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27 23:21:58

아스트롤라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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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Astrolabe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Astrolabe-Persian-18C.jpg

1. 개요2. 역사3. 기본적인 원리4. 여담

1. 개요

시간 측정을 비롯한 다양한 계산을 하는 용도의 정교한 천문 도구. 이름은 그리스어로 '별을 붙잡는' 이라는 뜻의 아스트롤라보스(ἀστρολάβος)에서 비롯되었으며, 낮에는 태양의 고도를 이용해서 시간을 측정하고, 밤에는 을 이용해서 시간을 측정하는 도구로 시작해 이후 인류의 천문학, 수학 지식이 축적됨에 따라 별과 행성의 궤도를 계산하고, 현 위치의 위도와 경도를 측정하고, 태양을 이용해 건물의 높이를 계산하는 등 복잡한 작업도 수행하게 되었다. 근대의 아스트롤라베는 400여가지 이상의 계산을 수행할 수 있을만큼 쓰임새가 다양했다.

2. 역사

3D의 구체인 우주를 2차원 평면에 투사하는 방법을 고안한 사람은 고대 그리스의 천문학자 히파르코스(BC 180년경)이다. 프톨레마이오스도 평사도법에 대해 언급하면서, 별의 위치를 지도로 표시하는 법에 대해 설명했으며, 이로서 삼각함수같은 골치아픈 계산 없이도 손쉽게 별의 위치를 찾을 수 있게 되면서 아스트롤라베의 역사가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그리스, 로마시기에 발달한 천문학 지식은 이후 이슬람세계로 전파되면서 더욱 더 발달하게 되는데, 현재 남아있는 아스트롤라베 유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쿠웨이트의 알 사바 컬랙션에 포함된 것으로 약 9세기경의 물건이다. 이슬람의 아스트롤라베는 어느 위치에서든 메카의 방향을 찾고, 매일 다섯차례 반복되는 예배시간을 계산하는 기능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13세기에 아스트롤라베가 유럽에 전파되면서 유럽인들은 여기에 점성술과 항해와 관련된 정보들을 추가하기 시작했다. 특히 대항해시대에 아스트롤라베는 가장 정확한 경도 위도 측정기구로서 나침반과 함께 유럽의 항해술을 발전시키는데 기여했다.

아스트롤라베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천문학적 지식을 요구했지만, 기계식 시계가 발달하기 전에는 시간을 측정하는 목적으로도 자주 사용되었으며, 실제로 민간인들에게는 시간측정을 위한 자료만 입력한 보급형 아스트롤라베가 퍼졌다. 하지만 기계식 시계가 발달하면서 아스트롤라베는 더이상 시간측정의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게 되었으며, 지도제작술이 발달하면서 현지에서 위도와 경도를 측정할 필요성도 거의 사라진데다가 천문학자가 아닌 이상 민간인들이 하늘의 별을 바라볼 필요가 거의 없어진 18세기 이후로는 잊힌 기술이 되었다.

3. 기본적인 원리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Astrolabe%2C_18th_century%2C_disassembled.jpg

18세기 페르시아에서 사용된 항해용 아스트롤라베를 분해한 모습. 왼쪽에 화려하게 투각으로 장식된 판이 레테, 그 오른쪽이 메테르, 아래에 보이는 여러 장의 원반이 판(plate), 그 밑에는 판을 메테르에 고정시키는 축과, 측정을 위한 자가 보인다.

아스트롤라베는 눈금이 새겨진 본체(meter), 우주에서 매우 밝아서 어디서나 쉽게 관측할 수 있는 별의 위치를 표시하는 레테(Rete), 고도를 측정하는데 필요한 자, 그리고 하늘의 방위각과 고도를 나타내는 원들이 평사도법을 따라 새겨진 판으로 구분된다. 판은 마테르에 고정해서 사용하도록 되어있는데, 고도에 따라 보이는 태양궤도와 밤에 보이는 별의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항해용 아스트롤라베는 다양한 위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여러개의 판을 가지고 있다. 아스트롤라베의 뒷면에는 태양의 황도 위에서의 위치를 측정할 수 있는 표가 있는데, 이것을 이용해서 태양의 경도를 측정한 다음, 자와 레테의 황도가 교차하는 곳이 태양의 위치가 되도록 자를 회전시켜서 시간을 구한다.

4. 여담

여수엑스포 전시관 입구에 큰 아스트롤라베 모형이 설치되어 있다.

KBS 1TV 대하드라마 장영실에서 주태강이 장영실에게 보여주면서 회회국 별시계라고 설명한 장면이 있다.

움베르토 에코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장 자크 아노 감독의 1986년 作 장미의 이름 초반부에 수도원에 도착한 바스커빌의 윌리엄 수사가 아스트롤라베와 사분의, 모래시계 등 천문 관측 기구들을 꺼내 놓았다가 바깥에서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를 듣고 서둘러 천으로 덮는 장면이 나온다.

조선 후기 실학자이자 유득공의 숙부인 유금이 제작한 혼개통헌의가 바로 아스트롤라베다. 이는 동북아시아에서 제작된 것으로는 유일한 유물로, 일본에 반출되었다가 반환되어 보물로 지정되었다. 유금은 중국을 통해 수입한 서양 과학 서적들을 통해 그 원리를 이해하여 제작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한삼재도회 14권 네덜란드 항목에서는 네덜란드로부터의 수입품으로 언급된다. 伊湏多良比(イスタラヒ, 이스타라히)라는 좀 더 생소한 표기를 사용하고 있다.# 15권 예기(藝器) 권에는 별도의 항목으로 나오며 아래는 15권에 수록된 이스타라히의 그림이다.

파일:istarahi.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