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15 19:59:19

유희관/플레이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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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피칭 스타일
2.1. 느린 구속2.2. 리그 최고 속구 무브먼트2.3. 팔색조 투수2.4. 이닝 소화력2.5. 희관존2.6. 단점을 극복하는 투구폼2.7. 준수한 수비와 뛰어난 주자견제능력
3.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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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유희관의 플레이 스타일을 서술한 문서.

2. 피칭 스타일

2.1. 느린 구속

유희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단연 느린 패스트볼 구속인데, 프로 선수로서는 드물게 속구 구속이 상당히 낮다. 유희관이 본격적으로 첫 등판한 2013년 기준으로 평균 구속은 약 130km/h이며, 시즌을 거듭하며 최근 몇 시즌 동안은 120km/h 후반대를 기록하고 있다.[1] 말 그대로 장호연의 재림이라고 할 수 있다.[2]

최고 구속이 페넌트레이스 기준 고작 136km/h 정도이고, 게다가 73km/h가 찍히는 초저속 커브도 가끔 던진다.[3][4] 73km/h는 성인 남자라면 얼마든지 던질 수 있고, 평소에 캐치볼을 즐기지 않는 성인 남성이라도 힘이 좋은 편이라면 보통 85~90km/h 정도의 구속이 나온다. 사실 유희관의 슬로 커브는 초슬로 커브라기보다는 이퓨스볼에 더 가깝고, 실제로 다른 투수들의 슬로우 커브처럼 꾸준히 던지는 게 아니라 한 경기에 한두 번 타이밍을 뺏어볼 목적으로 던지는 수준이기도 하다. 빠른 구속으로 상대를 압도하지는 못하지만 뛰어난 완급 조절과 제구력, 절묘한 변화구로 타자와 승부하는 타입이다. 이러다 보니 좌완 강속구 투수를 지옥에서라도 데려와야 하는 파이어볼러로 부르는 것에 빗대어 지옥에서 데려온 모닥불러라는 드립이 나왔다.

문제는 속구 구속이 느리다는 점이 겉으로도 확연히 드러나는 분명한 단점이라는 사실이다.[5] 얼마나 다른 노하우와 요령으로 이 단점을 메우는 데에 성공할 수 있냐는 게 유희관에게 주어진 과제. 2015 시즌에는 18승[6]을 달성하고 개인 통산 첫 완봉승[7]을 기록하기도 하는 등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2017년 후반기에 들어 부진을 겪기 시작했고, 2018년에 시즌 내내 최악의 슬럼프를 겪으면서 느린 구속에 대한 팬들의 설전이 다시 이어지고 있다. 그러다가 다음 시즌인 2019 시즌에는 다시 선발로서 제 몫은 나름 다해주고 있다. 승운이 조금 없는 것이 흠. 반대로 승운이 좋았던 2020 시즌에는 KBO 리그 역대 4번째 8년 연속 정규시즌 두 자릿수 승리 기록을 달성했다(10승 11패). 그러나 이 시즌에는 5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FA 계약을 맺은 뒤에 치른 2021 시즌에는 공의 위력, 특히 상하 무브먼트가 급격하게 떨어진 모습을 보이며 타자들에게 난타당하기 시작했고 통산 100승을 채우는 데에만 만족해야 했다. 이런 느린 구속의 원인을 투구 폼에서 찾는 야구 팬의 칼럼도 있다. #

2.2. 리그 최고 속구 무브먼트

파일:유희관직구.gif

구속은 최하위권이였던 유희관이 프로야구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패스트볼의 엄청난 무브먼트 때문이었다. 분당 회전수(RPM)도 구속에 비해서는 높을지언정 다른 선수들에 비해 떨어졌음에도 공의 무브먼트, 특히 상하 무브먼트는 KBO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투수였다. 유희관의 속구는 비슷한 구속의 투수에 비해 분당 회전수도 높은 데다가 구속이 느려 체공 시간도 길어 절대적 회전수도 많았다. 거기에 더해 유희관의 속구는 쓸모없는 회전 없이 회전축이 수직에 가까워 그 회전이 전부 상하 무브먼트로 유효하게 회전했다.

