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일조량(日照量)은 일정한 물체나 땅의 겉면에 비치는 태양 광선의 양을 이르는 말이다. 온도, 습도와 함께 식물의 생장에 특히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일반적으로 겨울이 여름에 비해 태양의 고도가 낮기 때문에 일조량이 적다. 지구의 적도를 기준으로 해서 북반구는 12월이 가장 적고 6월이 가장 많으며, 반대로 남반구는 6월이 가장 적고 12월이 가장 많다. 계절별 일조량의 차이는 극지방으로 갈수록 커지며, 고위도 지역에서는 1년에 하루 이상 해가 뜨거나 지지 않는 현상인 백야나 극야 현상이 발생한다. 이는 지구의 자전축이 기울어져 있어서 태양의 고도에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다.
대체로 강수량, 습도, 운량과 반비례되는 특성상 대륙 서안은 여름에 일조량이 집중되는 특징을 보이며, 대륙 동안은 서안에 비해 일조량이 계절별로 균등한 편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일조량에 관련해서는 일조권을 법익 차원에서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세한 내은 일조권 문서 참조.
일조량은 사람의 기분에 많은 영향을 주는데, 일조량이 높을수록 기분이 들뜨고 적을수록 우울해진다. 그러나 일조량이 많으면 대기가 건조하여 가뭄, 산불, 황사, 미세먼지의 위험이 크므로, 일조량이 많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또한 양극성장애 환자의 경우 일조량이 지나치게 많으면 조증 삽화가 찾아올 수 있다.
일조량의 영향에 따른 사례로는 2020년을 들 수가 있는데[1] 3~4월, 10월, 12월은 평년 대비 일조량이 많아서 산불이 발생하고 건조했으며, 1월, 5월, 7~8월은 평년 대비 일조량이 적고 비가 잦았다. 2022년 3월 울진-삼척 산불 역시 1~2월까지 2개월 동안 평년 대비 지나치게 적은 비와 많은 일조량으로 대기가 건조해진 상태에서 무심코 버려진 담배꽁초가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강수량이나 강수일수와 반비례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일반적으로는 그렇지만, 한꺼번에 비가 많이 내리고 맑은 날씨가 자주 나타나는 경우 또는 해가 진 야간을 중심으로 비가 내리는 경우나 비가 적게 내려도 자주 내리는 경우도 있어서 무조건 성립하지는 않는다. 강수일수는 강수량보다는 비례하는 편이지만, 비 없이 날씨가 자주 흐리기만 한 경우도 있기에 역시 무조건 성립한다고 볼 수는 없다.
2. 우리나라의 일조량
대한민국의 일조량은 전형적인 온대 하우 기후, 냉대 동계 건조 기후의 특징을 보인다. 기후 특성상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는 강수량이 많아 일조율이 낮지만 대신 낮의 길이가 길어 일조시간이 길고,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는 강수량이 적어 일조율이 높지만 대신 낮의 길이가 짧아 일조시간이 짧다. 따라서 계절별로 차이가 큰 강수량, 강수일수, 연교차와는 달리 일조량은 계절별로 상당히 고른 편으로, 1년 내내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건조기후 지역이나 1년 내내 비가 자주 내리고 낮의 길이가 비슷한 적도 부근의 열대 우림 기후 지역을 제외하면 세계에서 일조량이 가장 고르다.[2]월별로는 주로 봄인 4월과 5월, 그중에서도 5월에 가장 일조량이 많고 그 다음으로는 가을인 10월에 일조량이 많다. 4~5월은 봄철이라 비가 내리는 날이 적고, 4월만 되어도 낮이 길어지기 때문이다.[3] 또한 가을철인 10월의 경우, 봄과 가을을 비교하면 낮의 길이는 봄이 더 길지만[4] 평균 기온은 상대적으로 가을이 더 높기 때문이다.[5] 하지만 같은 가을철인 11월은 10월과 달리 낮이 짧고 초가을이나 겨울에 비해 흐린 날이 많다 보니 일조량이 적으며, 영남 및 동해안 지역은 11월에 맑은 날이 제법 있는 대신 9월이 비가 잦고 흐린 날이 많은 편이라 일조량이 적다.
