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17 14:00:58

생존주의/조직과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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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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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기본적인 사회성
2.1. 대화법2.2. 질문 요령2.3. 신용받을 수 있는 사람 되기
3. 기술과 능력4. 단기적 재해
4.1. 낙오된
5. 장기적 재해: 무정부 상태
5.1. 조직의 구성
5.1.1. 조직원의 수
6. 접촉을 피해야 할 사람
6.1. 6.2. 약탈자6.3. 식인종6.4. 강간범6.5. 저격수
6.5.1. 저격수 존재 판독 방법
6.6. 정신질환6.7. 과도한 허세6.8. 상황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6.9. 꽉 막힌 사람6.10. 커플6.11. 음주 흡연자6.12. 일가족
7. 신체적 약자로서 살아남는 법
7.1. 장애인7.2. 어린이 및 노인
8. 조직 내 각 상황별 대처법
8.1. 자경단8.2. 종교8.3. 강제 희생8.4. 권력자
9. 타 조직과 조우 시
9.1. 안전한 접촉법9.2. 적대적일 경우9.3. 우호적일 경우
9.3.1. 상호 방위

1. 개요

평시에도 그렇지만, 재난 상황에서도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 한정된 시간 안에 필요한 자원을 모두 자급자족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뜻이 맞는 동료가 있는 편이 생존에 더 유리할 뿐 아니라 안정도 된다.

보스니아 내전 당시 선량했던 인간이 사태가 벌어지자 악한으로 변한걸 많이 보았던 생존자의 수기인 Selco 문서도 보면 좋다.

본 문서는 재난 상황에서 생존하기 위해 형성된 집단을 어떻게 유지하고, 그 안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행동지침을 다룬다. 현재는 가족과 이웃, 친척 정도로만 구성된 소규모 집단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으로, 대규모 조직에 대한 내용은 계속 추가 중이다.

2. 기본적인 사회성

일단 심각한 위기가 닥치지 않았을 때에는 사회생활이나 사회성 문서를 참고해 일반적인 사회에서의 행동 요령을 배워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히, 여러분이 사회생활을 잘 못하는 편이라면 평소부터 사회성을 기르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역설적이지만 사회가 제 기능을 못 하는 상황일수록 사회성이 더 중요해진다. 정상 사회에서는 사회성이 없어도 왕따를 당하고 승진에서 밀리는 정도의 불이익을 받고 말지만, 사회가 붕괴한 상황에서는 사회성이 없으면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이건 생존주의 상황뿐 아니라 평상시에도 해당되는 말이지만 너무 남을 믿는 것은 위험하다.[1] 사태 초기부터 함께 구른 동료나 가족, 친구 외에는 일단 의심부터 하라. 그렇게 조심하더라도 극한 상황이니만큼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경우를 가끔 겪을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동료 없이 홀로 생존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믿을 만한 사람인지 알아보며 천천히 신뢰를 쌓아나가는 수 밖에 없다. 이렇게 평소에 구축한 신뢰 관계는 위기 상황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단, 여기 나온 사회성에 대한 내용들은 모두 정신이 온전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만약 지적장애/자폐성 장애/정신장애/인격장애 등이 있다면 사회성이라는 게 노력한다고 키워질 수 있는 게 아닌지라 사실상 뭘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 자세한 건 아래 장애의 종류와 위험도 항목 참조.

2.1. 대화법

내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대화를 풀어나가야 한다. 상대와 대화를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공감이다. 긍정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공감은 상대를 내 편으로 만든다. 그리고 어렵다. 굳이 진짜로 공감할 필요도 없다. 애초에 사람은 다 다르기에 모든 것을 공감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상대를 공감한다는 말로 "이해해." 혹은 "나라도 그랬을 거야."라는 투로 말하는 것이 좋으며 상대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다. 무조건 듣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관점이 되어서 상대의 말을 듣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에게 말을 요약해서 주제를 말하며 맞냐고 물어보고 하려는 말을 추측해보는 것도 좋은 대화법이다. 만약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네가 잘 했네, 못 했네' 하고 판결을 내리려는 성향이 있다면, 일상에서라면 별 문제 없겠지만 최대한 아군을 만들어야 하는 비상 상황에서는 이런 성향을 억누르고 잘 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더불어 아포칼립스 상황에선 잡담도 꽤 중요하다. 항상 공포와 혼란 등에 노출된 사람은 정서적으로도 상당히 불안정해 지는데, 이럴때 무의미하고 사소한 대화라도 간단하게 주고 받는 것이 좋다. 이러한 대화에서 오는 심리적인 안정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다른 사람에 대한 얘기만 나누거나 타인의 뒷담을 까는 것은 오히려 해가 된다. 덤으로 커뮤니티의 금기에 해당하는 내용[2]은 더욱 하지 않는 게 좋다. 때문에 다른 사람에 관한 얘기보다는 되도록 자기가 평소에 하는 생각이나 자신의 주변에서 있었던 일, 최근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것 정도면 충분하다. 자신이 불리해질 말은 하지 마라. 이러한 대화를 나누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도 있고, 서로 신뢰도 쌓을 수 있다.

2.2. 질문 요령

상대에게 질문을 해야할 때가 있다. 특히 일의 경위 말이다. 왜라는 질문은 하지 마라. 그건 상대에게 변명하라는 것이다. 어떻게 혹은 어쩌다가 그렇게 되었냐고 물어보면 인과 관계를 설명하면서 요점을 대답하게 만들 수 있다.

또한 질문 상대에 맞게 어투를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의심이 많거나 아직 신뢰받지 못한 집단 내에 있을 경우에는 되도록 분명하게 말을 끝맺어야 한다. 동맹적 집단 내에서는 친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어수룩해 보이지 않도록 태도를 분명하게 해둬야 한다. 타인을 취조 시에는 일부러 시간을 끌면서 상대를 초조하고 긴장하게 하라. 그리고 강압적이며 권위적이고 주도권을 지니고 행동하라. 상대와 눈을 마주치고 적절한 위협도 섞어야 한다. 그리고나서 상대가 빠져나갈 구멍을 주어서 스스로 술술 내뱉게 만들어야 한다.

다만, 위의 취조 방법에 대해 주의할 점은, 취조라고 해도 폭력을 동반하거나 지나치게 강압적으로 굴면 오히려 상대방이 적대감을 품게 할 수 있으니 적절한 수준으로 완급을 잘 조절해야 한다. 너무 강하게 행동하면 오히려 불신과 거부감만 더 생긴다. 그러니 취조도 상황에 따라 적절히 분위기를 조절해야 한다.

2.3. 신용받을 수 있는 사람 되기

신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다.

자신의 능력을 활용할 수 있어야 어딘가 조직에 속할 것이고, 타인을 신용하려면 일단 상대를 안정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그리고 신용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어야 한다. 상대와 첫 대면시라면 상대의 왼쪽에서 보아라. 그리고 최대한 웃는 얼굴이어야 한다. 상대와의 첫 인상이 거의 모든 대인관계를 결정한다. 또한 급하지 않으면 가벼운 첫 인사 정도로 끝나는 것이 낫다.

지나치게 친근하게 구는 것은 금물. 오히려 상대방 입장에선 "이 사람이 뭔데 다짜고짜 친하게 다가오지? 무슨 속셈이 있는 거 아니야?"하고 의심을 사기 딱 좋기 때문에, 내 편 만들려다 오히려 적을 만들게 될 수도 있다.

생존의 문제 때문에 평시와 달리 안정적으로 인간관계를 쌓기 어려운 상황에서 딱히 싸우지도 않고 무난한 관계로 오래 만났다는 것 자체가 충분히 서로간에 증명이 이루어졌고, 이런 긴급한 위기(아포칼립스) 상황에서 서로를 지켜줄 수 있는 관계는 결코 단기간에 생성될 수 없다. 물론, 언젠가는 적으로 돌아서고 배신할지도 모르니 경계는 해야겠지만, 적어도 당장은 딱히 별다른 악감정이 없다는 것 자체로도 성공한 것이다.

또한 평소 행동할 때 큰 목소리와 자신감 있는 말투는 상대방의 호감을 살 것이다. 대화시 중요한 것은 말의 내용이 아닌 또박또박하고 자신있는 목소리와 말투이다. 가급적이면 상대방의 몸짓이나 말투에 근접한 화법을 사용하면 동질감을 느껴 호감을 사기가 더 쉽다. 함부로 웃거나 찡그리지 않도록 표정 관리, 상대의 말에 긍정하기보다 이해해 주는 것, 마음 속에 든 것은 세 번 생각해서 꺼내는 말 조심, 상대의 말을 흘려듣지 않고 경청하는 자세도 중요하다.

매사에 긍정적이고 협조적이며 공정한 것도 중요하다. 상대를 설득하고 이끄는 자신감 있는 태도 역시 중요하지만 먼저 말이 통하고 요령이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사회에서 일은 잘 하지만 지나치게 빡빡한 상관보다 일을 문제없이 해내면서 아랫 사람들도 적당히 편하게 해주는 상관이 더 호감을 사는 것도 그러한 이유다.

3. 기술과 능력

생존에 유리한 능력과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집단에서 환영받기 쉽다. 현 상황에 도움이 되면서 아무나 할 수 없는 전문적인 기술일수록 좋다. 이런 기술은 집단뿐 아니라 본인 생존에도 도움이 되는 것일 확률이 높으니 익혀두면 유용하다. 생존에 직접적으로 필요하진 않더라도 휴대가 쉬운 악기를 할 줄 알거나, 스트릿댄스 등 별달리 필요한 자원이 없는 기예가 있다면 사람들의 사기를 올려줄 수 있으며, 생존하면서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 수도 있다.

새로운 고급 기술을 배우는 것도 좋겠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독학으로 배워야 할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고, 같은 집단 안에 전문가가 있다 하더라도 배우기는 여의치 않을 수 있다. 굳이 여러 사람이 할 줄 알아야 하는 기술이 아니라면 기술 전수를 요구하는 저의[3]를 의심받을 것이고, 집단 입장에서도 똑같은 기술을 가진 사람만 여럿 있는 것은 낭비일 때가 많다. 정 할 게 없다면 체력 단련이라도 꾸준히 해 둬라.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것은 자신밖에 안 남은 막장 세계에서는 신체 능력이 좋을수록 생존에 유리하기도 하지만, 집단에 기여하고 발언권을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4. 단기적 재해

단순한 재난 상태라면 혼자 도망치거나 가족 단위로 도망쳐도 괜찮다.

하지만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 팀을 구성해도 좋을 것이다. 같이 살자고 하기보다는 일단 동행을 먼저 제의하고, 목적지까지 같이 동행하면서 일단 거리를 두고 살펴보는 것이 좋다. 상대가 영 미덥지 못하다면 그대로 헤어지면 되고, 괜찮다고 생각되면 동료로 삼으면 된다. 처음 만났는데 지나치게 친근하게 굴거나 너무 믿지 못하는 모습은 좋지 않으며 항상 적당한 거리 유지가 중요하다.

당신이 혼자 다니는 생존자를 만났을 경우 만약 그 생존자가 신뢰는 할만한 사람이지만 사회성이 부족하여 분쟁이 자주 일어날 것 같다면 회의를 해서 교류 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단, 의사[4], 간호사, 공학자, 목수, 요리사[5], 정비공 등과 같이 생존에 유리한 전문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호감을 표하며 우선 포섭하고 동료로 삼는 것이 좋다. 이러한 인력은 상황이 가면 갈수록 구하기가 어려워지니 최대한 빨리 동료로 만들어야 한다.

사태 초기라면 (특히 아는 사람, 친한 사람끼리) 무조건 서로 뭉치고 보는 게 옳다. 이때 만난 동료가 앞으로 동고동락할 동료가 될 수 있다. 초기에는 그래도 상황에 따라 다소나마 여유가 있으므로 어지간히 무식하거나 생각 없는 사람이 아닌 이상 약간의 생각할 여유만 줘도 모든 상황을 파악한다. 그렇기에 사태 초기에는 될 수 있으면 이런 이성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들을 가리지말고 전부 같이 끌여들여서 행동하는 게 좋다. 사태 초기부터 같이 구른 사람들일수록 더 신뢰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다만 이럴 경우라도 생존에 지대한 문제를 일으키는 인원이 있다면 이탈시키거나, 의사 결정권을 부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선별되어 동행하게 된 사람에 대해 찬찬히 알아가자. 직업, 능력, 가족관계 등. 자신과 다른 사람과의 취미나 삶의 의미같은 걸 실례되지 않는 수준에서 많이 물어봐라. 일단 공통점을 찾으면 그걸 이용해 같이 행동하도록 하자. 하지만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되도록 부정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질문은 적당한 거짓말을 해가면서라도 피하는 것이 좋다. 관계를 쌓는답시고 상대가 싫어하는 것에 대해서 묻는 등의 행위로 트라우마라도 자극하면 오히려 서로 간의 불신이나 불화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하지만 상대방이 싫어하는 것에 대한 정보는 유용하다. 상대를 설득하거나 의사 결정 시 반영하기도 좋기 때문이다. 평소의 그의 행실이나 버릇같은 걸 지켜보자.