파일:유희관 무브먼트2.jpg

자료에서 보다시피 무려 리그 평균보다 14cm나 높은 1위다. 즉 유희관의 속구는 타자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투수의 공보다 14cm나 위로 도달한다. 기본적으로 무브먼트가 좋은 패스트볼은 구속이 느리더라도 범타를 만들어내는데 상당히 유리한데, 좌우 무브먼트가 높은 공은 공이 스윗스팟에 잘 맞지 않아 정타가 덜 나오고, 수직 무브먼트가 높은 공은 패스트볼이 잘 떨어지지 않아 배트 위쪽에 맞아 뜬공이 나오기 쉽다. 그런데 유희관은 상하/좌우 무브먼트가 전부 평균 이상이니 빗맞은 타구, 특히 높게 뜬공을 만드는 데에는 최고의 패스트볼을 지닌 셈이었다. 전성기 유희관을 상대하는 타자들은 130km 언저리의 공이 뾸뾸뾸 날아오는데 정작 스윙해보면 자기가 생각한 곳보다 14cm나 높은 곳에 공이 가있어서 헛스윙이 되거나 배트 위에 맞는 경우를 자주 겪었고, 심지어 유희관의 소속팀 두산 베어스의 홈구장은 국내에서 가장 홈런이 안 나오는 서울종합운동장 야구장이라 그 장점이 더 극대화됐다.[8]

130km 정도의 구속밖에 나오지 않는다면 프로에서는 대체로 배팅볼 투수 취급을 받는 게 예사고, 140km/h은 물론 150km/h까지 찍어대는 투수들 중에서도 공이 밋밋하다는 평가를 들으며 자주 난타당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9]을 생각해 보면 130km의 패스트볼 던지는 유희관이 신기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유희관의 패스트볼 RPM은 그 구속의 투수가 가질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파일:tqls8ya.jpg
2015년 3월 30일 MBC에서 방영된 <위닝샷 : 투구의 비밀>에서 유희관의 공을 분석한 적이 있다. 방송에 따르면 2014 시즌 좌완투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40.29km/h 에 평균 초당 회전수가 39.03인데, 유희관은 평균 구속 131.31km/h 에 평균 초당 회전수가 38.15로 측정되어 구속 대비 회전수가 상당히 많은 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비슷한 패스트볼 평균 구속을 가진 마일영의 초당 회전수를 살펴보면 22.74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그 결과로 자료에서 보다시피 상하 무브먼트가 무려 리그 최고의 돌직구로 유명한 오승환보다 살짝 높다. 이러다 보니 유희관을 두고 단순히 느린 구속을 제구로 커버하는 피네스 피처로 분류할 것이 아닌 엄청난 무브먼트에 좋은 제구, 공격적인 승부가 겹쳐진 파워 피처로 분류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평하기도 한다. 유희관을 분석한 어떤 네티즌의 글 실제로 직구 구종 가치가 17에 달했던 2015년에는 하이 패스트볼 삼진도 자주 나오는 걸 볼 수 있었다.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비슷한 유형의 선수를 떠올릴 수 있는데, 바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전설적인 마무리 투수로 뛰었던 트레버 호프먼이다. 호프먼은 어깨 수술 이후 패스트볼 구속이 크게 줄어들었으나 리그 최정상급 수직 무브먼트를 바탕으로 오히려 공격적인 투구로 상대를 찍어누를 수 있었다. 호프먼 이후 2013년 월드 시리즈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의 마무리로 월드 시리즈 우승을 이끈 우에하라 고지도 같은 스타일을 갖고 있다. 물론 이 둘은 패스트볼 구위만으로 살아남은 것은 아니고 각각 팜볼성 체인지업과 스플리터라는 강력한 세컨 피치가 있었기에 활약할 수 있었는데, 유희관 역시 아래에 설명하겠지만 싱커와 체인지업 같은 제2~3구종이 롱런에 큰 역할을 했다.

