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26 16:43:59

슬라브어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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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특징3. 분류4. 여담

1. 개요



비교언어학적 분류에 따른 인도유럽어족의 한 갈래로, 슬라브인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묶은 어파이다. 동유럽, 중앙유럽, 발칸반도 지역에서 주로 사용된다. 또한 러시아의 무지막지한 영토와 소프트파워 때문에 우랄 산맥 동부 시베리아 쪽의 북아시아연해주 등의 동북아시아에서도 모어로 쓰는 인구가 많다. 소련의 영향으로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중앙아시아, 발트 3국, 몰도바, 캅카스 3국 쪽에서도 구사자가 매우 많은 편. 특히 중앙아시아 지역의 경우는 러시아어를 못하면 할 수 있는 일의 폭이 크게 제한되기 때문에 대부분 러시아어를 할 줄 알며, 카자흐스탄이나 키르키스스탄과 같은 나라는 아예 러시아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는 화자가 카자흐어키르기스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는 인구보다 많아, 각 정부가 의도적으로 카자흐어 혹은 키르기스어 진흥 정책을 펼친다.

슬라브어파 제어로 쓰인 기록 중, 문증 가능한 최고(最古)의 기록은 9세기 경에 노브고로드 공화국에서 집필된 노브고로드의 서이며, 이 책은 고대 동슬라브어[1]로 쓰였다.

2. 특징

과거에는 슬라브어파가 인도유럽어족사템 제어(Satem languages)에 속하는 관계로, 게르만어파이탈리아어파, 켈트어파보다는 인도이란어파에 더 가깝다고 여겼다. 하지만 현대에는 사템 제어와 켄툼 제어(Centum languages)의 구분이 인도유럽조어의 분화 과정과는 관련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거니와, 최신 연구결과에 의하면 슬라브어파는 인도이란어파보다는 켄툼 제어에 속한 게르만어파에 더 가깝다고 한다.[2] 문법적 굴절이 상당 부분 소실된 로망스어파나 게르만어파, 인도이란어파 등과는 달리 인도유럽조어의 흔적이 비교적 많이 남아 꽤나 복잡한 문법적 굴절성을 유지하였다.[3]

슬라브어파 언어들에는 대체로 관사가 없는데, 이 또한 인도유럽조어에서 이어진 특징이다. 다만 불가리아어는 예외. 불가리아어는 격 변화가 많이 소실되어 형태적으로 주격과 호격만이 남았지만, 그 대신 다른 슬라브 언어들에서 없는 관사가 있다.[4] 격 변화가 소실되면서 관사가 생김은 인도유럽어족에서는 일반적인 역사적 변화다. 또한 시제가 비교적 크게 발달하지 않았지만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상 체계가 발달되었다. 따라서 동사를 외운다면 완료상-불완료상 형태를 모두 암기해야 한다. 명사는 대부분 언어에서 3성 체계(남성-여성-중성)를 따르는데, 로망스어군과 함께 단어의 형태만으로도 비교적 성을 구분하기 쉬운 언어들이 많다.

세르보크로아트어우크라이나어 정도를 제외한 대다수 슬라브어파 언어들은 어말 무성음화 현상이 나타난다.

한편 동유럽 지역에 있지만 헝가리에서 쓰는 헝가리어우랄어족 우그르어파이며, 발칸 반도에 있는 루마니아몰도바에서 사용하는 루마니아어는 지리적 인접성 때문에 슬라브계 언어들에 영향을 받기는 하였지만 엄연히 로망스어군에 속한다.

슬라브어파를 라트비아어리투아니아어가 속한 발트어파와 합쳐서 발트슬라브어파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일단 지리적으로도 인접했기 때문에 영향을 안 받으려야 안 받을 수가 없었다. 더구나 발트 지역 자체가 폴란드와 러시아가 역사적으로 서로 주고 받던 지역이기도 하고. 단 발트 3국 가운데 에스토니아에서 쓰이는 에스토니아어는 언어학적 계통상으로 핀란드어와 가까운 우랄어족 발트핀어군에 속한다.

