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3-04 01:02:07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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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1. 개요2. 평가 지수3. 평론가 평4. 호평
4.1. 뚜렷한 서사4.2. 배우들의 연기4.3. 영상미4.4. 이스터 에그
5. 혹평
5.1. 진입 장벽5.2. 각본의 문제
5.2.1. 가벼운 캐릭터 소모5.2.2. 닥터 스트레인지 너프5.2.3. 빈약한 멀티버스 활용
5.3. 부진한 마법 연출5.4. 부자연스러운 편집
6. 호불호
6.1. 샘 레이미 스타일의 연출
6.1.1. 잔인하고 공포스러운 연출
6.2. 호러 장르로 슈퍼히어로물을 뒤집은 클리셰
7. 정리와 총평
7.1. 제작 과정의 어려움
8. 기타

1. 개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평가를 다루는 문서이다.

2. 평가 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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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스코어 60 / 100 점수 6.2 / 10 상세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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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별점 3.2 / 5.0 관람객 별점 3.6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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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어
4.0 / 5.00
비평 별점
3.19 / 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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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3.6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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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3.9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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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7.0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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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3.9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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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3.2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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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 80.29% 별점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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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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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6.9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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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9.1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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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8.8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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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66 /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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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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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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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6.7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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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2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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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3.6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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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7.22 / 10 (Heart)

3. 평론가 평

3.1. 미국

  • IGN의 에밀리아 엠버윙은 "좋든 싫든 샘 레이미 영화"라는 평가를 남겼다. 대니 엘프먼의 OST와 배우들의 연기를 극찬하고 한 순간도 지루하지 않았다고 얘기하면서도, 일부러 헛소리 한다고 믿고 싶은 수준의 대사를 쓴 마이클 월드론의 각본을 비판했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로 한 가지 이룬 게 있다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선 감독들이 자신의 개성을 살리는 데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인식을 날려버린 점일 것이다. 제임스 건, 타이카 와이티티, 클로이 자오와 같은 감독들 모두 MCU에서 영화에 독특한 스타일을 남겼지만, 이번 영화를 보니 이러한 감독들의 개성도 MCU라는 세계관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되고 있다고 느꼈다. 정말로 처음부터 끝까지, 좋든 나쁘든 샘 레이미 영화였다.

    MCU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어떤 작품도 다 비슷비슷하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나 〈토르: 라그나로크〉같이 개성이 더욱 뚜렷해지기 전 영화들은 실제로 그러곤 했다. 그것은 팬들만 아는 얘기를 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기에, 가벼운 관객층에게도 편하고 스튜디오의 수익에도 좋다. 그러나 그런 영화들만이 꼭 매력적인 경험을 만들지는 않는다. 이를 생각했을 때, MCU를 모르고 본다면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팬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다른 MCU 영화들처럼 비판을 받겠지만, 그래도 그 비판에 지루했다는 말은 아마 어려울 것이다.

    이 영화는 샘 레이미 감독 특유의 괴상함과 섬뜩함이 모두 처음부터 끝까지 펼쳐져 있다. 괴수던 카메오던 아니면 그냥 분위기만이던, 그의 영화에 익숙한 팬들은 샘 레이미의 시그니처가 담긴 많은 장면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특징적인 연출은 대부분 효과가 있지만, 샘 레이미의 팬들도 눈살을 찌푸리는 장면들이 꽤 있다. 작가인 마이클 월드론이 쓴 엉뚱한 대사들이 이러한 예시다. 그럼에도 영화는 잘 흘러간다.

    샘 레이미의 첫 MCU 진출이 완벽한 모습은 아니지만, 더 보고 싶다. 엉망진창이 닥터 스트레인지 영화에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지만, 다음에는 각본이 더 촘촘하면 좋겠다. 스포일러를 할 생각은 없지만, 엄청나게 싼 티 나는 대화 장면도 있었다. 엘리자베스 올슨, 베네딕트 컴버배치, 레이첼 맥아담스 같은 배우들을 데리고 이런 대사밖에 할 수 없다면, 그건 각본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에밀리아 엠버윙 (★★★☆) #
  • 로저 이버트 닷컴의 브라이언 탈레리코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마블의 예산으로 생명을 불어 넣고 샘 레이미의 비주얼적인 재능으로 탄력을 얻지만, 그마저도 곧 바닥난다고 평가했다. 그는 좀비 스트레인지를 보고는 호러 장르에 혁명을 일으킨 샘 레이미가 아직 죽지 않았다고 느꼈고, 〈드래그 미 투 헬〉의 감독만이 할 수 있는 액션 시퀀스들은 영화를 거의 구할 뻔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닥터 스트레인지아메리카 차베즈가 멀티버스들을 건너뛰는 장면 때까지만 해도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를 기대하며 신났지만, 영화는 그런 잠재력에 집중하지 않는다며 MCU를 비판했다. 그리고 엘리자베스 올슨이 〈완다비전〉에서 다듬은 캐릭터가 후퇴하는 것이 슬프다고 말하며, "MCU가 그저 다음 영화나 드라마 때문에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데에 불평이 있어 왔지만, 이 영화처럼 뱀이 자신의 꼬리를 먹는 것처럼 느껴진 적은 없었다."라고 비판했다.

    "이야기는 '광기의 멀티버스'가 창의적인 비행을 하게 놔두지 않고, 계속해서 완다 막시모프의 슬픔, 스트레인지의 말 없는 크리스틴 사랑, 그리고 아메리카의 불확실한 힘 같은 얄팍한 캐릭터 특성으로 되돌아간다. 이것들은 하나도 울리지 않고, 얕은 캐릭터성에 연기도 시달린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괜찮지만, 줄거리가 너무 많은 영화의 희생자이다."



    브라이언 탈레리코 (★★)[1] #
  • 크리스 스턱만은 그가 바랐던 모든 것들을 샘 레이미가 가져다 주었다면서 비주얼을 높이 샀고, 좀비와 피 같은 고어, 호러의 느낌도 좋아했다. 엘리자베스 올슨은 여태 MCU에서 해온 연기 가운데 가장 뛰어났다면서 베네딕트 컴버배치도 넘어선다고 얘기했다. 그러나 2막 즈음에 재촬영한 장면들이 원래 대본에는 없었던 듯 보였다면서 각본이 뒤죽박죽이라고 지적했고, 〈스파이더맨 3〉를 예시로 들며 마블 스튜디오의 간섭이 이해되지 않고 샘 레이미를 놔두라고 밝혔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즐겼으며, 볼 만한 영화라는 평가를 내렸다. 또 호러 영화를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입문할 수 있는 영화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 제레미 잔스는 닥터 스트레인지와 아메리카 차베즈의 관계가 마음에 들었고, 샘 레이미의 호러 톤을 두 사람이 멀티버스를 지나는 장면보다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또 엘리자베스 올슨이 좋았다면서 감정적인 장면들을 호평했다. 그러나 모두 좋지는 않았다면서 목표 없이 떠돌아다니는 점을 비판했는데, 극장에서 나왔을 때 즐겼다고 말할 수 있으나 좀 늘어진다고 느꼈다고 한다. 그래도 샘 레이미가 MCU에 호러 향을 더한 점을 영화에서 가장 호평했고, 다른 마블 영화들과 다를 수 있지만 그래서 좋은 거라고 얘기하며 신선한 토마토와 술 없이도 즐길 수 있는 영화라는 평가를 매겼다. #

3.2. 한국

참 쉽게 이해되는 멀티버스와 대혼돈의 밸런스
- 김철홍 (씨네21) (★★★)
변함없는 샘 레이미와 컴버배치 진기명기
- 김혜리 (씨네21) (★★★☆)
의외로 단순한 이야기 + 이미 봤던 상상력 + 조악한 듯 현란한 눈뽕 + 샘 레이미가 늘 하던 것
- 송경원 (씨네21) (★★★☆)
너희가 샘 레이미를 아느냐, 라고 외칠 윗세대 취향 저격
- 임수연 (씨네21) (★★★☆)
마블 시스템에서 개성을 사수하는 샘 레이미, 당신이 슈퍼히어로!
- 허남웅 (씨네21) (★★★☆)
호러적 상상력의 접목이 눈길을 사로잡기는 한다
- 이동진 (★★★)

4. 호평

4.1. 뚜렷한 서사

But in the grand calculus of the Multiverse, your sacrifice is worth more than your...[2]
하지만 멀티버스라는 대의 속에서 볼 때, 네 희생이 훨씬 가치있...
디펜더 스트레인지[3]
Are you happy?
당신은 행복해?
크리스틴 팔머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대의행복 두 가지다.

원래 닥터 스트레인지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 멀티버스의 악당들을 죽게 내버려 두자고 했던 것처럼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 것에 주저함이 없었다. 이 때문에 많은 논쟁이 있어 왔는데 이번 영화를 거쳐 설정 구멍이 아니라 닥터 스트레인지라는 히어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풀어가는 핵심 주제임이 명확하게 드러났다.

대의를 고집한 닥터 스트레인지의 선택[4]으로 닥터 웨스트는 형을 잃었고, 완다 막시모프는 사랑하는 비전을 죽여야 했다. 이 희생은 닥터 스트레인지가 지키던 타임 스톤으로 무의미해졌으며, 닥터 스트레인지 본인도 크리스틴 팔머와 좋지 못한 결말을 맞이했다. 다른 우주에서도 마찬가지로 디펜더 스트레인지는 대의 때문에 이제껏 지키려던 아메리카 차베즈의 힘을 스스로 흡수하려 들며 아메리카를 희생시키려 들었고, 슈프림 스트레인지는 대의 때문에 금지된 다크홀드의 힘을 빌려 멀티버스를 뒤적거리다 결국 인커전으로 한 세계를 멸망시켰다.

따라서 대의 때문이었지만 희생을 선택한 닥터 스트레인지는 번번히 죄책감에 스스로 고통받아 왔다. 게다가 닥터 스트레인지는 여동생 도나 스트레인지를 잃고, 실패에 따른 두려움을 갖고 있어서 크리스틴 팔머가 늘 칼자루를 쥐려 한다고 표현했듯이 독단적인 결단을 내린다.[5] 이러한 독단적 행위는 결국 온전히 자신을 탓하게 되어 늘 괴로움과 두려움을 숨기며 고통받고 있었다.

이런 때에 닥터 스트레인지는 디펜더 스트레인지가 차베즈를 희생시키려 하거나, 슈프림 스트레인지가 다크홀드의 힘을 썼음에도 의미없이 실패하는 모습들을 제3자의 관점에서 보게 되고, 마지막으로 행복을 잃은 끝에 타락하고 만 시니스터 스트레인지의 모습마저 본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닥터 스트레인지는 마지막에 웡의 말을 듣지 않고 되려 차베즈를 북돋게 함으로써 스스로 성장했다는 것을 나타내었다. 스스로의 독단을 꺾고 대의 때문에 희생하지 않는 길을 고른 결과, 차베즈는 히어로로서 각성하고 스칼렛 위치는 개심하여 모든 멀티버스의 다크홀드들을 태워버림으로써 대의와 행복 모두를 잡는 가장 좋은 결과를 얻었다.

덤으로 크리스틴 팔머에게 갖고 있던 미련도 정리하였는데 닥터 스트레인지가 지구 838의 크리스틴 팔머와 헤어지기 앞서 얘기하는 장면은 스파이더맨 3에서 스파이더맨샌드맨을 용서하는 장면과 마찬가지로 감동적이었기에 그래도 샘동이 아직 서사는 잘 짠다는 말이 많았다.

한편 닥터 스트레인지에게 있어 대척점에 있는 인물은 스칼렛 위치와 시니스터 스트레인지인데, 두 사람은 자기 자신의 행복만을 좇아 움직였고 그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수많은 희생을 초래했음에도 이루고자 했던 바도 얻지 못했으며, 마지막에 가서는 자업자득으로 파멸했다. 이런 점에서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히어로의 성장을 그리는 데에는 뛰어났다고 볼 수 있다.

스파이더맨 트릴로지에서 좀 아쉽다고 꼽히는 게 메리 제인 왓슨이었기에 걱정의 목소리가 좀 있었는데 히로인 크리스틴 팔머는 꽤 좋았다는 평이다.

4.2. 배우들의 연기

배우들의 연기는 크게 호평을 받는다. 주연인 베네딕트 컴버배치엘리자베스 올슨은 1인 다역을 아주 뛰어나게 소화했는데, 특히 올슨은 빌런이면서도 그럴 수밖에 없었던 슬픔을 설득력 있게 풀어 내는 어려운 연기를 해냈다. 이것은 〈완다비전〉에서 내용이 급작스럽게 이어졌기 때문에 완다비전을 보았든 보지 않았든 완다 막시모프의 마음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 그것을 꽤 희석시키고 사람들로 하여금 공감하게 만든 연기력이 아주 뛰어났다는 평이 많다.

그밖에 베네딕트 웡레이첼 맥아담스, 추이텔 에지오포 등 연기도 긍정적인데 이번 작품이 MCU 첫 등장인 소치 고메즈는 연기와 비주얼에서 어색하지 않고 제 몫을 다했다는 말이 많다.

4.3. 영상미

파일:닥스2연출fr.jpg

스파이더맨 2에서 닥터 옥토퍼스의 팔을 실물로 만들고 스파이더맨 3에서 많은 세트장을 지었던 샘 레이미답게 이번 영화에서도 CG를 최대한 덜 쓰려고 카마르타지 사원 내부, 지구-838의 실험실과 터널, 생텀처럼 세트장을 만들었는데, 특히 운다고어 산은 동상까지 진짜로 만들었다.