4.1. 낙오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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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을 위해 다니던 중 낙오된 군인이나 경찰, 혹은 탈영병 등을 만난다면 어색하겠지만 처음부터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도 좋다. 상대가 모종의 이유로 직책을 저버린 것이 아니라면 우호적으로 반응할 확률이 높으며, 당신에게 없는 고급정보가 있을 수 있다! 특히 명령을 받고 출동한 군 병력의 장교부사관, 혹은 무전병이라면 중요한 정보를 알 확률이 꽤 높다. 정부가 운용하는 대피소 같은 비교적 안전한 시설들의 정보를 갖고 있을 가능성도 크고, 당신과 친구들을 그곳으로 데려다 줄 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기회가 온다면 웬만하면 잡는게 좋다. 사칭이나 사기꾼일 수도 있으나, 그럴 경우 유용한 정보가 거의 없을 것이므로 어차피 가치는 없다. 진짜일 경우 적어도 정부나 군 부대의 지원이 있는 생존이, 당신 혼자나 조직 차원의 생존보다는 더 나을 것이다.

군경 인원 역시 생존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면 가능한 한 합류하고 당신이 특정 조직에 속했다면 상호간에 공생관계를 구축해보자. 특히 한국처럼 총기규제가 있는 나라라면 군경이 소지하고 있는 총기 한 자루가 막강한 전력이 된다. 또한 특정 공무원 시설에 아는 사람이 있다면 이름을 언급하며 접근하는 것도 좋다. 군인이나 경찰은 당신에게는 든든한 무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5. 장기적 재해: 무정부 상태

5.1. 조직의 구성

조직을 구성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을 함부로 믿지 말라"다. 자신이 진짜 의지 할 만한 사람 이외의 타인은 그냥 적이다. 무질서와 혼란이 판치는 세상에서 남을 무턱대고 믿는 태도는 자기 목숨 날려먹고 주변인들도 다 잃게 만드는 미친 짓이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생각해본다면 가급적 가족과 절친한 친척 단위로 조직을 구성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할 것임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혈연적으로 관계가 없는 남남은 과연 그게 믿을 만한 사람인지 아닌지 불확실하고 호의적인 척 접근하면서 약탈자들과 몰래 내통하려는지, 뒤에서 나를 찌르고 배신해서 모든 것을 앗아갈 지 아무도 모르는 노릇이다. 국가 붕괴 상태에서 생존주의적인 삶을 몇 달 살아본 사람들은 외부인은 아무도 신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무정부 상태에서 이런 팀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평소부터 인간관계를 잘 마련하고, 생존주의적 생각을 공유하는 몇몇 가족들과 잘 지내야 한다. 가족이나 절친 이외의 타인에게는 매우 배타적이고 적대적어야 한다. 단순히 겉모습으로만 보고 판단해서 우호적인 척 친절한 척 하는 속임수에 속아넘어가는 순진한 생각은 그저 나락의 불씨일 뿐이다. 붕괴 후 혼란기 난세에서 신뢰성을 판단하는 행위가 지극히 어려운 것이 문제일뿐.

본인이야 그렇다 쳐도 집단의 리더가 워낙 순진하고 어리숙해서 외부인을 전혀 경계하지 않고 얄팍한 수작따위에 쉽게 속아넘어가는 타입이라면 자신의 목숨이 어찌 될 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타인에게 자신의 목숨을 맡겨야한다는 것도 불안한 일이지만, 그 어리석은 자가 또 무슨 뻘짓을 해서 집단을 말아먹을까 하는 일에 노심초사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말의 개선의 여지가 없다면 그냥 주변인들과 힘을 합쳐 새로운 리더를 뽑는 것이 낫다. 역사가 말해주듯이 본인이 저지른 수많은 실책과 오판으로 인해 민생을 도탄에 빠트린 지도자들은 반란과 혁명으로 몰락하는 일이 비일비재했고, 구성원들을 매번 사지로 몰아넣는 리더는 결코 신뢰받지 못한다.

얻은 물건이나 식량 등을 어떻게 분배할지에 대해서도 잘 생각해야 한다. 조직에서 식량,물자를 얻는 가장 흔한 방법에 많이 기여한 사람에게 많이 부여할지, 경비, 전투준비 짐 옮기기 등 다른 일을 많이 한 사람에게 많이 부여할지, 전문가 기술자처럼 남들이 못하는 일을 잘하는 사람에게 많이 부여할지 결정해야 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는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상황을 봐서 가장 중요하다 싶은 사람 위주로[6] 분배하는 게 좋다.

5.1.1. 조직원의 수

당연하지만, 무조건 수가 많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조직원들이 무능하고 잘 뭉치지 않을수록 수가 많아봤자 먹을 입과 분쟁위험만 늘어날 뿐이다. 때문에 몇 명 정도로 집단을 이룰지 잘 판단해야 한다.

조직원의 수가 많을수록 장점은 일하고 싸우는 등의 인력이 많아진다는 것이고, 반대로 단점은 먹을 입이 늘어나 같은 양을 얻어도 각자에게 돌아오는 양은 줄어든다는 점, 규모가 커지니 적들의 눈에도 쉽게 띈다는 점이다.

반대로 조직원의 수가 적거나 혼자 생존한다면, 장점은 같은 양을 얻어도 크게 나눌 필요가 없고, 혼자 생존할 때 한정으로 조직의 문제에 엮이지 않을 수 있고, 다른 여유가 있는 조직에서 보수를 받고 일을 해 주거나 조직의 일에 슬쩍 숟가락만 얹어 놓다가 지나치게 위험하다 싶으면 거절하는 등 프리랜서 활동을 할 수 있다. 조직의 혜택은 어느 정도 누리면서 조직의 문제에는 얽매이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 허나 이런 '꿀을 빠는' 행위를 불합리한 수준으로 지나치게 남용하면 배신자나 기회주의자로 낙인찍혀 쫓겨나거나 최악의 경우 보복을 당할 수도 있으니 무엇이든 적당한 선에서 해야 한다. 단점은 기본적인 인력 문제가 커지고 대화할 상대가 없어 극단적인 고독함을 느끼게 되어 정신적인 문제에 시달릴 수도 있다. 혼자면 베어 그릴스 수준의 생존왕이거나 혼자 자급자족하거나 약탈하는 등 식량을 얻을 수 있어야 하고, 생존에 관련된 여건을 갖출만한 지식과 물자가 있어야 하며, 약탈자를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능력이 있지 않다면 생존하기 매우 어려워진다.

6. 접촉을 피해야 할 사람

6.1.

정부가 통제력을 상실한 상태이고 민간인들이 외부로 도망가지도 못하는 상태라면, 군경은 그 무엇보다도 위험하고 강력한 약탈자이자 폭력배 무리다. 민간인들은 구경도 못하는 각종 무기들을 소지하고 있음은 물론이고(자동화기, 폭발물 등)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무장과 장비를 그 누구보다 잘 활용하는 전문가들이며, 조직 단위로 협력하면서 체계적으로 움직이는 데 도가 텄기 때문에 집단전에서 그들을 이길 만한 조직은 거의 없다.[7]

조용히 피해가는게 제일 좋다. 특히 당신과 일행들에게 총기가 없다면 더더욱. 설득력이 매우 높아 어떤 상황에서도 그들을 동료로 만들 자신이 없는 한 함부로 리스크를 감수해서는 안된다.

만일 경찰서 안에서 경찰관 생존자들을 다수 만났을 경우, 일단 경계하는 게 좋다. 언제든지 자신에게 총구를 들이댈 가능성이 있다.

그 어떤 상황에서든 간에 이들과 전면전을 벌이는 상황만은 절대 만들어선 안된다. 당신이 속한 집단의 무기는 이들에 비하면 그냥 장난감 수준이나 마찬가지고, 한국이면 총기가 있더라도 대다수가 어설픈 사제총기일 터이므로 사제총이 있어도 무슨 16세기에나 쓰던 수동장전 단발식에 장탄수도 적은 빈약한 화력으론 어림도 없다. 그나마 합법적으로 구입해 경찰서에 안치해둔 사격용 기성품이면 좀 낫지만 재난시 경찰이나 약탈자들이 내 총을 안 건들고 냅둘 확률도 없다시피 하고 사격용인 약한 탄으로 실전용 탄 쓰는 군경한테 까불어봤자... 게다가 군 조직일 시 아예 자동화기를 기본적으로 들고있을테니 승산은 없다.

어찌됐든 간에 혼란기의 사람은 다 위험한 족속들이라 그 누구도 함부로 믿어선 안된다. 군경이 사명감을 가진다는 건 국가권력이 제대로 작동하는 상황 하에서고 그들을 제어해줄 존재가 없어진 이상 사방천지 날뛰는 폭도들과 다를 바 없으며, 단체로 무장한 군벌로 돌변하여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하고 약탈하는 삶을 사는 데에 거리낌이 없다. 그들도 사람인 이상 살기 위해 수단 방법 가리지 않을 것이다.

6.2. 약탈자

수복 불가능한 수준의 재난이 터지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말하면 상당수의 사람이 정리된 후에, 당신이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은 '약탈자'이다. 상대가 선량한 협력자라는 생각을 하지 말자.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살아남았다는건 정말 안전한 곳에 완전히 숨어 살았거나 다른 사람을 약탈하고 죽여 그 자원으로 살아온 것이다. 무정부 상태에서, 대부분의 생존자는 도둑이냐 강도냐 식인종이냐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특히 상대가 을 들고 있거나, 내가 비무장인데 상대가 을 들고 있다면 언제든지 돌변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공권력의 부재 속에서 무기를 은닉하고 다니는 것이 일반적으로 여겨진다면 약탈자랑 일반 생존자나 똑같은 사람인데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이 때문에 보스니아 내전 당시에는 식량 통조림 한 캔처럼 사소한 거래를 할 때에도 30~40m 거리에서 서로 총을 겨누고 이야기를 해가면서 거래를 했다. 언제 뒤통수를 칠지 모르기 때문에 2~3명이 함께 나가야만 했다.

약탈자들에게 잡혀서 협박을 당할 경우를 대비해 평소 생존자 집단 내에서 이에 대한 논의와 대비책을 마련해두는 방법도 있다. 조직원이 이런 협박을 당할 경우 알릴 함정[8]을 미리 정해놓는다던지, 미리 대기하고 있던 대원들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일부러 곧바로 길안내를 하지않고 뱅뱅 돌면서 사전에 협의해서 마련한 신호책을 이용하고 주변을 뱅뱅 돌면서 시간을 끄는 것이 낫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살아남은 약탈자들은 나름 생존 노하우를 익히고 있을 것이다. 무기를 들었을 때 약해 보이는 비무장인을 만나면 다짜고짜 죽인다. 실제 국가 붕괴 상황에서 약탈자들은 루팅을 위해 멀쩡한 집에 불을 지르고 도망나오는 사람들을 쏘아 죽이기도 했다.

약탈자를 피하기 위해서는 절대 가족과 친척과 절친한 친구 이외의 사람을 믿어서는 안 된다.

외부인과 접촉할 때는 반드시 무기를 가지고 나가야 한다. 바이킹도 여진족도 왜구도 자기 마을에서는 훌륭한 아버지이고 아들이며 가족일 것이며, 평소에는 어부나 사냥꾼, 농부, 상인 같은 온건한 직업을 갖고 있지만, 어쩌다 마주친 상대가 약해보인다면 약탈자로 돌변한다. 당장 자기 가족이 굶어 죽어가고 있는데 생판 남이 식량을 가지고 있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선행에 대해서는 자신을 도와주는 사람만 도와줘도 충분하다. 상대 집단을 쉽게 믿지 말고, 또한 너무 쉽게 도와주지 말라. 선량해 보이는 한 명, 또는 소수의 사람과 접촉한다면 그들이 선행정찰이 아닐까 의심해야 한다. 무정부 상태쯤 되면 선행을 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빨리 죽는다.(즉 진짜 선인은 당신과 조우하기 전에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 딱해 보인다고 너무 쉽게 도와주면 물자를 많이 갖고 있다고 생각해서 습격해올 빌미가 될 수 있다.

