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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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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bgcolor=#add8e6><colcolor=#303030> 자유주의와 공화주의를 바탕으로 일어난 프랑스 혁명[1]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Xinhai_Revolution_in_Shanghai.jpg
공화주의자들이 일으킨 신해 혁명[2]

1. 개요2. 상세3. 기원4. 주제별 공화주의
4.1. 고전적 공화주의4.2. 신공화주의
5. 공화주의의 자유관6. 공화주의 이론가7. 한국의 공화주의자 정치인8. 미디어와 공화주의9. 주요한 저작들10. 어록11.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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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대한민국 헌법 제1조
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②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공화주의( / Republicanism)는 개인주의적 자유주의 혹은 소유적 개인주의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개인이 사적으로 누려야 할 권리의 확보보다는 시민(혹은 공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덕(德)의 고양을 더 강조하는 이념을 말한다.

자유주의와 함께 현대 국가를 형성하는 두 개의 큰 이념 축이다.

전통적인 의미에서 '공화주의'는 '군주주의'와 대비되는 용어인데, 이것은 현대의 철학적 공화주의와 구별하기 위해 군주국의 공화주의라고 지칭하기도 한다.

2. 상세

공화주의는 자유나 개인을 무시하라는 의미가 전혀 아니다. 좋은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개인의 자유를 누리는 데 '도구적 의미에서' 절실하다는 게 공화주의의 주장이다. 실생활에서 보자면, 선거철에 투표를 하고 평소 정치에 관심을 기울여서 참정권을 적극 활용하자는 게 공화주의식 주장이며, 공공선과 개인의 이익을 이분법적으로 분리하는 데 반대한다. 만약 공공선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지지받아 실현되어도 개개인에게 돌아갈 혜택이 제대로 균등하게 나뉘지 않는다면, 그건 이미 인류 구성원의 동등성평등을 부정하는 셈이므로 공공선이 아닐 것이다. 오히려 개인을 무시하고 공동체의 목표만 우선시할 경우 공화주의도 같이 무너진다. 필연적으로 서로 싸우는 운명이지만 뿌리부터 같고[3], 하나가 무너지면 나머지 하나도 무너진다. 어떻게 보면 불편한 공존인 셈.

공화주의는 자유주의의 반대 개념으로 생각되고는 하나 정확히 이 둘은 라이벌 개념인거지 반대 개념은 아니다. 공화주의는 전제군주제와 반대되며 권력의 균형과 견제를 중시한다. 고전적 공화주의자들은 군주정, 귀족정, 민주정을 모조리 물어뜯었으며, 이들의 요소를 섞어놓은 혼합정을 선호했다. 여기서 말하는 민주정은 현대 민주주의와는 조금 달라 '고전적 민주정' 또는 '단순 다수정'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공화주의적 전통이 낳은 정수가 바로 삼권분립이다.

공화주의에서는 정부의 권력 외에 시민의 권력도 견제의 대상으로 본다. 현대 공화주의는 좌파우파냐의 스펙트럼으로 보기에는 애매한 사상인데, 이는 자유주의에서도 나타나는 특성이다. 경제적으로는 복지에 친화적이고, 개인보다는 공동체에 친화적이며, 중앙 집권보다는 지방 자치에 친화적이다. 번외로 역사 인식에서는 아테네, 스파르타, 로마 공화국, 베네치아 공화국, 피렌체 공화국 등의 도시국가를 좋게 보는 경향이 있고, 시민, 덕(virtue), 자치, 참여 등의 어휘를 애용하는 편이다. 21세기 기준으로는 공화국 기준 좌우 모두에서 통용되고, 입헌군주국 기준으론 중도우파~좌파에 포진되어 있는 편이지만[4], 유럽 곳곳에 왕정과 귀족이 존재하던 20세기 초까지만 하더라도 대체로 좌파로, 심지어 프랑스 대혁명 때는 극좌파로 분류되던 사상이기도 하다.(시니스트리슴 참조). 19세기 말만 하더라도, 공화주의는 사회주의와 같이 이른바 빨갱이 사상으로 매도당하는 경우도 빈번한 편이었다.[5] 당시의 지배이념은 혈통 군주정이었고, 차라리 민주주의는 군주정과 공존할 가능성이라도 있었지(다수의 시민들이 군주를 지지하면 된다. 사실 프랑스 혁명기에도 프랑스 인구 과반수는 왕정을 지지했다.) 공화주의는 군주정과 공존 자체가 불가능한지라 집중 탄압을 받기도 했다.

주권이 구성원들에게 있으므로 민주주의와 매우 잘 결합된다.[6] [7] 고전적 자유주의와는 대립하는 주장이지만, 현대의 자유주의는 이러한 공화주의의 공격에서 한 발짝 물러나 수정된 이념이므로 완전하게 상극은 아니다.[8] 공공선을 강조하므로 파시즘이나 전체주의로 오인될 수 있다. 그러나 시민의 덕목을 우선시하므로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도 공화주의의 자유는 "구성원들의 자유"를 뜻한다. 즉 민중들은 당연히 각자의 삶을 추구해나갈 권리가 있다는 것을 공화주의자들도 인정하며 오히려 강력하게 원한다. 따라서 공공선에 관심을 기울이고 참정권을 꾸준히 발휘한다면, 법질서라고 하는 '도구'가 당사자를 지켜주는 훌륭한 방패가 된다는 게 공화주의의 주장이다.

