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01 10:27:38

약과


한과
유과 | 유밀과 (개성주악 · 만두과 · 매작과 · 약과 · 채소과) | 강정 | 다식 | 숙실과 (율란) | 정과 | 과편 | (조청 · 무술당 · 흑두당) | 당 (옥춘당)

파일:사각 약과.jpg

1. 개요2. 역사3. 만드는 법4. 기타
한문
영문Yakgwa(국립국어원 표기법)
Yakkwa(매큔-라이샤워 표기법)

1. 개요

파일:약과 1.jpg

약과는 한국의 전통 과자로서 전통적인 유밀과의 한 종류이다. 고운 체로 거른 밀가루참기름 등을 치고, 거기에 조청을 넣고 반죽하여 약과판[1]에 찍어서 무늬를 새긴 후 기름에 튀겨 만든다. 공장제의 경우 밀가루/식용유/물엿/설탕 정도의 재료로 만들어진다.

전근대에는 기름과 이 귀해서 으로도 취급되었기 때문에 '약'이라는 단어가 붙었다고 한다. 이 글 참고. 규합총서[2]에 따르면, 과 꿀과 기름이 들어가 약()이 되는 과자라고 불렀다고 한다. 비단 약과뿐 아니라, 약밥과 같이 이 들어가는 전통 음식은 '약'이라는 접두어를 붙여 이를 나타낸 경우가 많다. 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나, 일반적으로 꿀이나 조청을 넣었다는 것은 그 음식 자체의 칼로리가 높을 가능성이 크고, 이 칼로리가 옛날에 먹을 것을 구하기 쉽지 않았던 때에 몸에 기운을 채워주는(영양을 보충해 주는) 일종의 약 효과를 해줘서 그랬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음식디미방, 규합총서 등 옛 조리서에도 약과 조리법이 수록되어 있다. 약과는 모약과(개성약과), 만두과, 연약과 등의 배리에이션이 있다. 만두과는 그 이름대로 약과를 피 삼아 소(보통 대추)를 넣고 송편처럼 빚은 것이고, 연약과는 볶은 밀가루로 만드는 것이다.

지역 특산 음식이 자체적으로 하나의 고유명사가 된 평양냉면과 비슷하게, 북한개성시에서는 밀고 접기를 반복해서 페이스트리처럼 결이 생기는 개성약과가 유명하다. 이런 개성약과(모약과)는 일반 약과와 달리 식감이 파삭하고, 결 사이사이에 조청이 스며들어 한 입 물면 배어나온다. 다만 현대 공정 기준으론 제작 과정이 어려운 탓인지[3] 사진과 같은 약과가 더 싸며 대중적이다.

처음 보는 외국인들은 "이거 비누 아닌가?"라고 반응하기도 한다. 색깔도 그렇고, 질감도 그렇고 과자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 하지만 일단 한 번 먹어보면 그렇게 거부감은 보이지 않는다. 비슷하게 박력분 반죽을 기름에 튀겨 만드는 올드 패션드 도넛과 비슷한 맛이기 때문이다. 베이킹파우더 같은 팽창제는 넣지 않기 때문에 훨씬 압축된 맛이라는 감상. 대체로 와플이나 츄러스 느낌이라는 듯하다.

미국에서 한국전쟁에 참전한 노병들을 찾아간 모 블로거가 선물강정과 약과를 가져갔더니, 강정은 별로 손을 안 댔지만 약과는 순식간에 동이 났다고 한다. 아무래도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라 치아에 부담이 되는 강정보다, 푸석푸석하면서도 단맛이 나며 식감이 와플츄러스가 생각나게 하는 약과가 더 나았던 듯하다.

약과는 제법 인기가 많다. 부스러기도 거의 없고, 식감도 쫀득하고, 적당히 단맛도 좋기 때문이다. 아예 과자류처럼 포장되어 초등학교문방구에서도 팔 정도이다. 단맛 덕분에 아메리카노홍차, 바닐라 아이스크림 등과 상당히 잘 어울린다. 그런데 만드는 데 들어가는 재료들을 보면 알겠지만 매우 칼로리가 높다. 다이어트 중이라면 필히 기피해야 할 음식이다[4].

2023년 들어서 약과가 인기있는 간식거리로 유행을 하고 있다. 기존의 전통음식을 현대의 입맛에 맞게 재해석하여 만든 경우가 많아 인기도 좋은 편이다. 케이크, , 빙수, 와플, 도넛 등에도 약과가 곁들여져 팔리고 있다.#1,#2 2023년 봄, 약과를 얹은 쿠키[5], 피낭시에 등도 인기몰이를 하였다. 흑임자를 넣은 디저트의 유행에 이은 ‘할매 할배 입맛의 유행’이라고 한다 아예 페이스트 같은 느낌의 페이스트리 약과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유행 현상에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약과가 수제품이라는 고급스러운 인식이 있기도 하고, 휴대가 편해서 그런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전통 문화가 유행했다는 점이 의의가 있다.