못 사는 척, 더러운 척, 굶어 죽어가는 척 해야 한다.(로우 프로파일, 거처 은닉) 깨끗한 옷을 입고 밖에 돌아다니는 일이 없어야 한다. 발전기나 전기자전거 등 가치가 매우 높은 물건을 밖에다 노출시키는 일이 없어야 한다. 약탈자 집단이 습격해오기 쉽다.

경비도 철저히 해야 한다.(하이 프로파일) 약탈자는 미리 정찰해서 허술해보이는 집을 목표로 골라둔 다음 계획적으로 침입해서 불을 지르고 모든 사람을 죽이고 돈 되는 장비를 털어가려 한다. 따라서 경비를 잘 해야 정찰 단계에서 약탈자가 포기할 것이다. 약탈자가 정찰을 시도할 때는 휴머니즘을 버려야 한다. 목숨을 위협하는 것에 관계없이 타인을 해치면서 이득을 취하려고 드는 그들을 공격하는 것에 죄책감을 가지면 자신은 물론 가족들까지 다 죽는다. 식량에 짐만 되므로, 포로를 잡아서는 곤란하다.

포위당할 것 같거나 살해당할 것 같으면 최대한 빨리 기회를 잡아서 바로 몰살시키거나 여건이 안 되면 도망가야 한다. 누굴 죽인다는 것은 그 사람이 쓰던 모든 생존 장비를 루팅할 수 있으며 그 사람에게 보복당할 위험을 제거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약탈자는 살인을 우선으로 행동한다. 잘못하면 뺏길 것은 다 뺏기고 무참하게 끔살을 당하는 수가 있다.

6.3. 식인종

식인종도 있을 수 있다. 그나마 시체만 먹는 경우는 덜 위험하지만, 잡아먹을 목적으로 남을 죽이는 경우는 당연하지만 매우 위험하다. 실제로 전쟁이나 기아 사태에서 식인이 자주 일어난다. '굶어 죽기 vs 다른 사람을 잡아먹기' 난죽택 상황에서 후자를 선택할 사람들은 굉장히 많다. 처음부터 조직적으로 다른 사람을 습격해서 잡아먹을 준비가 된 자들인만큼, 공격당하면 무조건 살해당한다. 그렇기 때문에 만나면 무조건 도망가던가, 여력이 되면 한 놈도 살려주지 말고 죽여야 한다.

식인종을 판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혈색이 좋고 굶주린 티가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남들은 다들 굶주리고 있지만, 식인종은 근처에 식량이 널려 있으니까. 2차대전 등의 식인 사례에서 실제로 남들은 다들 굶주려서 메말라가는데 이상하게 기름기가 있는 사람이 있을 때 식인종으로 의심됐다는 사례가 다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살집 좋은 사람이 식인의 대상이 된다

당신도 먹을 게 정말 없으면 식인을 할 수도 있다. 실제로 태평양전쟁에서는 일본군의 보급품이 너무나도 열악해 전우의 시체를 먹은 일이 있었다. 태평양전쟁까지 가지 않아도, 역사적으로 봤을때 대기근이 발생하면 식인 따위는 밥먹듯이 벌어졌다.밥먹는건데 당연한거 아닐까 그런 상황에서 당장의 생존을 위해 식인을 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식인 항목에도 나와 있듯이 인육을 먹는 건 의학적으로 위험하다. 그리고 그것에 익숙해져 양심을 잃지 않도록 주의하자.

몇몇 포스트 아포칼립스 작품에서 식인종은 손을 덜덜 떤다든지 하는 이상한 질병을 갖게 되는 것으로 묘사되는 일이 많지만, 이는 단순히 광우병이나 쿠루병 등에서 모티브를 따왔을 뿐 식인한다고 무조건 이상한 질병을 갖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게다가 이게 단기간에 발견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쿠루병등을 고려하고 식인종을 판별할 수 있을 기간은 실제로는 아포칼립스 이후에 한참의 시간이 지난 다음일 것이다.

6.4. 강간범

다른 멸망적 재앙상황(전쟁 등)과 마찬가지로 사회를 공황상태로 만들어버리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강간은 그런 일들 중 하나이다. 강간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특히 환경적 스트레스(전쟁, 재난)로 인해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성욕을 충족시키려 강간을 하는 인간말종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여성성범죄를 당할 확률이 굉장히 크다. 현대에도 치안 능력이 영 부족하고 여성인권이 전근대적 사회에 머물러 있는 나라에서 여성을 원나잇 스탠드 섹스파트너 상대 1'로 간주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중동이나 인도 역시 성범죄 문제로 골치거리이다. 하물며 아포칼립스 상황 = 기존 윤리적 도덕적 가치가 완전히 날아간 상황이란 건데, 아포칼립스 세계라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평상시 강간범의 특징에 대해서는 강간 문서 참조.

하지만 이런 상황이 단순히 외부인 강간범을 만날 때만 일어나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생존자 집단 내에서 권력을 집은 자가 피해자를 강간할 가능성이 있다. 보호해 줄 테니 몸으로 지불하라든지, 자신의 명령을 듣지 않으면 쫓아내버리는 것이다. 또는 동료가 돌변해 물리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 (기회적 강간범) 최악의 경우 아예 성노예 씨받이로 전락하여 인생이 끝장날 수 있다.

특히 여성과 어린이의 경우 성폭력에 자력으로 대처하기 매우 힘들어서 위험하다. 그리고 총이나 무기로 위협한 채로 강간을 시도하기에 섣불리 저항하기도 힘들다. 이때 무조건적인 저항과 거부는 상대를 더욱 자극시켜 위험하다. 무기를 갖고 있더라도 위협을 가하지 말라. 여성이나 약자의 힘으로는 상대를 제압하기는 커녕 도리어 무자비한 폭력을 받아 더 위험해진다. 물론 이길만한 상황이면 위협이고 뭐고 그냥 바로 공격하는게 좋다. 특히 총과 같은 무기가 있거나 냉병기라도 잘 다룰 수 있거나 빈틈이 보이면 위협이고 뭐고 그냥 바로 공격하는게 좋다.

탈출도, 근처의 도움도 기대하기 힘들다면, 단검을 숨기고 있다가 차라리 요구에 순순히 응하는척 하면서 방심하도록 유도하고, 기회를 엿보다가 가까이 왔을때 기습을 하던지, 성기를 깨물고 도망치던지 해라. 법이 안 통하는 사회에선 누군가에게 보호받을 수 없고, 목숨이 더 중하다. 게다가 상대는 힘이나 위계로 사람을 범하려는 자이니만큼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없다.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

또한 힘의 논리가 절대적으로 지배하는 세상이므로, 생존이 급한 상황이라면 해당 강간범이 충분한 힘과 권력(집단 내라면)을 가지고 있다면 몸을 빌미로 살아남는 것도 괜찮다. 명심해라, 무엇보다 중요한건 당신의 목숨이다. 다만 이 경우는 강간범이 피해자를 살려두거나 생존에 지장이 되는 상해를 입히지 않을 경우에나 해당한다. 집단 내에서 자연스레 위계에 의한 강간을 실행할 인간이라면 당연히 무소불위의 권력과 윤리는 진작에 내버린 인간일 것이고, 당연히 당신을 언제든 범하고 상해입히며 죽일 수도 있다. 상황에 따라 적절히 판단하여 강간범을 해하고 살아남을지, 장기적인 생존을 바랄 것인지를 택하자.

차라리 능욕당한 수준이라면 더러워도 어찌어찌 살아갈 수는 있을 것이다. 이런 강간범이 위험한 이유는 따로 있다. 성범죄도 성범죄지만 그 전에 성병 위험이 심각한 점은 더더욱 생존그룹의 위협을 조장하는 요소가 된다. 여성은 생식기 구조 때문에 남성보다 성병에 더 취약한 편이다. 여성은 생식기가 체내에 있기 때문에 질내사정을 당하면 씻어내도 병원체를 제거하는 것이 매우 힘들다. 거기다가 여성은 임신이 가능하다는 사실 또한 치명적이다. 최악의 경우 강간당하여 성병에 걸리거나 원하지 않는 임신으로 사생아출산까지 해버리는 비참한 참사가 터지기 십상이다. 실제로 아포칼립스 상황은 아니더라도 전쟁 상황을 보면 더더욱 그러한데 관리가 되지 않는 성매매나 성적 일탈 행동으로 성병이 그룹 내에 돈다고 가정해 보면 그 뒤로 두세사람 정도 한번에 보내는 것은 문제도 아니고, 이런 감염은 결국 바이러스에 대한 감염위험을 높인다든가 하는 부차적인 결과로 나타날수 있다는 점. 이런 상황은 에이즈가 창궐한 근현대 개도국에서도 왕왕 볼 수 있는 상태이기도 하다. 실제로 베트남전 당시도 미군의 경우 무분별한 성매매 때문에 부대 과반수 이상이 성병에 걸린 예도 있었기 때문에 이후 공창제와 비슷한 성매매 가능 지역을 운용 했던 점을 생각해 본다면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따라서 성폭력 외에도 성매매 역시도 주의 대상이 된다. 이건 자기 관리를 할수도 없고 걸리면 치료가 될거라고 기대도 못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뭐 쉽게 말하자면, 결국 성폭행이나 성매매 활동들 모두가 실제로는 문제가 되는 행동이 될 수 밖에 없는 것. 각별한 관리가 필요할 수 밖에 없다.

6.5. 저격수

피아식별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저격을 당했다? 일단 엄폐물로 튀어가 은신하라. 저격을 당했다는 것은 나를 적대하는 누군가가 내 위치를 알고 나를 노렸다는 뜻이다. 정확한 위치를 모르는 상황에서 어버버하는 순간 1초도 안 돼서 총 맞아서 죽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제로 베트남전 당시 저격수의 사살 비율은 한명 당 1.7발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총탄이 빗겨간 건 엄청난 행운이란 뜻이다. 그나마 나무, 건물, 자동차 같은 엄폐물이 있는 곳이면 숨을 수라도 있지만, 개활지면 그런 거 없다. 개활지 보도는 피하고, 건물 벽에 붙어서 다니라는 이유가 이거다. 개활지는 엄폐물 자체가 없고, 건물 벽쪽이 엄폐물이 많기 때문. 초탄 빗겨나갔다고 차탄이 나한테 오지 않을거란 생각은 버려라. 생존주의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중에 실제 보스니아 내전 참전자의 수기가 있는데, 그도 저격수의 위험 때문에 가급적 밤에 이동했다는 증언을 했었다.

저격수가 있는 길은 우회하거나 피해야 하지만 그 길을 보급 등의 사정으로 반드시 지나갈 수 밖에 없다면, 최대한 피아식별이 될 만한 수단을 챙겨가자. 평시라면 휴대폰으로 경찰에게 전화를 거는 방법이 가장 속 편하겠지만, 이런 아포칼립스 상황중에 기지국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것이 불보듯 뻔할테니 스케치북에 나 민간인이라고 몸은 최대한 엄폐한 채로 써서 올리는게 그나마 좋은 방법일 듯 하다. 어차피 저격수는 망원경으로 당신을 보고 있을 확률이 높으므로, 본인이 민간인이라고 증명할 수 있는 수단이 존재한다면 저격수의 심기를 건드릴 만한 수상한 행동은 자제하며 그 방법을 써보도록 하자. 그나마도 그 저격수가 민간인을 저격하지 않는 신사적인 저격수라고 가정했을 때의 얘기지만 말이다.

만일 보스니아 내전당시 세르비아인 저격수들 처럼 민/관/군을 가리지 않고 쏴 죽이는 저격수를 만났거나 아직 파악이 안 되는 성향의 저격수라고 판단된다면 최대한 엄폐물에 몸을 붙여라. 그리고 그 저격수가 무슨 방식의 총을 사용하는지 파악해라. 손거울을 이용하던지 정 급하다면 전쟁영화에서 나왔던 것처럼 칼끝에 껌 붙이고 유리조각 붙여서 햇빛 반사를 이용도하거나 모자를 쓰고 있었다면 모자를 벗고 막대 등에 걸어서 살짝 내밀어 저격을 유도해보자. 장난이 아니라, 이것도 저격수에 대비한 전술의 일종이다. 그리고 총기의 작동 방식에 따라 내 목숨이 살 수도 죽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보자면, 볼트액션 저격총을 쓰는 저격수라면 한번 격발을 할 때마다 일일이 볼트를 당겨줘야 하므로 차탄을 발사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느릴 것이다. 그러나 반자동 저격총이라면? 초탄이 빗겨나가자마자 백이면 백 바로 차탄이 날아올 것이다.

