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문서: 아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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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IMF 통계 기준으로 1인당 GDP는 1,941달러, 195개국 중 150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짐바브웨, 케냐보다 1인당 GDP가 낮은 아메리카의 유일한 최빈국이다. 니카라과(141위, 2,589달러)와 베네수엘라(130위, 3,640달러)보다도 낮은 수치다.[1] 1인당 GDP 자체는 다른 최빈국들보다는 높지만,[2] 그럼에도 1인당 GDP가 아이티의 절반 정도도 안 되는 나라들과 동렬로 취급당한다는 것 자체가 아이티의 경제가 얼마나 작살났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위 문단의 역사만 봐도 알 수 있겠지만 건국 이래로 빚이 많았는데 그것이 이 나라 빈곤의 첫번째 원인이었다. 식량 사정이 매우 나빠 프랑수아 뒤발리에 시대에는 식량 자급률이 80%였지만 미국의 원조 식량이 들어오고 나서부터 농산물 가격이 급락해서, 현재 식량 자급률은 45%대에 불과하며 식량을 원조와 수입에 의존하는 처지다. 특히 아이티에서 경제활동 인구의 2/3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데도 이 모양인것이다.
이런 현상을 '원조의 함정'이라고 부르는데, 원조를 받으면 당장은 기근이 종결되어 좋지만 장기적으로는 식량 가격이 폭락하여 더욱 원조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렁텅이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원래 인구 전체의 필요식량의 20% 정도가 부족하면, 5% 정도는 굶어죽고 40% 정도는 굶어죽지는 않지만, 여성의 경우 임신 출산시 사망률이 무척 높아진다. 따라서 생식활동을 하는 인구 비율이 제한되면서 인구는 유지된다. 문제는 원조물자를 받다보니 인구의 대부분이 생식활동에 참여한다. 따라서 인구가 유지가 아닌 배로 늘게 된다. 결국 더 많은 원조를 받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1960년대에 아이티 인구는 400만명이었지만, 이 당시에 출산율이 5명대를 넘던 시절인지라 인구가 급속히 증가하였고, 경제발전은 답보 상태에 놓여있었기 때문에 경제 2010년대에는 출산율이 2명대 정도를 기록해서 딱 적당한 수준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산업화가 미비하고 치안은 개판이고 고속도로와 철도가 아예 자국내 1km도 조차 없는등 SOC 인프라도 엉망진창이라 하청 제조업 유치가 제대로 될리가 없다. 그나마 국토에 미개척지라도 있으면 많은 노동력을 바탕으로 개척해나가면 되겠지만 문제가 아이티는 애초에 국토가 작고 플랜테이션으로 빼곡하게 가득 차있는 섬인데다가 인구밀도도 엄청나게 높은 섬이라 개척할 땅이 없다. 그런 상태에서 원조식량으로 인구만 두배 이상 늘었으니 원조가 끊기면 반이상 굶어죽는 건 기정사실이다. 게다가 정부 인사라는 자들은 하나같이 답이 안 나오는 무능력을 자랑하며, 아예 그게 잘못된 줄도 모르는 자들이 대다수를 차지할 정도로 최악이다.[3] 그 결과 전 국민의 80%가 절대빈곤 상태에 처한 절망적인 상태이다.
거기에다 2008년에는 폭풍 4개가 나라를 아예 갈아엎는 바람에 식량 원조도 제대로 받지 못하여 진흙쿠키가 나돌 정도로 식량난이 고조되고 있다. MBC 프로그램이던 W에선 한국인 취재진[4]이 아이티 보건부장관한테 국민들이 진흙 쿠키를 주식으로 먹는다는 사실을 물어보자, "건강에 진흙 쿠키가 유해하다는 증거는 없으며, 앞으로 그런 게 외국인들 눈에 보일 경우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다가 기생충이 많은 진흙[5]이라는, 초등학생이라도 손쉽게 떠올릴 법한 반박거리를 꺼내어 이야기하자 말문이 막혔는지 바쁘다면서 퇴장해버렸다. 2010년에는 대지진까지 일어나 가뜩이나 빈곤하던 이 나라를 더욱 가난하게 만들었다.