그럼에도 나치 독일의 등장 과정을 보면 공화주의가 전체주의로 변질될 위험이 있다고 자유주의자들은 경고한다.[9] 여기에 대해서 공화주의자들은 자유주의자야말로 사회의 양극화와 같은 현대 사회의 주요 문제점들을 심화시킨 원흉이라고 반박한다.[10]

정치이론의 하나로서의 공화주의는 고전적인 의미의 자유주의를 견제하는 입장이며[11] 공동체주의에 친화적이다. 자유주의가 중시하는 자유가 소극적 자유로 다분히 개인주의적 성격이 짙다면, 공화주의가 중시하는 자유는 소극적 자유도 적극적 자유도 아닌, '예속의 부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화주의적 자유의 반대말은 '법의 간섭'이 아니라 '개인에게 지배받는 노예'[12]라고 할 수 있다.[13] 자유주의는 공화주의를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존재로 보기도 한다.

자유주의 vs 공화주의 논쟁 담론은 전공자(정치학, 철학)들만 알던 주제였으나, 2015 개정 교육과정부터는 고등학교 사회과 윤리와 사상 과목에서도 다루어질 예정이라 해당 과목을 이수하는 고교생들에게도 어느정도 인지도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한자명의 유래로는 기원전 841년 중국 주나라여왕(厲王)이 국인폭동(國人暴動)으로 쫓겨나 주정공(周定公)과 소목공(召穆公)이 천자(天子)를 대신해 함께 정무(政務)를 관리하였는데, 두 사람이 공동으로 화합하여 정무(政務)를 보았다고 해서 이를 ‘공화(共和)’ 혹은 ‘주소공화(周召共和)’라고 한다.[14] 나중에 황제가 없는 정치체제의 명칭을 지어야 되자, 과거에 왕이 없던 시절의 명칭을 따다 붙인 것.

3. 기원

기본적으로 정치적 기원은 그리스 시대부터 있던 것으로 본다. 그리스 시대의 민주주의는 시민들이 다스리는 정치체제이기 때문에, 이는 공화주의적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데, 실제 그리스를 다스리던 시민이 전체 인구중에 5%인 것을 감안하면... (참고로 그 유명한 프랑스의 삼부회 시절에도 제 1신분과 제 2신분의 비중이 5%다.)
"공화국은 인민의 일들이다. 그러나 인민은 아무렇게나 모인 일군의 사람들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정의와 공동의 이익을 인정하고 동의한 사람들을 의미한다."
고대 로마의 공화파 정치인 키케로(Cicero, BCE 106∼43)

따라서 공화주의의 본격적인 시작을 보통 로마 시대로 보는 사람이 대다수다. 고대 로마는 기존에는 왕정으로 시작했다. 로마가 에트루리아인들의 지배를 받던 시절에는 선출된 왕들이 다스리던 체제였다. 그러나 마지막 왕인 루키우스 타르퀴니우스 수페르부스가 막장짓을 시작하면서 분노한 로마 시민들이 왕을 몰아내고 귀족정을 세웠다. 그러나 지속적인 정복활동을 계속하던 로마 안에서 귀족들과 시민들과의 갈등이 심해지자, 로마 시민들은 로마의 국방을 수호하기 위한 의무를 저버리고, 무장한 상태로 로마의 산 하나를 점거하고 자신들의 정치적 권리를 주장하기 시작했다.(성산 사건) 이후 로마사회는 기존의 로마 귀족정의 후계인 원로원과, 정치적, 행정적 업무를 담당하는 집정관, 그리고 시민들이 주축이 된 민회와 그 대표인 호민관으로 구성된다.

플라톤은 군주정은 독재(참주정)로, 귀족정은 과두체제로, 민주정은 중우정으로 타락한다고 주장했기에 로마 공화정에서는 이 세 박자를 모두 갖추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각각 집정관, 원로원, 민회이다. 기본적으로 로마의 정치적 결정체제는, 민회가 안건을 결의하고, 원로원은 이를 승인하며, 정무관이 이를 수행하는 체제로서 오늘날의 3권 분립 체제와 매우 흡사하다. 이런 방식으로 로마는 공화주의를 잘 이끌어갔다. 하지만 이런 로마의 공화주의는 그 유명한 카이사르루비콘강 도하로 무너졌다. 비록 아우구스투스가 공화정 회복을 선언하기는 했지만, 그는 사실상 황제로써 절대권력을 행사하였고 결국 완전한 의미의 공화정은 로마에서 다시 실현되지 못했다.