서술한대로 상대방의 총기 작동방식에 따라 어느정도 차이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총알을 피한다는 그런 이상한 생각은 반드시 접자. 왜냐하면 도시 지역 재난상황 시 저격수와 나와의 거리는 아무리 멀어봤자 600m 이내일 것이기 때문에 총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역저격을 생각하고 있다면 꿈도 꾸지 말자. 천하의 미군도 탈레반 저격수를 잡을 때 대개 폭탄을 투하해서 근처 지역을 초토화 하는 방식을 애용했었다. 저격수의 위치가 정확히 드러났고, 본인의 손에도 저격총이 쥐어져있을 때 그제서야 역저격 성공이 될까말까인데 한 사발 보급품도 아껴야하는 민간인 신분으로 역저격을 꿈꾼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정 저격수를 죽이고 싶다면 저격수가 있는 건물이 내 코 앞이고, 내 손에도 이 있어야 한다.[9][10]

만약에 그 수많은 역경과 고난과 확률을 내딛고 저격수를 참교육 해줬다면 축하한다. 당신의 앞엔 당신을 그토록 괴롭히던 저격수의 무기와 보급품이 놓여있다. 해당 저격수가 정규군이거나 규모있고 해당 지역을 지배하는 반군 내지는 민병대라면 생존에 필수적인 물자들만 챙기고, 식별 가능한 물자들은 파기하거나 내버려두는 것이 좋다. 식별될 경우 당연히 보복당하기 때문이다. 다만 경우에 따라 저격수의 소속 집단이 지역에서 영향력이 크지 않거나 아예 군 소속이 아닐 경우라면 무기와 탄약, 유용한 물자를 가급적 모두 챙기는 것이 좋다. 만약 집단에 소속되어 있다면 저격수를 맡는 것도 좋을 것이다. 물론 사격술 같은 것은 차차 독학해 나가야 하겠지만, 자신 집단과의 협의로 여차하면 거래 중 습격이나 약탈자로부터 재산과 동료, 거처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아군 저격수가 있음에 따라 생기는 팀원들의 사기 증강과 평생 갈 술안주가 생긴 것은 덤. 중세 베네치아 상선은 방어용으로 석궁수 1, 2명을 태웠다. 대포도 아니고 '석궁수 1명' 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해적에 대한 억제력이 되었다는 거다. '승패와 무관하게 몇 명은 죽일 수 있다' 는 힘은 과시하는 것만으로도 전투를 억제한다. 상호확증파괴 개념을 참고하면 좋다.

진짜 당신의 말빨이 하늘을 찌를 정도로 좋아서 저격수와 손을 잡거나 위험에 처한 저격수를 구해주었거나 그 저격수가 친한 지인이었거나 해서 그 저격수가 아군이 된다면 당신의 생존력은 천문학적으로 높아진다.[11] 다만 이럴 경우도 해당 저격수의 백업을 위해 저격 포인트나 주변 지리 정보 등 각종 정보를 습득해 제공해야 하고, 경우에 따라선 직접 목표를 유효범위까지 끌어오거나 직접 전투해야 할 수 있다.

6.5.1. 저격수 존재 판독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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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격수는 보통 한 자리에서만 저격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부분 한 자리에 오래 있기 때문에 저격수가 존재하는지, 또 대강 어느 방향에 있는지 알게 된다면 미리 저격수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단순한 총들고 저격하는 사람이 아니라 군대에서 고된 훈련을 받은 정규 저격수라면 이하의 내용은 쓸모가 없다. 파악하기도 전에 죽는다.[12]
  • 시체의 숫자, 방향
    정말 중요하다. 몸에 총구멍이 난 시체가 일정한 방향으로 뻗어있다는 것은 그 위치 근처에서 지속적으로 저격을 하던 누군가가 있다는 것. 쓰러진 시체의 반대방향이 저격수가 있는 위치라고 생각하자.[13]
  • 근처 건물의 총탄 자국
    이것도 꽤 중요하다. 한국은 총기가 지천에 널린 나라가 아니므로, 총탄 자국이 있다는 것은 외부인을 적대하는 총을 든 누군가가 있었음을 암시하는 힌트기에 일단 저격수라고 간주하고 도망가는 것이 좋다.[14]
  • 함정의 유무
    함정이 있다는 것은 적어도 외부인의 접근을 극히 싫어하는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식량사냥용 함정일 가능성도 없잖아 있으나, 총탄 자국이 근처에 있다면 웬만하면 피해가자. 저격수들은 근거리 전투를 위한 다른 화기가 없는 이상 근거리 화력이 대개 떨어지므로, 위치 발각의 위험성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 별의별 함정에 통달해 있는 경우가 꽤 많다.[15] 한 곳을 기점으로 함정이 여러개가 파여져있다면 의심해봄직한 부분.
  • 핏자국
    피를 흘렸다는 건 적어도 어떠한 이유로 타박상 내지는 자상, 더 나아가면 총상을 입어 출혈까지 났었다는 건데, 아직 마르지 않은 핏자국이 바닥이나 벽에 튀겨져 있다면 그 위험요소가 상당한 확률로 당신의 근처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얼른 안전지대로 도망가라. 비단 저격수가 아니더라도 근처에 위협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 소총의 탄피
    탄피는 총을 격발해야만 나오는 물건이다. 물론 탄피만으로 사수가 무슨 상황에 쳐해있었는지 가늠하는 것은 상당한 비약이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소총용 탄피 중에서도 특히 저격수에게나 지급되는 고정밀 매치그레이드탄의 탄피가 뜬금없는 자리에 놓여져 있다면 근처에 저격수가 있을 가능성을 상정하고 최대한 조심히 자리를 빠져나가자. 하지만 탄피가 뜨겁다면 될 수 있는 한 몸을 숨겨라! 금방 누군가가 총을 쏘았다는 뜻이므로 안전이 보장되는 시간까지 저격각이 안나오는 곳에 짱박혀있자.

6.6. 정신질환

일단은 목숨이 오락가락하는 환경에서 인간은 지극히 스트레스를 받는다. 패닉, 피와 살이 튀는 폭력, 죽음의 공포, 스트레스, 언제 어디서 공격받을지 모른다는 강박관념, PTSD 증세가 일반적일 것이다.

조금 진정이 된 후에도 의지가 약해지면 자살을 생각하게 된다. 가족친구들이 다 죽고 혼자서 고립된 채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버텨봐야 무슨 소용이 있는지. 또는 그 반대의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처음에야 이런 정신적인 갈등을 겪게 될 것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타락하여 노골적으로 본성을 드러내면서 생존자를 믿지 못하게 될 뿐 아니라 더 나아가서는 낙오 위험에 놓인 자를 그 자리에서 버릴 가능성도 커진다.

각 질환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정신질환자에게 있어서 아포칼립스는 그야말로 생지옥이다. 정상인도 매일매일 스트레스를 받으며 맛이 가버리는 마당에 일반적으로 살기도 버거울 정신 자체가 불안정한 이들이 아포칼립스 상황을 감내한다는 것이 가능할 리가 없다. 아마 그놈의 정신병 때문에 주변을 위태롭게 만들거나 적을 만들어서 살해당할 위험이 커진다. 더군다나, 안정적인 세상에서도 사회적으로 배척당하는 이들이 이런 상황에 돌봄과 이해를 받을 가능성은 더더욱 없다. 가족, 친지가 아닌 이상 이러한 이들을 끌어안고 생존키는 영 어려울 것이다.

6.7. 과도한 허세

위기 상황에 어떻게 과도한 허세를 부리냐는 반문이 들어올 수 있지만, 위기 상황에서 허세를 부리는 사람도 충분히 존재할 수 있다. 이들은 스스로를 영화나 만화, 게임 등의 주인공 및 영웅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이 때문에 자신은 위기 속에서도 충분히 안전하게 생존할 것이라고 맹신한다. 또한 안정적인 작전을 위한 타인과의 협조는 자신을 우월시하기 위해 간과하고 경시하는 행동을 밥먹듯 할 것이다. 그러나 창작물에서의 주인공은 현실과 다르게 극의 서사 진행을 위해 특별히 생존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지, 현실에서의 인간이 창작물의 주인공과 같이 계속하여 위험을 극복하는 것은 쉽지 않으며 그 허세를 부리는 사람이 포함된 집단이나 동료에게도 크나큰 민폐다. 기억하라. 당신은 영화 첫 장면부터 엔딩까지 아주 능숙하게 쭉 살아남는 주인공보다 영화 중반 약탈자에게 습격당해 죽는 엑스트라 127번에 가깝다. 현실엔 절대 사망하지 않고 무엇이든 가능한 주인공 따위 없다. 요행으로 몇 번은 살아남더라도 계속 운이 좋지는 않으므로 언젠간 큰 피해를 입거나 죽게 될 것이다. 설사 진짜 중2병이라도 생존이 급선무인 상황 하에선 사고방식을 합리성에 맞추고 행동해야 하며, 그러지 못할 경우 집단에서 배척받거나 아예 배제될 수 있다.

6.8. 상황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

인지부조화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계속 부정하거나, 현실도피와 망각을 위해 평시 상황과 혼동하거나, 주색잡기, 담배 등의 마약류를 남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울러 자신이 애지중지하는 소지품에 집착해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도 있다. 생존주의적 마인드가 박히지 않은 사람은 자기 소지품과 재산에 집착한다.[16] 실제로 큰 산불이나 지진, 홍수와 화재 등의 재난 상황에서 자신의 소유물을 챙기기 위해 집에서 평면TV니 도자기니 하는 걸 꺼내느라 귀중한 피난 짐을 꾸릴 시간을 낭비하고 그러다 결국 미처 대피 못하고 사망하는 사례가 꽤 파다하다. 피난 가방에 식량 채우기도 아쉬운데, 배낭에 엑스박스 게임기 따윌 갖고 오는 경우라거나.[17]

6.9. 꽉 막힌 사람

긴박한 상황에서도 문제 해결보다는 자신이 생각하는 논리만을 들이대는 사람들도 있다. 자신이 생각하는 원칙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대경실색한다. 예로 물 한컵에도 장유유서가 있다는 논리로 눈앞에 살려준다면 조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공학자가 물을 마시지 못해 죽어가는데 멀쩡한 자신이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먼저 마셔야 된다고 우기는 경우다. 위험한 일에도 먼저 나서는 사람이면 좋겠으나 그런 경우는 드물다.

혹은, 다른 사람들은 목수, 공학자, 의사 등 재난 사태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나 생산직 조장 출신인데 자신은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 사무직 직장에서 과장이었다거나(...) 하는 이유로 자신을 리더를 시켜달라고 하고 리더가 되지 못하면 비(非)협조적으로 나오는 막장급 인간이 존재할 수도 있다.[18]

전쟁과 마찬가지로 역시 실제로 일어나면 여러가지 변수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해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거나, 사소하고 무의미한 것에 목숨걸다가 엄청난 희생으로 대가를 치르는 바보같은 짓은 아예 하지 않는 것이 낫다. 자신이 무능한 걸 안다면, 혹은 무능하지 않다고 해도 유능하지 않다면 괜히 맨 앞에 맨 위에 나서지 말라. 조직 전체의 재앙만 될 것이다.

만약 당신이 리더이고, 지나치게 조직에 방해가 되는 자가 있으면 냉혹하지만 최후의 수단으로 조직에서 쫒아내는 것도 방법이다. 도저히 용서가 안 될 수준의 중대한 해악을 저지르는 사람을 조직에 그대로 둘 이유는 없다.

6.10. 커플

위험을 헤쳐나오며 서로 커플로 발전한 경우는 제외. 조직에 처음부터 커플인 사람들을 받게 된 경우만을 말하는 것이다. 이 경우 이 사람들의 성격에 따라 도움이 될 것인지 민폐가 될 것인지 나뉜다.