이와 반대로 강수가 집중되는 여름인 7월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일조량이 가장 적다. 대신 여름철은 비가 많이 내려 일조율이 낮지만 낮의 길이가 다른 계절보다 길기 때문에[6] 낮은 일조율로도 일조량이 상쇄되어 일조량이 극단적으로 적어지지는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낮이 긴 여름은 강수량이 많고 습하여 일조율이 낮은 반면, 낮이 짧은 다른 계절들은 강수량이 적고 건조하여 일조율이 높기 때문에 전체적인 일조량은 1년 내내 비교적 균등한 것이다.
체감적으로는 고기압이 안정적으로 자리잡는 겨울인 1월이 가장 많게 느껴지는 편인데, 대기가 극도로 건조한 상태에서 태양의 입사 각도가 낮기 때문이다.
연도별로는 아래와 같다.
- 일제강점기에서도 폭염이 심했던 1930년대 후반~1950년대 초반에는 전국적으로 일조시간이 매우 많았다. 1943년에는 서울의 일조시간이 2,844.5시간에 달해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많았다. 그리고 1950년 8월(318.9시간), 1947년 5월(315시간), 1942년 6월(304.2시간)은 서울 월평균 일조시간 역대 최다 1~3위 기록이다. 또한 대구는 1942년 7월에 358.8시간이라는 엄청난 일조시간을 기록했다. 반면 2000~2003년에는 서울의 일조시간이 매우 적었는데, 2002년에는 서울의 일조시간이 1,421.4시간에 불과해 평년의 2/3 정도에 그쳤다. 그리고 2000년대의 7월은 전반적으로 일조시간이 상당히 적었다. 다만 인천의 경우 서울과 달리 2000~2003년에 딱히 일조시간이 적지는 않아서 애매하기는 하다.[7]
지역별로는 아래와 같다(1991~2020년 평년값 기준).
- 서울의 연평균 일조량은 2,143.1시간이고, 인천은 2,378.3시간이다. 부산은 2,374.4시간이고, 울산은 2,249.5시간이다. 대구는 2,275.9시간, 대전은 2,253.7시간, 광주는 2,164.1시간이다. 이처럼 대한민국은 대부분의 지역의 연평균 일조량이 2,100~2,400시간 범위에 있다. 대한민국에서 일조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경상북도 영덕군으로 2,550시간이며, 가장 적은 지역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로 1,834.5시간이다.[8]
3. 세계의 일조량
대체로 적도와 가까운 저위도에 위치해 있으며 건조한 사막 지역이 세계에서 일조량이 가장 많은 편이다. 반대로 일조량이 적은 지역은 주로 고위도 지방의 해안 지대나 1년 내내 강수량이 많은 기후대에 있다.3.1. 아시아
- 동아시아에서는 중국 화북 지방, 만주 지방과 몽골 등의 일조량이 많은 편인데, 이 지역들은 한반도와 비슷한 원리로 여름철에는 강수량이 많아 일조율이 낮지만 낮이 길어 일조량이 그리 적지는 않고, 나머지 계절들은 강수량이 극단적으로 적어서 일조율은 높지만 햇볕이 비치는 시간은 길지 않아 일조량이 여름철과 큰 차이가 없이 비슷하므로 1년 내내 고르다는 특징이 있다. 중국 베이징의 연평균 일조시간은 2,490.5시간이며, 한반도와 마찬가지로 5월의 일조량이 가장 많고 계절별로 균등한 편이다. 톈진의 연평균 일조시간은 2,460.4시간이고, 바오딩은 2,181.1시간이며, 스자좡은 2,162.8시간이다. 다만 위도가 높은 화북이나 만주 지방으로 올라가면 계절별로 일조량 차이가 뚜렷한 편인데, 하얼빈의 연평균 일조시간은 2,339.6시간으로 한반도와 비슷하지만 위도가 높아 겨울철에 일몰 시간이 빠르므로 겨울철 일조량이 한반도보다 훨씬 적으며, 가장 일조량이 적은 11~1월이 가장 일조량이 많은 5~7월의 4/7 정도에 불과하다. 울란바토르의 연평균 일조시간은 2,804.3시간으로 한반도보다 많지만, 이곳 역시 높은 위도의 영향으로 늦가을~겨울철의 일조량이 매우 적고 한반도보다 훨씬 건조한 고비 사막 인근이라 봄철~여름철의 일조량은 한반도보다 훨씬 많다.