근대 공화주의는 하나의 역사적 사건에서 기원한 것이 아니라 사회 환경의 변화에 따라 성립한 것이라고 보는 편이 옳다. 기본적으로 공화주의는 법치를 필요로 하는데, 중세에 법치가 있다고 보는 건 좀 아니고, 왕이나 귀족같은 특권계급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감히 천한 것들공공의 이익을 위한다는 것도 좀 아니고, 주권이 피지배인들에게도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근대 공화주의의 역사는 이 3가지 측면의 형성에서 찾아봐야 한다.

우선 법치의 형성을 본다면, 이 점에서는 고대 로마의 법치주의에 근원을 두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는 유스티니아누스 대제가 칙명으로 로마법 대전을 편찬함으로써 고대 로마의 법체계가 중세에도 단절되지 않고 이어지는 계기를 만들었고, 이렇게 전해진 법은 점차 정교하게 발전해 헌법과 입헌주의를 이끌어냈다. 이렇게 시민들은 법 앞에서의 평등을 가지게 되었다.

두 번째로 특권계층의 소멸을 들 수 있는데, 이는 프랑스 혁명과 큰 연관이 있다. 일단 앙시앵 레짐(기존 집권층)의 모순으로 인한 반란으로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면서, 특권계급의 소멸이 시작되었다. (실제로 당시 프랑스는 로마를 모델로 하여 상원과 하원을 적용하였고, 특히 상원은 원로원을 그대로 따서 Senate라고 했다. 이것은 미국에서도 이어진다.)

그리고 그 이후 후속타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프랑스 혁명의 이념을 전 유럽에 전파함과 동시에 특권계급을 말 그대로 때려잡았고, 그 덕분에 특권계층의 소멸이 가속화 되었다. 물론 테르미도르 반동이라든지 여러 사건이 있엇지만, 이런 개념은 전 유럽으로 퍼져나갔고, 덕분에 국민주권주의, 국민자치, 권력 분립, 다수결의 원리등 여러 개념이 형성되었다.

공화주의는 이 시기 이후로 정치적 이념으로서 근대적인 의미를 지니게 되었으며, 이후 시대와 역사의 변화에 따라 그 형태는 변화하였지만 근본적으로 특정 사회 집단 및 계층에 대한 권력 집중과 일방적 지배관계 형성을 반대하는 논리로서 전개되었다.

4. 주제별 공화주의

4.1. 고전적 공화주의

1980~1990년대 무렵 등장한 신공화주의(Neo-republicanism)와 달리 여전히 고전적 공화주의가 영향을 떨치는 나라들이 있다. 그런 나라들은 국왕을 두는 군주국이다. 이런 군주정의 국가에서는 공화국으로 체제 전환을 요구하는 세력이 꽤 있다. 군주국의 공화주의를 참고할 것.

공화국에서 고전적 공화주의는 딱히 좌파만의 이념은 아니며 우파도 지향 할 수 있는 정치 철학이지만[15] 입헌 군주국을 포함해 군주국에서 공화주의는 많은 경우 보수-우파 진영과는 거리가 멀고 대부분 진보-좌파 진영과 연계된다.

4.2. 신공화주의

신공화주의(Neo-republicanism)는 '자유'를 공화주의적 입장에서 새롭게 해석해, 자유주의·공화주의 논쟁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핵심적인 대안이다. 학자로는 필립 페팃이 있다.

신공화주의 정치철학의 핵심 개념은 비지배 자유(non-domination)로, 타인의 자의적인 간섭 없이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비지배 자유란 기성 자유주의의 단순한 간섭으로부터의 자유를 넘어, 타인에게 선택을 좌우당할 가능성 자체를 제거하는 개념이다. 외부적 통제와 강압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를 강조하며, 이를 통해 비지배 자유야말로 진정한 자유라고 주장한다. 한편 선택에 대한 통제가 비지배 자유에서 또한 중요한 개념인데, 선택에 대한 통제는 개인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핵심 요소로서 외부의 힘이 개인의 선택지를 제한하거나 특정 선택을 강요하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선택에 대한 통제로부터 자유로울 때 진정한 비지배 자유가 실현된다고 본다,

한편 신공화주의는 기존의 민주주의를 넘어 견제력이 작동하는 견제적 민주주의를 주장한다. 견제적 민주주의란 시민 참여와 견제를 통해 권력 남용을 막고 비지배 자유를 보장하는 민주주의 모델이다. 이는 단순히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을 넘어, 정부 결정에 대한 적극적인 감시 비판을 강조한다.

