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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영웅전설/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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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작품 성향에 관한 문제
2.1. 엘리트주의와 반민주주의 의혹
2.1.1. 반론
2.2. 전개 상의 과도한 주인공 보정
2.2.1. 변호
2.3. 문민통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2.3.1. 반론
3. 설정의 허술함
3.1. 규모와 숫자
3.1.1. 병력3.1.2. 인구
3.2. 제국의 사회 관련3.3. 허술한 전투묘사3.4. 설정오류3.5. 과학적 오류
4. 기타

1. 개요

다나카 요시키의 소설 『은하영웅전설』에 대한 비판점을 서술한 문서.

은하영웅전설에 제기되는 비판점의 근본적인 원인은 원래부터 제대로 각잡고 시작한 작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설정 부분에서는 허술한 부분이 상당히 많다. 다나카 요시키가 대학생 때 학비를 벌기 위해서 쓴 게 은영전의 시초였고, 3권짜리 기획을 인기 때문에 무리하게 늘려서 상업성을 높게 추구한 작품이란 걸 생각하면 작품 퀼리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는 게 옳을 것이다. 당장 레젠다리움, 얼음과 불의 노래, 듄 시리즈같은 명작 세계관 소설들이 최소 몇십 년 기획하고 쓰여진 작품인가를 생각하면... 아이러니하게도 제일 허술하게 쓴 작품이 요시키 평생의 연금이 되었다

그리고 아무래도 작품은 작가의 주변 상황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작가가 일본인이므로 일본의 역사와 사회에 영향을 받은 경우가 많아서 외국인 입장에선 이해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예를들어 양 웬리가 죽자 아내 프레데리카와 양아들 율리안이 권력을 이어받는 전개는 정치인 가족의 지역구 세습이 관습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정착된 일본 정치판을 모르는 사람이 보면 이해하기 힘들다.

결론을 말하자면 은하영웅전설은 설정세계관의 완성도로 읽는 소설이라기보다는 이야기의 흥미도를 높이기 위해 과장이 상당히 섞인 고전적인 영웅서사시로 보거나 우화적으로 정치 문제에 초점을 맞춰 읽는 정치물 소설로 봐야 하는 것이 정확하다.

2. 작품 성향에 관한 문제

2.1. 엘리트주의와 반민주주의 의혹

작중에서 군국주의, 전제주의에 비판적인 대사를 많이 써내지만 일견 엘리트주의에 호의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하고, 또한 현대 민주주의에 대해 어딘가 부정적인 편견을 보이고도 있다.

우선 회랑 전투 직후 양 웬리의 저항으로 무익한 피가 흘렀다는 서술이 들어가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그리고 민주주의(자유행성동맹)와 제정(은하제국)의 대립은 양측의 엘리트들의[1] 대립으로 끝날 뿐 시민사회의 활동이나 민주주의 사회 역동성이 묘사되지 않는 점도 지적된다. 민주주의 국가라면 으레 있는 여야 갈등, 법안 논의, 선거 등이 은영전에서는 거의 없다시피하다. 민주공화주의 가운데 "공화주의" 정도만이 강조되는 수준이다.[2]

그나마 동맹 시민들은 스타디움 학살 사건, 응웬 킴 호아 광장 사건, 하이네센 동란 등 각종 저항활동으로 압제자에게 저항하고, 이것이 압제자에게 어느 정도 부담이나 압박을 주기는 하지만 결국 민주주의가 명맥을 잇게 된 것은 하이네센 시민의 저항도 있었지만 이제르론 혁명군의 무력을 통한 제국과 강화협상이 결정적이었다. 그리고 그 이제르론 공화정부도 불가피한 면이 있었다 하지만 민주주의를 표방하면서도 실상은 군인들로 구성된 군정이었다.

제국 민중들은 더욱 처참해서 딱 3가지로만 묘사된다. 귀족들에게 착취당하는 모습을 통해 주인공의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주인공의 뜻에 따라 이리저리 조종당하며, 주인공을 칭송하는 역할. 물론 제국 민중들도 폭정에 저항하는 모습이 가끔 나오기는 하지만 베스터란트 학살사건 외에는 배경 설정 정도로 짧게 넘어가고 제1차 라그나뢰크 작전 이후에는 비중이 증발한다. 애초에 제국 주인공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 부터가 역사 속 영웅들에게서 모티브를 따온 인물이고, 제국 파트의 서술 자체가 전근대적인 사극에 가깝기 때문에 동맹보다도 더 영웅주의적인 모습을 보인다.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 2차 암살미수사건처럼 그러한 영웅들의 영광 속에 잊혀진 희생자들을 지적하는 서술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영웅사관에 입각해 있다.

결국 다나카 요시키의 작품에서 진정한 의미의 대중이나 일반 시민들의 힘은 무대 위로 올라오지조차 못한다. 그저 소요하고 부유하여 결국 지배세력에 의해 진압되거나, 베스터란트 사건처럼 핵무기 등으로 몰살당하며, 이따금 신 권위에 맹목적으로 환호하는 수준이며, 제시카 에드워즈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 2차 암살미수사건의 암살자[3]를 제외하면 시민들을 대변하는 캐릭터조차 없다. 은하영웅전설에선 짧은 시간 동안 홀로코스트를 넘어서는 수준의 학살사건이 여러 차례 일어나지만, "비극"이라는 수준으로만 간단하게 스치고 넘어갈 뿐이다.[4]

이런 정치적인 측면과 더불어 영웅주의적인 인물과 전개(즉 역사관) 때문에 엘리트주의자라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후자의 문제는 상당히 명백하다. 최대한 다나카 요시키의 작품성향을 호의적으로 해석한다 해도, 그의 작품이 그려내는 역사관이 굉장히 인물 중심적이며 단편적 & 단면적이라는 점만은 부인할 수 없다.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장르의 특성상 정치가 인물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반론도 있는데, 허나 이것도 은영전에서 나타나는 민주주의에 대한 미숙한 묘사를 설명해주지 못한다. 스타워즈스타트렉 시리즈 등에선 민주적 합의에 따른 정치과정이 잘만 나타난다. 오히려 스타트렉의 행성연방은 1000년이 넘는 시간동안 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하며 창설을 주도했던 지구벌칸이 탈퇴한 이후로도[5] 마치 로마 없는 동로마 제국처럼 굳건히 버텨오고 있으며 스타플릿 역시 초기의 설립 목적에서 벗어나지 않는 인도주의 지향의 조직이며 문민통제는 여전히 작동하는 건강한 모습을 오히려 강조하고 있다. 은영전의 장르를 영웅담으로 본다 해도 마찬가지. 사실 영웅담이라는 장르를 선택한 것부터가 요시키의 역사관을 잘 보여준다.

엘리트주의적인 시각의 경우 다나카 요시키의 출신 학교인 가쿠슈인과 관계가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가쿠슈인 대학(學習院大學)(#)은 천황귀족 출신들을 위한 대학으로 유명하다. 결국 이 대학에 진학한 그가 비록 엘리트주의나 독재를 비판하는 내용을 써도 결론은 우수한 엘리트라면 괜찮다는 시선이 묻어나는 모순을 범하는 것 아니냐는 것. 시오노 나나미도 같은 대학 출신인데, 종종 비슷한 오류를 저지르는 사례로 볼 때 꽤 그럴듯하다. 뭐 그래도 다나카 요시키는 팬픽을 실제 역사라고 주장하진 않잖어 이 대학 출신의 또 다른 유명인이 바로 미야자키 하야오. 허나 미야자키 하야오는 전후세대로 전쟁을 비판하면서도 또 은근슬쩍 초인론이 많이 나오니 이것도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6]

반민주주의적이라는 평가의 예시는 여기에선 은영전이 "민주주의를 수호하려는 주인공을 조롱하고 전제주의에서 가능성을 찾는다."고 비판했다. 정확히 말하면 "인간은 주의나 사상보다는 (그 주의를 몸으로 표방하는) 인간을 따른다"라는, 은하영웅전설 작중에 수 차례 등장한 주장을 다나카의 사상으로 보아 이를 비판한 것이다.

2.1.1. 반론

작품은 민주국가의 양 웬리와 전제국가의 라인하르트라는 2인 주인공 체제에서 사상적인 측면에서는 양 웬리의 사상을 훨씬 비중있게 나타내고 있다.[7] 양 웬리는 민주주의를 지지하고 그것이 옳다고 믿으면서도 그것이 중우정치로 변질되는 것을 혐오하는데, 중우정치로 변질될 수 있기에 민주주의를 혐오하는 게 아니라, 민주주의를 변질시키기에 중우정치를 혐오하는 것이다. 작중에서 자유행성동맹의 멸망은 바로 양 웬리가 그토록 혐오하던 중우정치의 폐해로 보는 것이 맞지 '이러니까 민주주의는 안 된다'는 관점으로 보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다.[8]

애초에 자유행성동맹은 간판만 민주공화주의국가지 사실상 제3세계 후진국에서 보이는 민주주의와 권위주의가 혼합된 혼합체제 국가다. 동맹의 민주주의 수준을 민주주의 지수로 논하면 결함있는 민주주의도 높게 평가한 거고, 혼합형 체제로 보는 게 맞다.[비판] 권력과 언론이 유착하고, 우국기사단을 비롯한 정치깡패가 대낮에 설치며, 정치인들은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고 부패했으며 국가원수는 개인의 이익을 위해 특정 종교와 유착했다. 그러다가 군사 쿠데타까지 일어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정당한 투표로 선출된 제시카 에드워즈쿠데타를 일으킨 군인에게 유린 당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지만, 그건 민주주의 자체에 대한 비판이라기 보다는 병든 민주주의나 포퓰리즘에 쩔은 정치가들을 비판하는 것이며 오히려 '병폐를 일소하고 나라를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어났다'고 주장하는 쿠테타 세력을 부패한 동맹의 정치가보다 더한 전제주의자로 비판하고 있다.[10]

이 작품은 골덴바움 왕조로 대표되는 병든 전제 국가와 자유행성동맹의 병든 민주주의의 병폐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비판할 뿐, 대안을 제시하거나 어느 쪽이 우세하다고 말하진 않는다.[11]

눈여겨볼 것은 작가가 이 작품을 쓸 때 근대적인 이미지인 은영전에 어울리지 않게 삼국지연의적인 요소를 작품에 불어넣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제목을 은하삼국지로 하려고 했을 정도로. 제국을 위(가장 강력한 세력을 가졌으며 왕위를 찬탈한 새로운 왕조가 최후의 승자가 됨), 동맹을 촉(세력은 앞의 국가보다 약하지만 대의명분(은영전의 경우는 정치체제)에서 앞섬), 페잔을 오(제3의 세력. 실제로 작가는 페잔이라는 설정을 만들 때 오나라 같은 느낌으로 만들었다고 인증. 비중과 행적을 보면 오나라와는 크게 벌어졌지만)로 본다면 최후에 동맹이 쓰러진 것도 납득이 된다.

소설의 주된 갈등을 민주주의나 독재냐와 같은 방법론적 갈등이 아닌 권위와 반권위라는 본질적 요소의 갈등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즉, 은하영웅전설의 주된 갈등구조를 은하제국과 자유행성동맹의 부패한 정권으로 상징되는 노쇠한 구 권위와 라인하르트로 상징되는 건강한 신 권위, 이에 더하여 양 웬리로 상징되는 반 권위간의 갈등으로 본다면 의회와 입헌제, 세습권력과 같은 신 은하제국의 특성은 신 권위가 스스로를 확립해 나가는 과정의 모색, 또는 모색의 과정으로 볼 수 있으며 양 웬리라는 인물은 이에 대하여 모든 권위와 그 권위로 인한 권력에 대하여 반대 태도를 취하는 일종의 이상론을 상징하게 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그도 살아서 점차 권위가 되고, 죽어서는 이제르론 공화정부를 유지시키는 강력한 권위가 된다.[12] 신 권위 역시, 힐데가르트 폰 마린도르프가 황후로서 섭정을 한다고 하지만, 그동안 극구 부정해왔던 "세습이 아닌 실력을 통한 권위"가 훼손되는 모순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일시적으로는 로엔그람 왕조가 동맹을 쓰러트렸어도 이미 내부에서부터 전제주의가 가지는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물론 라인하르트 본인도 이게 문제라는 걸 알고는 있어서 후계자가 무능하면 잘라버리고 딴 사람 앉히라는 유언을 남겼고, 율리안 민츠의 민주주의 예찬론에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긴 했지만, 이건 그가 특별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같은 관점에서, 은하영웅전설을 본다면 라인하르트라는 인물은 양 웬리와 같이 이상으로써 제시된 인물은 아니나 이 인물의 행동을 통해 현대 일본이 가지고 있는 자기모순과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풍자되고 있는 것이다. 즉, 권위는 현실을 지배하며, 그 현실은 현실적으로 이상적일 수 없다는 점에서 작가의 담론이 현실과 현실권력, 현존하는 권위에 대한 풍자로써 기능한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모순을 품지 않은 인간은 돼지만도 못하다."라는 은하영웅전설의 기술은 작가의 창작 태도 자체를 보여준다 할 수 있다. 작중의 주인공이 보이는 자기모순에 대한 설명인 동시에 모순과 고민을 통한 변증법적 발전 대신 일사불란한 질서를 추구하는 기성질서에 대한 공격이기도 한 이 문장이 다나카 요시키의 작품을 읽어내는 중요한 화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다나카 요시키는 그의 작품 전체를 통틀어 이렇게 제도화된 인간, 경직된 사회, 정치적으로 수구우경화를 대단히 좋게 보지 않았다. 제도화가 지나친 나머지 경직된 사회 자체가 인간의 다양한 가능성을 저해하고, 안정을 추구한 나머지 필연적으로 타락으로 변질되기 때문이다. 이걸 돌파하려면 자유로운 사상을 가진 깨어있는 선각자가 필요한 것이고, 이걸 영웅으로 풀어낸 것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어떤 의미에서 니체가 가진 귀족주의관과도 통하는 부분이 있다.

양 웬리나 라인하르트를 비롯한 '엘리트' 등장인물들은 철저한 비주류에 속하는 인물들이다. 전통적인 근면성실한 군인상에 대한 대응으로 양 웬리는 낮잠을 좋아하는 게으름뱅이이며, 승리와 자기 의지의 관철로 상징되는 사회적 성취를 철저하게 비웃는 인물로써 심지어는 작전회의에서 졸다가 좌천당하는 인물이다. 또한 라인하르트라는 인물은 정부의 핵심구조에 속해 있으나 본래 미천한 집안 출신이고 국가의 핵심 계층인 문벌귀족을 비롯한 은하제국 고위간부들은 '금발 애송이'로 무시하고 비웃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에 대응하는 인물로써 전통적 의미의 엘리트, 근면 성실하고 청렴하며 유능한 인물로써 제시되는 인물이 있으나, 이 인물들은 여러 형태로 희화화 되는 경우가 많고 작중에서는 활약보다는 풍자를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라인하르트군의 기라성 같은 명장들은 위풍당당하고 존경받을만한 면모를 보여줌으로써 그들이 부패한 구질서에 대항할 만한 대단한 인물들임을 인정받지만, 양 웬리에게 돌아가며 털림으로써 웃음거리로 전락하고 만다. 특히 군인정신이 투철한 렌넨캄프가 전혀 군인같지도 않은 양 웬리에게 온갖 열등감 끝에 자멸하는 모습은 개그 그 자체.

뭣보다 자유행성동맹의 가장 엘리트다운 인물은 앤드류 포크이고 은하제국의 가장 엘리트다운 인물은 플레겔이다. 한쪽은 책상 위에서 자기가 원하는 전략을 세워 2천만 명을 저승길로 보내고 결국 동맹 자체를 멸망으로 이끈데다 그러고도 정신 못 차리는 정신병자고 또 하나는 립슈타트 귀족연합의 지휘관 중 하나로써 문벌귀족들을 파멸로 이끈 작자다. 위에서 주장하는 대로 엘리트주의에 빠져 있는 작품이라면 대체 왜 가장 엘리트의 정석에 들어맞는 이 캐릭터들이 이 모양 이 꼴인가?[13] 즉, 현실의 방법론(정치체제로서의 엘리트주의)에 대한 고민으로 간주할 때 자기모순에 빠지는 다나카 요시키의 소설들은 풍자로써 읽을 때 권위에 대한 일관적인 조롱으로 보이게 된다. 그러나 한 가지 주지해야 할 부분은 다나카 요시키가 생각하는 엘리트는 제도권 내에서의 우수한 인간이 아니라, 제도를 넘어서는 자유로운 발상의 창업형 인간이라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은하영웅전설에서 '양 웬리의 저항 때문에 무익한 피가 흐르고 우주의 통일이 늦어졌다'는 후세 역사가의 서술이 등장한다는 것이 작가가 본질적으로 민주주의에 대해 냉소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증거로써 인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해당 작품을 극히 단편적이고 편향적으로 해석한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양 웬리란 결국 어떤 자였는가. 입으로는 전쟁을 부정하면서 전쟁 덕에 영달하고 소속한 국가가 멸망한 후에도 스스로 주도하여 새로운 전쟁으로 인류사회 재분열을 꾀했으며, 그것도 중도에 실패하여 혼란과 전화,戰禍,의 종자를 후세까지 남겼다. 그가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우주력 8세기 말에서 9세기 초에 이르는 전란 시기에 뜻하지 않은 죽음을 맞은 사람들 수는 훨씬 감소했을 것이다. 우리는 그를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 양 웬리는 좌절한 이상주의자도 실패한 혁명가도 아닌, 대의명분에 집착했던 단순한 전쟁광일 뿐이다. 군사 낭만주의의 짙은 광채를 걷어 낸 후 이 인물의 업적표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 아무것도 없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그는 인류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았다.』
조금 더 온건한 견해도 있다.
『카이저 라인하르트와 양 웬리의 두 번째 회견이 실현되었다면 그것은 역사에 무엇을 불러왔을까. 거대한 제국과 조그마한 공화국의 평화공존이었을까? 최종적인, 그러면서도 철저한 일대 전쟁이었을까? 아무튼 회견은 실현되지 않았으며, 산 자도 죽은 자도 똑같이 희망을 잃어버렸다. 양 웬리는 가장 죽어서는 안 될 시기에 죽었다. 물론 그의 죽음은 그의 본의가 아니라 음모에 따른 것이었으므로, 그 점을 들어 양을 책망하는 자가 있다면 본말전도라 할 수 밖에 없다. 가장 큰 죄는 비건설적인 열광과 아집으로 역사의 가능성을 꺾은 반동 테러리스트이다. 그것은 '역사는 테러리즘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양의 주장을 조소하는 것과 같은 행위였으며, 적어도 양 개인의 목숨은 테러리즘에 의해 움직이고 말았다.』
또한 이런 견해도 있다.
『도덕적 선,,과 정치적 선은 동일하지 않다. 우주력 797년에서 800년에 걸친 양 웬리의 선택과 행동은 전자였지 후자는 아니었다. 시대와 상황은 평시보다 훨씬 강력한 지도자를 요구했으며, 실력으로도 인망으로도 양 이외에 그 자리를 견뎌낼 인물은 없었음에도 양은 그것을 거부하기만 했다. 그 결과 그는 개인적 만족감을 얻었을지도 모르지만 그가 '착한 아이'로 남기를 고집한 결과 자유행성동맹이라는 민주국가는 기둥을 잃고 붕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고는 하나 양의 역사철학으로 비추어 보자면 동맹은 이미 국가로서 생명과 존재의의를 잃었다. 군인독재로 명목만 이어서는 의미가 없었으리라. 나아가서는 양 웬리 자신이 역사상 주역 자리를 남에게 양보하기를 바라기도 했다.』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8권 <난리편>, 김완, 이타카(2011), p.202~203
위와 같이 서술된 바와 같이 후세의 역사가들의 의견은 양 개인에 대해 여러 가지 견해를 보이고 있다. 위 비판론의 주장은 그 중 양 웬리에게 가장 비판적인 견해만 골라서 그것이 작가의 견해로 등치한 것이다. 은하영웅전설이라는 소설은 먼 미래에서 과거를 서술하는 형식을 갖춘 작품이며, 후세 역사가의 서술이라는 형태로 작중의 사건에 대해 다양한 분석과 관점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인데 그 중 하나만을 찍어내서 작가의 정치관이 그렇다고 보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판인 것.