2. 역사

고려시대에는 국교로 불교를 받아들이면서 이의 영향으로 육식을 멀리하게 되었고, 제사상에도 어육을 올리는 것을 금했다고 하는데, 어육을 대신해서 과자를 올리게 되었고 그 때문에 과자 문화가 매우 잘 발달했다. 원나라에도 고려문화, 이른바 고려양이 유행하면서 약과도 그중 하나로 인기있는 과자였다고 한다.

공민왕 시절에는 나라 상태가 막장이다보니 약과를 비롯한 유밀과의 제조를 국가에서 금지할 때도 있었고, 조선시대에는 잔치제사 때나 올라가는 고급 음식의 위상을 계속 유지하다보니 흉년이 들거나 나라가 어지러울 땐 한동안 왕궁 밖에서는 만드는 것이 법으로 금지될 때가 있었다.

이는 당시 밀가루, 조청, 기름 등이 다 만만치 않은 가격이어서 나라가 주관하는 잔치 때 가격 부담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약과 금지법이 시행될 동안 약과를 만들다 적발되면 곤장 80대를 맞았다고 한다. 이 정도면 사실 직접적으로 사형을 집행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죽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 성종 시절에는 이미 양반과 양민을 가리지 않고 수많은 가정의 제삿날이나 잔칫날에는 상에 약과를 비롯한 유밀과가 빠짐없이 올라갔다. 너무 맛있기 때문에 법으로 아무리 금지해도 사람들이 계속 찾았기 때문이었다.

제사상에 오르는 음식이다 보니 "약과는 누가 먼저 먹을는지"라는 속담이 있다. 누가 먼저 죽을지는 알 수 없다는 뜻. 법을 어기고 약과를 만들거나 먹었다가는 죽을 수도 있었다는 점과 연계하면 참 묘하다.

한편 약과는 원래 매우 귀한 음식이었는데, 안동 김씨 세도정치 시기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안동 김가에 약과를 뇌물로 바쳐 나중에는 노비들이 뇌물을 받아들자마자 "이 정도면 약과로군." 하며 알아차린 데에서 "이 정도면 약과"라는 관용구가 나왔다는 민간어원설이 있다.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경 군대 PX에서 "옛날약과"라는 약과가 유통되었는데, 보통 약과보다는 두껍고 큰데다가 속에 팥소가 들어 있는 네모난 약과였다. 단 약과에 단팥이 들어 있으니 단맛은 말할 나위가 없었기 때문에, 평소 달콤함을 갈구하는 군인들에게는 초코파이와 더불어 인기 품목 중 하나였다. 2010년대 후반부터는 판매되지 않고, 일반적으로 시판되는 약과만 판매된다. 가격도 싼 편이며, 아무래도 전통과자다 보니 아무리 작은 부대라도 이건 꼭 넣어두는 경우가 많아 인기는 많다.

오늘날에는 꿀을 제외한 밀가루, 조청, 기름의 가격이 매우 저렴하고 구하기 쉬워진데다 꿀을 대신할 수 있는 설탕 가격도 매우 낮아진만큼 자주 먹을 수 있는 전통과자다.

3. 만드는 법

약과는 만들기 매우 까다로운 과자이다. 반죽이 질어도 안 되고, 기름 온도와 시간도 맞추기 어려워서 조금만 어긋나도 타거나 설익는다. 궁중요리 전수자인 인간문화재 황혜성 교수[6]가 대학교에서 전통음식 과목을 강의할 때, 기말고사 실기 과제가 약과 만들기였다고 한다.
  • 음식디미방에는 반죽 재료가 밀가루 1말, 꿀 2되, 기름 5홉, 술 3홉, 끓인 물 3홉이라 나오지만, 이후의 기록에는 소주나 청주 등의 술도 반죽에 섞는다.
  • 음식디미방에는 즙청 재료가 즙청 1되에 물 1홉 반만으로 나오지만 이후에는 계핏가루, 후춧가루, 생강가루, 생강즙 등을 섞는다고 나온다.

