봇 함대를 반포위한 뒤 포격을 퍼부었고, 측면이나 대각선 공격에 불리할 수밖에 없는 함정 특성 때문에 캐봇 함대는 사방에서 날아오는 공격에 버티지 못하고 거의 전멸했다.

캐봇 함대를 격파한 라인하르트는 8일 뒤 워츠 함대를 향해 돌진했다. 워츠 소장은 참모 말콤 와이드본 대령에게 대책을 주문했고, 와이드본은 과거 사관학교 시절 양 웬리와의 모의 전투에서 패배한 경험을 되새기며 이번 적은 양과 비슷하다고 판단, 반드시 넘어서겠다고 각오했다. 와이드본의 전술에 따라 워츠 함대는 탄탄한 전술로 맞섰으나 라인하르트는 그뿐이라며 아쉬움이 느껴진다고 혹평했다.

라인하르트 함대는 1천 척의 선봉대와 각각 5백 척의 소함대 4개 함대로 워츠 함대 좌익부대 함정 750척을 공격했다. 와이드본은 이에 대해 750척 짜리 함대 2개를 천천히 후퇴시켜 제국군의 공세를 받아내고, 동시에 750척 짜리 함대 2개로 적 측면을 쳐 협공하는 작전을 제안했다. 워츠 소장은 와이드본의 전술을 승인했고 그에 따라 동맹군이 이동하기 시작했다.

전투가 자신의 의도대로 흘러가자 와이드본은 전투는 역시 치밀한 계산과 탄탄한 작전만이 승패를 좌우한다며 양처럼 기묘한 사고는 시뮬레이션에서나 통한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제국군은 선봉대를 제외한 4개 소함대는 예상보다 훨씬 바깥쪽으로 나가고 있었다. 알고 보니 라인하르트는 선봉대가 우익을 공격하는 사이 4개 소함대를 더더욱 우측으로 이동시켜 우측에서 동맹군 본대를 친 것이었다. 와이드본이 뒤늦게 깨달았을 때 제국군은 이미 동맹군 본대로 접근하여 선봉대와 협격할 태세를 갖추었다.

와이드본은 아직도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워츠 소장에게 적의 의도를 설명해주었으나 그 순간 제국군이 포격을 시작했다. 제1파에 기함의 엔진부와 포탑이 손상당했고 뒤이어 날아온 제2파로 기함은 대파당했다. 와이드본은 파편에 꿰뚫려 중상을 입었고 워츠 소장은 파편에 머리가 깔려 사망했다. 아직까지 살아있던 병사가 아군 좌익은 궤멸당했고 제국군이 우익을 공격하러 간다고 보고하자 와이드본은 워츠 소장의 명령으로 전군에 후퇴 명령을 전달할 것, 워츠 소장은 명령한 뒤에 전사한 것으로 둘러대라고 지시했고 병사는 죽어가는 상관의 명령을 충실히 이행했다. 이 덕분에 워츠 함대는 참패했지만 전군의 3분의 1은 살아남을 수 있었다.

제국군이 계속 동맹군 함대를 격파하자 드와이트 그린힐 대장은 양 웬리 대령에게 대책을 주문하였다. 양은 적이 굉장한 능력을 가진 자이며 전투에 나서면서 계속 전법을 실험하고 있다고 간파했고, 적은 다음에 아직 실험하지 않은 측면역진, 배면전개 전술로 나올 거라고 예측했다. 그리고 행동패턴으로 출현지점을 예측하여 적이 등장할 회랑 천정 방면에 함정 1만 척을 동원하여 포위섬멸하자고 진언했다.

양의 예측대로 라인하르트는 천정방면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동맹군 3천 척을 포착한 라인하르트는 최대 화력으로 동맹군 일각을 공격하고 반격하기 위해 돌출한 적을 후퇴하면서 다시 치고 틈을 보아 좌우에서 역진하여 배후에서 횡진을 취해 동맹군을 후방에서 공격해서 무너뜨렸다. 연전연승에 취한 라인하르트는 왜 우리는 이렇게 허접한 적들과 수백년을 싸웠냐고 동맹군을 폄하했다. 그러나 이 전투는 동맹군의 함정이었고, 라인하르트는 위, 아래, 뒤에서 포위당해 일방적으로 두들겨맞았다.