무엇보다 위 견해 중 첫 번째 견해는 양 본인도 수없이 고민한 것이기도 하다. "역사상 최고의 전제군주 아래 전란이 끝나고 인류의 번영이 실현하려던 때, 민주공화주의의 부활을 위해 인류사회의 전란과 분열을 획책해야 하는가?" 하지만 양은 결국 전제주의와의 타협을 거부하고 민주공화주의 수호를 위한 투쟁에 평생을 바쳤다.
양이 보기에 라인하르트는 군인으로서 비할 데 없는 천재였다. 그뿐만이 아니라 전제군주로서도 견식이 높고 사리사욕이 없을 뿐만 아니라 시정은 공명하고도 청결해, 아직까지는 흠잡을 데가 없었다. 그러므로 그의 통치가 오래 이어지는 편이 인류 다수에게 오히려 행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있었다.
그러나 새 황제가 그 강력한 정치력으로 우주에 평화와 번영을 가져다 오고 유지했을 때, 사람들은 정치를 남에게 맡겨놓는 데 익숙해져 시민이 아닌 신민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양은 그것을 참을 수 없었다.
전제군주의 선정이란 인간의 정치의식에 있어 가장 감미로운 마약이 아닐까 양은 생각했다. 참가도 하지 않고, 발언도 하지 않고, 생각조차 할 필요 없이 정치가 올바르게 운영되고 사람들이 평화와 번영을 즐긴다면 누가 귀찮은 정치에 참여하겠는가. 그러나 왜 사람들은 여기서 상상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일까. 사람들이 정치를 귀찮아한다면, 전제군주도 그럴 것이다. 그가 정치에 진력이 나, 이기심을 만족시키고자 무제한의 권력을 남용하기 시작한다면 어떻게 될까. 권력은 제한되고 비판되고 감시되어야 한다. 따라서 전제정치보다 민주정치가 본질적으로 옳은 것이다.
그렇다고는 하나 양 자신의 심리가 반드시 확고부동한 것은 아니었다. 더 나은 방향으로 번혁이 이루어져 시민들이 평화와 번영의 열매를 누릴 수 있다면, 그리고 현실적으로 그렇게 되어가고 있는 만큼, 정치체제가 무엇이냐에 집착하는 것은 옳지 않을지도 모른다.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6권 <비상편>, 김완, 이타카(2011), p.113~114

그리고 버밀리온 성역 회전 이후, 양과 라인하르트의 회담에서 민주주의를 비판하는 라인하르트에 맞서 양은 다음과 같이 민주주의를 옹호한다.
"민주주의란 그렇게 좋은 것일까? 은하연방의 민주공화정은 루돌프 폰 골덴바움이라는 추악한 기형아를 낳지 않았던가."
"......."
"게다가 경이 사랑해 마지않는, 아...... 이건 내 생각이네만, 그런 자유행성동맹을 내 손에 팔아넘긴 것은 동맹의 국민 다수가 자신의 의지로 선출한 국가원수였네. 민주공화정이란 국민이 자유의사로 자기 자신의 제도와 정신을 타락시키는 체제인가?"
여기까지 오면 양도 반론해야 했다.
"실례지만, 각하의 말씀은 화재의 원인이 된다는 이유로 불 그 자체를 부정하시는 것과 같다고 봅니다."
"흐음......."
라인하르트는 입술을 일그러뜨렸으나, 그러한 몸짓조차 금발 젊은이의 우아함을 해칠 수 없는 모양이었다.
"그럴지도 모르겠네만, 그렇게 생각한다면 전제정치도 같지 않은가? 이따금 폭군이 출현한다 하여 강력한 지도성을 가진 정치의 장점을 부정할 수는 없을 텐데."
짐짓 생각에 잠긴 척한 표정을 지으며 양은 상대를 바라보았다.
"저는 부정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말인가?"
"국민을 해칠 권리는 국민 자신에게만 있기 때문입니다. 바꾸어 말하자면 루돌프 폰 골덴바움, 또한 그보다도 훨씬 소인배지만 욥 트뤼니히트 같은 자를 권좌에 앉힌 것은 분명 국민 자신의 책임입니다. 남을 책망할 수 없지요.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그 점입니다. 전제정치의 죄란, 그 죄악의 크기에 비하면 100명의 명군이 베푸는 선정도 조그맣게 보일 정도지요. 하물며 각하처럼 총명한 군주가 출현하는 일이 지극히 드문 것을 고려해 본다면 장단점은 명백해지지 않을지요......."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5권 <풍운편>, 김완, 이타카(2011), p.354~355

이런 구절도 있다.
구름이 발생한 것은 민중 책임이 아니지만, 구름이 퍼지고 호우가 쏟아지면 민중도 젖어야만 한다. 민중에게 원인에 가담할 권리가 없으며, 결과를 부담할 의무만이 주어진다. 개방된 민주공화정치와는 달리 폐쇄와 차별로 성립된 전제정치의 죄는 그 점에 있다.......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9권 <회천편>, 김완, 이타카(2011), p.149
위 구절은 노이에란트 전역 당시 나온 것이다. 노이에란트 총독 오스카 폰 로이엔탈과 은하제국 카이저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 사이의 갈등과 모사꾼들의 모략, 그리고 로이엔탈의 야심, 두 사람의 자존심이 합쳐져 벌어진 내전에서 민중들은 조금도 원인에 가담하지 않았고 내전으로 인한 피해를 감당해야 했다. 이는 작중 최고의 군주로 칭송받는 라인하르트도 전제정치의 태생적인 한계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유능하고 공정한 전제정치라도 본질적으로 민주정치보다 못하다는 작가의 메시지인 것이다.

이렇게 보면 은하영웅전설이 반민주적이라는 비판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분명 라인하르트의 1인독재체제는 공정하고 유능하고 그 때문에 인류사회의 수많은 병폐가 일소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또 다른 주인공 양 웬리는 민주주의 국가로서 최악의 모습을 보았고 때로는 자신이 그 부패한 민주주의의 피해자가 되었음에도, 민주주의를 비판하는 라인하르트에 맞서 전제주의의 허점을 지적하며 민주주의를 옹호하고, 시니컬하게 민주주의를 볼지언정 전제주의와의 타협을 거부하고 죽을 때까지 민주주의자로 투쟁했다. 그의 죽음 후에도 그의 뜻을 이은 사람들이 민주주의 체제를 (비록 실질적으론 군사독재체제였지만) 지켜나갔으며 결국 성공한다. 작가가 반민주적이라면 나올 수 없는 전개다.

그리고 라인하르트가 타파한 골덴바움 왕조지구교와 더불어 만악의 근원인데, 이 왕조는 '단 한 명의 영웅에게 모든 결정을 맡기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은하연방 시민들의 나태함'에서 태어난 독재자 루돌프가 그 시조다. 즉 민주국가의 시민이 민주정에 수반되는 시민 각자의 책임의식을 저버리면 루돌프 폰 골덴바움 같은 괴물이 나타난다는 작가의 메시지인 것이다. 결국 허술하지만 극도로 나태하지는 않은, 현대 서방의 정치체제와 같은 민주주의가 최선일 수밖에 없다.[14]

은하영웅전설에 등장하는 부패한 최상의 시스템, '민주정'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에 의해서 빗어지는 최악의 시스템, '군주정'의 대비는 오히려 그리스 시대 아리스토텔레스의 담론으로부터 존재해왔던, 군주정, 귀족정, 민주정의 연속이라는 정치철학 담론의 연장선에서 바라보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단순히, 민주공화정 = 선 / 독재정 = 악의 개념과 틀로 세계를 바라보고 이러한 관점에서 작품을 해석하는 것은, 또 다른 교조주의적인 섣부른 판단에 다다르게 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인류는 무엇이 최선인지 알지 못한다. 민주주의라 해도 결코 완벽한 체제는 아니다. 완벽은 없다. 인간이 만든 그 어떤것이든 어디에선가는 결함이 있다.[15] 단지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할 시 가장 나으며 제대로 작동하기 가장 조건이 낮은(전제주의는 독재자 한 명이 초월적인 재능이 있어야 하지만 민주주의는 그 정도는 아니기 때문) 체제이기 때문이다.

물론, 인간은 불완전하며 그렇기 때문에 다수의 판단에 맡기는 민주정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것이 오늘날의 공통된 인식이며 결론이지만, 동시에 작중 시대가 150년에 걸친 전시체제라는 점과, 민주정으로 대변되는 자유행성동맹의 부패가 극에 달한 상황 속에서, 민주주의 시스템이 제 기능을 발휘하기란 얼마나 곤란한 것인지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16] 또, 현실 속에서도 민주주의를 표방하며 복지라는 이름의 공리주의(실상은 포퓰리즘)를 대의로 내세운 무수한 남아메리카의 좌익 정권들이, 어떻게 부패하고 변질되어 경제적 파탄 상황에 이르고, 수많은 사람들을 굶주림과 빈곤의 그늘로 내몰았는지를 감안하면, 작중 세계에서 라인하르트로 대변되는 강력하고 완전무결한 군주의 지배체제라는 것이, 단순한 독재찬미를 위한 장치는 아니라는 것을 십분 이해할 수 있다.

바로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양 웬리 또한 라인하르트를 죽일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 앞에서 주저하고, 오히려 상대를 놓아주는 행동을 취한 것이다. 전제정의 대변인이라 할 수 있는 라인하르트를 없앨 수 있는 천재일우의 상황 속에서, 가장 민주적이고, 민주정의 수호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양 웬리가 보여준 망설임과 고뇌야말로, 은하영웅전설 전체를 가로지르는 대주제 중에 하나인 것.

게다가 라인하르트에 대해서도 찬양도 하면서도 중도적으로 깐다. 그도 어쩔 수 없는 전제군주였다는 투로. 슈타인메츠 상급대장의 연인이던 그레첸에게 연금을 주려고 하자 그녀가 거부 의사를 보이자 분노할 당시, '전제군주라는 이들은 자신의 성의가 무시당하면 분노하기 일쑤인데 라인하르트도 결국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라는 서술을 한다. 그리고, 자유행성동맹을 장악할 당시 하급공무원들이 대놓고 무시하거나 기록으로 황제를 칭하는 라인하르트 뭐라는 자가 자격도 없는 주제에 동맹 기록을 보자고 했기에 씹었다라는 투로 적은 것으로 제국군 측에 구금되자, 라인하르트가 인재라고 풀어주는 게 나오는데 여기서도 그들이 힘없는 말단 관료라 별 문제가 없기에 라인하르트가 관대함을 보인 걸지도 모른다라고 서술한다.

또한, 은하영웅전설을 비롯한 작가의 대표작들이 '라이트 노벨' 개념이 탄생하기 이전에 출간되었으니 흥행을 위해 캐릭터성을 강조하는 라이트 노벨의 특성을 가졌다고는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으나, 이는 다소 무리한 주장이다. 일단 은하영웅전설 자체가 라이트 노벨 장르의 형성에 상당한 영향을 준 작품임을 감안해야 하고, 대중적 인기를 위해 캐릭터성을 강조하는 특성이 라이트 노벨만의 특성이 아님 역시 감안해야 한다. 이 점에서, 다나카 요시키가 선호하는 작품 스타일은 영웅담, 또는 영웅 중심 서사이고, 이런 영웅 중심 서사 스타일 자체에 대한 비판은 물론 가능하겠으나 영웅을 중심으로 한 영웅담이니 곧 작가는 반민주주의적 태도로 작품을 썼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런 말이 나오는 이유 중 하나는 은하영웅전설에서 은하제국이 결국 승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당 작품에서 작가는 민주정치란 어떤 것이고, 민주정치에서 어떻게 독재가 등장하는가에 대해서 민주정치와 독재를 끊임없이 대비시키면서, 독재를 어디까지 올려놓고, 민주정치를 어떻게 떨어뜨려야 비등해질 것인가에 대해서 비교한다. 이를 통해서 결국 다시는 존재하기 어려울 것 같은 이상적 지도자가 다스리는 독재정치가 마침내는 무능한 전제정치와 손을 잡은 타락한 민주주의 국가를 격파하고 승리한다. 은하영웅전설의 민주주의 vs 독재 부분을, 대중의 인식 속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경각심이 없다면 어느샌가 이상적 독재에 대한 추구가 등장하게 된다고 생각해본다면 이에 대한 인식은 전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작가인 다나카 요시키는 자기 모국에서는 좌익이니 무정부주의자니 하며 극우들에게 쌍욕 먹는 사람이다. 작중에서도 '영원불멸한 국가는 없다', '멸망해야 할 때 멸망하지 못한 나라는 비참하게 멸망할 수밖에 없다.'등[17] 국가의 허상을 지적하며 광신적인 애국심을 비판하고 있다. 전술했듯 다나카 요시키는 제도와 권위를 매우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고, 인간의 자유와 창조적 활동을 중시하는 작가이다. 그의 엘리트주의는 우리가 생각하는 제도권 내에서 유능한 사람이 아니라, 한 시대를 여는 자유로운 창업형 인간이다. 기존제도와 이념을 중시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다나카는 무정부주의자로 보일 수 있다.[18]

또 하나의 원인은 은영전은 민주주의 담론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정작 장르는 영웅들의 일대기, 즉 『삼국지연의』나 『초한지』와 같은 군담물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인민이 핵심인데, 정작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소수의 등장인물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군담물이라서 작품의 주제와 전개 방식의 불일치가 일어나고, 민중이 이야기의 중심이 되지 못하고 겉돌게 되는 것이다.

작가는 실제 정치 체제의 모순을 까면 깠지, 엘리트주의를 옹호하지는 않았다. 동맹을 아무리 봐도 작가는 민주주의 자체를 비판하고 독재와 엘리트주의를 강조한 것이 아니라 민주공화정의 약점을 이용하여 사익을 취하는 자들이 비판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선출된 이들이 자신의 지위를 위해 국민을 농락하는 것을 지적한 것이지, 언제 다시 나올지도 모를 대단한 지도자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정치 권력과 언론의 결탁 및 그로 인한 대중들의 우민화와 정치 무관심 같은 중우정치의 횡포로 민주주의가 쇠퇴하는 현실을 본다면, 은하영웅전설의 관점이야말로 오히려 현실을 앞서가는 뛰어난 혜안이었다고 재평가하는 의견도 있다.#

2.2. 전개 상의 과도한 주인공 보정

주위 사람을 바보로 만들어 주인공을 천재처럼 보이게 하거나 주인공 편의주의적인 전개가 펼쳐지는 등 주인공 보정이 과도하다는 평이 있다.

은영전이나 양 웬리, 라인하르트 등의 입을 빌려 전투는 충분한 보급과 장비의 개선, 양적인 우위 확보 내지는 극복, 병사들의 충실한 훈련도와 상하 신뢰관계 등을 강조하고 이른바 현란한 기책과 정신주의를 배격해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소리를 거창하게 늘어놓고 전투만 돌입하면 개연성 없는 현란한 기책을 마구 펼쳐놓는다. 명언으로 나오는 것도 걸러서 보면 잘못된 것들이 의외로 꽤 나온다. 은하영웅전설의 전투방식 자체가 비현실적이기도 하고. 또한 무적인 전략은 없는데 양 웬리가 하는 전략은 무적으로 무조건 성공하며 알아차리고 대응하는 것이 아무도 없다. 작중에서 양 웬리나 라인하르트의 전략을 보면 노련한 전략가라면 이 둘의 전략에 잘 대처할 수 있으며 오히려 이들이 당할 수 있다. 세계 전사 어디를 참조했느니 말은 많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계 전사가 아니다.

그리고 지나친 먼치킨, 인재 우월적인 중심으로 이끌어간다는 점도 나온다. 물론 많은 서브컬처 소설과 애니와 만화에서도 지겹게 나오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한국 게임인 창세기전 외전 서풍의 광시곡에서 주인공 시라노 번스타인이 32살이라는 것에 이걸 일본 발매판으로 한 일본 게이머들이 롤플레잉 게임에 30대 아저씨라니!? 놀랐다는 후문처럼, 10대 나이에 중령이니 대령이니 장군이니 이런 게 허다한 일본 대중매체라는 점도 있지만. 이런 것에 모에적인 걸 내세우지 않음에도 그의 소설을 봐도 엄청 나이 어린 것에 대한 엘리트주의가 노골적이다. 은하영웅전설만 봐도 제국군이고 동맹군이고 주역 상당수가 20~30대가 태반이다. 제국군과 전쟁에 들어가기도 전에 나오던 링 파오만 해도 고작해야 우주해적 소탕이니 그런 일에 나섰을 뿐일텐데도 30대 초반에 이미 중장이자 함대 사령관이다.[19]

20대 후반에 이미 장성이요, 32살에 중장이자, 사실상 전군 총사령관급이지 않나......게다가 등장 장군들 주역이 거의 나이가 20~30대 수준으로 매우 젊다. 한국 남성들 처지에서는 아스트랄할 지경. 사실 한국과 일본 간에 군대에 관한 인식이 꽤 차이나기도 하고 창작물에서 군과 전쟁에 관한 인식이 매우 부족한 작품이 많은 터라.

물론 이는 제국과 동맹이 오랫동안 싸우면서 장교들이 극단적으로 소모되고 실력있는 군인을 우대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양 웬리 함대 측 인물들만 해도 각자 자기 분야에서는 유능한 인물들이며 라인하르트 진영도 역시 그렇다. 그리고 전시에는 짬밥보다 능력이 우선시된다. 나이가 젊더라도 어느 정도 경력과 전과가 있으면 높은 계급에 올라가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다. 당장 한국 전쟁 당시 장군들의 나이만 봐도 지금의 한국군 기준으로 보면 생각할 수도 없는 젊은 나이에 별 단 사람들이 꽤 많다. 태평천국 주요 지도자들도 일군을 맡아 대활약할 당시 10대 후반 ~ 20대 초반이었다.

또한 내정의 부분의 경우 보정이 너무 심한데, 대표적으로 제국의 정치가 단순히 구세력을 일소했다고 활력을 찾는 부분이다.[20] 기득권층을 제거했다고 사회가 정상화된다면 혁명프랑스가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을 죽여가면서 십여년을 허송세월하지 않았을 것이며, 소련도 적백내전 이후에 국가를 정상화 하는데 어려웠고 결국 대숙청을 통해 사회기준을 마련했다.

작품 자체가 마치 삼국지처럼 군인들의 대격돌을 중점으로 다룬 작품이라는 점을 차치하더라도, 작품 내에서 보여주는 정치적 갈등과 제도 시스템에 대한 작가의 이해는 심각한 수준이라는 비판도 피하기 힘들다. 다나카 요시키가 일종의 원전처럼 다룬 삼국지에서 정치 묘사가 많이 생략된 것은 삼국지 자체가 잘짜여진 소설이나 역사서가 아니라, 대중들이 즐길 수 있는 오락거리에 해당하는 전설이나 군담에 기인하였다는 점 덕분에 용인 될 수 있다. 나관중 또한 현대의 소설가나, 드라마 작가가 아니라, 이리저리 흩어진 이야기 조각들을 짜임새있게 재구성하는 역할을 한 삼국지평화의 '필진' 중 한 사람으로 대표된다고 보는 것이 정확한 것이다.

그러나, 다나카 요시키는 단순히 군인들의 휘황찬란한 대격돌만을 다룬 것이 아니라, 작중의 전제군주정과 민주주의를 저울질하면서 많은 부분을 정치시스템에 대한 작가 본인의 논평으로 채웠다는 점에서, 그리고 작중의 가장 중요 인물 중 하나인 양 웬리를 군인 + 역사가로 묘사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작품이 가진 정치소설적 측면을 절대 무시할 수 없다. 그나마 작가가 천재적 군략가는 될 수 없다는 한계라는 점에서 전쟁을 단순하게 묘사했다는 단점은 충분히 그러려니 할 수 있지만, 작품에서 보여지는 사회 내부 성원간의 갈등 자체를 거의 완전히 무시하고 생략하다시피한 부분은 비판을 면키 어려운 부분이다. 거칠게 표현하자면 은영전의 국민과 신민은 문명 시리즈의 인공지능 레벨로 행동하며, 정치가들의 성격과 대립, 갈등의 내용은 '어리석은 정치가' 레벨이라고 평하기도 어려울 수준의 단순함 그 자체다. 당장 현실에서도 무능하고 극단주의적인 정치가들은 엄청나긴 하지만, 그런 인물들이 등장하는데는 여러가지 사회적 갈등과 원인이 존재한다. 전쟁 파트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고 해도 클라우제비츠가 남긴 명언인 전쟁은 정치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평, 손자가 국가 통치의 레벨에서 전쟁을 논한 점만 충분히 비춰봐도 작중에서 전쟁과 정치는 지나칠 정도로 이분화되어 있으며, 작품만 읽고나면 그냥 천재 한 두명에게 군대 통수권과 병력만 쥐어주면 정치고 나발이고 아무것도 필요 없고, 그 능력으로 쓱싹쓱싹 된다고 이해될 여지도 충분하다.

실제로 스페이스 오페라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작품들에서는 전쟁과 모험활극을 묘사하면서, 주인공들에게 상당한 보정을 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그만큼 많은 부분을 작중의 정치적 갈등을 신중하게 묘사하는데 중점하고 있는 것은 괜히 그런 것이 아니다. 그 점에서 다나카 요시키의 처녀작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러한 정치적 묘사의 단순화와 심각한 부재는 아쉬울 따름일 수밖에 없다. 하물며 작가가 작품 내도록 양웬리 입으로 역사를 엄청나게 강조하는 것 치고는, 다나카 요시키 본인은 역사서를 겉햝기로 읽었던가, 최소한 잘 쓴 전쟁소설 같은 것은 읽어보지 않은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그 묘사가 얄팍하다. 물론 그만큼 읽히기 쉽고, 단순하다는 것이 그만큼 작품의 세계를 눈에 들어오도록 해준 강점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즉, 이 작품은 '작가는 자신보다 뛰어난 천재를 창조할 수 없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작가가 군사, 정치 분야의 천재가 아닌데 군사, 정치분야의 천재인 캐릭터들을 만드려다보니 결국 주연들을 제외한 조역들을 모조리 바보로 만들 수밖에 없는 것. 작품을 읽다 보면 "저런 인간이 대체 어떻게 저 자리까지 올라갔지?"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무능하고 멍청한 등장인물들이 많다.[21] 심지어 은영전은 군상극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보니 그런 인간들이 더욱 부각되어 전체적인 개연성을 크게 훼손하는 경향이 있다.

2.2.1. 변호

애초에 전략이나 정략 등을 주된 소재로 삼는 작품에서는 주인공의 비범함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주변 인물들의 지능을 낮추는 연출이 많건 적건 사용될 수밖에 없다. 이런 연출 없이 정말 순수하게 주인공의 비범함을 묘사할 수 있으려면 작가 자신이 정치, 군사분야의 천재여야 할 텐데 그런 천재라면 소설을 쓰기보다는 군인이나 정치인으로써 자신의 천재적 재능을 발휘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말하자면 '작품의 주인공이 활동하는 특정 분야'에서 '비범한 재능'을 가진 인물이 '우수한 수준의 문장력과 서사 구성 능력'까지 갖추고 '자신이 비범한 재능을 가진 분야 대신 소설 창작 분야에서 활동'하지 않으면 비범한 재능을 가진 주인공이 등장하는 소설은 쓸 수 없다는 뜻이 되는데, 그러면 독자들은 이런 소설들을 수백년에 한 편 접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위에 서술된 것처럼 '작가는 자신보다 뛰어난 천재를 창조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 옳다. 그리고 작가가 자기 작품에서 소재로 다루는 분야에 대하여 꼭 천재일 거라는 보장도, 꼭 천재여야 할 이유도 없는 것. 애초에 수백년에 한 번 나올까말까한 천재적 캐릭터를 묘사하기 위해 작가 자신이 해당 분야에서 그에 맞는 수준의 천재여야만 한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고, 설령 정말 작가 자신이 그런 천재라고 가정하더라도 독자들에게 그 천재성을 어떻게 이해시킬 것인가? 대부분의 분야에서 어떤 천재적인 업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에 대한 상당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은하영웅전설이라는 소설을 읽기 위해 독자들이 먼저 '전술학 개론'을 배우고 그 뒤 '양 웬리와 라인하르트의 전략 연구(도해 첨부)'와 같은 해설집까지 읽어야 한단 말인가?