신공화주의는 궁극적으로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자유주의와 공동선을 추구하는 공동체주의 모두를 포괄하고자 한다. 자유주의의 불간섭 자유는 개인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데 필수적이지만, 외부적 통제 가능성까지 고려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지닌다. 반면, 공동체주의는 공동체의 가치를 지나치게 강조하여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 신공화주의는 비지배 자유를 통해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의 공공선 사이의 균형점을 모색한다.[출처]

한편 신공화주의는 이러한 비지배 자유를 극대화할 목적으로 경제적으로 '사회경제'의 설립을 주장하며, 이러한 차원에서 기본소득제를 옹호한다. 이는 소위 '신공화주의적 기본소득론'이라고 불린다. 특히 필립 페팃은 기존 공화주의의 핵심 개념인 '공동선'을 사회 뿐 아니라 경제의 영역까지 확장시키며, 이의 차원에서 적절한 차원의 경제적 '공유'를 지지한다. 페팃은 "지배에 대항할 권력”의 물적・경제적 기초로, 모든 개인에게 개별적, 무조건적, 보편적으로 주어지는 충분한 소득을 통해 비지배 자유를 보장할 수 있다고 보며, 이것이 기본소득론에 대한 논의로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이는 시민이 비지배 자유를 누리며 시민답게 살기 위해서는 자본가, 고용주 뿐 아니라 복지를 책임지는 국가관료로부터도 독립성을 유지하며 자유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에 근거한다. 특히 신공화주의는 선별복지를 복지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불만을 품게 함으로서 기본소득이 폐지될 수 있는 위기를 만들고, 더 나아가 공동체의 지배에 대한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보아 반대하며, 모든 이들에게 보편적, 무조건적으로 기본소득을 주어야만 비로소 기본소득의 본의가 제대로 실현될 수 있다고 본다.

5. 공화주의의 자유관

자유주의와 마찬가지로 공화주의 입장에서도 개인의 자유는 중요한 가치이다. 하지만 그 질적인 의미 면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 자유주의적 의미의 자유는 시대에 따라 그 의미가 다르지만 대체로 소극적 의미의 자유관이 주류이다. 즉 '간섭의 부재'를 자유주의적 자유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달리, 공화주의적 자유는 보다 구체적으로 자의적 지배의 부재라는 조건을 내건다. 따라서 공화주의의 입장에서는 공동체 정신과 도덕적 가치를 바탕으로 하는 에 의한 간섭은 자유를 해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즉 충분한 법이 없다면 약자는 강자가 가진 자의에 예속되는데, 이게 어딜 봐서 자유냐는 것이 공화주의자들의 지적이다. 물론 공화주의라고 해서 법의 간섭이 무조건 옳다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간섭이 있지만 예속되지 않은 상태'가 '예속되어 있지만 간섭이 없는 상태'보다 비교도 할 수 없이 자유롭다는 게 공화주의의 핵심이다. 전자의 예시로는 '법에 복종하지만 주인이 없는 자유시민'이 있을 것이고, 후자의 예시로는 '좋은 주인을 만나 간섭을 안 받는 노예'가 있을 것이다.

공화주의의 관점에서 인간은,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삶을 영위하고 있는 한 어떤 무언가에 예속될 수 밖에 없는 존재이다.[17] 자신을 예속하는 존재가 무엇일 때 가장 자유로운 상태가 될 지가 공화주의의 중요한 주제인 것. 피치자(被治者)가 스스로[18] 만든 법에 의해 예속을 받을 때, 제일 자유로운 상태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것이 공화주의자의 주장이다. 제작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법에 의한 지배는 자유를 해치지 않는 것이다. 단, 법이 구성원들의 의지를 곧이곧대로 반영하여 만든 것을 넘어, 보편적 가치와 공공선을 담고 있는 것이어야[19] 정당하다고 본다는 면에서 민주주의적 자유와도 개념상 거리가 있다.

공화주의적 자유를 해하는 것은 공동체 정신에 입각하지 않은 자의적인 간섭을 할 수 있는 집중되고 고착화된 권력이다. 그리고 그 형태는 독재나 중우정치, 다수의 횡포와 같은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20]

따라서 공화주의적 의미의 자유는 법치주의와 결부되며, 피치자 자신의 영향력을 반영하여 법 질서를 수립하는 절차, 이를 뒷받침하는 시민의식, 정치 참여를 통해 달성되는 것이고, 권력의 집중을 막기 위한 다양한 수단[21]을 갖춘 지속성 있는 정치 체제에 의해 뒷받침된다.

공화주의는 자유주의와 달리 공동체를 언제든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는 성질을 인민의 의무이자 본받을 만한 덕으로 보기에 병역, 정확히는 국민개병제(징병제)를 기본적으로는 크게 부정하진 않는 편이다.

6. 공화주의 이론가

7. 한국의 공화주의자 정치인

공화주의를 자신의 이념으로 내세운 대표적 정치인으로는 국민의힘 유승민 前 의원이 있다. 엄밀하게 말하면 신공화주의 이념을 가진 시민적 공화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공화주의자 정치인으로는 박형준부산광역시장이 있다. 특히 그는 보수 우파의 주요 가치가 '자유공화주의'라는 새로운 이념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의 저서인 《보수의 재구성》에 자유공화주의 선언이라는 부제를 붙이기도 하였다.

