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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검술

나이프 파이팅에서 넘어옴
1. 개요2. 역사
2.1. 19세기 이전2.2. 19세기~20세기
2.2.1. 페어번-사익스 시스템
2.3. 21세기
3. 체계
3.1. 그립법3.2. 기술의 원리
3.2.1. 기본개념3.2.2. 공격법3.2.3. 반격법3.2.4. 심화
3.3. 수련 및 사회적 인식
4. 단검을 다루는 무술의 한계와 의의
4.1. 일반인의 호신 목적으로서4.2. 군대에서4.3. 경찰에서4.4. 경호원4.5. 전통 무술의 보조무기
5. 미디어에서의 묘사
5.1. 비교적 사실주의5.2. 오락적 연출
6.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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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 Knife Fight

단검 및 단도를 이용해 싸우는 것. 나이프 파이팅이라고도 한다.

2. 역사

2.1. 19세기 이전

문헌으로 확인할 수 있는 최초의 단검술은 중세 유럽에서 발견되는데, 이때의 단검술은 주로 엎치락뒷치락거리면서 단검을 역수로 잡고 목이나 복부등의 급소를 찍는 식이었다. 서서 꽉 잡고 들러붙어서 날을 위로가게 잡고 옆구리나 등을 찌르거나, 등 뒤에서 공격당할 때, 상대의 팔을 제압하거나 무기를 비틀어 빼내는 등 기습/암습을 전제로 한 기술들이 있었다.

이 때문에 중세 유럽의 런들 대거, 인도-페르시아페스카즈, 일본의 요로이도오시(鎧通し)[1] 같이 폭이 좁고 두꺼운 찌르기용 단검들을 썼고, 서로 뒤엉켜 단검으로 찌르려는 삽화들도 많다. 이런 특징 때문에 현대의 파이팅 나이프도 찌르기 좋은 양날 형태의 칼끝을 유지한다. 거버 사의 마크2, 페어번-사익스 대거, 외날이지만 클립포인트 형태로 찌르기에 유리한 Ka-Bar 같은 나이프들이 좋은 예이다.

하지만 이 시절의 "나이프" 또는 "대거"는 지금 기준으로 보면 거의 작은 정글도만한 물건으로, 길이가 50cm에 달하고 성인 남성 팔뚝만큼 두꺼운 물건들도 많았다. 유럽의 대거나 일본의 와키자시는 지금 기준으로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길며, 공권력이 미치는 도시, 성, 궁궐 내부에서 유일하게 휴대할 수 있는 무기 또는 평민도 제약 없이 휴대할 수 있는 호신무기의 성격도 겸했다. 따라서 동작들도 묵직하며 여타 레슬링 및 검술의 연장선상에서 다루는 경향이 강했다. 대부분의 단검술은 숏 소드 기법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였다.

르네상스 시대에도 중세처럼 레슬링과 혼합한 단검술이 많았다. 유명 검객들도 중요하게 가르쳤는데, 당시에는 치안이 불안정하고 길이가 짧은 나이프는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상술했듯 중세와 마찬가지로 롱소드, 사이드소드 등 무기 티 나는 도검이 없어도 단검 한 자루는 휴대할 수 있었기 때문에 최후의 호신무기 역할을 했다.

한편, 레이피어와 함께 쓰는 보조무기 단검술도 있으나, 사이드 소드, 레이피어 등 한손검술의 일부로서 상대방의 긴 검을 쳐내거나 방어하거나 보조하는 용도였다. 근거리 간합에서는 뒷손 스트레이트처럼 공격에 쓰이기도 하나, 기본적으로는 팔뚝 하나가 늘어난 것마냥 상대의 칼이나 팔뚝을 비껴내는 것이었다. 사이드소드, 레이피어가 민간 검술이던 시대에는 가장 흔했다.

이 시대의 단검은 여러모로 현대의 권총 운용과 닮았다. 주 무기보다는 휴대성이 좋고, 군대의 주력 무기라기엔 애매하지만 엘리트 전사들은 한 자루씩 휴대하며 사용법을 진지하게 익혔고, 민간인들의 결투나 무술 수련에서도 빼놓을 수 없었다. 평균 체급 도검이나 장병기의 빈틈을 메우는 무난한 보조 무기 위치이다.

치안도 험악하고 자연도 거칠었기 때문에 동서양 가리지 않고 도끼 비슷한 작업용 한손검이 폭넓게 쓰였다. 나이프(에 해당하는 어휘)는 이런 작업용 칼들을 가리키기도 했고, 이를 활용하는 검술이 정리되기도 했다. 독일의 메서 검술이 대표적이다. 메서(die Messer)라는 단어는 현대에는 말 그대로 작은 단검, 식칼, 식사용 나이프 등을 지칭하지만, 저 시대에는 사람 팔 길이만한 묵직한 칼을 지칭했다. 당대의 모든 무기를 정리하려 했던 르네상스-근세 검술서에 실려있기도 하고, 함상백병전이 흔했던 해군에서(커틀러스) 연구하기도 했다.

머스킷총에 총검을 달아 근접전에 대비하는 발상이 나왔지만, 총기의 연사력이 빨라지기 전까지 전열보병 시대의 총검은 현대 기준으로는 너무 길고 컸다. 두꺼운 옷을 입은 적을 찌르고 기병 돌격을 저지하는 창 역할까지 했기 때문이다. 현대의 나이프는커녕 중세 단검보다도 길어졌는데, 사실상 폭이 엄청 좁은 피자 뜨개나 모종삽 같은 모양이었다. 창에서 창날을 뽑아서 휘두르는 무술이 메이저해진 적 없듯이, 당시의 근대 총검술은 절대다수가 착검한 상태의 총검술이었다. 이 시대 감성이 그나마 남은 게 모신나강 총검이다.

2.2. 19세기~20세기

근대에 가까워질수록 대거 수준의 커다란 '단검'은 경량화되고 짧아지기 시작해, 오늘날의 식칼만한 작은 칼이 되었다. 특히 총기가 후미장전식이 되자, 군대의 총검 역시 오늘날 우리가 보는 나이프 모양이 되었다. 보병이 총검술을 쓸 일이 줄어들다보니 걸리적거리지 않게끔 작아졌으며, 총에 꽂지 않고 서바이벌 공구로 다루거나 유사시에 총검만 들고 휘두르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19~20세기에는 군대를 중심으로 착검하지 않은 총검이나 대검을 손에 들고 싸우는 방법을 연구했는데, 펜싱기술을 토대로, 대검을 앞으로 내밀어 상대를 견제하면서 찌르거나 베는 형태였다. 우리가 잘 아는, 거리를 두고 나이프를 쓰는 방법이 이때부터 등장한다. 하지만 펜싱에서 쓰는 스몰소드와 달리 날길이가 짧은 나이프로는 칼날로 방어가 불가능해서 앞에 내민 손이 쉽게 다쳤고, 손을 앞으로 내밀면 공격방법이 제한된다며 많은 비판을 받았다.

런던 이스트엔드의 건달들이 쓰던 나이프 암살술도 도입되었는데, 이름은 거창하지만 뒤에서 몰래 다가가 심장이나 동맥, 목 등을 찌르고 지갑을 훔쳐 달아나는, 단순한 기술들이다. 하지만 요령만 알면 누구나 할 수 있고 효율성도 높아 군대에서도 교육했고 지금도 쓰이고 있다. 이 시대에는 선진국들이 도시화되면서, 손도끼 수준으로 길고 컸던 행어, 메서 등의 작업용 도검들이 줄어들고, 작업용 도검도 현대인들이 흔히 단검이라 부르는 날 길이 15cm 이하의 더욱 짧은 단검이 되었다.

따라서 길쭉한 작업용 도검을 쓰던 과거의 나이프 파이팅도 그 성격이 달라질 수 밖에 없었다. 물론 도시화가 덜 된 지역에서는 쿠크리 등 묵직한 작업용 단검 내지는 도검이 병용되어서, 해당 도검을 쓰는 전투술은 원시적인 형태를 보존했다. 훗날 재발견된 동남아시아의 필리핀 무술(의 원형), 실랏, 아프리카 또는 라틴아메리카의 정글도 전투술 등은 작업용 막칼을 사용하는 나이프 파이팅이라고 볼 수 있지만, 현대 기준으로는 날 길이 15cm 이상의 도검을 활용하는 검술로서의 특성도 함께 띠고 있었다.

제2차 세계 대전 즈음이면 이미 전쟁터에서 총검, 단검으로 적을 살상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어졌고, 군용 대검은 멀티툴에 가까워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보기관 및 특수부대의 활동 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특수부대 요원 등을 위해 강도질용 나이프술, 당대의 세계 각지 무술 등을 종합해 단검술을 교육했다. 대표적인 시도가 페어번-사익스 나이프 및 페어번의 근접전 체계이다. 나이프 파이팅에서 전투용 단검의 기준점으로, 그리고 현대 군용 대검의 표준으로 날 길이는 15cm는 되어야 한다 정한 것도 이 당시 연구 결과물이다. 방한용 야상 내지는 외투를 입은 평균체형 군인을 찔렀을 때 심장까지 확실히 들어갈 수 있는 날 길이로 정한 게 6인치, 즉 15cm이다.

화기와 치안의 발달로 단검술의 관심도가 서서히 떨어져가다가 1980년 이후 필리핀 무술같이 단봉이나 단검을 주로 사용하는 필리핀이나 동남아 무술들이 퍼지며[2] 나이프 기술의 개념이 크게 바뀌고 수준도 높아지게 된다. 체계적인 나이프 파이팅이 생겨나 시스테마, 크라브 마가를 비롯한 각국 특수부대의 CQB 기술이 등장했다. 특히 영국의 특수부대 SAS의 나이프 파이팅은 나이프로 정면에서 싸우는 기술은 위에 언급한 대거 파이팅에 많은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SAS 훈련과정에 펜싱이 들어가 있으며 기습용 기술은 뒷골목의 대가들을 초빙해서 감수받았다고 한다.

민간에 공개된 코만도 나이프술 교범[3] 등의 삽화를 보면 동작들을 상세하게 알려주기보다는, 주로 인체의 급소 및 주요 혈관, 장기 등이 어딘지를 알려주는 약식 해부학 교범과 비슷하다. 어느 동맥이나 장기를 다치면 언제 무력화되거나 사망할 수 있는지만, 그냥 어떻게든 다가가서 뾰족한 코만도 대거로 해당 부위를 찌르면 된다고만 나와 있다. 가령 심장은 명치부터 몇 인치 아래, 쇄골하 동맥은 쇄골 위 피부에서 몇 인치 아래에 있으니 6인치 단검으로 어느 부위를 찌르면 대체로 몇 초만에 의식이 정지하고 몇 초만에 사망하는지 그림과 표로 정리해놓은 식이다. 특수전 교범이 갓 정리되고 있던 시기였기에 당시에는 분명히 귀중한 정보였을 것이다. 나이프 파이팅이 극도로 위험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데, 인체는 과다출혈이 일어나면 뇌로 가는 산소가 부족해져 의식을 잃기 때문이다. 급소를 제대로 찔리면 둔탁한 것에 머리를 맞은 것처럼 기절해서 무력화되는 것이다. 지혈 및 후속처치를 제대로 받지 않으면 그대로 식물인간이 되거나 죽기 때문에 더욱 치명적이다.

도시화가 더딘 지역에서는 과거 메서 검술처럼 작업용 소도를 다루는 기술 역시 그대로 전승되었고, 분쟁지역에서 쓰이기도 한다. 아프리카나 월남전에서 미군이 채택한 마체테를 이용한 전투술,그 유명한 구르카 용병의 대형 나이프인 쿠크리를 이용한 검술 등이다. 근세 시대까지는 작업용 칼들을 전반적으로 나이프로 통칭했기에, 이러한 무술들 역시 나이프 파이팅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현대 나이프 파이팅과는 주안점이 다르지만 현대 군, 경에서 흡수해서 쓰기도 한다. 아예 야삽이나 정글도로도 백병전이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하는 측면도 있고, 각개전투 중 백병전에는 묵직한 기풍으로 찍어누르는 종류의 전술이 간합 두고 검술로 맞붙는 것보다 더 적절하기 때문이다. 또한 경찰 조직은 해당 전투술 교리대로 경찰봉을 쓰기도 한다.

2.2.1. 페어번-사익스 시스템

2차대전 무렵, 특수전을 도맡는 미국의 OSS, 영국의 코만도는 근접전 훈련 체계 정립의 필요성을 느끼고, 몇몇 전문가들을 교관으로 초청해 연구 및 교육을 요청한다. 이 때 초청된 사람이 영국의 상해 조계지에서 경찰이었던 윌리엄 페어번, 에드워드 사익스, 렉스 애플게이트 등이다. 이 사람들이 설계한 단검이 바로 페어번-사익스 나이프이다.



2차대전기 OSS 등을 위한 근접전 체계를 고안한 故 페어번의 근접전 교범 영상 일부. 앞의 영상에 따르면 등짝에 댄 나이프는 훌륭한 대화 수단이라고 한다.(...). "One sixteenth of an inch reduces any man to your own height, weight, age and strength.(16분의 1인치짜리 칼끝은 그 어떤 사람이더라도 당신의 키, 체중, 나이, 힘에 맞게 끌어내린다.)" 뾰족한 칼날을 급소에 들이대고 부탁한다면 그 어떤 체급 차이가 있는 상대라도 순순히 말을 들을 수 밖에 없다는 무시무시한 격언이다. 특이하게도 음성이 앞 영상은 그리스어, 뒤 영상은 독일어이다. 이유를 말하자면 당시 OSS는 침투 요원들을 양성 할 때 유럽 문화 이해도, 모국어라서 유럽 국가 언어에 능숙함 등을 이유로 수 많은 유럽 출신 이민자들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전역한 코만도 대원의 몇몇 코만도 나이프 사용법 및 관련 일화에 대한 설명. 대중매체에서 나이프로 상대의 목을 긋는 건 다소 과장된 것이라 하며, 상대 목을 찌르고 앞으로 펀치해내는 게 더 간결하다고 한다.[4] 또한, 코만도면 싸움 실력이라도 보여달라며 칼 들고 덤빈 동기[5]의 팔을 왼팔로 살짝 막고 바로 오른 주먹과 함께 내려찍어서 깁스 찬 신세로 만들어버렸다는 훈훈한(...) 이야기도 해 주신다.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Fairburnsykes_colour4.jpg

여기서 나오는 페어번-사익스 나이프 역시 영국군 코만도, SAS는 물론, 페어번이 만든 근접 전투 시스템의 상징과 같은 물건이다. 군용 총검은 공구로서도 쓰기 위해 외날 나이프로 변해가던 시대에, 사람 잡는 백병전용으로는 옛 시대의 스틸레토와 같은 뾰족한 양날 단검이면 충분하다는 철학으로 만든 물건. SAS가 펜싱을 배운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이해하기 편할 것이다. 택티컬 나이프 계보 따지는 사람들은 이 페어번 사익스 나이프와 같은 계통을 컴뱃 대거라고 부르며 20세기 택티컬 나이프의 양대 흐름으로 쳐 준다. 물론 이후에는 서바이벌 유틸리티를 고려한 쪽이 대세를 차지하고, 이 쪽은 호신용 부트 블레이드, 넥 나이프 또는 향수를 자극하는 고전 물품으로 물러나게 되지만.


페어번의 교범 중 일부를 촬영한 영상.

페어번의 시스템에는 나이프술뿐만이 아니라, 관절기, 태클, 주먹질, 발차기 등을 이용해 위기 상황을 탈출하거나, 적병을 조용히 제압하는 것도 포함된다. 또한, 나이프술 및 격투술을 다루는 자료에 같이 나오지는 않지만, 권총 사격술에서의 더블탭을 전파한 것도 그의 공이다.

2.3. 21세기

현대에 교육되는 나이프 파이팅은 나이프 휘두르는 놈을 상대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일종의 시뮬레이션 역할을 해주고 있다. 그러니까 칼 휘두르는 강력범죄자를 상대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칼 든 미친놈은 이렇게 널 공격할 수 있으니 이에 맞게 백병전 훈련을 하라”는 지침을 주는 용도, 또는 그냥 칼 자체가 무시무시하고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때문에 호신술이나 군용무술 민간 코스 같은 데에서 빡센 심리적 단련을 위해 몇 시간 끼워넣는 용도다. 고무 칼 들고 스파링을 하면 맨몸 스파링보다 훨씬 무섭고 호전적인 스파링이 되기 때문이다. 민간인은 군인처럼 자기 목숨을 희생해가며 나이프를 휘두르는 적을 상대할 필요도, 나이프로 적에게 덤벼들 필요도 없기 때문에, 멘탈 강화 훈련 및 필리핀 무술, 실랏 등의 무술을 심도있게 연구하는 과정으로서 접한다.

반면 군대에서는 역설적으로 현대전에서는 개인화기의 화력이 증대되고 부무장으로 권총도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주 무장과 권총을 둘 다 못 쓰는 상황에 대비해서 나이프술을 배우기도 한다. 옛날처럼 소총에 대검을 착검하고 총검술을 쓰기보다, 그냥 착검하지 않은 상태로 바로 뽑아서 대응하는 게 더 나은 상황들이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총검술이 착검하지 않은 상태에서 총기로 타격하는 기술, 착검하지 않은 총검(대검)을 손에 쥐고 싸우는 기술로 분화되었다 보면 된다. 무엇보다도, 부무장으로 권총도 못 받는 부대나 군인은 결국 주무기 빼면 남는 게 대검이니까 그거라도 써야 한다. 다만 대한민국 기준으로는 단검술 교육은 시간 대비 효용성이 극히 떨어진다고 판단하여 교육시키지 않는다. 특전사 급의 정예부대 정도에서나 가르치며, 일반 보병은 장교들도 체계적으로 배우지 않는다. 하물며 병사들에게는 더더욱 가르치지 않는다.