어셈블드에 따르면 미국 클리블랜드에 세트장이 있었지만 코로나바이러스-19 때문에 로케이션도 어렵자 영국 롱크로스 스튜디오에 뉴욕 시내를 통째로 4블록이나 구현했는데, 그래서 화면이 뿌옇고 칙칙했던 여태 다른 마블 영화들과 다르게 색감이 크게 선명하고 영상미도 좋았다. 더불어 본작에서 호평 받는 배우들의 연기도 더욱 돋보일 수 있었다.[6]

또 CG를 통한 화려한 비주얼도 마찬가지로 호평인데, 새로이 나온 닥터 스트레인지의 마법들은 충분하지 못했을 망정 다채롭고, 포탈을 거치며 나온 여러 멀티버스들의 디자인은 매력 있다. 무엇보다도 특히 후반부에 등장한 시니스터 스트레인지가 속한 지구의 붕괴되어 가는 뉴욕과 생텀 내부의 모습 등은 에셔를 연상케 했던 1편과는 상반되는 느낌의 초현실주의적인 느낌을 준다. 브루스 캠벨의 말에 따르면 샘 레이미는 무려 14시간 동안 화상 통화를 쉬지 않고 했다고 하는데, 노력이 돋보였다. #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때와 비슷한 지적이지만, 닥터 스트레인지의 제3의 눈과 같은 몇몇 장면들은 CG가 꽤 어색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이것은 VFX 디자이너들이 폭로했듯이 마블 스튜디오가 갖는 고질적인 문제점이고, # #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재촬영이 너무 많아서 이미 만든 장면을 싹 갖다 버리거나 배우나 감독도 아쉬움을 드러냈을 만큼 마감 압박이 거셌기 때문에 이만큼 나온 것이 기적과 같다. CG도 감독의 디렉팅에 따라서 많이 갈리는데 샘 레이미가 베테랑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마찬가지로 마감 압박을 받았던 완다비전은 마지막 화에서 CG가 심각하다 못해 마감을 지키지 못해 드라마가 잘려 나갔다.

또한 페이즈 4 영화들이 전반적으로 말도 안 되는 촉박한 스케줄 속에서 진행되는 바람에 어색한 CG를 가리려고 잘 보이지 않거나, 눈이 아플 만큼 어두운 화면을 남발한 것과 비교해 본작의 CG는 다른 페이즈 4 작품들과 비교해 비주얼이 상당히 낫다. 큰 성공을 거두었던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도 마찬가지로 최종 전투 때가 너무 어둡다는 평이 나왔던 것을 생각하면 상대적으로 많은 공을 들인 셈이다.[7]

4.4. 이스터 에그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문서의 오마주 및 이스터에그 문단에도 설명되어 있지만 수십 개가 넘는 오마주와 이스터 에그가 아주 많이 숨어 있다. 샘 레이미 감독이 자신의 영화인 스파이더맨 트릴로지이블 데드 시리즈에서 따오기도 했다.

스칼렛 위치가 나타날 때 오마주한 공포 영화들도 많다. 예를 들어서 스칼렛 위치가 온몸이 꺾이고 찢기며 미러 디멘션을 빠져 나오는 장면은 링 시리즈사다코가 연상되며, 일루미나티와 싸울 때 피칠갑이 된 스칼렛 위치는 거장 스티븐 킹의 소설 원작 영화 캐리의 오마주이다.[8] 스칼렛 위치가 절뚝절뚝 걸어오는 장면은 터미네이터의 추격 신과 샤이닝에서 잭 토렌스가 도끼를 들고 다리를 절며 쫓아오는 추격 신이 떠오르는데, 마녀라는 공포감을 크게 살렸다.

OST도 마이클 지아키노가 작곡했던 〈닥터 스트레인지〉 테마곡이 On The Run[9], Gargantos[10], Battle Time[11], Strange Statue[12]에 경쾌하고 웅장하게 쓰였으며, Wanda at Home완다비전 오프닝이다.[13]Illuminati에선 앨런 실베스트리의 캡틴 아메리카 테마곡과 엑스맨 TAS 오프닝을 들을 수 있다.[14] 또 스칼렛 위치와 관련된 전체적인 BGM은 대니 엘프먼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때 만들었던 라이트모티프를 바탕으로 했다.

굳이 몰라도 영화를 보는데 지장은 없어서 알고 보면 더욱 재미있게 느껴진다. 너무 예스럽다며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가끔 있는데 이런 오마주들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뒤에 설명한다.

5. 혹평

5.1. 진입 장벽

파일:완닥터.jpg
완다 막시모프: 내 실수로 많은 사람들이 다쳤어요.
닥터 스트레인지: 디즈니+ 없어.
개봉 4개월 전에 레딧에 올라온 밈 #

모두 한 뜻으로 여지껏 MCU 영화 가운데 감상 난이도가 가장 높다는 지적은 같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를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 미리 봐야 할 영화들은 중요한 순서로 완다비전을 비롯한 스칼렛 위치가 나온 작품들[15]닥터 스트레인지가 나온 작품들[16],〈로키〉, 〈왓 이프...?〉이고, 영화 속 카메오 캐릭터들을 알려면 엑스맨 유니버스 시리즈, 판타스틱 포 & 실버서퍼의 위협, 〈인휴먼즈〉를 보아야 한다.

위 작품들 대부분을 보지 않았다고 마치 드라마의 이전 화를 안 본 것처럼 스토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서사는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트릴로지에서, 스칼렛 위치의 서사는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와 비슷한 곳이 있지만 레퍼런스로 영화를 더 즐기도록 재미를 늘려줄 뿐 스칼렛 위치가 다크홀드에 이끌려서 지구-838의 완다의 아들들을 빼앗으려 한다는 이야기를 충분히 알아낼 수 있고, 특히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는 쿠키 영상으로 5초밖에 나오지 않으며 〈로키〉와 〈왓 이프...?〉는 멀티버스라는 개념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뿐 딱히 관련이 없다. 카메오도 보면 도움이 되겠지만 안 봐도 크게 거슬릴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디즈니+ 드라마인 〈완다비전〉은 이 영화와의 접점이 큰 편이라 되도록이면 꼭 봐야 한다. 예를 들어 〈어벤져스: 엔드게임〉까지의 MCU 영화를 모두 다 본 사람이라면 꽤나 많이 본 편이지만, 〈완다비전〉을 안 봤다면 그동안 아군으로 인식되던 스칼렛 위치가 갑작스럽게 아이들에게 매달리더니 갑자기 미쳐서 심각한 악행을 저지르는 모습이 당황스러울수 있고 캐릭터에 비호감이 쌓일 수도 있다. 즉, 전작에서 성격이 뒤바뀐 배경을 알아야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으므로 사전에 완다비전을 보는 일이 요구되는 것이다.

문제는 완다비전이 디즈니+ 독점작이라는 데 있다. 그 전까지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 〈토르: 라그나로크〉를 보면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를 이해할 수 있듯이 전편만 알아도 보는 데에 큰 문제가 없었다. 이는 모든 시리즈 영화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특성이고 관객들도 익숙해져서 용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젠 이야기의 핵심 내용을 드라마로 따로 떼어 팔아버림으로써 드라마를 보지 않은 관객들은 갑자기 바뀐 캐릭터에 혼란스럽게 되었고, 이 영화에서 나온 짤막한 설명만으론 감상이 쉽지 않게 되었다. 이 때문에 "이제는 스토리도 DLC처럼 쪼개는 것이냐?" 같은 불만이 엄청났다. 이러한 진입 장벽은 개봉하기 전부터 말이 많았었는데 이를 해결하려는 모습은 없었고, 이에 영화를 호평하는 쪽에서도 도저히 옹호가 안 되는 단점으로 꼽는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도 삼스파시니스터 식스가 설명이 거의 없이 나오긴 했으나, 워낙 대중성이 높기도 한데다 멀티버스의 스파이더맨은 이런 모습이다, 어떤 빌런들과 싸웠다 즈음만 이해해도 큰 무리가 없었다. 또 비슷한 때에 나온 〈문나이트〉가 MCU와 연계가 적었기 때문에 낮은 진입 장벽을 바탕으로 독립적으로 봐도 즐길 수 있어서 좋은 평가를 받은 점과 대조된다.

샘 레이미 감독도 여태 MCU 영화에 참여했던 적이 없었으므로 영화를 만드는 데 이 진입 장벽은 꽤나 부담스러웠다. 레이미는 제작 도중에 급하게 들어오느라 MCU 영화를 5편[17]밖에 보지 못해 익숙하지 않았다고 말했는데, # 나중에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엄청났고, 〈왓 이프...?〉도 기꺼이 보겠다고 말한 것을 보면 정말 급해서 볼 시간조차 없었던 것이다. # ##

또 제작이 한창 이루어지고 있을 때 〈완다비전〉과 개봉 순서가 바뀌며 각본을 뒤엎어야 했으나, 〈완다비전〉이 미방영이라 볼 수 없었고,[18] # 너무 급박해서 레이미는 재촬영 기간 때 중요한 장면들만 보았다고 한다.[19] 게다가 촬영 도중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도 개봉 순서가 바뀌며 각본을 끊임없이 뒤엎어야 했는데, 이건 심지어 제작사가 달라서 스토리도 제대로 몰랐던 데다, 2022년 1월이 되어서야 관람할 수 있었다.[20]

그래도 스케줄이 변경, 확정된 뒤로는 마이클 월드론이 〈완다비전〉의 감독 맷 샤크먼, 각본가 잭 셰이퍼와 각본을 공유하거나, 샘 레이미 감독이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촬영장에 전화해서 닥터 스트레인지는 어떻게 되는가 물어보며 최대한 협력하려 했으나, 막상 닥터 스트레인지 영화를 찍는데 닥터 스트레인지를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촬영장에 자꾸 보내야만 했으며, 무엇보다 〈완다비전〉도,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도 쪽대본이었다는 것은 유명한 사실이다. # ##
"제가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각본가에게 "완다비전에서 뭘 하고 있는지는 알고 있는 거죠? 보기는 했나요?" 하고 물었어요. 그러니까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완다비전〉 작업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었죠."
엘리자베스 올슨[21] #
"마블 사람들은 영화 여덟 편을 같은 때에 만들고 있어서, 늘 스토리라인을 덧붙입니다. 제 친구 샘은 마블이 찍으라고 말한 장면들을 더해야 했고 이젠 쓰이지 않는 장면들을 지웠어요. 그래서 영화 개봉 날까지는, 베네딕트 컴버배치조차 그가 이 영화에 나왔는지 모를 것 같습니다."
브루스 캠벨 #

그래서 락다운으로 못 찍은 장면들, 마블 스튜디오의 요구로 덧붙이거나 고친 장면들과 함께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과 내용이 맞지 않는 장면들을 다시 찍어야 했는데, 재촬영은 2021년 12월 13일까지 이루어졌다고 알려져 있으나 실제론 2022년 1월 8일로 한참 초과했고, 개봉을 한 달 반쯤 앞둔 2022년 3월 13일에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계속 촬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 브루스 캠벨은 영화의 대부분이 다시 촬영되어 어떻게 굴러가는지 전혀 모른다고 밝혔고, # 엘리자베스 올슨과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영화가 끝나고 처음과 같았던 것은 제목뿐이었다고 얘기했다. #

예고편이나 콘셉트 아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들만 얘기해도 첫 디펜더 스트레인지 장면, 가르간토스 전투 장면, 닥터 스트레인지와 아메리카 차베즈가 멀티버스들을 건너는 장면까지 싹 다 바뀌었으며 존 크래신스키를 포함한 일루미나티 배우들도 모든 장면들을 재촬영 때 찍은 데다 결말이 바뀌면서 음표대전이 나오게 되었던 것을 생각하면,[22] 안 그래도 쪽대본으로 찍어서 부실한데 이미 후처리까지 마친 장면들은 죄다 갖다 버리고 대부분을 새롭게 급조하느라 만듦새가 크게 나빠진 것이다. 소치 고메즈에 따르면 마이클 월드론은 각본을 33번이나 재작성했다고 하고, #[23] 각본이 너무 많이 바뀌어서 엘리자베스 올슨은 대본 읽기를 포기했다. #

영화를 만드는 제작진부터 겪은 문제니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 그 뒤 케빈 파이기가 인터뷰에서 앞으로도 똑같이 드라마와 연계해 만들 것이라고 공언하면서, 이것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높은 진입 장벽이 MCU의 고질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5.2. 각본의 문제

뚜렷한 주제는 큰 틀에선 잘 짜였지만 이를 나타내는 과정이 크게 작위적이다. 이는 각본가 마이클 월드론이 드라마 로키 때부터 지적받아 온 것으로, 설정을 넓혀 나가는 동시에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끌어가서 몰입하기 좋았던 완다비전, 문나이트와 다르게 각본가가 캐릭터의 입을 빌려서 설명만 주구장창 하려 든다는 것이다.

로키는 그나마 인기 있는 캐릭터지만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에서 모르도를 비롯한 일루미나티는 운다고어 산, 드림워킹, 인커전처럼 나와서 설명밖에 딱히 하지 않았다. 이처럼 영화가 설명을 첫째로 나아가다 보니 설명하기 좋게 공간적인 배경은 단조롭고, 인물들의 동선은 정적이며 캐릭터의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 디테일들은 여기저기 구멍이 나 있는데, 웡은 스칼렛 위치에게 아메리카 차베즈의 힘을 빼앗으면 죽는다고 스스로 얘기했으면서 나중에 닥터 스트레인지에게 차베즈의 힘을 가져오라고 하는 모순적인 모습을 보이고, 모르도는 스칼렛 위치를 악마 따위가 아닐지 모른다고 얘기도 해 놓고 고집만 부리는 슈프림 스트레인지에게 열등감을 지닌 단순한 캐릭터 따위로 곤두박질쳤다.

