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1-18 21:50:04

무효행위의 전환

민법 제138조에서 넘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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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 제138조(무효행위의 전환)
무효인 법률행위가 다른 법률행위의 요건을 구비하고 당사자가 그 무효를 알았더라면 다른 법률행위를 하는 것을 의욕하였으리라고 인정될 때에는 다른 법률행위로서 효력을 가진다.
1. 개요2. 친생자 인지신고 판례3. 임금지급에 갈음하는 채권양도 판례

1. 개요

무효행위 전환의 법리를 쉽게 설명하자면, 어떤 법률행위 A가 요구하는 요건이 x, y이고, 다른 법률행위 B가 요구하는 요건이 x일 때, 갑이 법률행위 A를 하고자 하였으나 요건 y가 갖춰지지 않아서 무효가 된 경우, 갑이 A행위가 안 된다면 B행위를 하고자 하였을 것이라고 객관적으로 판단된다면 x라는 요건이 갖춰진 행위인 B행위로서의 효력을 인정해 주는 것이다.

아예 기각이나 각하를 때려 버리면, 단지 B 행위를 하기 위해서 이번에는 승소할 것이 뻔한데도 똑같은 사건으로 또 소송을 해서 판결을 받아야 하고, 이것은 굉장한 시간과 돈의 낭비이기 때문에 법원이 제공하는 일종의 서비스(?)로 볼 수 있다. 법원이 관심법을 쓰는 것이기 때문에 인정받기 정말 까다롭다. 나쁜 마음이 없었고 상대의 이익을 위해 했는데, 단지 몰랐던 것이 명백하고 또 사건의 당사자들 중 누구에게도 딱히 손해가 가는 것이 없는 정도여야 인정된다. 물론 법관들은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어설픈 설계를 했다거나 강행법규나 민법 103조에 위반하는 등의 위법행위라면 얄짤없다.

2. 친생자 인지신고 판례

1. 부부관계인 갑(男)과 을(女). 그런데 을이 불임.
2. 갑의 내연녀 병(女), 임신. 출산으로 A 낳음.
3. 혼외자[1] A

갑과 을은 혼외자 A를 자신들 사이의 "친생자로 출생신고" 했다. 즉, 처음부터 갑과 을 사이의 자식인 것처럼 신고하는 것. 당연히 무효이다. 이 경우, 친생자 출생신고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면, 인지신고의 효력을 인정해 주는 것이다. 즉, 갑과 을은 A가 친생자가 아님에도 친생자신고를 했기에 그들의 친생자신고 행위는 원칙적으로 무효이나, 갑이 A를 자신의 친자로 인지하는 것은 법률적으로 가능하고 친생자 신고를 할 정도면 갑은 A를 어쨌든 자신들의 자식으로 인정할 의사가 상당했던 것으로 판단할 수 있기에 대신 자격요건을 충족하는 행위인 "친자 인지신고"를 한 것으로 취급해준다는 얘기.

3. 임금지급에 갈음하는 채권양도 판례

대법원 2012.3.29, 선고, 2011다101308
임금은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따라서 사용자가 근로자의 임금 지급에 갈음하여 사용자가 제3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근로자에게 양도하기로 하는 약정은 전부 무효임이 원칙이다. 다만 당사자 쌍방이 위와 같은 무효를 알았더라면 임금의 지급에 갈음하는 것이 아니라 지급을 위하여 채권을 양도하는 것을 의욕하였으리라고 인정될 때에는 무효행위 전환의 법리(민법 제138조)에 따라 그 채권양도 약정은 ‘임금의 지급을 위하여 한 것’으로서 효력을 가질 수 있다.
임금은 통화로, 그러니까 으로 지급하는 게 원칙이다. 돈이 아닌 것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것 자체가 위법으로 처벌조항도 있다.(3천만원 이하의 벌금/3년 이하의 징역) 이유는 당연하지만 물건 따위로 대신 지급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2] (명절 보너스로 상품권이나 선물세트를 주는 정도는 봐 준다.)

이때 회사가 제 3자에 대해 돈을 받을 수 있는 금전채권을 가지고 있는데, 임금 지급에 갈음하여 즉 임금으로 이 채권을 근로자에게 준(양도한) 것이다. 쉽게 말해, '회사에 현금이 없다. 대신 A한테 3천만원 돈 받을 게 있는데, 월급 대신 그 권리를 준 것으로 하자'고 했고, 근로자도 ok 한 것이다. 당연히 근로기준법에 저촉되어 무효이지만, 실제 사례에서는 회사도 사용자도 이것이 무효라는 것을 몰랐는데, 만약 무효라는 것을 알았더라면 '임금 지급에 갈음하여 채권을 양도'하는 것이 아니라, '임금 지급을 위하여 채권을 양도'하였을 것이라고 인정하는 것이다. 근로자에게 'A한테 3천만원 받아서 그거 너 월급 할래?'라고 물어본 셈이 된다.

언뜻 보면 그게 그거 아냐?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

다만 실제로는 근로자 보호의 관점에서 논의의 실익이 있는데, 특히 채무자 A가 돈을 일부만 갚았을 경우에 근로자 보호의 관점에서 꽤 큰 차이가 있다. 근로자 甲이 받아야 할 퇴직금이 3천만원인데, A가 1천만원만 갚았다고 해 보자. 이때 법원에서 단순히 임금지급에 갈음하는 채권양도에 대해 무효판결을 때려 버리면, 甲이 임금 대신 채권을 받아온 그 자체가 무효가 되어버린다. 그러면 甲은 그나마 받았던 1천만원을 다시 A에게 돌려주어야만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생겨버린다. 단지 근로기준법 43조를 몰랐을 뿐인데 말이다. 이렇게 되면 甲은 회사에게 다시 3천만원을 청구해야 한다. 하지만 법원이 무효행위의 전환으로 이것을 '임금 지급을 위하여 한 채권양도'로 인정해 주면, 甲은 1천만원을 돌려줄 이유도 없고, 또 남은 2천만원에 대해서 회사와 A 양자에게 내놓으라고 말할 수 있게 된다. 근로자의 임금채권 보호에 있어서 상당히 매력적인 결과가 나오는 것.


[1] 위 2번을 보면 알겠지만, 부부 사이가 아닌 사람끼리 낳은 아이를 일컫는다. 대개는 불륜으로 태어나는 경우가 많지만친생자 확인/부인 소송이 존재하는 이유,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예컨대 그냥 사귀던 사이 또는 사실혼 관계에서 생겼거나 강간당해 생겼다고 해도 혼외자다.[2] 무슨 이상한 소리인가 싶지만 IMF 시절에는 이런 일이 드물지 않았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 몇달치 월급 대신 냉장고를 받아왔다거나 이런 일이 비일비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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