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25 22:44:59

고향의별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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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인을 돛대 높이 매달아라.
풀지 못하게 단단히 묶어라.
목을 맬 밧줄은 필요 없다.
태양의 먹이로 줄 테니까.
장루에 올라가는 녀석들은
죄인에게 음식을 주면 안 된다.
물 한 방울도 주면 안 된다.
비가 오면 좀더 살 테니까
그땐 거꾸로 매달아라.
맑은 하늘을 증오하면서
펄럭이는 돛을 증오하면서
바삭바삭 말라갈 수 있도록."
룬의 아이들 데모닉 6권, 11막 7장 '붉은 등, 검은 깃발' 中,

1. 개요

판타지 소설 룬의 아이들 데모닉에 등장하는 배.

페리윙클 섬에 도착한 조슈아 일행이 알테나호를 타고 노을섬으로 가던 도중 만나게 된 유랑극단의 배다. 한밤중에 대낮 같이 환하게 등불을 밝히고 다니며 여기서 들려오는 노래소리에 맞추어 조슈아가 오마쥬로 답가를 불렀는데 알고 보니 그날이 배의 생일 이었던지라 선상 파티를 벌이다, 마침 지나가던 알테나 호에게 참석을 권한다. 그리고 호기심이 발동한 조슈아 일행이 그 배로 건너간다.

2. 상세

원래는 여기저기 항구를 돌아니며 공연을 하는 일종은 해상 서커스단으로, 공짜 술에 공짜 공연이라는 그들의 호의에 조슈아일행과 선원들도 거절하지 않고 밤새 재밌게 어울려 놀게 된다. 조슈아는 아까 노래를 불렀던 선원을 찾지만 아무도 그런적이 없다고 하고, 그와중에 막시민은 구석에서 혼자 벌벌 떨고 있는 소년 '알비'를 만난다. 알비는 막시민이 가지고 있던 플레잉 카드를 난생 처음 보는것 처럼 신기하게 여기며 알수 없는 말을 쏟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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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배는 수 백년 전 알수 없는 저주에 걸려 같은 시간을 계속 반복하고 있는 배 였다. 즉 배의 구성원들 모두 수 백년전의 사람들이라는 것.
막시민은 알비에게서 이 배에 숨겨진 진실을 듣고 처음에는 긴가민가하게 여기지만, 이윽고 리체의 말을 듣고선 확신을 한다.[1] 이들은 선장인 광대 '클랭'은 무자비한 해적선인 '붉은 돛'으로 부터 보물을 하나 훔쳤고 그 사실을 안 선원들은 해적들의 노여움을 살까봐 두려웠던 나머지 자신들의 선장을 돛대에 목 매달아 버린다.[2] 그리고 그 현실을 잊고자 선상 파티를 연 것이다. 그래도 선장을 죽였다는 죄책감을 지울순 없었는지 전부 옷에 상장을 달아 나름대로 그를 추모한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클랭은 새벽에 다시 살아 돌아오고, 죽은이가 살아돌아 왔다는 믿을수 없는 현실에 좌절하며 그의 노래를 들으며[3] 곧이어 그들을 쫒아온 '붉은 돛'의 해적들에게 잔인하게 학살 당한다. 꼬마 알비는 클랭을 매달았던 동앗줄을 붙잡고 돛과 돛대 사이에 숨어서 목숨을 건졌지만 대신 그 지옥 같은 하루의 순간이 매일마다 반복 되는것을 보게 된다.
그날도 어김없이 광대 클랭이 찾아와 선원들에게 저주의 노래를 퍼붇는데, 지난번과는 달리 이번에는 조슈아가 그의 노래를 맞받아 부른다.[4] 클랭은 정체 모른 방문객들에게 적의를 드러내지만 그래봤자 새벽이 다가오는것을 멈출수는 없다고 비웃는다. 막시민은 선원들을 질책 하면서 클랭이 훔쳤다던 그 '보물'[5]을 일부러 열어 보는데 왠 종이 쪼가리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알비는 그 종이들을 막시민에게 넘겨주지만 막시민도 이게 뭔지 감을 못 잡아서 그냥 옷 속에 구겨 넣는다.[6] 그리고 막시민은 그 해적놈들을 이겨버리면 되는거 아니냐 라며 해결방안을 내놓는데 선원들은 붉은 돛을 이길순 없다고 좌절한다. 조슈아는 이들의 사정을 듣고선 영매이자, 소공작으로써 나름 책임감을 느끼며[7] 머리를 굴려 그들의 저주를 해결해 주기로 한다.