일루미나티 또한 멀티버스에 꽤 해박하게 나타나는데, 그럼에도 자신들의 경험에서 닥터 스트레인지만 가장 큰 위협으로 여기고, 그렇게 두려운 닥터 스트레인지가 더 큰 위협이라고 말하는데도 안일했던 일은 아예 납득하기 어렵다. '지구 최고의 지성(The smartest man alive)'이라는 사람이 적에게 아군의 기밀을 알려서 마블 코믹스에서 손꼽히는 강자인 블랙 볼트를 어이없이 죽게 만든 것은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었는지 "지구-838의 평균 IQ는 80 언저리인가?" 하는 드립이 일기도 했다.

끝에 접어들 무렵까지 빌드업을 쌓아서, 유일한 희망으로 여기던 비샨티의 책은 시간을 끌고 끌다가 딱 20초가 안 되어 불타고 만다. 디펜더 스트레인지가 죽을 고생하면서 얻고자 했던 까닭도, 슈프림 스트레인지가 타노스를 무찌를 만큼 엄청난 책을 얻었던 행적도 너무나 허무하게 버림받았고, 마지막에 가서는 본인도 다크홀드를 쓰면서 비샨티의 책은 맥거핀으로 붕 뜨게 되었다. 사실 마지막에 불타면서 차베즈의 별 문양을 보여주기 때문에 비샨티의 책은 복선인데, 영화가 너무 난잡하다 보니 보는 사람들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은 것이 문제다.

여동생 이야기도 뜬금없는데, 닥터 스트레인지만 알고 있는 죄책감을 거쳐 서로를 인지한다는 장면이지만 이처럼 자연스럽게 나왔었어야 할 서사는 정작 나오지 않아서, 멀티버스에 따라선 인종이나 나이도 다른 경우가 부지기수거늘 관객들이 알아서 절대적 시점인지 파악해야 하냐는 것이 지적이다. 애초에 영화 처음부터 아메리칸 차베즈가 ‘안다고 생각하지 마라‘고 그렇게 강조했는데 여동생 이야기로 서로를 확인한다는 전제 자체가 틀린 전개다.[24]

마지막으로 '아이스크림 송'은 도저히 볼 수 없었다는 말이 많았다. 아역 배우들의 연기력 때문이 아니라 노래가 너무 오글거리고 뜬금없이 감정을 이입시키려는 시도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밖에도 "쟤들은 사랑받을 거야."나 "모든 우주의 너를 사랑해.", "당신 우주에 떨어져서 정말 다행이에요."처럼 너무 작위적이고 오글거리는 대사들로 이루어져 있다.

5.2.1. 가벼운 캐릭터 소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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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완다비전〉 시즌 2에 가까울 만큼 완다 막시모프의 비중이 큼에도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가 많이 떨어진다. 이는 완다비전에서 완다가 다크홀드에 손대고 미치도록 나타내려고 했었지만 기한 때문에 크게 삭제되었음을 생각해도 마찬가지인데, 전쟁의 피해자로서 겪은 아픔이 있기 때문에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선 뜻하지 않게 사람들이 다치자 큰 죄책감을 겪기도 했던 완다가, 한 치의 고민도 없이 사람들을 학살하는 것은 다크홀드를 헤아려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다크홀드가 버키처럼 사람을 조종하는가 하면 슈프림 스트레인지닥터 스트레인지는 비교적 멀쩡했고, 더구나 스칼렛 위치 스스로도 카마르타지일루미나티는 인정사정 볼 것 없이 학살하면서 닥터 스트레인지는 몇 번이나 봐주고 얘기를 나누기도 하는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인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선을 넘는 것도 아니고, 꼭 살상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제압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음에도 바로 죽여 버려서 원래 그러던 사이코패스로밖에 안 보이는 거다.

이건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타노스드랙스맨티스를 죽일 수 있었음에도 제압만 하면서 목표를 이루려던 것처럼 각본에서 선을 지켜줄 수 있던 부분이다. 그러나 각본가인 마이클 월드론은 완다를 한순간에 빌런으로 바꾸었고, 팬들이 항의하자 심지어 사과도 했다.[25] #

더욱이 완다에게 아이들만큼 소중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는 어머니, 아버지나 피에트로, 비전은 코빼기도 비추지 않는다. 여기서도 플롯에 구멍이 나타나는데, 애거사도 현실 조작으로 뒤바꾸어 놓았으면서 아이들은 어째서 만들지 않은 것이며, 완다 막시모프가 아이들을 남긴 채로 죽은 멀티버스도 있을진대 굳이 지구-838로 가서 피를 봐야 했는지 의문이다.

스칼렛 위치는 멀티버스 사가 때 언젠가는 빌런으로 나올 예정이었고 엘리자베스 올슨도 예전부터 하우스 오브 엠을 다루고 싶어 했지만, # 올슨마저 너무 캐릭터의 난데없는 모습에 "그들도 사람인데 완다가 끝장내도 괜찮은 건가?"라고 물음을 갖고 힘들었다고 하며, 촬영 직전까지 아무런 얘기도 전해 듣지 못해 놀랐다고 말했다. # #

올슨은 처음엔 "이건 내가 아는 완다가 아닌데?" 싶었지만 그래도 차츰 기댈 수 있게 되었으며, # 밝히길 사람들이 길을 가로막아서 그럴 뿐 스스론 잘못이 없고 완다의 이야기에서 그는 히어로라는 생각으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그래도 완다의 인간성을 탐구한 샘 레이미에 대해선 협력적이었다고 말했고, # 〈완다비전〉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되는 몇몇 장면들은 바꿔 달라고 요청해서 레이미가 이를 도왔다고 한다.[26] #

인물들의 죽음도 지나치게 소모적인데, 사라, 하미르일루미나티 모두 플롯 아머가 크다. 특히 일루미나티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 시니스터 식스가 모두 능력은 잃었지만 뚜렷한 임팩트를 남긴 것과 대조적으로 허세만 떨다가 모르도를 뺀 나머지가 모두 떼로 죽어서 일회성의 멀티버스 속 인물이라는 까닭으로 MCU의 인물들을 부각시키기 위한 하나의 장치 따위로 희생된다는 느낌이다.[27]

그동안 MCU는 독자적인 유니버스로서 사람들은 그 속에서 죽으면 끝이었으므로 비현실적인 히어로 영화에서 현실적인 희생과 고뇌가 부각되었다. 여전히 MCU의 인물에게는 이 가치들이 지켜지지만, 멀티버스 속 인물들에게는 지켜지지 않는다.[28] 이는 어셈블드 10화에서 케빈 파이기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멀티버스에서 무한으로 볼 수 있어요."라고 얘기하면서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일루미나티조차 캐릭터마다 취급이 다르다는 점 또한 지적받는데, 프로페서 X를 빼고 남성과 여성 캐릭터의 취급이 확연히 다르다. 원작 코믹스에 대한 바탕 지식 없이 이 영화만 본 관객들에겐 블랙 볼트와 미스터 판타스틱은 폼만 잔뜩 잡던 모습을 보여준 점까지 더해 능력도 판단력도 형편 없는 엑스트라 쯤으로 인식되어도 이상하지 않지만, 캡틴 카터캡틴 마블은 그래도 스칼렛 위치에게 맞서서 싸우다 졌다는 생각이 들게끔 한다.[29]

5.2.2. 닥터 스트레인지 너프

페이즈 4의 문제점 가운데 하나가 매끄럽지 못한 세대 교체로, 〈블랙 위도우〉 때부터 평가가 나빴는데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도 같은 평가를 받았다. 대의와 행복이라는 주제 사이에서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닥터 스트레인지의 서사는 나쁘지 않았지만 매번 달아나는 모습만 보여서 돌팔이 같았다는 말이 많았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너프는 첫째로 아메리카 차베즈를 꾸역꾸역 끼워 넣으며 잠재력을 빌드업해야 했고, 둘째는 스칼렛 위치와의 파워 밸런스에 실패했기 때문인데 그리하여 작중에서 닥터 스트레인지는 구조적으로 아예 활약을 할 수가 없다.

가르간토스와 싸울 때도 아가모토의 눈으로 투명화를 해제하고 버스를 가르는 것처럼 잘 하다가 괜히 한눈 팔아서 기절하고, 괜히 사슬을 걸어 끌려가 아메리카 차베즈가 도와 주었고, 좀비 스트레인지도 간지는 났지만 저주받은 영혼들도 망토로 써 먹은 다음 스칼렛 위치를 봉인할 때 영혼 보내기로 시시하게 끝나서 아메리카 차베즈가 마무리를 짓는다.

관객들이 보고 싶어했던 것은 바로 닥터 스트레인지와 스칼렛 위치의 맞짱이었는데, 이게 닥터 스트레인지 영화인지 스칼렛 위치 영화인지 헷갈린다는 평가가 절대적이다. 자세히 보면 닥터 스트레인지가 스칼렛 위치와 2합 이상을 겨루지 못하고 1합만에 나가떨어진다는 점을 알 수 있는데, 이는 근본적으로 기획의 문제가 크다.

때문에 액션이 썩 좋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이것저것 선보인 것들은 많았고, 미러 디멘션도 잠깐 나온 게 아쉬웠지 디테일은 괜찮았기에 적어도 아메리카 차베즈만 빼고 닥터 스트레인지와 스칼렛 위치의 팽팽한 싸움에 집중했더라면 훨씬 나았을 것이라는 얘기가 많다. 스콧 데릭슨 감독이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각본가들에게 자문한 것처럼, 액션의 스케일은 각본에서 나름대로 결정될 따름이다.

그래서 베네딕트 컴버배치도 이 영화에서 닥터 스트레인지의 인물호를 찾고자 고군분투했다고 하며, # 마찬가지로 샘 레이미 감독도 비록 라틴 여성 히어로를 소개하는 것이 설레고 마블의 포괄적인 점이 좋았지만, "왜 아메리카 차베즈가 닥터 스트레인지 영화에 들어갈 만큼 중요한 캐릭터인가?" 스스로 묻기를 끊임없이 되풀이했다고 한다.[30] #

이에 아메리카 차베즈가 평가가 좋지 않은 게, 억지로 끼어서 나오다 보니 서사도 부족함이 많고 그렇다 할 존재감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소치 고메즈의 연기 또한 제 몫은 다했지만, 마지막에 스칼렛 위치한테 차베즈 펀치를 날리는 장면은 말이 안 나온다.

스케줄이 바뀌기 전부터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에서 먼저 나오고, 나중에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 차베즈가 나오기로 되어 있었으나 바뀌었다고 알려지기도 했지만, 사실 본작이 아니라 아예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 처음 나오는 것도 고려되었었다. 아무런 개연성 없이 여기저기 마구 끼워 파는 페이즈 4의 전략이 〈스파이더맨 3〉의 베놈과 근본적으로 다를 것 없는 까닭이다. 제작자 리치 팔머는 스튜디오에서 10년 넘게 이 캐릭터를 소개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낮은 존재감은 하술할 그의 아이덴티티라 할 수 있는 마법 연출의 부진함과 겹쳐 닥터 스트레인지 영화는 맞나 하는 혹평을 받게 만들었다.

5.2.3. 빈약한 멀티버스 활용

영화의 원제인 '광기의 멀티버스(Multiverse of Madness)'를 내세운 작품 치고는 존재감 있는 멀티버스가 거의 없다는 점도 지적을 받는다. 총 23개의 멀티버스가 등장했지만 메인 유니버스인 지구-616을 제외하면 사실상 지구-838이 전부이기 때문에 멀티버스를 다양하게 다룬다는 느낌이 옅은 편으로, 시니스터 스트레인지가 등장한 지구-618도 주 무대이긴 하지만 또 다른 유니버스라는 느낌보다는 음울하고 미스터리한 공간 그 자체가 더 강조된다.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나 〈로키〉의 경우 멀티버스라는 주제에 걸맞게 다채로운 멀티버스 연출이 등장하며 시청이 끝나고 나면 직간접적으로 멀티버스를 체험했다는 경험을 준다. 또 다른 멀티버스 소재를 다룬 작품들인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과 DCEU의 〈플래시〉, 소니의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의 경우 멀티버스 소재를 활용한 엄청난 카메오들을 통해 관객들이 추억을 되새기게 해 주기도 한다. 그런데 본작은 닥터 스트레인지와 아메리카 차베즈가 멀티버스로 나가 떨어지는 시퀀스를 제외하면 사실상 지구-616와 지구-838 이야기 위주로 흘러간다.[31]

이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가 확률 폭풍 장면은 좋았지만 그 뒤론 릭 앤 모티스타워즈를 보는 것처럼 양자 영역의 특색을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를 들은 것과 같은 셈이다.