사용인구 순으로 보면 러시아어가 1억 5천만~2억 6천만 명[5]으로 단연 1위이고, 폴란드어가 대략 4천만 명으로 2위, 우크라이나어가 대략 3천만 명으로 3위를 차지한다. 인구는 우크라이나가 대략 4400만 명으로 폴란드(3800만 명)보다 더 많지만, 우크라이나에서도 동부 지역은 우크라이나어 사용자 수가 많이 적은 데다가[6] 우크라이나 밖에서는 우크라이나어가 거의 쓰이지 않는다. 반면 폴란드어는 단일민족 국가에 가까운 인구특성상 거의 모든 인구가 폴란드어를 사용하는데다 폴란드뿐만 아니라 리투아니아,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체코, 슬로바키아 그리고 미국 등지에 사용자가 꽤 있기 때문에 본국의 인구보다 해당 언어 사용자 수가 더 많게 나타난다.

철자법에서는 아래와 같은 특징이 있다.
  • 자음 연쇄가 심한 편이다.
  • č/dž, ć/đ등의 파찰음이 많다. C는 항상 /ts/ 발음이고[7], 그의 유성음인 dz도 많이 쓰인다.
  • Q, X를 잘 쓰지 않는다.

3. 분류

4. 여담

  • 사용 국가들이 죄다 구 공산권이었던 탓에, 한국 등 구 자유진영 국가에서는 슬라브어=공산권 언어라는 인식이 강하다.[15]

[1] 루스어 또는 고대 루테니아어라고도 하며, 러시아어, 벨라루스어, 우크라이나어, 루신어 등의 동슬라브어군 제어의 조어다.[2] 같은 연구에서 인도이란어파와 가까운 언어군은 그리스어아르메니아어, 알바니아어라고 한다.[3] 러시아어는 동사의 과거 시제가 상당히 단순화되었으나, 폴란드어 등에서는 복잡한 굴절 형태가 남았다.[4] 불가리아어에서는 관사가 영어의 the와는 달리 명사의 앞이 아니라 스웨덴어아이슬란드어에서처럼 뒤에 붙는다.[5] 모어 구사자 기준이라면 전자, 공용어로 지정된 지역까지 합치면 후자에 가깝다.[6] 러시아와 인접한 동부 우크라이나 주민이나 소련 내 타 지역에 거주하다 귀환한 우크라이나인의 경우 정체성은 우크라이나인이지만 러시아어를 제 1언어로 사용하기도 한다.[7] 게르만어파에서 영어를 제외하고 c가 잘 안 쓰이고 로망스어군에서 c가 위치에 따라 발음이 달라지는 것과는 정 반대이다.[8] 사실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벨라루스어와 우크라이나어는 러시아어의 방언으로 간주되었다. 실질적으로 정서법과 단어 쓰이는 단어 종류외에 크게 다른 것이 없기 때문에 이들을 다른 언어로 분류해야할지는 아직 논란이다.[9] 우크라이나어와 가까워서 우크라이나어의 방언으로 취급되는 경우가 있다.[10] 러시아어, 우크라이나어, 벨라루스어, 루신어의 조상격인 언어이다.[11] 예전에 지금의 체코지역에 거주하는 유대인들이 사용하던 언어였으나 현재는 사멸되었다. 이디시어처럼 히브리 문자로 표기되었다.[12] 예전에 지금의 독일 동부에서 쓰였던 언어였으나, 1756년 10월에 마지막 화자가 사망하면서 사멸되었다. 그러나 2023년에 언어학자들에 의해 부활 작업이 진행중이다.[13] 세르비아어크로아티아어, 보스니아어, 몬테네그로어를 합쳐서 일컫는 말이다.[14] 에스페란토와 함께 인공어에 속해 있지만, 어휘나 문법은 슬라브어파의 언어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15] 튀르크어도 공산권 언어나 마찬가지였지만 튀르키예만은 예외적으로 자유진영이었으며, 구 공산권 쪽 튀르크어들은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