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7:33:57

아케이드 시스템

1. 개요

아케이드 시스템 기판(Arcade System Board)은 아케이드 게임을 구동할 때 사용되는 전자 회로 기판, 즉 해당 게임을 구동시키는 역할만을 하는 일종의 컴퓨터를 의미한다.

2. 설명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시스템 기판은 주로 각 아케이드 게임 회사마다 전문 설계팀이 존재해 이들이 독자적인 방향으로 설계하였다. 당시 아케이드 머신은 가정용 게임기와 달리 업소용이라서 단가, 성능, 면적 제한에서 자유로웠기에 보다 더 높은 성능의 부품을 잔뜩 사용하였고 당시 그 비싸다는 마스크 롬도 대용량으로 사용하였다. 때문에 해상도는 당대 게임기와 비교해서 낮거나 비슷해도 색 표현력이나 그림 표시 매수 등의 성능이 매우 높아서 가정용 게임기나 일반적인 컴퓨터[1]가 넘볼 수 없는 벽이었다. 3D 기술 여명기에는 아예 워크스테이션 수준의 사양을 만들어버리는 등 온갖 최첨단 기술로 무장되어 있었다.

그래서 아케이드 게임을 콘솔로 이식한다고 하면 그래픽은 당연히 깎이고 들어갔으며, 비슷한 감각으로 이식해줘도 훌륭한 이식으로 대접을 받았다. 아예 아케이드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감각의 게임을 만들어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PC도 마찬가지로 PC 게이밍이 후기 MS-DOS 게임의 발전, 그리고 윈도우 95가 출시되며 Direct X가 등장하기 이전에는 당대 콘솔보다도 더 처참했던 게이밍 성능때문에 콘솔 못지않은 열화이식이 많았었다.

그러다가 1990년대 중반 이후 기술이 발전하며 합리적인 가격대에 3D 기술을 구현한 가정용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세가 새턴 기반의 기판이 나오기 시작하고, 이윽고 90년대 후반에는 3dfx Voodoo를 탑재한 PC 베이스의 업무용 머신이 나와 성능의 격차가 점점 좁혀지면서 독자적인 구조의 아케이드 머신은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SYSTEM 357 등의 콘솔 기반 기판을 고집해온 제작사는 반다이 남코 엔터테인먼트로, 철권 7SYSTEM ES3 기판을 사용하게 되면서 PC로 완전히 전향했다.[2] 오락실에서 기기가 켜지는 걸 보면(한국에선 대표적으로 BEMANI 시리즈) 윈도우가 실행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게임의 주류가 2D에서 3D로 넘어간 것과도 궤를 같이 하는데, 2D 게임은 모든 인물들이나 사물들이 움직이는게 당연히 하나하나 모두 그래픽 데이터이고, 독자적인 기판을 사용하던 아케이드 게임이나 카트리지 매체를 사용하던 게임들은 이 그래픽 데이터를 모두 ROM에 저장해놓고 있다. ROM에 저장된 데이터들은 시스템에서 직접 액세스가 가능하니 로딩이고 뭐고 신경쓸 일 없이 성능이나 용량이 허용되는 한에서 원하는 그래픽을 모두 보여줄 수 있던 것이다.

그러나 차세대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과 세가 새턴이 광매체인 CD를 사용하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다. CD에 아무리 많이 데이터를 담아봤자 결국 중간에 시스템 메모리를 거쳐야 하는데[3], 이 당시 게임기들의 메모리 용량은 아케이드 게임들의 ROM 용량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던 것. 이 때문에 이 기기들로 인기 2D 게임들이 이식될 땐 메모리 용량에 맞춰 그래픽 데이터를 삭제하거나(= 프레임 삭제) 그래픽을 단순화시켜 용량을 절감하는 등의 꼼수가 수반돼야 했다. 새턴의 경우에는 확장 카트리지 슬롯에 롬팩이나 램팩[4]을 장착해 원작에 가까운 느낌으로 플레이할 수 있었다.

드림캐스트플레이스테이션 2쯤 와서는 콘솔기기들의 시스템 메모리 용량이 대거 올라가면서 비로소 별도 장치 없이 과거의 2D 게임들을 완벽 이식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고, 여기에 2007년쯤부터 인텔 코어2 시리즈 등을 기점으로 PC 부품들이 엄청난 속도로 성능 발전을 이루기 시작하면서 PC 기반 아케이드 시스템의 가성비가 본격적으로 쓸만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자세한 것은 타이토 울프 시스템 문서를 참고.