8. 미디어와 공화주의

민주주의에 비해 공화주의 자체만을 창작물에서 소재로 다루는 경우는 많지 않다. 공화주의의 매력적인 요소 중 많은 것들이 민주주의에도 공통으로 해당되고, 이미 민주주의만으로도 충분히 창작물에서 매력적인 간판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공화주의의 국가관, 공동체관은 창작물에서 주인공의 사상으로 많이 나오는 아나키즘이나 자유주의의 사상과도 충돌할 여지도 많고, 작가 입장에서도 재미있고 매력적으로 묘사하기 어렵다. '권위를 거부하고 자유를 추구하는 주인공'과 '시민적 미덕과 법의 지배를 부르짖는 주인공' 중 어느쪽이 작가 입장에서 다루기 쉽겠는가? 작가의 역량이 부족하면 전체주의로 오해 받을 수도 있다. 아니면 차라리 '법치주의, 시민의 의무'와 '탈권위, 개인의 자유'의 충돌, 즉 공화주의와 자유주의/아나키즘을 대립시키는 형태로 나가는게 더욱 간편하면서도 재미를 이끌어 낼 수 있으며 실제로 이 구도를 이용한 창작물도 많이 있다.

공화국 vs 제국처럼 군주제, 특히 전제군주제와 공화제를 대립시키는 클리셰는 존재하지만 공화주의의 한 요소로서의 공화제 만이 아니라, 공화주의 자체를 다룬 현대 창작물은 찾기 어렵다.

9. 주요한 저작들

고전 공화주의에 관한 근래의 논의들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우선 '한스 바론 테제'로 통칭되는 논제를 알아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거칠게 요약하자면 이는 르네상스 시대 피렌체에서 인문주의가 부활했고, 이것이 중세적인 '관조적 삶(vita comtemplativa)'에 대한 관심을 시민으로서 적극적인 정치 참여를 요구하는 '활동적 삶(vita activa)'에 대한 관심으로 바꾸어놓았다는 논제다. 이것은 현세에서의 삶에 어느 정도의 의미를 부여하는가의 문제라고 볼 수 있는데, 중세적인 스콜라 철학 아래에서 본다면 중요한 것은 영원한 보편자뿐으로, 스콜라 철학을 따르는 신학자들은 영원성에 대한 사유를 중시하고 현세적 삶을 비교적 덜 중요하게 여겼다. 반대로 정치적•군사적인 위기 상황 아래에서 적극적인 정치 참여가 요구되었던 르네상스 시기 피렌체 시민들은 보다 현세적인 문제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현세적인 역사에 대한 의식이 출현했다. 이것은 시민의 정치적 참여와 같은 근대적 이념을 촉발시킨 계기로, 따라서 자유주의와 개인의 탄생을 근대성의 계기로 놓는 관점에 반대하는 것이기도 하다. 짤막한 영어 논문을 읽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면, 스탠포드 철학 백과사전의 시민적 휴머니즘(civic humanism)[25] 부분을 참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고전 공화주의를 다루는 1차 문헌 중에서 읽어 두면 도움이 될 것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로마사 논고』와 스피노자의 『신학정치론』으로, 뒤의 두 권은 고전 공화주의라는 맥락을 염두에 두고 읽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일반적인 철학과 커리큘럼 상으로는 거의 다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고전 공화주의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원한다면 이 두 권을 빼놓을 수 없다. 키케로의 『국가론』 또한 읽어두면 좋겠지만 저작의 일부만 남아 있다는 것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정치사상사 이해에 필수적인 홉스의 『리바이어던』, 로크의 『제2 통치론』, 루소의 『사회계약론』[26] 같은 경우, 공화주의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저작들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배경지식으로 읽어 두는 것이 좋다.

퀜틴 스키너의 『자유주의 이전의 자유(Liberty before Liberalism)』는 공화주의적 자유 개념을 이용해 자유주의적 자유 개념의 협소함을 비판하고 있는 저작으로, 이를 읽기 전에 이사야 벌린의 저작을 읽거나 최소한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 개념에 대해서는 알아두는 것을 권장한다. 한국어 번역이 있지만 2019년 기준으로 절판된 상태다.

J.G.A. 포칵의 『마키아벨리언 모멘트(The Machiavellian Moment)』는 근세 피렌체의 고전 공화주의 담론이 어떻게 영국과 미국의 정치사상에 영향을 미쳤으며, '미국은 (특히 로크의) 자유주의를 건국이념으로 하는 국가'라는 도식이 어떤 점에서 옳다고 하기 어려운지 논하는 저작이다. 출간된지 제법 시간이 흐른 시점까지도 공화주의와 지성사 분야의 주요 저작으로 꼽힌다. 나남에서 나온 번역의 평가는 괜찮은 편이다.

