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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캐슬링(Castling)은 체스의 특수 규칙 가운데 하나로, 3개의 조건을 만족할 경우 킹을 두 칸 옆으로 옮기고 룩을 킹의 반대편 옆으로 옮길 수 있는, 곧 한 턴에 2개의 기물을 움직이는 것을 허용하는 규정이다. 킹은 1칸밖에 움직일 수 없고, 룩은 다른 기물을 넘어갈 수 없는데 예외적으로 행마법에 어긋나게 기물을 옮기는 독특한 규칙이다.킹쪽의 룩과 자리를 바꾸면 '킹 사이드 캐슬링[2]', 퀸쪽에 있는 룩과 자리를 바꾸면 '퀸 사이드 캐슬링[3]'이라 불린다. 백 기준으로 왼쪽으로 옮기는 것이 퀸 사이드, 오른쪽이 킹 사이드다. 킹 사이드 캐슬링이 조건이 상대적으로 간단하고 안정적이기에[4] 퀸 사이드 캐슬링보다 훨씬 자주 사용된다. 퀸 사이드 캐슬링은 룩을 중앙 d열로 바로 위치시키기에 공격적인 수로 평가되며 선공권의 이익을 취하는 백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오픈 시실리안 계열 오프닝에서 백의 퀸 사이드 캐슬링이 자주 나온다.
기보 표기 시 킹 사이드 캐슬링은 O-O나 0-0, 퀸 사이드 캐슬링은 O-O-O나 0-0-0로 표기한다.
2. 역사
12세기 이후 체스의 템포가 빨라지는 규칙들(폰의 첫 수 2칸 이동, 비숍의 장거리 기물화 등)이 도입되었다. 킹 또한 이런 트렌드에 힘입어 왕의 도약(King's Leaf)라는 특수 규칙이 도입되었다. 정확한 규정은 지역에 따라 달랐지만 킹(과 퀸[5])이 게임에서의 첫 움직임이라면 나이트처럼 움직이거나, 변형 쇼기의 사자처럼 2칸을 움직일 수 있었다. 당시에는 룩을 킹 옆으로 옮기고 킹을 도약해서 룩 반대편으로 보내는 방식으로 수동 캐슬링이 이루어졌고, 이 규정이 더 간략화되어 1600년대에 현재의 캐슬링 형태로 정착되었다.3. 조건
체스인사이드 캐슬링 설명 영상. |
- 킹과 캐슬링을 하려는 룩 사이를 비워 둬야 한다.[6]
- 캐슬링을 하려는 룩과 킹은 한 번도 이동한 적이 없어야 한다. 이동 후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오는 것도 안 된다. 단, 캐슬링을 하려는 룩의 반대쪽에 있는 룩은 이동한 적이 있어도 무방하다. 따라서 두 룩 중 한 쪽만 이동한 적이 있으면 이동한 적이 없는 룩 쪽으로만 캐슬링을 할 수 있다.
- 킹이 위치한 칸과 이동할 칸이 공격 받지 않는 상태이어야 한다. 원래 위치, 캐슬링 방향으로 한 칸 옆 위치(거쳐가야 할 칸), 두 칸 옆 위치(목적지) 세 위치 중 하나라도 공격받는 중이라서 이동하는 킹이 체크 상태가 되는 경우 캐슬링을 할 수 없다. 보통 캐슬링을 방해하는 기물은 장거리 기물인 비숍이나 퀸이기 때문에 다른 기물을 배치해 이들의 공격을 차단하고 캐슬링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대처법이다. 룩은 이러한 제약 조건이 없기 때문에 공격받는 중이어도 상관이 없다.
상대가 캐슬링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아니어야 한다.[7]
이 조건들을 만족하면 자신의 차례에 먼저 킹을 캐슬링 하려는 룩 쪽으로 두 칸 움직인 뒤, 룩은 킹 반대편 킹 옆자리로 넘겨 캐슬링을 할 수 있다. 양손으로 동시에 바꾸는 것이 아니라 한 손만 사용하는 것이 예의이다. 킹을 먼저 옮기는 것이 중요한데 공식적으로 캐슬링은 킹의 행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킹은 캐슬링이 아닌 경우 한 칸씩밖에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킹부터 옮기면 오해의 소지가 거의 없지만, 룩은 중간 길목에 방해하는 기물만 없다면 항상 전후좌우로 몇 칸이든 갈 수 있다는 특성상 룩부터 옮길 경우 이게 캐슬링을 하는 것인지 단순히 룩만 움직이려는 것인지 논란이 생길 수 있다. 원래 룩만 움직이려고 했는데 놓고 보니 마음이 바뀌어 캐슬링하려고 했던 척 은근슬쩍 킹까지 움직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사소해 보이겠지만 이는 명백히 정당하지 못한 행위이며 심지어 공식 경기에서는 반칙이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킹을 먼저 움직여 캐슬링임을 어필하는 것이다.