결국 소설과 같은 창작물에서는 작품 내의 내재적 관점에 따라 해석해야 할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다. 작중 등장하는 전략 및 정략을 순수하게 외재적, 현실적인 차원에서 해석하게 된다면 그건 소설이 아니라 전략, 정략 이론서이다. 따라서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재능은 '자신이 소재로 다루는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이 아니라 작가로써 '흥미진진한 서사를 만들어 내는 연출력'이며, 전략이나 정략을 주된 소재로 다루는 작품이라 하더라도 작중 등장하는 전략이나 정략이 왜 비범한지 일일이 설명하기보다는 다른 등장인물들의 반응을 통해 그 비범성을 보여주는 것이 작품 연출의 왕도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22]. 말하자면 재미있는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전략이나 정략 자체를 직접 자세히 설명하기보다는 작중 등장인물을 위기 상황에 봉착시키고, 그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주인공의 대처, 그리고 그에 맞서는 상대방의 대응이 주거니 받거니 이어지는 모습을 긴장감있고 흥미롭게 묘사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

물론 은영전은 제대로 각 잡고 쓴 소설이 아니라 학비를 벌기 위해 가볍게 쓰기 시작한 소설이고, 따라서 이러한 연출이 지나치게 과도하고 안이하게 사용되어 작품 전개의 개연성을 떨어트리고 독자의 흥미도 떨어트린다는 비판 자체는 상당한 정당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주변 인물들을 바보로 만들어 주인공의 비범함을 돋보이게 하는' 연출기법의 사용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할 수는 없고, 작중 등장하는 각각의 상황 묘사 하나하나를 꼬집어 '이런 게 말이 되냐'라고 비판하는 것 역시 별 의미는 없다는 것.[23]

이 점에서 보면 등장 인물들의 연령 문제 역시 마찬가지이다. 은하영웅전설과 같은 서브컬쳐 작품들의 경우 청소년을 주요 독자층으로 상정하는 경우가 많고, 따라서 이들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쉬운 젊은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것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닌 것. 애초에 이 작품의 상정 주요 독자층인 10~20대 기준으로 보면 30대의 양 웬리는 충분히 아저씨다. 차라리 은영전의 경우 30대 지휘관들을 '소장파'라고 묘사하기라도 하지만 비슷한 시기 비슷한 성장 배경의 다른 감독이 만든 어떤 작품에서는 27살짜리가 한 대 맞고 '이것이 젊음인가.,.'라고 노장 행세를 하는 것만 봐도 이 점은 명확하다. 게다가 20~30대가 주로 활약하는 세계관이지만 그래도 상당수의 인물들은 그에 걸맞은 공훈이 있거나 하다못해 그럴듯한 이유라도 있다.

무엇보다도 앞서 나온대로 현란한 기책, 정신주의를 배격해야 하면서도 막상 나올때는 현란한 기책이나 정신주의에 의존할 수 있는 이유는 이것 뿐이라고 봐야 한다. 너무 복잡하다. 보급, 장비의 개선, 양적인 우위 및 극복, 훈련도와 상하 신뢰관계 모두를 강조해도 모두 다 일일이 넣을 수는 없다. 그나마 넣어진 수준이나 넣을 수 없는 이유는 이것이다.
  • 보급: 가장 많이 나오는 편이다. 제국령 침공작전에서의 동맹군 대패와 제1차 라그나뢰크 작전 때 라인하르트가 양 웬리의 도발에 넘어올 수 밖에 없던 제1 계기가 수송선단 습격전이었으니까. 그리고 보급 문제는 버밀리온 성역 회전 이후에는 자연스레 해소(?) 되는데 라인하르트 진영은 전 우주를 손에 넣다시피해서 보급로가 끊길 우려가 없어졌고 양 웬리 함대에서는 이제르론 요새 그 자체가 훌륭한 보급기지이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 장비의 개선: 일단 은영전 본편에서 흐른 시간은 고작 6년 남짓이다. 장비의 개선이 뭐 하루아침에 뚝딱하고 되는 것이 아니고[24] 라인하르트 진영은 이미 기존의 장비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리고 자유행성동맹군은 그런 거에 신경을 쏟을 돈이 부족했고 전함 한 척 확보하기 바쁜 양 웬리 함대는 아예 시도조차 할 수 없던 일이었다. 더욱이 장비를 개선하고 싶어도 근거지는 이제르론 요새 하나뿐이니 전함이 충분해도 시도하지 못했을 것이다.
  • 양적인 우위 및 극복: 제국령 침공작전에서 동맹이 군사력을 말아먹는 바람에 은하제국은 저절로 양적 우위를 확보했다. 회랑 전투에서도 양 웬리 함대의 10배나 되는 군세를 보여주었다. 문제는 자유행성동맹군과 양 웬리 함대에서 나온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제국령 침공작전에서 겨울장미원의 칙령까지는 불과 4년 밖에 흐르지 않았다. 은하제국도 제2차 티아마트 회전에서 입은 장교단 손실을 회복하기 위해 10년이 걸렸다는 걸 생각해보면 그 이상의 타격을 입은 자유행성동맹이 불과 4년 만에 회복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전체적 군대 규모 역시도 마찬가지로 부족한 병력을 체우려고 급히 징병을 더 강화한다는가 하는 방법이 있겠지만 은영전에서는 우주라는 공간에서 함선으로 구성된 함대간에 치고받는 전쟁이 주로 나온다. 문제는 사람은 어찌저찌 단기간에 모을 수 있어도 함선은 그렇지 못하다는 게 함정. 자유행성동맹이 제국령 침공작전에서 날려먹은 함선은 10만 척 이상이다. 자유행성동맹은 안 그래도 은하제국보다 국력도 경제력도 열세인데 그 10만 척 이상을 4년만에 찍어내는 건 불가능하다. 작중에서도 도리아 성역 회전에서 11함대가 시원하게 날아가버린 영향으로 부족해진 인원을 양 웬리 함대에서 차출하고 양 웬리 함대에는 신병을 대규모로 투입했다는 것을 보면 자유행성동맹이 아무리 누더기가 되었어도 신병 모집 정도는 가능한 것으로 나오지만 함선이나 함대는 재건하지 못하고 노후한 함선, 지방 경비함대 등을 긁어낸다. 은하제국의 위협이 더 커질 것이 분명한데도 말이다. 즉 애당초 4년동안 양적 극복이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나마 자유행성동맹은 인적 자원은 대충 땜질 정도는 할 수 있었지만 양 웬리 함대는 자유행성동맹 소속일때는 가능했지만 결별 후에는 그것마저 불가능했다.
  • 훈련도: 이는 어떻게 묘사해야 할 지 난감한 문제. 훈련이 잘 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훈련하는 장면을 주구장창 넣어줄 수는 없는 문제이다. 자칫하면 훈련하는 장면만 나오는 매우 재미없는 작품이 나올 수도 있다. 더욱이 훈련을 한다면 최소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동원되는데 이를 다 넣어주기는 어렵다. 그리고 외전 3권에서 동맹군이 훈련하는 모습을 묘사했고, 회랑의 조우전에서 양 웬리 함대가 훈련 부족으로 고전하는 등[25] 어느 정도 묘사한 부분이 있다.
  • 상하 신뢰관계: 어느 정도 묘사가 되는 면이 나온다. 일단 대체적으로는 크게 보면 라인하르트양 웬리라는 두 명장의 이미지로 인해서 부하들이 믿고 따르는 편으로 나오고, 작게 보면 라인하르트 밑의 부하들은 또 자신의 직속부하들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사고있다. 이는 라인하르트의 부하들이 (오베르슈타인만 빼면)하나같이 올곧고 정직하며 제대로 하는 대장이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 실제로 라인하르트의 부하들 중에서는 정도를 크게 벗어나는 인물은 없었다. 즉, 대장이 신뢰할만한 자격이 있기에 부하들이 신뢰할 수 있다고 묘사한 걸지도 모른다. 양 웬리의 경우에는 여러가지 영웅 타이틀은 물론 불패의 명장으로서 어떠한 계책을 내놔도 성공시킨 전적 덕분에, 그 휘하의 부하들도 양 웬리가 어떤 계책을 내놔도 믿고 따른다. 여기에 양 웬리 자신도 함대 내에서 간부급(?)들에게는 충분히 신뢰를 살만한 언행을 보이며 행동했다.게으른 것만 빼고 심지어 양 함대의 일원들 거의 대다수가 양 함대에 소속되지 않았다면 그대로 군 경력이 끝나고 말았을 이들로 평가되니만큼[26], 자신들의 진가를 알아준 지휘관에 대한 경외심이 들지 않는 것은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27] 괜히 로젠리터카젤느버밀리온 회전에서 양 웬리에 대한 충성을 맹세한 게 아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보면 이 모두를 적절하게 배합하는 건 불가능하다. 작품에 넣을 수 있는 양은 한계가 있고 작가가 그걸 다 넣는건 불가능하기 때문.[28]

그리고 주인공 보정이 완전히 들어맞지만도 않은 것이 그 양 웬리조차 제7차 이제르론 공방전에서는 오베르슈타인에게 어렴풋이 간파당하기도 했고 회랑 전투에서는 라인하르트가 자신에게 유리한 소모전을 행하자 그대로 말려들기도 했다. 양 웬리가 거의 모든 전투에서 적들을 낚기만 했을 뿐 낚이지는 않은 점을 감안해보면 두 번이나 낚여서 대패할 뻔한 걸 생각해보면 주인공 보정도 나름대로 조절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양은 많은 이들을 예측하지만 자신의 자리가 자리인지라 결국 성공하지 못한 때도 많았다. 당장에 양 웬리가 최고평의회 의장이나 동맹군 3대 장관 자리에만 있었어도 막을 수 있는 일들은 엄청나게 많았다.[29] 양 웬리가 그런 자리에 있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나게 주인공 버프가 줄어든 셈이다. 군대를 이끌거나 국가의 행정을 책임지는 것은 뻔해보이는 것도 전혀 뻔하지 않으며, 신중한 결정을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2.3. 문민통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제도라..."
목소리에 탄식의 기색이 담겨 있었다.
"제도 탓으로 돌린다면 나로서는 괴로운 일이지. 나는 내가 민주 공화국의 군인임을 오랫동안 자랑으로 삼아 왔다. 그렇지, 자네와 비슷한 나이에 이등병이 된 이후 내내 ....."
뷰코크는 반세기 이상에 걸친 민주주의의 쇠약과 변질 과정을 자신의 발자취와 동시에 비켜보아 온 것이다. 그것은 이상이 현실이라는 옷을 걸친 암세포에 의해 잠식되고 손상되는 모습이었다.
(중략)
그것은 노 제독이 자신의 가치관을 재확인하는 작업 같은 말이었다.
"민주주의 제도는 잘못된게 없어. 문제는 제도와 이를 유지하는 정신 사이의 괴리에 있다. 현재로서는 그 제도라는 껍데기가 정신이라는 알맹이의 타락을 간신히 막아 주고 있지만, 과연 그게 얼마나 갈지...."
율리안은 노 제독의 침통한 심정을 침묵으로 받아들였다.
알렉산드르 뷰코크율리안의 대화 [30][31]
"나라고 사사로운 감정을 완전히 배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버밀리온 성역 회전 때, 난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을 죽이고 싶지 않았다. 율리안, 진심으로 말하고 있는 거다."
"그가 인격적으로 완벽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요 4,5세기의 역사 가운데 가장 빛나는 개성을 지닌 존재다. 그걸 내 손으로 쓰러뜨리다니, 어쩐지 두려운 기분이 들 수밖에 없었다. 난 그때 정부의 명령을 구실로 도피한 건지도 모른다. 혹 정부와 나 자신에게는 충실했을지 모르겠지만 예컨대 전사한 병사들로서는 용서하기 어려운 배신 행위였을지도 모른다. 그들이 권력자의 보신과 나의 감상을 위해 죽어야 할 이유 따위는 없으니까"
양 웬리[32]
경례는 사람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계급에게 하는 것이다.
밴드 오브 브라더스

이 작품에서는 문민통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정확히는 제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깃들여져 있다. 즉, 제도보다는 정신이 우선된다는 것이다. 이는 작품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는데, 시스템적으로 우월한 민주국가인 자유행성동맹이 시스템적으로는 낙후되었지만 올바른 정신을 지닌 은하제국에 의해서 멸망당하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다 앞서 본 뷰코크의 발언에서도 이러한 사고를 엿볼 수 있다.

특히 문민통제에 있어서는 작가의 상당한 부정적인 인식을 볼 수 있다. 위의 대화에서 생략된 부분[33]에서 뷰코크가 문민통제를 역설하고 있지만, 그 앞뒤 맥락을 살펴본다면, 문민통제에 대한 뷰코크의 회의감이 느껴진다. 대화 마지막에 있는 노제독의 침통한 심정이라는 표현은 지금의 자유행성동맹의 상황이 최악이며, 이러한 상황에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생각도 알 수 있다.

실제로 뷰코크는 바라트 화약을 체결하기 직전 자신의 무력을 통해 욥 트류니히트를 제압하고자 했다. 작품에서 욥 트류니히트가 너무나도 악당으로 나오기 때문에 쉽게 넘어가지만, 아무튼 국가원수의 결정에 반기를 든 것은 사실이며, 문민통제가 중요하다는 자신의 신념도 씹어먹은 행동이었다. 만약 욥 트류니히트가 지구교도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면 분명 뷰코크는 트류니히트를 강제로 구금 했을 것이다.[34]

양 웬리도 사실 민주주의자라고 보기 어렵다. 그가 말로, 생각으로 민주주의를 그렇게 외쳤지만 행동은 전혀 달랐다. 또 문민통제를 중시했다고 하지만 그는 행동으로 문민통제를 거부했다. 우리는 그가 버밀리온에서 정부명령으로 공격을 거부했다는 것에 주목을 두지만, 그가 회고했듯이 이는 단순히 그가 원해서 그렇게 한 것이다.

흔히들 민주평화론이 민주주의 국가 상호간에는 전쟁을 하지 않는다고 인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정확한 해석이 아니다. 민주평화론은 민주주의 국가 자체가 전쟁에 나아갈 수 없는 내부적 구조를 지니고 있다고 전제한다. 즉 권력의 견제와 균형을 이룩하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민들은 전쟁보다는 평화, 즉 비 전쟁상태를 선호한다. 그 이유는 자국이 전쟁에 휘말릴 경우 발생하는 인명피해와 재산적 손실을 국민들 자신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정치제도는 국민들의 전쟁/비전쟁에 관한 선호를 정책결정권자들의 의사결정과정에 반영될 수 있게 하는 기제로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35]

즉, 민주평화론은 민주주의 국가는 상대국가가 비민주주의 국가이든 상관없이 내부시스템적으로 전쟁을 비선호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민주주의 국가가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전쟁일 일어나지 않고 영구평화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즉, 자유행성동맹이 민주주의 국가인 이상, 상대국가가 비민주주의 국가이든 상관없이 전쟁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이론과 달리 현실에서는 민주주의 국가도 전쟁을 선호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이라크 전쟁베트남 전쟁이 있다. 특히 이라크 전쟁의 경우 국민적 지지도가 상당히 높았다. 특히 자국 영토에 대한 침범에 대한 보복이라는 차원에서 그 열의는 상당히 높았다. 하지만 전쟁이 오래 지속됨에 따라 국민들의 반전여론은 급격히 높아졌다. 베트남 전쟁이나 이라크 전쟁의 경우 기껏해야 몇 년이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반전여론은 거셌다. 그런데 하물로 150년간 전쟁을 한다면 당연히 자유행성동맹 내에서도 평화논의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36]

민주주의 국가에서 전쟁을 쉽게 선포할 수 없는 이유는 옆의 일본만 봐도 알 수 있다. 일본은 자유행성동맹의 모델이 된 나라다. 하지만 그 나라에서도 아직도 헌법 9조를 개정하지 못하고 있다. 아무리 자민당 정부가 오랫동안 집권하고 그들의 숙원이 평화헌법 9조를 개정하여 보통국가, 군대를 지닌 국가로 나아가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수십년동안 개정 시도조차 못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국제적 여론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기본적으로 미국은 일본이 군대를 지니고 동북아 방어를 분담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기껏해야 반대하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 정도이다. 다시 말해 일본의 평화헌법 개정의 가장 큰 장애는 일본 국민 대다수의 반감이 크기 때문이다. 2020년 당시 여론조사에서 일본국민의 70%가 개헌에 반대했다. # 다시 말해 자유행성동맹의 모델인 일본조차 여론에 의해서 군대조차 보유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쟁이 지속되면 반전성향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이는 소설 작품에서도 볼 수 있다. 전쟁을 필연적으로 전사자를 만든다. 과연 자신의 가족이 죽었는데 시민들은 정부를 지지할 수 있을 것인가? 이에 대해서 재미있는 것은 울리히 케슬러의 일화에서 볼 수 있다. 울리히 케슬러가 수도성 근무 당시 한 노부인이 3명의 아들을 모두 전장에서 잃고 분노해 루돌프 황제와 프리드리히 4세의 초상화를 땅바닥에 내팽겨치고 짓밟은 적도 있다.[37]

사실 이러한 문민통제 경시라든지가 발생하는 이유는 자유행성동맹 자체가 설정구멍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여론이다. 하지만 자유행성동맹에서 여론은 없다. 하지만 여론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데, 저 일본조차 여론때문에 평화헌법을 수정하지 못하고 있는 판국이다.

여론이 없으니 시민단체도 없고, 국회도 없다. 그저 최고평의회에서 결정한 것에 따라 국가가 운영된다. 이는 제국령 침공작전의 결정과정을 통해서 알 수 있다. 민주주의 국가라면 전쟁결정은 국회에서 한다. 제1차 아편전쟁도 국회에서 토론 끝에 단 9표 차이로 가결되었다.[38] 미국에서도 아프간 전쟁과 이라크 전쟁에 대해서 미 의회의 의결에 따른 개전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논의가 전혀 없었다. 재미있는 점은 아스타데 회전 이후 제시카 에드워즈를 비롯한 반전파가 큰 세를 구축했다고 서술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자유행성동맹의 설정붕괴는 어쩌면 갑작스런 증가에 따른 결과일 것이다.

참고로 옹호하는 측에서는 적대감이 전쟁을 지속하는 원동력이라고 전제하고 있지만, 베트남 전쟁이라크 전쟁, 그리고 한국 전쟁을 참고한다면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한국의 경우 북한에 대한 적대감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도 전쟁이나 북진통일을 외치는 사람은 극소수다.

대외적인 군사행동이 지지기반을 끌어모을 재료가 된다는 점에서 의심할 여지는 없다. 대표적으로 히틀러스탈린은 이러한 행동을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것은 모두 독재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이지,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뤄질 수 없는 것이다. 아편전쟁만 보더라도 영국의 압도적인 승리로 막을 내렸지만 영국 정계는 도덕주의파가 득세하게 되었다. 특히 아편전쟁을 신랄하게 비판한 윌리엄 이워트 글래드스턴이 이를 기점으로 정계의 핵심 인물로 부각하였다. 또 베트남 전쟁을 보면 당시 전쟁을 지지했던 민주당은 결국 공화당의 닉슨에게 정권을 넘겨주어야 했다.

옹호측은 걸프전 당시 조지 H. W. 부시의 지지율이 한 때 89%까지 치솟았다고 말하는데, 걸프전과 제국령 침공작전은 완전히 다른 전쟁이다. 걸프전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촉발된 방어전쟁이지 침공전쟁이 아니다. 그리고 아무리 지지율이 89%로 올랐다고 한들 재선에 실패한 건 명백한 사실이다. 조지 W. 부시의 경우도 대외적 군사행동이 긍정적으로 평가받지만, 그거야 9.11 테러에 기인한 아프간 침공까지의 이야기이다. 이라크 전쟁의 경우 대표적인 부시의 실책으로 여겨지고 있지 않은가? [39]

또 옹호측은 월터 아일랜즈가 구심점 역할을 수행했기에 칭송을 받는다고 하였지만, 기본적으로 구심점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는지 의문이 든다. 욥 트류니히트라는 국가원수가 잠적한 상황에서 정상적인 국가라면 지위를 승계하던가 아니면 욥 트류니히트를 탄핵하고 지위를 박탈한 다음에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미국의 예만 보더라도 국가원수가 행방불명이 된 경우 또는 적절한 지위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에 국무의원들이 의결하여 그 대통령을 탄핵하고 승계순위에 따라 대통령직을 승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월터 아일랜즈는 이러한 조치를 하지 않았고[40] 그 결과 트류니히트가 국가원수라는 직책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하였고 바라트 화약을 맺게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냥 갑자기 늘어져서 발생한 설정오류다

참고로 문민통제에 대한 오해가 있는데, 문민통제를 마치 대전략만 설정하고 실무는 군인이 하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있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문민통제는 사소한 작전까지 문민정부가 개입하고 결정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소대급 작전의 결정과 판단까지 정부가 판단하는 것이 문민통제다. 설령 그로 인해 비효율적인 작전이 집행되더라도 이는 필수적인 부분이다. 사실 전쟁은 실무조차 군인에게 맡길 수 없을 정도로 중차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파키스탄 영토에 있던 오사마 빈 라덴사살하는 과정에서 파키스탄이 영토 내에서의 정당한 공권력 행사를 시도하려 할 경우 파키스탄 군경이 들이닥치면 (실제로 그랬던 것처럼) 그냥 도망칠 것인가. 아니면 위협할 것인가, 그것도 아니면 오사마 빈 라덴이라는 최중요 타겟과 그가 가지고 있을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한다는 목적을 위해 제3국인 파키스탄 군경이라도 필요에 따라 공격할 것인가. 이런 것을 결정하는 것은 순수하게 정치가의 결단일 수 밖에 없다. 클라우제비츠가 말한 것과 같이 전쟁은 어떤 상황에서도 정치의 일부이다.