개념있는 커플이라면 연인 부부에게 의지하고 위로받아 심리적 안정을 얻으며 서로 연인을 위해 책임감 있게 행동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개념없는 커플이라면 서로의 연인 부부를 지키기 위해 이기적인 행동을 하거나, 배신을 하거나, 리더의 지시에 제대로 따르지 않아 조직 전체가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커플간의 애정행각이나 염장질로 다른 생존자들에게 민폐를 끼치거나, 갈등을 빚거나 할수도 있다. 특히 애정행각 한다고 밤에 몰래 빠져나가서 사고를 당하거나(...)[19], 다들 자고있는데 스킨십이나 무언가를 하는 신음태그 소리가 들린다면 민폐이다. 사고 등으로 한쪽의 연인을 잃게 될 경우 실의에 빠져 1인분도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조직 모두를 배신하거나, 뭐 훔쳐서 도망가거나, 구해주지 않은(또는 못한) 조직에 앙심을 품고 복수하려거나, 자살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런 극단적인 예시까진 아니더라도 임신하여 임산부가 될 경우 모두의 운신이 힘들어진다. 커플 외에도 치정 문제도 주의해야 한다. 자신이나 상대에게 해를 끼치는 다른 행위들과 달리 자기와 상대를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성적인 쾌락은 누구도 고의로 성적 쾌락을 피하려 하질 않으며 전염성도 심하다. 준아포칼립스 상태나 심지어 현대 일상에서도 여러 남녀들의 치정 사건들을 본다면 심각성이 여전하며 아포칼립스 상태에서는 파괴력이 더 강해질 것이니 치정 문제도 조치해야 한다. 또한 피임구를 구하기 힘든 상황에서의 무분별한 섹스는 안 그래도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임신이나 출산이라는 자원, 의료가 필요한 상황을 만들고, 이는 해당 인원은 물론 집단의 생존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당신이 집단 내 결정권자일 경우 상황에 따라선 섹스 자체를 금지하거나 자제시키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6.11. 음주 흡연자

아포칼립스 상황에서는 , 담배를 쉽게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음주자, 흡연자 입장에서는 멘붕이 되기 쉽다. 또한 술 담배를 피울 경우 알콜 중독, 장기적인 질병 뿐만 아니라 감기, 기관지염 같은 잔병치레, 충치, 치주염같은 잡스러운 구강질환에 걸리기도 쉽다. 아포칼립스 상황에서는 감기와 같은 가벼운 질병도 치명적인 질병이 되며 동료에게 큰 마이너스가 된다. 정상적인 사회에서는 치과가 돌아가고 있으니 충치나 가벼운 구강질환에 걸리면 치과로 달려가면 금방 치료되지만 아포칼립스 상황에서는 치과 그런거 없다. 치과의사가 있어도 치과치료는 고도의 의료기기가 있어야 치료가 가능하다. 게다가 야간에 흡연을 할 경우 불빛으로 인해 어그로를 끌 수도 있다. 거기다 음주자 흡연자일 경우 술 담배를 구하려고 식량, 등을 팔아 담배를 구할 수도 있으니 일행에게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 그러니 음주 흡연자를 받으려면 반드시 음주 흡연자가 적어도 해를 끼치진 않을 수준의 금주 금연을 하도록 하는 전제하에 받아주어야 한다.

음주 흡연의 해악과는 별개로 재난 상황 시 술, 담배를 보이는대로 많이 입수해야 자신이 즐기는 것 외에도 나중에 모르는 상대방과 거래를 할 때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6.12. 일가족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경우 합류시키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그 '별다른 문제'가 있다면 이들을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

나쁜 경우, 그 가정 특유의 생활습관 등으로 인한 분쟁이나 종교적 문제로 인해 다툼이 발생하기 쉬우며 분배 상황에서 자기가족에게 정당한 이유없이 더 달라고 무리한 요구를 할수도 있거나 리더의 결정이나 다수결의 결정 또는 좋은 기회를 무시하고 자기들 뜻대로 행동할 수 있다.

하지만 단점만 있는것도 아닌데, 주변에(생존자가 있다면) 누가 사는지 성격은 어떠한지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주변지리를 잘 알고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수색이나 물자 탐색에 적극 참여를 할 수도 있다. 아이는 보통 집단 내 역할을 기대하기 힘들고, 상식적인 부모라면 그러한 군입을 받아준 만큼 집단을 위해 일하고 기여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가정의 집이 안전하다는 보장이 있다면 추가 거주지나 대피소가 하나 더 생긴 셈이며 단독 주택이라면 농성도 할 수있다.

7. 신체적 약자로서 살아남는 법

※ 총기가 전무한 상태를 기준으로 서술한다. 총기는 누가 쓰든 똑같은 살상력을 지니기 때문. 총기를 구할 수 없다면 직접 만들거나(신체적 약자라도 기술이 된다면), 그게 어려운 경우 냉병기를 활용한 기술이라도 배워 두자. 총기가 상호간에 없는 상황이라도 나이프라도 들고 있으면 신체적 약자라도 일반인 입장에서는 함부로 못 대한다.

혼란 상태 + 아포칼립스 상황에선 힘의 논리가 우선시됨에 따라 신체적 약자들은 취약해진다. 실제로 재난이 발생할 경우 신체적 약자의 입지는 낮아질 확률이 높다.

신체적으로 약한 동반자가 생길 경우 자신의 몸 말고도 보호해야 할 사람이 늘어나는 것이며, 혹여 여성이 강간범들의 표적이 될 경우 보호자는 사망할 확률만 더 높아진다. 또한 장애인은 고대 사회에서 그랬듯 기피와 버려짐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냉정하게 자신의 생존만을 우선시하는 사람이라면 신체적 약자를 구성원으로 받아들일 확률은 굉장히 낮다. 꼭 냉정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극한 상황에 처하면 힘의 논리가 성행하는 세상이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약한 이들은 버려지거나 죽게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신체적 약자의 입장에선 무조건 남성/소속된 집단의 보호를 받으려고 하는 건 좋지 않다. 보호에만 의지했다간 결국 무리의 짐이 될 뿐이고, 보호의 대가로 가혹한 일을 강요당할 수 있다. 또한 긴급상황시 버려지거나 희생당할 대상 1위가 된다.

사태가 심각하지 않을 경우에는 비교적 여유가 있으며 신사적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신체적 약자를 보호하려 할 지 모르나, 사태가 심화될수록, 시간이 흐를수록 오로지 개인의 생존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며, 극단적인 상황까지 오면 무리의 생존에 마이너스가 되는 요소는 잘려나가기 쉽다.

그러므로 신체적 약자는 스스로를 보호할만한 체력과 무장을 갖추거나, 남들에게 없는 생존관련 지식/기술을 보유하는 게 좋다.그러면 집단에서도 받아들일 것이다. 단, 지속적으로 써먹을 수 있는 기술과 지식이여야만 한다. 창고 열쇠나 보급품의 위치 같은 오래 못 가는 걸로 협상을 시도한다면 십중팔구 단물 다 빨아먹고 나면 토사구팽당한다. 하지만 의학 지식, 농사법, 독초 구별법, 생존 물품 제조 등 생존에 꼭 필요하고 남들이 못 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이 밥값을 충분히 한다면 신체적 약자라도 충분히 받아들여줄 것이다.

그러나 미리 준비하지 않는 이상 실제 상황 발생시 이런 지식/기술을 보유할 확률은 대단히 낮다. 이 경우 자신이 담당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만드는 게 좋다. 이런 일로는 짐꾼, 식사 준비, 세탁, 주변 감시, 불침번 등이 있으며, 특히 쉘터를 기점으로 두고 활동하는 집단에선 역할이 더 많다. 이건 비단 신체적 약자 뿐만이 아니라 전투 및 보급품 확보 등 육체적으로 큰 부담이 되면서도 생존에 필수적인 행위를 수행할 능력이 없는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사항이다.

또한 심각한 신체적 하자가 없다면 시간이 나는 대로 운동으로 체력과 전투 기술을 기르고, 이런 노력을 의도적으로 남들에게 보여 스스로가 짐이 되지 않겠다는 어필을 하는 게 좋다. 이를 통해 '나는 너희들의 일방적인 보호를 받지 않겠다.', '적어도 내 앞가림은 하겠다.', '유사시 예비 전투력이 되겠다.'는 의지를 보임으로써 그들의 호감을 살 수 있고, 실제로도 이렇게 키운 체력과 전투력은 실제 긴급상황 발생시 본인의 생존에 도움이 되니 나쁠 것 없다.

7.1. 장애인

"모든 장애인은 경중에 관계없이 내다버려야지"와 "아무리 장애인이라도 가족이나 동료는 절대 버릴 수 없다"는 두 극단적인 생각은 모두 당신의 목숨에 위해를 가할 수 있다. 전자를 고집한다면 가족을 버림받게 된 생존자와 갈등, 내분이 생길 수 있다. 생존이 경각에 달한 상황에서 조직의 내분은 곧 죽음이다. 반대로 무조건적으로 후자를 선택하는 것 역시 무리에 위험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대부분 장애인보호자가 동행하므로, 보호자를 잘 설득해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 않고 보호자의 반발이 없을 만한 방법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자면 폭도들이 들끓어서 급히 다음 목적지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에 부상자나 장애인이 동행중인데 부축하느라 조직 전체가 위험할 경우. 조직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적당한 곳에 옮겨주고 최소한의 무기를 쥐어준 후, 일단 피한 뒤 언제까지 구하러 오겠다 혹은 어디쯤에서 만나자라고 약속정도 해두는게 낫다. 대다수의 경우 죽겠지만, 막무가내로 무정하게 버리는것 혹은 투표나 리더의 독단으로 장애인을 버리고 살아남는 것 보다는 인도적인 방법이다.

다만 해당 인물의 능력에 따라 이 대응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화학을 전공해 학교와 시장에서 챙긴 물품만으로 폭발물을 제조할 능력이 있거나, 의대생 내지는 현직 의사하반신 마비 상태라면 버리는 것보다 당연히 어떻게든 살려서 데려가는 게, 설령 이를 위해 희생이 발생한다고 해도 조직 전체를 위한 장기적 관점에선 유리할 것이다. 위에서도 말하지만 전문 인력은 극한 상황에서는 언제나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

심지어 조직이 망해버려 다른 조직에게 가담하거나 혹은 자신이 속한 조직이 다른 조직으로 넘어간 경우라 해도 '고급 인재' 는 누구라도 찾기 어렵기에 기술만 있다면야 무사할 공산이 크다. 특히 그런 재주를 가진 이가 없던 조직이었다면 가뭄의 단비와 같기에 더 우대받을 테고. 가능성은 높지 않으나, 조직 내에 고급 인재가 이미 필요한 만큼 있거나, 더 뛰어나거나, 비장애인이라면 외면당할 확률이 높다.

피도 눈물도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명심해라. 생존자들이 많아야 생존주의가 필요할 상황이 종료되었을때 파괴된 모든것을 빠르게 재건할 수 있다. 거창하게 말하자면 당신을 포함한 생존자들은 이미 인류의 희망이라는 소리이다. 다수를 위해 소수가 꼭 희생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소수 때문에 다수가 죽는 상황을 좋게 볼 사람은 없다.

아래는 장애의 종류와 위험도에 따른 대응 방안이다. 아래에서 설명되지 않은 경증 장애인들은(육체적 장애와 정신적 장애를 막론하고) 큰 문제가 생길 확률은 낮다.
  • 콩팥장애, 1형 당뇨병 등 지속적 치료를 받지 못하면 생명이 위독한 장애
    사실 장기 재난이라면 이들을 고려할 필요가 별로 없다. 어차피 사태 발발 후 몇 주쯤 지나면 못 버티고 다 죽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포칼립스 상황에서 병원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확률은 거의 없으므로, 약품이 떨어지고 의료가 끊길 것이고 그러면 결과는 뻔하다. 당장 죽지 않더라도 약이 끊기면 문제가 생기는 이들은 얼마 안 가 그 증세가 일어날테니 죽거나 목숨은 건져도 심각한 건강 손상을 입게 될 가능성이 높다.
  • 중증 시각장애인, 시청각장애인[20], 전신마비, 뇌병변장애 등 항상 보조인을 필요로 하는 장애
    위와 같이 평상시에 이들은 활동 보조인을 필요로 한다. 난세에 중요한 것은 육체적인 무력인데 이들은 이런 게 0이다. 입은 느는데 노동력이 되기는 커녕 오히려 노동력을 소비만 하며, 강도나 약탈자를 조우하면 저항도 못하고 죽어나갈 것이다. 거기다 혼자 아무것도 하지 못하면 기술이 있을 가능성도 낮다.
  • 하반신 마비, 지체장애
    이들의 단점은 기동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국가 붕괴 상황에서 대부분의 일거리는 식량, 땔감, 물 등을 구해오고 적과 싸우는 것인데, 이들은 그런 일을 전혀 할 수 없기 때문에 생존에 극히 불리하다. 그나마 평상시에는 앉아서 할 수 있는 일[21]을 하면 되고 이동할 때도 누군가 업어서 데려가면 되겠으나, 도망가야 할 일이 있다면 이들은 기술이 있지 않는 이상 살아남기 힘들다. 미끼로서 버려질 수도 있다. 비장애인들도 도망가기 바쁜 위급한 상황에서 기동력이 부족한 지체장애인을 기다려주거나 함께 데리고 갈 시간 따윈 없을 테니까.

