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타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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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세터 | 클린업 트리오 | 하위타선 | ||||||
관련 문서: 강한 2번 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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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야구 용어.직역하자면 '밥상을 차리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보통 1, 2번 타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루상에 출루함으로써 클린업 트리오 등의 후발 타자들에게 득점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임무라고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루상이 빈 상태에서 출루해서 홈까지 들어와야 하기에 득점 수가 타점보다 많다.
동시에 9명의 타자들 중에서 척후병 같은 존재. 초반 1, 2번 타자들은 3, 4, 5번 클린업 트리오를 위해 공을 많이 보고 같은 팀 타자들에게 상대 선발투수의 상태에 대해 말해주는 역할도 맡고 있다. 또 뒤에 타자들이 보고 생각할 시간을 줘야 한다. 또한 상대 선발의 투구수를 의도적으로 늘려 빠른 투수교체를 유도하는 역할까지 겸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볼이고 스트라이크고 안 가리고 다 쳐대는 배드볼 히터들은 테이블 세터에 적합하지 않다.
볼과 스트라이크를 잘 구별하는 선구안과 함부로 스윙하지 않는 참을성은 테이블 세터가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덕목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선구안이 좋고 타격이 좋으며 발까지 빠른 선수는 리그에 희귀하기 때문에 보통 선구안이 좋고 타율과 출루율이 높지만 발이 느리거나, 타율이 높고 발이 빠르지만 배드볼 히터거나, 선구안이 좋고 발도 빠르지만 컨택이 에러라든가 하는 등 어딘가 결점 한 가지는 가진 테이블 세터 요원들이 상당히 많다. 만약 타율, 선구안, 주루 모두 좋은 테이블 세터라면 그 선수는 국가대표급이라고 봐도 된다. 따라서 테이블세터가 풀카운트까지 카운트를 끌고 가거나 커트를 하여 최대한 많은 공을 골라내면 몇몇 감독들은 아웃되더라도 잘했다며 격려해주기도 한다. 물론 이건 감독 성향마다 다르다. 공격적인 배팅을 선호하는 감독들은 공을 오래 본다고 하면 소심하게 왜 겁먹냐며 갈구기도 한다.
여담으로 이 테이블 세터들이 초구를 치고 죽는다거나 볼삼비가 좋지 않거나 하여 출루를 잘 못하는 경우 해당 팀팬들에게 상대 배터리에게 마음의 안식을 준다며 '테이블 쉼터'라고 놀림받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수비시엔 빠른 발이 필요한 외야수를 맡는 경우가 가장 많으며 내야수인 경우는 유격수나 2루수를 맡는 비율이 높다. 포수는 포지션 특성상 발이 빠른 선수도 드물고 타격이 되는 선수도 드물어서 테이블 세터에 오는 경우가 거의 없다.[1]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시절 제이슨 켄달이나 20-20을 달성했을 때의 이반 로드리게스 정도가 1, 2번에 주로 배치되는 포수의 정말 드문 케이스였고, 크레이그 비지오 같은 경우는 선수생활 초창기에 리드오프 포수로 뛰다 결국 빠른 발을 살리기 위해 2루수→중견수로 포지션을 전향했다. 국내의 경우에는 한화 이글스의 최재훈, 2023년 부상 전의 NC 다이노스의 박세혁이 각각 뛰어난 출루율과 빠른 발을 살리기 위해 포수 겸 2번타자로 자주 출장하였다.
9번 타순에 리드오프급 선수를 배치하여 타자 일순 시 테이블세팅을 부드럽게 하는 운용도 존재한다. 이 경우 타자일순 시 테이블세터는 9번부터 시작하게 된다. 다만 이 경우 리드오프를 맡아도 될 만한 수준급 타자가 타격 기회를 가장 적게 받게 되기에, 오히려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더 우세하다. 보통 리드오프형 9번을 맡는 선수들은 나이가 많거나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 또는 포수 포지션인 경우 등 체력 관리가 필요한 리드오프형 선수들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2010년대 중반 두산 베어스의 유격수 김재호나 2017년 KIA 타이거즈의 유격수 김선빈 등이 3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하면서도 9번 타자에 위치했었던 것이 대표적인 예시. 그 외에 하위타선 선수 중에서는 그래도 출루가 되고 발이 빠른 선수를 9번에 두고, 제일 못 치는 선수는 9번이 아니라 8번에 두는 라인업도 흔하다.