이런 흐름과 함께 게임 제작사들이 독자적으로 사용하던 아케이드 시스템들[5]은 대부분 명맥이 끊기며 2000년대 중반쯤을 기해 콘솔기기 호환 시스템이나 PC 기반 시스템들이 그 빈자리를 채우게 된다. 자체 설계 기판을 사용한 마지막 게임은 2012년 출시한 도돈파치 최대왕생.

2023년 기준 PC 기반 기판들은 대부분 산업용 임베디드 PC[6]그래픽 카드 및 아케이드용 I/O 카드를 장착하여 구성하고, 임베디드용 Windows를 사용한다. Windows도 경량화한 버전을 사용한 데다가 게임 구동 이외의 용도로는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인 게이밍 PC에 비해 CPU의 성능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이 특징. 스트리트 파이터 4의 아케이드판은 펜티엄 4로 구동되며, 2012년 이후 대다수의 기판은 CPU로 인텔 코어 i 시리즈를 사용하는데, i7을 사용하는 기판은 없지는 않으나 아주 드물고, 대부분이 i5 또는 i3를 사용한다.

1980년대부터 청계천 등지에서는 8비트 또는 16비트 게임 기판들을 리버스 엔지니어링하여 불법 복제하는 문화가 성행했다. 그 당시 이들의 게임 복제 시도와 개발사의 대응은 그야말로 창과 방패를 연상케 했는데, 불법 복제를 뿌리뽑으려고 멀쩡한 칩에 암호화 기능 등을 추가해 주문 제작한 칩을 사용하는데도 그걸 뜯어서 복제했다는 설이 돌 정도였다고 한다.[7] 결국 한국 정부에서 소프트웨어 저작권법을 강화하는 동시에 기술 발전으로 기판이 고집적화되며 불법 복제 대란은 자연히 끝을 맞았지만, 여태까지 복제된 게임은 여전히 수도 없이 거래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한국에서 옛날 기판의 가격은 매우 낮다. 던전 앤 드래곤 섀도 오버 미스타라의 중고 기판이 7만 원에 거래되고, SNK의 게임은 아예 수십 개를 1팩으로 모아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 등의 사례가 있다.

2023년 현재의 기판들은 PC 베이스의 설계에, 아예 OS도 윈도우즈를 사용하고 있고[8], 기기의 사양도 생각보다 높지 않은데 비하면 기판 가격은 말도 안 되게 비싼 편. 단적인 예로 철권 시리즈의 경우, PS4와 유사한 성능의 SYSTEM ES3 기판을 쓰는 철권 7이 기판 가격만 1조당 1600만 원 정도. PS4 정도의 스펙인 평범한 스틱 게임이 이런데 전용 케이스를 사용하는 게임이나 체감형 게임은 억 단위로 넘어가기도 한다. 이렇게 비싼 이유는 몇만 대를 팔면 잘 팔았다고 하는 업소용 시장에서로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어렵기 때문이며, 소프트웨어와 오락기통 같은 설비가 대부분 특주품인 탓도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아케이드 게임은 업소용 제품이기 때문이다. 소비자용 일반 게임 소프트는 구입을 한 소유자 본인만 이용할 수 있지만, 업소용은 구매한 기기로 가게에 오는 손님마다 돈을 받고 서비스를 할 수 있다.[9] 업소용은 당연히 그만한 라이센스 비용을 매겨서 파는 것. 한국의 경우 최대 소화율을 200대 정도로 추산하고 있으니 오락실을 좋아한다면 감사하고 즐기는 게 모두에게 좋은 것이다.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업소용 기판의 대세는 네트워크. 2010년 이후 기판들은 대부분 네트워크 연결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원거리 대전이나 랭킹 전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긴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보안 때문. 거기에 플레이마다 비용을 또 가져간다. 네트워크 설치와 접속 비용도 모두 점주 부담. 근데 또 이런 네트워크가 프리서버로 돌아가기도 한다. 예시로 BEMANI 시리즈북미 쪽에서 가상 e-amusement 서버가 돌아가고 있다.

결국, 이런 복사 방지에 이골이 났는지 아예 게임까지 관리해버리는 NESiCAxLive까지 등장, 그럭저럭 관리가 돼가는 듯 보였지만 이내 홍콩에서 NESiCAxLive 무력화 패치를 내놓으면서 결국엔 말짱 꽝.

기판에 무리를 주는 행동은 절대로 해선 안 된다. 상술했듯이 아케이드 기판 하나하나의 가격은 상당히 비싼 데다 상판을 치다가 충격을 줘서 기판이 고장나거나 스피커 연결선이 끊어지는 등의 직접적인 피해를 가하면 막대한 배상금을 물게 될 위험이 있다.