현대에도 나이프술을 활용한다면 1. 단검도 정식 병장기로 취급하는 무술 수련 과정을 위해서 2. 진짜 단검으로 상대를 죽여버리기 위해서 정도이다. 필리핀 무술 수련이 1에 해당하고, 특수부대를 위시한 일부 군부대에서 고민하는 게 2이다. 1번은 그나마 스몰소드 펜싱처럼 방어적인 성격(공방일체로 상대 팔을 베거나 팔부터 베면서 찌르기로 전환)이 남아있다면, 2번은 말 그대로 닥치고 급소부터 찌르는 칼침 놓기(...)같은 형태를 띤다. 나이프의 특성상 사실 후자는 '파이팅'이라기에는 선제기습 기술에 가깝고, 나이프를 들고 '파이팅'에 휘말린다는 것 자체가 뭔가 상황이 심각하게 꼬인 것 취급이다.

3. 체계

어디까지나 흥미를 위해 서양 검술서, 필리핀 무술 등등에서 칼 쓰는 일반론을 추린 것으로, 함부로 따라했을 때의 책임은 본인이 져야 한다. 궁금하다면 정식으로 유관 무술을 수련하거나, 안전한 수련용품으로 연습하거나, 하다 못해 동호회 형태로라도 검증된 사람들과 안전하게 훈련하는 것이 낫다. 대부분은 일부 필리핀 무술 유파의 기본원리 요약한 것과 다름없다.

나이프 파이팅 원리에 영향을 준 무술들은 다음과 같다.

1. 스몰소드-결투용 세이버 검술에 뒷골목 개싸움을 가미 -> 페어번-사익스 시스템, 타점 설정 및 손목 베고 찌르기
2. 필리핀 무술의 풋워크 및 사거리 감각, 변칙기 및 연격기

3.1. 그립법

나이프를 쥐는 방법은 다양한데, 그 중 세이버 그립, 해머 그립, 아이스픽 그립 정도가 기본이며 여기에서 파생된 그립들이 더 있다. 대개 상황과 전술에 따라 바꿔가며, 하나만 고집하지 않는다. 특히 단검을 잘못 쥐면 손에서 미끄러져 다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쥐는 방법이 중요하다. 전투용 도검에 가드 및 코등이가 있는 이유이다.
  • 세이버(Saber) 그립
    파일:KnifeGripSaber.jpg
    악수하는 것 같다고 해서 핸드셰이크(Handshake, 악수) 그립이라 하기도 한다. 필리핀 무술에서는 싹싹(Sak-Sak)이라고도 한다.
검술에서 자주 쓰이는 그립으로, 엄지를 손잡이의 등 부분에 걸치고 나머지 손가락으로 손잡이를 사선으로 감싸 쥐는 모양이다. 먼 거리에서 상대의 손이나 팔을 베면서, 또는 칼을 옆으로 비껴내면서 견제하거나 찌르고 빠지기에 적합하다. 이 때문에 펜싱의 영향을 받은 서구 단검술에서는 기본 그립 중에서 가장 무난하게 여겨진다. 해머 그립과 함께 사람이 칼을 쥐면 본능적으로 취하는 파지법의 하나이기 때문에 세이버 그립으로 쥐기 편한 형상으로 손잡이가 만들어진 칼들이 많다.* 떰(Thumb) 그립세이버 그립에서 칼날을 눕히고 엄지는 가드나 칼날의 옆면을 누르는 형태의 파생 그립도 있다. 엄지(Thumb)를 댄다고 해서 "떰 그립"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 그립은 갈비뼈 사이를 찌르든지, 아니면 양날 대거나 스틸레토 류를 사용할 때 종종 쓰인다. 크고 묵직한 고전 단검술에서는 아래의 해머 그립과 함께 자주 쓰였다. 애초에 훨씬 큰 롱소드, 메서 검술에서도 쓰였던 변칙 그립이라 그 흔적으로 함께 들어가있기도 하다. 독일 롱소드 검술의 뒷날베기나 근접 썰기, 레슬링 등에서 적극적으로 쓴다. 주변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고 여러분도 가끔 취하는 동작인데, 과일을 깎거나 스테이크를 썰 때 자연스럽게 나온다. 스테이크를 써는 동작도 기병이 설치던 시절에는 상대방 동맥을 그어버리는 실전 살상 기술이었다.
  • 필리피노(Filipino) 그립
    하삼지는 칼을 비스듬히 쥐되 엄지만 따봉하듯이 크게 띄워주는 '필리피노 그립'이 있다. 이는 상시 그립이 아닌 잠깐 거쳐가는 동작인데, 세이버 그립을 순간 해머 그립으로 고쳐쥐거나, 아예 팔 꼬였을 때 칼등과 엄지 사이에 상대 손목 등을 끼워서 잡는 고급 변칙운용에도 쓸 수 있다. 사실상 해머나 썸그립에서 대기하다가 세이버 그립으로 길게 찌르는 연속동작, 또는 이렇게 찔렀다가 돌아오는 연속동작 사이에서 거쳐가는 단계이다. 발리송 펼쳐서 파지하면서 거쳐가는 동작과 비슷하다.
  • 해머(Hammer) 그립
    파일:KnifeGripHammer.jpg
    나이프를 망치처럼 수직으로 그리고 엄지가 주먹의 위에 오도록 잡는다. 힘을 가해서 찌르거나 찍는 데에 유용하다.
무기를 똑바로 정수로 파지하면 무게중심, 손목 각도, 엄지/검지 위치만 살짝 바꿔서 썸 그립을 거쳐 자연스럽게 세이버 그립과 상호 전환이 가능하다. 원리상 하삼지가 무기를 단단하게 잡으므로, 나머지 엄지와 검지를 살짝 조절해 그립을 바꾼다.
거리가 벌어지면 세이버 그립을 취하고, 거리가 가까워지면 해머 그립으로 전환해서 힘차게 찍거나 후려치는 동작으로 이어갈 수 있다. 그냥 썸 그립으로 똑바로 쥐다 보면 동작에 따라 자연스럽게 세이버 그립이 되기도하고 해머그립이 되기도 한다. 위의 필리피노 그립은 이 그립 전환을 위한 변형 파지법이다.
중세 스타일의 투박한 기술이 잔존하는 필리핀 무술에서는 해머 그립을 기본으로 두되 부드러운 찌르기/베기를 위해 순간적으로 세이버 그립을 취한다고 해설하기도 한다. 단검을 이용한 기습 기술들은 거의 해머 그립이거나, 아래의 아이스픽 그립이다. 상대와 대치하며 거리의 이점을 얻거나 간합, 반응을 보지 않고 기습을 하는 동작이기 때문이다. 군용 매뉴얼의 초병 무력화 기술들이 이런 부류이다.
해머 그립은 실생활에서도 자주 쓰인다. 이름처럼 망치질을 할 때나, 도마에 식재료를 놓고 다질 때가 그렇다.[6]
사실 세이버 그립보다는 리치가 짧고 아이스픽 그립보다는 찍는 힘이 약한데 이런 그립을 쓰는 이유는 비교적 힘을 강하게 실어 심장이나 장기들을 노리기에 매우 적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암살에 유용하게 쓰인다. 복싱의 숏 블로, 바디블로처럼 명치를 향해 그대로 아래에서 위로 올려 찌르면 갈비뼈를 피해서 심장이나 횡격막이나 위장을 노리기 때문에 살아남기 힘들다. 필리핀 무술의 3방향 V 동선에 맞춘 찌르기, 로마군의 글라디우스 찌르기, 서양 단검술 찌르기 등이 이런 계통이다. 당연히 심장뿐만 아니라 다른 장기, 힘줄, 혈관 등도 마찬가지다. 즉 세이버 그립으로 원거리전을 해서는 상대기 저지되지 않을 걸 전제한 기술들이다.
펜싱 식 원거리전에서 휙 베거나 찔끔 찌르는 걸로 저지되지 않는 상대라면 바로 해머 그립으로 살짝만 고쳐쥐고 뒷날베기성 후속 찌르기+찍기에 들어가거나, 근접 거리에서 해머 그립으로 뾰족하게 세워서 옭아매고 올려쳐야 한다는 방법론이다. 여러 모로 근현대의 결투보다는 진흙탕 개싸움 내지는 그래플링까지 고려한 용법이다.
  • 아이스픽(Icepick) 그립
    파일:KnifeGripRGEO.jpg
    나이프를 거꾸로 쥐는 그립. 얼음 깨는 송곳(아이스픽)을 역수로 잡고 끌처럼 찍기에 저런 이름이 붙었다. 리버스(Reverse)그립이라고도 한다. 필리핀 무술에서는 파칼(Pakal), 뿌뇨(Punyo)[7]라고도 한다. 일반명사 격으로 역수라고 부르며, 무술 전반에서의 역수파지법에 대해서는 역수 문서에서도 다룬다.
해머 그립에서 칼만 반대로 들고 손잡이 끝에 엄지손가락만 올려줘 지탱해주면 된다.[8] 베기보다는 본능적인 찌르기 및 찍기에 올인한 파지법이다.
이 그립으로 벨 경우 힘이 잘 실리지는 않지만, 인체의 급소는 살짝 긁혀도 다칠 정도로 연약한데다 아무튼 칼날이 눈 앞에 훅 지나다니기 때문에 무시는 못 할 동작이다. 지근거리 레슬링 상황에서도 칼날을 지그시 누르는 꼴이 되므로, 조금만 움직여도 상해가 일어난다. 게다가 카람빗을 사용하면, 칼날이 휘어 있어 다른 칼과 달리 예외적으로 굉장히 깊게 베게 된다.

변칙 그립으로 반대 손으로 칼 손잡이 끝이나 손목을 받쳐줄 수도 있다. 이러면 체중이 강하게 실리게 된다. 일본 고류에서 와키자시나 탄토를 다룰 때, 심지어 범죄사건인 도쿄 찌르기 사건 기록사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끔찍한 범죄사건이기는 하지만 본의 아니게 아이스픽 그립 전환과 양손 운용의 모범사례(...)와도 같은 모양새가 되었다. 가해자가 오른손 정수로 달려와 피해자를 찌르고, 튕겨나며 왼손으로 칼을 잡아뽑아, 왼손 역수, 오른손으로 칼마구리를 받친 상태로 사진에 찍힌 것이다. 그 직후 제지되었지만, 만약 찌를 시간이 조금이라도 더 있었다면 한번 더 달려들어 체중을 실은 공격을 가할 수도 있었던 순간이었다. 이건 무술적으로도 자연스러운 그립 체인지 동작이다. 워낙 힘차게 찌르는 데 좋다보니 단검을 다루는 무술에서는 자주 다루는 기법이다. 짧은 칼 한 자루만으로는 저지력이 부족할까봐 이를 보완하기 위해 발달한 운용법이다.

또 다른 변칙운용은 (외날 칼의 경우) 날을 안쪽으로 오게 한 다음 대놓고 낫처럼 운용하는 것이다. 어차피 베기보단 찌르기에 올인하는 기법이다. 찍어버릴 때에는 안쪽 날이 먼저 목표에 닿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찌르기가 더 위협적인 동작이 된다. 그러면서도 칼이 워낙 작기에 상대가 싸우는 도중에 날 방향을 알아볼 가능성도 거의 없다. 그리고 상대방의 어설픈 찌르기나 손아귀가 들어오면 살짝 걸기만 해도 바로 상대의 손목을 저밀 수 있다. 날이 바깥으로 가는 파지법으로는 거는 것만으로는 상대 손을 바로 썰 수 없으며, 추가 동작이 따로 들어가야 한다.

격투기 백그라운드가 있는 사람이라면 역수로 운용하기가 더 편할 수 있다. 세이버 그립의 이점을 살리려면 펜싱처럼 칼 자체와 간합에 집중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보통 격투기에서 익히게 되는 자세와 감각이 달라진다. 하지만 역수로 잡은 채로 격투 자세를 그대로 취하면 격투기가 그야말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다. 단순히 쥐고 잽을 때려도 살인적인 견제기가 되고, 파운딩, 메주먹치기는 강력한 찌르기가 된다. 훅은 정식 검술보다는 못하지만 위협적인 가로베기가 된다. 특히 초근접전에서 상대를 관절기로 제압하거나 매친 후 찌르기에 최적화되어 있다. 한국에서도 특공무술 시범 중에 적을 유술로 제압한 후 역수 칼로 찍어버리는 마무리는 흔히 볼 수 있으며, 중세 기사들 또한 상대방을 유술로 제압하고 역수 단검으로 갑옷 틈새를 찍었듯이, 격투기 중에서도 유술에 가장 최적화되어 있는 그립법이라 볼 수 있다. 창작물 중에서는 아무래도 메탈기어 솔리드 3에서 묘사된 CQC가 가장 유명할 것인데, 작중 주인공이 적을 백병전으로 사살할때의 움직임을 보면 유술과 아이스픽 그립이 어떤 방식으로 섞여서 사용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카람빗으로 유명한 실랏 타격기 중에는 중국 남권이나 가라테와 유사한 동작도 있는데, 걷어내고 정권지르기같은 기본동작도 카람빗 역수로 들고 시행하면 칼날로 긋고 지르면서 칼끝으로 찌르고 회수하면서 추가로 긁어내는데다 공격이 들어와도 그대로 긁어버리는 위협적인 기술이 되어버린다.

힘껏 치고들어가서 왼손으로 상대를 붙잡고 마구 찍는 경우에 매우 유용하다. 내리찍기만 하는게 아니라 아이스픽 그립으로 잡고 옆구리나 등을 찌르거나 가슴 앞에서 짧게 밀어찌를 수도 있고, 팔목을 잡힐 때는 손목을 가볍에 트는 것으로 상대의 팔목을 벨 수도 있다. 역수로 단검을 쥐고 곡괭이나 낫처럼 상대에게 걸면서 쓰는 방법도 있다. 위험하고 익히기 어려운 동작이지만, 첫공격 이후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데다 성공하면 상대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는 꽤 고급기술이다. 그래서 현대화된 군용 대검 나이프파이팅에서는 왼손을 앞에 둔 오소독스 복싱 스탠스처럼 가르칠 때도 있다. 어차피 방탄복 있으니까 째쩨하게 간합 보지 말고 잡고 찍으라는 것이다.

단검을 미리 뽑아들지 않고 보조무기로서 휴대하고 있다가 뽑아서 사용할 때 자주 권장한다. 단검을 급히 뽑을 정도의 근접전이 벌어지면 긴 간합을 두고 베어들어가는 정수 검법보다는, 맨손 격투의 연장선상에서 벨트나 군장에 찬 칼을 뽑아서 힘차게 찍는 게 더 빠르고 강하기 때문이다.

사냥꾼이나 도축 업자들이 가축이나 사냥감을 거꾸로 메달아서 해체할 때 뱃가죽을 찢기위해 자주 쓰인다. 손질되지 않은 생가죽인데다가 근육이나 살때문에 굉장히 질겨서 상당히 힘이 많이 들기때문에 자연스럽게 이런 그립을 취하게 된다. 같은 이유로 고대 사회에서 동물 따위를 제물로 바칠 때에도 제례용 칼을 이런 식으로 잡았다. 그라운드 단검술에서 거의 확인사살 격으로, 반대 손으로 칼 든 손목을 밀어서 제물 바치듯이 체중 실어 찔러버리는 기술도 있다.

칼을 정수로 잡고 아이스픽 그립처럼 운용하면 중세 유럽검술에서의 폼멜(손잡이의 무게추)로 상대를 찍는 동작이 된다. 정수 상태로 폼멜로 상대를 걸거나 옭아매는 것도 원리는 같다. 대다수의 필리핀 무술 단체에서 제시하는 스틱 그립법은 이러한 변칙적 운용을 전제하기 때문에 정수 해머 그립이 기본이면서도 새끼손가락 아래로 반 뼘 정도를 남기라고 한다. 해머 그립의 거울쌍같은 동작이라 보면 된다.

해머 그립과 마찬가지의 이유로, 상대와 대치하며 싸우는 기술들이 아닌, 무방비상태의 적을 급습하는 기술들 중에는 역수로 잡는 것도 많다. 복잡한 기술이랄 게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어디어디를 똑바로 찍어라” 같은 식이다.

파일:나치주금.jpg
예를 들자면, Figure C는 해머 그립으로 경동맥을 찌르는 동작이고, Figure D는 아이스픽 그립으로 쇄골하 동맥을 노리는 동작이다. 특별한 테크닉 없이, 푹 찍고 거칠게 쑥 빼면 적은 동맥이 터져서 죽는다는 개념이다.

일상생활 속에서는 나이프를 끌(정)처럼 써서 뭘 쪼개는 동작과 같다. 주로 목공 쪽에서 할 일이 있을 것이다. 껍질이 딱딱한 식재료를 역수로 살짝 구멍내고 칼 옆면으로 쳐서 균일하게 쪼개는 기교도 있다.