반죽 재료: 밀가루, 기름(보통 참기름이나 들기름), 소금, 후추
추가 반죽 재료: 술, 꿀, 생강즙
즙청 재료: 조청이나 꿀(정 없으면 집청[7]이나 설탕), 물
즙청 선택 재료: 생강즙, 생강가루, 후춧가루, 계핏가루 등. 유자청 등의 과일청을 넣기도 한다.
  1. 밀가루에 소금과 후추, 참기름을 섞어 체에 내린다. 혹은 밀가루에 소금과 후추를 섞어 체에 내린 뒤 참기름을 먹인다.
  2. 그릇에 생강즙, 꿀, 술을 섞어놓고 기름 먹인 밀가루에 끼얹어가며 반죽한다.
  3. 약과판에 기름을 바르고 반죽을 넣은 뒤 눌러서 박아낸다. 이것을 꼬치로 찔러 구멍을 몇 개 뚫는다. 이 과정을 반복해서 약과 반죽을 준비한다.
  4. 즙청 기본 재료(조청, 물)를 모두 섞어 졸인다. 이것에 준비한 추가 재료를 섞은 뒤 식혀둔다.
  5. 약과 반죽을 140도 정도의 기름에서 서서히 온도를 올리며 옅은 갈색이 될 때까지 튀긴다.
  6. 튀겨진 반죽을 뜨거운 상태에서 조청에 푹 재워 둔다. 속까지 완전히 배어들어야 하므로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이러한 과정을 전문용어로 즙청이라고 한다.
모약과는 모양을 만드는 과정에서 반죽을 반으로 나눠 겹쳐서 누르는 과정을 수차례 반복하여 층층이 켜를 만든 것이다. 이렇게 켜를 낸 반죽을 1 cm 정도로 민 뒤 알맞게 잘라 구멍이나 칼집을 낸다. 기름을 130도와 170도, 혹은 110도와 140도 같은 식으로 차이가 나게 준비한 뒤 온도가 낮은 쪽에서 먼저 미색이 될 때까지 튀기고 온도가 높은 쪽으로 옮겨서 갈색이 될 때까지 다시 튀긴다. 이 때에 켜가 생겨야 한다. 이후의 과정은 일반 약과와 같다. 켜 사이사이에 배어들도록 푹 재워야 한다.

4. 기타

  • '그 정도면 약과지(별 거 아니다)' 할 때 약과가 바로 이 약과이다. 약과가 달고 맛있는데다 부드러워서 치아가 약한 노인이나 어린아이들도 먹기 쉽듯이, 어떤 일을 하기가 아주 수월하다는 뜻. 비슷한 말로 '누워서 떡 먹기', '식은 죽 먹기' 등이 있으며, 영어의 'it's a piece of cake'와 의미가 비슷하다. 이 표현에는 유래가 있다. 약과는 엄청나게 귀해서 뇌물로도 자주 쓰이는 것이었는데, 이후 산삼이나 녹용 같은 더욱 값비싼 뇌물이 많아지자 “이건 약과네” 하면서 별 거 아닌 것으로 치부하게 되었다고 한다.
  • 인도의 디저트 중 하나인 굴랍자문한국의 약과와 대비시키기도 한다. 한국의 인도 음식점들도 굴랍자문에 대한 설명문에 인도식 약과로 소개하는 경우가 많다. 공 형태로 만든 약과를 시럽에 담근 느낌인데, 식감이 약과랑 흡사하다. 다만 굴랍자문은 밀가루 반죽이 아닌 치즈류 같은 유제품을 재료로 만드는 특성상, 약과처럼 꾸덕하기보다는 물에 적신 스펀지 같은 느낌이다. 이 굴랍자문을 사용한 요리로 꿀과 물엿, 그리고 피스타치오와 캐슈넛, 아몬드, 땅콩 등의 견과류를 함께 넣고 만든 디저트인 쟈우키 샤히(Zauq e Shahi), 그리고 굴랍자문이 들어간 케이크가 존재한다.
  • 튀르키예에 툴룸바라는 과자가 있는데 식감이 약과랑 비슷하다. 밀가루 반죽을 츄러스 모양으로 반죽해 기름에 튀겨 설탕시럽에 버무려 먹는다. 길거리 음식으로도 소비하며 설탕물로 된 시럽을 뒤집어쓰고 있어 매우 달다. 외형은 약과와 츄러스의 중간처럼 생겼다. 다른 것으로도 역시 튀르키예 간식인 헬와 역시 맛이 약과랑 비슷하다. 한국에 사는 튀르키예인들이 헬와 대신 약과를 먹는다고 할 정도이다.
  • 해외에서도 K-디저트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2022년도 약과 수출 규모가 그 전년 대비 40%나 증가했다고. #

[1] 약과의 모양과 무늬를 만드는 데 쓰는, 나무로 만든 틀. 다식판()과 같으나, 무늬의 지름이 크고 무늬보다는 전체적인 모양이나 주변의 새김을 두드러지게 만든다.[2] 1809년 조선 시대 빙허각 이씨가 엮은 가정 살림에 관한 책[3] 옛날엔 틀 마련할 거 없이 반죽 밀고 접어서 칼로 써는 쪽이 편했지만 요즘 입장에선 틀에 찍어내는 쪽이 대량생산에 훨씬 유리하기 때문.[4] 아래 기타 문항에서 외국에서 인기있다는 기사 링크에 등장하는 네덜란드 출신 모델인 로렌 드 그라프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약과를 처음 먹었던게 내 생애 최대의 실수”라고 한 일이 있는데 한국 여행중에 알게 된듯하다. 이후 최애 주전부리가 되어 거의 중독 수준에까지 이르렀다고(…). “마약처럼 끊기 어렵다”라고 했다나.[5] 약과를 분쇄하여 쿠키 반죽 속에 넣어 구운 것도 있다.[6] 1920~2006. 성균관대학교에서 1975년부터 1986년까지 가정대학 학장을 지냈으며 딸인 한복려, 한복선 여사도 궁중요리 전문가로 키웠다.[7] 설탕, 계피, 생강, 물엿(조청)을 넣고 조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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