인터넷 체스나 게임 프로그램에서는 보통 킹을 두 칸 옆으로 이동하거나, 킹을 선택한 뒤 캐슬링할 방향의 룩을 선택하는 방법으로 캐슬링을 할 수 있다. 오프라인 룰에 따라서 룩을 캐슬링의 위치에 옮기는 것으로는 캐슬링을 할 수 없다.
4. 효과와 사용법
뭔가 복잡하지만 킹을 구석으로 피난시키고 강력한 룩을 중앙으로 이동시켜 공격에 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매우 자주 사용된다. 공식전에서 킹사이드 캐슬링이 사용되는 비율이 흑백 모두 약 80%, 퀸사이드 캐슬링의 경우 백은 약 10%, 흑은 약 5% 정도라는 조사가 있을 정도로 캐슬링이 나오지 않는 판은 드물다. 오프닝의 3원칙 중 2가지[8]를 동시에 준수할 수 있기 때문에 현대 체스에서는 정석으로 통하는 수이다.[9]방어의 용도로 흔히 알려졌으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 캐슬링은 룩을 중앙으로 전개시키는[킹사이드][퀸사이드] 수이기도 하기 때문에 먼저 캐슬링을 한다는 것은 상대 킹을 공격하는 한 가지 전략 중 하나로 간주한다. 이 경우 상대방도 십중팔구 캐슬링에는 캐슬링으로 대응하여 룩이 노리는 자리에서 벗어나 킹을 안전한 위치로 이동시키는 방어전략을 구사한다. 상대방과 다른 방향으로 캐슬링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은 편.
방어 목적으로 캐슬링을 한 직후에 퀸이나 룩을 제대로 경계하지 않으면 자신의 폰에 막혀 초반에 체크메이트가 되는 경우가 속출하니 주의해야 한다.[12] 킹 앞의 폰 3개가 모두 움직이지 않은 상황에서 적이 룩이나 퀸을 폰 라인 뒤쪽으로 침투시켰는데 그 기물을 잡아낼 방어용 기물이 없는 상태에서 체크를 부르면 체크메이트당한다. 일명 백랭크 메이트다. 이러한 백랭크 메이트를 당할 것 같으면 약점에 있는 폰을 이동시켜 일찌감치 킹의 탈출구를 만들도록 하자. 캐슬링된 킹을 목표로 하는 전술도 있다.(castled into checkmate / attack). 자세한 내용은 체스/전술/트랩 참조.
그리고 본래 캐슬링 이전의 킹의 약점[13]은 f열, 즉 자신의 오른쪽 위(흑은 아래)에 있는 폰(백은 f2폰, 흑은 f7폰)이다. 하지만 캐슬링 후에는 킹사이드는 맨 오른쪽에서부터 폰 2개(g, h파일에 있는 폰), 퀸사이드는 맨 왼쪽에서부터 폰 3개(a, b, c열에 있는 폰)로 약점이 달라진다. 특히 퀸사이드 캐슬링의 경우 a열 폰이 킹의 보호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킹을 한 칸 안쪽으로 빼거나 a열 폰을 한 칸 전진시켜서 a열 폰까지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가 종종 나온다.
많은 초보자들이 놓치는 것이 있는데 퀸이 e2/e7칸을 지켜주지 않을 때 어느 방향으로든 캐슬링을 하면 킹이 지켜주던 e2/e7의 보호가 사라진다. 캐슬링을 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e2/e7이 위험해지는지 확인해 주도록 하자.
4.1. 캐슬링의 방향
양측이 캐슬링을 같은 방향으로 했다면 킹을 보호하는 폰을 함부로 전진시키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외적으로 킹즈 인디언 디펜스 메인라인에서는 흑이 캐슬링한 쪽의 폰들을 적극적으로 전진시켜 공격에 활용하기도 하는데, 자신의 킹의 안전이 어느 정도 보장된 상태에서 상대 킹을 폰 스톰으로 위협하기 위한 것이다.서로 캐슬링을 반대 방향으로 한 경우에는 양측 모두 상대 킹을 위협하기 위해 폰 스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14] 먼저 상대 킹을 위협한 쪽이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같은 방향으로 캐슬링한 경기에 비해 날카로운 진행이 되는 일이 많다.