사방에서 날아오는 공격에 무수한 함정들이 격침당했지만 라인하르트는 대단한 녀석이 반란군에도 있다며 더더욱 생기가 넘쳐흘렀다. 라인하르트는 적 증원부대가 많지 않으니 아래쪽에 위치한 부대를 전속력으로 돌파하여 후퇴하고자 했다. 명령문이 발광신호와 연락정으로 각 함에 전달되는 사이 동맹군의 포격으로 기함 '탄호이저'가 피격당했으나 함교가 일부 파손되고 대기권 항행용 엔진만 파괴되는 경미한 피해만 입었다. 후퇴 작전이 시작되자 한 함정이 선두에 서서 아군의 사기를 고무했는데 키르히아이스가 검색한 결과 프리츠 요제프 비텐펠트 대령이 지휘하는 전함이었다. 포위망이 얇아서 라인하르트는 돌파에 성공했고 동맹군은 적장의 콧대를 꺾었다는 사실에 만족하며 후퇴했다. 포위망이 얇았던 이유도 로보스 원수가 1만 척은 너무 많다고 6천 척만 동원했기 때문이었다.

12월 1일, 자유행성동맹군은 이제르론 요새로부터 6.4광초(약 192만 km) 앞에 함대를 포진시켰다. 윌렘 홀랜드 소장은 이 전투에서 화력으로 이제르론의 방어를 돌파하는 'D선상의 왈츠 작전'을 입안했다. 그에 따라 동맹군은 토르 하머 사거리 바깥쪽과 안쪽을 넘나들었고 라인하르트는 이 작전을 간파하여 출격했다.

요새 바깥으로 함대가 출격하자 교전이 시작되었다. 제국군 주력은 동맹군 본대가 미끼임을 깨닫지 못하고 동맹군과의 전투에 열중했고, 그 사이 홀랜드 소장이 지휘하는 미사일함 함대 1천 척이 토르 하머의 사각으로 접근하여 미사일을 퍼부었다. 미사일 포격으로 이제르론을 보호하는 유체금속층과 4중 복합장갑이 뚫리고 내부 블록이 대파당했다. 제국군이 위기에 빠진 순간 측면에서 라인하르트 함대가 나타나 홀랜드의 공격을 저지했고, 홀랜드는 지금 계속 공격해봤자 요새를 함락시키기 전에 우리가 전멸당한다며 후퇴했다. 그러나 라인하르트는 홀랜드 함대가 후퇴했음에도 후퇴하지 않고 전진하여 회랑의 항행불능 공역을 이용해 제국군 주력과 함께 동맹군 주력을 반포위했다. 비텐펠트는 아예 보급함과 도킹한 상태로 공격을 퍼부었다.

그러나 라인하르트가 전공을 독차지할 것을 우려한 다른 함대들이 토르 하머의 사거리 밖으로 나가 동맹군을 공격했고, 동맹군이 곧바로 사거리 내로 들어가면서 혼전 양상이 벌어졌다. 예상 밖의 사태에 라인하르트는 귀족들의 우둔함을 10배로 가정하고 작전을 세워야겠다며 이를 갈았다.

전투가 계속되는 도중 라인하르트는 요새로 복귀하여 뮈켄베르거에게 한 가지 건의를 했다. 라인하르트는 현재 적 함정은 3만 척, 아군은 1만 5천척으로 토르 하머를 쓰지 않고서는 승리할 수 없으니 일부 부대를 미끼로 적의 퇴로를 차단하는 것처럼 연기하고 추적하는 동맹군을 토르 하머로 쓸어버린다는 작전을 입안했다. 그러나 이 임무는 자칫하면 자신들도 토르 하머에 맞을 수 있는 위험한 임무였고 뮈켄베르거는 라인하르트에게 이 임무를 맡겼다.

혼전이 계속되던 도중 라인하르트 휘하 2천 2백척이 동맹군의 퇴로를 차단하는 것처럼 연기하자 동맹군은 황급히 추격했다. 양은 적의 함정이라고 추격을 말렸지만 로보스는 추격하는 적과 똑같은 궤도를 유지하면 제국군은 토르 하머를 쏠 수 없다며 이번 기회에 화근을 제거해야 한다고 밀어붙였다.

