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굉

"이 사람(최굉)이 이 시대를 만나고도 힘차게 솟구치는 기세를 타지 못하여 참새처럼 날다 떨어지다니, 어찌 애석하지 않겠는가!"

"삼황오제(三皇五帝)가 국호를 세운 방식은, 혹은 자신이 태어난 땅에서 따오거나, 혹은 봉국(封國)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경우였습니다. 그러므로 우(虞), 하(夏), 상(商), 주(周)는 처음에 모두 제후국이었지만, 성덕(聖德)이 크게 융성하여 만국이 우러러 받들게 되자, 본래의 이름에 따라 국호를 정하고 다시 새로 세우지 않았습니다. 오직 상(商)만이 자주 도읍을 옮기며 국호를 바꾸어 은(殷)이라 칭하였으나, 본래의 기반에서 비롯된 명칭을 병행하여 사용하였지, 폐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시경(詩經)》에서는 '은나라의 무리(殷商之旅)'라 표현하였고, 또 '하늘이 제비에게 명령하였네, 내려가 상나라 조상을 낳고, 커다란 은나라 땅에 살라'라 하였습니다. 이는 바로 그러한 이치를 말한 것입니다. 옛날 한나라(漢)의 고조(高祖)는 한왕(漢王)의 신분으로 삼진(三秦)을 평정하고 서초(楚)를 멸망시켰으므로, 마침내 '한(漢)'을 국호로 삼았습니다.

우리나라는 비록 북방의 광막한 땅을 통일하였으나, 폐하께서 천명에 응하시어 용처럼 일어나셨습니다. 비록 옛 나라라 할지라도, 천명을 받아 새롭게 거듭난 것이니, 등국(登國) 초기에 이미 국호를 고쳐 '위(魏)'라 칭한 것입니다. 또한 모용영 역시 이 위(魏)의 땅을 받들었습니다. '위(魏)'란 위대한 이름으로, 신주(神州)의 으뜸가는 나라를 뜻합니다. 이는 곧 혁명의 징표이자, 길한 징조를 나타내는 상서로운 상징입니다. 신의 어리석은 생각으로는 마땅히 국호를 '위(魏)'로 삼는 것이 옳다고 여깁니다."

"이전에 흉포한 협객들이 백성을 어지럽히기에 그들을 수도로 소환하였으나, 지방 관리들이 적절히 안정시키고 다독이지 못하여 탈주자가 생기게 하였다. 지금 법을 어긴 자들이 이미 많으니, 모두를 처벌할 수는 없다. 짐은 대사(大赦)를 내려 이들을 구제하려고 하는데, 경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백성들이 도망친 것은 죄를 묻지 않고도 될 일인데, 오히려 그들을 사면한다면 마치 아랫사람에게 무언가를 구하는 듯한 인상을 줄 것입니다. 차라리 먼저 주동자들을 처벌하고, 그 무리는 사면하는 것이 낫습니다."

"왕자(王者)가 천하를 다스림에 있어 백성을 편안하게 하는 것을 근본으로 삼아야 하는데, 어찌 작은 시비에 얽매일 수 있겠습니까? 비유컨대, 거문고와 비파의 음이 조화롭지 않으면 반드시 줄을 고쳐 조율하듯이, 법도가 공평하지 않다면 이를 바로잡아 다시 제정해야 합니다. 사면이 비록 바른 길은 아닐지라도, 권도(權道)로써 시행할 수 있는 것이며, 이는 진(秦)·한(漢) 이래로 계속 이어져 온 전례입니다. 탁발굴의 말처럼 먼저 주동자를 처벌하고 나머지를 사면하는 방식은, 두 가지를 한꺼번에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하나로써 바로 정리하는 것보다 못합니다. 만약 사면 받은 이들이 이후에도 고치지 않는다면 그때 처벌해도 늦지 않습니다."

"오랑캐 도적이 횡포를 부리고, 그 수가 적지 않은데, 공손표 등이 이를 제압하지 못하고 있소. 만약 이를 일찍 토벌하지 않는다면 선량한 백성들에게 큰 재앙이 될 것이오. 지금은 한창 수확을 할 시기인데, 이 작은 도적들을 위해 다시 대군을 동원하여 백성의 생업을 방해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소. 이를 어찌 처리해야 겠는가?"

"공손표 등의 여러 군대가 부족한 것은 아니나, 단지 처분을 잘못하였기에 이 작은 도적들이 잠시 숨을 돌릴 수 있었을 뿐입니다. 오랑캐의 무리가 비록 많다 하나, 사나운 장수가 없어 이른바 '천 명의 노예가 한 개의 간담을 공유하는 격'입니다. 마땅히 오랑캐들이 두려워하고 신뢰하는 대장군을 선정하여, 몇백 기병을 이끌고 공손표의 군대를 통솔하여 그들을 토벌하게 해야 합니다. 도적들이 이를 들으면 틀림없이 바람 앞에서 떨듯 겁을 먹을 것입니다. 수광후(壽光侯) 숙손건(叔孫建)은 이전에 병주(并州)에 있을 때 용맹함으로 이름이 높아 호적들이 두려워하고 복종하였으니, 그를 따라올 장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