라이언 디펜스 등 일부 오프닝에서는 상대가 캐슬링할 때까지 기다린 후 그 방향으로 공격을 퍼붓기도 한다.
5. 수동 캐슬링
킹이 한 번이라도 움직였거나 양쪽 룩이 다 움직여서 캐슬링을 할 수 없게 된 경우, 아예 킹과 룩을 하나씩 직접 움직여서 마치 캐슬링이 된 것처럼 만들어 놓는 수를 말한다. 이걸 하려면 최소 3수에 걸쳐서 두어야 하므로 수싸움에서 불리해질 가능성이 있다.6. 세로 캐슬링?
독일의 퍼즐 제작자가 고안했다고 하는 비공식 캐슬링 방법인데, 캐슬링이 가능한 조건의 구멍을 노렸다. 게임을 시작할 때 놓은 룩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폰을 킹의 첫 배치 자리인 e1, 또는 e8 칸에서 룩으로 승격시킨 후 세로로(열을 따라서) 캐슬링을 하는 것이다. 조건은 앞의 캐슬링과 같지만 세로 방향의 룩은 승격 후 이동을 전혀 한 적이 없어야 한다는 점이 차이점. 이 조건을 만족해서 세로 캐슬링을 한다연 킹을 자기 입장에서 3번째 행으로 올리고 룩을 2번째 행으로 내린다. 이때의 기보 표기는 O-O-O-O 또는 O-O-O-O-O-O. 어떻게 움직이는지 직접 보고 싶다면 여기를 참조하자.이것이 알려진 후 국제체스연맹이 게임 시작 시점에서 원래의 킹과 룩이 위치하는 1행과 8행의 안에서만 캐슬링이 가능하다는 룰을 추가했기 때문에 공식 대국에서는 세로 캐슬링을 할 수 없다. 세로 캐슬링의 조건이 순조롭게 형성될 때쯤이면 상대방은 이미 중앙이 탈탈 털린 절망적인 상황인데, 자신은 킹을 단 한 번도 움직일 필요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폰을 굳이 퀸으로 승급시킬 필요도 없다는 의미이다. 즉, 세로 캐슬링이 체스의 공식 규칙이 된다고 하더라도 유의미한 전략적 선택의 가치가 없고, 상대를 조롱하는 퍼포먼스용으로나 쓰임 직하다. 보통은 그 지경까지 몰리기 전에 항복할 테니까.[15]
7. 기타
체스가 국민적으로 인기가 높은 러시아에서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와 블라디미르 푸틴의 대통령-총리 교체 시기를 체스에 빗대어 일명 'рокировка(캐슬링)' 시대라고 불렀다.[16]스페인어에는 'enrocarse en algo(어딘가에 캐슬링하다)'라는 표현이 있다. 어디 하나에 꽂혀서 똥고집을 부린다는 의미의 표현으로, 캐슬링을 해서는 안 되는 포지션임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캐슬링부터 하는 하수들을 비꼬는 관용구이다.
봉클라우드 어택은 극초반에 킹을 움직여 캐슬링 조건을 깨버리고 킹을 위험에 노출시키는 트롤링 오프닝이다.
[include(틀:체스게임, info=Paul Morphy vs Alonzo Morphy,
a8=Rb, b8=, c8=, d8=, e8=, f8=Bb, g8=, h8=Rb,
a7=Pb, b7=Pb, c7=Pb, d7=, e7=, f7=, g7=Pb, h7=Pb,
a6=, b6=, c6=, d6=, e6=, f6=, g6=, h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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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 b4=, c4=Pw, d4=Qb, e4=, f4=, g4=, h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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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Pw, b2=Pw, c2=, d2=, e2=Qw, f2=Pw, g2=Pw, h2=Pw,
a1=, b1=, c1=Kb, d1=, e1=, f1=Rw, g1=Kw, h1=,
caption=18. 0-0#)]
캐슬링을 하는 것과 동시에 상대방의 킹이 체크에 걸리고 그것을 피할 수 없게 되는, 캐슬링으로 체크메이트를 거는 것은 이론상으로 거론되는 꿈의 플레이 중 하나다. 폴 모피가 아버지 알론조 모피를 상대로 룩 하나 뗀 접체스를 두면서 이렇게 이긴 적이 있다. 그 밖에 라스커의 유명한 퀸 희생 강제 체크메이트 경기에서도 마지막에 18. 0-0-0#가 가능했으나 실제로는 18. Kd2#로 경기를 끝내서 우스갯소리로 옥에 티(?)로 지적되고는 한다. 체스닷컴에서는 캐슬링으로 체크메이트를 할 경우 캐슬링으로 승리라는 히든 업적을 달성할 수 있다.
