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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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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세월호 방명록 논란
2.1. 옹호론2.2. 비판론
2.2.1. 문재인의 표현에 대한 평가2.2.2. 문재인 캠프 해명에 대한 평가
2.3.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비유 논란
3. 박원순 방명록 논란4. 이재명 추도사 논란

1. 개요

원래는 동료의 희생으로 자신들이 살아났다는 등의 상황에서 쓰이는 표현이었지만 후술할 논란으로 인해 정치적인 표현이 되고 말았다.

2. 세월호 방명록 논란

파일:고맙다_얘들아.jpg}}}||
얘들아 너희들이 촛불 광장의
별빛이었다. 너희들의 혼이
1000만 촛불이 되었다.
미안하다. 고맙다.
2017.4.10.[1]
문재인
2017년 3월 10일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박근혜 대통령 탄핵 직후 팽목항을 방문하여 방명록에 "미안하다, 고맙다"는 문구를 남겼는데 이 중 고맙다는 문구가 큰 논란이 되었다. #

2.1. 옹호론

3월 12일 문재인 캠프 측은 "자신을 되돌아 볼 때마다 희생된 아이들에게 어른으로서 참 미안하고 정치인으로서 참 아프다"면서도 "고맙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경선캠프의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 전 대표가 팽목항 방명록에 남긴 글 가운데 "고맙다"는 표현에 대해 이런저런 말이 많다”며 “미안하면 미안한 거지, 왜 고맙다는 말이 들어갔느냐는 것이 지적의 핵심”이라고 운을 뗐다. #

그리고 “아이들에게 눈물 나게 미안하고, 고맙지 않나요? 미안한 것은 이 나라의 어른으로서 살려내지 못한 때문이고, 고마운 것은 그들의 가슴 아픈 죽음이 우리 사회가 이윤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것을 새로 깨닫고 거듭 태어나는 계기를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고맙다는 말은 아무리 들어도 싫지 않은 아름다운 말 중에서도 으뜸으로, 상대에 대한 깊은 배려를 표현할 때 고맙다고 한다. 그 안에는 미안한 마음, 애틋한 마음, 사랑하는 마음, 도와주고 싶은 마음, 빚진 마음…수없이 다양한 좋은 마음이 녹아들어 있다”고 덧붙였다.

박광온은 “문 전 대표도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나는 모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스스로에게 수없이 던졌을 것”이라며 “자신을 되돌아 볼 때마다 희생된 아이들에게 어른으로서 참 미안하고 정치인으로서 참 아프면서도 고맙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까요"라고 주장했다.

2.2. 비판론

2.2.1. 문재인의 표현에 대한 평가

역시 주된 비판은 고맙다라는 표현 그 자체인데 미안한 것은 그렇다 쳐도, 세월호의 아이들이 사고로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것이 왜 고맙다는 것이냐?'다. 고맙다는 표현 외에도 '촛불 광장의 별빛', '1000만 촛불' 등의 표현도 지적받았다. 아이들이 죽은 것은 그야말로 불의의 사고였기 때문이다.
고맙다
[형용사] 남이 베풀어 준 호의나 도움 따위에 대하여 마음이 흐뭇하고 즐겁다.
[유의어] 은혜롭다, 감사하다5
네이버 국어사전 ('고맙다')

'고맙다'의 사전적 정의는 '남이 자신에게 베풀어 준 호의나 도움에 흐뭇하고 즐겁다'인데 이는 줄초상 난 상황에서는 적합하지 않은 표현이다.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그동안 한국 사회가 안전에 무감각했다며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사고 대응 체계 등의 문제들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라는 의미에서 표현한 것 같다'며 문재인을 변호하기도 하지만 세월호 참사와 같은 대형 사고가 발생하지 않아도 그런 문제점에 대해서는 당연히 제때 바로잡았어야 할 일인 데다 일반적으로 초상당한 유가족들 앞에서 사자(死者)에 대해 '고맙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그의 죽음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할 때 그 표현을 용납할 사람들이 과연 몇이나 될 것인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2]

더구나 문재인이 방명록을 작성한 날은 2017년 3월 10일인데 박근혜가 탄핵 심판에 의해 파면 선고를 받은 날#[3]이다. 당시의 분위기를 적자면 박근혜새누리당은 이미 국민들로부터 신망을 잃고 그 대안으로서 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이 크게 대두된 시점이었는데 박근혜의 파면으로 인해 '차기 대통령 = 문재인'이라는 공식이 실현되기 직전이었고 어대문(차피 통령은 재인) 같은 표현이 공공연히 떠돌았다. 정권 교체가 확실시되던 그 시점에 찾아와서 그런 글귀를 남기는 것은 전후 상황상 '내가/민주당이 정권을 잡을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 는 식으로 읽힐 소지가 크기 때문에 피했어야 했다.