10. 어록

시작하겠습니다. 공화국(res publica)공민(res populi)의 것입니다.[27] 국민이란 대중의 아무 연합이나 일컫는 것이 아니고 의 이름으로 정의된(法正義) 것에 대한 동의와 이익의 공유에 의해 결속된 연합입니다. 한편 인간이 결속하는 첫 번째 이유는 인간들의 연약함이라기보다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어떤 것, 마치 군집성(congregatio) 같은 것입니다. 사실상 인간은 홀로 떠도는 종류가 아니라, 모든 것의 풍부함을 부여받았어도 사회 속에서 사는 것이 자연에 의해서 강제되도록 태어난 것입니다.
(중략)
그러므로 한 사람잔인함에 의해서 전체가 억압받고, 또 하나의 법적인 유대나 합의나 계약된 결속, 즉 국민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누가 그것을 국민의 것, 즉 공화국이라 하겠습니까?

왕정에서는 나머지 사람들이 공통의 법과 계획에 거의 참여하지 않게 됩니다. 최선량들의 지배에서는 모두에게 공동의 계획과 능력이 없으므로 다수는 자유에 대한 참여자가 거의 될 수 없습니다. (중략) 따라서 페르시아키루스가 매우 정의롭고 현명한 왕이었지만, 한 사람의 명령과 양식에 의해서 통치되었을 때에 국민의 것은 (사실 이것이 앞서 말했듯이 공화국의 본질인데) 별로 기대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비록 우리의 피호민인 마실리아 사람들이 선발된 자들과 제1시민에 의해서 가장 정의롭게 통치되었는데도 그 국민의 상태는 어떤 노예제와 유사한 것이 있었습니다.