2. 타순별 특징
출루율이 가장 중요시되고 도루를 비롯한 높은 주루플레이 능력 또한 요구된다. 그러다 보니 90% 이상의 확률로 똑딱이 타자.테이블 세터가 출루를 목적으로 하는 타자들인 만큼 상대방 또한 가장 출루시켜서는 안 되는 타자들이며, 경기가 진행됨에 따라 타순이 돌아올 때도 가장 타격이 약한 하위타선 이후에야 다시 타격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주자를 적게 두고 시작하는 타순이다. 이에 따라 투수는 타자에만 집중할 수 있어 사사구가 적은 게 바로 테이블 세터이다. 특히 1번 타자는 대체적으로 팀 내에서 주루센스가 뛰어나고, 발이 빠르기 때문에 투수는 더더욱 출루시키고 싶어하지 않는 타자이다. 이 외에도 중심타선보다 장타력이 약하기에 투수도 좀 더 과감하게 승부를 걸어오는 점도 있다. 그에 따라 1번 타자의 출루율은 .350~.360이면 준수한 수준으로 보는 게 보통이다. 통산 기록으로도 알 수 있는데 1번 타자 중 통산 출루율이 4할을 넘기는 타자는 '그를 반으로 쪼개도 둘 다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다' 라는 찬사를 받는 역대 최고의 1번 타자 리키 헨더슨이 유일하다.[2] 그러므로 3할 5푼 이상의 고타율이라면 선구안이 극단적으로 개판이지 않은 이상 본 출루율은 먹고 들어가는 데다가 더 나아가 출루율 4할을 노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볼삼비가 좋다는 가정 하에 고타율의 선수가 선호된다.
재미있는 사실은, 장타를 때릴 줄 아는 타자를 배치하는 자리가 조금씩 앞으로 당겨지면서 테이블 세터 자리까지 넘어오기 시작했다는 것. 원래 고전적인 강타자의 자리는 3번, 한국과 일본에서는 4번이었지만 세이버메트릭스의 발전으로 강한 2번 타자론이 유행하기 시작해서 매 경기 2번 타자에 팀 내의 최고의 타자를 놓는 사례도 늘어났다. 때로는 아예 공격형 리드 오프라 하여 1번 자리에 강타자를 배치하는 일도 있다. 2014년 두산의 민병헌이나 LG의 박용택, 삼성의 야마이코 나바로, 2018년 롯데의 전준우가 대표적인 예이며, 완전체로는 30-30을 기록한 박재홍과 이종범을 들 수 있다. 메이저 리그에서도 사상 최강의 리드오프라고 불리는 리키 헨더슨이 매년 OPS 8할에 두 자릿수 홈런을 꾸준히 치는 펀치력을 가진 강타자였으며 MLB에도 마이크 트라웃이나 무키 베츠, 호세 알투베 등 현재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들이 테이블 세터 자리에 자주 배치된다.
이는 세이버메트릭스가 퍼지면서 도루[3] 및 주루 플레이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진 것도 한 몫 한다. 세이버메트릭스를 유행시킨 머니볼은 수비, 주루는 툴 중에서 쓸데없이 몸값을 올린다고 판단해서 최대한 배제하고, 선구안을 중심으로한 타격 툴에 비중을 두고 있다. 수비나 주루는 평균정도만 하면 별 문제 없다는 식으로 본것.[4] 사실 세이버매트릭스 기준에서 타순의 영향력은 선수의 안정감을 갖다주는 측정 불가능한 장점 정도를 빼면 시즌 전체로 봤을 때 얻는 이득이 미미하다고 통계 분석을 통해 결론짓고 있다. 상위 타순에 배치하여 한 타석이라도 더 나오게 하는 것 역시 시즌 전체로 갈 경우 많아야 5~10타석 늘어나는 정도로, 통계 결과 2번 타자가 가장 팀 기여도가 높은 타순임에도 시즌 전체로 봤을 때는 약 5점 정도 더 득점을 창출하는 것 또한 통계 분석을 통해 유추한 결론.