특히 아이티는 이 나라가 속한 북아메리카는 물론 아메리카 전체를 통틀어 가장 경제 수준이 열악한 나라로, 부양력에 비해 인구가 지나치게 늘어나서 삼림마저 모조리 벌목/개간한 탓에 삼림조차 드물며 국토의 황폐화가 가속되고 있다. 현시점에서는 기후 빼면 화성이라고 봐도 무방할 지경이다. 실제 구글어스로 아이티를 보면 왜 화성 취급을 받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애초에 섬은 농경에는 좋은 환경이 아니지만 아이티가 그나마 해안가에 플랜테이션이 풍부하게 가능했던 것은 배후 삼림이 존재했기 때문인데 목재와 개간지를 구하기 위해 그걸 다 베어버렸으니 그나마 되는 플랜테이션 농장도 가동이 점점 더 어려워질뿐만 아니라 여러문제도 야기되고 있다.
사실 아이티에게 있어 1980대 이전까지만 해도 현지주민들에게 나름대로 보물과 같은 존재이자 살림의 밑천이었던 "크레올", "크리올", "꼬션와"라고 불리는 토종돼지들이 있었는데 미국과 국제기구는 돌림병에 걸린 아이티의 토종돼지를 몰살하고 아이티에 미국산 돼지를 들이도록 조언했다. 미국산 돼지는 물과 사료 등 사육을 위해 엄청난 비용이 들었지만 아이티의 풍토에 적응하지 못했고, 아이티 농가에 수억달러에 이르는 피해만 주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아이티와 프랑스의 농학자들은 아이티의 크리올 돼지와 비슷한 새로운 품종의 돼지를 사육했다. 아이티에 이 돼지들을 다시 살리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최초의 크리올 돼지는 아이티 시골에서 소수의 개체만 살아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업이 황폐화된 아이티에서는 산림 벌채로 숲들도 사라졌고, 2008년에는 식량부족 사태로 폭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번 지진에도 빈민들이 슬럼가의 판자촌에 몰려 살면서 피해가 더욱 커졌다.
1980년 이전 당시 안 그래도 겨우나마 먹고 살려 할 정도였던 아이티 서민들의 생활수준을 야생만도 못한 수준으로 퇴화시킨 원흉으로 현지 사회에 대해 무지한 미국과 국제기구, 민생은 안중에도 없는 부패한 정부, 관리들의 만행이 지적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원조로 인한 식량자급률 감소를 인구증가(식량소비량 증가)를 통해 다른 산업을 발전시키고, 그 수익으로 해외 식량을 수입하는 방식으로 극복했지만, 아이티는 실패했다.
주요 외화수입원은 의류 산업과 커피 원두 수출로 이 분야에 총 고용인력의 70%가 종사하고 해외에서 일하는 아이티인들의 송금, 그리고 해외원조인데 문제는 이 해외원조의 비중이 전체 대외수입의 과반수를 차지할 정도로 너무 크다는 것이다. 이 탓에 위에 나온 취약국가지수(국가 불안정 지수)의 '외부 의존 및 개입' 지수가 10점 만점에 9.6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그나마 받아온 해외원조도 집행이 어떻게 되는지 불투명하며 부패로 인하여 누군가의 뒷주머니로 들어갔을 확률이 매우 높다[6]. 2020년 반정부 시위의 원인 중 하나도 이러한 수십억 달러의 국제 원조자금의 착복논란이었다. 그래서 시위대는 조브넬 모이즈 정권의 퇴진을 외쳤지만# 사실 정권이 바뀌어도 아이티에 딱히 유능하고 깨끗한 정권이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는 아무도 하지 않는다.
주요 수출대상국은 미국이다. 국내 유통제품도 70% 이상을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미국은 아이티산 섬유제품에 대해 무쿼터·무관세를 적용하고 있으며, 이 정책은 2018년까지 실시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주요 수입품목은 섬유, 의류제품 원자재, 가전제품, 자동차, 플라스틱 제품 등의 공산품, 그리고 곡물, 육류, 야채 등의 식료품이 주를 이룬다. 주요 광물자원으로는 보크사이트, 구리, 금, 대리석 등이 생산되지만, 외국자본이 대다수의 자원을 독점하고 있어 아이티 경제발전에 도움이 안된다.
또한, 물가도 살인적으로 비싼 수준이다. 근로자들의 평균 수입은 적은데 기본적인 생활용품부터 수입해오기 때문에 최빈국답지 않게 물가가 비싸다. 원래 후진국일수록 나라 자체는 가난한데 수도에만 쓸데없이 초호화건물이 늘어선 모습을 보인다. 이는 특권층 등 그 나라의 돈줄을 쥔 1%만이 수도에 몰려 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은 자국의 생산성이 워낙 형편없어 공업 따위는 발전하지도 않아 생필품을 100% 수입에 의존하며, 당연히 이러면 물가는 몇 배로 비쌀 수밖에 없다.