뮈켄베르거가 토르 하머를 발사하려 하자 장병들은 라인하르트가 휘말린다고 말렸다. 그러나 뮈켄베르거는 이번 작전을 제안한 사람은 라인하르트라며 토르 하머를 쏘지 않으면 그의 희생을 무위로 만든다고 포격을 명령했다. 토르 하머가 모습을 드러내자 동맹군은 황급히 회피기동을 벌였고 라인하르트는 전 함대에 은하천정방면에 붙으라고 지시했다.

토르 하머가 발사되자 무수한 함정이 격침당했고 '아이아스'도 후폭풍에 휘말려 간신히 격침을 면할 정도로 대파당했다. 단 한 차례의 포격으로 5천 척이 격침당했고 150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 결국 로보스 원수는 분해하면서도 철군을 명령했다.

동맹군이 철수하자 요새는 환희에 빠졌다. 그런데 토르 하머 잔류 에너지 때문에 라인하르트의 생사를 파악하지 못했는데, 사람들이 충격을 받을 때 라인하르트가 요새로 연락해서 함대 손실은 없으며 지금부터 요새로 귀환하겠다고 보고했다. 그 말에 요새는 다시 환희에 빠졌고, 내심 라인하르트가 죽기를 바랐던 슈타덴 소장은 혀를 찼다.

전투가 끝난 뒤 제1공로자 뮈켄베르거와 제2공로자 라인하르트는 포상을 받았다. 뮈켄베르거는 행성 뤼겐의 영지와 훈장을 하사받았고 라인하르트는 중장으로 승진했다. 그런데 프리드리히 4세는 라인하르트에게 성계 하나를 영지로 주고 백작 작위와 가명까지 하사하겠다고 선포했다. 국무상서 클라우스 폰 리히텐라데 후작이 나서 작위와 영지를 가벼이 여기고, 라인하르트에게 황제의 외척에 뒤떨어지지 않는 대우를 하는 것은 너무하다고 진언했지만 프리드리히 4세는 반대를 일축하고 퇴장했다. 황제의 폭탄선언에 문벌귀족들의 분위기는 뒤숭숭해지고 플레겔 남작은 이 기회에 누이의 위세로 호가호위하는 금발 애송이에게 궁정의 무서움을 보여주겠다며 그를 해칠 모략을 꾸미기 시작했다.


[1] 이제르론 요새가 아니라면 길은 페잔 자치령을 경유하는 것인데 페잔 자치령은 실질적으로 독립국이고 제국과 동맹 모두 건드리지 않던 곳이라 위험부담이 컸다.[2] 동맹군에서는 말콤 와이드본을 장래 통합작전본부장이 될 인재라고 평가했으나 사실은 판에 박은 듯한 우등생에 유연성이 떨어지고 대신 정치력은 높아서(좋은 말로 하면 그렇고 쉽게 말하면 높은 사람들에게 잘보이려 든다는 말이다) 그리 높은 평가를 받진 못했다. 또, 사관학교 시절 양 웬리와 시뮬레이션 모의 대전 시험에서 처절하게 당한 적이 있어서(말콤 와이드본은 양을 정공법으로 공략했지만 양은 이를 상대하는 대신 뒤를 돌아 와이드본의 보급선을 습격해서 끊어버리고 이후에는 행성에 짱박혀 우주방어를 하는 식으로 승리했다) 독자들에게도 별로 높은 평가를 받지는 못하고 있다.[3] 실제로 이 작전은 채택되긴 했지만 그린힐의 이름으로 제출되었음에도 본 작전안보다 적은 병력이 투입되었다.[4] 작전안은 애초에 10,000척이었으나 동맹군은 더 적은 수를 보낼 것을 채택했다.[5] OVA에서는 유체금속층을 날려버리고 고체 장갑마저 뚫어버려 요새 내부를 손상시켰고, 미사일 요격을 위해 튀어나온 부유 포대마저 미사일 폭격으로 날려버렸다.[6] 뮈켄베르거 또한 그렇게 생각했다.[7] 양측 전사자는 30만명이었으나 토르 해머를 사용했을시 엄청나게 증폭되었을게 뻔했으므로 이정도로도 완전패배는 아니었기에 여기서 물러나기만이라도 한다면 로보스 원수의 지휘가 올라갈거라는 작중 설명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