게임 세팅의 경우 초창기부터 90년대까지는 딥스위치 조합을 통해 조정했고, 소프트웨어에 내장된 서비스 모드가 대중화하면서 딥스위치+소프트웨어 혼용 방식이 흔해지다가 지금은 소프트웨어 내장 서비스 모드로만 세팅하는 모양.

3. 목록

3.1. 세가

세가 기판 목록

3.2. 남코

3.3. 타이토

3.4. 코나미

3.5. 캡콤

3.6. SNK

3.7. 아타리 / 미드웨이

  • 아타리 논리 회로 기판(1972 ~ 1976)
  • 아타리 6800 기반 기판(1976 ~ 1979)
  • 아타리 6502 흑백 래스터 기판(1976 ~ 1980)
  • 아타리 6502 컬러 래스터 기판(1977 ~ 1989)
  • 아타리 6502 벡터 기판(1979 ~ 1980)
  • 아타리 지네 하드웨어 (1980 ~ 1983)
  • 아타리 캥거루 (1982 ~ 1983)
  • 아타리 스타워즈 하드웨어 (1983 ~ 1985)
  • 아타리 68000 기반 기판 (1983 ~ 1992)
  • 아타리 시스템 1 - 야마하의 FM 음원을 처음 사용한 기판으로, 마블 매드니스 등의 게임에 사용되었다.
  • 아타리 시스템 2
  • 미드웨이 유닛 시스템: Y 유닛으로 모탈 컴뱃 초기판이 돌아갔으며, 이후 T 유닛에는 모탈 컴뱃 후기판, 모탈 컴뱃 2가 돌아갔다. 울프 유닛으로 모탈 컴뱃 3이 가동되었다.
  • 미드웨이 제우스: 모탈 컴뱃 4의 기판
  • 미드웨이 퀵실버
  • 아타리 플레그쉽
  • 아타리·미드웨이 시애틀
  • 아타리 미디어 GX
  • 아타리·미드웨이 베가스
  • 아타리 덴버 (1999-2003)
  • 미드웨이 제우스 II
  • 미드웨이 퀵실버 II (1999-2000)
  • 미드웨이 아틀란티스
  • 미드웨이 퀀텀 3D (2001-2003)

3.8. 데이터 이스트

3.9. 기타

4. 관련 문서



[1] 평균적인 당대 개인용 컴퓨터의 사양 기준. 물론 아케이드 게임의 제작에도 컴퓨터가 사용되는 경우가 많으나, 태반이 X68000 같은 당시 기준의 초고성능 워크스테이션급 컴퓨터를 사용한다.[2] PS4 베이스의 기판을 사용한 디시디아 파이널 판타지 NT의 사례가 있으나, 해당 작품에만 채용한 것으로 그쳤고, 제작사인 스퀘어 에닉스도 결국 다른 아케이드 게임엔 자회사의 PC 기반 기판을 사용하고 있다.[3] CD에서 데이터들을 불러와다가 시스템 메모리에 상주시키는 이 과정이 바로 로딩이다.[4] 초창기에는 게임마다 따로 롬팩이 나왔지만 이후 단가 문제로 범용성을 갖춘 램팩으로 전환됐다. 램팩의 경우 시스템 메모리가 그만큼 확장되는 효과를 가진다.[5] 캡콤의 CPS나 SNK의 네오지오 등.[6] 대표적으로 타이토 Type X 시리즈나, 코나미의 일부 아케이드 게임에서 사용하는 도시바 FAB 시리즈가 있다.[7] 딱히 카더라 수준도 아닌 것이 요즘으로 치면 여러 가지 MOD가 적용된 스트리트 파이터 2가 오락실 전체를 점령하고 있던 시절도 존재했고 이 기판들이 절대 캡콤의 정품일 리가 없었다.[8] 그래서 이론적으로는 이 기판들을 빼다가 일반 윈도우로 바꿔 깔면 일반 컴퓨터로 쓰는 것도 가능하다.[9] 가정용 게임 소프트웨어 설명서나 박스를 보면 전시, 상영, 양도, 대여, 중고 판매 등이 금지된다고 적혀있는 것을 볼 수 있다.[10] 물론 익히 악명높은 크레이지 버스는 2004년 게임(?)이라, 동명이작일 가능성이 높다.[11] 아르카나 하트 2, 스고이 3가 이 기판으로 제작. 한국 인터파크 게임즈에서 납품함.[12] PC 기반인데다 I/O 보드를 제외한 모든 부품도 서드파티에서 제조된 일반 PC용이다. 타이토 Type XNu도 아이비브릿지 PC기반 이지만 독자적으로 설계한 보드이다.[13] 중국제 산업용 펜티엄 4 메인보드를 필두로 한 PC기반 기판이다. 나머지 부품은 전부 일반 PC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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