3.2. 기술의 원리

3.2.1. 기본개념

  • 왜 하는가?
    일단 호신술로 생각하면 절대로 안 된다. 거듭 반복하듯 나이프는 정면 싸움에서 쓰기에 좋은 무기도 아니고, 만약 싸운다면 상대나 나나 다칠 위험성이 넘쳐난다. 법적으로도 보호받기가 매우 힘들다. 총기 범죄나 동네 양아치 수준을 넘어서는 흉기범죄가 빈발하는 곳에 체류할 생각이라면 고려할 수도 있지만, 나이프 파이팅 이외의 다른 보호수단을 강구한 뒤에 반쯤 취미삼아 고려하는 게 나을 것이다. 칼이 굴러다닐 정도로 문화가 호전적인 곳에서도 라틴 문화권의 나바하(Navaja), 이탈리아 남부 단검술, 필리핀 무술 나이프술 등등은 결투 문화의 연장선상에서 단검을 다루기 때문에, 살기넘치는 범죄자를 막는 방법과는 철학이 아예 다르다.[9] 나이프 '결투' 문화가 있는 동네 나이프 파이팅은 이런 결투의 연장선상에서 나이프를 다루기 때문에, 엄청 빠른 펜싱같은 성향을 띤다. 반면 호신이 아닌 군사훈련의 연장선상(특히 분단국가 현역/예비역으로서)으로 생각하거나, 흉기 범죄자를 상대해야 하는 직종에 종사하고 있거나, 아예 단검을 다루는 옛 무술을 수련, 연구하는 위치라면 입장이 다르다. 결투에서는 상대를 아예 죽이지 않을수도 있고, 팔다리를 베어서 무력화하거나 전투의지를 상실할 정도의 피해만 줄 수 있다. 하지만 살인을 의도하는 흉기범죄자나 군인 간 백병전투에서는 죽을법한 피해를 입은 놈이 준 무의식 상태로 나이프를 휘둘러대서 둘 다 죽는 사태도 터질 수 있다. 따라서 결투 무술보다 더 위험한 상황들이 많아진다. 전통무술은 딱 군용무술과 현대 스포츠 사이의 중간지대 정도라 할 수 있다. 군용처럼 너 죽고 나 죽자까지 전제하지는 않으며 사용자의 몸을 지키는 호신까지 고려하지만, 스포츠처럼 빠르고 효율적으로 점수 따는 건 고려하지 않는다.
  • 급소
    목 옆, 손목 안쪽은 동맥이 지나는 지점이므로 최우선 타점이다. 인체 중심에서 좌우로 살짝만 벗어나면 다 혈관이 지나는 급소다. 이마 옆에는 관자놀이, 목 옆에는 경동맥, 몸통 옆에는 폐, 콩팥, 간 등 장기가 있다. 요약하면 인체 중심선 좌우 및 손목, 팔오금(무기 든 팔 동맥 및 힘줄)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사실상 격투기 타점 및 검도 격자부위와 같지만, 조그만 나이프는 사람 마빡을 쪼갤 수 없으므로[10] 정중앙보다 살짝 옆 관자놀이로 간다. 맨몸 격투기에선 손이 워낙 빠르고 맨손으로 손에 입힐 수 있는 데미지도 적기에 손목 공격에 실익이 없지만, 나이프끼리는 손목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고 손을 제압하면 매우 유리해지므로 손목 및 팔 역시 타점으로 고려한다. 따라서 모든 자세는 기본적으로 동맥과 장기가 공격당하지 않게 해야 한다. 다른 곳을 다치면 죽기살기로 응급실 도착할 때까지 버틸 수라도 있는데, 동맥을 다치면 몇 초 내에 의식을 잃고 그대로 뇌부터 손상된다.
  • 사정거리
    종합격투기 거리감각에 칼날 길이를 더하면 딱 나이프 사용자의 사거리이다. 따라서 기본 찌르기/베기 사거리는 대략 칼 길이에 따라 로우킥-미들킥(또는 몸통 앞차기) 사거리 사이 정도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간격 따지자면 발차기가 쓰이는 입식무술 정도의 거리가 원거리, 서로 칼/손만 닿을 거리가 중거리, 서로 몸통에 칼, 손을 댈 정도의 근거리, 격투기 클린치와 똑같은 클린치 거리로 따져볼 수 있다. 나이프는 방어구 없이는 스치기만 해도 피가 터지기 때문에, 중거리에만 들어가도 목숨을 잃을 수 있다. 격투기도 기본적으로는 중거리에 머무르지 않고 치고 빠지거나 맞기 전에 들어가는 걸 지향하지만, 나이프 파이팅이라면 그 기준이 더 빡빡하다. 격투기에선 패리 실패해도 그냥 코피만 좀 나고 카운터를 쳐서 역전승을 낼 수 있지만, 나이프 패리에 실패하면 입술뿐만 아니라 내 목이 베일 수 있다. 근거리에서 훅, 바디블로처럼 박으면 바로 살인기술이 되고, 클린치 거리에서는 흉기범죄 사례처럼 서로 십수방씩 찌르는 그림이 나온다. 그래서 현대에 통하는 나이프 파이팅은 군장, 응급처치체계 다 갖춘 특수부대 군용무술이 기본이다. 군용무술의 원전이 된 필리핀 무술 등에서도 갑옷, 최소한 손목보호대 정도는 차고 중,근거리에서 상대 손 못 쓰게 누르면서 베고 찌르는 기법들이 발달했는데, 현대 전투병과 군인 수준의 방어구를 갖춘 거랑 조건이 비슷하다. 맨몸이거나 평복이면 그냥 스쳐도 중상 확정이기에 나이프 호신술로서는 도망가거나 안 되면 장대나 의자라도 들고 사거리를 벌리라는 것이다.
  • 사정거리별 대응
    따라서 아예 칼이 닿지 않을 원거리에서는 맞지 않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사브르 펜싱과 유사하되 칼이 훨씬 작으면서도 치명적이고 규칙이 없다. 뭔가 막는다기보다는 미리 치고 빠지고 손을 움직여서 손목 따이는 걸 방지한다. 반대손 손등을 앞으로 해 목을 가리거나, 아예 칼 든 손 손목을 가리는 등 어떻게든 동맥만 지키는 자세도 있다. 최대한 피하고, 실수로 긁히더라도 치명상은 피하는 것을 지향한다. 중거리 이하에서는 필리핀 무술 등에서 다루는 반대 손까지 활용하는 테크닉이 필요한데, 조금만 실수해도 몸을 베이거나 찔리기가 쉽다. 최대한 상대 칼에 안 맞고 내 칼을 급소에 먼저 밀어넣으며, 상대 팔을 비껴낸 사이에 팔-목 순으로 찌르거나 손목부터 베면서 들어가 급소를 찌르거나 아예 과감하게 급소 가리고 쳐들어가 찌르는 등, 내가 죽기 전에 상대를 죽여버리는 방식의 기술이 쓰인다. 당연히 최대한 맞지 않는 것을 지향하고, 설령 찔리거나 베이더라도 급소가 아닌 팔뚝살 등을 내어주고 상대 목 가져가는 걸 지향한다. 말이 좋아 어렵고 위험하다 수준이지, 클린치 거리라면 누가 먼저 찌르나, 말하자면 누가 먼저 쓰러지기 전에 더 많이 치명적으로 쑤시고 병원에 먼저 실려가나 맞다이 뜨는 수준이다. 선진국에 산다면 이런 전제를 할 필요가 없지만, 군인들은 예나 지금이나 단검을 뽑을 정도의 백병전에 휘말릴 수 있으므로 군용 CQB 무술에선 후자까지 전제하고 훈련한다. 방어구빨로 막아내서 아무튼 죽기 전에 죽이고 의무병한테 응급처치받으라는 식.

3.2.2. 공격법

  • 나이프의 공격방식
    찌르기, 베기, 치기, 긋기, 걸기 정도이다. 칼끝으로 찌르고, 원심력으로 휘둘러 날로 벨 수 있고, 칼끝, 뒷날 등을 스냅으로 휘둘러 탄력있게 칠 수 있으며, 내뻗어진 칼을 당겨서 칼날로 그을 수 있고, 해머 그립이나 아이스픽 그립을 이용해 상대의 팔이나 칼을 걸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찌르기가 제일 단순하고 치명적이다. 나이프가 작은 무기이기 때문에, 나이프를 든 파지법과 자세도 공격방식을 결정한다. 예컨대 정수로 잡고 상대를 밀어붙이는 건 그 자체로 긋기가 되며, 역수로 잡고 들어오는 상대의 팔을 찍어 막는 건 정확한 찌르기가 될 수도 있고 살짝 빗나가는 대신 갈고리처럼 상대 팔을 거는 동작이 될 수도 있다. 일부 필리핀 무술 단체에서는 이걸 점, 직선, 곡선, 면 등 기하학에 빗대서 설명하기도 한다. 상대의 무기나 타점 역시 기하학으로 풀어서 설명한다. 기하학으로 기술 설명하는 스페인 데스트레자 검술이랑 비슷하게 수렴진화했다
  • 공격 방식의 전환이 매우 빠름
    나이프가 매우 빠르고 변칙적이며 막기 힘든 이유이다. 워낙 가볍고 작다보니 찌르고 빼거나, 베다가 찌르거나, 찍다가 걸거나, 걸면서 상대 저미고 찌르는 등 동작의 연계가 매우 빨라진다. 묵직한 무기는 질량에서 오는 파괴력이 있는 대신 그 무게를 통제할 수 있어야 제대로 된 기술을 펼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무리 빠르더라도 숙련이 되면 상단에 있는 칼이 갑자기 아래로 솟구치진 않을 거라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나이프는 워낙 작기 때문에 왼쪽에서 찔러오던 칼이 오른쪽으로 날을 틀어 오른쪽을 긁으며 빠져나가 갑자기 중앙 복부로 5연속으로 찔러오는 등의 미친 연계를 쉽게 할 수 있다. 문제는 나이프 든 상대방도 이 짓을 나에게 똑같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술을 몰라서 각종 변칙 연계를 몰라도, 반대 손으로 잡고 똑같은 찌르기만 계속 반복하는 것[11] 역시 자체적으로 찌르기, 찌르고 쑤셔서 긋기, 걸기 등의 효과를 동시에 낼 수 있다. 정 뭣도 안 되면 차라리 찔린 상태에서 그대로 상대 팔을 잡아두거나, 손가락 베일 거 각오하고 칼날이라도 잡은 사례는 그래서 나왔다. 정식 무술로서 권장하기엔 뭣하지만, 실제 사례가 넘쳐날 정도로 상대가 찌르고 나서 회수하는 것만큼은 막는 데 필사적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 공세 유지로 상대 위축시키기
    나이프는 워낙 짧고 빠르기에 상대가 무술을 잘 모르더라도 빠르게 반응할 수 있다. 대부분의 무술과 투기 스포츠에서 그렇듯이, 상대가 만전 상태로 내 공격에 카운터를 칠 수 있으면 위험해진다. 따라서 공격 타이밍을 제대로 잡거나, 패링/피닝을 하거나, 상대 칼 든 손을 잡거나 베어내려면 상대 칼 든 손이 늦어지게끔 조치를 취해야 한다. 공격 기세를 잡아버리는 게 대표적이다. 이 기세라는 게 다소 정신적이기에 확실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동작의 주도권을 내가 가져가고 상대가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그림이 나와야 그나마 뭔가 할 수 있는 게 생긴다. 상대가 상황을 주도하면 나는 억억 하는 사이에 일방적으로 맞거나, 맞고 나서 겨우 반응할 수 밖에 없다. 이게 맨몸 격투기에서도 자주 일어나는 일이지만, 손으로 때리는 잽과 달리 칼날은 더 위험하다. 나이프는 세상 그 어떤 무기보다도 공격이 곧 방어가 되는 무기인 셈이다. 리액션은 항상 액션보다 늦다는 원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뒤집어 말해 상대방이 산전수전 다 겪었거나 마약, 자살적 신념 등등으로 인해 쫄지 않는 상태라면 무슨 짓을 해서라도 나이프 파이팅에 휘말려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런 놈들은 총 앞에서도 달려들 놈들이다.
  • 찌르기 타점
    목, 명치 라인, 갈비 아래 정도로 나눌 수 있다. 목과 명치라인에는 세이버 그립+스트레이트식 찌르기로, 갈비 아래는 해머 그립+바디블로식 찍어올리기로 접근할 수 있다. 무술에 따라 이를 원반, 시계, 중심선, 삼각형 등으로 자세히 풀어놓기도 한다. 나이프 찌르기로 뼈를 뚫을 수 없다는 특성상, 베기처럼 8방향이 전부 쓰이기보단 약 3~5방향 정도의 심플한 공격이 일반적이다. 요약하면 인체에 대고 Y자를 그린다. 관자놀이-쇄골-경동맥-양손 동맥 등은 위쪽에 두 짝 있으니 Y 윗 변이고, 턱 아래-명치-낭심으로 이어지는 신체 중심선은 Y 아래 변이다. 조그만 나이프로는 이마뼈를 못 뚫으므로 더 치명적인 장기나 혈관이 있는 Y 동선을 따라간다. 혈관 이상으로 치명적인 장기 타점이 있긴 있는데, 바로 심장연수다. 심장에는 명치 아래에서 위로 찍어올리는 식으로, 연수에는 턱 아래 공간, 눈구멍, 후두부 머리-목 경계선 등으로 접근할 수 있지만... 일반인이라면 쉽게 찌를 수 있는 곳도 아니고 상대가 가만히 맞아주지는 않을 것이다. 일단 고무나 알루미늄 모형칼 대련에서도 이런 부위는 레슬링 걸고 칼끝으로 대고 밀어주는 시늉 하는 걸로도 사망 판정을 낸다. 진짜 세게 팍 찍거나 찔러버리면 안전한 훈련이 거의 불가능하다.
  • 가벼운 찌르기
    찌를 때 팔을 완전히 펴지 않는다. 찌르고 나서는 최대한 빨리 원래 동작으로 돌아온다. 복싱을 했다면 그냥 잽, 스트레이트와 똑같다. 팔을 지나치게 펴면 상대에게 손목 동맥을 베일 수도 있고, 합기도식 팔꺾기에 당하거나 칼이 튕겨나는 반동만으로도 손목 인대에 부상을 입을 수도 있다. 모형칼로 스파링을 해도 무리하게 찌르다가 꺾여서 부상 입거나, 방어자가 너무 거칠게 스탠딩 암락을 걸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아예 반대 손을 이용해서 뻗은 손을 더 빨리 회수하거나 혈관을 가려주는 테크닉도 있다. 펜싱처럼 단독으로 뻗으면 혈관이 너무 위험하니, 기왕 맞을 수 있는 거 반대손으로 커버 올리며 길게 찌르는 것이다. 레이피어 검술에서도 비슷한 동작을 찾아볼 수 있다. 이 쪽은 펜싱에서 유래한 근대 서양 단검술에서 자주 볼 수 있다.
  • 강한 찌르기
    아예 힘을 줘서 찌르고 싶다면 정수 해머 그립으로 잡고 바디블로처럼 골반 회전을 이용해 올려친다. 수직 상방으로 들어가면 사람 복부 내지는 명치에 닿는 각이 나온다. 칼 전방으로도, 반대손 전방으로도 둘 다 할 수 있고, 이 때 반대손으로 아예 상대를 잡으면서 찍는 방식도 있다. 스쿠툼을 든 로마 군단병이 글라디우스로 전방을 찌르는 것과 같다. 반대손은 당겨주고 칼로는 밀어서 찌르면 두 손이 만나며 동작 흐름이 깔끔하게 이어진다. 다른 각도로 하더라도 맨손 격투기의 숏훅, 엘보, 어퍼처럼 골반 회전을 써서 찍는다. 결국 Y자 동선을 따라가자면 숏 훅, 숏 어퍼(또는 바디)같은 감각이 된다. 아이스픽 그립으로 찍더라도 동선은 대동소이하다. 우상방에서 아이스픽으로 내려찍는 건 흉기 범죄자들도 자주 한다. 이런 동작들은 필리핀 무술, 중세 단검술 등 고전적인 단검술에 매우 흔하다.
  • 베기 타점
    상하좌우+사선+역사선 합쳐서 8방향이 기본이다. 고전 검술이나 현대 필리핀 무술, 크라브 마가 원심방어와 마찬가지다. 하지만 나이프가 워낙 작고 가벼운 무기라서 긴 수직, 수평 베기는 들어갈 자리가 없고, 동선이 자주 바뀌며 찌르기, 패리와 매우 빠르게 전환된다. 필리핀 무술 스틱 기본기나 세이버 검술처럼 크게크게 베려고 하다간 스파링을 해도 자꾸 얻어맞기 때문에 사실상 몸통 상대론 사선, 수평 목, 기습성 수평 하단 정도가 찌르기의 빈틈을 메울 때 쓰인다. 특히 수평 목이나 하단(허벅지)가 찌르기 빈틈 메우는 회수 겸 견제동작으로 자주 등장한다. 나이프 베기의 진가는 손목이나 다리 등을 벨 수 있는 데 있다. 감아올려 베는 식으로 목, 턱 아래, 상대 손목 등을 긁으면서 찌르기로 전환해 들어가는 용법도 있다. 상대의 몸을 직접 공격한다기보다는 손목을 베어버리는 반격 내지는 이니시용 선빵기에 가깝다. 군용 백병전 과정보다는 전통무술 성격이 강한 필리핀 무술 쪽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유럽 기병 검술이 그랬고 필리핀 무술에서도 그렇듯, 짧은 무기에서 베기는 셋업이나 기세 뺏기, 반격의 의미가 크다. 단검 베기는 단독 기술이 되기 힘들다.
  • 당겨베기
    칼을 가볍게 던져서 타점까지 뻗은 다음, 긁어오면서 긋는다. 즉, 베기는 베기인데 동작의 시작은 힘이 빠진 찌르기랑 차이가 없다. 찌르고 칼을 회수할 때도 이렇게 베면서 최대한 빈틈을 줄인다. 나이프는 워낙 작아서 검도식으로 “치는” 베기를 할 수 없다. 그래서 톱질하듯이 당겨서 써는 식으로 벤다. 이를 필리핀 무술 과정에서는 스페인어로 세라다(영어의 serrate와 같다.)라 하고, 19세기 기병검술에서도 곡도를 다루는 맘루크 검술이라고 언급한다. 스테이크 써는 것과 같다. 필리핀 무술, 실랏 유파에서 가끔 상대가 멈춰주고 수련생이 다다다다 팔뚝에 여러 기술을 연습하는 건 팔이 꼬였을 때 이렇게 당겨긋고 후속타 날리는 걸 슬로우모션으로 연습하는 것이다. 물론 실전에선 상대가 이렇게 멈춰주지 않을테니 어디까지나 전통무술 수련 방식 중 하나일 뿐이다. 일단 찌르고 빼면서 다음 찌르기를 준비하는 것도 그 자체로 당겨베기랑 다를 바가 없다. 리히테나워 검술에서도 '썰기'는 찌르기와 베기보다도 가까이에서 이루어진다 하는데, 칼을 상대 몸에 지그시 누르고 확 당기는 것으로 상대를 썰어버리기 때문이다.
  • 치기
    스냅으로 휘두르면 장검처럼 깔끔하게 베는 힘은 안 나오지만, 그래도 칼 자체가 날카롭기 때문에 맨몸에는 큰 피해가 간다. 서양 검술의 이른바 뒷날베기와 같은 효과로, 잽처럼 뿌리거나 동선을 급히게 틀어 기습적으로 툭 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아예 간격이 짧으며 찌르기 애매할 때 도끼처럼 내려찍는 동작도 아무튼 칼날이 날카로우므로 피해를 줄 수 있다. 아이스픽 그립, 특히 카람빗을 들었다면 매우 위력적인 공격이 된다. 주먹질처럼 스냅 줘서 쳐도 그대로 칼끝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특히 카람빗은 들고 너클처럼 주먹질해도 위력적이다. 나이프가 워낙 작아서 큰 도검처럼 '앞날'로 탁 쳐서 베는 건 상당히 힘드므로 그 개념이 다르다. 일본도나 롱소드 같은 걸로 경쾌하게 치면 상대 팔이 잘리겠지만, 단검으로는 그런 걸 할 수 없다. 오히려 역수로 원거리전을 대비할 때 현대 격투기의 잽처럼 지르는 개념이다.
  • 긋기
    나이프는 칼이므로, 어딘가에 걸렸을 때 그대로 회수하기만 해도 목표를 저밀 수 있다. 특히 움직이다가 서로 동선, 동작이 꼬이면 더 빠르고 유연하게 긋고 다음 공격을 마구 하는 쪽이 일방적으로 유리해진다. 공격적인 모의훈련을 하면 한 방에 거의 대여섯번 마구 쑤시는 공격이 허용되는 것도, 나이프 호신술이 욕 먹는 이유도 칼은 애매할 때 긋기만 해도 맨몸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이 점 때문에 나이프 방어가 매우 위험한데, 어찌저찌 한 군데를 막거나 잡아도 상대방이 거칠게 칼을 회수하면 그대로 칼날에 손목, 손가락 등이 그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역으로 공격자 입장에선 찌르다가 걸려도 그어서, 베다가 걸려도 그어서, 어찌저찌 팔이 꼬여도 타점에 칼 대로 그어서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이는 사실상 모든 공격 사이사이에 당겨베기가 들어가는 효과다. 칼날이 굽어있는 곡도는 구조상 슬쩍 긋기만 해도 단위 면적당 스치고 지나가는 칼날의 길이가 길어, 사실상 제대로 베는 효과가 난다. 예컨대 직도가 5cm 움직이면 딱 5cm 분량의 칼날이 타점을 훑는다. 여기에 약간 긋는 테크닉을 쓰면 5cm를 밑변, 그어버린 깊이를 높이로 삼는 직각삼각형의 빗변만큼이 타점을 훑는다.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생각하면 빗변이 무조건 다른 변보다 길다는 게 기억날 것이다. 아예 곡도가 5cm 움직이면 그 범위 내 사선으로 이어지는 칼날이 전부 다 타점을 훑기에, 빗변보다도 긴, 로그함수곡선같은 칼날이 전부 범위 내부를 저민다. 따라서 카람빗은 물론, 약간의 곡률이 있는 보위 나이프 등은 긋기가 곧 당겨베기, 당겨베기는 거의 장검 베기 수준의 위력을 낸다. 옛날 기병용 칼이 곡도였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반대로 직도, 특히 짧은 직도라면 베기나 긋기보다는 찌르기가 위력적이다. 그으면서 빠져나간 칼은 다음 찌르기를 준비할 수 있고, 찔러들어온 칼은 빠지면서 나를 그을 수 있다. 그래서 상대 칼 든 손을 무슨 짓을 해서라도 멈추지 못하면 위험해지며, 나이프 파이팅이 매우 위험하다 하는 것이다.