5.3. 부진한 마법 연출

닥터 스트레인지의 마법들은 모두 마블 코믹스에서 나왔던 것들로,[32] 디펜더 스트레인지는 디작의 우리로 스칼렛 위치가 보낸 괴수를 가두었으며, 데낙의 악마로 차에 깔릴 뻔한 시민을 구하거나 집채 만한 손을 뻗어서 가로등을 뽑았다. 또 가르간토스의 다리를 태웠던 불은 팔틴의 불꽃이고, 스칼렛 위치와 겨룰 때 내세웠던 뱀들은 발토르의 독사이다. 여태껏 타임 스톤을 지니는 것에 지나지 않았던 아가모토의 눈도 가르간토스의 투명화를 풀거나 암호를 푸는 것처럼 원작처럼 쓰임새가 커졌고 미러 디멘션을 활용해서 버스를 가르기도 하는 등, 다양한 마법들을 보여주는 데에는 성공했다.

그러나 닥터 스트레인지인피니티 워 등에서 호평을 받았던 마법 연출보다 화려함은 굉장히 작아졌다. 특히 미러 디멘션의 건물을 접거나 하늘을 날며 이리저리 공간을 자유롭게 바꾸는 스케일이 무척 죽어 버렸는데, 실제로 가르간토스와 싸울 때와 카마르타지 전투에서 딱 두 번 쓰일 뿐이다. 전자는 응용이다 보니 스케일이 크지 못하고, 후자는 직접적으로 쓰이지 못하고 덫으로 쓰일 뿐이어서 아쉽다는 말이 많았다. 게다가 퀄리티가 별로인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연출을 할 줄 몰라서 그걸 가리려고 빈도를 줄인 게 아니라 더더욱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33]

특히나 닥터 스트레인지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타임 스톤도 없이 타노스와 호각으로 맞섰는데, 아무리 스칼렛 위치가 세다고 한들 그런 모습을 조금도 보이지 못해서 오히려 퇴보했다는 느낌이다. 차베즈 때문에 구조적으로 활약할 수 없었던 것은 맞지만,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 마찬가지로 닥터 스트레인지의 너프가 지적받았음에도 포탈, 공중부양 망토, 유체 이탈, 그리고 무엇보다도 화려한 미러 디멘션 같은 시그니처 마법들의 눈뽕으로 이를 상쇄할 수 있었다. 그런데 오히려 자기 영화에서 겉도는 것은 좋게 봐주기 어려운 일이다. 딱 한 번만이라도 정말 강하고 화려하게, 화면을 꽉 채우는 마법을 펼쳤음에도 스칼렛 위치가 그것을 뛰어넘어서 무너지는 방식으로 구성했다면, 아쉬움이 훨씬 덜했을 것이다.

그래도 닥터 스트레인지와 지구-838의 칼 모르도의 격투는 샘 레이미 감독이 예전부터 해 왔기 때문에 볼 만했다는 평가로, 스콧 데릭슨 감독의 1편이나 본작의 원안에서도 근접전을 많이 볼 수 있다. # ## 비슷하게 웡과 운다고어의 괴수들이 싸우는 장면도 아주 못 봐 줄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들 모두가 소서러 슈프림들의 싸움으로 어울리는가 하는 물음이다. 물론 닥터 스트레인지야 마법이 구속되었으니 그렇다 치지만, 칼 모르도는 하다 못해 염동력만 써도 목 졸라 죽일 수 있는 마당에 굳이 엘드리치 마법을 써서 칼을 만들어 뛰어들고, 웡도 단검과 올가미만 사용하다 보니 이 캐릭터들이 소서러 슈프림인지 텐 링즈인지 구분되질 않는다. 다시 말해서, 쓰임새가 크게 심심하다 보니 캐릭터들의 위상까지 낮아진 것이다.

또한 조스 웨던이 방출된 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줄곧 약점으로 꼽히던 것이 대규모 회전으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어벤져스: 엔드게임조차 극복하지 못했는데 본작은 더욱 좋지 못했다.[34] 특히 카마르타지의 마법사들은 와이파이도 갖추고 있으면서 화살과 수동 후미장전식 대포를 쏘는데, 이때 닥터 스트레인지와 웡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팔짱만 끼고 구경하다가 스칼렛 위치에게 포탄을 맞추자 웡이 "그렇지!" 하는 장면은 어이가 없다. 나중에 닥터 스트레인지가 데낙의 악마로 스칼렛 위치를 기습할 때에도 웡이 가만히 서 있기만 해서 전투 로그 자체가 많이 느슨하다. 아메리카 차베즈를 지키려고 자세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닥터 스트레인지를 도와 한꺼번에 치는 것이 자연스러웠을 듯하다.

그렇다고 메인 빌런인 스칼렛 위치는 괜찮았는가 하면 이제는 혼돈 마법, 현실 조작, 순간이동도 할 수가 있는데 완다비전에서 룬 마법과 함께 큰 스케일을 보였던 헥스는 과수원에서 살짝 쓰이고 말거나, 현실 조작은 블랙 볼트의 입을 없앴던 것처럼 플롯에서 잠깐 다루고 넘어갈 뿐 적극적으로 쓰이지 못했다. 예를 들어 카마르타지에서 헥스와 미러 디멘션이 부딪혔다면 강렬한 내러티브를 만들었을진대, 그러지 못해서 드라군 같은 느낌이 크다.[35] 스케일이 충분해야 그 강함을 온건히 느낄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해서 그냥 양학으로밖에 안 보이는 것이다.

그런데 삭제 장면이 풀리고 나서 크게 떠들썩하게 되었다. 샘 레이미 감독 특유의 역동적인 연출과 더불어 원 테이크로 찍힌 액션 40초 짜리 장면이 2시간 짜리 영화를 모두 압살할 만큼 파격적이었기 때문이다.

또 근접전이 없었음에도 둔기를 챙기는 장면이 나왔고 이처럼 삭제 장면이 진짜 있었던 것처럼, 예고편과 영화 속에서 닥터 스트레인지가 배를 부여잡고 달아나는 모습[36]을 볼 수 있었는데, 이때 OST인 Battle Time에 실제로 영화에 들어가진 않은 닥터 스트레인지 테마가 있는 것을 생각하면 삭제된 액션 시퀀스가 더욱 있으리라 보이고, 샘 레이미 감독도 더 큰 전투 장면이 있었는데 2막에 좀 더 빨리 들어가고 싶었기 때문에 잘라 냈다고 밝혔다.[37] # 스칼렛 위치와 캡틴 카터의 싸움처럼 적어도 영화에 나온 것보단 훨씬 나은 액션도 기획되었으나 스케줄 때문인지 이루어지지 않은 것도 있다.
파일:음표대전.jpg
음표대전[38]
"케빈 파이기한테 전화를 받았는데 줌에 같이 있던 이 "한 번 더, 대니. 제작이 48시간밖에 안 남았어. 할 수 있겠어? 바흐 대 베토벤으로?"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럼! 불가능하지! 할 수 있어!" 라고 했죠. (중략) 그건 정말 마지막 순간에 일어났고, 녹음 마지막 날에 치뤄졌어요."
대니 엘프먼, FANDOM과 인터뷰에서 #
"저희는 함께 팀으로서 나아갔고 어떻게든 마감을 지켰습니다. 거의 가까스로 하긴 했지만..."
샘 레이미,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

시니스터 스트레인지와 싸운 이른바 음표대전은 어이가 없어서 웃겼다는 말이 많았는데, 계속되는 여러 합에 긴장감이 깨지고 턴제 게임 같았다는 말이다. 비록 영화가 까이는 동안에도 참신했다거나 OST도 좋았다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이스크림 송과 더불어 어이없었던 장면이다.

이것은 샘 레이미 감독의 아이디어로, 대니 엘프먼의 인터뷰에 따르면 전화로 음악 전투로 갈 것이라고 얘기했으며 엘프먼은 처음엔 무슨 말인지도 몰랐지만 곧 "아, 음표가 말 그대로 날아간다는 거지, 추상적으로가 아니라."라고 하며 좋다 하였고, 케빈 파이기가 관객들이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바흐베토벤의 싸움으로 가자고 정했다고 한다. #

그러나 음표대전도 나오게 된 마당을 보면, 대본이 바뀌면서 다시 찍게 되었는데 개봉을 한 달 앞둔 때에 마감을 이틀 남기고 만들게 된 일이었다.[39] 함께 기획한 브라이언 앤드류스는 아예 왓 이프...?의 감독이고 베네딕트 컴버배치까지 제작에 뛰어들어서 하프를 튕겨 펑 터뜨리는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 마감 때까지 모두 머리를 맞대고 조금이라도 낫게 만들려고 자꾸 손보았다니 얼마나 급박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한술 더 떠서 마블 스튜디오는 제작진에게 전작들을 본뜨지 말라는 지시까지 내렸고, # 그런 때에 닥터 스트레인지가 옛날부터 음악을 좋아하기도 했고, 마법을 청각화한다는 새로운 시도와 함께 주문을 외울 겨를도 없어 스쳐 지나가는 음표로 재치있게 공격한다는 아이디어는 감독이 내릴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다.[40]

염력〉에서 두 가지를 한꺼번에 꾀했으나 어정쩡하게 실패한 것처럼 두 장르를 소화하기는 쉽지 않은 일인데, 호러 장르는 더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음표대전에서 드러나듯 깊은 고민을 할 시간도 없었고 전 작품들을 레퍼런스로 참고할 수도 없었으니,[41] 결국 스파이더맨 트릴로지에서 밸런스를 훌륭히 맞추었던 샘 레이미 감독마저 제대로 전투 연출을 살리지 못했다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닥터 스트레인지라는 캐릭터의 정체성이 크게 죽어 버리는 결과를 낳았고, 그 뒤 블랙 아담닥터 페이트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모두 본작보다 마법이 좋게 나오면서 더욱 아쉬움이 남았다. 오죽하면 이 영화에서 가장 명장면은 닥터 스트레인지가 발코니에서 뛰어내리면서 변신하는 장면 하나 뿐이라는 댓글들이 많을 정도.

그나마 일루미나티가 허무하게 스칼렛 위치한테 쓸려나가는 장면은 혹평이 더러 있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전작들에서 완다 막시모프가 무지막지하게 센 것을 보이는 연출은 꽤 있었지만, 조연으로만 나와서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밀려 그렇게 센지는 모르겠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42] 여태껏 MCU 히어로 최강 논쟁을 벌여올 때, 토르캡틴 마블, 헐크가 손꼽혔지만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를 거치면서 급부상하여 스칼렛 위치가 최강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5.4. 부자연스러운 편집

영화가 전체적으로 편집이 조잡한 편인데 스칼렛 위치가 닥터 스트레인지를 협박하고 카마르타지를 공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딱 2분밖에 안 되어서 지나치게 빠른 느낌이 있고, 닥터 스트레인지가 비샨티의 책을 얻는 장면은 너무 질질 끈다.

스칼렛 위치가 카마르타지에서 닥터 스트레인지와 웡을 제압하고 잠깐 동안 아메리카 차베즈의 힘을 빼앗으려 들 때를 보면 똑같은 장면이 2번 나오는 어처구니없는 편집을 보여 준다. 또 아메리카 차베즈가 스칼렛 위치에게 주먹을 날리며 지구-838의 완다 집으로 포탈을 열 때에는 0.7초만에 화면 전환이 3번이나 있어서 시각적으로 난잡하다.

나중에 스칼렛 위치는 고개를 떨구고 울다가 화면이 전환되자 고개를 들고 있고, # 차베즈가 무너지는 운다고어 산을 피해 카마르타지로 포탈을 열고 들어가는데 나중에 닥터 스트레인지를 데리러 온 차베즈를 보면 운다고어 산에 있다.

닥터 스트레인지와 모르도의 싸움에선 모르도가 주먹을 휘두르고 닥터 스트레인지가 막는데 다음 컷에선 닥터 스트레인지가 치고 모르도가 막는 것으로 뒤바뀌어 있으며, 여기에 좌우 구도까지 다르다. 그래서 많이 아쉬움이 남는데, 앞서 언급한 카마르타지 전투 삭제 장면을 보면 롱 테이크로 촬영되었는데 흠잡을 만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무술 감독도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등을 맡았던 양 량이고, 샘 레이미 감독이 격투까지 모르는 감독은 아닌데 편집이 괜찮았었다면 액션도 한결 보기 좋았을 것이다.

또 카마르타지 전투에서 수련생들은 투사체밖에 쓰지 않았는데 준비를 갖추는 장면에선 몽둥이를 챙기는 장면이 나오고, 닥터 스트레인지가 아무것도 한 게 없음에도 나중에 배를 부여잡고 달아나는 장면 등은 영화가 편집되면서 매끄럽게 잘리지 못한 듯하다. 앞서 말했듯 본작은 33번의 각본 재작성이 있었으며 영화 촬영은 개봉이 1달 즈음 남았을 때까지 계속 진행되었다 보니 샘 레이미의 페르소나이자 베테랑 편집자 밥 무라우스키도 무너지고 만 것이다.

6. 호불호

6.1. 샘 레이미 스타일의 연출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널브러진 MCU 속에서 애를 먹지만, 샘 레이미의 뚜렷한 연출은 재미있는 마법을 건다.
로튼 토마토 평론가 합의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감독이 누군지 모르고 봤다가 보고 나서 눈치챈 사람도 있을 만큼 샘 레이미의 느낌이 물씬 나는 영화이다.