또 공익 증진에 사인의 희생이 기여한 바가 설령 크더라도 '공익을 위해 사인의 희생이 합리화 되는 듯한 표현'은 삼갔어야 했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이며 개인주의자유주의 같은 가치들이 헌법전을 비롯한 각종 법제도에 체화되어 있다. 전근대 시대나 몇몇 독재국가에서처럼 전체를 위한 개인, 개인을 위한 전체같은 '개인과 전체의 일체화'는 법체계상 허용되지 않을뿐만 아니라 그 와중에 다수의 이익이라는 미명 하에 소수의 희생이 은폐되거나 합리화될 위험성이 있다는 점에서 민주 국가의 정치인으로서는 반드시 피해야 하는 표현이다.[4]

2.2.2. 문재인 캠프 해명에 대한 평가

문재인 캠프측 해명 발언에 대해서는 국민 개개인의 불행을 인정하기보다 정치적 해석을 우선시하는 인식이라는 점에서 비판받을 수 있다. 가령 6.25 전쟁 참전이나 독립운동과 같이 자발적이거나 최소한 분명한 목적을 가진 죽음일 경우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에게 감사한다는 표현을 쓸 수 있겠지만 상기와 같이 불의의 사고로 발생한 억울한 죽음에 굳이 고마워한다는 건 그들의 죽음을 어떤 의미로든 수단으로 취급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5]

어떤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고마워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된다면 사고나 범죄 피해자들 모두에게 고맙다고 해야 한다. 건설 현장에서 죽은 사람에게도 안전의 중요성을 일깨워줘서 고맙고 살인이나 강간 피해자에게도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깨닫게 해 줘서 고맙다고 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받는 피해 당사자들의 입장에서는 과연 이 고맙다는 말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를 생각하면 사람 자체에 대한 존중과 예의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이 논리가 합당한 것이 된다면 사건을 일으킨 가해자 및 책임자에게도 사고를 친 덕분에 경각심을 일깨워줘서 고마워해야 한다는 논리도 성립된다.

심지어 세월호 유가족 사이에서도 "팽목항에서 고맙다는 말 쓴 거 아시죠. 왜 고맙다는 말을 썼을까. 그냥 미안하다고 말만 하면 될 건데 왜 고맙다는 말을 썼나 싶죠."라고 해당 발언을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사람이 있었다. 아울러 "희생자의 죽음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여겨질 수 있는 발언은 사과 및 정정한다" 같은 식의 원론적인 대응만 했어도 이렇게 논란이 커질 문제는 아니었을 것이다.

2.3.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비유 논란

그로부터 4년 뒤인 2021년 5월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SNS에다 음식 사진을 올리고 '미안하다 고맙다'라는 코멘트를 남기면서 이 발언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은 누구나 일상적으로 쓸 수 있는 표현이지만 반복적으로 올라온 데다 문맥이 문재인의 방명록과 유사하여 패러디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이를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 문제를 삼고# 언론에 보도까지 되자 인터넷 상에는 '미안하다 고맙다'에 대한 패러디가 쏟아졌다.# 그리고 오랫동안 같이 지냈던 반려견이 죽자 미안하고 고맙다는 표현을 써서 올리기도 했다.#[6]

이에 김어준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 중 '(해당 표현을) 세월호 외의 맥락에 사용하는 것은 일간베스트 저장소가 세월호를 조롱할 때나 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3. 박원순 방명록 논란

2016년 12월 24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세월호 방명록에 문재인과 비슷하게 고맙다 라는 표현을 써서 논란이 되었다. #

4. 이재명 추도사 논란

2023년 10월 2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이태원 압사 사고 1주기 추모제에서 역시 고맙다 미안하다로 순서만 도치해놓은 채 똑같은 발언을 했다. #


[1] 날짜를 잘못 썼다. 방문 날짜는 4월 10일이 아닌 3월 10일이다.[2]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이한상은 ''미안하고 고맙다'라는 표현이 전혀 쓰이지 않는 것은 아니나, 그런 표현을 쓸 때에는 미안하다고 해야할지 고맙다고 해야할지 모를 때에나 쓴다\'면서 '문재인 당시 민주당 전 대표가 세월호 방명록에 글을 쓸 상황은 양자 중 어떤 걸 택해야 할지 모호한 상황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3] 방명록은 2017년 3월 10일 오후에 작성했다. 탄핵 심판 선고는 같은 날 오전에 있었다.[4]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이한상도 "인간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보는 세계관이 그대로 들어 있다"면서 문재인 당시 민주당 전 대표의 표현을 '열사를 미화하는 운동권 습속'으로 평가하며 세월호 희생자를 향한 도구화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 문재인의 발언을 성역화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도 문제를 삼았다.[5] 비슷한 사례로 박원순 성폭력 사건 당시 여가부 장관의 “국민 전체가 성인지 감수성에 대해 집단 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생각한다”는 발언은 여야 가리지 않고 엄중한 비판 대상이 되었으며 심지어 장관이 공식 석상에서 발언 금지를 당하는 초유의 사태로까지 이어진다.[6] 원래 '미안하고 고마워' 와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는 표현은 세월호 참사 직후 2014년부터 2015년까지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세월호 참사로 자녀들을 잃은 유가족들이 (숨진 자녀들에게) 태어나줘서 고맙다고 하였던 게 시초였으며 이후 숨진 학생들이 자신의 팬이었다는 걸 접한 배우 김우빈이 희생 학생에게 '팬으로서 자신을 응원해줘서 고마웠다며' 손편지를 쓴 것이 '미안하고 고마워' 해시태그의 시작이다. #중앙일보 중앙일보 조선일보 YT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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