2.3. 팔색조 투수

파일:유희관 무브먼트.jpg
느린 패스트볼과 가끔 던지는 초슬로우 커브 때문에 언급이 적지만 유희관의 진정한 무기는 우타자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성 싱커다. 선수 생활 끝으로 갈수록 직구와 1:1 비율에 가까워질만큼 많이 던졌다. 전성기 시절이었던 2015년부터 3년 연속 싱커 구종가치 리그 1위를 차지했고 2019년엔 무려 20이 넘는 구종가치로 2위와 격차가 매우 큰 싱커 구종가치 리그 1위를 기록했다. 정대현 이후 KBO 최고의 싱커볼러라 불려도 손색이 없다.[10]

특히 유희관의 싱커는 좌우 무브먼트가 35.54cm에 달할 정도로 변화가 컸다. 아무리 투수가 뛰어나다고 해도 오버핸드나 스리쿼터 투구폼에서 걸 수 있는 역회전은 한계가 있는데, 유희관의 싱커는 역회전이 상당했기 때문에 구위가 좋은날 이 싱커를 상대하는 타자들 입장에서는 진짜로 마구처럼 보였을 수준이다.

파일:유희관싱커.gif

이 때문에 강영식정우람처럼 좌타자보다 우타자에 강한 편이다. 처음 1군에서 모습을 보일 때는 공이 느린 좌투수라 오른손 타자에게 약세를 드러낼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이 체인지업을 잘 구사하기 힘든 좌타자 상대로 성적이 더 안 좋은 편. 참고로 대부분의 해설이나 기사들에서 체인지업이라고 말하는 공은 대부분이 싱커다.

변화 폭이 크다보니 이 공을 본 MLB에서는 '피칭 닌자' 롭 프리드먼의 설문조사 결과 스크류볼로 인식하는 사람이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투수들 사이에서도 슈트, 체인지업, 싱커 등 의견이 분분했다.
https://m.sportsseoul.com/news/read/933976

파일:유희관포크볼.gif
그 외에 서드피치로 슬라이더커브를 던지고 한 때 포크볼도 던졌다.

2.4. 이닝 소화력

선발로 뛰면서 내구성도 상당한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대체적으로 북중미에서 건너오는 외국인 투수들이 내구성 면에서는 초강세를 보이는데 그 사이에서 먹어준 이닝수가 2014 시즌에는 177⅓이닝으로 리그 4위, 2015 시즌에는 189⅔이닝으로 6위였다.[11] 프로 선발로서 뛰는 것은 처음이었던 2013시즌에도 145.1이닝을 뛰었다. 다만 3시즌 동안 500이닝도 넘게 먹었고 발목 부상까지 있는 바람에 두산 팬들 사이에서는 2015년 국가대표에까지 뽑히면서 208이닝을 찍은 장원준과 함께 안식년 줘야 되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 지경. 장원준도 내구성 하나는 알아주는 선수지만[12] 그렇다 해도 이 정도면 둘 다 심하게 과식한 거나 다름없다. 그런데 둘 다 2016 스프링캠프에서의 컨디션이 상당히 좋다고 한다. 물론 시즌 개막 후에 까봐야 안다지만, 둘 다 4~5월까지는 못 볼 각오까지 한 팬들이 꽤 있다는 걸 생각해보면 미스터리할 지경이다. 그리고 유희관은 2016 시즌 두산 선발투수들 중 유일하게 로테이션을 한 차례도 거르지 않았는데, 더스틴 니퍼트는 부상으로 몇 번 빠졌고, 장원준은 휴식 차원에서 한두 번 빠졌으며, 마이클 보우덴은 노히트노런 여파로 로테이션을 거른 바 있다. 이에 반해 유희관은 한 차례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팀내 최다 이닝을 소화했다. 2017 시즌도 부진한 와중에 이닝은 꾸역꾸역 소화하면서 3년 연속 180이닝을 달성했다. 이는 아마도 유연한 폼으로 인해서 내구성이 좋은 것으로 보인다.

타자들과 상대할 때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간다는 것도 유희관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다. 우타자 기준으로 바깥쪽 커맨드가 되니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잡으며 타자와의 승부를 공격적으로 유리하게 끌고 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리고 2스트라이크 이후에 쓸데없이 볼질을 하지 않고 더 공격적으로 피칭을 하기에 의외로 3구 삼진이 많이 나오고 이닝을 더 많이 소화할 수 있다.

포스트시즌 기록 합산 시에는 2014년 206⅔이닝 - 2015년 208이닝 - 2016년 190⅔이닝 - 2017년 199⅔이닝으로 실질적으로는 4시즌 연속 190이닝을 넘겼다.