- 한반도와 비슷한 위도인 산둥성의 칭다오와 웨이팡의 연평균 일조시간은 각각 2,261.2시간, 2,387.3시간으로 한반도와 거의 같으며 일조량 패턴도 비슷한 편이다.
- 중국 남부인 화남 지방은 온난 습윤 기후라 한반도보다는 일조량이 조금 적고 계절별로 차이가 큰 편이다. 상하이와 쑤저우, 우한의 연평균 일조시간은 각각 1,850.9시간, 1,878.5시간, 1,783.4시간이며, 여름철에는 일조량이 많지만 겨울철에는 한반도보다 많은 강수량과 여름철보다 빠른 일몰 시간, 흐리고 습한 날씨의 영향으로 일조량이 크게 줄어들어 햇볕을 보기 힘들다. 중동부의 난양, 정저우, 시안의 연평균 일조시간은 1,700~2,000시간이며, 이 지역들도 겨울철 일조량이 한반도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편이다. 아열대기후에 속한 남쪽으로 내려가면 일조시간은 더욱 줄어들게 되는데, 항저우의 연평균 일조시간은 1,642.8시간, 선전은 1,853시간, 광저우는 1,559시간이며, 대만 타이베이의 연평균 일조시간은 1,373.8시간에 불과하다.
- 특이한 사례로는 한반도처럼 온대 하우 기후이지만 지형적인 이유로 안개가 자주 끼는 중국의 쓰촨 분지 지역이 있다. 대표적으로 충칭의 연평균 일조시간은 983.2시간에 불과하여 세계에서 가장 햇볕이 적게 드는 도시 중 하나이고, 청두도 1,005.9시간밖에 되지 않는다.
- 일본 도쿄와 오사카의 연평균 일조시간은 각각 1,926.7시간, 2,048.6시간이며, 한반도와 달리 봄철부터 가을철까지 비가 일정하게, 자주 내리기 때문에 전체적인 일조량은 많지 않지만 계절별로 일조량은 고른 편이다. 반면 후쿠오카 등의 남부는 일조시간은 비슷하지만 겨울철의 일조량이 매우 적다. 일본에서도 눈이 가장 많이 내리기로 유명한 호쿠리쿠 지방은 겨울철에 어마어마한 강설량 덕분에 일조량이 극단적으로 적어 일조량 패턴이 매우 불균형하고, 연평균 일조시간도 1,600~1,700시간 남짓에 불과하다. 이 밖에도 일본 열도가 섬인 특성상 전체적으로 연중 강수 기후가 나타나기 때문에, 여름철에만 우기가 존재하는 한반도에 비해 일조량이 적은 편이다.
- 동남아시아는 강수량과 강수 패턴에 관계 없이 전체적인 일조량은 한반도와 비슷한 편이다. 베트남 호찌민의 연평균 일조시간은 2,490시간이고, 라오스 비엔티안은 2,246시간, 태국 방콕은 2,212.2시간, 필리핀 마닐라는 2,105시간이다. 다만 이 도시들은 하절기에 강수량이 집중되는 경향을 보여 건기와 우기의 일조량이 어느 정도 차이를 보인다. 반대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는 2,222.3시간, 싱가포르는 2,074시간인데, 이 도시들은 1년 내내 강수량이 풍부하기 때문에 일조량이 더욱 균등한 편이다.
- 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는 기본적으로 건조한 기후 덕분에 일조량이 매우 많다. 건기와 우기가 확연히 구분되는 인도 뭄바이와 뉴델리의 연평균 일조시간은 각각 2,611.9시간, 2,773.5시간이다. 방글라데시 다카의 연평균 일조시간은 2,223.6시간이며 강수량이 집중되는 6~9월에 일조량이 다소 줄었다가 건기에 약간 올라가서 한반도와 유사한 일조량 패턴을 보인다. 반면 강수량이 매우 적고 1년 내내 덥고 건조한 파키스탄 카라치의 연평균 일조시간은 2,949.2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은 3,175.1시간에 달하며, 카자흐스탄 아스타나는 2,507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는 2,755.6시간에 달한다.