3.2.3. 반격법

  • 나이프에 방어는 없다
    나이프 상대로는 사실상 방어가 불가능하다. 칼 자체의 질량과 길이가 작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칼날에 찔리거나 베이면 그대로 상처를 입기 때문이다. 커다란 도검처럼 무기 자체로 방어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나이프로 할 수 있는 유효한 방어 행위는 아예 상술했듯 공세를 빼앗아 상대의 동작을 위축시킨 다음, 칼을 안 든 반대 손까지 동원해서 기세가 쭈그러든 공격이나 반격을 시도하는 상대의 손을 따거나 피하거나 흐트리는 등의 고난도 동작밖에 없다. 링크된 폴 뷰낵의 영상에서도 나이프로는 막을(block) 수 없으며 첫 박자에 상대의 손목을 벨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거리가 멀면 후속타 맞기 전에 빠져야 하고 가까우면 맞지 않게 상대 칼을 추가로 흘려내야 한다. 이 개념을 독니 빼기(Defanging the Snake, Fang:독니, Snake:뱀)라고도 부른다. 나이프 다루는 걸로 유명한 필리핀 무술에는 기본적으로 가만히 서서 막는다는 개념이 없다. 뭔가 가로막은 직후에 다음 동작으로 가거나 카운터치거나 빠지지 않으면 금방 공격당하기 때문이다. 막는다는 것도 검 수준으로 긴 무기 차원에서지 나이프라면 검보다는 상대의 팔을 직접 막듯이 칼날로 긋거나 따서 감속, 무력화시키고 팔을 잡거나 쳐내는 등 귀찮고 위험한 공정이 들어간다. 마구 움직이는 칼 든 손을 한 방에 잡아내기는 어려우며 방어를 노리고 소극적 동작을 취하면 역으로 더 크게 당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리핀 무술 기초 방어는 대부분 공방일체로 쳐내거나, 막는 계통의 자세를 취하고도 무기를 굴리거나 흘리는 등 추가 조치와 함께 이뤄진다. 안 그러면 그대로 흘러들어오는 상대 칼날에 베인다.
  • 반대 손 활용
    나이프를 든 손 자체가 빠르기 때문에, 나머지 한 손은 동맥을 노출하지 않게 들고 목, 칼 든 손 동맥 등을 가려주며 끊임없이 자세 및 손의 위치를 바꾸는 게 낫다. 상대 입장에서도 칼에 신경이 집중되기 때문에 손을 가만히 두면 어느 쪽으로나 치명적이다. 이 때문에 칼 쓰는 무술에서는 왼손으로 아예 펀치하거나 상대의 팔뚝을 밀고 견제하고 패리, 핀하는 동작들이 있다. 이건 잘못하다간 왼손까지 베일 수 있는 상황이지만, 애초에 나이프 들고 패리가 필요한 거리까지 말려드는 것 자체가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그나마 손에 장갑이라도 끼거나 몸에 방어구를 두를 수 있는 위치라면 조금 더 자신있게 활용 가능한 정도이다. 그래서 고전 무술 및 현대 군용무술에서는 위험하지만 반대손 쓰는 테크닉을 알려준다. 특히 반대손으로 상대 몸을 잡거나 균형 흩어놓는 데 성공하면 그대로 치명적인 공격이 가능하다. 어느 정도 상대가 위축되고 반응이 느려졌을 때 기습적으로 들어가라는 차원에서다.
  • 패리
    들어오는 상대의 손을 튕겨내 공격 궤도를 흐트러뜨리는 걸 패리라 한다. 패리할 때 적의 손목을 그을 수 있으면 정말 운이 좋은 거고, 기본적으로 나도 움직여서 내 동맥이 따일 가능성을 낮추는 동작이다. 패리로 인한 반동 때문에 칼이 상대 목으로 튕겨진다는 느낌으로 던져야 쓸만한 속도가 나오며, 스파링에서도 쌍방 사망판정이 나오거나 그냥 맞은 다음에 찌르는 근성대결이 되어버릴 때가 많다. 나이프는 짧기 때문에 남는 왼손을 위한 패링도 체계에 포함되어 있는데, 성공하면 상대 칼을 봉쇄하고 내 칼을 자유롭게 찌를 수 있지만 실패하면 내 왼손 손목을 베일 수도 있다. 그나마 대부분의 나이프가 외날인데다 잡스럽게 베이는 건 데미지가 그리 크지 않을 거라 전제한 상당히 위험한 기술이다.

  • 패링이 들어오는 손을 쳐내는 것이라면, 피닝(pinning)은 상대 손이 나오질 못하게 밀어붙이는 것이다. 맨손 격투에서도 무에타이 또는 종합격투기에서 셋업으로 종종 볼 수 있다. 나이프도 무기술이고, 무기술에선 신체 중심이 무너지면 손을 제대로 놀리기 어렵기 때문에 위험하지만 하나의 기술로 보존하고 있다. 칼 든 손을 피닝에 성공하면 일단 상대 칼이 바로 튀어나오지 못해 내 칼 넣기가 자유로워진다. 물론 조금만 늦거나 타이밍이 꼬인다면 반격당하기 때문에 앞손으로 핀하자마자 칼 든 뒷손이 따라와야 하는 수준이다.
  • 주변의 사물 활용
    나이프만을 사용하는 파이팅에선 거의 다루지 않으나, 실전에선 나이프를 들지 않은 손에는 주변에 보이는 물건 중에 방패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물을 같이 집어들고 상대가 휘두르는 나이프 공격을 막는것이 더 효율적이다. 고금을 막론하고 칼과 방패를 동시에 지닌 경우 전투에서 높은 생존력과 안정성을 보였고, 방패를 드는 것만으로도 피격범위가 줄어들어 상대에게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었다. 당사자에게도 심리적 이점이 있는데 인간은 전투 상황에서 방패를 하나 든 것만으로도 높은 심리적 안정감을 얻는다. 더구나 물건으로 상대 공격을 방패처럼 막을 수 있다는 것은 여유 있는 방어와 적극적으로 반격할 기회를 갖게 만들어서 역설적으로 보다 저돌적이고 과감한 전투를 가능하게 한다. 실전에서 가방이나 핸드백 등을 이용할 수도 있고 다른 물건 중에도 안전하게 칼날을 막을 수 있는 것은 뭐든지 사용 가능하다.

3.2.4. 심화

  • 재반격
    내가 선제공격을 하더라도 위의 왼손 잡기, 패링, 피닝 등은 상대방도 똑같이 나한테 할 수 있다. 따라서 상대 손에 내 칼이 튕기거나 막히더라도 최대한 공격을 이어나가야 한다. 안 그러면 반격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반격에 대한 재반격은 튕겨나거나 막힌 상태에서 유연하게 상태 팔을 타고 슥 그으면서 공격점으로 들어가거나, 바로 빼서 다음 공격을 노리거나, 나도 왼손으로 상대를 견제하면서 공격하는 고급 기술이 된다. 말이 고급이지 상기한 기술들보다 더욱 위험하다. 이를 사냥개(hound)가 먹잇감 쫓는 것 같다 해서 하운딩이라 하는 단체도 있다. 중국권법의 추수라는 기묘한 훈련법이나, 영춘권, 절권도, 필리핀 무술 가리지 않고 종종 쓰는 후밧-루밧 훈련, 아이키도식 손목술기 훈련 등등은 원래 이렇게 팔 꼬인 상황에서 유연하게 들어가거나 일종의 레슬링 암드래그 싸움을 하는 훈련이었다. 해당 무술들은 전통무술의 방법론에 맞게 상대적으로 느리고 부드럽게 훈련하나, 나이프는 작고 빨라서 더 빠르고 격렬한 동작이 나온다. 필리핀 무술, 실랏의 나이프, 스틱 훈련이 딱 이러한 공방 흐름을 전문적으로 다루지만, 해당 무술 훈련법도 100% 실전처럼 싸우는 게 아니라 안전하게 기술을 연습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재반격 교착상황이 상대가 내 팔을 잡을 때이다.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게 호신술 레퍼토리로 많이 팔리는 잡힌 손목 빼는 기술들이다.[12] 손에 칼이 있다는 특성상 꼭 유술원리로 손을 벗겨낼 것 없이, 간격이 좁으면 칼날, 칼끝을 그대로 상대 몸에 보내거나, 팔뚝, 손목 등을 방향 틀어서 긁는 등의 잔재주를 쓸 수도 있다. 특히 그립 바꿔쥐기가 이럴 때 쓰인다. 왼손이 살아있다면 왼손으로 칼을 바꿔쥐거나, 세이버 그립을 해머 그립으로 바꿔쥐며 상대 손목을 갈고리처럼 걸거나, 일부러 외날 칼을 날 안쪽으로 오게 잡아 사마귀처럼 상대 팔을 걸기를 의도할 수도 있다. 카람빗은 이런 상황에서 링을 믿고 칼을 살짝 돌려서 상대의 눈이나 팔뚝을 긁거나 고쳐잡을 수도 있다. 일반적인 단검으로는 할 수 없는 변칙 동작이다.
  • 대인저지력
    동맥, 장기를 제외한 다른 부위들은 흉기범죄에 휘말린 일반인조차도 거의 20회씩 찔리고도 한동안은 살아남는 부위이므로, 잡스러운 동작으로 아무데나 맞히는 걸로는 저지력이 발휘되지 않는다. 냉병기 싸움에서는 대인저지 수단을 과다출혈로 인한 의식상실로 삼는다. 아드레날린이 넘치는 사람은 별별 끔찍한 부상을 입고도 몇 분간은 펄펄하게 움직일 수 있지만, 일단 동맥이 손상되면 몇 초만에 의식을 잃기 때문이다. 출혈 외의 저지 효과를 보려면 창, 폴암, 철퇴 등의 묵직한 냉병기가 출동해야 한다. 커다란 냉병기는 질량과 길이 자체로 상대의 자세를 무너뜨릴 수 있지만, 나이프만으로는 그게 안 된다. 특히 방어구를 전제한 전통무술(필리핀 무술, 실랏 등)이나 군용무술에서는 검도와 비슷하게, 맞는 거 두려워하지 말고 더 정확하게 더 강한 기세로 찌르거나 베는 게 이상적인 목표다. 어차피 방어구 덕분에 잡스러운 반격은 막을 수 있고, 다쳐봤자 의무병이 살려줄 수 있으니까 상대를 확실하게 제압해버리는 낫다는 논리이다. 이게 결국 "나이프 파이팅을 어떻게 끝내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출혈만으로는 동맥을 아주 제대로 공격해야 약 8~15초만에 의식을 정지시킬 수 있는데, 그 사이에 상대도 온갖 무술 또는 개지랄을 펼치며 저항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비슷한 수준의, 또는 흥분한 사람들끼리 격돌하면 더 오래 걸릴 것이다. 예외적으로 즉시 무력화를 보장하는 방법으로, 상대의 와 척수를 건드리는 눈알, 턱 아래, 뒤통수 등을 통해 연수를 끊는 방법이 있기는 하다.[13] 신경계가 바로 날아가므로 의식상실이 최소 몇 초 걸리는 경동맥 이상으로 빠르다. 당연하지만 실전에 나선 군인 빼고는 거기를 노리는 기술을 쓸 명분이 없고, 저항하는 상대의 연수나 눈알에 칼을 깊숙히 찍는 건 엄청나게 어렵다. 무엇보다 일반인이라면 일단 정신적으로 거부감을 느낀다.
  • 제압
    나이프의 대인저지력이 낮다는 특성 때문에, 결국 상대의 방어나 자세를 무너뜨리고 완전히 급소를 베고 찌르거나, 아예 상처를 입은 상대한테 유술기 싸움을 걸어서 유리한 자세(post)를 만들고 끝까지 막타를 치거나 무장해제를 시키거나 해야 제대로 된 일격을 먹일 수 있다. 그래서 캄프링엔을 위시한 전근대 유술체계는 검술은 물론 단검술과도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이게 말은 쉽지 상대에게 얕은 베기나 찌르기도 당했을지 모르는 상태에서, 상대의 반격도 봉쇄하고, 사거리 안쪽으로 파고든 뒤 목, 팔, 다리를 잡고 넘어뜨리거나 아예 복부 한 가운데, 손목, 팔오금, 겨드랑이, 목, 턱 어래 같은 급소를 푹 찌르고 밀어붙여야 한다. 이건 파이팅 기술이라기보단 기습, 무력화 기술에 가까우며, 일부 특수부대나 흉기 사용에 거리낌이 없는 막장 조폭이 아닌 이상 제대로 배울 일도 없다. 특히 이런 쪽에도 반대 손 활용이 매우 중요해지는데, 평지라면 왼손으로 상대의 팔이나 목을 잡아끌며 깊게 찌르는 것이 가능하고, 벽이나 바닥이 있다면 일시적으로 칼 손잡이를 받쳐주며 체중 실어서 찔러버릴 수 있다. 잡고 거의 풀, 밧줄 자르듯이 베거나 힘차게 찌르는 걸 상대가 전원 꺼진 것마냥 멈출 때까지 반복하는 것이다. 이런 게 가능할 수준이면 이미 일반인은 아닐 것이다. 현역 군인 등을 위한 살상기술이 여기까지 내다보는 거고, 그럴 게 아니라면 유술 지식을 활용해 상대가 적어도 칼은 못 잡게 무장해제시켜야 할 것이다. 예쁜 디스암 기술이 제대로 통할 리가 없으므로 상처 입고 체력 떨어지거나 출혈로 정신 못 차리는 상대에게 주짓수, 레슬링, 유도 베이스로 뭔가를 거는 형태일 가능성이 크다. 하다 못해 칼로 안 찌를 뿐이지 마운트 타거나 벽에 밀어붙이고 남은 왼손으로 칼은 억지로라도 빼앗아 멀리 던져버리고 정말 피떡이 되게 파운딩을 치거나 눈이라도 찌르는 등, 죽이지는 않고 병신을 만드는 수위로 대비해야 겨우 이빨이 먹힌다.
  • 목적이 무엇인가?
    결국 나이프 싸움에서 상대를 무력화한다는 것은 최소 30초, 길게는 1분 정도는 상대가 나를 해치치 못하게 무력화하는 것이 된다. 사람이 과다출혈로 무력화되는 시간도 딱 경동맥이나 심장 다쳤을 때 최소 약 8초이며, 그 외의 경우에는 분 단위로 시간이 조금씩 길어진다. 칼싸움을 굳이 하는 인간이 정상적인 멘탈일 리가 없으므로 부드럽고 예쁘게 관절기로 제압할 생각은 하기 힘들다. 설령 상대를 죽이는 게 목적이 아니더라도, 비슷한 시간만큼은 무력화해야 한다고 각오할 필요가 있다. 유도의 창시자 가노 지고로가 30초간 상대를 누를 수 있다면 상대를 죽일 수 있다 하고 옛 유도 한판 기준에 30초 누르기를 넣었다. 가노 지고로의 기준을 참고한다면 상대가 아예 30초간 아무 것도 못 하도록 철저히 조져버리는 게 나이프 파이팅의 "끝"이자 목표라 할 수 있다. 무기술 기반 무술에서는 아예 죽을 때까지 급소까지 치고 베고 찌르라 하고, 유술 기반 무술에서는 자세 제대로 잡고 탈출 불가능한 각으로 기술을 걸거나 해서 안전하게 찍어버리는 걸 지향한다. 근거리에서는 칼싸움의 귀결이 이런 드잡이질이기 때문에 과거 유술과 검술이 합쳐진 무술들이 많았다. 군인, 특히 특수부대용 살상술이라면 아예 상대가 과다출혈로 먼저 죽도록 장기나 혈관을 날려버려 의식상실을 유도하고, 그 정도 수위를 대비하지 못하는 민간 무술이나 대나이프 호신술에서는 상대의 손과 팔을 무력화해 최소한 칼을 잡지 못하게 하거나, 힘줄이라도 나가게 만들거나, 상대방이 장난질을 더 못 치게 그래플링 측면에서 안전한 자세를 만들고 이스케이프를 원천봉쇄하는 걸 지향하게 된다. 당연히 맨몸 무술보다는 리스크가 크다. 일반 주짓수 경기에서 상대가 탈출한다 해서 내가 죽는 건 아니지만, 칼 든 놈은 정상적인 이스케이프나 스윕을 하지 않고 팔을 조금만 움직여도 역으로 내 몸을 찌를 수 있기 때문이다.