2018 시즌에는 지난해보다 더 부진한 시즌을 보내면서도 로테이션은 지켜주다 보니 통산 1000이닝을 달성했다. 장원준과 함께 수년간의 누적이닝 탓에 이닝 이터로서의 역할을 못 해줬는데, 2019 시즌에 부활하며 7년 연속 10승 달성에 성공했다.

김태형 감독은 유희관의 이닝 이팅 능력을 매우 높이 평가하고 있다. '최근 8년 이닝 1위 양현종, 2위 유희관' 김태형 감독 "이런 투수 없다"를 보면, "선발 투수들은 풀타임 선발을 3년 이상 채우기가 쉽지 않다. 아픈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유희관은 늘 꾸준하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크리스 플렉센이용찬이 2020 시즌에서 이걸 못하는 바람에 팀이 대체선발을 찾느라 애를 먹는 걸 보면 이게 얼마나 큰 장점인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양현종이 2020 시즌에서 퍼진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유희관이 매우 많은 이닝을 먹은 건 사실이니 탈이 나지 않으려면 조심스럽게 관리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이 발언 이후 유희관의 성적은 급격히 추락했고, 결국 2021 시즌을 마치고 은퇴를 선언하고 만다.

최강야구에서도 이닝 소화 1위에 83.2이닝이라는 엄청난 이닝 소화를 보여주며 체력 자체가 뛰어남을 보여줬다.

2.5. 희관존

파일:유희관 스트존.png

희관존은 유희관이 혹사로 직구 구위가 떨어진 2017년 후반기~2018년쯤부터 싱커를 통한 바깥쪽 승부가 많아진 시기에 생긴 스트라이크 판정이 누적되어 생긴 용어다. 사생활이나 인성 등에서 이렇다 할 구설수가 없는 유희관이 안티가 있는 거의 유일한 이유가 이것이다.[13] 이하 '희관존' 혹은 '힉판존'이라 불린다. 유희관 본인도 나무위키 읽기를 했을 때 나무위키에 예시로 나온 공에선 희관존이 있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거론했을 정도다.

유희관이 두산 베어스의 선발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는 순간부터 유희관을 대하는 심판들의 스트라이크 존이 너무 후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는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제구력이 좋다고 알려진 투수에게 심판들이 휘둘릴 수 있다는 건 이전부터 존재했던 속설이지만, 확실한 건 유희관의 체인지업[14]과 싱커가 심판들의 눈을 속이기에 효과가 아주 좋다는 것. 심판이 대놓고 유희관을 사랑하는 게 아닌데도 어떻게 하는지 다 아는데 속는 것이다.

유명한 장면으로는 2017년 한국시리즈 4차전이 있다.
파일:유희관4회.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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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에 우타자인 이범호를 상대로 이런 걸 잡아주니[15]
파일:유희관6회.gif
6회에 똑같은 우타자인 나지완을 상대로 이런 걸 던지고도 삼진인 것처럼 행동했다.
파일:유희관 이창진 4구.gif
2019년 4월 19일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는 이런 공도 스트라이크로 판정받게 되었으며, KIA 팬뿐만 아니라 가뜩이나 희관존으로 피해를 봤던 타 팀 팬들도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파일:노스윙풀카운트.jpg
2018년, 2019년에 터진 대표적인 희관존이다. 제라드 호잉이지영 두 타석에서 스윙이 나온 공은 아래 사진의 6구 뿐이다. 즉 스윙 없이 풀카운트에 몰린 황당한 상황이다.

전 타석에서는 볼이었는데 이번 타석에서는 같은 코스가 스트라이크라면 타자 입장에선 미칠 노릇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 유희관의 공에 헛스윙 삼진이 은근히 많은 이유는 이렇게 후한 존에 기인한다. 우타자 바깥인데 좌타자면 몸에 맞는 공이 될 정도로 타자의 바깥쪽이 공 한두 개 혹은 그 이상이 빠져도 스트라이크를 잡아줄 정도로 넓어지니 웬만한 바깥쪽은 타자의 배트가 닿든 안 닿든 타자는 무조건 배트가 나가야 한다. 게다가 배트가 나가더라도 타자 입장에서는 먼 공이라서 당연하게도 배트에 제대로 맞추기 힘들어지니 좋은 타구가 나오기 힘들어진다.