킹을 한쪽 구석탱이에 몰아넣고 거기에 다른 기물로 덕지덕지 방어하는 전술도 존재한다. 이렇게 방어하면 그걸 뚫을 수 있는 기물이 나이트밖에 없게 된다.
8. 드래곤 퀘스트 다이의 대모험의 기술
드래곤 퀘스트 다이의 대모험의 등장인물인 룩 블록이 사용한 기술.
버언에게 처형당하기 직전의 해들러와 해들러 친위기단을 구하기 위해 사용했으며 위의 체스의 룰 그대로 룩 포지션인 블록이 킹 포지션의 해들러와 자신의 위치를 뒤바꿨다. 이로인해 해들러에게 던진 광마의 지팡이는 블록을 대신 관통했고 동시에 자신의 겉껍질은 에너지 보호막이 되어 동료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고 남은 블록은 처음이자 마지막 말을 남기고 산화한다.
이 광경에 버언은 체스의 룰을 언급하면서 체크메이트 후의 캐슬링은 반칙이라면서 남은 블록의 머리 파편을 박살내는 것으로 화풀이를 한다.
[1] 중앙에 굵은 선이 있는 이유는 서로 다른 판이기 때문이다. 구분하는 이유는 후술하겠지만 캐슬링 하는 공간에 적의 공격방향과 접촉하는 칸이 있을 경우 캐슬링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2] King side Castling. 가끔씩 castling short라고 부른다.[3] Queen side Castling. 가끔씩 castling long이라고 부른다.[4] 킹 사이드 캐슬링은 기물을 2개만 전개하면 할 수 있지만 퀸 사이드 캐슬링의 경우 퀸까지 전개해야 하는데 초반의 퀸 전개는 보통 지양되기 때문에 캐슬링하기까지 오래 걸린다. 또한 킹 사이드 캐슬링을 하면 킹 앞에 있게 되는 폰을 킹이 모두 지켜줄 수 있는 반면, 퀸 사이드는 a열 폰이 캐슬링하자마자 킹이 못 지키는 폰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안정하다.[5] 당시 퀸은 대각선으로 한 칸씩만 움직일 수 있는 기물이었다.[6] 즉 나이트와 비숍이 없어야 한다는 뜻이다. 만약 퀸 사이드 캐슬링을 위해서라면 퀸까지 없어야 한다. 물론 자신의 기물뿐만 아니라 상대의 기물 역시 그 사이에 있어도 안 되며, 상대 기물을 잡으면서 캐슬링하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7] 초보들끼리 오프라인으로 둘 때 종종 생기는 문제이다. 그래도 앙파상보다는 인지도가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다.[8] 중앙 장악, 기물 전개, 킹의 안전.[9] d열이 열린 경우 퀸 사이드 캐슬링으로 중앙 장악까지 동시에 할 수 있다. 이 경우 오프닝의 3원칙 전체를 동시에 준수할 수 있다.[킹사이드] O-O, Rfe1/Rfd1 또는 Rae1/Rad1[퀸사이드] O-O-O, Rde1 또는 Rhe1[12] 그 중 일부는 체크메이트를 위해 퀸을 희생하기도 한다.[13] 킹 이외에는 어떤 기물도 엄호하지 않는 지점이다.[14] 시실리안 드래곤의 유고슬라브 어택, 시실리안 나이도프의 잉글리시 어택 등.[15] 체스는 기권을 하는 시점이 다른 게임보다 빠른 편이다. 가령 퀸이 어이없이 빠르게 잡히거나 해서 전세가 확 기울 경우 바로 기권의 의미로 악수를 청하는 것이 기초 규칙이자 예의이다.[16] 한편 한국에는 박맹우와 김기현이 울산광역시장-남구 을 국회의원직을 맞바꾸는 일명 '울산 캐슬링'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