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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1. 개요
大鐘川대종천은 경상북도 경주시 문무대왕면 장항리 일대의 우품천과 탑정천이 만나며 시작하는 하천으로, 동해고속도로를 거쳐 감포읍 초입까지 동북동 방향으로 흐른 뒤, 남동쪽으로 흘러 감은사지 앞을 지나 동해로 흘러든다. 이 강을 비롯한 주변 지류들의 대부분이 건천 구간이 많아 중간 중간 물을 찾아보기 힘든 구간이 많이 있다. 심지어 자동차들이 강바닥을 달리기도 한다.(...) 특히 2016년 태풍 차바 때 대량의 토사물이 퇴적되어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유량이 더 적어졌다. 이후 굴삭기를 동원해 복원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대종천이란 지명의 유래를 설명하는 전설이 있다. 황룡사에는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보다 더 큰 황룡사 대종이 있었는데, 여몽전쟁 때 몽골군이 황룡사를 불태우고 이 종을 본국으로 가져갈 생각이었다. 그래서 배에 종을 싣고 가려 했는데 그만 강 하구에서 종이 물에 빠져버리고 종은 동해바다로 떠내려갔다. 그래서 큰 종(大鐘)이란 이름이 붙여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종천이라는 명칭은 일제강점기 이전에는 확인되지 않으며, 조선시대에는 조선 후기의 지도나 대동여지도 및 대동지지 등에서 인근의 동해창(東海倉)에서 유래해 하천을 동해천(東海川), 인근의 면(面)을 동해면(東海面)으로 불렀던 사실만이 확인된다.[1] 이후 1982년, 1989년, 1997년, 2013년 등 주기적으로 대종천 바닥을 탐사해 종을 찾자는 주장이 제시되었고 실행에 옮겨지기도 하였으나, 정작 탐사는 실패하는 것을 넘어 간략한 보고서 한 장 나오지 않았다.[2]
역으로 '동해천'에서 '대종천'으로 명칭이 바뀐 19세기 후반부터 일제강점기의 사이에는 '대종천'이라는 이름이 등장하게 된 경위에 대해 확실하게 확인된 어떤 내용도 없기 때문에, 알 수 없는 어떤 이유로 '대종천'이라는 이름이 먼저 생기고 설화가 뒤에 붙었을 가능성 또한 배제하지 못한다. 1982년 9월 13일 동아일보 기사에서는 주민들이 이구동성으로 설화의 내용을 신라 때 왜구가 쳐들어와 감은사의 종을 약탈해 갈 때의 일이라고 말했다고 했는데, 이는 감은사가 왜에 대항해 신라를 진호하기 위해 세워졌다는 인근의 감은사 창건 설화를 고려하면 기존에 전해지던 전설이 '실제로도 영험이 있었다'는 식으로 확장된 것에 불과함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러다가 1996년 7월 2일 조선일보 기사에서는 신라 때 왜구가 임진왜란 때의 왜구로 뒤바뀌거나, 주어는 몽골군으로, 대상은 황룡사 대종으로 갈아엎어진 형태의 주장이 나타난다. 불과 14년 만에, 그것도 매스미디어에 노출된 이후에 지역 전승에서 사실적 지표로 쓸 수 있는 내용이 완전히 뒤바뀐 것으로, 이런 설명을 믿고 따르기는 어렵다고 할 수밖에 없다.[3]
[1] 이에 대해 역으로 일제가 '동해'라는 명칭을 꺼려 하천 이름을 대종천으로 바꾸었다는 주장도 있으나 조선총독부에 의해 검열제로 운영되던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에서도 '동해'라는 명칭이 빈번히 출현함을 고려하면 그다지 설득력은 없다.[2] 굳이 중세의 유명한 종과 관련된 일화를 경주에서 찾아보자면 홍수로 봉덕사가 파괴되고 봉덕사 종이 제자리를 잃은 채 한동안 버려져 있던 일이 있으므로 이 일이 일정한 모티브를 제공했을지 모르지만, 15세기와 20세기의 연대를 고려하면 이런 설명도 에밀레종 설화만큼의 설득력조차 갖지 못한다.[3] 사실 이렇게 내용이 전환된 것은 경주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꽤 황당한 이야기인데, 황룡사는 경주 시내 한복판에 있으며 대종천까지는 함월산 산괴를 넘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맨 마지막 완성된 '전설'에 따라 보자면 몽골군이 수십 톤에 달하는 황룡사 대종을 형산강을 내버려두고 함월산을 넘어 가지고 가서는 대종천을 이용해 옮기려다가 물에 빠뜨렸다는 이야기인데, 이 이야기를 사실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더욱이 황룡사를 불태울 때라면 1238년으로 몽골군은 강화도로 넘어가지 못해 기병을 이용한 육로 공격을 하고 있는 동안 고려 조정에서 대장도감의 운영을 위해 그나마 전쟁에서 자유로웠던 남해안 해안가에 여력을 집중적으로 투사하고 있을 때인데, 이 때에 몽골이 해로를 통해 종을 가져가려 했다는 것 자체도 말이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