사실 어떻게 보면 피네스 피처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톰 글래빈도 엄청난 제구력으로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을 교란시킨 것과 같이, 유희관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자신의 실력을 통해 혜택을 보는 것이라 평가하기도 한다. 글래빈의 제구 능력을 강조하는 일화로 이른바 '심판 길들이기'를 통해 스트라이크 존을 넓게 가져가는 피칭을 유희관도 비슷하게 하고 있는 만큼 심판을 교란시키는 투구 능력을 가진 것 뿐이라는 것이다. 투수 입장에서도 볼을 던졌는데 심판이 스트라이크를 잡아준다면 같은 코스로 다시 투구를 던지지 않을 이유가 없다. 다만 스트존을 기준으로 조금씩 공을 바깥으로 빼서 넓히는 글래빈과 달리 유희관은 처음부터 존의 양끝을 넓게 잡기 위해 초반 이닝에 애매한 볼을 던지는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큰 틀은 비슷해도 세세하게 보면 약간 다른 스타일이긴 하다. 그래도 심판의 눈을 점점 현혹시켜 이득을 보는 방식은 비슷하다.

스탯상으로 봐도 글래빈과 유희관의 유사성이 약간이나마 드러난다. 글래빈이 심판을 길들이는 과정에서 1회를 말아먹는 경우가 많았듯 유희관도 통산 성적에서 1회가 유의미하게 약했다. 통산 1회 피OPS가 .868로 매우높다. 유희관의 세부 지표는 2~4회에서 가장 좋다가 타자들이 3번째로 상대하기 시작하는 5회부터 다시 나빠지기 시작한다.

이렇듯 변호의 여지가 있음에도 유희관이 스트라이크 존 관련 문제로 까이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정도의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이렇게 사람의 눈을 속이는 투수는 드문 유형의 투수라서 야구를 꽤나 본다는 사람이 봐도 편파판정으로 이득을 보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유희관을 보고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야구 팬들은 드물다. 거기에 유희관은 온갖 무브먼트의 변화구로 타자를 현혹시키는 스타일의 투수다. 직구는 떠오르고 싱커는 거의 직구와 1:1까지 섞는다. 거기에 슬라이더와 가끔씩 보여주는 느린 커브까지 있다. 그렇다 보니 존을 정확하게 설정하기도 상당히 어려울 뿐더러 제대로 들어온 공도 왠지 볼 같아 보인다. 그런 공이 들어올 때 스멀스멀 존이 넓어지기도 하고, 연속성 없이 보면 왜 저걸 심판이 스트라이크로 잡아주는지 이해할 수가 없게 된다. 또 ABS 판정을 보면 알겠지만 과거 방송사의 스트라이크존은 절대적이지 않았다. 방송사의 스트라이크 존은 살짝 뒤에서 스트라이크 존을 잡기 때문에 타자의 스트라이크 존을 지난 후 판정되는 방송사의 존은 변화가 심한 공에는 차이가 날 때도 많았다. 이는 KBO가 ABS 판정을 시작하자마자 방송사 존을 없애고 KBO 존으로 통일시킨 것에서도 알 수 있다. KBO에서 서로 다르기 때문에 혼란을 줄 수 있어서 방송사에 KBO 방식으로의 통일을 요구했다고 했다.
파일:억울희관.gif
두번째는 본인의 행동 때문이다. 이것이 유희관이 까이는 가장 주된 이유인데, 스트라이크 판정을 잘못 내는 것은 전적으로 심판의 잘못이고 투수는 그걸 잘 이용한 것일 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누가 봐도 빠진 볼을 던져놓고 멋대로 스트라이크라 판단하여 판정이 나기도 전에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려 하거나, 볼 판정에 불만 내지는 아쉬움 같은 걸 보여주다 보니 안 그래도 존 때문에 심기가 불편한 팬들에게 '심판들이 하도 존을 넓게 잡아주니까 이젠 하다하다 말도 안 되는 공까지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한다'라는 좋은 까임 소스를 제공하는 셈이다. 이 불만과 아쉬움을 표현할 때 대놓고 주저앉거나 똥 씹은 듯한 표정을 보여주면서 억울함을 표시하니 상대팀 팬들 입장에서는 도저히 좋게 보일 수가 없었다.