아날로그 줌과 패닝을 이용한 카메라 워크[43]는 아주 뛰어났고, 이와 더불어 더치 앵글, 카메라 스핀 등으로서 분위기와 긴장을 쌓았다가 터뜨리는 실력은 훌륭했다. 더욱이 연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영상미는 깔끔하고 좋았으며 기술의 발전으로 훨씬 더 인상적인 장면들을 곳곳 만들어냄으로써, 미장센이 약하다고 마블 스튜디오가 꾸준히 받아 왔던 지적이 크게 해소되고 스스로의 스타일을 깊게 남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 엘리자베스 올슨베네딕트 컴버배치도 샘 레이미의 카메라 사용이 좋다고 말했다. #

그래도 발코니에서 망토를 두르며 떨어지는 닥터 스트레인지나 좀비 스트레인지는 말 그대로 간지가 났다. 특히 제4의 벽을 깨는 연출[44]다크홀드가 불타고 스칼렛 위치지구-838의 완다를 교차하는 연출[45]은 촬영 당일에 추가한 것으로서 크게 인상적이었는데, # 촬영 몇 분 전에도 자꾸 각본이 바뀌었기 때문에, 샘 레이미는 이런 즉흥적인 연기와 연출 및 촬영을 추구했다.[46] #

또 앞서 말했듯 MCU 영화는 5편밖에 못 보고 들어와서 〈완다비전〉과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을 보지도 못 하거나 내용도 몰랐기 때문에 배우들의 스토리텔링에 크게 의지했는데, 아니면 말도 안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 실제로 어셈블드에 나온 촬영 현장을 보면 자신의 느낌을 샘 레이미에게 말하고 있는 엘리자베스 올슨을 볼 수 있고, 베네딕트 컴버배치도 샘 레이미와 마이클 월드론의 도움으로 몇몇 장면들의 각본을 직접 쓸 수 있었다고 한다. #

샘 레이미는 원래 촬영에 있어서 배우의 뜻을 크게 여기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는데 엘리자베스 올슨과 베네딕트 컴버배치, 레이첼 맥아담스, 소치 고메즈 모두 이러한 협업을 높이 샀다. # ## ### #### ##### 이런 점에서 연기 디렉팅은 깔끔하게 수습한 편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연출이 낡았다는 얘기가 좀 있는데, 대표적으로 닥터 스트레인지와 아메리카 차베즈가 정신을 잃을 때 나온 일렁임이나, 닥터 스트레인지와 스칼렛 위치를 교차할 때 나타낸 디졸브, 아이리스 인, 아웃 같은 기법들이 예스럽다는 말들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트레이드마크 기법들은 〈스파이더맨〉에 나온 코스튬 장면처럼 샘 레이미의 특징인 만화적인 연출로, 동화적인 연출을 구사하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도 일렁임 효과를 〈판의 미로〉에서, 아이리스 기법을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에서 쓰기도 했으며,[47] 마찬가지로 예스럽다고 까였던 익스트림 클로즈 업도 사실은 프로페서 엑스를 비롯한 엑스맨 특유의 연출이었다.

그리고 스파이더맨 트릴로지에서 이러한 만화적인 연출들은 거슬리다는 느낌은 커녕 모두 명장면으로 남아 있는 점을 생각하면,[48] 급박하게 촬영이 이루어지고 후술할 이블 데드의 잔혹하고 벌건 느낌의 연출 강요로 이러한 만화적인 연출이 이질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아직 두루두루 잘 쓰이는 기법들이라는 얘기다.

또 각본에서 드라마적인 연출이 실패한 채, 루즈하게 설명만 줄줄이 할 수도 있었는데 임팩트 있는 연출로서 영화에 생명력을 불어 넣었다는 평가가 많다. 같은 릭 앤 모티 각본가의 설정놀음 장면과 정적인 연출로 승부를 본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는 아예 보다가 잤다는 처참한 평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레이미는 적어도 지루하지 않는 최선의 선택을 한 셈이다. 실제로 위 총평에서 볼 수 있듯이 로튼 토마토에서 로튼을 남긴 평론가들조차 믿기지 않을 만큼 지루한 이야기를 연출적인 열정이 엮어 버린다거나, 샘 레이미의 재능의 완전한 낭비였다는 듯이 레이미의 비주얼과 연출엔 호평을 날렸고, 서구권에서는 이러한 카툰스러운 연출이 닥터 스트레인지와 맞지 않는다는 얘기는 가끔 나오지만 올드하다는 얘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그 밖에도 오마주가 지나치게 너무 많이 나와서 하고 싶은 연출만 했다는 비난도 있었지만, 이는 아래 서술할 스튜디오의 강요와 더불어 영화를 마치려면 어쩔 수 없었던 것에 가깝다. 각본이 이리저리 바뀌다 보니까 스스로의 역량을 쥐어짜내서라도 영화를 찍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49]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감독뿐만 아니라 각본가 마이클 월드론도 〈릭 앤 모티〉에서 설정들을 따왔다고 직접 밝혔으며, 대니 엘프먼스파이더맨 트릴로지, 〈배트맨〉, 〈헐크〉와 〈찰리와 초콜릿 공장〉 사운드트랙을 다른 것 하나 없이 그대로 갖다가 다시 썼다는 사실이다. 제대로 생각할 시간도 없어서 이미테이션으로 때운 것이다.

6.1.1. 잔인하고 공포스러운 연출

같은 PG-13 등급인 〈토르: 라그나로크〉도 잔인한 장면은 있지만 그래도 타이카 와이티티의 개그가 두드러지며 표현이 과장되었고, 〈베놈〉은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지만,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가르간토스의 눈알이 뽑혀 나오는 때에 피가 잇달아 나오기도 하고 블랙 볼트를 포함해 일루미나티의 죽음이 적나라하고 끔찍하다.

사다코를 떠오르게 하는 스칼렛 위치가 미러 디멘션에서 빠져나오는 장면, 프로페서 X가 목이 꺾여 죽는 장면은 많이 기괴하며, 완다 막시모프드림워킹에 빠지는 장면이나 스칼렛 위치가 닥터 스트레인지를 쫓아가는 장면들은 점프 스케어로서 꽤 힘을 기울였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새롭고 짜릿한 경험을 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북미, 한국처럼 거의 모든 나라들이 12세 이용가로 책정되었고, # 가뜩이나 어린이날 즈음에 개봉했는데 늘 보던 슈퍼히어로 영화를 생각하고 관람한 어린이들에게 큰 충격과 공포를 안겼는데, 진짜로 인터넷 커뮤니티 곳곳에서 영화를 보다 울면서 나가는 어린이들이 많았다는 증언을 볼 수 있다. #

사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샘 레이미 감독이 들어오기 한참 이전부터 호러 장르로 가기로 되어 있었지만 호러 장르라는 마케팅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 이 때문에 〈판의 미로〉, 〈에일리언 커버넌트〉나 〈더 보이〉처럼 상영 등급이 높던지, 아니면 표현 수위가 낮았었어야 했다는 지적이 컸다. 특히 감독이 제 멋대로 닥터 스트레인지 영화가 아니라 이블 데드를 만들었다는 비아냥이 많았다.

그리고 히어로 갤러리상업영화 마이너 갤러리 같은 커뮤니티들에선 오히려 처음엔 호러 장르라는 발표에 환호했었지만, 일루미나티 학살이 너무 충격적이었고 또 스칼렛 위치가 쫓아가는 장면처럼 개연성이 떨어져서 마찬가지로 감독이 마블 영화 팬들을 무시하고 하고 싶은 B급 연출만 했다는 삿대질이 이어졌다. 호러 연출이 어린이들에겐 무서웠으나 어른들은 안 무서워할 만큼 애매했기에 "감독이 무서운 척하려고 노력한다."라는 기막힌 비난도 나왔다.[50]
"저희는 샘 레이미 영화를 만들기를 바랐습니다. 그에게 샘 레이미 파트를 잊지 말라고 얘기하곤 했죠. 이블 데드 2의 팬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처럼 샘 레이미가 얼마나 뛰어난지 볼 수 있을 겁니다."
케빈 파이기, 엠파이어와 인터뷰에서 #
"... 하지만 샘은 히트작을 연출하는 데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들어와서 좀비를 달라고 얘기하지 않았죠. 그리고 사실 제가 데드 스트레인지라는 아이디어를 냈을 때, 샘은 영화를 그의 것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정말 거리낌이 있었습니다.
"저는 샘 레이미 영화를 쓰려고 노력했어요. 그게 제 목표였습니다. MCU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지만, 할 수 있는 만큼 샘 레이미 스타일을 살리려고 했고, 그는 아주 친절했죠. 샘은 그저 히트작을 연출하고 싶지 않아 했어요. 멋진 마블 영화를 만들고 싶어 했죠. 하지만 저희는 결국 샘 레이미 영화를 만들도록 그에게 강요했습니다."
마이클 월드론 # ##
Q: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지구-838의 일루미나티가 나오는 때였습니다. 그리고 완다에게 학살하도록 시켰는데, 그게 팬들을 좀 놀라게 했죠. 어디서 나온 아이디어인가요?"
A: "그거 엄청나죠. 아마 제가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시퀀스일 겁니다. 개요에는 없었어요. 저는 초고를 쓰고 있었고, 제가 말했듯이 이 영화는 술에 취해 있어야 한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여기가 멀티버스의 광기를 찾을 지점이라고 느꼈어요. 이 캐릭터들을 써도 될까? 그게 가능할까? 전혀 몰랐지만, 샘과 함께라면, 이게 정말 멋지리라는 것을 알았어요. 그래서 그대로 썼습니다."
마이클 월드론 #

그러나 나중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그런 연출은 마블 스튜디오가 억지로 강요한 것이었다.

샘 레이미는 처음 컷이 적어도 35분 즈음 더 길었다면서 재촬영과 편집이 마블의 결정이었음을 말했고, # 그래서 진짜 R등급으로 만들다가 디즈니에게 빠꾸를 먹은 줄 알고 감독판을 내라거나 마블에서 뭐 하는 짓이냐면서 치매 걸렸냐 욕하는 목소리가 컸다. 그러나 브루스 캠벨이 얘기한 것처럼 그러한 재촬영과 편집은 대부분 동시에 제작되는 〈완다비전〉,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과 내용이 맞지 않거나, 스튜디오의 요구로 수정 또는 추가한 것들이었다.

무엇보다도 샘 레이미는 케빈 파이기베네딕트 컴버배치마저 신나서 들떴음에도 좀비 스트레인지만큼은 하고 싶지 않아 했지만, 지구-616으로 넘어갈 다른 길이 딱히 없었기에 마이클 월드론이 주제 의식에 걸맞는다고 여러 차례 설득하자 하기로 했다고 한다. 전술했듯이 일루미나티 학살 장면을 월드론은 샘 레이미와 함께라면 멋질 거라고 생각해서 썼다고 얘기했으며, 또 미스터 판타스틱이 찢겨 죽거나 블랙 볼트의 입을 막아 죽이도록 지시한 사람은 케빈 파이기였다.[51]

게다가 월드론은 지구-838의 니커디머스 웨스트이 끔찍하게 죽는 장면들도 썼는데, 그 가운데 칼 모르도가 처음에 스칼렛 위치에게 죽는 장면은 진짜로 들어갈 뻔했지만 짧은 러닝 타임을 요구하면서 삭제한 사람은 바로 샘 레이미였다. #
"무엇보다도, 저는 마블 영화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중략) 앞선 마블 영화들의 캐릭터들과 〈완다비전〉의 스토리라인, 그리고 어벤져스 영화들이 이끌었던 곳을 따라가고자 했어요. 마블이 마이클 월드론에게 요청했던 것처럼 멀티버스를 열려고 노력하기도 했고요. 제 생각에 첫 책무는 그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말하는 것이에요. 이건 마치, 27화 같은 느낌이거든요."
샘 레이미, AP통신와 인터뷰에서 #
"캐릭터들을 이끄는 사이에 레이미에스크(Raimi-esque)하게 만들고자 넣고 싶었던 것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렇게 된 것 같아요.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마블 영화를 만들려고 노력했고, 케빈 파이기은 그들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샘 영화를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정말 이상했어요. 음, 저는 그 서포트에 감사해요. 그들이 앞선 놀라운 영화들에서 했던 것들을 존중했던 일이 고마웠나 봐요."
샘 레이미 #

샘 레이미 감독은 강압적으로 그렇게 한 게 편치 않았는지 마블스러운 영화를 만들려 노력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는데, 스스로 생각해도 실망할 마블 팬들과 그들의 비난이 걱정되었던 듯하다. 그리고 막상 우스꽝스러운 느낌의 이블 데드와도 같지 않으며 으스스한 시퀀스들은 마이클 월드론이 써 주면 따랐을 뿐이었다고 말했다. # #

이는 꽤 심각한 부분이기도 한데, 와전된 것과 다르게 〈스파이더맨 3〉 때 아비 아라드를 비롯한 제작사의 요구들을 레이미는 생각보다 순순히 받아들였다. 그러나 본작의 경우, 영화가 어떻게 진행될 것이라는 말조차 제대로 없이 데려와서는 하고 싶지 않다고 분명히 얘기했음에도 반강제로 시킨 것이다.

게다가 정작 샘 레이미가 진정으로 하고 싶어 하는 연출은 케빈 파이기가 못 하게 막았다고 한다. 레이미는 닥터 스트레인지지구-838의 칼 모르도가 만나는 장면을 찍었는데 파이기가 진부하다며 삭제를 요구했고, 레이미가 빌고 빌어서 겨우 넣을 수 있었다. # 이러니 뭐가 진짜 샘 레이미의 연출인지 아닌지 분간하기조차 어려운 노릇이고, 진상이 밝혀진 뒤 레이미의 팬들은 샘 레이미인 척하는 영화라고 비판한다.