새벽이 다가오자 저 멀리서 배 이름과 같은 붉은돛을 단 해적선이 고향의 별 호를 잡으러 오고, 준비를 마친 조슈아와 리체, 막시민, 그리고 켈스니티[8]는 금방이라도 쳐들어 올거 같은 해적들한테 이카본 폰 아르님, 아나로즈 티카람, 스초안 오블리비언, 본인 행세를 한다. 조슈아의 연기력과 다른이들의 코스프레그리고 켈스니티 본인등판으로가 시너지가 되어 해적들은 '바다의 공작'에게 쭈뼛대며 머리를 조아리게 된다.[9] 자신들이 배들 빌려 아나로즈를 데리고 노을섬에 들리던 차였는데 늬들이 그걸 방해하느냐 라며 으름장을 놓자 해적들도 알아서 물러나게 된다.[10] 그리고 조금 뒤에 이어진 켈스니티의 기원에 의하여 고향의 별 호와 해적들 모두 진혼 된다.

다음날, 알테나호로 돌아온 조슈아 일행은 바다위에 떠있는 고향의 별 호를 발견하고 승선 해보지만, 수백년의 세월을 한번에 받아서 순식간에 썩어버린 모습만 남은것을 보게 된다.

이카본에게 바쳐질 보물 하나 때문에 수백년에 걸쳐 일어난, 데모닉이란 다른 사람들의 운명까지 휩쓸어버린다 라는 말을 그대로 보여주는 에피소드다. 조슈아 역시 선조인 데모닉 이카본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는 것에서 책임감을 느끼며 그들을 도와준 것. 새 한마리 죽이지 못할거 같은 가녀린 소년이 그런 운명을 결정 지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걸 보며 리체 역시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낀다.[11]

3. 기타

얼핏 보면 내용 진행에 별로 상관없는 파트로 보이나, 막시민이 여기서 얻은 종이쪼가리는 후반부에 큰 도움이 된다. 이 쪼가리는 저주가 걸려 있는 동안에는 멀쩡했지만 저주가 풀린 순간 다른 선원들이 사라진 것처럼 알아볼 수 없게 되었는데, 막시민은 뒤늦게 그것이 신성 찬트의 악보임을 깨닫고 막시민은 친구 놈에게 한 번 보여 줬으면 원본과 똑같은 사본을 만들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을 아쉬워한다.

이 악보는 이후 조슈아의 악착같은 복원 시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복원되지 않았으나 우연히 아는 사이가 된 신성 찬트의 계승자가 이를 알게 되어 구판에선 하룻밤 사이에 완벽하게, 개정판에선 밤 사이 슬쩍 힌트를 남겨 거기에서 음의 규칙성을 발견한 조슈아가 복원에 성공한다.

찬트의 효과는 다름아닌 '시간을 반복하는 것'. 즉 고향의별 호가 저주에 걸려 특정 시간을 방황하는 것은 다름아닌 이 찬트의 효과였다. 결국 보리스와 조슈아에 의해 복원된 찬트는 막시민이 카프리치오 바이올린으로 연주하여 아나로즈 티카람이 밖에 나가 있는 동안에도 봉인을 유지하였고, 덕분에 아나로즈는 약속의 사람들의 소원을 이뤄주며 동시에 켈스니티와 다시 한 번 재회할 수 있었다.