물론 이런 일련의 행동들은 심판 교란, 내지는 심판에게 어필하는 것에 불과할 수 있고, 이런 부분은 분명히 본인의 투구 역량 외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이런 플레이가 타 팀의 팬들에게 비난을 받는 것은 흔한 일이다. 당장 NBA 소속 농구선수 제임스 하든은 거의 접촉이 없음에도 과도하게 신체를 꺾어 파울을 유도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그 덕에 국내에서는 혐든, 혐털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농구뿐만이 아니라 축구도 마찬가지로, 결국 정공법이 아닌 할리우드 액션이라는 편법으로 심판을 속임으로써 결과를 얻어내는 선수는 안티가 생길 수밖에 없다.

유희관 본인은 2019년 9월 20일 인터뷰에서 흔히 말하는 희관존은 억울하다고 항변했다. #

2020년 6월 21일 김정준의 칼럼에서 희관존에 대해 다루었다. 맹목적으로 비판하거나 옹호하는 타 기사와는 달리 비교적 세밀하게 분석하였으니 참고하면 좋을 듯 하다. #

2021년 4월 16일, 정철우 기자가 분석을 통해 유희관존에 대해 다루었다.#

유희관이 안 나오는 경기에도 심판이 바깥쪽으로 빠진 공을 스트라이크로 판정할 경우 희관존이 언급되곤 한다.

2022년 3월 11일에 유희관이 이광용의 옐로우카드 3에 나와서 장성호가 희관존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익히 들어서 알고 있지만 위에서 상술했지만 본인만의 특유 어필 때문에 심판들이 자기를 별로 좋게 생각하지 않으며, 또한 양의지박세혁이 '좋은 프레이밍 때문에 더 오해하신 것 같다'면서 희관존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12월 15일, 본인의 나무위키에서 이 부분을 읽은 뒤에 위의 짤들은 자기가 봐도 볼이 맞는 것 같고, 썩은 표정을 지었던 것에 대해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2.6. 단점을 극복하는 투구폼

유희관은 낮은 구속을 만회하기 위해서 최대한 앞에서 공을 놓는데 익스텐션이 무려 1.94m다. 린드블럼이 1.84m인 것을 고려하면 공 1.5개 가량을 더 끌고 나온다. 모든 구종을 린드블럼보다 더 오래 쥐고 있는데, 특히 체인지업은 1.83m으로 린드블럼의 1.70m를 압도한다. 구속이 느림에도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추기 어려워하는 데는 익스텐션 덕도 있다.

파일:유희관 디셉션.jpg
여기에 사진에서 보다시피 디셉션이 좋다. 전혀 손이 보이지 않을 만큼 잘 가려서 나오는데, 심지어 투구폼에 흔들림도 없고 중심이 잘 잡힌 데다 구종에 따른 차이도 없어서 타자들 입장에서는 패스트볼-싱커같이 차이가 적은 두 구종은 배터박스 앞에 와서야 분간이 가는 수준이었다.

다만 앞서 한 글에서 언급된 대로 이러한 투구폼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구속을 끌어올리는 것과는 동떨어진 투구폼이 나왔다는 평가도 있긴 하다. 판단은 각자의 몫.

2.7. 준수한 수비와 뛰어난 주자견제능력

두산 투수답게 내야 수비는 준수한 편으로, 베이스 커버도 체형과 달리 상당히 민첩하다.
파일:1루수한테 160 던지는 힉판신.gif
땅볼 송구도 빠르고 정확해서 투구보다 송구가 빠르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16]

공이 느려 1루 주자가 도루하기 좀 더 쉬워보이지만, 실제로는 정반대로 도루를 시도하기 까다로운 투수로 꼽힌다. 일단 좌완이라는 점에서 난이도가 더 올라가는 점도 있으며, 슬라이드 스텝이 좋아 주자들에게 도루 타이밍을 잘 주지 않고, 주자 견제 능력 역시 좋은 편이다. 2014시즌 유희관이 마운드에 있을 때 주자들의 도루시도율은 5.1%로 장원준에 이어 최소 2위였고, 2015시즌은 5.3%로 최소 5위였다. 2016 시즌 8월 3일 기준 규정이닝을 충족한 선수 가운데 유희관의 주자 도루시도율은 3.3%로, 이민호장원준에 이어 최소 3위에 랭크되었다.