문제는 그럼 1번이 되는데, 1번 타자 앞에 가장 못 하는 타자가 오면 타순 로테이션상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가장 좋은 타자를 2번에 두고, 9번 자리에도 최악의 타자를 피하는 경향이 있다.[5] 사람에 따라선 9번 타자도 테이블 세터에 포함시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문인지 거포가 넘치는 팀이면 2번에 거포를 배치시키기도 한다. 다만, 팀으로 봐서는 미미한 영향일 수 있지만 그게 한 사람에게 집중적으로 쌓이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전성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절의 그래디 사이즈모어나 양키스 시절 알폰소 소리아노처럼 30홈런에 근접하는 펀치력을 가진 톱 타자가 특별히 득점권 타율이 나쁜것도 아닌데 60~70점대의 저타점 시즌을 보내기도 한다. 팀의 득점 창출 전체로 볼 때는 엄청난 기여를 했지만, 투승타타 기준으로 보면 이 선수는 타점을 못 먹어서 손해를 왕창 본 것이다.
이렇게 강한 2번 타자가 보편화되고 클린업급 타격 능력의 테이블 세터들이 많아지자 역으로 첫 회의 1~3번을 저격하는 오프너 전략도 투수 쪽에서 등장하는 등, 현대 야구의 트렌드 변화를 잘 보여주는 타순이 되고 있다.
2.1. 1번 타자
전통적인 1번 타자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도루다. 누상에서 빠른 발로 투수를 흔들다가 클린업 트리오의 타점을 올려주는 역할을 도맡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주로 중견수, 2루수, 유격수 포지션의 선수들이 1번을 많이 맡았다. 이 포지션들은 수비에서 체력 부담이 커 선수들의 체력 관리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서 팀내 주전 1번타자가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며 풀타임으로 출장하는 것은 흔하지 않으며 팀에 체력 좋은 1번감 선수가 잘 성장하면 구단은 필사적으로 그 선수를 잔류시키려고 노력한다.반면 현대야구에서는 빠른 발은 보너스에 가깝고 출루율을 중시한다. 발이 엄청 느린 선수가 아니라면 출루율이 높은 선수를 1번에 세워 최대한 많은 타점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강한 2번 타자가 대세가 된 후에는 아예 다른 요소를 무시하고 출루율 높으면 1번에 세우는 경우도 많아졌으며, 보통 장타율이 높은 선수가 출루율도 높은 경우도 많아서 자연스럽게 1번 타자들도 많은 장타를 치게 되었다. 가끔 출루율만 기가 막히게 높은 선수가 있다면 거의 1번 타자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물론 득점을 올리는 역할이기 때문에 여전히 빠른 발 또한 중요한 요소이며, 출루율에 큰 차이가 없다면 빠른 선수가 우선시된다.
리드 오프라고 불리기도 하며, 국내 언론이나 야구계에서 톱타자라는 표현도 쓰지만 이것은 재플리시이다.
2.2. 2번 타자
현대 야구와 클래식 야구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타순이다.전통적인 2번 타자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1번 타자와 클린업 트리오 사이를 이어주는 교두보로, 1번 타자가 스코어링 포지션(득점권)으로 진루할 수 있도록 작전 수행능력이 높고, 번트를 잘 대는 선수를 많이 배치하였다. '작전형 2번 타자'라고 부른다. 물론 발도 빨라 도루 능력도 좋아야 된다. 특히 1번 타자가 1루에 있을 때 병살을 치면 1번 타자의 성과가 무용지물이 되어버리므로 2번에게도 빠른 발은 많이 요구되었다.