[1] 재봉사인 리체는 이들의 옷이 수백년전 복식이라는걸 알수 있었다. 자신도 처음에는 극단이니까 저런 옷을 입는구나 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사실 초반 부터 계속해서 떡밥이 나오는데 '고향의 별'이라는 배 이름이 옛스럽다거나, 배의 생일을 챙기는게 옛날 풍습이라던가, 배의 모항인 '렘노스코드'가 쇠락한 어촌이라던가, 알비가 트럼프 카드에 그려진 오래된 그림이 자신 할머니가 그린거라고 한다던가, 배우들이 하는 소개 인사에서 '어제 내렸던 항구'(근방에는 하루만에 갈수 있는 항구가 없다.) 그리고 이들이 보여주는 새로 나온 연극 '메이!메이'는 사실 코츠볼트 시골뜨기인 막시민도 다 알만큼 아노마라드에서 아주 유명한 구전동화다.[2] 이 이야기가 시작하는 첫번째 장에 나온 '죄인을 돛대에 목 매다는 노래'가 사실 이에 대한 복선이다.[3] 물론 자신을 죽인 선원들을 비꼬는 노래다. 그 한 어린 분노가 수백년 동안 수천번을 반복하고 있는 것.[4] 처음에 조슈아가 뱃머리에서 들었던 노랫소리가 바로 클랭이 부르던 노래였던 것.[5] 한쪽에 검은 천으로 덮어놓은 상자 였는데 막시민은 선원들이 그 상자를 일부러 피하며 주위에 얼씬거리지 않는다는걸 눈치챘다.[6] 정확히는 뭔지 감조차 잡지 못해 훌훌 넘겨 보다 마지막장 즈음해서 악보라는 것까지는 깨닫게 되나, 워낙 정신없는 상황이다 보니 정확한 정체를 깨닫지 못하고 그냥 넘어가 버린다. 막시민은 이후 모든 일이 끝나고 좌초된 채 다 썩어버린 고향의별 호의 잔해에 승선했을 때 즈음에서야 악보의 정체를 깨닫고 씁쓸해하게 된다.[7] 길게 말하지도 않고 살짝 막시민 빙의해서 그냥 간단하게 양쪽 다 잘못 하셨네요.. 사실 보물을 훔쳐와서 배를 위험에 쳐하게 한 선장이나,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그 선장을 목매단 선원들이나 도찐개찐이다. 책임감을 느끼는걸 물어본 선원에게는 마치 우리가 잘 아는 누군가가 했을 법한 대답하기 귀찮다로 응수한다.[8] 배가 살지도 죽지도 않은 저주에 걸린 곳이라서 막시민과 리체에게도 유령인 그의 모습이 보였다. 둘다 분명 '여러번 만났는데 처음 본다' 라는 아이러니를 느끼게 된다.[9] 이 해적들도 원래는 이카본의 수하에 들기 위해 가나폴리 난파선에서 건져낸 보물을 바치려고 했는데 하필 그 보물이 저 보물이었던지라 고향의 별 호를 습격한 것 이다.[10] 저시기에는 아직 노을섬의 마력폭풍이 존재했으므로 바다공작이 저런 작은 배에 탄 것이 마력폭풍을 뚫고 가기 위함이라는 그럴듯한 이유가 되어주었다. 물론 사실 이카본이 폭풍을 건너기위해 쓴 작은배는 1~2인용 조각배이므로 수십명이 타고다니는 범선 급인 고향의 호 별은 커다란 배이지만, 그런 세세한 정보가 알려지기 어려운 시대이며, '남쪽바다의 지배자'인 이카본의 신분을 고려하면 고향의 별 호 정도면 높으신 분이 잠행하느라 빌려쓴 작은배 정도로 퉁칠수 있었다[11] 그들에게 도움을 주었던 꼬마 알비는 다른 선원들과는 다르게 혼자 죽지 않고 살아있던 상태였으나 더 이상 영원히 고통받으며 살아있기를 원하지 않아 조슈아에게 이 상황을 '끝내달라'고 부탁했다. 결국 저주가 풀리고 다른 영혼들이 진혼될때 알비도 같이 사라진다. 배와 찬트 종이가 다음날이 되자 바로 삭아 버린 걸 보면 알비 역시 그렇게 된 듯. 나중에 리체가 알비의 행방을 물을 때 막시민이 씁쓸하게 '죽었다' 라고 확정지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