3. 총평

여기까지 읽어보면 답이 나오겠지만 그 구속으로 통산 100승을 현대 야구에서 이루어낸 데는 이유가 있다. 잠실빨 + 두산빨이라곤 하지만, 적어도 똑같은 조건 하에 있으나 유희관 만큼의 업적을 내지 못한 선수들과 유희관 사이의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종합하자면 유희관은 리그 최하위 구속, 리그 최상위 수직 무브먼트, 리그 최고의 싱커, 내야수 수준의 수비와 주자 견제, 긴 익스텐션과 뛰어난 디셉션, 꾸준한 이닝소화력과 시즌 내내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 훌륭한 내구력,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심판을 교란하는 뛰어난 제구력을 가진 투수였고 구속이 높아야 구위도 높다는 상식을 깬 투수 중 하나이다.

[1] 유희관의 평균 구속이 내려간 타이밍이 살이 찌기 시작한 시기와 맞물려 자기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2015년에는 에이스급 활약을 했고 2016년에도 충분히 제몫은 했기에 별 말은 없었다가, 부진에 빠진 2017년~2018년 들어 다시금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2] 그러나 장호연은 평균 구속 130km/h 중반의 패스트볼을 던졌고 그게 당대 기준으로는 그렇게 느린 볼은 아니었다. 팀 내 라이벌이었던 최일언도 패스트볼 구속은 비슷하거나 오히려 약간 떨어졌다. 장호연이 느린볼 투수의 대표 이미지로 남은 것은 역설적이게도 그가 구속에 비해 대단히 롱런하며 뛰어난 성적을 올렸기 때문이다.[3] 최강 몬스터즈에선 경기장 스피드건에 안 찍히는 경우도 있다.[4] 상대 타자였던 박용택은 그냥 어허허 하고 웃었다. 그 밖에도 각각 76km/h, 77km/h의 커브가 나온 적도 몇 번 있는데, 이때 대표적으로 상대 타자였던 유한준박민우는 이를 보고 타격할지 말지 고민하다 타이밍을 놓치자 그 자리에서 굉장히 당황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5] 유희관의 트레이드 마크인 느린 구속은 양날의 검과도 같아서 유희관이 국제 대회 경력이 없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느린 구속을 면도날 같은 제구로 커버했다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KBO 리그 수준의 리그에서나 통하는 이야기고, 상대에 대한 분석력이 차원이 다른 일본프로야구나 인간의 규격을 벗어난 타자들이 발에 차이는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 앞에서는 배팅볼 수준도 되지 못한다. 현역에서 은퇴한 현재도 유희관이 국가대표로 선발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견의 여지가 거의 없을 정도이다.[6] 시즌 다승 2위, 토종 투수들 중에서는 1위.[7] 5월 10일 홈경기 vs 한화 이글스, 9이닝 117구 7피안타 무사사구 5K 무실점[8] 이렇게 상승 무브먼트가 좋아서 그런지 홈플레이트에서 공을 던져서 잠실 야구장을 넘기는 것도 가능하다고 한다.[9] 송은범, 최대성, 제이콥 터너, 아도니스 메디나[10] 정대현은 싱커는 싱킹 패스트볼에 가깝고 유희관의 싱커는 체인지업성 싱커라는 차이가 있다.[11] 토종 선발 중에서는 2014 시즌 1위, 2015 시즌 2위를 차지했다. 참고로 '15시즌 토종 이닝 수 1위는 다름아닌 윤성환.[12] 2015년 기준 9시즌 연속으로 100이닝을 넘겼다.[13] 하술하듯 판정에 대한 유희관 본인의 반응도 큰 영향을 미쳤다.[14] 스탯티즈에서는 2017 시즌에 체인지업을 구사하지 않았다고 나오는데, 보통 싱커는 직구 구속 차이가 많아 봐야 3km 정도인데 2017 시즌의 유희관은 직구와 싱커의 평균 구속 차이가 8.3km나 된다. 워낙 평균 구속이 낮아서 더욱이 싱커의 구분이 쉽지 않기도 하고.[15] 존에 바짝 붙는 성향의 좌타자라면 몸에 맞는 공이 될 수도 있을 정도로 벗어났다.[16] 본인은 잠실 라이벌 전이라 기싸움 때문에 일부러 더 세게 던졌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