군인은 전쟁을 위해 훈련된 존재다. 그렇기에 전쟁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인식한다. 쿠바 미사일 위기만 보더라도 군부는 끝없이 전쟁을 외쳐댔다. 오로지 전쟁만이 유일한 해결책임을 강력하게 주장했고, 그 주장을 막아낸 것이 당시 대통령인 케네디로버트 맥나마라였다. 당시 군부는 전쟁을 기원했는데, 쿠바로 인해 소련과의 대립이 심각한 상황에서도 일정이 잡혀있다는 이유만으로 미공군은 U-2 정찰기를 소련 영공으로 정찰을 시도했고, 당연히 양측 전투기는 비통상탄두 미사일(핵무기)를 탑재하고 대치하였다. 이 소식을 들은 로버트 맥나마라는 모든 비행 일정을 모두 취소시켰다. 만약 이러한 실무에 개입하지 않았다면 인류는 이미 결단났을 것이다.

그리고 민간인이 군사에 개입하면 안되는 사례로 히틀러와 스탈린, 처칠을 제시하고 있지만, 민간인이 군사에 개입하여 성공한 사례는 무수히 많다. 한국의 역사만 하더라도 권율, 강감찬, 윤관이 있다. 중국의 경우에는 너무나도 많은데 대표적인 인물로 전쟁영웅인 누르하치를 가지고 놀았던 원숭환이 있다.

사실 옹호측의 반례제시 자체가 잘못되었는데, 히틀러의 경우 독단적으로 군사작전에 개입한 것이 아니다. 그는 실무를 담당하는 장성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그 중 하나를 택했을 뿐이다. 즉 옹호측이 말하는 것처럼 실무를 군인에게 맡긴 것이다. 히틀러의 대표적인 실책으로 스탈린그라드 전투의 경우도 단순히 히틀러의 독단으로 치부할 수 없다. 그리고 소련의 경우 스탈린의 실책만 유독 강조하는데, 주코프도 전쟁 초반에 수많은 실책을 거듭했다는 점도 무시해서는 안된다.

거기에 이러한 주장의 반박은 소설에서도 찾을 수 있는데, 바로 포크 준장이다. 포크 준장은 제복 입은 전문가이다. 하지만 그가 주장한 작전은 그야말로 괴랄했다. 만약 옹호측의 주장대로 실무를 이러한 군인에게 맡겨야 한다면, 결국 제국령 침공작전은 일어날 수 밖에 없은 필연이 되어버린다. 이와 비슷한 사례가 현실에 있는데 바로 노스우즈 작전이다. 쿠바를 침공하기 위해서 자국민을 테러하겠다는 이 괴랄한 작전은 당시 미 합참의장의 승인까지 받았다. 다행히도 당시 국방장관이 그나마 개념인이었던 로버트 맥나마라였기에 망정이지 그것이 아니었다면....

흔히 양 웬리가 항복했으니까 문민통제가 작동한다는 것을 알려주었다는 주장이 있으나 이것도 어불성설인데 작품 내내 양 웬리의 항복을 두고 바보같은 짓이라는 평가가 많다. 그렇게 문민통제와 민주주의를 외치던 양 웬리조차 하이네센을 탈출하고 한 것은 양 이귤레어즈라는 무력집단을 만들고 그곳의 군사독재자로 군림했던 것이다.[41] 하물며 엘 파실 독립정부에 합류하는 것도 민주주의 군인이기에 문민정부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사고가 아니라 그저 돈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나마 문민통제를 따른다고 엘 파실 독립정부를 갈아엎거나 정부 요인들을 허수아비로 만들진 않았지만...[42]

하이네센 탈출 한 이후부터 죽을 때까지 양 웬리의 캐릭터는 완전히 붕괴하였다. 그렇게 문민통제를 외치던 철저한 민주주의 군인이 민주주의 수호라는 대의를 위해서 자신의 신념조차 버리고 스스로 군벌이 되었다. 아무리 좋게 말한다고 해도 양 이귤레어즈는 그 말처럼 양을 중심으로 하는 군벌이었다. 만약 그렇게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했다면 자신밖에 그 일을 할 사람이 없었다면 적어도 군복을 벗고 나서야 했다. 박정희도 전두환도 군복을 벗은 다음에서야 대통령의 지위에 올랐다. 하지만 양은 군인으로서 양 이귤레어즈라는 사조직의 수장으로 일을 수행했을 뿐이다. 심지어 문민정부인 엘 파실과 합류한 이후의 행보에서도 과거 철저한 민주국가 군인으로 행동했던 모습은 완전히 사라지고 군벌의 지도자의 모습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

한편, 이제르론 공화정부가 세습정권이 아니라고 하지만, 이제르론 공화정부의 수장은 양 웬리의 부인이었고, 군사지도자는 20대도 안 된 율리안 민츠였다. 심지어 율리안 민츠의 데뷔전은 군사지도자였다는 점에서 이 정권이 세습정권이라고 보아야 한다. 하물며 저 라인하르트도 황제의 막대한 후광이 있었지만 수많은 전공으로 자신의 능력을 검증했다. 하지만 율리안 민츠는 검증없이 제11차 이제르론 공방전의 지휘관이 된다. 그저 양 웬리의 양자이고, 그 밑의 사람들에게 교육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론과 실전은 다르다. 재미있는 것은 작가도 슈타텐을 비판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래서 실전이 중요하다고 말했는데, 막상 율리안 민츠는 일개 분함대도 지휘한 적이 없으면서 곧바로 최고사령관이 된 것이다. 이는 그저 양 웬리의 양자였기에 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며, 이러한 모습을 볼 때 이제르론 공화정부는 말로 공화정부니 민주정부니 하는 것이지 사실상 일본 전국시대 다이묘와 다를바 없다.

2.3.1. 반론

"민주공화국가가 군인의 권한을 제한하는 건 나도 옳다고 생각한다. 군인은 전장이 아닌 곳에서 권력과 권한을 휘둘러서는 안 돼. 또한 군대가 정부나 사회의 비판을 받지 않고 비대해져서 국가 안 국가로 변한다면 민주정치가 건전해질 수 없지 않겠느냐?"[43]
알렉산드르 뷰코크
"율리안, 우리는 군인이다. 그리고 민주공화정 체제란 때로는 총구에서 태어나기도 하지. 군사력은 민주정치를 낳기는 하지만 공적을 자랑해서는 안 돼. 불공평한 일은 아니야. 왜냐면 민주주의의 진수는 원래 힘을 가진 자의 자제에 있는 거니까. 강자의 자제를 법률과 기구로 제도화한 게 바로 민주주의야. 그리고 군대가 자제하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자제할 필요가 없겠지."
양의 검은 눈동자가 차츰 열기를 발했다. 율리안만큼은 이해해 주었으면 했다.
"기본적으로 자기 자신을 부정하는 정치 제도. 그런 체제를 위해 싸운다. 민주주의의 군대는 이 모순된 구조를 수용해야 해. 군대가 정치에 요구해도 되는 거라곤 기껏해야 연금과 유급휴가를 내놓으라는 정도 뿐이란다. 다시 말해 노동자의 권리 말이다. 그 이상은 결코 허용되지 않아."[44]
양 웬리

은영전에 등장하는 동맹 정치인들은 정권수호를 위해 전쟁을 일으키거나 사문회를 만드는 등 명백히 문민통제를 악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민주주의의 부패를 보여주기 위한 장면이지 결코 문민통제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다. 작중에서 양 웬리나 알렉산드르 뷰코크, 율리안 민츠의 입을 빌어 문민통제를 강조하며, 양은 충분히 정치와 군사 양면을 장악할 수 있었음에도 끝까지 군인으로 남았다.

단적으로 원작 2권에 벌어진 구국군사회의 쿠데타는 문민통제를 벗어난 군이 어떻게 폭주할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 구국군사회의는 제국 타도와 민주주의 정화를 내걸고 동맹정부를 전복했지만 그 어느 것도 이루어내지 못했고 경제를 망쳤으며 평화 시위를 하던 시위대를 학살하기까지 이른다. 최후의 순간 에반스 대령은 양 웬리에게 쿠데타의 정당성을 역설하지만 그것도 양의 반론에 반박당한다.

일반적으로 민주평화론이라 하여 민주국가는 쉽사리 전쟁에 나설 수 없다고 보지만 자유행성동맹은 다르다. 근본적으로 은하제국의 통치에 반발하다 강제노역을 하던 죄수와 그 후손들이 세운 나라고, 다곤 성역 회전을 기점으로 150년간 제국과 포화를 주고 받았다. 즉, 자유행성동맹은 이미 100여년이 넘도록 전시상황이었으며 그만큼 제국에 대한 반감이 짙다. 물론 제국 역시 같은 기간 내내 동맹을 '반란군'으로 간주하며 기회만 되면 동맹을 멸망시키고 그 영토와 국민을 흡수하려고 시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르론 요새가 함락되고, 건국 이래 처음으로 제국령으로 진공할 길이 열린 상황에서 시민사회에 주전론이 일어나는 것은 자연스럽다. 지지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전쟁을 직접 일으키는 것보다 적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낫다고 하는데, 이는 정작 그 '적'이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할 생각은 전혀 없고, 끊임없이 전면적인 공격을 걸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통할만한 논리가 아니다. 은하제국의 지배자 중에서 가장 합리적인 성향과 청렴성, 유능성, 젊음과 미모까지 모두 가졌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라인하르트조차도 자신이 정권을 장악하자마자 동맹을 향해 대규모 공세를 시도했다는 점을 생각해 보자.[45] 동맹과 제국은 이미 명확하게 전쟁중인 상태이고, 따라서 제국령 침공작전 조차도 정확히 말하면 <전쟁을 일으킨 것>이 아니라 <이미 진행되는 전쟁에서 대규모 공세를 시행한 것>인데 무슨 전쟁을 일으키니 마니 비판을 하는 것은 상식적이라 보기 어렵다.

또한 케슬러와 노부인의 일화를 들어 전쟁 유가족은 당연히 반전성향을 띄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더욱 재미있게도 이와 완벽히 대칭되는 일화가 양 웬리쪽에도 있다. 전쟁으로 아들을 잃은 노부인이 자신의 손자를 양 웬리에게 인사시키며 "이 아이도 장성하면 아버지처럼 훌륭한 군인이 되어 제국놈들과 맞서 싸울 것" 이라고 말하는 장면이다. 뿐만 아니라, 그 양 웬리와 맞서 싸우다 전사한 켐프의 어린 아들들 역시 "아버지는 황제의 욕망을 위해 싸우다 돌아가셨다! 전쟁은 악이다!" 라고 외치는 대신 "아버지를 죽인 양 웬리에게 복수하겠다!"고 울부짖었다. 애초에 해당 비판론은 역사를 참 이상하게 해석하고 있는 것이, 역사적으로 보자면 '대외적 군사행동의 성공적 수행'이 정부(정권)의 권위와 지지율을 높이는 아주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임은 최소한 고대 로마 시대부터 충분히 증명되어왔다. 물론 그 대외적 군사행동에 실패하면 반대로 정권(정부)의 권위와 지지율이 폭락하겠지만 어떤 바보라도 미리 실패할 걸 알고 대외적 군사행동을 시작하지는 않는다. 바보는 그 행동을 하기 전에 성공과 실패 가능성(그리고 그 여파)을 똑바로 계산하지 못하니까 바보일 뿐이다.

물론 전사자가 발생하면 그 유가족이 분노와 슬픔을 느끼는 것이야 당연하겠지만, 이것이 반드시 '반전론'과 '정부에 대한 적대감'으로 이어진다고 보는 것은 지나친 무리수이다. 가족의 죽음을 '대의를 위한 숭고한 희생'이라고 납득시킬 명분만 있으면 전사자를 위한 분노와 슬픔은 충분히 '적에 대한 분노'와 '그 적에게 승리(복수)하기 위한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정부에 대한 지지'로 나타날 수 있음은 현실 역사에서도 충분히 증명되어 있다. 그리고 작중 동맹 역시 이러한 '명분'과 '분노의 대상이 될 적' 모두 충분히 가지고 있는 상태이며, 작가 역시 이를 의식하고 작품에 등장시켰다. 위에서 든 예서도 '전쟁으로 자식을 잃었으면서도 손자까지 전쟁에 나서 아들(손자 입장에서는 아버지)를 위해 복수하기를 바라는 노부인'에게 양 웬리는 차마 대답하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제국령 침공작전과 암릿처 회전에 대해 '공세적 군사활동으로 정권의 인기를 끌어올린다는 것은 무조건 개소리다' 식으로 단정하는 관점이야말로 지나친 단견이다.[46]

멀리 볼 것도 없이, 걸프전의 승리로 아빠 부시의 지지율이 한때 89%까지 치솟았고, 치적에 대한 평가가 몹시 나쁘던 아들 부시의 재선 성공에서 중요한 원동력 중 하나가 대외적 군사행동이었다고 평가받는다는 점을 생각해보자. 구체적으로 말하면, '위기 상황의 도래'는 극복을 위한 동력 확보 명분으로 그 시점의 집권세력이 지지기반을 끌어모을 재료가 되고 '화려하고 과시적인 치적'은 그 치적을 이룬 집권세력의 위상을 강화시켜주는 재료가 되는데, 이미 전쟁이 한참 진행중인 상황에서 '공세적 군사작전의 진행과 성공'은 그 둘 모두를 충족시키는 재료라는 것. 단지 성공했을 때의 과실에만 시선을 빼앗겨 합리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고 위험한 도박판에 뛰어든 것이 작중 시점 동맹 민주주의의 질적 저하를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제국을 타도하여 인류 세계에 민주주의를 되찾아야 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동맹의 국가 이념이고, 반전주의 성향의 양 웬리조차도 이 명분 자체를 부정하지는 못했다. 단지 한번의 빛나는 승리에 시선을 빼앗겨 무모한 모험주의에 경도된 동맹 정부의 오판을 비판했을 뿐이다.

비판론에서는 <흔히들 민주평화론이 민주주의 국가 상호간에는 전쟁을 하지 않는다고 인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정확한 해석이 아니다>라며 <민주평화론은 민주주의 국가 자체가 전쟁에 나아갈 수 없는 내부적 구조를 지니고 있다고 전제한다>라고 해석하는데, 당장 나무위키의 민주평화론 문서나 두산백과민주적 평화론 항목, 위키백과민주평화론,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의 민주평화론 항목등을 확인해보자. 모두 다 민주평화론을 <민주주의 국가 간에는 전쟁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이론>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론에 상당한 한계가 있음 역시 함께 지적되고 있다. 예를 들어 현대의 민주평화론을 체계화한 대표적인 인물 중 하나로 손꼽히는 마이클 도일조차도 '민주주의와 자유주의라는 이념과 체제가 반드시 평화를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그 한계를 인정한 일종의 제한적 민주평화론을 주장한 바 있는 것. 비판론측이 주장하는 원론적이고 이상화된 민주평화론은 '20세기 중반~21세기 초반을 통틀어 세계에서 제일 전쟁을 많이 한 나라는 다름아닌 미국'이라는 단 한가지 사실만으로도 단번에 반론되는 것이고, 따라서 민주평화론을 주장하는 정치학자들조차 그 한계를 인정하고 이론을 수정할 수 밖에 없었는데[47] 유독 비판론측에서는 소설 하나를 까기 위해 민주평화론을 교조적으로 해석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것이라 볼 수 밖에 없다.
비판론에서는 베트남 전쟁이나 이라크 전쟁 당시의 반전여론을 근거삼아 '전쟁이 오래 지속되면 전쟁피로감으로 인한 혐전여론이 고개를 드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런 주장이야말로 베트남/이라크 전쟁과 동맹-제국 전쟁의 차이를 무시한 것이다. 베트남전쟁 당시의 남베트남 민족해방전선(+북베트남)이나 걸프전 당시든 이라크전 당시든 이라크가 미국 자체(즉 미국 본토)에 심각한 위협을 가할 능력을 가진 세력이었다고는 볼 수 없다. 즉 미국인의 입장에서는 '직접 자신들의 삶을 위협하는 것도 아닌' 먼 땅에서의 전쟁때문에 자국의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고, 막대한 비용이 소모되고 있는 상황에 피로를 느끼고 전쟁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게 된 것. 하지만 동맹-제국 전쟁에서 제국은 동맹 이상의 국력과 군사력을 가지고 동맹 자체를 정복할 의도를 가지고 있었고, 동맹 시민들의 입장에서 이는 자신들의 삶 자체에 직접적인 위협을 끼치는 문제가 된다. 당연히 반응이 같을 수 없는 것이다. 오히려 역사적으로 이와 유사한 사례를 찾아본다면 차라리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영국-독일간의 사례에 비교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독재체제라고는 해도 전제군주정인 제국에 비해 독일은 파시즘 체제였고, 동맹-제국간의 전쟁기간이 150년에 이른데 비해 2차대전은 5년만에 종전되었다는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등한 수준의 국력을 가진 적국이 자신들의 시민적 권리를 보장하는 체제를 위협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는 것. 그리고 2차대전 당시의 영국 내 반전여론은 (전쟁때문에 엄청난 고난을 감수해야 했음에도) 그리 높아지기는 커녕, 오히려 1차대전 당시 영국 내의 대표적 대표적 반전주의자였던 버트런드 러셀뿐 아니라 바다 건너 미국에서 주로 활동하던 해외의 반전주의자 엠마 골드만같은 인물까지 영국의 전쟁수행을 지지할 정도였다. (즉, 반전여론이 줄어들었다.) 한국인이 좀 더 이해하기 쉬운 예를 들어보자면, 비판론측에서는 <한국의 경우 북한에 대한 적대감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전쟁이나 북진통일을 외치는 사람은 극소수가 아니냐>고 말하지만 이는 달리 보면 북한의 대남도발이 전면 남침의 수준에 이르지 않고 국경(휴전선)에서의 도발행위에 그치고 있는 상황에서의 이야기이다. 만약 이 선을 넘어 북한이 적화통일을 목적으로 전면 남침을 시도한다고 가정해보자. 비판론의 전제가 되는 논지에 따르면, 이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 사회 내에서 반전여론이 높아지는 것, 즉 괴로운 전쟁을 더 감당하느니 시민으로써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김씨일가와 조선노동당 정권의 지배하에 들어가는 것이 낫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되는 것인데, 이것이 과연 설득력있는 관점인지는 독자의 판단에 맡길 일이다.

결국 이 부분에서 비판론의 문제는, '본토가 직접 공격받는 상황에서 방어전을 포기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라는 특수성을 전혀 감안하지 않고 민주평화론의 논리를 교조적으로 적용하고 있다는 것. 게다가 민주평화론이 주목받은 20세기 중반 이후, 특히 냉전 종식 이후의 현실 세계에서는 민주주의가 일종의 대세 이념이 되어 대부분의 부유한 강대국들이 민주주의 체제를 선택한데 비해 은영전 작중 세계는 민주주의 국가인 동맹을 위협할만한 강력한 독재(전제군주정)국가인 제국이 존재한다는 차이점도 감안하지 않고 있다.

월터 아일랜즈가 칭송받는 것은 단순히 군인에게 모든 것을 맡긴 것 때문이 아니다. 욥 트뤼니히트의 잠수 이후 구심점을 잃은 동맹정부의 새로운 구심점이 되었으며, 현실적인 전략 목표를 설정했고, 실전지휘에 간섭하지 않고 제복 입은 전문가에게 일임했기 때문이다.[48] 제국군이 하이네센에 들이닥치는 순간까지 통수권은 동맹정부가 꽉 쥐고 있었다. 그리고 14,15함대가 독단으로 양 함대에 합류했을 때 원작의 평가는 아일랜즈를 호평한 것이 아니라 군부의 질서가 유명무실해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 역시 현실의 역사를 통해 평가하자면, 당장 2차대전 당시 전문 군인이 아닌 히틀러, 스탈린, 처칠 모두 직접 군사작전의 실무에 개입했다가 말아먹은 경험이 있다는 것을 좀 생각해보자. 오히려 작중 이 부분이야말로 작가의 문민통제관을 보여주는 장치 중 하나인데, <대전략적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문민 정치가의 일이고, 그 목표를 수행하기 위한 실무는 전문가(제복 군인)의 일>이다. 따라서 월터 아일랜즈는 '합리적으로 실행 가능한 전략적 목표를 설정하고, 그 실무는 전문가에게 위임'했기에 칭찬을 받은 것이고, 침공작전 당시의 동맹 최고평의회는 '합리적이지 못한 목표를 제시하고, 그 실행에 자꾸 간섭'했기에 비판대상이 된 것이다. 이를 두고 작품이 문민통제를 비판적으로 보았다고 하기에는 정작 군인이 정치영역(문민통제 영역)을 침범하려 든 사례인 구국군사회의 쿠데타에 대한 작가의 평가는 문벌귀족이나 은하제국 정통정부에 대한 서술과 맞먹을 정도로 비판적이다. 이 부분에 대한 비판은 "문민통제에도 오판은 있을 수 있고 그런 오판은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하지만, 그렇더라도 문민정부를 따르는 것이 군인의 의무이며, 따라서 문민 정치가는 가능하면 정확하고 현명한 선택을 해야 칭송받을 수 있다"는 내용에서 "문민통제에도 오판이 있을 수 있다" 부분만 떼어내어 "봐라! 문민통제를 나쁘다고 비방한거다!" 라고 비판하는 수준.