국민의 권력이 최상인 곳을 제외하고는 어떤 다른 나라에도 자유가 머물 수 있는 곳은 전혀 없습니다. 사실 이보다 더욱 달콤한 것은 확실히 있을 수 없지요. 그래도 이 자유가 동등하게 향유되지 않는다면, 사실상 그것은 자유가 아닙니다. 국민이 노예 상태가 되는 것이 사실상 불분명하지도 않고 의심의 여지도 없는 왕정에 관해선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스키피오 아이밀리아누스[28], 키케로의 <국가론> 中[29][30]
스키너(Quentin Skinner)와 페티트(Philip Pettit)는 오히려 자유주의적 자유론이 인간의 시(공)민적 의무는 도외시하고 사적 영역의 확보를 위한 권리 추구만을 자유라고 정당화한다면 인간들은 그러한 권리마저 상실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왜냐하면 인간들이 사적 영역의 저 깊은 곳으로만 숨어든다면 잠재적이고 자의적인 권력은 공동체의 저 높은 곳을 차지해 우리를 내려다보며 지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승래, <공화국을 위하여> 中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공화주의가 자유주의라는 거대 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또 하나의 제국인 민주주의에 속한 일개 속주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오히려 자유주의, 민주주의 양 사상이 법의 지배와 인민 주권이라는 양대 원리 위에 구축된 고전적 공화주의에 속한 속주들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사상은 각각 이러한 양대 원리 중 하나만을 강조하면서 나머지 하나의 원리는 그 의미를 축소한다. 물론, 자유주의자들이 자유주의 귀족정이나 자유주의 왕정에 맞서 자유 민주주의를 옹호하기 위한 방편으로 인민 주권을 찬양했던 적도 많았다. 그리고 민주주의자들이 인민 회의체(그리고 민중 선동가들)에 절대적 권력을 부여하는 포퓰리즘적이고 군중적인 형태의 민주주의를 막기 위해 법의 지배를 찬양하고 입헌적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경우도 있었다. 자유주의를 최고 통치권의 헌법적ㆍ법률적 제한을 통해 자유 수호를 위한 최선의 성채를 구축하려는 사상 전통으로 묘사하고 민주주의를 인민 주권의 장점을 찬양하는 사상 전통으로 묘사하는 것은 지금도 여전히 타당하다. 그런데 이러한 묘사를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양대 사상이 한층 넓고 비옥한 사상 체계인 공화주의 안에 포함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이렇게 볼 때, 우리는 고전적 공화주의가 변형되어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라는 서로 다른 사상 전통으로 나눠진 것은 전혀 박수칠 일이 아니라 개탄할 만한 일이라고 주장할 수밖에 없다. 즉 다른 식으로 표현하자면, 마키아벨리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을 로크몽테스키외로 하는 한쪽과 루소로 하는 다른 한쪽으로 나눈 것은 인류 지성사에서 뼈아픈 손실이었다.
모리치오 비롤리, "공화주의", 영어판 독자들을 위한 소개의 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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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도세력 중 푀양파지롱드파는 분명한 자유주의자들이였고 로베스피에르마저 기본사상은 사유재산권과 세속주의를 옹호하는 자유주의자였지 사회주의자가 아니었다. 따라서 자유주의+공화주의 혁명이라 볼 수 있다.[2] 상단의 프랑스 혁명과는 달리 자유주의자는 소수였다. 따라서 프랑스 혁명같은 자유주의+공화주의 혁명이 아닌 공화주의 혁명으로 평가된다.[3] 두 사상은 지금도 서로 지대한 영향을 주고받고 있어서 그 영향으로 공동체의 역할을 인정하는 수정개인주의가 탄생했으며, 공동체주의 역시 개인주의의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 두 사상의 공통점이 지금보단 적었던 프랑스 혁명 시절에도 공화주의와 자유주의를 동시에 내세웠다. 하나만 내세우면 필연적으로 모순이 발생하기 때문이다.[4] 보통 입헌군주국의 왕당파들은 우파(보수파)에 밀집되어 있는 편이다.[5] 이는 역설적으로 리버럴 세력이 사회주의 세력과 심정적으로 연대하는 길을 창출한다.[6] 무조건 결합하는 것은 아니다. 로마 공화국, 베네치아 공화국, 제노바 공화국등 역사적으로는 민주적이지 않은 공화정인 귀족공화정이 더 일반적이었다. 이들 국가들은 이름에만 공화국이 들어가고 실제론 전혀 공화주의적이지 않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경우와 달리, 실제로 공화주의적인 동시에 비민주적이었다. 프랑스혁명 이전 대부분의 공화주의 사상가들은 민주주의가 공화국에 위험을 가져온다고 여겼다.[7] 사실 '국가는 인민(혹은 국민)의 것'이라는 아이디어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공화주의에서 나온 것이다. 한자어로 쓰이니까 민주주의가 마치 본래 '국가는 인민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라 오해하기 쉬운데, 원어인 democracy는 '다수의 지배'라는 의미에 더 가깝다. 그리고 공화주의자들은 공화국(res publica)은 말 그대로 공공의 것(res publica)이며 국민의 것(res populi)이라고 노래를 부르는데, 서양에서의 어원을 따지고 본다면 공화주의야말로 '국가'를 '국민의 것'으로 규정하는 사상이라 할 수 있다. 다만 현대 민주주의는 엄밀한 민주주의라기보다는 공화주의와 민주주의의 혼합에 가까워서 이런 논의 자체가 큰 의미는 없을 수 있다.[8] 다만 이렇게 될 경우 '수정 자유주의'를 자유주의 그 자체로 바라볼 수 있는가라는 논쟁이 나오게 된다. 이러한 의견에 의하면, 현대 국가는 공화주의와 자유주의라는 두개의 기둥으로 지탱되는 것이지, 자유주의만으로 돌아가는 곳은 아니다.[9] 물론 이런 극단적 가능성만을 가지고 무턱대고 공화주의를 공격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극단적 가능성만으로 따지고 든다면, 자유주의 역시 광기에 의한 독선처럼 한계 없는 이윤 추구, 이기심이 팽배한 사회상과 그 결과를 지지하는 것으로 타락할 수 있으니 똑같이 지탄받아야 할텐데, 당연히 쉽게 동의하기가 어려울 것이다.[10] 공화주의자들과 자유주의자들이 서로 멱살 잡은 역사는 굉장히 길다. 일례로 자유주의자들은, 공화주의자들이 찬양하는 시민적 삶이란 고대 도시국가의 시민들 곧 노예주들이 누린 삶이며, 그렇기에 공화주의자들이 귀족적인 놈들이라고 공격했었다. 