3.3. 수련 및 사회적 인식

대부분 상대를 기습 및 공격해서 살해하거나 불구로 만드는 것이 목적이므로 호신술이 아니며, 치안이 안정적인 선진국에 산다면 군이나 정보 기관에 종사하지 않는 이상 일반인들은 배울 필요도 없고. 가르쳐 주는 곳도 없다. 우습게도 대한민국이 징병제를 채택하는 바람에 다들 군용 대검(총검)은 한번씩 보게 될 뿐이다.(...)

단검급 도검이 결투나 제례용으로 존중받는 문화권이 있기는 하며, 한국 문화 속에도 쌍검대무와 같은 예능용 단도나 장도 등의 장식용 단도가 있기는 했다. 하지만 한국 문화 내에선 이런 단도들로 싸우거나 대련하는 무술이 생길 정도는 아니었다.

무술적으로 봐도 나이프술은 기존에 무술을 꽤 하던 사람들이 시간 남을 때 연구한 기술들이거나, 아예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추잡한(...)[14]기술들의 연장선상에 있다. 파지법이랑 뽑는 법, 기초 찌르기 베기 빼고는 딱히 수련이라 부를 게 없다. 현역 특수부대원이나 단검술을 무술로서 연구하고 싶은 사람들끼리 고무 칼 들고 스파링하는 정도로도 수련은 그냥 된다.

단검에 의미를 부여하고 정식 무기로 취급하는 무술이 없는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명맥을 이으며 살아남은 건 필리핀 무술, 실랏 정도밖에 없다. 중동 문회권에서는 칸잘이 만능 병기로 칭송받았고,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나이프+망토를 들고 펜싱을 하는 나바하가 있었지만, 지금까지 국제적으로 체육관도 세워지고 지도자가 배출되며 스포츠화까지 된 건 정말 필리핀 무술밖에 없다.

따라서 동네 복싱 도장이든 MMA 도장이든 들어가서 체력을 기르고 사람 상대로 싸우는 거리감각이나 깡을 충분히 기르는 것이 말하자면 나이프 파이팅 “수련”이라 할 수 있다. 군필자라면 총검술이나 격검술에 이런 거 있었지 하고 기억해봐도 된다. 나이프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무술로 필리핀 무술이 있으나, 국내에는 보급이 한정적이며, 민간인용 과정에서는 나이프 비중이 낮다. 나이프에 적용될 수 있는 동작들은 대부분 스틱 또는 맨손으로 연습한다. 따라서 조용히 연습하고 싶다면 스틱 기본기에 매진할 수 있다.

멀쩡한 수련방법을 알아보고 싶다면 합기도, 군용무술 등을 가르치는 체육관을 알아보면 되지만, 국내에서는 능력이 검증된 기관은 거의 없다. 그나마 이름이 알려진 크라브 마가도 단체 계통들이 달라서 수련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성향의 체육관이나 지도자인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 아예 해당 기술체계를 쓰는 특수부대나 정보기관 등에 들어가는 것도 방법은 방법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잖아 더불어 단도는 보통 보조무기이므로 단도만 다루는 과목이 있더라도 주로 나이프 호신술과 병행해서 위험성과 경각심을 심어주는 경향으로 가르쳐 주는 의도가 강하다.

고무나 플라스틱 나이프로 대련을 해보면 알겠지만, 매체와 같은 멋있는 모습은 거의 나오질 않는다. 매체에서는 촬영했을 때 예쁘게 나오는 코리오그래피를 고려하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다.

또 나이프 수련을 한다고 하면 주위 사람들이 멀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아래 관련 매체 목록에 소개한 "하이 아트" 영상 중 1분 30초 지점에서 주인공의 아내가 짓는 표정이 수련자를 보는 일반인들의 표정이다. 현대에선 무술에서나 쓰이는 창 등과는 달리 단검은 지금도 현역(?)으로 전투, 범죄에 쓰이기 때문이다. 태권도,복싱,유도,우슈 등 맨손 무술은 물론 검도,펜싱,쌍절곤,양궁등의 도구나 무기를 쓰는 것들을 포함해서 비교해봐도 이들같은 대중무술들은 심신 수양 또는 스포츠의 한 갈래로서 인정받지만, 단검[15]술은 본래 뒷골목 깡패들이 행인 찔러 죽이고 지갑 뺏어 달아나려 익힌 시정잡배의 기술[16], 혹은 적을 기습해 암살하기 위한 기술이고 현재도 그런 목적이다. 그러니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단검술에 대한 인식이 나쁜 것이다. 그나마 현대에 와서 단검술이 멋지게 보이는 이유는 특수부대 캐릭터, 다크 히어로 캐릭터 등, 대의를 위해 단검술을 사용하는 인물들이 대중매체에서 다뤄지고, 선망받기도 하기 때문이다.

단검술까지 갈 것도 없이, 맨몸으로 경기장에서 치르는 대결도 지탄받을 때도 있다. 고대 그리스 올림픽의 판크라티온은 사망자가 나올 정도로 격렬했으며, 비위가 약하거나 폭력행위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은 발리 투도 또는 초기 종합격투기 경기를 봐도 끔찍함을 느끼기도 한다. 파운딩, 니킥, 엘보, 더티 복싱 등 뭔가 비주얼 상 '깔끔한' 기술이 아닌 원색적, 동물적인 기술들이 난무하고 피가 터지기 때문이다. 선수들이 어디 하나 함몰되거나 골절이라도 나면 격투기 애청자나 해설자조차도 큰 안타까움을 느낀다. 맨몸 격투경기도 이렇게 보일 정도인데, 아예 흉기가 지참된 유사한 성격의 싸움이라면 더 큰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역으로 이렇게 야만적인 풍격에 꽂히는 사람이 나오거나, 멋있거나 깔끔한 액션을 기대했다가 동물적인 스파링에 질리는 사람들도 매번 나온다.

단검이 정식 무기로 대접받고 대중 매체에도 주력인 것처럼 비춰지는 전통 무술도 발굴되고 있기는 하다. 필리핀 무술, 실랏 등이다. 하지만 이러한 무술에서도 현대 나이프보다 조금 더 예쁘고(!) 지역 문화 전통도 살리는 나무 스틱, 크리스, 기눈팅, 탈리봉, 바롱, 전통 카람빗 등으로 기본기를 수련한다. 전통무술 성향이 강한 단체에서는 나이프 과정을 밟더라도 쓰는 단검 자체가 현대 전투용 나이프와는 거리가 조금 있다. 여타 무술의 도, 검, 창, 봉 등처럼 정식 병장기 취급받기에 크기도, 운용 방법도 다르다. 뭣보다도 해당 무술에서도 그냥 단검보단 확연히 긴 검이나 검을 대체하는 목봉 다루는 걸 기본으로 삼는다.

그나마 도검류를 다루는 무술 또는 스포츠를 수련한다면, 그냥 해당 스포츠로 얻어진 몸놀림을 짧은 칼 들고 재현하는 정도는 시도할 수 있다. 검도나 펜싱 등의 메이저 검술스포츠가 단검을 따로 다루진 않지만, 아무튼 치고 빠지는 사거리 감각과 반사신경, 대련 감각만큼은 아무것도 안 한 사람보다는 나을 것이다. 나이프 전문 무술 소리를 듣는 필리핀 무술도 정작 대련하면 절대다수는 호구+라탄스틱 또는 스펀지 스틱으로 스틱 대련을 주로 한다. 뭘 수련하든 어차피 본인 종목을 주로 수련하고 유사시 나이프 들면 이래볼 수 있겠다 고무칼로 대련하며 맞춰보는 정도이다.

원래 무술체계에 단검이 포함되어 있던 서양 검술, 필리핀 무술 등이 그나마 나이프에 접근성이 좋은 편이지만, 옛날 단검과 현대 나이프가 다르다는 것 정도는 인지해야 한다. 서양 검술의 대거는 덩치가 한손검 수준이다. 일본의 와키자시 역시 마찬가지다.

결국 어떤 목적으로, 어떤 곳에서 수련하느냐에 따라 성격이 달라진다. 타 무술, 격투기를 수련하며 호신술을 탐구하는 과정에서는 허접한 나이프 공격을 힘, 스피드로 뭉개버리고 자리를 뜨는 방향으로, 단검을 그나마 주력으로 다루는 필리핀 무술 등을 수련한다면 베기로 상대 손목 베고 카운터 찌르기, 유술기 등으로 반격하는 전통무술 방법론으로 접근할 것이며, 진짜 사람 담그는 게 필요한 군용, 특히 특수전용 무술에서는 왼손으로 상대 잡거나 유술로 얽어버리고 체중 실어서 확실히 찌르고 째는 살상술을 위주로 배우게 된다. 결국 현대 사회에서 접하기 쉬운 건 전자(또는 유관직종 종사자라면 후자)인데, 나이프 자체가 워낙 위험하기 때문에 무술로서 한계가 크다.

꾸준한 신체단련 및 공격/방어 방법을 연구할 수 있어야 무술이라 부를 수 있는데, 나이프 자체가 정정당당한 싸움에 잘 쓰이지도, 쓰는 데 제대로 된 신체단련이나 기술 숙달이 크게 필요한 것도 아니라 그 위치가 이상하다. 그나마 무술로서 기술을 따지고 대련 가능한 무술들은 현대 나이프보다 큰 단검을 다루거나, 소형 단검은 그래플링 무술체계의 일환으로 가르치고 일단 큰 무기를 중점으로 수련했다.

제대로 사람을 치면 단검 따위보다 훨씬 위력적인 폴암, 장검, 장도, 을 다루는 무술도 명맥만큼은 이어가는데도 단검술이 덜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커다란 수련도구를 휘둘러 체계적으로 수련할 수 있는 전통무술에 비해, 조그만 단검으로는 신체단련이나 공방 기술 수련, 스포츠맨십 지키는 공정한 대련, 문화예술 공연 등등이 모두 애매하기 때문이다.[17] 역으로 영화 촬영이나 제례용 검무 등 상황에 따라 공연용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나이프에 대한 거품 낀 인식이 더 크게 재생산된다.

4. 단검을 다루는 무술의 한계와 의의

기본적으로 단검은 리치는 극단적으로 짧은 반면 동작의 범위 및 각도나 민첩성은 맨손이랑 거의 똑같은 무기다. 신체조건이 비슷하거나 한쪽이 상당히 열세인 상황에서도 단검든 두 사람이 1:1로 싸운다면 어느쪽이 이기는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고, 이기는 쪽도 싸우는 의미가 없을 정도로 크게 다치게 된다. 싸우는 쪽 둘 다 근접전에 대한 기본개념이라도 있다면 서로 간보면서 스텝 밟는 과정에서만 단검을 쥔 팔이 난도질 당하게 된다.[18]

암살, 기습이 아닌 전투 상황을 상정한다면, 과거에도 단검은 사실 갑옷이 존재했기에 의미가 있는 무기였다. 적을 제압한 뒤 치명타는 단검으로 갑옷 사이를 노린다는 개념. 냉병기밖에 없던 시절에도 이점 하나를 제외하면 단검은 전투용 병기로서 좋은 취급은 받지 못했다. 현실적으로 주무기가 부러지거나 하는 등의 상황에서의 부무장으로도 30cm 내외의 단검보다는 60~70cm 정도의 숏소드류를 주로 찾았다. 어차피 근접전에서는 리치가 짱짱이고, 창 앞에서 검도 천대받는 현실에서 단검은 과일 깎고 고기 자르는 도구 이상도, 이하도 아니였던것.

따라서 진지하게 단검술의 실용성을 따진다면, 맨손으로 대응하거나 모종의 이유로 무기다운 무기를 쓸 수 없는 상황에 보조하는 '도구'로 생각해야 하지, 본격적인 '무장'으로 생각하면 심히 곤란하다. 실전에서 주먹질좀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한방으로 넉아웃 시키지라도 않는이상 규칙없는 주먹싸움은 그냥 순식간에 개싸움이 된다.[19] 특히 21세기 들어서는 기본적으로 통제가 불가능하고 아무리 훈련해도 승리 확률이 비약적으로 올라가지 않는 주먹/나이프를 활용하는 극단적인 단거리 격투 자체는 피하되 만일에나마 휘둘렸다면 적의 신체부위를 '통제'하는 도구 + 일시적으로나마 제압 성공 시에 치명타를 날리는 부가적인 날붙이, 즉 맨손격투에서 +@가 되는 보조용 도구라는 개념으로 가르키는게 보통이다.

4.1. 일반인의 호신 목적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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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든 사람을 상대하는 법.
1. 상대보다 더 긴 무기를 찾는다.
2. 찾지 못할 경우 도망친다.
이소룡의 실전무술 저서에서 나온 칼 든 사람 제압 방법이다.
어떤 무술을 배우든 실제 상황에서 흉기를 맨손이나 짧은 무기로 안전하게 제압할 수 없다. 상대를 죽이거나 제압에 성공하더라도 일단 내 몸이 어디 하나 다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필리핀 무술, 실랏, 크라브 마가, 특공무술, 합기도 등 수많은 무술의 훈련/시범영상에서는 이미 합을 맞춘 상대가 막기 쉽도록 나이프를 크고 잘 보이는 동작으로 휘둘러 준다. 이건 어디까지나 마케팅과 훈련일 뿐이다. 작정한 흉기 폭력범이 이렇게 친절하게 움직일 거라 생각하면 안 된다. 해당 무술들도 익힌 동작을 최대한 써서 몇 군데 베이더라도 죽지 않고 끝장을 보자는 마인드로 임한다. 절대로 안 다칠 거라고 보장하지 않는다.

필리핀 전통무술 단체 중에도 바라우 수부(Baraw Sugbo)라 해서 맨손으로 단검을 상대하는 것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유파가 있지만, 별명이 "Arnes Diablo", 즉 "악마의 무술"이다. 칼 든 놈 상대하는 것이 쉬웠다면 절대로 이런 이름이 붙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 경찰이 흉기난동범을 어떻게 상대하는지 유튜브를 찾아보자. 부상없이 제압하려면 반드시 총을 사용해야 한다. 제압사례를 보면 훈련 받은 경찰 여러명이 경찰봉, 방검복, 테이저건으로 무장해도 부상 없이 제압하기 힘들다. 모 UDT 전역자는 나이프 디펜스란 건 힘줄을 베이더라도 혈관만 지키는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현대에 나이프 파이팅으로 알려진 필리핀 무술, 실랏 등 동남아 무술은 원래 장검과 가벼운 갑옷, 방패로 무장하고 싸우는 기술이었다. 갑옷, 방패가 없으면 손목만 잘못 베여도 죽을 수 있다. 아예 상대가 칼을 제대로 못 쓰게 몰아넣고 팔, 상대의 칼 든 손을 잡고 공격하게 동작을 설계했지만, 그게 쉽지는 않다. 현대에 군용무술로 채택된 단검술도 군인은 적어도 방탄복, 장갑, 야상과 파카 등을 걸쳐서 최소한 베기 방어가 될 거란 전제 하에 짜여있다.




위 영상은 절권도필리핀 무술의 대가로 유명한 댄 이노산토의 3대 수제자중 한명인 폴 뷰넥(Paul Vunak)의 나이프 파이팅 강의이다. 영상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나이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고 강하게 휘두를 수 있다. 영상에서 강조하듯이, 먼 거리에서는 아예 맞지 않는 게 상책이고, 서로 거리가 조금이라도 가까우면 상대를 베는 데 성공해도 상대의 칼에 그대로 베일 수도 있다. 그래서 필리핀 무술 전문가인 뷰낵은 원거리에서는 아예 맞기 전에 빠지고, 근거리에서는 맞지 않게끔 움직이는 등 필리핀 무술식 대처법을 알려주면서도, 제대로 수행하기 힘들다는 것 역시 함께 강조한다.