  • 조증, 조울증, 우울증, ADHD
    이들은 일반인보다 스트레스에 취약하다. 일반인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게 아포칼립스 상황인데 이들은 말할 것도 없다. 조직 내에 있을 시 자신과 조직 모두 힘들어진다.
만약 당신이 이 분류라면 가족, 연인 등 혈연이나 사랑으로 맺어진 사람과 행동하거나 아니면 혼자 행동하는게 좋다.
  • 성격장애
    편집성 성격장애반사회성 성격장애는 오히려 아포칼립스 상황에 잘 적응하며 이 상황을 오히려 자기 세상인 양 누비고 다닐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믿었던 동료를 쉽게 배신하여 언제 피해를 줄지 모르니 매우 위험하다. 연극성 성격장애의존성 성격장애는 의존성이 강하지만 일반인과 같으니 똑같이 대하면 된다. 경계선 성격장애는 일반인과 같겠지만 특유의 히스테리성 때문에 동료간에 갈등을 일으키기 쉽다. 다만 동료들에게 큰 해를 끼칠 만큼 중증의 성격장애를 지닌 이들은 일반인의 눈으로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경우가 대다수이니, 만약 상대가 경증 수준의 성격장애를 가졌다면 상대의 기술과 능력, 인망 등을 고려해 상황에 맞게 선택하자.
  • 중증의 자폐성 장애, 지적장애, 정신장애
    사지는 멀쩡한데 정신이 온전치 못해 언제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다. 중증 발달장애인은 평소에도 틈만 나면 자극에 반응해서 실종되는데[22], 이들은 전쟁 등 소리를 내면 안 되고 불빛을 켜면 안 되고 항상 숨어 지내야 하는 상황에 일행 전체를 위험에 빠트리게 될 수 있다.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도 인지하지 못해, 또는 어느 정도 인지하더라도 인내력 부족으로 인해 혼자 뛰쳐나가 돌아다니거나 소동을 피운다면...? 여기에다 장애 정도가 아주 심각해 대소변조차 가리지 못한다면 주변에 끼치는 민폐는 더욱 심대해진다. 평상시에도 케어가 어렵고 인식이 나쁜 중증 정신장애인을 난세에 받아줄 사람이 있을리가 없다. 만약 당신에게 발달장애, 정신장애를 가진 가족이 있다면 집에 최대한 식량을 비축한 후, 집에서 머물러야 한다. 심지어 이런다 해도 가족의 안전을 보장하긴 어렵다. 견디지 못하고 집을 뛰쳐나갔다가 실종되거나 비극적인 결말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 경증의 자폐성 장애, 지적장애, 정신장애경계선 지능, 아스퍼거 증후군
    위에서 말한 중증 정신/발달장애 수준은 아니지만, 이들은 타인과의 정상적인 교류가 매우 어렵다. 눈치 부족으로 인해 반감을 산 누군가에게 쫓겨나거나 죽는 등 해코지의 타겟이 될 확률이 매우 높다. 만약 당신이 이에 해당한다면 사람의 호의적인 접근에 될 수 있으면 주의하기 바란다. 이들은 대체로 순진해서 남의 말을 잘 듣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당신에게 정말로 최선을 다해 헌신해 줄지, 아니면 호의적으로 접근하여 언제 당신을 위험에 내몰지 아무도 모른다. 사람을 믿지마라. 친한 친구나 심지어 가족이나 은인이라도 언제 변해도 이상하지 않으니 그 누구라도 믿으면 안 된다. 이름도 성도 모르는 생존자 집단에 가입할 경우 정부 중심의 사회보다 더 비합리적인 사회에서 적응이 어려울 수도 있다. 만약에 자신을 케어해 줄 수 있는 정정한 부모, 성인인 형제 및 자녀, 진정한 친구, 은인 등이 없다면 극단적인 방법으로 모든 인간관계를 차단하고 혼자 사는 게 오히려 나을 수도 있다. 물론 이럴 경우 모든 생존 물자와 기술은 전적으로 본인이 마련해야 한다는 것은 각오해야 한다. 가능하면 생존 물자를 최대한 많이 마련해 놓고 집에서 머무르자. 극한 상황에서의 고도의 외교와 생존자간의 교류는 법이 있는 지금보다 훨씬 어렵고 위험하다.
다만, 이들 중 좀 특이한 정형인으로 보일 정도로 의지가 강하거나 경증인 사람들의 경우는 사정이 좀 낫다. 타인과의 교류는 서투른 편이나, 교류 자체를 갈망하고[23] 자신의 결점이 무엇인지 나름대로 인식하고 그것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하여 잘 티가 안 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생존자 집단에 가입할 때 정형인보다 훨씬 주의할 필요가 있으며, 가입하거나 들여오게 된다면 그리 어렵고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은근히 기피되는 일(주로 설거지 등 단순 노동)을 하거나 맡기는 것이 도움이 된다.
  • 청각장애
    관리가 필요하다. 물론 보청기를 끼고, 장애 등급이 낮다 쳐도 일반인이 말하는 것과 달리 소리가 커야 들리는 정도. 이럴 때를 대비해서 수화나 구화를 배워두는게 좋다. 하지만 이쪽은 그 점만 유의하면 나름대로는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정신이 이상한 것도 아니고 사지도 멀쩡하며 갑작스레 사고를 칠 가능성도 없으니 말이다.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단점이 있어도 웬만큼 조직 내에서 제 역할만 한다면 일부러 버리지는 않을 것이다. 위와 마찬가지로 기술이 있다면 더더욱 그럴테고.
  • 경증 시각장애인
    고도근시 정도의 시력을 가지고 있다. 큰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만약 안경을 쓰고 있다면 안경을 잃어버리거나 부서지지 않게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고도근시이면 대개 안경 없이는 주변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활동에 큰 제약이 생긴다. 생존주의 상황에서 안경을 파는 곳이 있을 리 없고 그렇다고 콘텍트 렌즈를 보관하고 가지고 다닐 여유도 없을 테니까. 가능하면 안경을 여러 개 가지고 다녀야 한다.

7.2. 어린이 및 노인

재난 상황에서 가장 취약한 위험군 제 1순위. 육체가 아직 덜 자랐거나 노쇠함으로써 저항 능력이 약해 약탈 및 살인의 가장 큰 먹잇감이 되기 쉽다.

우선 어린이는 육체가 성인에 비해 약한 것도 있지만 삶의 경험이 심각하게 떨어지므로 고립되면 약탈자들에게 죽거나 노리개로 전락하던가, 스스로 생존하는 법을 몰라 약탈자를 만나기도 전에 죽을 위험이 매우 높다. 보호자의 교육과 보호가 절실하므로 절대 단독행동을 하게 놔두어서는 안된다. 대신 상황이 장기화될수록 성장하면서 1인분 몫은 할 수 있게끔 철저히 가르치고 훈련시키면 잠재적 인적 자원이 될 수 있다.

물론 초등학교 저학년 이하의 이야기이고 성인에 가까워진 청소년부터는 이런 상황에서 심각한 문제는 덜하다.

반대로 노인의 경우 육체가 노쇠함으로써 직접적인 노동이나 전투 등을 시키기는 무리다. 대신에 삶의 경험이 많고 장기적 재난 상황에서 오래 살아남아본 자는 지식을 전수하거나 후방에서 지휘를 하게 하는 식으로 교육 역할을 담당하는게 좋다. 특히나, 한국의 경우 70년대까지도 보릿고개에 시달렸던 계층이 존재했고, 산업 중 농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았기 때문에, 농촌 및 도서지역 노인의 경우 농사법을 전수하거나 약초, 식용 식물에 대한 지식을 전수하는 등 공동체의 생존을 위한 지식기반 그 자체가 될 수 있다. 심지어 아파트촌에도 화단에서 나물 캐는 할머니들은 흔하지 않은가. 또 베트남 전쟁 참전자 등 참전용사인 노인이라면 각종 전술과 총기의 사용법 등 생존에 중요한 전투기술에 대한 지식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8. 조직 내 각 상황별 대처법

8.1. 자경단

경찰력이 마비되는 위기 상황이 되면 인구가 조금이라도 있는 동네에서는 자연스럽게 자경단이 결성되는데, 물자가 극도로 제한되고 피난민이 다수 발생하는 상황에서 이런 자경단은 외부인, 내부의 적에 대해 상당히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기 십상이다. 관동 대지진 등 여러 재난 상황 때 온갖 제노포비아레이시즘이 난무했듯이, 사태가 발생하면 외부인을 약탈자로 간주하고 때려잡는 일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온갖 종류의 유언비어가 그런 일을 선동한다.

8.2. 종교

일반 종교와 사이비 종교 전부 포함.

어려운 상황에서 종교는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줄 수 있다. 이는 아포칼립스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문제는 이 종교의 지도자가 무정부 사태로 인해 종교를 악용하던가 스트레스를 받아 미쳐버리거나, 아예 미친 사람이 만든 사이비 종교라면 이야기가 전혀 달라진다.

정상적인 종교건 사이비 종교건 간에 사람들은 사태 초기엔 대부분 종교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을 것이다. 당장은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니까. 하지만 안정된 거주지에서 오래 생활하다 보면 슬슬 마음의 공백[24]이 생기게 되고, 이 공백을 비집고 종교가 파고들며 집단 내에 성행하게 된다. 그리고 그 종교가 상기한 이유로 꼬여있다면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해당 종교의 핵심 인물이 위와 같이 꼬여있다면 종교라는 이름을 내걸고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려 들 것이다. 평상시라면 누구도 그에게 귀기울이지 않겠지만, 이미 종교에 마음을 열게 된 사람들은 그의 말을 진짜 종교적 발언으로 곡해하여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이게 계속되다 보면 그 핵심 인물이 무엇을 요구하건 종교 집단원들이 절대 복종하게 되는, 새로운 절대적 권력자로 등극하게 되는 것이다.

새로운 권력자가 되어 충성심 높은 생존자들을 잘 이끌어주고 생존과 일상 회복, 그리고 문명 중흥에 힘을 보태준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현실적으로 아포칼립스 상황에서 이런 좋은 쪽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도덕적, 법률적으로 엇나가는 짓을 해도 저지할 사람이 전혀 없기 때문에, 이러한 종교 권력자가 막나갈 확률이 더 크다. 애초부터 사이비 종교였던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정상적인 종교라도 충분히 이렇게 될 수 있다. 법과 규범이 존재하는 지금도 사이비 종교의 문제가 심각한데 법과 규범조차 없으면 더 악랄해진다. 현재의 사이비 종교와 마찬가지로 종교적인 이유로 살인이나 인신공양 같은 악행을 정당화하거나 구성원들의 물자나 노동력, 성을 착취하는 등 악용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특히 종교는 상황이 안 좋을수록 더 힘을 얻게 된다. 우리나라만 해도 사회적으로 혼란스럽고 살기 힘들었던 조선 후기에서 일제강점기 시절 사이비 종교인 백도교백백교를 맹목적으로 믿고 따르는 조선인들이 많았다.

영화 미스트가 이런 모습을 그리고 있다. 마트에 고립된 생존자들 중 가톨릭 광신도인 카모디 여사는 처음엔 그저 미친 여자 취급만 받았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카모디 여사의 종교적 주장에 귀기울이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어느새 주연 몇명을 제외하면 다들 카모디 여사의 말만 듣게 되었고, 결국 카모디 여사가 과거 성경에 나왔었던 것처럼 신에게 제물을 바쳐야 한다고 주장하자 사람을 하루에 한명씩 인신공양을 하는 막장 사태로 치닫게 되었다. 특히 미스트의 사태가 군에서 진행한 비밀 실험이 원인이였다는 이유만으로 같이 있던 군인 생존자들을 천벌이란 이름으로 잔혹하게 살해하는 광기어린 행위들도 거리낌없이 행하였다. 당장 영화를 바라보는 시청자, 즉 당신의 입장에서는 종교에 빠져 별 쇼를 다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 사태가 발생하면 저런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영화로만 생각하고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사실 멘탈만 충분히 단단하다면 종교같은 의지할 곳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기도할 시간에 다음 정찰계획이나 세우는게 이성적으로 볼 때는 더 효과적이다. 물론 이런 막장 상황에 정신적으로 의지할 것이 필요한건 당연하지만, 종교적인 행위나 의식, 계율은 생존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무조건적인 자비를 주장하거나 신의 적이라며 애먼 것을 공격하는 등 실질적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이런 종교를 의지하기 매우 쉬운 게 아포칼립스란 것이다.[25] 정 정신적으로 힘들어서 종교를 믿고 싶다면 조용히, 생존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만 믿고 그 이상 선을 넘지 않게 항상 조심해야 한다.