여기에 대해서 공화주의자들은, 자유주의자들이 말하는 자유는 다른 사람들의 위에 서려는 이기적 욕망의 가림막에 불과하며, 오히려 너희들은 부르주아 돼지들의 앞잡이가 아니냐며 맞불을 놓았다. 사실 현대적인 시선에서 보더라도, 공화주의와 자유주의 중 어느 쪽이 더 왼쪽이고 어느 쪽이 더 오른쪽인지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11] 고전적 자유주의와 현대 자유주의는 다른 개념으로 구분지을 수 있다.[12] 그렇다고 여럿에 의해 지배받는 노예 상태를 지지하는 건 아니다. 물론 강자들의 횡포를 다수의 집합체인 국가가 나서서 제한하는 것은 용인된다. 여기서 강자는 사회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힘과 그 행위의 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잣대가 약자에 비해 엄하게 변화하는 것은 어쩔 수 없고, 결과적으로 강대하다고 판단되는 부류를 예외없이 가리킨다. 극단적으로 표출될수록 겉으로만 개인을 위하며 일단 실현된 인과를 강력하게 보장하려 드는 자유주의와는 다르게, 힘을 키워서 스스로 계급을 만들려 드는 자들에게 적대적으로 다가가곤 한다. 물론 아무리 강해도 일단은 들고 일어나는 다수보단 수가 적으니 군중이 사람을 탄압한다는 식으로 공격받을 수는 있겠다 여기서 돌이킬 수 없을 만큼 국가 수반에 힘을 몰아주는 식으로 변화한다면 공화주의 의식을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임으로, 개인의 선한 의지를 이끌어낸다는 자유주의가 현실의 바람직하지 못한 흐름이 풀어낸 힘에 굴복하며 자유의지에서 생겨난 다른 사람들의 자유 위에 선 권위를 옹호하는 꼴과 같이 보통은 담론에서 제외한다.[13] 여기서 말하는 '노예'는 굉장히 광의적 개념이다(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과의 타협이 아닌, 모든 사회적 관계를 포함해 이의를 제기하는 면에서는 자유주의보다 더 폭넓을 수 있다). 이를테면 충분한 수단(법률, 지도 등)이 없다면, 힘이 약한 사람은 힘 센 사람의 폭력 가능성에 노출될 수 밖에 없으며, 빈자는 부자의 횡포 가능성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 바로 이것이 공화주의에서 주장하는 노예 상태인데, 공화주의자들은 이러한 노예들을 해방시키기 위해 충분한 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물론 착한 부자는 횡포를 부리지 않을 것이고, 착한 강자는 폭력을 쓰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공화주의자들이 보기에는 나쁜 주인을 만났느냐 좋은 주인을 만났느냐는 부차적인 문제이다. 사람에게 주인이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이다.[14] 이외에 '공' 지역에 분봉된 백작인 '화'라는 인물이 대신 집권했다는 설도 있다.[15] 자유민주주의처럼 당연한 상식에 가깝다.[출처] 김범춘. (2015). 신공화주의 정치철학에서의 자유의 문제. 통일인문학, 64, 161-194.[17] 내가 지키거나 신경써야 할 예속이 전혀 없어진다면, (흔히 상상하는) 천국과 같은 상태가 되기 보다, 현실적으로는 소말리아 같은 무법천지의 모습이 되기 쉽다. 내 눈 앞에 있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총 한 자루 때문에, 나의 모든 인간으로서의 존엄이 짓밟히는 상황은 아무도 원치 않을 것이다.[18] 반드시 직접 정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대의민주주의와 같이 적어도 정하는 과정에 의미 있는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면 충분하다.[19] 공익 실체론과 유사한 전제를 공유한다.[20] 공화주의가 가진 문제의식이 왕정, 귀족정, 민주정 각각의 부작용 모두에 걸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21] 주로 권력의 분산, 특히 대통령제에서는 권력 분립 및 상호 견제와 균형 등[22] 미국을 일컬어 '위대한 공화국의 사상이 처음으로 탄생한 땅'이라 극찬하였던 데서 알 수 있듯 공화주의는 마르크스의 사상적 뿌리 중 하나였다.[23] 이 사람은 오를레앙주의자이기도 했기 때문에 고전적이고 온전한 의미에서 공화주의자라고 보기는 애매하다. 우파 공화주의자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24] 마이클 샌델의 형성적 공화주의(formative politics)와 존 롤스의 절차적 공화주의, 마이클 왈처찰스 테일러의 담론 등[25] 일반적으로 시민적 휴머니즘은 고전 공화주의에 관한 한스 바론식의 접근을 일컫는 용어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한스 바론과 그 이후의 지성사 연구자들은 르네상스 시절 고전 공화주의의 부흥을 시민적 휴머니즘의 부흥으로 이해한다.[26] 이쪽은 공화주의적인 저작으로 보는 시각도 흔하다.[27] 엄밀히 말하자면, 이 문구에서 국민으로 번역된 populi, populus 등은 영어 people에 대응하는 말로 흔히 '인민'이라 번역된다. 다만 이 문구에서 populus(people)는 법에 대한 동의를 전제한 '결속된 연합'이기에, 자연인의 집단으로서 성격 또한 강한 한국어 인민보다는 국민 혹은 공민(公民)에 더 가까운 뉘앙스일 수 있다. 자세한 건 인민 문서 참고.[28] 카르타고를 멸망시킨 로마의 장군[29] 이 발언은 플라톤의 대화편에서의 소크라테스와 마찬가지로 실제 역사적 인물인 스키피오 아이밀리아누스의 발언이라기보다는 키케로의 주장을 돌려서 표현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30] 인용문의 굵은 부분은 공화주의에서 너무나 유명한 표현이다. 라틴어에서 말하는 공화국(res publica)은 직역하면 '공공의 것'이라는 의미다. 스키피오와 키케로는 이를 다시 인민의 것(res populi)이라 봤다. 스키피오와 키케로의 이 멋진 표현은 공화주의의 핵심을 관통하는 말로, 공화주의자들에게는 왕이 있느냐 없느냐는 부차적인 문제이며, 국가가 개인의 사유 재산인가 혹은 자유 시민들의 공공 재산인가가 더 근본적인 문제였다. 따라서 왕이 없는 어떤 나라가 실질적으로는 특정한 집단 혹은 개인의 사유 재산에 불과하다면, 그 나라는 공화국이라 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국민은 '법정의에 대한 동의와 이익의 공유'를 전제하는 집단이므로, 공화국을 위해 헌신하는 국민이 이익을 공유받지 못하고 있다면 그 나라는 뭔가 잘못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전체주의와도 구분된다. 추가로 res publica의 단수 탈격은 republica인데, 이것이 곧 영단어 republic의 어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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