뒤이은 엘 파실 독립정부에도 문민통제를 강조한다. 독립정부에 합류하긴 했지만 구국영웅인 양 웬리와 엘 파실에서나 유명인사였던 프란체스크 롬스키의 위상은 하늘과 땅 차이였으며[49] 보유한 무력도 양 쪽이 훨씬 강했다. 따라서 양은 스스로 독립정부를 전복하고 자신이 그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그러나 양은 문민통제 원칙을 내세워 롬스키 밑의 군 사령관직에 만족했으며 라인하르트와 회담하러 갈 때도 롬스키의 권위를 존중하고 그의 지시에 복종했다. 그리고 양 비정규함대 시절 양은 쇤코프의 말대로 무위무관의 민간인이었다. 이미 버밀리온 성역 회전이후 퇴역했으니까. 본인은 군인이라는 인식을 떨쳐내지는 못했고 그래서 공화주의 진영의 지도자직을 고사했지만 말이다.

비판측에서는 양 웬리가 비정규함대 시절부터 군벌이 되었다고 비판하지만, 애초에 양이 하이네센을 반강제로 탈출하여 군벌화하도록 한 게 바로 동맹정부 아니었던가? 그 시점에서 양이 군벌화를 피하고 일개 군인으로 남으려 했다면 정부의 손에 모살당하는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돈이 부족할 때까지 잠항한 이유도 동맹정부에서 자신을 불러줄 일말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맹정부는 아무런 대처를 하지 못한 채 은하제국의 선전포고를 허용했고, 동맹으로 돌아갈 길이 사라진 양은 차선책으로 독립정부에 투신한 것이다. 물론 진짜로 돈이 떨어진 것도 이유 중 하나이기는 했지만 그건 양 함대 일원 전원이 공통으로 납득하는 이유였고 실제로는 양은 대충 며칠 기다리고 만게 아니라 진짜 다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다가 안 되니까 간거다. 나름 진정성 있게 기다렸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안 되니 굶어죽을 수도 없고 해서 할 수 없이 엘 파실로 간 것,

이제르론 공화정부는 근본적으로 군인들이 세운 군벌이다. 양 웬리 암살사건 이후 독립정부 수뇌부를 비롯한 대다수 민간인이 이탈하여 군인이 민간인보다 많은 지경에 이르렀고, 그나마도 수장을 맡을만한 인물은 죄다 군인들만 남은 상황이었다. 다시 말해 문민통제를 하고 싶어도 문민(文民)이 증발하고 군인만 남은 상황. 그런데도 양 웬리 함대 구성원들이 이대로 끝낼 수 없으니 새로운 리더를 세워 제국에 대항하자는 생각으로 설립한 것이고, 그렇다면 양 웬리의 후광을 받을 사람이 수장에 올라아 하는데 그럴 사람은 얼마 없을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양 웬리의 조직에선 공식적으로 2인자 역할을 하는 구성원도 없었기 때문에 양의 사망시에 곧바로 직위를 이어받기로 미리 결정된 사람조차 없었다. 애초에 엘 파실 독립정부의 인사들조차 롬스키 빼면 변변찮은 것들 뿐인데 그것들조차 다 증발했다는 점에서 이미 숙명이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제르론 공화정부는 양 가문의 세습정권이 아니었다. 왜 그렇냐면 양 웬리는 엘 파실 독립정부의 수장이 아니라 엘 파실 혁명군 사령관이었기 때문이다. 양이 공화주의 세력의 대표였다면 사후 프레데리카 그린힐이 공화정부 수장에 오른 것은 세습이 되겠지만, 양 본인은 끝까지 군인이었고 대표는 프란체스크 롬스키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르론 공화정부는 양 가문의 세습정권이 아니었던 것이다. 군 사령관은 양의 양자였던 율리안 민츠가 맡았지만, 이것도 다른 사람들이 죄다 고사해서 맡은 거라[50]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작품 전개상 나중에 어떻게든 성공해서 하이네센을 돌려받는 성과를 거뒀으니까 양 가문의 세습정권이라는 평이 나온 거지 이제르론 공화정부가 세워졌을 당시의 내부적 평가는 고아와 미망인을 내세우고 무거운 짐을 떠맡긴 정권이었다. 프레데리카와 율리안은 양의 아내와 자식이었으니까 스스로의 사명감과 상징성 때문에 맡았던 거지 실제로는 주요 인사들 중 아무도 맡고 싶어하지 않았던 자리에 떠밀렸던 것. 애시당초 양의 사후에 자연스럽게 그 자리를 대체할 능력과 카리스마를 가진 2인자의 자질을 가진 인물도 이제르론 공화정부엔 처음부터 없었다. 더구나 막대한 책임과 위험이 따르는 자리라서 얽매이기 싫어하고 자유분방함을 즐기는 이제르론 간부들 모두에겐 애시당초 수장 직위는 기피 대상이었다.[51] 게다가 이제르론 출신 말단 병사들이나 연관된 조직들에서도 이양 자체는 큰 반발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 결정이라 강제로 정권을 탈취한 것도 아니다. 심지어 이젤론을 떠난 사람들조차도 양의 빈 자리를 최종적으로 율리안과 프리데리카가 이어받은 것에 대한 직접적인 불만은 없었다. 단지 양 웬리의 사후엔 율리안을 비롯한 새로운 수장의 역량이 양보다 훨씬 부족하니 더 이상 미래가 없을거란 불안 때문에 빠져나간 것이지, 양 웬리의 자리를 율리안과 프리데리카가 이어받은 절차와 정통성에 대한 반발로 떠난 것은 아니었다. 게다가 적국인 은하제국조차 율리안과 프리데리카의 정통성과 절차적 대표성을 인정하고 작품 말미까지 각종 협상을 위한 교섭대상으로 삼았다.

그 다음으로, 작품 내내 양 웬리의 항복을 두고 바보같은 짓이라는 평가가 많으니 양 웬리가 정부의 항복지시에 따른 것을 문민통제가 작동한다는 근거로 보는 것이 어불성설이라고 하는데, 이건 작중 양 웬리의 항복이 바보취급받는다는 관점 자체부터 동의하기 힘든 평가이다.[52] 오히려 양 웬리의 항복 지시 복종은 양 웬리라는 인물의 한계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 한계때문에 오히려 더욱 이상적인 (민주주의 국가 군인으로써의) 영웅상을 보여주는 장치로 해석하는 쪽이 더 적절하다. 작중에서 '양 웬리의 항복은 바보짓이었다'는 평가가 대체 어디에서 그렇게 많이 나오는가? 당장 버밀리온 성역 회전을 둘러싼 동맹/제국 양측의 반응을 보더라도, 양 웬리에게 직접적으로 '정부의 항복 지시를 따르지 말라'고 요구한 것은 쇤코프 뿐이었고, 그 외에는 아텐보로나 장병들이 정부의 항복 지시에 대해 욕설을 퍼부은 것 뿐이다. 그런데 쇤코프의 주장은 '민주주의고 뭐고 걷어치우고, 당신 자신이 독재자가 되어라' 라는 것이고, 쇤코프 자신도 뒤틀려있다는 것을 잘 아는 주장이기에[53] 양이 거절하자 본인도 아쉬워할 뿐 별 군말 없이 물러났다. 아텐보로나 양 함대 장병들의 분노 역시, 양이 동맹 정부의 지시를 받아들였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은 죽도록 싸우고 있는데 정작 정부가 초를 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욕설을 퍼부은 것이지 양이 정부의 지시를 따른 것이 바보짓이라는 분노는 아니었다. 심지어 적인 은하제국측의 반응 역시, 하이네센을 장악한다고 해서 양 웬리가 정부의 항복 지시를 순순히 따르겠느냐는 미터마이어의 질문에 힐데가르트가 한 대답은 "양 웬리에게는 전장에서의 승리보다 더 소중히 여기는 가치가 있는 것 같으니, 정부의 지시에 따를 것이다. 우리가 그것(양 웬리의 가치관)을 이용하는 것은 비겁한 짓이지만 당장 라인하르트의 처지가 위태로우니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즉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민주주의적 가치(이 경우 문민통제)를 지키기 위해 눈 앞의 승리까지도 포기하는 양 웬리의 면모는 적들조차도 '그것을 약점삼아 이용하는 것은 비열한 짓'이라고 여길 정도로 높게 평가했던 것이다.

그리고 옹호측이 제시한 뷰코크의 인용문을 작품에 대한 비판으로 인용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뷰코크의 대사는 민주주의는 옳지만, 위정자들이 민주주의 원리를 망각하고 사리사욕을 취하는 행태를 비판하는 것이기 때문. 도리어 제도가 위정자들의 속셈을 막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이 부분은 (사실 본 단락의 많은 부분이 그렇지만) 은영전 팬덤 초기부터 제기되어왔던 '은영전 반민주주의 논란'과 별 다를 바가 없다. '양 웬리의 저항 때문에 무익한 피가 흐르고 우주의 통일이 늦어졌다'는 작중 서술 하나만 콕 찍어 취사선택하고 그와 반대되는 관점의 서술은 모두 무시하여 '은영전이 본질적으로 민주주의를 경멸하는 주제의식을 가진 작품이라는 근거' 라고 인용했던 것처럼 양이 정부의 항복 지시에 복종한 것에 대한 다양한 평가 중 특정 관점만 '많다'고 과장하여 본작이 문민통제에 부정적인 관점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의 근거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54] 정작 작품 전반적으로 보면, 양 웬리의 항복은 양이라는 인물의 비범성과 영웅적 측면을 보여주는 근거로 훨씬 더 자주 활용된다.

3. 설정의 허술함

3.1. 규모와 숫자

숫자에 관해서 이런 점이 심각하다. 이제르론 회랑을 커버하기에는 너무 짧은 토르 하머의 사거리나, 병사 백수십만 명과 영관급 장교 만여 명에 대하여 함대 사령관이 겨우 중장이라거나, 어떠한 제대로 된 설명 없이 급격한 인구감소한 점 등이 있다. 행성 샴풀 해방전은 행성이 3일만에 넘어간다. 그래서 나무위키를 비롯한 커뮤니티에서 어째서 이런 숫자와 규모 충돌이 벌어지는지 논쟁이 자주 일어나는데, 애초에 작가는 생각하지도 않았던 것을 팬들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설정놀음에 불과하다.

자세한 사항은 은하제국군, 자유행성동맹군, 골덴바움 왕조, 자유행성동맹, 이제르론 요새 문서 참고.

3.1.1. 병력

자유행성동맹군의 구성과 조직 문제만 따져봐도 그렇다. 작중에는 전함 한 척당 승무원이 140명 ~ 660명으로 나오는데 , 이는 한 척당 최대 2,000명 이상이 탑승하는 현실의 전함에 비하면 극히 적은 숫자이며, 현대의 구축함에 탑승하는 승조원들의 숫자와 비슷하다.[55] 그리고 전투에서 주력으로 활약하는 정규 함대는 동맹이건 제국이건 1~2만척의 함선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정작 정규함대 지휘관이나 함장의 계급은 중장[56]/영관급[57]으로 현대 해군의 구성과 유사하다.

가만보면 이건 굉장히 이상한 상황이다. 병사 백여명당 1명의 영관급 지휘관이 있으니 영관급 지휘관의 비율은 현대 군사제도에 비해 아주 높을 것이다. 그런데 장성급 지휘관은? 함선 1만 5천척, 병사 150만을 중장 한 명이 지휘한다. 이건 뭐, 영관 1만명중 장군으로 진급하는 사람이 1명 나올까 말까 한 수준이다. 덤으로 (해군보다 병력 수가 더 많다는 육군을 기준으로 보더라도) 병사 150만이면 집단군의 규모 상한에 걸릴 정도가 된다. 이걸 군단장급밖에 안 되는 중장이 지휘한다는 것도 이상하고, 그런데 이 함대에 속한 수만척의 함선들은 각각 영관급 함장이 지휘한다는 것도 이상하다.

사실 병력에 관해서 가장 큰 문제는 수백명이 타고 있는 함선 한척을 마치 병사 한명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거기다가 이 수백명 중에는 기술자들이 상당수 포함되었음을 생각하면 문제가 더 극심하다. 함선의 선원 수를 수십명 정도로 줄이거나 육상 전투같은걸 묘사했으면 이러한 문제는 약간이나마 덜었을 것이다.

3.1.2. 인구

은하제국이 성립될 당시 전체 인류의 수는 3천억이었다. 그러나 소설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인구는 4백억, 그나마 은하제국의 인구는 250억에 불과한데, 그 어떤 논리로 접근해도 사실 이 정도로 급격한 인구감소는 설명하기 어렵다. 루돌프가 학살한 인구도 겨우 40억(...)명이었고, 루돌프 사후의 반란도 총 연루자의 숫자는 105억에[58] 불과(...)했고 아우구스트 2세의 학살도 최대 2,000만 명 수준이었고, 자유행성동맹으로 망명하려 한 자들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알레 하이네센 선단의 생존비율과 비교할 때 2,500억 이상이 떠났으면 1,000억은 도착했어야 한다. 물론 1,000억의 인구가 동맹에 합류했으면 제국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인구의 90%가 나라를 버리고 떠날 정도면 굳이 도망칠 필요 없이 그 숫자만으로도 정부를 충분히 전복하고도 남을 만하다.[59] 적극적 반항자와 소극적 반항자의 차이를 감안한다고 해도 인구의 90%가 떠날 만한 우주선을 마련할 수 있을 정도라면 충분히 반란도 가능할 것이다. 아니, 애초에 모든 기반을 버리고 외우주로 떠날 정도면 충분히 적극적 반항자이기도 하고. 그나마 지속적인 저출산이 가능성이 있긴 한데 이것도 사람의 인식이라는 게 변할 가능성이 있음을 고려하면 두세 세대 정도라면 모를까, 10, 20세대씩 지속된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골덴바움 왕조가 500년을 버텨온 데서 보듯이 언제나 루돌프 시절만 쭉 이어지는 생지옥은 아니었고,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기 때문이다. 당장 서유럽과 미국 등지에서는 4차 산업 혁명으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와중에도 정작 원래 실업자 일색이던 빈곤층은 20세기 전반까지 영국에서 벌어진 일처럼 다시 출산율이 늘고 있고, 하다못해 한국에서조차 빈곤층의 선택이 두가지로 갈리는데 하나는 결혼 포기. 그러나 또 하나는 출산율 증가다.[60]

90%가 한번에 훅 줄어드는 건 말이 안 되므로 인구는 결국 500년에 걸쳐 꾸준히 줄었다는 것인데 이 정도라면 스파르타급으로 은하제국의 약체화가 많이 진행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정도면 은하제국과 자유행성동맹과의 첫번째 접촉이던 다곤 성역 회전 때는 자유행성동맹을 압도할만한 국력이 있었다고 봄이 옳다. 물론 이때의 패전은 꼭 국력의 차이만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자유행성동맹의 약체화의 직접적인 이유가 은하제국의 강대함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려움을 감안해보면 분명 은하제국의 이만한 인구감소는 국력이 엄청나게 뒤떨어졌음을 의미하나 전반적으로 보면 은하제국의 국력이 그렇게까지 상했다고 보긴 어렵다. 따라서 은하연방 당시의 인구와 라인하르트 시대의 인구 간에 생기는 엄청난 격차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이것을 작가가 의도적으로 은하제국의 막장성을 강조하려다가 생긴 설정오류로 보는 것이다. 한때 3,000억에 이르던 인구가 오랜 전란과 혼란으로 인하여 250억 수준으로 감소했다는 설명은 그만큼 골덴바움 통치가 막장이었다는 장치의 하나로 활용된 수치일 뿐이다.

반대로 자유행성동맹은 너무 급격하게 인구가 증가한다. 은하영웅전설 원작에서는 장정 1만 광년으로 바라트 성계에 도착한 인구는 16만명, 그로부터 269년 지난 우주력 796년 시점 자유행성동맹의 인구는 130억으로 명시하고 있다. 문제는 이 설정을 따른다면 동맹의 인구 증가가 너무 급격하다는 것. 초대 시민 16만 명이 270년간 30년에 두 배씩 증가한다고 해도 겨우 8천만 명밖에 되지 않는다. 고로 이 역시 설정오류. 만약 이 정도 인구에서 100억 명까지 증가했다면, 270년간의 평균 인구성장률이 한 세대에 두 배로 증가하는 2.3%의 두 배 가까운 4%가 되어야 한다. 다산을 장려하고 제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망명했다고는 하지만 너무 많다. 무슨 클론 같은 게 묘사된것도 아니고.[61]

여기에 한술 더 뜨는 게 다곤 성역 회전에 명시된 동맹군 병력 수다. 이 때는 아직 제국에 동맹의 존재가 알려지지 않아 제국에서 동맹으로 망명자가 쏟아지기 이전이며, 장정 1만 광년으로부터 겨우 113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동원된 동맹군 병력 수가 250만 명으로 이게 총병력이라고 쳐도 동맹의 전체 인구가 수억은 되어야 한다. 근데 이 정도의 인구까지 성장하려면 매년 6.5 ~ 7.7%의 폭발적인 성장을 가정해야 한다. 차라리 4%가 상식적으로 보일 정도다. 지구 인구가 가장 폭증할 때가 매해 2%로, 이 정도만 해도 "인구 폭탄"과 같은 맬서스적 종말론을 논하고 있었다. 동맹에서 현실적이며 합리적인 인구 증가 현상이 나타나려면 장정 1만 광년 당시에 최소한 초기 수백만에서 수천만의 인구가 탈출했어야 한다. 그런데 이러면 또 드라이아이스 탈출과 걸리고...... 다만 과거 맬서스 트랩 이야기도 일단 그때 인구가 어느 정도 있어서 이야기가 가능했다. 고작 16만명의 인구가 행성 하나를 덮을 정도로 늘어날 정도로 불어날려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까? 또 장정 1만 광년으로 하이네센에 왔다는 건 같은 방식으로 다른 성계에도 갈 수 있다는 말이 될 뿐더러 하이네센이 비좁아 못 살겠다 싶으면 이웃한 행성이나 다른 성계를 개척하면 그만이다. 은하연방 시절 인구가 3천억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인구증가률이 아무리 높아도 맬서스 트랩은 논할 가치도 없는 얘기가 된다. 오히려 가장 인구가 많다는 하이네센의 인구가 고작 10억밖에 안되는데 현실의 지구는 70억을 넘으니 외려 동맹은 인구밀도가 극도로 희박한 국가다.

제국령 침공작전에서 최전선에서 제국 민중 1억 명을 부양할 물자를 요구하자 그 방대한 양의 물자와 막대한 비용으로 인해 찬성파들도 모두 입다물고 버로우할 수밖에 없었다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1억명분의 물자를 수송못한다는 게 말이 안된다. 왜 말이 되는 거냐고 물을 수 있겠는데 동맹과는 다른 훌륭한 비교예시가 있으니 그건 제2차 세계 대전 당시의 미국이 되시겠다. 당시 미국은 보고를 잘못 이해하고 4개월에 거쳐 1억명분의 물자를 태평양 전선에 추가로 보냈다. 그런데 당시 미국의 인구는 인구는 1억 3천만이었다. 그런데 그 100배의 인구를 가진 동맹이, 게다가 지구라는 행성의 일부를 지배한 국가도 아닌 우리 은하의 팔 하나만큼을 영토로 가진 국가가 1억명분의 물자를 못 보내냐는 게 말이 되냐는 것. 게다가 미국은 자기네들이 있는걸 다 쥐어짜 보낸것도 아니고 후방에 있던 물자를 꺼내온 것일 뿐이다. 다만 미군의 태평양보급처럼 보급선단과 시간이 부족했다던가 하는 경우를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은 아니다. 항성간 이동을 할 수 있는 우주선은 고작 배나 트럭으로 수행할 수 있는 일이 아니므로. 물론 작가가 단순히 저 비현실적인 1억명이라는 숫자에 마비되어 충분하다고 느꼇다고 보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전쟁에 큰 관심이 없는 일반인들이 저 '큰' 숫자로 인해 현실성의 문제를 못 느끼고 위화감없이 책장을 넘긴 것 처럼 말이다.

3.2. 제국의 사회 관련

봉건제 체제 정도로 머물러 있는 제국이 근대 국가의 체제에 가까운 동맹을 경제력이나 물량이나 기술에서 압도한다는 점도 이상하다. 제국은 위의 인구 문단에도 나오지만 인구의 90%가 증발하는 사건(단순한 작가의 오류를 소설의 정해진 설정에 끼워맞추었을 때의 팬들의 가상의 설정)은 물론, 이제르론 요새 건설 전까지 동맹에게 상당히 털렸으며, 문벌귀족들을 위시로 한 부정부패도 심했고, 립슈타트 전역이라는 대규모 내전까지 겪었음에도 동맹에게 밀리는 일이 없다. 반면 동맹의 부정부패 등에 관해서는 비교적 현실적으로 묘사한다.

제국은 동맹보다 인구가 많고 역사가 있다지만, 작중 시점이 서기 36세기임에도 불구하고 제국 신민들은 중세 시대마냥 살고 있다.[62] 반면 동맹은 비교적 2000년대 근현대에 가까운 생활상과 체제를 보여준다. 물론 제국과 동맹의 국민들의 마인드도 각자 중세 시대 사람과 현대의 민주 시민 정도로 차이가 난다. 양국의 배경만 놓고 보면 과학 vs 마법 전개를 다루는 이군깽 작품에서 흔히 나오는 중세 판타지(제국) vs 현대 지구(동맹) 전개라고 생각될 정도다. 실제 역사에서 이렇게 국가 체제가 전근대와 근대로 구분될 정도로 뒤쳐졌는데 뒤쳐진 쪽이 전쟁에서 이긴 경우는 거의 없다. 페잔 자치령 같은 경우에는 동맹의 앞잡이가 되어서 제국을 경제침략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 단 페잔의 진정한 설립 동기를 보면 그러지 않을 이유는 충분했다. 물론 그래도 제국-동맹 전쟁 양상은 근대 이후의 전쟁 양상이나 역사 흐름으로 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이 여럿 있다.

