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기본적으로 게임의 유저와 운영사 간의 사료를 두고 벌이는 신경전을 미리 짜 둔 각본을 가지고 경기를 벌이는 쇼의 특성을 가진 WWE 프로레슬링에 비유한 용어이다. 인터넷 커뮤니티 유저들이 일으키는 여론 몰이나 단순히 유저들끼리의 심리전을 칭할 때 이 용어를 쓰기도 한다.
용어의 활용도와 적절한 뉘앙스로 유행을 타 점차 다른 분야에서도 '결과가 어느정도 정해진 것을 양측이 이해한 채로 싸우는 경우'를[1] 표현할 때 애용되고 있다. 반대로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돌발상황이거나 진짜 감정이 담겨 진심으로 싸울 때는 UFC[2]에, 상황이 매우 심각해지면 WW2[3] 에 빗대기도 한다.
실제 프로레슬링 업계에서는 본 문서에서 말하고자 하는 '사전에 정해진 프로토콜 하에서 행해지는 감정 표출이나 물리적 충돌'을 통칭하여 케이페이브(Kayfabe)라고 부르며, 이러한 케이페이브를 충실하게 이행하는 것을 워크(Work), 반대로 케이페이브를 깨는 것을 슛(Shoot)이라고 한다.
2. 유행
이와 같은 비유는 2023년 8월 24일 오전 디시인사이드 메이플스토리 갤러리의 어차피 오늘 리부트너프도 레슬링쇼임이라는 글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이후 같은 날 진행된 하반기 메이플 비전 토크를 트위치에서 시청자들과 함께 보던 스트리머 꼴랑이 방에서 이 드립에 WWE라는 단어를 사용한 한 도네이션이 짤방화되어 관련 커뮤니티들에서 자주 사용되었다. #1 #2그러다 2024년 1월 4일 에펨코리아의 싱글벙글 메이플 근황이라는 글에서 이를 차용한 펨코 댓글이 베댓을 먹고 캡처를 타고 재차 퍼지기도 했다. #1 #2 이런 과정을 통해 메이플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WWE가 이와 같은 뜻으로 조금씩 사용되기 시작했다.
2024년 중반부터 신창섭 밈이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하고, 여러 창팝의 가사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WWE라는 표현이 유튜브, 인터넷 방송 등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타 게임 커뮤니티에도 알려졌다. 특히 가장 흥행에 성공한 곡 중 하나인 바로 리부트 정상화의 가사 중 '늘 있는 WWE'라는 구절이 관용구로 널리 쓰이기도 했다. 밈의 유행 중 등장한 창팝인 메벤남과 김창섭 그리고 WWE는 WWE라는 말이 어떤 뜻으로 사용되는지 메이플을 하지 않는 유저들에게도 명확하게 설명해 주는 노래로 유명하다.
3. 그 외 사례
동덕여자대학교 남녀공학 전환 반대 시위에서 시위대가 유성락카 등을 뿌려 피해금액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나자 본의 아니게 노동조합 등지에서 활동하는 전문 시위꾼들의 시위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알려졌는데 시위꾼들의 시위는 알고보니 잘 짜인 WWE였다, 동덕여대생들은 뭣모르고 UFC를 해버렸다[4]는 식[5]의 드립도 쏟아졌다. Don't Try This At Home까지 고증해버렸다는 드립은 덤.윤석열 정부 비상계엄에서 동원된 계엄군들 일부도 WWE를 시전했다. 계엄령이 내려진 후 투입된 제1공수특전여단, 제707특수임무단은 계엄령이 내려지고 북한과 관련된 사안이라는 이유로 출동했지만 작전 지역이 대한민국 국회임이 알려지자마자 곧바로 사태가 이상함을 알아채고 항명으로 걸리지 않는 선에서 보여주기식 행동을 한 것이다. 이후 이들은 '국회로 침투 후 국회의원들을 저지'라는 무시무시한 임무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신속하게' 라는 모습은 찾을 수 없었고 편의점 가듯 어슬렁어슬렁 걸어서 국회로 향했으며 그 과정에서 기자들과 시민들에게 촬영되어 동선이 노출되든 말든 신경도 쓰지 않았다. FM대로라면 이런 작전수행능력을 가지고 있는, 인간 흉기에 가까운 최정예 군인들이었지만 상부의 명령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끌려온 티를 팍팍 냈다. 국회 밖에서 어슬렁거리다가 직원들과 시민들이 정문을 틀어막자 시위대와 충돌하지 않게 물러나서 대기하고, 청사 창문으로 진입 도중 창가에 놓여 있는 난초 화분이 깨질까봐 옆으로 치운 다음 진입하고[6], 신속하게 뛰어다니지 않고 천천히 걸어가며 청사 내에 가구 몇개 임시로 쳐놓은 바리케이트가 있다는 이유로 밍기적거리며 진입하지 않고, 건물 내부에서 소화기가 뿌려졌다고 후퇴하며, 계엄 선포 소식을 듣고 항의 시위를 하러 몰려나온 시민들의 저항에 어떠한 폭력 진압 시도도 없이 미온적 대처를 하고[7], 뒤이어 달려온 국회의원들의 국회 진입을 사실상 허용하고, 나중에 상부 명령으로 의사당에 공수부대원들이 진입했을 때도 다 합쳐 300명도 안 되는 소규모 병력만 보여주기식으로 진입시키고 나머지 병력은 그대로 남았다.