날카로운 나이프는 살짝 휘두르기만 해도 사람 팔다리 정도는 걸레짝으로 만들 수 있다. 경동맥이나 팔 오금 쇄골 아래, 심장, 복부 등 등 급소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혀서 과다출혈을 일으킬 수 있는데, 과다 출혈이 일어나면 빠르면 1초, 늦어도 30초 내에 의식을 잃어버리며 죽음에 이르는 시간은 빠르면 3초, 늦어도 2분밖에 안 걸린다. 특히 허벅지 동맥은 노리기도 쉽고 위험한 급소다. 급소를 피했더라도 근육이나 힘줄에 영구적인 후유증을 입힌다.

나이프 관련 무술에서는 나이프를 든 팔을 붙잡고 비틀어 칼을 빼앗거나, 혹은 블로킹과 동시에 타격하거나, 아예 두손으로 레슬링을 하듯 팔을 붙잡는 방법을 많이 보여준다. 칼 쓰는 손을 멈추는 이념으로, 아무 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이 기술들은 실전에서 갑옷과 투구를 꼼꼼하게 쓰던 시대 기준으로 만들어졌다. 즉 실수로 조금 찔리거나 베일 뻔 해도 괜찮을 거라 전제한 것이다. 갑옷을 안 입은 현대인이라면 당연히 그대로 손목은 물론 배때기도 찔릴 수 있다.

그래서 그나마 칼 든 손 신경쓰지 말고 냅다 상대를 타격하는 계통의 동작은 현대에 군용무술 등에서도 쓰이고 있다. 무술 공방에 집중할 수 없는 군인 입장에서는 팔 잡고 씨름하다가 베이고 찔리느니 일단 맞기 전에 내지르는 게 그나마 편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상대가 머리나 급소를 맞아도 칼을 안 놓고 지랄할 수도 있으므로 매우 격렬히 때리거나, 아예 내 대검으로 급소를 먼저 찌르거나, 그냥 전통무술 스타일로 팔 잡고 베거나 꺾으라는 방법론도 있지만, 이 쪽은 보통 좀 더 심화 훈련이 가능한 특수전부대 쪽에서 배운다. 상대 팔을 통째로 잡는 건 어느 정도 검술 공방이나 그래플링 이해가 깔렸다고 전제한 전통무술 방법론이다. 아예 없는 것보단 나아서 합기도, 아이키도 등이 경찰 무술로 채택되기도 하고 유도나 주짓수, 레슬링이 길바닥 싸움에서 좋다고 쳐주기도 하지만 위험한 건 마찬가지다.

현실적으로 칼 든 사람의 손목을 한번의 시도로 정확하게 잡으리란 보장이 없을 뿐더러, 잡는다고 해도 상대가 거세게 저항하면 내 전완부와 손목이 베일 수 있다. 칼 쓰는 무술에서는 아예 방어자도 칼이나 그 이상의 무기를 갖고 있다 전제하고 후속 동작으로 잡으라 하는 거지, 생으로 잡으라 하는 게 아니다. 쌍방이 칼을 든 필리핀 무술에서는 아예 상대 칼이 느려질 정도로 기세좋게 공격하거나, 상대의 허술한 공격에 카운터로 손목을 벤 뒤에(!) 상대 팔이 안 빠져나가게 잡으며 각종 디스암을 하라고 하며, 일단 그 정도가 될 정도로 카운터 손목베기를 넣는 것도 당연히 쉽지가 않다. 아예 죽을 걸 각오하고, 혹은 군인이라면 방탄복, 방검복을 믿고 ‘’’동맥만 안 베이는 선에서’’’ 다칠 거 각오하고 행하는 위험한 동작들이다. 현장에서 즉사만 안 하게 해줄뿐이고, 이것만으로 나이프에 완벽히 대응하고 승리한다는 개념이 아니다. 이런 나이프 싸움에는 승자가 없다.

한 예로 히스토리 채널에서 방영한 인간 병기라는 프로그램의 미해병대 편에서는 진행자였던 전직 미식축구선수 거한 빌 더프(Bill Duff)와, 당시 주짓수 브라운 벨트였던 제이슨 챔버스(Jason Chambers)가 백병전 훈련에서 플라스틱 칼을 든 상대에게 그래플링 기술을 걸다가 옆구리에 수 차례 공격을 받고 사망판정을 받았다.11분 47초부터 게다가 둘 다 운동신경이 좋고 다년간 무술을 수련한데다[20] 바로 전 편이 크라브마가편으로 이스라엘 현지에서 촬영하면서 나이프파이팅과 디스암 교육을 받았었고, 직접 연습해서 사용하는 모습까지 보여줬었다.

나이프를 나이프로 상대한다면 상대도 나도 큰 피해를 입는다. 나이프의 방어성능은 맨손과 별 차이가 없다. 나이프의 길이로는 무기끼리 부딪혀서 막아내는 게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검도펜싱에선 서로 겨룰 때는 긴 길이 때문에 상대의 무기를 재끼거나, 걸치거나, 막는 방법으로 방어가 가능지만, 나이프는 아니다. 그나마 나이프 무술에서 권장하는 칼싸움 기법은 전통 무술에서 칼에다가 가하는 긁기, 걸치기 등등을 상대의 칼을 든 팔뚝에다 하라는 방식이다. 즉, 쓰는 놈이나 맞는 놈이나 둘 다 서로의 팔을 썰고 긁으며 결판낼 것을 강요한다. 그래서 칼싸움의 패자는 그 자리에서 죽고 승자는 구급차 안에서 죽는다. 만약에 상대가 나이프보다 긴 몽둥이나 야구배트를 들었다면 나이프만으론 길이가 짧고 방어수단이 없어 대처하기가 힘들다. 상대도 다치고 나도 다치는 최악의 결과를 내기 쉽다.

이를 역으로 생각해보면, 나이프를 든 흉악범죄자를 무기로 상대하여 크게 다치지 않고 제압하려면 장검이나 장봉 등 긴 무기가 그나마 효과적이다. 의자도 넓은 면과 다리가 함께 있어 제법 방패 비슷한 효과를 낸다. 긴 무기는 똑바로 들고 동작을 올바르게 취하기만 해도 급소를 가려주고 상대가 내게 함부로 달려들지 못하게 요격한다. 물론 무기를 휘두를 근력과 체력, 기술이 뒷받침 해줘야 한다. 무엇보다도 상대가 긴 무기를 타거나 타격을 씹을 수준의 미친놈일 수도 있고, 묻지마 범죄자나 마약사범 등이니까 칼 따위를 들고 폭력을 휘두르는 것이다.

따라서 그 어떤 무기가 있어도 짧은 칼을 든 상대 앞에서는 긴장을 할 수 밖에 없다. 현대에 나이프 무술이 갖는 의의는 바로 방심하지 않게 대비시켜주는 정신무장 그 자체다. 어릴 때부터 닭을 잡거나 주먹다짐에 휘말리며 큰 전근대인과 달리, 선진국, 문명국일수록 아무리 군인, 경찰이라 해도 심장 쫄리는 경험 자체를 할 일이 없기 떄문이다.


네이비 씰조차도 칼을 든 사람을 만나면 가능한 한 도망치라고 한다. 농담같지만 농담 속에 뼈가 있다.

칼 든 사람을 마주쳤는데 그 사람이 당신을 해치려 한다? 만약 이야기가 통한다면 그 자리에선 일단 칼 든 사람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는 것이 최선책이다. 예를 들어 칼 든 사람이 당신에게 원하는 것이 돈이라면 그냥 건네 주는 것이다.

뭔가 대단한 것을 기대했다면 실망스러운 내용이겠지만 어쩔 수 없다. 당신은 터미네이터도 아니고 설령 무술의 초고수라 해도 조금이라도 실수가 있거나 예측이 빗나가는 순간 무사히 상황이 종료될 순 없다. 그리고 당신의 지갑에 돈이 얼마나 들어있을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수술을 포함한 치료비+후유증으로 인한 손해 예상액보다 많이 들어있지는 않을 것이다. 정보를 원하더라도, 강제적인 성행위를 원하더라도, 칼 앞에서 내어주는 데에는 아무런 도덕적 책임이 없다. 목숨을 바쳐야 할 특수한 의무가 없다면 내 목숨을 지키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심지어 싸우는 게 의무인 군인에게도 포로로 잡히는 것 자체는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국내에서 필리핀 무술을 가르치는 한국 아르니스 협회 박승천 관장도 "상대가 무기를 들었다면 누가 됐든 무조건 도망가든지 원하는걸 줘라."고 한다.

따라서 영화 아저씨 초반부에서 차태식이 칼 든 또치에게 지갑을 건네려 하는 것은 상당히 현명한 방법이다. 지갑으로 무기를 뺏는 건 영화 주인공인 차태식이니까 가능한 거고, 그게 가능한 차태식조차 일단은 강도인 줄 알고 그냥 돈이 든 지갑을 주는 모션을 취했다.

이 정도를 넘어 나이프 든 상대와 맞서는 기법은 무술 연구, 그리고 이런 무술이 진짜 필요할지도 모르는 특수 직종 종사자들을 위해 필요는 하지만, 대부분은 안 다치고 이기는 필승비법 같은 게 아니라 무력하게 죽거나 다치는 걸 막아주는 최후의 저항과 같은 성격을 띤다. 그 중 대부분은 집단적으로 행동하며 나이프보다 긴 무기(총기, 사스마타, 봉, 의자 등)를 쓰는 것이며, 아무리 그런 걸 써도 다칠 수 있으므로 조심하라고 강조한다. 심지어 칼보다 압도적으로 사거리, 저지력이 강력한 무기인 총기로 무장해도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못하면 위험하니 항상 경계하고 지근거리 싸움에서 빠져나가는 훈련을 제공한다. 현실적으로는 언제 어디서 무얼 할지 모르는 일부 특수전 부대만 나이프를 조금 진지하게 대한다.

4.2. 군대에서


영상은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의 한 장면. 게임이지만 현대 백병전에서 있을법한 상황을 연출했다.
  • 0. 러시아 병사가 무력화된 동료 하디르를 발견하기 직전이다.
  • 1. 프라이스는 러시아 병사의 소총을 먼저 빼앗아 내팽겨치고 달려든다.
  • 2. 러시아 병사는 프라이스를 그래플링 기술로 엎어쳐 땅바닥으로 보낸다.
  • 3. 러시아 병사가 프라이스의 측면을 점한 뒤 군장에서 대검을 꺼내 찌르려고 시도한다.
  • 4. 프라이스는 팔을 막아 버티고, 뒤에서 하디르가 깨어나 달려든다.
  • 5. 러시아 병사는 하디르를 찌르려 하고, 하디르 역시 대검을 막는다.
  • 6. 이 빈틈을 놓치지 않고 프라이스가 권총을 꺼내 러시아 병사를 쏘아 쓰러뜨린다.

복잡한 파이팅이 있었다기보다는, 쓰러진 하디르를 구하기 위한 우격다짐의 연속이었다. 러시아 병사는 프라이스를 땅에 쓰러뜨릴 줄 알아 무력하게 소총을 빼앗기지 않았고, 망설이지 않고 대검을 뽑아 프라이스를 죽일 뻔 했다. 프라이스도 나이프를 막고 버틸 줄 알았고, 정신 차린 하디르도 나이프를 막을 줄 알았기에 위기 상황에서도 무력하게 당하지 않고 권총을 뽑아 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조금만 더 버텼다면 1인칭 주인공인 카일 게릭이 기운을 차리고 가담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만약 프라이스가 칼 막는 반응이 안 나왔거나, 러시아 병사가 사이드 마운트나 니 온밸리 등을 철저하게 점하고 찔렀다면 프라이스는 죽거나 중상을 입었을 것이다.

"일반인들이 나이프로 호신하는 법" 이라는 관점으로 보면 나이프 파이팅 무술은 쓸모가 없다. 일반적인 호신이라는 건 본인이 다치지 않고 적을 제압하는 것을 목표로 하나, 나이프 파이팅은 아무리 숙련되어도 은신 기습 이후 전투상황에서는 피해 최소화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겨도 과다출혈 상황

하지만 본격적으로 살인 기술을 연구하는 군사기관이라면 조금 달라진다. 나이프의 사정거리는 극단적으로 짧지만 불가피한 근접전에서 보조 무기로써 조금은 가치가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펜싱이나 검도처럼 칼을 이용한 공방에 집착할 필요도 없다. 은신과 기습 방법, 좁은 공간에서 전투하는 법, 인체의 급소에 대한 해부학, 나이프를 안전하게 잡는 방법, 작동불능이 된 총을 집어넣고 칼을 빠르게 뽑아 싸우는 방법, 총기피탈 대응, 참호격투, 맨손 대신 대검 들고 드잡이질하는 방법 정도를 다룬다.

세계 각국 특수부대, 해병대 등 백병전에 대비하는 군대들이 종합격투기, 주짓수 등을 기반으로 한 격투기를 먼저 가르치고 대검술을 거기에 조금 섞은 정도의 커리큘럼을 쓰기도 하는데, 주 무기가 총기이고 방어구도 갖춘 전투병과 입장에서는 이게 합리적인 방향이다. 총을 못 쓸 정도의 진흙탕 싸움에서는 세이버 그립으로 펜싱을 할 여유도 없을테니 격투기로 각종 누르기, 조르기 포지션을 점해 빈틈을 만든 뒤 군장에서 칼을 뽑아 힘차게 찌르면 된다는 방법론이다. 이건 고전 검술에서 유술+단검술이 쓰인 맥락과도 유사하다. 유술 역시 원류는 갑옷 입은 상대를 격투로 확실히 제압한 뒤 단검으로 마무리하는 방법이었다.

나이프 사용시에 위험에 노출된다는 점도 제대로 훈련받고 정상적인 장비와 지원체계의 서포트를 받는 전투병과라면 어느 정도 상쇄된다. 생각이 있는 군대라면 전투병에게는 방탄 헬멧, 플레이트 캐리어, 장갑, 보호대 등등은 잘 챙겨주고, 전투복조차도 어느 정도 충격에 내성이 있는 걸로 챙겨준다. 이 정도만 해도 전근대 중보병만큼은 못해도, 가죽 갑옷이나 급소 보호대 정도는 챙긴 경보병 수준의 냉병기 방호력은 나온다. 게다가 병력 개개인이 총상이나 파편상에도 대응할 수 있는 응급처치 키트를 지급받아 스스로 응급처치하거나 서로를 처치해줄 수 있다. 소부대 별로 의무병이 편제되는 것은 당연하다. 중상을 응급처치받고 안정화된 아군을 병원으로 옮겨줄 후송 체계도 잘 갖춰놓으면 총상, 폭탄 파편상을 입은 사람도 살려낼 수 있으니 칼 맞은 사람도 살려낼 수가 있다. 이 정도로 조직화된 부대라면 백병전에 휘말리더라도 더 큰 부상을 입기 전에 아군이 엄호해줘서 적도 무력화하고, 나도 치료받아 살아남을 가능성이 올라간다. 한 명의 총기가 고장나서 칼싸움에 휘말리더라도 다른 분대원의 총기가 멀쩡하면 총으로 쏴 주면 그만이다.

4.3. 경찰에서

일단 경찰은 나이프로 선빵을 치거나 참호격투 식으로 상대를 죽이는 기술을 쓸 수 없다. 실탄 사용도 정당한 사유 없이 하면 문제가 된다. 그래서 경찰 입장에서는 칼 든 용의자, 거수자에 대응하는 방법을 연구한다.

아무리 미국 경찰처럼 재량권이 크고 총기로 중무장하는 경찰이라 해도, 경찰로서의 업무절차를 무시하고 총부터 쏠 수는 없다. 부대 단위로 적절한 전투태세를 갖출 수 있는 군대와 달리, 경찰은 어디까지나 용의자가 휘두르는 무력 수준에 맞게 대응을 해야 한다. 수상하다고 먼저 쏴버릴 수도 없다. 따라서 경찰은 불시에 칼 휘두르는 용의자 또는 미확인 시민에게 선공권을 내주고 근무하는 위험한 상황이다. 국내로 치면 강력계나 경찰특공대보다 일반 지구대에 칼 맞고 죽는 경찰이 더 많다는 견해도 있을 정도이다.

그래서 경찰이 사용할 수 있는 무력은 양극화되어 있다. 범죄자를 살상하지 않으면서도 확실히 무력화하기 위해 테이저를 쓰기도 한다. 옷이 매우 두껍거나 어쩌다 전극이 떨어져나가는 경우가 아니라면 확실한 무력화를 보장하며 제대로 맞으면 사람뿐만 아니라 황소같은 커다란 짐승도 무력화되는 수준이다. 정말 부득이하게 범죄자를 살생해야 한다면 저격수가 정확히 연수를 끊어버리거나, 헐벗은 갱단원 하나 체포할 때에도 십수명이 섬광탄 까넣고 들어가고 불응할 시 바로 실탄으로 벌집을 만든다.

4.4. 경호원

이러한 사람들은 현대에 가장 흔하게 쓰이는 도검인 나이프의 생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나이프가 싸움에서 어떤 타이밍과 각도로 들어오고 휘둘러지는지 이해해야 이걸 상대로 삼단봉, 경봉, 테이저 등을 이용해서 진압할 수 있다.

4.5. 전통 무술의 보조무기

단검만으로는 단검술이 포함된 무술일지라도 초보자가 시원시원하게 수련하기 어렵다. 그래서 단검술이 장기라는 필리핀 무술에서는 정작 스틱 및 한손검이, 실랏에서는 맨손격투가 좀 더 우선적으로 대접받는다.

절대다수의 전통 무술은 동작을 크게 수련해서 몸에 익히고, 익은 동작을 대련 및 싸움에 쓸 수 있게끔 빠르고 작게 줄여나가는 방식으로 수련한다. 이는 현대에도 잘 쓰이는 무에타이브라질리안 주짓수에서도 마찬가지다. 드릴이나 라이트 스파링은 크고 부드러운 동작으로 시작하며, 훈련이 격해지거나 대회에 나가면 빠르고 거칠어진다. 오히려 작은 동작으로 시작하는 형의권이 특이한 취급을 받는다.