다만 정치체제와 사회의 발전간의 상관관계가 없을리는 없지만 사회의 발전이 정치체제에 따라 멈추는 일은 없다. 위 문단들에서 언급하는 '근대국가 체제'의 동맹과 '중세'의 제국이라는 것은 정치사회를 너무 현실에 억지로 비추어 보았음을 이해해야 한다. 현실의 봉건군주제가 중세에 있다고, 또는 현실의 자유민주정치체제가 현대에 있다고 현실의 시대열에 따라 제국이 중세라고 이해하는건 논리에 맞지 않다. 차라리 1차세계대전의 프랑스공화국과 독일제국을 꼽는 게 비슷하다 할 수 있겠다. 전혀 같지는 않지만 중세판타지국가와 현대국가의 전쟁이라는 비교보다는 현실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비슷한 생활수준과 기술력사이에서 정치체제만 다르다. 도량형, 화폐, 은행, 주식, 대학, 수만가지가 봉건제 아래에서 태어났다. 현실에서 기술의 발전과 동시에 컴퓨터가 민주주의 아래에서 태어났다고 민주주의에서만 컴퓨터가 태어나지는 않는다. 봉건군주제아래에서도 경제, 과학, 문화는 발전을 멈추지 않는다. 즉 중세판타지가 현대와 싸운다는건 너무 비약된 의견. 되려 36세기에 걸친 인류의 모든 지혜를 고작 16만이 도망쳐나왔을때 모두 훔쳐나왔을리 만무하다. 270년간의 발전만으로 기존의 인류가 이루어놓은 모든 경제, 과학, 의료, 교육의 지식을 대략 50년 차이까지 따라왔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성취가 아닐까?[63]

백인 제국 vs 다인종 동맹도 억지 설정이라는 비판이 있다. 특권계층이 백인들임을 감안하더라도 제국인들은 지나치게 백인이 많다. 아무리 루돌프가 정신이 나갔다고 해도 애초에 인류가 통합된 미래시대인 만큼 처음부터 지지자들도 대부분 비백인이었을 것이며 측근들도 비백인들이 많았을 것이고 본인도 비백인의 피가 많이 섞였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사회가 어떻게 해서 정상적으로 유지되는지는 불명이다. 사실 애초에 인종차별은 짤막하게 루돌프가 백인들을 귀족으로 임명했다는 것 외에는 언급도 되지 않는다. 작중에서 은하제국이 자유행성동맹을 깔보는 레파토리는 중우정치지 열등인종같은 게 아니며, 동맹이 은하제국 정통정부에게 요구한것도 의회 도입이었지 인종차별 철폐가 아니었다. 이 문제에 대해 작가 자신이 인터뷰에서 내놓은 대답은 "그런 건 설정 안 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작가는 각 국가의 인종구성 같은 부분을 일일이 설정하고 쓴 것이 아니라, 단순히 각 국가의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제국 측 등장인물은 독일계 이름만 사용하고, 동맹 측 등장인물에는 다양한 문화권의 이름을 등장시켰다고 한다. 즉 처음부터 설정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거꾸로 설정오류가 생긴 것이다. 그리고 제국 측은 귀족 분위기에 집중된 묘사를 사용했기 때문에 독일계 문화권에 편중되었다 볼 수 있다.

3.3. 허술한 전투묘사

우리가 지구 내에서 벌어지는 평면적인 전투에 익숙해서 눈치채기 쉽지 않지만, 작중의 수많은 명장들이 벌이는 현란한 전투장면은 대부분 2차원적 전술로서 우주공간의 3차원에서는 말도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사실 고대부터 성곽이나 고지 등을 이용해 적보다 높은 곳을 점하여 공방의 우위를 점하려는 노력은 계속되었고, 20세기에 비행기잠수함이 당당히 전쟁의 한 축을 담당하면서 근현대전 역시 3차원적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3차원적인 전투가 끊이지 않았는데 하물며 우주에서는 더할 수밖에 없다.

물론 대부분의 우주전쟁물이 과학적 정합성은 고려하지 않은 채 2차 대전 해상전의 거함거포 전함+항공모함이라는 조합을 그대로 우주로 옮겨놓기만 하는 묘사를 보여주지만, 은하영웅전설은 그 중에서도 특히나 지휘관이 전략전술을 짜는 위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이런 모순이 더욱 드러나게 되는 것.

당장 라인하르트와 양의 역사적인 첫 전투이자 두 천재의 전술이 번쩍이는 전투라는 아스타테 회전만 해도 방추진형을 통한 중앙돌파는 상대방 진형을 둘로 가르기는커녕 그야말로 호랑이 주둥이에 머리를 들이미는 꼴로 포위당하기 딱 좋다. 3차원 전투가 되어버리니 란체스터의 법칙도 제곱이 아니라 세제곱으로 적용되며 결국 수상의 함대전 상황에 비해서 훨씬 많은 화력을 두들겨맞게 되는 상황이 된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3차원 공간에서는 만들어질 수 없는 포위진이 만들어진다던지, 행성을 뒤로 돌아서 습격하는 것을 습격방향에서 매복 후 반격하는 등의 2차원적인 전투가 상당히 많다.

심지어 함선 간의 화력 차이나 탑재 병기의 특성 등도 전혀 언급되지 않고, 제국군 함선과 동맹군 함선 간의 차이점도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함선이 정확히 똑같은 스펙으로 레이저 빔만 뿅뿅 쏴대는데 은하 단위로 규격이 통일되어있기라도 한 모양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가 병기가 전부 규격화되어 있는 상황이니 전략 전술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부대 편성과 배치를 바꾸는 것 만으로 제한된다는 것이다. 이러니 더더욱 전투양상이 단순화될 수 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초광속 우주 항행이 가능한 과학력이라면 초장거리 포격 병기나 광학 미채/레이저 은신 전투기나 함선, 대규모 드랍쉽, EMP나 레이저 방해 병기 등 다양한 전쟁병기를 개발하는 것이 당연한 일일 텐데 그런 건 하나도 없다. 특수목적 함선이 아니더라도, 개발 시기와 목적에 따라서 함선간의 속도 차이나 내구도 차이, 함포의 공격력 차이가 발생하는 건 당연한 일일텐데 그런 것 역시 하나도 묘사되지 않고, 전쟁이 장기화되는 와중에도 각국이 병기를 개량하거나 발명하는 일 또한 전무하다. 전쟁이 몇 년 째인데 공돌이들은 어디서 뭘 하고 있는 걸까

이런 점 때문에 팬들도 우주전함을 가지고 전열보병 식 라인배틀을 한다고 자조하며, 잘 생각해보면 바보같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멋있다는(...) 의견까지 있다. 점에 착안했는지, 애니화되면서 양측의 전함은 전면에 고정식 포문이 달린 거대한 대포소총처럼 디자인되었다. 특히 제국군 전함은 그 생김새가 M1 개런드Gew98 같은 양차대전의 소총처럼 디자인되었다.

작가가 시종일관 전략의 천재라고 치켜세우는 양이나 라인하르트도 태반은 기가 막힌 작전보다는 작가 특유의 미사여구로 때우려는 작위감을 감출 수 없다. 이에 관한 비판은 오래 전부터 꽤 구체적으로 나와 있다(각 전투별 비판[64]/이제르론 요새에 대한 비판[65]).

냉정하게 보자면 이런 작전이 먹힌다는 것부터가 기가 막힌 일이다. 아광속이나 광초 등의 잦은 언급으로 나름대로 우주에서 장거리 전투를 벌인다고 어필하지만, 거꾸로 말하면 그걸 빼면 전혀 우주에서 벌어지는 전투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이 소설은 SF 밀리터리물이라기 보다는 영웅서사시이기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게 좋다. 이런 문제점들을 의식했는지, 애니메이션의 경우 함대가 수직으로도 거대한 벽을 쌓듯이 진형을 짜며, 전투씬 중에는 3차원으로 구를 이루며 제국군 함대를 포위하는 동맹군 함대에 대한 묘사도 있다(다곤 성역 회전).

무엇보다 전투신들의 가장 큰 문제는 초광속 항행이 가능할 정도의 과학력이 무색하게 원시적인 전투만을 고집한다는 것. 삼국지에도 적의 장수 정보를 조사하는 정도는 기본이었는데 신경도 안 쓴다. 게다가 방해전파와 방수 위험 때문에 전투에 돌입하면 발광신호나 유인 연락정을 통해서만 통신을 할 수 있다는 설정은 은하시대가 아니라 대항해시대 수준의 전투체계다.

3.4. 설정오류

다나카 요시키가 외전을 쓸 때 정전에 넣었던 설정을 까먹었는지, 정전과 외전의 설정이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 몇몇 설정오류는 원작을 재판할 때 수정되었으며 OVA에서도 원작의 설정오류를 대거 수정했다. 하지만 일부 오류는 끝까지 수정되지 않았다.
  • 엘 파실 전투 당시 양 웬리의 진급 시간은 1권에선 6월 12일 9시 대위 승진, 13시 소령 승진으로 나오더니 외전 5권에선 9월 19일 10시 25분 대위 승진, 16시 30분 소령 승진으로 나온다.
  • 1권에서 양 타이롱은 48세의 나이로 죽었다고 나오는데, 외전 5권에서 공개된 생몰년도를 보면 양 타이롱은 51세에 사망했다.
  • 오딘이제르론 요새의 거리가 오락가락한다. 1권에선 6,250광년, 외전 1권에선 4,200광년으로 나온다. 마찬가지로 하이네센과 이제르론 요새의 거리도 오락가락해서 제7차 이제르론 공방전 때는 2주, 제8차 이제르론 공방전 때는 4주 걸리는 거리로 나왔다.(이건 각자의 항성계에서 공전하는 천체에다 항성계 자체도 은하중심을 공전하고 있을테니 거리가 변하는건 어찌보면 당연할 수도)
  • 제7차 이제르론 공방전에서 양 웬리는 4월 27일 하이네센을 떠나 사흘간 회랑 반대방향으로 갔다가 방향을 바꿔 24일만에 이제르론 회랑에 도달했다고 하는데, 이를 계산하면 4월 30일에 방향을 바꿔 5월 24일에 도착했다는 말이 된다. 그런데 이제르론 요새 공략작전은 5월 14일부터 시작되었다고 언급된다.
  • 원작 2권에서 플레겔은 소장으로 나온다. 그런데 외전 2권에서 플레겔이 레그니처 상공 조우전 직전 중장으로 승진했다고 언급된다.
  • 1권 서장에서 루돌프 폰 골덴바움은 루돌프 1세로 나오지만, 루돌프 2세는 없다. 마찬가지로 카타린 케트헨 1세 역시 2세가 없다.
  • 카타린 케트헨 폰 페크니츠의 할아버지로 루트비히 3세가 언급되지만, 외전 2권에 공개된 골덴바움 역대 황제 목록에 루트비히 3세는 없다. OVA는 오토프리트 5세로 수정했다.
  • 알프레트 폰 란즈베르크 백작이 노이에 상수시에 잠입할 때 선대 황제로 게오르크 2세를 언급하지만 외전 2권에 공개된 골덴바움 역대 황제 목록에 게오르크 2세는 없다. OVA에서는 이 문제 때문인지 아예 란즈베르크 자작이 당시 황제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다.
  • 아스타테 회전에서 반전 요격을 진언하는 키르히아이스에게 라인하르트가 "4함대 사령관보다 더한 저능아가 되라는 거야?"라고 언급하는데, 반전 요격한 건 6함대 사령관 무어다.
  • 베네뮌데 후작부인 사건 직전 라인하르트가 2세기 반이나 이제르론 회랑에서 싸웠다고 투덜대는데, 이 시점에서 제국-동맹 전쟁은 156년 째였으므로 1세기 반이 옳다.
  • 다곤 성역 회전의 년도가 제국력 331년과 332년으로 매번 달라진다.
  • 1권 서장에서 라인하르트 폰 뮈젤이 근위사단의 소위가 되었다고 나왔으나, 외전을 보면 라인하르트는 처음부터 전선근무에 나섰지 근위사단에는 있었던 적도 없다.
  • 구국군사회의 쿠데타 에피소드에서 제1함대와 사령관 파에타 중장은 아예 존재가 말소당했다. 나중에 발매된 게임 등지에서는 파에타를 비롯한 제1함대 수뇌부가 쿠데타에 비협조적이라서 모조리 구금당했다고 설명했다.
  • 제국령 침공작전 당시 정규함대와 같이 출전했던 기타 독립부대들은 언급도 되지 않는다. 그리고 5권에서 라인하르트가 제국령 침공 당시 자신이 지휘했던 병력은 동맹군의 절반 수준이었다고 회고하나, 작중 묘사로는 제국군은 거의 동맹군 이상의 전력을 동원한 것으로 나온다. 이 역시 제국령 침공작전 당시 참전한 정규함대만 묘사하고 나머지 부대는 모조리 삭제해서 생긴 오류.
  • 하인리히 폰 큄멜의 작위는 남작인데, 5권에서는 자작으로 언급된다.
  • 루트비히 황태자의 사망년도와 에르빈 요제프 2세의 나이가 불일치한다. 황태자 루트비히는 대략 10여년 전에(우주력 786년, 제국력 477년)에 죽은 것으로 나오는데, 에르빈 요제프 2세는 우주력 796년, 제국력 487년 기준 5살이었다.
  • 4권 9장에서 미터마이어가 약탈하기 위해 민간인을 살해하려던 부하를 즉결처형 했다가 그의 출세를 시기한 무리에 의해 군법회의에 제소당했고, 라인하르트가 이를 기각하며 미터마이어를 원수부로 거두었다는 언급이 나온다. 이는 외전 2권 클롭슈톡 사건 당시 코르푸트 가문의 대위를 즉결처형했다가 고초를 겪은 일을 가리키는 것인데, 4권의 언급과는 다르게 라인하르트는 미터마이어 건을 군법회의에 회부하자고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쪽이었다. 그리고 미터마이어가 위기에 처한 이유는 그의 출세를 시기한 자들 때문이 아니라 대귀족의 먼 친척을 죽여서 오토 폰 브라운슈바이크플레겔에게 찍혔기 때문이었다.
  • 골덴바움 왕조 역대 황제 문서에는 프리드리히 4세가 재위 기간에 대한 오류가 나온다.
  • 외전 3권에서 브루스 애쉬비는 세 번 결혼했다고 나오지만 외전 5권에서 브루스 애쉬비는 두 번 결혼냈다고 나온다.
  • 안톤 페르너의 계급이 준장, 소장, 준장, 소장... 로 매번 바뀌었다. 개정판에서는 준장으로 통일하여 설정오류를 수정했다.
  • 로이슈너와 니멜러가 2대, 3대 함장으로 재직했음에도 마르 아데타 성역 회전에서 지크베르트 자이틀리츠브륀힐트 2대 함장으로 나왔다. 이후 개정판에서 문장을 바꿔 로이슈너와 니멜러를 언급하는 식으로 설정오류를 수정했다.
  • 1권에서 세바스티안 폰 뮈젤은 7년 전(제국력 480년)에 죽은 걸로 나오지만 외전 1권에서는 제국력 484년에 사망한 걸로 나온다.

3.5. 과학적 오류

  • 6권 서장 <지구쇠망의 기록>에서 인류의 우주개척사를 서술하는데, 이 중 2404년 최초로 출발한 제1차 항성이민단의 목적지가 카노프스 성계로 설정되어 있다. 그런데 카노프스는 지구로부터 약 310광년은 떨어진 적색 초거성이라는 것. 인류의 생활권이 220년 후에도 100광년을 넘지 못한 것을 보면 명백한 오류다.
  • 2680년 스피카 성계에서 선출된 대의원이 범인류평의회에서 지구와 식민성간의 불평등한 관계에 대해 비판했다고 나오는데 이 역시 오류. 스피카 항성은 지구로부터 260광년이나 떨어져 있다.

4. 기타

  • 대부분의 스페이스 오페라를 표방하는 작품에서 나타나는 설정 공백이기도 한데, 초공간도약 기술이 발달될 만큼 고도로 발달된 사회임에도, 전쟁에 있어서의 인명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의 발달이 전혀 보이질 않는다. 21세기 초반인 현재에도 무인기와 드론을 이용한 전쟁이 크게 발달하고, AI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이 가장 적극적으로 검토되는 분야가 군사분야임을 감안하면, 서기 3000년이 훌쩍 지난 세계에서, 그것도 은하계를 망라하는 기술력을 지닌 세계에서 보여주는 모습치고는 전쟁의 양상이 지나치게 전근대적이고, 인명경시 풍조가 만연하다.
    • 사실 이는 오류라기보다는 사실 SF적인 요소는 그냥 일종의 양념이고 "기술의 발전"은 전혀 주제적 초점이 아니기 때문이다. 제플 입자같이 일부러 전근대적인 전투를 벌이게 하는 요소들을 보면 알 수 있다. 거기에 많은 SF장르의 평론가들이 말하는 것처럼 SF는 창작물의 한 장르로써 '인간의 이야기'를 다루는 매체이지 미래 기술의 발전상에 대해 다루는 매체가 아니다. 미래 기술의 발전상에 대한 합리적인 예측이 보고 싶다면 소설보다는 과학책을 읽는 것이 더 좋다. 위에서도 거론된 것처럼 대부분의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에서는 초공간도약 등 우주 항행 기술은 초고도로 발전했지만 생명공학이나 정보 통신 기술등에 대해서는 그리 상상력을 발휘하지 않고 현대와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배경세계를 등장시키는 경우가 많고, 반면 사이버펑크 장르의 배경세계에서는 전자정보통신 및 네트워크 기술이나 인공지능 기술등은 고도로 발전했지만 우주항행기술에 대해서는 별다른 묘사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는 작가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개하기에 유리한 배경세계를 제시한 것 뿐이지 특별히 비판받을만한 이유라고 보기는 어렵다. 은영전은 '우주를 배경으로 한 정치활극+군담소설이고, 이 이야기를 성립시키기 위해 그에 걸맞은 배경세계가 제시된 것 뿐이다. 위 주장대로 은영전 세계의 전장이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한 로봇이나 무인병기들이 주도하는 공간>이 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그 경우 자기 자신이 탁월한 업적을 세운 명장이면서도, <군인이란 결국 살인자에 불과하며 졸장이 아군을 죽이는 만큼 명장은 적군을 죽이는 것일 뿐이다>라는 자기 모순에 빠져 갈등하는 양 웬리 라는 캐릭터의 존재 의의 자체가 사라진다. 사람이 죽은 것도 아니고 그까짓 물건 좀 부서져서 재산피해 좀 나고 만 것인데 뭐 그리 큰 죄를 지었다고 땅을 파고 앉아있겠는가? 결국 SF에서 배경 세계를 제시하는 목적은 '작가가 의도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 이지 '과학기술의 발전에 대한 정확한 예측을 제시하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하는 것이다.[66]
  • 종교가 거의 좋지 않게 묘사된다. 기독교도 90년 전쟁 이후 거의 사라진 것으로 묘사되는데 당연하지만 환란이 있으면 오히려 종교는 더 기승을 부린다. 작중에서 신설한 자유행성동맹군 제13함대의 함대 숫자를 두고 불길하다는 설명을 할 때, 지구에서 사라진 종교의 교주13번째 제자에게 배신당한 것에서 전해오는 인식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조조도 작중에서 언급이 되는데 명백한 설정오류다. 이건 사실 작가가 종교가 딱히 없는 나라에서 산 만큼 무지해서 적당히, 그렇게 먼 미래니까 사람들이 종교색이 없을 것이라는 정도로 묘사했다고 보면 된다. 또한 작중 유일하게 나오는 종교라고 할 수 있는 지구교는 그야말로 만악의 근원이며 옴진리교 같은 사이비 종교다. 다만 은하연방의 타락에 대해서는 종교가 없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타락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견해가 제시되기도 했다.
    • 반론: 이는 결국 작가가 <인류 문명을 반쯤 말아먹을 대규모 핵전쟁의 참극이 일어난 상황에서 종교가 그러한 비극을 막는 데 공헌하기보다는 오히려 광신성을 드러내어 갈등을 자극하고 심화시켰고, 그 결과로써 참사를 겨우 극복한 뒤 종교의 사회적 영역이 크게 축소된> 미래상을 상상했다는 의미일 뿐이다. 이를 두고 <작가가 종교에 대해 좋지 않게 평가했다>고 해석할 수야 있겠지만 이게 작품에 대한 비판점으로 거론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다. "종교를 좋지 않게 묘사했다" 는 것이 비판점이라면 소설 작가에게 "종교를 무조건 좋게 묘사할 의무"가 있다는 것인가? 이처럼 <종교에 대해 나쁘게 묘사하면 비판받아야 한다>는 얼토당토 않은 전제를 걸어두고 <작가가 종교에 대해 무지해서 잘못 묘사한 것이다> 라고 억지로 끌어다 붙이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것. 그리고 "당연하지만 환란이 있으면 오히려 종교는 더 기승을 부린다"고 주장하지만 이건 당연한 게 아니다. 실제 역사의 리스본 대지진 사례를 보더라도 당시 유럽에서 가장 경건한 도시 중 하나로 여겨지던 리스본이 지진으로 괴멸하고, 당시 교회에서 싫어하던 집창촌만이 그나마 재난을 면하는 상황이 일어난 것을 계기로 유럽 사회 전체에서 악의 문제에 관한 논의와 계몽주의, 탈종교화의 흐름이 탄력을 얻은 바 있다.
    • 기타: 은영전이 종교에 비판적인가 아닌가의 논쟁을 떠나 '겨우' 90년간의 범세계적 혼란기를 거치면서 전인류가 갑자기 종교의 무의미함을 깨달아 전부 잊어버렸다는 설정은 작위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것도 사실이다. 종교를 명분으로 하는 살육은 인류 역사상 어제 오늘 벌어진 일이 아니며, 십자군이 실패하고 중세 흑사병을 거치면서 유럽의 인구가 2/3에서 절반까지 줄어든 직후에도 르네상스 시대가 열릴지언정 종교가 사라지지는 않았다. 종교는 단순히 신앙과 이성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명분이나 민족을 나누는 기준이 되기도 하고, 각 공동체가 공유하는 문화와 전통으로 기능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2000년 이상의 디아스포라로 인해 유대인은 혈통보다는 유대교 신앙 여부로 구분되는 집단이며 그리스-튀르키예 인구 교환 당시 그리스인과 튀르키예인을 구별하던 기준도 종교였다. 오늘날 유럽에서 세속주의가 확산되는 와중에도 여전히 다수의 유럽인들은 자국의 기독교 전통을 향유하고 있으며, 인구 대부분이 무종교인데도 신불습합을 유지하는 일본이나 태극을 국기로 걸고 유교식 제사를 지내는 한국도 비슷한 상황이다. 물론 이렇게 인류를 서로 다른 공동체로 갈라 놓았던 개념들이 작위적으로 영향력을 잃은 것은 종교 뿐만이 아니라 민족주의, 경제이념, 지역주의 등도 마찬가지이긴 하다. 핵전쟁 이후 난립한 세력들이 전부 실패하고 합의를 통해 지구통일정부가 세워졌다는 설정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개연성을 희생한 듯 하다. 한편으로는 결국 버려진 지구인들이 권력을 되찾기 위해 지구교를 만들었다는 설정을 통해 종교의 정치적인 면 역시도 그리기는 했다.
  • 유색인종은 많은데 여군의 비율이 타 SF 매체에 비해 상당히 적은 편이다. 은하제국은 문화적으로 전근대적이라 그렇다 쳐도 특히 자유행성동맹은 평등을 중요시하는데다가 총력전이라 인력이 중요시될텐데... 당장 현재 세계 최강국인 미군의 여군도 장군이 60명이 넘는다. 그래서인지 코믹스 등에서는 일부러 여군을 집어넣기도 했다. 아드리안 루빈스키황 루이, 야마무라가 미치하라 카츠미 코믹스에서 여자로 TS되었다.
    다만 이도 작품이 연재된 1980년대 일본의 사회상을 생각한다면 크게 부자연스러운 부분은 아니다.



