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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외 |
대한민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월과(越瓜), 채과(採瓜)라고 불렀다. 성숙하면 백색으로 되므로 일본에서는 백과(白瓜/しろうり)라고 한다. 흔하게 부르는 이름은 아니지만 '큰참외'라고도 부르는 듯.[1] 과일로서 날로 먹기에는 달지도 않고 향도 별로 없어 주로 장아찌를 담가 먹었다. 현대 한국에서는 거의 잊혀진 과일이지만, 삼국시대의 식단에도 나왔고 불과 조선 시대까지도 수라상에 올랐을 정도로 반찬으로 오래 섭식된 음식이다.
한국에서는 거의 잊힌 음식이 되었지만 여전히 일본의 나라현의 특산물인 '나라즈케'(奈良漬け)의 재료로써 생산 소비되어 명맥을 잇고 있다. 술지게미(청주박)에 울외를 절여 숙성시킨 츠케모노(장아찌)로 아삭한 식감이 일품이다. 특히 물에 만 밥과 함께 먹으면 별미. 나라 여행을 가보면 선물가게마다 진공 포장한 나라즈케를 여행선물로 팔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나라즈케는 특이하게 한국에서 아직도 전북특별자치도 군산시 지방을 중심으로 생산되고 있는데, 일제강점기에 군산에 일본인들이 많이 살았던 역사적 흔적이다. 곡창지대인 김제시 만경평야에서 생산한 쌀을 수탈하여 일본으로 실어 나르는 거점이 군산항이었기 때문에 군산에 일본인들이 많이 살았다고 하며, 현재도 군산시, 충청남도 논산시 강경읍 일대에는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건물(적산가옥)이 많이 남아 있다.[2] 재료인 울외 역시 군산 일대가 전국 생산량의 70%에 가까우며, 오래 전부터 군산 지역에 유명 청주업체의 양조장이 있던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렇다 보니 전북도에서는 지역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이것을 먹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많고, 근래 들어서는 군산시 이외에도 정읍시, 순창군 등에서도 울외 재배와 함께 나라즈케를 생산하는 곳이 늘어났다. '나라 지방의 츠케모노'라는 의미로 '나라즈케'가 맞는 이름이지만 어째서인지 전북 지역의 어르신들은 '나나즈케', '나나스께', '나나스끼' 등등 와전된 이름으로 부르는 일이 많다. 심지어는 판매하는 상자 인쇄에도 '나나즈케'라고 적혀 있는 일이 있을 정도이다. '나라즈케'라는 정확한 이름으로 아는 사람이 전북 현지에는 별로 없다.[3]
'울외'라는 이름은 군산 지역에서 3대째 나라즈케를 생산하는 어느 기업의 창업주가 월과, 백과 등의 이름을 대체하기 위해 고유어로 붙인 이름이다. 해당 업체에서는 상표권 침해이므로 '울외 장아찌'라는 이름을 다른 업체가 사용하지 말 것을 주장하고 있으나 워낙 일반명사화해서 실제로 상표권이 인정될지는 알 수 없다.
[1] 반으로 갈라 보면 길쭉한 참외를 반으로 가른 것처럼 생겼다.[2] 비슷하게 인근인 익산시에서는 지금도 쌀겨에 절인 일본식 단무지를 흔하게 구할 수 있다. 단무지 항목으로.[3] 어중에서 일본어의 ら행 발음은 설측 치경 탄음 (ɺ)으로, 발성 시 한국어의 ㄹ(치경 탄음 (ɾ))보다 혀에 힘이 조금 더 들어가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일본어 명칭을 귀로 듣고 익혔을 일제강점기 당시 한국인들에게는 음색이 ㄹ과 미세하게 다르게 들렸기 때문에 이러한 와전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