그래서 단검 싸움이 흔했던 시절에 만들어진 전통 무술에서도 단검만으로 수련하는 비중이 크지 않았다. 쓰임새 자체가 캄프링겐 상황에 쓰는 일종의 유술기와 복합하는 것이었고, 검술을 수련하자니 당대에 실전에서 우선적으로 쓰였던 양손 장검, 창, 장봉 등을 이용해 수련하는 게 몸 만드는 데에도, 무술 동작 익히는 데에도, 실전성 측면에서도 좋았기 때문이다. 당장 큰 무기를 들면 그 자체로도 코어 근육 단련이나 악력 단련이 되지만, 단검은 작고 가벼워 웬만큼 많이 반복하지 않으면 단련 효과도 크지 않고 동작도 작고 미묘하거나 지나치게 단순하다.

단검까지 쓸 걸 상정한 옛날 무술에 단검 사용법이 들어가 있지만, 단검을 쓰기 전까진 장검이나 창을 잘 다룰 걸 요구했다. 장검으로 익힌 검리나 몸놀림을 단검 가지고도 써봐라 하는 느낌이다. 반대로 장검으로 충분히 몸놀림이나 실전감각, 사거리 감각이 쌓인 검사는 단검만으로도 자기 무술의 원리를 살리며 수련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 경지에 이르면 무협지 식으로 말하면 검강 발현의 단계고, 서양식으로 말하면 뭐든지 다루는 소드마스터의 경지다.

단검만을 주력으로 다루는 무술은 없어도, 왼손에 단검을 들거나 기습적으로 단검을 뽑아 쓰는 방법을 다루는 무술은 동, 서양 가리지 않고 꾸준히 있었다. 유럽, 일본, 중동을 가리지 않고 칼싸움이 잦은 문화권에서는 상황에 따라 다양한 도검을 썼다. 전쟁터에서는 긴 창과 대형 무기, 대형 무기보다는 작은 평균적인 검, 검보다 짧은 단검 등을 다양하게 다루고, 전시가 아닌 평시나 도시, 궁궐 등에서는 단검만을 소지하거나 긴 검을 함부로 뽑지 못하게 법적으로 규제했다. 대표적으로 일본에서는 우치카타나와 와키자시 동시 패용이 신분의 상징이었다.

그래서 검술 체계에는 긴 검을 놓칠만한 상황에 단검을 바로 발도하고 몸싸움에 들어가는 기술들이 실려있으며, 유술 역시 테이크다운 충격으로 상대를 저지하지 못하면 소지한 단검을 뽑아서 안전하게 찌를만한 시간을 버는 형태가 되었다. 유도의 한판, 레슬링의 폴, 주짓수의 마운트 등등을 떠올리면 된다.

기왕 단검을 소지한 김에 버클러 등의 든든한 방패가 없다면 단검이라도 왼손에 드는 고급 기술도 수록되었다. 상대방의 칼이나 손을 긋는 통각신경도 없고 다칠 염려도 없는 무쇠 팔처럼 단검을 쓰라는 발상이다. 역사적으로 장검 쌍검술은 흔치 않았지만, 검+단검 조합은 사료에도 등장하고 무술 수련할 여유가 있는 계층은 한번씩 시도해봤던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대부분은 단검을 소지하고 있다가 뽑는 것으로 대했지만, 일부는 단검과 장검을 동시에 드는 걸 대비했고, 근대에 도검 패용 자체가 유행에서 뒤쳐지기 전까진 단검 정도야 악세사리처럼 상시 휴대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5. 미디어에서의 묘사

주인공이 나이프 파이팅을 할 때는 간지나지만 악당이 주인공에게 나이프 파이팅을 시도할 경우에 대개 처참하게 발린다.

맨 위의 동영상을 제외한 나머지 아래 동영상들의 단검술은 현실과 많이 다르다. 매체에서는 화려함과 시각효과를 위해 과장한 장면을 많이 집어넣는다. 동영상 보고 따라하지 않는 편이 이롭다. 맨 위의 영화 '하이 아트(익스포져)'와, '헌티드'는 무술 감수를 빡세게 받고 훈련법도 보편적인 걸 집어넣어 연출한 편이다.

5.1. 비교적 사실주의

  • 하이 아트(A Grande Arte)(1991)

    훈련 장면만 봐도 6방향 베기나 필리핀 무술 등에서도 채택한 스텝[21], 그리고 스파링 및 반격기까지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이 광경을 보고 주인공의 아내가 충격을 받는 것 역시 훌륭한 고증이다. 줄거리는 사진기사 아저씨가 어떤 여성 모델에게 받은 디스켓을 노리고 자신을 찌른 범죄조직의 일원에게 복수하고자, 나이프 파이팅 고수[22]를 초빙해 칼덕후에 입문하는 내용이다.[23] 또 작중에서도 나이프 파이팅을 마냥 치켜세우지는 않는 등[24] 상황 설정 자체도 꽤나 현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일단 트레이닝 시에도 기본기부터 배운 다음, 방심하지 않고 끈질기게 싸움 태세를 유지하는 법, 고통을 참기 위해 담배를 들고 담배빵 스파링을 하는 수련 등등을 거친다. 상대방의 동맥, 급소 등을 노리는 반격기는 최종 필살기처럼 배운다. 전투씬도 상당히 묵직해서, 서로 베고 시작한다든지, 엎치락뒤치락하다가 결국에는 한방 묵직하게 꽂아 넣어서 승패가 결정 나는, 어느 정도 실전을 반영한 나이프 파이팅도 나온다. 숙적도 상당한 고수일텐데 분명 클로즈드 가드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25] 잠깐 방심한 사이에 주인공에게 내려찍혀서 그대로 죽는다. 그러나 훈련 장면과 칼 싸움 장면을 제외하면 영화 자체는 좀 루즈하다. 마지막에 주인공은 복수에 성공하고 여자친구와 같이 여행을 떠난다. 영화의 배경은 이탈리아 남부의 벤데타 문화이지만, 액션 합은 필리핀 무술 위주이다. 민간사회의 결투 단검술을 가장 디테일하게 다룬 영화라 할 수 있다.
  • 헌티드(The Hunted)
    토미 리 존스베네치오 델 토로 주연의 2003년작 칼덕후 영화. 코소보 내전에서 활약한 전직 특수부대원[26](애론 - 베네치오 델 토로)이 PTSD로 인해 광기에 휘말려 숲에서 사냥하던 민간인들을 살해하자, 군에서 직접 가르친 훈련 교관(본햄 - 토미 리 존스)[27]이 뒤쫓는다는 내용. 군대의 살상 기술 훈련[28]이나 급조 무기를 만드는 장면도 등장하며, 두 주연 배우는 촬영 전에 네이비 씰 전문가로부터 훈련을 받았기에 화려해 보이지는 않지만 실전적인 나이프 파이팅과 콘크리트 정글에서의 추적술과 생존술을 감상할 수 있다. 영화 초반에 애론이 소지하고 있던 군용 나이프를 제외하면, 이 영화에 등장하는 나이프들은 대부분 이나 고철을 갈아서 만든 것들이다. FBI에게 쫓기는 애론은 도중에 나이프를 잃어버리고 사람이 없는 곳으로 도망쳐야 했기 때문에, 도주 중에 발견한 버려진 차량에서 판 스프링을 잘라 담금질해서 칼을 만들어낸다. 한편 그를 뒤쫓던 교관 본햄은 그럴만한 재료도 시간적인 여유도 없었기에, 적당한 돌의 가장자리를 날카롭게 다듬어낸 돌칼을 만들어 대항했다. 숲에서의 최후의 결전에서 애론의 나이프에 본햄의 돌 나이프는 부러져버리고 중상을 입지만, 애론의 나이프를 빼앗아 가까스로 본햄이 승리한다. 참고로 이 영화는 두 주인공의 대결 씬이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절대 정면승부를 하지 않는 다는 점에서 나이프 기술을 어떻게 실전에서 쓰는지 보여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애론은 무장한 법집행관과 군인들을 상대로 철저히 지형지물을 이용한 매복, 은신, 부비트랩 사용, 상대방이 총을 못 쓰거나, 꺼내지 못하는 상황 활용하기, 추적자들을 산개시켜 소음이 적은 나이프의 특성을 무기 삼아 한명씩 각개격파하기 등으로 싸운다. 본햄 상대로도 눈에 피를 뿌리고 도주하거나, 일부러 힘 빠지도록 팔다리를 벤 다음 힘싸움을 거는 등 처절할 정도로 치졸하게 싸웠다. 본햄 역시 크게 베여서 만신창이가 된 꼴로 겨우 살아남았다. FBI 요원들이 현장에 도착하지 않았다면 위험한 상황이었다. 살상술 훈련 씬에서도 화려한 공방 없이 그대로 급소를 긋고 찌르는 걸 알려주며, 후방에서 기습할 땐 역수 파지 시 날을 거꾸로 잡아 찌르기를 강화하고 팔 힘줄 긋기 용이하게 잡는 디테일도 보여준다. 특히 적병이 총기를 멜빵으로 목에 건 채로 파지할 걸 고려해[29] 왼손으로 멜빵 및 개머리판을 치우며 칼로 오른팔 오금부터 긋고 목을 바로 찌르러 넘어가는 건 군용 대검술로서는 말도 안 되는 디테일이다. 대부분의 영화에서 팔이나 총기는 신경쓰지 않고, 목도 찌르는 대신 긋는 걸 생각하면 영화치고는 최대한의 고증을 한 셈이다. 하이 아트가 민간 결투술을 다루었다면, 헌티드는 군용 단검술을 최대한 디테일하게 다루었다.

5.2. 오락적 연출

  • 언더 시즈(Under Siege)
    스티븐 시걸 주연의 영화로 끝판대장을 나이프 파이팅으로 처리한다. 1편의 최종 보스는 위에도 나온 토미 리 존스 1, 2편 모두 나이프 파이팅이 곁들여지는데 스티븐 시걸은 2편에서는 그 비싼 매드독 파이팅 나이프를 손수 준비해 들고 나온다. 그리고 악당은 감히 시걸에게 나이프 파이팅을 시도했다가 주방에서 무장해제를 당하고 얻어맞자 식칼을 휘두르지만 끔살 당한다. 90년대 해군 수병들(특히 조리병과 병기병)은 함정 식당에서 이거 따라 하면서 놀았다고 카더라.
  • 아저씨

    원빈 주연의 영화. 작중 후반부의 일명 터키탕 격투씬은 수준급의 고증으로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 특히 한 번에 한 놈 법칙을 깨는 다대일 액션이 돋보이며, 차태식(원빈)이 만석의 부하들을 상대로 야구방망이와 회칼들을 흘려내며 패거리의 동선을 흐트러뜨리는 것은 물론, 도중에 폭력배 한 명의 칼을 빼앗아 사용하는 것까지 확인할 수 있다. 또, 격투씬 이후 추가로 청부업자 람로완과 싸울 때에는 그가 쥔 카람빗에 대항하기 위해서 격투 도중에 그립을 바꾸기도 하고, 상대의 손가락을 잡아 꺾기도 한다. 그렇지만, 다양한 방법을 영화상에서 재현해서 고증이 높다는 것이지, 현실성이 높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서로 마주 선 채로 팔을 꺾는 것은 힘만 잘 주거나 저항하면 쉽지 않고, 중국무술처럼 지근거리에서 팔을 막고 휘감고 비트는 상황은 맨손무술에서도 나오기가 매우 힘들다. 실제 칼싸움처럼 하면 멋이 안 나니 이렇게 연출했을 뿐이다.[30][31]
  • 살파랑

    살파랑에서 가장 유명한 견자단 vs 오경 액션씬. 이 장면에서 오경은 격투 상황에 따라 그립을 자유자재로 바꾸고 다른 손으로 나이프를 바꿔잡는 액션도 보여준다. 여기에 태극권의 형을 가미하여 상당히 화려한 나이프 파이팅을 구사한다. 다만, 액션신 자체가 무협풍으로 짜였다는 건 감안하자. 상대인 견자단의 삼단봉 기술도 볼 만 한데 특히 오경이 삼단봉에 제대로 맞은 부위는 골절되어 잘 움직이지 못하는 걸 볼 수 있다. 보통 둔기라고 하면 칼처럼 치명적인 한 방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오히려 그 반대라는걸 아주 잘 보여줬다.
  • 마스터 키튼
    파일:attachment/나이프 파이팅/70.jpg
    SAS 시절 키튼의 교관으로 갖가지 무술, 그중에서도 나이프를 기가 막히게 잘 써서 '프로페서'라는 칭호를 얻은 남자가 등장한다.[32] 해당 컷은 권총을 든 남자에게 이 거리에서는 나이프가 총보다 빠르다고 그러니 그만두고 물러나라고 경고하는 장면이며, 권총을 든 남자는 그 말을 무시하고 총을 빼다가 단칼에 목이 베여져 살해당한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위의 5 항목에 있는 동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6미터 정도는 떨어져서 총을 미리 겨누고 있어야 총알이나 좀 쏴 볼 수 있을 정도다. 어설픈 총잡이들은 총을 뺄 준비를 하지 않으면 무조건 칼잡이의 밥이 될 수밖에 없다. 하물며 프로 칼잡이(주인공 키튼도 프로페서 선생님이라면 칼로는 내가 도저히 상대가 안된다고 할 정도)에 전직 군인인 프로페서가 겁먹은 양아치를 제압하는 것 정도는 결코 허황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나중에 프로페서는 저 죽은 사내가 속한 조폭 두목이랑 싸우는데 그 두목도 상당히 나이프를 잘 써서 결국 프로페서와 둘이 나이프 파이팅을 벌이다가 고전 끝에 프로페서가 두목을 죽이고 살아남는다.
  • 태풍
    막판에서 장동건과 이정재가 서로 작정하고 나이프 파이팅을 한다.
  • 북두의 권
    골란군 중사는 자기 휘하의 병력들에게 이 짓을 시킨다. 그리고 패하면 어김없이 끔살시킨다. 그러다 켄시로한테 박살나고 몸이 터져죽는다.
  • 나루토
    쿠나이라는 단검으로 온갖 나이프 파이팅을 한다. 작중 초반의 대부분의 백병전은 쿠나이와 표창을 이용한 나이프 파이팅에 인술은 보조로 많이 쓰였으나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인술 위주에 나이프 파이팅같은 체술은 기본기이자 보조기가 되었다. 하타케 카카시가 그나마 마지막까지 나이프 파이팅을 많이 보여주는 편. 그래도 애니메이션에서는 화려한 전투씬을 그리기 위해 여러모로 많이 쓰이는 편이다.

  • "The slow blade penetrates the shield.(느린 칼날이 방어막을 뚫지요)"

    "May thy knife chip and shatter.(그대의 칼이 쪼개지고 부서지기를)"