같은 시각 본청에서 진행 중이던 계엄해제 결의 표결에도 회의장에 난입하는 등으로 간섭하지 않고 회의장 밖에서 보좌관들과 대치하며 사실상 표결을 내버려 두는 등 한껏 WWE를 시전했다. 이후 결의안이 통과되어 국회의장이 결의안 가결 사실을 알리고 철수를 요청하자 기다렸던 듯이 군말없이 받아들이고 즉시 철수를 시작했고, 국회의장이 철수를 요청한 지 10분도 안 돼서 진입했던 군인들 전원이 의사당 바깥으로 철수하며 문민통제를 따랐다. 화룡점정으로 윤석열의 계엄 철회 이후 버스를 타고 완전히 철수할 때 시민들에게 박수갈채까지 받았다.
다만 이러한 WWE는 현장에 계엄군으로서 출동한 대원 개개인에 의해 자율적이고 비폭력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비상계엄과 그 의도 자체가 WWE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계엄군 일부의 태업을 의식한 건지 계엄을 발동한 당사자 윤석열은 "야당을 향한 경고일 뿐 실제 국회 장악 의도는 없었다"며 계엄을 그저 WWE였을 뿐이었다고 주장하지만, 포고령 속 ‘48시간 내 전공의 미복귀 시 처단‘ 조항이나, 12월 4일에 공수부대를 추가 투입하려 했다는 계획이 드러나며 거짓말로 확인되었다.
또 장성급 미만 전원이 WWE를 했다는 것도 오해다. 국회 투입 계엄군의 WWE만이 초기에 보도되어 유명해졌을 뿐, 같은 시각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 진군한 계엄군은 진심으로 임무를 수행해 정말로 3시간 동안 선관위를 점령하는 데 성공했다. 국회에서도 대놓고 가라를 친 군인들에게 계엄군 지휘관이 쌍욕을 퍼부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그러니까 좀 더 정확하게 비유하자면 "기존까지 대통령실과 야당이 거부권과 탄핵소추로 WWE를 하던 도중 윤석열이 계엄으로 WW3를 시전했다"고 보는 편이 옳다.
4. 여담
- 마냥 부정적으로만 사용되는 의미도 아니고 의외로 프로레슬링의 본질을 한단어로 압축한 단어[8]여서 그런지 프로레슬링 팬들 사이에서도 본 밈에 대해서 특별히 불쾌해하지 않는다. 대부분 국내 프로레슬링 팬들의 경우, 시청 경력이 기본 10년은 넘어가다보니 "짜고 치는거 왜 봄?"에 대해 면역이 되어있는 상태이기도 하고 애초에 "짜고 안 치면 WWE 왜 봄?"이 기본 마인드셋이라 타격이 없다. 심지어 분탕들조차 짜고 치는거 왜 보냐는걸로는 어그로 끌지 않을 정도.
5. 관련 문서
[1] 그러니까 어떤 사건이 있어서 양쪽이 뭔가 보여주긴 해야하는데 그렇다고 너무 진지하게 나가야 할 필요는 없을때. 시전하는 쪽은 적당히 공격하고, 접수하는 쪽은 잘못했으나 그렇게 심각한 사안이 아니라서 적당히 얻어맞고 뉘우치는 그런 복잡하고도 미묘한 상황이다.[2] 공교롭게도 UFC와 WWE는 모두 TKO 그룹 홀딩스라는 기업의 자회사이다.[3] 보통 WW2의 2는 영어 'two'로 발음하는 편이 일반적이지만 한자 '二'로 읽으면 WWE와 발음이 같은 언어유희도 쓸 수 있다.[4] 첫 번째와 세 번째 사진은 2019년 금속노조 대우조선지부 거제시장실 점거 사건, 두 번째 사진은 2019년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의 주주총회장 점거 사건, 네 번재 사진은 CJ대한통운 2021년~2022년 노사갈등 사태 당시 찍힌 사진이다.[5] 즉, 겉으로 봤을 때에는 대책 없이 다 때려부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손해배상을 할 필요가 없거나 하더라도 액수가 최소 한도로 적게 나오도록 어느 정도 짜고 치는 고스톱으로 설계해 놓고 진행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원글의 시장실 점거 사진을 보면 뒤집힌 탁자도 시위대 측에서 연출용으로 옮긴 티가 나며 시장실의 기자재를 어지럽힐 때도 컴퓨터나 유선전화기 등 고가의 물품은 건드리지 않았고 낱장 서류, 신문 등의 싼 물건만 흩뿌려 놓은 것을 볼 수 있다.[6] 더불어민주당의 김병주 의원과 박선원 의원은 2024년 12월 16일 김어준 방송에서 이러한 모습이 특임대 대원의 국민의 신체와 재산에 손상을 가하면 안된다는 의식을 보여준다고 밝히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7] 심지어 어떤 경황으로 다른 계엄군에게 밀쳐져서 흥분한 시민을 토닥거리며 진정시킨 영상도 남아있다.[8] 서로 합의하에 큰 부상 없이 안전하게 큰 액션을 취하면 그에 따라 아프게 접수하는 것이 프로레슬링의 가장 기본 틀이기 때문. 물론 부상만 당하지 않게 안전하게 기술을 시전하는 것일 뿐, 고통은 모두 실제다.[9] 메이플스토리 인벤 유저들이 WWE에 시동을 걸 때 주로 사용되는 이모티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