현대 야구에서는 강한 2번 타자론에 따라 굳이 중간에 교량을 놓는 게 아니라 팀 내 최고 타자를 1번 타자 바로 뒤에 붙여준다. 이에 따라 9개의 타순 중 가장 중요한 타순이 되었다. 자세한 사항은 강한 2번 타자 문서 참조.
3. 리그별 테이블 세터
리그나 감독의 성격에 따라 테이블 세터의 운용도 천지차이로 다르다. 메이저리그는 강한 2번 타자론이 대세가 되어 장타도 잘 치는 최강 타자들이 테이블 세터를 꾸리고, 일본프로야구는 여전히 전통적인 테이블 세터를 많이 세우고 있으며, KBO 리그는 최고 타자는 아니지만 출루를 잘 하고 장타도 칠 수 있는 타자들이 자리하는 과도기를 지나고 있다.3.1. KBO 리그
KBO 리그에서 가장 유명한 테이블 세터를 꼽으라면 역시 이종범을 꼽을 수 있다. 역사상 최강의 리드오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시즌 84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발이 빨라서 1번 타자를 섰으나, 출루율 4할을 밥먹듯이 찍고 최대 30홈런을 쳤을 정도로 파워도 있었기에 다소 의도치 않게 현대 야구에서 요구하는 테이블 세터의 능력을 모두 갖춘 선수로 활약했다. 클린업 트리오가 부진하면 가끔 4번에 서기도 했다. 그 밖에 이순철, 전준호, 류지현, 정수근, 이종욱, 김주찬, 이대형, 정근우, 박민우, 정수빈, 박해민 등 소위 말하는 쌕쌕이 타자들이 많았으나, 간혹 이영우나 민병헌처럼 도루는 덜 하고 장타를 치는 1번 타자가 가끔 있긴 했다. 이정후도 데뷔 초에는 1번 타자로 많이 나왔다.현대 야구에서는 KBO 통산 출루율 1위도 찍어본 홍창기가 가장 뛰어난 테이블 세터로 꼽히고 있다. 출루율이 4할 초반으로만 떨어져도 부진이나 타고투저가 언급될 정도의 출루머신이다. 발은 그저 그렇고[6] 장타력도 좋은 편이 아니지만 말도 안 되는 선구안만으로 출루율을 뽑아낸다. 발도 빠르면서 출루율도 잘 뽑아내는 김혜성, 김지찬, 신민재같은 다재다능한 테이블 세터들도 늘어나고 있으며, 강한 2번 타자론에 따라 허경민, 구자욱,김도영, 전준우 등 클린업 트리오에 설만한 선수들도 테이블 세터로 자주 모습을 보인다.
3.2. 일본프로야구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리드오프는 한때 도루 세계기록을 세우기도 했던 후쿠모토 유타카이며, 이외에도 메이저리거 스즈키 이치로, 아오키 노리치카[7], 마쓰이 가즈오 등이 뛰어난 리드오프로 활약했으며 아카호시 노리히로 등도 한국에 잘 알려져있다. 스피드보다는 장타력이 돋보였던 1번 타자로는 한신의 1985년 일본시리즈 우승에 공헌한 마유미 아키노부[8]나 2007년 1번 타순에서 30홈런급 타자인 다카하시 요시노부가 기용된 경우 등이 있었다.2번타자의 경우 스몰볼이 많이 활용되는 일본 야구의 사정상 대체로 발 빠르고 희생타 잘 치는 타자들이 배치된다. '일본식 2번타자'의 대표격으로는 1990년대에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뛰었던 카와이 마사히로가 있는데, 번트를 잘 갖다대기로 유명했다. 이로 인해 '개인 통산 희생타 세계기록'을 보유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 문제를 지적하는 일본의 야구 기사에 있는 타순별 타격 통계를 보면 2017년까지도 NPB에서는 2번 타자의 OPS 평균이 7번 타자보다도 낮았다는 사실(2번 타자 0.668, 7번 타자 0.672)을 알 수 있다. 센트럴 리그의 9번 타자 자리가 보통 투수 자리라서[9] 정확히 통계를 내기 힘든 점까지 감안하면 팀 내에서도 최약이나 그 바로 위 정도의 타격력을 가진 타자를 번트나 대라고 2번 타자로 배치하는 일이 매우 많았다는 뜻이다.[10] 2007년부터 각종 자료를 집계, 분석하고 있는 일본의 트위터 유저의 통계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7년까지 단 한 번도 2번 타자의 평균 ops가 7번 타자의 평균 ops를 넘었던 적이 없었다고 한다. 