만약 당신이 조직의 리더/간부이고, 조직 내에서 종교 집단이 영향력을 발휘하려고 할 때 그 종교가 식인, 악마숭배, 인신공양 등의 막장스러운 짓들을 하는 사교라면 없애버리려고 노력하는 것이 장기적인 조직 유지에 도움이 되지만,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 그나마 합리적인 판단이 가능한 종교 집단과 사소한 마찰이 일어나 방해가 된다고 판단되는 경우라도, 상술한 막장 종교같은 유형이 아닌 이상 힘으로 탄압하려는 것은 금물이다. 이랬다가는 '우리는 별 문제도 일으키지 않았는데 왜 탄압하냐'는 불만의 목소리부터, 스트라이샌드 효과 때문에 없애려 했더니 오히려 더더욱 단합하고 강해지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고, 심각한 경우에는 조직 내의 내전까지 각오해야 할 수도 있다. 때문에 해당 종교 집단이 합리적인 판단이 가능하다는 전제 하에, 최대한 협상, 타협 쪽으로 살살 달래는 편이 좋고 운이 좋다면 '협력해주면 너희 종교 집단에게 혜택을 줄게!' 라는 식의 공약을 걸어 지지와 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온건한 해결책만을 사용했다가는 조직 내의 규율이 느슨해지거나 불공평함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아주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 경우라면 엄하게, 허나 합리적인 선 내에서 처벌을 해야 한다. 조직 내의 종교의 관리는 당근과 채찍을 얼마나 잘 사용하냐에 있다.

역발상으로, 맞불을 놓듯이 종교에는 종교로 대응할 수 있다. 통제 가능하며 정상적이고, 합리적이라고 판단되는 종교를 미리 퍼뜨려 생존자들의 마음 속을 완전히 메워버린다면 비정상적인 사이비 종교가 쉽사리 그들 마음 속으로 침투할 수 없을 것이다.

8.3. 강제 희생

영화에서처럼 자발적이고 숭고한 희생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일행 중 제일 만만하거나 쓸모없고 미움을 받던 자를 희생양으로 삼거나 희생을 강요하는 경우이다. 현실에서도 누구 한 명한테 엉뚱한 죄를 덮어씌우는 일이 꽤 흔하다. 직접 가담하지 않은 자도 자신에게 피해가 올까 봐 말리기는 커녕 모른체 할 것이다. 혼자 거동하기 어려운 중상자나 별로 도움도 되지 않는 인간을 끝까지 함께 데려가려는 인간애 넘치는 끈질긴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약자를 돕자고 말하면 그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힐 것이다. 인간은 스스로의 손해에 민감하다. 아무리 그것이 옳은 일이라 해도, 그 옳은 일 때문에 내게 손해가 닥치는 것은 싫어한다. 그래서 다친 사람을 돕자고 주장하는 사람까지도 일행의 따돌림을 당하고 버려질 가능성이 높다. 다친 사람은 일행을 떠나도록 반쯤 강요당할 것이다. 말로는 강요하지 않아도 굉장한 눈치를 받게 될 것은 뻔한 일이다.

최악의 경우, 일행 중 가장 약하고 느린 사람, 혹은 가장 미움받거나 쓸모없던 사람이 다리를 망쳐져서 미끼로 던져지거나 먹을 게 없는 상황일 경우 다른 일행들의 식량으로 희생될 수도 있다. 설령 당신이 끝까지 반대하더라도, 다른 일행들이 그들 중 한 명, 혹은 당신을 미끼로 삼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만약 당신이 남을 희생시키는 행위를 했다면 다음 희생자는 당신이 될 수 있다.

만약 당신의 무리 중 약자가 있는데 다른 일행들이 약자를 버리거나 희생시키려 할 경우, 최대한 잘 설득해서 약자를 보호하게 해야겠지만, 그렇게 해도 설득이 되지 않는다면 약자를 보호하자는 주장은 차라리 포기하는 것이 안전하다. 피도 눈물도 없어 보이지만 상술했다시피 만일 당신이 끝까지 약자 편에 잘못 섰다가는 당신이 희생자가 되거나 버려질 수가 있다. 다만, 극단적인 경우, 즉 당사자의 부모나 자식이 그렇게 되어, 나는 생존 확률이 떨어지고 나에게 손해가 끼치고, 내 목에 칼이 들어와도 이 약자만큼은 죽어도 못 포기하겠다는 수준이라면, 깔끔하게 해당 조직을 포기하고 탈퇴한 후 본인과 약자 단독으로 생존해 나가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는 있다. 다만 이 경우, 가까이서 계속 어슬렁 대다가는 약탈이나 조직전복을 유도한다는 식으로 오해받을 수 있으므로, 최대한 멀찌감치 떨어지는 것이 합당하다. 또한,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그냥 곱게 풀어주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약자가 짐이 되거나 조직에서 해당 약자를 축출하려는 낌새가 보이기 시작하는 등의 극단적인 상황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 자진해서 해당 조직을 떠나는 것이 무사히 탈퇴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참고하자. 그리고 당연히 조직에서 떨어져 나온 만큼, 생존은 고달파 질 것이고, 공동 방호는 물론이요 탈출도 어려워질 것이고, 버려진 집이나 장소로 위장하고 거기서 정말 쥐구멍에 숨듯이 아주 조용하고 티나지 않게 근근히 먹고사는 게 유일한 선택지라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경우에 따라선 이런 극단적 상황에 이르렀다면 조직을 탈퇴하는 것 또는 탈퇴하려는 시도 자체가 조직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돼 탈퇴를 하기도 전에 따돌림 당하거나 죽을 수 있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조직의 리더라면 최대한 희생을 줄여야 한다. 약자를 희생시키는 것이 계속된다면 처음에 걱정하고 반대하던 사람도 그에 익숙해질 것이고, 조직이 약탈자 같은 인간 말종으로 변하거나, 당신이 제물이 될 수 있다. 또 그게 아니라더라도 희생이 빈번하게 일어나면 조직은 리더를 믿지 못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최악의 경우 조직 내에서 쿠데타가 일어나거나 조직 자체가 와해되는 일도 일어날 수 있다. 사람들은 어디까지나 살려고 조직을 만들고 합류한 것이지 서로 죽이고 희생시키기 위함이 아니기 때문이다.

8.4. 권력자

조직 내에서 지위가 높은 사람이 낮은 사람의 물건이나 노동력, 생산물, 심지어 성 등을 착취하거나 괴롭힐 수도 있다. 지위를 이용해서 거부하면 조직에서 쫓아내버리겠다는 식으로 말이다. 심지어 권력자의 경우 자기 밑에서 일한 수족이라도 자기보다 능력이 뛰어나거나 나대거나 하면 배신하고 자기 자리를 노릴까 봐 토사구팽해 버릴 수도 있다.

이러한 경우의 인간들을 만나게 된다면 다른 위험보다 대처하기 조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그 권력자가 인망도 좋고 선한 사람 코스프레를 하는 위선자라면 그 어려움은 제곱이 될 것이다. 옛날부터 왕의 권위를 뛰어넘는 장군은 처형되거나 한직으로 좌천되었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강력하게 처벌하는 범죄가 반역죄임을 생각해 보면 상대가 권력이 높을수록 그들에게 대항하는 건 목숨을 걸어야 할 정도로 위험하고 힘든 일이다. 성공하면 당신이 새 권력자가 되는 영광을 누릴 수 있지만 실패하면 끝장인 일이다. 애석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그 피해자가 본인이나 가족이 아닌 이상 그냥 나대지 말고 모른 척 하는게 일단은 제일 안전한 방법이다. 그나마 현실적인 대항 방법으로는, 당신 역시 권력이 비슷하거나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모으거나 조직의 여론을 선동해서 권력자를 몰아내는 방법이 있다. 물론 성공 전에 들키면 끝장이기 때문에 최대한 티가 나지 않게 몰래 해야 하는데 당연히 이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아니면 그냥 그들에게 잘 보이거나, 권력자의 지위가 위태로워질 기회를 잘 노리거나 정 못하면 조직에서 도망가는 방법도 있다.

반대로 본인이 권력자라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고개를 숙이겠지만, 누군가는 역모를 꾀해 자신의 목을 노릴 수 있기 때문에 부하들을 너무 믿지는 말고 적당히 이용하는 센스가 중요하다. 또한 당연히 부하들이 본인을 믿고 따를 정도로 능력이 뛰어나야 반역당할 위험도 적다. 쓸모있는 일은 하나도 하지 못하는 주제에 독재만 하는 지도자라면 모두에게 미움받아 쫓겨난다. 만일 본인이 그 정도로 유능하지 않다고 생각된다면 권력자라기보다 차라리 친근한 지도자로 컨셉을 바꾸어 지도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전선에서 부하와 함께하는 장교만큼 신뢰받는 장교는 없었다.

9. 타 조직과 조우 시

사람이 모여있는 한 집단이 생길 것이고, 그것은 비단 당신의 집단만은 아닐 것이다. 다른 여러 생존자/약탈자 집단이 존재할 수 있다. 이 경우의 행동지침을 다룬다.

사태 발생 후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고 심각한 상황이라면, 다른 생존자 집단을 만났을 때 일단 경계하라. 초기에 비해 사람들의 상식이 달라졌고, 사람은 살려면 무슨 짓이든 하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사람들에게 기존 사회에서의 윤리의식, 협동심, 인류애 같은 것은 거의 없다.

특히 생존자 집단 거주지역이 생존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제대로 갖추고 있다고 가정할 때, 다른 집단의 접근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 된다. 외부도 물론이지만 내부의 분열 역시 경계해야 할 요소다. 분담과 분배가 가장 중요한 때가 이 때라고 볼 수 있다. 만일 한 쪽에서 생존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요소를 관리하는 임무를 맡았다고 할 때, 언제 돌변해서 소요를 일으킬지 모르기 때문이다.

위험한 환경에서 마주친 사이일수록 각별히 서로 조심해야 한다. 평화로운 시기에는 그냥 뒷담화나 까고 말거나 말다툼 정도로 넘어갈 수 있는 사소한 무례나 분쟁도, 위험과 스트레스로 폭발할 지경인 재난 상황에서는 살인 사건으로까지 번지는 수가 있다.

9.1. 안전한 접촉법

타 집단과 접촉하는 기본적 프로토콜. 초기 단계에서는 항상 거리를 두고, 접촉해볼 생각이라면 서로간에 거리를 두고 적절한 약속을 한 채로 만나야 한다. 반드시 서로 무장해제할 필요는 없다. 비무장은 인질이 되거나 납치되기 십상이다. 무장을 하고 만나되, 상호 우호적 태도와 교류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만나는 것이 좋다. 만날 대표자는 얼마나 인원을 데리고 올 것인가도 미리 합의해두고, 서로의 본거지에서 떨어진 중립 구역에서 만나서 서로의 안부를 묻고 양 집단의 성격[26]을 확인하고, 물물교환의 필요성과 차후 연락 방식 등의 1차적인 끈을 만들어둔 다음, 대표자는 다시 자기 집단으로 돌아가서 상대 집단에 대한 브리핑과 교류의 필요성 등을 의논하여 상대 그룹과의 교류 및, 장기적으로 합류의 필요성과 여부에 대해서 논의한다.

9.2. 적대적일 경우

아포칼립스 상황에서는 항상 자원이 부족하며, 만나는 대부분의 조직은 적대적이다. 약탈자, 식인종일 수 있다. 이 경우 죽자살자 싸우거나 동맹을 만들어 함부로 못 건드리도록 견제해야 할 것이다.