다만 스칼렛 위치와 일루미나티의 액션 시퀀스가 이미 있었음에도 학살로 바꿔 버린 일을 볼 때 마이클 월드론도 그러한 자극적인 요소들을 집어넣은 데에는 시간이 촉박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대표적인 영화가 〈엑스맨: 최후의 전쟁〉인데, 이 영화도 제작 기간이 촉박하다 보니 대충 자극성에 몰빵했다.

6.2. 호러 장르로 슈퍼히어로물을 뒤집은 클리셰

호러물의 단점인 인물간의 캐릭터성을 빼고 호러 요소의 루트 흐름을 뒷받친 인간 비판의 주제가 확고하여 한편의 영화 주제를 이해하는데 어렵지가 않다. 특히 멀티버스의 악용을 통해 그야말로 한 사람이 일으킨 욕망의 광기가 일어난 참사는 관객들에게 충격을 주기 충분한 요소를 만들어 내었다. 만약 호러 장르를 제대로 어필하지 못하고 히어로물 간의 인물들을 우선적으로 어필했다간 오히려 장르 어필도 놓치고 루즈해질 수 있을 서사 부분이 생겨 분량만 길어지고 지루해질 수 있었을 것이다.[52] 이런 루즈할 부분을 과감하게 잘라내면서 호러 장르로써 충분히 보여주고 있는 부분이다.

이 평가를 보여주는 부분 중 하나로 이번 작에서는 MCU의 클리셰를 뒤집었는데, 반전형 빌런이 차츰차츰 모습을 드러낸 것과 달리 일찍이 나타나 히어로에게 선전포고를 가했다. 또한 멀티버스를 일찍이 의식하지 못하여 몰살당한 집단을 보여주면서, 세계선을 넘어서 생기는 재앙의 결과를 보여주기도 한다. 다른 히어로물에 등장한 멀티버스에서는 세계관의 히어로들끼리 뭉쳐 정의를 구현하는 일이 있었으나, 이번 작에선 오히려 분산되어 말살당하거나 패배를 하였다. 결국 히어로도 이를 막기 위해 다크홀드의 힘을 이용하여 스스로가 저주를 받게 되는 또 다른 비극이 일어나고 말았다.

최종 전투의 구도 또한 기존의 히어로물을 비틀어 예고편만 봐도 악당으로 등장할 줄 알았던 되살아난 시체 모습의 닥터 스트레인지가 다른 세계선의 인물들조차 경악할 정도의 악당이 된 완다가 격돌하는 모습은 말끔한 모습의 히어로가 흉측한 외형의 빌런과 싸우는 히어로물의 기본적인 구도를 뒤집어 샘 레이미 감독 특유의 클리셰를 돌파해 장면 자체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연출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53] 이외에도 일루미나티 본부에서 칼 모르도와 격투 끝에 탈출한 스트레인지가 차베즈와 크리스틴 팔머를 구하러 뛰어오는 장면이 오히려 몹시 공포스럽게 연출되는 장면[54] 또한 현실적이면서도 영웅적으로 등장하는 클리셰에서 벗어난 장면으로 극 전반에 걸친 장면의 구도가 기존 히어로물의 클리셰에서 벗어나려 노력했음이 드러난다. 이런 장면들이 다소 난잡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으나 MCU의 작품들이 진부하게 느껴진다는 평가를 벗어내려 고민했다는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또한 각성한 아메리카 차베즈가 각성한 히어로 클리셰로 빌런인 완다를 압도적으로 무찌르는 것에서 벗어나 완다가 그토록 바라던 아이들과 만나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깨달아 빌런 또한 각성한다는 부분 또한 그동안의 슈퍼 히어로물과는 살짝 벗어난 연출이었다.[55] 이와는 반대로 흥미롭게도 닥터 스트레인지는 절대선을 상징하는 슈퍼 히어로로 나타나 비샨티의 서에 비로소 닿지만, 오히려 그를 통해 각성하기는커녕 완전히 타락한 자신과 마주해 그 또한 악의 힘으로 말미암아 타락하는 결말 또한 히어로물의 서사적 클리셰를 비틀었다. 결과적으로 완다는 악당으로 등장해 각성한 차베즈를 통해 비로소 멀티버스 전역의 악을 말살해 구원에 이르지만, 닥터 스트레인지는 선역으로 등장해 멀티버스를 통한 여정에서 만났던 위선적이었던 자신들을 거부하고 그들에게서 벗어나 악의 힘을 사용해 타락하고 저주를 받게 되었다. 사실상 서사 전체가 슈퍼 히어로물을 거꾸로 비틀어놓은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상술한 것처럼 불가사의한 힘으로인한 호러적인 부분을 챙기면서 기존 슈퍼 히어로물의 클리셰를 타파한 것은 어느정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히어로물이라는 점 때문에 완성도 호러물이라기 보긴 힘들다. 호러물에서는 주인공이 심리적으로 공포에 질려 있어야 공포에 이입이 되는데, 히어로물에서 히어로는 공포적인 존재에 겁에 질려 있는 모습 보단, 끊임없이 방법을 찾아고자 하는 모습이 부각되어야 하기 때문. [56]

7. 정리와 총평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개봉하기 앞서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이는 전작인 닥터 스트레인지완다비전이 아주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고, 인기 있는 캐릭터들인 닥터 스트레인지스칼렛 위치가 나오기 때문이었고, 스파이더맨 트릴로지라는 명작의 감독인 샘 레이미의 복귀 때문이기도 했으며,[57] 호러를 다루는 MCU 첫 영화가 될 것이라는 발표나 멀티버스에 기대도 있었다.

또 19억 달러를 넘게 번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쿠키 영상에서 선보였고 또 예고편과 포스터는 미친듯이 잘 뽑혀서 사람들이 기대에 치솟아 있었다. 사실 개봉하기 한참 전부터 테스트 스크리닝 반응이 안 좋았다거나, 대규모 재촬영 발표도 있었고 많은 제작진, 배우들이 혼란스러웠던 제작 과정을 넌지시 얘기했다. 그러나 눈앞에 보일 리 없었고, 이 때문에 첫 주에만 4억 5천만 달러, 한국에서는 개봉 이틀 만에 170만 명이 넘게 보기도 했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오프닝 스코어를 이룬 개봉 때와 달리 2~3주차에 들어서는 낙폭이 꽤 크고, 4억 달러 돌파가 당연하게 여겨지던 북미 흥행도 불투명해졌다가 그나마 넘어섰고, 한국에선 2주차까지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과 얼추 비슷하게 집계되었으나 넘기지 못하였다.

어느 하나 기대에 미치는 것 없이 닥터 스트레인지는 너무 약해지고 스칼렛 위치는 갑작스럽게 너무 나쁜 캐릭터가 된 데다, 그밖에도 스토리, 액션도 실망스러웠다. 또한 호러 연출도 잘 녹아들지는 못하였는데 슈퍼히어로물에서 희생된 곳이 꽤 많기 때문이다. 이 점은 캐릭터가 중심이 되는 슈퍼히어로물과 영상미가 중심이 되는 호러물이 맞물리면서 충돌하는 과정을 잘 보여 주었다고 할 수 있다.

다중우주라는 소재가 크게 나오면서 스케일이 커지는 장점도 있었지만 단점도 명확했는데, 너무 비현실적이라 많은 부가 설명이 필요해졌으며, 또 다른 우주를 허무하게 써 버린다는 점이 본작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이런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까닭은 아무래도 일루미나티가 인지도도 높고 인기도 많은 캐릭터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끔찍하고 허무하게 퇴장했기 때문이다.[58]

멀티버스를 잘만 쓰면, 예를 들어 한 우주에선 착했던 사람이 다른 우주에선 나빴다는 것처럼 예측할 수 없는 전개를 이끌어 낼 수도 있겠지만, 한 우주에서 죽은 사람을 다른 우주에서 불러오면 그만이므로 긴장감이 떨어질 수도 있다. 이처럼 MCU는 갈수록 캐릭터가 아닌 사건이 중심이 되어 가고 있는데, 이것은 마블 코믹스에서 드러나듯이 MCU에 멀티버스라는 개념이 들어온 이상 피할 수 없는 문제이고, 앞으로도 멀티버스를 다루는 모든 MCU 작품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것으로 예상된다.[59]

그래도 엑스맨 유니버스판타스틱 4까지 MCU와 이어지면서 돌아온 판권에 기대는 커진 듯하다. 작중에서 인커전이라는 설정이 처음으로 나왔는데, 인커전은 막았으나 두 멀티버스가 섞였다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들여올 수도 있고 아니면 여러 멀티버스들이 아메리카 차베즈로 서로 이어지는 시나리오도 되기 때문에, 일루미나티의 소모는 아쉬웠지만 등장은 최적이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마블 스튜디오가 멀티버스를 "얘네 너무 쉽게 가려는 것 아니야?" 싶을 만큼 간단하고 쉽게 써 먹고 있기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나온다. 닥터 스트레인지와 아메리카 차베즈가 여러 멀티버스들을 건너는 장면은 아주 다채로웠다. 그러나 영화에서 나온 것은 지구-838이 유일하다시피 하며 고작 나온 게 빨간 불에 건너는 신호등이 다였기 때문이다. 이는 드라마 로키에서도 TVA가 우주적인 스케일을 보였지만 오간 데는 판사 사무실, 서재, 구내식당 정도였고 거기서 이야기나 하는 게 거의 전부였던 것과 같다.

게다가 세계를 확장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너무 전개가 빠르고 억지스럽다 보니 칼 모르도화이트 비전은 아예 맥거핀 수준으로 전락했고 스칼렛 위치도 다시 나온다 하는 루머만 무성한 것을 보면 마블 스튜디오도 꽤 고민하고 있는 듯하다. 이터널스에서 티아무트가 엄청난 크기로 바다 한가운데에 치솟았고, 문나이트도 밤하늘이 뒤바뀌었는데 다른 작품들에서 그렇다 할 언급이 그닥 없는 것을 보면 개연성에 슬슬 금이 가고 있는데 어떻게 바로잡을지 주목된다.

7.1. 제작 과정의 어려움

"샘 레이미 감독이 즉각적으로 의사소통하는 능력과 기술이 대단했습니다. 그들은 그 자리에서 진짜 바로 결정들을 내려야 했거든요. 저희는 이야기가 이어지는 3편의 영화들을 함께 작업하고 있었습니다. 이것들은 모두 MCU라서 그날 찍은 것들이 저장되기 전까지 바꾸고, 조작하고, 불확실하거나 때때로 정보를 넘겨야 하는 일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네, 이런 영화들을 만드는 건 예술의 흥미로운 진화죠. 그렇지만 제가 여태 일해 왔던 좋은 감독들과 다르다고 말하진 않겠습니다. 그래도 레이미는 좋은 감독의 특징을 갖고 있어요. 스스로를 낮출 줄 안다는 거에요. 그가 가장 뛰어난 청중이라는 걸 알게 되고, 그와 일하고 그를 웃길 때 스콧 데릭슨과 할 때만큼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엄청나게 겸손해요. 믿지 못 할 만큼 협력적이고, 주위의 모든 것에 관심을 기울인다고 인정합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 #
"우리 각본가는 대단히 협력적인 뛰어난 작가였습니다. 그저 굉장히 혼란스럽고 난장판인 경우가 있었고, 그건 글쓰기와는 전혀 상관이 없었어요."
엘리자베스 올슨 #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여러 악재들이 쌓이고 쌓이다 터진 것을 보여 주기도 했다. 영화 내적으로는 스케일을 크게 늘렸고, 진입 장벽도 가장 높았으며, 외적으로는 호러 장르처럼 실험적인 작품들을 내놓으려는 시도도 벌어지고, 영화를 공장처럼 찍어내다 보니 본작 뿐만 아니라 페이즈 4의 많은 작품들이 완성도가 좋지 못했다.

영화를 공장처럼 찍어내는 동시에 다른 작품들과 연계를 늘렸고, 특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때문에 개봉 순서가 뒤바뀌기도 하면서 서로의 제작진끼리 상황이 어떻게 되어 가는지도 알 수 없고, 내용이 꼬이다 보니 각본이 마구 바뀌는데 디즈니마블 스튜디오는 코로나로 손해를 보기 싫어서 충분한 시간을 주지도 않았다. 선행하는 작품이 없어 각본을 바꿀 필요는 없었던 〈완다비전〉마저 마감을 못 지켜 드라마를 잘라야 했는데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어땠을지 생각해 보자.

영화가 개봉하기 앞서서 네임밸류로서 감독을 앞세운 홍보도 있었고, 어쩄든 감독의 스타일이 많이 녹아났기에 히어로 갤러리, 상업영화 마이너 갤러리, 에펨코리아 같은 한국 커뮤니티들에선 샘 레이미 감독에 전적인 책임을 물면서 엄청난 비난을 쏟았고, 이에 〈스파이더맨〉과 〈스파이더맨 2〉는 거품이고 〈스파이더맨 3〉조차 감독의 잘못으로 망친 영화라는 움직임도 진지하게 있었다.