일본프로야구에서 2번 타자가 얼마나 경시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물론 이런 번트맨들이 많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일본에 '강한 2번타자', '번트를 대지 않는 2번타자'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1950년대에도 미하라 오사무 감독이 니시테츠 라이온즈를 이끌 때 강타자 토요다 야스미츠를 2번에 세운 적이 있고, 1980년대 한큐의 30-30 클럽 가입자 미노다 코지[11], 90년대 초 후쿠오카 다이에 호크스의 카즈 야마모토, 홋카이도 닛폰햄 파이터즈가 도쿄에 있던 시절의 오가사와라 미치히로, 2006시즌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애덤 리그스 등이 3할-20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2번타자로 활약하기도 했다. 물론 아래의 케빈 유킬리스의 경우처럼, 위의 선수들도 팀의 다른 중심타자들이 빠져나간 이후엔 중심타자로 전업하였다. 하지만 기나긴 일본프로야구 역사에 있어서 작전수행이나 기동력보다 타격능력을 중시했던 2번타자는 이 정도로 손에 꼽을 수 있다.
2010년대 중반을 전후해서 일본에서도 강한 2번타자들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2015년 도쿄 야쿠르트 스왈로즈에서 그해 수위타자이자 최다안타 타자인 가와바타 신고를 3번 야마다 테츠토 앞에 배치한 것이나, 전통적인 2번타자의 롤을 수행하면서도 좋은 타격을 보이는 히로시마 도요 카프의 키쿠치 료스케가 등장한 것을 기점으로 본다, 2017년 들어서는 외국인 강타자인 카를로스 페게로를 2번에 배치한 도호쿠 라쿠텐 골든이글스, 케이시 맥기히를 2번타자로 배치한 요미우리 자이언츠, 카지타니 타카유키나 외국인 타자 네프탈리 소토 등 펀치력있는 타자들을 2번에 배치한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 등 번트맨 일변도의 기용에서 벗어나는 움직임들이 관찰되는 중. 물론 아직까지도 이러한 타선 운용은 비교적 소수의 팀들이, 임시방편적으로 하는 것에 가까워 아직까지 주류가 되었다고 하기는 어렵다. 2018년에는 아오키 노리치카를 2번에 두고 야마다 테츠토-블라디미르 발렌틴 앞에 잘 주자들을 깔아준 도쿄 야쿠르트 스왈로즈나 장타력을 갖춘 오타 타이시를 2번에 둔 홋카이도 닛폰햄 파이터즈의 성공사례가 있었고, 2019년에는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팀 내 최고의 타자 사카모토 하야토를 2번에 고정시키는 등 조금씩조금씩 강한 2번타자들이 확산되는 모양새. 2021년에도 롯데의 레오니스 마틴이나 세이부의 코리 스판젠버그 등이 강한 2번 타자를 맡고 있다. 심지어 닛폰햄의 경우 임시로 한 거지만 나카타 쇼를 2번으로 쓴 사례도 있다!
3.3.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
강한 2번 타자가 자리잡은 리그이므로 테이블 세터로 분류할 선수가 점점 없어지고 있다. 그나마 강한 2번 타자 전략에서도 1번 타자에게는 별도의 역할이 주어지고, 여전히 발이 느린 테이블 세터는 꺼리는 감독들이 많아서 주로 호타준족형 선수들이 테이블 세터로 유명하다.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유명한 테이블 세터는 리키 헨더슨이다. 발이 빠른 전통적인 1번 타자의 역할을 잘 수행했던 선수지만, 통산 4할이 넘는 어마무시한 출루율 또한 강점이었던 선수라 현대 야구에 환생해도 여전히 1번 타자를 맡을 선수다. 명예의 전당에 99.7%라는 경이적인 득표율로 한 번에 입성한 스즈키 이치로도 고타율에 기반한 고출루율과 빠른 발을 앞세워 고정적인 1번 타자로 나섰다. 추신수 역시 전성기에는 4할에 달하는 출루율과 20도루가 가능한 빠른 발로 1번 타자의 역할을 많이 맡았다.