아이티의 물가가 어느정도인가 하면, 그 진흙쿠키가 하나당 30원, 밀가루+기름(마가린)+소금으로 만든 그나마 먹을 수 있는 쿠키가 100원을 좀 넘는데, 들어가는 재료를 생각하면 선진국인 한국 입장에서 봐도 결코 싼 가격이 아니다. 애초에 한국에서 주변에 쉽게 볼 수 있는 불량식품들의 가격이(지금은 좀 올랐지만) 소매상을 통해 구매해도 정말 싼 건 100원인 걸 생각해보자. 아이티의 1인당 GDP는 한국의 1.5%가 조금 넘는다. 더불어 빈부격차는 한국과는 비교가 민망할 수준으로 매우 심각하다. 그나마 먹을 수 있는 밀가루 쿠키는 100원을 좀 넘고, 무기물을 제외한 영양소가 거의 없는 진흙쿠키조차 30원이니 아이티에서 진흙쿠키조차 거의 사치에 가까운 음식인 것이다. 심지어 진흙쿠키의 가격이 현재 150원 가량을 상회한다고 한다.
추가로 물가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하자면, IMF와 세계은행에 따르면 2019년에 아이티의 물가상승률이 무려 20%라고 한다. 그런데 더욱 한심한건 경제성장률이 0.9%밖에 안된다는 사실이다. 거기에 더해 2020년에는 코로나 19로 경제성장률이 -3.7%인데 물가상승률은 25.18%라고 한다. 경제가 고도성장함에 따른 인플레이션은 어쩔 수 없다지만 그것도 아니면서 물가는 허구헌날 천정부지로 치솟기만 하니 정말 생지옥이 따로 없다. 외교부 국가정보
빈부격차가 심각한 수준도 아니고 그냥 빈만 있고 부가 없는 수준이다. 그나마 "라바디"라는 휴양지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긴 한데, 이 지역은 아이티에 속해 있으나 로얄 캐리비안이라는 크루즈사의 사유지라서 관광객들이 아무리 많이 찾아온들 정작 아이티 경제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7] 당연한 말이지만 시골로 내려갈 경우에는 문자 그대로 짐승처럼 사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
이러한 상황 덕분에 2010년 비슷한 시기에 지진이 난 칠레는 막상 피해가 적었는데, 아이티는 혼자 무슨 거대괴수라도 습격한 양 박살났다. 칠레는 피해를 금방 복구했으나 이 나라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피해복구는 엄두를 못 내는 판이며, 오히려 2021년에 또다른 지진까지 겹치게 되었다. 또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8]
2022년 10월 14일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아이티 인구의 거의 절반인 470만여 명이 기아에 직면해 있으며 180만 명 가까이는 식량안보 단계(IPC) 4단계인 '비상' 상태[9]에 처했다고 밝혔다. 뒤이어 WFP는 포르토프랭스 시내 빈민가 시테 솔레이에 사는 주민 약 1만 9천 명의 기아 상태는 '치명적인 수준'이라며 5세 미만 영유아 10만 명가량은 심각한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
2023년 7월 UNICEF와 FAO 등이 공동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2022년 기간 영양부족에 시달리는 아이티인이 인구의 45%에 달한다고 하는데, 아이티보다 영양부족 인구 비율이 높은 나라는 마다가스카르(51.0%), 소말리아&중앙아프리카공화국(48.7%), 레소토(46.0%), 북한(45.5%) 이렇게 5개국밖에 없으며, 영양부족 인구 비율이 40%를 넘긴 나라는 이들 6개국이 전부다. pdf 178~191쪽에 2020~2022년 기준 영양실조 인구 비율이 나온다. 그런데 2016년 CIA '더 월드 팩트북' 기준 아이티의 비만율은 22.7%라고 한다.[10] 2012년 기준 아이티의 지니 계수는 0.411로 필리핀보다 높은 수준이다.[11]