상대 집단이 약탈자가 아니고 의견에 갈등이 생겼다면, 원한 생길 때까지 무리하게 싸우는 건 손해다. 조직원들의 사망 내지는 중상, 장비와 물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그냥 깔끔히 떠나버리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9.3. 우호적일 경우

적절한 다른 집단에게서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면[27], 이득을 기대해볼 수도 있다. 자신의 집단을 보조해줄 하나의 동맹이 생겼으며, 수시로 만나서 거래&공동 작업 등을 할 수 있고[28] 그 밖에 협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협력 관계를 유지하려면 상대 집단에게도 상응하는 협력과 물자 제공을 해야 할 것이다.

허나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들의 모토와 성격, 그리고 줄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 "나는 B와도 친하고 C와도 친한데, B랑 C가 서로 적대적이다" 같이 중간에 끼는 상황이 되어버리면 정말로 난처하다. 이 경우 괜히 애매하게 있으면 결국 양쪽 모두에게서 신뢰를 잃어버리고 배신자로 낙인찍힌다. 자신이 어떤 사람들인지, 그리고 조직의 성향이 어떤지 확실히 밝히고, 예를 든 것 처럼 난처한 상황에선 나는 누구 편이라고 확실히 줄을 서야 친구를 만들기 쉽다. 중립은 큰 도움이 안된다. 결국 친구는 없기 때문에 만약 한쪽이 이기거나 둘이 합심해서 당신을 조지려고 하면 답이 없어진다. 당연히 이럴 경우에는 조직의 크기, 신뢰도, 인맥, 전문가 등을 파악해 어느 쪽에 붙어야 좋을지 알아야한다.

조직과 조직간의 외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도권과 득실관계이다. A가 B에게 어떤 조약을 내건다고 가정하자. 그때 A가 먼저 "우리 이런 조약을 맺자"하면 주도권은 A가 가져가는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A가 B에게 부탁하는 모양새가 되므로 B가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서로가 윈-윈하는 조약이면 괜찮겠지만, 득실관계가 갈릴 경우 "나 싫어, 안 해"라는 조커는 B가 가지게 된다는 것. 따라서 당신이 외교적 주도권을 쥐고 있지 않은 대등한 관계라면, 가급적 상대가 안달나서 먼저 말을 걸어오게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우호적인 조직과의 외교에서 "안된다"고 말해야 할 순간에는 그 이유를 확실히 설명하고 양해를 받자. 양해가 동반되지 않는 거절은 반감과 외교적 불신을 증폭시킬 수 있다.

또한 "이 조직과는 우호적으로 지내는 게 좋겠다"고 결정을 했다면, 조직 내부를 납득시킨 후 아낌없이 도와주는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그렇다고 다짜고짜 퍼부어주란 말은 아니고, 땅이 됐건, 물자가 됐건 지속적으로 상대가 필요한 것을 주면서 호감을 받아내고 자신도 그들에게서 필요없는 것을 조금씩 받아오면 된다.[29] 물론 자신의 조직이 피폐해질 정도로 해서는 안 되겠지만. 아마도 아포칼립스 상황에서 가장 유용한 것은 지도나 랜드마크의 위치나 다른 그룹의 위치 같은 정보의 교환일 것이고, 물자의 교환을 생각한다면 장기적으로는 교역을 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상대방에게 계속 마음과 물자를 써 주면 그들이 은혜를 모르지 않는 이상 필요할때 당신을 도와줄 수도 있고, 정말로 필요한 것이 있을 때 생색내기도 편해진다. 또한 이렇게 은혜를 입혀두면 외교적 주도권을 가져올 수도 있다. 무언가를 준다고 해서 손해라고 생각하지 말고, 호감을 사기 위한 기회비용이라고 생각하자. 적어도 "이 사람들은 적이다"라는 생각은 안 하게 할 수 있다.

9.3.1. 상호 방위

상대 집단과 논의할 것들 중에서 중요한 것들.
  • 한 쪽이 공격당할 경우, 다른 쪽이 도와야 한다.
    우호적 관계를 맺고있는 상대 집단이 외부의 공격을 받아 와해되었다는 가정을 해보자. 이에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면 잔존세력이 보복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위험성을 낮출 장치가 필요하다. 어느 정도의 병력을 지원해준다거나, 혹은 유사시에 구성원들을 수습한다던지 하는 등. 하지만 이 같은 방책이 오로지 순기능만을 하는 것은 아니다.
    순기능 : 집단끼리의 보험을 통한 심리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으며, 성공적으로 외부의 위협을 막았을 때 집단 간의 우호도를 높일 수 있다.



    역기능 : 서로 간섭하는 한계선을 정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두 집단 간 관계가 깊어져 상호의존도가 높아진 경우, 우호 집단의 피습에 필연적으로 말려들어가게 된다. 예를 들어, A 집단은 사태 초기부터 시장거리를 점거하고 있어 충분한 물자와 식량이 있고 농부가 있어서 식량 자체생산을 하고있고, B 집단에는 사태초반에 생존한 경찰관이랑 군 특수부대 출신이 다수 있고 고층건물의 요새화에 성공했다고 가정하자. 이런 경우 A 집단은 B 집단에게 정기적으로 식량을 공급해 주는 대신 B 집단은 A 집단에게 정기적으로 무기를 공급해주고 방어구역 일부에 대해 방어책임을 분담해줄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A 집단이 대규모로 공격받게 되는 경우에는 B 집단은 식량의 안정적인 공급처를 잃지 않기 위해 집단의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A 집단을 도울 수 밖에 없게 되며, B 집단이 위험한 경우 A 집단은 스스로 방어해야 할 범위가 넓어지고 무기의 공급 위기 때문에 A 집단 역시 스스로의 안전을 위해 B 집단을 도와주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1] 학교라면 교사/동급생/선후배 등등,군대라면 선후임/동기/간부 등등,직장이라면 상사/부하/동기생 등등...[2] 정치, 종교, 성 등[3] 기술을 배운 후 토사구팽하려 한다는 등.[4] 뒤에 나오는 것들은 어떻게든 자기가 때울 수 있지만 의사는 그럴 수도 없다.[5] 상황에 따라 적은 재료로 어느정도 좋은 음식을 만들수도 있으며, 영양이나 식재료 등에도 지식이 있는 경우도 많다. 거기다가 기본적으로 맛없는 음식보단 맛있는 음식이 더 좋고, 심리적으로 도움이 되게 만들 수 있다.[6] 가령 조직원들 상당수가 크게 다친 상황이면 의사, 약탈과 사냥 위주로 먹고사는 조직이면 그들에게, 계속 옮겨다니거나 짐이 많으면 짐을 나르는 사람에게 등.[7] 무력적 충돌을 피해야되는 대상이 무장한 사람, 다수의 사람, 훈련된 사람인데 군경은 기가막히게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한다.[8] 창고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부비트랩 등.[9] 정말 정말 중요한 포인트다. 본인이 방탄복이 없는 상황에서 저격수를 상대하러 간다? 저격수 있는 방 문 열자마자 총맞아 죽는다. 어떻게 운 좋게 총 가지고 막 몸싸움 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총구가 내 쪽으로 오게 된다면 운이 좋지 않는한 그대로 끔살 확정이다.[10] 진짜 정 안된다면 활이나 석궁, 그 마저도 안되면 투창, 투척용 도끼 같은 한방에 치명상을 입힐수 있는 원거리 무기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11] 실제 저격수는 대부분이 일반 보병에 비해 더 정신력이 강하고 비교적 고강도의 훈련을 받은 사람이 많다.[12] 전문적인 저격수를 상대하려면, 애초에 파악하려고 하기보다는 애초에 저격이 어려운 위치로 이동하는게 좋다. 아무리 뛰어난 저격수를 상대한다 해도 은엄폐를 제대로 해서 발견을 못하거나 발견해도 엄폐물에 막혀 각이 안나온다면 저격에 성공할 수 없다.[13] 강력하고 지능적인 저격수는 사람의 신체부위를 바꿔가면서 저격하기 때문에 100% 믿을 바는 못 된다. 가령 머리를 적중당한 시체는 그 자리에서 일정한 방향으로 쓰러져 죽지만, 발목에 적중당해 걷지도 못하고 고꾸라진 채 속수무책으로 확인사살을 당한 시체는 방향이 중구난방이다. 게다가 대구경 총이라면 총구멍 정도가 아니고 개발살(...)이 나 있어서 방향 잡기조차 어려울 수 있다.[14] 상술했듯 역시 유능한 저격수라면 어쩔 도리가 없다. 벽에 맞을 정도로 빗나가는 일이 없을 테니.[15] 북미 저격수들은 대부분 사냥꾼 출신의 저격수들이 의외로 많다. 북미는 아니나 당장 초인적인 저격수로 이름난 시모 해위해도 사냥꾼 출신이며 '스나이퍼' 라는 단어의 유래 자체가 snipe라는 작은 도요새를 맞출수 있는 사람, 즉 뛰어난 사냥꾼이다.[16] 과거 6.25 전쟁 당시에 몇몇 물건을 가보라는 이유로 챙겨왔던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17] 다만 적절한 오락은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 생존의 계기로 기능하는 긍정적 경우도 있으니 게임기가 아니더라도 트럼프 카드나 바둑알 등의 놀이감 등 크기나 상황을 잘 판단해야 한다.[18] 그나마도 그 상황이 닥치기 전 평소 인망도 높고 능력도 괜찮았다면 오히려 기존 조직의 리더가 계속 리더인 것이 지휘계통의 혼란이나 문제 소지가 없을 수 있다. 인망만 좋고 무능한 인물이라 해도, 인망이 좋으니 사람을 결집시키기엔 나름 괜찮을 것이다. 문제는 인망이고 능력이고 없는데도 똥고집이나 부려대는 부류.[19] 차라리 지들끼리 나가서 지들만 죽으면 다행인데 쫓기면서 숨겨진 은신처까지 약탈자들을 몰고 오거나 이들로 인해 잘 숨어있던 생존자 조직 위치가 발각되는 등 조직 전체가 위험하게 만드는 답 없는 경우도 있다.[20] 시각장애와 청각장애를 함께 일컫는 것이 아니라, 둘 모두를 가진 중복장애인을 말한다. 헬렌 켈러처럼 눈이 보이지 않는데 동시에 귀도 들리지 않는 경우로, 농맹인이라고도 한다.[21] 1회용 라이터 재활용, 의료, 나무에서 기름 뽑기, 납땜 등을 통한 간단한 전자기기, 전구 등 간단한 전기배선 제작 등등[22] 이들은 한번 밖에 나가면 주위의 모든 것이 자극이다. 특정한 연상에 이끌려 무작정 이동하다가 실종되는 일이 많다. 엘리베이터에 생각이 한번 꽂히면 온동네 엘리베이터를 찾아다니고, 한글을 떼고 나면 편의점이나 슈퍼 간판에 예민하게 반응해 자신이 '꽂힌' 간판이 있는 도로 너머 맞은편에 가기 위해 8차선 대로고 뭐고 신경쓰지 않고 차도로 뛰어드는 식. # 사리분별이 어느 정도 된다면 그나마 나은데, 여기서는 중증의 경우를 말한다.[23] 아스피들 중에 이런 성향이 많다.[24] 단순한 지루함부터, 자신들이 영영 구원받지 못하리라는 절망감까지. 군대에서 평소엔 싸지방에 박혀있던 선임이 싸지방 자리 없을땐 심심해서라도 애들 갈구는 것처럼, TV등 즐길거리가 없어진 사람들은 시간때우기로 '뭔가'를 하게 된다. 그게 종교건 싸움이건.[25] 로빈슨 크루소를 보면, 처음에는 신 따위 엿이나 먹으라는 듯이 방탕하게 살던 로빈슨 크루소가 고립된 이후로는 웬만한 목사 뺨치는 기독교인이 된다.[26] 종교적 집단, 자치적 집단, 지역주의 집단, 인종/연령/성별의 특수성[27] 타 집단의 중상자를 당신 혹은 당신 집단의 전문의가 치료를 해준 경우, 약탈자의 습격에서 구해준 경우, 매우 굶주린 집단에게 식량을 지원해준 경우 등 목숨을 구해주거나 위기에서 벗어나게 도우면 특히 신뢰를 얻기 좋을 것이다.[28] "백지장도 거들면 낫다"란 말처럼, 어려운 일도 여럿이서 해나가면 더 좋은 법이다. 작업 시간도 줄고, 특정 분야에 관련된 사람에게 지식을 얻을 수도 있다.[29] 많은 양을 한번에 주기보다는 조금씩 적당한 빈도로 주어야 한다. 물자가 풍족하다 여겨지면 약탈당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문서 전체에 걸쳐 강조하고 있는 사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