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함

"지금 오랑캐의 침략이 하늘을 뒤덮고 중화를 멸망시키고 있어, 백성들은 유랑하고, 죽음이 땅에 넘쳐나고 있으며, 주상(主上)께서는 포로로 잡혀 치욕스러운 오랑캐들에게 억눌려 계시다. 오직 이 병주(并州)만이 여러 오랑캐들 사이에서 홀로 남아 자립하고 있는 상태인데, 내가 부족한 덕으로도 이곳을 지킬 수 있는 것은 대왕(代王)의 힘 덕분이다. 그래서 나는 몸을 기울이고, 보물을 다하며, 장남을 먼 곳에 인질로 보내면서까지 잔적(殘賊)을 없애고 큰 치욕을 씻어내기를 바라고 있다. 그대는 충성과 절의를 가진 인물로, 지금이야말로 의로움을 떨칠 때이다. 어찌 함께하는 작은 정성을 아끼기 위해 몸을 내놓아 얻을 수 있는 큰 이익을 잊을 수 있단 말인가? 대왕(代王)의 심복이 되는 것은 단지 나의 바람일 뿐만 아니라, 병주 전체가 의지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