- 서아시아와 중동 지역은 매우 건조하고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기후로 인해 세계에서 일조량이 가장 많은 지역 중 하나로, 이란 테헤란의 연평균 일조시간은 3,009시간이나 된다. 그 외에 이라크 바그다드(3,240.9시간), 시리아 다마스쿠스(3,164.1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3,397.4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3,224.8시간), 오만 무스카트(3,493.3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3,522시간), 두바이(3,608.9시간) 등도 연평균 일조시간이 3,000시간을 훌쩍 넘는다. 하지만 튀르키예 이스탄불(2,180.7시간), 앙카라(2,320.6시간)처럼 지중해성 기후로 동절기에 강수량이 집중되는 지역들은 일조량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3.2. 유럽
3.3. 아프리카
3.4. 오세아니아
3.5. 북아메리카
3.6. 남아메리카
3.7. 남극
4. 일사량과의 차이점
일사량은 태양 복사 에너지의 양이고, 일조량은 단순히 태양 광선이 얼마 동안 지면에 비췄느냐를 나타내는 용어이다. 즉, 일조량은 시각적인 감각의 의미가 크고, 일사량은 물리적인 에너지량이라는 의미가 크다. 일사량에 대해 더 자세한 내용은 일사량 문서를 참고하자.
5. 관련 문서
[1] 서울 기준으로 2014~2019년은 대부분 일조량이 많았으며 2000~2003년은 대부분 일조량이 적었기에 좋은 예시가 아니다. 월별 일조량 차이가 뚜렷한 2020년이 대표적인 예시이다.[2] 이 때문에 세계의 여러 환경 단체에서는 계절별로 일조량 차이가 큰 유럽보다 오히려 우리나라와 같은 기후가 태양광 발전에 더 유리하다고 주장한다.[3] 사실 4월은 절기상으로 늦봄에 해당하여 낮의 길이가 절기상 초가을인 8월과 비슷하다.[4] 춘분은 초봄인 양력 3월 20~21일에, 추분은 초가을인 양력 9월 22~23일에 있다. 또한 음력 기준(절기상) 봄은 1~3월(양력 2~4월), 가을은 7~9월(양력 8~10월)이라 실제 계절과 약 1개월 차이가 난다. 늦봄인 5월은 음력으로 4월이라 절기상으로 초여름이므로 오후 7시 30분경까지 해가 지지 않는 반면, 늦가을인 11월은 음력으로 10월이라 절기상으로 초겨울이므로 오후 5시 40분경이면 이미 해가 진다.[5] 1991~2020년 서울 평년값 기준으로, 봄철의 평균 기온은 12.3℃이며 월별로는 3월 6.1℃, 4월 12.6℃, 5월 18.2℃이다. 반면 가을철의 평균 기온은 14.7℃이며 월별로는 9월 21.7℃, 10월 15℃, 11월 7.5℃이다.[6] 1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긴 시기는 양력 6월 22일인 하지 무렵이다.[7] 서울의 경우 1990년대까지는 연평균 일조시간이 대부분 2,000시간 이상이었으나 2000~2003년에 유난히 일조시간이 줄어들어 1,400~1,600시간 정도에 머물렀다가, 2004년부터 다시 증가해 2,000시간 이상을 유지하였고 2012년을 기점으로 일조시간이 훨씬 많아져 2019년까지는 2,400~2,600시간 정도를 기록하다가, 2020년부터 약간 감소하여 현재까지는 대략 2,200~2,300시간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8] 제주도는 겨울에 강수량이 타 지역 대비 많아 흐린 날이 많고, 이 때문에 겨울철인 12~2월에 일조량이 극단적으로 적어진다. 그래서 한반도 본토와는 달리 계절별로 일조량 차이가 뚜렷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