[1] 하지만 니카라과는 그래도 치안과 정치, 사회는 아이티에 비교하면 훨씬 좋은 수준이며, 베네수엘라도 왕년에는 나름대로 잘나갔던 나라라서 1가구 1자동차를 보유할 정도는 되기때문에 아이티보다는 상황이 훨씬 낫다. 베네수엘라의 경우 향후 전세계 경기 변동에 의해 얼마든지 바닥에서 치고 올라올 여지가 충분하다는 점은 덤.[2] 동남아시아 하위권 빈곤국인 캄보디아(이쪽은 확실히 최빈국에서 벗어난 상황이다)와 라오스, 2022년 경제가 완전히 박살난 파키스탄, 오세아니아 최빈국인 키리바시보다는 높다.[3] 이 때문에 아이티에서는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불만이 매우 높다.[4] 이들이 직접 파는 진흙 쿠키를 사먹어봤는데 먹는 순간 흙이 씹혀서 도저히 더 이상 삼키지도, 씹지도 못하고 뱉어버렸다. 재료는 진흙 절반에 기름 약간, 밀가루 약간, 소금 약간. 이 정도로 넣지만 그마저도 넣지 못한 것들 또한 수두룩하다. 주성분이 흙이다 보니 구우면 그릇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땅바닥에 반죽을 펼쳐서 말리는 게 조리과정의 전부이며 그래서 종종 식중독의 원인이 되곤 한다. 가격은 1개당 한국돈으로 30원 정도. 그냥 밀가루와 기름, 소금만 넣어 구운 건 100원이 넘는데 이건 맛이 없다고 해도 최소한 병 걸릴 걱정 없이 먹을 수는 있었다.[5] 사실 흙을 빵에 넣는다든지 양을 속인 건 과거 유럽에서도 있었는데 주로 흉년 때 이랬다고 한다. 펄 벅의 대지에서도 흉년 속에 아이들이 굶주림에 못이겨 흙을 퍼먹는 게 나오며 우크라이나 대기근 때도 아이들이 이러는 것을 목격한 사례가 있다. 그래도 다들 오래 전 이야기인데 아이티는 이것이 현재진행형이라는 게 문제다.[6] 사실 아이티의 부패는 뒤발리에 부자의 집권 이전에도 극심했는데, 그 심각성을 알려주는 일화가 하나 전해진다. 1937년에 도미니카 공화국의 대통령 라파엘 트루히요의 명령 하에 도미니카군이 아이티 국경 인근 지역인 시바오(Cibao)에 살던 1만 2천여명의 아이티인을 학살하는 일이 일어나자 아이티와 도미니카 공화국 정부가 합의를 맺어 학살 생존자들에게 1인당 30달러(2023년 환율로 약 640달러)의 배상금을 지불할 예정이었는데, 아이티의 관료들은 이 배상금을 거의 모두 빼돌리고는 생존자들에게 배상금이라고 1인당 2센트를 지급했다. 이는 2023년 환율로 환산해도 처참한 학살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500원짜리 동전 하나 던져준 꼴이다.[7] 다른 나라 같으면 해외 여행을 왔는데 도시 하나만 들렀다 가기는 아깝기 때문에 이런 외국 자본의 사유지도 일단 관광객을 끌어들인 후 주변 도시로 퍼뜨리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이 나라는 여기 아니면 가서 할 것도 없을 정도로 인프라가 전무하기 때문에 대부분 관광객은 가까운 미국에서 이 도시만 방문하고 도로 돌아가는 미국인들이다. 따라서 국부에는 보탬이 전혀 안된다.[8] 2020년(-3.3%)을 제외하면 -1%대 성장이었다.[9] 유엔은 식량 위기의 심각성 정도에 따라 '정상(Minimal)-경고(Stressed)-위기(Crisis)-비상(Emergency)-기근(Famine)' 등 5단계로 분류하고 있으며 3단계 이상을 '급성 식량 위기'(acute food insecurity)로 본다.[10] 이는 룩셈부르크, 독일, 핀란드, 스웨덴, 프랑스 같은 유럽 선진국들보다도 높은 수치다.[11] 허나 처참한 아이티 현실을 잘 보여주면서도 의외로 그만한 수준은 아니다. 막장인 나라꼴을 보면 빈부격차가 극단적이어야 하지만 0,4에서 0.5 구간은 그저 소득격차가 상당히 크다 수준으로 0.5대인 남미, 북한보다도 낮다. 그러나 동시에 아이티 같은 나라에서 겨우 0.4대라는 점에서 그만큼 부자가 적음을 알 수 있다. 아이티의 경우는 애초에 부 자체가 사실상 없다시피한 수준이라 빈부격차가 다른 후진국들마냥 그렇게 심화되지 않았다는 뜻. 비만율은 미국, 나우루마냥 운동도 못하고 정크푸드나 먹게 된 사람들이 많을 수 있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