그 밖에도 마이크 트라웃, 애런 저지, 무키 베츠, 오타니 쇼헤이, 조시 도널드슨, 더스틴 페드로이아, 매니 마차도 등, MLB에서도 손꼽히는 강력한 타자들은 발이 너무 느린 게 아닌 이상 대부분 테이블 세터라고 보면 된다. 카일 슈와버같이 발이 느린 테이블 세터도 메이저리그에선 쉽게 찾아볼 수 있다.
[1] 2019년 4월 15일 경기에서 신시내티 레즈의 포수 커트 카살리가 1번으로 출전했는데 이는 팀 역사상 1900년 이후 119년만에 처음이라고 한다.[2] 참고로 리키 헨더슨은 통산 297홈런에 OPS+ 128과 wRC+ 132, OPS 9할 이상 시즌 4회에 심지어 그중 1번은 무려 10할이라는 기록에서 알 수 있다시피 클린업에 세워도 되는 공격력을 가진 테이블 세터였다.[3] 도루의 기대이익보다 기대손실이 크다고 분석[4] 이후 출루율의 가치가 좀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며 추신수의 1억달러 계약처럼 비싼 자원이 되자, 정말로 돈이 없어서 머니볼 혁명을 시작한 스몰마켓 구단들은 도로 저평가된 수비나 주루, 더 나아가서는 스탯캐스트로 밝혀진 타구 속도나 발사 각도 등 새로운 소소한 장점들에 주목해 저렴하지만 실속있는 라인업을 짜려고 한다.[5] 이는 지명타자 제도가 없는 내셔널 리그나 센트럴 리그에서 더 문제가 되는데, 때문에 토니 라루사나 조 매든과 같은 감독은 투수를 8번에 두고 야수를 9번에 배치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6] 느린 건 아니고 빠르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이지만 센스가 떨어진다는 의견이 다수다. 타이밍을 잘 보고 잘 뛰면 그럭저럭 성공하는 편인데, 2023년에 도루를 너무 많이 시도하다가 23도루 23실패라는 처참한 성공률을 기록한 뒤로는 그냥 뛰지 말라는 의견이 대세가 되었다.[7] 이치로와 아오키는 커리어 초반엔 1번타자로 많이 출장했고, 일본에서의 커리어 말기에는 OPS 9할에 20홈런 정도를 치면서 3번에 자주 기용되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후에는 두 타자 모두 단타에 더욱 집중하는 타격 스타일로 전환하며 사실상 풀타임 리드오프가 되었다.[8] 빠따지옥 고시엔을 홈으로 쓰고도 12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 1985년 단일시즌 34홈런이라는 미친 기록을 세웠다. 거기다가 당시에는 한여름에 죽음의 원정까지 해야했다.[9] 반드시 9번이 투수인 것은 아니다. 기사에서도 나오지만 2017년 DeNA의 알렉스 라미레스 감독은 8번 타자 자리에 투수를 두는 변칙적인 타순 운용을 자주 선보인 바 있다. 9번을 제 3의 테이블 세터로 운용하기 위해 이런 식의 구상을 하는 경우가 꽤 있다.[10] 게다가 강타자들이 남아돌거나 하지 않는 이상 7번 타자에 의도적으로 강타자를 배치하는 일은 드물지만, 아래 문단의 경우처럼 변칙 오더식으로라도 2번 타자에 강타자를 배치하는 일은 종종 있다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단순 평균이 아니고 절사평균을 낼 경우 더 심해질 수도 있다.[11] 이쪽은 1980년 31홈런-39도루-31희생타를 동시에 기록하며 다른 의미로 '트리플 쓰리'를 기록하는 특이한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