[1] 물론 양 웬리의 경우 성격상 우리가 일상적으로 '엘리트'하면 생각하는 출세지향적인 인물상과는 거리가 멀지만, 사관학교 출신에 군 장성으로 엘리트 이론으로 따져봐도 확실히 엘리트다. 단지 주류파가 아닐 뿐이다.[2] 물론 이 당시의 자유행성동맹 자체가 골덴바움 왕조 은하제국처럼 워낙에 막장 테크를 걷고 있는 상황인 건 맞지만. 애초에 '정상적인' 민주주의가 아닌 국가가 결국엔 막장으로 간다는 걸 잘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이다.[3] 사실 이것도 사용된 경위를 따져보면 상당히 저질인데, 학살사건 피해유족의 분노에 찬 암살기도가 고작 로엔그람 왕조의 대를 잇는 아이를 생산하기 위한 맥거핀으로 쓰인 격이다.[4] 이 비판점에 대해서도 작중에 나오는데 작중 칼 브라케는 라인하르트의 개혁에 대해서 "민중이 주도하지 않으니 진정한 개혁이라 할 수만은 없지 않은가"라며 동료인 오이겐 리히터에게 말한 바 있긴 하다. 이에 오이겐 리히터는 안하는 것보단 낫다고 평가하며 둘은 그래도 라인하르트가 루돌프처럼 되지 않게 민중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데엔 합의했는데 이 두 명도 귀족출신 엘리트임을 생각해보면...게다가 두 명은 개혁파의 리더로 말하자면 올바른 사회를 건설할 것을 주장하는 사람들이었다. 즉 최고 엘리트+개혁파의 입을 빌려 "사회를 굴러가게 만드는데 중요한것 중 하나는 민중이다."라고 말하고 싶었을지도. 그 장면을 빼고는 그 부분 묘사가 없어서 아쉽지만.[5] 이들도 연방과 반목이 생겨 탈퇴한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사정상 거리를 두고 있는 것이며 탈퇴 이후로도 독재나 권위주의 통치 체제가 기존 정부를 대체했다거나 하지도 않았다.[6] 단 미야자키의 경우에는 젊은 초인이 등장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와 평화롭게 섞여 산다는 걸 보면 위 두 작가와는 확실히 다르다. 게다가 그의 작품 중엔 젊은 초인이 등장해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는가 싶었더니 달리 보면 부정적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결말을 내놓은 작품도 있다. (극장판이 아닌 코믹스 기준)[7] 라인하르트는 버밀리온 성역 회전에서 양에게 밝혔듯이 절대적인 진리를 추구하는 게 아닌 싫은 놈 명령을 안 들을 수 있는 힘을 추구했다. 그래서 라인하르트의 정치관은 전제주의자지만 본질적으로는 '전제주의건 민주주의건 상관없이 강하고 현명한 놈이 우주를 다스리면 그만' 식이다.[8] 오히려 작중에서 양 웬리는 민주주의에 대한 비판은 중우정치에 대한 비판만 할 뿐 전제군주에 대한 위험은 언급할 때마다 강조한다. 심지어 라인하르트조차 제 자신이 전제군주제의 군주이지만 루돌프의 악행에는 동맹처럼 치를 떨고 양 웬리의 민주주의에 대한 옹호론을 차분하게 논박하거나 민주주의에서는 양 웬리 하나조차 제대로 쓰지 못했다는 말을 했을 때 미터마이어가 "골덴바움 왕조에서 폐하를 제대로 쓰지 않으신 것을 생각해주십시오."라는 말에 공감하는 등 어쨌든 그도 절대적인 전제군주제빠가 아닌 나름 스스로의 합리성을 가진 전제군주로 우리가 생각하는 전형적인 전제군주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비판] 마냥 혼합형 체제는 아니고 정권교체가 어느정도 가능하고 정치인들도 지지율에 매우 민감해 하며 대형 참사에 내각 전체가 사임하는 등 사실 결함있는 민주주의라고 볼 수 있는 요소들도 많이 존재한다. 애초에 뒤에 말한 요소들도 쿠데타 건은 일으킨 군부쪽은 어디까지나 정치권력이 전혀 없었고 명분이 너무 미약해서 시민들은 물론 같은 군인 세력인 양 함대에게도 전혀 지지받지 못하다가 진압당했고 트뤼니히트의 행보는 개인적 관점이지 그와 그의 집단 전체의 관점이 아니다.(당장에 그에게 붙어먹던 아일랜즈조차 이런건 몰랐다.) 심지어 양 웬리는 구국군사회의에게 비판할 자유를 박탈했다고 비판했는데 이 말은 적어도 자유행성동맹은 정치인이 잘못하면 그것을 비판하고도 아무 문제 없을 정도의 자유는 남아있었다는 얘기다. 실제로도 언론인인 패트릭 아텐보로는 군을 비판했으며 제시카 에드워즈도 반전주의를 설파했지만 패트릭은 뭔가 탄압당했다는 언급은 없으며[67] 제시카는 파이펠이 "우리가 얼마나 목숨걸고 싸우는데..." 라며 구시렁거리고 반대파들도 그녀가 구국군사회의 세력에게 죽은 후에야 "멍청이들 덕분에 손 안 대고 코 풀었다"고 뒤에서 반응했을 정도로 적어도 탄압당한 흔적은 거의 전무하다. 기껏해야 우국기사단의 테러 정도가 탄압의 전부이긴 한데 그 우국기사단의 테러도 사실 제시카를 상대로 한건 OVA에서만 나온 일이다. 또한 트뤼니히트는 정상적인 민주적 절차에 따라 지도자가 되었으며 어느 누구도 부정선거니 뭐니 하는 말이 없다. 작중에서도 트뤼니히트에 대해선 부정선거로 지도자가 되었다는 말이 없고 지도자로서의 무책임함, 무능함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무엇보다 동맹 시민들은 민주시민으로서의 의무까지 망각하진 않았다. 즉 혼합형 체제라고 부르는건 다소 박한 평가다.[10] 오히려 이런 식으로 '민주운동'을 비판요소로 잘 써먹는 나라가 독재국가들로 이런 나라들은 민주주의 운동들을 '국가적 혼란'으로 선전하며 민주주의는 혼란을 가져올 뿐이라고 열심히 선전한다. 그러나 민주주의가 혼란을 가져오는 경우는 대체적으로 민주주의 자체보다는 의식수준이 낮은 국민들의 미숙한 운영 탓이 크다. 당장에 민주주의가 혼란을 가져오는 체제라면 미국은 도대체 왜 초강대국이란 말인가? 심지어 다소 문제가 많긴 해도[68] 일단 건국할 때부터 민주주의를 시행했고 헌법만 조금씩 바꿔가며 200년 넘게 유지해오고 있다. 존속기간으로 따지고 보면 건국으로부터 230여년 정도 지났으며 현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를 중심으로 한 트럼피즘과 큐아넌, 의회 폭동 등 분명히 문제가 많은 상황이지만 자유행성동맹에 비할 바는 아니다.[11] 물론 레벨로와 황 루이의 대화에서 황 루이가 라인하르트의 개혁을 주제로 얘기하면서 "어쩌면 우리보다 그쪽이 더 좋을지도 몰라"라는 투로 말하기도 했지만 이 역시 골덴바움 왕조 VS 자유행성동맹은 아니다. 게다가 라인하르트 자체가 워낙 넘사벽인지라 동맹에서도 능력만큼은 인정한 인물이고 원한다면 동맹의 지도자가 충분히 되었을 인물이다. 동맹의 부패한 껍데기 민주주의가 로엔그람 제국의 정치보다 못하다는 것까지 증명한 것은 결코 아닌 것이다. 이 당시 골덴바움 왕조는 거의 망해가고 있었으며 대신 라인하르트가 정권을 잡아 사실상 로엔그람 왕조가 탄생한 거나 다름없는 상황이었다. 이 점에서 보면 황 루이의 말은 민주주의 폄하 의도가 아니라 병든 민주주의에 대한 한탄의 성격일 가능성이 있다.[12] 이를 희극적으로 묘사하는 것 중 하나가 응웬 킴 호아 광장 사건에서 양 웬리 만세를 외치는 구 동맹 시민들이다.[13] 물론 라인하르트도 엘리트라면 엘리트로 유년학교를 매우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던 인물이긴 했다. 하지만 그러면 뭐하나, 양 웬리에게 맨날 지는 것을. 더욱이 양 웬리와는 달리 실책도 여러번 저지른다.[14] 양 타이롱의 루돌프 같은 폭군이 탄생할 수 있던 이유를 설파한 것도 맥락이 비슷하다. 그는 그 때의 민중은 고생하기 싫어했다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노력할 생각을 안 하고 어디서 나타난 초인이나 성자가 대신 그 고생을 짊어져주기를 바랬으며 루돌프는 단지 이를 이용했을 뿐이기에 독재자가 나타나는 것은 독재자를 선택한 민중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15] 아무리 민주주의를 택해도 그 민주주의에 따라 의무를 행할 민중에게 문제가 있다면 해당 민주주의 국가도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작중에서도 최악의 폭군으로 지탄받는 루돌프도 엄연히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국가원수가 되었다.[16] 작중에서 병든 민주주의의 가장 극단적인 사례가 은하연방 말기로 사회 전체가 자유행성동맹은 차라리 멀쩡해보일 정도로 눈 뜨고 봐주기도 힘을 정도로 사회 전체가 병들었고 이에 따라 정치도 엉망이 되었다. 적어도 독재자를 찍지는 않았던 동맹 시민과는 달리 연방 시민들은 독재자를 찍었다.[17] 특히 이 말을 작중에서 한 게 전제군주국은하제국의 지존인 황제 프리드리히 4세라는 것. 다나카 요시키의 고국인 일본으로 치면 현직 천황이 저런 말을 했다고 가정해보면 편하다.[18] 재미있게도 이런 작가의 사상에 가장 가까운 캐릭터는 양 웬리다. 국가의 허상, 광신적인 애국심 비판, 권위 부정 등 모두 양 웬리에게 해당된다. 그리고 당연히 기존제도와 이념을 중요시하는 동맹정치인에게 무정부주의냐는 말을 들었다.[19] 물론 링 파오 쪽은 이해할 점도 있는 게 우주해적 토벌은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은하연방의 제독 크리스토퍼 우드가 명장으로 이름을 날린 것도 우주해적을 때려잡은 업적 때문이었고, 루돌프 폰 골덴바움도 우주해적 열심히 때려잡으면서 28세에 소장을 달 정도로 쾌속 진급했다. '고작'으로 폄하할 일이 아니라는 것. 거기에 레오폴트 슈마허가 준장 계급 달고 우주해적과 싸우다가 행방불명당한 것을 보면 장성급 지휘관에게도 우주해적 소탕은 꽤 위험한 일이기도 하다.[20] 귀족들 비자금 털어서 국고를 충당하는데 그 돈이 바닥나면 어떻게 할 건지 조금의 언급도 없다. 감세 복지가 얼마나 허상인지는 말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21] 군사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젊은 나이에 준장 자리까지 오른 초 엘리트라는 양반이, 동맹 전 병력의 6할을 일시에 동원하는 초대형 작전을 입안하면서 구체적인 작전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해 "일단 제국 영토로 밀고 들어간 다음 유연한 임기응변으로 대응하자."라는, 쉽게 말해 "뒷일은 모르겠고 일단 쳐들어가고 보자."라는 어처구니 없는 답변을 내놓는다. 웃긴 건, 심지어 이런 말도 안 되는 작전이 실제로 통과됐다. 게다가 해당 작전 초기, 제국군의 청야전술로 인해 동맹군은 점령한 행성 주민들에게 대량의 물자를 지원해줘야 했는데, 점령 행성이 늘어날수록 이 지원품의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져 도저히 원정군이 감당할 규모가 아니게 됐다. 그런데 정작 원정군의 총사령관이라는 원수 양반은, 함대가 보유한 물자가 아니라 본국 물자를 다 털어와도 감당 못 한다는 보급담당관의 보고를 무시하여 함대를 심각한 보급부족 상태로 몰아넣고, 견디다 못한 함대 사령관들이 철군을 요구할 때 편하게 낮잠 자고 있었다. 이 정도면 구 일본군 수준과 맞먹는다. 그저 자유행성동맹군이 구 일본군을 산정하고 만든 것일지도[22] 실제로 소설의 기본적인 작법 중 하나로 작품에 등장하는 미인이 얼마나 미인인지 독자에게 보여주고 싶을 때는 그 인물에 대한 묘사를 덕지덕지 가져다붙이는 것 보다는 그 인물을 본 주변인물들이 보이는 반응을 통해 묘사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보는 경우가 많다. 은영전의 경우 역시 양 함대의 주요 인물 구성 자체가 '양 웬리가 비범한 작전안을 내놓는다 → 상식인인 무라이가 그 계획에 태클을 건다(메타적으로 보면 작가가 양의 입을 빌려 자연스럽게 설명할 기회를 만든다.) →양이 작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 파트리체프가 과연 양 장군님! 이라고 감탄한다'는 구성을 통해 이런 기법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짜여져 있는 것.(특히 은영전은 '자신의 역할은 양 장군을 돋보이게 하는 것' 이라는 대사처럼 이런 메타적인 작가의 구상을 아예 작중 캐릭터간의 관계에 직접 반영하고 있다.)[23] 까놓고 말해 수만년 후의 전쟁의 양상이 어떻게 될 지 지금 현재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24] 현실에서 항공모함만 해도 한척 만드는데 5년 정도는 걸린다. 물론 이건 현대기술을 몰빵해 만드는 거라 다른 것들보다 더 오래 걸리는 것이겠지만...[25] 양 함대의 명성에 걸맞지 않을 정도로 너무 고전한 나머지 제국군 측에서는 오히려 양 함대의 함정으로 오해하여 한동안 적극적인 공세에 나서지 않았다.[26] 특히 참모진이 그런 경향이 있는데 피셔의 경우 아스타테 전투의 패장이었고,[69] 무라이파트리체프는 평생 시골 항성계에서 썩을 인물들이었다.[70] 부관인 프레데리카 그린힐아버지원죄 때문에 쫒겨나는 게 당연시 됐고,[71] 쇤코프도 상당히 미움받는 자였던지라 꽤나 간당간당한 처지였다. 쇤코프 휘하의 로젠리터 역시 마찬가지고.[72][27] 이는 라인하르트도 마찬가지, 실제로 라인하르트의 부하들은 평민 ~ 하급귀족이었다. 작중 은하제국에서는 평민은 귀족에 밀려 진급되기 어려움을 감안해보면 이들 역시도 자신들을 선택해준 라인하르트에 경외심을 가졌을 것이다.[28] 가령 한 전투를 다룬다면 앞에 나온 것을 다 넣는다면 이 전투를 위해서 얼마나 사전훈련을 했고 보급계획은 어떻게 세웠고 군세는 얼마나 적절할지 논했고 이를 얼마나 부하들과 협의했는지 등등을 다 넣어야 한다. 이럴 바에야 그냥 다 생략하거나 간단하게 처리하고 전투 장면만을 넣는 게 나을 지경. 그나마 부하와 협의하는 장면은 종종 나오긴 한다.[29] 본인도 이런 자리에서 오는 힘이 필요하다고 여겼는지 구국군사회의 쿠데타가 일어나기 전이나 제1차 라그나로크 작전 직전에 동맹군 3대 장관의 하나인 우주함대 사령장관에 앉아있는 뷰코크에게 사적으로 찾아가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해주곤 했다. 문제는 뷰코크가 앉은 우주함대 사령장관도 사실 동맹군 3대 장관 중에서는 순위가 꼴찌라서 별 도움이 못 되었다(...) 서열상 최고평의회 의장>국방위원장>통합작전본부장>우주함대 사령장관인지라 이중 가장 서열이 낮은 뷰코크로서는 그저 양을 대신해 양의 견해만 피력해줄 뿐 뭔가를 할 수가 없었다. 심지어 구국군사회의 쿠데타에서는 양도 뷰코크도 '1함대가 있는데 설마 무슨 일이 일어나겠냐' 싶었지만 결과는...[30]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4권<책략편>, 윤덕주 옮김, 서울문화사 pp.203~p.204[31] 이 대사는 반론측의 알렌산드르 뷔코크의 대화 전문이다.[32]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7권, 윤덕주 옮김, 서울문화사 p.240[33] 반론에 제시된 인용문[34] 정확히는 월터 아이랜즈가 무능해서이다. 욥 트류니히트가 사라졌다면 그 즉시 최고평의회에서 트류니히트를 탄핵[오류]하고 자신이 자리에 오르던지 비상체제로 운영해야 했다. 그랬다면 욥 트류니히트가 갑툭튀를 시전할 수 없었다.[반론][35] 김재천, 민주평화론: 논의의 현주소와 동북아에서의 민주평화 담론, p.369.[36] 실제로도 반전파인 제시카 에드워즈가 당선되었다는 점을 보면 동맹 내에는 분명히 반전파가 있었다. 그러나 큰 시각에서 보면 애초에 자유행성동맹의 적국은 은하제국이라는, 동맹을 반란군 따위로 보는 국가라는 점에서 평화논의가 있어도 필연적으로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사실 이 부분을 보면 반전파는 태생적인 모순을 안고 있는 셈인데 설사 반전파가 집권하여 제국과의 화평을 모색해도 애초부터 제국은 동맹을 반란군 따위로 보고 있으므로 평화협정은 처음부터 안 맺으려고 하거나 맺으려고 해도 바라트 화약 이상급으로 굴욕적인 조건 아니면 안 맺으려고 뻗댈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그렇다고 화평을 맺으려는 노력을 중단하면 반전파로서의 정체성이 죽고 그렇다고 받아들이면 민주공화주의자라는 정체성이 죽는다. 다만 이것은 제7차 이제르론 공방전 전까지의 이야기, 이후에는 이제르론 요새를 거점으로 하여 방어전만 치른다는 방식으로 전쟁은 치르되 그나마 반전주의자들이 만족할만한 방식으로 치른다는 발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37] 다만 이는 지도자를 바꾼다는 점으로 상쇄 가능하다. 애초에 동맹은 민주주의 국가라서 동맹 시민들은 제국민들에 비해 더 많은 자유와 권리를 누리고 있고 교정구의 존재로 인해 동맹 시민들의 제국에 대한 두려움은 크며 이는 엘 파실 전투파트에서 드러난다. 즉 동맹 시민들이 제국에 항복하고 싶어할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동맹은 정부에 불만이 많으면 투표로 내각을 교체하면 교체하지 나라를 전복시킬 생각을 할 리는 없고 평화를 위해 제국과의 화평을 모색하자니 방법은 제국이 알아서 동맹을 침공하지 않거나 동맹이 제국과 화평을 맺는 것 뿐인데 전자는 이 시기가 하필이면 프리드리히 4세가 오랜 재위기간에 비해 업적이 없어 제국군에서 군사적 업적이라도 달아드려여 한다고 대규모 원정군을 자주 꾸리는 시기라 무리, 후자는 두 문단 위의 마지막 주석에서 말했듯 이제르론 요새를 방어선으로 하여 방어전만 치르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38] 찬성이 271, 반대가 262이었다.[39] 물론 반론을 하자면 자유행성동맹은 은하연방의 계승을 주장하며 민주주의를 파괴한 제국을 타도하기 위해 전쟁을 시작했다. 문제는 국력상 제국이 동맹을 앞지르고 군사력도 동맹이 제국을 앞지르는 게 아니며 머나먼 거리 등 여러 요소로 동맹은 방어전만 치르는 게 150년 정도 유지되었다는 것, 그러다가 이제르론 요새의 점령으로 '그나마' 찾아온 공격의 기회며 표면상으로 제국령 침공작전은 잘 되면[75] 제국을 멸망시키고 은하연방을 부활시킬 어쩌면 다시없을지도 모를 기회였다. 정치인이야 명석한 판단으로 내릴 의무가 있지만 정치인 수준의 판단을 내리긴 어려울 일반 민중이 저 기회나 농담이 아니고 이번 한 번의 기회로 영구적으로 기나긴 제국과의 전쟁을 끝내거나 그것이 아니더라도 제국에게 큰 타격을 입혀줄 그 절호의 기회에 혹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애초 제국령 침공작전이 앤드류 포크의 열폭으로 절차를 무시하고 로보스 원수에게 다이렉트로 제출된데다 최고평의회는 지지율에 혹해 통과되었다는 사실은 작품을 읽는 독자들이야 처음부터 그렇게 나와 있으니 이런 소리를 하지 작중의 동맹 시민들은 이 사실을 제국령 침공작전이 대차게 말아먹은 후에야 알았다. 그러니까 그들 입장에서 제국령 침공작전이 처음 나왔을 때는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겠지만 분명히 "뭔 소리야? 이거 잘 되면 제국 멸망시키고 우리가 은하연방을 부활시키고 무엇보다 저 지긋지긋한 전쟁도 끝난다고!"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혹자는 제국에 비해 열세인 동맹의 국력, 지리적 정보의 부족함 등등을 꼽아가며 말이 되냐고 말할 수 있겠지만 동맹 시민 전체가 그런거 하나하나까지 꿰고 있을 수는 없다. 