그러나 장르를 호러로 가기로 한 것은 얘기도 안 해 주고 데려와서 하기 싫다는데도 억지로 시킨 것이었고, 스칼렛 위치를 학살하는 미친 싸이코패스로 만든 것도, 일루미나티를 어이없게 죽인 것도 샘 레이미 감독이 아니었다. 오히려 전작들은 보지 못하고, 쪽대본에, 코로나로 촬영은 자꾸 중단되고, 에선 빨리 만들라고 마감 압박하는 상황에서 감독은 제작 도중에 들어와 영화를 만들어야 했었는데 말 그대로 패닉을 느꼈었다고 고백했다.
Q: "새로운 영화를 만들면서 가장 힘들었던 게 무엇이었나요?"
A: "각본을 마치지 못한 채로 마감을 지키는 게 가장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 촬영이 중반에 들어설 때까지 결말이 어떻게 되는지 몰랐거든요. 각본가인 마이클은 프린터에서 나오는 다음 페이지를 저희보다 며칠은 앞서려고 노력했습니다. 주제가 그림에 잘 녹아들고 있는지, 모든 게 조화로운지 확인하고 싶었는데 그게 어려웠어요. 그 그림을 모두 알지 못할 때, 할 수 있는 만큼 효과적으로 일하기는 어렵습니다."
Q: "대혼돈의 멀티버스 같이 큰 영화를 다시 감독할 때, 아직도 저예산 영화를 만들 때 쌓았던 머슬 메모리들이 있나요?"
A: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스케줄에 맞춰 최대한 효과적으로 모든 샷과 순간을 테크닉하게 생각하며 진행하고 최고의 선택보다는 최대한의 추진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했습니다. 스케줄은 정해져 있고 그 안에 모든 걸 해내야 하거든요."
샘 레이미, 롤링 스톤과 인터뷰에서 #

그래도 〈스파이더맨 3〉은 베놈이란 캐릭터를 잘 몰랐고 억지로 끼워 넣는 일이 힘겨웠을 뿐이지, 형 이반 레이미와 함께 각본을 맡아서 큰 그림은 짤 수 있었고 소니 픽처스가 예산도 엄청나게 지원한 데다 픽업 샷을 찍을 만큼 시간적 여유는 남아 있었다. 그러나 본작은 영화를 제작하며 겪을 수 있는 모든 문제점들을 한꺼번에 떠안았으며, 감독도 처음부터 커리어에서 가장 복잡했던 영화였다고 밝혔으니 말 다한 셈이다.

하지만 완성이 된 것조차 기이한 여건 속에서도 재촬영 기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본인도 〈맨 인 더 다크 2〉, 〈65〉, 〈이블 데드 라이즈〉, 〈보이 킬스 월드〉처럼 제작하는 작품들이 많았지만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 조언도 하면서 샘 레이미는 정말 최선을 다했고, 영화는 죄다 아쉬울지언정 불호만 있지는 않았는데 오히려 이블 데드의 색채를 신선하다고 느낀 팬들도 있었으며, 국내에선 에그 지수 91%를 받으며 관객들에게 괜찮은 평가를 받았다. 디즈니+와 연계로 생긴 불호를 생각하면 영화 자체에 만족도는 더 높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피플스 초이스 어워드에선 무려 〈더 배트맨〉과 〈탑건: 매버릭〉을 제치고 올해의 영화로 뽑히기도 했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전작의 흥행을 무난하게 뛰어넘었고, 쪽대본과 막대한 재촬영, 촬영 중단에도 2억 달러의 예산으로 페이즈 4에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 이어 둘째로 흥행한 영화이며,[60] 그 뒤로 나온 〈미즈 마블〉, 〈토르: 러브 앤 썬더〉, 변호사 쉬헐크〉,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보다 전반적인 평가도 훨씬 낫다.

히어로 갤러리에서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다음으로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과 함께 페이즈 4에서 그나마 볼 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 #2 루리웹에서 레이미는 소방수라는 말을 들으며, #1 #2 #3 #4 #5 상업영화 마이너 갤러리에서도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가 나온 때에 이르러 진지하게 재평가가 이루어졌다. # 레딧 같은 해외에서도 일정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케빈 파이기마블 스튜디오를 탓하는 목소리가 크다. #

어려움이 드러나자 에펨코리아더쿠를 비롯한 많은 커뮤니티에서 동정심을 받는다. # # # 영화가 별로였다고 말할지언정 감독에게 삿대질하는 일은 크게 줄어들었고, 열심히 만든 티는 보였기에 아쉬움이 굉장히 많다. 그리고 흥행 성적이 아쉬울 법도 한데 케빈 파이기도 인정한 사실이다. 케빈 파이기는 오히려 모든 촬영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면서 편했다고 하며,[61] # 마이클 월드론도 마찬가지로 데스틴 대니얼 크레턴 감독만큼 많은 신뢰를 받으며 기용되고 있다.

사실 관객이 제작 환경까지 생각해 사정이 안 좋았다고 해서 재미가 올라가거나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영화는 영화였고 여건이 나빴던 것은 따로 알아 주자는 취지다. 이미 제임스 건도 지적했을 만큼 마블이 영화를 찍어 낸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인데,[62] #1 페이즈 4가 좋지 못했으니 이게 싹 다 감독들이 못나서 그런 것인가? 그렇게 감독 하나만 몰매질한다고 페이즈 5페이즈 6가 바뀌진 않을 것이다.

감독의 권한이 상대적으로 큰 한국 영화에 익숙한 특성상 어쨌든 마지막 결정은 감독에게 있다면서 샘 레이미를 비난하기도 하지만, 할리우드에서도 특히 마블은 감독의 권한이 작은데 예로 〈웨어울프 바이 나이트〉는 마블 스튜디오가 거부해서 처음엔 흑백으로 진행조차 못 했다. 당장 샘 레이미는 스파이더맨 3에서 스튜디오의 강압을 받은 일이 있고, 이는 이미 많은 안타까움을 받아 온 사실이다.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이, 〈스파이더맨 3〉를 만들 때 단순히 소니 픽처스베놈그웬 스테이시를 집어 넣으라고 시킨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지. 때문에 영화를 쪽대본으로 찍었어야 했는데, 그래서 그때는 많은 비난을 받았던 불리 맥과이어도 나오게 되었으며 힘겨운 제작과 팬들의 비난을 견디기 괴로워 샘 레이미가 〈스파이더맨 4〉를 스스로 그만두고 나온 일이었다. 그럼에도 레이미는 아직까지도 스파이더맨 3를 자책하고 있고, 케빈 파이기도 처음에 레이미를 영입할 때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했었다. # 그래도 용기를 내서 다시 뛰어들었는데, 마블은 스파이더맨 트릴로지를 만든 이런 감독을 데려다가 소니보다도 심하게 또 간섭하고 쪽대본으로 찍게 시킨 것이다.

결론하자면, 본작이 앞으로 MCU의 방향성을 결정지을 중요한 영화였다 보니 다른 작품들과 연계, 세대 교체와 새로운 장르적 시도 같은 까닭으로 마블 스튜디오의 개입이 아주 심했고, 그럼에도 팬데믹과 더불어 제작 환경은 오히려 열약하다 보니 전반적인 완성도에 큰 흠결로 이어진 것이다. 여러 정황들이 밝혀진 뒤 사람들의 공통적인 평가는 재밌게 본 쪽에서는 샘 레이미가 영화를 살렸다 극찬하고, 영화를 재미없게 본 쪽에서는 감독이 안쓰럽다거나 여건이 넉넉했더라면 훨씬 더 볼 만한 영화가 되었으리라 거의 정리된다. 이 때문에 〈이블 데드 2〉, 〈스파이더맨 2〉보다는 〈스파이더맨 3〉와 동일시되는데 제작 환경과 함께 수익 드랍률마저 완벽히 똑같았기 때문이다.

8. 기타

  • 샘 레이미 감독이 "애송이들에게 슈퍼히어로 영화를 알려주겠다"라며 말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 처음부터 인터뷰 내내 얘기하던 '아이들(kids)'을 '애송이들'라고 번역한 것부터 곡해이다.
Q: "감독님께 이 영화는 무엇인가요?"
A: "이 영화는 마블 영화를 즐기는 것에 관한 것이고, "내가 아직도 그걸 만들 수 있을까?" 하는 물음입니다. 얼마나 힘들었는지, 마라톤 같았어요. 그리고 "맞아, 난 할 수 있어. 내가 아이들한테 슈퍼히어로 영화를 만드는 법을 알려 줄 거야." 다짐했죠. (웃음) 장난이에요."
샘 레이미, 롤링 스톤인터뷰에서 #
Q: "최근에 아이들에게 슈퍼히어로 영화를 만드는 방법을 보여 주고 싶다고 말씀하셨는데, 거기에 진심이 있었나요? 감독님의 영화들엔 코믹스에서 늘 볼 수 없는 영화적인 우스꽝스러움이 있거든요."
A: "아뇨, 그 얘기는 "이렇게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 아직도 내가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었어요. 마블은 너무 잘 하고 있고, 아주 훌륭한 캐릭터와 효과들로 이야기들은 잘 다듬어져서 영화에 녹아들었습니다. 그게 "보여 줄게!" 같은 말장난을 하는 제가, 실은 아직도 해낼 수 있을지 겁이 난다는 거죠."
샘 레이미, AP통신과 인터뷰에서 #

감독판이 필요하다고 언플하거나 "토르: 러브 앤 썬더를 보지 않으면 독립 영화를 모른다는 것을 뜻합니다."라고 말한 타이카 와이티티와 달리 샘 레이미는 스케줄이 뒤죽박죽이라고 해서 불평한다면 옳지 못하다며 재밌고 좋은 경험이었다고 얘기했고, 코로나로 자꾸 촬영이 중단되었을 때에도 오히려 각본을 더 다듬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얘기하거나,[63] 볼 수 없었던 전작들과 내용이 맞지 않아 재촬영에 들어가야 했을 때에도 도리어 기회였다고 좋게 얘기해 주는 점잖음을 보였다.

세간에 알려진 것과 달리 샘 레이미는 〈스파이더맨 3〉의 책임을 소니 픽처스의 탓으로 돌린 적도 없고, 〈스파이더맨 4〉도 팬들을 또 실망시킬까 봐 스스로 그만두고 나온 사람이다. 제작 과정의 어려움을 아는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극찬하고, 레이첼 맥아담스는 촬영장에서 가장 재밌었던 사람으로 뽑았으며 엘리자베스 올슨도 사랑스럽다고 얘기할 만큼 인품이 좋은데 # #, 막상 영미권에선 문제 되지 않았던 발언을 왜곡해서 허세 떨다가 자업자득이었다느니 말도 안 되는 비난이 나오기도 했다.[64]