    먼 미래를 배경으로 한 SF 작품이나 작중 일정 속도 이상으로 들어오는 물체를 전부 튕겨내는 홀츠만 실드가 실용화된 탓에 사격무기가 거의 사장되었다는 설정으로, 전투 장면에서 체술을 이용한 전투가 주가 되고 나이프 파이팅 역시 자주 등장한다. 다만 여기에서는 실드가 저속으로 다가오는 물체를 인식하지 못한다는 약점을 파고들기 위해 휘두르는 동작으로 움직임을 봉쇄하고 궁지에 몰아넣었을 때 상대의 실드를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천천히 찌르는 등, 다소 상상이 많이 들어갔다. 싸움 방법과 개념 자체는 중세 단검 레슬링이나 베어너클 막싸움을 과장한 느낌이라 미래임에도 불구하고 중세와 같은 분위기가 난다는 걸 연출하기에 적절하다. 드니 빌뇌브의 듄(2021)에서는 발린타왁 에스크리마를 바탕으로 빠르면서도 급소에 검을 느리게 확실히 밀어넣는 공방 연출을 했다. 방어막 검술도 찌르기 직전까지는 현실 검술을 참고하여 이루어지고, 프레멘크리스나이프 싸움은 나이프 파이팅 그 자체이다. 하다 못해 프레멘의 결투 전 경례 역시 필리핀 무술 경례 동작으로 연출했다.
  • 파 크라이 3
    스킬 중 무방비 상태의 적을 칼로 암살하는 기술들이 다수 있으며(테이크다운 스킬인데 뒤에서 다가가 상대가 눈치채지 못하면 마체테로 목을 따거나 폐부분에 쑤셔 박거나 하기도 하며 상대에게 칼을 꽂고 특정 버튼을 입력하면 상대의 허리에 있는 단검을 던져 연속으로 테이크다운을 하기도 하며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서 밑의 적을 찌르거나 은폐물 뒤에서 적을 끌어당겨 찌르거나 물 밑에서 튀어 올라와서 찌르는 등의 기술들이다. 물론 후반에서는 수류탄이나 권총을 빼앗아 테이크다운 하기도 하지만 초반에서는 칼로만 급습한다.), 호이트 및 벅과의 전투가 나이프 파이팅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호이트와의 전투는 빈 손으로 적의 나이프 공격을 흘리고 오른손으로 재빨리 반격하거나, 칼을 놓친 상황에서 몸싸움으로 우위를 점하고, 디스암 한 칼을 뺏어서 상대를 찌르는 등, 1인칭 시점으로 꽤나 긴박한 나이프 파이팅을 보여준다. 파 크라이 4, 프라이멀 등의 후속작에서도 3편의 동작을 재탕한(...) 암살 동작들을 볼 수 있다.(참고로 3과 4에서 등장하는 중화기병들은 누가 봐도 거의 갑옷 수준의 무장임에도 테이크 다운을 당하면 한방에 가버린다.)
  •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
    블랙 플래그를 제외하면[33] 시대상 암살단 특유의 암살검 외에도 일반적인 단검 역시 부무장으로 꾸준히 등장한다. 에치오 아우디토레는 활약한 시대에 맞추어, 큼지막한 단검을 역수로 쥐고 힘있게 찍는 식으로 싸운다. 중세 말-르네상스 시대 단검술 느낌이 난다. 라둔하게둔은 왼손 암살검 날을 뽑은 뒤, 역수로 잡고 토마호크와 함께 쌍수로 운용한다. 토마호크 대신 시중에서 파는 단검을 드는 것도 가능하다. 이 때에는 오른손에 정수 단검을, 왼손에 역수 암살검 날을 든다. 18세기에는 세이버는 물론, 착검된 총기가 무기로 활용되는 대신 갑옷을 입은 적이 없다는 점 등을 반영해서인지, 라둔하게둔은 왼손에 역수로 쥔 칼날을 적의 방어 태세를 깨는 것이나, 걸어 당겨서 무기를 치우거나 뺏는 것 등에 활용한다. 에치오의 시대와는 달리 단검이 도검이나 토마호크, 총기 등을 보조하는 부무장으로 정착한 듯한 느낌이 더 크게 난다. 에드워드 켄웨이 시절에는 탈취한 뒤에야 사용가능한, 한 개 밖에 가질 수 없는 일격필살 투척 무기로만 사용되었다. 에드워드의 주무기가 쌍검과 권총 (최대)4정이고, 근거리 암살이야 암살검을 이용하면 되기에 직접 빼들고 쓸 일이 없다시피 하기 때문. 대신 에드워드가 히든 블레이드를 다루는 방식은 전작의 암살자들과는 달리 이리저리 베고 두드려패는 식이라 단검술 같은 느낌이 나긴 한다.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에서는 전투 방식이 변경되어 사라졌다. 어쌔신 크리드 로그는 블랙 플래그와 같은 인터페이스를 쓰는 관계로 거의 비슷하나, 셰이 패트릭 코맥은 칼을 쓸 때 왼손에 쌍검 대신 단검을 든다. 단검이 주무기와 아예 세트로 팔리며, 방어시에 단검으로 전방을 막는 모션을 볼 수 있다. 아쉽게도 공격 동작은 전반적으로 쌍검 모션 재탕같은 느낌이 들지만. 신디케이트는 공권력의 강화로 장검과 철퇴 등의 대형 무기를 쓰지 못하여, 은닉이 쉬운 쿠크리 단검을 사용한다. 전투의 템포가 빨라졌으나, 모션은 전작들과는 달리 매우 과장되었다. 쿠크리로 하단에서 올려 베어서 적을 앞으로 덤블링을 하게 만드는 마무리 동작을 보면 정신이 아득해진다.
  • PSYCHO-PASS
    시대상 총기류를 구하기 어려운 시대이기도 하고[34], 메인 악역인 마키시마 쇼고가 이 세계관의 기본 무기인 도미네이터로 처리가 불가능한 탓에 나이프 파이팅 장면을 볼 수 있다. 참고로 마키시마가 사용하는 칼은 다름아닌 면도칼. 참고로 코가미 신야는 동남아 무술중 하나인 실랏을 수련했다.
  •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파일:external/67.media.tumblr.com/tumblr_o6h9ygbYgj1tctq75o1_500.gif
    작중 중반부, 윈터 솔져가 히드라 조직원들과 함께 캡틴과 그의 일행을 습격했을 때 윈터 솔져 본인은 캡틴과 벌이는 격투신에서 총기가 통하지 않자 나이프[35]를 역수로 꺼내들고 공격을 시도한다. 이후 나이프를 떨군 뒤에도 허리춤 뒤에 준비해둔 또 다른 나이프[36] 제품]를 하나 더 꺼내는 치밀함을 보여주며, 기계로 된 왼팔을 이용해 나이프로 자동차를 그어버리는 괴력을 선보였지만 캡틴이 나이프를 막는데 최적화된 비브라늄 방패로 무장하고 있었는지라 잘 통하지는 않았다. 윈터 솔져는 주인공에게 세 번이나 나이프 파이팅을 시도한 악역이지만 차기작의 출연이 계획되었므로[37] 죽거나 제압되지 않았다.
  •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작중 마카오에서 샹치가 헬기로 탈출을 시도하는 데스 딜러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나이프 파이팅이 이루어지며, 이 전투 장면은 영화 내에서 손꼽히는 액션씬이라 평가받는다.
  • 신세계(영화)
    작중 후반부, 정청(황정민 분)이 재범파에게 습격당했을 때 무시무시하게 맞서 싸우며 조직원 여럿을 골로 보내버리는데, 이것이 바로 "드루와, 드루와"라는 명대사를 남긴 엘리베이터 씬으로,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6년 전 여수에서 있었던 일을 다루는 추가 신에서는 이자성(이정재 분)과 정청 단 둘이서 횟집을 차지하고 있던 조폭들을 옷만 좀 찢어진 채로 잡아버렸다는 암시가 나온다.
  • 범죄도시
    장첸 일행이 영화 초반에 보여주는 칼빵은 나이프 파이팅의 현실을 보여준다, 아무리 대단하더라도 비수에 두세 번 찔리면 답이 없다, 비록 후반부에는 마석도(마동석 분)가 영혼까지 털어버리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영화적 연출로 아무리 덩치와 힘이 있더라도 칼빵을 막고 제압하기 힘드며 대부분 죽을 수 있다.
  • 디 이블 위딘 / 디 이블 위딘 2
    1편에서는 망각자가 눈치채지 못했을 때 뒤에서 따버리는 은폐 스닉킬을 할 때 사용한다. 2편에서는 1편 때처럼 은폐 스닉킬때 사용하기도 하며 근접 공격 시 그냥 휘두른다. 1편 때와 달리 2편에서 나이프로 근접 공격이 된다고 주먹보다야 강하겠지 싶어서 함부로 휘두르고 다니다간 화려하게 털리는 수가 있다. 나이프로 일대다수가 안 된다는 걸 아주 잘 보여주는 게임.
  • 레이드

    실랏 액션이 잘 나온다. 특히 2편에서 부엌에서 벌어지는 1:1 싸움 도중 우코가 양손에 카람빗을 꺼내들고 주인공과 싸우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 존 윅: 리로드 / 존 윅 3: 파라벨룸
    리로드 작중 중반부, 자신에게 걸린 현상금을 노리는 암살자들을 쓸어버리며 지하철에 탑승한 존 윅이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암살자들 중 하나인 카시안을 상대로 지하철에서 나이프 싸움을 벌인다. 결국 카시안의 급소에 칼을 꽂아둔 채로 떠나며 살려준다. 존 윅 3에서는 나이프 파이팅 위주의 전투가 자주 펼쳐지며 특히 영화 초반에 중국인 암살자들을 칼꽂이로 만들어버리는 존의 나이프 투척은 압권이다. 파라벨룸에서 제로의 부하 암살자로 찬조출연한 배우들은 각각 레이드 1, 2의 최종보스 역 배우들이다.
  • 다잉라이트
    마지막에 주인공인 크레인이 최종보스 라이스와 싸울 때 라이스가 조잡한 마체테를 크레인에게 휘두르며 달려든다. 그 때마다 화면에 뜨는 버튼을 눌러 회피하는 버튼 액션 식으로 나이프 파이팅이 진행 되는데 파 크라이 3의 벅이나 호이트 때와는 달리 굉장히 시시하고 긴장감도 없고 재미없이 진행 되는 듯한 느낌이다.
  • 바이오하자드 시리즈
    초대 작품부터 거의 대부분의 작품들에서 서바이벌 나이프가 기본 장비로 지급되긴 하지만, 위력은 크게 기대할만한게 못되나... 나이프만으로 클리어하는 괴수들도 있다. 시리즈 주인공들 중에서 나이프 파이팅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인 인물은 바로 레온 S. 케네디에이다 웡.
  • 오징어 게임
    마지막 게임에서 살아남은 2명이 스테이크 칼로(...) 싸운다.
  • 미션 파서블(영화)
    김영광이 연기한 우수한 캐릭터가 극중 707 근접전투교관 출신이라는 설정이라서, 후반부에 나이프 드릴이 꽤 비중있게 나온다. 필리핀 무술 지도자 자격증을 가진 무술 감독에게 훈련받았다고 한다.
  •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가브리엘이 작중에서 여러 등장인물에게 나이프 파이팅을 대처 및 시전한다. 쌍 나이프를 든 그레이스와는 맨주먹으로 대처해 패죽이기 직전까지 갔었고. 소드 스틱을 든 일사 파우스트와는 나이프 한 자루만 들고 사정거리의 불리함을 극복하며 승리. 권총을 든 패리스에겐 순식간에 급소에 찔러 빈사. 맨손인 이단과는 여러 자루의 나이프를 준비해 싸웠다.

6. 관련 문서



[1] 여타 일본도와 달리 킷사키가 명확하지 않고 뾰족하다.[2] 다만 필리핀 무술은 한손무기 전반을 다루기 때문에 단검술뿐만 아니라 경봉술에도 뛰어난 무술이라 경찰에게도 많이 교육되며, 일반인이 배울 수 있는 과정도 단검보다는 스틱 위주다. 예컨대 주 5회 2시간 레슨을 받는다고 치면 나이프 과정은 5일 중에서도 하루이틀 중 한 시간 정도다.[3] 윌리엄 페어번의 "Gutter Fighting" 등.[4] 정확히는 상대방의 뒤에서 기습할땐 나이프로 그냥 상대방의 목 옆을 찔러 관통한 다음, 그 상태로 칼을 쥔손을 앞으로 내지르기만 하면 칼날이 상대방의 대동맥, 기도를 포함한 목 앞쪽 대부분을 잘라버린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폭이 좁고 날길이가 길어서 사람의 목 두께 정도는 쉽게 관통해버릴 수 있는 페어번-사익스 나이프라서 즐겨 사용할수 있는 방법이고, 나이프 길이와 형상에 따라서는 이 전법을 사용하기 힘들수도 있다.[5] 지금껏 배운 단검술이 실전적이지 않은 것 같다고 회의하는 상태였다. 영감님은 그 동기 팔 부러뜨린 걸로 영창 갈 각오를 했지만 오히려 훈련을 불신했던 팔 부러진 동기만 퇴소하는 걸로 마무리되었다고...[6] 필리핀 무술에서는 스틱, 검 쓸 때에도 기본 그립이다.[7] 주먹질, 정수 폼멜찍기를 부를 때 더 많이 쓰는 말이다.[8] 엄지손가락도 안올리고 단어 그대로 역 해머 그립으로 쥐는 사람도 있는데, 사진처럼 손을 보호해주는 가드가 있는 칼이라면 그렇게 잡아도 되지만, 없는 칼이라면 찌르는 과정에서 손이 칼날쪽으로 미끄러져 스스로 다칠수 있으므로 엄지손가락을 손잡이 끝에 올려줘야 한다.[9] 유럽의 스몰소드 결투 및 현대 펜싱에서는 피만 보면 승부가 끝나는(First Blood) 것이 국룰이 된 것과 유사하다.[10] 장검으로는 충분히 가능하며, 권투글러브에 맞으면 그대로 KO당한다. 게다가 전근대에는 투구를, 현대 군인은 방탄모를 써서 보호한다.[11] 이를 서양에선 감옥에서 사람 담그는 방식이라 해서, Prison Shank, 또는 재봉틀(Sweing Machine)이라 부르기도 한다.[12] 즉 아이키도, 합기도식 손목술기는 원래 전원이 무기를 휴대하던 시대에 칼로 상대를 죽이는 공격자가 쓰는 기술이었지, 평복 비무장 상태로 나쁜놈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성격의 기술이 아니었다.[13] 소위 "김일성의 마빡에 대검을.."과 같은 구호나, BOPE의 "두개골에 칼을!"같은 구호가 이런 상황을 묘사한 것이다. 이마뼈는 튼튼하기에 바로 못 뚫지만(...), 뼈가 없는 뒤통수나 아래턱, 전두엽 절제술이 가능한 안구 등으로는 6인치 넘는 칼이라면 이론적으로 된다.[14] 뒤에서 경동맥 찌르거나 베기, 콩팥 언저리 찌르기, 거시기 까고 목 찌르기 등등. 기습당한 적 상대로는 무술 베이스가 제로인 사람도 심리적 거부감만 극복하면 일단 할 수는 있다.[15] 비수, 단검은 보통 '더러운 음모', '암살'을 비유한다.[16] 다루는데 꾸준한 몇 년의 수련이 필요하거나 휴대하기엔 크고 거추장스럽고 아예 허가증이 필요한 이들과 같은 무기술과 달리(무엇보다 이들같은 무기로 누구 사람 잡으면 단번에 눈에띄어 증거가 금새 나와서 금방 잡힌다.) 단검은 어디서든 특히 회칼이나 가지치기용 정도의 목적으로도 충분히 구할 수 있으며 범죄의 목적이 아니라 작업용이라 우기기도 쉬우면서 인멸하기도 쉽다. 고도의 숙련이 필요하지도 않으며 은닉하기도 쉬워 애초부터 이런 목적으로는 평소 의도를 숨기거나 불의에 한밤중에 기습하다 보니 굳이 따로 범죄를 위해 나이프 파이팅을 배울 필요조차 없다. 괜히 호신이든 육체와 심신 수양 목적의 무술 취급 받지 못하는 인식이 아닌것. 그래서 인터넷에서 무술간 실전성 떡밥으로 찌질한 서열싸움 최강논쟁 운운할때 현역 무술 종사자들이 그렇게 실전에서 사람 때려잡고 죽이고 싶으면 뒤에서 칼로 찌르거나 총 앞에선 모두 평등하니 총든 놈이 이긴다. 라는 한마디로 병먹금 하는 것.[17] 단검으로도 무술 원리를 지켜가며 연무하거나 스파링이 가능한 사람이라면 기성 무술에 충분히 숙달되고 동작에 무게감을 실을 수 있으며 도검 검리까지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이쯤되면 기성 무술 지도가 가능할 수준의 고인물이다.[18] 이건 그냥 유성매직 한자루씩 쥐어주고 모의로 대련만 시켜봐도 쉽게 알 수 있다. 몸은 멀쩡한데 팔에 줄이 벅벅 그인다.[19] 스텝 밟고 간보는것도 없다. 먼저 많이 때리는 놈이 이기고, 등이나 고간 같은 곳은 때리지 말라는 법도 없고, 발길질과 무릎킥까지 그냥 더 허용이니까.[20] 빌 더프는 UFC 편에서 최상위권 선수 중 하나였던 리코 로드리게즈와 비공식경기에서 무승부가 날 정도로 강자였다.[21] 반격기 연습 및 스파링을 할 때 대각선 방향으로 들어가거나 빠진다.[22] 별명 헤르메스, 고수를 칭하는 호칭도 Per-Sev라고 살벌한 말인데, Perforate(꿰뚫고)-Sever(써는)놈이라는 뜻이다. 단어들 어감부터가 평범한 찌르기 베기 수준이 아니라 맹수가 먹이 사냥하듯 거칠고 잔인한 동작을 나타내는 동사다.[23] 여담으로 주인공의 스승 역을 맡은 배우 체키 카료는 나쁜 녀석들(영화)에서 범죄조직 보스를 맡았다.[24] 초빙된 나이프 파이팅 고수가 자신에게 칼 쓰는 법을 가르쳐달라는 주인공에게 "그냥 총을 사요"라고 한마디 던진다. 주인공은 칼에 찔린 상처까지 보여주며 설득해서 겨우 단검술을 배우게 된다.[25] 기세를 살린 개싸움의 본질을 살린 장면인데, 숙적이 주인공에게 마운트를 탔다가 그대로 엎어진 것이다. 즉 주짓수 경기였다면 숙적이 여전히 유리한 상황이었겠지만, 주인공의 손에 칼이 있는데다 갑자기 벌러덩 넘어진 것이어서 숙적은 뭔가 해보지도 못하고 그대로 찔려 죽었다.[26] 무공훈장도 여러 개 받은 뛰어난 군인이다.[27] 군인은 아니고 민간인이다. 생존술 교관으로 초빙받았던 것이다.[28] 목표의 정면에서 6연속 공격(목 사선-허리 가로-낭심 찌르기-중심선 세로-명치 찌르기-목 찌르기)을 가하거나, 후방에서 적병을 기습하는 걸 가르치는 장면(팔 긋기-심장 찌르기-목, 다리 등 긋기)이 토미 리 존스 옹의 과거 회상으로 나온다.[29] 이건 현대 군인한테 총기멜빵이 얼마나 중요한지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2차대전 시절처럼 멜빵을 어깨 걸이 용도로만 쓴다면 총을 메었을 때에는 즉각사격이 힘들고, 즉각사격을 위해 파지하면 멜빵을 이용하지 못해 총을 놓치기도 쉽고 팔도 빨리 지친다. 옛날이었다면 기습자 입장에서는 바로 입 막고 목만 찌르면 되는 상황인데, 돌격소총을 목에 건 채로 파지한 상황이므로 귀찮게시리 총기도 치우고 오른팔도 그어야 하는 것이다.[30] 현실적으로 하려고 처음부터 다굴을 놓는 식으로 가면 아무리 원빈이 날뛰어도 상대가 안된다는 결론이 나와서 연출을 가미했다고 한다.[31] 나이프 파이팅 전문가도 해당 영화를 보고 한 가지 마음에 안드는 장면이 있다고 평했다.[32] 키튼의 별명인 '마스터(석사)'는 이 '교수(프로페서)' 바로 아래라는 비유적인 의미도 가진다.[33] 블랙 플래그에서는 단검을 휘두르는 적은 등장하나, 획득한 단검은 투척용으로만 사용한다.[34] 그리고 중간에 네일건을 사용하는 모습도 몇 번 볼 수 있다.[35] 월남전 때 미군 특수부대원들이 사용하던 거버 Mark II 제품[36] 동일하게 거버사에서 나온 [[https://www.google.co.kr/search?q=gerber+yari+ii&newwindow=1&sxsrf=AOaemvLS5hrdv3kxtRxIcXWorMPDujQggg:1635079068791&source=lnms&tbm=isch&sa=X&ved=2ahUKEwjvksyYiOPzAhVK7WEKHRd_CZAQ_AUoAXoECAEQAw&biw=1689&bih=835&dpr=1.1]|야리2][37] 게다가 주인공과는 친구이기까지 해서 주인공이 제대로 싸우질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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