하다못해 그런걸 전부 꿰고 있더라도 정말 극단적으로 국력차가 나지 않는 이상은 실전에서는 다르게 작용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제국령 침공작전의 패인이 된 것은 어디까지나 라인하르트 원수부의 사기적 능력, 청야전술로 인한 민심이반, 무능한 수뇌부 뭐, 이런 요소지 지리적 정보의 부재나 국력의 격차 같은건 영향을 주지 못했다. 즉 군사력과 국력으로는 동맹도 제국을 단판 승부[76]로 거꾸러뜨릴 가능성이 없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 동맹 시민들의 민심은 지지율로 연결될 것이다. 물론 제대로 된 지도자라면야 대중들이 모르는 제국령 침공작전의 전말과 아무리 그래도 도박성 높은 작전안인 만큼 절대 찬성하지 않았겠지만 지지율에만 눈이 먼 지도자라면 충분히 찬성하고도 남는다.[40] 허나 앞에서 말했듯 아일랜즈는 탄핵이든 내각불신임이든 그런거 하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무엇보다 아일랜즈는 국방위원장이지 부의장이 아니다. 동맹이 대한민국식의 체계에 따랐다면 의장(대통령)-부의장(국무총리)-위원장(장관)-위원장 바로 아래(차관)-하이네센폴리스 시장(서울시장) 식으로 승계되었을텐데 문제는 의장인 트뤼니히트야 튀었지만 부의장은 안 튀었다는 거다. 그나마 아일랜즈의 의견에 다들 납득하고 따라주었다는걸 보면 부의장이 승계해도 아일랜즈에게 태클걸지 않았을 것 같기는 한다는 게 위안이나 앞에 말했듯 탄핵이든 내각불신임이든 둘 다 하기엔 상황이 너무 시시각각으로 나빠지고 있었다. 한다 쳐도 탄핵은 절차를 다 밟기엔 몇 달은 걸리고 내각불신임은 국회에서 하는 것이며 그걸 하면 내각이 모두 총사퇴해야 한다. 물론 앞서 말했듯 트뤼니히트를 뺀 임시내각처럼 활동할 수도 있긴 하겠지만...[41] 기실 버밀리온 회전 직후부터 양 웬리의 언행은 일치하지 않았다. 예를 들면 로젠리터가 양 웬리에게 충성맹세를 하고 카젤느도 동의했을 때 캐릭터성에 비추어 보면 양 웬리는 기겁을 하며 뭔 헛소리냐고 따져야 했다. 물론 카젤느가 말했듯 이미 양 함대는 구성원 내부의 자의와 동맹정부의 무능으로 군벌화가 진행되었지만 그렇지만 일단 그들은 동맹군 소속인 이상 이 발언이 동맹정부에게 알려졌다면 동맹정부에서 이들 전원을 체포하려고 해도 할 말이 없는 발언이다. 그런데 그런 발언을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넘겨버린건 큰 문젯거리다.[42] 실제로도 제10차 이제르론 공방전에서 메르카츠 불신, 양 함대 일원 불신 등으로 양 웬리를 온갖 핑계를 내세워 엘 파실에 남겨두게 하려는 것이 양 웬리는 크게 불쾌해 했지만 그걸 적어도 정부 요인들에게 대놓고 드러내며 반항하진 않았고 그냥 부하 겸 아내인 프레데리카 옆에서 불평만 좀 하고 순순히 받아들였다.[43]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4권 <책모편>, 김완, 이타카(2011), p.232~233[44]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7권 <노도편>, 김완, 이타카(2011), p.285~286[45] 다만 라인하르트는 동맹을 뭐 반란군 따위로 인식해서가 아닌 우주를 손에 넣고 싶다는 개인적인 욕구가 작용했다. 실제로 그래도 겨울장미원의 칙령 전까지 공식적으로 동맹은 반란군이었지만 어전회의에서 동맹을 동맹으로 말하는 것도 제국군 장성이 동맹군보고 동맹군이라 말하는 것도 문제시되지 않았다.[46] 그리고 노부인 건도 사실 제국이 전쟁을 계속하는건 그 노부부가 이해할 명분이 없다. 제국이 전쟁을 이어나가는 이유는 '신성불가침한 황제폐하께 반기를 든 무엄한 반란군 놈들을 평정하기 위해서' 인데 그래서 노부인이 얻는 이득은? 제국이 이겨서 동맹을 정복한들 노부인에게 1제국마르크라도 돌아오는 게 있는가?[77] 반대로 동맹이 이겨서 제국이 정복당해도 노부인에게는 지배자가 제국에서 동맹으로 바뀔 뿐 특별히 돌아오는 해가 있을 것도 없다. 동맹이 제국민을 탄압하려고 싸우는 게 아니니까, 하지만 동맹은 다르다. 지면 나라가 망하는건 둘째치고 제국에게 가혹한 탄압을 받는다. 그렇기에 지긋지긋한 전쟁이지만 '민주시민으로서 살고 싶다면' 싸울 수 밖에 없다. 즉 노부인은 애초에 얻을 이익도 없는데 그런 전쟁에 자식이 싸웠다 전사하니까 제국에 환멸을 느낀 것이고 동맹 시민은 살기 위해서 싸우는 거니까 전쟁에 지쳐도 납득하는 것이다.[47] 예를 들어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민주평화론은 또 1패했다. 하지만 민주평화론을 지지하는 이들은 "민주평화론이란 발전된 민주주의 국가끼리는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하고 있고, 민주평화론이 말하는 민주주의 국가의 기준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높고 엄격해지는 경향이 있다. 러시아 역시 더 높아진 기준으로 보면 형식적인 민주주의 국가일 뿐 충분히 발전된 민주주의 국가라 할 수 없다고 말할 여지가 있으니 이 이론을 지지하는 이들은 새로운 설명을 곧 제시할 것이다.[48] 물론 문민통제원칙에 따르면 아일랜즈도 실전지휘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뷰코크나 양 웬리가 그에게 꼬박꼬박 보고했어야 하다는 단점은 있다.[49] 양 웬리는 전우주구급 명성이었던 반면 롬스키는 꼴랑 엘 파실에서나 어느정도 명성이 있던 수준이었다. 엘 파실 독립정부가 들어섰고 양 웬리가 그 밑에 들어섰어도 제국은 "엘 파실 독립정부? 그게 뭔데?" 정도의 수준이었다. 심지어 회랑 전투 이후의 회담도 엘 파실 독립정부는 개무시하고 양 웬리 하고만 협상하려다 양이 엘 파실 독립정부의 권위를 인정해주었기에 겨우겨우 엘 파실 독립정부 참여하게 된거다. 위상에서 일개 군벌집단 지휘관이 약소하기는 하나 임시정부의 수장을 훌쩍 넘어섰다는 점에서 그 차이를 짐작할 수 있다.[50] 율리안은 더스티 아텐보로 중장을 추천했지만, 아텐보로는 자기는 흑막으로 있고 싶다며 거부했다.[51] 라고는 하지만 애시당초 그런 이유로 도망쳤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무리 그래도 양 함대의 일원들이 그 정도로 무책임하지는 않으며 그 증거로 프레데리커 그린힐과 율리안 민츠가 그 자리에 앉았을 때 아무도 거기에 토를 다는 인물도 없었고 다들 성실하게 일했다. 그러니 그보다도 그들이 그 자리를 기피한 것은 모든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그 자리는 영원히 양 웬리의 것이었던 만큼 누가 그 자리에 앉아도 아무도(심지어 그 자리에 앉은 인물조차도) 납득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납득할 만한 인물은 양 웬리와 가장 가까웠던 프레데리카 그린힐과 율리안 민츠 뿐이었다.[52] 물론 간간이 작품 내에서 작중 등장인물들의 말로서 양 웬리의 항복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나온다. 그러나 그것들은 단순한 한탄이지 진지한 비판은 아니다.[53] 애초에 양 함대에서 가장 반골 기질이 강하다. 양이 틈만 나면 위정자들에게 독재자가 되려는 의혹을 받는것도 이 양반 때문이고...[54] 이런 식이라면 한국전쟁에서 한국은 전쟁이 시작함과 함께 항복했어야 한다는 결론으로 귀결된다. 왜? 한국전쟁에서 죽었을지도 모를 200만명이 사니까 간혹 북한의 막장성을 가지고 경우가 다르다고 할 수 있으나 양 웬리에 대한 비판에 전쟁에서 흘리는 피에 집중되어 있다는걸 감안하면 전혀 다를 것 없다.[55] 알레이 버크급 구축함의 승조원은 300명대 수준이고 줌왈트급 구축함은 140명의 승조원이 탑승한다.[56] 제국의 경우에는 중장~상급대장[57] 전함에는 중령~대령, 순양함에는 소령~중령, 구축함에는 소령이 함장으로 부임한다.[58] OVA에서는 13억.(처형 5억+시민권 박탈 8억)[59] 당장에 에리히 2세는 아우구스트 2세를 상대로 반란을 일으켜 찬탈했는데 아우구스트 2세가 워낙 막장이었던지라 진압군들은 거의 싸우지도 않아 항복한 사람이 전사자의 20배에 달했다. 그렇지만 전제정에서의 집단 행동이 그만큼 어려운 일임을 유념하자. 전제주의 정부를 전복하는 것은 문화적인 주입과 세뇌로 인해 공화정을 바꾸는 것보다 힘들다. 물론 적어도 골덴바움 왕조를 무너뜨릴 수는 있을 것이다. 애초에 나라 인구의 90%가 나라를 버릴 정도면 전제군주정에는 익숙할지언정 세뇌 따위는 통할 리가 없다.[60] 농담 같지만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엘리트층 내부에서는 출산을 안 하는데 반해 정작 저학력 비숙련 노동자 가정에서 서너명의 자녀를 두는 일을 생각보다 흔하게 발견할 수 있다. 다만 일본이 빈곤층 한정으로는 이런 일이 흔한 반면, 한국은 빈곤층 내부에서조차 이게 주류의 흐름은 아니고 좀 애매한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출산율이 급감했다고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61] 게다가 인구증가라는 게 게임에서 찍어내는 것마냥 무작정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역병과 기성세대의 사망, 사고 등의 변수로 인해 줄어드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바라트 행성계가 모든 자원이 풍족하고 사회 구성체들간의 다툼이 없었고 질병이 창궐한 적이 없다고 하더라도 저 수치는 지나치게 비약적이다. 하물며 바라트 성계는 작중 시점에서 자급자족이 불가능한 행성계다.[78][62] 정작 또 현대의 모습대로 사는 장면도 나온다. 물론 이 경우는 귀족 영지의 1차산업에 종사하는 주민들과 정부의 지배를 받는 상공업에 종사하는 주민으로 나누어 보면 편하겠지만.[63] 그리고 나름 납득을 가게 하기 위해서인지 사실 동맹의 수준은 제국보다 떨어진다고 한다. 예를 들어 자유행성동맹에서 개발한 '787년형 표준전함'은 제국군 표준전함에 맞대응하기 위해 개발되었고 우주력 787년에 실전배치 되었는데 정작 제국군의 표준전함은 우주력 740년에 나왔다(...) 무려 50년씩이나 차이가 나는데 심지어 그렇다고 기능이 압도적으로 좋냐면 그것도 아니다. 오히려 이걸 만들겠다고 일부 기능은 완전히 포기했다.[64] 일부는 온당치 않은 비판이기도 한데 제8차 이제르론 공방전 부분은 정확한 지점에 한방에 갈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고 마르 아데타 성역 회전의 경우 이것은 뷰코크가 지리적 이점을 활용했기 때문이지 라인하르트가 모자란 게 아니다. 제국군 장군들도 하나같이 "아오 그 영감은 왜 그딴 곳에 짱박았냐"라고 툴툴거렸을 정도로 뷰코크가 자리를 잘 잡아놨기 때문이었다. 1:3의 불리한 전력이라도 지형을 잘 이용하면 선전은 물론 승리도 할 수 있다. 물론 뷰코크는 승리는 바랄 수 없단 걸 잘 알고 있었지만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맞는 말이긴 하다...[65] 요점은 이제르론 회랑이 아무리 좁아도 어떻게 1개 함대가 지나갈 수 없겠냐는 것.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1만척의 함대를 줄지어 늘어놓았고 각 함선간 거리가 1km라고 가정하자. 아무리 그래도 1만척이면 1만km로 지구 지름보다도 짧은 거리다. 문제는 이제르론 회랑의 넓이는 적어도 하나의 항성계 수준의 거리라는 것이고, 예시로 우리가 사는 태양계의 지름은 150억km에 달하는데 이제르론 주포의 사거리는 고작 백수십만km 정도로 추정된다는 것. 즉 이제르론 주포의 사거리는 항성계 너비의 1만 분의 1 정도에 지나지 않으며, 이를 비유하자면 사거리 100m짜리 소총 진지를 하나 배치해놓았다고 1천km 길이의 한반도 전체의 통과가 막혔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점을 고려해보면 이제르론 요새가 있다고 한들 동맹군이든 제국군이든 그 사이를 지나가지 못한다는 건 있을 수가 없다. 그나마 이제르론 요새로 인해 퇴로가 차단되어 앞뒤가 포위되는 꼴이라 하면 말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경우엔 이제르론을 포위하는 부대와 제국령 넘어 공격하는 부대로 나누면 충분하다. 일부 SF물에서처럼 특정 아주 좁은 지점에서만 초공간 도약이 가능하다는 설정을 붙여 그곳이 이제르론 요새 바로 앞이라 설정하거나, 스타워즈의 인터딕터처럼 강제로 초공간 도약을 막는 장치가 있다거나 하는 식이라면 가능하겠지만 작중엔 그런 묘사가 없다.[66] 예를 들어, 이런 관점으로 SF 작품을 까기 시작하면 SF 걸작중에서도 욕 안 먹을 작품이 별로 없어진다. 아이작 아시모프"원자력의 활용 기술도 잃어버릴 정도로 심각한 기술적 퇴보가 일어난 세계에서 어떻게 초광속 우주항행기술은 유지할 수 있느냐?"고 까일 것이고, 로버트 하인라인"네트워크 개념은 예측했지만 통신기기의 소형화, 휴대화는 예상 못했고 소련의 멸망도 예상 못했다"고 까이고 윌리엄 깁슨"사이버스페이스 개념이 탄생할 정도로 정보통신기술이 고도화된 사회를 예측하면서도 저장매체의 용량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하리라는 것은 예측하지 못했다"고 까이며 올더스 헉슬리"세포복제와 DNA 조작 개념을 몰라서 수정란의 난할과 알콜을 이용한 태아의 신경계 파괴같은 조잡하고 위험한 방법으로 클론을 제작하는 이상한 세계관을 만들었다"고 까일 것이다. 이런 비판이 과학기술의 발전상에 집착하는 일부 독자의 허영심을 만족시켜주는 것 이외에 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SF적 클리셰의 총집합격인 겁스테크 레벨 개념을 보면 울트라테크(SF에 나올법한 고도로 발전한 과학기술)의 영역인 TL 10 이상은 한 종족(또는 한 세계)가 모든 분야를 갖춘 것으로 다루지 말라는 조언이 나온다. 마스터가 전개하려는 이야기에 따라 특히 발전한 기술영역과 (현대인인 플레이어가 이해하기 쉽게) 현대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 기술영역이 섞여 있어야 이야기를 진행하기 쉽지, 무작정 모든 기술영역이 모두 발전한 것으로 다뤄버리면 이야기를 만들기 어려워진다는 조언이다. 게다가 겁스 4판은 고작 2004년에 출간되었는데도 고작 10~15년만에 '겁스 제작진이 예상한 미래 기술의 발전상이 틀렸다'(정보통신 기술이나 인공지능 기술, 무인화 기술은 예상보다 훨씬 빨리 발전했고, 우주 비행 관련 기술은 예상보다 진전이 느리다)는 소리를 듣는 판이다. 하물며 1982년에 출간된 소설을 두고 '이후 30년간 이뤄질 기술 발전상에 대해 정확히 예상하지 못했다'고 비판하는 것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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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기껏해야 결혼할 때 장인에게 군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대판 싸우고 '아들이 태어나면 군인으로 키운다'는 조건으로 결혼허락을 받았다는 것 정도[68] 처음에는 부유층 남성만 투표권이 있었고 인종차별과 노예제가 당연했으며 아메리카 원주민에 대한 학살과 강제이주도 태연히 자행되기에 현 시점으로 보면 제대로 된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다. 정말로 현 시점으로도 민주주의 국가로 볼만한 것은 흑인민권운동으로 흑인에게도 실질적인 투표권이 주어진 1960년대 이후의 일.[69] 정확히 말하면 이 전투에서 경력이 막힐 정도의 실책을 저질렀는지의 언급이 없고 심지어 이 때에 대한 언급이 너무 없다. 오히려 소설에서는 그나마 선전하였고 피스톨레 제독이 전사한 후 잔존함대를 수습했다고 되어 있기에 패전 책임은 없다.[70] 두 사람은 상관에세 잘 보이는 기술이 없고 그럴 사람도 아니었다.[71] 구국군사회의 쿠데타가 일어난 후부터 거의 그럴거라는 분위기였던지 드와이트 그린힐은 딸을 거의 포기하다시피했고 양 함대 내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있었는지 심지어 프레데리카 그린힐 본인조차 쫓겨날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같은 때에 쇤코프가 만일 그렇다면 내가 사람을 잘못 본 것이라고 말하며 양이 그럴 리 없다고 여겼으며 실제로 그랬다. 후일 사문회에서 이를 빌미로 정치인들에게 힐책을 듣지만 양은 부관을 쓰는건 내 재량이고 우리나라가 골덴바움 왕조처럼 연좌제라도 있냐며 가볍게 대꾸했다.[72] 쇤코프는 이상한 마음만 안 먹으면 틀림없이 장군이 될 것이란 평을 받았지만 독설이 심해 상관 입장에서는 부리기 힘들었고 로젠리터는 역대 연대장의 절반이 역망명할 정도로 흉흉한 면이 많았다.[오류] 동맹이 의원내각제로 추정되는걸 감안하면 탄핵이 아니라 내각불신임이다. 다만 문제는 이러면 정부 자체가 붕괴하는 데다가 국방위원장인 아일랜즈까지 목이 날아간다(...) 뭐, 아일랜즈가 잠정적인 정부수반이 되고 기존의 정부 관료들도 임시적으로 유임하는 형식으로 유지한다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반론] 아일랜즈에게는 그럴 시간이 없었다. 제국군이 시시각각으로 쇄도하는 와중에 트뤼니히트 탄핵 따위는 처음부터 뒷전이 될 수 밖에 없었고(그건 나중에 할 수도 있다.) 트뤼니히트가 매국노일줄 안 사람은 당시 아무도 없었다. 무엇보다 뭐가 어떻게 되었던 당시 군부와 정부는 트뤼니히트 파 일색이었기에 어차피 탄핵하려고 해도 되었을지도 의문이다. 겨우 석달 남짓 진행된 제1차 라그나로크 작전의 전개를 보면 전쟁이 끝나고 남는다. 즉 애초에 아일랜즈에게는 트뤼니히트 탄핵 따위로 골치썩일 여유는 전혀 없었다. 그나마 내각불신임으로 물러난다면 일단 트뤼니히트 자체는 쫓아내는데 걸리는 시간은 좀 덜 들겠지만 그 다음이 문제다.[75] 어디까지나 잘 되면이다. 실제로는 제국령 침공작전은 처음부터 문제가 많았다.[76] 어디까지나 단판 승부로 장기전이 되면 국력상 열세인 동맹이 불리하다.[77] 사실 통상적으로는 전쟁이 끝나니까 그만큼 혜택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일단 전쟁이 끝나니까 국가의 지출이 줄어들어 세금 경감의 혜택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재군주제인 특성상 꼭 그럴지에 대한 보장은 없고 문벌귀족들은 썩을대로 썩어서 전쟁이 끝났다고 그 혜택이 민중에게 돌아오리란 보장은 전혀 없다.[78] 다만 이는 쉽게 반박이 가능한데 바라트 성계가 자급자족이 불가능한 이유는 따로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바라트 성계는 하이네센만 해도 10억명이나 사는 지역이며 이는 동맹 전 인구의 9% 이상이다. 때문에 바라트 성계의 인구는 전체 동맹 내에서 굉장히 많은 편이며 이 많은 인구를 바라트 성계 홀로 유지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다. 반대로 말하면 이정도 숫자로 불어나기 전에는 자급자족이 어느정도 가능했고 또 어느 시점에 타 행성계로 진출했다고 하면 그정도까지 불어나는 것이 조건상으로는 말이 되지 않는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