[1] 로저 이버트 닷컴은 별 4개가 만점이다.[2] 뒤에 life라고 들리긴 하지만 자막에 나온 대로 적는다.[3]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 둘 다 나오는 대사인데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는 뒷 대사가 "... infinitely more than their lives."로 마무리된다.[4] 하지만 이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실현 가능한 모든 가능성 중 타노스에게 승리하는 경우는 닥터가 선택한 단 하나 뿐이었기 때문.[5] 작중에서 시니스터 스트레인지와 얘기할 때를 보면 도나의 죽음은 넓게 해석하면 절대 시점으로 보인다.[6] 크리스찬 베일토르: 러브 앤 썬더를 촬영하면서 그린 스크린 연기를 처음 해 봤는데, 새로운 느낌이 너무 없어서 하루와 다음날을 구분할 수도 없고, 제작진들이 어느 단계에 있다고 말해 줬지만 그게 어딘지 알 수 없어서 뭘 해야 할지도 몰랐다고 한다. #[7] 이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때까지 계속되었는데 CG 갑질의 주범으로 꼽히던 빅토리아 알론소의 해고와 더불어 제작 환경의 개선을 약속했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제임스 건의 비주얼 스타일도 좋을 뿐더러 상대적으로 긴 마감 기한을 가져서 아주 좋은 평가를 받았다.[8] 진짜 피를 나타낸 것은 아니고, 울트론과 싸우다가 묻은 윤활유이다.[9] 처음에 나온다.[10] 처음에 나온다.[11] 1분 51초에 나온다. 영화에선 삭제되었는데, 이 OST와 더불어 닥터 스트레인지가 한 게 없음에도 배를 부여잡고 달아나는 장면이 닥터 스트레인지와 스칼렛 위치가 싸우는 장면이 있었다는 증거이다.[12] 25초에 나온다.[13] 처음에 나온다. 2화에 쓰인 Wandavision!이 밑바탕인 듯하다.[14] 캡틴 아메리카 테마곡은 48초에, 엑스맨 오프닝은 1분 51초에 들린다.[15]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어벤져스: 엔드게임〉.[16]닥터 스트레인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어벤져스: 엔드게임〉,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17] 어떤 인터뷰에서는 6편이라고도 하고 몇몇 클립도 보았다고 얘기했는데 확실한 것은 〈아이언맨〉, 〈퍼스트 어벤져〉, 〈어벤져스〉, 〈닥터 스트레인지〉, 〈블랙 팬서〉다.[18]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사전 제작을 마치고 촬영을 2020년 11월 4일에 개시했는데 〈완다비전〉은 2021년 1월 15일부터 방영했다.[19] 감독이 〈완다비전〉을 다 안 챙겨 봐서 서사가 꼬였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얼토당토않은 얘기다. 가장 큰 문제는 스케줄이지, 따로 각본이 쓰이고 있는데 갑작스럽게 전작들을 따르라고 하니 클로버필드 패러독스처럼 뜯어 고치고 끼워 넣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20] 샘 레이미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을 호평하며 극장에 함께 있던 관객들과 함께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즉, 속편의 제작진임에도 내용을 전달받거나 따로 보지 못 하여 영화관을 찾아가서 본 것으로 해석된다. #[21] 엘리자베스 올슨은 〈완다비전〉의 촬영을 마치고 이틀 만에 본작을 촬영하러 영국으로 떠났다. #[22] 그래서 엘리자베스 올슨은 패트릭 스튜어트 같은 배우들을 만난 적이 없다고 한다. # 처음에는 다니엘 크레이그발두르를 맡을 계획이었지만 코로나에 걸리고 싶지 않아서 나오지 않았고, 스케줄이 빡세다 보니 일단 따로따로 찍고 본 것이다.[23] Doctor Strange Updates 트위터와 그 팔로워들은 스콧 데릭슨의 복귀를 간절히 바라고 샘 레이미와 마이클 월드론을 혐오하는 경향이 큰데도, 이 트윗의 경우 33번이 말이 되냐면서 충격적이고 제작진이 안타깝다는 목소리가 크다.[24] 여동생 관련 이야기는 1편에 들어갈 뻔했지만 개연성이 안 맞는다고 삭제했다.[25] 마이클 월드론의 서사적 이해의 부족함은 인터뷰에서도 드러나는데, 전작들을 보지 못한 샘 레이미 감독마저도 본작을 보는 데 있어 보면 좋은 작품에 어벤져스 실사영화 시리즈, 닥터 스트레인지, 완다비전, 그리고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을 얘기했지만 마이클 월드론은 로키를 꺼냈다.[26] 샘 레이미도 어셈블드에서 엘리자베스 올슨이 너무 해 준 게 많아서 다른 테이크를 요청하기 두렵다고 말했더니, 올슨이 자기는 감정에 밑바닥이 없다며 두려워하지 말라고 얘기했다고 한다. #[27] 스칼렛 위치가 일루미나티를 몰살하도록 오더했던 사람은 케빈 파이기이다. 특히 블랙 볼트의 입을 막아 죽이거나, 미스터 판타스틱이 스파게티처럼 갈려버리는 장면은 전적으로 케빈 파이기의 아이디어이다. # 각본가 마이클 월드론은 일루미나티 학살 신을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라고 밝혔는데, 샘 레이미와 함께하면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썼다고 한다. # 말 그대로 감독 이름을 판 셈으로, 실제로 영화가 개봉하고 나서도 모든 비난을 감독이 받았다.[28] 사실 이건 원작 코믹스에서도 그렇다. 코믹스의 What If의 경우 대개 등장하는 멀티버스마다 처음에는 이상적으로 보여도 결국엔 영 좋지 않은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데, 어디까지나 메인 유니버스가 최선의 시간선임을 강조해야 하기 때문이다. MCU의 애니메이션 왓 이프...?에서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메인 유니버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인물이면 그 중요함에 따라 대우가 처참하다. 아이언맨 같은 경우는 다섯 번 등장해서 다섯 번 다 죽었다. 그나마 등장 예정이었던 에피소드에서는 사정상 시즌 2로 밀린데다가 그 장면에서 가져온 맨 마지막 카메오 등장조차 와쳐에게 듣보잡 취급을 받는다.[29] 다만 인휴먼즈와 코믹스에서 묘사된 블랙 볼트는 MCU의 스칼렛 위치를 제압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한지라 스토리를 진행하고 설정 붕괴를 막으려면 힘을 쓰기 전에 퇴장시켜야 했으며, 피스터 판타스틱은 육탄전을 치루는 캐릭터라 스칼렛 위치에게 바로 제압되는 것이 당연한 캐릭터이다. 캡틴 카터가 잘 싸운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 일대일로 맞붙는 시간은 단 12초에 지나지 않으며, 그조차도 기습으로 두 대 때리고 그대로 잘려 죽었다.[30] 샘 레이미는 이블 데드 시리즈부터 스파이더맨 트릴로지에 이르기까지 결코 애쉬 윌리엄스피터 파커를 나약하게 나타낸 적이 없고, 오히려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은 삼스파 가운데 가장 세다고 여겨질 만큼 강하다.[31] 빨간불에 신호등을 건넌다거나 많은 유니버스에서 먹거리는 공짜라는 설정들만 나올 뿐 '멀티버스'라는 설정을 다채롭게 표현하지 못한다. 앞의 세 영화가 배경이 되는 멀티버스의 수 자체는 적음에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확실히 멀티버스의 활용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32] 샘 레이미 감독은 코믹스 팬으로 유명한데, 다섯 번째로 좋아하는 마블 코믹스 캐릭터로 닥터 스트레인지를 꼽았으며, # 스파이더맨 트릴로지 때처럼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를 제작할 때에도 코믹스를 많이 참고했다.[33] 물론 이는 완다의 미러 디멘션에 대한 파훼법이 영화 초반에 나오면서 생긴 문제이기도 하다. 스칼렛 위치로 각성한 완다가 워낙 강력하다보니 미러 디멘션을 오히려 역이용하여 닥터 스트레인지 측을 공격해왔기 때문.[34] 그리고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에서 또 기록을 경신했다.[35] 막상 닥터 스트레인지에게 기대되었던 공간적인 연출은 스칼렛 위치가 과수원에서 닥터 스트레인지를 속일 때 그나마 더 잘 보여줬다.[36] 파일:배아픈닥스1.jpg 파일:배아픈닥스2.png[37] 나중에 슬링 링이 제대로 된 설명 없이 깨져 버렸기 때문에 미러 디멘션과 관련된 장면으로 추측된다. 존 왓츠 감독이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에서 마감을 지키지 못해서 미스테리오의 마법 장면을 잘라야 했던 것처럼 이것도 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38] 원본은 Pre-Cracked egg음악회를 열다이다.[39] 원래는 엘드리치 마법으로 근접 전투를 벌이는 장면이었다. 어셈블드 10화에서 닥터 스트레인지가 탁자를 뛰어넘는 장면을 볼 수 있다.[40] 사실 음표대전은 〈스파이더맨〉에서 그린 고블린이 호박 폭탄을 던지는 장면을 그대로 파쿠리해 온 것이다. 샘 레이미에게 처음 아이디어를 낸 스토리보드 아티스트 덕 레플러가 〈스파이더맨〉도 맡았었기 때문. 그러나 20년 전조차도 그린 고블린이 호박 폭탄만 줄줄이 던지다가 끝내지는 않았고, 이블 데드 3 - 암흑의 군단에서 이미 좋은 공성전을 구사한 적도 있다.[41] 예를 들어 스콧 데릭슨과 존 왓츠는 오랫동안 개인적으로 마법 연출을 연구했고, 루소 형제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를 찍으면서 스콧 데릭슨이 각본가들에게 자문을 했다. 그러나 샘 레이미는 아무런 베이스도 없는 채로 참고할 것이 옛날에 읽어 익숙한 코믹스밖에 없었고, 영화를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코믹스는 레퍼런스로서의 기능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42] 예를 들어 〈완다비전〉에서 애거사 하크니스가 "지금 너는 소서러 슈프림보다 강하다."라고 완다에게 말하는데, 이때 이 소서러 슈프림이라 그렇다는 드립이 많았었다.[43] 처음부터 8K처럼 높은 해상도로 촬영하고 나중에 디지털 줌으로 효과를 부여하는 요즘과는 반대된다. 이러한 호러 연출은 〈스파이더맨 2〉에서 옥토퍼스의 기계팔을 수술할 때에도 나타난다.[44] 파일:무서운완다.png[45] 파일:교차연출.jpg[46] 마이클 월드론에 따르면 브루스 캠벨의 피자 파파 쿠키 영상도 촬영장에서 바로 썼다고 한다. #[47] 예를 들어 아이리스 효과가 톰과 제리 같다고 까인 것도 그게 진짜로 톰과 제리라는 애니메이션에 나올 법한 만화적인 연출일 따름이다.[48] 재기발랄한 분위기의 〈스파이더맨 2〉에서 피터 파커가 각성하는 장면과 본작에서 아메리카 차베즈가 각성하는 장면을 대조해 보면 쉽다. 둘 다 주먹을 불끈 쥐는 같은 연출의 장면이지만 분위기가 크게 다르다.[49]스파이더맨 3〉 때 샘 레이미의 말을 빌리면 이는 설계도 없이 집을 짓는 일과 같다. # 촬영이란 게 영화에 나온 순서대로 찍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50] 이건 온 가족이 다 함께 볼 수 있는 공포 영화로 만들려고 했던 디즈니와 마블 스튜디오의 책임이 크다. 샘 레이미 감독도 〈스파이더맨 2〉의 수술실 장면과 비교하는 질문에 더 약하게 일부러 연출했음을 인정했다. #[51] 케빈 파이기는 블랙 볼트의 입을 막아 죽여야 된다고 얘기했는데, 샘 레이미가 "무슨 입?(What mouth?)"이라고 얘기했다가 그게 그대로 영화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 또한 촬영장에서 머리를 쌈 싸매고 쪽대본으로 결정해서 찍은 것이다.[52] 만약 일루미나티가 제대로 뭉치고 활약을 했었다면 애초에 완다의 공격을 전부 받아내고 공포 장르가 바로 끝날수도 있었을 부분이었다.[53] 싸움이 이어질수록 엉망이 되는 히어로의 모습은 샘 레이미가 연출을 맡아 큰 성공을 안았던 토비 맥과이어스파이더맨 트릴로지에서도 여러번 보여준 연출법이기도하다.[54] 완다에게서 막 도망친 참이라 스트레인지가 뛰어오는게 완다가 그들을 잡으러 워프해서 쫓아오는 것으로 착각했다. 관객들도 한순간 소리만을 듣고 긴장하게끔 만드는 장면이다. 공포영화에서 사운드를 통한 연출법의 기초를 다진 히치콕의 교과서적인 연출을 비틀어 재치있게 연출한 장면으로 볼 수 있다.[55] 인피니티 워타노스가모라를 희생시켜 작품의 주인공격이 된다는 선례가 있긴 하지만 이 역시 당시 신선한 연출로 화제가 됐다.[56] 이걸 코즈믹 호러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용어 남용이라 볼 수 있겠다. 완다나 시니스터 스트레인지, 다크홀드 어느 것 하나 코즈믹 호러라고 보기 힘들다. 먼저, 완다의 경우 아에 개별 드라마가 나온 등장인물인 데다가 작중에서도 어머니로서 감정을 보여주는데, 이는 정체불명의 우주적 존재와 거리가 멀다. 오히려 인간적임을 강조하기 때문인데, 코즈믹 호러 이전에 호러 장르에서 괴물이 가지는 원칙이 정체를 잘 드러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호러 요소로서는 크게 마이너스이다. 시니스터 스트레인지 역시 마찬가지로, 대화도 가능할 뿐더러 결렬되었으나 크리스틴을 넘겨 달라고 하는 점은 인간에 가깝다. 코즈믹 호러적인 존재라면 특정한 인간에게 집착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 다크홀드는 결국 본편 내에서 도움을 크게 주었다는 점에서 코즈믹 호러라 하기도 힘들다. 코즈믹 호러에서는 지식 그 자체가 불길한 물건이며, 이용할 수 있어도 오히려 더 나쁜 방향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트리거에 가깝다. 본편에서 주인공은 시니스터 스트레인지가 아니라 지구-616(지구-199999) 닥터 스트레인지이지며, 개인을 미치게 하거나 닥터 스트레인지가 지키고자 한 세계를 파멸시키지 않았다. 따라서 본편 내에서는 부작용이 심한 물건이지, 코즈믹 호러 요소로 보긴 힘들다.[57] 이름값이 이름값인지라 예고편에서도 감독의 이름이 떡하니 나온다. 다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실사영화 시리즈 포스터에 '제임스 건 감독 작품'이 적힌 것처럼 크레딧은 받지 않았다.[58] 로키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소비되지만 적어도 이들은 철저히 엑스트라, 조연에 지나지 않아서 별다른 얘기가 없어도 됐는데, 본작의 일루미나티는 지구-838을 지키는 히어로이고 인지도 높은 캐릭터들이기 때문에 불쾌하다는 의견이 많다. 그래도 스칼렛 위치의 강함과 공포를 나타내려면 일루미나티의 끔찍한 죽음만큼 임팩트 있는 게 없긴 했다. 본작에서 스칼렛 위치는 캡틴 마블, 토르, 헐크를 제치고 가장 센 어벤져로 단숨에 올라섰다.[59] 미국의 마블 코믹스 독자들에게는 익숙하기도 한데 한 캐릭터의 세계는 일관되지만 작가에 따라서 이슈가 일어나고 그것을 해결하려는 히어로의 여정을 그리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코믹 북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에게는 난잡하고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다.[60] 다만 포보스 기사에 따르면 실제 제작비는 2억 9540만 달러라고 한다. # 막대한 재촬영으로 제작비가 크게 늘어나게 된 것이다.[61] 그 뒤 유출자 제프 스나이더는 케빈 파이기가 숙달된 제작진들을 쓰기로 전략을 바꿨다고 얘기했다.[62]토르: 러브 앤 썬더〉는 그래도 제작에 문제가 없었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조차 사이사이 이야기가 크게 잘려나간 듯한 조잡한 편집을 볼 때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63] 이건 사실 애써 좋게 말해 준 게 아니라 진심으로 한 얘기다. 마이클 월드론은 코로나로 영화가 연기되기 전까지 각본을 쓸 시간이 3주밖에 없었다고 한다. # 참고로 마이클 월드론의 전작인 〈로키〉는 집필 기간이 20주였는데, # 이조차도 스케줄이 뒤죽박죽이라 도전적이었다고 한다.[64]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런 비논리적인 비난 때문에 〈스파이더맨 4〉가 나올 수 없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